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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100일 평가 토론회’를 열고 “역대급 무능” 등 혹평을 쏟아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백서를 만들어 국정과제 120건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여지 듯 100일을 맞이한 윤석열 정부의 성적표가 초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민 실망이 높았기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윤 대통령의 말을 들어봐도 쇄신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가 크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인사 참사, 민생 외면, 경제 무능, 굴욕 외교, 안보 구멍, 정쟁 심화 등 끝이 없다”면서 “무엇 하나 국민 눈높이를 통과하지 못한 역대급 무능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백서를 공개하며 “윤석열 정부의 100일은 국정 운영의 성공 골든타임이었다”며 “납품단가연동제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과제였지만 이 법안이 윤 대통령 국정과제 1호 법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의 중점 추진 법안이 공개될 경우 민주당과의 법안 처리 협상에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백서 세부 내용은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33차례 언급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알맹이 없는 자유의 가치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밝힌 북한 비핵화에 따른 지원 프로그램 ‘담대한 구상’을 부각시키며 “미래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에 이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며 “자유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지만 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근거로 삼기 위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협량하게 해석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일 관계 개선, 구조조정, 양극화 해소를 위한 규제개혁을 주장했다”며 “자유의 가치를 내세워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발언으로 여권에서 논란이 된 양두구육을 인용한 것.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면서도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는 회피했다”며 “국민께서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의 독립정신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우호적으로 복원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구체적 지원 프로그램 내용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고 했다. 또 “북한이 이에 대해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상호 신뢰 구축을 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역사적 분기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북한의 변화도 촉구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33차례 언급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알맹이 없는 자유의 가치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밝힌 북한 비핵화에 따른 지원 프로그램 ‘담대한 구상’을 부각시키며 “미래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에 이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며 “자유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지만 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근거로 삼기 위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협량하게 해석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일관계 개선, 구조조정, 양극화 해소를 위한 규제개혁을 주장했다”며 “자유의 가치를 내세워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발언으로 여권에서 논란이 된 양두구육을 인용한 것.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면서도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는 회피했다”며 “국민께서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의 독립정신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우호적으로 복원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구체적 지원 프로그램 내용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고 했다. 또 “북한이 이에 대해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서 상호 신뢰 구축을 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역사적 분기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북한의 변화도 촉구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16일 문을 여는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 및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2라운드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업체가 대통령 관저 공사의 일부를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임시국회 개막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국정조사 요구는 국회 재적 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을 전후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정의당, 시대전환 등 다른 야당과 함께 진행할지를 최종 조율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대통령실 용산 이전 문제도 전반적으로 제기해 20%대로 떨어진 윤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무리한 정치 공세”라고 맞설 예정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관저 공사는 대통령 경호를 위해 고도의 보안이 필요한 만큼 관련 계약은 경호처에서 검증을 통해 진행한다는 사실을 민주당도 모를 리 없다”면서 “국정조사 요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검수완박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법무부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검찰 수사 범위를 시행령 개정으로 복원하기로 한 것에 강력 반발하며 검찰청법 재개정 여부도 검토 중이다. 법무부가 시행령을 통한 수사권 확대 근거로 삼은 검찰청법의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조항 속 ‘등’을 ‘중’으로 바꿔 확실하게 검찰 수사 범위를 제한하겠다는 것.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날을 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어떤 것이 문제인지 밝혀야 한다. 정치적 수사만으로 비난하는 행위는 국회 다수당으로서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법인세 인하 등 세제 개편안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후 “개편안의 핵심은 대기업과 부자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라며 원안 통과는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001년 9·11테러를 주도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71)가 미국의 공습으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사망했다. ‘알카에다의 두뇌’로 불려온 그는 2인자로 지내다 2011년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이후 후계자를 맡아 조직을 이끌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백악관 연설에서 알자와히리가 지난달 31일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히면서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공습 당시 알자와히리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가 소유한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국적의 외과의사 출신인 알자와히리는 빈라덴과 함께 9·11테러의 설계자로 알려졌다. 그동안 그는 사망설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건재를 과시해 왔다. 미국은 현상금 2500만 달러(약 326억 원)를 내걸고 21년간 그를 추적해 왔으며, 올 4월 소재를 파악해 제거 작전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철수 1년’을 앞두고 이번 작전을 성공시켜 당시의 수모를 만회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美, 4월 ‘카불 은신’ 첩보 입수 뒤 집 모형 만들어 치밀하게 작전 준비바이든 승인… 지난달 31일 제거작전바이든, 코로나 격리에도 TV연설… 美 정보전-대테러전 승리 평가 나와알자와히리, 빈라덴과 9·11테러 설계… 이집트 출신… 알카에다 조직화 주도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이 지난달 31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알카에다의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71)의 은신처를 급습했을 때 그는 안가 발코니에 혼자 나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상공에 떠 있던 드론이 이 상황을 포착했고 ‘닌자 미사일’이라고 불리는 초정밀 유도 미사일인 R9X 2발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R9X는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약이 든 탄두가 없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 6개의 칼날이 펼쳐지는 방식으로 목표물을 제거한다. 이번 작전에서 알자와히리 외에 다른 사상자는 없다고 한다. 미군은 2017년 알카에다 핵심 간부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이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발코니 나와 있을 때 노려 제거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은 수개월 동안 치밀하게 진행됐다. CIA 등 미 정보기관들은 올 4월 알자와히리로 추정되는 인물이 카불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교외의 한적한 곳에 은신했던 오사마 빈라덴과 달리 알자와히리는 주민 왕래가 많은 지역에 숨어 있었다. 이곳은 한때 서방 국가들의 대사관이 있던 고급 주택가다. 그가 사망한 집은 탈레반 정권 내무장관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 소유로 알려졌다. 미국은 알자와히리가 거주하고 있는 집의 모형을 만들어 내부 구조를 분석하고 그의 평소 생활습관을 관찰하며 작전을 준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작전을 승인했고, 엿새 뒤인 31일 오전 6시 18분경 집 발코니에 있던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 제거에 성공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디에 숨어 있든, 당신이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이 당신을 찾아 제거할 것이라는 점을 오늘 다시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2001년 9·11테러 10년 후 빈라덴이 제거됐고, 이후 11년간 은신해 온 알자와히리가 제거된 것은 미국 정보전과 대(對)테러전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에선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궁지에 몰렸던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지상군을 아프간에서 철군시켜도 테러와는 계속 맞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석 달 뒤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으로 타격을 입었다. NYT는 “(이번 작전은) 미국이 지상군을 배치하지 않고도 여전히 테러조직과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바이든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9·11테러 설계… 빈라덴 사후 조직 이끌어1951년 이집트 명문가에서 태어난 알자와히리는 카이로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 입학 전인 14세 때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현지에서 난민 구제 활동을 하며 빈라덴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빈라덴이 자금을 담당하고, 알자와히리가 조직 건설과 이슬람 혁명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아 1988년 알카에다를 창설했다. 9·11테러 설계에 깊이 관여했던 알자와히리는 “(9·11테러는) 신의 은총이 있기에 가능했던 위대한 승리”라고 했다. 다만 9·11테러 이후 미국의 집요한 추적으로 알카에다의 세력이 약해졌고, 2011년 빈라덴 사후에는 조직이 사실상 괴멸되면서 후계자였던 알자와히리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됐다. 사망설이 돌 때마다 건재 과시용으로 영상을 공개해 온 그는 올 4월에도 이슬람 교리를 강연하는 영상을 배포했다. 그동안 알카에다와의 연계설을 부인해 온 탈레반은 알자와히리가 카불에서 은신해 온 것이 확인되며 궁지에 몰리게 됐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이 지난달 31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71)의 은신처를 급습했을 때 그는 안가 발코니에 혼자 나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상공에 떠있던 드론이 이 상황을 포착했고 ‘닌자 미사일’이라고 불리는 초정밀 유도 미사일인 R9X 미사일 2발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R9X 미사일은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약이 든 탄두가 없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 6개의 칼날이 펼쳐지는 방식으로 목표물을 제거한다. 이번 작전에서 알자와히리 외에 다른 사상자는 없다고 한다. 미군은 2017년 알카에다 핵심 간부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이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발코니 나와 있을 때 노려 제거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은 수개월 동안 치밀하게 진행됐다. CIA 등 미 정보기관들은 올 4월 알자와히리로 추정되는 인물이 카불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교외의 한적한 곳에 은신했던 오사마 빈 라덴과 달리 알자와히리는 주민 왕래가 많은 지역에 숨어 있었다. 이곳은 한때 서방국가들의 대사관이 있던 고급주택가다. 그가 사망한 집은 탈레반 정권 내무장관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 소유로 알려졌다. 미국은 알자와히리가 거주하고 있는 집의 모형을 만들어 내부 구조를 분석하며 작전을 준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작전을 승인했고, 엿새 뒤인 31일 오전 6시 18분경 집 발코니에 있던 알자와히리를 제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 제거에 성공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디에 숨어 있든, 당신이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이 당신을 찾아 제거할 것이라는 점을 오늘 다시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2001년 9·11테러 10년 후 빈 라덴이 제거됐고, 이후 11년 간 은신해온 알자와히리가 제거된 것은 미국 정보전과 대(對)테러전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에선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궁지에 몰렸던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지상군을 아프간에서 철군시켜도 테러와는 계속 맞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석 달 뒤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으로 타격을 입었다. NYT는 “(이번 작전은) 미국이 지상군을 배치하지 않고도 여전히 테러조직과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바이든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 9·11테러 설계…빈 라덴 사후 조직 이끌어1951년 이집트 명문가에서 태어난 알자와히리는 카이로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 입학 전인 14세 때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현지에서 난민 구제 활동을 하며 빈 라덴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빈 라덴이 자금을 담당하고, 알자와히리가 조직 건설과 이슬람 혁명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아 1988년 알카에다를 창설했다. 9·11테러 설계에 깊이 관여했던 알자와히리는 “(9·11테러는) 신의 은총이 있기에 가능했던 위대한 승리”라고 했다. 다만 9·11테러 이후 미국의 집요한 추적으로 알카에다의 세력이 약해졌고, 2011년 빈 라덴 사후에는 조직이 사실상 괴멸되면서 후계자였던 알자와히리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됐다. 사망설이 돌때마다 건재 과시용으로 영상을 공개해온 그는 올 4월에도 이슬람 교리를 강연하는 영상을 배포했다. 그동안 알카에다와의 연계설을 부인해온 탈레반은 알자와히리가 카불에서 은신해온 것이 확인되며 궁지에 몰리게 됐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40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현지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서명했다고 19일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천연가스 매장량에서 각각 세계 1, 2위인 러시아와 이란이 천연가스 무기화를 통해 ‘반(反)서방 에너지 연대’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RNA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과 이란의 국영 석유회사(NIOC)가 공동으로 이란 남부 8개 지역의 가스전을 개발하기로 이란과 합의했다. 양국 간 협력은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설치, 원유 제품 생산 등을 포괄한다고 IRNA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예방을 받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한다”며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 협상력을 높이고, 러시아는 자국처럼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손을 잡아 미국 등 서방세계에 함께 맞서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가스프롬은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연결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운영하는 러시아 최대 가스기업이다. 이달 11∼20일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운영을 중단한 러시아는 영구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유럽을 압박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가스관을 적시에 재가동하겠다”면서도 “노르트스트림1에서 작동하던 터빈 두 대 중 한 대가 추가로 고장 나 천연가스 공급량이 현재의 절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기존의 40%로 줄인 상태에서 추가로 공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연료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것에 대비해 천연가스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겨울을 대비한 가스 절약 계획에 천연가스 사용량을 15% 줄이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연료 수급이 악화될 경우 EU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1.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13∼16일) 단행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인사건과 관련해 사우디를 강하게 비판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을 저버린 외교”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찾아가 석유 증산을 요청했다가 빈손으로 귀국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푸틴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천연가스 증산 역량을 추가로 확보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비 효과’도 누리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함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에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5월 국가부도 후 경제난에 따른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이 해외 도피한 스리랑카가 20일 대선에서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73·사진)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는 의회가 당선을 공식 발표하는 내일부터 집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9일 사임 의사를 밝힌 후 몰디브를 거쳐 싱가포르로 도망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1월까지다. 그러나 라자팍사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그 또한 경제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커 정국 혼란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스리랑카 의회는 찬성 134 대 반대 82로 그를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은 원래 국민들이 직접 뽑지만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사임하면 의회가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1949년 최대 도시 콜롬보의 부유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법조인으로 활동하다 1977년 정계에 입문했다. 현재까지 6번 총리에 올랐으며 노련하다는 의미의 ‘여우’란 별명이 있다. 그의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 밖에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뜻의 ‘고 홈(Go home), 라닐’이란 구호를 외쳤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퇴진 때도 시위대가 즐겨 썼던 구호다. 가디언에 따르면 위크레마싱헤 당선인은 시위대를 ‘파시스트’로 칭할 정도로 이들에 적대적이다. 특히 그는 “대통령이 되면 이들을 진압하겠다”고 밝힌 터라 정부와 시위대 간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을 찾았다. 100만 m²(약 30만2000평) 규모의 대형 쇼핑몰 곳곳에 사람이 가득했다. 특히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샤넬 매장 앞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였다. 일종의 두바이판 ‘오픈런’(영업 시작 전부터 줄을 지어 대기하는 행위)이었다.》 특이한 점은 쇼핑몰 곳곳에서 많은 러시아인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매장은 러시아어가 가능한 점원이 있다는 문구도 내걸었다. 하얀 피부, 금발의 한 남성에게 “러시아 사람이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 푸틴, 스트롱맨”이라고 답했다. 따로 묻지도 않았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별명 ‘독재자(Strongman)’를 언급하는 것이 신기했다. 파키스탄에서 왔다는 택시 기사 무함마드 씨 역시 “러시아인 관광객이 매우 많다. 하루에 두어 번은 꼭 러시아 손님을 태운다”고 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로 서구 주요국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러시아 상류층들이 대거 중동의 허브 두바이로 몰려드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치솟는 국제 유가로 주머니가 넉넉해졌지만 서방에 가서 돈을 쓸 수 없는 러시아 부호들은 비자 취득이 쉽고 제재가 없으며 반러시아 감정 또한 옅은 중동에서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영국 등 서구 주요국과 달리 재산 압류의 위험이 낮다는 점이 러시아 부호의 두바이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 두바이 부동산 매집러시아 자본의 유입은 특히 UAE 부동산 시장에 불을 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1분기(1∼3월) 러시아인의 두바이 부동산 구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미 CNBC방송에 “최근 석 달간 중개 수수료 수입이 400만 디르함(약 14억 원)에 달했다”며 대부분 러시아 고객으로부터 나왔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역시 러시아인이 두바이에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최소 3억1400만 달러(약 4082억 원)라고 전했다. 러시아 부동산회사 ‘스페이스1’ 역시 최근 두바이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UAE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신동철 전 UAE 한인회장 역시 “러시아인은 특히 고가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현재 고가 부동산 가격이 30∼40%씩 올랐다”고 전했다. 러시아 부유층은 특히 두바이 내 호화 인공섬 ‘팜주메이라’를 선호한다. 6월에는 이 지역의 3430만 달러(약 446억 원)짜리 호화 주택이 러시아인에게 팔렸다. 버트존 등 러시아인의 두바이 사업 정착을 돕는 회사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조지 호지게 버트존 최고경영자(CEO)는 BBC에 “우크라이나 침공 후 두바이 이주 문의가 침공 전보다 5배 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어로 발간되는 잡지도 여럿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두바이 내 대표 러시아 매체인 ‘러시안 에미레이츠’의 온라인 접속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꾸준히 늘고 있다.러 호화요트 정박 활발일부 러시아 재벌은 서구 주요국의 자산 동결 및 압류를 피하기 위해 호화 요트 등 값비싼 자산을 두바이에 두고 있다. 앞서 3월 영국 정부는 러시아의 대표 에너지 재벌 겸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구단 ‘첼시’를 소유했던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영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지난달 미국 법원 역시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4억 달러 상당의 전용기 두 대를 압수하겠다는 영장을 발부했다. 이런 일을 당할 가능성이 낮은 두바이를 일종의 재산 도피처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다. 포브스 기준 재산이 306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하며 미국과 유럽의 제재 대상에 오른 광산재벌 블라디미르 포타닌(61)은 3억 달러(약 3900억 원)짜리 호화 요트 ‘너바나’를 보유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배는 지난달부터 조세회피처 케이맨제도의 깃발을 달고 두바이에 정박하고 있다. 러시아 철강재벌 겸 하원의원이며 역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안드레이 스코치(56)의 요트 ‘마담 구’ 또한 3월부터 두바이에 머물고 있다. 1억2000만 달러로 6개의 스위트룸, 엘리베이터, 헬기 착륙장 등을 갖췄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제재로 미 달러가 부족해지자 자국민이 출국할 때 1만 달러(약 1300만 원) 이상을 반출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일부 부호들은 두바이에 있는 대리인에게 가상화폐로 돈을 보내고, 이 대리인이 이를 현금으로 바꿔 두바이에 도착한 부호에게 건네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식의 교환이 성행하자 6월 UAE를 찾은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차관은 “UAE로 흘러드는 러시아 자금 흐름을 면밀히 감시해 달라”며 UAE 정부를 압박했다. 주요국 정부처럼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올리가르히의 자산 또한 동결하라는 의미다. UAE, 서방-러 사이 줄타기현재로선 UAE가 미국의 이런 요구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일종의 완충 지대 노릇을 하며 경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속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UAE는 여전히 러시아인이 바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거나 자국으로 몰려드는 올리가르히의 재산을 동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금리인상 등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높지만 앞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UAE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해 10월(3.0%)보다 1.2%포인트 올린 4.2%로 제시했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것과 대조적이다. UAE 정부는 올해 5.4% 성장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AE는 6일 “1년 안에 300개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2030년까지 GDP 규모를 현재의 약 두 배인 8160억 달러(약 1058조 원)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빈 아흐마드 알제유디 통상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기업들에게 세계에서 UAE가 거주, 사업, 투자를 위해 가장 좋은 곳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시민은 “서민들은 ‘러시아 머니’로 인한 경기 호황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채소과 과일의 20%만 자국에서 생산할 정도로 식량 자급률이 낮은 UAE는 각각 주요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격화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위주의 물가 상승)’ 후폭풍을 톡톡히 겪고 있다. 한 시민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식료품 가격이 최소 20, 30%씩 올랐다. 경제가 호황이라는데 내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했다.―두바이에서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hsh0330@donga.com}

“당신 중국에서 왔느냐?” 15일(현지 시간) 스리랑카 최대 도시 콜롬보의 대통령궁에서 한 시민이 대뜸 기자에게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굳은 표정을 풀며 “한국이면 괜찮다. 중국은 우리 것을 도둑질했다”고 비난했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5월 국가부도 선언, 이달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해외 도피에 이어 16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가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스리랑카 곳곳에서 반중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프라 투자를 통한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무리하게 참여했다 실익도 얻지 못한 채 중국에 대한 부채가 급증한 것이 부도로 이어진 주요 원인이라고 보는 스리랑카인이 많기 때문이다. ○ 대통령궁 옆 일대일로 부지는 황무지 대통령궁에서 도로를 하나 건너면 바로 나오는 269만 m²(약 81만 평)의 부지에 위치한 ‘콜롬보 포트시티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일대일로 사업으로 꼽힌다. 고타바야 전 대통령의 친형 마힌다 전 대통령은 2014년 집권 당시 이곳에 신도시를 지어 ‘남아시아의 두바이’로 만들겠다며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다. 17일 찾은 이곳은 사업 8년이 흘렀지만 부지 대부분이 황무지였다. 부지 정문에 도착한 기자에게 보안요원은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며 출입을 막았다. 부지 안쪽에 경찰 수십 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계자도 있었다. 이 사업의 개발 주체는 중국항만엔지니어링(CHEC). 일대일로를 주도하는 중국의 대형 인프라기업 중국교통건설(CCCC)의 자회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함반토타항, 마탈라 라자팍사 국제공항, 남부고속도로 등은 라자팍사 가문의 근거지인 함반토타에 건설됐다. 대부분 마힌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시작됐다. 하지만 면적이 미국의 주(州)에 해당하는 함반토타지구의 인구는 2200만 스리랑카 인구의 2.7%(60만 명)에 불과해 이 정도의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대일로 참여를 주도한 라자팍사 일가가 중국과 불공정 계약을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가문의 근거지인 남부 함반토타 일대에 항만, 철도, 공항 등을 짓기 위해 고금리로 중국 돈을 빌리는 바람에 중국에 갚아야 할 돈이 산더미처럼 늘었다는 것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국가 부채는 510억 달러(약 67조 원)다. 이 중 10%가 중국에 진 빚이다. 미국의소리(VOA) 등은 이 수치가 2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민들 “中과 맺은 계약 너무 불공평해” “우리 정부가 중국과 맺은 계약이 너무나 불공평합니다.” 기자와 만난 콜롬보 시민 에드워드 씨(45)는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 인프라 계약이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콜롬보 포트시티가 완성되면 신도시 내 43%의 부지에 대한 운영권을 99년 동안 갖기로 했다. 함반토타항 건설 때 중국에 진 빚을 갚지 못해 이 항구의 운영권은 이미 2017년부터 99년간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마힌다 전 대통령이 2015년 3선에 도전했을 때 중국이 그에게 760만 달러(약 100억 원)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20일 대선에 출마한 위크레메싱헤 총리도 친중 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콜롬보=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해외로 도망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도둑놈이에요.” 15일(현지 시간) 스리랑카 최대 도시 콜롬보의 대통령궁 인근에서 만난 택시 운전사 비지타난다 씨(47)는 “현재 스리랑카에는 기름도, 옷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5월 국가부도 이후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난에 반정부 시위대가 9일 대통령궁을 점거하자 13일 몰디브를 거쳐 싱가포르로 달아났다. 15일 이메일로 의회에 사임계를 보냈다. 대통령궁을 노려보는 비지타난다 씨의 표정에 집권세력에 대한 분노가 드러났다. 집권당이 대통령 권한대행인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를 20일 치르는 대선 후보로 지명하자 시민들의 분노는 다시 커지고 있다.“경제난 책임 現총리, 대선 출마 안돼”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 다시 분노 ‘국가부도’ 스리랑카 르포 해외 도피 대통령, 실정 인정 않고 총리까지 민심 거슬러 대통령될땐대규모 반정부 시위 다시 점화될듯“회사에 기름없어 아무도 일 못해” 달러 벌수 있는 관광업 고사 상태투잡 경찰관 “한국 가게 도와달라”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부패에 가담했어요. 그는 ‘또 다른 라자팍사’일 뿐입니다.” 17일(현지 시간) 기자와 만난 콜롬보 시민 다니카 씨(25)는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20일 대선에서 여당 후보로 나선다는 소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반정부 시위대는 대통령궁 점거를 푼 상태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이메일로 의회에 사임계를 낸 15일 밤 일부 시위대는 대통령궁에서 대통령 축출을 기념하듯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췄다. 프랑스 주재 스리랑카대사관 측은 “프랑스 혁명이 스리랑카에서 다시 이뤄졌다”고 했다. 하지만 경제난에 함께 책임이 있는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다시 들끓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기 전 대통령궁을 점거했을 뿐 아니라 총리 관저도 불태웠다.○ “우리가 끌어내리기 전에 총리도 물러나야” 현지에선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의회에서 치르는 간접선거에서 민심을 거슬러 대통령에 오르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대통령궁 앞의 시위대 일부는 ‘라닐, 고 홈(Ranil, Go Home·라닐은 집으로 가라)’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매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시민은 “우리가 라닐을 끌어내리기 전에 그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고타, 고 홈’이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등 15년 동안 스리랑카를 지배한 라자팍사 가문에 대한 스리랑카 국민들의 분노가 드러난 것이다. 대통령궁 인근 곳곳에는 라자팍사 가문 사람을 비판하며 그들의 얼굴을 붙여 놓은 현수막이 있었다. 부패와 실정(失政)으로 글로벌 복합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가부도까지 맞았지만 나라를 버린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잘못을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 그는 사임계를 제출하면서 “스리랑카의 금융 위기는 취임 수년 전부터 누적된 경제 실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6일 반정부 시위대 천막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우리가 시위를 멈추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스리랑카를 망쳐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위 멈추면 권력자들이 나라 망칠 것”“지금 회사 전체에 기름이 전혀 없어 아무도 일할 수가 없습니다. 차량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가이드 10명 규모의 관광회사에서 일하는 사시카 씨(43)는 “지난달만 해도 기름을 어렵게나마 구할 수 있어 영업을 했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해외로 달아났지만 스리랑카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경제난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극심한 석유 부족으로 스리랑카가 자체적으로 달러를 벌 수 있는 관광업은 고사 상태다. 스리랑카 당국에 따르면 5월 국가부도 전인 3월 10만6500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6월 30.8% 수준인 3만2856명으로 급감했다. 이날 콜롬보 도심에서 만난 택시 기사 프리마틸라카(가명·52) 씨는 국가부도 전의 2배 요금을 요구했다. 그는 “암시장에서 1L에 450루피 하던 기름이 1500루피(약 5500원)까지 뛰어서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해했다. 택시 기사로 ‘투잡’을 뛰는 그는 원래 직업 경찰관이라고 했다. 경찰 신분증을 보여준 그는 “최근엔 일을 두 개 해도 먹고살 수가 없다. 혹시 한국에 일자리가 없느냐. 한국으로 갈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스리랑카 최대 도시 중심가 도로에는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날 찾은 콜롬보 도심의 마트에는 일부 매대가 텅텅 비어 있었다. 마트 직원은 “휴지, 보디워시 같은 제품은 없어진 지 몇 달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경제난을 견디지 못해 배를 타고 스리랑카를 탈출한 71세 여성은 인도 해안가에서 탈수 증세를 보이다 끝내 숨졌다. 콜롬보=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잦은 말실수로 종종 구설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언급하다 또 실수했다. 80세 고령인 그의 직무수행 능력을 둘러싼 논란 또한 고조되고 있다.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첫날인 1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찾아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던 중 ‘공포(horror)’를 ‘영광(honor)’으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과정을 밟고 있는 스웨덴을 스위스로 불렀고 5월 한국 방문 때는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지칭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참여 국가를 거론할 때 친러 국가인 북한도 포함시켰다. 그는 순방 직전 이스라엘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집권 후 줄곧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서이며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16일까지 중동에 머무르는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팔레스타인 등도 방문하기로 했다. 특히 15일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원유 증산을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 급등 여파 등으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순방 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각각 하루 50만 배럴, 75만 배럴씩 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잦은 말실수로 종종 구설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서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언급하다 또 실수했다. 80세 고령인 그의 직무수행 능력을 둘러싼 논란 또한 고조되고 있다.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첫날인 1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찾아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던 중 ‘공포(horror)’를 ‘영광(honor)’으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과정을 밟고 있는 스웨덴을 스위스로 불렀고 5월 한국 방문 때는 윤석열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지칭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참여 국가를 거론할 때 친러 국가인 북한도 포함시켰다. 그는 순방 직전 이스라엘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집권 후 줄곧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서이며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16일까지 중동에 머무르는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팔레스타인 등도 방문하기로 했다. 특히 15일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원유 증산을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 급등 여파 등으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41년 최고치인 9.1%를 기록하면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순방 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각각 하루 50만 배럴, 75만 배럴씩 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세계에서 올해 첫 국가 부도를 맞은 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73)이 반정부 시위를 피해 13일 이웃나라 몰디브로 도피했다. 9일 사임 의사를 밝힌 지 나흘 만에 나라를 버린 것.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궁까지 진입할 정도로 그와 라자팍사 일가의 부패 및 무능에 대한 국민 불만이 극에 달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고타바야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고타, 고 홈(Gota, Go Home)’을 외쳤다. 남부 함반토타 불교도 싱할라족 유력 가문인 라자팍사 일가는 2004년부터 2016∼2018년을 제외하고 총 15년간 스리랑카를 좌우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형 마힌다(77)는 2005∼2015년 재선 대통령을 지내며 고타바야를 국방장관, 형 차말(80)을 관개부 장관에 앉혔다. 형의 뒤를 이어 2019년 대통령이 된 고타바야는 형 마힌다를 총리, 동생 바실(71)을 재무장관으로 기용했다. 4형제가 대통령, 총리, 장관 등을 주고받으며 부도를 촉발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두바이행 실패 후 하루 만에 몰디브로AFP통신 등에 따르면 고타바야 대통령은 13일 군용기에 부인, 경호원 등을 태운 채 몰디브 수도 말레에 도착했다. 그는 이틀 전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려다 최대 도시 콜롬보의 공항 출입국관리소 직원 및 시민들이 저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몰디브를 경유해 최종 목적지인 제3국에서 대통령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7년간 미국에 거주했던 고타바야 대통령이 최종 기착지로 미국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들 마노즈(40)가 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기도 하다. 국책 사업 허가 때마다 최소 10%의 이권을 챙겨 ‘미스터 10%’란 별명이 붙은 바실 전 재무장관 역시 스리랑카를 떠나 미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고타바야 대통령의 비자 신청을 거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대통령궁을 점령한 시위대는 내부의 호화 수영장 등을 발견하고 그의 사치 행각에 분노했다. 시위 참가자 알라와 라라지 피야세나 씨(67)는 AP통신에 “국가 부도 후 우리 가족은 먹을 게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 지도자는 이렇게 사치스러운 삶을 즐기고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020년 기준 스리랑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815달러(약 500만 원)에 불과하다. 스리랑카 정국 혼란도 가속화하고 있다. 고타바야와 동반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던 야권 출신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는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크레메싱헤 총리는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들 “공개 감옥에 가둬야” 분노고타바야 대통령은 국방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1983년부터 26년간 계속됐던 힌두교도 타밀족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싱할라족과 불교도의 수호자’ 이미지를 굳혔다.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 스리랑카에서 2200만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싱할라족은 타밀족, 말레이계 이슬람, 기독교도 등 소수파를 잔혹하게 탄압했다. 그는 싱할라족의 지지를 바탕으로 2019년 권좌에 올랐지만 과도한 감세 정책을 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주력 산업인 관광업까지 붕괴하자 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최초로 부도를 맞았다. 일대일로에 참여하면서 지게 된 중국에 대한 부채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도 직전 세계 최초로 전면 유기농 농법을 시도하겠다며 화학 비료 수입을 아예 금지한 것도 고질적인 식량난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위대 니말 씨는 BBC에 “라자팍사 일가를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개 감옥에 모두 가둬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조만간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는 등의 전화 통화를 했다고 11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과정서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 지원 철회 등 실익을 거둔 튀르키예가 러시아에까지 자국의 이익을 관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은 선박이나 비행기가 흑해를 통과할 때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 등 주로 우크라이나 주변의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아울러 타스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상통로를 설치하라는 유엔의 지침을 따르라”고도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는 튀르키예 입장에선 우크라이나의 밀 등 곡물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튀르키예의 수입 밀 가운데 러시아산은 70%, 우크라이나산은 15%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은 전쟁 발발 전보다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국가부도 사태가 벌어진 스리랑카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73)이 9일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5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임명된 야권 출신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73) 역시 동반 사퇴해 스리랑카 정국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며 “시민들에게 법을 존중하고, 평화를 유지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당 대표들은 합의를 통해 아베이와르데나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한편 임시 거국정부를 만들어 차기 선거 일정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아베이와르데나 의장의 이 같은 성명은 수천 명의 시위대가 최대 도시 콜롬보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을 습격한 뒤 나왔다.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머물며 시위를 이어온 시위대가 집무실을 습격한 후 각 정당에선 대통령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시위대의 습격 당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위크레메싱헤 총리의 사저도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야권 출신인 위크레메싱헤 총리는 전임인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77)가 5월 시위대 습격으로 국회의원 9명이 숨지는 사건 등으로 사임한 뒤 임명됐다. 이후 시위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경제난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민들의 분노는 재점화됐다. 지난달 스리랑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54.6%를 기록할 정도로 연일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위크레메싱헤 총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몇 달 뒤엔 물가상승률이 70%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5월 19일 공식적인 국가부도를 선언한 상태다. 대통령과 총리 동반 사퇴에 따른 국정 공백으로 인해 스리랑카가 국제통화기금(IMF)과 벌이고 있는 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더십 실종 상태에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차관 도입이 늦어져 이미 최악의 상황인 스리랑카 경제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으로 장기간 스리랑카를 지배해 온 라자팍사 가문의 시대도 저물게 됐다. 2004년 총리에 오른 마힌다 라자팍사는 이듬해 대통령직까지 거머쥔 뒤 2015년까지 재임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09년 27년 동안 이어져온 타밀 반군과의 내전을 종식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3선에 실패했고, 2019년 선거에서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대통령이 되고 본인은 총리로 취임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올 5월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에서 취재 도중 총에 맞아 숨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아부 아클레 알자지라 기자(55) 사건이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 미 국무부가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고의는 아니었다. (하지만) 총알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분명하게 결론내리기 어렵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클레 기자의 죽음이 의도적이라고 볼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서 “전문가 검사 결과 (아클레 기자를 맞힌) 탄환이 심하게 손상돼 (탄도를 조사하기 힘들어) 출처를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는 이스라엘방위군(IDF)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파벌의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검찰은 “총탄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미국의 결론은 부정확하다”며 “아클레 기자가 의도적으로 표적이 됐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아클레 기자 사망 원인을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클레 기자는 5월 11일 요르단강 서안 북부 난민촌에서 취재하다 어디선가 날아온 총에 맞아 숨졌다. 그의 곁에 있던 동료들은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교전 상황에서 유탄에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은 아클레 기자 몸에 박힌 탄환을 미국에 보내 조사를 의뢰했다. 미국의 조사 결과가 13일부터 시작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 직전에 나온 것은 공교롭다는 지적도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에 분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을 사전에 일단락지어 순조로운 중동 순방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라는 얘기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유가 급등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 경제 부담이 커졌지만 “얼마가 걸리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 일각의 ‘조기 휴전론’을 일축한 것. 러시아는 냉전시대 ‘철의 장막’까지 언급하며 신(新)냉전을 공식화하고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폐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모든 동맹은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러시아에 패배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내로 8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 새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최첨단 방공 시스템과 레이더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CNN은 이날 미 국방부가 800개 방위산업체에서 1300건 제안을 받아 방공, 해안 방어, 대(對)전차, 드론 같은 신무기를 개발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를 얼마나 더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이기고,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으로) 진출하지 못할 때까지”라고 말했다. 물가 폭등 같은 경제 부담이 길어지더라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7월 중순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 관련해서는 사우디뿐만 아니라 걸프만(灣) 국가 모두가 원유 생산을 늘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나토가 핀란드 스웨덴 가입을 승인하고 동유럽 군사력 증강을 밝힌 가운데 러시아는 잇따라 유럽을 위협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벨라루스를 방문해 “철의 장막이 이미 드리워졌다”며 “러시아는 이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신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고 (특수군사) 작전 종료를 위한 최종 시한도 설정할 필요가 없다. 이게 인생이고 진짜(니까)”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은 서방의 결심이 흔들리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달 1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아파트와 리조트를 미사일 공격해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 횟수가 최근 2주간 그전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다 나토 정상회의 직전인 지난달 28일 지지로 돌아선 튀르키예(터키)가 실리를 톡톡히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해주는 대가로 숙원사업이던 미국 F-16 전투기 도입이 가시화됐다. 자국 내 분리독립 세력인 쿠르드족 문제와 관련해서도 스웨덴과 핀란드의 협조 약속을 받아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두 나라와 나토 가입 협상을 마친 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입장을 냈다고 이날 AFP통신이 전했다.○ 튀르키예, 美 전투기 도입 가시화튀르키예가 스웨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며 내세운 명분은 두 나라가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나토 규정상 신규 가입은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해 튀르키예가 반대를 고수하면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스웨덴 핀란드는 자국 내에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시리아 연계 세력 등을 단속하고 튀르키예에 범죄인을 인도하는 관련 절차도 밟기로 튀르키예와 합의했다. 또 튀르키예가 2019년 시리아 내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 군사 공격을 한 것에 책임을 물어 부과했던 무기수출 금지도 해제하기로 했다. 나토 가입 비토권을 지렛대 삼아 협조 약속을 끌어낸 튀르키예는 지난달 29일 두 나라에 PKK 등 반체제 인사 31명에 대한 송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인권단체들은 “튀르키예가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할 길이 열렸다”며 나토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튀르키예가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도입과 관련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끌어낸 것이 더 큰 수확이라는 시각도 많다. 튀르키예는 2019년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미사일을 들여온 뒤 미국산 전투기 수입이 금지돼 전투무기 현대화에 차질을 빚어왔다. 하지만 이번 나토 가입 합의 직후인 이날 설레스트 월랜더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미국의 F-16 수출로 인한) 튀르키예의 방어 능력 강화는 나토 방위 역량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반응을 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나토 정상회의 중 따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하고 감사를 표했다.○ “튀르키예는 나토의 와일드카드”나토 출범 3년 만인 1952년 가입한 튀르키예는 2014년 권위주의 정권인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전까지는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고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미국 및 유럽과 갈등을 빚었다. 이번에는 나토와 러시아 간 신냉전을 이용해 몸값을 최대한 높였다. 리치 아우천 전 미 국무부 고문은 “튀르키예인들은 국익을 충족할 때까지 대세에 따르기를 거부해 나토의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면서도 “(나토와 튀르키예는) 상호 이익이 되는 정치·안보적 관계”라고 CNN방송에 말했다. 나토의 애를 태우던 튀르키예가 막판 러시아에 한 방 먹인 셈이 되자 미 CNN은 “튀르키예는 나토의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나토 합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국 내 정치적 입지 강화에 활용할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0% 이상으로 치솟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상승률 등 경제난으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오랫동안 중립을 지켜온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29, 30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식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9일 트위터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며 “이는 역사적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달 두 나라가 가입 의사를 밝힌 뒤 가입에 반대했던 나토 회원국 튀르키예(터키)는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28일 반대 의사를 전격 철회하고 찬성으로 돌아섰다. 다만 러시아는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 연안의 자국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유럽 안보지형 격변에 따른 ‘신(新)핵냉전’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마드리드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3국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스웨덴은 1814년부터 208년간, 러시아와 약 1100km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1948년 이후 74년간 군사 비동맹 및 중립주의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나토 가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이 최종 확정되면 발트해는 ‘나토의 내해(內海)’가 된다. 러시아를 제외한 발트해 연안 모든 국가가 나토 회원국이 돼 러시아를 포위한다는 의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나토의 동진이 위협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풍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이 확정되면 러시아는 이미 공언한 대로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 추가 배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발트해 연안 국가인 리투아니아는 최근 자국 영토를 지나는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행 화물열차의 운송을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무기 반입이 가로막히면 양측의 군사 충돌이 발발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발트해를 비롯한 세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 터키 → 튀르키예 표기 변경 국호를 ‘튀르키예’로 바꿔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청을 유엔이 승인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도 공식 표기를 ‘튀르키예’로 변경했습니다. 본보는 30일자부터 ‘튀르키예’로 표기합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