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21·한국체육대)의 스케이트 인생은 지금까지 쭉 뻗은 ‘고속도로’였다. 서울 노원고 2학년이던 2022∼2023시즌에 이미 성인 선수들이 뛰는 시니어 무대로 ‘월반’을 했다. 출발선에 설 때마다 ‘최연소 선수’로 소개된 이나현은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제5차 대회 여자 500m에서는 37초34를 기록하며 주니어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국제 종합대회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 때는 4개 종목에 출전해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나현은 개최국 중국이 스타트가 빠른 자국 선수들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만든 이벤트 종목 1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를 시작했다. 자신의 국제 대회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는 ‘깜짝 사고’를 친 이나현은 이어 500m에서 은, 10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금은동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후 마지막 종목 팀스프린트 금메달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나현은 시니어 무대 4년 차인 이번 시즌 1차 대회 500m에서 3위를 하며 개인 첫 월드컵 메달을 따냈다. 4차 대회가 끝난 현재까지 주 종목인 500m에서 세계랭킹 4위다. 김민선(27·11위)에 앞선 국내 선수 최고 순위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나현의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었다. 하지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이 정확히 3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현재 이나현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메달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회 개막 30일 전을 즈음해 본보와 만난 이나현은 “작년 아시안게임 메달이 ‘접촉 사고’였다면 올림픽 메달은 ‘완전 대형사고’라고 할 수 있다”며 웃은 뒤 “주변에서도 (성장이) ‘되게 빠르다’고 얘기해 주신다. 월드컵을 앞두고도 꼭 메달을 따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어차피 해야 하는 운동, 집중해서 재미있게 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먹힌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나현은 두 시즌 사이 자신의 500m 최고 기록을 37초03으로 0.31초나 줄였다. 36초대 진입까지도 0.03초밖에 남지 않았다. 이나현은 “지난여름에 정말 힘들게 운동했는데 기록을 눈으로 확인하니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이거 보려고 그렇게 힘들게 운동했지’ 싶었다”고 말했다.이나현의 주 종목 500m는 육상으로 따지면 100m에 해당하는 종목이다. 초반 100m에 모든 힘을 쏟고 그 이후에는 끝까지 버티며 달려가야 한다. 이나현은 “이번 시즌엔 정말 (기술적으로) 스케이팅을 못한 날도 지난 시즌보다 기록이 좋다. 힘과 체력만으로도 안정적인 기록이 나온다는 의미”라며 “운동 많이 한 걸 스스로 아니까 내 스케이팅에 대한 믿음이 있다. 여기에 기술까지 접목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나현은 다음 달 3일 이번 올림픽 스케이팅 종목이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입성한다. 유럽에서 많은 대회를 치러 본 이나현이지만 밀라노도, 이탈리아도 이번이 첫 방문이다. 밀라노에는 그동안 국제대회를 치를 만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레이스는 임시 시설물인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올림픽 시설을 새로 지으면 ‘테스트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가 테스트 이벤트로 열렸다. 그 바람에 성인 선수들은 올림픽 때가 돼야 비로소 이 경기장을 처음 밟게 된다. 이나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가서 직접 타 봐야 안다. 후회 안 하게끔 준비하겠다. 일단 연습을 엄청나게 하면 경기 때는 ‘잘 나오겠지’ 하고 편하게 탈 수 있을 것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한국의 ‘피겨 프린스’는 여전히 차준환(25)이다. 차준환이 종합선수권대회 10연패와 함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차준환은 4일 서울 목동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80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0.34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97.50점을 더해 총점 277.84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우승과 함께 3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확정 지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2월 회장배 랭킹대회와 함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렸다. 1차 대회 때는 올림픽 출전 연령을 채우지 못한 서민규(18)에게 1위 자리를 내줬던 차준환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선발전 종합 1위(540.68점)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 남자 피겨 싱글 선수가 올림픽에 3회 연속 나가는 건 정성일(57·은퇴) 이후 32년 만이다. 다만 정성일은 1988 캘거리, 1992 알베르빌 이후 2년 뒤 열린 1994 릴레함메르 대회까지 6년에 걸쳐 3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4년 간격으로 올림픽에 3번 연속 나서는 건 차준환이 한국 피겨 선수 최초다. 차준환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이 눈앞까지 왔다. 특히 첫 번째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던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세 번째 올림픽을 확정 지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남자 싱글 마지막 순서로 빙판에 오른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였던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성공시키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어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안정적으로 뛰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실수 없이 모든 점프를 성공시킨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까지 깨끗하게 처리하며 클린 연기를 완성했다. 차준환은 지난 10년간 한국 남자 피겨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8 평창 올림픽 땐 독감에 걸려 최악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하고도 15위에 올랐다. 다리 근육 파열 부상을 안고 뛰었던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차지했다. 차준환은 2023 세계선수권에선 한국 남자 싱글 최초 은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23∼2024시즌부터 발목 신경 부상과 부츠 교체 문제로 준비한 기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부츠가 말썽이다. 차준환은 올 시즌 부츠만 10번 넘게 교체했다. 이번 대회에도 쿼드러플 점프를 단독 점프로만 소화할 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준환은 “올림픽까지 한 달가량 시간이 남았다. 부상 후 점프 대부분은 복구했지만 (실전에서 소화할) 체력이나 부츠 적응 문제가 남아 있다. 그래도 수년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밀라노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남자 싱글의 남은 티켓 한 장은 이번 대회 4위에 오른 김현겸(20)이 손에 넣었다. 2024 강원 청소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김현겸은 종합 성적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2위와 3위를 한 서민규와 최하빈(17)이 올림픽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여자 싱글에서는 신지아(18)가 개인 최고점(219.89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2023, 2024년에 이어 이번에 종합선수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신지아는 시니어 대회 출전을 위한 최저 연령 기준을 채운 첫 시즌 곧바로 올림픽 무대까지 밟게 됐다. 여자 싱글의 마지막 남은 티켓은 이해인(21)이 차지했다. 이해인은 1차 선발전에서 195.80점으로 2025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채연(20·201.78점)에 5.98점 뒤졌다. 그런데 김채연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서 182.59점에 그치는 사이 196.00점을 받아 역전에 성공했다. 2022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이해인은 2024년 전지훈련 도중 음주 및 성추행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에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을 받아 빙판에 복귀했고, 올림픽 출전까지 확정 지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한국의 ‘피겨 프린스’는 여전히 차준환(25)이다. 차준환이 종합선수권대회 10연패와 함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차준환은 4일 서울 목동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80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0.34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97.50점을 더해 총점 277.84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3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회장배 랭킹대회와 함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렸다. 1차 대회 때는 올림픽 출전 연령을 채우지 못한 서민규(18)에게 1위 자리를 내줬던 차준환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선발전 종합 1위(540.68점)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에 3회 연속 나가는 건 정성일(57·은퇴) 이후 32년 만이다. 다만 정성일은 1988 캘거리, 1992 알베르빌 이후 2년 뒤 열린 1994 릴리함메르 대회까지 6년에 걸쳐 3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4년 간격으로 올림픽에 3번 연속 나서는 건 차준환이 한국 피겨 선수 최초다. 차준환은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이 눈앞까지 왔다. 특히 첫 번째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던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세 번째 올림픽을 확정지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남자 싱글 마지막 순서로 빙판에 오른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였던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성공시키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어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안정적으로 뛰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실수 없이 모든 점프를 성공시킨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까지 깨끗하게 처리하며 클린 연기를 완성했다. 차준환은 지난 10년간 한국 남자 피겨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8 평창올림픽 땐 독감에 걸려 최악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하고도 15위에 올랐다. 다리 근육 파열 부상을 안고 뛰었던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차지했다. 차준환은 2023 세계선수권에선 한국 남자 싱글 최초 은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23~2024시즌부터 발목 신경 부상과 부츠 교체 문제로 준비한 기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부츠가 말썽이다. 차준환은 올 시즌 부츠만 10번 넘게 교체했다. 이번 대회에도 쿼드러플 점프 연속으로 소화할 만큼 적응하지 못했다.차준환은 “올림픽까지 한 달가량 시간이 남았다. 부상 후 점프 대부분은 복구했지만 (실전에서 소화할) 체력이나 부츠 적응 문제가 남아있다. 그래도 수년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밀라노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남자 싱글 남은 티켓 한 장은 이번 대회 4위에 오른 김현겸(20)이 손에 넣었다. 2024 강원 청소년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 김현겸은 종합 성적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2위와 3위를 한 서민규와 최하빈(17)이 올림픽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여자 싱글에서는 신지아(18)가 개인 최고점(219.89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2023, 2024년에 이어 이번이 종합선수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신지아는 시니어 대회 출전을 위한 최저 연령 기준을 채운 첫 시즌 곧바로 올림픽 무대까지 밟게 됐다. 여자 싱글 마지막 남은 티켓은 이해인(21)이 차지했다. 이해인은 1차 선발전에서 195.80점으로 2025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채연(20·201.78점)에 5.98점 뒤졌다. 그런데 김채연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서 182.59점에 그치는 사이 196.00점을 받아 역전에 성공했다. 2022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이해인은 2024년 전지훈련 도중 음주 및 성추행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에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을 받아 빙판에 복귀했고, 올림픽 출전까지 확정지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지난해에도 시작은 퓨처스리그(2군)였다. 4월 10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지만 8일 만에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강철 프로야구 KT 감독이 안현민(23)을 다시 1군에 올린 건 이로부터 11일이 지난 4월 29일이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안현민은 5월에만 홈런 9개를 쏘아 올리며 이 감독 마음을 훔쳤다. 이로부터 반년 뒤에는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 마음마저 훔쳤다. 안현민은 지난해 11월 15,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바타 감독은 “(안현민은)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경천동지할 이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안현민이 3월 5일 개막하는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승선할 확률은 100%라고 할 수 있다. 안현민이야말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애타게 찾던 ‘우타거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9일부터 사이판에서 시작하는 WBC 대비 1차 훈련 캠프 참가자 명단에는 이미 이름을 올렸다. 안현민은 지난 시즌 타율 0.334(2위), 22홈런(공동 10위), 80타점(공동 15위)을 기록하면서 신인상과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력) 1.018은 국내 선수 중 1위 기록이었다. 안현민은 유력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던 지난 시즌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에 제발 뽑아 달라”며 ‘공개 읍소’를 마다하지 않았다. 부산 개성중과 마산고 출신인 안현민은 연령대별 대표팀 선발 경험도 없다. K베이스볼 시리즈가 안현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대회였다. K베이스볼 시리즈 전까지 한국은 일본에 9연패 중이었다. 하지만 안현민은 이 대회를 앞두고 “나는 이번이 처음으로 아직 연패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1차 평가전 4회초에 선제 홈런(1점)을 쏘아 올렸다. 2차전 때는 일본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꺼리면서 첫 세 타석에서 볼넷만 3개를 얻었다. 그러다 5-7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한국은 결국 2차전을 7-7 무승부로 끝내면서 일본전 10연패에 쉼표를 찍었다. 안현민은 ‘처음부터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놓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홈런을) 하나만 쳤어야 했는데…”라며 웃은 뒤 “그래도 국가대표팀에는 다들 잘하는 선수만 있지 않나.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데 몇 안 되는 기회에서 생각대로 돼서 좋다”고 답했다. 2022년 KT에 입단해 2군에서만 뛰던 안현민은 이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육군훈련소로 향했다. 그러고는 제21보병사단에서 취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그랬던 선수가 지난해 ‘알을 깨고’ 나오자 ‘국방부에서 국가대표 비밀병기를 키우고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안현민은 “지난해에는 모든 게 다 처음이어서 매일매일이 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감사하다’는 마음도 생기고 할 텐데 그 수준을 넘어 버렸다. 지금도 내 일 같지 않고 삼인칭으로 날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맞다”면서도 “사실 군대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다만 처음으로 야구와 떨어져 지내다 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이 더 강해졌다. 다들 현역병으로 군대에 다녀온 뒤 프로에서 활약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두려워한다. 그런데 요즘엔 3년씩 군대에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다른 선수들도 나를 보며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승환(44·전 삼성)이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황금세대’라 불리던 1982년생 선수가 모두 유니폼을 벗었다.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타격이다. 그 대신 이번 대표팀 캠프 명단에 안현민을 비롯해 김도영(KIA), 문동주(한화), 박영현(KT) 등 걸출한 2003년생이 대거 합류해 새로운 황금세대로 기대를 받고 있다. 더욱이 WBC를 시작으로 올해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내년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2028년에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줄줄이 열린다. 안현민은 “또래 중에 프로에서 아직 성적을 못 냈지만, 능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한번 다 같이 일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나이만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에이지즘(ageism)’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고용시장이다. 다만 여러 종류의 차별이 그러하듯 최소한 ‘차별은 부당하다’라는 인식은 있다. 최소 겉으로는 차별하지 않는 ‘척’ 정도는 한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같이 차별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있다. 다만 ‘신체 능력’이 곧 업무 역량에 직결되는 스포츠에서 에이지즘은 노골적이다. 21세기 남자 테니스를 지배했던 ‘빅3’ 중 유일하게 남은 현역 선수인 노바크 조코비치(39)는 메이저 대회 기자회견 때마다 ‘은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조코비치는 2025시즌 남자 단식 세계랭킹 4위다. 평생의 노력을 쏟아 경력을 쌓았고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왜 은퇴 안 하냐?’고 묻는 일은 다른 영역이라면 몰상식, 나아가 무례함으로 여겨질 것이다. 스포츠에서 ‘최연소’와 ‘최고령’ 기록은 ‘일’ 단위까지 따진다. 최연소 기록에는 같은 성과라면 단 하루라도 어린 선수가 더 큰 일을 해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시장은 당연히 비슷한 실력이면 나이가 어린 선수의 미래 가치를 훨씬 크게 책정한다. ‘평균치’를 고려할 때 타당한 접근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20대에 신체 능력의 정점을 찍고 이후 하향곡선을 그린다. 이런 맥락에서 ‘최고령’이 가진 함의는 ‘전성기가 한참 지났는데 놀랍게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최고령 기록은 시장가치가 높게 측정되기 어렵다. ‘얼마 못 가 기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심 속에 보상을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베테랑 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 1983년생 프로야구 선수 최형우는 2025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셀프 경신한 뒤 “최고령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좋다. 나이와 매년 싸우고 있는데 이겨내 뿌듯하다”고 말했다. 2016년까지 삼성의 4번 타자로 뛰다가 ‘자유계약선수(FA) 100억 원 시대’를 열며 KIA로 이적했던 최형우는 9년이 지난 2025년에도 여전히 4번 타자로 팀 내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 위즈덤을 제외하면 홈런(24개)도 팀 내 1위에 OPS(출루율+장타율)는 리그 전체 5위(0.928)였다. 최형우는 평균치를 한참이나 벗어난 ‘아웃라이어’다. 하지만 예외적인 활약을 꾸준히 한 덕에 2026시즌을 앞두고 세 번째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삼성과 2년 26억 원에 계약하며 베테랑 디스카운트에 실력으로 저항했다. 사실 일반 고용시장에서 진리처럼 여겨지는 ‘65세 정년’도 독일이 1916년 연금 보험을 설계할 때 정한 기준일 뿐이다. 그 시절 독일 기대수명은 50세가 안 됐다. 스포츠 고용시장도 마찬가지다. 40대는 도매금으로 ‘전성기가 지났다’고 취급된다. 하지만 2년 연속 최고령 홀드왕을 차지한 노경은(42), 시즌 끝까지 홀드왕을 경쟁한 김진성(41)도 40대에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30대부터 노장 소리를 듣던 시절과 40대가 돼도 관리만 잘하면 펄펄 나는 지금은 다르다.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2025년 프로야구 개막 때 1군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안현민(23·KT)은 5월에만 홈런 9개를 때리며 KT 이강철 감독의 마음을 훔쳤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소집된 야구 국가대표팀도 발탁됐다.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달아 홈런을 친 안현민은 적장인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에게 “메이저리그급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시즌 중 한창 활약할 때도 안현민은 WBC 국가대표팀에 “제발 뽑아달라”는 공개 읍소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국내 선수 OPS(출루율+장타율) 1위(1.018)로 마친 뒤 처음 합류한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안현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한 핵심 전력이 됐다. 한국은 특히 2009년 WBC 준우승 이후 2013, 2017, 2023년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에 그친 터라 새롭게 합류하는 안현민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 안현민은 ‘평가전에서 WBC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은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러니까요. (홈런) 하나만 쳤어야 했는데…”라고 웃었다. “그래도 국가대표팀에는 다들 잘하는 선수만 있지 않나. 기회가 왔을 때 잘해서 잡아야 한다. 또 국가대표팀에서 한 번 박힌 이미지가 오래 가다 보니 좀 더 잘하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돼서 좋다.”지난해 11월 평가전을 치르기 전까지 한국은 일본에 9연패 중이었다. 안현민은 당시 대표팀의 일본전 불명예 기록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저는 이번이 처음이라 연패가 없다”고 답했다. 안현민은 홈런포로 평가전 2차전 무승부를 도우며 일본전 11연패를 막아섰다. 리그에서도, 국가대표에서도 ‘괴물 활약’을 이어간 안현민은 “모든 게 다 처음이어서 올해는 매일매일이 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야 감사하다는 마음도 생기는데 그 수준을 뛰어넘어 버리니 내 일 같지가 않다. 아직도 삼인칭으로 날 보는 느낌으로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동갑내기 김도영(KIA)이 2024년 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활약할 때만 해도 안현민은 1군보단 2군 무대가 익숙했던 선수였다. 당시 김도영의 활약상이 TV에 나올 때마다 ‘어떻게 저러냐’며 놀랐다던 안현민은 2025시즌에는 모두가 자신을 보고 그렇게 놀라게 만들었다. 결국 프로야구 최다 탈삼진 신기록(252개)을 세우며 한화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폰세(31·토론토)에게 MVP를 넘겨주긴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압도적이던 폰세에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가 안현민이었다. 폰세가 지난 시즌 기록한 유일한 패전 역시 안현민의 홈런 때문이었다.이런 ‘괴물’ 같은 활약을 선수가 현역 육군, 그것도 조리병으로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화제가 됐다. 안현민은 입단 초기 ‘특급 유망주’로 구단에서 관리하던 선수가 아니었고 1군 출전 기록도 없었기에 야구를 잘하는 젊은 선수들의 일반적인 군 복무 루트인 국군체육부대(상무)에 갈 수 없었다. 이후에도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가 2025시즌 갑자기 활약하면서 ‘국가대표 비밀병기를 국방부에서 키우고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안현민은 “보시기엔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맞다”면서도 “사실 군대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다만 계속 야구만 하다 처음으로 군대에서 야구와 떨어져 있으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더 강해진 면이 크다. 다들 현역병으로 군대에 다녀온 뒤 프로에서 활약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막연히 두려워하는데 요즘엔 예전처럼 군대에 3년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다른 선수들도 저를 보며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안현민은 나이대별 국가대표 경력도 없다. 안현민은 MVP급 활약으로 2024년 MVP 김도영이 함께 언급될 때마다 “대표팀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해 평가전 때 안현민은 결국 첫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2025시즌 부상으로 30경기 소화에 그친 김도영은 합류하지 못했다. 다행히 8일 소집되는 대표팀 1차 캠프 명단에는 김도영도 이름을 올리며 안현민의 바람이 이뤄졌다. 지난해 오승환(44)을 끝으로 그동안 굵직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황금세대’라 불리던 1982년생 선수들이 모두 은퇴했다. 공교롭게 이번 캠프 명단에는 안현민, 김도영을 비롯해 문동주, 박영현까지 걸출한 2003년생이 합류해 1982년생을 잇는 새로운 황금세대로 기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열리는 WBC와 아시안게임,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굵직한 국제대회도 예정돼 있다. 안현민은 “저희 또래 중에 아직 성적을 못냈지만 능력 좋은 선수가 많아 저도 기대된다. 저희가 다 같이 한번 일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며 활약을 다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0년 넘게 ‘쇼트트랙 여제’로 군림하고 있는 최민정(28)에게도 올림픽은 늘 버거운 무대였다. 2018년 평창(금메달 2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금 1, 은메달 2개)에서 그는 모두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은 뒤엔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베이징 대회 때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다 부담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개인 세 번째이자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앞두고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부담이나 긴장은 이젠 익숙하다. 각오가 됐다. 예전에는 너무 힘들게 운동했고, 힘든 상황도 많아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니 후회 없이 여기까지 왔다. 이젠 걸려 있는 기록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한계를 둘 필요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창과 베이징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이 이번 대회 이 종목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초로 올림픽 쇼트트랙 개인 종목 3연패 기록을 남기게 된다. 또 어느 종목에서든 금메달을 추가하면 전이경(50·은퇴)과 함께 한국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4개)을 세울 수 있다. 색깔을 가리지 않고 메달 1개만 따도 여름·겨울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중 최다 메달 보유자가 된다. 양궁 김수녕, 사격 진종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상 은퇴) 등 3명이 6개로 공동 1위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 때 주 종목 1500m와 베이징 대회 때 은메달을 목에 건 1000m뿐 아니라 그간 한국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부진했던 5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500m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한 기록이다. “외국에도 전 종목에서 결선에 오르는 선수들이 있다. 또 월드투어에서 금메달 따던 선수가 바로 다음 대회 때 결선에도 못 오르는 경우도 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모든 출전 종목을 다 잘 준비할 생각이다. 월드투어 때 한 종목도 빠지지 않고 다 출전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최민정은 2023년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고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번아웃에 빠져 스스로 태극마크를 포기한 최민정은 “한계를 느꼈다.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뭔가 바꾸는 데에 예민했다. 장비나 자세를 바꿔보려 해도 자꾸 예전의 익숙했던 느낌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대표팀에선 변화를 주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뒤 줄곧 한국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민정으로서는 일생일대의 모험이었다. 최민정은 “어느 순간 국가대표 생활이 익숙해지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나라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서 경쟁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인데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부끄러웠다”며 “소속팀(성남시청) 훈련장에서 중고교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곤 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저런 마음으로 운동했었지’라는 생각에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대표팀에)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도 했다. 주변에서 믿어줬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쉬었다가 오니 정신도 바짝 들고 국제 대회에 나서는 것 자체가 기쁘더라”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최민정도 평창 대회 때는 1000m 결선 레이스 도중 심석희(29)와 충돌해 메달을 놓쳤다. 베이징 대회 때는 500m 준준결선에서 넘어져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동안 경험으로 변수에 대처하는 능력도 많이 길렀다. 평창, 베이징 때는 1500m를 제외하면 모든 레이스가 아쉬웠다. 이전 올림픽 때는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번 올림픽 때는 내가 가진 걸 다 보여드리고 눈물 없이 대회를 마치고 싶다.”‘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이 도전하는 기록들● 쇼트트랙 개인전 단일 종목 올림픽 첫 3연패-종전 최다는 2연패● 한국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 전이경 -3개 최민정●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6개(양궁 김수녕, 사격 진종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5개(쇼트트랙 최민정, 전이경, 박승희, 이호석, 양궁 김우진)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0년 넘게 ‘쇼트트랙 여제’로 군림하고 있는 최민정(28)에게도 올림픽은 늘 버거운 무대였다. 2018년 평창(금메달 2개),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금1, 은메달 2개)에서 그는 모두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은 뒤엔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베이징 대회 때는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다 부담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개인 세 번째이자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앞두고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부담이나 긴장은 이젠 익숙하다. 각오가 됐다. 예전에는 너무 힘들게 운동했고, 힘든 상황도 많아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니 후회 없이 여기까지 왔다. 이젠 걸려있는 기록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한계를 둘 필요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든다.”평창과 베이징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이 이번 대회 이 종목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초로 올림픽 쇼트트랙 개인 종목 3연패 기록을 남기게 된다. 또 어느 종목에서든 금메달을 추가하면 전이경(50·은퇴)과 함께 한국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4개)을 세울 수 있다. 색깔을 가리지 않고 메달 1개만 따도 여름·겨울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최다 메달 보유자가 된다. 양궁 김수녕, 사격 진종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상 은퇴) 등 3명이 6개로 공동 1위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 때 주종목 1500m와 베이징 대회 때 은메달을 목에 건 1000m뿐 아니라 그간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가장 부진했던 5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500m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한 기록이다.“외국에도 전 종목 결선에 오르는 선수들이 있다. 또 월드투어에서 금메달 따던 선수가 바로 다음 대회 때 결선에도 못 오르는 경우도 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모든 출전 종목을 다 잘 준비할 생각이다. 월드투어 때 한 종목도 빠지지 않고 다 출전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전성기를 구가하던 최민정은 2023년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고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최민정은 “한계를 느꼈다.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뭔가 바꾸는 데에 예민했다. 장비나 자세를 바꿔보려 해도 자꾸 예전의 익숙했던 느낌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대표팀에선 변화를 주지 못할 것 같았다.”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뒤 줄곧 한국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민정으로서는 일생일대의 모험이었다. 최민정은 “어느 순간 국가대표 생활이 익숙해지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나라를 대표해 국제대회에서 경쟁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인데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부끄러웠다”며 “소속팀(성남시청) 훈련장에서 중·고교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곤 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저런 마음으로 운동했었지’라는 생각에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대표팀에)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도 했다. 주변에서 믿어줬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쉬었다가 오니 정신도 바짝 들고 국제대회에 나서는 것 자체가 기쁘더라”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최민정도 평창 대회 때는 1000m 결선 레이스 도중 심석희(29)와 충돌해 메달을 놓쳤다. 베이징 대회 때는 500m 준준결선에서 넘어져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동안 경험으로 변수에 대처하는 능력도 많이 길렀다. 평창, 베이징 때는 1500m를 제외하면 모든 레이스가 아쉬웠다. 이전 올림픽 때는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 올림픽 때는 내가 가진 걸 다 보여드리고 눈물 없이 대회를 마치고 싶다.”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후보로 이름을 올린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 겸 육성총괄(43)이 ‘1표’를 확보했다. 제프 월슨 댈러스스포츠 기자는 31일 ‘명예의 전당에는 못 오르겠지만 추신수가 후보가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추신수를 포함한 10명에게 투표한 자신의 투표용지를 공개했다.윌슨 기자는 “추신수는 (명예의 전당 후보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5% 득표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그가 한국 출신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독보적인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는 “추신수는 한국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거는 아니다. 그건 (투수) 박찬호가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다. 한국인 최초 빅리그 야수도 아니다. 그 기록은 최희섭이 세웠다”면서도 “다만 한국 선수 중 추신수는 견줄 자가 없을 정도로 최고”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한국에서 MLB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추신수 만큼의 성공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추신수는 개척자”라며 “언젠가 한국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선수가 나온다면 분명 추신수를 개척자로 언급할 것이다. 이런 추신수의 커리어는 분명 내 한 표를 받을 가치가 있다”며 자신이 소신투표 배경을 설명했다.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려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10년 이상 경력을 지닌 기자들의 투표에서 75%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후보로 뽑히면 10년 동안 자격이 유지돼 매년 명예의 전당 입성에 도전할 수 있지만 득표율이 5% 미만이면 이듬해 후보 자격을 잃는다.투표 결과는 내년 1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75% 이상 득표 선수는 내년 7월 27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량.’ 염경엽 프로야구 LG 감독(57)은 ‘선수 염경엽’을 이렇게 평한다. 광주제일고-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1라운드로 태평양의 지명을 받아 그해 개막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입단하자마자 주전을 꿰찼기에 모든 게 자신만만했다. 훈련보다 경기 후 나이트클럽에 가는 게 더 중요했다. 염 감독은 “약 30년 동안 프로야구계에 있으면서 손에 굳은살 하나 없는 선수를 딱 한 명 봤는데 그게 염경엽”이라고 했다. 1996년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명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현대 창단 감독은 수비만 괜찮은 염 감독 대신 신인 박진만(49·현 삼성 감독)을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낙점했다. 그해 개막전에서 빠진 염 감독은 경기 시작 전 화장실로 뛰어가 눈물을 쏟았다. 여전히 반성은 없었다. 야구를 포기하고 서울 압구정동에 카페를 차리려 했다. 사기를 당한 뒤 캐나다 이민을 알아봤지만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 야구가 잘될 리 없었다. 염 감독은 1995년 9월 5일부터 1997년 8월 23일까지 프로야구 역대 최장인 51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을 남겼다. 인생의 변곡점은 199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현대의 축승회 자리였다. 주전이 아니었던 그와 가족은 구석 자리로 안내받았다. 염 감독은 “내 위치에 따라 가족의 자리까지 달라진다는 걸 깨닫고 절실함이 생겼다”고 했다. 쓸쓸히 유니폼을 벗은 그는 선수로 못 했던 1등을 지도자로 하기로 결심했다. 프런트가 돼 구단 운영팀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염경엽이 하면 다르다는 얘기를 듣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 많은 기회를 내 발로 걷어찬 것에 대한 후회가 컸다. 하나 잘한 건 내 위치를 인정하고 반성한 것이다. 야구는 결국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다. 선수도 감독도 실수를 한다. 그라운드에서 이미 큰 실패를 해봤기에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처절히 복기했다.” 운영팀장과 코치 등을 거쳐 2013년 넥센(현 키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전력이 강하지 않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염갈량’이라는 별명도 그때 생겼다. 2018년에는 SK(현 SSG) 단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도 맛봤다. 이후 SK에서 감독으로 복귀했으나 2020시즌 팀이 9위까지 고꾸라지자 스트레스로 시즌 중 두 번이나 쓰러진 끝에 중도 사퇴했다. “꼭대기만 보고 달려가다가 바닥을 쳤다. 한동안 ‘내가 사회생활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대인기피증이 심했다. 가장 크게 배운 건 다시 겸손해져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2023년 LG 감독 취임식에서 “그동안 오만했다”고 고백한 그는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수석코치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렇게 택한 인물이 김성근 전 감독(84) 아들인 김정준 수석코치(55)였다. 부임 첫해이던 2023년 염 감독은 LG의 29년 우승 가뭄을 끝내고 팀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3위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목표는 LG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다. “LG에 처음 왔을 때 우승에 가까운 전력이었다. 여기서 우승 못 하면 나는 능력 없는 감독이라 생각했다. 만약 우승하지 못했다면 은퇴했을 것이다. 김현수(37)가 KT로 떠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올해 부진했던 불펜이 성장하면 내년은 내가 부임한 이래 가장 강한 LG가 될 것이라 본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치고 현역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에세이집도 냈다. “내 실패를 보고 한 명이라도 생각을 바꿨으면 하는 마음에 썼다”는 이 책의 제목은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다. 그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이 곧 이 명제를 증명한다. 프로야구에서 1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0.195)이 꼴찌인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역대 프로야구 감독 최고액인 30억 원에 3년 재계약을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량.’ 염경엽 프로야구 LG 감독은(57)은 ‘선수 염경엽’을 이렇게 평한다. 광주제일고-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신인드래프트 때 2차 1라운드로 태평양의 지명을 받아 그해 개막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입단하자마자 주전을 꿰찼기에 모든 게 자신만만했다. 훈련보다 경기 후 나이트클럽에 가는 게 더 중요했다. 염 감독은 “약 30년 동안 프로야구계에 있으면서 손에 굳은살 하나 없는 선수를 딱 한 명 봤는데 그게 염경엽”이라고 했다.1996년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명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현대 창단 감독은 수비만 괜찮은 염 감독 대신 신인 박진만(49·현 삼성 감독)을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낙점했다. 그해 개막전에서 빠진 염 감독은 경기 시작 전 화장실로 뛰어가 눈물을 쏟았다. 여전히 반성은 없었다. 야구를 포기하고 서울 압구정동에 카페를 차리려 했다. 사기를 당한 뒤 캐나다 이민을 알아봤지만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 야구가 잘될 리 없었다. 염 감독은 1995년 9월 5일부터 1997년 8월 23일까지 프로야구 역대 최장인 51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을 남겼다. 인생의 변곡점은 199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현대의 축승회 자리였다. 주전이 아니었던 그와 가족은 구석 자리로 안내받았다. 염 감독은 “내 위치에 따라 가족의 자리까지 달라진다는 걸 깨닫고 절실함이 생겼다”고 했다. 쓸쓸히 유니폼을 벗은 그는 선수로 못했던 1등을 지도자로 하기로 결심했다. 프런트가 돼 구단 운영팀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염경엽이 하면 다르다는 얘기를 듣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 많은 기회를 내발로 걷어찬 것에 대한 후회가 컸다. 하나 잘한 건 내 위치를 인정하고 반성한 것이다. 야구는 결국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다. 선수도, 감독도 실수를 한다. 그라운드에서 이미 큰 실패를 해봤기에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처절히 복기했다.”운영팀장과 코치 등을 거쳐 2013년 넥센(현 키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전력이 강하지 않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염갈량’이라는 별명도 그 때 생겼다. 2018년에는 SK(현 SSG) 단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도 맛봤다. 이후 SK에서 감독으로 복귀했으나 2020시즌 팀이 9위까지 고꾸라지자 스트레스로 시즌 중 두 번이나 쓰러진 끝에 중도 사퇴했다.“꼭대기만 보고 달려가다가 바닥을 쳤다. 한동안 ‘내가 사회생활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대인기피증이 심했다. 가장 크게 배운 건 다시 겸손해져야 한다는 사실이었다.“2023년 LG 감독 취임식에서 “그동안 오만했다”고 고백한 그는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수석코치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렇게 택한 인물이 김성근 전 감독(84) 아들인 김정준 수석코치(55)였다. 부임 첫 해이던 2023년 염 감독은 LG의 29년 우승 가뭄을 끝내고 팀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3위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목표는 LG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다. “LG에 처음 왔을 때 우승에 가까운 전력이었다. 여기서 우승 못하면 나는 능력 없는 감독이라 생각했다. 만약 우승하지 못했다면 은퇴했을 것이다. 김현수(37)가 KT로 떠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올해 부진했던 불펜이 성장하면 내년은 내가 부임한 이래 가장 강한 LG가 될 것이라 본다.”염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치고 현역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에세이집도 냈다. “내 실패를 보고 한 명이라도 생각을 바꿨으면 하는 마음에 썼다”는 이 책의 제목은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다. 그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이 곧 이 명제를 증명한다. 프로야구에서 1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0.195)이 꼴찌인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역대 프로야구 감독 최고액인 30억 원에 3년 재계약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최)형우 형이 반지 끼게 해주겠다고 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삼성 왕조를 만들고 싶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40)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네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강민호는 28일 원소속팀 삼성과 2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총액 6억 원, 인센티브 총액 4억 원)에 계약했다. 2000년 FA 제도 도입 후 FA 계약서에 네 번 사인한 선수는 강민호가 처음이다.● FA 계약으로만 211억 원 강민호는 불혹인 올해도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12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876과 3분의 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며 리그 전체 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렀는데 강민호는 전 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이 때문에 강민호의 FA 계약은 진작부터 확정된 것으로 보였다. 해를 넘기지 않고 계약을 마무리 지은 강민호는 “프로 선수로 4번째 FA 계약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후배들이) 저를 간절하게 불러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며 “시즌 때 밥을 많이 사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밥 더 많이 살 테니 내년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2004년 롯데에 입단한 강민호는 첫 FA 자격을 얻은 2014년 4년 75억 원을 받고 롯데에 남았다. 2018년 2번째 FA가 돼서는 4년 80억 원의 조건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2022년엔 삼성과 4년 36억 원에 세 번째 FA 계약을 했다. 이번 계약으로 강민호는 FA 계약으로만 총 211억 원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이는 프로야구 통산 다년계약 총수입 5위에 해당한다. SSG 내야수 최정(302억 원)이 가장 많고 두산 포수 양의지(277억 원), SSG 투수 김광현(257억 원), KT 외야수 김현수(255억 원) 순이다.● “형우 형과 함께 왕조 재건”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10년을 뛰게 된 강민호의 목표는 ‘왕조 재건’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8회에 빛나는 삼성은 한동안 하위권에 머물다 2024년부터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 됐다. 202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올해는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이번 비시즌 기간에는 2010년대 중반 삼성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42)가 돌아왔다. 2017년 리그 최초 FA 100억 원 시대를 열며 KIA로 이적했던 최형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년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친정에 복귀했다. 강민호는 “존경하는 선배이자 롤모델인 형우 형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먼저 계약한 형우 형이 ‘뭐하냐, 빨리 계약해라. 내가 반지 끼게 해줄게’라고 말해줬다”며 “이제 계약을 했으니 형우 형한테 전화해서 우승 반지 끼워 달라고 말해야겠다. 2026년에는 한국시리즈를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최고 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강민호지만 아직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유일한 한국시리즈 진출은 2024년이었는데 당시 KIA 소속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최고령 홈런(40세 10개월 12일)을 치며 강민호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박세혁을 NC에서 데려온 데 이어 강민호까지 잔류하면서 다음 시즌 굳건한 안방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정관장이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LG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정관장은 28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25∼2026시즌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72-56으로 승리했다. 연승 행진을 4경기에서 멈춘 선두 LG(18승 7패)와 2위 정관장(17승 9패)의 승차는 1.5경기로 줄었다. 정관장과 LG는 이번 시즌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들이다. 정관장은 이날 현재 경기당 평균 실점이 71.08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LG는 정관장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점(경기당 평균 71.76점)이 적다. 이날 더 단단했던 ‘방패’는 정관장이었다. 1쿼터 시작 후 4분 44초가 지날 때까지 LG에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등 경기 초반부터 ‘짠물 수비’를 펼친 정관장은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정관장 수비에 고전한 LG는 3점슛 성공률이 9%(22개 시도해 2개 성공)에 그쳤다. 반면에 정관장은 3점슛 11개를 림에 꽂아 넣는 등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정관장 가드 박지훈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20점 5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전반전부터 수비가 잘됐다. 가드들이 강한 압박으로 LG의 공격 전개를 어렵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직전 경기인 26일 KCC전(109-101·LG 승)에서 2차 연장전까지 치른 LG는 체력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LG는 KCC전에서 슈터 유기상 등 베스트5 멤버가 모두 40분을 넘게 뛰었다. 여기에 두 자릿수 득점(12점)을 기록 중이던 센터 아셈 마레이가 2쿼터 2분 37초를 남기고 골반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선수들이 노력했지만 KCC와 2차 연장전까지 치른 여파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DB(16승 10패)는 삼성(공동 7위·9승 16패)과의 경기에서 81-67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DB는 현대모비스(9위·9승 17패)에 78-84로 패한 KCC와 공동 3위가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정관장이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LG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정관장은 28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25~2026시즌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72-56으로 승리했다. 연승 행진을 4경기에서 멈춘 선두 LG(18승 7패)와 2위 정관장(17승 9패)의 승차는 1.5경기로 줄었다.정관장과 LG는 이번 시즌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들이다. 정관장은 이날 현재 경기당 평균 실점이 71.08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LG는 정관장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점(경기당 평균 71.76점)이 적다.이날 더 단단했던 ‘방패’는 정관장이었다. 1쿼터 시작 후 4분 44초가 지날 때까지 LG에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등 경기 초반부터 ‘짠물 수비’를 펼친 정관장은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정관장 수비에 고전한 LG는 3점슛 성공률이 9%(22개 시도해 2개 성공)에 그쳤다. 반면에 정관장은 3점슛 11개를 림에 꽂아 넣는 등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정관장 가드 박지훈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20점 5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전반전부터 수비가 잘 됐다. 가드들이 강한 압박으로 LG의 공격 전개를 어렵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직전 경기인 26일 KCC전(109-101·LG 승)에서 2차 연장전까지 치른 LG는 체력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LG는 KCC전에서 슈터 유기상 등 베스트5 멤버가 모두 40분을 넘게 뛰었다. 여기에 전반전에만 두 자릿수 득점(12점)을 기록했던 센터 아셈 마레이가 2쿼터 2분 37초를 남기고 골반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선수들이 노력했지만 KCC와 2차 연장전까지 치른 여파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이날 DB(16승 10패)는 삼성(공동 7위·9승 16패)과의 경기에서 81-67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DB는 현대모비스(9위·9승 17패)에 78-84로 패한 KCC와 공동 3위가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최)형우 형이 반지 끼게 해주겠다고 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삼성 왕조를 만들고 싶다.”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40)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네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강민호는 28일 원 소속팀 삼성과 2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총액 6억 원, 인센티브 총액 4억 원)에 계약했다. 2000년 FA 제도 도입 후 FA 계약서에 네 번 사인한 선수는 강민호가 처음이다.●FA 계약으로만 211억 원강민호는 불혹인 올해도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12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876과 3분의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며 리그 전체 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렀는데 강민호는 전 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이 때문에 강민호의 FA 계약은진작부터 확정된 것으로 보였다. 해를 넘기지 않고 계약을 마무리 지은 강민호는 “프로 선수로 4번째 FA 계약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후배들이) 저를 간절하게 불러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며 “시즌 때 밥을 많이 사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밥 더 많이 살 테니 내년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2004년 롯데에 입단한 강민호는 첫 FA 자격을 얻은 2015년 4년 75억 원을 받고 롯데에 남았다. 2018년 2번째 FA가 돼서는 4년 80억 원의 조건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2022년엔 삼성과 4년 36억 원에 세 번째 FA 계약을 했다. 이번 계약으로 강민호는 FA 계약으로만 총 211억 원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이는 프로야구 통산 다년계약 총수입 5위에 해당한다. SSG 내야수 최정(302억 원)이 가장 많고 두산 포수 양의지(277억 원), SSG 투수 김광현(257억 원), KT 외야수 김현수(255억 원) 순이다.●“(최)형우 형과 함께 왕조 재건”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10년을 뛰게 된 강민호의 목표는 ‘왕조 재건’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8회에 빛나는 삼성은 한동안 하위권에 머물다 2024년부터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 됐다. 202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올해는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이번 비시즌 기간에는 2010년대 중반 삼성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42)가 돌아왔다. 2017년 리그 최초 FA 100억 원 시대를 열며 KIA로 이적했던 최형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년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친정에 복귀했다.강민호는 “존경하는 선배이자 롤모델인 형우 형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먼저 계약한 형우 형이 ‘뭐하냐, 빨리 계약해라. 내가 반지 끼게 해줄게’라고 말해줬다”라며 “이제 계약을 했으니 형우 형한테 전화해서 우승 반지 끼워달라고 말해야겠다. 2026년에는 한국시리즈를 안방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최고 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강민호지만 아직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유일한 한국시리즈 진출은 2024년이었는데 당시 KIA 소속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최고령 홈런(40세 10개월 12일)을 치며 강민호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박세혁을 NC 데려온 데 이어 강민호까지 잔류하면서 다음 시즌 굳건한 안방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솔직히 미워하셔도 됩니다.” 프로야구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사진)은 크리스마스날(25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즌 막판 부진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다.올해 김서현의 부침은 곧 한화의 부침과 직결됐다. 김서현은 전반기 4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1.55로 22세이브를 거뒀다. 한화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김서현은 올스타 역대 최다 득표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31), 와이스(29)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한화 팬들은 ‘올해가 우승의 적기’라는 기대로 부풀었다. 하지만 그 기대를 꺼뜨린 것도 김서현이었다. 후반기 들어 흔들리던 김서현은 10월 1일 문학 방문경기에서 5-2로 앞서 가던 9회말 2아웃 이후 연속해 홈런을 허용했다. 한화는 이 경기에서 결국 5-6으로 역전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이 제로(0)가 됐다.포스트시즌 때도 부진이 이어졌다. 김서현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등판해 모두 홈런을 맞았다. LG에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채 시작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4-1로 앞서 가던 8회초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홈런을 허용했다. 김서현이 결정적 순간마다 홈런을 맞으면서 그를 계속 마운드에 올리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비판도 들끓었다.다만 김서현은 올 시즌 33세이브(2위)를 기록하며 한화 투수로는 2018년 정우람(40·은퇴) 이후 7년 만에 3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4차전 때 김서현의 피홈런으로 승리가 날아간 와이스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와이스는 “김서현이 그 경기에서 홈런을 10개 맞더라도 괜찮았다. 정말 어린 선수인데도 올해 33세이브를 거두고 올스타에도 뽑혔다. 김서현의 정규시즌 활약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국시리즈에도 못 갔을 것이다. 시즌 막판 일들이 내년 호투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김서현은 “올해 마무리로 잘할 수 있었던 것도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이라며 내년에는 시즌 마지막까지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쉽진 않겠지만 먼 미래에는 1년 중 10개월은 골프, 나머지 2개월은 야구를 하고 싶다.”2016년 여자 초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리틀야구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박민서(21)의 목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한다. 박민서는 더 나아가 프로야구와 프로골프를 오가는 꿈을 꾼다.일단 프로야구에서 먼저 희망을 봤다. 박민서는 내년 8월 출범하는 미국여자프로야구(WPBL) 초대 드래프트에서 뉴욕으로부터 6라운드 전체 115순위로 지명됐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등 4개 팀이 참가하는 첫 시즌은 8월부터 약 두 달간 진행된다.초등학생 시절 ‘야구 천재 소녀’로 불렸던 박민서는 고교 시절까지 일본 실업리그 진출을 꿈꿨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일본 리그가 무기한 중단되자 고3이던 2022년부터 골프를 배웠다.버디가 뭔지도 몰랐다는 박민서는 “야구 스윙은 어렸을 때 시작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건데 골프는 뒤늦게 스윙을 만들어 가려고 하니까 잘 안 됐다. 빨리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되니 흥미를 바로 붙이기는 쉽지 않았다”며 또 “(야구에서) 날아오는 공을 쳤으니 멈춰 있는 공은 열심히만 하면 금방 잘 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죽어 있는 공이 더 치기 어렵더라”며 웃었다.홈런 타자였던 만큼 가장 자신 있는 건 장타다. 박민서는 “골프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데는 야구를 했던 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자 선수들과 야구를 하면서 부족한 힘을 보완하려 연습 때도 공을 강하게 치려고 했다는 박민서는 골프를 처음 배울 때부터 헤드 스피드가 103마일이 나왔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30m를 쉽게 넘긴다. 여자 프로골프 무대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다.골프에 한창 매진하던 지난해 12월 WPBL 창설 소식이 들렸다. 고심 끝에 그는 야구 선수로 뛰던 중학생 시절의 영상을 WPBL 사무국에 보냈다. 박민서는 “리그가 생겼다고 갑자기 (야구로) 돌아가기에는 골프에 투자한 게 너무 컸다. 그런데 (드래프트에) 지원도 안 하면 너무 후회될 것 같았다”며 “야구를 열심히 했던 걸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박민서는 골프로 전향하면서도 “언젠가 야구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을 아예 버리지는 않았다. 그는 “골프를 처음 배울 때는 야구 스윙이 망가지는 게 싫어서 골프 훈련이 끝나고 기숙사에 오면 야구 방망이를 잡곤 했다”며 “야구가 싫어서 그만둔 게 아니다 보니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골프 훈련이 없는 주말에 가족들한테 얘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 경기에 몰래 다녀오기도 했다.야구와 골프 병행이 어려운 길이라는 건 그도 잘 안다. WPBL 각 팀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30명씩 지명했는데 최종 개막 로스터는 팀당 15명이다. 마지막 라운드에 지명된 박민서는 당장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 박민서는 “그래도 야구는 추억, 취미로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리그가 생겨서 다행이다. 계약이 안 된다면 골프에서 먼저 프로라는 성과를 낸 뒤 다시 도전할 것이다. 먼 미래에는 1년에 10개월은 골프 선수로 뛰고, 2개월은 WPBL에서 야구를 하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박민서는 1차 목표인 골프 프로가 되기 위해 26일 뉴질랜드로 골프 전지훈련을 떠났다.화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솔직히 미워하셔도 됩니다.” 프로야구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크리스마스날(25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즌 막판 부진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다.올해 김서현의 부침은 곧 한화의 부침과 직결됐다. 김서현은 전반기 4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1.55로 22세이브를 거뒀다. 한화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김서현은 올스타 역대 최다 득표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31), 와이스(29)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한화 팬들은 ‘올해가 우승의 적기’라는 기대로 부풀었다. 하지만 그 기대를 꺼트린 것도 김서현이었다. 후반기 들어 흔들리던 김서현은 10월 1일 문학 방문경기에서 5-2로 앞서가던 9회말 2아웃 이후 연속해 홈런을 허용했다. 한화는 이 경기에서 결국 5-6으로 역전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이 제로(0)가 됐다.포스트시즌 때도 부진이 이어졌다. 김서현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등판해 모두 홈런을 맞았다. LG에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진 채 시작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4-1로 앞서가던 8회초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홈런을 허용했다. 김서현이 결정적 순간마다 홈런을 맞으면서 그를 계속 마운드에 올리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비판도 들끓었다.다만 김서현은 올 시즌 33세이브(2위)를 기록하며 한화 투수로는 2018년 정우람(40·은퇴) 이후 7년 만에 3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4차전 때 김서현의 피홈런으로 승리가 날아간 와이스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와이스는 “김서현이 그 경기에서 홈런을 10개 맞더라도 괜찮았다. 정말 어린 선수인데도 올해 33세이브를 거두고 올스타에도 뽑혔다. 김서현의 정규시즌 활약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국시리즈에도 못 갔을 것이다. 시즌 막판 일들이 내년 호투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김서현은 “올해 마무리로 잘할 수 있었던 것도 팬 여러분 응원 덕분”이라며 내년에는 시즌 마지막까지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지난달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 신인 선수 드래프트 때는 한국 선수 4명의 이름이 불렸다. 그중에는 지난여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트라이아웃(공개선수평가)에 참가하지 않았던 박민서(21)도 있었다. 박민서는 2016년 여자 초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리틀야구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천재 소녀’라 불렸던 선수다. 박민서는 뉴욕에서 6라운드 전체 115순위 지명을 받았다.박민서는 고교 시절까지 일본 실업리그 진출을 꿈꿨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리그가 무기한 중단되자 고3이 되던 2022년부터 전문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WPBL의 창설 소식이 들렸다. 거의 3년 동안 야구를 놓았고 이미 골프 훈련을 받고 있던 박민서가 트라이아웃 참가 대신 중학생 시절 영상으로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다만 박민서는 여전히 골프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도 화성시 훈련지에서 만난 박민서는 “갑자기 리그가 생겼다고 (야구로) 돌아가기에는 그사이 골프에 투자한 게 너무 컸다. 그런데 머리로는 알아도 (WPBL) 지원도 안 하면 나중에 골프로 성공하더라도 너무 후회될 것 같았다. 일단 지원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옛날 영상만으로 지명이 됐다. 예전에 야구를 열심히 했던 걸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야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좋아서’ 시작했지만 골프는 달랐다. ‘버디’가 뭔지도 몰랐다는 박민서는 “주변에서 하도 골프를 권유하시길래 무슨 스포츠인가 찾아봤다. 중계가 너무 지루했다. ‘나보고 이걸 하라는 건가’ 싶었다”고 돌아봤다. 박민서는 “야구 스윙은 복잡하게 생각하면서 한 게 아니라 어렸을 때 시작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건데 골프는 자꾸 머리로 (스윙을) 만들어가려고 하니까 잘 안됐다. 빨리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되니 바로 흥미를 붙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박민서는 “어렸을 때는 골프로 빨리 성공해서 다시 야구로 돌아가서 병행할 생각이었다. (야구에서) 날아오는 공을 쳤으니 멈춰있는 공은 내가 열심히만 하면 금방 이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죽어있는 공이 더 치기 어렵다더라(웃음). 막상 시작하니 병행은커녕 골프만 쳐도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골프 4년 차인 지금도 몸에는 여전히 야구 습관이 남아있다. 박민서는 “골프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데는 야구를 했던 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중심 이동은 (야구와 골프가) 반대다. 야구는 어퍼스윙을 해서 폴로 스루를 하면 오른쪽 뒤로 눕는데 골프는 중심을 왼쪽으로 이동한다”며 “또 웃긴 건 야구를 하려면 골프 습관이 나오더라”고 덧붙였다.박민서는 골프 전향 소식을 처음 밝히면서도 “언젠가 야구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박민서는 “처음 골프를 배울 때는 야구 스윙이 망가지는 게 싫어서 골프 훈련 끝나고 기숙사에 오면 다시 야구 방망이 잡았다. 그런데 골프를 정식으로 시작하고 야구에 미련을 계속 갖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 일부러 야구 얘기를 안 하려 했다. 그래도 야구가 싫어서 그만둔 게 아니다 보니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지난해에도 골프 훈련이 없는 주말에 가족들한테 얘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 경기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웃었다.WPBL에서 지명을 받았지만 프로 골프 선수라는 목표도 버리지 않은 박민서가 26일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예정대로 떠난 이유다. 박민서는 “혼란스럽긴 한데 일단 골프 훈련을 잘하고 프로 자격증을 따는 게 1차 목표다. WPBL은 지명이 됐으니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물론 야구가 너무 하고 싶지만 골프에서도 프로라는 성과를 이뤄내고 다시 도전하고 싶다”며 “쉽진 않겠지만 먼 미래에는 1년에 10개월은 골프를 하고 2개월은 WPBL에서 야구를 하는 꿈도 꾼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송성문(29)이 23일 공식적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선수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송성문과 최장 5년, 최대 2100만 달러(약 311억64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송성문의 한국프로야구 소속 구단 키움은 계약 소식을 전하며 “진심으로 축하한다. 팀 출신 여섯 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한국프로야구의 경쟁력과 위상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했다. 한국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갓 입단해 몸값이 저렴한 선수를 주전으로 적극 기용한다. 구단 이름처럼 이 선수들을 ‘키워서’ 쓰는 게 구단 운영의 핵심이다. 키움 타자들은 올 시즌 총 5508번 타석에 들어섰는데 그중 41.9%(2309타석)가 25세 이하 타자 차지였다. 리그 평균 비율(26.6%)보다 1.6배나 높은 압도적 1위 기록이다. 키움에서는 어릴 때부터 출전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다 보니 한국프로야구에서 7시즌 이상 1군에서 뛰어야 하는 MLB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기준을 충족하기에도 가장 유리하다.이런 팀에서 선순환이 이뤄지면 구단과 선수 모두에 윈윈이다. 리그를 평정해 ‘평화왕’이라 불렸던 유격수 강정호(38·은퇴)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남은 빈자리에서 ‘평화왕자’ 김하성(30·애틀랜타)이라는 또 다른 빅리거가 나온 게 대표 사례다. 구단도 반대급부로 이적료를 짭짤하게 챙겼다. 송성문까지 6명을 MLB 무대로 보낸 키움은 선수들 활약에 따라 이적료를 최대 5240만2015달러(약 777억6926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포스팅 제도를 통해 MLB에 진출한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반드시 원소속팀과 계약해야 하기 때문에 키움으로서는 ‘선수 임대 수익’을 누리는 셈이다. 미국에서 계약을 마치고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송성문은 “김하성 선배가 샌디에이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덕에 나도 좋은 조건으로 계약했다”며 “키움 후배들도 내가 미국 구단과 계약한 것에 놀랐을 것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한국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선수였다. 노력하고 인내하니 이런 좋은 날이 오더라. 나 같은 선수가 이런 대우를 받는 게 후배들에게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선순환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26·LA 다저스)이 타선을 ‘쌍끌이’하던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팀이다. 그러나 이정후가 부상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2023년 이후로는 줄곧 최하위다. 올해도 유일하게 3할 승률(47승 93패 4무·승률 0.336)에 그친 압도적인 꼴찌였다. 이 와중에 이정후(지난해), 김혜성(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송성문까지 떠나보낸다. 한국프로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이번 시즌 키움 타선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합계는 6.88이었다. 그런데 송성문 혼자 8.58이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3할대 타율(0.315)과 20홈런 이상(26홈런)을 기록한 송성문이 빠지면 팀 타선의 WAR이 마이너스(―)라는 계산이 나온다. 송성문을 MLB에 보내면서 키움의 잔액은 더 두둑해졌을지 몰라도 내년 시즌에도 ‘고난의 행군’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2023∼2025년 세 시즌을 연속 꼴찌로 마무리하면서도 동시에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빅리거를 배출한 키움의 아이러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