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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 유족들이 일본 기업 대신 정부 산하 재단으로부터 배상을 받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일본 기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했던 피해자 15명 중 14명이 ‘제3자 변제’를 수용해 배상금을 받게 됐다.정 할아버지 유족들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채권을 가진 국내 회사에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라”는 추심금 청구 소송을 내 최근 1심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당사자다. 유족이 이날 배상금을 수령하면서 이 소송도 취하될 것으로 보인다. ● 2018년 대법원서 승소한 15명 중 14명 배상금 수령26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은 이날 오전 유족 측에 배상금을 지급했다. 배상금은 원금 8000만 원에 이자 등 2억5000여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해 재단에 배상금을 수령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할아버지는 해방 직전인 1944년 일본 히로시마의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 공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뒤 귀국선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온 정 할아버지 등은 2000년 법원에 “위험하고 혹독한 노동에 강제로 종사했고, 히로시마에 투파된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미쓰비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정 할아버지가 사망한 뒤 소송을 이어받은 유족들은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하지만 미쓰비시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유족들은 돈을 받을 수 없었다. 유족들은 결국 미쓰비시에 지급해야 할 돈이 있는 국내의 한 회사를 상대로 “그 돈을 배상금으로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정부는 2023년 3월 일본 기업 대신 국내의 재단이 기부금을 받아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이 매각될 경우 한일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걸 고려한 조치였다. ● 추심금 소송도 취하 절차로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정부는 2018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에 대해 배상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이중 11명이 배상금을 받겠다고 밝혔다. 정 할아버지 유족을 비롯한 4명은 “일본의 사과를 받겠다”며 배상금 수령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마음을 돌려 제3자 변제를 수용했고, 이날 정 할아버지 유족도 배상금을 지급받은 것이다. 15명 가운데선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 확정된 고 박해옥 할머니 유족이 배상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 할아버지 유족들이 국내 한 회사를 상대로 “미쓰비시중공업에 줘야 할 돈을 배상금으로 지급하라”며 냈던 추심금 청구 소송도 취하 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18일 이 회사가 미쓰비시 측에 IT 서비스 수수료로 줘야 하는 8360여 만 원을 유족에 지급하라는 유족 측 승소 판결을 했다. 이 판결이 확정된다면 강제징용 피해자가 국내에서 소송을 통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배상금으로 받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었다.재단은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에 대한 배상금 지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2019년 이후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재단은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에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피해자 52명에 대해서는 생존 피해자 8명에 대해서 먼저 배상금을 지급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 최후진술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당의 정부 정책 발목 잡기와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일방 삭감 등으로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하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또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지만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의사를 끝내 밝히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의 전모에 대한 설명과 진솔한 사과, 승복의 메시지에 대한 기대를 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외면한 것이다.● ‘거대 야당’ 44회 언급하며 책임 돌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5분부터 1시간 9분 동안 최후진술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겠냐”며 ‘평화적 계몽령’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A4용지 77쪽짜리 최후진술서에서 거대 야당을 44회, 간첩을 25회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다”며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비상계엄 이유로 북한의 선거 개입 가능성 등 부정선거 음모론도 재차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다. 또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이들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의 핵심으로 꼽히는 국회 군 병력 투입과 국무회의 등 비상계엄 발동의 절차적 정당성도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이냐”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느냐”고 했다.● ‘임기 단축 개헌’ 등 직무 복귀 의지 드러내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기각돼 대통령으로 직무에 복귀할 경우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겠다며 직무 복귀에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론을 염두에 둔 듯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 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대폭 위임할 생각”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9차례 ‘호소’라는 단어를 쓰며 탄핵에 반대하는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재차 내놨다. 윤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 제정 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 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을 향해선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라면서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다.● 與 “진솔하게 변론” 野 “남 탓과 변명으로 일관”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고뇌에 찬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진솔하게 변론했다”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후진술마저도 남 탓과 변명, 망상으로 일관했다. 내란에 대한 참회나 국민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는 없었다”며 “헌재는 하루속히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이 전날(24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 처리한 상법 개정안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은 기업 경영에 혼선을 초래할 확률이 상당히 높고 법률 비용만 폭등할 확률이 있다”며 “매우 신중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일방 통과돼 정말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의 경영활동을 심각히 위협하는 반기업적 법안으로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회에 소속된 이사가 충실해야 할 의무를 지는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법안이다. 재계는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도 “정치권 전체를 수사하는 만능 수사법”이라고 반발했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대 정당에 대한 표적 수사를 위해 27번째 특검법을 낸 민주당의 목표는 오직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라고 주장했다. 명 씨의 불법 허위 여론조사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최 대행은 상법 개정안은 관련 부처의 의견을 들어본 뒤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명태균 특검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안이 정부로 넘어오면 경제부처와 소관부처인 법무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법안의 부작용이나 대안 등에 대해서도 두루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 최후진술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하지만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에너지 부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즉시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를 발동하고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군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교를 통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한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국가비상사태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국가비상사태는 국가안보 위협은 물론 경제위기와 재해 등의 상황에서 폭넓게 발동될 수 있는 반면 비상계엄은 전시와 사변, 사회질서의 중대한 교란 발생 시로 발동 조건이 엄격하게 규정돼 있기 때문.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군 시설을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군을 투입한 만큼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한 뒤 단전 조치 등을 취한 비상계엄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이날 변론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판결’을 들고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 등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면책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탄핵심판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 최후진술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야당의 정부 정책 발목 잡기와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일방 삭감 등으로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하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또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지만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의사도 끝내 밝히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의 전모에 대한 설명과 진솔한 사과, 승복의 메시지에 대한 기대를 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외면한 것이다.● ‘거대 야당’ 44회 언급하며 책임 돌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5분부터 1시간 9분 동안 최후진술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로록 했겠냐”며 ‘평화적 계몽령’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A4용지 77족짜리 최후진술서에서 거대 야당을 44회, 간첩을 25회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있다”며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비상계엄 이유로 북한의 선거 개입 가능성 등 부정선거 음모론도 재차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다. 또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이들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의 핵심으로 꼽히는 국회 군 병력 투입과 국무회의 등 비상계엄 발동의 절차적 정당성도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이냐”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느냐”고 했다.● ‘임기 단축 개헌’ 등 직무 복귀 의지 드러내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기각돼 대통령으로 직무에 복귀할 경우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겠다며 직무 복귀에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론을 염두에 둔 듯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 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대폭 위임할 생각”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9차례 ‘호소’라는 단어를 쓰며 탄핵에 반대하는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재차 내놨다. 윤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 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서부지법 폭력 난입사태를 일으킨 지지자들을 향해선 “저의 구속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라면서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다.● 與 “진솔하게 변론” 野 “남탓과 변명으로 일관”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고뇌에 찬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진솔하게 변론했다”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후 진술마저도 남탓과 변명, 망상으로 일관했다. 내란에 대한 참회나 국민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는 없었다”며 “헌재는 하루 속히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이 전날(24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 처리한 상법 개정안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은 기업 경영에 혼선을 초래할 확률이 상당히 높고 법률 비용만 폭등할 확률이 있다”며 “매우 신중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일방통과돼 정말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의 경영활동 심각히 위협하는 반기업적 법안으로 기업현장에 큰 혼란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상법 개정안은 이사회에 소속된 이사가 충실해야 할 의무를 지는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법안이다. 재계는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도 “정치권 전체를 수사하는 만능 수사법”이라고 반발했다. 유상범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대 정당에 대한 표적 수사를 위해 27번째 특검법을 낸 민주당의 목표는 오직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라고 주장했다. 명 씨의 불법 허위 여론조사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최 대행은 상법 개정안은 관련 부처의 의견을 들어본 뒤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명태균 특검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안이 정부로 넘어오면 경제부처와 소관부처인 법무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법안의 부작용이나 대안 등에 대해서도 두루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계엄이라는 본인 판단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하고, 계엄 책임을 다 안고 갈 테니 용서해 주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회 갈등이 더 증폭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재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윤 대통령이 최후 진술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대국민 담화와 헌재 변론에서 진솔한 사과 대신 부하들에게 책임을 넘기며 강성 지지층을 향한 옥중 메시지로 분열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최후 진술은 탄핵 인용 여부와 무관하게 비상계엄에 대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던 윤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엄중한 시국에 국정 불안을 초래하고 민생을 악화시킨 비상계엄의 전모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사과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것. 또 헌재 탄핵 심판 선고 이후 갈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국민 통합의 의무를 진 대통령직에 걸맞은 승복 메시지와, 강성 지지층을 향한 통합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尹, 가장 책임감 없는 모습 보여”전문가들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모습에 걸맞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10번의 헌재 변론기일 중 7차례에 걸쳐 직접 출석한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야당 책임론을 들며 계엄 실체 자체를 부정해 왔다. 비상계엄 이후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위헌적 포고령에 대해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미뤘고,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등 군 병력의 국회 진입 장면이 생중계됐음에도 “일시적·평화적 계엄”이라고 강변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해선 “(국회에서)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게 ‘의원’을 빼내라고 한 걸로 둔갑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관저 농성 과정과 체포 이후 변호인 및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견을 통해 잇따라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여론 분열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지난달 1일엔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애국시민’이라고 부르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고, 10일엔 “당이 자유 수호 주권 회복 의식과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 주면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않겠냐”고 했다. 비상계엄 옹호를 ‘자유 수호 운동’이라고 강변하며 여당이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따라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은 가장 무거운 책임을 가진 자리인데도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책임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지금 부정선거 의혹 및 일종의 입법독재론에 따른 불가피한 계엄이라는 논리를 폈지만 설득력이 높은 주장도 아니었고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도 “‘인원’이라고 하는 말을 한평생 써본 적 없다고 했다가 ‘인원’이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쓰는 등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음모론을 펼치고 선전 선동했던 것이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보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다운 승복과 통합 메시지 내야”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그간의 태도와 달리 최종진술에선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7일 담화에서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매우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비상계엄 자체에 대해선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초유의 혼란과 경제적 피해를 끼친 만큼 계엄 전모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 전 교수는 “대통령은 선출된 최고 권력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계엄 전모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국민들의 고통과 사회 불안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를 하면 그게 자연스럽게 통합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도 견해가 다르더라도 나라가 어려우니 힘을 모아서 극복해 나가자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윤 대통령 집무실에 놓였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s stop here)”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잘 지속돼야 하고, 모든 걸 내가 책임질 테니 비상계엄에 동원된 장군들이나 인원들, 자신의 명령을 따른 이들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밉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계속 강조했던 헌정질서에 대한 존중, 법치주의의 가치가 마지막 변론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최후 진술을 통해 대통령다운 승복의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조 교수는 “정치적 지지자들을 상대로 ‘탄핵이 인용되면 뭉쳐라’ 이런 뉘앙스의 발언은 하지 않는 게 리더로서의 마지막 소임이자 품격일 것”이라고 했다. 박명호 교수는 “국가원수로서 통합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언급하고 더 나아가 승복한다는 언급까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진솔한 설명과 사과 기대” 시민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이 헌재 최후 진술에서 분열된 여론을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직장인 정명준 씨(47)는 “윤 대통령이 수사당국의 체포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절차에 불응하면서 여론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생각한다”며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와도 순응을 하고,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대학에 다니는 이모 씨(27)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대통령뿐 아니라 경찰이나 각 부처 주요 책임자들이 직무 정지되지 않았느냐”며 “민생과 치안 문제가 산적한 지금, 국정 기능을 무력화한 데 대한 진솔한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정환 씨(35) 또한 “‘계몽령’ ‘평화적 계엄’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체포 지시 없었다’며 버티는 모습이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껴졌다”며 “아직도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을 생각해 진솔한 설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관사와 직원이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열차를 몰거나 안전 점검을 하고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사 A 씨는 2023년 8월 15일 오후 2시 25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단속된 지 6시간 뒤 열차를 몰았다. 그가 열차를 운행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25%였다. B 씨는 지난해 1월 17일 오전 8시 54분경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는데 30분 이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93%인 만취상태에서 승강장 안전문을 점검했다. 코레일은 2021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원 186명 중 37명을 징계하지 않았고, 44명에게는 표창까지 줬다. 코레일 직원 243명이 허위로 병가를 내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경마장에 간 사실도 드러났다. 한 직원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차례 병가를 내고 필리핀을 다녀왔고, 또 다른 직원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3차례 병가를 내고 경마장에 갔다. 감사원은 허위 병가를 낸 직원들을 징계하고, 기관사 등 철도 종사자에 대한 음주측정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기관 주의’ 조치를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관사와 직원이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열차를 몰거나 안전 점검을 하고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사 A 씨는 2023년 8월 15일 오후 2시 25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단속된 지 6시간 뒤 열차를 몰았다. 그가 열차를 운행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25%였다. B 씨는 지난해 1월 17일 오전 8시 54분경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는데 30분 이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93%인 만취상태에서 승강장 안전문을 점검했다. 코레일은 2021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원 186명 중 37명을 징계하지 않았고, 44명에게는 표창까지 줬다.코레일 직원 243명이 허위로 병가를 내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경마장에 간 사실도 드러났다. 한 직원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차례 병가를 내고 필리핀을 다녀왔고, 또 다른 직원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3차례 병가를 내고 경마장에 갔다. 감사원은 허위 병가를 낸 직원들을 징계하고, 기관사 등 철도종사자에 대한 음주측정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기관 주의’ 조치를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빨리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 대해 공익신고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공익신고서를 제출받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대검찰청에 보냈다”며 “공익신고자로 판단해서 송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곽 전 사령관이나 가족들에 대해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검토해서 조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곽 전 사령관은 가족의 주거지 순찰 등 신변 안전에 필요한 조치도 받을 수 있다. 곽 전 사령관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법원이 권익위의 공익신고자 결정을 감안해 형량을 깎아줄 수도 있다. 공익신고자 신청은 계엄 직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당에선 박 의원이 계엄 직후 공익신고자 지원 등으로 곽 전 사령관을 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박 의원은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임단장에게 ‘공익신고자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제안했고, 두 사람이 이에 동의해 공익신고서를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빨리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 대해 공익신고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공익신고서를 제출받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대검찰청에 보냈다”며 “공익신고자로 판단해서 송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곽 전 사령관이나 가족들에 대해 경찰의 신변보호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검토해서 조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곽 전 사령관은 가족의 주거지 순찰 등 신변안전에 필요한 조치도 받을 수 있다. 곽 전 사령관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법원이 권익위의 공익신고자 결정을 감안해 형량을 깎아줄 수도 있다. 공익신고자 신청은 계엄 직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야당에선 박 의원이 계엄 직후 공익신고자 지원 등으로 곽 전 사령관을 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박 의원은 곽 전 사령관에게 “‘공익신고자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제안했고, 두 사람이 이에 동의해 공익신고서를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현직 교사 최소 249명이 대형 입시학원과 강사로부터 돈을 받고 수능 및 모의고사 예상문제를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 249명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학원이나 강사로부터 총 212억9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문항 거래’의 93.4%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했고 교사가 받은 총 금액 기준으로 서울에선 송파구, 강남구, 양천구 등 학교 교사 순서로 범행 비율이 높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EBS 수능 연계교재의 집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아직 발간되지 않은 교재의 문항을 살짝 바꾼 뒤 입시학원 영어 강사에게 팔아 5억8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교사는 2019년엔 강사에게 판매했던 문항 13개를 내신 시험에도 그대로 출제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학원 강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교재에 들어갈 문항을 만든 대가로 매년 3000만∼4000만 원을 챙겼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 수학교사는 동료 교사들과 학원에 보낼 수학 문제를 만드는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학교 수학연구실에서 정기 회의까지 진행했다. 교사 16명은 학원과의 문항 거래 사실을 숨기고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집필했고 수능과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10차례 참여했던 서울 노원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문항 거래로 6956만 원을 챙겼다. 감사원은 비위 정도가 심각한 교사 29명에 대해서는 정직 등 징계를, 나머지 220명에 대해선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학원들이 시중에 발간된 EBS 수능연계 교재의 집필진 명단을 보고 교사들에게 문항 거래를 제안한 사실을 확인하고 “집필진 명단 비공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현직 교사 최소 249명이 대형 입시학원과 유명 강사로부터 돈을 받고 수능 및 모의고사 예상문제를 만들어 판매한 ‘사교육 카르텔’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교사들은 수년 간 업체와 전속 계약까지 맺고 적게는 수천 만원, 많게는 수억 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동료 교사들을 끌어들여 ‘문항 공급책’ 역할을 하는 등 비위 정도가 심각한 교사 29명에 대해서는 정직 등 징계를 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나머지 교사 220명에 대해서도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대형 입시학원들이 시중에 발간된 EBS 수능연계 교재의 집필진 명단을 보고 직접 교사들에게 ‘문항 거래’를 제안한 사실을 확인하고 “집필진 명단 비공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교사와 학원의 ‘문항 거래’ 93% 서울·경기서 발생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직 교사 249명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입시학원이나 강사로부터 총 212억9000만 원을 받았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교사 1인당 평균 8500만 원을 받은 것. 감사원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사교육업체로부터 5000만 원 이상을 받은 교사의 ‘문항 거래’ 의혹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금품수수를 금지한 청탁금지법을 어겼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이 확인한 부정한 ‘사교육 카르텔’의 93.4%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다. 교사가 받은 돈의 액수 기준으로 봤을 때 서울에선 송파구, 강남구, 양천구 소속 학교 교사 순서로 ‘문항거래’ 범행 비율이 높았다. 감사원은 “대치동, 목동 등 대형 사교육 업체가 집중된 지역의 학교 교사들이 사교육 시장 참여도가 높았다”고 했다. 부정한 문항거래는 대부분 대형 입시 학원의 강사나 직원들이 시중에 발간된 EBS 수능연계 교재의 집필진 명단을 보고 책을 쓴 교사들에게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업체와 거래를 맺은 교사가 다른 동료 교사들을 추천하면서 ‘문항 공급 조직’까지 만든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계약은 대부분 증거가 남지 않는 구두로 이뤄졌다. 일반 적으로는 문항당 10만 원 수준, 고난도인 ‘킬러문항’은 문항당 20만 원을 넘는 선에서 가격이 매겨졌다. 학원이나 강사들은 현직 교사들과의 문항 거래 이유에 대해 “양질의 문항을 만들 능력이 부족하고 강의 일정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EBS 수능 연계교재의 집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아직 발간되지 않은 교재의 문항을 살짝 바꾼 뒤 한 입시학원 영어 강사에게 판매해 5억8000여 만 원을 챙겼다. 그는 자신이 집필진이 아닐 때도 친분이 있는 다른 집필진 교사에게 “학교 수업 참고용으로 사용하려 한다”며 문항을 확보해 살짝 변형한 뒤 강사들에게 전달했다. 이 교사는 2019년에는 학원 영어 강사에게 판매했던 문항 13개를 자신이 재직 중이던 학교 내신 시험에도 그대로 출제했다. ● 교사들이 학교에서 TF팀 꾸려 ‘학원 교재 발간’ 회의도 교사들이 특정 학원 강사와 문제를 공급하는 ‘전속계약’을 맺는 등 학원 관계자처럼 활동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대학 동기였던 학원 수학강사의 교재에 들어갈 문항을 만들고 검토했다. 이 교사는 강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연봉으로 3000만~4000만 원씩 총 2억여 원을 챙겼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2017년부터 1년 동안 같은 학교에 근무 중인 동료 수학교사 2명 등으로 팀을 꾸렸다. 학원에 제공할 수학 교재를 집필하는 TF(태스크포스) 팀이었다. 이 교사들은 학교의 수학연구실에 모여 학원에 보낼 문제집을 만들기 위한 회의까지 정기적으로 열었다. 학원과 문항 거래를 해오던 교사가 수능 출제 위원으로 참여한 뒤에 ‘몸값’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 강북구의 한 지구과학 과목 교사는 2020년 10월 자신과 거래를 하던 사교육 업체에 “한달 간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수능 출제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린 것. 이 교사는 출제를 마친 뒤인 2020년 12월 업체 측에 ‘문항 20개당 300만 원’이었던 기존 거래 단가를 인상해달라고 했다. 적발된 교사 16명은 학원과의 문항 거래 사실을 숨기고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했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위원을 위촉하기 전에 후보자가 최근 3년간 수험서를 집필해 시장에 내놓은 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런데 이들 교사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뒤 출제자로 참여했다.서울 노원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집필했고, 2010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수능과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10차례 참여했다. 이때 그는 4개 사교육 업체와 문항거래를 해 6956만 원을 챙겼다. 그는 2021년 9월에는 사교육업체 측으로부터 “모의평가 영어 37번 문항에 대한 평가원의 해설 논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문의를 받은 뒤에는 직접 평가원 관계자에게 출제 의도 등을 물어봐 업체에 답변을 전달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의 존스홉킨스대 국제학대학원(SAIS)을 찾아 “미국의 전술핵무기 중 일부를 한국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7일 정오(현지시간)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학대학원에서 ‘정몽준 안보석좌교수직’ 신설을 위한 기금 기탁식을 가지고 이 같이 주장했다. 1993년 이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 이사장은 이날 석좌교수직 기금으로 미화 750만 달러(108억여 원)를 기탁했다. 이 대학원에는 1995년 존스홉킨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설치한 ‘정주영 석좌교수직’도 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기탁식 연설에서 “미국은 오늘날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에 100여 개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며 “유럽에는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고, 안보 상황이 더 심각한 한반도엔 배치하지 않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지속되는 기적(miracle in progress)”이라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한 ‘아시아판 나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중국은 10년 간 일본, 필리핀, 호주, 캐나다에 대해 경제·외교적 강압을 행사했고, 한국도 2016년 북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위기를 겪었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들도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또 “오늘날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산업화와 민주화의 아이콘이 됐고, 이는 미국의 헌신이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과의 조선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미 해군 함대를 더 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이 공동의 노력에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이번 석좌교수직 신설을 계기로 한미 동맹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와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이 한반도의 얼어붙은 전장에서 심은 우정과 희생의 씨앗이 계속해서 열매를 맺고 있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한 차례 더 지정해 20일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 증인 3명을 추가로 채택해 이날 신문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하기 어렵다”며 10차 변론기일 일정을 변경해 달라고 신청했다. 헌재는 14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한 총리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증거 조사와 양측 입장 정리를 위한 9차 변론기일을 18일로 지정한 데 이어 추가 채택한 증인들을 신문하는 변론기일을 더 지정한 것이다. 증인 신문은 20일 오후 2시(한 총리)와 4시(홍 전 차장), 5시 반(조 청장)에 진행된다. 법조계에선 이르면 18일 변론이 종결되고 3월 4일 안팎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변론기일이 더 추가되면서 3월 6일 안팎 선고 가능성이 거론된다. 헌재가 양측의 최후변론과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받기 위해 11차 변론기일을 25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선고일은 3월 11일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10차 변론기일을 변경해 달라고 헌재에 신청했다. 20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형사재판 공판준비기일과 구속 취소 심문기일이 서울중앙지법에서 함께 열리는 만큼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대응하기 어려워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는 취지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 신청을 검토한 후 변론기일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헌재가 요청을 수용하면 선고 일정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증인 3명을 추가로 채택하면서도 신문 시간을 제한했다며 “방어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조 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 시간은 휴정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1시간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시간 안에 국회 소추대리인단과 변호인 양측이 다 신문을 마치려면 정말 몇 가지만 물어볼 수밖에 없다”며 “면피용 증인 채택”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시 상대국의 관세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 등의 ‘비(非)관세 장벽’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타격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99% 이상 관세가 철폐된 상황이지만, 미국이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등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방해하는 규제 등을 꾸준히 문제 삼아 왔기 때문이다. ● ‘플랫폼법’ 첫 타깃 될 듯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서명한 각서(메모랜덤)에서 “수년 동안 미국은 동맹국과 적국을 포함한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교역 상대국의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금 △보조금 등 각종 비관세 장벽 △환율 정책 △기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불공정한 관행 등을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관세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는 모든 정책과 규제, 관행까지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중국 같은 경쟁자든 유럽연합(EU)·일본, 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 없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을 특정해 언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던 플랫폼법이 미국의 중점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 끼워 팔기 등 ‘갑질’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나 미국상공회의소 등은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플랫폼 규제가 실현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규제 대상이 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아직 한국 내 점유율이 높지 않은 중국 기업은 규제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큰 탓이다.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는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한국의 플랫폼법에 대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 역시 “이 법안이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기업만 규제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가 부가가치세를 ‘콕’ 집어 주요 판단 요소로 밝힌 만큼 현재 10%인 부과세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이 환율 정책을 상호 관세 부과 기준으로 꼽았다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 재무부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1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USTR 무역장벽보고서(NTE) 내용도 압박미국은 USTR이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서도 한국에 여러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NTE에서는 한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부품 인증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 및 수입업체는 배기가스 부품을 변경할 때 그 정도에 따라 ‘변경 인증’(중대한 변경)을 받거나 ‘변경 보고’(사소한 변경)를 하게 된다. NTE는 이때 변경 인증과 변경 보고를 가르는 기준이 불명확해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차량 검증 시험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신규 수입 자동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진행하는데,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진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과거 미국은 NTE에서 KDB산업은행의 저리 정책 대출을 두고 해외 경쟁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보조금 성격이 있다고 문제 삼기도 했다.● “비관세 장벽 역이용해 협상 카드로 써야” 미국이 상호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시기는 4월 1일 이후다. 전문가들은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비관세 장벽’이라는 기준을 명확히 밝혀준 만큼 이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또한 “미국 측에 우리가 얼마나 전향적으로 (비관세 장벽 개선을) 검토하는지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강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협상을 본격화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한미 장관급 인사가 대면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도 17일 워싱턴에서 미 상무부, USTR 등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와 상무부 간 장관급 회담도 추진한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이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에 반발하며 ‘중대 결심’을 거론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하야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야는 동상이몽(同床異夢)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야는 말도 안 된다”며 “중대 결심엔 변호인단 총사퇴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하야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하야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 대통령 측에선 하야설에 대해 “대통령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하는 것을 싫어하는 세력들이 여론전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13일)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증인 신청 기각 등에 반발하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변호인단 총사퇴를 통한 헌재의 선고 일정을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하야 꼼수는 상상도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측의) 중대 결심이 무엇인가, 하야라도 한다는 건가”라며 “만에 하나 전직 예우라도 잠시 연장해 보려는 하야 꼼수는 꿈도 꾸지 마라”고 밝혔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을 향해 “설령 내란 수괴 윤석열이 자진 사퇴라는 꼼수를 선택하더라도 탄핵 심판은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권한이 정지된 대통령에게는 사퇴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 물밑에선 윤 대통령의 하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든 탄핵을 기각하든 이후 국가적 분열 등 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헌재 선고 이전에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는 식으로 분열을 막고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국정 리더십 회복이 어려운 만큼 하야를 통해 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는 조기 대선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커지는 동정여론과 반이재명 정서 등을 여당 후보 지지로 흡수하면 정권 교체를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은 물론이고 탄핵 반대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한 차례 더 지정해 20일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 증인 3명을 추가로 채택해 이날 신문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하기 어렵다”며 10차 변론기일 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다.헌재는 14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한 총리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증거 조사와 양측 입장 정리를 위한 9차 변론기일을 18일로 지정한 데 이어 추가 채택한 증인들을 신문하는 변론기일을 더 지정한 것이다. 증인신문은 20일 오후 2시(한 총리)와 4시(홍 전 차장), 5시 반(조 청장)에 진행된다.법조계에선 이르면 18일 변론이 종결되고 3월 4일 안팎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변론기일이 더 추가되면서 3월 6일 안팎 선고 가능성이 거론된다. 헌재가 양측의 최후변론과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받기 위해 11차 변론기일을 25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선고일은 3월 11일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날 윤 대통령 측은 10차 변론기일을 변경해달라고 헌재에 신청했다. 20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형사재판 공판준비기일과 구속 취소 심문기일이 서울중앙지법에서 함께 열리는 만큼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대응하기 어려워 방어권을 보장해달라는 취지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 신청을 검토한 후 변론기일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헌재가 요청을 수용하면 선고 일정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증인 3명을 추가로 채택하면서도 신문 시간을 제한했다며 “방어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조 청장에 대한 증인신문 시간은 휴정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1시간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시간 안에 국회 소추대리인단과 변호인 양측이 다 신문을 마치려면 정말 몇 가지만 물어볼 수밖에 없다”며 “면피용 증인 채택”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감사원이 올해 상반기 대통령실과 서울시,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현 정부에 대한 감사요구안이 의결된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국회가 감사요구안을 가결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고 3개월 안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현행 국회법에 규정돼있다. 감사원이 국회의장 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추가로 2개월 더 감사할 수 있다. 국회가 지난해 9월~올 1월 사이에 감사요구안을 집중적으로 의결한 만큼 감사원은 늦어도 올 2월부터 6월 사이에는 감사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 오세훈 주도한 ‘한강리버버스’도 감사대상에 황해식 감사원 기획조정실장은 13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5년도 연간 감사계획을 발표했다. 황 실장은 “국회의 감사 요구사항 총 29건이 접수돼 처리 중”이라며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신속히 감사하고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대통령실의 한남동 관저 이전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남동 관저 안에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 불법 증축됐다는 의혹, 관저 안에 한옥 정자를 시공했던 업체가 이후 법무부의 254억 원 규모 공사 용역을 따냈다는 의혹,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시범 개방 행사를 하면서 실제로는 ‘대통령실 집들이’에 가까운 행사를 해 결과적으로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도 감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로 서울시와 해양수산부가 ‘한강 리버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 타당성 조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국회의 감사요구안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제2 세종문화회관’ 사업 부지를 전임 고 박원순 시장 당시 검토하던 영등포구 문래동 부지에서 여의도공원으로 바꾼 경위도 감사 대상이다. 감사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유튜브에 나와 “민주당이나 좌파집단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걸 하는 집단”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긴 것인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탄핵소추됐지만 올해 1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기각돼 복직한 상태다. 교육부 장관의 청년보좌역이 ‘우편향 논란’을 빚은 역사교과서 검정 절차에 참여했다는 의혹, 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에 검사들이 반대 성명을 발표해 국가공무원법을 어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국회 요구에 따라 감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올 상반기 전국 15개 공항을 대상으로 항공 안전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최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흙둔덕에 여객기가 부딪히면서 폭발한 참사,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건 등을 계기로 감사원이 항공안전에 대한 대대적 전수조사에 나선 것. 감사원은 올 한해 83개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에 대해 정기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회 감사요구만 ‘29건’ 유례없는 폭증 국회는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5개월 간 총 29건의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는데 이는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감사원이 발간하는 감사 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회의 감사요구 건수는 2020년 12건, 2021년 8건, 2022년 5건, 2023년 8건, 2024년 21건, 올 1월 8건 수준이었다. 지난해(2024년)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전년(2023년) 대비 3배 늘어난 것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야당은 감사원에 대해 ‘야권을 겨냥한 편향적 감사를 한다’고 비판해왔는데, 도리어 지금은 감사원을 현 정부를 겨냥한 칼 처럼 사용하는 것처럼 보여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회의 감사 요구는 폭증했지만 지난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가 삭감되면서 감사관들이 출장을 갈 때마다 개인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그동안 지방의 공공기관을 감사하기 위해 출장을 갈 때 KTX(고속철도) 이용 비용과 현지 숙박비, 하루 2만 5000원의 식비 등을 출장 여비로 제공해왔다. 이외 현지 교통비나 제보자 면담 당시 드는 비용 등은 감사원이 특정업무경비에서 지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해 말 국회가 감사활동에 쓰이는 특수활동비(15억1900만원)와 특정업무경비(45억1900만원)를 전액 삭감한 것. 황 실장은 “당장 국회 감사요구를 비롯한 감사 업무는 해야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된다면 최대한 국회에 가서 ‘기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경비를 반영해달라’고 설명을 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시리아와의 수교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수교가 성사된다면 시리아는 한국의 194번째 수교국이 된다. 유엔 회원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마지막 미(未)수교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시리아의 59년 ‘형제국’이었던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은정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은 7일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면담을 갖고 수교 의사를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리아 과도정부의 수교 환영 의사도 확인됐다”며 “수교 관련 검토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이바니 장관도 “새로운 시리아는 한국과 양국 관계를 수립하는 것을 희망한다”며 “번영과 발전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부터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 논의는 54년간 독재를 이어온 아사드 정권이 지난해 12월 축출되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의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급물살을 탔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북한의 형제국가였던 쿠바와 지난해 수교한 데 이어 시리아와 국교를 수립한다면 북한의 오랜 우방국을 우리 편으로 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한국, 쿠바 이어 시리아와 수교 급물살… 北 외교 고립 가속‘北형제국’ 수교 검토알 아사드 정권 축출뒤 본격 논의美-英-佛도 잇달아 대표단 보내한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 논의는 지난해 12월 시리아 과도 정부가 들어선 뒤 본격화됐다. 외교부가 시리아 측에 먼저 면담을 요청했고, 시리아 측이 빠르게 화답하면서 양국 간 수교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정부 대표단은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시리아 외교장관 및 의전장과 면담을 했다. 정부 대표단의 시리아 방문은 2003년 이래 22년 만이었다.시리아 측은 과거 우호관계를 맺어온 북한이나 러시아 등과는 관계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며 한국과의 수교에 적극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에 주재하던 북한 외교관들은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자 러시아의 특별 전세기로 긴급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시리아는 1970년 아사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 아사드가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뒤 54년간 세습 독재를 이어갔다. 아사드 정권은 1966년 같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북한과 수교했고, 이어진 제3차·제4차 중동전쟁에서 북한의 무기 등을 지원받았다.북한이 시리아에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40차례 이상 탄도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제조 물질 등을 실은 선박을 보냈다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보고서도 공개됐고,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사드 전 대통령이 2022년부터 지난해 1분기(1∼3월)까지 총 34차례 서신을 교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과 쿠바, 러시아와 오간 친서 건수를 넘어설 만큼 긴밀한 정상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시리아와의 수교 추진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흐름이라는 것이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과도 정부의 주축인 HTS는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출범했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시리아에 대표단을 파견해 과도정부 측과 면담을 가졌고, 시리아의 임시 대통령 아흐메드 알 샤라도 최근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은 물론이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