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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시작하는 등 ‘유럽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 속에 최근 유럽에선 미국의 지원 없이도 지역 안보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안보 자강론’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고려할 때 현재 유럽의 독자적인 군사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현실적인 ‘방위 독립’ 달성에는 최소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5일 “(유럽의) 독립적인 군대, 공군, 핵무장에는 막대한 대가가 따른다”며 “유럽이 미국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되는 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당장 자체적인 사단을 구축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병력 부족 △나토 자체 방어에 생길 공백 △미국에 의존한 군사작전 등의 이유에서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전투 능력을 갖춘 여단을 각각 1개씩 편성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병력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또 우크라이나 파병 시 유럽 각국의 병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수밖에 없다. 예컨대 영국은 파병을 위해 이미 준비 태세가 갖춰진 ‘나토 신속대응군’ 내 부대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나토의 전쟁 대비 계획에 공백이 생긴다는 것. 여기에 정보나 방공망을 미국의 군사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의 특성상 미국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럽이 미국의 도움 없이 현재의 전력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방위비 증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을 받는 현재도 나토의 전력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GDP 3% 국방비 지출’이라는 목표를 대다수 회원국이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지원 없이 전력을 갖추기 위해선 “GDP의 4%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돈을 마련하기도 어렵지만, 무기와 인력을 충원해 군사 역량을 전환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다.나토를 지휘 및 통제, 조정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토의 군사 조직 최상단에 있는 유럽동맹군최고사령부(SHAPE)를 이끄는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SACEUR)은 현 크리스토퍼 카볼리처럼 늘 미군 소속이었다. 매슈 사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벌인 공중전 같은 규모·강도의 복잡한 작전을 유럽이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그간 미국이 유럽에 제공해온 핵우산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손을 뗀다면 러시아 깊숙이 닿을 수 있는 전략적 핵무기와 유럽 공군이 탑재할 수 있도록 유럽에 배치하는 ‘준전략적’ 핵무기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자체 핵무장에 대한 공감대가 모이고는 있으나, 현재 영국·프랑스의 핵탄두 수량은 400기 수준으로 러시아(1700기 이상)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빅테크 기업 애플이 성(性)과 인종 등에 따른 다양성을 장려하는 기업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DEI를 ‘역차별’이라고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25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주총)에서 ‘DEI 프로그램 폐지’ 정책 도입과 관련된 안건을 반대 의견 97%로 부결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국가공공정책연구센터(NCPPR) 소속 애플의 일부 행동주의 주주들이 ‘DEI 프로그램 중단(cease)’을 주총의 의결 안건으로 올렸지만 부결된 것이다. 이번 애플의 주총 결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속속 DEI 프로그램의 폐지·축소를 선언한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선 애플이 다른 빅테크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DEI를 더 강조해 왔다는 게 입증됐단 평가도 나온다. 그간 애플은 다양성·포용성 담당 부사장을 두는 등 DEI 기조에 앞장서 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도 성소수자다. 또 애플은 주총이 열리기 전 주주들에게 관련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길 권고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쿡 CEO는 이날 주주총회 후 “우리의 강점은 항상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혁신하는 협업 문화를 제공하는 데서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법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DEI 프로그램을 일부 축소·완화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군대 내 DEI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민간 부문에도 다양성 기조를 폐기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쿡 CEO는 “일부 조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의 존엄성·존중이라는 우리의 핵심 가치와 노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틱톡 여왕’이 죽어 가던 독일 좌파당을 살렸다.” 23일 치러진 독일 총선의 ‘깜짝 승자’로 군소 진보정당 좌파당(The Left)이 꼽힌다. 올해 초까지 여론조사에서 좌파당은 3%대 지지율에 그쳐 연방의회 입성 요건인 ‘득표율 5%’ 달성조차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8.8%를 얻어 연방의회 630석 중 64석을 차지했다. 4년 전 총선 득표율(4.9%)보다 훨씬 높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좌파당의 약진 이유로 소셜미디어 틱톡, 인스타그램 등을 즐겨 쓰는 37세 원내대표 하이디 라이히네크(사진)를 꼽았다. ‘틱톡 여왕’으로 불리는 그는 왼쪽 팔에 19세기 말∼20세기 초 독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시도했던 유대계 여성 운동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얼굴을 문신으로 새길 만큼 강경 좌파 성향이다. 이런 그를 포함한 좌파당 수뇌부가 전국 임대료 6년간 동결, 임대료 폭리를 신고하는 앱 설치, 부유세 등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선호하는 공약을 강조하며 약진했다는 것이다. 2007년 창설된 좌파당은 이번 선거에서 18∼24세 청년 유권자로부터 27%의 지지를 얻었다. 수도 베를린에서는 득표율 19.9%로 1위 정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옛 동독의 집권당인 ‘사회주의통일당(SED)’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복지 확대, 독일 주둔 미군 철수 등을 외친다. 1988년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에서 태어난 라이히네크는 할레비텐베르크 마르틴루터대에서 중동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베를린 의회에서 이번 총선의 지지율 1위 정당을 이끌고 있으며 차기 총리로 유력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메르츠 대표는 일부 인사가 나치를 추종하는 강경 보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반이민 정책을 두고 협력하려 했다. 그러자 라이히네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80년을 맞은 지금 나치 이념을 계승한 사람들과 협력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영상은 700만 회 이상 조회됐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빅테크 기업인 애플이 향후 4년간 미 국내에 5000억 달러(약 714조 원) 이상을 투자해 2만 명 이상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한 가운데 집권 1기 때처럼 면세 혜택을 받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애플은 24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사상 최대인 5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반도체 칩과 서버 제조를 대폭 확대하고, 미 전역에서 학생과 근로자의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 내년까지 새로운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애플은 현재 AI 시스템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모두 해외에서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는 폭스콘과 손잡고 2만3225㎡ 규모의 서버 생산라인을 미국에 구축하기로 했다.이날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의 20일 백악관 회동 이후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멕시코에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거라고 약속했다며 “그들은 관세를 피하고 싶어 한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애플의 관세 부담이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앞서 애플은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 등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에 이익이 돌아간다고 설득하면서 5년간 3500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충족시킬 전략적 투자를 발표하며 트럼프 1기 때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애플의 이번 발표는 정확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의 미국 복귀를 추진하면서 기대한 종류의 성과”라며 “주로 공화당이 강세인 주에 쏠린 애플의 투자를 두고 트럼프가 다른 기업들에도 ‘당신들은 왜 못 하느냐’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조건이 즉시 제공된다면 대통령직을 맞바꿀 수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번 주에 우크라이나 광물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스티븐 윗코프 미 백악관 중동특사)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맞아 종전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이 조만간 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핵심 사항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분명한 안보 보장을 재차 강조하며 나토 가입과 자신의 거취를 맞바꿀 수 있다고 했다. 또 “(불만족스럽더라도) 어쩔 수 없다면 우리는 (광물협정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이에 대해 외신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美 “광물협정 받아들이거나, 전쟁 지거나” 압박 23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추가로 제안한 광물협정 초안에도 미국의 향후 안보 보장 내용이 빠져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대가 없는 자원 이전 요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압박 수위를 높이며 ‘광물협정을 받아들이거나, 전쟁에 지거나’의 선택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미군 투입을 거부하며, 광물협정을 통한 미국 기업 체류가 사실상의 안보 보장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광물협정이 군사 지원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보장한다”며 “나는 이를 경제적 안전 보장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향후 10세대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광물협정에서 요구한) 5000억 달러 문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미국의 안보 지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인정했다. 그는 “만약 미국의 조건이 ‘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아마 그것에 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광물협정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윗코프 특사는 23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주 내에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일방적인 종전협상에 불만을 제기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독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압박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유럽 정상들 키이우 모여 美 종전안 대응 논의 종전 협상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배제한 채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미국에 맞서 유럽은 힘을 모으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은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X에 “생존을 위한 이 싸움에서, 위태로운 것은 우크라이나의 운명만이 아니다. 그것은 유럽의 운명”이라고 썼다. 24일과 27일 미국을 각각 방문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3일 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단결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정상은 방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안보 분담’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후 원자력발전소 등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에 3만 명가량의 유럽군을 주둔시킬 수 있다는 것. 다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공군 지원 없이는 계획을 실현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두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국 방위비 증액 계획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의 모든 회원국이 올 6월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대러 제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24일 러시아산 1차 알루미늄 수입 중단을 포함한 제16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세수가 확보되면 자국의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 부과가 단순한 엄포용 혹은 외교적 수단을 넘어 감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재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막대한 양의 관세와 결부하면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재정 건전성 회복을 강조했다. 이어 “엄청난 돈이 관세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것이 효과를 거두면 소득세 제도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한 국가로부터 최소 연 600억 달러(약 87조원)의 관세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소득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대신 관세 수입으로 벌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어 취임 직후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상응해 물리는 상호 관세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국세청(IRS)을 폐지하고 모든 외부인에게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 내 생산기지를 통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한국, 일본 등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후 멕시코에서 이뤄지던 대형 자동차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며 “그들은 우리의 디트로이트(미국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를 죽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공장을 세울 경우 관세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캐나다를 겨냥해 “그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목재, 석유, 가스 등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한다. 그들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를 언급하며 “어느 브릭스 국가라도 ‘달러 파괴(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 붕괴)’를 거론하면 1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미국의 25대 대통령(1897∼1901)을 지낸 윌리엄 매킨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장벽 덕분에 미국이 189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부유한 시기를 보냈다”며 “매킨리는 ‘관세 사나이’였다. 그는 다른 나라가 들어와서 약탈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세수가 확보되면 자국의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 부과가 단순한 엄포용 혹은 외교적 수단을 넘어 감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재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막대한 양의 관세와 결부하면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재정 건전성 회복을 강조했다. 이어 “엄청난 돈이 관세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것이 효과를 거두면 소득세 제도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한 국가로부터 최소 연 600억 달러(약 87조원)의 관세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소득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대신 관세 수입으로 벌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어 취임 직후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상응해 물리는 상호 관세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국세청(IRS)을 폐지하고 모든 외부인에게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 내 생산기지를 통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한국, 일본 등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후 멕시코에서 이뤄지던 대형 자동차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며 “그들은 우리의 디트로이트(미국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를 죽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공장을 세울 경우 관세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트럼프는 캐나다를 겨냥해 “그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목재, 석유, 가스 등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한다. 그들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를 언급하며 “어느 브릭스 국가라도 ‘달러 파괴(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 붕괴)’를 거론하면 1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미국의 25대 대통령(1897~1901)을 지낸 윌리엄 매킨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장벽 덕분에 미국이 189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부유한 시기를 보냈다”며 “매킨리는 ‘관세 사나이’였다. 그는 다른 나라가 들어와서 약탈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일(현지 시간) 취임 한 달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전보다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임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50%를 웃돌았던 것과 달리 부정 평가가 소폭 우세해 여론의 변화가 감지된다.이날 미국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0%대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13~17일 미국 성인 1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 범위 ±3.1%)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7%, 부정 평가는 52%였다. 13~18일 WP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성인 26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 범위 ±2.1%포인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로 부정 평가(53%)보다 낮았다.이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지지율보다는 높은 수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중 가장 높았던 지지율은 2017년 3월과 2020년 5월의 45%였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16일 발표된 CNN 조사에서 지지율이 55%에 달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개편 과정에서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했다는 우려가 지목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필두로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CNN과 WP 조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특히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억만장자 머스크가 연방 정부 개편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감지됐다. WP 조사에서 응답자의 34%만이 머스크의 정부 내 역할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CNN 조사에선 응답자 54%가 머스크에게 정부 내 주요 역할을 맡긴 것이 트럼프에게 불리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경제난 해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CNN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2%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필품 가격 인하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유권자로 한정해도 47%가 같은 견해를 보였다. WP 조사에선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69%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극복 수단으로 관세를 강조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대해선 찬성 여론이 더 크게 나타났다. WP 조사에선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의 체포·추방 등 트럼프 2기 이민 정책 집행에 응답자 50%가 찬성해 반대(48%)보다 소폭 많았다. CNN 조사에서도 이민 정책이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45%에 그쳤고, ‘적절하다’(39%)와 ‘아직 충분하지 않다’(15%) 등 긍정적인 평가는 모두 54%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스 켈로그 중동 특사와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18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종전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지 이틀 만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화상 연설을 통해 “내일(20일) 켈로그 특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이 회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할지, 평화와 함께할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자국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친(親)러시아 행보로 일관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켈로그 특사는 같은 날 키이우에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을 먼저 만났다. 그는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밀착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 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의 필요성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재침공을 피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혹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식 안보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역시 종전 협상에서 소외될 위기에 처한 유럽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을 견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서방 19개국 정상은 19일 프랑스 파리에 모여 우크라이나 의제에 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어떤 것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이들 정상은 전쟁에 따른 계엄으로 당초 지난해 대선을 치러야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임기를 넘겨 집권하고 있는 것도 적극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한 데 따른 반박으로 풀이된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도 선거를 중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고 옹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그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동조했다. 한편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조만간 미국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을 질문받자 “아마도 24일”이라고 답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최근 항공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엔 경비행기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19일(현지 시간) 미 애리조나주 마라나타운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경 마라나 지역 공항에서 경비행기 2대가 충돌했다. 사고가 난 경비행기들 중 1대에 타고 있던 2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경비행기 탑승자 2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미 연방항공청(FAA)은 두 항공기가 공항 활주로 인근 상공에서 부딪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FAA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마라나 지역 공항은 관제탑 없이 운영되는 공항이다. 이런 공항에 들어오는 항공기 조종사들은 공통 무선 주파수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이착륙 의사를 알린다.AP통신은 미국에선 정기적인 상업용 항공편을 운행하는 대형 공항이 아닌 이상 관제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공항은 연간 수만 건의 이착륙이 이뤄지는 곳이고, 관제탑 건설을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연된 상황이었다.미국 언론들은 지난 한 달간 북미에서 4건의 항공기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데 이어 또다시 인명피해를 내는 사고가 일어나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후 추락해 두 항공기 탑승자 67명 전원이 숨졌다. 같은 달 31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에 6명이 탑승한 의료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과 인근 도로에 있던 운전자 1명 등 7명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에는 17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착륙 중 뒤집히면서 17명 이상 다쳤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1단계 휴전이 다음 달 1일 종료되는 가운데, 하마스가 2단계 휴전이 성사될 경우 현재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을 ‘한꺼번에 석방할 수 있다’는 물밑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 석방 지연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발이 커지고 공습 재개까지 거론되자 휴전 결렬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질 석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에 따르면 이번 주 개시될 2단계 협상 논의를 앞두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전쟁 종식’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남은 인질을 일괄 석방”하는 안을 제시했다. 앞서 양측은 △1단계: 6주간 이스라엘 인질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4명 교환 △2단계: 남은 인질 석방 및 종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논의 △3단계: 유해 송환과 가자지구 재건안 논의를 내용으로 하는 ‘3단계 휴전안’에 합의했다. 하마스는 휴전이 개시된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3∼6명의 인질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인계했다. 2단계 휴전에서도 하마스가 이처럼 단계적으로 인질들을 인계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결국 하마스의 일괄적인 인질 석방 제안은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우려한 협상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이달 3일 시작될 예정이던 2단계 휴전 논의는 양측이 서로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지연되고 있다. 하마스가 10일 이스라엘 측이 가자지구 공습을 다시 감행했다며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하자, 이스라엘은 15일까지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전쟁을 재개한다고 맞섰다. 일단 14일 하마스가 예정대로 인질을 석방해 양측의 충돌은 없었지만 다시 가자지구가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양측의 견해차도 여전하다. 기데온 사아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18일 “어제 열린 안보내각 회의에서 2단계에 대한 협상을 이번 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완전한 하마스 축출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구성된 협상단에 ‘강경파’ 론 더머 전략장관이 배치된 것도 변수로 꼽힌다. 같은 날 하마스의 하젬 깟셈 대변인은 “그들의 요구는 일종의 심리전”이라며 하마스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깟셈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여 22일 석방될 인질을 3명에서 6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10년 넘게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트럼프가 나바로의 경제적 신념을 담아내는 ‘그릇(vessel)’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관세 폭탄’을 쏟아내며 전방위 ‘통상 전쟁’에 나선 가운데 최전선에서 이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76)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 “나바로가 수십 년간 집착해 온 ‘경제적 사명’을 실행할 기회를 트럼프가 제공해 주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스페인계 부친을 둔 나바로 고문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관세 신봉자’로 통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강성 매파(Hawk)’로 분류된다. 트럼프 1기 시절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지낸 그는 2018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구조적으로 ‘세계의 기생충’ 같은 역할을 한다”고 직격할 만큼 반(反)중국 성향도 강하다.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도 지휘해 한국과의 통상 의제에도 밝다. 이런 그를 겪었던 정부 소식통은 “좋게 말하면 신념이 투철하고 직설적으로 평하면 자기 주장이 지나치게 강하다”며 “‘경주마’ 같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나의 피터”로 부르며 각별한 애정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첫날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각서는 물론이고 이후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예외 없는 관세 적용, 최근 ‘상호 관세’ 부과 정책까지 모두 나바로 고문이 주도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아직까지 상원 인준을 마치지 못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후보자, 18일에야 인준을 통과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공식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에 인준이 필요없는 백악관 참모인 나바로 고문이 강력한 관세 정책으로 치고 나가며 트럼프 2기의 통상전쟁을 주도하는 인물이 됐다는 의미다. FT 또한 “트럼프 1기 때 나바로 고문은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같은 자유무역론자에게 자주 제동이 걸렸지만, 2기 행정부에서는 거의 반대에 직면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나바로 고문을 전적으로 신뢰해 “나의 피터(My Peter)”라고 부르며 통상 정책에서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나바로 고문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을 당시 이 정책의 의미를 상세하게 부여하며 ‘철강·알루미늄 관세 2.0’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 등에 관세를 부과했던 조치의 연장선상이란 뜻이다. 그는 이날 호주를 겨냥해 “미국의 알루미늄 시장을 죽이고 있다”며 무역 보복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엔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해 그의 강경한 발언은 화제가 됐다.● 호전적 관세에 공화당 일각에서도 우려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1월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았고 두 달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을 때 이를 조사하는 하원 특별위원회 참석, 서류 제출 요구 등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출소한 그는 곧장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공화당 전당대회장으로 갔다. 이곳에서 “의회가 내게 트럼프를 배신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했다”고 외쳐 큰 환호를 받았다. FT는 “나바로 고문이 트럼프의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복귀하는 동시에 ‘마가(MAGA·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트럼프 지지층을 동시에 뜻하는 말) 왕족’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 주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의 정책을 둘러싸고 공화당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농업 및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불안해한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WSJ에 “관세로 이익도 있겠지만 다른 국가들의 보복 관세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No Trump! No KKK! No Fascist USA!(트럼프, 백인 우월주의, 파시스트 미국에 반대한다!)” 17일 오후 1시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광장.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을 맞아 1000여 명의 시민들로 광장이 가득 찼다. 이들은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서도 각자 만들어온 수백 개의 피켓을 들고 박자에 맞춰 “노 트럼프!”를 외쳤다. “민주주의를 보여 달라”는 시민들의 구호는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미 연방정부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일(2월 22일)을 기리기 위해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는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과 보스턴, 애틀랜타 등 18개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이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을 통해 동시다발적 시위를 조직했다.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월권 논란 등이 도화선이었다. 이날 유니언스퀘어에 모인 이들은 ‘트럼프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렸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대통령의 날’ 대신 ‘내 대통령임을 거부하는 날(Not My Presidents’ Day)’ 혹은 ‘제왕을 거부하는 날(No Kings’ Day)’이라고 부르며 “의회는 일을 하라(Congress do your job)”는 구호도 나왔다.또 시위에선 머스크가 이끄는 DOGE의 정부 기관 폐쇄 및 대규모 인원 감축에 대한 반발도 두드러졌다. ‘소비자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DOGE가 나를 해고했다’는 피켓을 든 토리 씨는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공무원이었는데 지난주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가 은행을 규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우리 기관을 통째로 폐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와 함께 시위에 참여한 사이먼 씨는 “내 주변에도 트럼프와 머스크의 독재로 연방정부에서 해고된 이가 3명이나 있다”며 “이들은 아무런 원칙과 절차도 없이 사람들을 ‘제거’하고 있다. 선출되지도 않은 머스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DOGE는 이날도 연방항공청(FA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식품의약국(FDA) 등의 직원 수백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까지 머스크의 월권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이 20여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조국을 구한 자는 어떤 법도 어긴 게 아니다(뭘 해도 합법이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No Trump! No KKK! No Fascist USA(트럼프, 백인 우월주의, 파시스트 미국에 반대한다)!”17일 오후 1시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광장.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을 맞아 1000여 명의 시민들로 광장이 가득 찼다. 이들은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서도 각자 만들어온 수백 개의 피켓을 들고 박자에 맞춰 “노 트럼프!”를 외쳤다. “민주주의를 보여 달라”는 시민들의 구호는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미 연방정부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일(2월 22일)을 기리기 위해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는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과 보스턴, 애틀랜타 등 18개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이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을 통해 동시다발적 시위를 조직했다.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월권 논란 등이 도화선이었다.이날 유니언스퀘어에 모인 이들은 ‘트럼프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와 ‘트럼프와 머스크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렸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대통령의 날’ 대신 ‘내 대통령임을 거부하는 날(Not My Presidents’ Day)’ 혹은 ‘제왕을 거부하는 날(No Kings’ Day)’이라고 부르며 “의회는 일을 하라(Congress do your job)”는 구호도 나왔다.또 시위에선 머스크가 이끄는 DOGE의 정부기관 폐쇄 및 대규모 인원 감축에 대한 반발도 두드러졌다. ‘소비자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DOGE가 나를 해고했다’는 피켓을 든 토리 씨는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공무원이었는데 지난주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가 은행을 규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우리 기관을 통째로 폐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내와 함께 시위에 참여한 사이먼 씨는 “내 주변에도 트럼프와 머스크의 독재로 연방정부에서 해고된 이가 세 명이나 있다”며 “이들은 아무런 원칙과 절차도 없이 사람들을 ‘제거’하고 있다. 선출되지도 않은 머스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DOGE는 이날도 연방항공청(FA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식품의약국(FDA) 등의 직원 수백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까지 머스크의 월권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이 20여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조국을 구한 자는 어떤 법도 어긴 게 아니다(뭘 해도 합법이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오는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사흘 앞두고 백악관은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단행했다”며 성과를 자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다룬 기사를 상단에 소개하며 ‘통상 전쟁’을 가장 큰 결실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백악관은 17일 홈페이지에 “‘트럼프 효과’는 꺾일 줄 모른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재집권 후 첫 한 달의 주요 성과로 △국경 보안 △규제 완화 △연방정부 책임성 강화 △미국인 노동자를 위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꼽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 전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주말 동안 놓쳤을 수 있는 주요 헤드라인’으로 6개 기사의 제목과 링크를 나열했다. 이중 최상단에 소개된 두 개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를 다뤘다. 각각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닛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논의 속에 일부 생산 시설을 멕시코에서 이전할 가능성 시사”, “오하이오 철강 공장 CEO,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덕분에 ‘흥미로운 시기’ 도래… 신규 채용 및 생산성 증대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다. 통상 정책이 미국의 제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트럼프 2기의 주요 성과로 홍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백악관이 소개한 기사는 모두 친(親)트럼프 성향의 우파 매체 폭스뉴스 또는 극우 성향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에서 보도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진보 성향인 미국 주류 언론에 적개심을 드러내며 폭스뉴스를 ‘편애’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단독 인터뷰와 18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첫 공동 인터뷰 기회를 모두 가져갔다. 브레이트바트는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이 공동창업한 매체로, ‘대안 우파’ 운동의 선봉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보장하지 않은 채 미국이 일방적으로 러시아와 휴전을 추진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밀어붙이자, 자국에 대한 안보 보장 필요성을 피력하며 우려를 표한 것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공개된 독일 공영 ARD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나서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그걸 그냥 협상 테이블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나토 가입을 재차 주장했다.이어 “아무도 아프가니스탄 2.0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방에 아프가니스탄 철군 같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나토 가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지 않은 채 전쟁을 끝낼 경우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미국은 트럼프 1기 당시인 2020년 무장단체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 철수를 시작했고, 2021년 8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완전 철수를 감행했다. 그러나 급속한 철군에 안보 공백이 생긴 틈을 타 탈레반이 공세를 펼치면서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고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는 결과를 낳았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푸틴 기분 좋은 말만 하는 게 문제다. 그것이 핵심”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 위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신속한 종전 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러시아의 협상 조건에 일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은) 서로 만나 빠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그(푸틴)를 기쁘게 하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휴전은 성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가치를 공유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유럽이고 여러분과 똑같다”며 유럽의 지원과 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3년간 유럽 군사력이 약간 나아졌지만 “전투 병력 규모와 해군력, 공군력, 드론 측면에서 약하다”며 유럽이 자체 방위력을 증대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14∼16일 열린 뮌헨안보회의 때 진행됐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아군 확보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17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데 이어 18일 튀르키예에 도착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취임 후 약 한 달 만에 총 65건의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그가 취임 후 한 달 동안 서명한 행정명령(12건)의 5배가 넘는 수치다.16일 동아일보가 미 연방관보 등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집권 2기 행정명령 중에선 관세 등 외교·통상 분야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방정부 개편(10건), 이민·안보(7건), 에너지·기후(6건), 재정·기술(5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주 만에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통상 전쟁’에 돌입했다. 취임 1년이 지난 2018년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던 1기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속도 못지않게, 행정명령의 강도도 1기 때보다 세졌단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간의 유예를 주기로 했지만 우방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 품목에도 25%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특히 4월 2일경부터는 국가별 상호 관세와 함께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2기 행정부에선 초반부터 ‘관세 패키지’로 사실상 모든 우방에까지 칼끝을 겨누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트럼프 1기땐 산발적 ‘충격-공포’… 2기땐 한달내내 ‘천둥의 날’[트럼프 한달, 행정명령 폭풍]한달새 행정명령 65건… 1기의 5배의회 견제 받지않는 행정명령 통해, ‘美 우선주의’ 정책 이행 속도전中 추가관세 등 ‘외교-통상’이 14건… 국경 강화 등 ‘이민-안보’ 분야 7건“트럼프 집권 1기 땐 산발적으로 정책을 쏟아내는 ‘충격과 공포(shock & awe)’ 전략을 썼다면, 2기에선 그동안 계획한 내용을 쭉 실행에 옮기는 ‘천둥의 날들(days of thunder)’이 시작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취임 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배넌이 예고한 대로였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관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취임 후 한 달 동안 서명한 ‘행정명령’(12건)의 약 5배에 이르는 65건을 같은 기간 쏟아냈다. ‘각서(memorandum·15건)’와 ‘포고문(proclamation·12건)’까지 합친 트럼프 2기의 행정조치는 총 92건에 이른다.미 NBC방송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는 최근 40여 년간 대통령 취임 100일 기준 가장 많은 행정명령이 내려진 시기”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속도 내기’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외교·통상(14건)’과 ‘연방정부 개편(10건)’ 행정명령 가장 많아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초반 의회의 견제를 받지 않는 행정명령을 적극 활용해 자신이 강조해 온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 분야 행정명령만 한 달간 14건을 서명하며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최근 전 세계적인 우려를 키우는 ‘글로벌 통상전쟁’을 본격화한 건 1일부터다.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들 국가가 펜타닐 등 마약류 단속을 소홀히 해 미국에 해를 끼친다며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후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선 관세 부과 시점을 3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예정대로 강행했다.1기 땐 취임 2년 차인 2018년에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지금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대중(對中) 통상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1기에선 취임 한 달 동안 관세 관련 행정명령도 없었다. 그 대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글로벌 통상전쟁’의 기반을 다지는 조치 정도만 취했다.외교·통상 분야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개편’ 관련 행정명령(10건)에 많이 서명했다.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딥스테이트(기득권 관료집단)’ 청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딥스테이트 해체를 명분으로 인사 비준권과 예산 편성권 등 의회의 대통령 견제 권한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불법 이민자 단속 및 국경 보안 강화도 1기 때보다 훨씬 속도가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Make America Safe Again)’란 정책 기조를 중심으로 취임 첫날 국경에서 군의 역할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지금까지 7건의 ‘이민·안보’ 분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2개 부처 장관들 상원 인준 통과, 1기보다 빨라각종 정책을 책임지고 집행할 각 부처 장관들(15명)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인준 속도도 2기가 1기 때보다 빨랐다. 취임 한 달간 상원 인준을 못 받은 장관 후보자 수는 1기 6명에서 2기 3명으로 절반으로 줄었다.1기 땐 취임 한 달도 안 돼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낙마했다. 이어 반(反)노동 성향으로 논란이 된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후보자도 자진 사퇴했다. 또 백악관 주요 인사 사이의 갈등설이 공공연히 제기되는 등 권부의 내밀한 이야기가 자주 새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유출자 색출” 지시까지 내렸다.하지만 집권 2기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대로 백악관과 전 부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파’들로 요직을 채운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의 지분 50%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거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AP통신 인터뷰에서 이 제안이 미국의 이익만 반영하고 있다며 자신이 협상에 참여한 장관들에게 “서명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신속한 ‘종전 협상’을 강조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러시아의 입장만 중시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N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희토류와 미국의 안보 보장을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NBC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희토류의 50%를 보장받으면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이 광물 협정이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존재할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고 FT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의 군사 지원 대가로 희토류를 요구했으며 미국의 안보 보장 약속은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전직 고위 관리 역시 미국의 이번 제안을 두고 “식민지 협정”이라고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희토류 채굴이 이뤄진 후 분쟁이 발생한다면 미국 뉴욕 법원이 관할할 것이라는 점에도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FT에 “이것이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라며 “힘들다”고 토로했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인자인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에 빠른 종전을 압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마을에 새로운 보안관(트럼프)이 나타났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뜻을 따르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15일 이 회의에서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종전 협상에 유럽 주요국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켈로그 특사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유럽 주요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역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군을 창설할 때가 왔다”며 유럽 주요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15일 AFP통신은 향후 며칠 안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회동’이 열린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불참한다고 전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참석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한편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자동으로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한국 비무장지대(DMZ)처럼 우크라이나에도 다국적군을 배치하자고 제안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은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출범 후 열린 첫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openness)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만나 40분간 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26일 만에 열린 첫 고위급 대면이다. 이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3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의 비핵화 유지 방침을 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한반도 정책의 공식 목표로 유지해온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7일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한일·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모두 ‘북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DPRK)’라는 표현을 썼다.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에서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부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에는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는 참여를 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을 포함한 3국 공동성명에 중국이 반대하는 대만의 유엔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가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정상외교 공백속 첫 한미 외교회담… 고위급 소통 약속은 못받아트럼프 2기 첫 한미일 외교회담 美, 비핵화 유지… 스몰딜 가능성도 공동성명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 韓 외교부 자료선 中 견제 표현 빠져… 美정부 ‘대만독립 지지 안해’ 문구 삭제 루비오, 관세 문제엔 “관계부처 협의”15일(현지 시간)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국과 미국의 외교장관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27일 만에 열렸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정상 외교가 실종된 가운데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의 물꼬를 튼 것이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와 확장억제(핵우산),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기존 한반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외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단 가라앉을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로 한국이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등 정상 및 고위급 소통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선 한계가 뚜렷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세진 중국 압박 동참 요구 외교부는 이번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이 비핵화 목표는 물론이고 핵우산 강화 등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유지된 북핵 정책들을 일단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 표현 사용을 회담 전 조율 과정에서 적극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에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화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비핵화 중간 단계로서의 핵 동결이나 군축 협상 등 ‘스몰딜’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견제 메시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한층 강화됐다. 특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엔 “(3국 장관이)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대만이 유엔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한국이 참여한 회담 성명에 이 문구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성명엔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힘 또는 강압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중국을 견제하는 문구들은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대부분 빠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며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제기구에 대해 대만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 내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팩트시트’를 업데이트하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 대신 우리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자 평화적인 방법으로 양안의 차이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문구가 새롭게 포함됐다.● 트럼프 예고한 관세 문제, 정부 입장 전달만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미국과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등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트럼프 2기가 노골적으로 동맹 기여 확대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강조해 온 만큼 미국의 관심이 높은 협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회담에서 조태열 장관이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 한미 간 해결 의지를 밝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관계 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관세 문제가 국무부가 아닌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 통상당국 소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관세 조치가 실행되기 전에 회담을 가진 것도 다행”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의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혐오 발언 규제를 통해 극우세력의 부상을 막으려는 유럽 주요국을 향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4일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도 회동하며 유럽 극우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인자인 밴스 부통령이 23일 총선을 실시하는 독일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보다 바이델 대표와 먼저 양자 회동을 하자 “노골적인 선거 개입 겸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바이델 대표와 동영상 회담을 가졌다. 당시 머스크도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두둔하며 “유럽은 표현의 자유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럽에 ‘이데올로기 전쟁’을 선포했다”고 진단했다.● 밴스 “극우정당 지지 여론 무시 말라” 밴스 부통령은 이날 “유럽의 최대 위협은 러시아도, 중국도 아닌 ‘내부’에서 온다”라며 유럽이 민주주의 근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들이 공론장에서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극우 사상이나 혐오 발언을 규제하지 말라는 뜻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특히 “구시대적 기득권층이 ‘허위 정보’나 ‘잘못된 정보’ 같은 소련 시대의 낡은 용어를 내세워 검열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의 예로 스웨덴의 꾸란(이슬람 경전) 소각 시위자 체포 등을 꼽았다. 뮌헨안보회의는 지난달 20일 취임한 밴스 부통령이 참석한 첫 번째 해외 주요 행사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밴스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구상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극우세력을 옹호하는 데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밴스 부통령은 독일 정치권이 AfD를 노골적으로 배척하는 점을 지적하며 “민주주의는 민심이 중요하다는 신성한 원칙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여론조사에서 AfD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밴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독일 유권자가 AfD를 지지하는 만큼 이를 도외시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유대인 학살 등을 자행한 나치의 어두운 역사를 지닌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은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밴스 부통령에 뒤이어 단상에 오른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유럽의 상황을 일부 권위주의 정권의 언론 규제와 비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독일 선거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바이델 회동서 ‘방화벽’도 언급 밴스 부통령은 이날 회의 참석 후 뮌헨의 한 호텔에서 바이델 대표와 만났다. 두 사람이 이른바 ‘방화벽(firewall)’ 등을 주제로 약 30분 대화했다고 AfD 측은 밝혔다. 방화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정계에서 유지돼 온 “극우정당의 국정 참여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일종의 불문율을 뜻한다. 현재는 연정 구성을 위해 AfD 같은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밴스 부통령은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도 “방화벽의 자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이 취합한 독일 주요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AfD의 지지율은 18.3%였지만 15일 21.3%로 뛰었다. 같은 기간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3.2%포인트 하락했다. 집권 사회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제자리걸음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3일 총선에서 AfD의 약진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숄츠 총리는 15일 X를 통해 “우리가 정당한 이유로 협력하지 않는 당(AfD)에 다른 사람(밴스)이 협력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박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