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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14일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Question & Change’ 연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창업가가 걸어온 길을 한정된 지면에 싣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면에 미처 싣지 못한 대화 내용을 추가로 싣는다.▶지면기사 보기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13/111761814/1서울 용산 센트럴파크타워에 있는 ㈜의식주컴퍼니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카페 같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배합된 냉장고, 시내 전망이 확 트인 창가를 따라 놓인 책상, 안마의자가 놓인 1평 남짓의 Rest Room과 식물들. 이 곳은 세탁 서비스를 하는 회사 맞는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통유리 문에 새겨진 각 회의실의 명칭이었다. ‘Dryclean Room’ ‘Wash Room’ ‘Spot Room’….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조성우 대표에게 회의실 이름을 그렇게 붙인 이유를 물었다. “재미나 브랜딩 차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사무실 직원들도 현장 중심적 사고를 할 것일지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고객 경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현장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렇게 인터뷰가 시작됐다.―창업을 고민하게 된 시점은 언제부터인가.현대중공업 홍보실에서 근무한 지 5년이 넘어갈 무렵이다. 당시 모시고 있던 고위직의 인사이동으로 갑자기 부서가 해체됐다. ‘정말 열심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이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회사 생활에 한계를 느꼈다. 당시 같이 일했던 선배와 술 한 잔 했는데, 그 선배가 “회사 다니는 건 홀로 서는 거다. 너도 이제 앞으로 혼자 서는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에 대해 홍보하는 역할을 했는데, 정작 나는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는 것 같아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퇴사는 2011년에 했다. 퇴사일이 내 생일이라 날짜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사표를 던져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날 냈다.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당시에는 대기업에 입사하는게 ‘가장 잘됐다’라고 얘기하던 때였다. 부모님도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 하지만 아들의 인생을 부모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부모님과 상의 없이 퇴사했고, 퇴사를 한 후에 “회사를 그만 뒀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앓아누우셨다. 당시 ‘벤처’는 어감이 좋지 않았다. 겉멋 든 사람들이 하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잘 나가던 대기업 관두고 창업한다고 하니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현대중공업을 퇴사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창업을 했더라. 퇴사할 무렵 티몬, 위메프, 쿠팡 등이 막 등장하면서 소셜커머스가 ‘뜨고’ 있었다. 이걸 보면서 나도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인받은 금액만큼 카페나 레스토랑 이용권을 붙여 덤으로 주고, 사람들끼리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덤앤더머스’라고 붙였다. 매출의 1%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모델도 넣었다. 하지만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수익이 나지 않으니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 당시 나는 사업하면 무조건 몇 달 안에 대박날거라고 생각했다. 대학 친구와 후배 등 나까지 포함해 5명이 함께 창업했다. 5년 6개월가량 회사를 다니며 모았던 돈을 포함해 내 모든 걸 창업에 넣었다. 인턴은 27명이나 뽑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당시 포털 배너 광고비가 1시간에 3500만 원이었다. 자본금의 5분의 1을 거기에 썼다. 배너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서버가 다운됐고, 기술력이 부족하다보니 2주 동안 복구를 못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던 모든 것들이 와장창 깨지기 시작했다. 회식 한 번만 해도 100만 원씩 없어졌다. ‘30명 가까운 사람들의 소중한 미래와 인생을 너무 무책임하게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했구나’라는 반성이 들었다. 무서웠다. 결국 6개월가량 버틴 뒤 울면서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이별했다. ―첫 창업이 망한 것인데. 그 뒤로는 어떤 과정을 겪었나. 함께 창업했던 5명이 모여 굉장히 깊은 토론을 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해보자’라고 생각해 남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종합 서비스로 피봇팅(Pivoting·방향전환)을 했다. 처음엔 ‘대동회식도’라는 이름의 회식장소 추천 서비스였다. 이용자가 예산과 인원 수, 지역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식당을 추천받고 예약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러면서 발전된 아이디어가 ‘구독’이었다. 이 자체가 큰 개념이다보니 정기성을 갖는 아이템들을 배달해주는 방향으로 다시 한 번 피봇팅을 했다. 샐러드 도시락이 가장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신선식품에 집중했다. 직장인들이 회사에 있을 때 신선식품 배송이 집으로 오면 불안하니, 출근하기 전에 배달되는 콘셉트를 착안했다. 국내 새벽배송의 효시 격이다. 하지만 3번의 피봇팅이 1년 안에 일어나는 혼란이 있다보니 그 과정에서 초기 멤버들이 하나둘씩 떠났다.이때부터 암흑의 시간이 펼쳐졌다. 나와 후배 한 명만 남아 새벽배송을 만들었다. 밤에 잠도 못자고 직접 새벽배송을 했다. 개인의 생존 자체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덤앤더머스 창업 후 초기 1년 반에 대한 기억이 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 새벽배송이 조금씩 잘 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인수했던데. 콜드체인을 만들면서 2014년도에 약 20억 원의 매출이 났다. 그 전까지는 엔젤 투자만 받았는데, VC(벤처캐피털)투자도 한 번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한 VC에서 우아한형제들을 만나보라고 조언해줬다. 당시 이 회사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했다가 성과가 잘 안 나는 상황이어서 우리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봤다고 들었다. 만나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날 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회사를 방문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 때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도 같이 왔다. 김 대표는 그 자리에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서 덤앤더머스를 팔거나 M&A를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다. 고민이 됐다. 우리 힘으로 여기까지 잘 왔고, 더 잘 되려고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 큰 회사, 더 좋은 회사의 힘을 받아 더 많이 잘 성장해야겠다. 더 이상 일개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대표인 후배에게 의사를 물어봤고, 부대표는 내게 “형님 뜻대로 하세요. 저는 (매각)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인수 후 서비스는 ‘배민프레시’로 이름이 바뀌고, 초기에 굉장히 잘 됐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에는 배민프레시뿐 아니라 배민라이더스라는 또 다른 크고 중요한 사업도 있었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프레시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위기도 있었다. 2년 6개월가량 배민프레시 대표를 지내다가 ‘충분히 내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해 퇴사하게 됐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을 그만두고 나서 어땠나.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창업부터 M&A까지 한 번의 사이클을 7년에 걸쳐 끝내고 자유의 몸이 된 것이었다. 기쁨의 눈물이 나와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무리를 짓고 집에 딱 들어간 순간 주변이 하얘지는듯한 느낌을 받았고, 눈물이 쏟아졌다. ‘창업이라는 게 다시 혼자가 되는 과정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사업 중간 중간 창업자들은 다 떠났고, 부모님은 힘들어하셨다.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허무했다. 우울증이 오고 몸도 아팠다. 독감시즌도 아닌데 독감에 걸리고 대상포진도 걸렸다. 한 달 동안 집밖을 안 나가다가, 7년 동안 나를 위해 한 번도 투자한 적이 없다는 생각에 대학시절 교환학생을 다녀온 미국 서부지역으로 여행에 나섰다. ―미국 여행에서 지금의 ‘런드리고’(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아이디어를 얻어왔다는데. 친구와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던 중 도둑이 렌터카 뒷 유리창을 깨고 짐을 다 가져가는 도난 사건을 겪었다. 그런데 도둑이 유일하게 안 가져간 게 있었다. ‘아마존프레시’ 가방에 담아놨던 빨래다. ‘그 가방에 좋은 옷도 많았는데, 왜 안 가져갔을까’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다닐 때 경험도 문득 생각났다. 오전 7시에 정장을 입고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면 빨래가 늘 스트레스였다. 뭔가 느낌이 왔다. 미국 동부에 있는 필라델피아로 지인을 만날 겸 놀러갔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주변에 세탁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을 소개받았다. 미국 한인사회의 ‘세탁왕’ 같은 분이었다. 그 분을 통해 중국인이 운영하는 세탁 공장도 가 보게 됐다. 셔츠를 기계들이 다림질하고 있었다. 식품과 달리 세탁은 기계화·자동화가 많이 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필라델피아에 갈 때까지만 해도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아니었다. 일단 ‘알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공장 방문을 계기로 진지하게 어떤 직감이 확 왔다. 그때부터 일본, 한국의 공장을 다니며 3개월을 고민했다. ‘창업이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창업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변화와 혁신이 없는 세탁시장을 바꿔볼 수 있겠다, 청결하게 잘 세탁해주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느낌이 왔다고 곧바로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날아가다니. “이게 설명이 잘 안 되는 부분이다. 뉴욕에서도 세탁왕을 만나러 가는 길은 서울 강남에서 김포까지 가는 거리였다. 그 분의 연락처를 받고 연락을 안 했을 수도 있고 여행길에 굳이 먼 길을 찾아가 만나지 않아도 됐던 상황이었다. 창업가는 망각의 동물인 것 같다. 막상 창업하면 왜 또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마약과 같다고나 할까. 성취를 했을 때의 즐거움과 기쁨, 좋은 것만 생각난다.” <TO Be Continued…>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스타트업이 대기업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사례가 또 나왔다. 그동안 대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수하는 게 보편적이라는 시각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아워홈과 국내 최대 규모 호텔 세탁 공장인 ‘크린누리’의 사업과 설비자산 일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크린누리는 아워홈이 130억 원을 투입해 2018년 경기 파주시에 설립한 세탁 공장이다. 최신 자동화 세탁 설비와 전문가를 바탕으로 하루 최대 25t 규모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워커힐, 안다즈, 노보텔 앰배서더 등 국내 주요 5성급 호텔을 포함해 30여 개 호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호텔 세탁 업계에서는 식음료(F&B) 셰프웨어나 유니폼, 고객 세탁물 등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세탁물을 숙박 리넨 세탁물과 분리해 각각 다른 공장에 맡겨야 했다. 런드리고는 이번 크린누리 인수로 모든 세탁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런드리고가 3년 만에 B2C(기업 대 고객)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B2B(기업 대 기업)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 최고의 세탁, 의식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이 이처럼 대기업 사업을 통째로 사들이는 행보를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도 지난달 27일 삼성SDS와 홈IoT(사물인터넷) 사업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S의 홈IoT 사업은 국내 스마트홈 시장 1위로, 해외 16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이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직방은 홈시어지, 셰어하우스, 주거 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오고 있다. 직방은 보안과 집 유지·보수 등 주거 콘텐츠에 삼성SDS 홈IoT의 하드웨어를 결합해 스마트홈 허브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그동안은 스타트업을 성장시켜 대기업에 팔거나 상장하는 방식의 패러다임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창업 열기가 뜨겁다. 크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고용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동아일보는 ‘Question & Change’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길을 만들면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창업가들을 소개한다.》 요즘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에도, 용산구의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에도 문 앞에 자주 보이는 물체가 있다. 자물쇠가 달린 120cm 높이의 직사각형 박스. 이름은 ‘런드렛’이다. ㈜의식주컴퍼니의 조성우 대표(41)는 당연하게 생각돼 왔던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집 안에 세탁기는 꼭 필요한가. ○ 집 안에 세탁기가 없다면 서울 용산 센트럴파크타워에 있는 의식주컴퍼니 사무실은 둥근 조명과 식물들이 카페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다. 그곳에도 런드렛이 있었다. 오후 11시까지 모바일로 세탁을 신청하고 여기에 빨랫감을 넣어 문 밖에 내놓으면 하루 만에 완성돼 온다. 조 대표는 “고객의 집 안과 밖을 드나드는 신기한 물류 구조를 갖춘 세탁수거함”이라고 설명했다. “세탁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해야 합니다. 동네 세탁소는 주로 드라이클리닝을 하지만 우리 삶에서 세탁의 절반은 물빨래예요. 세탁을 통합적으로, 그것도 비대면으로 하루 만에 해결해주는 서비스(런드리고)가 있다면 소비자들은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겠죠.” 조 대표의 신념은 ‘세탁 혁신은 주거공간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집 안에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를 두려면 두 평은 필요합니다. 평당 1억 원인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라면 세탁공간에 2억 원이 드는 셈이에요.” 그의 집에는 세탁기가 없다. 그는 빨래를 인생의 ‘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을 구성하는 중요한 ‘소재’일 뿐이다. 하지만 누가 빨래를 할 것인가로 부부가 싸우다 보면 소재가 주제로 둔갑할 수 있다. 빨래로 싸우다 이혼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하는 사업인데도 ‘내가 직접 빨래하는 게 속 편하다’던 어머니가 맞벌이인 저희 부부의 아기를 돌봐주시면서 석 달 전 런드리고를 ‘영접’하셨어요.” ○ ‘성취의 기쁨만 기억한다’는 창업 DNA 현대중공업 홍보실에서 일하던 그는 30세 생일 때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사직서를 냈다. “각지게 신문 스크랩하는 쳇바퀴 직장생활에 ‘현타’(현실 자각타임)가 와서”였다. 하지만 그 시절 창업 씨앗이 마음속에서 자랐는지도 모르겠다. 홍보 업무를 위해 정독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는 물었다. “임자, 해 보긴 해 봤어?” 처음 차린 소셜커머스 스타트업 ‘덤앤더머스’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곧 대박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턴을 27명이나 뽑았다. 자본금 1억5000만 원 중 3500만 원을 한 시간짜리 배너 광고에 썼다가 서버가 다운됐다. 6개월 만에 울면서 사과하고 이별했다. 남성 직장인 대상 와이셔츠 배송으로 사업을 틀었다가 신선식품 새벽 정기배송 사업에서 답을 찾았다.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간 투자회사에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을 만나 보라고 했고 김봉진 대표가 직접 찾아와 그 자리에서 “인수하겠다”고 했다. 업계 용어로 ‘엑시트(exit·투자 회수)’에 성공했다. 좀 쉴 만도 한데 조 대표는 ‘런드리고’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창업가는 망각의 동물이에요. 성취했을 때의 기쁨만 생각나는 거예요. 그게 창업의 DNA인가 봐요.”○ “투명하게 일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는 영세하고 고령화된 국내 세탁업을 미래 산업으로 접근했다. 지금까지 750억 원을 투자받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팩토리들을 지었다. “유독 세탁업만큼은 모바일로 진행되지 않았고 도제식 문화가 강해 지식의 공유도 이뤄지지 않아요. 세탁에서도 일하는 방식을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바꿔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는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말을 늘 되새긴다고 한다. ‘트렌드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체 불가능한 사명을 찾는 것이 미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는 새로운 시장을 계속 읽어낸다. 사람들은 점점 더 몸과 정신이 편안한 방향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얼마 전 비대면 옷 수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으로 입어 보지 않고 옷을 사니 수선할 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샴푸와 수건 등 호텔급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협업해 팔기 시작했다. 런드렛을 통하면 별도 배송비가 들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포장재도 필요 없다. 그는 의(와이셔츠 배송), 식(신선식품 배송), 주(세탁 등 라이프스타일)의 순서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해 왔다. 그는 그것이 그의 대체 불가능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의 순간: 첫 번째 회사를 매각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눈물이 쏟아졌다. 뭘 위해 달려왔는지 허무했다. 한 달 후 ‘나를 찾아 떠난’ 미국 여행에서 도둑이 렌터카 창문을 깨고 죄다 훔쳐갔다. 차에 세탁물만 남아 있었다. 그때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생각했다. #회사 이름의 의미: 의식주컴퍼니의 영어 사명(社名)은 ‘Lifegoeson’이다. 의식주는 계속 존재하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는 커질 수밖에 없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기업들의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인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연봉 인상과 다양한 복지 혜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생 스타트업도 대기업 못지않은 연봉과 혜택을 내세우고 있고 대기업도 인력을 지키기 위해 성과급 인상이나 파격 제도 도입 등에 나서고 있다. SW 개발자나 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임금 근로자들의 임금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플랫폼 직방은 지난달 말 채용공고를 내면서 신입 개발자에게 초봉 80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시했다. 주요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이 5000만 원 중반대이고 정보기술(IT) 업계 개발자 초봉도 5000만∼6500만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대우다. 개발자 연봉 인상 경쟁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쿠팡이 신입 개발자에게 최고 연봉 6000만 원을 제시하자 넥슨, 크래프톤 등 게임사들이 앞다퉈 신입 초봉 60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말엔 당근마켓이 초봉을 6500만 원으로 올리고 스톡옵션까지 제시했다. 여행 플랫폼 기업 여기어때는 리드(팀장)급 개발자에게 연봉 외에 사이닝 보너스 4000만 원과 스톡옵션 최소 6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제도를 뒤집는 시도도 이어진다.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는 아예 직원들이 스스로 보상체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력 개발자와 데이터 직군 입사자가 연봉과 상여금, 입사 격려금을 스스로 정해 회사에 제안할 수 있다. 추후 이직을 염두에 두고 연봉을 올려 몸값을 높일 수도 있고 반대로 연봉을 낮추고 상여금을 높여 그해 받는 총액을 올릴 수도 있다. 직방은 직원들이 해외 여행지에서 일과 휴식을 함께 하는 ‘워케이션(일+휴가)’을 도입하고 해외 근무 시 체류비 지원도 약속했다. 대기업들도 인재 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 CNS는 지난달 기존 직원에게 기본급 24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일부 신입 개발자에겐 1000만 원 안팎의 성과급을 줬다. 평사원들이 평일에 회사 임원의 골프회원권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회사 인근 고급 호텔 숙박권과 주말용 전기차를 확보해 직원들에게 무료 제공한다. 포스코IC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핵심기술 보유자에게 별도의 ‘핫스킬 수당’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해외법인 근무, 사내 FA(Free Agent)제도 도입 등 근무여건 개선을 포함한 인사혁신안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개발자 확보전이 치열해지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는 물론이고 기존 서비스 유지·관리에도 우수한 개발자 인력이 계속 필요한데 유통, 금융, 모빌리티 등 다른 산업의 개발자 수요도 커지면서 쓸 만한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배터리 전문인력 등에서도 인재 확보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연초부터 기본급의 300% 특별성과급을 앞다퉈 지급하고 연간 초과이익을 나누는 성과급도 연봉의 50% 수준으로 지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세 자릿수 이상의 신입·경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반도체 인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기본급의 850%, 4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인력 쟁탈전이 특정 분야의 임금 인상을 이끌면서 업종 간의 임금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한-일-유럽연합(EU) 업종별 임금수준 국제비교’에 따르면 고임금과 저임금 업종 간 격차는 한국이 제일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자료 입수가 가능한 EU 15개국과 일본을 한국과 비교했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가 힘든 미국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비교 대상 국가에서 임금이 높은 직종은 금융 및 보험업과 과학·기술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이었다. 하위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동산업 등이었다. 한국은 상위 업종과 하위 업종 간 임금 격차가 일본, EU에 비해 컸다. 국가별 임금 수준 1위 업종의 임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EU 임금 최하위 업종은 41.4, 일본은 55.5였다. 반면 한국의 임금 최하위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은 36.7에 그쳤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IT업계가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개발직군 신입사원의 초봉을 8000만 원으로 제시하고 인재 채용에 나섰다. 28일 직방에 따르면 직방은 전날 온라인 채용 사이트 ‘링크드인’에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업계 최고 수준인 8000만 원 이상의 초봉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발 직군 대상 초봉이다. 직방은 비개발직군의 초봉도 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직방은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스톡옵션도 지급하기로 했다. 직방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개발자 구인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가 경쟁적으로 연봉을 인상했고, 이 같은 흐름이 IT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이 6000만 원 대의 초봉을 제시한 바 있다. 직방 관계자는 “인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회사로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인재 영입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자 이 같은 조건을 내걸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직방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추진하고, 해외 근무시 체류비를 지원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본사사옥이 없어 원하는 장소나 지역에서 자유롭게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겠다는 방침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대표 강석훈·사진)이 670억 원 규모의 프리(Pre)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에이블리는 유니콘 기업 진입을 눈앞에 뒀다. 에이블리를 비롯해 국내 스타트업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지난해 6월 62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익스텐션 라운드 투자 유치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졌다. 신한캐피탈에서 운용 중인 신한금융그룹 SI펀드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를 주도했고 기존 투자 기관인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도 후속 투자로 참여했다. 2018년 3월 공식 론칭한 에이블리가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 금액은 1730억 원이다. 여성 패션 쇼핑 업계 최대 규모의 투자액이다. 리드 투자자로 참여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패션, 뷰티, 라이프를 다루는 스타일 전문 버티컬 커머스 에이블리의 독보적인 사업 전략과 기술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에이블리의 기업가치는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진입이 목전이다. 올해 안에 추가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 에이블리는 한국 스타트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유니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뿐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들은 고용, 매출, 기술력 등 여러 방면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K-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한 총 176개 기업들이 기업당 38.3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K-유니콘은 유망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 K-유니콘 참여기업 대부분은 전년 대비 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컬리, 직방이 각각 2조5000억 원, 1조1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으로 올라선 데 이어 5개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정부는 올해 K-유니콘 지원 기업 수를 늘리고 기업당 보증 한도도 200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현대제철은 패각(굴·조개 등의 껍데기), 반도체 공정 폐수슬러지(침전물), 우분(소의 배설물) 등의 폐기물을 철강 생산공정에 재활용하는 친환경 조업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패각은 석회 분말로 가공해 소결 공정에 활용되고 있다.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철광석 소결 과정에 석회석을 첨가하면 고로 공정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2014년부터 소결 공정에서 패각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고, 2019년에는 패각 가공사인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다. 또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마쳤다.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한다. 버려진 패각 92만 t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41만 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다.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의 주성분이 형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형석은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이다. 연간 약 2만 t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해왔던 현대제철은 우선 1만 t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우분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도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와 협업해 올해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으로 사용하고, 조업 테스트를 거쳐 고로 원료로 투입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우분은 한국에서 매년 2200만 t가량 발생하지만 대부분 퇴비로 활용되고, 연간 200만 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왔다. 하지만 1t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t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t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수입원료 대체 등의 부수적 경제효과도 발생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670억 원 규모의 프리(Pre)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에비블리의 기업가치는 9000억 원으로 오르며 유니콘 기업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27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프리 시리즈C 투자는 지난해 6월 62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익스텐션 라운드 투자 유치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투자는 신한캐피탈에서 운용 중인 신한금융그룹 SI펀드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주도했다. 기존 투자 기관인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갭스톤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등도 후속 투자로 참여했다. 2018년 3월 공식 론칭한 에이블리가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 금액은 1730억 원이다. 여성 패션 쇼핑 업계 최대 규모의 투자액이다. 리드 투자자로 참여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패션, 뷰티, 라이프를 다루는 스타일 전문 버티컬 커머스 에이블리의 독보적인 사업 전략과 기술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에이블리의 기업가치는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진입을 목전에 둔 것이다. 올해 안에 추가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 에이블리는 한국 스타트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유니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2800만 건을 기록하며 패션 앱 사용자 수 1위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에이블리 단일 앱으로 지난해 거래액 7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84% 증가한 수치로, 올해 거래액은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의 데이터 분석 결과 에이블리는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한국인이 많이 쓰는 쇼핑 앱 3위에 올랐다. 에이블리는 빅데이터 기반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용자의 취향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AI 취향 추천 서비스 및 기술 고도화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포장 및 배송까지 맡는 것) 강화 △글로벌 진출 가속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재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이커머스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작 중개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에이블리의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연결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도 확장할 계획”이라며 “유튜브나 앱스토어처럼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누구나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넥스트 커머스(next commerce)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가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미트박스는 출범 이후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3200억 원을 넘어섰다. 미트박스는 직거래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생산자에게는 판로 확장의 기회를, 구매자에게는 비용 및 재고 부담 절감 효과를 가져와 육류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미트박스에서 200여 개의 판매회사가 4400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회원은 약 25만 명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23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지난해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2019년 140억 원의 시리즈B 투자 유치 후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누적 투자금은 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번 시리즈C 투자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DSC 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DS 자산운용,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로앤컴퍼니는 시리즈C 투자를 통해 변호사 업무를 지원하는 정보기술(IT) 솔루션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로톡 서비스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메타버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사 ‘엔닷라이트’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네이버D2SF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네이버D2SF가 공동으로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닷라이트는 유니티,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 제작 솔루션 ‘엔닷캐드’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달리 일반 이용자도 쉽고 빠르게 전문가 수준의 3D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어 메타버스 시장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인공지능(AI) 핀테크 스타트업인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가 11일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로부터 1억4600만 달러(약 1746억 원)를 투자 받았다. 소프트뱅크가 국내 기업에 직접 투자한 건 2015년 쿠팡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한 이래 처음이다. 2016년 설립된 크래프트는 포트폴리오 시스템과 주문집행 시스템 등을 개발해 증권사와 금융사 등에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이번 시리즈 C투자에는 소프트뱅크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가 크래프트를 세운 김형식 대표는 “소프트뱅크와 크래프트의 AI 기술 기반 운용 역량이 합쳐지면 10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트와 소프트뱅크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기로 했다. 소프트뱅크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에 크래프트의 AI 모델을 탑재하는 프로젝트가 곧 가동된다. 소프트뱅크는 크래프트가 미국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넓히는 데 협업할 계획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5~7일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2’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기술과 제품도 돋보였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은 800여 곳으로, 전체 참가한 기업(2200여 곳)의 36% 수준이다.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19개국에서 참여했다. CES에서 스타트업들의 부스는 유레카 파크에 위치한다. 이곳에 자리를 확보하려면 시제품이나 양산 제품이 있어야 하고, 주최 측의 심사도 통과해야한다. 글로벌 대기업 부스 위주의 주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일반인뿐 아니라 투자업계와 대기업 인사 등 많은 사람이 찾는다. ●헬스케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CES 혁신상 수상올해 행사에서서는 헬스케어와 자율주행, 메타버스 관련 기술 등이 돋보이는 스타트업들이 많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프랑스 스타트업 ‘그랩힐(GRAPHEAL)’의 디지털 진단 테스트기 ‘테스트앤패스(TestNpass)’가 눈길을 끌었다. 체액 내의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를 확인해 상태를 진단하는 기기고, CES 2022 혁신상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몇 분 안에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5분 이내에 출입증을 발급할 수 있다. 또 다른 프랑스 스타트업 ‘마테오(Mateo)’는 스마트 욕실매트 ‘B밸런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생체전기 저항분석법(BIA·bio-impedance analysis)을 통해 근육, 지방, 수분 등 체성분을 확인하고, AI 기술과 압력 측정 기술 등을 통해 균형과 자세 등도 측정한다. 혁신상을 수상한 일본 스타트업 ‘쉬프톨(Shiftall)’은 메타버스 관련 기기를 선보였다. 허리와 다리 등의 동작을 감지해 데이터로 전달해주는 웨어러블 기기 ‘하리토라엑스(HaritoraX)’를 비롯해 가상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안경, 메타버스용 마이크 등도 공개했다. 대만 스타트업 ‘RT스트림’은 군대, 경찰, 소방활동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실시간 전송 바디 카메라 ‘F 시리즈’를 공개했다. F 시리즈는 오디오, 비디오, 데이터가 통합된 올인원 장치다. 모바일 비상 응답 시스템 ‘MERS’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비디오 연결을 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대화도 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자동차 번호판과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도 내장할 수 있다. 농업관련 로봇을 생산하는 회사 프랑스 스타트업 ‘나이오 테크놀로지스(Naio technologies)’는 포도밭에서 제초제 없이 잡초를 제거해주는 자율주행 농기계 ‘테드(Ted)’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번 전기 충전되면 10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고, 시속 5km의 속도로 하루에 5ha(헥타르)까지 처리할 수 있다. 나이오는 테드 외에도 중형견 크기의 ‘오즈(Oz)’, 무게만 1t이 넘는 ‘디노(Dino)’ 등 다양한 잡초 제거 자율주행 농기계를 출시했다.●관람객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독보적 기술 눈길 혁신상을 수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과 언론의 눈길을 끈 기술을 선보인 글로벌 스타트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스타트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를 꼽을 수 있다. 아메카는 관람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로봇에는 차세대 AI와 머신러닝 기술로 완성된 챗봇 소프트웨어가 내장돼있다. 실리콘 피부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동작도 50가지 이상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이스라엘 스타트업 ‘사일렌티움’은 자동차 좌석별로 다른 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GKI그룹’은 AI로봇 바텐더 ‘세실리아(cecilia.ai)’의 실물을 공개했다. 세실리아는 칵테일 제조법을 학습하는 한편 음성도 인식하는데, 1시간에 120잔 이상의 음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개인맞춤형 영양관리를 해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 인공지능(AI) 스마트 베개와 음성인식 스마트 거울…. CES 2022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우수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알고케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CES 혁신상을 수상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가 선보이는 솔루션은 ‘알고케어 나스(NaaS·Nutrition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영양관리)’다.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뒤 작은 알갱이 형태의 초소형 영양제를 배합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지속적으로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필요한 영양 성분과 용량을 정확하게 도출할 수 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지난해부터 CES를 통해 혁신성과 기술성을 인정받은 만큼 올 3월 한국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Wellness)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메텔과 콥틱을 꼽을 수 있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메텔’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 베개 ‘제레마’를 선보인다. 제레마는 체압을 측정해주는 압력센서 등을 통해 사용자의 목과 머리에 맞게 자동으로 베개 높이를 조절해준다. 코골이를 감지하면 베개의 높이를 조절해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 숙면을 돕는다. 앱을 통해 수면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콥틱’은 개인의 얼굴을 스캔하고 3차원(3D) 스캐닝과 프린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 제작되는 커스텀 안경 브랜드 ‘브리즘’을 선보인다. 기존에 대부분의 안경이 획일화된 사이즈로 공급돼 맞춤형 안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졌다는 데서 출발해 개발됐다. 홈 오디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디바이스 스타트업 ‘아이콘에이아이’가 사운드미러 제품으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AI 기반의 음성 인식 스마트미러로, 단순 스피커나 거울이 아닌 가구처럼 보이도록 설계됐다.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할 수 있고, 인공지능 비서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돼 있어 음성으로 모든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와 관련된 솔루션을 선보인 곳도 있다. 스타트업 ‘에바’는 전기차 완속 충전기를 선보여 CES 혁신상을 받았다. 에바의 충전기는 한정된 전력 내에서 여러 대의 충전기가 전기를 효과적으로 나눠 사용하는 기능을 갖췄다. 충전 인프라의 설비와 운영 비용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한국 스타트업 ‘펫나우’는 반려견의 비문(코무늬)을 통해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는 앱 서비스를 개발했다. 사람의 지문처럼 개에게도 고유의 비문이 있다는 특징을 활용한 것이다. 이 기술은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마이크로칩 삽입 방식인 동물등록제의 대안이 될 수 있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2 혁신상’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 스타트업은 펫나우뿐만이 아니다. CES 2022 한국관에서 소개되는 한국 스타트업 83곳 중 29곳이 혁신상을 받았다. CES 2022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은 292곳으로, 5년 전인 2017년 28곳 대비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번에 참여한 한국 기업 502곳 중 58%가 스타트업이다. 한국 스타트업이 질과 양 모두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것은 국내 창업 생태계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누적 투자금액 10억 원 이상)는 1024건으로 2015년 70건보다 15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11월 누적 기준) 투자 금액은 10조5397억 원으로 2020년 투자액(3조3488억 원)보다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실적이 집계되면 연간 투자 금액은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및 벤처투자 업계는 투자가 늘어난 요인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 증가 외에 디지털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스타트업의 온라인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글로벌 기관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전체 금액도 늘어났다. 지난해 7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에서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대표적이다. 마켓컬리 역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으로부터 4754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지난해 3월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글로벌 기관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기업 규제 강화,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8월 “중국의 규제 리스크가 명확해질 때까지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보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내 한 벤처투자사 관계자는 “중국 선전 지역의 스타트업에 몰렸을 투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분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00년대 초반 벤처 버블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청년들이 비자발적으로 창업에 눈을 돌린 측면도 있다. 업계에 투자액은 넘쳐나는데 오히려 인력을 구하는 게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힘이 되고 있다. 송창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의 상당 부분이 정부에서 조성하는 모태 펀드여서 스타트업이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고급 오디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늘고 고음질의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도 확대돼 ‘좋은 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고급 오디오는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1석 2조 아이템’으로 꼽힌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7% 신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8.3%에 그쳤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11월 24.3%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그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뱅앤올룹슨, 드비알레 등 수백만 원부터 수천만 원까지 하는 고급 오디오에 대한 관심은 MZ세대 사이에서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가운데 MZ세대의 매출이 128% 신장했다. 또 지난해 전체 고급 오디오 매출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명품에 이어 고급 오디오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는 오디오의 사운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청음실을 확대해 소비자의 발걸음을 끌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뱅앤올룹슨 매장을 실제 집과 같이 꾸미고 그 안에서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고, 동탄점의 드비알레는 드비알레의 모든 음향 제품을 자유롭게 비교하며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건대스타시티점 테일러드홈에 오픈한 오디오 편집숍 ‘오드 오디오’에서는 드비알레, 프로그레시브, 제네바, 루악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룸을 조성했다. 이곳 구매 고객의 67%는 MZ세대일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고급 오디오 편집숍과 서점으로 구성된 복합 매장 ‘LSR(listening room)×스틸북스’를 조성했다. 드비알레를 비롯해 LP 등 각종 음반과 오디오 제품이 매장 전면에 배치돼 있는 가운데 판매 중인 음반을 청음실에서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도 고급 오디오 판매에 나서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은 뱅앤올룹슨 베스트셀러 모델을 TV홈쇼핑 중 단독 판매했다. 통상적으로 시청률과 판매량이 낮은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1시 45분에 방송이 진행됐지만 주문 금액은 2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 시간이 더 늘어난 가운데 최근 반도체 수급 이슈로 하이엔드급 수입 오디오 물량이 시중에 부족한 상태라 고급 오디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판매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몇 차례 고급 오디오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편의점들까지 새해 명절 선물 세트로 명품 오디오를 선보이고 나섰다. 편의점 GS25는 명절 선물 상품 822종 가운데 프리미엄 상품으로 1억3340만 원의 영국 윌슨베네시사의 레졸루션 오디오세트를 내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급 오디오가 인기를 끄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대학생 김명진 씨(26)는 최근 식사 한 끼 사먹는 것도 부담스러워졌다. 그는 비(非)대면 수업을 들으며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곤 했다. 커피 한 잔보다 약간 비싼 정도였던 한 끼 비용이 최근 1만 원에 육박하게 됐다. 그는 “매일 햄버거만 먹어도 한 달 점심 값이 20만 원 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햄버거나 샌드위치, 떡볶이 등이 1만 원을 호가하게 됐다. 외식업체들이 식재료와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각종 비용 상승을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햄버거 세트·떡볶이도 1만 원 훌쩍 넘겨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대표 메뉴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가격을 1.5% 올린 바 있다. 롯데리아가 연간 두 차례 가격을 올린 건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 8900원이던 한우불고기버거 세트는 9200원으로 올랐다. 신세계 계열인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해 12월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노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2019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햄버거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오르며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평균(4.8%)을 웃돌았다. 샌드위치를 파는 써브웨이도 이달 3일부터 가격을 평균 5.1% 올렸다. 대표 메뉴인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 웨지 세트’는 9300원이 됐다. 지난해 초 가격을 1.2∼2.8% 올린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각각 ‘더블 쿼터 파운더 치즈’ 세트가 8400원, 버거킹 ‘와퍼’ 세트가 8100원으로 1만 원에 육박한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떡볶이 가격도 올랐다. 지난해 12월 떡볶이 외식비는 전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기본 메뉴(떡볶이 떡 3∼4인분)가 1만4000원으로 모둠 튀김(2000원·4개)을 추가해 배달 주문하면 2만 원에 육박한다. 원가·인건비 인상에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며 전체 외식 물가가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8% 올랐다. 이는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10.0%), 죽(7.7%), 김밥(6.6%)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식재료와 인건비 급등에 배달료 상승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3% 뛰었다. 소금(30%), 우유(7%), 햄·베이컨(5%) 가격도 올랐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인력에게 의존하는 농수산물 가격과 해외 물류비가 오른 것도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이 많아지며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심해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자영업자 A 씨(서울 서대문구)는 “배달 주문이 늘었지만 수수료를 빼면 쥐는 돈이 거의 없어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배달 라이더 근로조건 개선 논의로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외식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명진 씨(26)는 최근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끼 때우는 일도 부담스러워졌다. 비대면 수업을 듣는 동안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커피 한 잔 값보다 약간 비싼 정도여서 별 부담이 없었던 한 끼 비용이 최근부터 1만 원에 육박하게 됐다. 그는 “매일 햄버거만 먹어도 한달 점심 값이 20만 원 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햄버거나 샌드위치, 떡볶이 등이 1만 원을 호가하게 됐다.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급등과 인건비 증가,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햄버거 세트·떡볶이도 1만 원 훌쩍 넘겨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대표 메뉴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지난해 2월 1.5% 올린 데 이어 두 번째다. 한 해에 두 차례 가격을 올린 건 1979년 롯데리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 8900원이던 한우불고기버거 세트는 9200원으로 올랐다. 신세계 계열의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달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2019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하며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평균치(4.8%)를 웃돌았다. 샌드위치를 파는 써브웨이도 이달 3일부터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1% 올리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 메뉴인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 세트’는 9300원이 됐다. 지난해 초 이미 가격을 한 차례 1.2~2.8% 올린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세트 메뉴도 1만 원대에 육박한다. 맥도날드 ‘더블 쿼터 파운더 치즈’ 세트 메뉴는 8400원,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 세트는 8100원이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떡볶이도 올랐다. 지난달 떡볶이 외식비는 전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지난해 1년을 2010년과 비교하면 45% 이상 상승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기본 메뉴(떡볶이 떡 3~4인분)가 1만4000원으로 모듬 튀김(2000원·4개)을 추가해 배달 주문할 경우 2만 원에 육박한다. ●원가·인건비 인상에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 이처럼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며 전체 외식 물가가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8% 올랐다. 이는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배달료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진 영향이다. 지난달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3% 뛰었다. 소금(30%), 우유(7%), 햄 및 베이컨(5%) 등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육류, 달걀 등 식품 원재료비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한 데다 최저임금까지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는 농수산물 가격과 해외 물류비가 오른 것도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이 많아지며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심해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은 매장대로 유지해야 하고 배달 서비스 제공에 드는 가맹점주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배달 라이더 근로조건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배달음식 가격이 도미노로 상승해 외식 물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고급 오디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이 늘고 고음질의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도 확대돼 ‘좋은 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고급 오디오는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1석 2조 아이템’으로 꼽힌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7% 신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8.3%에 그쳤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11월 24.3%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그 증가폭이 더 커졌다. 뱅앤올룹슨, 드비알레 등 수백 만 원부터 수천 만 원까지 하는 고급 오디오에 대한 관심은 MZ세대에서 사이에서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고급 오디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가운데 MZ세대의 매출이 128% 신장했다. 또 지난해 전체 고급 오디오 매출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의 플렉스 문화가 명품에 이어 프리미엄 오디오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는 오디오의 사운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청음실을 확대해 소비자의 발걸음을 끌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뱅앤올룹슨 매장을 실제 집과 같이 꾸미고 그 안에서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고, 동탄점의 드비알레는 드비알레의 모든 음향 제품을 자유롭게 비교하며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건대스타시티점 테일러드홈에 오픈한 오디오 편집숍 ‘오드 오디오’에서는 드비알레, 프로그레시브, 제네바, 루악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룸을 조성했다. 이곳 구매 고객의 67%는 MZ세대일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지하2층에 고급 오디오 편집숍과 서점으로 구성된 복합 매장 ‘LSR(listening room)×스틸북스’를 조성했다. 드비알레를 비롯해 LP등 각종 음반과 오디오 제품이 매장 전면에 배치돼있는 가운데 판매 중인 음반을 청음실에서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도 고급 오디오 판매에 나서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은 뱅앤올룹슨 베스트셀러 모델을 TV홈쇼핑 중 단독 판매했다. 통상적으로 시청율과 판매량이 낮은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1시45분에 방송이 진행됐지만 주문금액은 2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콕 시간이 더 늘어난 가운데 최근 반도체 수급 이슈로 하이엔드급 수입 오디오 물량이 시중에 부족한 상태라 고급 오디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판매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몇 차례 고급 오디오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편의점들까지 새해 명절 선물 세트로 명품 오디오를 선보이고 나섰다. 편의점 GS25는 명절 선물 상품 822종 가운데 프리미엄 상품으로 1억3340만 원의 영국 윌슨베네시사의 레졸루션 오디오세트를 내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급 오디오가 인기를 끄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장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올 1분기(1∼3월) 등의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앞당겨서 설 연휴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 두기 연장에 불만을 터뜨리며 지원금이 손실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반응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1일 손실이 발생하기 전 일정 금액을 대출 형태로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확정되는 손실보상금으로 대출액을 차감하는 방식의 ‘손실보상 선(先)지급 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손실보상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정부가 개설해주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금에 무(無)이자가 적용된다. 향후 산정된 보상금이 먼저 지급된 대출금보다 적을 경우 차액은 연 1%로 최장 5년간(2년 거치) 갚으면 된다. 신청 대상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총 55만 곳. 지난해 3분기(7∼9월) 신속보상 대상 70만 곳 중 12월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곳이다. 이미 손실이 발생한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손실이 발생할 올 1분기에 대해 각각 250만 원씩 총 500만 원을 지급한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선지급 신청자 대부분이 설 연휴 전에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올해 3월 대선을 앞두고 자영업자 달래기 차원에서 대선 전 지원금을 선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선지급 방식을 반기면서도 지원액은 손실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구에서 복집을 운영하는 윤명자 씨(61)는 “연말, 신년 예약이 거의 다 취소돼 울고 싶은 놈 뺨 한 대 더 때린 것 같다”며 “지원금 500만 원이면 월세 정도만 낼 수 있고 1000만 원은 받아야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모 씨(54)도 “정부가 500만 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간의 대책을 보면 전액 다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선지급 보상은 손실보상책의 전환을 이룬 것”이라면서도 “소상공인들은 손실액 전액을 보상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창호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현 방역정책은 자영업자들에게만 짐을 지우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가게 소등 시위’를 했던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내부 회의를 거쳐 1월 초 집단 휴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