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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3월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형병원들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대거 병원을 이탈하면서 수술을 30∼50% 줄이고 중증·응급 환자 위주의 비상진료 체제로 운영 중이다. 22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대형병원에서 이달 말 수련이 끝나는 레지던트 4년 차가 병원을 떠난다. 레지던트 4년 차는 수련 마지막 단계인 만큼 상당수가 병원을 떠나지 않고 근무 중이다. 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임의(펠로)의 근무 기간도 함께 만료된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원장은 “레지던트와 전임의가 대거 떠날 텐데 새로 들어올 사람이 없다. 다음 달이 진짜 위기”라고 했다. 공공병원 97곳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비상진료 계획’도 다음 달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2, 3주 지나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100곳 수련 병원에서 전공의 9275명(74.4%)이 사직서를 냈고, 이 중 8024명(64.4%)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돌아오지 않은 인원은 총 5596명이다. 의료 공백이 커지면서 정부는 23일 오전 8시부터 보건의료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한다. 보건의료위기 ‘심각’ 단계가 발령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된다.전공의 이탈속 전임의 내달 잇단 계약만료… “수술실 유지 어려워” ‘3월 의료대란’ 위기 3가지 징후①교수 포기한 전임의 이탈 러시②4년차 레지던트 충원 어려워③공공병원 비중 낮아 한계 봉착 서울의 한 대형병원 필수 진료과에선 다음 달 초 전임의(펠로) 5명이 계약 만료로 그만둔다. 그만큼 다시 충원해야 하지만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사직의 여파로 후임자를 아직 한 명도 못 찾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전임의까지 병원을 떠나게 되면 절반 남짓인 수술실 가동률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측조차 어렵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전공의 병원 이탈이 장기화될 경우 계약이 만료되는 전임의와 레지던트 4년 차가 병원을 떠나는 다음 달 ‘의료대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병원을 활용하는 정부의 비상진료체계도 조만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후배 돕자” “교수 포기” 전임의 동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비상진료체계가 2, 3주 후면 한계를 보일 것이란 지적에 대해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대응이 유지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규제를 완화하고, 공중보건의사 등을 동원해 비응급·경증환자를 1, 2차 병원으로 돌리고 3차 병원은 응급·중증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선 “장기전으로 가면 버틸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이달 말∼다음 달 초 전임의(펠로)의 계약이 대부분 만료된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대학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임의가 225명으로 전체 의사의 약 16%다. 전공의보다 숫자는 적지만 수련도가 높아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크다. 원래 전임의를 마친 일부는 대학병원 교수로 남아서 근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교수직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는 전임의가 더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임의들은 “의사가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성명을 20일 발표하며 이탈을 예고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소화기내과 2년 수련 과정을 포기하고 1년만 마친 후 떠나겠다는 전임의 후배도 있다”고 했다. 두 번째로 전문의 취득을 앞두고 있어 이번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4년 차 레지던트들도 이달 말∼다음 달 초 계약이 만료된다. 이들의 자리를 채워야 할 1∼3년차 레지전트들은 이미 병원을 이탈했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현재 신입 교육을 받고 있어야 할 예비 인턴, 레지던트들이 거의 병원을 떠났다. 사태가 봉합되더라도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전공의도 상당수”라고 했다.● “지방 공공병원 “3주 이상은 한계” 정부는 공공병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국내 의료서비스 중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10.8%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서울대병원 등 이번 전공의 사직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곳도 상당수다. 정부는 대학병원 등을 제외한 공공병원 97곳이 정상가동된다고 설명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들이다. 지방 공공병원은 기존 인력이 적어 과부하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정기호 강진의료원장은 “현재 내과와 외과에서 한 명씩 3교대로 나눠 24시간 대기 중”이라며 “이 상태로 3주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 공공병원에 한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전국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병원 근무 중단을 결의한 첫날(20일)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63.1%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8816명(71.2%)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7813명(63.1%)은 병원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현장 확인을 거쳐 병원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명령을 받고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또 병원에 돌아오거나 남은 전공의 중 상당수가 형식적으로만 근무하는 상황이어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3차 병원에서 진료나 수술을 거부당해 그보다 작은 1,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며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실수로 파라핀을 마신 손모 씨(82)의 경우 오후 1시경 구급차를 타고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손 씨의 아들 김모 씨는 “전공의 사직으로 응급실 치료가 힘들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병원에는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응급 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가 붙었다.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 일반병상 가동률은 인력 부족으로 19일 오후 2시 47.7%에서 21일 같은 시간 30.5%로 떨어졌다. 수술실 가동률도 51.0%에서 36.8%까지 떨어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과 수술실을 최대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의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주동자도 없고 배후 세력도 없는데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라고 반박했다.정부 “복귀거부 전공의 체포할수도” 의협 “사태 주동자는 정부” [의료 공백 혼란]법무부-행안부-검경, 전공의에 경고복귀 안하면 무더기 기소 가능성2000년 의약분업 반대 집단휴업… 당시 의협회장 구속-면허 취소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해 체포영장 집행과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공언하며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미 현실화된 의료공백이 계속될 경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이 21일 합동브리핑에서 “정부의 행정적, 사법적 조치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이 조기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무더기 수사와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공의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의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선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대해 “공안 정국이냐”,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 “대화를 하자는 게 맞느냐” 등 격앙된 반발이 나왔다.● 정부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도 적용”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의료계 파업 전례 등을 보면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고, 사업자 단체가 공정거래를 할 수 없도록 담합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2000년 의협이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에 들어가자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구속했다.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김 전 회장의 의사면허는 취소됐다. 김 전 회장과 신상진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장(현 성남시장) 등 9명의 1심에서 유죄를 받아낸 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이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 위원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은 2014년 원격의료 확대에 반발하며 의협이 두 번째 집단휴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을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엔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3번째 집단휴진 사태가 발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선 전공의들의 이번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헌법이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따른 개인의 선택이어서 의료법 적용이 어려울 거란 취지다. 실제 노 전 회장은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는데, 당시 대법원은 “휴업은 사업자 각자의 판단에 맡긴 것”이라고 판시했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땐 불참하는 의사들에게 사유서를 요구하는 등 ‘강제성’이 인정돼 유죄가 선고됐지만, 2014년 집단휴진의 경우 의사들의 자율성이 보장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윤희근 경찰청장은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의사단체에서의 해석은 법적인 해석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 그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업무개시명령 송달을 피하는 대처법이 공유되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법적 효력이 있는 방법으로 송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전공의가 조기에 복귀할 경우 기소유예 등을 통해 처벌을 감면하기로 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검사 판단에 따라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정부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법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정부가 이성 상실” 강력 반발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의사들을 탄압하는 정부의 폭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관계자는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이고 배후 세력은 대규모 의대 증원을 주장한 일부 학자들이니 그쪽을 수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정부에서 구속 수사를 하신다면 가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정부가 언제든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하면서 주동자와 배후 세력은 구속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건 앞뒤가 다른 거 아니냐”고 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오히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경북 지역의 한 개원의는 “전공의들이 반발심에서 사직서를 내는 경우가 더 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에 항의하는 전국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내고 상당수가 20일부터 병원을 이탈하면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공백이 현실화됐다. 응급실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했고 수술도 절반가량만 진행되는 곳이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규모”라며 정원 규모를 두고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19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전국 주요 수련병원 95곳에서 전공의 6415명(55%)이 사직서를 냈고,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이날 주요 병원을 현장 점검하고 근무 중단이 확인된 72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의 근무지 이탈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며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을 경우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계속 복귀하지 않을 경우 검찰 고발도 추진할 방침이다.복지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 거부를 예고했던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도 2745명 중 30% 안팎이 병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파업 당시 참여율(8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문의 취득을 앞둔 4년 차 레지던트 등 병원에 남은 이들 중 상당수는 최소한의 진료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모임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임시 대의원 총회를 마치고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이번 사안은 1년 이상 갈 수 있다”며 장기화를 예고했다.전공의가 빠져나간 대형병원은 수술실 가동을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의료진이 부족한 탓에 응급진료를 거절당한 환자들도 생겼다. 60대 공모 씨는 이날 오전 폐암 4기 환자인 남편과 함께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렸다. 공 씨는 “어제부터 남편이 42도 안팎의 고열에 시달려 집 주변 응급실에 찾아갔다가 ‘중환자는 치료할 수 없다’고 해서 대형병원으로 왔는데 또 거절당했다”며 의료진을 향해 “제발 받아 달라. 남편 같은 중환자는 이러다 정말 죽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일각에선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며 허황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대형병원서 퇴짜맞은 중증환자, 軍병원 응급실 겨우 입원 “대형병원 연락했지만 거부당해”국군병원-공공병원 응급실로軍병원 “외래환자도 진료 검토”병원 요구로 ‘강제퇴원’ 환자 늘어 20일 낮 12시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서울병원 응급의료센터. 환자 임모 씨(84)가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들것에 실린 채 들어왔다. 부인 서재희 씨(77)와 딸(50)이 황망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임 씨는 경기 구리시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구급차로 약 35km를 달려왔다고 했다. 임 씨는 지난주 낙상으로 고관절이 골절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후두암에 뇌경색, 심근경색 등 각종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고령의 중증환자여서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딸은 “어제(19일) 저녁부터 서울대병원 등에 전화를 돌렸지만 모두 ‘전공의 사직 사태로 와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오늘 아침 군병원 응급실에 민간인이 갈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급하게 왔다”고 했다. 딸은 안도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인 서 씨는 “의사들이 사람 죽으라고 내버려 두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 씨는 이르면 21일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군 병원 응급실 찾는 중증 환자들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하면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발길을 돌린 환자들은 20일부터 민간인에게 문을 연 전국 12개 국군병원과 공공병원을 찾았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의 일환으로 응급 환자를 위해 국군수도병원과 국군대전병원 등의 응급실을 동원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경 장폐색 증상을 보이던 A 씨(90)도 수도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석웅 국군수도병원장은 “지금까지도 응급환자의 경우 필요하면 군 병원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출입 절차를 간소화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의료 공백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민간인 외래환자도 진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있다. 대형병원 응급실 중 상당수가 환자를 거부하면서 환자 전원(轉院·병원 이전)을 돕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 상황실에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5시 56분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 상황실에는 인천에서 패혈증 증세를 보이던 환자의 전원(병원 이전) 요청이 접수됐다. 인천의 한 병원이 환자를 전원할 병원을 찾을 수 없자 상황실로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상황실에서 급히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대형병원들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이 환자는 약 25km 떨어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상황실을 총괄하는 응급의학 전문의는 “평소 패혈증 환자 전원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번에는 1시간 넘게 걸려 겨우 이송했다”며 “대학병원 등 25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헛수고였다. 지금은 다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환자 돌려보내는 응급실, 퇴원 창구는 북새통 응급실과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거나 진료가 지연되는 환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앞에서 기자와 만난 김영래 씨(86)는 “담석으로 18일 동안 입원했던 2차 병원에서 ‘큰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듣고 예약한 후 왔는데 입원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차 병원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역시 거절당해 남편(87)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날 오후 대전 중구에 있는 충남대병원 응급실을 막 빠져나온 염모 씨(50)는 “병원에서 투석을 해야 한다고 해놓고 필요한 시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전 10시 반경 아버지가 숨이 가빠져서 응급실에 왔는데 빈자리가 없다고 해서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수액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병원의 요청으로 퇴원 환자가 늘면서 퇴원 창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1층 퇴원 창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0)는 “전치 16주 골절상을 입고 수술한 지 1주일 만에 일단 퇴원하라고 해 병원을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뚜렷하게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다”며 답답해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성남=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정부는 의사들과 28번이나 만나 의대 증원을 논의했다는데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가요. 도대체 양측이 무슨 이야기를 했답니까?” 정부가 이달 6일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의사들의 반발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19일 과반이 사직서를 내고 20일부터 상당수가 병원 근무를 중단하며 의료 공백이 현실화됐다. 그런데 기자 주변에선 정부와 의사들의 ‘의대 증원’ 논의가 왜 파국에 이르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가 다른 집단도 여러 번 만나 의견을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접점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이 마주한 결과는 끝이 안 보이는 ‘의료 대란’이었다. 의정협의는 지난해 1월 말 시작됐고 의사 인력 관련 안건은 지난해 6월 8일 열린 10차 의정협의 회의 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국민은 양측이 8개월간 머리를 맞대며 최소한의 합의에 도달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날 때마다 정부는 “의사 증원 필요성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했고 의사단체는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2000명 증원’을 전격 발표하면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됐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의사들의 ‘직역 이기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정부의 접근 방식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35년 국내 의료인력 1만5000명 부족’이란 분석을 제시한 한 전문가도 단번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것에는 우려를 표했다. 이들을 가르쳐야 할 대학과 수련시켜야 할 병원이 준비할 시간을 주고 ‘단계적 증원’을 검토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정원(3058명)의 65%를 한 번에 증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건설현장 폭력행위(건폭), 사교육 카르텔 등 특정 집단을 공격해 지지율을 올려온 정부가 이번에는 의사를 대상으로 지목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는 의사들도 국민과 환자 앞에 당당할 순 없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될수록 국민에게는 “우리가 없어도 되는지 두고 보자”는 특권의식으로 비칠 뿐이다. 처음에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고 했던 필수의료 패키지 대책마저 거부하는 모습에 의사들 내부에서도 “같은 의사인 게 부끄럽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각자 떳떳하다면 지난 1년간 의정협의에서 무슨 논의를 했는지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 현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는지는 그걸 보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국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19일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세브란스병원과 대전성모병원 등에선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자 전국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리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지도부 2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했다. 또 전공의들에게 병원을 이탈할 경우 “상응하는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전국 병원에서 전공의 수천 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공의 612명 중 600여 명이 사직서를 내고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과는 이날부터 병원을 떠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 525명 중 160여 명, 서울성모병원은 290명 중 19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빅5 병원에서만 전공의 2745명 중 1000명 이상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병원을 떠나지 말라는 진료유지명령과 함께 병원을 이탈한 경우 문자메시지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했다. 그래도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상당수는 예고한 대로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의료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의 3년 차 외과 전공의는 “응급수술이 많은 신경외과나 중환자실 등은 일부 남아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병원을 같이 떠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대형병원들은 잡혀 있던 수술과 입원 일정을 속속 연기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하루 200건가량 수술이 진행되는데 19일에 20건, 20일엔 70건가량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의료대란을 막기 위한 비상진료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병원 진료 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상황이 심각해지면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료는 국방이나 치안과 다름 없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복지부는 의협 지도부 2명에 대해 전공의 집단 사직을 부추겼다며 의사 면허정지를 위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법무부와 경찰은 의료계 파업에 대해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의협은 “(정부가) 잘못된 제도를 만들고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텅 빈 소아병동… “심장병 두살배기 딸 어쩌나” 아빠는 한숨만 [‘전공의 집단 사직’ 의료 혼란]예정됐던 암수술도 갑자기 취소… 입원 환자들 퇴원 요구받기도심전도실 진료 대기 평소 2배일부 병원선 교수들이 당직 근무… “사태 장기화땐 버티기 힘들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 1층 로비. 심실중격결손과 대동맥축착 등 심장질환을 앓는 두 살배기 딸을 둔 아버지 김모 씨(34)가 대기 공간에서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유모차에 태우고 있었다. 그는 “전공의 파업과 관련된 설명을 병원으로부터 자세히 듣지 못했다”며 “앞으로 딸의 진료가 어떻게 변동될지 알 수 없어 모든 게 너무 막연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것을 모른 채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까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600여 명은 사직서를 냈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등은 이날부터 병원을 떠났다. 김 씨의 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수술 등 치료를 받아 왔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언제 증상이 심해져 다시 입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딸의 입원이나 수술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파업 개시를 하루 앞둔 19일 일선 대학병원 곳곳에선 환자들의 불안감이 감지됐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나간 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와 간호사 등은 열흘에서 2주가량 대체 근무표를 짜놨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의료 현장은 폭풍전야를 맞았다.● “병원 30년 다녔지만 이런 적 처음”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심전도실 앞엔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40명을 웃돌았다. 30년째 이 병원을 다닌다는 순환기내과 환자 김명환 씨(77)는 “평소 7개 전부 운영되던 검사실이 현재 4개만 운영되고 있다”며 “평소엔 10∼20분만 기다리면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오늘은 이미 20분을 기다렸는데 2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충남 홍성군에 살지만 인근 병원에선 협심증 치료가 불가능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왕복 5시간이 걸려 하룻밤을 묵고 이틀 일정으로 오간다. 김 씨는 “이렇게 오래 기다린 적은 처음”이라며 “20일에 잡혀 있는 진료마저 미뤄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암환우 온라인 커뮤니티 ‘아름다운 동행’을 운영해 온 최한중 대표는 “수술은 간병인까지 일정을 다 맞춰 두기 때문에 갑자기 취소되면 난감한 경우가 많은데 예정된 수술이 취소됐다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현재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퇴원을 종용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수술이 연기돼 다른 병원을 찾고 있지만 난도가 높은 암 수술 특성상 대체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다고 한다. 폐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있는 사진을 공개한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은 이날 의사들을 향해 “최고의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도 보여 달라”며 “당국과 의협은 즉각 협상을 재개하고 서로 양보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남은 의료진 “장기화하면 못 버텨”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는 마취통증의학과 인력이 부족해지자 이미 다음 주 수술을 절반으로 줄인 상태다. 한 이식외과 교수는 “신장 공여자와 스케줄을 미리 맞춘 건데 다 어그러지니까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며 “간 이식 수술 중에서도 미뤄지면 생명이 위독할 환자 먼저 수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교수는 “열흘 이상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 교수들만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은평성모병원도 16일부터 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있다. 한 흉부외과 교수는 “밤새 환자 보고 당직 서고, 다음 날 외래 보고 수술까지 해야 하다 보니 하루 이틀이야 버티겠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응급환자를 줄이거나 입원 환자나 수술을 줄이지 않으면 지금 인력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파업에 비대면 진료 및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한간호협회 측은 정부의 PA 간호사 활용과 관련해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간호사 업무 범위와 관련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는 19일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단체의 단체행동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지도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을 부추겼다며 의사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했고 전공의 약 1만3000명에게는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의협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맞섰다. 이날 복지부는 의협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명하 조직위원장에게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7일 정부가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는데 의협이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을 떠나겠다고 예고한 전공의들에게는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이를 위반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최대 1년간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명백한 법 위반이 있고 출석 불응 의사가 확인되는 의료인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며 “구속영장 신청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도 전국 검찰청에 “의료법 위반 등 불법 행위에 대해 강제 수사를 포함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전국 의대 40곳 재학생들이 20일 동맹휴학을 예고한 걸 두고 “집단 휴학 및 수업 거부로 유급 처분된 학생은 구제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정부의 강경 방침에 반발했다. 의협은 대국민 호소문에서 “의사들은 파업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의 압박에 희망이 없어 의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차관이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며 “의도적으로 그런 표현을 했다면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새’는 온라인에서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복지부는 “단순한 실수이며 의도된 것이 아니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국 의대 단체도 이날 증원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전국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각 대학이 2151∼2847명 증원을 희망한다고 했던 걸 두고 “당시 실제 교육 여건에 비춰 무리한 규모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일 낮 12시 의협 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어머니가 20일 폐암 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연기됐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폐암 4기인 어머니가 수술을 받기로 했다는 한 보호자는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오늘 갑자기 담당 교수로부터 전화가 와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안 된다고 했다”며 ‘입원 예약 안내문’ 사진을 올렸다. 해당 병원 측은 “우리 환자가 맞다. 담당의가 전공의 파업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의 경우 항암 치료를 2년간 하다 더 이상 듣는 약이 없어 수술을 결정했다고 한다. 보호자는 “뉴스는 봤지만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환자 생명으로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20일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대규모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소속 전공의 대표는 16일 “19일까지 전원 사직서 제출 후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 의대 40곳 재학생 대표들도 “20일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의대를 졸업한 전공의 약 1만3000명은 수련 병원 221곳의 최일선에서 수술 보조와 진료, 각종 검사 등을 담당한다. 빅5 병원 외에도 전국 수련 병원 곳곳에서 이미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어 현장에서 진료 차질이 생기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6일까지 10개 병원 소속 전공의 235명이 사직서를 냈다. 세브란스병원은 당장 19일부터 수술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하고 나머지는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가 없으면 수술하다 사고가 날 수 있어 생명에 직결된 수술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16일 뇌출혈 수술과 일부 뇌경색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하고 16∼18일 항암 환자 신규 입원을 중단했다. 2000년 이후 세 차례 의료계 파업이 있었지만 전공의가 집단 휴업 대신 사직을 결정한 건 처음이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병원을 떠난 후)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이번에는 (과거처럼) 사후 구제나 선처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복지부는 전국 전공의 수련 병원 221곳에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내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16일 오후 6시까지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103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100명이 복귀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암환자 신규 입원 중단하고 수술 절반 축소… “환자 볼모삼나” [의료대란 우려]전공의發 의료 차질 현실로빅5 병원 의사중 전공의 39% 차지… “심전도 검사도 인턴들 없어 못해”“대체 투입 인력 얼마나 버틸지 의문”… 일부선 입원환자 순차적 퇴원 준비 16일 오후 서울 도심의 한 대학병원. 원무과 직원들과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전화 문의에 “곧 전공의들 파업이라 입원이 어렵다”고 안내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 병원에선 인턴들이 16일부터 안 나오겠다고 밝혀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인턴이 하던 채혈 등을 대신했다. 병원 관계자는 “원래 인턴이 하던 심전도 검사도 시간이 없어 못 하고 있다. 환자 상태가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데 안 했다가 큰일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연기하고 환자 퇴원 준비하는 병원들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전공의들이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실제로 사직서를 내기 시작하면서 일선 병원에선 이미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빅5 병원 전공의는 총 2745명으로 빅5 전체 의사 7042명 중 39%를 차지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전공의 파업으로 뇌경색 재관류중재술, 뇌출혈(거미막하 출혈 등) 수술 및 시술이 불가하다”고 공지하고 18일까지 암 환자 신규 입원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서울성모병원 등이 소속된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19일부터 일부 병원의 수술실 야간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은 자궁육종암, 폐암 등 수술을 연기한다고 환자들에게 알렸으며 세브란스병원은 19일부터 낮 시간대 전체 수술방 37개 중 19개만 가동하기로 하며 수술 건수를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고려대안암병원 등은 만약의 경우 순차적으로 입원 환자들을 퇴원시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까지 10개 병원 소속 전공의 235명이 사직서를 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집계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탈했던 전공의 대부분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과 병원의 설득으로 복귀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인턴 47명이 1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전원이 복귀하기로 결정하고 복귀 이행 확인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대전성모병원에서도 이날 오전 인턴 총 21명이 단체로 출근을 거부했다가 6시간 뒤인 낮 12시경 복귀했다.● “의사가 환자 볼모로 잡아도 되나” 길게는 반년가량 수술을 기다려 온 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 속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6일 뇌종양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누리꾼이 “27일에 뇌종양 수술 예정이었는데 전공의 사직으로 수술을 못 한다고 16일 전화를 받았다”며 “환자를 볼모로 의사가 이래도 되느냐. 아무것도 못하는 내 자신이 밉다”고 했다. 어깨뼈가 부러져 대전성모병원에서 이달 6일 입원해 수술을 받고 퇴원한 구모 씨(38)는 “어깨뼈를 고정한 철심을 빼는 수술을 26일 하기로 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철심을 당분간 계속 달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췌장암을 앓고 있는 김모 씨(54)는 “다음 번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며 “의사가 환자를 볼모로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의 이탈이 현실화되면 남은 전문의와 교수, 간호사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인천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다음 주 당직표 짜느라 난리다. 전공의가 없어 교수들이 일주일 내내 당직을 설 판”이라고 전했다. 서울 은평성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으면 교수와 전문의가 밤새 당직을 선 후 다음 날 진료와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며칠은 괜찮을지 몰라도 3, 4주 이상 길어지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일부 병원은 전공의 업무 일부를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에게 넘겨 반발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된 16일 정부는 “(과거처럼) 사후 구제, 선처 이런 건 없다.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20일을 ‘디데이’로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환자와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불법에 대해선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집단행동으로 증원 규모를 줄여 보려는 계산도 깔려 있을 수 있지만 2000명 증원이란 정부 발표 입장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정부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19일까지 사직서 제출, 20일 근무 중단을 결의하면서 정부가 7일 발표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명령 위반이 확실한 만큼 정해진 절차대로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명령을 어긴 경우 면허 정지 처분을 받거나, 형법상 업무방해 또는 교사·방조범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달 8일 전국 수련 병원 221곳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만큼 전공의들이 19일 사직서를 내더라도 각 병원에서 수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6일 추가로 전국 수련 병원에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 정부는 동시에 전날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 154명이 근무하는 병원 7곳을 포함해 병원 12곳에 16일 현장 점검반을 보내 출근 여부를 확인했다.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103명에 대해 그 자리에서 문자메시지와 문서로 업무개시명령을 통보했고 그 중 100명은 병원에 복귀했다. 박 차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경우 즉시 복귀해야 한다”며 “복귀하지 않고 장기간 자리를 비워 사망 등이 발생하면 법정 최고형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현행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불응 시 1년 이하의 자격 정지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정부는 ‘사후 구제’는 없을 것이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2020년 전공의 파업 사태 때는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전공의 10명을 고발했다가 이후 취하한 바 있다. 20일로 예고된 전공의 집단 이탈에 대비해 비상 진료 체계도 준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은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전문의와 교수 등 남은 의료진을 배치하고, 경증 환자는 인근 병원으로 보내 중증 환자 중심 진료 체계를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도 민간인 응급환자 진료에 나설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전국 각지의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해 응급 진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군 병원은 국군 의무사 예하 12곳을 비롯해 공군의 항공우주의료원(충북 청주), 해군의 해양의료원(경남 창원)과 포항병원(경북 포항) 등이 있다. 이날 교육부는 20일로 예고된 전국 의대생 동맹 휴학에 대응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및 의과대학 상황대책반’을 구성하고 교육부 차관 주재로 40개 의대 교무처장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또 “각 대학이 학생 지도와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며 “동맹휴학을 승인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휴학을 하려면 학장이나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면허 취소를 각오하고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에도 복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국 1만3000여 명이 소속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를 이끄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6일 이 같은 공지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박 회장은 공지에서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 제출 후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병원 근무를 중단하고 병원을 나오기로 결정했다”고도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인 박 회장은 전날(15일)만 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20일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면서 “회장 업무도 20일까지만 수행하겠다.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전협이 13일 집단행동을 보류한 데 이어 박 회장까지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집단휴업(파업)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박 회장의 사퇴 발표는 거꾸로 지도부의 초기 대응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한 대전협 강경파의 반발을 불렀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지도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는 “박 회장 사직 발표 후 ‘지도부를 믿을 수 없으니 우리가 먼저 사직서를 던지고 나가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결국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박 회장을 찾아가 “지금 물러나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득했다고 한다. 15일 오후 11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역 근처에서 모인 박 회장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을 저지하려면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단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필수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수련이 남은 인턴은 남은 일수를 채운 후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필수과목 수련을 하지 않은 경우 향후 구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 “(빅5를 제외한) 전국 수련 병원을 대상으로 기명으로 20일 블랙아웃 참여 설문을 진행하겠다”며 “20일 낮 12시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대전협 임시 대의원총회도 고려 중”이라고도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대표 역시 15일 밤 긴급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20일 집단 휴학계 제출을 결의했다. 서울대는 예과생과 본과생 모두 휴학 동참을 확정했고, 중앙대도 의대 전 학년이 휴학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렸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정부와 전공의 단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된 16일 정부는 “(과거처럼) 사후 구제, 선처 이런 건 없다.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20일을 ‘디데이’로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환자와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불법에 대해선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집단행동으로 증원 규모를 줄여 보려는 계산도 깔려 있을 수 있지만 2000명 증원이란 정부 발표 입장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정부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19일까지 사직서 제출, 20일 근무 중단을 결의하면서 정부가 7일 발표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명령 위반이 확실한 만큼 정해진 절차대로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명령을 어긴 경우 면허 정지 처분을 받거나, 형법상 업무방해 또는 교사·방조범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또 정부는 이달 8일 전국 수련병원 221곳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만큼 전공의들이 19일 사직서를 내더라도 각 병원에서 수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6일 추가로 전국 수련병원에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정부는 동시에 전날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 154명이 근무하는 병원 7곳을 포함해 병원 12곳에 16일 현장 점검반을 보내 출근 여부를 확인했다. 만약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경우 그 자리에서 문자메시지와 문서로 업무개시명령을 통보했다.박 차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경우 즉시 복귀해야 한다”며 “복귀하지 않고 장기간 자리를 비워 사망 등이 발생하면 법정 최고형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현행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불응 시 1년 이하의 자격 정지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선고유예·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정부는 ‘사후 구제’는 없을 것이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2020년 전공의 파업 사태 때는 업무개시 명령을 어긴 전공의 10명을 고발했다가 이후 취하한 바 있다.20일로 예고된 전공의 집단 이탈에 대비해 비상 진료 체계도 준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은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전문의와 교수 등 남은 의료진을 배치하고, 경증 환자는 인근 병원으로 보내 중증 환자 중심 진료 체계를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도 민간인 응급환자 진료에 나설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전국 각지의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해 응급 진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군 병원은 국군 의무사 예하 12곳을 비롯해 공군의 항공우주의료원(충북 청주), 해군의 해양의료원(경남 창원)과 포항병원(경북 포항) 등이 있다.이날 교육부는 20일로 예고된 전국 의대생 동맹 휴학에 대응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및 의과대학 상황대책반’을 구성하고 교육부 차관 주재로 긴급 교무처장 회의를 열었다. 또 “각 대학이 학생 지도와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며 대학 차원에서 휴학을 허용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전달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휴학을 하려면 학장이나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한 반발이 의사뿐 아니라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의대생 단체는 새 학기를 앞두고 “동맹 휴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는 각 의대에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보내는 등 진화에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5일 성명을 내고 “13일 열린 총회에서 40개 의대 대표가 만장일치로 단체행동 추진에 찬성했다”며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최종 의결을 거쳐 동맹 휴학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의대생은 약 2만 명이다. 의대협은 “2000명 증원할 경우 교육의 질적 저하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은 “만장일치로 1년간 동맹 휴학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맹 휴학은 의대생들이 낼 수 있는 가장 강한 카드다. 4년 전 의대 증원 논의 때는 의사 국가고시 응시 대상 중 86%가 시험을 거부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국가고시가 끝난 터라 동맹 휴학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정부는 집단 휴학으로 의대생들의 졸업이 늦어지면 의료 공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자제하라고 설득할 계획이다. 휴학은 보호자 동의와 학과장 및 지도교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는 과목이 1년 과정으로 편성돼 한 학기를 휴학하면 1년을 손해 볼 수 있다”며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적극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 대표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대전협)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20일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면서도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전협 회장 및 비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전공의 사이에선 “집단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니 우회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자는 시그널”이란 반응과 “비대위 구성도 안 하고 떠난 건 무책임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수도권의 2년 차 레지던트는 “새 비대위원장을 뽑아 더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했다. 원광대병원 전공의 7명도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까지 수련한 뒤 16일부터 사직한다고 병원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시도의사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등 10개 시도에서 의대 증원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의대 증원 논의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국가 혼란을 초래한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휴업(파업)을 예고했던 전공의 단체가 파업을 유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개별 사직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공의 총회 “파업 찬반 팽팽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2일 오후 9시경부터 4시간가량 온라인 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병원별 사전 투표에서 단체 행동 참여를 결의한 다음이라 파업 동참 의견이 주를 이룰 것이란 관측과 달리 총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다양해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국민 80% 이상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고, 정부가 의사면허 취소까지 거론하며 강경 방침을 밝힌 것에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자 대전협은 파업 돌입 대신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형병원 최일선에서 수술과 진료를 담당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하면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다. 또 2020년처럼 의사 총파업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정부와 의료계 모두 총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대위 전환은 당장 파업하기보다 전열을 가다듬고 박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해 보다 효율적으로 단체행동 방향과 시점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과거 파업 때도 대의원총회부터 실제 파업까지 몇 주 걸렸다”며 “단체행동 논의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병원 전공의는 “4년 전 파업과 달리 이번엔 정부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전공의도 꽤 있다”고 했다. 역시 비대위를 꾸린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정부 대응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또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대생들도 13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동맹 휴학을 포함해 의대 증원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의료계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될 불씨도 여전하다.● 정부 “내달 대학별 증원 규모 발표” 정부는 불법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전공의들의)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법을 어기는 행위를 사후에 보완(구제)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또 박 차관은 정부가 총선 이후 의사단체와 타협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며 “4월 전 학교별 증원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대규모 파업 대신 개별 사직서 제출이나 인턴을 마친 후 레지던트 지원을 포기하는 방식 등으로 항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요 병원 관계자는 “인턴들은 대부분 2월 말 과정을 마치는데 단체로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으면 전공의 인원이 크게 줄면서 진료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휴업(파업)을 예고했던 전공의 단체가 파업을 유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개별 사직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공의 총회 “파업 찬반 팽팽했다”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12일 오후 9시경부터 4시간 가량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병원별 사전 투표에서 단체 행동 참여를 결의한 다음이라 파업 동참 의견이 주를 이룰 것이란 관측과 달리 총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한 참석자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다양해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국민 80% 이상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고, 정부가 의사면허 취소까지 거론하며 강경 방침을 밝힌 것에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자 대전협은 파업 돌입 대신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대형병원 최일선에서 수술과 진료를 담당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하면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다. 또 2020년처럼 의사 총파업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정부와 의료계 모두 총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비대위 전환은 당장 파업하기보다 전열을 가다듬고 박단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해 보다 효율적으로 단체행동 방향과 시점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과거 파업 때도 대의원총회부터 실제 파업까지 몇 주 걸렸다”며 “단체행동 논의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병원 전공의는 “4년 전 파업과 달리 이번엔 정부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전공의들도 꽤 있다”고 했다.역시 비대위를 꾸린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정부 대응 방침을 밝힐 방침이다. 또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대생들도 13일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저지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의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확산될 불씨도 여전하다.● 정부 “총선 전 대학별 증원 규모 발표”정부는 불법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전공의들의)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법을 어기는 행위를 사후에 보완(구제)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또 박 차관은 정부가 총선 이후 의사단체와 타협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며 “4월 총선 전 학교별 증원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했다.정부는 전공의들이 대규모 파업 대신 개별 사직서 제출이나 인턴을 마친 후 레지던트 지원을 포기하는 방식 등으로 항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요병원 관계자는 “인턴들은 대부분 2월 말 과정을 마치는데 단체로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으면 전공의 인원이 크게 줄면서 진료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청년 인구가 줄고 고령층이 늘면서 의료계에서도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두고 ‘의사들의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의사 12만5492명 가운데 20대 의사는 6008명으로 전체의 4.8%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으로 20대 의사들이 차지하던 비중(10.6%)을 감안하면 12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30대 의사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3.9%에서 24.2%로 9.7%포인트 감소했다. 40대 의사 비중도 31.5%에서 28.1%로 다소 줄었다. 반면 의사 중 고령자 비율은 갈수록 늘고 있다. 50대 의사 비중은 같은 기간 13.9%에서 23.8%로 9.9%포인트 늘었고, 60대 의사 비중은 5.5%에서 12.3%로 2배 이상이 됐다. 70대 이상 고령 의사 비중도 4.6%에서 6.8%로 1.5배가량이 됐다. 정부는 현재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의료계에서도 고령 의사 비율이 갈수록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세를 감안하면 2035년에는 70세 이상 고령 의사 비율이 전체의 19.8%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명 중 2명의 의사가 70세 이상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의사들의 고령화가 집단 은퇴로 이어질 경우 의사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리며 젊은 의사 비율을 늘리고 국민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만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의료 현장에 투입되기까지 6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해 당분간은 은퇴 교수 등 시니어 의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지역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 퇴직한 의사 등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설 이후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중에서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4곳의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수련 병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온라인 총회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대통령실은 8일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는 의료계를 향해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발동이나 면허 박탈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업무 개시명령과 면허 취소 가능성에 대해 “아직 집단행동이 발생하거나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고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실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 “모든 법적 수단 동원해 파업 막을 것”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범정부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수본은 17개 시도 및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비상 진료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전날 전국 수련 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시도 의사회에도 파업 금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불법 집단행동을 하거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하는 경우 행정처분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의 반발을 무마할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구체적인 지원책도 마련한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르면 이달 말 소아와 분만 등 필수의료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 인상 시범사업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의료사고 처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사 절차 개선에 착수했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응급의료 사고에 형을 감면하도록 한 규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파업 놓고 “더 뭉칠 것” “실익 없어” 전공의 등 의사들은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비해 개인 연락처를 취합하고 경찰까지 동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더욱 격앙된 분위기다. 수도권 사립대 병원의 한 3년 차 레지던트는 “결국 벼랑 끝까지 몰아붙여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뜻이다. 의료계 내부에선 더 단단하게 뭉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의 실익이 적어 단체행동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2020년 파업 당시 전 국민적 지지를 받아 정부가 한발 물러났지만 이번엔 의대 증원을 원하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라며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고 생각해 파업에 회의감을 느끼는 전공의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발표된 증원 규모를 바꿀 수 없다면 의료계의 요구를 더 관철시키는 쪽으로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5년 뒤 정원 조정이나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에서 실익을 챙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정부가 전날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힌 걸 두고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을 결의하는 등 의사들의 단체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 인턴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는 주요 병원에 점검반을 파견하고 “대규모 파업으로 의료에 차질을 빚으면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공의 파업 결의… 의대생-교수도 “단체행동 참여” 대형병원의 입원 병동과 수술실 등 필수의료 최일선에 근무하는 전공의 사이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하며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 의대 증원 발표 직후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7일 파업 참여를 결정했다. 이 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만 해도 전체 전공의(약 1만5000명)의 7%를 차지한다.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도 파업에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은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총회 결과에 따라 파업 시점을 조율하기로 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7일 입장문을 내고 “2000명은 너무 지나치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턴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충청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3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인턴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턴은 의대를 막 졸업한 새내기 의사들이 받는 첫 수련 과정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면 따라야 하니 아예 사직서를 내고 나가서 개원을 하겠다는 건데 교수나 병원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의대생 사이에선 집단 휴학을 통해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톨릭대 의대생들은 자체 설문을 진행했는데 ‘단체행동 수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다면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고 한다. 성균관대와 인제대, 전남대 의대 등도 의대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단체행동 동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원 조교수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난리’가 났다. 2020년 파업 때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교수들은 현장을 지켰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더 안 좋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임시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총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정부 “파업 시 병원장 처벌, 집단행동 주동자 수사” 정부는 전공의들이 파업할 경우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집단행동을 막을 방침이다. 2020년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늘리겠다고 했을 때 전공의 80%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백기를 들었던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221곳의 원장 등을 상대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집단행동은 국민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한 전공의 명단을 요구하며 “파업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병원장은 “협박하는 거냐”며 항의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또 전공의가 근무하는 주요 병원 50곳에 현장점검반을 보내고 대전협 집행부 전공의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경찰도 배치하기로 했다.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수사 및 체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고 응하지 않을 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경찰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가 복지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집단행위를 주도하는 단체·인사에 대해선 시도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고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속하게 추적 검거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등은 인턴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서도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한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최원영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정부가 전날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힌 걸 두고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을 결의하는 등 의사들의 단체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 인턴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는 주요 병원에 점검반을 파견하고 “대규모 파업으로 의료에 차질을 빚으면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전공의 파업 결의…의대생-교수도 “단체행동 참여”대형병원의 입원 병동과 수술실 등 필수의료 최일선에 근무하는 전공의 사이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하며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 의대 증원 발표 직후 각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7일 파업 참여를 결정했다. 이 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만 해도 전체 전공의(약 1만5000명)의 7%를 차지한다.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도 파업에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공의들은 연휴 마지막날인 12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총회 결과에 따라 파업 시점을 조율하기로 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7일 입장문을 내고 “2000명은 너무 지나치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인턴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충청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3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인턴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턴은 의대를 막 졸업한 새내기 의사들이 받는 첫 수련 과정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 따라야 하니 아예 사직서를 내고 나가서 개원을 하겠다는 건데 교수나 병원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의대생 사이에선 집단 휴학을 통해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톨릭대 의대생들은 자체 설문을 진행했는데 ‘단체행동 수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다면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고 한다. 성균관대와 인제대, 전남대 의대 등도 의대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교수들 사이에서도 단체행동 동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원 조교수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난리’가 났다. 2020년 파업 때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교수들은 현장을 지켰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더 안 좋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임시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파업 계획을 논의한다.●정부 “파업 시 병원장 처벌, 집단행동 주동자 수사”정부는 전공의들이 파업할 경우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집단행동을 막을 방침이다. 2020년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 씩 늘리겠다고 했을 때 전공의 80%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백기를 들었던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221곳의 원장 등을 상대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집단행동은 국민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한 전공의 명단을 요구하며 “파업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병원장은 “협박하는 거냐”며 항의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또 전공의가 근무하는 주요 병원 50곳에 현장점검반을 보내고 대전협 집행부 전공의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경찰도 배치하기로 했다.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수사 및 체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복지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응하지 않을 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경찰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가 복지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집단행위를 주도하는 단체·인사에 대해선 시도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고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속하게 추적 검거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등은 인턴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서도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한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최원영 인턴기자·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내년도 대학 입시부터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2000명 늘어 5058명이 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건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정부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증원안을 의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결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급속한 고령화로 늘어나는 의료 수요 등을 감안할 때 2035년까지 의사 수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이란 수급 전망을 토대로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대 신입생이 졸업 후 의사(일반의)가 될 때까지 최소 6년이 걸리는 만큼 내년도부터 2000명 늘린 정원을 최소 5년 동안 유지해 2031∼2035년 의사 1만 명이 추가로 배출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부족한 5000명은 은퇴 의사 등을 활용해 충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늘어나는 정원을 지역 의대에 중점적으로 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의사 부족 현상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심각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조 장관은 또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지금은 지역인재 의무선발 비율이 40%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온 의료계는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연휴 뒤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대형병원 수술실 등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상당수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설문에서 전국 수련병원 140여 곳 소속 전공의 1만여 명 중 88.2%가 의대 증원 시 파업 등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의사들이) 불법 집단행동을 한다면 의료법 등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여야 모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환영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우리 필수의료 분야를 지키고 지방의료의 공백을 막기 위해 고민 끝에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다행스럽다”면서도 “지역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이 포함되지 않은 반쪽짜리 답”이라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정부가 6일 발표한 ‘전국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은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다 의사의 반발로 중단했던 연간 증원 계획 400명의 5배에 달하는 것이다. 고령화 가속화와 의사 부족 현상 누적으로 필수의료가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파격적 해법을 들고나온 것으로 풀이된다.●“5년간 의사 1만 명 추가 배출”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방안’을 의결했다. 현재 고3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내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증원 규모를 5년간 유지해 2031∼2035년 의사 1만 명을 추가 배출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에는 일본 등에서 하는 대로 고령화 추이 등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의대 정원을 조정할 계획이다.정부는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2035년 의사 약 1만 명이 부족할 거라고 봤다. 또 수도권 쏠림으로 지역에 부족한 의사가 약 5000명에 달하는 만큼 의료 인력 총 1만5000명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의대 증원 논의가 시작될 당시 논의했던 증원 규모는 최대 1000명이었지만 전문의 배출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수백 명 증원이나 단계적 증원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임상의사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7명의 70%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의 수요조사에서 전국 의대 40곳이 내년도에 2151∼2847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수요조사를 자체 점검한 결과 제출한 정원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 대학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방국립대-미니 의대 중심 증원 구체적인 대학별 정원은 올 4월까지 교육부가 결정하는데 정부는 지방국립대와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을 늘릴 방침이다. 예를 들어 국립대 중 충북대, 강원대, 제주대 등은 의대 정원이 채 50명이 안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육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의대 정원이 최소 80명까지는 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원 50명 미만 사립대 중에는 해당 지역에 다른 의대가 없는 울산대(40명) 등의 정원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사립대 중 성균관대, 아주대, 차의과대(이상 정원 40명) 등도 증원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년도 의대 신설은 일정상 무리라고 판단하고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광역지자체 중 세종과 함께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은 이날 김영록 도지사가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해소되도록 전남에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해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대 정원을 1명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한 지자체들의 물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필요한 정원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다고 해도 해당 지역에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의사가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이는 동시에 장학금과 주거지원 등을 받고 전문의 취득 후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도록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해 지역에 남는 의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내년도 대학 입시부터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2000명 늘어 5058명이 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건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정부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증원안을 의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결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급속한 고령화로 늘어나는 의료 수요 등을 감안할 때 2035년까지 의사 수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이란 수급 전망을 토대로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의대 신입생이 졸업 후 의사(일반의)가 될 때까지 최소 6년이 걸리는 만큼 내년도부터 2000명 늘린 정원을 최소 5년 동안 유지해 2031~2035년 의사 1만 명이 추가로 배출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부족한 5000명은 은퇴 의사 등을 활용해 충원할 계획이다.정부는 늘어나는 정원을 지역 의대에 중점적으로 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의사 부족 현상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심각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조 장관은 또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지금은 지역인재 의무선발 비율이 40%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온 의료계는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연휴 뒤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대형병원 수술실 등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상당수도 파업에 동참할 전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설문에서 전국 수련병원 140여 곳 소속 전공의 1만여 명 중 88.2%가 의대 증원 시 파업 등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조 장관은 “(의사들이) 불법 집단행동을 한다면 의료법 등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여야 모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환영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우리 필수의료 분야를 지키고 지방의료의 공백을 막기 위해 고민 끝에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를 환영하면서도 필수의료·지방의료 강화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