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78

추천

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77%
칼럼17%
인사일반3%
보건3%
  • 로봇수술 권하는 병원, 이것만은 알고 받자[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최근 국내 한 대형병원에서 전립샘(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있었다. 암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의사는 옆방에서 수술 상담을 받으라며 짧게 진료를 끝냈다. 상담 내용은 이랬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개복수술은 수술비가 300만 원이며 재활치료에 3개월이 필요하지만 병원에선 3일만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선택지는 로봇수술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로봇수술은 자비 부담이 1720만 원이지만 재활을 안 해도 되고, 지금 결정해도 3개월 뒤에나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환자는 수술 날짜를 기다려야 하는 데다 비싸지만 재활치료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로봇수술을 선택했다고 한다. 미국과 한국에서 유독 로봇수술이 보편화하면서 현장에선 이러한 상황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환자는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의 중간에 있으면서 로봇수술과 치료 효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복강경 수술에 대한 옵션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은 로봇수술과 마찬가지로 배에 구멍을 2, 3개 뚫고 하는 수술이지만 수술 비용은 3분의 1 정도다. 다만 로봇수술처럼 관절이 움직이지 못하는 제한점이 있어서 의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최근엔 복강경도 로봇팔처럼 관절이 움직이는 국내 의료기기도 나와 그런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로봇수술의 경우 국내에선 다빈치 로봇이 주류를 이룬다. 올 9월 말 기준 국내에 들어온 로봇수술 의료기기는 117대다. 암 환자 수 기준으로 따지면 약 17만 명당 1대로 세계적으로 한국은 로봇수술 장비가 많이 보급됐다.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든 로봇인 레보아이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다빈치 로봇이 많다. 국내에 도입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로봇수술은 여전히 비보험이고 비용도 비싸다. 2020년 한 해 로봇수술이 3만2390건 이뤄졌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문재인 케어에 로봇수술이 포함돼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되어 있었다. 로봇수술 의료수가를 정부에서는 낮게 책정하려 하고, 의료계에선 높게 받으려고 하다 보니 보험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은 암 치료나 다른 복부 질환으로 인한 로봇수술을 받으려면 1000만 원이 넘는 큰돈이 필요하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전액 지원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 병원 입장에선 20억∼30억 원짜리 비싼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했으니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한때 로봇수술을 1건 할 때마다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책정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암 수술 전문가들을 만나봤지만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로봇수술의 우수한 점이 밝혀진 부분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신장암과 전립샘암에는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도 의견이 분분하다. 심지어 2016년 미국의사협회에선 로봇수술이 기존 복강경 수술과 효과는 비슷하나 비용은 현저하게 비싸다는 결론을 내렸고,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선 로봇수술이 자궁절제술에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로봇수술이 상대적으로 출혈이 적고 빨리 회복되며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하는 의사들도 있다. 그런데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에 비해서 더 나은 수술이라고 말한 의사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대장암 수술을 오랫동안 해온 한 명의는 본인이 대장암 수술을 받는다면 비싼 돈을 내야 하는 로봇수술보다는 기존 복강경 수술을 받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치료 효과 대비 유효성 입증이 되지 않은 수술이라는 것을 환자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환자 사례처럼 로봇수술의 장점만 이야기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게 문제다. 정부도 로봇수술 중에서도 치료 효과가 높은 질환의 경우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급여화를 우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8년 4월 로봇수술을 급여화하여 국가 보험 체계 안으로 넣고 있다. 환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지 않도록 급여화하기로 했던 로봇수술을 다시 한번 점검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1-10-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접종률 80∼90%는 돼야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3272명으로 3000명을 넘어선 뒤 최근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2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며 안심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이 가능할까.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나 ‘급증하는 확진자, 위드 코로나 가능한가’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이번 주제는 앞으로 의학한림원이 매달 진행할 예정인 ‘의학한림원 코로나19를 말한다’의 첫 번째 순서다. ―위드 코로나가 무엇인가. “학문적 정의가 있거나 학자들 간에 합의가 된 것은 없다. 다만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중증환자 발생률, 입원율, 사망률이 예전 감기 바이러스가 있던 정도의 일상적인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의 상황으로 완전하게 되돌아 갈 수는 없다.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사멸하지 않는 한 백신 지속 기간 문제로 재접종이 필요하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백신 소아접종을 아직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라 지속적인 환자 발생이 예상된다.”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예방접종률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이 60세 이상은 90%, 18∼59세는 80∼85%에 도달해야 사망률이 많이 줄어들고 환자 수도 준다. 그런데 쉽지 않은 목표다. 왜냐하면 백신 접종 대상자인 성인 500만 명이 여러 이유로 여전히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위해 예방접종을 끝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푸는 것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고민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나. “최근 3000명을 넘어섰지만 이후에 4000명, 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방역망 안에서 관리하는 환자의 비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현재 29%까지 떨어졌다. 3, 4주 전만 해도 그 비율이 35% 정도 됐다. 이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환자가 갑자기 나오는 거다. 이전에는 추적 조사를 하면 그 안에서 환자가 확인되고 관리가 됐다. 그게 점점 낮아진다는 얘기는 우리의 확진자 추적 조사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국민 스스로 혹시 ‘내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보건소와 연락해 검사를 받고 문제가 있으면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도 취해야 한다. 최근 자신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를 거꾸로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나왔다. 그런 앱을 활용해 스스로 체크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국민 스스로가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국민들도 많이 지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가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나하나 지켜나가야 우리 사회, 우리 가족이 안전해진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끝나는 날까지는 마스크 쓰기나 일정 부분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계속 시행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자가 늘어나더라도 예방접종을 잘하면 우리 의료체계가 그만큼 흡수력과 탄력이 있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방접종만으로도 중증환자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은 의료체계가 마비되면서 방치된 환자가 사망한 경우도 많았다. 미국 영국 등은 환자가 2000명을 넘었을 때 사회 전체를 봉쇄하기도 했다.”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국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싱가포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6월 말 사회적 거리 두기를 많이 풀었다. 그런데 최근 환자가 급증하자 다시 엄격하게 국민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5명까지 모이던 것을 최근 2명으로 줄였다. 또 모든 직장은 재택근무를 하고,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추가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하면 또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많이 본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는 6억5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5698억 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만들었다. 소상공인을 생각해야 하는 것은 다른 나라도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을 평가한다면…. “사회적으로 봉쇄를 하지 않고 나름대로 우리 상황에 맞게 적용해 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세계적으로 낮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잘 대처해 왔다. 그 이유는 방역망 내에서 확진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학조사 요원이 신속하게 가서 접촉자를 확인하고, 그 다음에 검역과 격리조치를 취하고, 이후 치료하는 모델이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사 대 한의사]마음 고생에 귀가 운다는 ‘이명’… 5분 이상 지속되면 치료 받아야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데 귀나 머리 안에서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이명이 생기면 청력이 저하된다.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고, 두통과 목 긴장 등 2차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국내 60대 이상 10명 가운데 2, 3명은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40%는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의사와 한의사는 이명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어떻게 치료할까. 이명 전문가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의사)와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한의사)으로부터 이명의 원인과 치료법을 들어봤다.―이명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명은 한자 뜻 그대로 마음이 힘들어서 귀가 운다는 뜻이다. 평상시에는 달팽이관 내에 유모세포라는 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이 힘들어지면 귓 속의 일정한 소리를 크게 느끼면서 이명을 호소한다. 조선시대 임금 가운데 가장 이명을 심하게 앓은 사람이 선조, 인조인데 두 명 모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큰 전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상곤 원장) “바깥 귀부터 바깥귓길, 고막, 달팽이관, 청신경 등 우리가 소리를 듣는데 관여하는 청각계 어디에서든 이상이 발생하면 이명을 들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고막에 작은 귀지 하나가 붙어 있을 경우 머리를 움직일 때 달그락거리는 이명이 들린다. 보통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호윤 교수)―이명이 어떤 상태일 경우 병원에 가야 하나? “올 초에 전 세계에서 이명을 전문하는 석학들이 결론을 냈다.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할 이명은 5분 이상 지속되는 이명이란 것이다. 그 외에는 이상이 없어도 누구나 일시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게 이명이다. 잠깐씩 들리는 이명 때문에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명 호소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등 치료를 요하는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명과 함께 난청이 있거나, 귀가 먹먹하거나, 어지러움이 동반되거나, 어지럼증 두통 등 다른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포함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호윤 교수)―이명은 어떻게 치료하나. “기를 고르게 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조기지신(調氣治神)’이라는 말처럼, 이명은 대부분 교감신경이 흥분된 경우가 많다. 항진된 양기를 음기로 바꾸는 치료를 해야 한다. 팔목에서 손가락 두 개 정도 올라가는 내관(內關)은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뜻인데, 이곳에 침을 놓으면 심장이 느려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군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난 뒤 이명을 느끼는 것처럼 손상당한 이명의 경우 어혈(瘀血·타박상 등으로 살 속에 맺힌 피)을 풀어주는 침을 놓는다.” (이상곤 원장) “이명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귀에서 맥박 소리가 들리는 박동성 이명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 완치되는 이명도 흔하다. 난청이 동반되면 보청기 처방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뇌에 전기 자극을 통해 청각피질에 변화를 줘 이명을 치료하는 전기자극 치료나 자기장 치료 등도 진행한다.” (이호윤 교수)―이명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은?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교정해서 식사나 수면을 일정하게 해야 한다. 배가 고프다, 잠을 자고 싶다 등 몸이 보내는 사인을 수용해야 한다. 속으로 앓게 되면 스트레스가 더 강해지므로 자신의 희로애락을 더욱 분명하게 느끼고 표출해야 한다. 이명의 가장 큰 원인은 피로인 만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이상곤 원장) “조용한 곳에 가면 이명을 일으키는 전기 신호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너무 조용한 곳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 환자 중에는 자신이 이명을 느끼는지 아닌지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이명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아예 이명에 무관심해져야 한다. 또한 내가 이명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대부분 환자는 아무 치료 없이도 이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 시간이 흐른 뒤 좋아졌다고 느낀다.” (이호윤 교수)―이명 치료를 위해 어떤 의료진을 찾아야 할까. “좋은 의사는 수용하고 의지하고 보증하는 의사다. 증상을 잘 이해하고 설명해주면서 ‘이렇게 하면 잘 치료할 수 있다’고 도와주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이상곤 원장) “무조건 약부터 주는 의사보다는 이명이 왜 생겼는지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고 설문 등을 통해 동반된 이상 증상을 점검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청력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과 과학적 치료 방법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호윤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주목 메디컬유튜버]“유튜브로 환자와 소통… 46년 척추 치료 노하우 전한다”

    최근 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운영하는 인기 유튜버 또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어려운 의학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거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의미 있는 영상들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영상을 만들고 있는 의료인 유튜버와 병원 등을 발굴해 소개하는 ‘주목 메디컬유튜버’ 코너를 마련했다. 이들을 통해 주목받았던 영상을 소개하거나 유튜브 제작 관련 에피소드도 소개할 예정이다. 첫 회로 우리들병원TV를 운영 중인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을 인터뷰했다. 최근 우리들병원은 세계적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 스마트 병원’ 중 척추전문병원 중엔 유일하게 100대 병원 안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유튜브는 전세계인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플랫폼 중에선 영향력이 가장 크다. 또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상이 유튜브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장년층 사용자도 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1975년부터 46년간 수많은 척추 통증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운 수술법과 시술의 노하우를 개발하는 데 힘써온 과정을 알리고 싶었다. 실제로 우리들병원TV는 100% 광고없는 유튜브로 운영하며 올바른 척추건강정보를 제공하고 환자와 소통하는 매체로 환자와 실시간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소통을 하는 소통 창구를 만들고 있다.” ―주로 어떤 주제로 촬영하나. “유튜브 콘텐츠는 기본적인 척추건강정보와 함께 ‘척추관협착증 작은 수술로 단 하루 만에 좋아질 수 있다’ ‘뼈를 잘라내지 않는 새로운 수술법, 인대재건술’ 등과 같이 우리들병원만이 가능한 치료 정보들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소침습의 원인치료는 나의 오랜 치료원칙이기도 하다. ‘최소침습 원인치료’는 우리 몸의 건강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오직 핵심병소만을 간결하게 치료해 효과를 극대화한 척추치료법이다. 또 타 병원에서 주저하는 고난도 흉추치료나 희귀난치성질환, 내과적 질환자의 척추치료가 가능하다는 등의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이상호 박사의 실제 허리 내시경 수술 장면’ 영상이다. 이 영상은 허리디스크가 걸린 나의 허리를 직접 치료하는 동영상으로 현재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만 29만 회에 달한다. 나의 허리를 직접 수술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소절개 원인치료 수술을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술하는 동안 의료진과 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술이 끝난 직후 보행을 하는 모습을 직접 사실적으로 찍어서 해당 전문가도 허리 디스크에 걸릴 수 있다는 것과 치료 뒤에 깔끔하게 잘 나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보여준 영상이어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 운영 계획은. “지금도 일주일에 1개 이상을 찍어 올리고 있다. 척추 치료법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척추를 예방하는 다양한 운동법도 함께 소개해 집콕하는 시대에 도움이 되도록 제작 중이다. 또 환자의 빠른 회복과 일상생활 복귀를 돕고 합병증과 후유증을 방지하는 등 척추 환자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상들도 계속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병원문화를 바꾸는 따뜻한 의료기기]미세 자극으로 세포재생해 안구건조증 치료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고 있다. 또 노인 인구의 증가로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과 질환의 발병률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인 병에 해당되는 이러한 눈질환에 대해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로 찌르거나 칼로 수술하지 않고, ‘전자약’으로 치료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전자약은 먹는 약과 달리 전신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치료를 요하는 부위에 직접 자극을 준다. 이를 통해 각막 세포를 재생하고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린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에서 10대 미래 유망기술로 선정된 바 있는 차세대 유망 기술이다. ‘뉴아인’ 김도형 대표(의용생체공학과 박사·사진)를 만나 차세대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뉴아인은 창의적인 바이오헬스 기업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로부터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전자약으로 안구건조를 치료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원래 신경과 조직은 계속 재생과 사멸을 반복한다. 그러나 수술(시력교정술 등)로 각막 신경이 절삭된 후 완전히 재생되지 않는다든지, 콘택트렌즈 사용, 환경오염 등의 원인으로 눈의 각막 상피세포가 미세한 손상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안구건조가 생긴다. 이런 눈에 미세펄스 자극을 주어 빠르게 세포가 재생될 수 있게 해서 눈물 분비 등의 작용이 잘 조절되도록 하는 원리다. 특히 상처나 염증이 있을 때 신경을 재생하거나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특정 파형의 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수년간 연구를 해서 만들어서 동물실험, 임상까지 성공한 기술이다.” ―눈 주위 직접 자극을 주면 부작용이 있지 않나. “미세펄스 자극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부작용의 우려가 없는 아주 작은 전기의 범위에서 자극이 이뤄진다. 이는 실험을 통해 입증했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근육을 자극하는 제품들에 사용하는 전기보다 100분의 1 정도로 훨씬 작은 전기 자극이다.” ―안구건조 외 녹내장-황반변성에 대한 효과는…. “국제적으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녹내장에 대한 진행을 막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치료 효과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기존 약물치료에 보조적으로 또는 단독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상 진행과 출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안구건조증에 대해서는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팀, 녹내장은 건국대병원 조윤혜 교수팀과 함께 연구 및 임상을 진행 중이다. 황반변성은 고려대 김승현 교수와 임상 진행을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적응증별로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5, 6개월 이후에는 허가 임상을 진행하면 내년엔 의료기기로서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세펄스자극을 이용한 일반인 눈건강 케어 제품도 있다던데…. “일반인용으로 만들어진 ‘셀리나’라는 제품이다. 의료기기용 제품과 달리 전기자극과 광자극을 함께 이용하는 제품으로 광자극을 통해 망막의 신경과 세포를 동시에 자극하는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역시 임상을 거쳐 내년에 의료기기용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구강 건강, 칫솔질만으론 부족… 치실로 확실히 지키자

    최근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건강 비결 중 하나로 올바른 치실 사용을 선정했다. 올바른 칫솔질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평소 양치를 적극적으로 하는 환자여도 치과에 내원해 구강검사를 해보면 치석이나 치태가 많은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충치의 주범인 플라크가 많이 침착돼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칫솔질만으로는 잇몸질환 예방에 한계가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치과 이정아 교수는 “치열이 매우 고르다면 양치질만으로도 관리하기가 쉽다. 하지만 완벽한 치열을 가진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양치질을 기본으로 하면서 치실도 꾸준히 사용하면 치주질환은 물론이고 잘 닦이지 않는 치아 사이에 발생하는 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대한치과보철학회 김종엽 공보이사의 도움말로 올바른 치실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교정장치 등 보철물에 치실 사용 필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루 세 번 양치질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물을 섭취한 후 양치질을 하고, 그 뒤에 치실을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고기나 채소류 등 치아 사이에 잘 끼이는 음식물을 섭취했다면 반드시 치실 사용을 권장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음식물을 먹지 않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강 내 끈적이는 침에 잔존물이 침착하게 된다는 것. 이러한 잔존물은 치아에 달라붙어 구취를 일으키고 잇몸을 붓게 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교정장치를 하고 있거나 브리지 등 오래된 보철물이 있다면 치실 사용은 필수다. 치간뿐만 아니라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생겨 칫솔모가 닿지 않는 부위가 많기 때문이다. 구강 구조상 아래턱 치아 안쪽 부위는 작은 칫솔모가 아니면 잘 닿지 않는다. 혀 아래 침샘에서도 끈적한 침이 분비되므로 단단한 치석이 금방 생기는 곳이다. 또 치실을 잘 사용하면 충치로 알려진 치아 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 충치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60% 이상이 주로 어금니 씹는 면에서 발생하는 만큼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면서 치실을 잘 사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 ○ 치아 상태 따라 맞춤형 치실 선택해야 치실 종류도 일반형, 왁스형, 테이프형으로 다양해졌다. 일반형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얇은 실 형태의 치실이다. 왁스형은 실에 왁스를 비롯해 불소나 민트향 등의 성분이 묻어 있어 사용감은 좋지만 두께가 두꺼워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슈퍼플로스로도 불리는 테이프형은 넓고 납작한 칼국수 면과 같은 형태다. 중간에 스펀지 같은 넓은 부위가 있어 보철물이나 교정치료 중인 환자에게 권장한다.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손잡이가 달린 F자형, Y자형 치실도 있다. 무엇보다 치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확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간혹 치실로 잇몸을 누르는 게 잇몸 염증을 제거해 주는 기능이 있다고 오해하는데, 얇은 소재로 이뤄진 치실 때문에 오히려 잇몸이 찢어져 피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30∼40cm 정도의 길이로 치실을 끊어준 다음 양손의 검지에 각각 감아주고 △가운데 3∼4cm 정도만 남도록 엄지와 검지로 치실을 잡고 치아 사이에 집어넣는데 △이때 강한 힘으로 밀어 넣으면 잇몸에 상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톱질을 하듯 수평 방향으로 왕복하며 조금씩 밀어 주며 △잇몸 쪽에서부터 씹는 면을 향하는 방향으로 치아 옆면을 밀어 올려 닦도록 한다. 치아 사이사이를 옮길 땐 한번 헹구거나 다른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간혹 치실을 사용하면 치아 사이가 넓어진다고 오해하는데 치실 사용만으로 치아 사이가 넓어지기는 어렵다. 치간이 넓어졌다면 오히려 치주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공보이사는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검진 및 스케일링이 중요하며, 전문의 진료를 통해 자신의 치열에 맞는 치실 및 치간칫솔 사용법 교육을 직접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콜레스테롤’, 제대로 관리하라[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추석은 유독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보다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배달음식 이용이 크게 증가해 비만도 많아졌다. 매년 9월 초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콜레스테롤의 날’을 지정한 것도 명절 연휴와 무관하지 않다. 일반인에게는 ‘콜레스테롤’이 더 친숙하지만 사실 전문가들은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내의 지질(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을 벗어난 상태다.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모두 포함하는 질환이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20세 이상의 성인은 1155만 명에 이른다. 2002년 이후 약 7.7배나 폭증했다.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 당뇨병, 흡연과 함께 한국인의 심혈관질환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4대 위험인자다. 특히 2014년 2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은 당뇨병보다도 심혈관질환 발생 영향이 컸다. 이는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당뇨병만큼 질환 관리에 있어 동등하게 취급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상지질혈증의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높은 비만율로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가 급증해서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20대 인구 5명 중 1명(18.9%)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다. 특히 남성의 경우 26.6%가 이미 20대 때부터 지질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김대중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획이사(아주대 의대)는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 당뇨병은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연쇄질환”이라며,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일찍부터 지질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상당수는 40, 50대에 이르러 결국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반해 중증심뇌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최대 7배까지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지난해 4월 정부는 ‘심뇌혈관질환법’을 개정했다. 이상지질혈증의 예방부터 치료까지 국가 차원의 계획과 사업 추진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법정질환으로 승격된 지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이상지질혈증 중점 관리를 위한 적절한 후속 대책이나 정부의 반영 계획은 전무하다.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만성질환 예방관리 정책의 토대를 제공할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 1월에 발표됐지만, 이전 4차 계획과 비교해 이상지질혈증 관리계획과 성과지표상 개선사항은 없었다.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환자들에게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도 고혈압 또는 당뇨병으로 진단되어야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가능하다. 즉 고혈압과 당뇨병은 없지만 일찍부터 지질 관리에 나서야 하는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 대한 관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현장 전문가들은 환자 발굴을 위한 국가검진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2018년 국가건강검진 사업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검사 주기가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비용 효과성 검토에 기반한 정책 개편이 의도치 않게 일선 진료 현장에서의 부작용과 혼란을 지속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상지질혈증이 여러 정부 정책 및 사업 계획에서 다뤄지지 않거나 고혈압·당뇨병의 합병증 정도로만 취급됐다고 한다. 즉 혈압·혈당·지질을 모두 관리하는 통합관리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학회들과 개원의 단체, 그리고 정부가 상호 협력하여 검진부터 환자 관리, 국민 인식 개선 등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된다. 관련 학회에서는 △이상지질혈증 국가검진 주기의 복원(2년) 및 여성 검사 시작 연령(40세) 재검토 △2030세대를 포함해 이상지질혈증 단독 보유 환자를 위한 관리 모형 개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복합질환자에 대한 지질 관리 및 교육 강화 △대국민 교육 및 홍보 사업을 위한 제도적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고 있다. 고지혈증이 있는 기자도 당뇨병과 고혈압처럼 국가가 제대로 관리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1-09-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대면 명절’ 반복에 노년층 정신건강 ‘위험수위’

    추석 연휴(18∼22일)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지속으로 고향 방문 자제가 권고되면서 노인 우울증 증가가 우려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의 장기화로 집에서만 머무르는 노인들이 자식까지 보지 못하며 정신적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동구가 2020년 하반기(7∼12월)에 실시한 우울척도(CES-D) 조사에 따르면 60대 남성은 20.6점, 70대 여성 19.6점으로 우울증 수치가 평균 이상으로 높았다. 총점이 16점 이상인 경우 우울증으로 의심한다. 또 최근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2021년 2분기(4∼6월)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60∼70세의 자살 생각 비율이 2020년 5월 4.71%에서 2021년 6월 8.17%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접촉이 줄어든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 및 소외감을 느껴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이유 없는 초조함 혹은 불안감이 계속되거나 기억력 감퇴, 식욕이 저하되고 불면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노인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노인 우울증은 노년기 자살의 매우 큰 원인 중 하나인 만큼 조기에 예방해야 된다. 오 교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인들이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다양한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본인 스스로가 소외감,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우울증을 예방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기적인 대인관계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전화 혹은 메시지를 통해서라도 접촉하고 대화하는 것이 좋다. 또 니코틴은 그 자체가 불안, 불면의 원인이 되고, 과음은 알코올이 뇌세포를 파괴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금연과 절주를 하는 것이 좋다. 오 교수는 “햇볕을 쬐며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뇌의 신진대사를 도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반려동물 돌보기, 꽃이나 화분을 가꾸는 원예활동 등도 외부 활동이 어려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VR로 심폐소생 교육받는 시대…AI강사, 학생이 집중 안하면 알아챈다

    심폐소생술을 꼭 현장에서만 배워야 할까?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비대면으로 배우는 심폐소생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감염병 유행으로 인해 대면교육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인 심폐소생술 훈련을 하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VR 기술을 활용한 심폐소생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금까지 심폐소생술 교육은 여러 명의 학습자가 한 곳에 모여 강사 설명을 들으면서 훈련하는 방식이었다. 새로 도입된 VR 심폐소생술 교육은 한 명씩 VR 헤드셋(HMD·Head Mounted Display)을 착용해 화면 속의 인공지능(AI) 강사에게 일대일 설명을 듣는 방식이다.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간 학습자는 인공지능 강사와 눈을 마주치며 △의식 확인 △도움 요청 △호흡 확인 △가슴 압박 △자동제세동기 사용 등 심폐소생술 방법에 대해 안내를 받는다. 교육받는 사람이 실습 중에 집중하지 않거나,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AI 강사가 바로 피드백을 전달한다. 마네킹에는 정밀센서가 장착돼 있어 가슴압박 깊이와 속도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된다. 학습자는 이를 확인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즉시 교정할 수도 있다. 합격할 때까지 반복학습도 가능하다. VR 교육을 원하는 학습자는 개인 시간에 맞춰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실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처럼 큰 몰입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는 다른 학습자를 마주하지 않아도 돼 비대면 환경에서 안전하게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홍상범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 소장(호흡기내과 교수)은 “VR 기술을 활용해 실제와 유사한 가상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가정과 이웃 등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급성 심정지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릴 뿐 아니라 뇌 손상을 막아 사회로 원활히 복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15
    • 좋아요
    • 코멘트
  • 노화성 난청 방치하면 치매 위험 최대 5배 높아진다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일반인들에게 난청 및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1958년 귀의 날을 지정해 매년 9월 9일 귀 건강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숫자 ‘9’가 귀와 모양과 발음이 비슷해 9월 9일이 됐다. 귀의 날을 기념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양선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난청의 종류별로 그 원인과 예방, 그리고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조 이사장은 “난청도 쉽게 예방할 수 있는 것부터 수술이 필요한 고난도 난청까지 종류가 많다”며 “귀의 날을 통해 난청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각각 다른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예방 가능한 난청 소음성 난청은 대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난청이다. 작업 환경상 오랫동안 소음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다. 서서히 진행되며 돌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음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듣느냐에 따라 난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보통 75dB(데시벨)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다. 사무실이나 대화 때 소음이 60dB. 버스, 지하철, 식당 내의 소음은 80dB 정도이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경우 최대 음량이 100dB, 모터사이클은 120dB, 비행기 소음은 140dB 정도다. 만약 85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100dB에서 보호 장치 없이 15분 이상 노출될 때, 그리고 110dB에선 1분 이상 노출될 때 난청의 위험이 크다. 소음성 난청은 예방이 중요하다. 폐쇄된 공간에서 큰 소리가 나는 곳, 특히 음량이 큰 스피커 주위는 피해야 한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해 주위 소음을 줄이면서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정한 음량으로 소리를 들어야 한다. 흡연은 난청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 인자이다. 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조사한 결과 흡연은 난청 발생률을 55%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치료 가능한 난청 돌발성 난청과 중이염은 치료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원인이 없이 갑자기 귀가 먹먹하면서 안 들리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한쪽 귀에 나타나고 드물게 양쪽으로도 생긴다. 난청과 더불어 이명 및 현기증을 동반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청각 신경에 발생한 바이러스 감염, 내이 쪽 혈류의 문제를 발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다. 중이염은 고막 안쪽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세균성 감염질환이다. 세균 감염에 의해 고막 안쪽에 고름이 차는 급성 중이염, 고막 안쪽에 액체가 차서 지속되는 삼출성중이염, 그리고 고막의 천공이나 진주종을 동반하는 만성중이염이 있다. 다행히 중이염은 완치가 가능하다. 급성 및 삼출성 중이염은 약물치료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고, 만성중이염은 대부분 수술로 난청을 호전시키고 귀의 진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방치하면 안 되는 난청 흔한 난청이지만 방치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노화성 난청이다. 노화의 한 과정으로 보는 노인성 난청은 수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연령이 50세가 넘게 되면 고음역의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국민건강영양평가조사에 따르면 70대의 66%가 양측에 경도 이상의 난청을 갖고 있으며, 26%는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난청이다. 노화성 난청은 치매와 연관이 깊은데 중등도 난청은 3배, 고도 난청은 5배까지 치매 발생률을 높인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지만 난청의 정도에 따라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청력을 되찾을 수 있다. 특히 피아노 소리, 청소기 소리, 드라이어 소리, 비행기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 고심도 난청의 경우엔 소리를 증폭하는 보청기와는 달리 소리를 청신경으로 직접 전달하는 인공와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임플란트의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로 1,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 이후엔 귀에 걸거나 귀 위에 부착하는 작은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로 소리를 듣는데, 이것이 소리를 포착하여 전극으로 보내주면 이 전극이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해 주는 원리다. 인공와우는 2005년부터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두에 생긴 피부염, 유방암 초기 증상 의심해보세요”

    주부 윤모 씨(50)는 얼마 전 잠결에 유두가 가려워 긁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유두 주변이 빨갛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 피부염에 걸린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가 벗겨지고 묽은 액체 같은 분비물까지 나와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 여성이라면 윤 씨처럼 한번쯤 유두나 유륜 피부에 염증이 생긴 경험이 있다. 드물지만 단순 피부 질환이 아닌 유방암의 일종인 파제트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자력병원 유방암센터 김현아 과장은 “유방 파제트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유방암”이라며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유관세포에서 생긴 암세포가 유관을 타고 움직이는데 유두와 유륜 쪽에 퍼지면 이들 부위에 여러 가지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 파제트병이 생긴다”고 말했다. 파제트병은 유두나 유륜 주위 피부에 홍반, 습진, 박피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환자 대부분이 가려움과 화끈거림을 호소한다.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는 암세포 덩어리가 만져지고, 덩어리가 만져지지 않아도 유륜이 두꺼워지는 유륜 비후 등 이상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정확한 파제트병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찰과 더불어 유방 촬영술 및 초음파 검사를 함께 진행하고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 파제트병으로 진단되면 치료법은 일반 유방암과 같이 수술을 우선으로 한다. 유방 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 혹은 암세포가 파고들지 않은 정상 조직은 남기는 유방 보존술을 시행한다. 파제트병의 특성상 병변이 유두와 유륜을 포함하므로 수술을 할 때 유두를 보존할 수는 없다. 자가검진과 정기검진으로 유방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파제트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유방 자가검진은 20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가검진만으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이 작고 섬유조직이 많은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 일상 속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가검진은 매월 생리가 끝난 2, 3일 뒤에 하고, 완경한 여성은 매달 날짜를 정해 놓고 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익숙해지면 자가검진으로 멍울 감별이 가능해진다. 정확한 유방암 검진을 위해 자가검진과 함께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전문의 진료를 받고, 40세부터는 주기적인 유방 촬영과 전문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40대 이상은 국가암검진으로 2년에 한 번 유방 촬영술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 등으로 비만을 관리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스스로 유방 피부 질환이라고 속단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유방에 멍울 등이 만져지면 지체 말고 유방질환 전문 외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매일 아침 이어폰 끼고 출근… 나도 혹시 난청일까?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일반인들에게 난청 및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1958년 귀의 날을 지정해 매년 9월 9일 귀 건강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숫자 ‘9’의 발음이 귀와 모양과 발음이 비슷해 9월 9일이 됐다. 귀의 날을 기념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양선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난청의 종류별로 그 원인과 예방, 그리고 치료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조 이사장은 “난청도 쉽게 예방할 수 있는 것부터 수술이 필요한 고난도 난청까지 종류가 많다”며 “귀의 날을 통해 난청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각각 다른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방 가능한 난청소음성 난청은 대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난청이다. 작업환경 상 오랫동안 소음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다. 서서히 진행되며 돌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음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듣느냐에 따라 난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보통 75dB(데시벨)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다. 사무실이나 대화 환경이 60dB. 그러나 버스, 지하철, 식당 내의 소음이 80 dB 정도이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경우 최대 음량이 100dB, 모터사이클은 120dB, 비행기 소음은 140dB 정도다. 만약 85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100dB에서 보호 장치 없이 15분 이상 노출될 때, 그리고 110dB에선 1분 이상 노출될 때 난청의 위험이 크다. 소음성 난청은 예방이 중요하다. 폐쇄된 공간에서 큰 소리가 나는 곳, 특히 음량이 큰 스피커 주위는 피해야 한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해 주위 소음을 줄이면서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정한 음량으로 소리를 들어야 한다. 흡연은 난청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다. 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조사한 결과 흡연은 난청발생률을 55%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 가능한 난청돌발성 난청과 중이염은 치료 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원인이 없이 갑자기 귀가 먹먹하면서 안 들리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한쪽 귀에 나타나고 드물게 양쪽으로도 생긴다. 난청과 더불어 이명 및 현기증을 동반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청각 신경에 발생한 바이러스 감염, 내이 쪽에 혈류의 문제를 발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능성이 높다. 중이염은 고막 안쪽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세균성 감염질환이다. 세균 감염에 의해 고막 안쪽에 고름이 차는 급성 중이염, 고막 안쪽에 액체가 차서 지속되는 삼출성중이염, 그리고 고막의 천공이나 진주종을 동반하는 만성중이염이 있다. 다행히 중이염은 완치가 가능하다. 급성 및 삼출성 중이염은 약물치료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고, 만성중이염은 대부분 수술로 난청을 호전시키고 귀의 진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 방치하면 안 되는 난청 흔한 난청이지만 방치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노화성 난청이다. 노화의 한 과정으로 보는 노인성 난청은 수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연령이 50세가 넘게 되면 고음역의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국민건강영양평가조사에 따르면 70대의 66%가 양측에 경도 이상의 난청을 갖고 있으며, 26%는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필요한 중등도이상의 난청이다. 노화성 난청은 치매와 연관이 깊은데 중등도 난청은 3배, 고도 난청은 5배까지 치매 발생률을 높인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지만 난청의 정도에 따라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청력을 되찾을 수 있다. 특히 피아노 소리, 청소기 소리, 드라이소리, 비행기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 고심도 난청의 경우엔 소리를 증폭하는 보청기와는 달리 소리를 청신경으로 직접 전달하는 인공와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임플란트의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로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 이후엔 귀에 걸거나 귀 위에 부착하는 작은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로 소리를 듣는데, 이것이 소리를 포착하여 전극으로 보내주면 이 전극이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해 주는 원리다. 인공와우는 2005년부터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8
    • 좋아요
    • 코멘트
  • [톡투 건강 핫클릭]70대 4명 중 1명은 ‘황반변성’… 정기검진-식습관 개선으로 예방

    백내장, 녹내장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실명질환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미국와 유럽에선 황반변성이 실명 1위 질환이다. 국내에선 당뇨망막병증 다음으로 실명의 위험이 높다.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50대에서 7명 중 1명, 60대는 6명 중 1명, 70대는 4명 중 1명 정도가 황반변성일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급증하는 질환이다. 이에 톡투건강에서는 황반변성의 예방과 치료라는 주제로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성진 교수를 만나서 자세히 알아봤다. ―황반변성은 어떤 질환인가? “우리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망막이라는 필름이 눈 속에 벽지처럼 발라져 있다. 그중에서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이 초점을 맺게 되는 망막의 뒤쪽 중심점을 황반이라고 한다. 황반변성은 50세 이상에서 황반에 생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으로부터 물이나 피가 새어나와 황반에 있는 시각세포를 손상시키면서 중심시력이 소실되는 병이다. 황반은 크기가 0.5mm로 볼펜자국 정도지만 그 속에는 색을 구별하는 원뿔시각세포 600만 개가 모여 있다. 또 원뿔세포가 정밀한 것도 볼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황반은 시력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곳이다.” ―황반변성으로 인해 왜 실명까지 이르게 되나. “황반에 있는 원뿔시각세포는 내가 보려고 하는 중심부 사물을 잘 보이도록 해 준다.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긴 후 출혈을 일으켜서 황반에 위치하는 원뿔시각세포들이 손상될 수 있는데,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또 손상된 경우에는 내가 보려고 하는 사물만 보이지 않게 된다. 원래 우리는 중심부를 보면서 살고 있으며, 주변부 시력은 매우 낮기 때문에 중심부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시력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리게 됨을 뜻한다. 다만 내가 보려고 하는 사물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 주변부 윤곽은 볼 수 있으므로 주위까지 검게 변하는 선천적인 망막색소변성과 같은 망막질환과는 구분이 된다.” ―황반변성은 치료법이 특별한 것이 없다는데? “황반변성 중에서 망막에 노폐물(드루젠)만 보이는 건성 타입 초기는 정기검진만 필요하므로 가까운 안과를 다니면 된다. 그러나 건성 타입이 진행된 경우 또는 신생혈관이 생긴 습성 타입인 경우 시력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망막전문병원, 종합병원 또는 대학병원을 찾아가 망막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습성 황반변성은 실명의 위험 요인이 되는 출혈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검사와 눈 속 항체주사가 필요하다.” ―항체주사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효과가 있나? “황반변성은 90%가 망막에 노폐물이 보이는 건성이고, 10%가 출혈될 수 있는 신생혈관을 보이는 습성이다. 건성은 10%에서, 습성은 90%에서 시력소실이 된다고 알려졌는데, 그렇다면 대략 5명 중 1명 정도에서 시력소실이 오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습성에서 항체주사를 꾸준히 맞는 환자를 보면 출혈을 잘 막을 수 있어서 시력소실을 오래 지연시키거나 예방까지 할 수 있다.” ―평소에 황반변성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은? “황반변성의 주된 원인인 노화와 유전인자는 바꿀 수가 없다. 하지만 일찍부터 시작한 건강한 식생활습관이 황반변성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외선 차단, 금연, 콜레스테롤 높은 음식 대신에 채소와 과일섭취, 혈압과 혈당 조절, 과로와 스트레스 대신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저도 금주 금연을 하고 있고, 한식을 좋아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갖거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있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고 있다.” ―눈에 좋은 영양제는 없나?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 등이 들어있는 영양제면 좋다. 그런데 계절과일과 채소에는 이런 영양성분들이 넘치게 들어있고, 실제로 영양제보다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몸에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다.”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황반변성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며 시력을 위협하는 노화와 관련된 병이다. 따라서 40세가 되면 가까운 안과에서 간단한 검사로 초기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기를 권한다. 만약 초기 병변이 있다면 건강한 식생활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 실명의 위험이 높은 습성 타입의 황반변성이 진단된 경우 꾸준한 눈 속 항체주사로 시력소실을 막을 수 있다. 습성의 시작은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 증상(변시증)이며 본인이 자각할 수 있다. 이런 변시증이 생기면 빨리 가까운 안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에 하나 황반변성이 진행되어 시력이 소실되더라도 이 병은 검은 커튼이 친 것처럼 세상이 캄캄하게 되는 병이 아니라 중심부만 잘 안 보이는 것임을 기억하고 너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내에선 400여 명의 망막전문의가 황반변성 환자분들을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집에서도 VR로 시력검사-녹내장 여부 확인

    최근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가 부상하면서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게임뿐 아니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VR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VR를 통해 집에서 시력검사와 녹내장 여부 등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아이닥터’라는 헬스케어 기기가 등장했다. VR를 활용해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엠투에스의 이태휘 대표(사진)를 만났다. 엠투에스는 최근 라이나 50+어워즈 창의혁신상 부분을 수상한 기업이기도 하다. ―‘VR 관련 안과진단기기’란 무엇인가. “VR로 안과 검사 알고리즘을 통해 눈 건강을 측정을 할 수 있는 ‘눈 인바디’와 같은 제품이다. 대개 눈 건강을 위해 안과를 자주 가는건 드물다. 대부분 사람들이 눈이 정말 나빠진 다음에 병원을 찾는다. 이 디지털 제품은 평상시 눈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해 눈에 어떤 질병이 생길 수 있을지를 미리 파악해 눈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안과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눈의 어떤 질병을 진단하나. “병원에 가면 여러 가지 안과검사 기기가 있다. 그중에서 10여 가지 안과검사를 VR로 구현했다. 웬만한 안과 질환들은 70∼80% 커버할 수 있다. 녹내장을 검사하는 시야 측정, 황반변성 측정, 그리고 시력 측정 등을 할 수 있다. 혈압계나 체중을 재는 것처럼 간단하게 측정 받을 수 있다. 만약 병변이 의심되면 그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서 국민 눈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했다.” ―VR 프로그램을 헬스케어 제품으로 연관시킨 계기는… . “우리 회사는 원래 영화나 드라마에서 ‘VFX(Visual Effects·시각효과)’라고 불리는 시각적인 효과를 만들어 온 회사다. 수년 전부터 드라마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이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앞으로 의료세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이라는 공상과학(SF) 같은 광고를 하나 맡았다. 거기서 구현하는 방법이 현실 세계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회사를 설립했다. 그게 이번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다.” ―기존 VR 장비와 어떤 차이가 있나. “안과 검사 기기들을 VR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하나의 장비에 넣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상공간을 사용하다 보니 공간 제약이 줄어든다. 또 눈에 붙어 있으니 자세를 좀 편하게 취할 수도 있다. 꼭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가볍게 안과적인 측정을 할 수 있다.” ―제품은 언제 나왔나. “‘아이닥터’라는 이름으로 2020년 론칭했고 2021년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뒤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프로(pro)와 라이트(lite) 등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프로 제품은 눈 상태를 측정하는 용도다. 주로 노인복지센터나 보건소 같은 데서 볼 수 있다. 라이트 제품은 눈의 상태를 측정한 이후에 눈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눈 운동 및 힐링 콘텐츠를 VR기기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VR기기를 가지고 있다면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전용 앱을 본인 눈 측정 결과나 간단한 눈 운동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 “눈은 건강지표다. 눈을 보면 웬만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다. 안과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 뇌신경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우린 VR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더 쉽고 편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더 나아가 디지털 치료의 영역까지 개발범위를 확대해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십견-디스크 등 통증 안 잡힐 때 ‘뼈주사’ 효과적

    기자에게 오른쪽 어깨 통증이 생긴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통증 때문에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고, 특히 ‘열중 쉬어’ 자세를 취하기가 힘들었다. 이 기간 동안 주로 스트레칭 찜질 등 대증요법 위주로 조치를 취했지만 통증이 지속됐다. 결국 근골격질환 만성통증 위주로 치료하는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윤경재 교수를 찾았다. 그가 선택한 치료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어깨 통증 부위에 놓는 소위 ‘뼈주사’였다. 초음파를 통해 통증 부위 두 곳에 주사를 놓았다. 채 5분도 걸리지 않았고 치료 효과는 다음 날 통증이 사라질 정도로 깔끔하게 나타났다. 흔히 뼈주사는 뼈에 주사를 놓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또 염증 등 부작용이 많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윤 교수와 함께 뼈주사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뼈주사가 무엇인가. “흔히 뼈주사라고 알려져 있는 주사의 정식 명칭은 스테로이드 주사다.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병원에서 다양한 질환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인대나 건(힘줄), 신경, 혹은 관절 내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한 경우 조직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기를 이용해 주입한다. 뼈에 놓는 주사가 아닌데 뼈주사라고 알려진 이유는 아마도 과거에 뼈에 주사를 맞는다고 오인한 게 아닌가 싶다. 혹은 무분별하게 주사를 맞다 보면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이게 ‘뼈를 녹인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뼈주사라는 오명이 붙은 것 같다.”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나. “염증에 의해 유발된 특정 부위 통증에 효과가 좋다. 소염제 또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스테로이드는 이보다 수십 배 강력한 소염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흔히 적용되는 질환은 오십견, 외상과염(테니스엘보 등), 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관절염 등이다. 이런 질환들은 염증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뼈주사는 언제 맞는 게 가장 좋나.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휴식을 취하거나 먹는 소염제, 보조기,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 개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한다.” ―뼈주사가 몸에 안 좋다는 얘기가 있다. “적절한 기간을 두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은 크게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모든 약물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흔하게는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당뇨병이 심한 경우 가급적 사용을 자제한다. 여성의 경우 일시적 생리불순이 발생할 수 있고, 폐경이 된 여성은 드물게 하혈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주사 부위가 탈색돼 그 부위에 백반증이 생기거나, 피하지방 소실에 의한 피부 함몰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일상생활을 할 때 늘 하중이 생기는 발바닥 부위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에 신중해야 된다. 이로 인해 발바닥 조직 함몰이 올 수 있다. 드물지만 주사 부위에 감염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효과는 어느 정도 지속되는가. “염증 억제 효과는 주사 이후 3, 4일 뒤부터 나타나 1, 2주가 지나면 최고 효과가 나타난다. 염증이 심하면 2주 정도 경과해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 이때는 추가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수 있다. 이렇게 염증을 억제해 통증이 조절되면 다시 염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무리한 동작은 피해야 한다. 또 무분별하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앞서 언급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효과가 없어 다른 병원을 방문했다면 의료진에게 주사를 맞은 적이 있다고 꼭 알려줘야 된다. 환자 입장에선 자신이 맞는 주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대략 3개월 간격을 두고 맞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맞은 뒤에는 어떻게 관리하나.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억제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조직 재생을 억제하는 역효과도 있다. 따라서 주사 부위가 인대나 건(힘줄) 조직이라면 주사 이후 한 달 동안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드물게 인대나 건이 찢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주사 이후 통증이 더 악화되거나 주사 부위가 붓는 경우에는 즉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이는 주사로 인한 감염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학한림원, ‘변이형 COVID-19 감염과 대책’ 공동포럼 개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접종자의 돌파 감염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방역과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일 오후 4시 변이형 코로나19 감염과 대책을 주제로 제 27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을 연다. 전문가들도 변이 바이러스 대책 마련에 고민이 많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앞으로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한 변이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와 우려가 극심한 상황이다. 의학한림원 임태환 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관련 정보를 나누고, 어떤 대책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의 온라인 참여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황응수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가 코로나19 백신과 우려되는 변이 바이러스 현황을 알려 준다. 또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 대책을,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가 교차 및 추가 백신 접종에 대해 발표한다. 포럼은 카카오TV, 네이버TV, 유튜브에서 생중계되며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카카오TV(tv.kakao.com), 네이버TV(tv.naver.com), 유튜브(www.youtube.com)에서 ‘한국과총’을 검색하면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9-01
    • 좋아요
    • 코멘트
  • 집콕 시기, 경증 질환 챙겨야 할 때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중계방송을 마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처음 무관중으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폐막식 당시 이를 중계하던 국내 한 방송사 아나운서의 마무리 발언이다. 장애인의 반대말로 ‘정상인’이 아닌,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의 ‘비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이다.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2020 도쿄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인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0 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은 대부분 후천적인 이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다. 자폐나 지적장애, 정신장애 등 일부를 제외하면 선천적이거나 출산 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장애 비율이 10% 미만에 그친다. 지체장애의 경우 선천적 원인은 1.6%, 출산 시 원인은 0.2%에 불과하다. 질환이 장애의 원인인 경우는 48.0%, 사고가 원인인 경우는 49.7%에 달한다. 청각장애 역시 선천적 원인은 4.5%, 출산 시 원인은 0.6%인 반면 질환에 의한 경우는 80.4%, 사고에 의한 경우가 12%에 이른다. 또 주변에 흔한 간(肝)질환 장애의 선천적 원인은 2.7%이고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97.3%이다. 시각장애는 선천적 원인이 5%, 출산 시 원인이 0.1%인 반면 질환 또는 사고에 의한 발생이 92.4%에 달했다. 장애는 각종 사고나 재해, 질병 등으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위험이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보행이나 신체 움직임에 제한이 발생하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질병으로 인해 시력이나 청력 등이 약화되거나 간 및 신장 등이 손상되어 경증 장애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경미한 장애 증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외부에서는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거나 재활이 필요할 수 있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득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가령 △스포츠 선수 시절 반복된 부상과 수술로 이른 은퇴를 결정할 때 △콜센터에서 수년 동안 전화 상담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 청력 손상으로 일을 그만둘 때 △영업직원으로 잦은 술자리에 참석하다가 간 손상으로 큰 질병을 얻었을 때 △오랜 직장생활로 인한 척추측만증이나 디스크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생업을 그만두게 될 때 등이 해당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지난해 ‘장애인의 의료 이용 및 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여기서 장애인의 정기 의료 이용을 조사한 결과 경증 장애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는 비율이 84.1%로 가장 많았다. 외래 이용률 역시 중증보다 경증 장애인이 더 높았다. 경증 장애는 대부분 자립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일상생활의 제약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는 적지 않은 제약을 받는다. 경증 장애를 가진 이들 대부분이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하거나 청소, 빨래, 금전관리,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 및 사회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을 구하거나 생활을 영위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경증 장애의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보험이나 저축, 연금 등으로 개인의 긴급 상황을 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국가가 다양한 사회복지제도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혼술, 재택근무 등으로 건강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수많은 만성 및 경증 질환이 속속 생기고 있다. 생활에 일부 불편이 생기는 경증 장애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어느 날 갑자기 중증 장애로 찾아오기도 한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100세 이상 사는 사람의 공통된 특징을 발표했다. 이는 △충분한 수면 △활발한 신체활동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생활 △소일거리 △치실 사용 △교류 등이다. 코로나19 시기 자신의 생활습관을 한 번 더 되돌아보면서 건강을 꼭 챙겨야 할 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1-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신 계획 중이라도 백신 접종하는 게 더 안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2000명을 웃도는 가운데 26일부터 다음 달까지 본격적인 청장년층(18∼49세) 백신 접종 기간이다. 대상자만 무려 1500만 명이 넘는다. 젊은 사람일수록 부작용이 많다는데 고민과 걱정이 많아지는 시기다. 임신부 또는 임신 예정자는 백신을 맞아도 괜찮은지 궁금하다. 이에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역학조사 및 자료를 분석 중인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청장년층이 맞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괜찮나. “접종해도 된다. 전문가로서 무작정하라는 게 아니다. 내 가족, 친구 모두 20∼50대다. 안전, 효과 등을 모두 감안했을 때 백신 접종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 가족 친구들에게도 거의 100% 안전하니깐 맞으라고 권유하고 있다.” ―본인이 맞았을 때 어땠나. “감염병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종류의 백신을 맞았다. 듣도 보도 못한 백신들도 거의 다 맞았다. 3월에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했다. 솔직히 맞아본 백신 중엔 가장 아팠다. 직접 맞아보기 전까지는 사람들에게 경증의 이상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근데 맞고 아파 보니, 아 이거 생각보다 되게 아프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접종했을 때 불안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신 맞은 뒤 경증 이상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다른 백신보다 면역을 유도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증 이상반응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2회 접종 시 더 아프다고 하거나 1회, 2회 접종이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한다. 이를 보더라도 경증 이상반응이 굉장히 빈번한 빈도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심해도 되는 건 48시간 이내에 대부분 나타나고 48시간이 지나면 거의 대부분 씻은 듯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경증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되나. “국소반응으로 맞은 부위 통증 부기, 전신반응으로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진통제는 백신효과(면역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굳이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다.” ―젊은 사람한테 심근염이 특히 잘 생긴다는데…. “100만 명당 4명 정도 생길 정도의 매우 드문 이상반응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까지 시판된 백신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많은 이상반응이 연구된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100만 명당 몇 명이 생기는 이런 부작용을 밝혀내기도 사실 어렵다. 대규모로 접종을 하다 보니 매우 드문 이상반응도 우리가 알게 됐다. 우리 몸이 면역을 획득하기 위해선 일부분에서 이런 이상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심근염의 경우 다른 백신에서 생기는 희귀혈전증에 비해 치명률도 낮다. 잘 대처하면 대부분 완쾌된다.” ―최근에 일본에선 머리가 빠지는 탈모 현상이 심각해졌다. “이런 게 계속 나올 것 같다. 대개는 인과관계 증명이 쉽지 않다. 정말 백신 때문에 일어난 현상인가. 또 일어났다면 그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 다시 회복 가능한지 이런 것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다 생략되고 보도되다 보니 다들 ‘백신 절대 맞으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머리가 빠지고 있다. (백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탈모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그런 것들을 최소한 저희 같은 전문가가 검증하고 확인할 때까지는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임신 중인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젊은 사람이 대상이다 보니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인데 이젠 임신을 계획 중이라도 접종을 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 미국 산부인과학회 지침에도 나온다. 임신부의 경우도 접종자와 미접종자 사이의 위험 차이는 거의 없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조산과 사산의 위험이 더 크다. 예방효과 차원에서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백신을 피해야 되는 상황도 있나. “백신 접종에 금기가 거의 없다. 가장 명백한 금기는 지금 열이 나고 아픈 상황이다. 현재 증상이 뭐든 심하게 진행해서 아픈 사람은 접종을 안 하는 게 좋다. 첫 번째 이유는 백신의 이상반응인지 원래 아픈 건지 구별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원래 컨디션이 안 좋은데 접종하면 이상반응을 더 힘들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좀 가슴 아픈 이야기이긴 한데 접종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는 분들이다. 말기 암 때문에 힘든 상황에 있거나 아나필락시스가 심한 분들은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두려움에 떨지 말고 과감하게 맞아주면 고맙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산부 맞아도 되나요? 심근염 걱정은? 18~49세 백신 접종 Q&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가 여전히 2000여명 웃도는 가운데 26일부터 다음달까지 본격적인 청장년층(18~49세) 접종 기간이다. 대상자만 무려 1770만 명이다. 젊은 사람일수록 부작용이 많다는데 고민과 걱정이 많아지는 시기다. 임산부 또는 임신 예정자는 백신을 맞아도 괜찮지 궁금하다. 이에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역학조사 및 자료를 분석 중인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청장년층이 맞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괜찮나? “접종해도 된다. 전문가로서 무작정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 내 가족, 친구 모두 20대~50대다. 안전, 효과 등을 모두 감안했을 때 백신 접종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 가족 친구들에게도 거의 100% 안전하니깐 맞으라고 권유하고 있다.”―본인이 맞았을 때 어땠나? “감염병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종류의 백신을 맞았다. 듣도 보도 못한 백신들은 거의 다 맞았다. 3월에 코로나19 백신을 첫 접종했다. 솔직히 맞아본 백신 중엔 가장 아팠다. 직접 맞아보기 전까지는 사람들에게 경증에 이상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근데 맞고 아파보니 아 이거 생각보다 되게 아프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접종했을 때 불안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백신 맞은 뒤 경증 이상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다른 백신보다 면역을 유도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증 이상반응이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2회 접종 시 더 아프다고 말하거나 1회, 2회 접종이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한다. 이를 보더라도 경증 이상반응이 굉장히 빈번한 빈도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심해도 되는 건 48시간 이내에 대부분 나타나고 48시간이 지나면 거의 대부분 씻은 듯이 사라진다는 것이다.”―경증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되나? “국소반응으로 맞은 부위 통증 부기 전신반응으로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진통제는 백신효과(면역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굳이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다.” ―젊은 사람한테 심근염이 특히 잘 생긴다는데…. “100만 명 당 몇 명 정도 생길 정도의 매우 드문 이상반응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까지 시판된 백신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많은 이상반응이 연구된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100만 명당 몇 명이 생기는 이런 부작용을 밝혀내기도 사실 어렵다. 대규모로 접종을 하다 보니 매우 드문 이상반응도 우리가 알게 됐다. 우리 몸이 면역을 획득하기 위해선 일부분에서 이런 이상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심근염의 경우 다른 백신에서 생기는 희귀혈전증에 비해 치명률도 낮다 잘 대처하면 대부분 완쾌된다.”―최근에 일본에선 머리가 빠지는 탈모 현상이 심각해졌다. “이런 게 계속 나올 것 같다. 대개는 인과관계 증명이 쉽지 않다. 정말 백신 때문에 일어난 현상인가. 또 일어났다면 그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 다시 회복 가능한지 이런 것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다 생략되어 보도되다보니 다들 ‘백신 절대 맞으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머리가 빠지고 있다. (백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탈모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그런 것들을 최소한 저희 같은 전문가가 검증하고 확인할 때 까지는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임신 중인 여성은 어떻게 해야하나? “젊은 사람이 대상이다 보니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인데 이젠 임신을 계획 중이라도 접종을 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 미국 산부인과학회에 지침에도 나온다. 임산부의 경우도 접종자와 미접종자 사이의 위험 차이는 거의 없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조산과 사산의 위험이 더 크다. 예방효과 차원에서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백신을 피해야 되는 상황도 있나? “백신 접종에 금기가 거의 없다. 가장 명백한 금기는 지금 열이 나고 아픈 상황이다. 현재 증상이 뭐든 심하게 진행해서 아픈 사람은 접종을 안 하는 게 좋다. 첫 번째 이유는 백신의 이상 반응인지 원래 아픈 건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원래 컨디션이 안 좋은데 접종하면 이상반응을 더 힘들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좀 가슴 아픈 이야기이긴 한데 접종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는 분들이다. 말기 암 때문에 힘든 상황에 있거나 아나필락시스가 심한 분들은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두려움에 떨지 마시고 과감하게 맞아주면 고맙겠다.”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8-25
    • 좋아요
    • 코멘트
  • [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유전자 변이 같다면 암 종류 달라도 같은 약 처방”

    암은 흔히 ‘폐암 2기’, 유방암 4기’ 등 암 발생 부위와 전이 및 진행에 따라 이름을 짓는다. 암 치료법 역시 여기에 따라 평균적인 환자를 기준으로 표준화된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 보니 어떤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매우 좋지만, 일부 환자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결과도 나온다. 특히 희귀 암처럼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았거나 환자가 매우 소수인 경우 표준 치료법조차 해당되지 않는 암도 있다. 이런 암환자의 충족되지 않은 의학적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암 치료의 개념이 ‘개별 암’이 아닌 특정 유전자 변이를 ‘바이오마커’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가령 갑상샘(선)암이나 분비성침샘암 등 다른 부위에 생긴 다른 종류의 암이라도, 특정 유전자 변이가 같다면 종류에 상관없이 하나의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있다면 치료가 가능한 ‘암종류 불문 항암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들도 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해당되는 유전자 변이 중 대표적인 것이 ‘NTRK 유전자 융합’이다. NTRK는 수많은 인체 유전자의 한 종류로 주로 신경조직 등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을 형성하는데 관여한다. 만일 이 NTRK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융합하면 발암성 단백질을 생성해 암을 유발한다. 연령에 관계없이 이러한 NTRK 단백질이 존재하는 신체 부위라면 어디든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종양의 발생률은 매우 드문 편이지만 80개 이상의 유전자 융합이 폐암, 대장암, 췌장암, 갑상샘암, 분비성유방암, 영아섬유육종 등 다양한 암종 유형에서 발견되고 있다. 암 종류에 따라 발현 비율은 다르지만 일반적인 암에서는 1% 미만으로 추정되며 희귀암에선 높은 빈도를 보인다. 또 면역항암제로 알려진 키트루다 역시 ‘MSI-H/dMMR’ 라는 유전자가 있는 모든 7개 암종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MSI-H/dMMR는 주로 소화기암 쪽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희귀암분과위원회 김호영 위원장(한림대성심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특히 NTRK 유전자 융합이 있는 환자는 표준 치료에 반응이 낮아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했던 상황”이라며 “NTRK는 국내에서 연간 약 50명 내외로 매우 희귀하지만 전 연령의 다양한 암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정 바이오마커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치료 예후도 우수하다. NTRK 유전자 융합이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암종불문 항암제는 라로트렉티닙(상품명 바이엘의 비트락비)과 엔트릭티닙 (로슈 로즐리트렉)이 있다. 라로트렉티닙의 경우 임상연구에서 79%의 높은 치료 반응률, 63%의 부분 반응률, 16%의 완전 관해율을 달성했다. 또 생후 1개월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에서 사용 가능하다. 키투루다의 경우 대장암 1차 치료에서 기존 치료(항암화학요법) 대비 3배 이상의 개선을 보였다.김 교수는 “이제는 특정 부위별 암종 대신에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종양’처럼 유전자 변이를 기반으로 암의 정의와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기존 표준치료에 반응이 없어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NTRK 유전자 융합이 발견된다면 치료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