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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11-1 대승을 거뒀다. 하루 전 3-0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하지만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 한 명만 웃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때 부진을 거듭했던 김서현은 이날 체코 타선을 상대로 3분의 2이닝 동안 1안타 2볼넷으로 1실점했다. 1, 2차전을 통틀어 마운드를 밟은 한국 투수 14명 중 실점한 건 김서현이 유일했다.2-1로 앞선 5회말 한국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서현은 첫 타자 마르틴 무지크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제구 난조에 빠졌다. 보이테흐 멘시크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사 후 9번 타자 마레크 크레이치르지크에게 볼 3개를 연속 던졌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1만6100명의 팬들은 체코의 공격임에도 이례적으로 김서현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김서현은 다음 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교체됐다. 21개 모두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볼이 11개로 스트라이크(10개)보다 많았다. 류 감독은 “체력적으로 지친 영향 같다. 이닝을 끝까지 맡기고 싶었는데 투구수가 많아져 교체했다”고 말했다.5회 2사 주자 1,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 오른 신인 정우주(19·한화)가 6회까지 1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세 개를 잡아내며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이어갔다. 정우주를 비롯해 7회 배찬승(19·삼성), 9회 김영우(20·LG)까지 신인 투수 3인방은 모두 무실점 피칭으로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마쳤다. 한국 대표팀은 15, 16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염경엽 LG 감독(57)이 역대 한국 프로야구 감독 최고 대우로 재계약했다. LG는 9일 “염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최대 30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21억 원, 옵션 2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알렸다.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통합우승을 두 차례 달성한 사령탑인 염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감독 몸값 3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염 감독은 김태형 현 롯데 감독(58)이 2020년 두산과 3년 28억 원에 재계약할 때 작성한 종전 최고 기록을 깼다. 2000년대 들어 LG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사령탑은 염 감독이 최초다. 2000년 이전에 LG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1995년 고(故) 이광환 전 감독(1948~2025)과 1999년 천보성 전 감독(72)뿐이다.염 감독은 2022년 11월 LG의 제14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3시즌 팀을 29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이끌었고, 2년 뒤인 올 시즌에 다시 한번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 1위 LG는 한국시리즈에서 한화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었다.염 감독은 재계약 후 구단을 통해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 덕분에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 LG의 감독을 맡을 수 있게 됐다”면서 “두 번의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LG를 계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베이브 루스, 반자이(만세)!” 1934년. ‘홈런왕’ 베이브 루스(1895∼1948)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팀의 일원으로 일본을 찾았을 때 도쿄 긴자를 가로지르는 퍼레이드 행사에는 5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했다. 루스는 일본에서 ‘야구의 신’ 대접을 받았다. 당시 MLB 올스타팀은 일본 올스타팀을 상대로 18차례 경기를 했는데 18번 모두 이겼다.“야마모토는 ‘전설’(GOAT·Greatest Of All Time)이다!” 이로부터 91년이 지난 2025년. MLB 월드시리즈 2연패를 확정한 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53)은 그라운드에서 이렇게 외쳤다.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는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차전 완투승, 6차전 6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뒀다. 그리고 채 하루도 쉬지 않고 등판한 최종 7차전에서는 연장 11회까지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팀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야마모토의 구원승은 문자 그대로 다저스를 구원했다.● 프로페셔널리즘의 중심서 아마추어리즘을 외치다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MLB, 그중에서도 최고의 두 팀만 나서는 월드시리즈, 그중에서도 최종 7차전. 이미 6차전에 선발 등판해 96개의 공을 던졌던 야마모토는 하루 뒤 4-4 동점인 9회말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빗맞은 안타 하나에도 월드시리즈 2연패는 무산될 수 있었다. 공 하나에 모든 게 걸린 그 순간, 야마모토는 야구 만화의 주인공처럼 처음 마운드에 올랐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미국에 와서 ‘잘해야 한다’,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동안 야구를 즐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패하면 모든 걸 잃게 되는 순간에 와서야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시절의 저를 마주했습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마치 그때의 야마모토가 저에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영웅이 되겠다느니 구세주가 되겠다느니 하는 생각은 버려! 그냥 던져!’라고요.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어제 공을 던졌으니까’, ‘팔이 아프니까’ 같은 이유로 외면하는 투수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야마모토는 ‘팀에 투수가 없으니까’, ‘내가 아니면 안 되니까’, ‘오늘만 버티자’며 등판했던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어릴 적 덩치가 작은 축이었던 야마모토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지만 마운드에 서 본 건 중학교 3학년 때가 처음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에도 ‘샐러리맨’이라는 네 글자를 적어 냈다. MLB는커녕 일본에서 프로 선수로 뛰는 것도 언감생심이었다. 고교도 야구 명문과는 거리가 먼 미야코노조고에 진학했다. 여느 일본의 야구 소년과 마찬가지로 야마모토 역시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본선 무대를 꿈꾸는 소년 중 하나였다. 지역예선을 통과한 팀만 모여 토너먼트 승부를 펼치는 고시엔 본선에서 우승 팀 선수들은 국민 영웅이 된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시엔 구장의 검은 흙을 평생의 기념품으로 챙겨 떠난다. 야마모토 역시 고등학교 3학년 때 팔꿈치 부상을 안고 지역 예선에 나섰지만 끝내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하지만 고시엔에 가 보지도 못한 약체 팀 에이스 시절에도, MLB 디펜딩 챔피언 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된 지금도 야마모토는 같은 마음이었다고 했다. “야마모토는 공을 던졌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오타니의 ‘메이지 유신’같은 해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거둔 투수가 나온 건 2001년 랜디 존슨(62·당시 애리조나) 이후 24년 만이다. MLB 역사를 통틀어도 야마모토와 존슨 이전에 9명만이 달성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100년도 넘는 과거에 달성한 기록이다. MLB에서 100년 전 기록을 소환하는 선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31)를 빼면 거의 찾기 힘들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또 다른 일본인 선수 야마모토가 해낸 것이다. 두 일본인 빅리거의 성공은 닮은 듯 다르다. 둘 다 ‘아시아 선수는 힘으로 서양인을 이길 수 없다’는 통념을 넘어섰다. 그런데 전략이 정반대다. 오타니는 최대 타구 속도가 시속 190km를 가뿐히 넘긴다. 이는 MLB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치다. 키 193cm, 몸무게 95kg으로 웬만한 서양 선수들보다 ‘더 압도적인 피지컬’로 몸을 개조해 파워를 얻었다. 오타니는 고교 입학 때만 해도 186cm, 65kg의 마른 체형이었지만 고교 졸업 때는 86kg까지 몸을 키웠다. 하루에 일곱 끼 1만 Cal로 철저히 계산된 식단을 유지하며 근육을 늘렸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에서 뛸 때는 식품업체의 지원을 받아 영양을 관리했다. 오타니가 빅리그로 떠날 때 해당 업체 담당자는 일본 음식이 필요하면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오타니는 “괜찮다. 영양학을 공부해서 이제 어디서든 알아서 챙겨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2023년 일본과 미국이 맞붙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마운드에 선 오타니가 미국의 4번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34·LA 에인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 지은 장면은 ‘오타니 신화’의 상징이 됐다. 오타니 역시 하나마키히가시고 3학년 시절 마지막 고시엔 출전 기회가 걸린 지역 예선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린 야구 소년이었다. 오타니의 ‘세계 정복’은 19세기 일본이 막부(幕府)를 타도하고 일련의 개혁을 통해 강대국의 기반을 닦은 ‘메이지 유신’을 닮았다.● 야마모토의 ‘에도 막부’이에 비해 야마모토는 키 178cm로 MLB 투수의 평균 신장(189cm)보다 11cm나 작다. 몸무게도 80kg이 안 된다. 그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뒤 MVP 트로피도 한 번에 들어올리지 못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틀 연속 등판으로 온 힘을 쏟아낸 탓도 있지만 야마모토의 ‘절대 근육량’이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야마모토는 빅리그 선수들 사이에서 필수로 여겨지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 않는다. 그는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야다 센세’라 부르는 개인 트레이너 야다 오사무(66)와 따로 훈련하며 근력에 의존하지 않는 지금의 투구 메커니즘을 완성했다. 야다 센세는 일본 오사카의 한 접골원 원장 출신이다. 영어로는 ‘바이오메카닉스 전문가’라고 표현한다. 한국프로야구 선수들도 재활 때 자주 방문해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접골원은 일본식 대체 의학 ‘유도정복술’을 활용해 치료를 한다. 기원을 찾자면 일본 전국시대 무술서적까지 올라간다. 골자는 뼈, 관절, 근육, 힘줄, 인대 등에 생기는 골절, 탈구, 염좌, 타박상 등을 수술 없이 자연 치유력을 통해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2017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야마모토는 신인 시절부터 근육과 관절에 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만으로 힘을 극대화하는 자신만의 훈련을 고수했다. 처음엔 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지만 야마모토는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야마모토는 ‘쇠질’을 하는 여느 선수들과 달리 물구나무를 서거나 몸을 뒤로 굽히는 ‘후굴 자세’ 등으로 전신 근육을 통제하며 힘을 쓰는 감각을 익히는 데 집중한다. 야마모토는 또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는 이유로 공 대신 창을 던지는 훈련을 한다. 야마모토의 성공은 자신이 맡은 일에 전념해 완벽을 추구하는 ‘에도 막부’ 시대의 장인 정신을 닮았다.● “제가 이걸 정답으로 만들겠습니다” 방법론은 다르지만 오타니와 야마모토 둘 모두 아무도 가지 않은 ‘비주류’의 길을 과감히 선택해 성공했다는 점은 같다. 오타니의 ‘투타겸업’은 일본 야구계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고교 시절부터 16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던 오타니가 MLB에 직행하는 대신 니혼햄 입단을 선택한 것도 니혼햄만이 구체적으로 ‘이도류 육성 계획’을 세워 자신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프로에서는 무리”라는 주류 야구계의 우려 속에서도 구리야마 히데키 당시 니혼햄 감독(64)은 오타니의 투타겸업을 지지해 줬다. 오타니는 결국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2년 투수로는 15승을 거두고, 타자로는 34홈런을 때려내며 1918년 루스 이후 104년 만에 ‘10승-10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하지만 지금도 일본 야구의 전설적인 타자 장훈(85)은 “오타니가 타자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오타니가 2023년 아메리칸리그, 2024년 내셔널리그에서 연달아 홈런왕에 오르자 “일본인이 미국에서 힘과 힘으로 붙어 상대를 제압하고 홈런왕을 차지했다. (NPB 통산 홈런 1위) 오 사다하루도 깜짝 놀라 ‘우리 시대에는 생각도 못 하던 일’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를 비웃듯 올해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는 선발투수로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 타자로는 3홈런을 날리는 ‘인간계’를 넘어선 기록으로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야마모토 역시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주류’가 이해할 수 없는 훈련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야구장에 나와 공 대신 창을 던지고 팀 훈련보다 혼자 훈련하는 시간이 많았던 야마모토를 우려한 구단은 그의 고교 시절 은사 이토 히로시 감독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이토 감독은 “프로에서는 팀의 방식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대답을 들은 뒤에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이걸 정답으로 만들겠습니다.”● ‘월드시리즈’를 ‘저팬시리즈’로 만든 日 트리오 야마모토의 이번 월드시리즈 활약에 그가 일본무대를 평정하고 2023시즌 후 MLB 무대로 떠날 때 원 소속팀 오릭스가 내보낸 ‘헌정 광고’도 덩달아 회자되고 있다.‘솔직히 너무 아쉽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 미국에서 마음껏 뜻을 펼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가라, 요시노부.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일본 최고가 세계 최고라는 걸 증명해 줘.’ 올해 월드시리즈는 이를 전 세계에 증명한 무대가 됐다. 다저스에서는 오타니, 야마모토에 이어 사사키 로키(24)까지 ‘일본인 트리오’가 고비마다 팀을 구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올림픽 금메달, WBC 금메달을 모두 차지한 야구 선수는 전 세계를 통틀어 이 셋뿐이다.셋 중 유일하게 21세기에 태어난 사사키 역시 고교 시절부터 190cm를 넘긴 큰 키에 16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져 ‘제2의 오타니’로 불렸다. 사사키는 2019년 일본 연호 ‘레이와(令和)’ 시대 출범과 함께 프로 무대에 데뷔하면서 ‘레이와의 괴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시대를 지배할 투수라는 의미다. 사사키는 별명에 걸맞게 NPB 최초 13타자 연속 탈삼진과 최연소 퍼펙트게임(20세 5개월) 기록을 남기고 태평양을 건넜다. 빅리그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 구원투수로 변신한 사사키는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3이닝 퍼펙트’ 괴력투로 팀을 구했다. 이날 던진 공 36개 공 중 절반이 넘는 19개는 일본야구 ‘특산품’으로 꼽히는 포크볼(스플리터)이었다. 스플리터는 특히 올가을 MLB 마운드를 뜨겁게 달군 구종이다.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신인 월드시리즈 최다 탈삼진(12개)을 기록한 토론토 트레이 예새비지(22)의 주무기도 스플리터였다. 올해 MLB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들이 던진 스플리터는 1047개였다. 투구 추적이 시작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들이 던진 스플리터의 수가 2588개였는데 올해만 그 절반을 던진 것이다. MLB의 올가을이 일본풍으로 물든 건 어쩌면 개막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맞붙은 올 시즌 공식 개막전 ‘저팬시리즈’에 당시 컵스 소속이던 이마나가 쇼타(32), 스즈키 세이야(31)까지 일본인 선수 5명이 출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정규시즌에 역대 최다인 1200만 관중을 달성한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 때도 ‘직관’과 ‘집관’에서 모두 대박을 쳤다. 이번 포스트시즌 때는 총 33만5080명이 야구장을 찾아 전 경기(16경기)를 매진시켰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TV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닐슨미디어 자료를 토대로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당 평균 시청자는 167만9566명으로 지난해(130만8785명)보다 28.3% 늘었다고 6일 발표했다. 전체 누적 시청자 수는 2687만3049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래 포스트시즌 최다 시청 기록이다.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는 특성상 평균 시청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4.24%) △준플레이오프(4.89%) △플레이오프(7.74%) △한국시리즈(8.69%)로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단일 경기 기록만 떼어서 보면 최고 시청 기록은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나왔다. 지난달 24일 한화와 삼성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맞붙은 이 경기는 254만5807명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며 시청률 10.26%를 기록했다.이 다음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경기는 LG가 한화에 8회까지 1-4로 뒤지다 9회초에 6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둔 한국시리즈 4차전이었다. 역시 대전에서 열린 이 경기를 244만7295명이 지켜보면서 시청률 10.04%를 기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때 시청자 수 200만 명을 넘긴 건 총 6경기였다. 다만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시청자 숫자를 다 합쳐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한 경기를 못 이긴다. MLB 사무국은 토론토와 LA 다저스의 7차전을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총 5100만 명이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다저스의 우승으로 끝난 이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치러진 명승부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야구도 인생도 타이밍이다. 두산에서 ‘육성선수 신화’를 썼던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37)가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화’에 도전한다. 2006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개인 세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김현수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4+2년’ 총액 115억 원(4년 90억 원, 2년 25억 원 옵션)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계약 자동 연장 옵션을 채우지 못해 FA 자격을 얻게 됐다. 옵션을 채우지 못한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LG의 통산 4번째 우승을 이끈 1등 공신 자격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기 때문이다. LG는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주장 오지환(6년 124억 원), 오른손 선발 투수 임찬규(4년 50억 원), 왼손 불펜 투수 함덕주(4년 38억 원) 등 ‘내부 FA’ 대부분을 잔류시켰다. LG는 이번 우승 후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와 외야수 박해민에 대해서도 ‘(다른 구단이 제시하는) 금액과 구단 제시액이 지나치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둘 다 잡겠다’는 방침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두 선수 모두 (염경엽) 감독님이 꼭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김현수의 경우) 일단 이번에 달성 실패한 옵션(2년 25억 원)은 보장해주고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고 했다. 여전한 실력에 우승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계약액은 더 높아질 수 있다. 2015년 두산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뒤 FA 신분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건너갔던 김현수는 2018년 국내로 돌아오면서 두산 대신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4년 총액 115억 원을 김현수에게 안겼던 LG는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하면서 김현수에게 총 205억 원을 투자했다.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한 선수에게 이보다 돈을 많이 쓴 구단은 최정(내야수)과 총액 302억 원에 FA 계약을 세 번 맺은 SSG뿐이다. 연평균 금액에서는 김현수(25억2650만 원)가 최정(21억5700만 원)을 앞선다. 한국프로야구 FA 시장에서 김현수보다 연간 보장액이 높은 계약을 따낸 선수는 양의지(27억7000만 원) 한 명밖에 없다.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포수 양의지는 2019년 NC와 4년 125억 원의 계약을 맺고 이적한 뒤 2023년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6년 152억 원에 사인했다. 양의지는 한국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 기록을 갖고 있다. ‘타격 기계’로 통하는 김현수는 올해도 3할에 조금 못 미치는 타율 0.298(483타수 144안타)을 기록했다. 또 팀 내에서 ‘잔소리꾼’으로 통할 만큼 후배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선배이기도 하다.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G는 김현수 영입 전과 후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올 시즌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1090경기를 소화한 김현수가 앞으로 LG에서 42경기만 더 뛰면 두산 시절 출전 경기 수(1131경기)를 넘게 된다. 우승 반지는 LG(2개)에서 받은 게 두산 시절(2015시즌)보다 이미 더 많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에서 뛰었던 내야수 김하성(30)이 내년 1600만 달러(약 229억 원)의 보장 연봉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다. MLB.com은 “김하성이 FA 자격 행사를 결정했다. 원소속팀 애틀랜타의 독점 협상권은 사라졌다”고 4일 전했다.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은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기대보다 싼값에 계약하면서 1년 후 옵트 아웃(계약 파기) 조항을 넣었다. 2025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애틀랜타로 이적한 김하성은 9월 24경기에 나와 타율 0.253, OPS(출루율+장타율) 0.684로 반등했다. 김하성은 FA 시장에서 기존 계약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김하성 수준의 수비력과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 자원이 거의 없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3년에 4800만∼6000만 달러(약 690억∼862억 원) 수준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은퇴를 선언한 ‘국민 거포’ 박병호(39)가 프로야구 선수로 황금기를 보낸 키움에서 지도자로 새 출발을 한다. 키움은 박병호를 잔류군(3군) 선임코치로 임명했다고 4일 발표했다. 키움은 “박병호가 현역 시절 보여준 기량과 자기 관리, 모범적인 태도는 후배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17년 중 절반이 넘는 9년을 키움(전신 넥센 포함)에서 뛰었다. 박병호는 2016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입단 전까지 넥센에서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2012, 2013년에는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했다. 역대 프로야구 홈런왕 중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건 2013년 SK에서 은퇴한 뒤 같은 팀 퓨처스리그(2군) 감독을 맡았던 박경완(현 LG 배터리 코치) 이후 12년 만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애틀랜타와 함께 한 시간은 한 달뿐이다. 하지만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출신 유격수의 몸값을 올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김하성(30)이 애틀랜타의 1600만 달러(약 229억 원) 보장 연봉을 포기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나온다. MLB.com은 김하성이 4일 FA 자격 행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애틀랜타는 여전히 김하성의 유력한 다음 시즌 행선지다. 주전 유격수가 없는 애틀랜타는 올 9월 탬파베이에서 웨이버 공시 요청한 김하성을 데려왔다. 애틀랜타도 김하성과 장기계약을 원한다. 다만 김하성이 FA 선언을 하면서 애틀랜타의 보류권(保留權·독점적 협상권)이 사라졌을 뿐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탬파베이에서 잔부상에 시달리며 7, 8월 두 달간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4, OPS(출루율+장타율) 0.611에 그쳤다. 홈런도 2개뿐이었다. 하지만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서는 9월 한 달에만 24경기에서 타율 0.253, OPS(출루율+장타율) 0.684를 기록하며 반등했다.김하성은 올 시즌 애틀랜타에서 뛴 유격수 중 최고의 카드다. 올 시즌 애틀랜타 유격수가 기록한 홈런은 딱 3개로 모두 김하성이 9월 한 달간 쏘아 올렸다.김하성을 놓치면 애틀랜타에 남는 유격수 옵션은 닉 앨런(27)뿐이다. 앨런은 수비력은 탄탄하지만 방망이가 아쉽다. 올 시즌 타율이 0.221, OPS도 0.535에 그친다. 애틀랜타로도 김하성 잡기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2+1년’에 4800만~6000만 달러(690억~862억 원) 수준에 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번 FA 시장에 나올 다른 유격수 자원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활약한 보 비솃(27·토론토)이 있다. 비솃은 올해 타율 0.311로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올랐다. 다만 수비력은 빅리그 꼴찌 수준이다. 비솃은 올해 수비 득점 가치 -10으로 빅리그에서 뛴 유격수 중 최하위에 그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월드시리즈 #2년연속우승 #나도그중한명. 김혜성(26·LA 다저스·사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해 목표로 밝힌 세 가지를 모두 이뤘다. 김혜성은 2월 스프링캠프 기간 한국 방송사 한 곳으로부터 올해 목표를 ‘해시태그’로 답해 달라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김혜성은 2일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토론토에 5-4로 앞선 11회말 2루수 대수비로 들어가 동료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우승을 맛봤다. 지난달 10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기록한 뒤 10경기 연속 벤치만 덥히다, 2루수로 나섰던 미겔 로하스가 갈비뼈 통증을 호소해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에도 못 해본 우승을 미국에서 이룬 김혜성은 두둑한 월드시리즈 보너스도 받는다. MLB 사무국은 미리 정한 성적별 기준에 따라 포스트시즌 경기 입장 수익을 각 구단에 배분한다. 다저스는 지난해 우승 이후 선수 한 명당 47만7000달러(약 6억8265만 원)를 지급했다.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지난해보다 한 경기 많은 17경기를 치렀고, 티켓 가격도 올라 보너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승 보너스 추정액은 선수당 45만∼50만 달러(약 6억4300만∼7억1500만 원) 수준이다. 올 시즌 연봉 283만 달러(약 40억 원)를 받는 김혜성은 연봉의 20% 가까운 돈을 보너스로 받게 된다. 김혜성은 6일 귀국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민 거포’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홈런 타자 박병호(39)가 유니폼을 벗는다. 프로야구 삼성은 “박병호가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3일 발표했다. 박병호는 17시즌 통산 418홈런을 날린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그가 날린 홈런 비거리를 합치면 50km가 넘는다. 박병호는 “2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러 팀을 옮겨 다녔지만 늘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작별인사를 전했다. 박병호는 성남고 3학년이던 2004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우타거포’의 탄생을 알렸다. 박병호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박병호가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우타거포로 이름을 떨친 건 LG를 떠난 뒤였다. 데뷔 후 첫 두 시즌을 비롯해 상무 제대 후까지 LG에서 4시즌 24홈런에 그쳤던 그는 2011년에도 전반기 동안 1홈런을 추가한 후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이 트레이드가 그의 야구 인생을 바꿨다. LG에서 25번을 달았던 박병호는 넥센에서 52번을 달고 뛰며 후반기에만 12홈런을 몰아쳤다. 이듬해인 2012시즌엔 홈런왕(31홈런)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박병호는 이듬해에도 홈런왕과 MVP를 석권했고 2015시즌까지 사상 최초로 4시즌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두 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이라는 새 역사를 쓰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 다만 미국에서도 ‘트윈스’와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에서 2016시즌 첫 세 달간 12홈런을 기록했으나 이후 빠른 공 적응에 애를 먹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 다시 빅리그로 돌아가지 못한 채 2018시즌 넥센으로 복귀했다. 박병호는 그해 43홈런, 2019년 33홈런을 때리며 건재를 과시했다.2022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한 박병호는 35홈런을 날리며 최고령 홈런왕(36세)에도 올랐다. 통산 여섯 번째 홈런왕으로 ‘국민타자’ 이승엽(49·5회)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천하의 박병호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진 못했다. KT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자 2024시즌 초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박병호는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1개 추가하며 이승엽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14개)을 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15홈런에 그쳤다. 화려한 커리어에 비해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병호는 향후 코치 활동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베테랑 불펜 투수 임창민(40)도 박병호와 같이 은퇴를 선언했다. 임창민은 통산 563경기에 등판해 30승 30패 87홀드 123세이브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던 박진만 감독(49)과의 재계약도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2+1년 총액 23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 연간 인센티브 1억 원)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엔 한국시리즈, 올해는 플레이오프까지 팀을 이끌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던 박진만 삼성 감독(49)이 재계약에 성공했다.삼성은 박 감독과 2+1년 총액 23억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 연간 인센티브 1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3일 발표했다. 박 감독은 2군 감독을 지내던 2022년 8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중도 사퇴한 허삼영 전 감독(53)의 대행으로 팀을 맡았다. 그리고 그 해 시즌 종료 후 정식 감독으로 취임해 올해까지 3년간 팀을 이끌었다. 박 감독은 사령탑 첫 패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삼성이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0~2015년 이후 10년 만이었다.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던 삼성은 올해는 정규리그 144경기 중 119경기를 마친 8월 22일까지도 8위(56승59패2·승률 0.496)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25경기에서 18승9패를 거두며 정규리그를 4위(74승58패2무·승률 0.521)로 마치고 가을야구 티켓을따냈다.삼성은 5위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까지 치르고 올라간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에서 정규리그 3위 팀 SSG를 3승1패로 완파했다. 이어 정규시즌 2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특히 4차전에서는 5회까지 0-4로 뒤지다 6회 김영웅의 동점 3점포, 7회 역전 3점포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5차전은 전국 시청률 10.1%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 중 최고 시청률이었다.박 감독은 “지난해에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는데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를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다. 올해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작년에 한국시리즈까지 갔는데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나로 뭉친 것 같다”고 평했다.삼성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3년간 야수진 세대교체와 수비 강화로 계속 상위권에 도전할수 있는 전력을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은 3루수 김영웅, 유격수 이재현이 모두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 2003년생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어린 키스톤 콤비를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7홈런을 합작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신네르는 3일 파리 마스터스 대회 결승에서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25·캐나다)을 2-0(6-4, 7-6)으로 꺾고 우승했다. 신네르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정상을 차지했다. 마스터스 1000 대회에서 무실 세트로 우승한건 2023년 인디안웰스 대회 때 카를로스 알카라스(23·스페인) 이후 신네르가 처음이다. 신네르는 실내코트 대회 연승 행진도 26경기까지 늘렸다. 이번 우승으로 신네르는 이번 대회 32강에서 탈락한 알카라스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올해를 세계랭킹 1위로 끝내는 게 확정된 건 아니다. 다음 주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신네르는 “이번 주 (1위 복귀) 기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목표는 하루씩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주 내내 그렇게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면서 “토리노(ATP 파이널스) 결과에 상관없이 올해는 놀라운 한 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신네르와 알카라스는 내년 1월 10일 인천 인스파이어리조트 아레나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매치’로 한국 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5 월드시리즈(7전 4승제)에서 야구 만화에서나 나올 만한 ‘낭만 야구’가 펼쳐졌다. 하루 전 선발승을 따낸 투수가 9회말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이끈 것이다. 주인공은 ‘야구 역사상 몸값이 가장 비싼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LA 다저스)다.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활약에 힘입어 2년 연속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챔피언에 올랐다. 다저스는 2일 토론토 방문경기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5-4 역전승을 거두고 2025 MLB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야마모토는 이날 4-4 동점이던 9회말 주자 1, 2루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6차전에서 96구를 뿌리며 6이닝 1실점 투구로 팀의 3-1 승리 발판을 놓은 투수가 하루도 쉬지 않고 다시 등판한 것이다. 야마모토는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면서 2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포수 윌 스미스(30)가 연장 11회초 승부의 균형을 깨는 1점 홈런을 치면서 야마모토는 6차전에 이어 7차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됐다. 월드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최종전 연장 승부에서 홈런을 날린 스미스는 “9회에 마운드에 올라가 ‘딱 1이닝만 더 막아주면 우리가 이긴다’고 했는데 거의 3이닝을 책임져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월드시리즈 6, 7차전에서 연속 승리를 차지한 투수가 나온 건 2001년 랜디 존슨(62·당시 애리조나) 이후 24년 만이다. 야마모토는 올해 2차전에서도 9이닝 1실점 완투승 따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거뒀다. 같은 해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거둔 것 역시 2001년 존슨 이후 24년 만이다. 월드시리즈 3승을 전부 방문경기에서 따낸 건 야마모토가 처음이다.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야마모토는 “솔직히 (구원 등판을 앞두고 몸을 풀기 위해) 불펜으로 갈 때는 마운드에서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야구를 처음 시작한 소년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처럼 굉장히 설렜다.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일본 선수가 월드시리즈 MVP로 뽑힌 건 2009년 마쓰이 히데키(51·당시 뉴욕 양키스)에 이어 두 번째다. 야마모토는 2023시즌 종료 후 MLB 투수 역대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약 4651억 원)에 12년 계약을 맺고 다저스에 입단했는데 시즌 내내 돈 값을 제대로 해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모든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실제로 이날 선발 투수였던 오타니 쇼헤이(31)를 비롯해 타일러 글래스노(32), 블레이크 스넬(33)에 이어 야마모토까지 이번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했던 투수를 모두 투입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이런 마운드 운용이 나온 건 1945년 6차전 당시 시카고 컵스 이후 80년 만이다. 로버츠 감독은 6차전에서도 마무리 투수 사사키 로키(24)가 흔들리자 당초 7차전 선발로 예고했던 글래스노를 마운드에 올려 불을 껐다. 다저스가 올해도 우승하면서 MLB는 25년 만에 2연패 팀을 배출하게 됐다. 뉴욕 양키스가 1998∼2000년 3연패를 차지한 뒤로는 월드시리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이 없었다. 25년 동안 2연패 팀이 나오지 않은 건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었다. 6차전까지 벤치를 지켰던 김혜성(26)도 이날 연장 11회 때 2루수 대수비로 나와 그라운드 위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김혜성은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월드시리즈는 7차전은 가을의 전설이 탄생하는 곳인 동시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물론 후자보다는 전자를 원한다.”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45)은 1993년 이후 3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4-3으로 앞선 채 9회초를 맞을 때만 해도 그는 전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가을의 전설’ 야마모토 요시노부(27)를 끝내 넘지 못한 토론토는 이번 겨울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야마모토는 2일 토론토 방문경기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2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연장 11회 끝 5-4 승리를 확정했다. 야마모토는 이날 LA 다저스에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안겼다. 다저스는 1998~2000년 3연패를 이룬 뉴욕 양키스 이후 4반세기 만에 2년 연속해 MLB 정상을 차지한 팀이 됐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1975년 신시내티 이후 49년 만이다. 월드시리즈 2, 6차전 선발승에 이어 7차전에서 구원승을 거두며 팀의 시리즈 4승 중 3승을 책임진 야마모토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야마모토는 이날 9회말 1사 주자 1, 2루 상황에 등판했다. 2차전 완투승에 이어 2승 3패로 몰린 6차전에서 96구를 뿌리고 6이닝 1실점으로 승리에 앞장서 올해 월드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온 투수가 다음 날 정규이닝을 마치기도 전에 또 마운드에 올라온 것이다.다저스 벤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9회초 미겔 로하스가 상대 마무리 제프 호프먼에게 솔로포를 뽑아내며 4-4 동점을 만들자 토론토도 9회말 곧장 다저스의 1선발 블레이크 스넬을 상대로 끝내기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다. 적시타 한 방이면 결말은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끝내기 패로 끝내야 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믿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가 야마모토였다. 야마모토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알레한드로 커크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달튼 바쇼의 땅볼 때 2루수 로하스가 홈에 송구해 3루 주자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이어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엔리 클레멘테의 깊숙한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부딪히면서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았다. 파헤스는 야마모토가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뒤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였다.급한 불은 껐지만 다저스에는 여전히 ‘다음 카드’가 없었다. 그러자 야마모토와 올가을 완투승을 두 번 합작한 포수 윌 스미스가 나섰다. 스미스는 연장 11회초에 등판한 쉐인 비버에게 솔로포를 뽑아내며 야마모토에게 1점 리드를 안겼다.물론 그대로 승부를 끝낼 토론토가 아니었다. 토론토 벤치는 11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루타를 치자 희생번트로 3루까지 보냈다. 이어 애디슨 바저가 볼넷을 얻어 1사 주자 1, 3루 상황이 됐다. 하지만 노 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커크가 내민 방망이는 타구에 빗맞으며 부러졌고 타구는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의 글러브로 굴러 들어갔다. 베츠는 2루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하며 4시간 7분의 승부를 끝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차명석 프로야구 LG 단장(56·사진)은 20년 넘게 일기를 쓴다. 일기장을 새로 살 때마다 맨 앞장에 ‘잊지 말자’고 다짐하며 ‘2001년 11월 26일’을 적어둔다. 1992년 입단해 원클럽맨으로 10년을 선수로 뛴 LG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날이다. 당시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LG가 스프링캠프를 떠난 2002년 1월 18일 ‘실직자’ 차명석은 눈 덮인 서울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20분을 펑펑 울었다. 이로부터 21년이 지난 2023년 11월 13일 그는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또 한번 눈물을 쏟았다. LG가 29년 만에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날이었다. 그가 2019년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구단주에게 “5년 안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날이기도 했다. 1990년과 1994년 우승팀 LG가 V3로 가는 데는 29년이 걸렸다. LG는 2003∼2012년 프로야구 최초로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흑역사’도 썼다. 차 단장도 코치로 ‘암흑기’ 대부분을 함께했다. 하지만 V3를 V4로 만드는 데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차 단장 부임 후 LG는 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두 번 정상에 올랐다. 이 기간 누적 승률(0.576·564승 416패)도 1위다. 한국프로야구에서 2020년대에 3년 동안 두 번 우승한 팀은 LG뿐이다. TV 해설자로 일하던 그가 LG 단장직을 제의받았던 2018년만 해도 LG는 시즌을 8위로 마친 ‘약팀’이었다. 당시 늦둥이를 임신 중이던 아내는 현장 복귀를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친정 팀을 외면하지 못했다. 차 단장은 부임 후 석 달을 ‘잠실 라이벌’ 두산이 강한 이유를 공부하며 보냈다. 그리고 “3년 내 우승”을 외치는 대신 우승 전력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벤치마킹 해 퓨처스리그(2군) 육성 매뉴얼부터 바꿨다. 코치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훈련 성과와 목표를 단장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장은 그룹 단위 순환 보직에서도 제외시켰다. 올해 LG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신인 3명이 이름을 올렸다. 2005년 두산이 신인 4명을 엔트리에 올린 이래 최다 인원이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화수분은 다름 아닌 LG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KCC의 허웅(32·사진)이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1일 “허웅이 2025∼2026시즌 프로농구 1라운드 MVP 투표에서 유효투표 111표 중 58표를 얻어 MVP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2위는 22표를 받은 LG의 아셈 마레이(33)였다. 허웅이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라운드 MVP에 오른 건 2014년 데뷔 후 처음이다. 허웅은 올 시즌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8.3점을 올렸다. 1라운드 득점 평균 상위 10명 중에 국내 선수는 허웅(7위)이 유일하다. 1라운드 기간 KCC의 전체 득점 중 허웅이 기록한 득점 비율은 24.7%로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KCC는 허웅의 동생인 허훈(30)과 최준용(31)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도 허웅의 활약을 앞세워 1라운드를 공동 3위(6승 3패)로 마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언제든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겠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지난달 29일 열린 토론토와의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뒤 이렇게 말했다. 다저스는 이튿날 5차전까지 내주면서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려면 1, 2일 토론토 방문경기로 열리는 6, 7차전을 모두 잡아야 한다. 오타니는 4차전에서 93개의 공을 던져 이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구원 투수로 짧은 이닝을 소화할 수는 있다. 오타니는 31일 연습 때도 불펜에서 공 15개를 던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6차전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길 수만 있다면 어떤 선택도 내릴 수 있다”며 오타니의 불펜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타니는 2018년 MLB 진출 이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총 103경기에 투수로 출전했는데 모두 선발로만 등판했다. 그렇다고 구원 투수 경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오타니는 미국 대표팀과 맞붙었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일본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당시 LA 에인절스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우트(34)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한 적이 있다. 문제는 ‘오타니 룰’이다. MLB 사무국은 오타니가 선발 등판을 마친 뒤에도 지명타자로 타석에 계속 나설 수 있도록 2022년 규칙을 개정했다. 그런데 이 규칙은 선발 등판 때만 적용된다. 불펜 등판 후에도 타석에 계속 서려면 수비수로 나서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아예 경기에서 빠져야 한다. 오타니는 이 규칙 도입 이전인 2021년 에인절스에서 외야수로 7경기 뛴 적이 있다. 로버츠 감독은 “6차전부터 오타니를 외야수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 7차전까지 가면 오타니를 오프너(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로 기용하거나 외야 수비를 맡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6차전에서 오타니 불펜 기용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뜻이다. 물론 6차전 다저스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직전 경기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로버츠 감독의 고민이 해결된다. 야마모토는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과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뒀다. 그러고도 3차전이 연장 18회까지 이어지자 불펜 등판을 준비하기도 했다. 야마모토가 6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면 루이스 티안트(1975년), 오렐 허샤이저(1998년), 커트 실링(2001년)에 이어 MLB 역사상 네 번째 단일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완투승의 주인공이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예새비지, 진짜 미쳤다!(What a YeSAVAGE!)” 30일 토론토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이 끝난 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토론토 신인 투수 트레이 예새비지(22)는 얼마 전까지 토론토 골수 팬도 잘 알지 못했던 이름이다. 4월 9일 토론토 산하 싱글A 팀 더니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예새비지는 327명의 관중 앞에서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제 예새비지는 MLB 팬이라면 모르면 안 되는 이름이 됐다. 예새비지는 이날 만원 관중(5만2175명)이 들어찬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하는 동안 삼진 12개를 잡으며 팀의 6-1 승리에 앞장섰다. 3승 2패로 앞서간 토론토는 1승만 더하면 캐나다에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긴다.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에 12탈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나온 건 2000년 6차전의 올랜도 에르난데스(60·당시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이다. 이날 공 104개를 던진 예새비지는 월드시리즈에서 볼넷 없이 삼진을 12개 잡은 최초의 투수가 됐다. 1949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1삼진을 기록한 돈 뉴컴(1926∼2019)을 넘어 신인 최다 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12번째 삼진의 희생양은 3차전 연장 18회 끝내기 홈런을 친 프레디 프리먼(36)이었다. 예새비지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31)를 비롯해 무키 베츠(33), 프리먼까지 다저스의 최우수선수(MVP) 3인방에게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만 다섯 개 잡았다. 유일한 실점은 3회 엔리케 에르난데스(34)에게 내준 솔로포였다. 예새비지는 “할리우드에서도 이렇게 좋은 각본은 못 쓸 것 같다. 공격적으로 승부한 게 잘 풀렸다”고 했다. 토론토의 1번 타자 데이비스 슈나이더(26)와 2번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는 1회초부터 상대 선발 블레이크 스넬(33)을 상대로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월드시리즈 경기가 홈런 두 방으로 시작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올해 ‘가을 야구’에서 8홈런을 기록 중인 게레로 주니어는 한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노려 볼 수 있게 됐다. 종전 기록은 2020년 랜디 아로사레나(30)가 탬파베이 시절 기록한 10개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6차전에 토론토는 케빈 고즈먼(34)이,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선발 등판한다. 2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야마모토가 또 한 번 다저스의 운명을 쥐게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하룻강아지가 슈퍼스타 무서운 줄 몰랐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지 45일 된 트레이 예새비지(22·토론토)가 월드시리즈 역사를 새로 썼다.예새비지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으며 다저스 타선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6-1 승리에 앞장섰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간 토론토는 이제 안방 로저 스타디움으로 돌아가 2경기 중 1경기만 잡으면 3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5차전까지 3승 2패 우위를 점한 팀의 우승확률은 67.4%(46차례 중 31차례)다.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탈삼진 12개를 기록한 투수가 나온 건 2000년 6차전 당시 올랜도 에르난데스(60·당시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이다.신인으로는 월드시리즈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이날 6회까지 삼진 11개를 잡고 돈 뉴컴(1926~2019)이 1949년 1차전에서 세운 월드시리즈 신인 최다 탈삼진과 타이기록을 세운 예새비지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프레디 프리먼(36)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새 역사를 썼다.예새비지는 이날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로 삼진을 6개씩 잡았다. 특히 볼넷이 하나도 없는 공격적 투구로 공도 104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예새비지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31)를 비롯해 무키 베츠(33), 3차전 연장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프리먼까지 다저스의 몸값 톱3 간판스타에게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만 다섯 개 잡았다. 이날 유일한 실점은 3회 엔리케 에르난데스(34)에게 하이패스트볼로 승부하다 내준 솔로포였다.아직 마이너리그에서도 100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한 예새비지는 지난달 16일 빅리그에 콜업됐다. 정규시즌 등판 경험도 세 경기뿐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슈퍼 팀 뉴욕 양키스 타선을 상대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실점 없이 삼진 11개를 잡아내면서 올가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예새비지는 월드시리즈 1차전에 이어 이날도 사이영상만 두 차례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33)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스넬은 이날 1회초 시작과 함께 상대 1번 타자 데이비스 슈나이더(26), 2번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에게 연이어 홈런을 맞았다. 월드시리즈 경기가 홈런 두 방으로 시작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스넬은 1-3으로 뒤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총 116구를 던졌다. 하지만 폭투 두 번에 흔들리며 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2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에드가르도 엔리케스(23)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토론토 타선이 다저스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을 가만히 둘 리 없었다. 토론토는 게레로 주니어 타석 때 엔리케스가 풀카운트 싸움 끝에 폭투를 던져 쉽게 추가점을 뽑고 2사 주자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보 비솃(27)의 적시타로 5-1까지 달아난 토론토는 8회에도 1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다음 달 1일 열리는 6차전에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34),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7)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2차전에서 완투승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던 야마모토가 또 한 번 팀의 운명을 쥐게 됐다. 다저스는 7차전에서 오타니의 불펜 등판까지 예고한 상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은퇴 번복 후 현역으로 복귀했다고 해서 아무도 그가 이룩한 업적이 훼손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더 이상 증명할 건 없다.”은퇴를 번복하고 다섯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는 ‘스키 여제’ 린지 본(41·미국·사진)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100일 앞둔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 국가대표 미디어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성기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면 그간의 업적이 퇴색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본은 2019년 슬로프를 떠날 당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최다승(82승)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 기록은 2023년 미케일라 시프린(30·미국)에 의해 깨졌다. 다만 본은 82승 중 43승을 활강에서 따낸 ‘스피드 스키어’이다. 시프린은 현재 101승 가운데 64승을 ‘기술 스키’인 회전에서 수확했다.본은 지난해 무릎 재배치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이 사라지자 곧바로 올림픽 도전을 선언했다. 본은 “2019년보다는 나은 모습으로 커리어를 마치고 싶었다. 코르티나담페초가 아니었다면 올림픽 복귀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올림픽이 열리는 코르티나담페초는 본이 FIS 월드컵 첫 승을 거둔 곳이자 2015년 당시 월드컵 여자 신기록인 63승째를 달성한 곳이다.본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 데뷔했다. 이후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 동메달), 2018 평창(활강 동메달) 대회에 참가했다. 2014 소치 대회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본은 “올림픽 출전권을 딴다면 활강과 슈퍼대회전, 팀 복합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