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키로 간다는 건 틀린말… 성장판 자극하고 성장호르몬 보충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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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으면 부모는 조급해진다. 혹시라도 아이의 키를 더 키울 방법이 없을까.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혜순 교수, 재활의학과 양서연 교수와 함께 아이 키 성장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키 100명 중 3등 이하면 검사 받아야


키 성장 장애 검사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혹시나 검사 시기가 너무 늦어져 ‘골든아워’를 놓칠까봐 조바심을 내는 부모가 적지 않다. 김 교수는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가 국가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3% 미만으로 작거나, 97% 이상으로 크다는 진단을 받으면 성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춘기 직전 시기를 잘 살펴봐야 한다. 양 교수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에 의하여 사춘기 급성장이 이루어지게 되고 2년 정도 후에는 골단의 성장판이 닫히게 된다”며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성호르몬의 활동도 증가해 그때부터 성장이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여자 어린이는 초경을 하면 키가 멈춘다고 걱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초경 후에도 5∼7cm 정도는 더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 치료 주사? 보충 주사!


성장장애 검사는 성장호르몬 및 골연령 검사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예상 키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성장 장애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성장호르몬 보충제 주사’다. 성장호르몬은 단백질로 구성된 특징 때문에 약물로 복용하면 소화 흡수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섭취 대신 주사 형태로 보충한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성장호르몬 보충제 주사를 ‘성장을 촉진하는 주사’라고 오해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몸속에 존재하는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라며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인 소아의 경우 주사 치료로는 1년에 2, 3cm 정도 성장 효과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흔한 속설 중 하나인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미리 성장한 만큼 뼈 나이가 빨라져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데다 비만은 성조숙증의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비만 어린이는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청소년 우울증이 생기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비염이나 유아 복통 등 만성 질환도 키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 질환이 있으면 음식 섭취량이 줄어 영양 결핍이 올 수 있다.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이 성장을 억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성장판 자극 운동 도움


체조나 운동은 키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성장판에 장력이 가해지면 연골이 잘 자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성장에는 유전 환경 등 여러 변수가 있고, 성장판 검사를 통해 나온 예상 키는 5∼10cm 정도의 신뢰구간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노력하면 당연히 키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뛰기, 제자리 뛰기, 농구,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은 성장호르몬과 성장판을 자극하는 효과를 준다.

네 발로 기는 자세에서 허리를 말아 올리는 고양이 자세.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네 발로 기는 자세에서 허리를 말아 올리는 고양이 자세.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땅에 손을 집고 몸을 삼각형 형태로 접어주는 다운도그 자세. 동작이 너무 쉽다면 한쪽 무릎을 구부렸다 펴도 된다.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땅에 손을 집고 몸을 삼각형 형태로 접어주는 다운도그 자세. 동작이 너무 쉽다면 한쪽 무릎을 구부렸다 펴도 된다.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간단한 스트레칭도 큰 효과가 있다. 눕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팔다리를 쭉쭉 뻗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들어올리는 ‘코브라 자세’, 네발 기는 자세에서 허리를 말아올리는 ‘고양이 자세’ 등이다. 이들은 전신의 가동범위를 늘리고 척추 가동성을 늘려주며 유연성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

앉아서 양팔을 벌려 만세 하는 만세 하기 자세.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앉아서 양팔을 벌려 만세 하는 만세 하기 자세. 모델은 서울 가곡초등학교 4학년 장연규 학생이다. 이화의료원 제공
가슴을 펴고 양팔을 쫙 벌리는 ‘가슴 열기’나, 등 뒤로 손깍지를 껴는 ‘뒤로 깍지 끼기’ 같은 간단한 동작은 팔의 신전근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양 교수는 “최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 나쁜 자세 때문에 거북목과 척추측만증이 발생하거나 척추 정렬이 삐뚤어지면서 한쪽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다”며 “몸을 쭉 뻗어주는 동작만으로도 자세를 바로 잡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성장판#성장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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