김희균

김희균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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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희균 센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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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06-16~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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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합의 공대3.0]교수의 교육역량 지원 사업 통해…사제 간의 효과적인 소통 유도

    “새로운 기술 발전이 가져올 기회가 풍부하게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대한 교육적 대비와 역량에 대해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공지능이든, 혁신적 기술 기반사업의 성공 비결이든 그에 대한 한국 대학의 인식과 대응은 아직 부족합니다. 공과대학은 새로운 기술적, 사회적, 문화적 도전의 최전선에 놓여 있습니다.” 홍대식 연세대 공대 학장은 연세대 공대가 이런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기존의 공학교육 및 연구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홍 학장은 “교육과 연구의 거버넌스, 교육과정 혁신, 융합적·창의적 시스템 마련 등의 액션플랜을 실행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전략들을 소개했다.기술을 넘어 사람을 생각하는 공대 연세대 공대는 대학의 교육목표를 다시 검토하고 논의하면서 집중적으로 풀어야 할 핵심 어젠다를 발굴했다. 새롭게 설정된 공대의 교육 및 연구 목적은 미래 사회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공학인을 양성하고, 글로벌 사회와 소통하는 인재를 키우며, 인류 사회에 봉사하는 공학 리더를 육성하고, 사회와 산업에 기여하는 글로벌 명품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공대가 단순히 공학적, 기술적 수월성만 추진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추격형 산업발전 패러다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교육과정, 진로지도, 연구수행의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출발점을 교육과정의 개혁으로 잡았다. 연세대 공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학제적 융합에 기초한 전문교양교육을 강화해왔다. 경제성 공학, 기술인적자원관리, 전지구적 기후변화와 대응전략, 과학기술과 사회, 지역사회를 위한 창의적 문제해결, 기업과 기업가정신, X-design, 미래설계공학 등 다양한 과목을 운영해왔다. 대학원에는 다양한 영역의 교수진이 참여하는 공학윤리 및 연구방법론 과목이 있다. 홍 학장은 “얼마 전 미국에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돌발 상황에서 무인차는 어떻게 움직이도록 설계되어야 하는가’ 라는 무인차 딜레마 이슈가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의 사회는 이런 문제를 자주 접할 것이다”라며 “우리는 엔지니어들이 이런 문제를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고 보고 이 과목을 대학원 졸업 이수 과목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융합과 혁신을 위한 다양한 도전 연세대 공대는 공학의 핵심인 ‘설계’의 결과물이 소비자와 사회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며, 본질적으로 설계는 인문사회과학의 영역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3년째 공대생들의 설계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창의 전시회’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설계가 사회적 수요에 어떻게 부합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 공대는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엔지니어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동남아시아 등의 낙후된 빈민 지역에 학생들을 파견해 지역 아동 교육, 지역민들과의 교류, 시설 및 인프라 보수 등을 진행한다. 100명 넘는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낯선 환경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의 소통과 협력, 이해를 통해 엔지니어로서의 책임과 자부심을 배웠다. 최근 연세대 공대는 실험적인 도전을 많이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교수의 교육역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공대 교수들은 학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연구하는 팀에서 활동한다. 공학의 최신 성과와 추세를 일반인들과 나눌 수 있는 교수를 배출하기 위한 지원도 한다. 신촌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들의 기술적 수요를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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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균 기자의 교육&공감]엄마 수학능력 평가

    5년 전 방영된 EBS의 다큐멘터리 ‘마더 쇼크’를 보면 한국과 미국의 엄마를 비교하는 실험이 나온다. 실험실에서 어린아이에게 뒤죽박죽된 낱글자를 조합해 단어를 완성하도록 하고, 엄마는 옆에서 지켜보게 한다.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자 옆에서 단어를 말해주거나 순서를 어떻게 바꾸라고 알려주는 등 수시로 개입한다. 반면 미국 엄마들은 아이가 엉뚱한 단어를 만들어도 그저 지켜볼 뿐, 끝까지 문제 풀이를 도와주지 않는다. 실험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한국 엄마들은 이렇게 말했다. “(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빨리 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가르쳐주고 아이가 맞혔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반면 미국 엄마들은 “늘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둔다”, “매번 방법을 알려주면 혼자 하는 방법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엄마들이 성취의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지난주 일선 초중고교에 ‘과제형 수행평가를 지양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을 보며 문득 이 실험이 떠올랐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부가 지난달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수행평가 비중을 확대하도록 하자 당장 현장에서는 학부모 부담이 커진다는 불만이 나왔다. 특히 교사가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이 이를 집에서 해결해 제출하도록 하는 ‘과제형’ 수행평가의 경우 사실상 ‘엄마 평가’라는 비판을 샀다. 과제형 수행평가로 인한 엄마들의 대표적인 골칫거리는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점. 수행평가를 위해 악기는 물론이고 줄넘기까지 과외를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지인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미술 수행평가 결과를 보고 당장 미술학원에 보냈다고 전했다. 아이는 ‘우주에서 하고 싶은 것을 그려 오라’는 수행평가에 검은 공간을 둥둥 떠다니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우주인을 그려 제출했다. 그러나 학교 인근 미술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미국 스페이스X사가 최근 개발한 우주 로켓을 그리거나, 태양계의 행성과 궤도를 자세히 그려놓고 이를 연구하는 우주인의 모습을 그려 제출했다. 교실 뒤에 전시된 아이들의 그림은 실력 차이가 아니라 사교육 격차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현실적 지표인 셈이다. 사교육이 고착화된 이런 구조적인 문제와 별개로 엄마의 과도한 개입이 수행평가에서 부작용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한 기자는 초등 4학년 자녀가 ‘신선한 과일을 골라보고 기록하라’는 과제를 받아 오자 마트에 가서 사과와 배를 고르고 사진을 찍어 제출했다. 하지만 일부 엄마들이 당도(Brix) 측정기를 사서 시장과 마트 과일의 당도 비교, 수입 국가별 신선도 비교, 제철과일과 하우스과일의 차이 등을 프레젠테이션(PPT) 파일로 만들어 제출했다는 후문을 듣고 주눅이 들었다고 한다. 수행평가는 ‘창의성을 높이고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됐다. 그리고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창의적인 교육을 하자는 뜻에서 올해부터 확대됐다. 취지는 참으로 좋다. 하지만 문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초등학교는 엄마가 다니는 학교”, “초등 성적표는 엄마 성적표”라는 말이 유행한 지 오래다. 엄마와 사교육의 손길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 그리고 부작용을 더욱 키우는 일부 엄마의 과도한 개입이 수행평가를 괴물로 만들고 있다. 단기적인 해법은 학교에서 해결하는 ‘수업 과정형’ 수행평가를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과제 부담을 집으로 돌리지 말고, 대부분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부가 ‘과제형을 지양하라’는 정도로 약하게 얘기해서야 과제형 수행평가가 확 줄어들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엄마들 스스로 자녀의 수행평가에 대한 개입을 줄여야 한다. ‘잘된 결과물’에 집착하지 말고 자녀 스스로 방법을 찾고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당장의 결과물이 초라해 보여 엄마의 조바심이 커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자란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잘 알게 될 테고 그래서 자신이 진로를 설계해 잘 찾아갈 테고, 어느 조직에서든 좀 더 나은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엄마 손을 빌리지 않은 덕분에 기발한 그림이 나왔을지 모른다. 혹은 모든 과일을 맛보겠다는 도전 정신이 커졌거나 과일 소믈리에 혹은 과일 감별 전문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엄마들이여, 혹시나 나의 적극성이 아이의 잠재력을 짓밟고 있지는 않은지 같이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누가 봐도 엄마의 손을 탄 ‘우수작’은 교실 뒤에 전시하지 않는 문화를 교사가 만들어 주면 금상첨화일 테고.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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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방미인 스펙보다 전공 한우물 파야

    올해 고려대 사회학과에 합격한 A 씨는 고교 1학년 때 진로 희망을 법조인으로 정했다. 일반고라 스펙 쌓기가 쉽지 않았지만 교내 학생자치법정 동아리, 가정법원 청소년 참여재판, 로스쿨 체험교실 등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2학년 때부터는 꿈을 판사로 좁히고, 교내 토론대회와 독서 활동의 주제도 법과 사회학에 집중했다. 3학년 때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와 창의적 체험활동 이력을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학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로스쿨에 진학하겠다’는 꿈이 짜임새 있게 정리됐다.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1학년인 B 씨는 고려대 국제학부 및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는 불합격했다. 주위 어른들은 “고대, 연대는 떨어지고 서울대는 붙었다고?”라며 의아해했지만 B 씨의 이력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과다. 어릴 때 대만에 살았던 B 씨는 일반고에 다니면서도 계속 중국어능력시험(HSK),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했다. 중국인과 함께하는 캠프, 모의 유엔 동아리 등을 통해 중국의 경제와 문화에 대한 지식도 키워가면서 중국과 관련한 활동 경험을 축적했다. 주요 대학들이 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을 계속 확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대학 1, 2학년은 한발 앞서 이런 고충을 겪은 이들. 이에 대학생 600여 명으로 구성된 사회공헌 비영리단체 ‘국인(국가적 인재·국제적 인재)’이 상위권대 재학생 20명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및 합격 사례를 세세히 모아 18일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REAL 사례 20’(사진)이라는 책을 펴냈다. 기존의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들이 대부분 대학별 전형 요강이나 평균적인 지표 위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 책은 합격생들의 학년별 내신, 자기소개서 원문, 비교과 활동, 심층면접 문답, 전형 경험담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책에는 △일반고 출신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사례 12건 △국제고·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출신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사례 12건 △특기자전형 합격 사례 3건이 담겨 있다.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합격생은 다른 나라 사람에게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해 가요, 전래동화, 신문 기사 등을 번역하는 활동을 하고(동아리), 2학년 때는 외식조리학과 진학을 원하는 친구를 위해 멘토로 영어 공부를 도와주고(자율활동), 국제걷기대회에 통역 봉사원으로 참여해 외국인들과 문화 교류를 이어간 경험(봉사)들이 합쳐져 ‘영문과 교수’라는 장래 희망을 잘 찾은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입학한 D 씨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자 적극적으로 과학중점과정에 참여하면서 꿈을 개척한 케이스. 생물과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의사를 꿈꾸게 되었고, 이를 위해 1학년 때 치매 환자들을 위한 병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뇌 질환을 연구하는 뇌 과학자’라는 꿈을 구체화한 경우다. 봉사와 동아리, 독서 활동이 모두 뇌의 영역에 집중된 것이 좋은 이력을 만들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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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대성, ‘타사 비방’ 무혐의 판결

    입시학원가에서 스타강사 이적이나 비방광고 등으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년간 유명 강사와 소송전을 벌이던 디지털대성이 잇달아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소송전에 휘말려온 디지털대성은 부당하게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점이 재판을 통해 인정받자 큰 부담을 덜었다는 표정이다. 디지털대성은 지난 2년간 유명 강사 우형철 씨(강사명 삽자루)와 여러 건의 민형사 소송을 벌여 왔다. 2014년 우 씨가 개인 홈페이지에 디지털대성이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인 ‘대성마이맥’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디지털대성 측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이 발단이었다. 우 씨가 “대성마이맥이 댓글 알바를 동원해 타사를 비방한다”고 주장하자, 디지털대성은 우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에 우 씨가 맞대응을 하면서 소송이 꼬리를 물었다. 2014년 검찰은 디지털대성에는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반면 우 씨에 대해서는 약식기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우 씨는 “동영상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요건인 비방 목적이 없으므로 범죄가 아니다”라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최근 1심 법원은 동영상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비방 목적 역시 인정된다며 디지털대성의 손을 들어줬다. 우 씨에게는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디지털대성은 “이런 논란은 학원은 물론이고 수험생에게도 피해를 미치는 일인 만큼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쟁 학원들과도 손을 잡고 자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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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동심-통제력 배울 기회… 하루 한시간은 뛰놀게 해야

    초등학교 교사 20년 차인 이지향 씨는 아이들이 놀 시간과 여유가 없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부모들이 모른다고 우려했다. 열 살 전후의 어린이들은 여럿이 부대끼는 놀이를 통해 신체 발달뿐만 아니라 인지력 창의력 협동심 같은 정서 발달이 이뤄진다. 이 교사는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까부는 듯한 행동들도 아이들에게는 심신의 조화와 사회성을 기르는 발달 과정”이라며 “아이들은 단체놀이를 통해 자신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키우기 때문에 최소한 하루 한 시간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잘 놀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터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온통 건물과 도로로 둘러싸여 뛰어놀 장소가 없다 보니 대안은 ‘돈 내고 가는 곳’뿐이다. 부모 세대에게는 그저 ‘집 앞의 일상’이었던 놀이를 위해 요즘 아이들은 키즈카페나 스포츠센터, 블록방 같은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자연히 놀이조차 경제적 격차의 영향을 받고, 늘 어울리는 소수의 아이들만 끼리끼리 놀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김명순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놀이를 공공정책으로 채택한 영국 정부를 비롯해 선진국들은 기본적으로 놀이터 제공을 국가적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주의 경우 인터넷에서 ‘놀이터’를 검색하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갈 수 있는 놀이공간이 지도로 쫙 펼쳐져 나온다.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놀이터마다 적합한 연령대, 시설과 장비, 이용자들의 별점 평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이런저런 제안을 올리면 정부가 이를 반영하면서 쌍방향 놀이 터전을 구축한다. 김 교수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아이들을 너무 놀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최근 공동육아모임이나 시민단체 등이 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놀이의 터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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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자금 대출, 회수율 높일 방안 필요”

    세계 각국은 수준 높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다양한 대학 등록금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방식은 크게 무상 장학금, 학자금 대출, 근로장학금, 세금 혜택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일반적인 유형은 정부가 대학생에게 등록금을 무상 또는 저리로 빌려주고, 해당 학생이 졸업한 뒤 돈을 벌면 갚게 하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ICL)’이다. 장기간 ICL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선진국들도 근래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상환율이 떨어져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장학재단은 10일 대구 경북대에서 ‘국제학자금포럼’을 열고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 ‘대출’로 운영되는 선진국의 등록금 지원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포럼에서는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정부의 학자금 담당자들이 모여 각국의 학자금 정책을 소개하고, 국제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포럼에서 소개된 각국의 학자금 지원 정책은 무상 지원이 아닌 대출 위주였다. 우리나라와 고등교육 제도가 비슷한 일본에 무상 장학금 제도는 없다. 무이자 또는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2종류의 학자금 지원 정책을 쓰고 있다. 미국은 일부 계층을 위해 무상 지원과 유사한 학자금 보조(Grants) 제도를 두고 있지만 대학생 대다수는 학자금 융자(Loans)와 근로장학(Work-Study)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스웨덴은 학생 스스로 대출 결과를 예측하고 상환 계획을 세워 분할 대출을 받게 한다. 반면 사립대 비율이 높고, 개인의 등록금 부담이 큰 우리나라에선 정부가 ‘반값 등록금’으로 불리는 국가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가 무상으로 일정 부분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와 별도로 우리나라 역시 2010년부터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출 규모는 1조3705억 원으로, 제도 도입 이후 매년 1조 원대의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학자금 대출의 지속 가능성 높여야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제도를 운영해온 선진국들은 최근 대출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 취업률이 떨어지면서 학자금을 갚을 여력이 없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학자금 대출 제도를 도입한 호주의 경우 아직까지는 신규 대출 대비 상환 실적이 8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출자 가운데 저소득층이 늘어나고, 특히 파트타임 및 해외 근무자가 늘어나면서 상환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학자금 대여 재원을 대부분 상환액에서 바로 충당하는 일본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마에하타 요시유키 일본학생지원기구 국장은 “돈을 갚을 의지는 있지만 능력이 없는 대출자와 갚을 능력은 있지만 의지가 없는 대출자를 구분해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대출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라서 신규 대출 규모에 비해 상환 금액이 적고, 이에 따라 대출 누적 잔액이 매년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병주 고등교육정책연구소장은 “지속 가능한 학자금 대출 제도를 위해서는 대출 대상, 한도, 기간, 금리, 부실 가능성 등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자발적인 조기 상환에는 원리금 인하 같은 인센티브를 적용해 회수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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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입시에 마음 급한 반수생들

    대학에 다니면서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수(半修)’ 돌입 시기가 올해 유난히 빨라지고 있다. 통상 반수는 대학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뒤 여름방학을 전후해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1학기 중간고사 이후부터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입 수험생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와 ‘수만휘’ 등에서는 4월 말부터 반수 관련 글이 부쩍 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대학 1학기 생활과 반수를 병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2017학년도 대입이 많이 바뀐다는데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겠느냐’는 문의 글이다. 올해 유독 반수 돌입 시기가 빨라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적잖은 변화가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사 필수’가 결정적이다. 지금까지는 서울대만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채택했기 때문에 수능에서 한국사를 준비한 학생이 소수에 불과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수능을 보려면 한국사를 새로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반수 준비를 서두른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수능에서 국어는 문이과가 통합되고, 수학은 이과의 출제범위가 바뀌는 것도 반수를 염두에 둔 이들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2016학년도 수능이 예상과 달리 어렵게 출제된 것도 반수가 빨라진 원인으로 꼽힌다. 학원가에서는 지난해 갑자기 어려워진 수능 때문에 고교 3학년들이 정시모집에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지나치게 하향지원을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반수 지원자도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해 재수학원들도 반수생 모집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매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모의평가가 끝난 뒤에 반수반 모집을 시작한 것과 달리 5월부터 반수생을 겨냥한 설명회와 온라인 강의 등을 앞다퉈 진행하는 중이다. 메가스터디는 대학에 다니면서 인터넷 강의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겨냥해 4일 ‘2017 반수생 특강’을 열었다. 6개월 동안 단계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한국사 교재를 무료로 주면서 반수생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 강남, 노량진 등 7개 메가스터디 오프라인 학원도 6월부터 반수반을 개강할 예정이다. 스카이에듀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7 반수 성공 설명회’를 열고, 일대일 반수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청솔학원은 21일 서울 강남,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학원에서 반수반 설명회를 연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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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초중고생 자살, 첫 연간 100명 이하로

    꽃 같은 나이에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줄어들고 있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 자살자는 93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학생 자살자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교육부가 2008년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생 자살 현황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본격적으로 학생 자살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수”라며 “2007년 이전에 사안보고나 사건기록 등을 활용해 추산한 관련 통계에도 연간 100명 이하는 없다”고 말했다.○ 2009년 학교폭력 가정불화로 202명 자살 2000년대 학교폭력, 가정불화나 우울증 등으로 청소년의 자살이 늘어나면서 2009년 초중고교생 자살자는 202명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학생 자살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1년 150명이던 학생 자살자는 2012년 139명, 2013년 123명, 2014년 118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합동으로 ‘학생 자살 예방대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2015년 학생 자살자는 전년 대비 25명(22%)이 줄었다. 특히 중학생 자살은 2012년 48명에서 계속 감소해 2015년(25명)에 약 절반으로 줄었다. 고교생 자살자는 2014년까지는 매년 80명이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65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당국이 자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와 교육청 모두 학생의 우울 증상이나 자살 시도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실제 자살이 발생하면 숨기고 쉬쉬하며 덮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에는 교육당국이 사전에 자살 위험군 학생을 찾아내고, 전문가와 연계해 맞춤형 상담이나 치료를 진행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각 교육청은 매년 4월 초중고교에서 실시하는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 자살 위험이 포착되는 등 정신건강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에 대해 맞춤형 대응 관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부처 협업 맞춤형 대응 관리 체제 효과 자살 또는 자살 시도가 발생한 학교로 직접 전문가가 찾아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일례로 지난해 A고교 학생이 가정불화로 자살을 시도하자 관할 교육청,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 관할 보건소와 위(Wee)센터 담당자가 위기대응팀을 꾸려 사후 관리에 나섰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로 구성된 병원 담당자들은 자살을 시도한 학생뿐만 아니라 해당 학생의 친구 및 같은 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일주일간 맞춤형 상담을 실시했다. 또 가족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심리 치료를 한 결과 해당 학생은 학교로 복귀해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과 복지부는 중앙자살심리부검센터와 연계해 지난해 학생 자살자 4명에 대한 심리 부검을 실시했다.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자살 예방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올해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자살 위험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검사 도구를 개발해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자살을 줄이기 위해 치료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연계 기관을 늘려가고 있지만 학생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인 특성이 있는 만큼 전 사회의 유기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학부모들의 인식 부족으로 자살 고위험군 자녀의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법적으로 치료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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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6곳 내년 신설

    성인들의 평생교육을 위해 맞춤형으로 운영되는 단과대학 6곳이 내년에 신설된다. 교육부는 ‘선취업 후진학’을 활성화하기 위한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으로 대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기대, 인하대, 제주대 6곳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현재 대학들이 학령기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려는 성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다. 이번에 선정된 6개 대학은 재직자나 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017학년도부터 4년제 학위 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체 모집 인원은 1180명이다. 긱 대학은 학교의 특성화 분야와 지역 특성을 살려 전공을 개설할 예정이다. △대구대는 사회적기업 창업학과, 도시농업학과, 실버복지상담학과 등에서 200명 △명지대는 사회복지학과와 부동산학과 등에서 188명 △부경대는 자동차응용공학과와 수산식품 냉동공학과 등에서 200명 △서울과기대는 건설환경융합공학과, 웰니스융합학과, 문화예술비즈니스학과 등에서 240명 △인하대는 메카트로닉스와 금융세무재테크 등에서 196명 △제주대는 관광농업융복합과, 부동산관리학과 등에서 154명을 선발한다. 교육부는 선정된 대학들이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장학금을 확충할 수 있도록 올해 대학 당 30억 원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상반기 중에 추가로 3개 안팎의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더 선정할 방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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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제大 등록금 평균 666만원… 연세대 890만원 최고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올해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연세대(890만7200원)로 조사됐다. 이어 을지대, 이화여대, 추계예대, 한국항공대 순이었다. 국립대 중에서는 서울대(596만2000원)의 등록금이 가장 비쌌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9일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각 대학의 등록금과 학점 관리 현황, 전임교원 강의 비율 등 6개 항목을 공시했다. 조사 대상 대학 180곳 중 올해 등록금을 동결(154곳) 또는 인하(24곳)한 대학은 98.9%였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추계예대와 중앙승가대 등 2곳뿐이었다. 그러나 4년제대의 평균 등록금은 666만2500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4000원(0.2%) 올랐다. 이는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싼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이 줄고, 등록금이 비싼 공학계열의 정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계열별 등록금은 △의학 938만8400원 △예체능 782만5400원 △공학 712만7000원 △자연과학 678만8900원 △인문사회 595만8200원 순으로 집계됐다. 평균 등록금이 비싼 대학들은 대부분 공대, 의대, 예체능 계열의 정원이 많은 곳이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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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탐방/서울시립대]평생교육·공공의료 강화… “사회적 책임 다 하는 시민의 대학”

    “2018년 서울시립대는 개교 100주년을 맞습니다. 배움과 나눔이라는 우리 대학의 가치와 특성을 펼칠 수 있는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차근차근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26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총장실에서 만난 원윤희 총장은 자신이 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개교 100주년을 맞는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총장은 고민이 많다고 했지만 현재 준비 중인 굵직한 사안들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추진력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간 학교에서 다양한 분야의 보직을 담당하고, 한국조세연구원장을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활동한 관록이 묻어났다. 1년 남짓 학교를 이끌어 온 소감에 대해 원 총장은 “보직 경험이 많아서 학교 행정 자체가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 경험들을 어떻게 담을지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면서 “특히 학생의 교육과 경력 개발 문제에 대한 관심이 평교수 시절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 서울시립대의 미래를 준비 원 총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학내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었다. ‘배움과 나눔의 100년, 서울의 자부심’이 그것이다. 슬로건의 취지에 대해 원 총장은 “배움은 우리가 학생을 교육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학생 스스로 서로 다른 분야를 공부하면서 배움을 주고받는 상호적인 의미가 있다. 나눔도 일방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라며 “우리 대학은 공립이자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학교로서 사회, 서울시, 서울시민과 배움과 나눔을 공유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는 이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학교 발전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5월부터 개교 100주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교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으로는 평생교육원 설립, 자유융합대학 신설, 보건대학원 설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원 총장은 사업마다 서울시립대가 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과 서울시립대의 강점을 활용한 미래사회 대비 전략을 강조했다. 원 총장은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지금, 대학은 재학생이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인 20년 뒤를 내다보고 그들이 40대, 50대가 됐을 때 달라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립대는 올해 자유융합대학을 도입했다. 자유전공학부, 융합전공학부, 교양교육부로 구성된 자유융합대학은 다양한 통섭형 복수전공과 융합기초 교양교육 등을 운영한다. 그는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성인이 계속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면서 “5월 개원하는 평생교육원은 교양부터 전문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인 교육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원 총장이 내년 3월 보건대학원 신설을 목표로 지난해 설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도 학교의 사회적 책무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원 총장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공중보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지방자치단체가 공중보건 분야에서 해야 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면서 “서울시민을 위해 우리 대학이 앞장서 보건, 방역 등 분야에 중점을 둔 보건대학원을 설립한 뒤 이를 공공의료 담당 의대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를 이야기할 때 주로 낙도나 오지의 문제를 언급하지만 공공의료원이 많이 줄어들면서 도심 영세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공공의료의 사각지대를 채울 수 있는 지자체와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학풍 리노베이션’을 꿈꾸다 원 총장은 새로운 시설과 기관을 늘리는 ‘하드웨어’ 확충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혁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즐겨 쓰는 말이 ‘학풍 리노베이션’이다. 원 총장은 “과거 서울시립대의 이미지라고 하면 ‘가난하지만 똑똑한’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고, 지금도 졸업생들의 평판도를 조사하면 똑똑하고 성실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이런 장점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는 적극성과 활동성을 더 키웠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 총장은 체육 활동과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한 축구팀을 비롯해 미식축구부 등 운동 동아리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올해는 여자축구팀을 창설하고, 전교생 누구나 연중 참여할 수 있는 농구 리그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책상머리에서 취업 준비에만 매몰되지 말고, 함께 땀을 흘리며 진취성과 적극성을 키우는 것이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적극성이라는 측면에서 창업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모든 학생에게 창업을 하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면서 “자유융합대학 안에 창업 과정을 만들고, 평생교육원 건물에 창업 카페를 운영하는 등 창업을 꿈꾸는 학생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생 이모작 준비하는 ‘시민의 배움터’▼ 5월 2일부터 평생교육원 운영 서울시립대는 젊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령화 사회에 맞춰 대학의 역할을 확장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 2일부터 시민의식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평생교육원을 운영한다. 1997년 설립한 서울시민대학의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평생교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수준 높은 평생교육 인프라를 만든 것이다.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은 기존에 서울시민대학이 운영해 오던 전문가 과정과 시민 교양과정의 콘텐츠를 더욱 내실화하는 동시에 학점은행제, 최고위과정, 찾아가는 시민학교, 시민특강 등의 다양한 강좌를 개설한다. 사회적 자산인 대학의 전문성을 활용해 서울시립대가 지향하는 ‘배움’과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전반기에 개원하는 전문교육과정은 직업전문교육과정 및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청소년지도상담사, 플로리스트, 사회조사분석사, 생애건강스포츠지도자 등 20여 개 과목을 가르친다.후반기에 개설할 최고위과정은 도시 관리, 운영, 기획과 관련한 전문지식을 가르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도시미래전략최고위과정, 유아체육교육최고위과정, 환경관리최고경영자과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역시 후반기에 개설 예정인 대학연계시민대학은 서울시의 시민대학과 연계한 서울학, 장소인문학 중심의 고급 교양과정이다. 이 과정은 서울의 역사, 문화, 공간, 예술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서울의 도시성과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서울시민의 애향심과 시민의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올해 후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개설할 시민지도자과정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 지도자와 공공부문 전문가 과정이다. 도시공동체지도자과정은 협동조합, 도시공동체, 도시재생주민협의회 등 관리, 운영에 대해 강의하고 부문화전문가과정에서는 대학생, 기부기관 종사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기부경제학, 기부사회학 등의 이론 과정 및 기부 참여 방법, 기부문화 정착 방향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고등학교 또는 전문대 졸업자의 고등교육 수요를 채워주기 위한 학점은행제 과정도 열린다. 내년부터 경영학, 행정학, 사회복지학 등을 중심으로 대학 학점으로 인정되는 교육 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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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위권대 가려면 논술-심층면접 준비 필수”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어느 해보다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 체제로 바뀜에 따라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권 수험생이 특히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하는 대학별 고사는 논술과 면접이다. 논술은 최근 몇 년간 실시 대학이 줄어드는 추세다. 2018학년도에도 대학 대부분이 논술전형 선발 인원을 소폭 줄였고(2017학년도 1만4861명에서 2018학년도 1만3120명), 고려대는 아예 논술전형을 폐지했다. 그러나 논술 전형은 상위권 대학 위주로 여전히 선발 비중이 높고, 당락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특히 경희대(820명) 성균관대(957명) 중앙대(836명) 등은 논술전형 선발 인원이 많다. 덕성여대와 한국산업기술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 소재 대학에 가려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논술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최근 논술고사는 통합교과형에서 단일교과형으로 바뀌는 추세라 평소 교과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면접은 전반적으로 난도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는 만큼 구술면접이나 심층면접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의 경우 일반전형의 면접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45분으로 늘려 심층면접 강화 방침을 예고했다. 중위권 수험생들은 적성고사 실시 대학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줄어든 적성고사 선발 인원이 2018학년도에는 4885명(2017학년도 4562명)으로 반등한다. 특히 가천대(1106명) 수원대(741명) 고려대 세종캠퍼스(481명)의 적성고사 선발 인원이 많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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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균 기자의 교육&공감]법과 소통이 사라진 교육정책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한 한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은 “20대 국회에서도 교문위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교문위가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이지 않으냐”고 운을 뗀 뒤 “19대에서 당정이 특별법이랑 시행령으로 밀어붙인 일이 워낙 많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육 분야에 눈이 밝고 애정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의원조차 20대 교문위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되자마자 야당이 공세에 나선 ‘논란 정책’ 중 상당수가 교육 분야인 탓이다. 누리과정, 역사 교과서 국정화, 대학구조개혁 관련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책의 공통점은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과 이견이 큰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행령이나 예산을 동원해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 간 갈등이 해마다 되풀이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1월 “법을 고쳐서라도 누리과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바로 ‘법을 고쳐서라도’이다. 이 문제는 정부가 시행령만 땜질식으로 고쳤기 때문에 더 비틀린 사안이다.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감의 책임으로 넘긴 이후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급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교육감들은 이 시행령이 상위법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및 영유아보육법에 어긋난다며 오히려 반발 수위를 높였다. 수년간 야당 및 교육감들과 갈등의 골만 키운 정부는 지난주 재정개혁 대책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의 주문대로 법을 고쳐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야당과 교육감들이 손을 잡고 극렬히 반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그것도 거대 야당이 포진한 20대 국회에서 개정하겠다니…. 이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의아할 뿐이다. 19대 국회에서 여야 간 큰 의견 차로 답보 상태인 대표적인 법안이 대학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이다. 당정은 2023년까지 대입 정원을 16만 명 줄이기 위해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야당은 퇴출 대학의 자산 처리 문제를 제기하며 이 법안에 반대해 왔다. 교육부는 법 개정이 여의치 않자 그간 각종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대학의 구조개혁 실적을 연계해 대학들을 압박해 왔다. 구조개혁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분야에서 법을 넘어선 정책은 비일비재했다. 교육부는 국립대 총장 간선제를 강제하기 위해 교육공무원법이 아닌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고쳤고, 사립대의 소송비용을 교비회계로 지출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시행령도 고치고 있다. 총선 직후 한 지방대 총장은 “법 하나도 못 만들면서 예산을 손에 쥐고 대학을 이리저리 몰고 다닌 교육부가 총선 결과에 어떤 책임감을 느끼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극심한 사회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해 교과용 도서 구분안 확정고시를 통해 강행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역시 갈등의 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총선 이후 첫 정책 공조 대상으로 꼽은 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기’다. 현 정부가 지난 3년간 교육 정책 전반에서 원칙과 소통을 무시한 결과는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해 여당은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급변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시행령 정치’라는 원성이 커질 정도로 당정이 밀어붙인 교육 정책들, 그리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돌아올 부메랑을 예상해 보면 안정성을 떨어뜨린 주범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법과 원칙을 넘어 정부의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으로 강행해 온 정책들이 이제 교육 현장에서 큰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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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로스쿨 자소서에 부모 신상 쓰면 불이익”

    교육부가 2018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부터 정량평가(기준치 숫자처럼 명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방식) 비중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특히 ‘현대판 음서제’ 논란을 막기 위해 로스쿨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정보를 적으면 감점 또는 탈락시키는 불이익 규정을 만들기로 했다. 교육부가 다음 주 25개 로스쿨의 입학전형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로스쿨 입시 공정성 논란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 로스쿨 입시, 신뢰도 높여야 20일 교육부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두 기관은 로스쿨 입시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전형 요소 가운데 서류 및 면접 반영 비율을 낮추고, 명확한 점수가 나오는 법학적성시험(LEET)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LEET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아질 수 있도록 기본점수 등을 낮출 방침이다. 현재 로스쿨 입시에서는 △정량평가 요소로 LEET, 공인어학시험, 학부 성적 △정성평가(주관적 판단에 따라 평가하는 방식) 요소로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등의 서류, 구술면접이 쓰인다. 25개 로스쿨마다 전형 요소와 반영 비율은 제각각이지만 상당수 대학이 정원의 3∼6배수를 가리는 1단계 평가부터 정성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2016학년도 일반전형의 일반선발을 기준으로 서울대는 1단계 300점 가운데 정성평가가 120점(40%), 연세대는 1단계 85점 가운데 서류평가가 25점(29%), 고려대는 1단계 600점 가운데 자기소개서가 100점(17%)을 차지한다. 단계별 전형을 하지 않는 성균관대는 100점 만점에 서류심사(40점)와 심층면접(20점)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의 미비한 규정들도 보완할 예정이다. 현재 로스쿨 입시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운영 등에 관한 법률’ 22조 및 시행령 15조에 규정돼 있지만 전형 요소 및 전형 방법의 종류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방식은 각 로스쿨에 맡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입시에는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이 있고, 외부 수상 경력 기재를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규제 및 처벌 규정이 있는데 로스쿨 입시에는 그런 게 없다”면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협의해 자기소개서 등의 서식을 통일하고, 금지 규정을 위반하면 제재하는 방안까지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 주 입시 점검 결과를 발표할 때 로스쿨 입시 개선 방향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25개 로스쿨의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해 구체적인 규정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사시 존치’ 논란으로 확대 최근 로스쿨 입시를 둘러싼 공정성 문제는 교육부가 올해 초 25개 로스쿨의 최근 3년 치 입학 자료를 전수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조계 고위직, 국회의원, 로스쿨 교수 자제들의 로스쿨 입학 및 취업 리스트가 돌았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법조인 자녀의 특혜 입학 의혹을 제기해 최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내년에 폐지되는 사법시험을 유지하려는 법조계 단체들이 로스쿨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중심으로 한 변호사들은 19일 “대법관 자녀가 자기소개서에 노골적으로 아버지 얘기를 써서 A로스쿨에 합격했다”며 교육부에 이 학생의 입시서류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명확한 부정입학 사례는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로스쿨의 자기소개서 및 면접 관련 규정이 부실하고, 정성평가 비중이 높아 불신을 산 것은 사실이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법관 자녀들의 로스쿨 진학 등이 계속 문제가 되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2014년 6월 입학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로스쿨에 권고했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을 기재하지 말고, 면접 시에 수험생에 관한 정보를 참고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이를 반영한 로스쿨은 많지 않다. 그나마 서울대와 고려대는 ‘본인, 부모, 친인척의 성명 등 본인과 보호자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기재하지 않는다’라는 자기소개서 작성 지침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해도 제재할 방법은 없다. 상당수 대학은 이런 지침조차 없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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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선택한 MBA]부동산, 의료관광, 헬스케어…세분화된 전문역량 키워라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예전처럼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은퇴 후 여가를 이어가는 삶의 방식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사회 진입을 앞뒀거나,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 모두 미래에 대비한 전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인생 이모작을 넘어 평생 서너 개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를 맞아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들은 미래성장동력에 걸맞은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국제적이고 세분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세분화된 전문 인력 양성 예전에는 주로 경영학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교육과정을 적용하던 국내 MBA들이 최근에는 점차 전공 분야를 세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 분야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학력자들의 업무도 미시적인 영역의 깊이 있는 지식을 요구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MBA들은 기존 학부의 강점을 바탕으로 부동산, 식음료,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산업을 다루는 세부 전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국대 MBA가 2학기부터 신설하는 부동산 전문 과정이다. 부동산 경영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KS(Konkuk Specialized)-MBA는 부동산 경영에 집중해 소수 정예 인원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은 재무, 회계, 인사 같은 경영 분야의 일반 과목과 더불어 건설경영론, 부동산금융론, 부동산마케팅론, 부동산시장분석론, 부동산조사방법론, 부동산투자론 등 부동산 경영과 관련된 여러 과목을 깊이 있게 배우게 된다. 숙명여대가 올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헬스케어 MBA도 전공 세분화의 사례다.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전문성을 갖춘 경영 인력은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생겨난 전공이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 산업과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해 숙명여대 MBA는 헬스케어 산업과 연관된 기술이전법, 특허법, 협상론, 글로벌 M&A 전략 등의 수업을 마련했다. 이 과정은 화장품, 제약, 바이오, 메디컬 산업 분야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의료관광 MBA, 금융&부동산 MBA, 이노비즈니스 MBA를 신설한 숭실대는 올해 복지경영 MBA도 만들었다. 신성장동력과 밀접한 전공들을 발 빠르게 신설함으로써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이끌어갈 핵심 경영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의료관광 MBA를 마치면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금융&부동산서비스 MBA를 마치면 AFPK(개인재무설계사)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AFPK를 취득하면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응시자격이 주어진다.글로벌 인재 양성의 장 MBA 진학을 고려하는 예비 학생 중에는 지금까지 쌓은 학업 또는 업무 경력을 펼칠 장을 국제무대로 넓히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이를 반영해 국내 MBA 들은 해외 유수 MBA 및 기업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 MBA의 경우 해외 유수 대학과 복수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통로가 넓다. 특히 중국 푸단대 및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S3 Asia MBA의 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340명이 넘는 석학들의 영어 강의를 통해 아시아 경제와 경영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고려대는 물론 푸단대 및 싱가포르 국립대 중 한 곳의 MBA 학위도 동시에 받는 것이 강점이다. 성균관대는 아예 중국대학원을 별도로 만들어 중국 시장에 특화한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있다. 2005년 중국 경영, 경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문을 연 중국대학원은 10여 년간 쌓은 노하우로 날로 달라지는 한중 관계를 반영해 중국 현재의 협력대학을 확대하고, 중국 시장에 밝은 교수진을 꾸준히 영입해 중국 비즈니스리더 프로그램(China-BLP)을 올 2학기부터 도입한다. 이 과정은 모두 중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신입생들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중국 명문 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하게 된다. 기존에 협력해온 베이징대, 푸단대와 더불어 상하이자오퉁대 등과도 교류를 늘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 희망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서 중국금융, 중국마케팅, 중국전략&창업 등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익힐 수 있다. 폭넓은 장학 혜택 직장인들이 MBA 진학을 고민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두 가지다. 먼저 기존 직장을 그만둘 경우에 발생하는 기회비용, 그리고 2∼3년간 MBA를 다니는 데 필요한 학비 부담이 그것이다. 국내 MBA들은 수요자들의 이런 고민을 반영해 직장과 MBA를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한 학제를 늘리고, 장학 혜택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앙대 CAU-Leader MBA의 경우 이론 강의에 치우지지 않고 국내외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현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체적인 경영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직장인들에게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략 마케팅 등 현재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수업들을 집중적으로 개설한 것이 장점이다. 장학금 지원 규모도 크다. 국내 MBA 들은 신입생의 경우 입학 성적에 따라, 재학생들에게는 이전 학기 성적에 따라 다양한 장학 혜택도 주고 있다. 해외 MBA에 진학한다고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장학 혜택도 적은 것과 비교하면 국내 MBA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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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장애인의 날]‘특수학교 학교기업’ 함동혁씨 등 교육부, 교육유공자 125명 표창

    교육부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장애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헌신한 교육 유공자 125명을 표창한다고 19일 밝혔다. 눈길을 끄는 수상자는 전국 최초로 특수학교 학교기업 설립을 주도한 함동혁 충남기계공고 교사(44·사진)다. 본인도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의 장애를 가진 함 교사는 특수교육의 최종 목표가 학생들의 취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의 취업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장애 학생들을 위해 진로 교육을 강화하고 대전혜광학교에 재직 중이던 2010년에는 ‘파인잡(FINE JOB)’이라는 학교기업을 만들어 장애 학생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도록 지원했다. 초등 특수학급 연합합창단을 창단해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권 교육을 실천한 이은점 광주동산초 교사(44), 9년 동안 나사렛대에서 수화통역 전문 도우미로 활동하며 장애 학생들의 고등교육을 지원한 박현정 수화통역사(32)도 교육부장관표창을 받게 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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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개국 7만2295명 한국어능력시험 치러 한류 열풍에 ‘역대 최다’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16, 17일 실시된 제46회 한국어능력시험에 45개국에서 7만2295명이 지원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어능력시험은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영주권, 취업 비자 등을 취득하려는 외국인 및 재외동포를 위해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1년에 6차례 주관하는 국가시험이다. 1997년 실시된 첫 시험에는 4개 국가(한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서 2692명이 응시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 인기가 확산되면서 지원자가 증가했다. 2003년 1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07년 8만2611명, 2009년 18만9261명, 2015년 20만6768명 등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20년 동안 지원자가 약 7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참여 국가도 늘어나 지금까지 71개국에서 총 169만456명이 이 시험을 치렀다. 2014년에는 미수교 국가인 쿠바에서도 시험이 실시됐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7∼12월)에 볼리비아, 자메이카, 폴란드에서도 한국어능력시험이 도입된다고 밝혔다. 46회 시험을 처음 시행한 모로코 관계자는 “모로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학에 한국어 과정이 생기고 한국어를 독학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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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린게 아니라 ‘다른 것’일 뿐

    엄마들은 심층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딸은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데 아들은 느려서 답답하다”고 했다. 여자아이들은 말문이 일찍 트이고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책을 곧잘 읽는 반면에 남자아이들은 대화가 안 통하고 한글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성(性) 격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남자의 발달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간의 뇌는 뒤쪽(시각 중추를 담당하는 후두엽)부터 시작해 점차 앞쪽(각종 정보를 통합해 판단을 내리는 전전두엽)으로 발달한다. 학습 중추인 전전두엽은 25세까지 서서히 발달하는데, 발달 속도는 남자가 1∼ 2년 늦다. 여자아이는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가 주로 발달하는 반면에 남자아이는 우뇌만 먼저 발달하다가 사춘기 이후 전전두엽이 발달하면 비로소 양쪽 뇌가 연결되면서 급속하게 발달한다. 따라서 남자 초등학생의 뇌는 학습할 준비가 안 된 상태다. 남자아이의 뇌는 충동이나 모험과 관련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운동 조절 중추인 소뇌의 혈류량도 남자아이들이 더 많다. 자연히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못 견디고 몸을 자꾸 놀리게 된다. 남자아이는 대근육이, 여자아이는 미세근육이 주로 발달한다. 남자는 사춘기가 지나야 비로소 미세근육이 발달하므로 예쁜 손글씨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남자아이에게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신체 발달의 차이로 설명하는 전문가가 많다. 남자아이들은 발달시켜야 하는 근육 양이 많은 데다 특히 대근육을 발달시키느라 ‘움직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이므로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차이는 뇌와 신체가 완전히 발달하면 줄어든다. 그래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남녀공학이 아닌 단성(單性)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레너드 삭스 박사(심리학, 의학)는 저서 ‘남자아이 여자아이’에서 “언어와 관련된 뇌 부위를 보면 다섯 살짜리 남아와 세 살 반짜리 여아가 비슷하다. 이런 차이를 감안해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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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에 포위된’ 남학생들… “우리는 느리고 답답하대요”

    《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알파걸’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에 못 미치는 ‘베타보이’가 있게 마련이다. 10대에 접어든 베타보이들은 알파걸들에 비해 학교생활을 특히 힘들어했다. 교사들은 “대체 남자애들은 왜 가만히 있질 못하고 그러느냐”고 야단치고, 또래 여학생들은 “(인간보다 덜 떨어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남학생들을 무시한다. 엄마들도 “딸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데 아들은 매사에 느려 답답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학생들에게 유리한 한국의 학교 시스템과 학부모들의 조바심이 우수한 알파걸과 모자라는 베타보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위기의 소년들(The Boy Crisis)’이라는 특집 기사를 냈다. 학습부진아 가운데 남학생이 훨씬 많고, 중고교에서 남학생들의 중도탈락 비율이 높으며, 대학생 수도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질렀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한국의 학교 현장이 꼭 이렇다. 예전엔 남녀공학에서 반장은 남자, 부반장은 여자 몫이었다. 요즘은 반장은 물론이고 전교회장 선거도 여학생들이 휩쓴다. 대학 진학률은 2009년 여학생이 남학생을 추월한 이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댄 킨들런 교수(아동심리학)는 모든 면에서 으뜸이 된 여학생들을 그리스어의 첫 번째 철자인 알파(α)를 따 ‘알파걸’로 지칭했다. 알파걸의 선전에 상대적으로 위축된 남학생들은 ‘베타(β)보이’로 불린다. 이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학교가 힘든 베타보이들 2020 행복원정대 취재팀이 서울의 초등학교 4∼6학년 6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남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학교생활을 좋아한다’는 문항에 남학생들은 평균 4.03점을 주어 여학생들(4.47점)보다 만족도가 떨어졌다. 남학생들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좋은 자녀다’ ‘나는 좋은 친구다’라는 항목에서는 여학생들보다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항목에는 4.00점을 주어 여학생들(4.13점)보다 낮았다. 초등학교 5, 6학년 담임을 7년째 맡고 있는 이지은 교사는 이 결과에 대해 “남자아이들이 집 밖에서, 특히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뜻인 것 같다”며 “현재 초등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면 남학생들이 훨씬 많이 지적을 받고, 제지를 당하고, 열등감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수업을 시작한 지 20분 정도 지나면 남자아이들이 유독 두리번거리고, 물건을 떨어뜨리고, 몸을 배배 꼽니다. 자연히 교사들은 ‘도대체 남자애들은 왜 그러니’ ‘남자애들,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수시로 하게 되지요.” 현재 학교 시스템은 10대 남자 초등학생들에게 맞지 않는다. 뇌에서 듣기와 말하기, 기억력 등을 주관하는 측두엽의 신경세포는 여성이 남성보다 10% 정도 많다. 대개 남자는 시각이, 여자는 청각이 뛰어나다. 특히 여자는 신생아 단계부터 남자에 비해 청각이 훨씬 예민하게 발달한다. 지금처럼 교사 한 명이 정적으로 교단에 서서 여러 아이를 대상으로 지시를 내리는 방식은 청각 자극에 둔감한 남학생들에게 불리하다. 뇌 구조와 호르몬의 차이도 초등학교 고학년 남학생들을 부진아처럼 보이게 만든다. 10세 전후의 남자아이들은 직접 탐색하고 모험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에 여자아이들은 묻고 답하고 쓰는 데 뛰어나다. 신체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남아들의 특성을 고려해 선진국의 초등학교는 쉬는 시간마다 의무적으로 교실 밖으로 나가 뛰어놀게 한다. 그러나 한국의 초등학교는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 뛰지 마라” “복도에서 장난치지 마라” “건물 밖으로 나가지 마라”는 훈계가 이어진다. 김충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남자아이들은 불안감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여아보다 늦게 발달하고, 과격하게 몸을 쓰면서 감정적인 불편함을 해소한다”면서 “지금처럼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교육 방식은 남자아이들의 집중력과 학습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여자들’에 포위된 남자아이들 10대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 그리고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집에서는 아빠보다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더 길다. 학교에 가도 대부분 여교사들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교사 중 여성 비율은 1990년 50.1%로 절반을 넘었고, 2010년 이후로는 약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당수가 6년 내내 여자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남자 교사가 한 명도 없는 학교도 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여자 교장은 “아들이 없거나 미혼인 여교사들은 남자아이들의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이론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교사들은 남학생들의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부지불식간에 남학생을 한심하게 여기는 언행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5학년 A 군은 심층 인터뷰에서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남자애들에게 ‘너희는 인간도 아니야’ ‘이렇게 말을 안 들을 거면 동물원에 가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래서 여자애들이 우리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놀렸다”고 털어놓았다. 상대적으로 조숙한 여자 또래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요즘은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중2병’이 ‘초5병’으로 앞당겨졌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여학생들에게 해당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병훈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요즘 아이들이 성숙하다고들 하지만 이는 여자아이들에게 두드러진 현상이다. ‘초등학교 5, 6학년 남자’라는 존재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리고 미숙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새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 아이들은 언론을 통해 취업난이나 경제난을 접하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거나 매사에 진지하게 임한다”면서 “남자아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는 여자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위축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사춘기 이전까지는 부모나 교사들이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와 같은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충권 전문의는 “남자아이들도 사춘기가 되면 여자아이들과의 인지 발달 격차가 좁혀지고 즉흥성도 서서히 줄어든다”면서 “이런 골든타임이 오기 전에 남자아이들이 자주 꾸중을 듣고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자존감이 떨어지므로 인내하고 계속 격려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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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총출신 12명 당선… 더 험난해진 노동개혁

    20대 총선에서 노동계 출신 후보들이 크게 약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이 첩첩산중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대 국회 교육 분야에서 강성이었던 야당 의원도 대부분 당선돼 정부의 교육 정책에 잇달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4·13총선에서 9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해 19대보다 3명이나 늘었다. 새누리당에서는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장석춘 전 위원장도 당선됐다. 비례대표 3, 4번으로 당선된 임이자 전 부위원장, 문진국 전 위원장까지 포함하면 여권에서 4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야권에선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영주 의원(금융노조 부위원장)이 3선에 성공했고, 비례대표였던 한정애 의원(대외협력본부장)도 서울 강서병에서 당선됐다. 김경협 의원(경기본부 부의장)도 재선에 성공했고, 충남 당진의 어기구 당선자도 한국노총 출신이다. 비례대표 12번으로 당선된 이용득 전 위원장까지 포함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국노총 출신 5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출신도 정의당의 심상정, 무소속의 김종훈 윤종오 등 3명이나 당선됐고 노회찬 홍영표 당선자까지 포함하면 총 5명이 범(汎)민노총 계열로 분류된다. 특히 김영주 노회찬 심상정 등 환노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3선 의원이 야권에서 3명이나 배출된 것도 변수다. 양대 노총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해 박근혜 정권이 총력전을 펼쳤던 파견법은 사실상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육계에서는 김광림(세명대), 박명재(차의과대), 홍문종(경민대), 장병완(호남대), 장제원(경남정보대) 등 대학 총장 출신이 5명이나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전교조 출신 비례대표 현직 의원 2명 중 더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낙선했다. 특히 야권에서 교육부 대표 저격수로 불리는 안민석 의원, 교문위원장인 박주선, 직전 교문위원장인 설훈,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이상 더민주당)이 모두 당선돼 교육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겨온 대학구조개혁법안과 누리과정 예산 관련 특별법안에 매우 부정적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주도한 더민주당 소속 박홍근 유은혜 의원도 재선돼 12월에 교과서가 공개되면 파상적인 대정부 공세가 예상된다. 보건의료 분야는 의사 3명, 치과의사 2명, 간호사 1명, 약사 4명 등 10명의 전문가가 당선됐다. 의사 출신은 신상진, 박인숙 의원(새누리당)과 안철수 의원(국민의당)이 재선에 성공했고 치과의사는 전현희, 신동근 당선자(더민주당)가 새로 입성한다. 약사 출신은 김상희, 전혜숙 당선자(더민주당)와 김승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이상 새누리당) 등 4명에 이른다. 간호사로는 윤종필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새누리당)이 금배지를 달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당에 모두 3번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희균·이정은 기자}

    •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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