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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이성적, 논리적 계산으로만 치환할 수 없는 본능이나 감정의 영역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에선 ‘야성적 충동’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MLB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셜미디어 피드에 ‘알고리즘’을 타고 온 ‘매드 맥스(Mad Max)’라는 제목의 영상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무대가 된 경기는 토론토와 시애틀이 맞붙은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 4차전이다. 토론토 선발로 등판한 베테랑 투수 맥스 셔저(41)는 5-1로 앞선 5회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45)이 마운드를 방문하자 눈에 쌍심지를 켜고 ‘F’ 욕설을 섞어가며 “꺼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계속 던지겠다”고 고함치는 셔저에게 슈나이더 감독은 “그럼 그렇게 하라”며 순순히 돌아선다.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친 셔저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AL 홈런왕 칼 롤리(시애틀)를 포함해 아웃 카운트를 두 개 더 잡아낸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는 이날 8-2로 이겼고,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셔저는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셔저가 날 죽이는 줄 알았다”고 웃으며 “보통 그런 상황에서는 숫자와 전략, 예측, 사람 등을 종합해서 판단하는데 나는 그중 사람을 믿었다. (셔저가 고함치는) 순간 올 한 해 셔저와 나눈 모든 대화가 머릿속을 스쳤다. 셔저가 잘해 낼 거라 믿었다”고 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셔저가 그렇게 고함쳐주길 시즌 내내 기다렸다. 멋졌다”고도 했다. 물론 그가 기다렸다는 게 이성의 끈을 놓은 채 눈이 돌아버린 셔저는 아닐 것이다. 그가 기대한 ‘매드 맥스’는 절체절명의 순간 ‘감히 나를 바꿔?’라며 감독을 쏘아붙일 만큼 공을 던질 준비가 된 셔저였다. 그날 슈나이더 감독의 판단에는 단순한 순간의 감정이 아닌, 셔저와 함께 한 올 시즌의 전 과정이 녹아 있었던 셈이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확률 게임’이다. 하지만 매년 가을야구 무대에는 정규시즌 데이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에 의해 시리즈 향방이 좌우되곤 한다. 감독들이 자주 언급하는 ‘흐름’이니 ‘기세’니 하는 것 역시 이성과 논리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요소다. 이날 승리한 토론토는 2패로 시작한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린 뒤 4승 3패로 32년 만에 월드시리즈(WS)에 올랐다. 하지만 케인스는 야성적 충동도 튼튼한 이성이 바탕이 될 때만 경제에 활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과도한 기대심리는 버블로 이어지고, 거품이 꺼지면 찾아오는 것은 공황이다. 가을야구도 마찬가지다. 내일이 없는 이 무대에서 감독들은 이성과 야성적 충동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 모험에서 성공한 자는 우승컵을 든다. 하지만 욕심도, 두려움도 과하면 이성적 판단마저 흐릴 수 있다.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가을야구만의 매력이다.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가득 메운 1만6750명의 한화 관중들은 입을 모아 대표 응원가인 ‘행복송’을 불렀다. 만년 하위팀이던 한화가 천신만고 끝에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한화는 24일 안방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팀의 ‘원투 펀치’ 폰세와 와이스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 끝에 11-2 대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행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LG와 선두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시즌 143번째 경기이던 SSG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삼성과의 PO에서도 김서현은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화는 18일 1차전에서 9-8로 승리했지만 김서현은 홈런을 맞으며 추격을 허용했다. 김서현은 22일 4차전에서는 6회 김영웅에게 동점 홈런을 맞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4차전 후 김경문 감독이 “5차전 마무리는 김서현”이라고 못박으며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김 감독은 이날 5차전을 앞두고 “폰세와 와이스로 경기를 끝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날 경기는 김 감독의 생각대로 흘러갔다. 두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 속에 타선마저 초반부터 시원하게 터지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선발로 나선 에이스 폰세는 5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와이스도 4이닝을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타선에서는 주장 채은성의 방망이가 모처럼 불을 뿜었다. 채은성은 1-0으로 앞선 1회말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3회와 5회에 각각 2타점 점시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4차전에서 3점포를 날리고도 역전패에 웃지 못했던 문현빈은 8회 쐐기 2점 홈런으로 연속 경기 홈런을 기록했다.PO 최우수선수(MVP)로는 불펜에서 맹활약한 문동주가 선정됐다. PO 처음 세 경기에서 선발진이 삼성 타선에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문동주는 1차전과 3차전 때 불펜으로 나와 6이닝을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1승 1홀드를 기록했다.한화는 26일부터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LG를 상대로 한국시리즈를 치른다.생애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는 김 감독으로서는 NC 사령탑이었던 2016년 이후 9년 만에 밟는 무대다. 김 감독은 두산, NC 시절 네 차례(2005, 2007, 2008, 2016년)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김 감독은 “김서현을 포함해 PO에서 활약하지 못한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 김서현 선수를 믿고 기용해 보겠다”고 말했다. 두 팀의 승부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전망된다. 한화는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55)인 반면 LG는 팀 타율 1위(0.278)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LG가 8승 7패 1무로 앞섰다. 양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후(27)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가 토니 비텔로 테네시대 감독(47·사진)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비텔로 감독은 미주리대를 졸업하면서 바로 대학 코치 생활을 시작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나 지도자로 활동한 경력이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MLB 팀이 프로 지도자 경력이 없는 대학 감독에게 바로 지휘봉을 맡긴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미주리대와 아칸소대 코치 등을 거쳐 2018년 테네시대 사령탑이 된 비텔로 감독은 최근 4년 동안 3차례 팀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월드시리즈 무대로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창단 첫 우승도 차지했다. 그 사이 테네시대에서는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만 10명 나왔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1라운드(13순위) 지명자 개빈 킬런(21·내야수)도 그중 하나다. 미주리대 졸업생인 맥스 셔저(41·토론토)는 “비텔로 감독은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지도자다. 비텔로 감독의 열정이 팀 내 모든 이들에게 전파될 거다. 프로 경력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겠지만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샌프란시스코는 밥 멜빈 감독(64)을 경질한 뒤 새 사령탑을 물색해 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기아는 선수 생활 내내 함께해 준 브랜드였다. 은퇴 이후에도 계속 함께하게 돼 더 특별하다.” ‘흙신’ 라파엘 나달(39·스페인·사진)은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기아와 글로벌 파트너십 연장 협약을 맺은 뒤 이렇게 말했다. 2004년부터 기아의 후원을 받은 나달은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22번 우승한 뒤 지난해 은퇴했다. 나달은 선수 시절 대회 우승 상품으로 독일제 고급 승용차를 받은 뒤 “기아만큼 좋지는 않네요”라고 인터뷰할 정도로 기아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나달은 “21년 동안 변함없이 지원해 준 기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지금도 가족과는 EV9, 혼자서는 스팅어를 탄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나달은 협약식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정상을 꾸준히 지킨 비결’로 ‘겸손’을 꼽았다. 나달은 “정상에 있더라도 더 나아지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한다”며 “선수 생활 초기에 사람들은 내가 클레이 코트에서만 잘할 것이라고 했다. 코트를 가리지 않고 경기력을 낼 수 있었던 건 매일 같은 열정과 의지로 훈련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나를 믿고 함께해 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후가 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가 새 감독으로 토니 비텔로 테네시대 감독(47)을 선임했다.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프로무대 경험 없이 곧바로 빅리그 사령탑에 오른 건 비텔로가 최초다. 비텔로 감독은 미주리대 시절까지 선수로 뛰다 곧바로 미주리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텍사스 크리스천대, 아칸소대 코치를 거친 뒤 2018년부터 테네시대에서 8시즌 동안 감독을 지냈다.샌프란시스코는 23일 구단 40대 감독으로 비텔로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비텔로 신임감독은 테네시대를 최근 5년 중 세 차례나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대학야구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고 그 중 2024년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며 NCAA 무대에서 테네시대를 최정상의 팀으로 이끌었다. 비텔로 감독은 테네시대에서 감독을 지내는 동안 MLB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만 10명 배출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로 뽑은 내야수 개빈 킬렌 역시 비텔로의 제자다. 비텔로가 프로무대를 한 번도 밟지 않고도 곧바로 빅리그 감독이 될 수 있었던 비결도 이미 그의 지도력을 빅리그 무대에서 증명한 제자들 이다. 3차례 사이영상 수상자로 올해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토론토의 맥스 셔져(41)는 비텔로의 감독 선임 발표 소식을 반긴 제자 중 하나다. 미주리대 시절 비텔로를 코치로 만났던 셔져는 “바텔로 감독이 프로 경험이 전무하다는 얘기가 분명 나오겠지만 감독님은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지도자다. MLB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셔져는 “대학 시절 내가 투수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준 지도자다. 지금 내 멘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셨다. 한계를 넘어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주는 분”이라며 “비텔로 감독은 선수들을 위한 지도자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고싶게 만든다. 야구에 대한 감독님의 열정이 곧 구단 모든 이들에게 전달될 거다. 프로 경력이 없다는 게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이 비텔로를 감독 후보군에 넣은 계기도 직접 경험한 비텔로 제자들의 남다른 에너지 때문이었다. 올 8월 빅리그에 데뷔한 외야수 드류 길버트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구단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에 가장 큰 활력을 불러일으킨 선수로 꼽혔다. 포지 사장은 9월 구단의 콜로라도 원정 경기에 동행했다가 제자들을 만나러 온 비텔로 감독을 우연히 조우했다. 그날 포지 사장은 비텔로 감독과 ‘요즘 선수들’을 주제로 한바탕 푸념을 함께 했다. 비텔로 감독은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당일 포지 사장은 물론 잭 미나시안 샌프란시스코 단장과 나눈 얘기를 소개했다.“빅리그에는 정말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이지만 정작 빅리그 무대에서는 발전이 더디다. 선수들의 책임감도 줄었고 코칭이나 또 어떻게 이기는 경기를 하는가에 대한 이해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건 다 서로 영향을 끼치는 문제다.”이 때 나눈 대화는 빅리그에서도 선수들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원했던 포지 사장이 비텔로 감독에게 기꺼이 모험을 걸기로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현 빅리그 감독 중 유일하게 대학 지도자 경력을 가지고 있는 팻 머피 밀워키 감독도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머피 감독은 “포지 사장은 빅리그 경험이 없는 사람을 한 번에 MLB 더그아웃에 들이는 게 얼마나 대담한 선택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단이 바보는 아니다. 구단은 비텔로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성으로 팀을 이끌 수 있다는 자질을 알아본 것”이라며 “구단도 충분히 조사를 하고 해낼 만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나 역시 비텔로가 (프로 경험 없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또다시 토론토 팬들의 마음을 찢어놓을까. 아니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토론토)가 ‘오타니는 이제 잊어도 좋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다저스와 토론토가 맞붙는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는 웬만한 러브 스토리 이상의 서사를 품고 있다. 2023년 12월 9일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날로 꼽힌다.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던 오타니가 토론토와 계약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와 당시 역대 최고액이던 10년 7억 달러(약 1조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해 토론토를 충격에 빠뜨렸다.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토론토를 처음 찾은 지난해 4월 27일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오타니와의 계약이 얼마나 진척됐었나’라는 질문에 “오타니에게 미팅 날 가져간 우리 팀 모자나 돌려 달라고 전해 달라”며 웃었다. 오타니는 토론토와 입단 협상을 하던 중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스프링캠프 시설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자 토론토 구단은 모든 선수와 직원에게 시설을 비우라고 지시했다. 그러고는 회장까지 주차장에 나와 직접 오타니를 맞았다. 슈나이더 감독은 “대통령이 방문하는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라커룸에는 오타니의 취향에 맞춘 저지와 운동복, 액세서리가 가득했다. 오타니는 토론토 구단이 준비한 모든 선물을 챙겨 갔다. 오타니가 시설을 떠날 때 반려견 ‘데코이’는 토론토 저지를 입고 있었다. 토론토 구단 관계자들이 계약을 확신했던 이유다. 그러나 ‘쩐(錢)의 전쟁’에서 밀리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토론토는 대신 프랜차이즈 스타 게레로 주니어와 5억 달러(약 7150억 원)에 14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가 오타니를 영입했다면 쓸 수 없을 돈이었다. 게레로 주니어를 제외하면 오타니를 대신해 캐나다 유일의 MLB 구단 토론토 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선수도 없다. 게레로 주니어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50)가 몬트리올에서 뛸 때 태어나 캐나다 국적도 보유하고 있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결정전(CS)에서 시애틀에 2승 3패로 끌려가다가 안방에서 열린 6차전 승리로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갔다. 게레로 주니어는 ‘7차전을 치를 준비가 되었나’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나는 태어날 때부터 준비가 됐다”는 말로 관중 4만4770명의 함성을 끌어냈다. 게레로 주니어는 7차전 승리와 함께 ALCS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에는 “온 나라의 자랑이 되고 싶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다시 캐나다로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는 한국프로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들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에는 키움 출신인 내야수 김혜성(26), 3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토론토에는 지난 시즌 KIA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왼손 투수 라우어(30)가 있다. 마지막 주인공을 가리는 올해 월드시리즈는 25일 오전 9시 토론토에서 막을 올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김영웅(22)이 에이스가 무너진 삼성을 스윙 두 번으로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김영웅은 3점 홈런 두 방으로 시즌 ‘종점’으로 향하던 삼성 버스의 핸들은 대전으로 돌렸다. 삼성은 22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김영웅의 동점 3점, 역전 3점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한화에 7-4로 승리했다. 1승 2패로 수세에 몰렸던 삼성은 안방에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고 최종 5차전이 열리는 대전으로 향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영웅이 쓰러져가던 우리 팀을 살렸다”며 “선수, 코칭스태프로 지내며 경험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평했다.삼성은 이날 선발 투수 원태인(25)이 한화 3번 타자 문현빈(21)에게만 1회 적시타, 5회 3점 홈런으로 4타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반면 전날까지 한화 1~3선발을 모두 무너뜨렸던 삼성 타선은 이날 고졸 신인 정우주(19)의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정규시즌에 선발 등판 경험이 두 차례, 최다 투구 이닝도 3과 3분의 1이닝에 불과했던 정우주는 이날 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다섯 개를 잡았다. 삼진 다섯 개 모두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결정구로 던졌다. 그리고 이 다섯 번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다. 삼성 타선은 정우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한화 불펜 김범수(30), 박상원(31)에게 막혀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0-4로 5회를 마쳤다. 하지만 6회 김경문 한화 감독의 모험 수가 실패로 돌아가며 흐름이 급변했다. 6회 마운드에 오른 황준서(20)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루타, 볼넷, 2루타로 실점한 4-1 무사 주자 1, 2루 위기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김서현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홈런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화는 정규시즌 143번째 경기였던 SSG전에서 5-2로 앞선 9회말 2사 상황에서 김서현이 2홈런을 허용해 5-6으로 패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직행 희망은 그렇게 날아갔다.김서현은 ‘가을 야구’에서 명예 회복을 별렀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점 앞선 9회 등판했다가 홈런을 포함해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가을 무대에서 등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 위에 선 것이다. 김서현은 이날 처음 상대한 홈런왕 디아즈(29)를 땅볼로 잡아냈지만 이후 김영웅에게 오른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포를 허용했다. 김서현은 이후에도 연속 볼넷을 내줘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3분의 2이닝 3실점 기록을 남긴 후 강판당했다. 이후 한화 마운드도 급격히 흔들렸다. 김서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32)은 6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았으나 7회 1사 후 구자욱(32)을 몸에 맞는 공,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김영웅을 만났다. 김영웅은 공 단 하나로 양 팀 더그아웃의 희비를 갈랐다. 한승혁이 초구로 던진 빠른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뒤로 3점 홈런을 날린 것이다.이 경기 전까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6타점을 기록 중이던 김영웅은 이날 연타석 3점 홈런으로 12타점을 기록하며 2017년 오재일(39·당시 두산)과 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기록을 세우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5차전에서 양 팀 사령탑은 ‘치킨게임’을 예고했다.김경문 감독은 “오늘 김서현 볼이 나쁘진 않았다. 문동주(22)로 두 경기를 이겼지만 야구가 문동주만으로 이길 수는 없다. 김서현이 5차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서현의 마무리 복귀 소식을 전해 들은 박진만 감독은 “우리가 김서현 올라왔을 때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런데 김서현 나오기 전에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24일 대전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 투수로 한화는 폰세(31), 삼성은 최원태(28)를 예고했다. 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대구=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가 포수 출신 커트 스즈키(42)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스즈키 기요시라는 일본 이름이 있는 스즈키는 화와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으로 빅리그에서 16시즌을 보냈다. 에인절스 구단에 따르면 스즈키는 하와이 출신 첫 MLB 감독이다.총 5개 팀 유니폼을 입은 스즈키는 2014년 미네소타에서 올스타로 뽑혔고 2019년에는 워싱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차지했다. 선수 생활 마지막 두 시즌은 에인절스에서 보내고 2022시즌 후 은퇴한 스즈키는 올 시즌까지 에인절스에서 페리 마나시안 구단 단장 보좌역을 지냈다.스즈키는 MLB에서 통산 703홈런을 쏘아 올린 앨버트 푸홀스와 감독 자리를 놓고 경쟁해 승리했다. 스즈키는 최근 8시즌 동안 에인절스에 새로 부임한 다섯 번째 감독이다. 에인절스는 올해까지 11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에인절스는 올해도 72승 90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그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폰세, 와이스에 이어 류현진마저 무너졌다. 하지만 한화에는 마지막 보루, 문동주라는 필승카드가 있었다. 프로야구 한화가 2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문동주의 4이닝 무실점 역투와 노시환의 역전 2점포를 앞세워 5-4로 승리했다. 문동주는 에이스 폰세가 6이닝 5실점하며 무너졌던 PO 1차전 때도 팀이 8-6으로 역전한 뒤인 7회부터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9-8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문동주는 이날도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내며 1차전에 이어 두 번째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생각했다. 저도 더그아웃에서 긴장이되는 그런 경기였는데 문동주 선수가 너무 잘 던져서 흐뭇했다”며 “오늘 동주가 던지는 걸 보면서 동주로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한화는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이 4회초 먼저 2점 득점지원을 받고도 4회말 곧바로 김영웅에게 3점포, 김태훈에게 솔로포를 맞으며 무너졌다. 하지만 한화는 5회초 앞선 타석에서 땅볼과 병살타로 물러난 4번 타자 노시환이 역전 투런포를 날려 빼앗긴 리드를 곧바로 되찾아왔다. 이후 한화는 구원 등판한 김범수가 5회를 실점없이 막았지만 6회 앞서 3점포를 날린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자 한화 벤치는 문동주를 조기 호출했다.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한 문동주는 이번 시리즈에 모두 홈런을 기록한 이재현, 김태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날 앞선 두 타석 모두 안타를 친 강민호도 땅볼로 처리했다.문동주는 7회말에는 대타로 나선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홈런왕 디아즈에게 157km 빠른 공을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문동주는 “정규시즌에도 디아즈에게 직구로 홈런을 맞은 적이 있어 더 신경 써 던졌다”고 했다.문동주는 8회말에도 선두타자 김영웅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뒤 이재현의 희생번트 때 다시 주자를 2루에 내보냈지만 김태훈, 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삼성도 선발 후라도가 7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고 8회 이호성, 9회 마무리 김재윤까지 릴레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무리 김서현이 PO 1차전에서 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진 한화는 9회 1점차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 선수가 문동주 말고는 없었다.그렇게 1점차 리드를 지키고 맞은 9회, 문동주는 푸른 물결로 가득 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자신의 ‘삼진 쇼’ 무대로 만들었다. 9번 대타로 나선 이성규, 1번 김지찬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김성윤을 2루 땅볼로 잡아낸 뒤 승리의 어퍼컷을 날렸다.첫 가을야구에서 불펜 등판을 이어가고 있는 문동주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는 있었지만 이닝이 지날수록 무난하게 넘어가는 것 같아서 페이스 유지만 한다면 끝까지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팀이 이기게 된다면 어떤 보직이 됐든 상관없다”고 말했다.22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는 4차전에서 한화는 루키 정우주, 삼성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선발 등판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5차전) 대전까지 가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 감독 역시 “저희도 마찬가지다. 내일(4차전) 외국인 선수도 볼 수도 있다”며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다만 김 감독은 “사실 (김)서현이도 오늘 조금 섭섭했을 거다. 서현이도 내일은 마운드에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규시즌 33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의 4차전 등판 가능성을 닫진 않았다. 한화는 1승만 더하면 2006년 이후 19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 진출을 확정한다. 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대구=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이제 공은 류현진(한화)에게 넘어갔다. 프로야구 한화는 18∼19일 안방 대전에서 치른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 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기록상 동률이지만 흐름은 좋지 않다. 정규시즌 33승을 합작한 리그 최강 원투펀치 폰세, 와이스가 10이닝 11실점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화가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1일 3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류현진이 삼성 타선의 기세를 꺾어줘야 한다.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에 나서는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류현진은 2007년 삼성과의 준PO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90으로 활약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하지만 그해 한화는 PO에서 두산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후 류현진은 201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전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류현진은 매년 호투를 이어가며 ‘소년 가장’ 역할을 했지만 한화는 세 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한화는 올 시즌 전까지 2018년 3위로 준PO에 딱 한 번 진출한 게 가을야구의 전부였다. MLB 커리어를 마치고 지난해 12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서 류현진은 “최소 5강”을 목표로 밝혔다. 하지만 팀은 지난 시즌에도 8위에 그쳤다. “5강에 못 들면 고참들과 서산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던 류현진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2월 영하의 날씨에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18년 전 막내에서 어느덧 최고참이 된 류현진은 ‘진짜 가장’이 돼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 류현진은 지난주 1차전을 앞두고 “재미있을 것 같고 셀레기도 한다”며 “제 차례에 맞춰 열심히 준비하겠다. 삼성은 타격이 좋고, 우리는 투수가 좋아 멋진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때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한 류현진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는 롤러코스터 같은 내용을 보였다. 4월 5일 경기에선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5월 6일엔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에 비해 류현진의 선발 맞상대인 삼성 외국인 투수 후라도는 ‘한화 천적’으로 군림했다. 올해 한화전 2경기에 나와 14이닝 동안 단 1실점(평균자책점 0.64)했다. 키움 소속이던 지난해에도 한화전 성적(14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93)이 가장 좋았다. 최근 2년간 한화를 만나기만 하면 기본 7이닝을 소화했다.후라도는 3차전이 가을야구 첫 선발승 기회다. 후라도는 NC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4실점했고, SSG와의 준PO 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나와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SSG와의 준PO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정규시즌 15승(평균자책점 2.60) 투수의 면모를 되찾았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1, 2차전에서 양 팀은 5개의 홈런(한화 2개, 삼성 3개)을 주고받는 공방전을 펼쳤다.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도 승부의 흐름은 홈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확률적으로 유리한 팀은 1차전을 잡은 한화다. 이제껏 PO에서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준 경우는 18번 있었지만 1차전 승리 팀은 결국 12번 시리즈의 최종 승자가 됐다. 하지만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와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를 돌파한 삼성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제 공은 류현진(한화)에게 넘어갔다. 프로야구 한화는 18~19일 안방 대전에서 치른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 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동률임에도 원투펀치 폰세, 와이스가 삼성 타선에 도합 10이닝 11실점으로 무너진게 아쉬웠다. SSG와의 준PO에서도 1~3차전 선발을 모두 4회 전에 강판시킨 삼성 타선은 PO에서도 불붙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한화로서는 3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류현진이 삼성의 기세를 꺾어줘야 한다.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에 나서는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류현진은 2007년 삼성과의 준PO에서 1승, 1홀드, 10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90으로 활약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하지만 이 때 류현진이 받은 시리즈 MVP가 아직도 한화 선수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다. 그해 한화는 PO에서 두산에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후 류현진은 2013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전까지 ‘소년가장’이라 불리며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MLB 커리어를 마치고 지난해 12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서 류현진은 “최소 5강은 가야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팀은 8위에 그쳤고 류현진은 12월 영하의 날씨에 “5강에 못 들면 고참들과 서산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던 개막 미디어데이 공약을 지켰다.18년 전 막내였던 류현진은 이제는 최고참으로 팀의 운명을 이끄는 진짜 가장이 돼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려 한다. 한화는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LG와 1위를 다투다 144경기 중 143번째 경기에서 SSG에 끝내기 홈런을 내주고 패하며 KS 직행이 무산됐다. 이 경기를 잡았다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0승에 도전할 수 있었던 류현진의 등판도 무산됐다.류현진은 PO 3차전에서 정규시즌에 다 채우지 못한 10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류현진이 맞대결 상대인 삼성 선발 후라도에게 열세다. 류현진은 올 시즌 삼성전에 2경기 등판해 10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4.50)으로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실점을 대구에서 했다. 류현진은 4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4실점하며 중심타선 디아즈, 이재현에게 홈런도 맞았다. 이 두 선수는 SSG와의 준PO 4차전에서 8회 연속타자 홈런으로 삼성의 PO 진출을 이끈 삼성 타선의 핵이다.반대로 후라도는 리그 대표 ‘한나생(한화 나오면 생큐)’ 투수다.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서 14이닝1실점(평균자책점 0.64)으로 극강이었다. 후라도는 키움에서 뛰던 지난해에도 상대한 구단 중 한화전 성적(14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93)이 가장 좋았다. 최근 2년간 삼성전은 등판만 하면 기본 7이닝을 소화했다. 후라도는 가을야구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후라도는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NC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과 3분의2이닝 4실점했고, SSG와의 준PO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했다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준PO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정규시즌 15승(평균자책점 2.60) 투수의 면모를 되찾았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투수는 되진 못했다.PO 1차전을 놓친 삼성은 여전히 쉽지 않은 확률과 싸워야 한다. 이제껏 PO에서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준 경우는 18번 있었지만 1차전 승리 팀은 12번 시리즈의 최종 승자가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승 1패 동률이지만 흐름을 가져왔다. 프로야구 삼성이 정규시즌에서 33승을 합작한 한화 ‘원투펀치’ 폰세, 와이스를 연달아 두들기고 안방 대구로 돌아간다.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한화 선발 와이스를 4이닝 5실점으로 무너뜨리며 7-3으로 승리했다. 삼성 타선은 전날 1차전에서는 폰세를 상대로 6이닝 6득점(5자책)했다. 1차전에서 8-9로 석패했던 삼성이지만 이날은 선발 최원태의 7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SSG와의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승을 따냈던 최원태는 이날도 91개의 투구 중 60구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공격적 투구로 승리를 추가했다. 유일한 실점은 1회말 리베라토에게 내준 솔로포뿐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포스트시즌의 사나이’가 됐다”고 평했다.삼성은 0-1로 뒤진 3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5안타를 집중시키며 단숨에 경기를 4-1로 뒤집었다. 4회 디아즈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난 삼성은 9회초 강민호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강민호는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PO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40세 2개월 1일)했다. 중심 타선에 위치한 디아즈와 김영웅이 모두 4타수 2안타 2타점씩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두 팀은 장소를 대구로 옮겨 21일 3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류현진, 삼성은 후라도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의 한국 무대 포스트시즌 등판은 미국 진출 전인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류현진은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APEC의 도시서 경주국제마라톤역대 최다인 1만5000명이 가을을 만끽하며 달린 2025 경주국제마라톤이 18일 열렸다. 신라 천년 고도(古都)를 달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은 올해 처음으로 ‘엘리트 라벨’ 대회로 열렸다. 엘리트 라벨은 세계육상연맹(WA)이 공인하는 마라톤 대회 중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의 대회로 국내에서는 이 대회가 유일하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서는 퍼갈 커틴(아일랜드)이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회 첫 유럽 선수 우승이다.》퍼갈 커틴(27·아일랜드·사진)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독주 끝에 유럽 선수 최초로 경주국제마라톤 정상에 올랐다. 2007년부터 국제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마라톤 강국’ 케냐와 에티오피아 국적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건 커틴이 처음이다. 커틴은 18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국제 엘리트 남자부 풀코스(42.195km)에서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커틴은 레이스 시작 3분여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뒤 결승 테이프를 끊을 때까지 독주했다. 2023년 대회 우승자인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 이스마(27·에티오피아)가 2시간10분35초로 2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커틴은 올해 4월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2시간11분35초로 4위를 한 게 유일한 완주 기록이었다. 커틴은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피터 린치(28·아일랜드)가 3위를 할 당시 작성했던 아일랜드 남자 풀코스 기록(2시간9분36초)을 6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커틴은 “내가 개인 최고 기록이 좋지 않았던 선수이기 때문에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놀랐을 것”이라면서 “초반부터 홀로 앞서 나가면서 나도 놀랐다. 레이스 막판까지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 마라톤 때는 뒷심이 부족했었다는 커틴은 “오늘은 후반부 10km의 페이스가 좋아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커틴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경주국제마라톤에 참가했다. 그는 “LA 올림픽 마라톤 코스는 언덕이 많을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경주국제마라톤처럼 언덕이 많은 코스를 경험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커틴은 유럽에 비해 습한 한국 날씨와 시차 적응을 위해 대회 일주일 전에 한국에 왔다. 커틴은 “서울에서 강을 따라 뛰려고 한강 주변에 숙소를 잡았다. 매일 10∼20km를 (km당) 4분대 페이스로 가볍게 뛰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웃었다. 이날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커틴을 맞이한 사람은 아버지 노엘 씨(62)였다. 커틴은 미국 대학으로 육상 유학을 가기 전까지 아버지에게 지도를 받았다. 노엘 씨는 아일랜드에서 러닝 동호회를 운영 중이다. 아직 공식 후원사나 소속 팀이 없는 커틴은 이날 아버지가 운영하는 러닝 동호회의 이름이 새겨진 러닝복을 입고 뛰었다. 아버지는 아일랜드에 있는 가족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아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커틴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만한 수준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커틴은 “(미국, 프랑스 등) 고산지대에서 훈련을 한 효과가 확실한 것 같다. 과거보다 호흡이 훨씬 편해졌다”면서 “앞으로 1분 정도는 기록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와 함께 올림픽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은 올해 경주국제마라톤에는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해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레이스를 펼쳤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으로 국내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는 경주국제마라톤이 유일하다.7번째 도전 끝에… 김학수 “첫 우승 꿈 이뤄 행복해요”여자부 윤은지 첫 도전서 정상마스터스 홍서린-김지호 1위“7번째 풀코스 도전 끝에 첫 우승의 꿈을 이뤄내 행복하다.” 김학수(32·삼성전자)는 18일 열린 2025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엘리트 남자부에서 2시간22분45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이 대회에서 2위를 했던 그는 9년 만에 선수 생활 내내 간절히 원했던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학수는 30km 지점부터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홀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허벅지 근육 경련을 참고 완주한 김학수는 “지난 3개월 동안 이 대회만 바라보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하며 달렸다”고 했다. 김학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내 엘리트 남자부 선수 10명 중 3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걸 꼭 이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달릴 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그게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국내 엘리트 여자부에선 윤은지(26·김천시청)가 2시간52분19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와 5000m가 주 종목인 윤은지는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이 다섯 번도 넘게 있었다. 나를 응원하는 팀원들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마스터스 풀코스 여자부에선 인천 세원고 생물교사 홍서린 씨(46)가 2시간47분11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홍 씨는 9초 차로 개인 최고 기록(2시간47분2초) 경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친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우승의 기쁨을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선 올해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우승자 김지호 씨(33)가 2시간25분52초의 기록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라’라는 말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달린다는 김 씨는 “서울마라톤에 이어 경주마라톤도 우승했다.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퍼갈 커틴(아일랜드)이 2025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경주국제마라톤이 국제 엘리트 대회로 치러진 2007년 이후 ‘마라톤 강국’ 케냐, 에티오피아 출신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건 커틴이 처음이다.커틴은 18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서 레이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선두를 유지하며 가장 먼저 골인했다. 이스마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에티오피아)가 2시간10분35초로 2위에 자리했다. 3위는 2시간11분7초를 기록한 초게 레이먼드 킵춤바(케냐)다.이번 대회 전까지 커틴은 올해 4월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2시간11분35초로 4위에 오른 게 유일한 완주 기록이었다. 커틴은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피터 린치(아일랜드)가 3위를 할 당시 작성했던 아일랜드 남자 풀코스 기록(2시간9분36초)을 6개월 만에 새로 썼다.국내 엘리트 남자부에선 김학수(삼성전자)가 2시간22분45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선 윤은지(김천시청)가 2시간52분19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했다. 국내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김지호 씨가 2시간25분52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국내 마스터스 풀코스 여자부에선 홍서린 씨가 2시간47분11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경주국제마라톤은 국내 유일의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다. 경주국제마라톤은 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았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이다.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달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의 올해 대회엔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해 레이스를 펼쳤다. 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신라의 천년 고도’ 경북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달리는 2025 경주국제마라톤이 18일 오전 8시 스타트 총성을 울린다. 참가자들은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첨성대, 동궁과 월지, 대릉원, 천마총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연달아 나타나는 경주 시내를 돌아 다시 경주시민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를 달린다.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하는 올해 마스터스 부문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경주국제마라톤은 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았다. 엘리트 부문 참가 선수들의 기록과 상금 규모 등이 인증 기준을 충족하면서 국내 유일의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로 거듭났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이다.경주국제마라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지나는 코스에서 열려 ‘마라톤 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올해 대회에서는 하프코스 이상 참가자들의 에너지 보충을 돕는 간식에도 경주의 특색을 담았다. 15km 구간에선 경주의 명물인 찰보리빵이, 35km 구간을 지날 때는 경주 대표 특산물인 경주빵이 제공된다.11개국 31명이 참가하는 국제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2023년 경주국제마라톤 우승자인 이스마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27·에티오피아)가 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다그나체우는 2년 전 이 대회에서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에번스 킵코에치 코리르(38·케냐) 등을 제치고 풀코스 두 번째 완주 만에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다그나체우의 우승으로 직전 대회까지 이어져 온 케냐 국적 선수의 경주국제마라톤 연속 우승 기록이 ‘10연승’에서 멈췄다.지난해 다그나체우가 출전하지 않은 경주국제마라톤에서는 다시 케냐 선수인 실라 킵투(27)가 우승했다. 2년 만에 경주를 다시 찾은 다그나체우가 정상에 오르면 에티오피아 선수 최초의 대회 2회 우승자가 된다.다그나체우는 같은 국적의 베이 레미 두메차(30)와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두바이 마라톤에선 두메차가 2시간5분20초의 기록으로 2위를 기록해 6위로 골인한 다그나체우(2시간6분55초)에게 앞섰다. 두메차와 다그나체우 모두 두바이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마라톤 세계 최고 자리를 놓고 에티오피아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케냐의 베테랑 선수들도 우승을 노린다. 케냐의 베트 스탠리 키프로티치(39)는 2022년 대회 우승자 코리르(당시 35세)가 보유 중인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키프로티치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7분이다. 지난해 밀라노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7분36초)을 작성하며 2위를 한 케냐의 초게 레이먼드 킵춤바(37)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킵춤바가 우승해도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이 된다. 채널A는 오전 7시 50분부터 대회를 생중계한다.“APEC 앞둔 경주, 세계가 함께 달립니다”주낙영 경주시장“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천년고도 경주를 세계가 함께 달립니다.”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사진)은 16일 “이번 경주국제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지구촌이 주목하는 국제도시 경주의 역동적인 현재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시장은 “국내외 1만5000여 명의 선수와 마라톤 동호인들이 신라의 찬란한 역사와 가을의 정취가 어우러진 경주를 달리며, 스포츠와 문화, 세계가 하나 되는 감동의 레이스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경주국제마라톤은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Elite Label)’ 인증을 받은 만큼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경기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해외 엘리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올해 대회는 수준과 완성도 모두 최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대회는 APEC 정상회의를 불과 2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경주에 집중될 것”이라며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한 참가자들을 통해 경주가 ‘세계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끝으로 주 시장은 “경주국제마라톤은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도시 축제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문화의 장”이라며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와 함께 경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잇는 평화와 교류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안전하고 품격 있는 마라톤대회 최선”양순봉 경주경찰서장“세계의 눈과 귀가 경주로 집중되는 만큼 차질 없이 대회가 잘 마무리되도록 하겠습니다.”양순봉 경주경찰서장(사진)은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동료 경찰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양 서장은 “경주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안전하고 품격 높은 대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대회 당일 참가자들이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마라톤 코스 전 구간을 직접 점검하고, 모의훈련을 실시해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을 높였다. 양 서장은 “대회 사전 안내와 우회 도로 확보에 주력해 시민뿐만 아니라 당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18일 열리는 대회에는 경주경찰서 경찰관 104명과 경주시청 직원 280명, 모범운전자 33명 등 총 417명의 안전요원이 투입된다. 이들은 도로 통제 구간을 안내하며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회 하루 전에는 코스를 재점검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이동시킬 예정이다.양 서장은 “최근 달리기 열풍 속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록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평소 본인의 페이스에 맞춰 달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회 당일 교통 통제에 시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비싸게 얻은 경험이다.”프로야구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1일 SSG와의 방문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말 홈런 두 방을 내주며 5-6 역전패를 허용했다. 그러면서 3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꿈꾸던 한화의 희망도 산산조각이 났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첫해부터 세이브 2위(33세이브)에 오르고도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비싼 ‘세금’을 낸 김서현은 17일 시작되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세금 환급’을 노린다.김서현은 올해 삼성전에 8번 등판해 8과 3분의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삼진을 6개 잡았다. 삼성은 김서현이 올 시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피안타 2개도 모두 단타였다.김서현에게 이번 PO는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다시 잡을 수 있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다. 김서현은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자신 있게 내 공만 던지면 된다. 내가 할 것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서현이가 그 경험으로 더 강해져 한화를 우승 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반기에 1.55였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에 5.68까지 치솟은 김서현은 보름 넘게 휴식을 취해 구위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다만 멘털을 뒤흔드는 ‘한 방’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 정규시즌 홈런 1위(161개) 팀 삼성은 ‘가을 야구’에서도 승부처마다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SSG와의 준PO 4차전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약속의 8회’에 터진 홈런 두 방이었다.더욱이 삼성은 8회만 넘기면 9회에는 베테랑 마무리 김재윤(35)이 올라온다. 김재윤은 준PO 네 경기에 모두 등판해 4이닝 동안 피안타가 1개도 없는 ‘언터처블’ 모드다. 김재윤은 정규시즌 때는 부침을 겪어 5∼7월에는 이호성(21)에게 마무리 투수 역할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이후 8세이브를 몰아 올리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KT 시절이던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경험도 있다.17일 정규시즌 2위 한화의 안방 대전에서 시작되는 PO 1차전에 한화는 폰세(31), 삼성은 가라비토(30)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두 투수는 정규시즌 때 상대 팀에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LA 다저스의 유일한 단점은 느슨한 불펜이다. 하지만 밀워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에서는 단점을 드러낼 틈이 없다.다저스는 15일 방문경기로 열린 밀워키와의 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일본인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를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MLB 역대 투수 최고 계약(12년 3억2500만 달러)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야마모토의 빅리그 첫 완투였다. 일본 선수의 MLB 포스트시즌 첫 완투이기도 하다.야마모토는 7월 8일 밀워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채 1이닝도 버티지 못한 채 5실점(3자책) 후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자신의 빅리그 최소 이닝 경기였다. 하지만 약 3개월 만에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인 9이닝을 소화하며 빚을 갚았다. 1회말 선두 타자 잭슨 추리오에게 선제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았다. 이날 성적은 9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이다.다저스는 전날 1차전에서도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2-1로 승리했다. 9회에만 불펜 투수 2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투수 두 명이 연속 8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 팀 린스컴 이후 15년 만이다.적진에서 2승을 선점한 다저스는 안방인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17일 3차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빙속 여제’ 이상화(36·은퇴)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성장이다.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뉴페이스’ 이나현(20)이 ‘차세대 빙속 여제’로 자리매김했던 김민선(26)을 넘어섰다. 이나현은 15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500m 2차 대회에서 38초52의 기록으로 1위를 했다. 대회 첫날인 13일 500m 1차 레이스에서도 혼자 38초대(38초72)를 타며 1위를 했던 이나현은 이틀 전보다 0.2초를 단축해 500m 우승을 확정했다. 이나현은 14일 여자 1000m에서도 1분17초76으로 우승하는 등 이번 대회 여자 500m와 1000m를 모두 석권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등다음 시즌 국제 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을 겸해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500m 레이스를 두 번 진행한 뒤 더 좋은 기록을 공식 기록으로 채택한다. 1차 대회 때 4위(39초44)에 그쳤던 김민선은 2차 대회에서는 순위를 2위(39초08)까지 끌어올렸지만 승부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이상화가 2018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500m에서 김민선이 아닌 다른 선수가 우승한 건 이나현이 처음이다. 이상화가 자신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직접 지목했던 김민선은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1위를 독식해 왔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나현은 이번 대회 500m는 물론이고 1000m에서도 김민선을 앞섰다. 이상화가 선수 생활을 할 때만 해도 그는 이나현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평창 올림픽이 열렸을 때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나현은 그해 호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취미반과 선수반을 넘나들며 배우던 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2∼2023시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어 대표팀 2년 차이던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37초34로 500m 여자 세계 주니어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 선수가 500m 주니어 세계기록을 쓴 건 이상화, 김민선에 이어 이나현이 세 번째였다. 이나현은 2024시즌부터는 김민선과 함께 대표 선발전에서 38초대를 끊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국제 종합대회 데뷔전으로 치른 올 2월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100m에서 김민선을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땄다. 다만 그때도 500m 최강자이던 김민선을 따라잡는 건 먼 일 같았다. 그런데 이나현은 이달 1일 공인기록회 때 38초28로 김민선(38초99)을 추월하더니 정식 선발전에서 확실히 순위를 굳혔다. ‘김민선을 넘어섰다’는 평가에 이나현은 “아직 시즌 첫 경기이기 때문에 넘어섰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언니는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며 “선발전 1위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천천히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비시즌 근력운동을 ‘울면서’ 했던 이나현은 “겨울에 웃기 위해 여름에 많이 울었다”며 “확실히 선발전을 치르고 나니 시즌이 시작됐다는 느낌이 난다. 정말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상화를 롤모델이라는 이나현은 내년 올림픽에 대해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색깔에 관계없이 어떤 메달이라도 땄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위기의 8회’를 넘어 ‘약속의 8회’를 만들었다. 삼성은 14일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에서 8회말 터진 홈런 두 방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2승 1패로 앞서던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은 17일부터 정규시즌 2위로 한화를 상대로 5전 3승제의 PO를 치른다. 양팀 모두에 8회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삼성 선발투수 후라도가 2-0으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SSG 8번 타자 정준재가 바뀐 투수 김태훈에게 볼넷을 얻어냈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승현이 대타 오태곤, 1번 타자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승부는 2-2 동점이 됐다. 특히 박성한의 동점 2루타 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SSG는 무사 주자 3루의 역전 기회까지 이어 갔다. 하지만 삼성은 무사 3루의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루키’ 배찬승이 삼진 두 개를 잡으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호성이 1∼3차전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던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홈런포를 앞세워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2사 후 구자욱이 볼넷을 얻어 나가자 정규시즌 홈런왕(50개) 디아즈가 이로운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후속 타자 이재현도 이로운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 삼성의 장타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위기에서 (배)찬승이, (이)호성이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 던져줘서 팀도 살렸고, 나도 살렸다”고 말했다.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제가 조언을 하나 한다면 ‘테니스를 사랑해야 한다’는 건데 여러분 눈빛을 보니 이미 다들 잘하고 있네요.” 남자 프로테니스 최초로 메이저대회 20승을 달성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4·스위스·은퇴)가 은퇴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해 한국 유소년 선수들을 만났다. 페더러는 13일 후원사 유니클로의 미래 세대 육성 지원 프로그램인 ‘로저 페더러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행사 차 방한했다. 페더러의 한국 방문은 피트 샘프러스(54·미국·은퇴)와 특별 경기를 치렀던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초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사는 궂은 날씨 때문에 실내 특설코트에서 열렸다. 페더러가 재킷을 벗고 특유의 ‘한 손 백핸드’ 시범을 보이자 코트는 한순간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5세트를 치러야 하는데 경기 시작 1시간 30분 만에 ‘너무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런데 한 20분 있다가 갑자기 괜찮아졌다. 힘든 순간에도 버티는 게 중요하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건넸다. ‘경기 중 기본적인 실수가 쏟아질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도 페더러는 “그런 것도 경기의 일부이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늘 위너나 좋은 샷만 칠 수는 없다. 실수를 받아들이고 거기서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