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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광주가 3연승을 내달리며 최하위에서 탈출하고 하위권 순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광주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과의 안방 경기에서 전반 35분 김주공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19분 상대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헤이스가 성공시키며 2-0으로 승리했다. 광주는 승점 28(8승 4무 14패)로 단 번에 9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8위 제주와 승점이 같아졌으나 다득점에서 밀렸다. 성남은 승점 26(6승 8무 11패)에 머물며 서울에 승점 1 앞선 11위로 밀려났다. 광주가 리그 3연승을 올린 건 지난해 6월 수원, 부산, 인천에 연승을 거둔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팀의 백업 골키퍼로 15일 인천과 20일 대구 전에서 슈퍼 선방쇼를 펼치며 26라운드 베스트11에 뽑힌 윤평국은 이날도 성남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몸을 날려 막아내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윤평국은 “주전은 아니지만 기회를 꼭 잡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절실히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9월 안방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설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대체불가한 손흥민(29·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다소 불편한 몸 상태로 교체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9월 2일 이라크(서울월드컵경기장)와 9월 7일 레바논(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보고를 받지 못했다. 컨디션은 정상으로 알고 있다”며 주저 없이 손흥민을 미드필더로 발탁했다. 손흥민은 22일 EPL 2라운드 울버햄프턴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7분 해리 케인과 교체됐다. 후반전에는 상대 최종 수비를 무너뜨리는 ‘스프린트’를 뽐내며 슈팅도 3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교체될 때 다리를 약간 절뚝였고, 경기장을 떠나 버스에 올라탈 때도 같은 모습이었다. 버스에 오르기 전 환하게 웃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든 것으로 봐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는 게 현지 분위기지만 3월 다친 왼쪽 햄스트링 부위라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약간의 이상을 느낀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은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 “경기 전 훈련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단을 해봐야 안다”고만 말했다. 손흥민의 검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한국 대표팀에도 큰 악재다. 순간 스피드가 장기인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상 햄스트링 부상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 투입이 어렵다. 벤투 감독은 최종 예선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이강인(발렌시아)과 원두재(울산) 등 센스와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을 제외했다. 한국 방문 경기에 나설 이라크와 레바논은 수비를 아래로 내려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나올 것이 확실하다. 이 때문에 테크닉보다는 밀집 수비 사이에서 민첩하게 공을 주고받는 연계에 능한 이재성(마인츠) 권창훈(수원) 남태희(알두하일) 등을 중용했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면서 기회를 찾기보다 손흥민이 밀집 수비에 고립되지 않도록 빠른 공수 전환이 되는 진용을 구축한 벤투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의 부상 여부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축구 대표팀은 30일 파주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다. 반드시 이겨야 할 최종예선 1, 2차전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손흥민 비상 상황’이 생겼다. 스트라이커 조규성(김천 상무)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에 대해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제공권도 좋다”고 평가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9월 안방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설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대체불가한 손흥민(29·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다소 불편한 몸 상태로 교체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3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9월 2일 이라크(서울 월드컵경기장)와 9월 7일 레바논(수원 월드컵경기장) 전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보고를 받지 못했다. 컨디션은 정상으로 알고 있다”며 주저 없이 손흥민을 미드필더로 발탁했다. 손흥민은 22일 EPL 2라운드 울버햄프턴 전에 선발 츨전해 후반 27분 해리 케인과 교체됐다. 후반전에는 상대 최종 수비를 무너뜨리는 ‘스프린트’를 뽐내며 슈팅도 2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교체될 때 다리를 약간 절뚝였고, 경기장을 떠나 버스에 올라탈 때도 같은 모습이었다. 버스에 오르기 전 환하게 웃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든 것으로 봐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는 게 현지 분위기지만 지난 3월 다친 왼쪽 햄스트링 부위라 걱정이 있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약간의 이상을 느낀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은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 “경기 전 훈련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단을 해봐야 안다”고만 말했다. 손흥민의 검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한국 대표팀에도 큰 악재다. 순간 스피드가 장기인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상 햄스트링 부상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 투입이 어렵다. 벤투 감독은 최종 예선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이강인(발렌시아)과 원두재(울산) 등 센스와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을 제외했다. 한국 방문 경기에 나설 이라크와 레바논은 수비를 아래로 내려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 확실하다. 때문에 테크닉보다는 밀집 수비 사이에서 민첩하게 공을 주고받는 연계에 능한 이재성(마인츠), 권창훈(수원), 남태희(알두하일) 등을 중용했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면서 기회를 찾기보다 손흥민이 밀집 수비에 고립되지 않도록 빠른 공수 전환이 되는 진용을 구축한 벤투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의 부상 여부가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축구 대표팀은 30일 파주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다. 반드시 이겨야할 최종예선 1, 2차전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손흥민 비상 상황’이 생겼다. 스트라이커 조규성(김천 상무)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에 대해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제공권도 좋다”고 평가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블루 드래건’ 이청용(33·사진)이 그림 같은 멀티골로 오랜만에 ‘클라스’를 입증했다. 울산은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과의 안방경기에서 이청용의 동점골과 역전골에 이동준의 쐐기골을 묶어 3-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은 승점 48(13승 9무 3패)로 두 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승점 43)과의 승점 차를 5로 벌렸다. 최근 7경기 무승(1무 6패)의 늪에 빠진 수원은 승점 34(9승 7무 9패)에 머물며 5위로 내려앉았다. 이청용으로 시작해 이청용으로 끝난 ‘이청용 데이’였다. 전반 14분 수원 김민우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울산은 이청용의 한 방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38분 설영우가 상대 페널티 박스 바깥 모서리에서 내준 공을 이청용이 오른발 아웃사이드 슈팅으로 강하게 연결했고 수원 골문 오른쪽 모서리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해 8월 30일 서울전 이후 358일 만에 골 맛을 본 이청용은 1-1로 맞선 후반 37분에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트래핑으로 수비를 속인 뒤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천금같은 역전골을 터뜨렸다. 한 달여 만에 선발로 나서 시즌 1, 2호 골을 터뜨린 이청용은 “동점골을 넣기 전 완벽한 기회를 놓쳐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믿고 기다려줘 골을 넣게 됐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어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다”고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포항은 서울과의 방문경기에서 팔라시오스가 전반 퇴장하는 악재 속에서도 강상우의 극적인 동점골과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 강현무의 페널티킥 선방으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여자 농구는 도쿄 올림픽에서 본선 조별리그 3전 전패로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의 박수를 받았다. 없던 희망을 생기게 했다. 세계 랭킹 19위인 한국에 ‘넘사벽’처럼 보였던 스페인(2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9위) 등 강호들과 예상 밖의 접전을 벌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농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9)는 선수들의 패배의식과 자책감을 걷어내는 접근법을 통해 강팀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쌓게 해준 것을 뿌듯해했다. 한국 여름올림픽 사상 구기종목 대표팀 여성 사령탑은 전주원 코치가 최초였다. 18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전 코치는 소속팀으로 돌아와 위성우 감독과 함께 10월 24일 막을 올리는 시즌 대비에 한창이었다. 며칠 전 A4용지 10장 분량의 도쿄 올림픽 결산 보고서를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제출했다는 그는 홀가분해 보였다. 전 코치가 선수로 뛰던 시절 한국 여자 농구는 아시아 최강 자리를 다투며 탄탄한 국제경쟁력을 보였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금메달에 이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주역이기도 하다. 화려한 경력을 쌓은 전 코치와 달리 한국 여자 농구는 국제무대에서 뒷걸음질하고 있다. 그래도 지도자로는 21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전 코치는 ‘어디 한번 해보자’며 선수들을 자극했다. “첫 소집 때 선수들이 ‘저희가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농구답게 하고 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우리 모두 세 경기를 진다는 생각은 갖지 말자고 강조했다. 그때 서로가 ‘뭔가 해보자’는 믿음이 형성됐던 것 같다.” 남다른 전술 마련에도 공을 들였다. 전 코치는 “상대 공격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수비 조직력을 강조했다. 공격 훈련 때는 ‘그런 패스하면 걸릴 거야’ ‘거기에 있으면 공을 받을 수 없을 거야’라는 말을 했다. 강팀일수록 수비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한때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일본 여자 농구가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사실도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전 코치는 “선수층 확대를 위해 학교체육 정상화와 클럽 활성화 등이 절실하다. 어릴 적부터 취미로 농구를 시작해 기본기를 배우고 유망주를 키워 엘리트 선수로 진입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교류 확대도 강조한 부분이다. 당장은 간판 센터 박지수의 짝이 될 만한 센터가 한 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올림픽에서 박지수를 도와 리바운드와 득점을 높여줄 파워포워드가 있었다면 승패가 바뀌었을 수 있었다는 것. 전 코치는 올림픽 출전이 선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압박이 있거든요. ‘원더우먼’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 와줬어요. 신체조건과 기량이 월등한 선수들과 맞선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을 겁니다.” 도쿄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더니 눈빛이 반짝거렸다. “일찍 합류하지 못해 미안해하던 (박)지수에게 ‘네가 있어 다 같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한 것, 세르비아전에서 3점슛을 1개도 못 넣은 강이슬(KB스타즈)이 눈물로 미안해할 때 ‘수비를 너무 잘하고 있어서 안 뺐어’라고 했던 말, 조별리그를 끝내고 선수들에게 ‘서운한 게 있으면 일본에 모두 버려 달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늘’ 하던 것에 머물렀던 저나 선수들에게 경기력 이상으로 값진 경험이었다. 다시 첫발을 내디디는 기분 같다.” 도쿄 올림픽 성화가 꺼진 지 어느새 열흘도 지났지만 그의 가슴속 열정은 다시 타오르고 있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축구의 대들보 손흥민(29·토트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슈퍼스타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한국 스포츠 선수 계정으로는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다. 손흥민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500만 팔로워라니, 믿을 수 없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많은 응원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친필 사인이 들어간 일러스트 사진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주말 EPL 시즌 개막 후 맨체스터 시티와의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끈 김연경(상하이)은 170만 명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67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58만 명, 축구 스타 이동국이 53만 명 팔로워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스포츠 스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로 3억 2000만 명이다.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4억 800만 팔로워)에 이어 전체 2위다. 스포츠 스타 중 2위는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로 2억5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적 이후 팔로워가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축구 좀 한다는 선수라면 가장 뛰고 싶은 팀으로 스페인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를 꿈꾼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자칫 구단 운영을 접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바르셀로나의 주안 라포르타 회장(59)은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34)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시켜야 했던 구단 사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구단 빚이 기본 부채, 선수 임금 체불 금액 등을 포함해 13억5000만 유로(약 1조8700억 원)에 이른다. 3월 취임한 라포르타 회장은 충격적인 팀의 재정 상태를 밝히면서 “주제프 바르토메우 전 회장이 끔찍한 유산을 남겼다”고 맹비난했다. 라포르타 회장에 따르면 구단은 순자산마저 ―4억5100만 유로(약 ―6250억 원)로 주력 선수들의 연봉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단 몸값이 높아 총 연봉이 구단 수입을 넘어서 수입 대비 연봉이 103%에 이른다. 메시가 50% 연봉 삭감에 동의했지만 잡을 여력이 없었다. 라포르타 회장은 “경쟁 구단들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몸값이 20∼30%나 높다. 내가 회장을 맡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선수들의 급여를 주려고 8000만 유로(약 1110억 원)를 대출받는 것이었다. 전임 회장단은 거짓투성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르셀로나는 제라르드 피케를 비롯해 세르히오 부스케츠, 세르지 로베르토, 조르디 알바 등 주력 스타들까지 전부 연봉 삭감에 동의하고 시즌을 맞았다. 리그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천문학적인 돈으로 선수 영입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를 호령하던 바르셀로나의 시대는 확실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유스팀에 대한 투자로 선수들을 키워내는 시스템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이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34)를 영입하면서 암호화폐(가상화폐)까지 연봉에 포함시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 로이터통신 등 해외매체들은 13일 PSG가 메시의 연봉 패키지에 상당 부분 ‘PSG 팬 토큰’을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메시의 계약 조건은 2년에 연봉 4100만 달러(약 479억 원), 계약금 3000만 달러(약 350억 원)로 알려진 가운데 약 400억 원 이상을 암호화폐로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PSG 팬 토큰’은 구단이 지난해 6월 발행한 암호 화폐다. 팬 토큰 보유자는 유니폼 등 구단 상품을 살 수 있고, 구단의 의사 결정에도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세계적인 축구 구단 중 자체 암호 화폐를 발행하는 구단은 PSG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이탈리아 AC밀란 등은 연내 발행할 예정이다. 팬 토큰은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 화폐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사고 팔 수 있다. 메시의 입단으로 ‘PSG 팬 토큰’ 가격이 급등하면서 구단은 큰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6월 1만~2만원 사이였던 ‘PSG 팬 토큰’은 메시의 입단 가능성이 커지자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라 7월 말에는 3만 원을 돌파했다. 13일 현재 5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는 PSG 구단이 최소 1500만 유로(약 205억원)의 수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메시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잭 도시 등에 이어 암호화폐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도쿄 올림픽 폐막이 아쉬웠던 스포츠팬들의 시선이 이제 유럽 프로축구로 향한다. 2021∼2022시즌 유럽 5대 빅리그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일제히 개막한다. 프랑스 리그1은 지난 주말 개막해 1라운드가 치러졌다. 공통적인 관전 포인트는 절대 1강으로 꼽힌 팀들의 리그 우승 사수 의지와 다른 팀들의 도전이다. ○ 맨체스터 시티 2연패 야망에 리버풀 등 도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리그 2연패를 노린다. 1군 선수 25명의 시장가치가 10억6000만 유로(약 1조4500억 원)로 유럽 축구팀 중 가장 높다. 전력 누수 없이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인 애스턴 빌라의 잭 그릴리시까지 1억 파운드(약 1610억 원)를 들여 영입해 더 막강한 ‘스쿼드’를 만들었다.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는 전술) 축구의 완성을 노리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당 평균 60%가 넘는 점유율 축구로 2017∼2018, 2018∼2019시즌 EPL 우승 당시 기록했던 리그 32승을 넘어서는 완벽한 우승을 꿈꾼다.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CL)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잡고 우승을 차지한 첼시와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빅 4’로 꼽히지만 맨시티의 아성을 쉽게 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7위에 오른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뚜렷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해 고전이 예상된다. 해리 케인의 거취부터 불투명해 팀이 어수선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리그 17골(4위) 10도움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손흥민에게는 위기이자 팀의 제1공격수로 거듭날 기회다. 당장 16일 1라운드부터 맨시티를 만나는 것도 토트넘엔 부담이다.○ 메시 빠진 바르셀로나, 메시 더한 PSG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리오넬 메시가 빠진 바르셀로나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지난 시즌 우승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3강 경쟁에 지난 시즌 4위 세비야가 위협하는 구도다.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승점 2 차이로 우승을 내준 레알 마드리드는 개러스 베일, 에덴 아자르 등 부진했던 선수들이 팀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중요하다. 바르셀로나는 ‘메시 시프트’로 짜였던 전술 수정이 불가피하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10연패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시즌 2위 라이프치히와의 승점 차가 13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독주가 예상된다. 지난 시즌 41골로 득점왕에 오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건재하고 도르트문트에서 27골을 기록한 골잡이 엘링 홀란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더 강해진 공격력으로 지난 시즌 달성 못 한 리그 세 자릿수 팀 득점(지난 시즌 99골)을 노린다. 황희찬(라이프치히)과 2부에서 1부 팀으로 이적한 이재성(마인츠), 지난 시즌 리그 데뷔 골을 넣으며 주전 자리를 굳힌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프랑스 리그1에서는 메시를 영입해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 공격진을 구축한 파리 생제르맹이 우승 재탈환에 시동을 건다. 지난 시즌 숱한 악재로 리그 4연패에 실패한 파리 생제르맹이 메시를 영입하면서 리그1에 대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12골을 터뜨렸던 보르도 황의조는 재정 위기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도 일단 출전 준비를 마쳤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지난 시즌 4위에 머물러 2011∼2012시즌부터 이어온 리그 9연패가 깨진 유벤투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워 정상 복귀를 노린다. 2021∼2022시즌 UCL은 2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별리그 조 추첨식을 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가 바르셀로나 시대를 마감하고 파리의 시대를 열었다. 프랑스 리그1(1부)의 파리 생제르맹(PSG)은 11일 메시와 계약 기간 2년에 1년 연장 옵션으로 입단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메시의 주급은 65만 파운드(약 10억37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의 등번호는 30번으로 결정됐다. 메시는 공격수를 상징하는 10번을 바르셀로나에서 2008∼2009시즌부터 줄곧 달았다. PSG에서 10번은 터줏대감인 네이마르가 달고 있다. 네이마르는 메시에게 먼저 10번을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메시는 30번을 선택했다. 2004∼2005시즌 바르셀로나 1군에 처음 입성했을 때 달았던 등번호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메시는 이날 안방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최근 며칠간 오랫동안 뛴 클럽을 떠난 일이 너무 힘들었지만 파리에 오게 돼 행복하다. 빨리 훈련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3일 전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할 때 눈물을 쏟았던 모습과 대비됐다. 그는 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PSG에 왔다”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PSG는 지난해 구단 사상 처음으로 UCL 결승에 올랐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패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4차례 UCL 우승을 경험했다. 메시의 합류로 PSG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를 가동한다.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29), 프랑스의 에이스인 킬리안 음바페(24)를 좌우에 세우고 메시를 공격 중심에 놓는, 게임에서나 가능한 스리톱을 선보일 수 있다. 메시의 존재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주목했던 전 세계 축구팬들이 단번에 프랑스 리그1으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ESPN 등과 프랑스 현지 매체들도 역대 최강의 ‘M(메시)-M(음바페)-N(네이마르)’ 초호화 공격 라인이 탄생했다며 메시의 입단을 대서특필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시절 구축했던 ‘M(메시)-S(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N(네이마르)’ 라인보다 더 효율적인 득점 공식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시가 주로 중앙과 오른쪽에서 음바페와 자리를 바꾸며 반대쪽 네이마르에게 일대일 기회를 열어주는 방법으로 골 기회를 만드는 전술적 움직임이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유럽 이적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3명의 몸값만도 3억4000만 유로(약 4606억 원)다. 메시가 8000만 유로, 네이마르가 1억 유로, 최전성기에 있는 음바페의 몸값은 1억6000만 유로로 평가된다. ESPN은 PSG의 메시를 ‘케이크 위의 체리’로 비유했다. 프랑스에서 메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PSG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의 이름과 등번호 3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판매했는데 불과 30분 만에 매진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가장 싫어하는 포지티브(양성) 단어를 한 번도 안 들었어요. 우리 선수들이 확진자 없이 모두 네거티브(음성)로 올림픽을 마무리해서 뿌듯해요.” 네덜란드 사람으로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 한국 선수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원했던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 사원 산더르 로머르 씨(31·사진)는 한국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폐회식 다음 날인 9일 그는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기다리던 나리타공항에서 임무 완수 기념으로 후련하게 아이스커피 한 잔을 들이켰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2년 동안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지원 업무를 한 뒤 대한체육회에 입사한 로머르 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NOC를 상대하는 국제 업무 담당으로 한국 스포츠 실무 국제 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도쿄 올림픽 때는 IOC 및 각국 NOC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등을 만들고, 한국 선수단이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지침에 따라 올림픽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도쿄에 와서는 선수들의 손발이 됐다. 경기 전후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했던 선수단 354명의 개인 바코드를 떼어 타액을 담는 검사 플라스틱 큐브에 붙인 것만 해도 수천 개가 넘는다. 누가 타액 샘플을 제출했는지, 안 했는지를 파악하면서 검사 결과를 통보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유창한 한국어로 업무를 보는 로머르 씨를 보고 해외 NOC 관계자들이 영어로 말 걸기를 주저했다는 후문도 있다. 바쁜 일과에도 TV로 한국 선수들의 올림픽 활약상을 지켜봤다는 로머르 씨는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한국 신기록을 세운 것, 양궁 선수들의 활약과 김연경 선수의 여자 배구도 너무 감동적이고 존경스러웠다. 더 고마운 건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너무 잘 지켜준 것”이라며 뒤늦은 팬심을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은 끝났지만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비롯해 2024년 강원 겨울 유스올림픽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잠시 숨을 돌린 뒤 바로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짬을 내서 하다 못한 백두대간 완주도 시도해 보고요. 밥이 맛있다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대표선수들이 먹는 식당에도 들러 고기가 나온다면 김치에 싸 먹어 보려고요.”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38도전은 계속됩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환한 미소와 파이팅으로 한국신기록(2m35)을 세우고 4위에 오른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적은 글이다. 우상혁의 계정 아이디에도 ‘238’이 들어가 있다. 238은 2m38로 그에게는 꿈의 기록이다. 도쿄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딴 선수들의 최종 기록은 2m37. 2021시즌 최고 기록도 2m37이다. 현재 ‘238’ 세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기록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포상 휴가를 받을 예정인 그의 시선은 이미 내년 항저우 아시아경기를 향하고 있다. 실력 면에서 이번 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30·카타르)과 정면으로 맞붙는 1대1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바르심의 최고 기록은 2014년 작성한 2m43이다. 발복 부상 후유증 등으로 기록이 정체되는 상황이다. 우상혁이 1~2cm만 더 높이면 치열한 ‘한 끗’ 승부가 예상된다. 2019년 도약 자세를 바꿨다가 혼란을 겪고 다시 원래의 자세로 수정한 우상혁은 자신만의 도약 루틴이 완전히 몸에 벤 상태다. 우상혁의 기록 추이 등을 몇 년간 분석하고 밀착 지원한 김태완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은 “2018년 도움닫기 과정에서 도약 진입 속도가 안정적으로 나오다 이듬해 미국 캠프에서 자세 수정 뒤 감속의 폭이 크게 나타났다. 다시 원래 자세를 찾으면서 도약 전 마지막 3~4보에서 감속없이 운동에너지를 도약에 그대로 활용하는 루틴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과거 자세로 돌아간 우상혁은 근력 훈련 등으로 무릎, 발목을 딱딱하게 만들었다. 도약 지점에서 감속 없이 무릎을 굽히지 않고 편 상태로 하중을 그대로 운동에너지로 바꿔 점프하는 루틴을 갖게 됐다. 마치 바닥에 세게 던져진 볼펜이 더 탄성 있게, 통통 튀어 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외쳤던 우상혁의 자신감은 더 완벽해질 수 있는 도약이 있어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가장 싫어하는 포지티브(Positve·양성) 단어를 한 번도 안 들었어요. 우리 선수들이 확진자 없이 모두 네거티브(Negative·음성)로 올림픽을 마무리해서 뿌듯해요.” 네덜란드 사람으로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 한국 선수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원했던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 사원 샌더 룸머(31)씨는 한국의 숨은 ‘금메달리스트’로 꼽힌다. 폐회식 다음 날인 9일 그는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기다리던 나리타공항에서 임무 완수 기념으로 후련하게 아이스커피 한 잔을 들이켰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2년 동안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지원 업무를 한 뒤 대한체육회에 입사한 룸머 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NOC를 상대하는 국제 업무 담당으로 한국 스포츠 실무 국제 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도쿄 올림픽 때는 IOC 및 각국 NOC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등을 만들고, 한국 선수단이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지침에 따라 올림픽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도쿄에 와서는 선수들의 손발이 됐다. 경기 전후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아야했던 354명 선수단의 개인 바코드를 떼어 타액을 담는 검사 플라스틱 큐브에 붙인 것만 해도 수천 개가 넘는다. 누가 타액 샘플을 제출했는지, 안했는지를 파악하면서 검사 결과를 통보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유창한 한국어로 업무를 보는 룸머 씨를 보고 해외 NOC 관계자들이 영어로 말 걸기를 주저했다는 후문도 있다. 바쁜 일과에도 TV로 한국 선수들의 올림픽 활약상을 지켜봤다는 룸머 씨는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한국 신기록을 세운 것, 양궁 선수들의 활약과 김연경 선수의 여자 배구도 너무 감동적이고 존경스러웠다. 더 고마운 건 선수들의 방역 수칙을 너무 잘 지켜준 것”이라며 뒤늦은 팬심을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은 끝났지만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비롯해 2024년 강원 겨울 유스올림픽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잠시 숨을 돌린 뒤 바로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짬을 내서 하다 못한 백두대간 완주도 시도해보고요. 밥이 맛있다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대표선수들이 먹는 식당도 들러 고기가 나온다면 김치에 싸 먹어보려고요.”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16위(금 6, 은 4, 동메달 10개)를 차지한 한국 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찾았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 선수들의 발굴은 가장 의미 있는 수확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도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박태환(수영)과 장미란(역도), 진종오(사격) 등의 시대가 지나간 상황에서 10대 후반∼20대 초반 선수 20여 명이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양궁에서 각각 3관왕, 2관왕에 오른 안산(20)과 김제덕(17)을 비롯해 사격 25m 권총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깜짝 은메달을 따낸 김민정(24), 체조 남자 뜀틀 금메달 신재환(23), 여자 뜀틀 동메달 여서정(18) 등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조구함은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다. 결승에서 조구함은 연장전 끝에 자신을 누른 일본의 에런 울프의 왼팔을 들어줬는데 패자의 품격 있는 행동이었다는 찬사를 들었다. 어린 선수들의 선전으로 엘리트 체육의 체질 개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제 일반 학생들에게도 운동을 장려하는 문화가 정착돼 자연스럽게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신유빈은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여서정도 대학을 가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학생 선수들을 규제만 하려는 정책은 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대5종에서는 전웅태가 동메달을 따내며 종목 다변화의 길을 뚫었다. 하지만 태권도와 레슬링, 유도 등 전통 메달 종목에서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회장은 “한국에 돌아가서 종목별 협회 관계자, 전문가 등과 함께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 있는지,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인지, 수직적이고 구태의연한 방식의 훈련이 남아 있는지 등을 점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금메달 39개, 은메달 41개, 동메달 3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3회 연속이다. 미국은 마지막 날 여자배구, 여자농구 등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중국(금 38개, 은 32개, 동 18개)을 금메달 1개 차로 제쳤다. 개최국 일본은 금 27개, 은 14개, 동 17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차지했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눈 깜짝할 사이 하프 라인을 넘은 공격이 프랑스의 허를 찔렀다’ 세계 최강 미국 남자 농구가 1대1 개인기에 의존한 느슨한 공격 대신 상대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속도감을 살린 빠른 공격으로 프랑스에 두 번 연속으로 당한 빚을 되갚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7일 일본 도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87-82로 꺾고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 제임스 하든(브루클린),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등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슈터스타들이 출전을 고사한데다 올림픽 직전에도 일부 엔트리가 바뀌면서 불안감이 컸다. 대표팀이 소집된 후 호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패하고 도쿄올림픽 본선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 76-8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었다. 그러나 ‘캡틴’ 케빈 듀랜트(브루클린)의 득점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체코, 스페인, 호주 등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해 껄끄러운 상대 프랑스마저 잡아냈다.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8강에 이어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프랑스에 패했던 미국은 자칫 ‘천적’이 될 악연을 끊어냈다. 미국은 경기 초반 프랑스 가드 에반 포니에(보스턴)의 3점 슛과 NBA 2020~2021시즌 블록슛 전체 1위, 리바운드 2위인 215cm의 센터 뤼디 고베르(유타)의 인사이드 득점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프랑스는 수비에서도 고베르가 외곽에서 움직이는 미국 선수들까지 견제해주면서 압박을 했다. 하지만 미국은 프랑스 공격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3초 내에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을 펼치며 흐름을 가져왔다. 프랑스 선수들이 백코트가 완전히 되기 전 좌우 코너 등을 공략해 슛 기회를 잡으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공을 돌리다 주로 1대1 공략을 고집했던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30-24에서 듀랜트가 뱀 아데바요(마이애미)와 백 도어(Back Door·공을 갖지 않은 선수가 역스텝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골대를 향해 들어가면서 패스를 받아 득점을 올리는 전술) 플레이로 덩크슛을 꽂고 상대 반칙으로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면서 미국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수비까지 살아난 미국에 프랑스는 전반 범실을 10개나 범하면서 리듬을 잃었다. 3쿼터에서도 미국은 듀랜트와 잭 라빈(시카고)이 ‘얼리 오펜스’를 이끌며 10점 이상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4쿼터 프랑스가 3점포로 70-73까지 추격했지만 미국은 상대 패스 미스에 이은 속공으로 달아났다. 프랑스는 막판 전면 강압 수비로 점수 차이를 줄였지만 시간이 모자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은 듀랜트는 3점슛 3개 포함 29득점을 올리면서도 수비에서도 상대 센터 고베르를 막는 등 궂은 일을 하며 슈퍼스타다운 활약을 펼쳤다. 센터진이 약한 미국은 고베르를 막을 때 의도적으로 미스 매치를 유도하고 듀랜트가 1대 1로 막는 상황이 나오게 했다. 듀랜트는 파울 3개를 했지만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며 고베르에게 부담을 줬다. 지난 시즌 NBA에서 자유투 성공률이 74.1%였던 고베르는 자유투 13개를 얻어냈지만 감이 흔들리며 6개만 성공시켰다. 미국을 이겨 2024년 파리 올림픽이 다가옴을 알리려했던 프랑스는 리바운드에서 41-34로 앞섰지만 예상 못한 미국의 속도전에 말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고베르가 16득점 8리바운드를 올렸고, 중간 중간 218cm의 폴 무스타파(올림피아코스)를 고베르와 더블 포스트로 가동해 재미를 보기도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에 나선 고베르와 포니에는 고개를 숙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고베르는 듀랜트에게 당한 충격이 컸는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4쿼터 종료 후 벤치에서 눈물까지 쏟았다. 둘은 포지션이 다른데다 듀랜트의 부상 등으로 NBA 경기에서 잘 매치업이 되지 않았는데 도쿄올림픽 결승전을 기점으로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조별리그에서 프랑스에 패한 뒤 미팅을 소집해 “나는 미국팀에서 한 번도 진적이 없다”고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는 듀랜트는 “시끄러운 소리도 있고, 힘들었지만 완벽한 결말로 이어졌다”며 또 하나의 특별한 커리어가 생긴 것을 반겼다.도쿄=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6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 마지막 리드 종목에서도 마지막 8번째로 나선 ‘암벽 신동’ 서채현(18·신정고)은 36번째 홀드를 향해 손을 뻗다가 떨어지고 말았다. 경기장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서채현이 올림픽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서채현은 스피드 8위, 볼더링 7위, 리드 2위로 전체 8위(112점)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리드에서 3개만 더 잡아 38개 이상으로 1위를 했다면 극적으로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 예선 2위로 결선에 오른 서채현은 가장 약한 스피드에서 체력을 아끼고 볼더링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뒤 주 종목인 리드에서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결선 첫 종목 스피드(15m 높이의 경사벽을 빠르게 오르는 종목)에서 서채현은 9초85로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최대 관건이었던 두 번째 종목 볼더링(로프 없이 4분 안에 4.5m 높이의 벽을 다양한 루트를 거쳐 올라가는 종목)에 발목을 잡혔다. 볼더링 예선에서 5위를 했던 서채현에게 상당히 어려운 벽이 나왔다. 금메달을 딴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만이 단 두 번 꼭대기(TOP)를 잡았을 정도로 난도가 높았다. 볼더링에서 7위에 그친 서채현은 리드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메달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서채현은 스포츠클라이밍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리드에서 예선 1위, 결선 2위를 차지하며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밝혔다. 파리 대회에서는 스피드 종목과 볼더링-리드 종목이 분리된다. 리드 최정상인 서채현의 메달 진입은 더 유력하다.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6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 마지막 리드 종목에서도 8번째 마지막 순서. ‘암벽 신동’ 서채현(18·신정고)이 힘든 고비를 넘기고 35번째에 이어 36번째 홀드를 잡는 순간 경기장에 ‘아’ 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서채현이 2020 도쿄 올림픽에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서채현은 스피드 8위, 볼더링 7위, 리드 2위로 전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리드에서 1위를 했다면 동메달이었다. 예선에서 전체 2위로 결선에 오른 서채현은 가장 약한 스피드에서 체력을 아끼고, 볼더링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뒤 주종목인 리드에서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8명이 겨룬 결선은 애초부터 6명이 메달을 놓고 다투는 승부였다. 예선에서 스피드 1, 2위를 했던 알렉산드라 밀로스와프(폴란드), 아누크 조베르(프랑스)는 리드에서 19위, 15위를 차지하며 전체 7, 8위로 결선 막차를 탔다. 둘은 볼더링과 리드가 약해 메달 가능성이 희박했다. 결선 첫 종목 스피드(15m 높이의 경사벽을 빠르게 오르는 종목)에서 서채현은 9초85로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최대 관건이었던 두 번째 볼더링(로프 없이 4분 안에 4.5m 높이의 벽을 다양한 루트를 거쳐 올라가는 종목)에 발목이 잡혔다. 예선 볼더링에서 20명 중 5위를 했던 서채현에게 상당히 어려운 벽이 나왔다. 8명 중 금메달을 딴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 만이 단 두 번 꼭대기(TOP)를 잡았을 정도가 난이도가 높았다. 루트 간격이 멀어 손과 다리가 닿지 않았던 1번 코스를 실패한 서채현은 2번 코스에서도 고전하며 TOP과 중간 지점(Zone)에도 오르지 못했다. 양 팔과 양 다리를 모두 지탱하고 있어야하는 첫 루트에서 다음 윗 루트로 가는 거리가 1.86m로 멀었다. 3번 코스에서도 앞선 두 차례 실패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며 7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서채현은 스포츠클라이밍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리드에서 예선 1위, 결선 2위를 차지하며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밝혔다.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은 스피드와 볼더링, 리드 종목별 순위를 곱해 가장 낮은 점수을 얻는 순으로 최종 순위를 선정한다. 선수별 장기와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초대 올림픽에서 3종목을 합산하는 경기 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리드가 일정 시간 안에 빠른 판단력과 지구력, 순발력 등을 활용해 완등을 한다는 스포츠클라이밍의 본래 취지에 가장 잘 맞는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 종목과 볼더링-리드 종목이 분리된다. 리드 최정상인 서채현으로서는 메달 진입이 더 유력해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을 지휘했던 황평주 감독(본지해설위원)은 “리드에서 채현이가 압도적인 것은 인공 암벽에 부착된 루트의 의도를 빨리 파악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점수에 계산 안 되는 스탠스 홀드(발을 딛는 부분)를 밟지 않고 무리하게 올라가다 대부분 떨어졌다. 하지만 채현이는 스탠스 홀드를 충분히 활용하고 손으로 잡는 홀드 위치를 잘 캐치해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의 성봉주 연구위원도 “서채현은 게임을 하듯 루트 파인딩을 한다. 실질적인 등반 능력을 경쟁한다는 점에서 리드 1등이 스포츠클라이밍 전체 1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아쉬움에 눈물을 흘린 서채현은 “결선까지 즐겁게 할 줄 알았는데 욕심이 생겼다. 결선 무대를 뛰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겠다”며 “스포츠클라이밍은 홀드를 하나씩 더 잡을 때마다 성취감을 주는 종목이다. 볼더링을 보완해 파리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암벽 여제’ 김자인을 비롯해 대표팀 동료 등 4인방이 함께 맞춘 금빛 헤어핀을 결선에서 머리에 묶고 의지를 보였던 서채현은 금메달 대신 금빛 희망을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도쿄=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신동 서채현(18·신정고·사진)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신설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초대 챔피언을 향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볼더링에서 최소 2개 코스 완등 여부가 금메달의 키다. 서채현은 4일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예선에서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콤바인 경기는 스피드, 볼더링, 리드 종목의 순위를 곱해 가장 낮은 점수대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결선은 6일 오후 5시 반 스피드를 시작으로 해서 오후 9시 10분 리드를 마지막으로 메달이 결정된다.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서채현은 첫 종목 스피드(15m 높이의 경사벽을 빠르게 오르는 종목)에서 10.01초로 17위에 그쳤다. 하지만 볼더링(로프 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4.5m 높이의 벽을 다양한 루트로 올라가는 종목) 5위에 이어 주 종목인 리드(15m 경사면에 돌출된 인공 구조물을 잡고 6분 내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종목)에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총점 85점(17×5×1), 전체 2위라는 깜짝 성적표를 들고 메달을 노리게 됐다. 결선에서도 역시 볼더링이 관건이다. 볼더링에서 두 개 이상 꼭대기를 잡아 5위권 내로 드는 게 중요하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야냐 가른브레트(22·슬로베니아)와 예선 3, 4위를 차지한 노나카 미호(24), 노구치 아키요(32·이상 일본) 등이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다. 10대 돌풍을 예고한 서채현은 “여자 배구 대표팀의 기운을 받았다. 결선에서는 즐겁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역도는 가장 소란스러운 종목 중 하나다. 바벨을 올릴 때면 선수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함성을 내지르며 괴력을 발산한다. 테니스도 선수 괴성을 듣는 재미가 남다르다. 마리야 샤라포바의 돌고래 괴성, 라파엘 나달의 신음소리 등 공을 칠 때 자신의 리듬과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소리를 내며 힘을 짜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올림픽에 처음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의 소음도가 치솟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 5회 우승을 거둔 체코의 아담 온드라(28)는 실력만큼이나 로커 부럽지 않은 샤우팅으로 유명하다. 온드라는 자신의 고함에 대해 “나도 진짜 싫다. 전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집중하려고 하는 거다. 특정 동작을 할 때 소리를 지르면 100% 잘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해명(?)한다. 그는 특히 가능한 한 많은 고정 루트를 이용해 4.5m 경사면을 오르는 볼더링 종목 때 가장 큰 소리를 낸다. 볼더링은 클라이밍 종목 중에서도 돌출부나 홀드가 손가락으로 겨우 잡을 수 있을 만큼 작아 선수들이 가장 큰 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이런 ‘샤우팅’의 힘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2014년 국제운동과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 30명을 대상으로 소리를 낼 때와 소리 없이 숨만 뱉을 때의 악력을 측정한 결과 소리를 낼 때 악력 증가(25%)가 소리 없이 호흡만 했을 때의 악력 증가(1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2015년 후속 연구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멀리뛰기 거리를 비교했는데 소리를 지를 때 뛴 거리가 소리 없이 숨만 쉬었을 때보다 5% 길었다. 연구진은 소리를 지를 때 위급상황에서 신체 반응에 대처하는 교감신경계의 반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정숙이 요구되는 종목도 있다. 양궁 안산(20·광주여대)은 3관왕을 확정한 개인전 결승 슛오프에서 10점을 쏠 때 ‘대충 쏘자’는 혼잣말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양궁 대표팀의 심리 전략을 지원한 김영숙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보배(2012 런던 올림픽 양궁 2관왕)가 5글자(‘바람도 내 편’)로 혼잣말을 했던 것처럼 짧은 문장을 여러 개 만들어 선수가 최종 선택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양궁 2관왕인 이은경 현대백화점 감독은 박사학위 논문 ‘엘리트 양궁 선수의 심리 기술 측정을 위한 척도 개발’에서 양궁 선수들의 ‘혼잣말 전략’이 불안 및 각성 조절, 심상 조절, 목표 설정, 자신감, 끈기 중 가장 높은 일관성을 보인 전략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올림픽 양궁 2관왕에 오른 김제덕(17·경북일고)은 양궁장에서 흔치 않은 ‘샤우팅’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팀에 집중하는 효과가 컸다. 오진혁 선수가 조용해서 걱정이 되긴 했는데 제덕이의 파이팅을 받아줘서 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평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신동 서채현(18·신정고)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신설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초대 금메달리스트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볼더링에서 최소 2개 코스 완등 여부가 금메달의 키다. 서채현은 4일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스포츠클라리밍 여자 콤바인 예선에서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콤바인 경기는 스피드, 볼더링, 리드 종목의 순위를 곱해 가장 낮은 점수대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결선은 6일 오후 5시반부터 시작된다.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서채현은 첫 종목 스피드(15m 높이의 경사벽을 빠르게 오르는 종목)에서 10.01초로 17위에 그쳤다. 하지만 볼더링(로프 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4.5m 높이의 벽을 다양한 루트로 올라가는 종목) 5위에 이어 주종목인 리드(15m 경사면에 돌출된 인공 구조물을 잡고 6분 내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종목)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총점85점(17X5X1), 전체 2위라는 깜짝 성적표를 들고 메달을 노리게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을 이끌었던 황평주 감독(본지해설위원)은 “볼더링에서 7위 정도를 예상했는데 루트 형식이 서채현에게 잘 맞았다. 결선에서도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결선에서도 역시 볼더링이 관건이다. 결선 루트 형식은 경기 직전 공개된다. 가장 약한 스피드는 더 나은 순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리드 1위를 전제하고 볼더링에서 두 개 이상 꼭대기를 잡아 5위권 내로 드는 게 중요하다. 황 감독은 “예선 7, 8위로 결선에 오른 선수들은 스피드는 1, 2위지만 볼더링과 리드는 최하위권이었다. 사실상 서채현을 포함해 상위 6명이 메달 경쟁을 하는 구도”라며 “서채현이 볼더링에서 최소 투 탑(TOP) 이상을 해줘야 메달 진입이 가능하다”고 점쳤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안야 간브렛(슬로베니아)와 예선 3, 4위를 차지한 노나카 미호, 노구치 아키요(이상 일본)가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다. 서채현은 “예선이 열린 4일 배구 4강에 진출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기운을 받았다”고 했다. 결선을 펼치는 6일에도 여자 배구 대표팀이 4강전을 벌인다. 서채현은 “올림피언과 스포츠클라이밍의 올림픽 첫 번째 결선 진출자가 됐다. 결선에서는 즐겁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