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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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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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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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투 건강]“허리 스트레칭이 장수 비결”… 일상 습관이 중노년 삶의 질 바꾼다

    16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부산대병원이 공동으로 건강토크쇼 톡투건강 ‘만성질환’을 진행했다. 이날 톡투건강은 ‘만성질환의 오해와 진실’과 함께 생활 속 도움이 되는 다양한 건강관리법을 제시하면서 참석한 지역 주민 100여 명의 박수를 받았다. 지역 최고의 전문의를 초청해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질환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톡투건강은 ‘톡투건강TV’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부산대병원에서는 탁영진 가정의학과 교수, 신명준 재활의학과 교수, 이종수 안과 교수가 대사증후군, 관절염, 백내장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 내내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접수된 다양한 궁금증에는 전문가 답변이 이어졌다. 이번 건강 토크쇼는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후원했다. 100세 건강, 나쁜 습관 하나라도 피하라 ‘일상 습관이 중년 노년 삶의 질 바꾼다’를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탁 교수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사망 원인인 뇌혈관질환 및 심장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으로 인해 생긴다”면서 “60, 70대 여자의 40%, 남자의 30%가 대사질환의 유병자인 만큼 건강에 나쁜 것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건강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대사증후군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대사질환 유병자의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5배나 높다. 탁 교수는 “암은 아무리 말기라고 해도 기대 여명이 2, 3개월은 주어진다”며 “심뇌혈관 질환은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합병증으로 죽음을 준비할 여유나 가족 친구와 이별을 준비할 시간조차 없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말했다. 대사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정기검진 등이 필수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 조절이 어려우므로 ‘어제 찐 살은 꼭 뺀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자주 운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탁 교수는 현장 참가자의 고혈압 영양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고혈압에 좋은 영양제는 없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혈압약은 오랜 임상을 통해 검증됐는데 사람들이 약을 먹는 것보다 건강기능식품 복용으로 혈압을 개선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장수하려면 허리 펴야 두 번째 강연자인 신 교수는 ‘100세 시대, 관절 건강 운동이 약이다’를 주제로 집에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법을 발표해 현장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집에서 등과 허리를 펴는 운동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등과 허리를 펴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장수 비결”이라며 “운동을 처음 해 보는 사람들은 집에서 엎드리는 것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불이나 베개를 배 밑에 깔아두고 엎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시간은 1분, 5분, 10분, 20분 등으로 점점 늘려 머리와 등이 직선을 이루게 5초 정도 가볍게 들어올리는 동작을 하고 10초간 휴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동작을 10번만 반복해도 허리 힘이 생겨 척추관협착증이나 등이 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신 교수는 또 중장년층이 흔히 겪는 오십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어깨질환은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조건 낫는 병이라며 “어깨질환 치료는 평균 1년에서 1년 반이 걸린다. 통증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되고 어깨 근육이 밖으로 외회전한 상태에서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 교수는 현장 참가자들에게 두 팔을 귀 뒤에 붙여 하늘 위로 쭉 뻗어 올리는 동작을 지시했는데, 이때 두 팔을 귀 뒤에 붙여 뻗는 것이 어려우면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관절이 아픈데 ‘뼈주사’ 맞아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신 교수는 “뼈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이므로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국내외 주요 연구 논문들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평생 12회 이하로 맞도록 권고하는 만큼 주치의와 상의해서 스테로이드 주사 횟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내장, 합병증 없으면 함부로 수술 마라 마지막 강연은 ‘백내장의 오해와 진실’이었다. 강연자는 현재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인 이종수 교수였다. 이 교수는 “백내장은 초기에는 안과 의사가 진단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일반 사람들이 보더라도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해서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백내장은 투명한 조직인 수정체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혼탁이 와 빛이 진행되지 못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60대의 60%, 70대의 70%, 80대의 80%가 앓는 노년층의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노화,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외상, 당뇨병 등으로 생길 수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의 부작용은 △눈 안에 고름이 차는 안내염 △눈이 붓는 망막 부종 △각막 혼탁 △인공수정체의 위치 변화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 등이다. 이 교수는 “백내장은 다른 눈 관련 질환이 동반되거나 시력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합병증이 없는 한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꼭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속발 녹내장이나 포도막염이 일어나는 등 합병증이 있을 때라는 설명이다. 또 젊은 사람들은 아토피 피부염이나 스테로이드 약을 장기간 사용할 때 백내장을 걱정해야 하지만, 보통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이 교수는 “강한 햇볕을 쬐는 등 자외선 관련 활동을 할 때 선글라스를 끼는 등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며 “최근 백내장 수술에서 많이 활용되는 다초점렌즈 삽입술의 경우 야간 운전을 많이 하거나 근거리의 정밀한 시력이 필요한 경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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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여전히 아쉬운 코로나19 재택치료

    기자는 17일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 3층에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센터에서 세 번째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2일 이곳에서 처음 의료봉사를 했을 때는 재택치료 환자 수가 28명이었지만 이번엔 60명으로 늘었다. 그 사이에 퇴원한 환자도 20명 정도 있었다. 낮에는 의사 2명과 간호사 3명이 환자 60명을 돌본다. 이들은 오전 9시에 진료를 시작해 대략 오후 3시가 넘으면 마무리한다. 그 이후에는 새로 들어오는 환자들을 진료한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8일 0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3292명이 발생했지만 서울 강남구 재택치료 환자는 다행히 아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곳도 갑자기 코로나19 환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이 감돌고 있다. 돌보는 환자가 100명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만든 ‘생활치료센터 비대면진료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의 화상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는 무용지물이었다. 이곳 의료진은 아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화상 통화를 이용해 환자를 본다. 비대면 진료 앱을 쓰면 환자 입장에서는 진동이 한 번 정도 울리고 그친다. 환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비대면 진료 앱을 사용하기 위해 환자에게 음성 전화를 해서 미리 고지하기도 했다. 일부 나이 든 환자들은 앱을 내려받는 것을 어려워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비대면 진료 앱은 주치의가 클릭 한 번으로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끊기지 않고 연결이 지속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자 진료하기에 바쁜 상황에선 이를 제대로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를 직접 진료해 보니 새로운 문제점도 있었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부모가 함께 격리되다 보니 결국 부모까지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비대면 화상진료 중에 보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어린이 환자와 같은 집 안에 있어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격리된 환자나 보호자의 경우 격리에 필요한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은 단지 매뉴얼 책자를 주는 정도여서 피부에 와닿지 않아 보였다. 특히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을 보살피는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아이와 접촉이 많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어 가족 간 감염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환자들에게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이 생겼을 때 약을 배달하는 것도 문제였다. 예를 들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환자도 있었다. 현재 재택치료 환자에게 약을 배달하는 것은 해열진통제, 거담제, 진해제, 소화제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약만 가능하다. 담당 의사가 급한 마음에 화상 연고를 처방했지만 이 경우 약국에서 약 배달이 안 돼서 환자 지인이 직접 약국을 찾아가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외에 당뇨병 고혈압 등 환자들이 평소 복용하는 약이 떨어졌을 경우에도 보호자가 대신 약국을 찾는 상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평소 먹는 약도 재택치료 약 배달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약 배달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오전에 처방하면 오후 늦게 환자에게 약이 배달됐다. 다행히 서울 강남구보건소는 기존에 차량을 이용해 약을 배달하는 것을 앞으로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그렇게 되면 약 처방 후 1, 2시간 내에 환자에게 전달된다. 재택치료 환자가 병원으로 늦게 이송되는 문제도 속속 생기고 있다. 재택치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는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산소포화도가 90∼95로 낮게 유지되는 경우다. 한 60대 환자는 산소포화도가 계속 떨어졌지만 이틀 후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을 결정하는 보건당국 간의 발 빠른 협조가 필요해 보였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현실적인 재택치료 방법은 없을까.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효율적인 병상 관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 2일 뒤에 상태가 괜찮아지면 해당 병원의 관리를 받으며 재택치료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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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이조절-적당한 운동이 중년 건강의 열쇠… 젊어서부터 신경 쓰자”[톡투 건강]

    12일 울산 남구 울산도서관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울산대병원이 함께한 톡투건강 ‘만성질환’이 10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역 주민과 지역 최고 전문의를 연결해 현장에서 각종 질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톡투건강은 ‘톡투건강TV’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울산대병원에서는 △전영지 가정의학과 교수 △박동휘 재활의학과 교수 △이창규 안과 교수가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백내장 등 만성질환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강연했다. 현장에서는 실시간 댓글을 통해 각종 질환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전문가 답변이 이어졌다. 이번 건강토크쇼는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후원했다.○ 집에서 가벼운 활동 꼭 필요 전 교수는 ‘일상 습관이 중년 노년 삶의 질 바꾼다’를 주제로 첫 강연을 시작했다. 전 교수는 “65세 이상 연령 중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1개 이상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이 84%에 달한다”며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과 운동을 통해 관리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고지혈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체중 줄이기 △고칼로리 음식 피하기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피하기 △콜레스테롤 많은 음식 주의하기 △당질 섭취 주의 △알코올 제한 △채소는 충분히 △싱겁게 먹기 등을 제안했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으로는 계란 노른자를 포함한 알류, 육류의 내장과 껍데기, 생선 내장, 오징어, 장어 등을 언급했다. 전 교수는 “국내 고혈압 환자가 1200만 명이나 되지만 제대로 혈압을 조절하는 인구는 절반 정도인 650만 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고혈압도 △소금 섭취 제한 △체중 감량 △절주 △운동(매일 30∼50분)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게 되는데 이를 예방하는 방법이 운동이다. 전 교수는 “운동은 체지방 감소, 근육량 증가,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개선, 근골격계 및 내분비대사 기능 향상, 노화 방지 및 면역기능 향상, 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만 열심히 하지 말고 집에서도 청소 등 가벼운 활동이 지속적으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통증 생기면 운동 방식 바꿔라 두 번째 강연자인 박 교수는 ‘100세 시대, 관절 건강 내 몸의 이야기를 들어라’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우리 몸 중에서 뼈와 관절은 다른 신경이나 근육과 달리 30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며 이른 나이부터 몸 건강에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관절 건강에 대해 가지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4가지로 구분했다. 구체적으로 △운동은 관절 건강에 좋다. 무릎이 아플 때일수록 운동을 더 해야 한다 △관절 건강은 타고나는 것이다 △무릎은 최대한 안 쓰고 아껴야 한다 △근육을 키우면 관절통이 줄어든다 등을 잘못된 오해로 꼽았다. 박 교수는 “운동에도 밸런스가 중요한데, 과도한 운동이나 지나친 운동 부족 모두 건강에 좋지 않다”며 “운동을 하고 난 뒤 관절이 붓거나 아프면 운동량이나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계단 오르기, 계단 내려가기, 달리기 등이 관절 건강에 좋지 않은 만큼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다초점 렌즈 무턱대고 넣으면 안 돼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눈이 뿌옇게 보여요! 백내장인가요, 노안인가요?’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이 교수는 “우리 몸이 1000냥이라고 한다면 눈 건강이 900냥”이라며 “그만큼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눈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노안의 정의와 치료법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노안은 45세부터 64세까지 주로 발생하며 65세가 지나면 더 심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거리 작업이나 자극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평소에도 멀리 보는 연습을 해야 노안이 생기는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정체의 조절 능력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노안을 교정하려는 목적으로 다초점 렌즈 삽입 등 백내장 수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이런 경우 근거리 작업이 어려워지거나 시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다초점 렌즈 삽입 수술은 야간 운전을 하거나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울산=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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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발 잦은 급성 백혈병, 미세잔존질환까지 확실히 잡아야

    백혈병은 백혈구를 만드는 골수의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돼 증식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이 중 공격적이고 빠른 진행양상을 보이는 백혈병이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이다. ALL의 초기 증상으로는 정상 혈구의 감소로 인한 빈혈, 출혈, 감염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백혈병은 재발이 잦고 재발 뒤 치료 예후도 좋지 않다. 따라서 사전에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ALL 재발의 주요 요인은 미세잔존질환이다. 현미경을 이용한 기존의 검사법으로는 암세포가 사라졌더라도, 정밀하게 검사하면 몸속에 치료되지 않은 미세한 백혈병 세포가 측정될 수 있다. 이를 미세잔존질환이라고 하는데 성인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30∼50%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잔존질환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미세잔존질환이 양성이면 재발 위험이 높아지며, 궁극적으로 사망 위험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이면 10년간 재발 없이 생존할 확률이 약 64%이지만, 양성이면 21%에 그친다. 수치적으로도 약 3배나 차이를 보인다. 전체 생존율을 따졌을 때도 미세잔존질환 음성 환자는 양성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72% 낮았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와 유럽종양학회 등 해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미세잔존질환 양성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정기적인 미세잔존질환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를 지속해 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호진 교수는 “ALL은 사전에 재발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미세잔존질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세잔존질환 치료는 ‘블리나투모맙’ 등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해 몸속에 잔류하는 미세잔존질환 세포의 양을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다행히 이 약은 지난해 9월 국내에서도 사용 허가를 받았다. 신 교수는 “아직까지 사용 허가가 제한적이어서 국내 환자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루빨리 치료 접근성을 개선해 더 많은 환자들이 미세잔존질환 치료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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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껏 뛰놀고 골고루 먹어야 ‘멀리 보는 눈’ 지킬 수 있다

    멀리 있는 사물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것이 잘 보이는 눈의 상태를 근시라고 한다. 근시는 눈이 몸에 비해 ‘큰’ 상태다. 몸의 성장에 맞추어 눈이 커진다면 문제가 없지만, 몸의 성장보다 눈의 크기가 더 큰 비율로 커진다면 근시가 된다. 남자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여자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눈이 나빠지다가 이후 눈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은 눈의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사진)에게 근시가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근시는 왜 생기나. “눈 크기가 몸의 성장보다 더 큰 비율로 커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을 들고 있다. 유전 요인이란 한국과 중국처럼 인구의 90% 이상이 근시인 나라에 인종적으로 근시 유전인자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유럽과 미국인은 30%, 아프리카인은 10%만 근시인 데 비해 아시아인은 80%가 근시인 것을 보면 인종 근시 유전인자는 있다. 실제로 15개의 염색체에 퍼져 있는 근시 유전인자가 20개 정도 밝혀졌는데, 어떤 유전인자가 어떻게 관여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환경 요인은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오랫동안 나쁜 자세로 근거리 작업을 하는 걸 문제로 본다. 눈의 모든 근육들이 긴장을 하면서 눈이 혹사당하는데 이게 눈의 껍질인 ‘공막’에 신호를 보내서 공막을 구성하는 섬유 성장에 영향을 줘 눈 크기가 커진다는 가설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안과 의사들이 환경 요인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달라지고 있다.” ―한국인에게 근시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최근 환경 요인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가 있다. 권위 있는 연구지인 네이처는 중국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체 인구 중 근시 비율이 20%였는데 최근 90%로 많아진 현상과, 서울 인구의 96.5%가 근시인 점에 대해 논문을 실었다. 결론적으로 근시 유발은 망막의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참고로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기쁨을 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어릴 때 야외 활동을 하면 빛이 눈에 들어와서 망막의 도파민 분비를 일으키고, 이 호르몬이 눈의 성장을 몸의 성장과 맞춰 나가도록 신호를 보낸다. 만약 야외 활동을 하지 못해서 빛이 눈에 들어오지 못하면 도파민은 줄고 눈의 성장이 과도해져서 근시가 된다고 한다. 즉, 중국과 한국은 초등학생들이 공부 열풍에 빠져서 충분한 야외 활동을 하지 못하고, 햇빛에 의한 도파민 분비가 제한받게 되어 근시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이 근시를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나라는 어린이 근시를 막기 위해 공부 시간 중간에 필수적으로 야외 체육 활동 시간을 넣기도 한다.” ―근시를 예방하는 방법은…. “유전자 분석에서 20개 정도의 근시 유전인자들이 15개 염색체에 골고루 퍼져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를 하지 않는 이상 유전 요인을 바꾸기 어렵다. 다만 환경 요인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태어날 때 16mm인 눈 크기가 3세가 되면 23mm가 되고, 12세가 되면 성인 크기인 24mm의 눈이 된다. 3세까지는 바꾸기 어렵지만 3세 이후부터 12세까지는 눈의 크기가 더 많이 커지지 않도록 시도해 볼 수 있다. 네이처의 도파민 이론과 이에 부합하는 많은 연구 결과에 따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야외 체육 활동을 늘려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교육제도 혁신과 부모의 헌신이 따라야 하므로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면 주말에라도 아이들과 야외로 나갈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교과서와 게임 등으로 눈을 혹사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햇빛이 눈 속에 들어와 우리 아이들의 눈이 근시가 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물론 태양을 직접 보는 것은 망막 손상을 가져오니 금기다.” ―눈 영양제는 효과가 있을까. “최근 미국의 노인눈질환연구회(AREDS)에서 황반변성이란 망막질환의 예방에 대해 영양제 연구를 시행한 것이 있다. 두 차례에 걸쳐서 약 4000명에게 15년 동안 매일 영양제를 먹인 대규모 연구에서 루테인, 제아크산틴(지아잔틴), 비타민C와 E, 미네랄 등이 망막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영양소들은 대부분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채소와 과일을 직접 먹으면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영양제는 채소와 과일을 잘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입맛은 어릴 때 결정되는 만큼 어릴 때부터 채소의 건강한 맛을 알려줘야 한다. 사소한 식생활 습관 하나가 중요한 눈 건강을 좌우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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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에겐 왜 근시가 많을까? 눈 영양제 효과는? …Q&A

    멀리 있는 사물은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것이 잘 보이는 눈의 상태를 근시라고 한다. 근시는 눈이 ‘큰’ 상태다. 몸의 성장에 맞추어 눈이 커진다면 문제가 없지만, 몸의 성장보다 눈의 크기가 더 큰 비율로 커진다면 근시가 된다. 남자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여자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눈이 나빠지다가 이 후엔 눈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것은 눈의 성장이 멈췄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에게 근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근시는 왜 생기나. “왜 눈 크기가 몸의 성장보다 더 큰 비율로 커지는지에 대해서는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을 들고 있다. 유전 요인이란 한국과 중국처럼 인구의 90% 이상이 근시인 나라는 인종적으로 근시 유전인자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유럽과 미국인은 30%, 아프리카인은 10%만 근시인데 비해, 아시아인은 80%가 근시인 것을 보면 인종 근시 유전인자는 있다. 실제로 15개의 염색체에 퍼져있는 근시 유전인자가 20개 정도 밝혀졌는데, 어떤 유전인자가 어떻게 관여하는 지는 아직 모른다. 환경 요인은 장시간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나쁜 자세로 근거리 작업을 하는 걸 문제로 본다. 눈의 모든 근육들이 긴장을 하면서 눈이 혹사당하는데 이게 눈의 껍질인 ‘공막’에 신호를 보내서 공막을 구성하는 섬유 성장에 영향을 줘 눈이 커진다는 가설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안과 의사들이 환경 요인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달라지고 있다.” ―한국인에게 근시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최근 환경 요인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가 있다. 권위 있는 연구지인 네이처는 중국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체 인구 중 근시 비율이 20%였는데 최근 90%로 많아진 현상과, 서울 인구의 96.5%가 근시인 점에 대해 논문을 실었다. 결론적으로 근시 유발은 망막의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참고로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기쁨을 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어릴 때 야외 활동을 하면 빛이 눈에 들어와서 망막의 도파민 분비를 일으키고, 이 호르몬이 눈의 성장을 몸의 성장과 맞춰 나가도록 신호를 보낸다. 만약 야외 활동을 하지 못해서 빛이 눈에 들어오지 못하면 도파민은 줄고 눈의 성장이 과도해져서 근시가 된다고 한다. 즉 중국과 한국은 초등학생들이 공부 열풍에 빠져서 충분한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고, 햇빛에 의한 도파민 활동을 제한받게 되어 근시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이 근시를 막는다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나라는 어린이 근시를 막기 위해 공부시간 중간에 필수적으로 야외 체육활동 시간을 넣기도 한다.”―근시를 예방하는 방법은? “유전자 분석에서 20개 정도의 근시 유전인자들이 15개 염색체에 골고루 퍼져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를 하지 않는 이상 유전 요인을 바꾸기 어렵다. 다만 환경요인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태어날 때 16㎜인 눈 크기가 3세가 되면 23㎜가 되고, 12세가 되면 성인 크기인 24㎜의 눈이 된다. 3세까지는 바꾸기 어렵지만 3세 이후부터 12세까지는 눈의 크기가 더 많이 커지지 않도록 시도해 볼 수 있다. 네이처의 도파민 이론과 이에 부합하는 많은 연구 결과에 따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야외 체육활동을 늘여야 하는 게 결론이다. 물론 여기에는 교육제도 혁신과 부모의 헌신이 따라야 하므로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제도를 바꾸기 어렵다면 주말에 아이들과 야외로 나갈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교과서와 게임으로 눈을 혹사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햇빛이 눈 속에 들어와 우리 아이들의 눈이 근시가 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다. 물론 태양을 직접 보는 것은 망막손상을 가져오니 금기다.” ―눈 영양제는 효과가 있을까. “최근 미국의 노인눈질환연구회(AREDS)에서 황반변성이란 망막질환의 예방에 대해 영양제 연구를 시행한 것이 있다. 두 차례에 걸쳐서 약 4000명을 15년간 매일 영양제를 먹인 대규모 연구에서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C와 E, 미네랄 등이 망막의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대부분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다. 그러나 더 많은 연구에서 채소와 과일을 직접 먹으면 영양제를 먹는 것 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영양제는 채소와 과일을 잘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입맛은 어릴 때 결정되는 만큼 어릴 때부터 채소의 건강한 맛을 알려주어야 한다. 사소한 식생활습관 하나가 중요한 눈 건강을 좌우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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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투 건강 핫클릭]“피부의 증상은 ‘빙산의 일각’… 뿌리를 캐내는 올바른 치료 받아야”

    건선은 일반적으로 ‘피부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인체의 다양한 신체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질환’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건선은 전염이 되는 질환이다’라고 잘못 알고 있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라 생각한다. 최근엔 건선분야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완치에 가깝게 회복하는 환자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이에 “평생 안고 가는 만성질환 ‘건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신촌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태균 교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피부과 정소영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을 진행했다. ―건선의 증상은 어떤가. “(건선 체험 타투를 보여주며) 건선은 전신 곳곳에 붉은색 발진인 홍반이 나타나고, 하얀색 각질 인설이 일어나고, 피부가 두꺼워지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자극이 많은 부위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손바닥, 발바닥, 손톱 등 피부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김태균 교수) ―건선은 어떤 특징이 있나. “사실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인체 내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면역질환이다. 피부로 드러난 증상은 빙산의 일각이다. 원인은 내부에 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두면 피부만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발생할 수 있다. 즉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건선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다른 동반질환 위험을 불러온다.”(정소영 교수) ―건선은 만성질환이라 완치가 어렵나. “건선은 10, 20대에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보니 한번 발병하면 환자들은 건선을 동반한 채 쭉 살아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 40, 50대 환자들이 많은데, 아마 이분들은 20년이 훌쩍 넘는 긴 기간 동안 병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김태균 교수) “건선은 발병하면 오랜 기간 환자들의 학업이나 취업,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과정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즉, 만성 면역성 염증피부질환으로 시작해 환자의 삶 전반에 걸쳐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불안장애,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등 정신적인 부분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누적시키는 것이 문제다.”(정소영 교수)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특히 중증 건선 환자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부정적인 영향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크게 받는다. 환자의 인생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전,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병 초기에 올바른 치료를 시작한다면 환자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정소영 교수) ―건선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건선의 치료법에는 크게 국소치료법, 광치료법, 전신치료법,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다. 경증 건선의 경우에는 주로 약을 바르는 국소치료법을 시행하고, 중등증이나 중증 이상의 건선 환자에게는 광치료법, 먹는 약과 같은 전신치료법, 혹은 생물학적 제제를 단독, 병행, 복합적으로 사용한다.”(김태균 교수) ―중증 건선 환자들은 치료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최근 중증 건선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들의 효과가 상당히 높아 ‘완전히 깨끗한 피부’도 가능한 정도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중증 건선 환자들도 치료만 잘 받으면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매개 물질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으로, 주로 기존의 다른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 전신치료 약물에 부작용을 보여 사용할 수 없는 환자 및 기존 치료를 오랫동안 지속해 더 이상 치료상의 유익을 보기 어려운 환자 등이 우선 투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정소영 교수) ―최근 생물학적 제제들은 종류가 많은데 효과에도 차이가 있나. “대부분 비슷하게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영국 피부과협회에서 발표한 ‘건선 생물학적 제제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에는 생물학적 제제들의 약제별 효과 및 안전성 평가 메타분석 결과가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따르면 치료 3∼4개월 후 ‘거의 깨끗한’(PASI 90) 피부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각각 리산키주맙 74%, 익세키주맙 72%, 구셀쿠맙 68%, 세쿠키누맙 60%, 우스테키누맙 46%로 확인됐다. 이는 생물학적 제제 치료 후 3∼4개월 후면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거의 깨끗한 피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태균 교수) ―환자들이 오랜 기간 투여를 해야 하니 편의성도 중요하다. 투여 간격은 어떻게 되나. “치료제에 따라 연 4∼12회 병원 방문으로 치료 유지가 가능해 편의성 측에서도 이점이 있다. 투여 간격은 계열별 치료제마다 조금씩 다른데, IL-17 억제제들의 경우 유지 요법 기준 한 달에 한 번, 연간 총 12회 투여를 한다. IL-23 억제제의 경우, 구셀쿠맙은 두 달에 한 번, 연간 총 6회 투여하고, 리산키주맙은 세 달에 한 번, 연간 총 4회 투여한다. 환자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다.”(정소영 교수) ―건선 환자들에게 전할 말은…. “건선은 발병 초기에 증상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여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정소영 교수) “건선은 이제 치료 효과가 높고 환자들의 삶의 질 또한 개선하는 생물학적 제제 치료제를 통해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됐으니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김태균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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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으로 진단 정확도 높이고 로봇으로 감염병 방역

    4일 찾은 용인세브란스병원 통합반응상황실(IRS). 이곳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실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환자의 상황을 통합 관리하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조기 대응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문을 연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처럼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환자실, 응급실, 일반병실 등의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박진영 디지털의료산업센터 소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IRS는 원내 환자 위험을 조기 발견해 사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18개의 대시보드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에 나선다”면서 “이를 통해 급성 악화 환자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수술환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이송한 환자, 의료진이 모니터링을 의뢰한 환자 등을 대상으로 환자의 활력 징후를 지속 관찰한다. 또 이곳은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TLS, Real Time Location System)을 국내 최초로 입원 환자와 의료진에 적용했다. 블루투스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RTLS는 병원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위치나 동선 등을 추적해 밀접접촉자를 바로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영상진단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사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즉 AI 영상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주요 폐 질환, 유방암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는 흉부 엑스레이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도를 색상으로 표기해준다. 폐 결절, 폐 경화, 기흉을 비롯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탐색하며 정확도가 97∼99%에 이른다. 유방암 인공지능 진단은 김은경 연구부원장(영상의학과 교수) 주도하에 루닛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 유방 촬영기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암의 의심 부위를 표시해준다. 두 솔루션 모두 별도의 툴이 아니라 자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진단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환자의 대기시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병원 로비에서 돌아다니는 ‘5G 방역로봇’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방역로봇의 이름은 ‘비누(BINU)’로 ‘방역에서도 새로움(BE NEW)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5G 방역로봇 비누는 AI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하고 체온을 측정한다. 이와 더불어 내원객 밀집도 분석을 통해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여 있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음성으로 안내하며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원내 공간에 대한 자율적인 소독 방역을 수행한다. 박 소장은 “앞으로 디지털병원의 새로운 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선도 모델을 계속 제시해나갈 예정”이라며 “기술을 위한 기술 발전보다는 사람을 위한 디지털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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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재택치료 앱’ 부실… 환자 27명 중 2명만 연결

    “환자분은 B형 간염이 있으시네요.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를 처방하겠습니다.” 2일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 3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센터. 이날 의사로서 일일 비대면 진료 봉사에 나선 기자가 진찰 내용을 설명하자 코로나19 환자 김모 씨(34·여)가 모니터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간이 좋지 않은 김 씨의 얼굴은 화면으로 봐도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간 손상 우려가 있는 해열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기자의 처방에 따라 새로운 약이 이날 김 씨의 집으로 전달됐다. 비대면 진료 시간은 약 10분, 비용(8만 원)은 정부가 부담한다.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김 씨처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대신 집에 머무는 무증상·경증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는 3613명. 9월 23일 805명에서 40여 일 만에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재택치료는 위드 코로나 성공의 핵심 조건이다. 방역을 완화하면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하다.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해지면 중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방역을 다시 강화할 수밖에 없다. 미리 재택치료를 통해 확진자를 가능한 한 많이 관리해야 위드 코로나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확산세는 우려스럽다. 위드 코로나 나흘째인 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2482명으로 이틀 연속 2000명대 중반이었다. 위중증 환자는 365명으로 전날보다 13명 줄었지만 사망자는 24명으로 1월 12일(25명) 이후 가장 많았다. 핼러윈 데이나 위드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하면 다음 주 확진자 급증이 예상된다. 재택치료 확대가 ‘발등의 불’인 셈이다. 그러나 현장 취재 결과 아직 갈 길이 멀었다. 2일 오전 9시경 기자가 강남구 지정 재택치료센터를 찾았을 때 의료진 7명은 모두 진료를 하는 대신 환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환자들이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스스로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생활치료센터 비대면진료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에 기록해야 하는데 대부분 하지 못한 것이다. 화상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날 센터의 담당 환자 27명 중 2명만 화상으로 진료를 받은 것이다.보건소, 재택환자에 한꺼번에 약 배달… 밤 11시 돼서야 받기도환자들 상당수 앱 활용 못해, 음성-화상통화로 원격진료 대체대상 아닌데도 민원 제기땐 “재택”… 현장선 “환자 늘면 감당될지 걱정” 결국 의료진은 환자와 음성통화를 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화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원격진료를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원격처방 이후 약을 배달하는 것 역시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에선 오후 11시가 되어서야 약을 받았다는 환자가 나왔다. 이는 보건소 배달 팀이 한꺼번에 처방되는 약을 들고 일일이 차량으로 배달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보기에는 오토바이를 활용한 사설 배달서비스를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으로 보였다. 현장에서는 재택치료에 적합지 않은 환자가 대상자로 지정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현재 재택치료 대상은 70세 미만이면서 무증상이나 경증일 때 희망에 따라 지정된다. 그러나 건강한 보호자가 있으면 70세 이상이라도 재택치료가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 실제 강남구에서는 74세인 환자 A 씨가 재택치료 중이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A 씨는 경미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보호자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역시 코로나19 환자다. 담당 의사인 정경화 팀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방역당국에 A 씨 입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입원할 정도의 상태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팀장은 “어르신 중에는 집에서 치료받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어 입원 요인이 있어도 원치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환자 분류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 보건소 재택치료 담당자도 “재택치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본인이 강력하게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면 결국 재택치료 승인 처리가 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이 재택치료센터로 신규 환자를 통보하는 과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에 걸쳐 신규 환자 지정과 관련 정보가 재택치료센터로 전달된다. 그런데 오후 통보가 6시경 이뤄져 의료진이 퇴근도 못 한 채 환자를 돌봐야 한다. 현장에서는 환자 관리 책임이 변경되는 시간을 오전 10시와 오후 3시로 정하고, 늦어도 오후 4시 이전에 모든 정보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재택치료센터도 인력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리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구 재택치료센터도 조만간 담당 환자가 1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센터의 이준원 전문의는 “아직 인원이 적어 진료가 가능하지만 환자가 급증하면 걱정”이라며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대란을 막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용태 서울 강남구보건소 질병관리과장은 “확진자가 더 늘면 우선 의사와 간호사를 증원해 감당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보건소 재택팀에서도 무증상 확진자 재택치료를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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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독감 같이 걸리면 더 위험… 백신 동시접종 괜찮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전 국민의 70%를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가 시작됐다. 위드 코로나의 시작은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격하게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 이달 코로나19 확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코로나19특별위원회 위원인 대전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신형식 교수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선희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백신, 3가지 괜찮나?’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여기서 말하는 3가지는 △추가 접종(부스터샷)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독감 예방접종이다. 의학한림원이 매달 진행하는 ‘의학한림원 코로나19를 말한다’의 두 번째 순서다.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괜찮을까. “부스터샷의 부작용은 기본 접종과 유사하다. 다만 기본 접종을 받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라면 부스터샷을 접종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 때문에 부스터샷을 맞고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빈도는 극히 낮다. 일반적인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통증, 무기력감, 두통 등이 있다. 발열, 오한도 발생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했을 때 오한, 발열과 주사 부위 통증 등 부작용이 2차 접종 때보다 더 심했다. 부스터샷을 맞았을 때는 주사 부위 통증이 기본 접종보다 더 심했고, 무기력감이 5일 넘게 지속됐다. 병원의 다른 직원들 역시 1, 2차 기본 접종을 받을 때 발생했던 목, 겨드랑이 등의 림프샘염(임파선염)이 부스터샷 접종 후에 더 빨리, 더 심하게 발생했다. 부스터샷도 기본적으로 생기는 백신 접종의 부작용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신형식 교수) ―독감 예방접종을 해도 괜찮나. “지난해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독감 발생이 매우 적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면 독감 발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독감 백신은 꼭 접종해야 한다. 설령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처럼 독감 백신은 꼭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은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 그럴 경우 한쪽 팔에 접종하면 된다. 만약 부작용이 우려되면 양쪽 팔에 따로 접종해도 된다.”(신형식 교수) ―소아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이유가 뭔가. “현재까지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유병률과 중증 이행 및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아는 활동이 많고, 학교나 학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호흡기 감염의 전파 가능성은 성인보다 더 높다. 위드 코로나 상황에선 소아 유병률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소아청소년 중 비만이나 당뇨병 등 내분비 질환과 심혈관 질환, 만성호흡기 질환 등 고위험군 환자는 중증 감염에 걸릴 수 있다. 건강한 소아청소년 역시 드물게 중증 감염과 다기관 염증 증후군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적 측면도 중요하다. 그동안 지속된 온라인 수업과 등교 중지 등의 조치로 인한 격리, 가족 관계 문제, 비만, 우울증, 교육 기회 감소 등이 소아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소아 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유다.”(신선희 교수) ―소아청소년들이 백신을 맞아도 괜찮을까. “국내에서 7월 19일부터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결과 16∼18세 감염 예방 효과가 95.8%, 중증 및 사망 예방 효과가 100%였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86만9000건의 예방접종 가운데 백신 부작용인 심근염과 심낭염으로 신고된 것은 26건이었다. 그중 9건은 심근염이나 심낭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심근염과 심낭염으로 확인된 사례 15건 중 5건은 외래치료를 받았고, 10건은 입원치료를 받은 뒤 현재 모두 회복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면 12세 이상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절대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정보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된다. 특히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득과 이상반응 위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백신을 접종한 뒤에는 15∼30분 접종기관에 머무르면서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부모도 자녀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다 이상반응이 생기면 즉시 의사 진료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신선희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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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쿠리 챌린지가 늘고 있는 이유[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동시에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한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펼치는 ‘잠들기 1시간 전, 11시엔 스마트폰 아웃’이라는 일명 ‘소쿠리 캠페인’이다. 소쿠리 캠페인은 오후 11시엔 무조건 집에 있는 소쿠리(바구니) 안에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집어넣고 그 다음 날까지 절대 꺼내지 않는 게 목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쿠리 챌린지’를 검색하면 각양각색의 바구니에 스마트폰을 집어넣은 동영상과 사진이 올라와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부모도 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또는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 디지털 미디어 과도 사용이 중독이 될 만큼 늘어나고 있고 그 상황 또한 심각하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전국의 15세 이상 12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인 ‘과사용’ 그룹이 코로나 이전 전체의 38%에서 코로나 이후 63.6%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회의와 수업이 많아 그렇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하루에 4시간 이상 학습 목적 외에 오락이나 여가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도 코로나19 이전 22.5%에서 이후 46.8%로 현저히 늘었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동영상, SNS, 게임 등의 콘텐츠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쓰는 시간이 늘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길수록 스마트폰 과의존, 인터넷게임 장애, SNS 중독 정도가 함께 올라갔다. 안과질환, 근골격계질환, 우울증, 충동성 등 정신적 신체적 문제 발생 비율도 높았다. 그게 지금은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해졌다. 스마트폰 과사용을 자극하는 기업들도 문제다. 기업들은 새로운 스마트폰을 발표하고, 새로운 게임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엔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더 자주, 더 많이 스마트폰을 보게 하는 게 관심사다. 중독은 남의 이야기다. 하지만 스마트폰 중독 피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은 국립정신건강중독센터에서 2017년부터 스마트폰 등의 중독 집중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회사들도 올해부터 이용자들에게 게임 중독 예방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보건의료 영역에서 게임 중독 문제에 대응하도록 예산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2019년부터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예산, 인력, 센터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 산업화 지원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이로 인해 생기는 중독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여기엔 미디어 기기 관련 관계부처와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의학한림원과 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개최한 디지털미디어와 건강포럼에 참석했던 이두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관리과장은 “올해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디지털 기기 등 이용 장애 대응 강화를 포함했다”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기기의 과의존 이용 장애 문제를 정신건강 문제로 보고 중독 예방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렇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매일 아이들과 스마트폰 사용을 놓고 말다툼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만 2세 미만 가급적 모든 스마트 디지털미디어 노출 피할 것 △만 2세 이후에도 이용 시간 하루 2시간 미만 △미디어 기기를 사용하는 환경을 적절히 살필 것 등 미디어 기기 중독 예방 권고사안을 정하고 있다. 우리도 전문가들이 모여 어린이와 성인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소쿠리 챌린지 같은 실천을 통해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실천이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가 모여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믿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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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발 잦은 심근경색, L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필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가운데 2위를 차지한다. 특히 심근경색은 모든 질병 중 사망률이 가장 높아 ‘돌연사의 주범’이라고도 불린다. 심근경색 발생 이후에는 골든타임 내에 빠른 치료와 수술로 위험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에는 후속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 위험도 있다. 이미 심근경색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아일보는 22일 동아일보, 채널A AHA, 톡투건강이진한TV 등 3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건강 토크쇼―금쪽같은 내 심장, 심근경색 명의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심(心)’ 온라인 라이브 토크쇼를 진행했다. 대한심장학회 심근경색연구회 소속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김원 교수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가 참여해 심근경색의 핵심 위험인자인 ‘LDL 콜레스테롤’과 재발 예방의 중요성 등을 알기 쉽게 알려줬다. 이날 토크쇼 내용을 정리했다.○수술 뒤 재발 위험 높은 심근경색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썩는 질환이다.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피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이 쌓여 생긴 피떡(혈전)으로 인해 발생한다. 가슴을 짓누르거나,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흉통이 생기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근경색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혈관 손상 때문이다.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된 혈관은 원상 복구가 쉽지 않다. 홍 교수는 “심근경색은 사망률이 약 30%에 달하는 무서운 질환으로, 사망자의 절반이 병원 도착 전에 숨을 거둔다”며 “다행히 병원에 도착해 잘 치료하더라도 1년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1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통계에 따르면 첫 심근경색 이후 1년 내에 두 번째 심근경색을 겪게 될 확률이 5.3%에 달한다. 따라서 심근경색 환자라면 지속적으로 재발 예방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수술 뒤에도 혈관 재협착 등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가 30∼50%에 달한다. 특히 심근경색이 재발하면 사망률이 첫 심근경색 때보다 2.5배 오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재발 막으려면 LDL 콜레스테롤 관리해야치명적인 심근경색 재발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은 위험인자 조절이다.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심근경색 재발 예방의 핵심이다. 의료계에서는 심근경색 환자들이 달성해야 할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장질환 환자들은 LDL 콜레스테롤을 dL당 70mg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며 “유럽심장학회에서는 국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dL당 55mg 미만으로 낮출 것을 권고 중”이라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은 노화에 따라 쌓이는 양이 늘기 때문에 단순히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 김 교수는 “운동 등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나쁜 콜레스테롤 조절 위한 약물치료법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기존 약물치료법으로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반면,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가 낮기 때문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치료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운 경우가 일부 나온다. 이때 추가로 고려할 수 있는 약물치료로 ‘에볼로쿠맙’ 등 펜 타입의 주사제가 있다. 에볼로쿠맙의 경우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와 함께 5년 이상 장기 치료에도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바 있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 치료는 장기전으로 평생에 걸쳐 L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며 “단순히 증상이 없다고 해서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LDL 콜레스테롤 등 위험인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담당 의사와 함께 건강 상태에 알맞은 약물치료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본인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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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대 한의사]갑자기 머리 핑∼ 도는 어지럼증, 근본 원인은 ‘평형감각’ 이상

    갑자기 ‘핑’ 돌고 주변이 ‘빙빙’ 움직이는 듯한 어지럼증.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누구나 ‘혹시 머리에 큰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하고 크게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생기는 원인 대부분은 머리가 아닌 귀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이비인후과적인 문제다. 이번 ‘의사 대 한의사’ 주제는 어지럼증의 해결책이다. 의사와 한의사는 어지럼증의 원인과 해결책을 무엇으로 내놓을까. 어지럼증 치료 전문가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의사)와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한의사)이 의사 대 한의사로 참여했다.―어지럼증의 원인은? “우리 몸엔 기본적인 5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이외에 ‘평형감각’이 있다. 그래서 머리는 우리가 움직일 것을 예측한다. 그런데 머리에서 예측한 것과 말초에서 올라오는 감각 사이에 차이가 생길 때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가령 안경을 바꿨을 때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은 기존에 익숙한 정보와 눈에 보이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에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다. 이석증(耳石症),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다. 이석증은 귓속에서 작은 덩어리(이석)가 세반고리관으로 빠져서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전정신경염은 가만히 있어도 하루 종일 빙빙 도는 느낌이 난다.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바이러스 감염이 생기거나, 혈류가 잘 안 통할 때 생긴다. 뇌중풍(뇌졸중)과 구분이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의 압력이 증가해 발생하는 ‘내림프 수종’에 의한 질환이다. 반복되는 어지럼증, 머리의 압력감, ‘웅’ 하는 이명이 발생하고 특히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떨어진다.”(이호윤 교수) “한의학에서는 평형감각을 ‘물에 사물을 비추는 개념수영물(水影物)’로 어지럼증을 설명한다. 귀에는 림프액이라는 물이 있는데 첫째 스트레스가 생기면 귀의 림프액이 바람이 물을 흔드는 것처럼 흔들려 평형이 깨진다. 둘째 물이 흐려지면 잘 비출 수 없다. 당뇨병처럼 지나친 혈당 등은 림프액을 혼탁하게 만들어 평형을 깬다. 셋째는 물이 줄면 잘 비출 수 없다. 예를 들면 불면, 다이어트, 과로로 인해 물이 마르면 평형감각이 줄어 어지럽다. 넷째는 물이 넘쳐나면 메니에르처럼 특발성 수종이 생겨 어지럽다.”(이상곤 원장) ―보통 어지럼증을 느끼면 잘 먹고 잘 쉬는 것을 권하는데? “어지럽다는 것은 전통 한의학에서 ‘기가 허(虛)하다’고 한다. 잘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 어지럼증에 대한 한의학적 처방도 많다. 메니에르 증후군의 경우 ‘택사(澤瀉)’라는 약재를 이용해 귀에 고여 있는 림프액을 뺀다. 택사는 말 그대로 귓속의 림프액을 빼내서 평형을 맞추는 것으로, 현대의학의 이뇨제와 개념이 같다. 위장기능이 약하거나 체증, 혹은 속이 울렁거리는 불편함이 동반하면서 어지러울 때는 거담, 건위, 진통 작용을 하는 ‘반하백출천마탕’이라는 약을 쓰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뇌는 위장의 부속물로 보는 견해가 많아 위장의 기능을 끌어올리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어지럼증을 치료한다.”(이상곤 원장)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 한의학과 같이 이뇨제를 처방해 물을 빼내는 경우가 있고, 전정기능 장애로 인한 어지럼이라면 재활운동을 통해 전정 보상을 빠르게 해주는 운동치료가 중요하다. 이석증의 경우 이석 정복술을 통해 약물 없이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어지럽다고 누워만 있는 것보다 일상생활로 조기에 복귀해서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회복이 더욱 빠르다.” (이호윤 교수) ―어지럼증이 중년 여성에게 흔한 이유? “같은 나이 남성 환자에 비해 폐경기 여성의 경우 이석증이 3배 잘 생긴다. 귓속에 에스트로겐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존재하는데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어 귓속에도 변화가 발생한다.”(이호윤 교수) “뜨거운 것을 만지면 자연히 귀에 손을 갖다 대는 것처럼, 귀는 우리 몸에서 차가운 곳이다. 그런데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열이 올라오면서 귀 안에 이석을 잡고 있는 것들이 녹고, 뇌가 뜨거워져서 어지럼증, 이명이 발생한다. 실제 조선 정조 임금의 경우 아버지(사도세자)의 불행한 죽음으로 화증이 많았는데 어지럼증, 이명 증상을 여성들의 갱년기 처방과 같은 가미소요산을 통해 극복했다.”(이상곤 원장) ―어지럼증 줄이는 생활습관은? “어지럼증 환자 대부분이 완벽주의자나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다. 일단 느긋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배에 따뜻한 것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나이가 들면서 전정신경이 퇴화하면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평소 근력이 약하거나 고령의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지팡이 사용을 추천한다.”(이상곤 원장) “음식을 가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 메니에르병의 경우 카페인과 짠 음식은 항상 피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평소 어지럼증이 있다면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조작하기 어려운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은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에 비해 치료에 대한 반응이 무척 좋다. 지나친 걱정보다는 빠른 원인 진단을 통해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이호윤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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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수술 대신 ‘비전테라피’로 시력회복에 도움

    중년이 되면 노안이 찾아온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장시간 사용으로 30대 이하 젊은 나이에도 근거리 시력 저하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다. ‘에덴룩스’ 박성용 대표는 이 점에 주목해 비수술적 방법인 ‘비전테라피’로 시력을 개선시키는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의사 출신 박 대표는 시력 저하를 극복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박 대표를 만나 비전테라피를 접목시킨 디지털 의료 기기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창업동기가 독특하던데…. “2011년도에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 경추에 근육이완제 주사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근육이완제의 부작용으로 눈(수정체) 주위 근육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초점을 못 맞춰 시력이 저하됐다. ‘조절마비’라는 진단이었는데 마땅한 치료제도 없었다. 시력이 0.9에서 0.2 정도까지 하락했다. 그 때 우연히 ‘비전테라피’라는 학문을 접했고 미국에서 비전테라피 도구를 들여와 독학으로 연구하고 훈련해 가까스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요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여 시력 저하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전테라피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창업을 결심했다.” ―비전테라피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1950년대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학문이다. 수많은 근육들이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중에서 수정체 조절근의 수축, 이완 훈련을 통해 시력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흔히 원근 조절 기능을 하는 수정체를 카메라 렌즈에 비유하는데, 수정체 자체의 기능을 개선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의 근력을 강화해 수축, 이완 작용을 원활하게 하면 초점을 잘 맞추고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창업 후 힘들었던 점은…. “디지털 의료 기기를 개발하려면 의학, IT, 제조업에 대한 융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전공인 의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특히 인허가가 까다로웠는데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임상 전략 수립, 인허가 컨설팅 등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 현재는 어려운 산들을 넘어서 자체 공장을 보유해 생산까지 직접 하고 있다.” ―제품에는 비전테라피를 어떻게 적용했나…. “제품 안에 총 8개의 렌즈(좌, 우 양쪽에 각각 4개씩)가 삽입되어 있고 자동으로 교체가 된다. 시야를 흐리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고, 선명하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 렌즈들이 지속적으로 회전하면서 수정체 조절근이 수축, 이완하도록 자극을 주어 훈련을 시키는 원리다. 검안사들로부터 아날로그식 비전테라피를 받으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시력훈련 도구를 혼자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로 기존의 비전테라피 효과는 그대로 누릴 수 있으면서 사용하기 간편하고 쉬운 장점이 있다.” ―어느 정도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나 “하루에 5분 이상씩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임상시험에서는 하루에 30분 사용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한 달 후부터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기기를 착용해도 앞을 볼 수 있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착용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임상시험 계획은…. “현재 ‘오투스’라는 이름으로 웰니스 기기를 판매 중이다. 의료기기용은 노안을 대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는 임상 시험 진행 중인데 근시와 사시, 백내장 수술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는 쪽으로도 연구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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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츠하이머 치매, 간단한 검사로 진단하는 기술 나왔다

    간단한 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90% 정확도로 조기 예측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주요 원인 물질인 타우 단백질을 검사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뇌척수액 검사 또는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해야 하지만 두 가지 검사법 모두 비싸거나 통증과 상처를 유발하는 방법이어서 대중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단장 이건호 교수)의 이건호 서운현 교수팀은 광주에 등록된 치매 고위험군 65세 이상 256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검사를 통해 간단한 시공간기억력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변성된 타우 단백질의 농도를 90%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 분야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h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단장은 “값비싼 PET 검사나 침습적이고 환자의 고통을 수반하는 뇌척수액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도 병증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서 “65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범용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이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MRI 검사가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시공간기억력 검사만으로 타우 병증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해 지역사회에서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중 75%가량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전과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이다. 이 단장은 “치매 발병을 억제하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측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공개한 예측 모델을 토대로 임상시험을 통해 6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 신뢰성 높은 치매 예측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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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병, 관리하면 큰 문제 없어… ‘범죄자 취급’ 시선이 더 위험”

    최근 조현병 환자가 주인공인 ‘F20’이라는 한국 영화가 개봉됐다. F20은 의사가 조현병을 건강보험에 입력할 때 사용하는 코드다. 조현병에 걸린 서울대 학생과 그 비밀을 지키려고 하는 엄마의 이야기로 조현병 환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우리 사회에는 조현병과 관련된 편견이 여전히 많다. 조현병의 오해와 진실을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이 교수는 대한조현병학회 학술이사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현병에 걸리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나. “F20 영화에서 조현병 주인공은 서울대 학생으로 나온다. 조현병 발병 전후에 지적능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직장생활이나 학업이 가능하다. ‘뷰티불 마인드’라는 영화는 존 내시라는 사람의 실제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에 나오는 내시는 조현병이 있지만 노벨 경제학상을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가 보는 환자 중에서도 전문직을 유지하는 분이 많다.” ―영화에 조현병 환자가 2명 나온다. 한 사람은 환청과 벌레가 자꾸 보이는 환시가 있다. 다른 환자는 은둔형 외톨이다.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 “환자마다 증상이 많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외계인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큰 회사의 회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처럼 환청이 심하게 들리는 사람도 많다. 조현병 초기엔 망상과 환청이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우울증에 걸린 것과 비슷하게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조현병에 걸린다고 해서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조현병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 잘 지낸다. 다만 몇 가지 망상과 환각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고 헷갈려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 엄마가 아들이 약을 잘 먹는지 확인한다. 약 복용이 중요한가. “약을 먹으면 이상한 증상이 많이 없어진다. 발병하면 처음엔 환자나 가족 모두 많이 걱정하고 실망하는데 약을 먹으면 통상 환자의 70∼80%가 좋아진다. 처음 걱정한 것보다 치료가 잘된다. 물론 재발하는 경향이 있어 방심하면 안 된다. 그리고 증상이 좋아져도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약을 먹지 않는 사람과 꾸준히 먹는 사람의 경우를 비교하면 재발 비율이 2, 3배 차이가 난다. 보통 정신과 약은 잠을 재우는 약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약이 많이 좋아져 졸리지 않는 것도 많다. 약을 먹었는지 본인이 잘 모를 정도로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사람들이 조현병 환자는 무섭고 공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병원에서 보는 조현병 환자들은 범죄자들보다 훨씬 순하고 착하다. 조현병 환자들은 나쁜 마음을 먹고 남을 속이거나 해치는 경우가 적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남을 공격하거나 물건을 빼앗지만 조현병 환자는 증상 때문에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폭력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의 10분의 1, 조현병의 경우는 4분의 1 정도다. 물론 살인, 강도, 방화 등 중범죄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2∼8배 높다고 하는데 이것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막연하게 조현병 환자를 범죄자나 위험한 사람으로 치부하면 환자들이 치료를 꺼리고 이로 인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조현병 전문가로서 당부의 말이 있다면…. “조현병은 불치병이나 죽을병이 아니다. 평생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병도 아니다. 잘 관리하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다. 조현병은 누군가의 잘못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그냥 뇌에 생기는 병이다. 전염되지 않는다. 암 환자를 대하듯 하나의 병으로 보고 똑같이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현병이 악화돼 학교나 직장에 병가를 내고 쉬어야 하는데 F20이라는 조현병 진단 코드가 들어간 진단서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조현병 환자나 보호자는 질병뿐 아니라 사회의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조현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고,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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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한림원-의학바이오기자협회 20일 ‘디지털미디어와 건강포럼’ 개최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20일 디지털미디어 과다 사용 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미디어와 건강포럼’을 온라인(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개최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2019년보다 2020년에 전 연령층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디지털미디어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과잉 사용할 경우 인지 기능 및 근골격계, 안과 질환 등 다양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는 디지털미디어 과사용이 신체·정신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해 다학제 보건의료 전문가를 구성해 국내외 문헌고찰 및 분석, 전문학회 및 전문가 협의 등을 통한 예방 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부터 4시 20분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에선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실태 및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배재현 고려대 의대 교수)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관련 건강위험 예방 가이드(신윤미 아주대 의대 교수) △슬기로운 온택트 생활을 위한 전사회적 전략(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김철중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보건의료 전문가는 물론 유관기관,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건강한 디지털미디어 사용을 위한 정보제공 및 위험예방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합의를 구축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과 함께 생활 속 건강한 디지털미디어 사용 실천을 응원하기 위한 ‘소쿠리 챌린지’를 진행한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미디어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청소년 및 성인의 신체·정신 건강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가 디지털미디어 사용을 균형감 있게 조절하자는 취지다.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소쿠리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이나 가족이 소쿠리(바구니, 상자 등)에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기기를 넣고, 캠페인 동참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소쿠리 챌린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개인 SNS 계정에 올리면 된다. 이때 해시태그(#스마트폰중독 #소쿠리챌린지)와 함께 다음 챌린저를 지명해 동참을 유도한다. 이번 캠페인의 참여 확대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이벤트와 공모전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철중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 임태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 권준수 중독연구특별위원회 위원장, 기선완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강지원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장,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이해국 중독포럼 상임이사, 박민수 서울ND병원 원장, 정은아 아나운서, 김주하 MBN 특임이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임태환 원장은 “이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 일상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은 확실하지만 지나친 사용은 편리함을 넘어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이번 소쿠리 챌린지에 가족과 친구, 이웃 등과 함께 동참하면서 슬기로운 온택트 생활을 실천해볼 수 있기를 권한다”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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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소암 가족력 있다면 젊을 때부터 정기검진 받으세요

    주부 김모 씨(35)는 평소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월경도 규칙적이고, 월경통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매년 받던 건강검진에서도 우려할 만한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다. 하지만 김 씨는 최근 건강검진 중에 시행한 자궁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에 4cm 정도의 낭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처럼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에 혹이 발견되면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종양이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있거나 눈에 보일 만큼 크다면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난소 안에 생기는 혹이 어떤 것인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기은영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 난소의 혹, 정상적으로도 생겨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사춘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난소는 겉표면을 구성하는 ‘상피층’과 난소 호르몬을 만들고 난자를 배란하는 ‘난소 실질’로 구성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난소 혹 또는 난소 낭종이라고 부른다. 난소 낭종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물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을 이루는 세포에 따라 액체가 포함된 혹 또는 딱딱한 혹이 생길 수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서 우연히 발견되는 난소 낭종의 상당수는 배란과 관련된 생리적인 물혹이 많다. 혹의 크기가 작고 내부의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쁘지 않으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사춘기가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도 일시적으로 낭종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낭종은 생리 주기에 따라 흡수되어 소멸한다.○ 증상 거의 없는 난소 종양 난소 종양은 크기가 상당히 커지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 난소 낭종 파열이나 난소가 꼬이는 난소 염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심한 복통이 생긴다. 이 경우 진통제로도 통증이 잘 가라앉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난소 낭종 파열로 인해 배 속에 피가 차는 ‘혈복강’이 발생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한 복통이 아프다 안 아프다를 반복할 경우에는 난소 염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난소암이 생겨도 크기가 커지거나 병이 진행돼 복수가 차기 전까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환자가 전체의 3분의 2에 이른다. 따라서 초경 이후 생리통이 없던 여성이 갑자기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소화불량, 복부 둘레 증가, 아랫배 불편감 및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산부인과 진찰을 해야 한다. 배에 만질 수 있는 덩어리(종괴)가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난소 종양이 생기면 종양의 크기와 모양, 난소암 위험도 등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통상 △환자의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많은 경우 △종양 크기가 작고 내부 모양이 악성이 아닌 경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 △양성 종양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은 당장 수술하기보다는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진 필요 난소 물혹 발생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가족력에 난소암 또는 난소 종양이 있거나 ‘BRCA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엔 젊은 나이부터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BRCA 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임신과 출산이 끝난 뒤에 예방적으로 난소 나팔관 적출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또 혈우병 등 혈액응고 질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난소 낭종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배란 방지를 위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배 속에 피가 차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난소암 예방을 위한 선별 검사는 아직 효용성이 인정된 것이 없다.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에 낭종 또는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초음파 및 혈액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과거에 병력이 없었던 여성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자궁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하면 난소 낭종 또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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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관절 ‘로봇 팔’, 의사의 섬세한 손동작 정밀하게 구현[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한 복강경이 나왔다. 일직선으로만 움직이던 복강경 팔이 이제 다빈치 로봇 수술처럼 360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달려서 의사들이 편안하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본보 기자가 서울성모병원에 찾아가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복합된 의료기기인 ‘아티센셜’을 직접 체험해 봤다. 아티센셜의 작동 원리는 로봇팔이 움직이는 것과 비슷했다. 마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로봇팔 조종 장난감처럼 생겼다. 로봇 수술에 사용되는 다빈치는 콘솔이라는 조종관에 들어가 로봇팔을 간접적으로 작동시키는 반면 아티센셜은 이러한 콘솔이 없이 수술자가 직접 의료기기를 손으로 잡아서 움직인다. 직접 만지다보니 수술부위가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터치감도 느낄 수 있었다. 작동도 직관적이어서 실리콘 패드에 수술용 실과 바늘을 꿰매는 것까지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아티센셜을 이용해 최근 직장암 수술 및 충수절제술과 관련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게재한 서울성모병원 외과 이윤석 교수를 만나 아티센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아티센셜은 어떤 의료기기인가. “아티센셜은 기본 복강경이 업그레이드된 수술 기구다. 수술을 위해 인체 내부로 삽입되는 집게 부분이 다관절 구조로 돼 있어 수술자가 해당 관절 구조를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 기구들은 집게 부분이 일자형으로 되어 있어 관절 동작이 불가능해 정밀한 수술동작이 어려웠다. 하지만 아티센셜은 로봇 기술 구현을 통해 다관절 다자유도 움직임이 가능하다. 기존 복강경 수술기구의 한계를 뛰어 넘은 제품으로 보면 된다.”―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장점은 무엇이었나.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꺾이는 관절 성능으로 의사의 섬세한 손동작을 똑같이 구현해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관절 기능으로 각종 수술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좁은 부위에도 접근이 가능하다. 수술 결과에도 반영돼 종양을 제거할 때 △출혈 최소화 △수술 시간 단축 △일자형 기구로 극복하지 못했던 해부학적 구조 극복 등의 장점이 있다. 또 아티센셜 수술은 수술 부위의 절개와 상처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뒤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술로봇을 쓸 때는 느낄 수 없는 터치감이 있어서 수술부위 주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로봇수술의 복잡한 장치가 빠졌다. 비용은 어떤가. “2019년부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입장에서는 로봇수술 수준의 서비스를 부담 없는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아티센셜은 주요 암 수술을 포함해 담낭수술과 같은 다빈도 수술과 DRG 수술(포괄수가제 수술) 등 국내 모든 수술에서 보험 적용이 된다.”―기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대처할 수 있나. “일자형 기구를 사용하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모두를 대체할 수 있는 수술이다. 아티센셜은 기존 일자형 기구의 불편한 점과 높은 비용과 터치감 전달 불가 등 수술로봇의 단점을 모두 개선한 제품이다. 대장항문, 위장관, 간담췌도,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의 복강경 수술 뿐만 아니라 흉부외과, 갑상선 등 전 최소침습수술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지난달부터 아티센셜이 DRG, 즉 포괄수가제에 포함된다고 하는데? “외과 수술 중 DRG 수술에 포함되는 수술은 충수절제술(맹장수술), 탈장수술, 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이다. 아티센셜 수술기구가 지난달부터 이 질병군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됐다. 이전엔 이러한 수술에 사용되는 수술기구에 대해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었는데, 아티센셜이 유일하게 보험적용을 받게 된 것이다. 다빈도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이제는 좀 더 좋은 기구로, 좀 더 좋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또한 이를 통해 임상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연구를 진행해 우리나라 의료가 더 발전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마무리 말씀 부탁한다. “조금만 알아보시면 국내 의료기기, 특히 수술기기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하지 못한 혁신의료기기가 한국에서 개발됐고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의료기기가 임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한국 의사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티센셜이 국내에서도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아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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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슐린 조절 스스로… ‘인공지능 췌장’ 나온다

    2018년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11.9%에 해당하는 320만 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유병률 26.9%로, 인구수로는 948만명에 이른다. 당뇨병이 ‘21세기 국민병’으로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손끝에 바늘을 찔러 혈당을 체크하고, 또 인슐린을 배 속에다 찔러 혈액 속에 높아진 혈당을 조절한다. 그런데 아주 작은 의료기기를 몸속에 부착해 자동으로 혈당을 체크한 뒤 또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공췌장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러한 인공췌장 시스템을 개발한 큐어스트림의 박성민 대표(사진)를 만났다. 큐어스트림은 최근 ‘제4회 라이나, 50+어워즈 창의혁신상’ 부분을 수상한 기업이다.―인공지능을 접목한 인공 췌장은 어떤 제품인가. “당뇨병 환자는 우리 몸에 혈당을 조절하는 췌장이 정상 기능을 못 하거나 인슐린 분비를 전혀 못 한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췌장은 말 그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인공적인 솔루션들을 통해 사람의 췌장 역할을 대신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분 단위로 자동 혈당을 체크한 뒤 자동 인슐린 펌프를 통해 넣어준다.”―타사의 인공췌장과는 어떻게 다른가.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췌장 시스템은 수학 방정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혈당량이라든가 아니면 내가 잠시 뒤에 먹게 될 식사의 계획 등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직접 입력하므로 불편함이 있고 가격도 비싸다. 우린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접근한다. 즉 자동으로 연속 혈당계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자동으로 인슐린 양을 계산한다. 가볍고 편리하며 저렴한 웨어러블형 인슐린 펌프도 함께 개발을 하고 있다. 환자들이 사용할 때 편리함과 계산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성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저희 주변에 당뇨병 환자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들은 본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인지율과 치료율이 다른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런데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것은 수동으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슐린 치료에 활용되는 기기들의 한계다. 그래서 저희는 좀 더 공학적인 솔루션을 통해서 인공지능 방법으로 완전히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면 이러한 수동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조절률을 높인다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하는 환자들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현재 제품은 어느 단계까지 왔고, 향후 계획은…. “올 하반기(7∼12월)에 제품을 개발해서 내년 하반기에는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3년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 저희 회사의 목표가 많은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우리나라가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다. 앞으로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해 인공지능이 들어간 제품도 만들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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