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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은 치료 후에도 부작용과 합병증을 겪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일보가 전하는 몸과 마음의 건강 ‘헬스동아’가 여성암과 싸우는 여성암 명의들을 직접 인터뷰해 최고의 명의를 선정했다. 자궁경부암 명의 1위로 선정된 교수는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9)다. 최 교수는 실험실을 자주 찾는 의사로 유명하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또한 병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모두 성실하다. 최 교수를 만나 국내 자궁경부암 현황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환자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젊은 환자는 증가 추세다. 이유가 있나.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먼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다. 우리나라가 점점 첫 성관계를 하는 연령이 어려지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접촉이 좀 더 이른 나이에 시작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조기검진과 정기검진으로 초기 경부암 환자들을 일찍 발견하는 것도 젊은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본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어떤 바이러스인가. “사마귀를 만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보통은 피부나 점막을 통해서 감염이 되고 상피세포 내에서만 주로 감염이 이뤄지는 바이러스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100종 이상이 알려져 있다. 그중 40여 종 정도가 생식기 점막에서 감염되고 일부가 고위험 바이러스로 분류가 돼 있는데 자궁경부나 질, 외음부 쪽에서 암을 일으킨다.” ―자궁경부암에 취약한 여성이 있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여성이 자궁경부암에도 취약한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는 바이러스에 노출이 됐어도 감염이 되지 않거나, 감염되더라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염된다면 암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예를 들어 성관계 대상이 많은 경우라면 아무래도 바이러스 노출 확률이 높고, 감염될 가능성도 크다. 또 젊은 여성에서 자궁경부는 약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접촉은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임신을 비롯한 여러 가지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도 일반인에 비해 좀 더 취약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 ―남성도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나. “남성도 당연히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수가 있다. 남성 성기에서도 유두종이나 암이 발생한다.” ―자궁경부암 초기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자궁경부에 작은 덩어리가 생기게 되는데 그 덩어리는 아주 약한 조직이다. 그래서 조금만 자극해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성관계 후에 접촉성 질 출혈이 경부암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근종이 암으로 이어지기도 하나. “아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에서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자궁경부의 상피에서 생기는 경부암과는 전혀 다른 종류다. 따라서 자궁근종이 암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자궁내막증은 조직이 자궁내막을 벗어나서 골반 장기에 위치하는 질환이다. 자궁경부암과는 상관이 없다.” ―자궁경부암 치료에서 최신 수술법이나 치료법도 궁금하다.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수술을 한다. 광범위한 자궁 적출술과 임파선 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을 하면 자궁을 적출하기 때문에 임신을 할 수가 없다. 또 골반장기의 신경 손상과 림프절 절제술로 인해서 림프 부종이 발생할 수가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최근에는 젊은 여성 환자에게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한 수술을 한다. 자궁경부만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자궁의 윗부분을 살리는 방법이다. 골반 장기로 가는 신경을 보존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절제할 수 있는 신경보존술과 감시림프절로 임파선 전이를 확인하면서 인부 부종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 ―암은 치료 후에도 전이나 재발이 걱정인데…. “수술을 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 초기 환자라도 10∼20% 정도는 재발을 경험한다. 방사선, 항암 병합요법을 한 환자는 30∼50% 정도에서 재발률을 경험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 “20대 초반의 환자였다.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을 하기에는 암의 크기가 컸다. 조금은 무리해서 경부만 광범위 절제술로 제거하고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했는데 다행히도 재발없이 완치가 돼서 후에 출산까지 무사히 마쳤다. 또 자궁경부암 환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열네 살 환자가 있었다.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던 환자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와 상관없는 자궁경부암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법은.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주사가 있다. 따라서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검진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에 감염을 일으키고 나서 실제로 암이 발생할 때까지는 짧게는 5년, 길게는 십수 년이 걸린다. 그 사이 조기검진을 한다면 암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는 20세 이상 성관계를 한 여성에게 1년마다 경부암 세포검사를 권고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노인 중에서 허리를 굽힌 채 펴지 못하는 일명 ‘꼬부랑 허리’를 볼 수 있다. 고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운동 부족이나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SNU서울병원 척추전담팀의 최인재 원장과 장승진 원장의 도움으로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척추관협착증은 왜 생기나.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진 경우가 많다.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지내다 보면 허리 근육, 관절 등이 약해진다. 우리 몸은 이를 버티기 위해서 뼈와 황색인대를 두껍게 만드는데 이렇게 척추관 주변의 구조물들이 점차 비대해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증상은 어떠한가.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유사하다.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관절의 퇴화와 척추 근육의 약화가 동반된다. 협착이 심해지면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나타나고 보행거리가 점차 짧아진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허리를 굽힐 때 신경이 지나는 신경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허리를 굽히는 자세가 편해지면서 점점 꼬부랑 허리가 된다. 이 같은 증상은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천천히 진행되지만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신경질환의 특징은 증상이 완화됐다가 악화됐다가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비수술적인 치료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 등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정확히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신경성형술은 지름 1mm의 주삿 바늘 같은 얇은 카테터 기구를 꼬리뼈로 삽입해 염증을 씻어주고, 가라앉히는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이런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나. 정해진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척추관이 좁아졌다고 반드시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체중, 자세, 활동 등에 따라 환자마다 느끼는 증상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경우 단방향 척추내시경이나 양방향 척추내시경으로 길을 넓혀주면 빠르게 호전할 수 있다. 좁아진 통로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의 특성상 통로만 넓게 만들어줘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내시경 치료는 작은 구멍을 내어 좁아진 척추관의 신경과 미세한 혈관까지 정밀하게 보면서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 제거한다. 최소 절개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이 부담스러운 고령의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도 있나.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통증을 줄이고 허리를 탄탄하게 잡아주는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질환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통상 병원을 찾는 환자의 15% 정도는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다. 수술은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따르고 2∼3개월 동안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다. 하지 마비 증상이 있거나, 대소변 기능 장애가 나타났다면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생각할 수 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다리에 힘이 빠져 들어올리지 못하는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황색인대를 잘라내고 두꺼워진 뼈를 제거해 척추간 공간을 확보하는 치료다. 척추 나사못 고정술은 불안정하고 변형이 생긴 척추 뼈마디를 나사못으로 고정해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뼈, 디스크 등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구조물을 삽입한 후 나사못으로 척추를 고정한다. 척추분절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고 수술 후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척추관협착증 예방법은 무엇인가. 척추는 여러 관절로 이뤄진 기관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의 약화와 관절염을 동반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완치 개념이 없는 질환이므로 치료 후에도 관리가 필수적이다. 평상시 적절한 운동, 올바른 자세 유지와 체중조절 등으로 척추 관절의 퇴행 속도를 늦춰야 한다. 하지만 과도한 근력 운동은 추간판과 척추 관절의 손상이 빨리 발생할 수 있어 나이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랜 시간 허리를 숙이는 자세와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 손상이 반복되면 협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손으로 등을 받치고 천장을 보면서 C자 허리를 만드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두 번째는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4.8명으로 2009년 6.4명에서 10년간 1.6명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약 6만 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고 2019년에는 898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본보 기자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보는 대학병원 교수 또는 개원의로 진료 중인 부인암 명의 28여 명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이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가 누구냐고 직접 물었다. 5명 이상씩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35명의 명의가 이름을 올렸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위 4명의 명의를 소개한다.부인암 연구의 선구자들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교수는 3명이다.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9)와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62),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45)다. 최 교수는 실험실을 자주 찾는 의사로 유명하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병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역할까지 모두 성실하게 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병기 교수는 자궁경부암을 포함해 부인암 연구와 치료에 있어 선구자 중 하나로 꼽힌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280여 편의 부인암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 논문만 119편에 달한다. 김희승 교수는 난치성 자궁경부암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인암의 원인과 기전을 연구하고 기존의 치료법보다 더 좋은 방법을 실제 임상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임명철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48)는 신경보존광범위 자궁절제수술로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골반의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재발률을 최소화하고 림프 부종 예방에 노력한다. 공동 3위는 박상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69),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41),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1),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53)다. 박 교수는 방사선 치료 후 국소 부위에 재발하는 자궁경부암 수술 치료의 대가다. 이정윤 교수는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3∼4기 진행성, 재발성 부인암 환자의 치료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교수를 찾은 환자 중 80% 이상은 다른 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의뢰를 받거나 전원 온 경우다. 이정원 교수는 가임기 여성들의 임신능력보존을 위해 복강경 림프절 절제술과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대연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으로 센터를 이끌고 있다. 부인암 환자들의 가임력 보존 치료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부인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그 다음 추천이 많았던 교수는 5명이다.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8),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47),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6), 이성종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0), 김태중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0)다. 허수영 교수는 대한암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대한의학회 등 다수의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박정열 교수는 환자의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는 복강경과 로봇 수술로 부인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영 교수는 2013년 종양의유전 정보를 이용해 자궁경부암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학계 주목을 받았다. 이성종 교수는 현재 부인암과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중 교수는 산부인과 싱글포트 수술 발전을 이끈 인물로 손꼽힌다. 2015년에는 김 교수의 싱글포트 로봇수술 연구결과가 미국 산부인과 복강경학회(AAGL) 공식저널에 비디오논문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자궁경부암 명의 프로필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9) 2002년 올해의 전공의상을 시작으로 대한산부인과학회 젊은 과학자상, 대만산부인과학회 젊은 의학자상을 받은 의사이자 병을 연구하는 학자다.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45) 부인암 클리닉을 통해 해외의 다기관 공동 임상시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62) 자궁경부암의 수술법의 변화를 이끌었다. 2009년 당시 표준 치료였던 수술 칼을 이용한 자궁경부암 수술을 전기와 냉응고법을 병합한 원추절제술로 발전시켜 98.8%의 완치율을 보고한 바 있다. 임명철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48) 골반의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재발률을 최소화하고 림프 부종 예방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자궁경부암 진료 권고안 제정에 기여한 바 있다. 박상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교수(69) 골반곽청술과 측확장내골반절제술(LEER)을 국내에 도입해 최다 수술을 집도한 교수다. 부인암 진료 권고안 제정에 기여하고 201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41) 이 교수의 부인암 수술은 공격적이면서도 합병증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도 많은 의료진이 찾아와 이 교수에게 연수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1)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과장이자 부인암센터장. 부인암센터는 매년 250명 내외의 자궁경부암 신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53)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으로 센터를 이끌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상피내종양 치료에서 임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8) 미국 국립 로즈웰 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후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을 맡고 있다.2020년 치료백신과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자궁경부암치료 다기관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47) 젊은 부인암 환자들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부인암 환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5년 생존율이 95.2% 라는사실을 처음 규명하기도 했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46) 2013년 종양 유전 정보를 이용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재발성 자궁경부암 치료에 면역 치료제 효능을 연구 중이다. 또한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관련없는 자궁경부암의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성종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50) 독일 라이프치히 의대에서 종양수술 단기연수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에서 종양 면역치료 연수를 했다. 현재 부인암과 HPV 감염 질환의 진료와 연구를 수행 중이다. 김태중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50) 산부인과 싱글포트 수술의 발전을 이끈 인물. 아시아태평양 산부인과 내시경최소침습학회 수상 경력이 있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초청으로 ‘복강경 수술 쉽게 따라하기’를 주제로 강연 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급성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의 주된 원인이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심장 괴사가 일어난다.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혈관이 막힌 후에야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마저도 소화불량과 혼동하기 쉽다. 다행히 심근경색증은 응급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로 사망률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심근경색증 환자 20명 중 1명은 퇴원 후 1년 이내에 사망하고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 10명 중 4명은 성공적인 관동맥 중재술 후에도 5∼6년간에 걸쳐서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첫 수술 후 6개월 안에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 급성 관동맥 증후군의 초기 사망률은 약 20%인 반면 재발할 경우 사망률은 50%로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심근경색증을 한 번이라도 겪은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검사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증 재발 방지의 핵심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것.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 질환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 이에 유럽에서는 한국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근경색증 치료 후 2년 내에 재발한 환자는 추후 재발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40mg/dL 미만으로 권고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보다 엄격한 L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혈관 질환 초고위험군·고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발표에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스타틴 약물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일부 심근경색증 환자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서 스타틴만으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일부는 간과 근육의 약물 부작용으로 적절한 용량을 투여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사용해 볼 수 있는 약물은 에볼로큐맵 등 PCSK9 억제 피하주사제다. 스타틴과 병용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목표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특히 장기 투여에서도 안전하다고 알려졌다. 심근경색증 재발 위험은 퇴원 직후부터 1년간 가장 높기 때문에 이 시기에 LDL 콜레스테롤 검사와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져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알아채기가 어렵다”며 “평소 식습관 개선, 금연,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목표치까지 낮추지는 못하기 때문에 검사와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 방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심혈관 질환 5가지 위험 요인□ 흡연□ 고혈압 140/90mmHg 이상 혹은 항고혈압제 복용 여부□ 40 mg/dL의 낮은 HDL콜레스테롤□ 조기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년 전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은 환자 조 씨(33).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주변에서 ‘걸음걸이가 이상한 것 같다’는 말에 가까운 병원을 찾았을 때 그가 처음으로 받은 진단은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젊은 나이에 척추질환 진단을 받고 덜컥 겁이 난 조 씨는 지인에게 소개를 받아 지역의 또 다른 병원에 방문했다. 진단 결과 허리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영 등의 운동으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점차 심해지는 허리 통증에 분명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가 한방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환경을 문제로 짚으며 부정렬 증후군으로 인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내렸다. 질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치료 계획을 들은 조 씨는 망설임 없이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택했고 4주간의 입원치료를 통해 일상을 되찾게 됐다. 이후로도 정기적으로 통원하며 척추 건강을 관리 중인 그는 “젊더라도 허리 불편감이 이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이유를 찾아야 한다”며 “척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한방치료를 접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60대(24%)와 50대(21.9%)로 장년층의 비율이 절반에 가깝다. 허리디스크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기도 한 만큼 젊은층은 허리 건강을 자부하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수치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있다.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허리디스크 증상의 심각성이다. 디스크(추간판)는 노화와 함께 수분 함량이 줄고 탄력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디스크 퇴행이 진행된 노인의 경우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디스크 내부에 있는 수핵의 탈출 위험이 오히려 적다. 반면 젊은층의 디스크는 수분이 많고 촉촉해 디스크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생기면 수핵이 흘러나오기 쉽다. 이러한 영향으로 30대와 40대의 허리디스크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젊은 나이대에 겪는 허리디스크일수록 질환의 원인이 훨씬 복합적이고 증상의 정도도 중증에 가깝다. 실제로 조 씨는 5분도 앉아있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겪었다고 당시 증상을 회고했다. 그에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 이유는 잘못된 자세에 있었다. 조 씨는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앉는 습관이 있었는데 직장생활로 좌식생활이 길어지며 허리 통증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자 끝에 걸터앉는 등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가 비대칭적으로 발달해 부정렬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척추가 변형돼 주변 신경을 자극하고 디스크 퇴행을 가속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조 씨는 일상생활이 힘들어졌으며 장시간 앉아서 일해야 하는 직장에서도 어려움이 따랐다. 허리 통증을 참을 수 없어 서서 업무를 봐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심리적인 고충도 따랐다. 이때 그에게 좋은 선택지가 됐던 것은 바로 한방통합치료였다. 침습적 치료나 재활 없이 보존적 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대·소변 장애가 동반되는 마미증후군이나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두 곳 이상 압박하는 등 신경의 영구적인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에는 수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는 전체 척추질환의 5% 내외에 불과해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방통합치료는 재발과 부작용의 위험이 적고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허리디스크 치료에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수술 없이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한방통합치료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30여 년간 통증의 원인을 바로잡아 재발의 위험성을 낮추는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약침·침치료,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정립해 척추질환 치료에 표준화된 방법을 활용한다. 한방통합치료는 약해진 근육과 인대, 뼈 등을 강화해 신체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먼저 한방통합치료의 중심이 되는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사용해 척추 주변의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이다. 뒤틀린 척추를 바르게 교정하고 척추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추나요법의 경우 국민 수요가 높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약침·침치료는 염증 제거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자생한방병원에서 척추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신바로 약침’은 2003년 미국 물질 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 성분이 포함돼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보인다. 또한 척추관절 질환을 유발하는 연골파괴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뼈와 연골, 신경의 재생을 돕는다. 여기에 세부 증상 및 환자의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한방통합치료 환자, 10년이 지나도 만족감 95% 넘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의 예후는 어떨까.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발표한 10년 장기추적관찰 연구논문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 효과는 10년에 걸쳐 통증 및 기능 개선 정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방사통의 시각통증척도(VAS)는 한방통합치료 전 심한 통증 수준인 7.42에서 6개월 후 1점대로 낮아졌으며 10년 후까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요통 VAS 또한 치료 전 중등도의 통증인 4.39에서 치료 후 10년간 통증이 거의 없는 1점대로 떨어졌다. VAS는 0∼10점 사이에서 환자가 통증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0∼100점으로 표현돼 점수가 높을수록 요통으로 인한 기능장애가 심함을 나타내는 기능장애지수(ODI)에서도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치료 전 기능장애가 심한 50점에서 한방통합치료 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20∼30점대로 호전됐다. 뛰어난 치료 효과로 인해 한방통합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으며 장기 추적관찰에서도 만족도가 95.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김 병원장은 “자생한방병원의 한방통합치료는 다양한 연구논문을 통해 객관적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라며 “특히 30∼40대 척추질환자의 경우 건강을 과신해 증상을 방치하기 쉽지만 조기에 치료할수록 부작용과 재발 위험이 줄어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올바른 자세와 걷기운동으로 허리 건강 지켜야”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이 말하는 허리디스크 예방과 치료 ―허리디스크를 알아챌 수 있는 전조증상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증상은 요통이다. 일반 근육통과는 달리 문제가 생긴 척추를 중심으로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잠시 쉬면 통증이 완화된 듯 느껴지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일한 부위에 통증이 재발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디스크를 탈출한 수핵이 하반신과 관련된 신경을 압박하면서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 조 씨의 경우 엉덩이가 저린 듯한 느낌에 주먹으로 엉덩이를 두드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또한 허리디스크 전조증상 사례 중 하나다. ―허리디스크 치료에 있어 자생한방병원의 강점은…. 최근 국내 최초로 ACCME(미국평생의학교육인증원)로부터 보수교육 제공기관 정식 인증을 받았다. 미국 의사가 의사면허 유지를 위해 매년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 가운데 자생한방병원 교육 프로그램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미국 외 의료기관 중 세계에서 네 번째며 자생의 비수술적 치료법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생한방병원 한·양방 협진 시스템의 강점도 뛰어나다. 원활한 협진을 통해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MRI) 검진과 한방치료를 한번에 받을 수 있으며 질환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한·양방 협진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그 효과를 인정받아 2006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오셔 연구소에서 척추질환 진료에 적합한 우수 치료 시스템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30∼40대 젊은층에게 허리 건강에 대해 조언한다면…. 경제활동이 활발한 젊은층은 좌식생활로 인해 디스크에 상처를 입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은 척추의 피로도를 높이고 디스크에 과도한 하중을 가해 허리디스크를 유발한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앉아있는 자세다. 30대와 40대는 좌식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2배가량 증가한다. 또한 다리를 꼬고 상체를 앞으로 숙여 앉을 경우에는 3배까지 압력이 커진다. 따라서 평소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앉을 때는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분산되도록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세워 앉아야 한다. ―허리디스크 예방을 위한 방법은…. 하루에 30분 정도씩 2∼3회 꾸준히 걷는 것을 권한다. 걷기 운동은 척추와 디스크 등에 충격을 최소화하며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척추에 적절한 자극을 주고 전신 근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 이상적이며 상체가 숙여지지 않도록 시선을 약 10도 위로 두고 허리를 바르게 세워 걷도록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최근 각 병원의 치료법 트렌드는 ‘환자 맞춤 치료’다. 맞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마다 서로 다른 면역 상태와 질환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간과 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예측 모델과 바이오마커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최종영 교수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연구팀은 간 이식 환자의 혈액을 이용해 간 내 면역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아바타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간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혈액 내 면역세포를 이용해 아바타 마우스 모델을 만들었다. 아바타 모델의 분석 결과와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 결과를 비교해봤더니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간 이식 면역 관용 환자는 아바타 모델에서도 약한 염증반응과 안정된 면역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간 이식 거부반응이 있는 환자는 아바타 모델에서도 심한 염증 반응과 면역 불균형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식 후 환자를 염증이 심한 군과 적은 군으로 나눴는데 이런 차이는 아바타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아바타 모델을 통해 간 이식 환자의 간 내 염증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직검사 없이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아바타 모델을 통해 환자의 면역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하고 환자별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약물투여 실험을 통해 약물 투여 전후와 약물 종류에 따라 아바타 모델의 염증반응 차이도 확인했다. 환자에게 직접 약물투여를 하기 전에 아바타 모델을 통해 치료반응을 예측하고 약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순규 교수는 “간이식 환자들의 면역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은 환자의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간 이식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국내 의료진이 미국 의료진과 협력해 혈액 분석으로 위암 항암제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를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국소 진행성 위암 환자들은 항암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항암제가 환자 모두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 교수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 의료진과 함께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국소 진행성 위암 환자들의 혈액 유전체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항암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서 과발현되는 마이크로RNA(miRNA) 2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국소 진행성 위암 환자들은 대부분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 요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고 나머지 환자에서는 오히려 종양이 더 진행되거나 전신 건강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항암제 독성 때문에 추가 치료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항암제 병용 요법이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일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인섭 교수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에서 전이성·국소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유전적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RNA 염기서열분석을 실시했다. 12명 중 8명은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 요법에 효과가 있었으며 4명은 효과가 없었다. 연구팀은 530여 개의 마이크로RNA 중에서 항암제에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던 환자군에서 과발현된 9개의 마이크로RNA를 찾아냈다. 국내 위암 환자 29명에 대해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29명 중 15명은 항암제 병용 요법에 효과가 나타났으며 14명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이인섭 교수는 “항암제는 독성이 있어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암이 진행되면서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암 환자 치료에 있어 첫 번째 약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이성·국소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사용되던 항암제의 치료 반응 예측 도구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바이오마커 발견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의”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땅에서 나는 천연 인슐린’이라고 알려진 돼지감자. 정말 당뇨병에 좋을까? 돼지감자는 울퉁불퉁한 생김새가 특징이며 ‘뚱딴지’라고도 불린다. 최근 당뇨병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끓여서 차로 마시기도 하고, 당뇨병 환자들은 가루를 내서 밥에 뿌려 먹기도 한다. 김성래 부천성모병원 당뇨병센터 교수(내분비내과)는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에는 작은 오해가 있다”며 “돼지감자에는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데 인슐린과 발음이 비슷해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눌린은 인슐린과 관계없는 수용성 식이섬유다. 식물에 많이 함유된 다당류의 일종이다. 다양한 가공식품들에서 감미료, 식감 변화 등의 용도로 이용된다. 반면 인슐린은 단백질 호르몬이다. 체내 혈당량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인슐린을 분비해 높아진 혈중의 포도당을 낮춘다. 인슐린 호르몬은 당뇨병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 의존 당뇨병(1형 당뇨병)과 인슐린 비의존 당뇨병(2형 당뇨병)이 있다. 1형 당뇨병은 여러 이유에 의해 인슐린 생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호르몬이기 때문에 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주사를 주기적으로 접종해야만 한다. 전 세계의 당뇨병 환자 중 10% 정도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2형 당뇨병은 몸 안에서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인슐린을 수용하는 체계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 90% 정도의 당뇨병 환자가 2형 당뇨병 환자이며 비만과 연관이 있어 주기적인 운동으로 인슐린 반응성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인슐린 주사가 같이 사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인슐린은 당뇨병 발생에 관여하는 ‘단백질 호르몬’이다. 따라서 돼지감자의 이눌린이 ‘식물성 인슐린’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며 “돼지감자도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라고 특별히 해야 하는 식이요법은 없다”며 “간을 세게 하지 않은 조리법으로 골고루 잘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통상 당뇨병 환자는 나트륨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있다. 특히 국, 찌개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고기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육, 스테이크로 조리한 고기는 밥을 먹는 것보다 식후 혈당이 낮다. 하지만 양념된 고기, 지방이 많은 삼겹살, 돈가스 등 튀긴 음식은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채식이 좋다고 야채를 잔뜩 먹어봤자 쌈장이 혈당을 올린다”며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되, 조리법은 나트륨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식도는 20∼25cm의 원통 모양으로 입에서 삼킨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는 통로다. 초기 식도암은 95%까지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암이 뒤늦게 발견될 경우 수술이나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가 쉽지 않고 예후 역시 좋지 않다. 식도암 발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60∼70대에 많이 걸린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는 사람은 식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뜨거운 차나 국물을 즐겨 마시거나, 채소나 과일 섭취 부족, 부식성 식도염 등도 식도암의 위험인자다. 식도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식도 협착이 진행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식도암에 걸리면 식도가 좁아져 식사하기가 불편해진다.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발생하는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처음에는 단단한 음식을 먹을 때만 증상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러운 음식, 물이나 음료수까지 삼키기 힘들어진다. 암이 식도 내강을 막으면 삼켰던 음식물이 다시 입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 이렇게 올라온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만성 기침이나 흡인성 폐렴 등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소, 쉰 목소리, 구토, 토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과 증상을 느꼈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대부분의 장기가 외벽에 장막이 둘러싸인 반면 식도는 장막이 없어 암이 발생하면 비교적 쉽게 식도 외벽을 뚫고 주변 장기와 식도 점막 아래 림프관·혈관을 타고 전이가 된다. 2021년 국가 암 통계에 따르면 원격전이 단계에서 식도암의 5년 생존율은 6.6%로 매우 낮다. 국소 단계에서 발견되더라도 60%의 환자에서만 수술이 가능했다. 또 수술한 환자의 70∼80%는 전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항암치료를 한다. 전이성 식도암의 1차 치료는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큰 단점이 있다.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이성 식도암은 수십 년간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외에 치료 방법이 없었다”며 “이마저도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식도암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며 “우리나라 식도암 환자의 95%를 차지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은 음주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흡연과 음주를 모두 하는 경우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100배 증가하는 만큼 되도록 금연과 절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도암 의심증상 자가 진단1.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목의 통증이 있다.2.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사래가 들리거나 목 중간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다.3. 목구멍에 계속 무엇인가 걸려 있는 기분이다.4. 크기가 큰 음식을 먹을 때 앞가슴이나 등쪽에 통증이 느껴진다.5. 최근 체중 감소가 두드러진다.6. 쉰 목소리가 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남편 윤모 씨(39)에 대한 가스라이팅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은해는 2019년 5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빠뜨려 숨지게 하려 했던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에도 윤 씨는 “은해야, 너가 나 밀었잖아”라고 했으나 이은해가 “내가 오빠를 왜 밀어? 술 취했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자신이 취했다며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한다.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영화 ‘가스등’에서 아내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이 가스등을 어둡게 한 뒤, 아내가 어둡다고 할 때마다 “당신이 잘못 본 거다” “왜 엉뚱한 소릴 하느냐”며 핀잔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적 학대의 한 유형으로 친구·연인·가족 등 친밀한 관계는 물론 학교나 직장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가해자는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스라이팅을 하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정찬승 마음드림 원장은 “가스라이팅 학대 과정은 처음에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점차 상대를 고립시키면서 이뤄진다”며 “피해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가해자 생각에 동조하며 의지하게 되면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은해와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머리채를 잡히는 등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윤 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이은해는 “내가 있잖아, 술 먹으면 제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막 대하거나 막 괴롭히거나 그래” “오빠를 무시하고 막 그래서 그렇게 행동한 게 아니라 그냥 그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씨와 찍은 사진에 이은해는 ‘넌 벗어날 수 없어’란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윤 씨는 사망 5개월 전인 2019년 1월엔 조현수에게 문자를 보내 “은해에게 쓰레기란 말 안 듣고 싶다. 존중 받고 싶다” “무시당하고 막말을 듣는 게 힘들다”고까지 밝혔으나, 결국 이은해의 심리적 조종과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했단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은 나르시시즘(자기애)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자기애적 성격이 강한 사람은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 원장은 “자기애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를 부정하기 위한 방어 행위”라며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지배력을 발휘했을 때 커다란 정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멈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불안에 취약하다”며 “소외되고 버려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불안이 클수록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쉽다”고 말했다. 가스라이팅을 오랜 기간 당하면 우울증을 겪게 된다. 정 원장은 “정서적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만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도 절실”하다고 말했다.가스라이팅 판단법1. 왠지 몰라도 결국 항상 상대방의 방식대로 일이 진행된다.2. 상대에게 “너는 너무 예민해” “이게 네가 무시당하는 이유야” “비난받아도 참아야지” “나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어. 너 혼자 상상한 것이겠지” 등의 말을 들은 적 있다.3.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변명한다.4. 상대방을 만나기 전 잘못한 일이 없는지 자주 변명한다.5. 상대가 윽박지를까 봐 거짓말을 하게 된다.6. 상대를 알기 전보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삶을 즐기지 못하게 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2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는 심장질환이다. 심장질환은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된 원인이다. 혈관의 빠른 수축, 혈전 등으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줄어들어 심장 괴사가 일어난다.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한 이유다. 심근경색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게 자세히 알아봤다. ―심근경색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혀서 심장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심장 근육이 기능을 소실해 심장 마비, 쇼크가 오기도 하고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혈관이 막히는 직접적인 원인은 혈관 안에 노폐물이 쌓이는 동맥경화 때문이다. 혈관이 찢어지거나 터지면서 갑자기 혈전이 달라붙어서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당뇨병, 고지혈증, 혈압, 흡연, 스트레스와 같이 심근경색증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선행 인자나 위험 요소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만큼 조기에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심근경색증 환자 10명 중 3명은 병원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급사한다. 나머지 70% 환자만이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평상시에 멀쩡했다’ 혹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려졌다’고 얘기한다. 분명 선행되는 증상이 있지만 인지하기가 어렵다.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 가장 주요한 증상이고 고령 환자에서는 숨이 가쁜 증상, 식은땀, 어지러움, 구토, 혈압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다양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나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나. “갑자기 흉통이 느껴진다면 환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떻게든 빨리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진다.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진료 지침상에는 흉통이 발생하고 나서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것을 권장한다. 병원을 갈 때는 본인이 운전해서 오기보다는 대중교통이나 구급차를 이용한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쇼크나 심장마비가 와서 의식을 잃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흉통 발생 후 30분 이내에 도착하면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30분 이내에 도착하면 대부분 살릴 수 있다. 후유증도 적다. 빨리 치료한 환자들을 심장 초음파로 추적 검사해 보면 대부분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이전에 심근경색증을 앓았다는 것뿐이지, 치료만 빨리 하면 심장 기능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환자가 흉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심지어 하루 종일 아팠는데 참다가 다음 날 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연세가 많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흉통의 강도가 조금 약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오래 참다가 병원에 오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 심장의 괴사 정도가 심해서 회복이 어렵다.” ―병원에 도착하면 어떤 검사를 진행하는가. “심근경색은 심전도만 찍어 봐도 거의 대부분 알 수 있다. 물론 엑스레이나 혈액 검사, 피 검사 등 보조적인 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그런 검사들은 시간이 좀 걸린다. 반면 심전도는 짧게는 1분 내외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심전도 검사를 가장 먼저 진행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심장 초음파를 하기도 한다.” ―심근경색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스텐트 시술이다. 팔 또는 다리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접근한다.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혈관 벽에 볼펜 스프링같이 생긴 스텐트를 붙여 피가 지나가는 통로를 확보하는 시술이다. 스텐트 시술은 합병증과 시술 후유증이 적은 편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고령층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으며 최신 스텐트는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이 방출되도록 만들어져 재발률을 낮추고 약물 치료 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스텐트 시술 후 주의할 점이 있나. “시술 후에는 스텐트에 이물질이나 혈전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제 계열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 약은 하루도 빠지지 말고 챙겨 먹어야 한다. 일례로 스텐트 시술을 받았던 60대 환자가 이비인후과 수술을 하기 위해 전문의와 상담도 하지 않고 약을 끊었던 경우가 있었다.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를 했는데 갑자기 환자 혈압이 떨어져서 심전도를 확인해보니 스텐트가 막힌 심근경색증 소견이 나타났다. 다행히 바로 조치를 취해 회복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일반적으로 수술을 하면 항응고제 복용을 일주일 정도 중단하는데, 스텐트 시술을 한 환자들은 예외다.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에는 수술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심근경색 예방법도 궁금하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혈압 조절이다. 혈압 조절은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끝으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 심근경색은 재발 시 생존 확률이 점점 낮아진다. 이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환자 스스로가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유방암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그때부터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환자와 의사가 서로 믿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면 결과도 좋아집니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6·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상연구를 하는 유방암 비수술 분야 명의다. 유방암 치료는 수술 분야와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 비수술 분야로 나뉜다. 임 교수는 항암제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본보가 50여 명의 국내 유방암 명의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자 절반이 넘는 의사들이 비수술 분야에서 임 교수를 선택했을 정도로 실력과 인품을 겸비했다. 임 교수를 만나 최신 유방암 항암제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유방암에서 항암제 치료는 언제 하나.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인 1기, 2기 암은 수술이 주된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암, 잠복암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암세포가 많이 퍼진 4기 암은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항암제 치료가 주된 치료법이 된다. 수술 후에 암 전이나 재발이 발생했을 때도 항암제 치료를 한다.” ―유방암도 종류가 있나. “다양한 유방암은 ‘면역조직화학염색’이라는 조직 검사로 구별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 수용체인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용체, 암을 키우는 성장인자인 HER2 수용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유방암 종류가 결정된다. 호르몬 수용체 유방암과 HER2 유방암으로 구분해서 항암제 치료를 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HER2 수용체 세 가지가 모두 없다면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분류한다.” ―최근 다양한 항암제가 출시되고 있다. 효과는 어떤가. “호르몬 수용체 유방암은 내분비 요법과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면 생존 기간을 상당히 연장할 수 있다. HER2 유방암은 20년 전만 해도 항암제만으로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HER2 억제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효과가 좋아졌다. 항암제, 표적치료제를 함께 투여하거나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결합한 새로운 이중 항체, 항암제 복합제를 사용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다. 치료할 수 있는 표적이 없다. 현재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 항암제를 사용한다. 항암제의 경우 초기 반응은 좋지만 지속 기간이 짧다. 그래서 생존 기간도 짧다. 최근에는 이런 환자들에게 면역치료제와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유방암은 뼈 전이가 흔한 암이라는 말이 있다. “유방암 환자 가운데는 체중을 지탱하는 뼈에 전이가 생기기도 한다. 전이로 인해 뼈의 밀도나 강도가 약해지거나 뼈가 녹으면서 골절이 될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약제도 있다. 항암제와 같이 사용하면 골절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방사선 치료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항암제 치료로 뼈 건강이 나빠지기도 하나. “여성호르몬은 뼈의 골밀도를 유지해 주고, 뼈를 건강하게 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이다. 유방암 환자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항암 치료를 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다. 환자 중에는 폐경 후에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오랫동안 복용했거나 난소 기능 억제제와 타목시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복용해 뼈의 밀도가 약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비타민D와 칼슘을 충분히 보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함께 투여한다.” ―유방암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유방암은 오래 치료해야 한다’는 말은 거꾸로 생각해 보면 ‘유방암 환자는 오래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기 유방암에서 사용하는 보조적 항암제는 3∼6개월로 치료 기간이 정해져 있다. 항암제 치료를 하는 동안은 상당히 힘들지만, 치료를 받고 난 뒤에는 재발 걱정이 줄어든다. 그리고 전이성 유방암은 기간을 정해 놓고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게 아니다. 일생 동안 항암제 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을 하면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 긴 시간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서 삶을 잘 유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환자들을 볼 겁니다. 한 분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한원식 교수(52)는 지금까지 1만2000여 명의 유방암 수술을 한 명의다. 수술 건수만 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 본보가 50여 명의 유방암 명의에게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에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자 절반에 가까운 의사들이 한 교수를 선택했을 정도다. 그를 만나 국내 유방암 치료의 현황 및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국내 유방암 환자가 최근 어느 정도 늘어나고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만여 명이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유방암을 제외한 다른 암들은 발생 숫자가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추세다. 유방암은 세계적으로도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한국에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고 하던데. “이제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젊은 사람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외국처럼 유방암 환자 연령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서구적인 생활 습관 때문이다. 예전엔 40대 후반 유방암 환자가 제일 많았다면 10년 뒤에는 아마 60대 환자들이 제일 많을 것 같다. 장년층도 조심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유방암에 걸리면 암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부가 그렇다. 유방암은 아형, 즉 종류가 많다. 호르몬 양성, 삼중음성암 등이 있다. 호르몬 양성암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자라고 예후가 좋지만 젊은 사람들은 호르몬 양성이라도 나쁘다는 특징이 있다. 삼중음성암은 아직도 난치 유방암이며, 나이에 관계없이 예후가 나쁘다.” ―유방암 조직 제거를 위해 흉터 없이 치료하는 ‘맘모톰’을 사용한다는데 안전할까. “맘모톰은 기본적으로 치료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진단 도구다. 조직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이다. 그 사용처를 조금 확대시켜 양성 병변을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양성 병변을 제거한다고 해서 암이 예방되거나 치료되지는 않는다.” ―최근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 트렌드가 있나. “최근 들어 유방암 수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종양을 떼어내는 ‘근치적 절제’를 많이 했다. 즉, 유방과 림프절을 다 없애는 수술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치료 성적이 비슷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유방을 많이 안 자르고 부작용을 줄이는 게 요즘 유방암 수술법이다. 유방의 모양을 잘 살려서 양쪽이 대칭되고 함몰되지 않게 한다. 그런 것을 요즘은 ‘유방성형수술’이라고 한다. 성형외과와 협진도 많이 한다. 미용도 살리고 기능도 살리는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유방 확대술을 받을 때 사용하는 재료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지 않다. 유방확대수술과 유방암 발병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유방확대수술에 쓰이는 보형물 중에 유방암이 아니고 악성 림프종 가능성을 높이는 그런 재질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그런 재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방암 조기 진단법은…. “유방촬영술이 있다. 매년 한 번씩 찍으면 생존율이 더 높아진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입증된 조기진단법이다. 자가진단법은 아직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이 발견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 자가진단을 잘하기 위해선 세 손가락의 손끝으로 가슴을 누르듯이 만진다. 만질 때 유두에서부터 바깥쪽으로 해서 유방 전체를 다 만져봐야 한다. 반대쪽과 다르게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느껴지면 일단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식생활 또는 운동법이 있다면…. “환자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유방암 예방에 좋거나 나쁜 음식의 근거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비만하면 안 된다. 적게 먹고 운동 많이 하고 이런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술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한 한 줄이거나 피하라고 말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날이 따뜻해지면서 활짝 핀 꽃들로 거리가 색색의 옷을 입었다. 봄꽃은 눈을 기쁘게 해주고 향긋한 꽃내음은 코를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잘 덖음(물기가 조금 있는 재료를 냄비나 솥에 넣어 열로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것)한 꽃차는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덖음 꽃차는 맛과 향이 깊고 뛰어나다. 뜨거운 물로 우림을 하면 꽃잎을 활짝 펴서 아름다운 꽃의 자태를 감상하며 마실 수 있다. 봄은 꽃을 채취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차로 마시기 좋은 대표적인 봄꽃은 목련, 매화, 생강꽃 등이다. 목련차는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코 막힘과 축농증, 비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에 좋다. 매화차는 소화를 원활하게 하고 갈증을 해소해준다. 심신 안정과 숙취 완화,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기침과 구토를 멎게 하고 기미·주근깨 등을 방지한다. 향은 그윽하고 향기로우며 시원한 맛이 난다. 설탕이나 꿀 등에 재워 먹거나 물에 타서 먹기도 한다. 생강꽃차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열을 식히는 해열작용을 한다. 혈액 순환에도 효과가 있다. 손발이 저리고 시리거나 어깨가 아프고 뻐근할 때 마시면 좋다. 꽃을 채취할 때는 오염원이 없는 청정지역에서 해야 한다. 도로변, 논두렁, 밭두렁은 채취를 금한다. 과수원 근처나 솔잎혹파리 방제 구역 등 농약이나 제초제 노출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도 채취하지 않는다. 꽃차는 꽃봉오리가 약간 열리기 시작한 것이 가장 좋다. 완전히 개화한 꽃은 맛도 향도 덜하지만 꽃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화분과 꽃잎이 많이 떨어져 나와 차로 만들었을 때 색이 맑지 않다. 이슬을 머금고 있는 새벽시간이나 저녁시간의 꽃은 향이 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꽃은 솎아내듯이 따고 한 가지에서 많은 양의 꽃을 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꽃차는 익히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는 ‘덖음’을 해서 만들어진다. 덖음은 꽃의 풍미를 더해주고 독성을 중화시킨다. 덖음을 할 때는 꽃의 종류에 따라 열에 강한지, 취약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에 강하면 고온에서, 취약하면 낮은 온도에서 덖음을 한다. 대부분의 꽃차는 다듬기, 열로 건조, 저온 또는 고온에서의 덖음, 찌기, 데치기, 비비기 등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보관을 위해 남은 수분을 제거하고 프라이팬의 뚜껑을 열고 닫아 향매김을 한다. 향매김으로 좋은 맛과 향은 가두고 쓴맛, 떫은맛, 풋내 등 좋지 않은 맛과 향은 날려버린다. 꽃차를 마실 때는 우리기 전에 먼저 꽃잎의 모양을 감상하고 차가 우려지는 동안 꽃잎의 변화를 관찰한다. 차가 다 우러나면 꽃차의 색을 음미하며 눈으로 충분히 즐긴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동안 코로 꽃차의 그윽한 향취를 느끼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혀끝으로 꽃차를 느끼고 입속에 차를 머금고 천천히 굴려본다. 꽃차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 게 좋다. 꽃차 재료 2g에 100도의 끓는 물을 50mL 내외로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낸다. 다시 끓는 물 250mL를 넣고 대략 5∼7분 정도 우려낸 후 마신다. 윤슬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 회장은 “꽃차를 우려낼 때는 정수기 물보다 철분이나 마그네슘이 적게 함유된 미네랄 생수를 끓여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조언했다. 칼슘이나 망간 등 광물질이 함유된 물은 침전물이 생겨 차가 혼탁해진다. 염소가 많이 녹아 있어도 차의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진다. 꽃차는 열과 습기에 취약하다. 햇빛에 두면 꽃의 색깔이 엷어지므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 공기에도 쉽게 탈색이 되므로 뚜껑을 잘 닫아서 밀폐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열을 가해서 향도 다시 살려주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장소제공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도움말 윤슬 온누리산야초꽃차협회 회장}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1200∼150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건강한 소변은 밝은 노란색을 띠고 혼탁하지 않다. 만약 소변에 붉은 끼가 보이거나 거품이 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방광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방광암은 소변을 만들어 배출하는 요로계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이다. 환자 대부분이 혈뇨를 경험한다. 간헐적으로 짧게 반복되다 사라지기도 해서 평소 소변 색깔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혈뇨와 더불어 드물게 잦은 배뇨 혹은 배뇨 전 하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유전적 요인과 흡연이다. 페인트, 염료, 가죽, 석유 등 화학물질에 노출이 많은 직업도 방광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방광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2018년 국내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에게 발생한 암 중 방광암은 10번째를 차지했으며 2015년부터 발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환자의 13.5%는 전이가 이뤄진 상태로 방광암 진단을 받는다. 원격 전이가 진행된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6%에 불과하다. 방광암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치료 방법을 정하는 데 있어 암세포가 방광의 배뇨근에 침범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방광암은 크게 배뇨근을 침범하지 않은 비근육침습 방광암과 배뇨근을 침범한 근육침습 방광암으로 나뉜다. 비근육침습 방광암은 재발의 가능성은 높지만 전이 가능성이 낮다. 요도를 통해 종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방광을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암 세포가 배뇨근까지 침범했다면 전이 가능성이 높아 암의 전이 여부를 면밀히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근육침습 방광암은 방광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 적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전이 방광암 치료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1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늘어나거나 치료 후 재발하면 면역항암요법이나 다른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지난해 1차 항암화학치료 후 ‘유지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가 국내에 도입됐다. 유지요법은 치료 후 재발까지 기다리지 않고 1차 항암화학치료로 종양이 안정화되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다. 종양이 악화될 가능성을 줄여 환자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다. 서호경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 교수는 “그동안 전이 방광암의 경우 1차 치료 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전이 방광암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방광암은 흡연이 발병에 주된 원인이므로 금연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혈뇨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코노미스트 임팩트가 150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백서 ‘아태지역의 의료기술 생태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성공 강화’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방해물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80%는 ‘인재 채용’이 의료기술 스타트업의 중대한 해결 과제라고 꼽았으며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관련 제도의 부재(80%)도 아태지역 전체에 걸쳐 ‘성장의 장애물’로 지적됐다. 한국의 의료기술 스타트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재 확보의 어려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관련 제도의 부재에 공감했다. 단지 우리나라는 정부, 산업, 혁신 기술 회사들과의 파트너십 또는 협력에 더 크게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의료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메드트로닉이 최근 아태지역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솔루션 개발과 상용화 기회를 제공하는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를 개최했다. 46개국 323개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한국 기업을 포함해 최종 5개 스타트업이 선정됐다.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총괄사장이자 챌린지의 심사를 맡았던 이희열 총괄사장을 만나 한국 의료기술 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성장을 위한 조건을 들어봤다.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MAIC)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이번 챌린지의 모태가 된 콘퍼런스가 있다. 2018년 메드트로닉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에서 KOTRA와 함께 개최했던 ‘메드트로닉 아시아 혁신 콘퍼런스’가 그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에 업계 1위인 메드트로닉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몇백 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들을 초청했다. 그중 몇몇 회사와는 실제로 비즈니스가 성사되기도 했다. 메드트로닉이 라이선스를 받아 해외에 판매를 해주는 회사도 있고 함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협의 중인 회사도 있다. 이때 축적된 좋은 경험이 MAIC의 초석이 됐다. 이번에는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개최했고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의료기술 회사에 기회를 열었다. ―진행 결과는 어떠했나. 메드트로닉은 전문가와 함께 25개 회사를 선정한 후 자사의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제공했다. 그렇게 선발된 상위 10개 기업에 비즈니스 개발과 멘토십을 제공했다. 최종 비즈니스 사례 평가를 거쳐 5개 회사를 최종 우승 기업으로 선정했다. 메디씽큐(MediThinQ)라는 한국 스타트업도 5개 최종 우승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챌린지에 참여한 323개 스타트업 중 한국 회사는 아쉽게도 4% 정도에 그쳤다. 아태지역 의료 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저조한 참가율이다. ―메드트로닉과 같이 큰 기업에서 스타트업과 협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 한 회사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독일의 바이오텍에서 개발한 것을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지원하고 함께 세상에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메드트로닉도 9만 명이 넘는 직원들 가운데 연구원은 1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혁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이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 곳곳에 분포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협업은 필수적이다. 이번에 최종 우승 기업이 선보인 기술과 솔루션을 보면서 메드트로닉이 만든다면 개발하는 데 약 7∼8년의 시간과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많은 과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타트업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면 훨씬 짧은 시간과 적은 자원으로 좋은 결과를 선보일 수 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든지 나올 수 있고 혁신적인 제품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 후에 거쳐야 하는 임상과 허가, 급여 등재, 상용화 과정은 규모 있는 회사와 협업할 때 훨씬 효율적이다. 메드트로닉만 해도 단계별 마일스톤을 책임지는 부서가 있고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한 전문 인력이 풍부하다. 의료기기의 경우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메드트로닉은 디자인을 전담하는 부서도 따로 있다.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상용화 전 과정에서 메드트로닉이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글로벌 의료 기술 선도기업으로서 업계에 협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메드트로닉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기회를 먼저 열었지만 이 같은 협업 노력을 업계 2위, 3위 기업들도 함께한다면 의료기술 업계 전반에 협업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협업을 리스크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 모든 협력에는 득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득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선정된 기업이 매출 100억 원을 낸다고 가정해보자. 100억 원 규모의 시장에 속한 환자만이 그 기술을 통한 의료 혜택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메드트로닉과 협업하면 전 세계 시장에 솔루션을 출시, 유통, 판매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의 시장 규모를 대폭 키울 수 있다. 한 회사에서 개발부터 상용화, 판매까지 진행하면 좋겠지만 모든 것을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런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도 메드트로닉 같은 기업과 협력하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제품을 출시할 수 있고 또 다른 회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이후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독자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물론 협력에는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메드트로닉도 다양한 기술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논의한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관련 협업을 위해 구글과 같은 굴지의 IT기업과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우리 아이디어를 빼앗기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비밀 유지 계약 체결 등 협력이 가능한 환경이 법적으로 잘 조성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를 협력의 파트너로서 신뢰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기술 시장 환경은 여타의 아태지역이나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어떠한가. 전반적인 의료 환경은 우수하다. 그러나 산업적 관점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크다. IT, 전자, 반도체 등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와 비교하면 헬스케어 산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신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신약이나 신제품을 배출한 나라를 얘기할 때 한국은 거론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안타깝다. ―의료기술 산업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나라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싸우려면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해외 국가가 기업을 어떻게 지원해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와 비교해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은 기업과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가 지원도 적극적이다. 일례로 10년 전쯤 다국적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공장 부지를 물색하던 중 싱가포르가 후보지에 올랐다. 여러 후보지 중 결국 싱가포르로 최종 결정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해당 부지는 주변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공장을 건설하려면 지하철역을 옮겨야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청회를 개최해 적극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했고 당시 회사는 필요한 서류만 준비하면 됐다. 이는 단적인 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1000억 원의 시설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얼마나 적극적인지 잘 보여준다. 한국이 바이오와 의료기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양질의 스타트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계,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도 필요하다. 메드트로닉이 이번에 개최한 MAIC와 같은 챌린지가 협력에 물꼬를 텄으면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이번에 발표된 5개 최종 우승 기업에는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최대 20만 달러 규모의 파일럿 기회를 제공한다. 파일럿 기회 안에는 다양한 방식의 협력이 포함돼 있다. 우승 기업이 희망한다면 메드트로닉이 보유한 연구 시설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에 6월 개관을 목표로 공사 중인 ‘디지털 메드트로닉 혁신 센터’도 이용 가능할 것이다. 해당 시설은 상용 가능한 최신 기술을 육성할 수 있도록 체험형 교육과 협업 공간을 제공하는 아시아 최초이자 메드트로닉 최초의 인프라다. 이러한 협력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신뢰도 두터워지고 산업 내 협력의 환경이 조성되리라 생각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www.donga.com)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유방암이다. 이후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의 순으로 해당 분야 명의를 소개한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 대표적인 여성 암은 최근 10년 동안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9년 암 등록 통계분석을 보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여성 암은 갑상샘암(3만676명)이다. 유방암은 2만4933명으로 5위다. 특히 과거 중장년층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던 유방암의 발병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구식 식습관과 늦어지는 결혼 연령, 저출산, 고령 출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방암 증가세를 고려해 본보 기자들이 대학병원 교수 또는 개원의로 진료 중인 유방암 명의 50여 명에게 직접 물었다.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이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가 누구냐고. 5명 이상씩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18명의 명의를 추천받았다. 그중 수술과 비수술 분야에서 각각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위 5위 명의를 소개한다.○ 유방암 수술 명의들 수술 분야에선 총 65명이 추천을 받았다. 2000년대에 명의로 이름을 날렸던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52)는 최다 추천(19명)을 받았다. 현재 대한암협회 회장인 노동영 교수의 직속 제자다. 한 교수는 유방외과 의사이자 종양학자로서 유방암 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해 왔다. 한국인의 유방암 특성을 반영한 검사법을 개발해 진단의 폭을 넓혔다는 평이다. 이정언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1)는 두 번째로 많은 추천(17명)을 받았다. 이 교수는 여성이 대부분인 유방암 환자의 마음까지 돌보며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노우철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60)는 2009년부터 9년간 국내 3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를 주도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호르몬 치료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교수다. 공동 4위는 김석원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3·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장), 이은숙 국립암센터 외과 교수(60),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45)다. 김 교수는 작아서 잘 만져지지 않는 유방암 종양을 찾아내는 데 용이한 수술법으로 조기 유방암 퇴치에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유방암 수술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생존에 주안점을 둔 공격적인 수술이 주로 이뤄졌지만, 이 교수는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국내에 안착시켰다. 유방 절제술과 동시에 재건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며 유방암 환자들의 궁금증과 질문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다음 추천이 많았던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9)는 늘 새벽에 출근해 연구실로 향하는 교수다.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인 정준 강남세브란스 유방외과 교수(56)는 유방암 치료의 거목이던 고(故) 이희대 교수와 함께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샘 절제술’을 도입했다.○ 유방암 비수술 명의들 유방암 비수술 치료는 항암제, 방사선 등으로 이뤄진다. 초기 단계보다는 비교적 암이 많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6)는 가장 많은 추천(25명)을 받았다. 임 교수는 유방암 국제 임상시험과 바이오마커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국내 의학계의 국제적 위상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로 많은 추천(18명)을 받은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3)는 국내외 학계가 주목한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특히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의 유방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박경화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0)는 유방암 항암제와 표적 치료제에 대한 내성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네 번째로 추천이 많았던 임영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64)는 국내 임상 연구의 수준을 높인 주역 중 한 명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 치료하는 정밀 의료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공동 5위는 박인혜 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47), 손주혁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4)다. 박 교수는 조기·전이성 유방암 분야의 떠오르는 항암치료 전문가다. 병원 내 유전체 클리닉과 유전체 기반 종양 다학제 클리닉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유방암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국적 및 국내 제약사들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말기 암 환자에게도 치료 선택권을 주는 기회가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은 척추전문병원이다. 척추관협착증 등 노인성 척추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300여 명, 연평균 7만여 명의 환자가 아픈 허리와 다리를 이끌고 전국에서 이곳을 찾아온다. 병원을 찾는 환자 80% 이상이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70∼80대 환자가 주를 이룬다. 20여 년간 노인 척추질환 연구… 고령자 척추수술 전문 척추 건강은 고령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하지만 척추 질환은 다른 질병처럼 치료가 쉽지 않아 어르신을 힘들게 한다. 척추관협착증만 해도 광범위한 절제와 전신마취는 물론이고 통증, 수혈, 장기 입원 등 어르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 과잉 치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일반적으로 요통 환자의 10∼20%만이 수술이 필요하고 대부분은 비(非)수술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며 “꼬부랑 허리를 가진 초고령 환자도 칼을 안 대고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대학병원조차 기피하는 고령자 척추수술을 한다. 1999년 신정형외과로 문을 열고 ‘노인척추연구소’를 개설해 20여 년간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등 노인성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전념했다. 고령 환자들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해 초기 환자들에게는 신경성형술, 선택적신경차단술, 미세내시경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 시도한다. 이러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미세현미경감압술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을 시행한다. 신 원장이 이 분야를 특화한 배경에는 스승의 영향이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지도 교수가 노인 척추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코스투익 박사였다. 이곳에서 노인 척추를 전공한 신 원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고령자에게 맞는 시술법을 국내에 소개했다. 그의 시술법은 4가지 원칙으로 요약된다. 부분마취, 최소 절개, 무(無)수혈, 단기 입원이다. 노인 수술의 관건은 수술로부터의 손상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째고 마취 시간과 통증을 줄여야 하며 침상에서 빨리 벗어나 재활을 받도록 해야 한다. 당시 침상 안정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법인 척추성형술을 1999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도 신 원장이다. 척추압박골절의 척추성형술이란 골다공증이나 낙상으로 인해 짜부라진 척추 뼈에 풍선을 불어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풍선을 통해 골시멘트를 주입함으로써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방법이다. 흔히 척추관협착증에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약제를 주사하거나 경막외 공간에 스테로이드를 놓는다.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몸이 붓거나 혈당이 올라가고 뼈가 물러질 수 있어 1년에 2∼3회 정도만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효과가 없거나 다리 쪽으로 방사통, 마비, 저림증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미세현미경 감압술은 절개 부위를 줄이고 부분마취로 진행해 1시간 안에 수술이 끝난다. 3∼5배율의 수술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수술하므로 정밀도가 높다.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이 적은 이점이 있다. 일주일이면 퇴원해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신의료기술 빠르게 도입하고 전문가 협진 신 원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킨 일측접근 미세감압술(UBF)도 선보였다. UBF는 협착 부위의 우측 또는 좌측의 한 방향으로 접근해 척추관을 깨뜨려 반대편까지 양쪽을 감압하는 방법이다. 그만큼 정상조직을 손상하지 않고 수술하는 장점이 있다. 수술 부위는 평균 1.5cm 정도에 불과하다. 회복이 빨라 운동 부족에 의한 여러 합병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신 원장은 “어르신은 체력이 약하고 다른 내과적 질환을 동반해 치료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선입견”이라며 “나이에 맞는 적합한 치료를 하면 편안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신의료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관절센터, 혈관영상의학센터, 재활의학센터, 내과 센터와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25명의 전문의가 긴밀하게 협진한다. 방문 당일 기본 진료는 물론 검사, 결과 상담, 약 처방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검사와 진료 서비스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내과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복합적으로 앓는 고령 환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체계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병동에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도입으로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 곁에 머물지 않아도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입원 환자를 직접 돌본다. 보호자는 간병비가 건강보험에 적용돼 간병비 부담이 적고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므로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의료 사각지대 해소하고 사회 소외계층 돌봄 활동 2015년부터 한 TV방송 ‘엄마의 봄날’에 출연해 퇴행성 척추·관절질환 환자들에게 의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 12월엔 방송에 소개된 감동적인 사연을 엄선한 책 ‘엄마의 봄날’을 펴내기도 했다. 신 원장은 “인체의 기둥인 척추와 관절도 퇴행 과정을 겪는다”며 “어르신 대부분이 극심한 통증과 방사통, 저림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척추 전문병원이 많지 않다”며 “이마저 도시에 몰려 있어 농어촌 산간벽지 어르신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사1촌 결연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1월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자매 마을의 건강 증진을 위한 무료 진료, 독감예방백신 무료접종, 각종 마을 행사 등을 지원해왔으며 2005년에는 강원 횡성군 서원면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또 2007년부터 자매결연 지역인 경기 여주시 산북면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지역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9년에는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 스포츠선수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장애인 직장 운동 경기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선수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며 사회 소외 계층의 고용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쑥은 이른 봄에 볼 수 있다. 산이나 들에 막 돋아난 어린잎이 맛이 좋다. 예로부터 오래 묵힐수록 좋은 약이 된다는 약재가 쑥이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봄에 채취한 쑥을 말려 오래 보관해 뒀다가 쓰면 좋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쑥은 효능을 인정받아왔다. 비타민A, B, C, E 등을 골고루 함유한 천연 종합 비타민제다. 봄에는 신체 활동이 늘어나면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많이 필요로 한다.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식욕 부진, 피로 등 춘곤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쑥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B군을 섭취하면 피로를 쉽게 풀 수 있다. 특히 비타민B1은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을 없애고 비타민B2는 눈의 피로를 해소한다.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대사에 꼭 필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체내의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우리 몸은 들쑥날쑥한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쑥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C도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C는 체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조들은 쑥을 여성 하복부 질환에 사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쑥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르면서 ‘애엽은 맛이 쓰고 성질이 따듯해 오장의 좋지 않은 기운과 풍습을 다스려 장기 기능을 강화한다’고 소개했다. 생리통이나 산후복통 등 부인과 질환은 아랫배가 차가울 때 잘 발생한다. 이때 쑥을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면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된다. 쑥은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 쑥에 들어있는 시네올 성분은 쑥, 월계수잎, 로즈메리 등 특유의 향을 내는 데 관여하는 휘발성 기름(정유)이다. 살균력이 강해서 장내에 있는 유해균을 없애는 데 기여한다. 게다가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위 건강을 증진시키고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쑥을 고를 때는 너무 길게 자란 것은 피한다. 줄기가 억세고 쓴맛이 강할 수 있다. 요리를 해도 뻣뻣하기 때문에 무침이나 국으로 끓여 먹으려면 하얀 솜털이 나 있는 어린 것을 고른다. 이른 봄날 응달에서 자란 부드러운 쑥잎이 맛과 향이 향긋하고 진해서 좋다. 줄기가 많이 자란 것은 튀김용이나 약쑥으로 사용하면 좋다. 쑥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온도를 1∼5도 가량으로 3일 동안 유지하면서 보관한다. 초봄에 막 자란 쑥을 따서 삶고 냉동실에 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어린 쑥의 밑동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씻어서 이용하거나 완전 건조 대신 수분이 남아있게 말려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잘 자란 것을 햇볕에 말려 건조한 곳에 뒀다가 필요할 때 끓여 먹으면 된다. 쑥은 독한 맛이 있어 삶은 후 하룻밤쯤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게 좋고 말려 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개피떡이나 쑥버무리는 쑥의 산성을 중화하고 영양적으로 상호 보완할 수 있다. 쑥을 튀김으로 할 때는 기름 온도를 조금 낮추고 천천히 튀기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택치료 환자도 늘고 있다. 개인 차가 있지만 대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증상 발현 후 3∼5일이 지나면 크게 불편한 증상들은 완화된다. 슬기로운 재택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열이 날 때는… 물을 자주 마시고 2가지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한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고열 증상은 대부분 2∼3일 후 해소되기 때문에 해열제를 복용하며 지켜봐야 한다.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때에는… 목 부위가 부어오르면 목소리가 변하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숨소리 등을 녹음하면 비대면이나 대면 진료 시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 곤란과 코 벌렁거림, 흉부 함몰(가라앉음), 꺽꺽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응급처치 요청을 해야 한다.귀에 통증이 있거나 코피가 날 때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대부분 심한 인후통(목구멍이 아픈 통증)을 겪는다. 코막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땐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코막힘이 심하다면 염증이나 코 안이 부어서 코피가 날 수도 있다. 이때는 간단한 처치로 지혈을 하고 비대면 진료로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을 받는다. 분무용 외용제를 사용해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배가 아프거나 구토 혹은 설사를 할 때는… 배가 아픈 부위가 배꼽 또는 명치 부근이고 복부가 부드럽게 만져진다면 장염일 가능성이 있다.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필요시 약 처방을 받는다.대면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38도 이상의 발열이 72시간 이상 계속되거나 경련, 호흡곤란, 식이 섭취와 소변량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 때, 심한 가슴통증이나 복통, 의식불명이 일어날 때에는 신속한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 확진자 건강관리 방법 오미크론 감염 초기에는 목이 간지럽거나 콧물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폐를 공격했던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은 코나 목구멍을 공격하기 때문에 가래와 마른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감염 초기에는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체중 감소와 같은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도 치료의 일환이다. 건강한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체중과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고 체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 중에서도 추천하는 것은 닭고기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회복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목에 가래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닭고기는 닭죽이나 삼계탕 등 여러 가지 조리법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단 튀김류는 자극적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라지차와 오미자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가래를 제거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오미자는 폐와 신장을 보호하고 기침과 피곤함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오미자 껍질에 있는 사과산과 주석산은 신맛을 내기 때문에 침샘 분비를 촉진하고 입맛을 되살려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감염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입맛은 점차 돌아오지만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 쉽다. 이때 합곡혈과 족삼리혈을 지압하면 좋다. 합곡혈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움푹 패인 곳으로 손등을 바라봤을 때 두 번째 손허리뼈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10초 정도 강하게 눌러주는 것을 5회 정도 반복하면 대장질환 개선과 장운동 촉진에 도움이 된다. 족삼리혈은 무릎 바깥쪽 8cm 정도 아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위치한다. 5초간 엄지로 3회 정도 지압하면 소화불량과 가스 배출에 효과적이다. 이찬한 빛울림 한의원 원장은 “약국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은교산은 인후통에 효과가 좋다”며 “열이나 몸살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인삼패독산이나 갈근탕을 함께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수면장애, 피로, 우울 등 특이증상이 나타난다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한의원에서 맞춤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령 인구가 늘면서 노년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혈액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혈액질환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거나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쉬워 평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하고 기존 진단받은 질환이 다른 질환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혈액질환으로 골수증식성종양이 있다. 적혈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혈액 내 혈소판이 너무 많아져 나타나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 이와 반대로 혈액세포 감소로 골수가 섬유화되는 ‘골수섬유화증’이 여기에 속한다. 골수증식성종양은 어떤 혈액세포가 증식되는지에 따라 각각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은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져 혈액이 진해지고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적혈구가 비장에 축적돼 비장이 비대해지고 두통, 갈비뼈 아래 좌측 부분의 팽만감, 전신 가려움이나 어지러움, 얼굴 붉어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혈전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 향후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소판이 정상 수치보다 많이 만들어지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소판이 과도하게 만들어진 경우에도 혈액이 끈끈해져서 혈전의 위험이 높아진다. 두 질환 모두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 반면에 골수섬유화증은 혈액 세포를 과도하게 만들어내던 골수가 점차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섬유 조직으로 바뀌는 질환이다. 진성적혈구성증가증과 본태성혈소판증가증에서 진행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섬유화가 진행된 골수는 혈액 세포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적혈구 부족으로 인한 빈혈, 혈소판 부족으로 인한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야간 발한,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신체가 점차 쇠약해진다. 고위험군에서는 기대수명도 매우 짧아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의 느린 진행과는 차이가 크다. 피로, 조기포만감, 복부 불편감, 활동성 감소, 집중력 문제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지만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착각해 진단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환자가 증상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치의와의 상담하에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돼 보다 근본적으로 골수섬유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박진희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진성적혈구성증가증이나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진행이 느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만성 질환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하지만 위중성이 높은 골수섬유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증상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