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송유근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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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유근 기자입니다.

big@donga.com

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사회일반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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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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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는 반납” 말 남기고 돌아오지 못한 청년 소방관들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 소방교(27)가 2019년 성탄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그해 22세의 나이로 소방관이 된 그는 아이디에 119를 붙이고, 프로필에 ‘KOREA FIREFIGHTER(대한민국 소방관)’라는 소개문구를 걸었다. 성탄절 밤 근무가 고될 법도 하건만, 이날 근무복을 입고 찍은 사진 속 그의 표정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저는 소방하고 결혼했어요.” 또 다른 순직 소방관인 박수훈 소방사(35)는 동료들이 ‘언제 결혼할 거냐’고 짓궂게 물을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사였던 그는 ‘사람을 구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2022년 2월 ‘늦깎이’ 소방관이 됐다. 두 소방관은 재난 현장에서 늘 몸을 아끼지 않았다고 1일 동료들은 증언했다. 지난해 7월 경북 집중호우 땐 68일이나 실종자 수색에 참여하고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동료는 “늘 현장에 먼저 뛰어드는 친구들이었다”고 했다. 동료 김춘영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출동이 된 지난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이날 오후 7시 56분경 육가공품 제조공장의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다. 이들은 주저 없이 인명 수색을 위해 불이 난 3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때 불길이 갑자기 커지면서 3층 바닥이 무너졌다. 식품 조리를 위해 쌓아둔 식용유통 더미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안 그래도 무너지기 쉬운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이 삽시간에 붕괴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함께 출동한 다른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끝내 고립됐다. 불길은 거셌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는 거대했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적으로 진화했지만 1일 오전 1시경 김 소방교가, 오전 4시 14분경 박 소방사가 각각 잔해 속에서 숨진 채 수습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소방관의 순직에 대해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두 대원에 대해 1계급 특진과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옥조근정훈장’ 추서 했다.“불길 속 사람 있다” 한마디에,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동료들 “남 하기 싫은 일 하던 사람” 특전사 대원 출신 박수훈 소방사… 작년 예천 폭우땐 실종자 수색 앞장비번날도 출근하던 김수광 소방교… 인명구조사 합격뒤 구조대 자원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했던 사람.”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박수훈 소방사(35)의 십년지기 송현수 씨(34)는 떠난 친구를 1일 이렇게 기억했다. 송 씨는 “박 소방사는 근무지인 문경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출동할 기회가 적어서 아쉬워했을 정도”라며 “항상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특전사로 근무하던 중 ‘사람을 구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소방관에 지원해 2022년 2월 임용됐다. “불 속에 사람 있다”는 말에 주저 없이 뛰어든 그는 결국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면 된다’ 외치던 특전사 출신 구조대원 이번 화재로 순직한 박 소방사와 김수광 소방교(27)의 소식을 접한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박 소방사와 김 소방교는 전날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소방관이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솔선수범하는 사람들’로 기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폭우 때도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앞장섰다. 박 소방사는 태권도 도장에서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소방관 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2007년부터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김교철 상주시태권도협회장(50)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7전 8기로 소방관을 준비했던 친구”라며 “10년가량 준비한 끝에 32세 늦은 나이에 소방관 임용에 성공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2021년 소방공무원 최종 합격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격 소식과 함께 “아싸 소방관!”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 씨는 “항상 아이들을 챙겼다.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니까 아이들이 많이 따랐다”며 “아이들이 잘 못 따라와도 긍정적으로 ‘하면 된다!’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박 소방사는 장남으로 여동생이 둘 있는데 두 여동생의 학자금을 본인이 다 벌어서 대학을 졸업시켰다고 한다. 송 씨는 “(화재)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설마 했는데, 기사 내용과 정황이 다 박 소방사를 가리켜 한숨도 못 잤다”며 “힘든 시기가 길었는데 이렇게 가버리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비번에도 출근해 인명구조사 자격증 공부 김 소방교는 2019년도 공개경쟁 채용으로 임용돼 20대 초반부터 경북도소방본부에 몸을 담았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김 소방교와 함께 일한 김모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며 “비번에도 집에 안 가고 구조대원들과 함께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연습하던 친구였다”고 전했다. 2022년 11월에는 제60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평소 남다른 화재 예방 활동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소방공무원 등에게 매년 주어지는 표창이다. 이날 두 순직 소방관이 속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직원들은 왼쪽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단 채 침통함에 빠져 있었다. 센터의 한 팀장은 얼굴에 아직 닦지 않은 재가 묻은 채 울먹였다. 구조할 때 입고 나간 복장을 미처 갈아입지 못한 채 눈가는 빨갛게 충혈된 모습이었다. 본보 기자가 다가가 말을 걸자 한 손에 담배와 장갑을 든 채 “미안합니다”라고 잠긴 목소리로 응답했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동료 김모 소방위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동료 남모 소방관은 “항상 밝게 웃고 다니고 주변에 힘을 줬다”고 기억했다. 남 소방관은 “동료 중에서도 ‘사회생활 진짜 잘한다’ 싶은 사람들 있지 않나. 둘 다 그런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예천군 폭우 피해 때도 실종 주민들을 찾기 위해 68일 넘게 지속된 수색 작업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솔선수범해서 물에 뛰어들던 사람들이다.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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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경찰청장 조지호-경찰청 차장 김수환 유력

    경찰이 조만간 조지호 경찰청 차장(사진)을 서울경찰청장으로 발령 내는 등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김광호 서울청장이 1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치안정감 보직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치안정감은 경찰 내 서열 2위 계급으로,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의 보직을 맡는다. 조 차장은 서울청 자치경찰위원회에 서울청장 후보군으로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북 청송 출신으로 경찰대(6기)를 졸업한 후 강원 속초경찰서장과 경찰청 인사담당관, 공공안녕정보국장 등을 거친 ‘기획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사 검증 업무를 맡은 이후 반 년 만에 두 직급 승진해 주목받았다. 경찰 내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조 차장의 서울청장행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서울청에는 “신임 청장이 26일 자경위에서 의결 및 발령돼 29일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내부 공지가 올라왔다. 조 차장의 후임으로는 김수환 경찰대학장이 유력하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김 대학장은 애초 차장 자원으로 승진한 인물인데, 김광호 청장에 대한 처분이 미뤄지면서 잠시 대학장 자리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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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지킨 제복의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필리핀의 우리 교민들이 ‘당신(경찰)이 있어 이 지역이 살기 좋아졌다’고 해주신 말씀이 제게는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토 안팎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동료 앞에 부끄럽지 않게 근무하겠습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울 송파경찰서 윤종탁 경감(47)은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던 2022년 9월 중국인 조폭 조직에 납치됐던 국민을 구해 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이 2012년 제정된 이래 해외 교민을 지킨 공로로 대상을 받은 이는 윤 경감이 처음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 있는 국민 보호도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윤 경감은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 아니면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는 현지 교민분들을 생각했다”라며 “스무 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결국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낸 기억이 나를 아직도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200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한 뒤 2012년 간부후보생 60기로 재입직한 윤 경감은 수사 부서에서 보이스피싱 및 기획부동산 사기 조직을 여럿 검거했다. 특히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며 중국 범죄조직에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했다. 그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킨 보이스피싱 총책 등 현지 조폭 범죄집단 21명을 검거하는 데도 기여했다. 2021년 9월에는 현지에서 살인 청부업자로 악명을 떨쳤던 40대 이모 씨를 검거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윤 경감은 다음 달 말이면 말레이시아로 다시 해외 근무에 나선다. 국내에 2명뿐인 국제 공조 전문 수사관 중 한 명인 그는 “국제 공조 분야에서 최우수 수사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2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대상 1명, 제복상 6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1명, 위민해양경찰관상 1명 등 11명에게 시상했다.“국군외상센터가 내 최전선” 군의관 아빠… 아홉살 딸 “멋져요” 보이지 않는 곳서 국민 위해 헌신경찰-소방관-군인 등 11명 수상동료 잃은 소방관 “딛고 일어설 것”작전중 부상 경찰 “현장 지키겠다” “오늘 오전에도 수술을 하고 오는 길입니다. 바쁘고 힘들기도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도 있는 이들’을 구할 때는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문기호 중령(41·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외상제2진료과장)은 명패를 바라보며 “같이 일하는 병원 동료들과 함께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중령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로운 제복상을 수상했다. 문 중령은 2011년 최전방 경계부대(GOP)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을 시작으로 장기 복무로 전환해 13년째 군의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군내에서 ‘후방의 영웅’으로 평가된다. 접경에서 총을 들지는 않지만, 국가에 헌신하다가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국군외상센터가 바로 그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문 중령은 2022년 10월 표정호 병장이 국군수도병원으로 실려 온 날이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표 병장은 지뢰 사고로 오른쪽 발뒤꿈치가 완전히 절단된 상태였다. 자칫 잘못하면 발목 전체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모두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절망했지만, 문 중령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즉시 뼈와 인대를 이식하고 허벅지 근육을 떼어내 뒤꿈치를 재건하는 고난도 수술을 17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제 표 병장은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꽃다발을 안고 시상식장에 온 문 중령의 딸 시원 양(9)은 “온종일 수술하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싶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이번 영예로운 제복상에선 문 중령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기여하는 제복 공무원이 여럿 수상자로 뽑혔다. 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 서해지구대 백성욱 경위(36)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5월 “극단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로 출동해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남학생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자칫 투신자와 같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던진 결과였다. 백 경위는 “극단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현장에서 그런 이들을 볼 때마다 사명감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는 동료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한 11명의 경찰과 소방관, 군인 중 3명은 작전 중 큰 부상을 입었다. 심사위원들은 큰 부상에도 개의치 않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며, 많은 제복 공무원들의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 신현혁 소방위(45)는 화재 진압 작전 중 큰 부상을 당하며 동료 3명을 잃었다. 2022년 1월경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서 일어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할 때였다. 그날 화재 진압을 위해 창고로 진입한 신 소방위는 창고 내부에 고립됐다. 자욱한 연기로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폭발하는 화염에 몸이 튕겨 나간 것. 부상보다 힘든 건 그날 함께한 동료 3명의 순직이었다. 이 충격으로 신 소방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어 공무상 요양에 들어갔으나, 해당 기간이 채 끝나기 전인 2022년 9월 그는 자진해서 현장에 복귀했다. 신 소방위는 “그날 작전의 충격으로 아직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게 두렵다”며 “그래도 힘든 상황에 처한 동료와 후배들에게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이번 시상식을 찾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 신영환 경위(42)는 지난해 3월 외국인 신분증 위조 사범 검거 중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으려다 우측 아킬레스힘줄이 파열되며 전치 29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는 “놓치지 않으려고 범인의 다리를 붙잡아, 5m 넘게 끌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퇴원 이후에도 바로 현장에 복귀한 뒤 수사와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위민경찰관상 수상자인 이재원 경장(37)은 음주 측정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피의자를 잡으려다가 부상을 당했지만 “앞으로도 현장을 지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수상자들도 있었다. 위민해양경찰관상을 수상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 주진홍 경위(42)는 낚싯줄에 걸린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던 일회용 주사기를 단서로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폭력조직을 포함한 마약 사범 29명을 일망타진했다. 그는 “이번 상금을 마약을 단절하기 위한 곳에 쓸 생각”이라며 “마약 사범을 검거할 때 필요한 방탄 장갑과 삼단봉을 구매해 동료들에게 나눠 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사범을 잡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는데, 방탄 장갑 등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 ◇대상윤종탁 경감(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제복상문기호 중령(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김창곤 중령(육군 32보병사단)백성욱 경위(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양승춘 소방경(경기소방재난본부 성남소방서)이종욱 소방위(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김건남 경감(동해지방해양경찰청 포항해양경찰서)◇위민경찰관상신영환 경위(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이재원 경장(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위민소방관상신현혁 소방위(경기소방재난본부 안성소방서)◇위민해양경찰관상주진홍 경위(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심사위원 김진태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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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軍경찰도 ‘대통령실 진입 시도’ 대진연 10여명 수사

    최근 용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반미·친북 성향 학생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을 군사경찰인 국방부 조사본부가 공식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통령실로 이어지는 입구인 국방부 서문 등을 통해 무단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제지하던 위병소 근무 병사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민간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군 수사기관까지 별도로 나선 건 초병을 다치게 한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향후 이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번 주 중반 대진연 회원 10여 명을 군형법상 초병 상해 및 초소 침범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이들은 6일 국방부 서문을 통해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초병들을 뿌리치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초병 5, 6명이 턱관절 부상 등 상해를 입었다. 군 소식통은 “피해 병사들은 사건 당일 진단서를 받았고 증거도 모두 확보돼 있다”라며 “군 내부에서도 의무 복무를 하러 온 병사들의 제지를 무시하고 이들을 다치게 한 건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당초 이들은 민간 경찰에서 공동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당시 대진연 회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불법 집회를 열고 일제히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 다만 이 같은 혐의를 적시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은 “집단적 폭력 행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앞서 9일 기각됐다. 군 당국은 이들을 엄정하게 수사해 일벌백계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군은 비슷한 사건에 대해서 대민관계 등을 의식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군 소식통은 “군검찰을 통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군이 직접 수사해야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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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군사경찰, 대통령실 진입 시도 ‘대진연’ 회원 10여 명 피의자 입건

    최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 체포된 반미·친북 성향 학생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10여 명을 군사경찰인 국방부 조사본부가 공식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통령실로 이어지는 입구인 국방부 서문 등을 통해 무단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던 위병소 근무 병사들에게 상해를 입히고 군 초소를 침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군은 민간인들의 초병(초소를 지키는 병사) 상해, 군부대 침입 사건 등에 대해 대민관계 등을 의식해 민간 경찰에 사건을 인계한 뒤 수사를 전담케 하고 초병 상해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군이 다소 관대한 태도를 보여 비판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군 수사기관이 민간 수사기관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해 초병의 제지에 불응하고 초병을 다치게 한 민간인들을 엄벌해 재발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18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번 주 중반 대진연 회원 A 씨 등 10여 명을 군형법상 초병 상해 및 초소 침범 혐의 등으로 입건한 뒤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인 6일 국방부 서문 등을 통해 영내 무단출입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는 초병들 지시에 따르지 않고 초병들을 뿌리치며 여러 차례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초병 5, 6명이 턱관절 부상 등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피해를 본 병사들은 사건 당일 바로 진단서를 받았고 관련 증거도 모두 확보돼있는 상태”라며 “군 내부에서도 의무복무를 하러 온 젊은 병사들의 제지를 무시하고 몸싸움을 벌이다 이들을 다치게 한 건 매우 중대한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당초 이들은 사건 발생 당일 민간 경찰에 체포된 뒤 공동건조물 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같은 혐의를 적시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집단적 폭력 행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9일 기각된 바 있다. 대진연 회원들은 사건 당일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불법 집회를 열고 집회 이후 일제히 국방부 내부 진입을 시도했지만 계획적이지는 않았다고 본 것. 군 당국은 민간 경찰의 수사와 별도로 이들에게 군형법을 적용한 뒤 엄정하게 수사해 일벌백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초병 상해에 대해선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부대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초병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 엄벌에 처해진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이들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내고 군검찰을 통해 구속영장도 청구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민간 수사기관과 별도로 피해를 입은 군이 직접 수사해야 강력한 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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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 선보인 ‘휴대용 DNA감지기’… 韓경찰이 개발

    한국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의 유전자(DNA)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 선보였다. 15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한국센서관’에 참가해 ‘휴대용 DNA 형광 감지기’(사진)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광원 센서를 활용해 범죄 현장의 유전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치안 산업 분야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이를 활용하면 범죄 피해자의 손톱 밑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피부 세포 등 사람의 유전자를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임희정 치안정책연구소 법과학융합연구센터장은 “해당 장치가 도입되면 국가 예산 사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범죄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거하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용 DNA 형광 감지기의 연구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시장주도형 K센서 기술 개발 사업으로 진행됐다. 치안정책연구소는 2022년부터 3년간 사업비를 지원받아 주식회사 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과 함께 ‘범죄 현장 유전물질 검출을 위한 실시간 고민감도 DNA 감지 센서 기술 개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CES는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 산업 제품 전시회로,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의 미래를 선보이는 장으로 통한다. 한편 치안정책연구소는 2015년 과학기술연구부, 2018년에는 스마트치안지능센터, 국제경찰지식센터 등이 신설되며 조직이 확대됐다. 2022년 11월에는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화학시험 분야 기체증거분석)’으로 인정받기도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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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현장서 유전자 확인…‘휴대용 DNA 감지기’ 들고 CES 간 경찰

    한국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의 유전자(DNA)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에 선보였다. 15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9~1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한국센서관’에 참가해 ‘휴대용 DNA 형광 감지기’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광원 센서를 활용해 범죄 현장의 유전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치안산업 분야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이를 활용하면 범죄 피해자의 손톱 밑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피부 세포 등 사람의 유전자를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임희정 치안정책연구소 법과학융합연구센터장은 “해당 장치가 도입되면 국가 예산 사용 절감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범죄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거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용 DNA 형광 감지기의 연구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시장주도형 K-센서 기술개발 사업으로 진행됐다. 치안정책연구소는 2022년부터 3년간 사업비를 지원받아 주식회사 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등과 함께 ‘범죄 현장 유전물질 검출을 위한 실시간 고 민감도 DNA 감지 센서 기술 개발’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CES는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산업제품 전시회로,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의 미래를 선보이는 장으로 통한다. 한편 치안정책연구소는 2015년 과학기술연구부, 2018년에는 스마트치안지능센터, 국제경찰지식센터 등이 신설되며 조직이 확대됐다. 2022년 11월에는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화학시험 분야 기체증거분석)’으로 인정받기도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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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고위직들 근무지서 잇단 출마… “중립 훼손” 논란

    판사와 검사에 이어 경찰 고위직에서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자신이 수사와 경비 등을 담당했던 근무지에서 출마할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막기 위해 근무지 내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상률 서울경찰청 생활안전 차장(치안감)은 전날 사직 후 국민의힘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11일) 직전에 사직한 것이다. 이 전 차장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경남경찰청장을 지냈다. 이 전 차장은 통화에서 “고향인 김해을에 출마하려 퇴직하자마자 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총경급에선 한상철 전 양산경찰서장이 양산갑 출마를 위해 10일 퇴직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양산서장을 지낸 한 전 서장은 경찰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달 8일 양산시청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은 대전 유성갑에서,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은 제주 서귀포에서 각각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도 2020년 총선에서 대전 중구에 출마하기 직전에 대전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했다. 일선에선 근무지에서 출마하는 행태가 반복되면 엄정한 법 집행이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일선의 한 경찰 관계자는 “총선 출마에 관심 있는 서장과 지방청장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음주운전 단속이나 계도 단속 등 엄격한 법 집행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초기 지방청장을 일부러 고향이 아닌 곳으로 배치했었는데, 중립성을 위해서는 그때와 같은 조치가 합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직선거법을 촘촘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직 사퇴 시한을 선거 90일 전이 아닌 1년 전 수준으로 늘려 이해충돌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웅석 전 형사소송법학회장은 “수사 및 정보를 다루는 경찰 공무원이 자신의 근무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일반 공무원의 출마보다 심각한 정치적 중립 훼손 행위”라며 “현직에서의 업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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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억 횡령 건보팀장 필리핀서 검거… 月1200만원 고급 리조트서 은신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직 중 46억 원을 횡령해 2022년 해외로 도주했던 40대 남성이 1년 4개월 만에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그해 직장가입자 약 3만 명분의 월평균 건보료에 해당하는 재정을 빼돌려 건보공단 창설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횡령 사건을 일으켰던 그는 한 달 투숙료가 최소 1200만 원이 넘는 고급 리조트에 숨어 있었다. 10일 경찰청은 전직 건보공단 재정관리팀장 최모 씨(44)를 병원에 지급할 진료비 등 46억 원을 본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2022년 4월부터 9월까지 범행하다 공단 측에 발각되자 달아났다. 최 씨가 잡힌 곳은 1박에 40만∼80만 원을 호가하는 마닐라의 한 고급 리조트였다. 경찰은 필리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세탁물 배달원 등 현지 정보원 등을 활용해 최 씨의 거처를 확인했고, 잠복 끝에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송환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최 씨를 국내로 데려와 빼돌린 돈의 향방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몰수한 건 최 씨의 국내 계좌에 있던 7억 원뿐이다. 나머지 39억 원 중 상당액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은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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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습격범 도운 70대 남성 긴급체포… “범행 계획 알고도 변명문 우편발송 약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67)의 범행을 도운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살인미수 방조 혐의로 70대 남성 A 씨를 7일 오후 충남 아산시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김 씨의 범행 동기 등이 담긴 8쪽 분량의 문서 ‘남기는 말’과 같은 내용을 우편으로 발송해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파악했다. 김 씨가 범행 당시 외투 주머니에 지니고 있던 ‘남기는 말’에는 이 대표에 대한 혐오 표현, 정치권 비판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이 대표를 살해하려고 계획한 사실을 A 씨가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고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김 씨와 범행을 공모했는지, A 씨가 이 내용을 발송했는지, 어디에 보내려고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일 이 대표를 습격하기 하루 전부터 흉기를 소지하고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 대표가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을 당시에도 흉기를 지닌 채 이곳을 방문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인터넷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범행을 앞두고 칼갈이 도구로 날을 날카롭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의 동선도 드러났다. 김 씨는 1일 오전 고속철도(KTX)로 천안아산역을 출발해 오전 10시 40분경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봉하마을에 오전 11시 50분경 도착했고, 자가용을 얻어타고 오후 4시경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았다. 이어 울산역에서 부산역으로 돌아와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고 오후 7시 50분경 가덕도 대항전망대에 도착했다. 김 씨는 자가용을 얻어타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모텔에 도착해 숙박한 뒤 다음 날 오전 8시경 택시를 타고 가덕도로 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에게 차를 태워준 이들에게서 공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할지를 결정하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9일 개최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8일 윤희근 경찰청장을 불러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김구, 여운형 선생 암살 이후 야당 지도자의 목숨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국민은 배후가 있는지 등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요인경호법’ 제정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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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e스포츠 산업, 4년 새 1조 성장… 대회 수익은 낮아

    ‘동시 접속 시청자 1억 명, 누적 접속 시청자 4억 명.’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시청자 수다.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며 높아진 e스포츠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 e스포츠 리서치 전문기업 뉴주에 따르면 2021년 11억3700만 달러(약 1조4800억 원)였던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5년 약 22억8500만 달러(약 2조97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시청자 역시 2018년 3억9500만 명에서 지난해 6억5000만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한국에서도 e스포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602억 원가량이던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2년 1514억 원으로 성장했다. 한국은 특히 태동기인 1990년대 후반부터 e스포츠 산업을 이끌어왔다. 1999년 한국 e스포츠협회(KeSPA)가 설립돼 프로리그 출범과 규칙 제정 등을 추진하며 e스포츠 산업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2008년 국제e스포츠연맹(IeSF) 창설도 한국이 주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회 수익이 낮은 점 등이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2021년 게임사 등이 방송·대회 개최·선수·게임단 운영 등에 투자한 금액은 839억 원이지만, 수익은 투자 금액의 39%인 329억 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22년엔 투자 금액이 100억 원 넘게 줄어 703억 원이 됐고, 수익은 투자 금액의 28.3%인 199억 원으로 줄었다. 국내 e스포츠 게임단의 규모도 영세한 편이다. 2022년 게임단 예산 현황을 보면 연간 예산이 11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게임단이 5곳, 6억 원 이상∼11억 원 미만인 곳이 2곳, 6억 원 미만인 곳이 2곳이었다. 연간 예산이 50억 원 이상인 곳은 4곳에 불과했다. 프로야구 구단 연간 예산 규모가 300억 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규모 차이가 크다. 이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보고서에서 △샐러리캡 제도 도입을 통한 구단 및 선수 상향 평준화 △지역 연고제 도입 등 풀뿌리 e스포츠 문화 형성 △e스포츠 학생 선수의 학업 병행 제도 논의 △인공지능(AI) 신기술 접목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종주국으로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산업 관련 투자와 수익 창출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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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잠수함 설계 도면’ 대만에 유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대우조선해양 근무 당시 도면을 빼돌리고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S사로 이직한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 A 씨 등 2명을 산업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대만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 잠수함 설계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12월 인도네시아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4393억 원)에 3척을 수주한 ‘DSME1400’ 모델의 도면으로 알려졌다. 해당 잠수함은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인도됐다. 경찰은 A 씨 등이 S사로 이직한 후 도면을 대만 측에 넘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도면은 이후 대만 정부가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을 개발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대만 정부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S사가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와 손잡고 잠수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S사는 실제 지난해 하이쿤 잠수함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등을 정부 허락 없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S사 임원과 S사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S사는 해군과 대우조선해양 출신 등이 설립한 중소기업 규모의 회사다. 도면 유출 사실은 대만 내 친중 성향의 국회의원이 처음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도면이 CSBC 등 주요 관계자 사이에서 돌아다니자 이를 한국의 대만대표부에 알린 것. 해당 첩보는 한국 방위사업청 등에 전달돼 경찰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수사기관과 함께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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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표 피습… ‘총선’이 테러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10총선을 99일 앞둔 2일 부산 현지 일정 중 김모 씨(67)로부터 흉기 습격을 받았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 대표를 상대로 한 테러 사건은 2006년 5월 지방선거 직전 당시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피습된 이후 18년 만이다. 여야가 총선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날 벌어진 피습 사건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전면 취소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일부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우리 사회가 어떤 경우에라도 이런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이 총선 구도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채 증오를 부추겨 온 극단적 정치 문화가 총선 정국에서 제1당 대표에 대한 테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경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걸어서 이동하던 중 김 씨의 칼에 왼쪽 목 아래 부위를 찔렸다. 김 씨는 지지자 행세를 하며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종이 왕관을 쓴 채 “사인 하나만 해달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했다. 그러다 미리 준비해 간 18cm 길이의 칼을 상의 주머니에서 꺼내 들어 갑자기 이 대표를 습격했다. 이 대표는 사건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목에 1.5cm가량의 열상을 입어 경정맥이 손상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18분경 헬기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 있던 경찰에 즉각 체포됐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자신의 신원에 대해선 묵비권을 행사하다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동기와 당적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충남에 거주하는 김 씨가 지난해 12월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에서도 이 대표의 동선을 따라다녔던 점을 포착하고 이번 피습 사건이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씨가 범행에 쓴 흉기 역시 지난해 말 인터넷을 통해 미리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부산경찰청도 이날 특별수사본부를 차렸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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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현동 수사 무마 의혹’ 곽정기에게 소개비 받은 경찰 대기 발령

    백현동 개발 비리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정기 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전 총경·수감 중)에게 사건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현직 경찰이 대기발령 조치됐다. 29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곽 전 총경에게 사건을 소개해주고 수백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수서서 소속 박모 팀장(경감)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경감은 백현동 민간사업자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를 곽 전 총경에게 소개해주고 4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경감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개시 통보가 이뤄져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인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감을 대기발령 조치한 건 수사 개시 통보에 따른 통상적 절차”라며 “아직 혐의가 입증됐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곽 전 총경이 지난해 6, 7월 정 대표와 7억 원 상당의 수임 계약을 체결하고 “경찰에 인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5000만 원을 더 받았다는 내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총경은 22일 구속됐다. 곽 전 총경은 “사건 경과에 따라 계약이 수시로 변동돼 수임료가 추가 된 것”이라며 “세금 처리까지 한 건데 청탁의 대가라면 세금 처리를 할 수 있겠느냐”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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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균측 “3차조사 비공개 2차례 요청”, 경찰 거절… ‘포토라인 규칙 위반’ 논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 씨(48)가 27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 씨 측이 23일 세 번째 조사 당시 변호인을 통해 “비공개 출석하게 해 달라”고 2차례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경찰 안팎에선 “특별한 이유 없이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걸 금지한 수사 공보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씨의 변호인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 2차 조사의 경우 공개 출석이 불가피한 면이 있어 받아들였지만 마약류 음성 결과가 나온 후 진행된 3차 조사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다”며 “그런데 경찰이 ‘내부적으로 이미 공개 출석으로 정해졌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 씨 측에서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출석하고 싶다고 요청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지하주차장으로 오더라도) 어차피 노출되는 상황이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걸 취재진이 보면 사람이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1, 2차 때와 같은 방법으로 출석해 달라고 했고 이 씨 측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결국 10월 28일에 이어 지난달 4일과 이달 23일 세 번에 걸쳐 포토라인에 섰다. 마지막 조사는 19시간 동안 이어졌는데 이 씨의 변호인은 “다시 한 번 공개 출석하느냐, 심야 조사로 한 번에 끝내느냐는 선택의 기로에서 어쩔 수 없이 심야 조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모욕 주기식 공개 출석과 피의 사실 공표, 두 가지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3차 조사 당시 진술을 충분히 들어주는 차원에서 변호인 참여하에 장시간 이뤄졌다”며 “적법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 사항 유출도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행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소환, 조사,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수사 과정이 언론이나 그 밖의 사람에 의해 촬영, 녹화, 중계방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를 공개 조사하는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관행과 언론 공보 준칙 같은 것을 되짚어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보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오전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대책회의에서도 공보 규칙 준수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는 함께 일했던 동료 등의 추모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영화 ‘기생충’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박소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이날 빈소를 찾았다. 이 씨의 발인은 29일 낮 12시경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인천=공승배 ksb@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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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균 두달새 세차례 포토라인 서… 비공개 출석 요청했지만 경찰 거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 씨(48)가 27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 씨 측이 23일 세 번째 조사 당시 변호인을 통해 “비공개 출석하게 해 달라”고 2차례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경찰 안팎에선 “특별한 이유 없이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걸 금지한 수사 공보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씨의 변호인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 2차 조사의 경우 공개 출석이 불가피한 면이 있어 받아들였지만 마약류 음성 결과가 나온 후 진행된 3차 조사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다”며 “그런데 경찰이 ‘내부적으로 이미 공개 출석으로 정해졌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 씨 측에서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출석하고 싶다고 요청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지하주차장으로 오더라도) 어차피 노출되는 상황이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걸 취재진이 보면 사람이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1, 2차 때와 같은 방법으로 출석해 달라고 했고 이 씨 측도 동의했다”고 밝혔다.이 씨는 결국 10월 28일에 이어 지난 달 4일과 이달 23일에 세 번에 걸쳐 포토라인에 섰다. 마지막 조사는 19시간동안 이어졌는데 이 씨의 변호인은 “다시 한 번 공개출석하느냐, 심야조사로 한 번에 끝내느냐는 선택의 기로에서 어쩔 수 없이 심야조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모욕주기식 공개출석과 피의사실 공표, 두 가지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3차 조사 당시 진술을 충분히 들어주는 차원에서 변호인 참여하에 장시간 이뤄졌다”며 “적법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사항 유출도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현행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소환, 조사,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수사 과정이 언론이나 그 밖의 사람에 의해 촬영, 녹화, 중계방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를 공개 조사하는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관행과 언론 공보 준칙 같은 것을 되짚어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보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오전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대책회의에서도 공보 규칙 준수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이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는 함께 일했던 동료 등의 추모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영화 ‘기생충’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박소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이날 빈소를 찾았다. 이 씨의 발인은 29일 낮 12시경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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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채널A 제정… 제12회 ‘영예로운 제복賞’ 수상자 선정… 필리핀서 납치된 교민, 中조폭 위협뚫고 구출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2과 윤종탁 경감(46·사진)이 선정됐다. 2002년 순경으로 입직한 뒤 2012년 간부후보생 60기로 재입직한 윤 경감은 다년간 수사 부서를 거치며 보이스피싱 및 기획부동산 사기 조직을 여럿 검거했다. 특히 202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3년 동안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며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하는가 하면,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도 기여했다. 윤 경감의 한국 복귀가 다가오자 교민들이 “근무를 연장해 달라”는 청원을 경찰청에 낼 정도로 교민 사회에서 인정받았다. 그는 “돌아올 때 교민들로부터 살기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무엇보다 큰 상이었다”며 “앞으로도 어디서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살해협박 받아도 교민 지킨다는 자부심에 용기 내” 영예로운 제복상 大賞 서울 송파경찰서 윤종탁 경감지난해 9월 필리핀 클라크의 한 공장 부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으로부터 “A 씨가 필리핀으로 취업하러 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말을 들은 윤 경감은 수소문을 통해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중국 범죄 조직 아지트에 있을 확률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 예상대로 A 씨는 필리핀 유흥업소에 취업하려다 중국 조직의 꼬임에 넘어가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뺏긴 채 감금돼 있었다. 윤 경감은 등줄기에 땀이 나는 순간으로 당시를 기억했다. 중국 조직원 12명은 윤 경감을 둘러싼 채 협박을 이어갔다. 필리핀 현지 경찰이 투입되려면 A 씨의 입에서 “도와 달라”는 말이 나와야 했는데 A 씨는 겁에 질린 나머지 “괜찮다”고만 했다.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던 중 윤 경감이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한국에서 수배당한 피의자라 꼭 데려가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A 씨를 구출해 냈다. 해외에서 위기에 처했던 국민을 12시간 만에 구해 대사관에 인계하자 다리가 풀렸다. 윤 경감은 “탈진 직전이었지만 납치돼 자칫 큰일 날 뻔했던 자국민을 고국에 돌려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돌이켰다.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에서 2020년 7월부터 3년간 코리안데스크로 활약한 윤 경감은 현지 교민에게 ‘고마운 경찰’로 통한다. 윤 경감은 현지 근무 당시 1000억 원대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를 저지른 총책 등 현지 조폭 범죄 집단 21명을 검거하는 것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앙헬레스의 3대 보이스피싱 조직이 와해되는 성과도 냈다. 영토 밖에서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제복 입은 영웅들이 헌신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윤 경감은 “필리핀에서 살해 협박도 수차례 받았지만 교민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용기를 냈다. 앞으로도 어디서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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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서울 버스-지하철 새벽 2시까지 연장운행

    서울시가 제야의 종 타종을 포함해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리는 31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서울시는 31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타종 행사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 31일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대 도로를 단계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보신각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각역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 서울시는 대신 지하철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이 총 173회 추가로 운행된다. 시내버스는 을지로입구역, 종로3가역, 안국역 등 행사장과 가까운 정류소를 지나는 노선 38곳을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또 행사장 주변을 운행하는 택시 운전사에게 심야운행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경찰은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 등 전국 132개 새해맞이 행사장에 총 117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특공대 등 경찰 8277명을 전국 각지에 배치하기로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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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야의 종 소리 듣고 귀가하세요”…서울 지하철·버스 막차 연장

    서울시가 제야의 종 타종을 포함해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리는 31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서울시는 31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타종 행사를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 31일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대 도로를 단계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보신각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각역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서울시는 대신 지하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이 총 173회 추가로 운행된다. 시내버스는 을지로입구역, 종로3가역, 안국역 등 행사장과 가까운 정류소를 지나는 노선 38곳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또 행사장 주변을 운행하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심야운행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경찰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 등 전국 132개 새해맞이 행사장에 총 117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특공대 등 경찰 8277명을 전국 각지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경찰 헬기, 방송조명차, 드론 등의 장비를 동원해 인파 사고 등을 방지할 방침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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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랫집 불에 7개월 딸 안고 뛰어내려… 아빠는 끝내 숨졌다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후 7개월 된 딸을 안고 4층 집에서 뛰어내린 30대 가장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119에 화재를 신고하고 주위에 대피를 권하던 30대 남성도 연기를 들이마신 채 비상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 대부분이 잠든 연휴 새벽 시간에 불이 나 부상자가 30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컸다. ● 딸 안고 뛰어내린 30대 가장 참변도봉경찰서와 도봉소방서 등에 따르면 25일 오전 4시 57분경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후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등 장비 60대와 소방관 등 312명을 동원했다. 이어 화재 발생 1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6시 36분경 큰불을 잡고, 오전 8시 40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하지만 새벽 시간 순식간에 불이 위층으로 번진 탓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숨지거나 부상을 당한 이가 적지 않았다. 바로 위층인 4층 주민 박모 씨(33)는 부인 정모 씨(34)와 함께 두 딸을 살리려다 세상을 떠났다. 박 씨와 정 씨는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다 경비원을 발견하고 ‘아이를 받아달라’고 소리쳤다. 경비원이 재활용 종이 포대를 바닥에 깔자 정 씨가 먼저 첫째 딸(2)을 던지고 뒤이어 자신도 뛰어내렸다고 한다. 정 씨는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박 씨는 7개월 된 둘째 딸을 던질 수 없어 안고 뛰어내렸는데 옆으로 떨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개골 골절상 등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원에게 발견된 박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두 딸은 연기 흡입 및 저체온증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박 씨 가족은 두 달 전 불이 난 아파트로 이사 온 것으로 알려졌다. 119에 화재를 처음 신고한 사람은 아파트 10층에 거주하는 임모 씨(38)였다. 임 씨는 11층 비상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임 씨가 같이 살던 가족들을 먼저 피신시킨 후 불길을 피해 위로 이동하다 연기를 흡입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씨 유족은 “화재를 알리느라 정작 본인은 대피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침통해했다. 불이 난 3층 집에 거주하던 70대 부부는 불길을 피해 밖으로 뛰어내려 구조됐다. 남편 김 씨는 병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작은방에서 처음 불이 나기 시작했고 연기가 급속히 차올랐다”며 “정신 없이 아내와 거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26일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에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대피방송 제대로 안 이뤄져”화재는 바람을 타고 5층까지 순식간에 번졌고 유독가스는 전체 23층 중 16층까지 차올랐다. 주민들은 화재 경보기는 작동했지만 대피 방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송모 씨(54)는 “불이 나는 걸 보고 밖으로 대피하려다 연기 때문에 앞이 안 보여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며 “소방대원이 ‘베란다에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소리쳐 남편, 딸과 베란다에서 버텼다”고 말했다. 또 “건너편 동 주민들이 ‘불이 잡히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말해줬고 위아래층 주민과 베란다에서 소통하며 상황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 다른 라인에 거주하는 김선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오전 5시경 불길이 위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다”며 “연기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어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고 했다. 피해 주민들은 도봉구청 등이 마련한 이재민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성탄절 연휴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슬픔에 잠겨 있을 가족 여러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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