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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부 문화의 확산이 필수적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과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나눔’이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좌담회는 동아일보와 한국자선단체협의회가 공동 추진하는 유산 기부 연중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유산 기부 캠페인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개인 및 기업이 유산을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면 그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자선단체협의회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원혜영(5선·경기 부천 오정), 김병욱(초선·경기 성남 분당을) 의원, 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굿네이버스 이사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서경석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오늘 참석자들 대부분이 기부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간의 성과와 21대 국회의 과제에 대해 정리한다면… ▽원혜영 의원=20대 국회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 등 관심 갖는 의원들이 생겼다. 21대 국회에서 성과를 내주리라 기대한다. ▽김병욱 의원=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해선 세제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외국에선 재산을 기부하면 10%의 세금을 면제해 주는 ‘레거시 10’이라는 법이 있다. 기획재정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사회 통합을 위해 유산 기부를 활성화시킬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 ―유산 기부가 무엇인가. ▽원 의원=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 주식 등으로 기부하도록 유도하고 그들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기업이 주식을 재단에 내고 그 가족이 관리하도록 해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미국의 록펠러재단이나 카네기재단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복지 국가의 완성은 기부문화 확산에 있다. 정부가 치밀하게 정책을 쓴다고 해도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비영리기구 등) 민간 영역이 할 수 있고, 그게 기부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실천 방안이 있다면…. ▽원 의원=(이달 30일) 정계에서 은퇴한 뒤 유산 기부 운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유언장 작성 문화에 참여할 생각이다. 미국은 56%가 유언장을 쓴다.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조차 없다. 영국처럼 유언장에 재산의 10%를 기부하면 상속세 10%를 감면해 주는 ‘레거시 10’을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 재산의 10%를 축구 꿈나무 육성에 써 달라’고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통합은 정부 재정만으론 안 된다. ―주식 기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원 의원=주식 기부를 활성화하고 이를 기부 활동에 쓸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출연한 주식이 약 1조7500억 원인데 이를 쓰지 못한다. 주식 대부분이 자산으로 묶여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일하 이사장=(현 제도에선) 기업이 주식을 기부해도 NGO에서 쓸 수가 없다. 상법 등 관련법 개정이 절실하다. 5% 이상의 지분을 특정 재단에 기부하면 세금 50%를 부과하는 게 현실이다. 법에서 주식을 기부하면 증여세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순수한 의도의 ‘기부’를 목적으로 주식을 기부하는데 증여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기부 문화가 나가야 할 방향은…. ▽이 이사장=우리나라의 개인 기부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와 함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정부가 공익위원회를 만들어 공정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부와 관련한 법적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이제훈 회장=사회복지법인이 부동산을 기부 받아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관련 법에서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기부자의 뜻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도 중요하다. 부자가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인들이 나눔과 봉사 문화에 앞장서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들이 사회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원 의원=정부의 기부 관련 정책이 네거티브(규제)에서 포지티브(육성)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정부의 정책은 기부 문화 활성화보다 잘못되지 않도록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이 모금하는 것은 민간 기부 확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나도 장학재단을 25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이자율이 떨어져 운영하기 어려워져 출연기금을 더 쓰겠다고 했는데 이를 관리 감독하는 교육청에서 허가를 안 해줬다. 장학사업 같은 공적인 곳에 기부금을 쓰는 것을 정부가 막아선 안 된다. ▽서경석 대표=국가 복지 예산이 부족할 경우 민간의 역할이 크다. 정부가 복지에 관심을 갖는다면 민간을 파트너로 활용해야 하지만 오히려 억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민간단체들이 국가를 대신하고 있는데 마치 하청업체 대하듯 군림하는 태도는 잘못됐다. 앞으로 기부 문화에서 숨겨진 기부 자원을 찾는다면 노인들이다. 이들은 부동산 등 재산을 갖고 있다. 자산을 갖고 있는 60대 이상 시니어들이 기부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선 기부금 운영을 책임질 자선단체의 건전성 관리도 중요해 보인다. 대책은 있나. ▽이 회장=민간 NGO가 앞장서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현행 기부금품 모집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후원금의 10∼15%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 작은 단체의 경우 후원금 10%로는 운영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NGO가 쓰는 사업비와 인건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NGO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생활인이다. 생계비는 줘야 한다. ‘자원봉사단체인데 왜 월급이 필요한가?’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관련 법을 개정해 운영의 폭을 넓혀 줬으면 한다. ▽원 의원=20대 국회 때 법안을 만들면서 확인해 보니 자선단체를 관리하는 정부의 기관 부처가 모두 다르다. 공익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 영국, 호주에는 비영리 공익법인을 총괄하는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가 있다. 비영리 공익법인의 등록, 관리감독, 육성, 기부법 등을 하나의 정부기관에서 총괄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자체 등 사업 목적에 따라 소관 부처가 다르다. 그 결과 비영리 공익법인의 설립 규정, 관리감독 등이 제각각이고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 수나 활동 예산에 대한 통계도 거의 없다. 이제 우리도 비영리 분야를 총괄하는 ‘공익위원회’ 설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일부 시민단체의 기부금 유용 논란으로 비영리 기부금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이 이사장=현재 일부 시민단체의 문제로 투명하게 운영하는 자선단체들까지 의심받고 있어 안타깝다. 요즘 “믿지 못하겠다. 지원을 끊겠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자선단체와 시민단체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자선단체들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고 있다. 그리고 기부자가 요청할 때 기부금 내역서 및 장부를 공개하고 있다. 그만큼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회장=NGO는 외부 감사를 받고 국세청에 공시한다. NGO의 투명도를 높이려면 각 단체가 얼마나 투명하게 후원자의 의도대로 돈을 쓰는지를 공개하면 된다.사회=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정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00세 시대, 운동을 오랫동안 즐기려면 부상방지를 위한 노력도 중요합니다.” 부상방지 및 재활트레이닝 전문가 박태순 벧쎌 재활&트레이닝센터 대표(47)는 많은 사람들이 각종 스포츠와 운동을 즐기지만 꼭 해야 할 기본을 잘 지키지 않아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본이 문제다. 운동하기 전 준비운동(워밍업)을 충분히 하고 끝난 뒤 정리운동(쿨링다운)을 잘 하면 부상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본운동(축구, 농구, 야구, 마라톤 등)을 하기 전에 심박수를 높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75%까지 올려야 한다. 이는 최대로 달릴 수 있는 75%로 달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예비운동(Formal Activity)이라고 한다. 몸이 본운동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 한마디로 본운동에서 하는 동작을 가볍게 하는 것이다. 야구선수들의 경우 가벼운 캐치볼과 수비연습, 배팅 등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볍게 해주는 것이다. 축구를 하기 전에는 가볍게 패스를 하고 슈팅을 날리는 과정이다. 마라톤을 하기 전에는 가볍게 조깅을 하면 된다. 예비운동의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본운동에 최적화되도록 체온과 혈류량을 높여준다. 둘째, 본운동에 필요한, 본운동과 연결되는 협응동작의 기초를 제공하며 본운동을 할 때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하도록 해준다. 글로벌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 러닝팀의 재활트레이너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스트레칭만 하고 훈련할 때보다 워밍업을 충분히 하고 예비운동까지 했을 때 낙오자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체조도 하지 않고 바로 달린다. 운동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스트레칭과 체조 충분히 하고 조깅으로 몸을 충분히 덥힌 뒤 본격적으로 달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리운동은 최대심박수의 40~50%로 하면 된다. 본운동이 끝난 뒤 30분 정도 가볍게 뛰어주면 된다. 피로물질 젖산이 간에서 에너지원으로 재합성이 빠르게 해 줘 몸의 회복을 빠르게 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칭 등 체조를 해주면 된다”고 했다. 코어(Core) 근육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코어 근육은 인체의 중심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지탱하는 근육이다. 일반적으로 등, 복부, 엉덩이, 골반 근육을 말한다. 그는 “코어 근육을 키우면 몸에 균형이 잡힌다. 코어가 잘 발달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달리는 폼이 완전히 다르다. 코어가 부실한 사람은 밸런스가 깨져 엉성하게 달린다. 부상도 많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기구 스포츠의 경우 카운터 스윙(반대쪽 스윙)으로 몸의 밸런스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골프와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야구 등 한쪽을 주로 쓰는 운동의 경우 반대로도 스윙하는 훈련을 해야 몸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고 부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은 카운터 스윙뿐만 아니라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밸런스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전문가 활용도 강조했다. “운동을 오래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모르는 잘못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프면 의사와 약사를 찾는데 운동할 땐 안 물어보고 한다. 그러니 잘못된 동작으로 결국 부상을 당한다. 운동도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보디가드’로 불린다. 영화 보디가드처럼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몸을 소중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리 다양한 훈련으로 부상을 방지해주고, 다쳤거나 심한 부상으로 수술 했을 경우엔 빠른 재활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간을 단축해준다. 국내 내로라하는 무용수는 다 그의 손을 거쳐 갔다. 박슬기(국립발레단) 김지영(경희대 교수) 김주원(성신여대 교수) 김현웅(한국예술종합학교) 김기민(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2000년대 초반 한 스포츠클리닉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할 때였다. 메이저리그 등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왔는데 그 때 따라온 여자 친구나 부인들 중에서 발레리나가 있었다. 그런데 아름답게 몸으로 표현해야 할 그들에게 유독 부상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몸을 혹사하고 있는데도 그들을 제대로 돌봐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발레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2002년 직접 발레 수업도 들었다. 유명 교수로부터 직접 개인레슨을 받기도 했다. 발레를 알아야 잘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클리닉에는 국립발레단 단장은 물론 수석 무용수 등이 많이 왔다. 그런데 병원이다 보니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06년 독립해 센터를 열고 무용수들을 제대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공연하는 날 무용수들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부상의 원인을 파악했다. “원인은 명확했다. 무용수들은 공연하는 날이면 몸 풀고 리허설하고 실제 공연까지 5, 6시간 계속 움직인다. 그런데 실제 연습할 땐 2,3시간이다. 결국 5,6시간 버틸 수 있는 근지구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근력이 아무리 좋아도 오랜 시간 버티는 근지구력이 없으면 다친다.” 무용수들을 부상에서 해방시켜 주려면 기준이 ‘연습’이 아니라 ‘공연’이 돼야 했다. 그 때부터 그를 찾아오는 무용수들은 6시간 씩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았다. “축구선수는 90분, 연장까지 120분 버틸 수 있는 체력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무용수들은 최대 6시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돼야 한다. 그래서 플로어운동(앉아서 하는 운동) 2시간, 스탠딩운동(서서하는 운동) 2시간, 유산소 운동 2시간, 총 6시간 씩 돌려봤다. 그러자 부상이 현저히 줄었다. 처음엔 무용수들이 안하려고 했다. 유산소 운동을 위해 트레드밀을 뛰게 하고 고정식 자전거를 타라고 했더니 몸매 망친다고 꺼려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무용수들에게 부상이 없자 잘 따라서 하게 됐다.”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공부한 박 대표는 재활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연세대 보건과학대 재활학과에 입학해 공부했고 고려대 응용과학대학원 스포츠의학과에서 운동처방과 운동치료전공으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국가공인물리치료사(보건복지부)와 생활체육지도자 1급 자격증(문화체육관광부)도 땄다. 미국 올라 그림스비(Ola Grimsby)에서 시행하는 매뉴얼 테라피스트(Manual Therapist·맨손으로 직접 만지며 치료하는 치료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근본적으로 무용수나 운동선수들이 다치는 이유는 근육의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이다. “전방 십자 인대가 끊어지는 이유는 대퇴근에 비해 햄스트링의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발목을 다치는 이유는 장딴지근육에 비해 정강이근육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밸런스를 맞추는 훈련을 시킨다. 일반적으로 대퇴근과 장딴지 근육은 자주 쓰기 때문에 잘 발달돼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햄스트링과 정강이근육을 키우는 데는 등한시 한다. 그래서 부상이 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무용수가 다치면 수술받자마자 재활에 들어간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가속화 재활(Accelerated Rehabilitation)이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다. 수술과 동시에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1990년에 일부 학자에 의해 제안된 것인데 무릎 수술 후 바로 재활을 시작한 그룹과 상처가 아물고 통증이 없을 때까지 기다리고 재활에 들어간 그룹을 비교했더니 바로 재활을 시작한 그룹의 회복률이 훨씬 빨랐다.” 박 대표는 “의사들은 수술한 뒤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데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 바로 재활을 시작해야 빨리 회복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근육은 2주 사용하지 않으면 50%가 사라진다. 4주가 지나면 25%만 남는다. 이런 연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돼 왔다.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 “보통 의사들은 아프면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데 근육은 움직여도 된다. 발목에 깁스를 했다고 치자. 그럼 아픈 부위는 이상이 없다. 다른 근육에 힘을 줬다 빼는 등척성운동(근육은 수축하지만 근육의 길이나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는 운동)이라도 해야 근육이 빠지지 않는다. 병상에서도 어떡하든 몸을 움직여줘야 다시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한다.” 박 대표가 조기에 무대에 복귀시킨 사례가 많다. “2008년 쯤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김기완이 찾아왔다. 아킬레스건이 완전 파열됐다. 병원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깁스 한 상태에서 계속 재활 운동을 시켰다. 접합 수술한 곳은 완전히 접합이 됐을 것이기에 다른 부위 근육은 힘을 줘도 된다. 당초 복귀하려면 12개월에서 최장 24개월은 걸린다고 전망했는데 8개월 만에 무대에 올렸다. 완벽하게 재활하는 데는 더 시간이 걸렸지만 무용을 시작하는 시기를 4개월 이상 앞당긴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참여한 음악 감독 장재일 작곡가도 박 대표가 재활시켰다. 지난해 9월 아킬레스건 파열로 찾아왔고 자기공명촬영(MRI) 결과 70% 이상이 끊어졌다. 병원에서 수술하자고 했는데 다른 전문의가 ‘이런 경우 수술이 맞지만 수술 안하는 게 회복이 빠르니 운동재활로 가자’고 해 그 때부터 보조기를 달고 트레이닝을 했고 빨리 호전돼 올 2월초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이다.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이재우의 허리디스크도 수술 없이 고쳤다. 박 대표는 “의사가 수술하자고 하며 더 지켜보자고 했을 때 밤중에 센터로 데려와 재활운동을 시켰다. 어차피 수술을 해도 코어운동은 해야 한다. 하루 2회씩 재활운동을 시켰더니 1주일 만에 일어났고 4주 만에 무대에 복귀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초기 재활이 중요하다. 그는 “재활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복귀 시기가 달라진다. 빠르면 빠를수록 복귀는 빠르다. 무용수, 프로 운동선수들의 경우는 빠른 복귀가 곧 돈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수술은 의사에게, 재활은 재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은 의학을 공부했지 운동재활을 공부하지는 않았다. 의사는 의학적인 부분, 재활전문가는 재활에 집중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의사를 더 신뢰한다. 의사 말만 믿다 몸이 망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재활은 삶의 질에 대한 문제다. 수술한 뒤 1개월 깁스하고 재활에 들어가면 최소 6개월 이상 재활에 매달려야 한다. 바로 재활에 들어가면 2~4개월이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아파도 두려워하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필드로 나가는 시기를 당길 수 있다.” 박 대표는 매뉴얼(Manual)로 훈련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근력 운동을 할 때 저항을 손이나 몸으로 직접 하는 것이다. “튜빙밴드와 테라밴드 등 기구를 사용할 경우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한다. 헬스기구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레그 익스텐션(다리 구부린 상태에서 펴기)을 할 때 처음과 마지막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손으로 잡아당기면 처음부터 끝까지 힘을 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3배 더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근섬유가 동원되게 해야 근육이 균형 있게 발달한다. 솔직히 재활환자들의 경우 기구에서 하라고 하면 슬렁슬렁 하거나 안 한다. 내 손이 닿으면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매뉴얼로 하는 이유는 부상 예방을 위해서다. 그는 “다칠 때는 대부분 동작의 마지막에 다친다. 공을 던지거나 찰 때 공이 손끝에서 나가거나 발끝에 닿을 때 다친다. 그 순간 근섬유 동원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소 매뉴얼 훈련으로 마지막 순간에도 힘을 줄 수 있게 하면 부상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박태순 벧쎌 재활&트레이닝센터 대표(47)는 대한민국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보디가드’로 불린다. 무용수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몸을 소중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다양한 훈련으로 부상을 예방해주고, 다쳤거나 심한 부상으로 수술을 했다면 재활 트레이닝을 통해 빠른 시간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다. 박 대표가 무용수 전문 트레이너가 된 배경엔 남다른 관찰력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물리치료사로 일할 당시 발레 무용수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운동선수 못지않게 부상이 많았다. 박 대표는 “엄청나게 몸을 혹사하는데도 그들을 제대로 돌봐주는 곳이 없었다”며 “이후 발레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레 수업을 듣고 유명 교수로부터 개인교습까지 받은 그는 2006년 센터를 열고 무용수 전문 재활 연구를 시작했다. 공연이 있는 날이면 무용수들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부상 원인을 찾았다. 그 결과 5, 6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근지구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무용수들은 공연하는 날이면 몸 풀고 리허설하고 실제 공연까지 5, 6시간을 계속 움직인다”며 “하지만 매일 연습시간은 2, 3시간에 불과했고, 이 차이가 부상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를 찾은 무용수들은 6시간씩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았다. 플로어 운동(앉아서 하는 운동) 2시간, 스탠딩 운동(서서하는 운동) 2시간, 유산소 운동 2시간으로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이다. 초기에 무용수들은 박 대표식 트레이닝을 꺼렸다. 몸매가 망가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훈련을 받은 무용수들의 부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현재는 박슬기(국립발레단) 김지영(경희대 교수) 김주원(성신여대 교수) 김현웅(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무용수들이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한 박 대표는 본격적인 재활연구를 위해 공부도 병행했다. 연세대 보건과학대 재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응용과학대학원 스포츠의학과에서 운동처방과 운동치료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가공인물리치료사(보건복지부)와 생활체육지도자 1급 자격증(문화체육관광부)도 땄다. 미국 올라 그림스비에서 시행하는 매뉴얼 세러피스트(맨손으로 직접 만져서 하는 치료) 공부도 했다. 박 대표 재활훈련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짧은 재활 기간이다. 비결은 ‘가속화 재활’로 불리는 방식으로, 수술과 동시에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1990년대 시작된 방법이다. 그는 “수술 후 바로 재활을 시작한 그룹과 상처가 아물고 통증이 없을 때까지 기다린 뒤 재활에 들어간 그룹을 비교하면 바로 재활을 시작한 그룹의 회복 기간이 훨씬 짧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육은 2주 정도 사용하지 않으면 50%가, 4주가 지나면 75%가 사라진다”고 지적한 뒤 “의사들은 아프면 움직이지 말라고 하지만 근육은 움직여도 된다”고 강조했다. 또 “허벅지, 장딴지 등 무릎 상처 부위를 뺀 근육에 힘을 줬다 빼는 등척성운동(근육은 수축하지만 근육의 길이나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는 운동)이라도 해야 근육이 빠지지 않는다”며 “병상에 누워서도 근육을 움직여줘야 다시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방식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가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김기완이다. 2008년 아킬레스힘줄이 완전히 파열돼 병원에선 움직이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깁스를 한 상태의 김기완에게 재활운동을 시켰다. 그 결과 최소 1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김기완은 8개월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박 대표는 “수술하고 1개월이 지난 뒤 재활을 시작하면 최소 6개월 이상 재활운동에 매달려야 한다”며 “바로 재활에 들어가면 2∼4개월이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아파도 두려워하지 말고 움직여야 하고, 그래야만 필드로 나가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민선 체육회장이 잘 이끌도록 돕는 게 제 임무입니다.”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47)은 “신임 회장이 도가 추진하는 방향과 다른 노선을 걷는다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체육회장을 당연직으로 겸직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8년 9월 임명했다. 그런데 올해 1월 선거를 통해 이원성 체육회장이 부임하면서 경기도와 체육회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경기도체육회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스포츠 팀을 보유하고 있고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한다. 그만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경기도체육회는 신임 민선 회장 취임 이외에도 공공기관에서 공공기관 임의단체로 바뀌는 큰 변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박 처장은 “지금은 연착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내 체육인들을 위해 가장 좋은 방향이 무엇인가를 신임 회장과 교감하고 장기적으로 경기도 체육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도체육회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재정 자립을 위해 체육회의 법인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 체육회와 마찬가지로 경기도체육회의 예산 대부분을 경기도가 지원한다. 1년 예산 500억 원 중 450억 원을 도가 책임지는 구조여서 자립도가 매우 낮다. 또 체육회 운영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경기도 사격테마파크와 도체육회관, 유도회관, 검도회관 등도 모두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체육회에 일정하게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처럼 지자체가 체육기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체육회가 임의단체로 바뀌면서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그는 “대한체육회처럼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과 선수, 기업과 단체를 이어줘 투자(후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엘리트 체육인 출신이다. 태권도 선수로 용인대 체육학과에 입학했다가 연골부상을 입고 보디빌딩 선수로 변신해 졸업했다. 이후 삼성프로농구단 피지컬 코치를 지내다가 15년 전부터 ‘팀 식스 유소년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축구와 농구, 수영 등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이 클럽의 회원 수는 5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장안대 생활체육과 교수, 성남시 풋살연합회장과 성남시체육회 이사,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 부회장, 세계태권도선교연맹 부총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는 ‘스포츠 추진단’, 지역 스포츠 활성화를 지원하는 ‘스포츠 빌리지’ 등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사업을 펼쳐 경기도 체육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치과의사 윤미진 씨(47·화정서울치과 교정과)는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이다. 2010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운동은 새벽에 하고 있다. 지난해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하면서도 달리기와 사이클 타기는 새벽에 하고 있다. 새벽에 운동을 하고 나면 하루가 더 즐겁고 활기차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시대를 맞아 비대면 스포츠인 달리기와 자전거, 등산 등은 야외에서도 즐겨도 안전하다는 평가지만 전염병을 막아야하는 정부차원에서는 그 마저도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새벽형 운동’을 하면 더 안전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엔 운동하는 사람이 적고 번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 씨는 매일 새벽 서울 반포한강공원 자전거공방에서 회원들과 달리며 사이클을 탄다. 그는 “달리기와 사이클을 함께 타며 서로 도움을 주는 클래스 개념이라 몇 명이 모여서 운동한다. 달리는 것도 사이클 타는 것도 얼굴을 맞댈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 새벽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움직이는 게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운동은 새벽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씨의 운동 시작 시간은 새벽 5시 40분이나 6시.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엔 새벽 5시40분부터 사이클을 40~54km를 탄다. 화요일과 목요일엔 새벽 6시부터 12km를 달린다. 주말엔 20km를 달리거나 사이클을 80~120km를 탄다. ‘동마(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등 주요 마라톤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요즘은 주로 사이클을 타고 있다. 평소 이렇게 새벽에 운동을 즐겼기 때문에 코로나 19 시대라고 해서 피하지 않고 운동하고 있다. 윤 씨는 물론 함께 운동하는 사람 모두 코로나 19는 모르고 살고 있다. 윤 씨는 2010년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개발한 ‘나이키 플러스 앱’에 달리는 거리와 시간을 기록하는 재미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디지털기기에 기록하는 재미가 그를 달리게 한 셈이다. “달리면서 체력이 좋아지니 삶에 활기가 생겼다. 운동하기 전엔 일을 마치고 나면 지쳐서 꼼짝도 못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서 해도 거뜬하다.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게 군살 하나 없는 내 몸매다. 운동하면서 몸매 관리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2018년 10월 ‘춘마(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에 데뷔했다. 달리는 것을 좋아는 했지만 풀코스를 달릴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풀코스 완주는 자신감을 올려줬다. “풀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체력에 자신이 생겨 철인3종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동마’를 달린 뒤 철인3종을 시작한 배경이다. 지난해 5월부터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고 7월부터 수영에도 입문했다. 마라톤 풀코스는 3회 완주했는데 최고기록은 지난해 ‘동마’ 때 세운 4시간 28분. 수영은 평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1시간 씩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0월 사이클 스프린트 대회에 참가한 뒤 10월말에 통영트라이애슬론월드컵 올림픽코스에 출전했는데 사이클에서 컷오프 당했다. 사이클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했는데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고생하다 중간에 컷오픈 당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다.” 윤 씨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수명도 길어진다.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19 시대라고 움직이지 말 것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 홈 트레이닝도 좋지만 달리기와 사이클 등 비대면 야외 운동은 해도 좋다고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윤 씨처럼 ‘새벽형 운동’의 장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운동의 효과로 본다면 아침 낮 저녁 등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새벽에 운동을 하면 하루의 업무 생산성 높인다. 유산소운동으로 뇌 활동을 촉진하고 일정량의 운동을 마치면 자신감까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외적으로 잘 나가는 기업 CEO들도 ‘새벽형 운동’을 선호한다. 운동을 하면 업무 성과가 높아진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새벽에 운동하면 신체 활력이 증가하고 긍정적인 정서가 생긴다. 또 집중력도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꾸준하게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새벽이 좋다고 권한다. 김 교수는 “새벽에는 약속이나 회의가 잡히지 않으니 운동을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다. 운동은 중도에 포기하는 확률이 6개월에 50%가 넘는데 새벽 운동은 방해요인(술 약속 등)이 적어 지속적인 실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새벽엔 시설 장소에 여유가 많다. 산, 공원은 물론 피트니스센터에도 새벽엔 붐비지 않는다. 조금 서두르면 사람들 접촉을 피하고 여유 있게 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 실장(운동생리학)도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며 “운동은 일관되게 할 수 있는 시간대가 중요하다. 운동하기 좋은 시간은 개인의 선호도,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 다르지만 아침운동은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이 밝힌 아침운동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집중력에 좋다. 2. 더운 시간을 피할 수 있다(여름). 3. 건강한 음식 선택하게 한다(식욕조절). 2018년 국제비만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680명의 대학생에게 매일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15주 실시한 결과 육류와 튀긴 음식을 덜 먹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침 일찍 운동하면 하루 종일 건강한 음식을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4. 스트레스를 떨친다. 5. 활력을 준다. 6. 체중이 감량된다. 7. 혈당조절, 혈압관리에 도움이 된다. 8.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필자는 코로나 19 시대에 가장 안전한 운동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5월 14일 새벽 북악산탐방로를 올라봤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창의문안내소에서 오전 7시(이곳은 봄과 가을엔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한다. 3개의 안내소에서 허용하는 마지막 등반 시간은 오후 4시)에 출입증을 받아서 북악마루를 거쳐 숙정문 안내소까지 40여분 가는데 단 한 명의 사람도 지나가지 않았다. 북악마루와 숙정문을 지키는 ‘경찰(?)’ 2명만 봤을 뿐이다. 숙정문안내소에서 북악팔각정까지 오를 때는 내려오는 사람, 올라가는 사람을 1명씩만 봤다. 반면 저녁에는 공원이나 야외스포츠 시설엔 사람이 붐빈다. 저녁 9시에서 10시 홍제천을 달리면 걷고 달리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사람들이 저녁에 즐기려 나오는 현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야외에서 달리기, 걷기, 자전거 타기 등 비대면 운동을 할 때 코로나 19에 감염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운동하면서 침을 일부러 다른 사람 얼굴에 뱉지 않는 한 감염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오히려 운동을 함께 한 뒤 회식 상황에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래도 더 안전하게 운동하고 싶다면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사람들이 적어 전염 가능성도 낮고 업무 효율성도 높이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2003년이었다. 집 근처 수영장이 갑자기 없어졌다. 매일 아침 수영을 하고 출근했는데 할일이 없어진 것이다. 때마침 갱년기를 앞둔 아내도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니 달리기였다. 그래서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김동호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임상교수(68)와 이정희 이정희소아과 원장(64)은 어린이날인 5월 5일 서울 도림천공원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310번째 동반 완주를 했다. 2004년 3월 처음 부부가 풀코스를 함께 달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김 교수는 458회, 이 원장은 310회를 완주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같이 시작했지만 이 원장이 사정이 생겨 못 달릴 경우에는 김 교수 혼자 달려 횟수에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 김 교수와 이 원장은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서 ‘달리는 잉꼬 부부’로 유명하다. 최근 거의 매 주말 함께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당시 내 나이가 48세였다. 갱년기를 앞두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매일 하던 수영을 못하게 돼 다른 운동을 찾고 있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쉽게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게 달리기였다. 그 때부터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이 원장) 달리기를 쉽게 생각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수영을 비롯해 스키, 제트스키, 자전거 등을 즐기고 있었지만 1km를 제대로 달릴 수 없었다.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던 이 원장도 마찬가지. “함께 달린 첫날 몇 100m도 못가서 힘들어 걸었다”고. 하지만 서로 격려하며 매일 달렸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을 달렸고 피트니스센터에서도 뛰었다.부부가 달린다는 소식에 병원 동료는 물론 마스터스마라토너 지인들도 “대회에 출전하라”는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앙대병원에 재직 중이었던 김 교수는 “당초 대회 출전을 위해 달린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동호회 활동을 하는 동료가 ‘달리면 마라톤 대회에 꼭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참가하게 됐다”고 회상했다.2003년 체계적인 훈련으로 10km와 하프코스를 완주해 예열을 한 부부는 2004년 3월 처음 풀코스에 도전했다. 김 교수는 “한강을 달리는 서울마라톤에 참가했다. 당시 대회를 주최한 서울마라톤클럽 박영석 회장이 ‘부부가 함께 달리면 좋다. 계속 함께 달리라’고 격려해준 기억이 있다. 우리 말고도 몇몇 부부도 함께 달렸다”고 말했다. 풀코스 완주는 또 다른 신세계였다. 105리를 완주했다는 성취욕과 자신감에 더 열심히 달리게 됐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물론 사회 및 일상생활에서도 적극적이 됐다. 부부는 매년 풀코스 5,6회를 완주했다. 그러다 김 교수가 모교 출신들로 구성된 ‘휘문고마라톤동호회(휘마동)’에 가입한 2010년부터는 거의 매주 풀코스에 출전했다. 김 교수는 2012년, 이 원장은 2014년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그리고 2016년 김 교수가 300회, 이 원장이 200회를 완주했다.달리면서 달리진 게 뭘까? 두 부부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체력이 좋아지면서 면역력도 생겨 잔병이 사라졌다. 좀처럼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좀 피곤하면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헤르피스바이러스를 달고 살았는데 싹 사라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집안내력인 당뇨 약을 먹었는데 달리면서 끊었다. 이 원장은 “여자들이 갱년기 폐경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했는데 난 전혀 모르고 살았다. 무엇보다 체중 관리에 달리기는 최고 였다”며 웃었다. 김 교수는 “아내가 좀 통통했는데 어느 순간 날씬해 졌다. 근육도 붙어 탄력적인 몸매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마라톤은 부부싸움도 막았다. 부부는 “지방 경치 좋은 곳 대회를 잡아놓고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말싸움을 해도 일주일을 못 넘긴다. 힘들게 함께 달리다보면 모든 게 용서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금실 좋은 두 부부는 주변 달림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부부는 마라톤 예찬론자가 됐다. “모든 성인병 치료에 가장 좋은 게 운동인데 그중에서도 유산소 운동이 최고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누가 뭐라 해도 달리기가 으뜸이다.” 김 교수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 53분, 이 원장은 3시간 46분이다. 하지만 이젠 4시간 30분에서 5시간 페이스로 즐기면서 달린다. 2017년 한국불자마라톤동호회가 주최한 ‘불교 108울트라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다. 밤 새워 108km를 달리는 레이스였는데 너무 힘들어 울트라마라톤은 다시는 참가하지 않고 있다. 즐겁게 달리는 게 건강에 가장 좋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엔 달리는 방식도 바꿨다. 마라톤을 시작한 초기엔 매일 5~10km를 달리고 주말에 풀코스를 완주했는데 요즘은 평일엔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주말에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무릎이 좋지 않아 풀코스를 거의 달리지 않았다. 꾸준히 스트레칭체조를 해주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무릎 주변 근육을 키워줬더니 상태가 좋아져 최근 다시 풀코스를 달리고 있다. 김 교수는 “마라톤을 해도 근육운동은 꼭 해야 한다. 관절 주변 근육을 키워주면 더 잘 달릴 수 있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즐긴다. 중앙대병원 교수 재직 시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익숙해졌고 친구 후배들과 전국 6대강 종주, 국토종주, 국토 횡단 등도 했다. 또 가까운 지인들과 가끔 할리데이비슨 라이딩을 하기도 한다. 섹소폰과 클라리넷, 플루트, 하모니카 등 악기 연주도 좋아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래도 아내와 함께 마라톤 완주하는 게 가장 좋다”며 웃었다.부부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달릴 계획이다. 김 교수는 “중앙대병원에서 은퇴하면서 느꼈는데 100세 시대를 감안하면 은퇴 시기가 너무 빠른 것 같다. 인하대병원에서 기회를 줘 다시 일하고 있어 너무 기쁘다. 당초 70세까지만 달리려고 했는데 지금 체력이 50대 때보다 더 좋다. 이젠 80세까지는 충분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00세까지 사는데 건강이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운동은 필수인 시대가 됐다. 운동을 안 하면 100세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원장은 “여성 호르몬 탓인지 나이드니 무릎과 뼈가 남성들보다 약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마라톤 완주가 주는 건강과 즐거움을 막을 수는 없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릴 것”이라고 했다. 부부는 특히 “부부가 하기에 최고의 운동이 달리기”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까지 주말마다 전남 목포와 곡성, 충남 예산, 경북 경주, 전북 남원 등을 여행하며 달렸다. 마라톤을 하면 건강도 챙기며 둘만의 오붓한 시간도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남자나 여자나 나이가 들면 체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소 40대에는 운동을 시작해야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고의 운동은 달리기, 특히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며 ‘엄지 척’을 했다.부부는 요즘은 서울 도림천 일대에서 열리는 공원사랑마라톤대회를 달리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해결되면 다시 전국의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한국마라톤TV가 주최하는 공원사랑마라톤대회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새벽에 열리는데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참가해 42.195km를 달리면 된다. 기록측정 칩을 달고 뛰어 완주하면 바로 기록증이 나온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김동호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임상교수(68)와 이정희 이정희소아과 원장(64)은 부부로, 거의 매주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함께 달린다. 5일 서울 도림천공원 일대에서 열린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310번째 동반 완주를 했다. 2004년 3월 처음 부부가 풀코스를 함께 달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김 교수는 458회, 이 원장은 310회를 완주했다. 부부가 마라톤에 빠진 계기는 평범했다. 김 교수는 2003년 매일 아침 출근 전 찾던 수영장이 갑자기 폐쇄되자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달리기를 선택했다. 때마침 갱년기를 앞둔 이 원장도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김 교수는 “쉽고 다른 준비 없이 그냥 할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였다”고 말했다. 시작에 비해 적응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이 원장은 물론이고 수영과 스키, 제트스키, 자전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던 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달린 첫날 1km를 넘기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하지만 부부는 실망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달렸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을 뛰었고 피트니스센터를 찾기도 했다.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의도는 없었다.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하는 동료가 부부가 매일 달리기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김 교수는 “편한 마음으로 2003년 10km와 하프코스에 도전해 완주하는 데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2004년 3월 풀코스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풀코스 완주는 다양한 재미와 의미를 줬다. 우선 성취욕과 자신감이다. 그 맛에 부부는 매년 풀코스 5, 6회를 완주했다.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 출신들로 구성된 ‘휘문고마라톤동호회(휘마동)’에 가입한 2010년부터 김 교수는 거의 매주 풀코스에 출전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2012년, 이 원장은 2014년에 풀코스 100회 완주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기록 행진은 이어져 2016년에 김 교수는 300회, 이 원장은 200회를 완주했다. 신체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김 교수는 “체력이 좋아지고 면역력도 생기면서 잔병치레가 사라졌다”며 “조금만 피곤하면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헤르페스바이러스를 달고 살았는데 싹 사라졌다”고 자랑했다. 집안 내력인 당뇨병을 우려해 먹던 약도 끊을 수 있었다. 이 원장은 “여자들이 갱년기 폐경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난 전혀 모르고 살았다”며 “무엇보다 체중 관리에 달리기는 최고였다”며 웃었다. 부부 싸움도 줄었다. 부부는 “대회에 함께 참가하기 때문에 말싸움을 해도 일주일을 넘기기 어렵다”며 “힘들게 함께 달리다 보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쌓인 부부의 금슬은 지인 달림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김 교수의 최고 기록은 3시간 53분, 이 원장은 3시간 46분이다. 이젠 기록에 욕심내기보다는 4시간 30분에서 5시간에 완주한다는 생각으로 즐긴다. 이 원장은 “초기엔 매일 5∼10km를 달리고 주말에 풀코스를 완주했다”며 “요즘은 평일엔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주말에 풀코스를 완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릎이 좋지 않아 풀코스를 거의 달리지 않았던 이 원장은 스트레칭 체조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운 뒤 최근 다시 풀코스 도전에 나섰다. 김 교수 부부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사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이다. 스포츠심리학에 ‘사회적 지지(지원)’라는 게 있다. 특정인이 어떤 행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정서적, 정보적, 물질적, 동반자 등의 지지를 말한다. 이 중 동반자 지지가 가장 강력하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으로서 동반자가 중요한데 그 동반자가 남편이나 아내라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부부가 함께 즐기면 서로 의지하며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겨 금슬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당초 70세까지만 달리려고 했다는 김 교수는 “지금 50대 때보다 체력이 좋다”면서 “80세까진 달리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 원장도 “달리기가 최고의 운동이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다”며 “몸이 허락하는 한 남편과 함께 계속 달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100세 시대, 운동은 함께 할 때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함께하는 파트너가 남편과 아내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누적 적자로 자본 잠식에 처하면서 해체 위기에 몰렸던 경기도주식회사(GGD)가 1년 만에 확 달라졌다. 2018년 35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배가 넘는 97억 원으로 늘었다. 관료주의를 벗어던지고 과감한 현장 경영을 펼친 결과다. 그 중심에 이석훈 대표(50)가 있다. 경기도㈜는 경기도와 중소기업연합회, 지역 경제단체들이 공동 출자해 2016년에 설립한 회사로, 대기업 중심의 유통구조와 과도한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도와준다. 품질은 좋은데 디자인이 엉성하고 판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중소기업을 대신해 제품을 판매해주는 게 주 역할이다. 위기도 있었다. 이재명 지사가 2018년 당선된 뒤 경기도㈜를 해체하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자본마저 잠식됐고 투입한 예산에 비해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주식회사의 장점을 살려 제대로 운영해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회사는 살아남았다. 이후 지난해 2월 ‘구원투수’로 이 대표가 발탁됐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전년도에 확정된 예산으로는 신규 사업을 꿈도 꿀 수 없었다. 회사 해체에 대한 소문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었다. 이 대표가 찾아낸 돌파구는 추가경정예산 따내기였다. “새로 확보한 예산을 종잣돈으로 신사업을 벌이면서 흔들리는 조직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지원 시스템을 디자인 개발에서 판로 개척으로 바꾸고, 홈쇼핑과 미디어커머스, 롯데마트 등 다양한 유통업체들과의 협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해 판매 대행업체 수가 450개로 전년(200개)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고, 회사 매출은 증가했다. 특히 한우언양식불고기와 에브리봇물걸레청소기 등 26개 기업은 지난해 TV홈쇼핑을 통해 16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일궜다. 올해도 분위기가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2월까지만 해도 TV홈쇼핑을 통해 고려은단 비타민 세트와 에져핏 ‘이노스TV’를 완판시켰다. 이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면서 조직에 생기가 돌았고 현장의 결정권한을 대폭 늘려 직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게 더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지역방송인 ‘아름방송’의 전략기획이사와 프로축구 성남 FC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 덕분에 미디어의 속성을 잘 알고 공공기관이면서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특성을 모두 가진 조직을 이끌어갈 풍부한 노하우가 있었다. 이는 이사회와 주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 4명의 시어머니를 잘 조율해 조직을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근원이 됐다. 그의 올해 목표는 자체 홍보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일종의 ‘경기도형 미디어커머스’로 도내 상품과 생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전용 매체다. 관행적으로 중소기업과 유통망을 이어주는 정부 사업에선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 혈세를 쓰는 회사라면 수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체 유통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해외 현지에 경기도내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소개하는 쇼룸과 수출 지원 기능을 갖춘 통합 비즈니스센터도 설치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현지 통역과 법률 및 행정 서비스, 인적 네트워크 연결”이라며 “비즈니스센터가 이런 일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옌볜 시장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옌볜에는 70만 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고, 그중 50%가 한국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제품에 대한 이해와 수요가 높지만 정작 이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많지 않다. 경기도㈜는 또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 명칭) 관광특구에도 진출한다. 중국이 경기도에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일이다. 연간 10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 진출해 제품 판매 및 먹거리장터 운영 등으로 ‘한류 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다. 그는 “옌볜과 창바이산 특구를 잘 활용하면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독서 대통령’ 김을호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이하 독서진흥회) 회장(55)은 100세 시대를 맞아 치매 예방을 위한 뇌 자극으로 독서와 서평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체 건강과 뇌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치매 예방의 좋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각광 받고 있지만 직접적인 인지활동을 통한 뇌 자극도 필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치매에 걸리면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 수 없다. 운동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인지활동도 중요하다. 독서와 글쓰기 같은 뇌에 자극을 주는 활동이 인지기능을 향상시켜 치매를 방지한다는 연구 결과는 넘친다. 읽은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지식의 습득 차원뿐만 아니라 뇌 건강 차원에서 독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김 회장은 2005년 독서진흥회를 만나 ‘독서 전도사’가 됐다. 독서진흥회는 1991년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서정주 시인과 정진숙 을류문화사 회장, 이응백 서울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책 읽는 나라 만들기 운동본부’를 만들어 이듬해 창립한 단체다. 김 회장은 2005년 초 지인을 통해 이 단체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이사로 참여했고 그해 9월 회장에 올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 회장은 일명 ‘따따하닐쌈일(W.W.H.1.3.1)’ 서평쓰기로 국내 독서문화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따하닐쌈일은 책 감상문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김 회장이 만든 서평의 형식. 인터넷 주소 첫 부분 www를 ‘따따따’라고 한 데서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해 W(Why)와 W(What)를 따따로 했고 H(How)는 발음하는 대로 하를 썼다. 1.3.1은 강조하기 위해 닐쌈일로 했다. 따따하는 책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가 왜 책을 썼는지(Why)와 어떤 내용(What)을 담고 있는지를 쓴다. 그리고 책을 읽고 독자가 어떻게(How) 실천할 수 있을지를 쓴다. 길지 않고 간략하게 쓰도 된다. 닐쌈일은 책을 읽고 느낀 독자의 생각을 정리한다. 먼저 책을 읽고 든 생각을 하나 쓰고 그 이유를 3가지 적는다. 마지막으로 자기 생각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치매 예방법은 독서한 뒤 간단한 서평이라도 남기라는 것이다. 그는 “독서만으로도 인지능력이 향상되지만 서평을 쓰기 위해 고심하면 뇌는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심을 손으로 서평까지 쓴다면 뇌는 완벽하게 역할을 한 것이다. 손의 자극도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사람에게 치매가 끼어들 틈은 없다. 서평은 따따하닐쌈일에 따라 쓰면 된다”고 강조했다. “책만이 아니다. 신문, TV의 드라마, 예능프로, 음악, 스포츠, 여행 등 경험한 모든 것을 WWH131로 남길 수 있다. 이런 습관을 들이는 게 치매 예방의 지름길이다. 언젠가 전북 완주의 도서관에서 60, 70대 어르신들에게 강연한 적이 있다. 글을 써보지 않는 분들이었는데 쓰고 싶은 욕구는 강했다. 책을 읽고 간단하게 서평 쓰는 것을 알려줬더니 너무 좋아 하셨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독서 및 서평쓰기를 가르치기 시작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서평을 쓰지 못하던 학부모들이 따따하닐쌈일은 쉽게 따라 정리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서평쓰기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소셜미디서스비스(SNS) 밴드에 개설한 ‘김을호의 독서 예찬’ 회원수가 5500여 명일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 교수는 2015년부터는 장병들에게 독서 및 서평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그해 3월부터 지난해까지 그가 독서 및 서평쓰기를 지도한 장병만 40만 명에 육박한다. 훈련병과 장병은 물론 하사관급, 위·영관급, 장성들까지. 김 회장을 통해 ‘책 읽는 병영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군대는 독서 생태환경이 보장된 곳이다. 지금은 일과시간이 지나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처음 병영 독서지도를 시작할 땐 독서가 군대에서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일거리였다. 지휘관들은 장병들 인성 교육을 위해, 그리고 장병들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 독서문화를 확장하는데 더 없이 좋았다.” 당시 육군3사관학교 생도대장이던 황인권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57)의 특강 요청이 그의 발길을 경북 영천으로 향하게 했다. 1100명의 생도에게 줄 책 1100권을 가지고 내려갔는데 속칭 ‘대박’이 난 것이다. 김 회장은 황 사령관의 요청에 그해 말까지 수차례 더 강연했다. 그는 “독서는 절실해야 한다. 내 눈 앞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과 연관된 독서 및 서평 쓰기를 지도했다. 제대하는 순간부터 정글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장병들에겐 좋은 기회가 됐고 그래서 반응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독서를 통한 정보습득은 물론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 등 현실적으로 필요한 독서법을 지도했다. 그는 “면접 때 무슨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던 장병들이 책을 잃고 자신의 가치관을 똑바로 말하고 쓰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생존독서’를 삶에 적용해야 의미가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황 사령관이 그해 말에 제51사단 사단장으로 옮기면서도 계속 인연을 이어갔다. 김 회장의 독서 및 서평쓰기가 소문이 나면서 국방부에서까지 각급 군대에 독서 지도를 부탁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게 됐고 연간 최대 15만 명의 장병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군부대 용사들의 휴대폰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자기계발을 하자는 의미의 ‘격몽요결 100일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다. 격몽요결은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 선생이 후학 교육을 위해 마련한 정신수양서로서, 입지(立志), 혁구습(革舊習) 등 세상을 살아가는 데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배우고 깨우쳐야 할 10가지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덕목에 따라 휴대폰 사용을 줄이고 100일 동안 독서 및 서평일지를 쓰는 자기계발 독서 캠페인이다. 김 회장은 “여러 사단 및 연대, 여단에서 진행해서 임무를 완수한 곳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대한민국 군대는 국격 상승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군에서라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제대하면 책 안 읽는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장병이 제대해 사회의 일꾼이 되고 가정을 이뤄 책 읽는 가족을 만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터진 이후 병영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군부대 장병 및 간부자녀들을 위한 ‘집콕’용 도서를 기증하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장병들을 위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100세청춘들을 위한 북클럽’도 개설할 계획이다. 100세를 향해 새롭게 삶을 개척하는 차원에서 ‘100세청춘들’이란 신조어를 고민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책 읽는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아주 좋은 취지다. 어르신들에게 독서와 서평쓰기를 전수하고 그분들을 활용하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수도 있다.” 독서진흥회는 민간자격을 총괄하는 한국직입능력개발원이 인증한 서평지도사 자격증(1,2,3급)을 발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 명이 자격증을 획득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는 숭실대 대학원 독서경영전략학과 교수로 전문독서경영인 양성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영국의 유명한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CEO들은 연간 책을 60권정도 읽는다고 분석한 적이 있다. 독서경영이 성공의 지름길이란 얘기다. 우리나라도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2010년부터 게이츠노츠닷컴이란 블로그에 연간 50여권의 서평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독서를 하지 않을까? “책은 효과가 가능 늦은 미디어다. 영상, 스마트폰 게임은 자극이 즉흥적이지만 책은 지루하고 인내심이 없으면 읽기 쉽지 않다.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요즘 스마트폰 활용이 일상화되다보니 책보다 더 재밌는 자극에 노출되는 것도 독서를 막고 있다. 또 초등학교까지는 책을 읽는데 중학교부터 대학입시에 매달리면서 책 보다는 수능 성적을 위해 공부를 하다보니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할 수 없다. 입시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될 것이다.” 김 회장은 당분간 장병들과 ‘100세청춘들’에게 독서 및 서평쓰기를 전도하며 ‘책 읽는 건강한 대한민국 창조’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독서진흥회 차원에서 다양한 독후감대회도 열고 있는 김 회장은 “장기적으로 모든 세대가 책 읽는 문화가 되면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를 넘어 문화선진국으로 국격이 상승 될 것”이라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한민국 군대는 국격 상승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군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제대한다면 책 안 읽는 사회 풍토도 바뀔 겁니다.” 김을호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55)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40만 명 이상의 군 관계자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고 있다. 대상도 훈련병부터 일반 장병, 위관급부터 장성급 장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를 통해 대한민국에 책 읽는 병영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독서 대통령’이다. 그에게 군대는 “독서 생태 환경이 잘 조성된 곳”이다. 일과시간 이후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진 지금과 달리 그가 처음 독서 지도에 나섰을 땐 독서만이 유일한 소일거리였다. 지휘관들도 장병들의 자기 계발과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독서 문화 확장에 앞장섰다. 그가 군인 대상 독서 지도에 나선 것은 황인권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57)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당시 육군3사관학교 생도대장이던 황 사령관이 그에게 특강을 요청했는데, 그의 수업에 학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따따하닐쌈일(WWH131)’이라는 독특한 강의 이름은 김 회장이 만든 것으로, 서평 쓰기 형식의 독서 방식이다. 따따하(WWH)는 “책의 저자가 ‘어떤 이유(Why)’로, ‘무슨 내용(What)’을 담았는지, 책의 메시지를 ‘어떻게(How) 실천할지’를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조어이다. 인터넷 주소 ‘www’를 ‘따따따’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닐쌈일(131)은 독후감 정리 요령이다. 책을 읽고 든 생각을 한 가지 쓰고 그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 3가지를 적은 뒤 하나의 최종 결론을 내리는 식이다. 김 회장은 “서평 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내 방식대로 한다면 조금은 쉽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서에 재미를 붙이려면 “지금 내게 절실한 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독서 수업이 장병들에게 인기가 높은 비결도 “취업과 연관된 책 읽기와 서평 쓰기”에 있었다. 제대하는 순간부터 정글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장병들에게 제일 필요한 게 취업이라는 점을 간파한 결과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독서법을 ‘생존 독서’라고 부른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익히고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그는 “취업 면접 때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르겠다던 장병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찾고 자신감 있게 말하고 쓰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각급 부대에 그를 강사로 초청할 정도로 현재 그의 독서 강의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독서 지도를 받는 군 장병이 연간 15만 명에 달할 정도다. 김 회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이후 병영을 직접 찾지 못하고 있다. 대신 군부대 장병 및 간부 자녀들에게 ‘집콕’용 도서를 기증하며 독서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고 자기 계발에 힘쓰자는 의미를 담은 ‘격몽요결 100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격몽요결(擊蒙要訣)은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 선생이 후학 교육을 위해 만든 책으로 입지(立志), 혁구습(革舊習) 등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배우고 깨쳐야 할 10가지 덕목을 제시한 정신교양서이다. 김 회장은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고 100일 동안 독서와 서평일지를 쓰는 자기 계발을 겸한 독서 캠페인”이라면서 “이미 많은 군부대에서 진행 중인데 임무를 끝낸 곳도 여러 곳 있다”며 활짝 웃었다. 독서문화진흥회는 1991년 고 서정주 시인과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이응백 서울대 교수 등이 ‘책 읽는 나라 만들기 운동본부’를 만든 뒤 이듬해 설립한 단체다. 입시학원의 스타 영어 강사였던 김 회장은 2005년 지인을 통해 이 단체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이사로 참여했고 그해 9월 회장에 오른 뒤 현재까지 맡고 있다. 독서문화진흥회는 민간 자격증 발급을 총괄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인증한 서평지도사 자격증(1∼3급) 발급도 대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 명에게 자격증이 주어졌다. 김 회장은 올해부터 숭실대 대학원에서 독서경영전략학과 교수로 전문 독서 경영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서울대 재학시절 핸드볼 선수로 활약했던 장문영 (주)이건산업 고문(80)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달리기를 즐겼다. 해외 출장을 가서도 달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서 마라톤 붐이 일었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감히 마라톤대회 출전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2001년 4월 열린 제105회 보스턴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우승한 것을 지켜본 뒤 마라톤대회 출전이란 목표를 세웠다. 이봉주는 당시 ‘케냐 군단’의 10연패를 저지하며 1950년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를 휩쓴 뒤 한국선수론 51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이봉주가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을 제패하는 감격을 보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마라톤에 접근하자는 결심을 했다. 독일 외무장관 오슈카 피셔가 쓴 ‘나는 달린다’는 책을 읽으며 마라톤은 틈이 나는 대로 연습해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언젠가 꿈의 보스턴마라톤에도 출전하겠다는 결심도 했다. 그리고 출근 전 피트니스센터에서 5km를 달렸고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은 퇴근하며 서울 성산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10km를 달리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장 고문은 그해 가을 춘천마라톤에서 10km, 동아경주오픈마라톤에서 풀코스, 중앙마라톤에서 하프코스를 달리는 목표를 세웠다. 적은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1주일 간격으로 열리는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하는 것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맹렬히 연습했고 결국 다 완주했다.“2001년 10월 28일은 내 생애 큰 의미가 있는 날이다. 경북 경주에서 열린 동아경주오픈마라톤에서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다. 공교롭게 결혼 32주년 기념일이라 아내와 함께 내려갔고 힘겨운 레이스 속에 4시간 29분 02초에 완주했다. 당시 쓴 수기가 대회 주최측 공모에 당선되는 영광도 누렸다.” 달린다는 것과 마라톤 완주는 달랐다. 105리의 레이스를 완주하면서 얻는 신체적 정신적 성취감과 자신감은 삶의 큰 원동력이 됐다. “달린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반성하게 한다. 난 달리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달릴 때 나온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창작의 근원이 달리기라고 했다. 또 풀코스를 완주하고자 하는 정신력, 완주로 얻은 자신감은 회사나 가정에서 큰 활력소로 작용했다.” 이 때부터 장 고문은 ‘마라톤 전도사’를 자처했다. 회사 내에 마라톤동호회도 만들어 대회 출전을 장려했다.“난 회사 직원들이나 인생 후배들에게 동아마라톤 등 유명 대회 참가는 1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마라톤의 경우 도로를 막아놓고 서울 도심을 달릴 기회를 언제 가질 수 있겠나? 마라톤을 완주하며 건강을 챙기는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장 고문이 마라톤에 빠진 이유는 또 있다. 속칭 마라톤대회에선 ‘계급장’이 없고 마라톤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는 차별이 없다. 모두 평등해진다. 부자, 가난한 사람, 지휘고하에 상관없이 러닝 복장에 번호표를 달고 달릴 뿐이다. 출발 신호가 울리면 참가자 모두는 ‘완주’라를 한 가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 또 마라톤은 정직하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완주할 수 없다.” 장 고문은 2003년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 57분 39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이듬해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다. 보스턴마라톤은 참가자를 제한하기 위해 연령별 기록제한을 두고 있다. 그는 2007년 동아마라톤에서 4시간 8분 31초로 보스턴마라톤 65~69세 참가 기준을 통과해 이듬해 다시 출전했다. 장 고문은 2017년 3월 동아마라톤까지 42.195km 풀코스를 48회 완주했다. 그에게 대회 참가는 하나의 작은 목표였다. 동아마라톤과 보스턴마라톤 등 참가신청을 하는 순간부터 잘 준비해 완주하겠다는 목표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훈련해 완주하면 목표가 완성된다.“2009년 동아마라톤 때는 69세의 나이로 4시간40분 페이스메이커로 활약했다. 주위의 만류가 있었지만 더 열심히 준비했고 4시간 39분 26초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 나이에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아주 행복했다. 이렇게 계속 목표를 만들고 완수하며 살다보니 달리는 그 자체로 즐거웠다. 대회 출전할 때 최고의 목표는 연령대별 보스턴마라톤 출전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장 고문은 2017년 이후 풀코스를 달리지 못하고 있다. 그해 동아마라톤에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레이스를 펼친 뒤 지리산종주로 심기일전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부상을 당한 것이다. 병원을 찾았더니 오른쪽 다리에 족근관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이란 판정을 받았다. 발 신경이 압박을 받는 질환이다. 수술까지 받았지만 불편했다. 그는 “의사들은 달려도 된다고 하는데 달리면 힘들다”고 했다.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2017년 동아마라톤에서 잠실대교를 지났는데 교통통제가 해제돼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5시간 20분 만에 완주했는데 대회 주최측에서 완주증을 주지 않았다. 코스를 이탈했다고 했다. 그래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무장을 하기 위해 지리산 종주에 나섰는데 역효과를 본 것이다. 지리산 종주는 3~4년에 한 번씩 하던 이벤트라 큰 문제없을 줄 알았는데….” 장 고문은 당초 올 3월 동아마라톤 10km를 완주하고 가을에 하프, 내년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풀코스를 다시 한번 완주하겠다는 목표는 아직 유효하다. 지난해 10km 단축마라톤만 2회 완주한 그는 요즘은 한 달에 40만보를 걷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많이 걸을 땐 하루 최대 2만7000보, 주 5일 걸으니 하루 평균으론 1만8000보정도 된다.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나와 서래마을을 지나 한강공원으로 뚝섬까지 걷는다. 그는 “일단 걸으면서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결국 욕심이 문제다. 달리다보면 오버페이스를 하는 게 문제다. 감기 등 몸이 좋지 않으면 대회 출전을 포기했지만 출발선에 선 뒤에는 포기한 적은 없었다. 내 성격상 더 잘 달리려 하다보니 고장이 난 것이다. 이젠 즐기며 달릴 생각이다.” 장 고문은 나이 듦의 설움을 몸소 느끼고 있다. “나이가 먹으니 서글퍼진다. 과거와 같이 달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아직 젊어 보이지만 나이는 나이다. 이젠 5시간 이내 완주가 힘들다. 이젠 과거 같이 달릴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걷다가 1~2km 달려보지만 이젠 힘들다.” 하지만 장 고문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달릴 생각이다. 그는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론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장 고문이 80세의 고령이면서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원동력에 이런 확고한 목표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목표는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스포츠심리학적 관점에서 장 고문의 목표 설정은 큰 의미가 있다. 목표를 잘 세우면, 최선을 다한다는 집단에 비해 16% 정도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목표 설정은 세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첫째, 목표에 집중하게 한다. 둘째, 어려움이 있어도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셋째,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도 찾게 된다. 김 교수는 “목표를 세울 때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인 목적도 함께 찾아야 한다”며 “목적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소해도 된다”고 강조한다. 장 고문의 경우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마라톤,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 완주를 통해 자기만족을 느끼는 게 목적일 수 있다. 장 고문의 사례에서 보듯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면 더 즐겁게 운동(스포츠)을 즐길 수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평소 달리기를 즐겼던 장문영 ㈜이건산업 고문(80)은 2001년 10월 28일을 잊지 못한다. 그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동아경주오픈마라톤이 있었고,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42.195km)에 도전한 때였다. 마침 결혼 32주년 기념일이라 아내와 함께 현장을 찾은 그는 힘겨운 레이스 끝에 4시간29분02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당시 경험담을 담은 수기는 대회를 주최한 회사의 공모전에 당선되는 영광도 누렸다. “그해 4월 이봉주가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마라톤에 접근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후 매일 달렸고 해외출장을 가서도 달리기를 계속했지만 동아경주오픈 이전까지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장 고문은 독일 외교장관 요슈카 피셔가 쓴 책 ‘나는 달린다’를 읽으며 마라톤 완주 요령을 익혔고, 보스턴마라톤 출전 결심도 굳혔다. 이후 출근 전 피트니스센터에서 5km를 달리고, 퇴근길에 약속이 없는 때면 서울 성산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10km 구간을 뛰었다. 2001년 가을 춘천마라톤에서 10km, 동아경주오픈마라톤에서 풀코스, 중앙마라톤에서 하프코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는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맹렬히 연습했고 결국 목표를 이뤘다. “달리기는 제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하루 일과를 반성하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풉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달릴 때 나옵니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는 정신력, 완주로 얻은 자신감도 삶의 원동력이 됩니다.” 장 고문은 2003년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57분39초라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고, 이듬해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다. 연령별 기록 제한이 있는 보스턴마라톤에 2008년에도 참가할 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유지했다. 2017년 3월에 열린 동아마라톤에도 참가하며 48회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마라톤 대회를 통해 성취감을 느낀다. 동아마라톤과 보스턴마라톤 등에 참가 신청을 하는 순간부터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 완주를 하게 되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동아마라톤 때는 69세의 나이로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다. 주위의 만류가 있었지만 더 열심히 준비했고 4시간39분26초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런 식으로 목표를 세우고 완수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며 웃었다. 장 고문은 2017년 이후 마라톤 풀코스 달리기를 자제하고 있다. 그해 동아마라톤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레이스를 펼친 뒤 지리산 종주로 심기일전하려다 부상을 당한 것이다. 오른쪽 다리에 족근관증후군이 찾아왔다. 발 신경이 압박을 받는 질환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완쾌되지 않았다. 그는 당초 올해 3월 동아마라톤 10km 완주, 가을 하프, 내년 동아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는 계획을 세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그 대신 그는 요즘 한 달에 40만 보를 걷고 있다. 많을 땐 하루 최대 2만7000보, 평균적으론 1만8000보를 걷는다. 그는 “언젠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걷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심리학적 관점에서 장 고문의 목표 설정은 큰 의미가 있다. 목표를 잘 세우면, 단순히 최선을 다한다는 집단에 비해 16% 정도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목표 설정은 세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첫째, 목표에 집중하게 한다. 둘째, 어려움이 있어도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셋째,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도 찾게 된다. 김 교수는 “목표를 세울 때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인 목적도 함께 찾아야 한다”며 “목적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소해도 된다”고 강조한다. 장 고문의 경우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마라톤,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 완주를 통해 자기만족을 느끼는 게 목적일 수 있다. 장 고문은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80세의 장 고문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에는 이처럼 확고한 목표가 자리하고 있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는 말이 요즘처럼 피부로 느끼기는 처음일 것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고 운동을 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모든 공공체육시설을 막아 놓고 야외운동까지 못하게 막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당연히 실시해야 할 조치이긴 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집콕 운동법’을 공개하는 등 야외활동보다는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산이나 공원 등을 찾으면 등산하고 자전거를 타거나 걷고 달리고 사람들이 넘친다. 그만큼 봄을 맞아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공시설의 경우 실내는 통제하는 게 맞지만 야외 운동장까지 통제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야외활동을 하면 면역력에 중요한 비타민D도 합성되니 권장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비타민D는 햇볕을 받아야 합성된다. ‘코로나19 시대’ 야외에서 어떻게 운동하면 좋을까? 해외 사례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법, 그리고 그동안 필자가 써왔던 내용을 종합해 ‘코로나19 시대의 건강한 운동법’을 알아봤다. ● 밖에서 운동하면 위험? 독일 국영방송 ‘독일의 소리(Deutsche Welle·DW)’는 최근 홈페이지(www.dw.com)에 ‘야외 스포츠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위험한가?’라는 주제의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결론은 대면 스포츠(축구 농구 등)를 피하고 조심히 운동하면 큰 문제없다는 것이다. DW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제시하며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는 주당 150~300분(2시간 30분~5시간) 정도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은 심장질환과 당뇨, 고혈압, 암,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권고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전염병 상황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의 베른하르트 노흐트 열대의학 연구소 요나스 슈미트-샤나지트 교수는 “지금과 같은 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운동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쓰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슈텐 박사는 “코로나19에도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화를 신고 30분에서 1시간 달리는 행동은 정신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운동은 심신(心身)에 긍정적이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 운동은 면역을 향상시킨다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운동은 면역력 향상에 큰 효과가 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이 상승한다. 인간의 체온은 섭씨 36.5도에서 37도. 38도를 넘으면 항상성이 깨져 우리 몸에선 다양한 반응이 일어난다. 운동은 긍정적인 스트레스다. 우리가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을 발생한다. 또 체내 에너지원인 ATP(글루코겐)를 태워 쓰면서 젖산이 생성돼 체내 pH 농도를 떨어뜨린다. 산성화 되는 것이다. 열과 산성화는 우리 근육내 단백질을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s·HSP)이 합성된다. 몸의 정상세포가 열 스트레스를 받아 그 구조가 변형되면 이를 지키기 위해 세포안에서 스스로 HSP를 발현 시킨다. HSP가 합성되면 계속 이어지는 열 스트레스로부터 몸의 세포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HSP 발현은 1960년대 처음 발견돼 계속 연구되고 있다. HSP는 피로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해 체력 회복을 돕기도 하며 뇌 호르몬으로 통증완화 물질인 엔돌핀이 나오도록 촉진시키기도 한다. 또한 NK(면역)세포라고 하는 림프구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항종양 기능을 갖는 체네 인터페론의 합성량을 증가시킨다. 체내 면역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체온 1도를 높이면 면역력이 5배는 높아진다고 한다. 조준용 한국체대 생활체육대학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스포츠영양학·운동생화학)는 “운동은 HSP를 발현시키는 등 체내 단백질을 변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력을 키운다는 의미는 저항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에 염증이 생긴다는 것도 단백질 구조가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HSP가 단백질 구조를 안정화시키기를 반복하면 저항력이 증가해 면역력도 증가하게 된다. 체내 단백질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열과 pH다. 운동으로 체온과 pH를 떨어뜨리면 바로 HSP가 합성돼 항성성을 유지하려는 활동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운동이 HSP을 발현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 운동은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은 불안(스트레스)을 떨쳐내게 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심박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딴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일종의 타임오프(Time Off·휴식) 효과다. 번거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 만에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안정감과 침착함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집중력이 좋아져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운동으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운동은 전염병에 맞설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란 불안에서 벗어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김병준 교수는 “지금 우리가 코로나19로 느끼는 위험은 객관적인 게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나치게 작은 정보에 집착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전염병을 예방하는 수칙에 따르며 일상의 루틴(평상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잠시 놓고 좋아하는 운동을 해보자”고 조언했다. ●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대부분의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운동을 해도 좋다고 권장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걷기와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비대면 야외 운동을 권장했다.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는 것은 건강은 물론 기분도 좋게 만들기 때문이다. 야외 운동을 할 때 조심해야 할 행동은 있다. 첫째, 사람들이 많은 곳은 피해라. 가급적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운동해라. DW는 사람이 없는 새벽에 공원을 달리거나, 한적한 산에서 산약자전거를 타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2m 거리는 유지하거나 마스크를 써라. 셋째, 사람은 물론 기구, 물건을 만지지 마라. 전문가들은 ‘접촉은 피하되 운동은 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평상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행동하듯 운동할 때도 적용하면 된다는 뜻이다. ● 운동은 어떤 강도로 해야 할까 다양한 연구 결과 보통 체온이 섭씨 38.5도 쯤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HSP가 가장 활발하게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소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몸을 너무 혹사하면 오히려 순간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들의 경우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한 뒤 질병에 걸릴 위험이 2.2%~1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 3회 정도 운동할 것을 권장한다. 주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5회까지 해도 된다.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2~3일에 한번 씩 하는 게 좋다. 송홍선 실장은 “중간 강도(최대 강도의 40~60%)로 운동하는 게 좋다. 등에 땀이 나며 약간 힘들다는 정도의 강도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천천히 달린다면 30~40분, 산책 같이 걷는다면 1시간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송 실장은 “운동 강도가 강하다면 20분 이하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용 교수는 “강도 높은 운동에서 HSP의 발현이 가장 높지만 적당한 운동에도 발현하며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세포내 소포체기능이 향상되고 HSP 단백질 기능도 향상 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게 마라톤을 시작한 것입니다.” 손문희 씨(60)가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다. 평소 건강을 위해 등산을 즐기다 수원마라톤클럽 회원인 지인의 권유로 달리기 시작한 그는 올 2월 23일 마라톤TV 주최 공원사랑마라톤에서 42.195km 마라톤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2007년 4월 달리기 시작해 그해 9월 처음 풀코스를 달렸으니 약 13년 만에 100회 완주를 달성한 것이다. “전 병원에서 심장이 좋지 않다고 해 달리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걱정이 됐죠. 마라톤을 권유받을 때 처음엔 거절했었죠. 건강을 위해 산에 많이 다녔지만 몸이 그렇게 좋아지진 않았어요. 그런데 달리니 확 달라졌어요.” 고혈압에 당뇨까지 있어 약을 복용했지만 지금은 고혈압약은 완전히 끊었고 당뇨약은 최소한으로 먹고 있다. 손 씨는 “의사가 계속 달리고 있고 건강해 약을 안 먹어도 되지만 혹시 모르니 당뇨 약은 먹는 게 좋다고 해 먹고 있어요. 건강검진을 받아도 전혀 문제없게 나옵니다”고 말했다. 달리면서 그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삶에 활력을 찾았고 대회 출전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었다. “사실 10년 전 남편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는 바람에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생업도 해야 했고 남편의 빈자리에 슬프기도 했죠. 그래서 그런 힘든 것을 잊기 위해 더 달리기에 매달렸어요.” 연 2,3회 풀코스를 완주하던 그는 남편 사별 이후 장사도 하고 직장을 다니느라 약 4년간 달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렸다. 악화된 건강도 지키고 시름을 떨치기에 달리는 게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매주 풀코스를 완주했다. 명절 땐 주 2회를 달리기도 해 한달에 5회를 완주한 적도 있다. 그는 “마라톤 100회 완주란 목표는 사실 남편을 잊기 위한 목표였어요”라고 했다. “달리면 달릴수록 몸이 좋아졌어요. 무엇보다 마라톤을 하다 만난 선배님들과 전국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는 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등 메이저 대회에도 출전하지만 지방의 군소 대회에도 자주 출전했다. “영주소백산마라톤과 정읍동학마라톤이 인상적이었어요. 소백산과 내장산을 끼고 있어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제 고향 경남 합천의 벚꽃마라톤도 달리기에 너무 좋았어요. 마치 벚꽃터널을 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2009년 도쿄마라톤, 2018년 호치민마라톤,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마라톤 등 해외 마라톤에도 출전하고 있다. 손 씨는 마라톤을 시작하면서부터 ‘강호’의 면모를 보였다. 2007년 9월 강원도 철원 DMZ마라톤에 처음 출전해서 4시간50분에 주파했다. 초보자치곤 좋은 기록이었다. DMZ마라톤 하기 직전 부산 비치 울트라마라톤에서 50km도 완주했다.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2015년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43분. 지방 대회에선 연령별 시상식에서 자주 시상대에 올랐다. 경기육상연합회 주최 대회에서 수원시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청남대울트라마라톤 100km에 출전해 12시간43분에 완주했다. 손 씨는 평소 주중에 수원마라톤클럽과 2회를 달린다. 평균 16km를 함께 달린다. 주말엔 혼자 수원 팔달산을 달린다. 3km 코스를 8바퀴 정도 달린다. “요즘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강원도 횡성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평일엔 달릴 수 없어요. 하지만 농사짓는 것도 체력 훈련이 됩니다. 농사짓다 주말에 풀코스를 뛰어도 거뜬히 완주할 수 있어요. 요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대회가 다 취소되는 바람에 풀코스를 달릴 수 없어 안타까워요.” 손 씨는 100회 완주 이후 풀코스를 달리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1일 해돋이마라톤부터 월 2회 이상은 달렸는데 코로나19로 모든 대회가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의 매력은 무엇일까? “산은 힘들면 쉬었다 가도 되는데 마라톤은 멈추면 안 돼요. 그래서 힘들지만 골인지점을 지나면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아요. 30km를 넘어서면서부터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지’라며 한탄하며 다 쓰러질 듯 결승선까지 가면서도 5분만 쉬고 나면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 바로 ‘다음엔 어느 대회를 나갈까’를 고민해요.” 손 씨는 이제 기록보다는 완주를 위해 달린다. “기록을 욕심 낼 때 마라톤이 더 힘들었어요. 그런데 5시간 안쪽으로만 달리자고 편하게 마음을 먹으니 30km를 넘어서면서도 그리 힘들지 않아요.”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으니 다음 목표는 200회 완주다. 하지만 100회 때와는 다르다. “100회 땐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매주 달렸지만 이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달릴 계획입니다. 즐겁게 건강을 위해 달릴 겁니다.” 그의 주변엔 500회, 300회, 200회 완주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그들이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이유가 기록보다는 즐기면서 달리기 때문이다. 이런 고수들과 완주하고 난 뒤 달릴 때 느낀 점을 얘기할 때도 즐겁단다. 이제 그에게 마라톤은 평생 스포츠다. 주변에서도 마라톤을 하며 건강해졌다고 평가하고 있고 실제로 아주 건강하다. 하지만 마라톤을 평생 즐기려면 다치면 안 된다. 그래서 다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시작이 즐기면서 달리는 것이다. 욕심이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살면서 가장 잘한 게 마라톤 시작한 것’이라며 마라톤을 권하는 이유는 달리면 즐겁고 건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달리면 정말 좋아요. 전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릴 겁니다”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산타 복장을 하고 달리는 ‘산타런’이란 이벤트에서 5km를 달렸다. “어, 재밌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네오게임즈 마케팅 담당 구세미 씨(33)는 요즘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어릴 때부터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어요. 공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 빼고는 다 좋아했어요. 최근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달리고 있어서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산타런을 완주한 뒤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달리기는 저를 더 활기차게 만들었습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즐긴다는 느낌?” 그 때부터 달리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주 2회 달리는 법을 지도해주는 서울 이대 ‘런너스클럽’ 발달리기 모임에 참여했다. 완전 초보자들을 잘 지도해줬다. “제가 달리는 것을 재밌어 하니 이대 런러스클럽 정민호 대표님이 일요일 훈련하는 곳이 있는데 올 수 있냐고 물어봐 흔쾌히 참여했어요. ‘얼마나 많이 하겠어?’하며 참여했는데 어마 무시했어요.” 철인3종 동호회인 ‘텐언더’였다. 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0시간 이내 완주하자는 의미의 클럽이었다. “첫날 갔더니 회원들이 20km를 가뿐히 달리더라고요. 전 13km를 달렸습니다. 힘들었지만 기분은 너무 좋았어요. 힐링이 된 느낌이랄까?” 구 씨는 최소 주 3회 이상 달린다. 텐언더와는 주말에 달리고 월요일에는 서울 남산을 달리는 모임에 참여한다. 수요일에는 친구들과 ‘번개’로 달린다. “다른 운동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달리면서 늘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많이 먹어요. 그런데 자주 달리니 살이 찌지는 않아요.” 어릴 때부터 수영을 했던 구 씨는 연세대에 들어가면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 워낙 활기찬 것을 좋아하다보니 복싱 등 격투기에 관심이 갔다. 복싱과 카포에라 체육관에 등록해 운동했다. 대학 복싱부에도 들어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춤에 관심이 갔다. “탱고와 살사 등 춤을 한 6년은 춘 것 같아요. 춤은 예술적이면서도 활동량이 많아요. 달리면서는 못 추고 있지만…. 솔직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진 뒤 한 달 전부터는 아예 춤을 추지 않고 있어요. 비대면 스포츠인 달리기도 있어서요. 그리고 달리는 재미에 막 빠져 들어서 지금은 춤은 굳이 안 춰도 돼요.” 구 씨는 3월부터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려고 참가신청을 했는데 모든 게 취소돼 다소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3월 22일 동아마라톤을 앞두고 열리는 챌린지레이스에서 10km, 그리고 동아마라톤에서 하프코스, 가을에 풀코스에 도전할 계획이었는데 줄줄이 취소돼 안타까워요. 5월 듀애슬론(달리기+사이클) 대회도 신청했는데 어쩔게 될지….” 하지만 코로나19 불안과 대회 취소 스트레스를 매주 주기적으로 달리며 떨쳐 내고 있다. “제가 기록에 목숨 거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즐겁게 달리는데 달릴 때마다 재밌고 실력이 엄청 빨리 느는 것 같아요. 전 남산이나 잠실주경기장 보조경기장, 한강 등 똑같은 코스를 자주 달리는데 달릴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어 지난 번 보다 힘이 안 드는데?’ ‘어 거리가 짧아진 것 아냐?’를 느껴요. 이렇다보니 더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제 인스타그램에 운동한 느낌을 그대로 올리는데 반응도 좋아요.” 사실 달리기가 매번 즐겁지만은 않다. 사람이다 보니 달리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안 달리면 뭔가 찝찝하다. “뛰면 힘들고 뛰기 전에는 뛰기 싫어요. 그런데 안 뛰면 뛰고 싶어요. 달리기는 제가 했던 운동 중에서 가장 심취하고 있는 스포츠입니다. 아직 나 자신과의 싸움 등 전통적인 마라톤의 매력은 모르겠고요. 그냥 달리면 좋아요.” 그는 주당 평균 30km를 달린다. 일주일에 보통 3회를 달리는데 평균을 내보니 회당 10km라고. 10km를 1시간 페이스로 달리는 게 목표. 지금은 1km를 6분30초 페이스(10km 1시간 5분 페이스) 그룹에서 달리고 있다. “달리면서 놀이터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에요. 전 스킨스쿠버다이빙도 즐기는데 그 곳은 바다잖아요. 달리면서는 도로와 운동장, 공원이 제 놀이터가 돼요. 조만간 산도 달릴 겁니다. 제주도와 강원도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에 신청했는데 다 취소돼 안타까워요.” 구 씨 철인3종 완주에도 도전한다. 최근 사이클도 하나 장만했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했으니 자전거만 좀 훈련하면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는 완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리기는 제 평생 스포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상만 없으면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리고 싶어요. 사실 어릴 때부터 운동하면서 다치면 속상하거든요.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장거리를 달리면 발이 아파요. 그래도 달리는 게 좋아서 달리긴 하는데…. 그래서 요즘은 요가도 알아보고 있어요. 요가가 유연성과 근육을 키워줘 부상을 줄인다고 해서요. 부상이 없어야 즐겁게 달릴 수 있잖아요.” 구 씨의 삶은 최근 사회에 불고 있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제대로 지키고 있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생활 속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즐겁게 살고 있었다. 100세 시대을 즐겁게 살기 위해선 건강해야 한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사이클 마니아’ 김건수 씨(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로 집에서 자전거를 탄다. 고정식 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하고 TV를 시청하면서 평균 70∼100km 정도를 달린다. 주말이면 야외로 나가 100km 정도 달리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이면 피한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인데 병에 걸려서야 되겠나”라는 심정에서 조심하고 있다는 김 씨는 “당분간은 이런 식으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운동을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야외에서 즐기던 자전거 타기를 실내에서 홀로 하거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 기업 판토스에 다니는 김정헌 씨(39)는 퇴근한 뒤 집에서 스마트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평소 주중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에 야외에 나가기 쉽지 않아 장비를 마련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뒤로는 평일엔 실내자전거 타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를 설치했다.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주말엔 동호회 회원들과 야외에서 탄다. 그는 “자전거는 떨어져서 혼자 타는 대표적인 비대면 스포츠다. 또 빨리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작다”고 강조했다. 네오게임즈 마케팅 담당 구세미 씨(33)는 요즘 달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수영과 복싱, 카포에이라를 즐기던 만능 스포츠 우먼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탱고 살사 등 운동량이 많은 춤을 즐겼지만 최근에는 달리기만 한다.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산타 복장을 하고 달린 산타런 5km를 완주하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다”는 구 씨는 “여러 장점이 많지만 무엇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동호회나 친구들과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에도 적당한 거리 유지에 신경을 쓴다. 그는 “5월 달리기를 하고 사이클을 타는 듀애슬론 대회에 신청했다”며 “최근 모든 대회가 취소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불안에 떨기보다는 힘차게 운동해야 더 활기차게 살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39)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느닷없는 마주침! 우리 삼 개월만 만나볼래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보다 행보(行步)가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움직이고 걷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개인 건강과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몸이 고장 나면 삶도 무너진다고 하지요. 등산과 트레일러닝이 제가 가장 선호하고 즐기는 운동이에요. 우리 3개월간 자연과 함께 운동하며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요?’ 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10명 정도 모집을 기대하고 올린 글에 목표를 훌쩍 넘는 신청자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글을 내려야 했다. 결국 18명으로 모임을 꾸린 그는 이달 22일 서울 석촌호수를 걷는 것을 시작으로 3개월간의 ‘사색 및 산행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오 작가는 “혼자 산에 오르고 달리다가 함께할 사람들을 찾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며 “그만큼 코로나19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사이클 마니아’ 김건수 씨(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로 집에서 자전거를 탄다. 고정식 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하고 TV를 시청하면서 평균 70~100km 정도를 달린다. 주말이면 야외로 나가 100km 정도 달리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이면 피한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인데 병에 걸려서야 되겠나”라는 심정에서 조심하고 있다는 김 씨는 “당분간은 이런 식으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운동을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야외에서 즐기던 자전거 타기를 실내에서 홀로 하거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 기업 판토스에 다니는 김정헌 씨(39)는 퇴근한 뒤 집에서 스마트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평소 주중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에 야외에 나가기 쉽지 않아 장비를 마련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뒤로는 평일엔 실내자전거 타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를 설치했다.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주말엔 동호회 회원들과 야외에서 탄다. 그는 “자전거는 떨어져서 혼자 타는 대표적인 비대면 스포츠다. 또 빨리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린 위험이 작다”고 강조했다. 네오게임즈 마케팅 담당 구세미 씨(33)는 요즘 달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수영과 복싱, 카포에이라를 즐기던 만능 스포츠 우먼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탱고 살사 등 운동량이 많은 춤을 즐겼지만 최근에는 달리기만 한다.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산타 복장을 하고 달린 산타런 5km를 완주하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다”는 구 씨는 “여러 장점이 많지만 무엇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동호회나 친구들과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에도 적당한 거리 유지에 신경을 쓴다. 그는 “5월 달리기를 하고 사이클을 타는 듀애슬론 대회에 신청했다”며 “최근 모든 대회가 취소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불안에 떨기보다는 힘차게 운동해야 더 활기차게 살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39)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느닷없는 마주침! 우리 삼 개월만 만나볼래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보다 행보(行步)가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움직이고 걷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개인 건강과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몸이 고장 나면 삶도 무너진다고 하지요. 등산과 트레일러닝이 제가 가장 선호하고 즐기는 운동이에요. 우리 3개월간 자연과 함께 운동하며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요?’ 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10명 정도 모집을 기대하고 올린 글에 목표를 훌쩍 넘는 신청자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글을 내려야 했다. 결국 18명으로 모임을 꾸린 그는 이달 22일 서울 석촌호수를 걷는 것을 시작으로 3개월간의 ‘사색 및 산행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오 작가는 “혼자 산에 오르고 달리다가 함께할 사람들을 찾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며 “그만큼 코로나19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뇌과학을 연구하는 이준규 씨(39)는 요즘 전력으로 질주하는 단거리 달리기의 묘미에 빠져 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기 위해 장거리 달리기를 하다가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단거리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취미로 시작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춤하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의 매력’ 빠져 들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중학교 땐 ‘스포츠 왕국’ 미국에서 스포츠를 잘 못해 다소 ‘콤플렉스’가 있었죠.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고등학교(필립스 엑서터) 때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학교에서도 스포츠를 많이 하도록 했지만 제 자신이 더 잘 하려고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엔 테니스를 했고, 피트니스를 했지만 늘지 않았어요. 그래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달리기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전 달리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숨 가쁘게 달리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는 게 좋았죠.” 존스홉킨스대학 2학년 때까지 주로 달리다 ‘얼티밋 프리스비’란 원반던지기 게임을 시작했다. 얼티밋 프리스비는 7명씩 팀을 이뤄 공수로 나뉘어 원형 플라스틱(원반)을 주고받으며 득점하는 스포츠다. 원반을 잡은 선수는 10초 이내에 패스를 해야 하고 공격을 하고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잘 달려야 하고 체력도 있어야 한다. “2009년 귀국해 군복무하고 2013년부터 KIST에서 일하면서 운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주로 연구에 매달렸죠. 그러다 2018년 얼티밋 프리스비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데 체력이 달렸어요. 그래서 그해 가을부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마라톤을 하려고 장거리를 달리는데 속도가 나지 않았다. 속도를 유지하며 긴 거리를 달리는 방법을 찾다 스파이더코리아에서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스프린트 클래스를 알게 됐고 7월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전 지는 것을 싫어해요. 경쟁심이 다소 크죠.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기고 싶었죠. 그리고 숨이 차면서 힘들게 달리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는데 스피드가 잘 안 늘었어요. 그래서 전문가를 찾아 나섰죠.” 장거리에서 기록을 단축하는 법은 빠른 속도로 끝까지 달리는 것이다. 마라톤에서도 스피드가 중요한 것이다. 엘리트 선수들에게서도 지구력은 누구나 키울 수 있지만 스피드를 키우기는 어렵다. 이 씨는 이점을 파악하고 먼저 스피드를 키운 뒤 지구력을 가미할 생각으로 단거리 훈련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육상 멀리뛰기 국가대표 출신 오상원 코치(37)의 지도를 받으며 좋아졌다. 오 코치는 “마라톤 등 장거리는 동호회도 많아 배울 곳이 많지만 단거리를 배우는 곳이 없습니다. 스파이더코리아에서 스프린트 클래스를 만들면서 일반인은 물론 축구와 핸드볼 등 스피드가 필요한 엘리트 선수들, 엘리트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들도 찾아옵니다”고 말했다. 2005년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멀리뛰기에서 은메달 획득한 오 코치는 “전력으로 질주하는 법, 순발력과 파워를 키우는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들 만족해합니다”고 설명했다.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씩 훈련시키고 있다. 장소는 스파이더 강남 트레이닝 센터와 잠실주경기장 보조경기장, 남산 등에서 한다. 이 씨의 최종 목표는 1km 주파 기록을 4분대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이 1km를 3분에 달리니 거의 엘리트 선수 수준까지 가고 싶은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아주 좋았습니다. 400m 인터벌 트레이닝을 기준으로 처음엔 72초에도 겨우 뛰었는데 60초까지 당겼거든요. 100m를 15초 페이스로 달리는 것입니다. 처음에 18초였으니 많이 줄였죠.” 1주일에 7일을 운동했다. 월요일 목요일 스프린트 클래스에서 훈련하고 화요일엔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단거리 달리기, 수요일 하루 쉬고 금요일 인터벌트레이닝을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주기적으로 했다. 그러자 몸이 탄력적으로 바뀌었다. 장거리만 달릴 경우 살이 빠져 날씬해졌지만 단거리를 달리며 근육운동을 하면서 근육질의 스프린트 선수처럼 멋진 몸매가 된 것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400m 기준으로 10개까지 소화했습니다. 400m 달리고 3분 쉰 뒤 다시 달리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3개도 못했어요. 그러다 올 1월 중순에 허리 부상이 와서 좀 쉬었습니다. 허리 디스크가 좋지 않았는데 무리하다보니 통증이 왔어요.” 이 씨는 최근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지금은 체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가을까지 체력을 회복하고 내년 봄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할 계획입니다. 1km를 3분30초에 달리는 게 목표입니다. 한 때 4분 밑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풀코스 첫 도전에서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하려고 한다. 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1km를 4분16초로 계속 달릴 때 3시간에 주파할 수 있다. “목표가 있어야 달리는 게 즐겁습니다. 전 죽을 것 같이 달릴 때 쾌감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요. 다른 분들은 한강 등 야외에서 경치를 보면서 달리는 게 즐겁다고 하는데 전 400m 트랙에서 힘차게 달려 기록을 단축하는 즐거움이 더 큽니다.” 이 씨는 달리기만 할 뿐 아직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보스턴 마라톤 등 유명한 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달리는 것을 즐깁니다”고 말했다. 최근 운동하면 뇌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뇌과학을 연구하며 운동을 즐기는 그는 어떤 생각일까? “확실히 의미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걷기만 해도 뇌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격하게 운동해야 뇌 시경세포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땐 운동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제가 다친 뒤 하루 종일 누워만 있기도 했는데 몸 상태도 엉망이고 정신 상태도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운동은 우리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좋은 약입니다.” 이 씨의 최종 목표는 나이 들어서도 지금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전 나이 들어서도 속도를 최대한 안 떨어뜨리면서 달리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 때, 그리고 사회생활을 할 때, 제 몸의 기능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운동하면 유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마라톤을 시작하려는 이유가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는 얼티밋 프리스비를 못할 경우를 생각해서였다. ‘평생 스포츠’로 달리기를 선택했고 이왕 선택한 것이기에 자신의 능력으로 낼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는 100세 시대 건강은 젊을 때부터 지켜야 한다는 ‘제1원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 김명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주임교수(56)는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축구를 통해 날려 보낸다. 매주 일요일 ‘월계축구회’에 나가 공을 찬다. 그는 “(중고교 때부터) 공을 차지 않으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했다. 공을 차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운동복이 없어 교복 입고 공을 차 오후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들이 땀 냄새를 맡고 ‘때가 어느 때인데 축구를 하느냐’고 나무랐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틈만 나면 공을 찼다”고 했다. 의대 시절에도 그랬고 전문의가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공부가 안 되면 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벽에 공을 차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 10분 벽치기를 하고 다시 공부를 했다. 그럼 공부도 잘됐다. 김 교수는 바쁜 병원일 속에서도 일요일에 축구 하는 것 외에 주 2, 3일은 운동을 한다. 틈나는 대로 운동화를 신고 병원 주위를 달리거나 사이클도 탄다. 그는 “운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집중이 더 잘된다”며 운동 찬양론을 펼쳤다. #2. 사업가 박필전 씨(63)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7∼8km를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엔 20km 이상을 달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3만 보를 걷는다. 그는 “새벽에 운동을 한 날과 안 한 날은 천지 차이다. 운동을 하고 출근한 날은 ‘완전 무장’을 하고 나온 느낌이랄까. 어떤 고난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운동을 안 하면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에 하루 종일 짜증이 난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케이스다. 사업에 12번 실패했지만 마라톤 정신으로 그때마다 재기에 성공했고, 현재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최근엔 맨발 마라토너로 유명해진 그는 “마라톤은 수련의 하나다. 산에 들어가 도를 닦기도 했고 명상에 빠져 보기도 했지만 마라톤만큼 심신을 ‘해탈’에 이르게 하는 건 없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명상하는 기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환하게 웃었다. #3. 조남수 ㈜심존 대표이사(67)는 50세 넘어 달리기를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몸의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할까. 40대 초반 사업에 뛰어들어 무리하다 보니 건강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지만 마라톤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보스턴과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마라톤 등 세계 6대 대회를 모두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에 푹 빠져 지낸다. 그는 “몸이 즐거워야 마음도 즐겁다. 정신도 건강해진다. 심신이 즐거워지니 생활 자체가 즐겁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 사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늘어놨다. 운동을 열심히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일상생활에 보다 열정적으로 임한다는 것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은 불안(스트레스)을 떨치게 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심박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딴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일종의 타임오프(Time Off·휴식) 효과다. 번거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하여 안정감과 침착함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집중력이 좋아져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운동으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운동은 전염병에 맞설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란 불안에서 벗어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금 우리가 코로나19로 느끼는 위험은 객관적인 게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작은 정보에 잇따라 노출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셈이다. 이런 때일수록 전염병을 예방하는 수칙에 따르며 일상의 루틴(평상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잠시 놓고 좋아하는 운동을 해보자”고 말했다. 운동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조준용 한국체대 생활체육대학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스포츠영양학·운동생화학)는 “운동은 체온을 끌어올리며 다양한 단백질 반응을 일으켜 외부 저항성을 높여준다. 꾸준한 운동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며 운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양한 연구 결과 운동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집중력과 생산력을 높여준다. 코로나19 불안,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잠시나마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피트니스다. 요즘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대표되는 피트니스에 새로운 유형이 잇따라 소개돼 화제다. 그 중심에 전은영 한국뷰티니스예술진흥원 회장(47)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발레, 번지점프 등처럼 몸을 이용한 신체활동을 피트니스에 접목시켜 기존에 없던 피트니스를 선보이고 있다. 20대 초반 스포츠에어로빅 선수로 피트니스를 시작해 27년간 활동한 그는 이에 대해 “이제 헬스나 요가 하나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접근해야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단체 이름도 아름다움을 뜻하는 영어 ‘Beauty’와 건강을 뜻하는 ‘Fitness’를 결합해 만들었다. 몸을 아름답게 만드는 피트니스라는 뜻이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과 콘텐츠는 피트니스 강사 교육용으로 쓰인다. 최근 선보인 프로그램 중에선 글라이트(GLIGHT Aero Bungee)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번지점프를 응용해 만든 것으로 재활부터 다이어트, 요가, 필라테스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가 한국인에 맞게 개발한 것으로 줄의 탄성을 이용한 움직임으로 유산소 운동은 물론이고 근육 운동까지 가능하다. 음악에 맞춰 점프하고 나는 듯한 역동적인 동작들로 이뤄져 1시간에 1000Cal까지 소모된다. 발레톤(Balletone)은 피트니스와 발레, 요가를 합친 것으로 파워와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 전 회장은 “우리는 현장 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한다”며 “현장에서 지도하다 보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못해줄 경우가 있어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거나 스포츠 선진국 강사를 데려와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진흥원이 발행하는 지도자 자격증만 10여 개에 달한다. 진흥원이 올해 8월 경기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할 ‘IDEA KOREA 피트니스 컨벤션’도 이런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마련한 행사이다. 미국 최대 규모 피트니스 컨벤션인 IDEA WORLD와 함께 진행할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피트니스 강사 1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 회장은 “대한민국의 피트니스 산업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고 있다”며 “전문 지도자 양성과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로 일반 국민들이 쉽게 건강과 미용을 다 잡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