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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발열진료소는 영하 5도의 추운 날씨에도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환자는 발열진료소에서 1차 진료를 받는다. 이날 오전에만 최소 1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곳곳에서 기침과 가래 끓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거나 몸을 한껏 움츠렸다. 약을 잔뜩 받아 나온 자오모 씨(60)는 “여기 온 사람들은 집에서 버티다가 약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나온 이들”이라며 “(집에서) 안 나온 사람(확진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 예약조차 힘들다는 소문이 사실일 것이라고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국 당국은 18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베이징에서 발생한 단 2명이라고 밝혔다. 작은 발열진료소에 오전에 100명이 몰리는 상황과는 동떨어진 통계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택배원들이 많아지면서 택배가 사실상 중단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차오양구에 사는 직장인 우모 씨(44)는 최근 2주 동안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전혀 받지 못했다. 택배원이 부족해 판매자가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도 세 차례나 됐다. 18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택배회사는 택배원 일당을 200위안(약 3만7000원)에서 400위안(약 7만4000원)으로 2배로 올렸는데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발열환자 급증, 택배원 부족 같은 3년 전 코로나19 발병 초기 상황이 재연되면서 중국에서는 감기약과 해열제 품귀 현상이 벌어진 데 이어 N95(KF94) 마스크 가격도 5, 6배 이상 뛰었다. 개당 1위안(약 185원) 정도 하던 N95 마스크는 5∼6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저장성 사오싱 시장 감독국은 이달 초 18.68위안(약 3500원)이던 마스크 한 상자를 139.9위안(약 2만6000원)으로 7배가량으로 올려 판 업체 관계자를 입건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내년 1월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방정부마다 내년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19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발열진료소는 영하 5도의 추운 날씨에도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환자는 발열진료소에서 1차 진료를 받는다. 이날 오전에만 최소 1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곳곳에서 기침과 가래 끓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거나 목도리를 마스크 앞으로 더 두르고 몸을 잔뜩 움츠렸다. 약을 잔뜩 받아 나온 자오 씨(60)는 “여기 온 사람들은 집에서 버티다가 약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나온 이들”이라며 “(집에서) 안 나온 사람(확진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 예약조차 힘들다는 소문이 사실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발열진료소에 왔다가 갑자기 격리당해 다른 곳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는 정부 시설에서 1주일 이상 격리해야 했다. 베이징에서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택배원들이 많아지면서 택배가 사실상 중단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차오양구에 사는 직장인 우모 씨(44)는 최근 2주 동안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전혀 받지 못했다. 택배원이 부족해 판매자가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도 세 차례나 됐다. 18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베이징 한 택배회사는 택배원 일당을 200위안(약 3만7000원)에서 400위안(약 7만4000원)으로 2배로 올렸는데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발열환자 급증, 택배원 부족 같은 3년 전 코로나19 발병 초기 상황이 재연되면서 중국에서는 감기약과 해열제 품귀 현상이 벌어진 데 이어 N95(KF94) 마스크 가격도 5, 6배 이상 뛰었다. 개당 1위안(약 185원) 정도 하던 N95 마스크는 5~6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저장성 사오싱 시장 감독국은 이달 초 18.68위안(약 3500원)이던 마스크 한 상자를 139.9위안(약 2만6000원)으로 7배가량으로 올려 판 업체를 입건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내년 1월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방정부마다 내년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가한 경제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해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OTT ‘유쿠’는 12일부터 한국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방영한다고 밝혔다. 김태리, 남주혁이 주연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 올해 2∼4월 방영됐다. 8일 중국의 또 다른 OTT ‘비리비리’에서도 2020년 한국에서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이 방영을 시작했다. 중국 OTT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것은 5월 ‘배드 앤 크레이지’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중국에선 올해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또 오해영’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태원 클라쓰’ 등 드라마 13편이 OTT를 통해 방영됐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중국 OTT에서 한한령 조치 6년 만에 처음 한국 영화가 서비스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OTT로 화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은 만큼 OTT를 통해 방영되는 작품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은 195만 회가 재생돼 1만1000여 개 댓글이 달렸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다음 달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를 폐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백지시위’에 놀란 중국 정부가 최근 봉쇄 위주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데 이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까지 완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기업 관계자들의 중국 입국이나 유학생 입국 등 인적 교류가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 中 매체 “해외 입국자 격리 폐지 기대”중국 인터넷 매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톱뉴스라는 뜻)는 10일 “중국 당국이 내년 1월 9일부터 국경을 전면 개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입국자가 5일 동안 해야 했던 코로나19 시설 강제 격리를 할 필요 없이 사흘 동안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만 받으면 되는 방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쓰촨성 청두시에서는 9일 해외 입국자 격리 호텔에서 5일간 격리를 마친 입국자들에게 격리 해제 통지문이 전달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실일 경우 시설 격리와 재택 격리 3일을 더해 총 8일이었던 격리 기간이 우선 5일로 줄어든 셈이 된다. 홍콩 매체 ‘더 스탠더드’는 11일 “홍콩 주민의 격리 없는 중국 여행이 내년 1월 춘제(중국의 음력 설·1월 21∼27일) 전 허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주민은 중국에서 사흘간 의료적 감시를 받기만 하면 된다. 현재 홍콩 주민이 중국으로 여행할 경우 해외 입국자처럼 5일간 시설 격리와 3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의 다른 매체들은 “정부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최근 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 대책을 내놓자 국경 완전 개방에 기대감이 커진 누리꾼들이 관련 뉴스를 퍼 나르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급격한 방역 조치 완화 이후 유일하게 국경 봉쇄만 남아 있어 이런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부족·확진자 통계 불신 확산중국의 의료 시스템은 중국 정부의 급격한 방역 완화 조치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11일 허베이성 중부 바오딩시에 사는 30대 리모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리 씨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강제 격리 장소로 가려다가 방역 정책 완화로 갑자기 자가 격리에 들어갔지만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920만 명인 바오딩시는 감염자가 급증하자 의약품 비축량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통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만2272명으로 하루 전보다 3091명 줄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달 27일(3만8808명)보다 70%가량 감소한 수치다. 방역을 완화했는데 확진자가 줄었다는 통계가 나온 셈이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 온 후시진 전 환추시보 총편집인도 전날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글에서 “신규 감염자가 감소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누구도 그 진실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수치를 밝히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라”고 꼬집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020년 9월 8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공로자 표창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했다. 개인과 단체에 2300여 개의 훈장과 표창이 수여되는 등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의 방역 업무를 총괄한 중난산(鐘南山) 중국과학원 원사가 공화국 훈장을 받았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천웨이(陳薇)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원 등 3명은 ‘인민영웅’ 칭호를 받았다. 시 주석은 이날 약 70분간 연설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중국의 정치 사회 문화의 우수성이 증명됐다”면서 “엄청난 노력 끝에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방역 성과에 대해서도 자화자찬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면서 “국제적으로는 32개국에 34개 의료 전문가 조직을 파견하고, 150개국에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런민(人民)일보와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석했다. 그 당시 중국에서는 저녁 회식도 가능했고, 모임과 운동 등 일상생활도 불편함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시민들을 효율적·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사회주의 체제가 민주주의 체제보다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아는 데 2년이면 충분했다.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 선언을 한 뒤 2년이 흘렀지만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현실은 오히려 퇴보했다. 최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도 감기약과 해열제를 구하지 못해 사람들이 약국 앞에 줄을 서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방역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체감적으로 급증하고 있는데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확진자가 1명만 나와도 아파트 전체 동을 봉쇄했는데 지금은 확진자가 나와도 별도 안내도 없이 그냥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라고만 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방역 정책 전환에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중앙과 지방의 발표가 다른 경우도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 확인 절차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는데 베이징 등 지방정부는 음식점에 들어갈 때 여전히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PCR 검사소를 대폭 축소해 놓고 지방정부의 PCR 검사 음성 증명 확인은 계속 유지되다 보니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밖으로 돌아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방역 정책이 완화됐지만 지금 베이징은 그 어느 때보다 유령 도시처럼 삭막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이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방역 정책 완화를 추진한 것은 결국 체제에 대한 위협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2년 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당시 시 주석은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었다. 방역을 체제와 연계시킨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나온 ‘백지 시위’를 보면서 중국 당국이 적잖이 놀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전환을 설명할 길이 없다. 당분간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대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은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과 의학의 문제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다음 달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이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를 폐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백지시위’에 놀란 중국 정부가 최근 봉쇄 위주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데 이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까지 완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기업 관계자들의 중국 입국이나 유학생 입국 등 인적 교류가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 中 매체 “해외 입국자 격리 폐지 기대”중국 인터넷 매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톱뉴스라는 뜻)는 10일 “중국 당국이 내년 1월 9일부터 국경을 전면 개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입국자가 5일 동안 해야 했던 코로나19 시설 강제 격리를 할 필요 없이 사흘 동안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만 받으면 되는 방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쓰촨성 청두시에서는 9일 해외 입국자 격리 호텔에 5일간 격리를 마친 입국자들에게 격리 해제 통지문이 전달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실일 경우 시설 격리와 재택 격리 3일을 더해 총 8일이었던 격리 기간이 우선 5일로 줄어든 셈이 된다. 홍콩 매체 ‘더 스탠더드’는 11일 “홍콩 주민의 격리 없는 중국 여행이 내년 1월 춘제(중국의 음력 설·1월 21일~1월 27일) 전 허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주민은 중국에서 사흘간 의료적 감시를 받기만 하면 된다. 현재 홍콩 주민이 중국으로 여행할 경우 해외 입국자처럼 5일간 시설 격리와 3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의 다른 매체들은 “정부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최근 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 대책을 내놓자 국경 완전 개방에 기대감이 커진 누리꾼들이 관련 뉴스를 퍼 나르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급격한 방역 조치 이후 유일하게 국경 봉쇄만 남아 있어 이런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부족·확진자 통계 불신 확산 중국의 의료 시스템은 중국 정부의 급격한 방역 완화 조치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11일 허베이성 중부 바오딩시에 사는 30대 리모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리 씨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강제 격리 장소로 가려다가 방역 정책 완화로 갑자기 자가 격리에 들어갔지만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920만 명인 바오딩시는 감염자가 급증하자 의약품 비축량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통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만2272명으로 하루 전보다 3091명 줄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달 27일(3만8808명)보다 70%가량 감소한 수치다. 방역을 완화했는데 확진자가 줄었다는 통계가 나온 셈이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 온 후시진 전 환추시보 총편집인도 전날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글에서 “신규 감염자가 감소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누구도 그 진실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수치를 밝히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라”고 꼬집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가한 경제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서서히 해제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OTT ‘유쿠’는 12일부터 한국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방영한다고 밝혔다. 김태리, 남주혁이 주연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 올해 2~4월 방영됐다. 8일 중국의 또 다른 OTT ‘비리비리’에서도 2020년 한국에서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이 방영을 시작했다. 중국 OTT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것은 5월 ‘배드 앤 크레이지’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중국에선 올해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또 오해영’,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태원 클라쓰’ 등 드라마 13편이 OTT를 통해 방영됐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중국 OTT에서 한한령 이후 6년 만에 처음 한국 영화가 서비스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은 만큼 OTT를 통해 방영되는 작품의 숫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은 195만회가 재생돼 1만1000여개 댓글이 달렸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중동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틈이 벌어진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적극적으로 파고든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유 값을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지불하는 방식도 논의돼 ‘페트로 위안화(위안화 원유 결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현지 시간) 사우디 S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국가수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하고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또 중국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사우디 국책 사업 계획 ‘비전 2030’ 협력 강화에도 합의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과 사우디 관계가 강화되면서 원유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밍(明)보도 “양국 간 대규모 투자 협정 체결로 페트로 위안화의 기반을 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7일 양국 대표단은 그린수소, 태양광, 정보기술(IT), 클라우드 기술, 운송, 물류 분야 투자 협정 34건을 체결했다. SPA통신은 협정 체결액이 1100억 리얄(약 38조6000억 원) 규모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 규모인 40조 원과 비슷하다. 사우디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 주석은 살만 국왕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사우디를 다극화 세계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전면적인 협력을 심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살만 국왕도 “중국의 관심사는 사우디의 관심사”라면서 “사우디는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전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다. 이번 투자 협정에는 미국이 제재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하는데 사우디가 화웨이를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것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대한)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사우디는 경제뿐 아니라 2년마다 셔틀 정상회담을 여는 데 합의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다. 사우디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대미 관계에서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 구축을 위해 중동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다. 시 주석은 이날 리야드 사우디 왕궁에서 중-아랍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단 쿠웨이트 등 중동 및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중동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틈이 벌어진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셈이다. 특히 원유값을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지불하는 방식도 논의돼 ‘페트로 위안화(위안화 원유 결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현지 시간) 사우디 S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국가수반 총리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하고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또 중국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사우디 국책 사업 계획 ‘비전2030’ 협력 강화에도 합의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과 사우디 관계가 강화되면서 원유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밍보(明報)도 “양국간 대규모 투자 협정 체결로 페트로 위안화의 기반을 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에 판매하는 일부 원유만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을 뿐 기축통화 달러를 위협할 정도 규모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밍보 등은 전했다. 앞서 7일 양국 대표단은 그린수소, 태양광, 정보기술(IT), 클라우드 기술, 운송, 물류 분야 투자 협정 34건을 체결했다. SPA통신은 협정 체결액이 1100억 리얄(약 38조6000억 원) 규모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 규모인 40조 원과 비슷하다. 사우디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 주석은 살만 국왕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사우디를 다극화 세계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전면적인 협력을 심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살만 국왕도 “중국의 관심사는 사우디의 관심사”라면서 “사우디는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전달할 준비가 돼있다”고 화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다. 이번 투자 협정에는 미국이 제재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하는데 사우디가 화웨이를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것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대한)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사우디는 경제뿐 아니라 2년마다 셔틀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다. 사우디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대미 관계에서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 구축을 위해 중동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다. 시 주석은 이날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단 쿠웨이트 등 중동 및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각국 실권자들은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다”며 “홍콩 문제,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탄압 의혹 등에서는 중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중국 당국이 3년째 유지해 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실 부족으로 의료대란 또는 의료붕괴 수준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대만 쯔유(自由)시보에 따르면 중국의 의료 병상은 인구 1000명 당 6.7개이고, 중환자 집중치료실(ICU)은 10만 명 당 3.6개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수용해야 할 ICU의 경우 독일은 10만 명 당 28.2개, 미국 21.6개, 일본 13.8개로 중국보다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도 이들 선진국에서는 ‘위드 코로나’ 초기 병상 부족 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의 경우 10만 명 당 7.1개의 ICU를 갖춰 중국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홍콩은 3월 코로나19 5차 파동 당시 ICU 병상 부족으로 병원 응급실 밖에 텐트를 치고 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의료 대란을 겪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은 중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 합동 코로나19 예방·통제 전문가 그룹에서 활동하는 펑쯔젠(馮子健) 전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대규모 감염 충격의 첫 정점에 도달하면 전체 인구의 60%가 감염되고, 최종적으로는 감염률이 80∼90%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소 8억4000만 명, 최대 12억6000만 명이 코로나19에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지금까지 3년 째 확진자가 1명만 발생해도 해당 지역을 모두 봉쇄하고 주민들을 격리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만 펴온 탓에 집단 감염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병상 부족은 물론이고 의료인력 부족, 의료 체계 부실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특히 중국 내 보건 전문가들은 내년 1월 1일 사흘 간 쉬는 새해 연휴와 1월 22일부터 일주일 간 쉬게 되는 춘제 연휴를 가장 위험한 시기로 꼽고 있다. 이 때 코로나19 확산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으며 의료적, 사회적 취약 계층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독성이 약해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광둥성 광저우시 방역 당국은 “확진자 16만2700명 가운데 90%가 무증상이었고, 위·중증 환자는 4명에 그쳐 위·중증률이 0.0025%였다”면서 “이는 4월 상하이 코로나19 확산 때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보고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고집해온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기하기로 선언한 다음 날인 8일. 여러 외국 공관과 사무실 등이 밀집해 있는 베이징 량마차오(亮馬橋) 근처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 지난달 초 베이징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기 전까지는 점심시간에 줄을 서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날도 점심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일부 식당은 여전히 문을 닫았다. 이날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한 한 일식당 매니저는 “쇼핑몰 입장 때 받아야 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 절차는 사라졌지만 쇼핑몰 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려면 48시간 이내에 받은 PCR 음성 증명 확인이 필요하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없애기로 했다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쇼핑몰 근처에서 만난 20대 천(陳)모 씨는 “정책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바람에 식당마다 기준이 다 다르다”면서 “봉쇄가 풀려 좋지만 당분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반(反)정부 ‘백지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이 7일 급격한 봉쇄 해제 조치를 발표했지만 그에 따른 확진자 폭증 대책이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중국인 최대 90% 감염될 수도”급격한 방역 완화에 확진자 급증이 예상되면서 의약품 사재기 현상도 급증하고 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 가능했던 감기약들이 8일 오전 대부분 매진됐다. 일부 약국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중국인 허(河)모 씨는 “이제 각자 방역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든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화했지만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한 그림이 없다”고 지적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중국 내 미국인들에게 “중국이 매우 불확실한 시기에 놓여 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음식 등 물품을 비축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공지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 합동 코로나19 예방·통제 전문가’ 그룹에 속한 핑쯔젠(馮子健) 전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6일 “중국 인구의 6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대 90%까지 감염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로 보건 체계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며 “올겨울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CNN은 “중국 당국이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 ‘위드 코로나’ 전환을 시도했다”며 “타이밍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백지 시위 성과”엔 환호그럼에도 시민들은 백지 시위 덕분에 그동안 일상을 파괴하다시피 했던 봉쇄 해제가 이뤄졌다며 반겼다. 량마차오 거리에서 기자와 만난 직장인 류(劉·28)모 씨는 “백지 시위에 대해 들어 알고 있다. 이번 완화 조치는 명백히 시위의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당국의 보도 통제로 여전히 많은 중국인이 시위 사실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2019년 12월 말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생을 처음 외부에 알린 고 리원량 박사 계정에 누리꾼들이 몰려 “드디어 끝났다” “리 박사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폐지에 8일 홍콩 증시는 3% 이상 급등했다. 다만 상하이 증시는 오히려 0.1%가량 하락해 혼조세를 보였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째 유지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 중국 국무원이 7일 발표한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에 따르면 14억 중국인이 거의 매일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사실상 폐지됐다. BBC는 “중국이 시위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핵심 분야를 포기했다”고 했다. CNN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전면적인 변화를 보였다”며 “(봉쇄에서) 개방으로 가는 중요한 스텝”이라고 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고 ‘위드 코로나’로 가는 수순으로 봤다. 지난달 26일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해 “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상하이 시위 이후 11일 만이다.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반정부 ‘백지 시위’가 확산되자 놀란 중국공산당이 방역정책을 급격히 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 “中 제로 코로나, 사실상 포기” 해석중국 국무원(정부) 통합방역통제기구는 이날 ‘10가지 방역 최적화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요양원, 보육기관, 의료기관, 초중고교 등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고 PCR 검사 음성 확인 절차 없이 출입이 가능해졌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건강 QR코드’ 스캔 절차도 폐지했다. 또 확진자를 걸러내기 위해 특정 지역 주민 전원을 상대로 PCR 검사를 진행하던 것도 폐지했다. 지금까지는 건물 등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24∼72시간 이내에 받은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도시, 지역 간 이동자들에게 ‘건강 QR코드’를 스캔하도록 해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한 지역을 거친 사람은 이동을 막아 왔다. 국무원은 또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을 지정할 때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 전체를 지정하는 대신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의 해당 층이나 가구만 지정하도록 했다. 지역 관료가 임의로 고위험 지역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적시했다. 각종 형태의 ‘임시 봉쇄’도 금지했다. 확진자는 물론이고 밀접접촉자까지 무차별 강제로 시설 격리했던 것도 무증상·경증 확진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확진자뿐만 아니라 밀접접촉자들까지 병원이나 격리 시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왔다.○ ‘백지 시위’ 11일 만에 위드 코로나 시사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가겠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정부가 ‘백지 시위’ 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제로 코로나 완화 조치는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무원은 이번 발표에서 소방 통로, 아파트 출입구 등을 봉쇄하는 것을 엄금해 주민들이 진료를 받고 긴급 대피하는 데 사용할 외출 통로가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정부 시위 확산의 도화선이 된 지난달 24일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사망 사건은 봉쇄 때문에 진화가 늦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교육 부문에서는 확진자가 없는 학교는 정상적인 대면 수업을 수행토록 하고 캠퍼스 내 슈퍼마켓, 식당, 경기장, 도서관 등은 정상적으로 개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주요 대학 150곳의 학생들이 지나친 봉쇄에 항의해 시위에 나선 점을 고려해 이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6일 오전 10시 중국 전역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사망을 애도하는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장 전 주석의 국장(國葬) 격인 추도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해 참석자 수천 명이 고개를 숙이고 사이렌이 멈출 때까지 3분간 묵념했다. 인민대회당 밖은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인민대회당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량마차오(亮馬橋) 인근에서는 곳곳에 공안(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지만 사이렌 소리에도 시민들은 묵념하지 않은 채 거리를 이동했다. 차량들도 멈추지 않았다. 이곳에선 최근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해 ‘백지’를 든 반(反)정부 시위가 열렸다. 중국 당국은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날 하루 놀이공원을 폐쇄하고 온라인 게임 서비스까지 중지시켰지만 시민들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시진핑 “고개 숙일 수 없다”지난달 30일 사망한 장 전 주석 추도대회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 주석은 추도사에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국내외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일어났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에 이른바 제재를 가했다”면서 “장쩌민 동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경제 건설이란 중심을 견지하고, 선명하게 공산당 일당 통치 등 체제 유지 원칙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엄중한 정치 풍파’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가리킨다. 특히 시 주석은 “국내외 엄중한 정세와 다른 사회제도·사상체계 간 대립과 투쟁이 항상 모든 당원을 시험하고 있다”며 “모든 적을 압도하는 영웅적 기개가 있어야 한다. (장 전 주석이 말한 것처럼) 사람은 고귀한 머리를 숙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백지 시위’를 강하게 단속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비교적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했던 장 전 주석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이날 시 주석은 50여 분간 추도사를 읽으면서도 눈물을 보이거나 흐느끼지 않았다. 1997년 덩샤오핑 사망 당시 추도사를 낭독했던 장 전 주석은 수차례 흐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장면도 여러 번 보였다. 이날 추도대회엔 역대 지도부 중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와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이 참석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추도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전날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원에서는 송별 의식이 열린 가운데 장 전 주석의 시신이 화장됐다. 이 자리에는 시 주석을 포함한 현직 최고지도부 인사들뿐만 아니라 후 전 주석도 참석했다. ○ 3분간 금융 거래도 중단중국 당국은 사전 공지를 통해 이날 추도대회 시작과 함께 전 중국인 14억 명이 3분간 묵념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 방공 경보가 울렸다. 중국 내 주식과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 거래도 3분간 일시 중단됐다. 추도대회는 중국중앙(CC)TV가 생중계했다. 주요 동영상·뉴스 사이트는 추도대회 관련 영상을 메인 화면에 걸었다. 이날 하루 체육·오락 활동도 금지됐다. 테마파크로 유명한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폐쇄됐다. 텐센트 등 중국 주요 게임 업체들은 이날 0시부터 24시간 동안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농구연맹은 예정됐던 경기를 연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외국에 있는 반(反)정부 성향 중국인을 감시한다고 의심받는 중국의 이른바 해외경찰서가 한국에서도 운영되고 있다는 국제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의 비밀 해외경찰서를 한국과 일본 등 최소 세계 53개국에서 102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9월 조사에서 21개국 54곳을 확인했고 추가 조사를 통해 (한국 등) 48곳이 더 발견됐다”고 했다. 이 보고서를 처음 공개한 미국 CNN 방송은 “중국 정부는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괴롭히기 위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어느 지역에서 이런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장쑤성 난퉁(南通)시 공안국 산하 조직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퉁시 공안국은 2016년부터 한국 등 29곳에서 이런 시설을 운영했다.“中, 2016년부터 韓에 자국민 감시조직 둬… 본토 공안이 통제” 中 비밀 해외경찰서 파문 “佛-스페인 중국인들 강제귀국 당해”獨 등 조사 착수… 국제 논란 가능성中 “해외국민 행정 도움주기 위한 것”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9월 중국이 해외에서 이른바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처음 폭로할 때만 해도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단체가 이번에 공개한 추가 조사 보고서에 “2016년 2월부터 한국 등 29곳에서 해외경찰서를 운영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시설은 한국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캐나다 밴쿠버·토론토, 이탈리아 밀라노·로마, 호주 시드니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자국에 설치된 해외경찰서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은 CNN에 “현재까지 밝혀진 시설 수는 빙산의 일각이다. 중국은 이런 시설을 확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보고서 “佛서 중국인들 강제 귀국 당해”이 시설들은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중국에서 ‘110’은 한국 ‘112’ 같은 범죄 신고 전화번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설들은 주재국 위치에 따라 저장성 칭톈(靑田) 공안국, 저장성 원저우(溫州) 공안국, 장쑤성 난퉁(南通) 공안국, 푸젠성 푸저우(福州) 공안국 등 4개 공안국에서 권역을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4일 “파리에 살던 중국인이 중국 해외경찰서에서 비밀리에 근무하는 공작원들에 의해 강제 귀국을 당했다”며 “중국 정부가 해외에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괴롭히기 위해 이 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은 9월 보고서에서는 스페인과 세르비아 등에 거주하던 중국인들이 해외경찰서 비밀 공작원들의 협박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 사는 중국인은 올 초 비밀 공작원들에게서 ‘중국에 있는 부모 처지를 생각하라’는 협박성 경고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 中 “행정 도움 주기 위한 것, 과장 말라”CNN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 시설들이 외국에 사는 중국인 운전면허 갱신이나 여권 재발급 같은 서류 작업에 행정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공서들이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는 중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 같은 시설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영토 밖에서는 경찰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CNN에 “긴장 조성을 위해 사안을 과장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를 구실로 중국을 비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이 시설들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몇 년 전이다. 원저우 공안국은 2016년 5월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시범 설치한 뒤 계속 확대해 현재 1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2018년 이탈리아 로마에 중국 해외경찰서가 개설된 사실이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비밀 해외경찰서 의혹이 제기되자 여러 나라가 해당 시설 조사에 착수했고 일부 국가는 폐쇄를 명령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1일 중국 해외경찰서 두 곳에 대해 즉시 폐쇄 명령을 내렸다. 독일 캐나다 등은 자국 내 해당 시설 조사에 착수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2016년 말 창설된 비영리 인권단체다. 중국 등 아시아 내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에는 시진핑 주석 집권기의 유명인 실종 사례를 다룬 ‘실종인민공화국’을 발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 요구로 시작된 시위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자 놀란 중국 당국이 연일 방역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 권한을 가진 지방 정부가 주저하면서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과 지방 정부 간 정책 방향이 모순 되는 상황에서 일부 도시들은 여전히 통제 정책의 완화를 주저하고 있다”며 “또한 중국이 다른 대부분의 나라처럼 모든 통제 수단을 한꺼번에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징후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CMP는 “베이징시의 경우 지난 며칠간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면 오히려 불편이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중앙 정부는 최근 시민들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더 이상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곳곳에 있던 핵산검사소도 대거 사라졌다.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 외에 건물이나 식당, 카페 진입 시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관공서에 들어갈 때는 더 엄격해 24시간 이내 핵산검사 음성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SCMP는 “시민들은 핵산검사소가 줄어든 탓에 검사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고 결과도 이전보다 더 느리게 나오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밍(明)보는 “인터넷에는 이런 상황을 풍자한 애니메이션도 올라왔다”면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핵산검사가 필요 없다며 잠시 기뻐했지만, 곧 여전히 검사가 필요한 사실을 알고 검사소를 찾았으나 없어서 괴로워하다가 결국 화를 냈다”고 전했다. 또 “많은 검사소가 없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검사소 앞에 길게 줄을 선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고 사람들은 감기약과 해열제 사재기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연일 백신 접종을 강조하면서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4일 논평에서 “주요 집단의 예방 접종을 잘해야 한다”면서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은 아직 중증 질환과 사망에 대한 장벽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매우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CMP는 전날 광저우, 구이저우, 간쑤 등 3개 지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내년 1월 말까지 8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전체 인구의 백신 1차 접종률을 95%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각 지방 정부에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8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76.6%이며 전 국민의 1차 접종률은 90.2%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고 봉쇄 중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제로 코로나’ 추가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베이징과 선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봉쇄와 각종 방역 통제 완화가 잇따르면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절망 학생·10대가 시위 참가 인정2일 로이터와 CNN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현재 중국의 우세종은 오미크론이다. 델타에 비해 중증도가 낮아 방역 조치를 더 완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시 주석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U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미셸 의장에게 “(시위대는) 주로 지난 3년간 코로나19에 절망한 학생들이나 10대”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대학생 등 2030세대와 1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NN은 EU 고위관계자가 시 주석이 직접 “시위”라는 말을 언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베이징에서는 과도한 봉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베이징은 10명씩 한 묶음으로 진행한 집단 코로나19 감염 여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1명이라도 양성이 나올 경우 해당 10명이 사는 아파트를 모두 봉쇄했다. 하지만 2일 핵산검사에서 양성 의심 통보를 받은 교민 김모 씨(46)에 따르면 아파트 봉쇄는 없었고 방역 요원들이 직접 찾아와 김 씨만 따로 다시 PCR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온 뒤 일상으로 돌아갔다. 불과 며칠 사이에 방역 조치가 급변한 것이다. 베이징, 톈진, 선전 등에서는 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했지만 2일부터 음성 증명서 없이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졌다. 방역 완화를 둘러싼 논란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4일 홍콩 밍(明)보는 “중국 내 보수주의자들이 방역 완화는 서방과 자본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일부 매체는 “겨울에 오미크론 전파가 강하기 때문에 곧 다가올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 사회적 혼란과 의료 체계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CR 검사 축소 도시가 늘면서 광저우 등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 사재기 사태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자퉁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질병통제센터장은 ‘상하이 예방의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 방역 조치가 홍콩처럼 즉각 완화되면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2억3300만 명으로 늘고, 사망자도 20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휴대전화 기록 통해 시위대 추적 체포중국 당국은 방역을 완화하는 한편 휴대전화 기록을 통해 반(反)정부 시위대를 추적, 체포하는 등 시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베이징 량마허(亮馬河) 시위에 참가했던 한 시민이 시위 참가 사실을 부인하자 “왜 그럼 당신의 휴대전화 신호가 량마차오에 떴느냐”고 추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상하이에서는 당국이 출퇴근자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해 시위 참가 여부를 가려낸 뒤 일부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량마허 주변은 여전히 철통 경비가 이어지고 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추모대회가 열리는 6일 전후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소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3일 광저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이번 시위의 상징인 백지를 가지고 있던 여성 2명이 체포됐다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우한에선 주민들이 봉쇄 장벽을 밀고 나와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이 반(反)정부 시위 확산의 원동력인 인터넷에 대한 검열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터넷 검열, 통제를 총괄하는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지난달 29일 주요 인터넷 기업에 검열 직원을 늘리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시위 상징으로 떠오른 ‘백지(白紙)’ 관련 검열을 강화하고 대학가 시위 정보 공유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지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국의 대표적 메신저 위챗 운영사 텐센트와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이 지시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백지 시위가 퍼지자 이 기업들은 SNS에서 시위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현재 검색어 ‘백지’를 치면 A4용지 소개 등이 나타난다. 로이터에 따르면 1일 오후 상하이에서 퇴근길 시민들의 휴대전화로 “코로나 봉쇄를 완전히 해제하고 시진핑이 퇴진해야 중국이 나아진다”는 내용이 발송됐다. 중국 당국이 거리 시위를 원천 봉쇄하자 나온 시위대의 새로운 전술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검열을 우회하는 글쓰기도 퍼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바나나껍질’이라고 쓰는 식이다. 시진핑과 바나나껍질의 병음(알파벳을 이용한 중국어 발음 표기)가 각각 ‘XiJinPing’ ‘XiangJiaoPi’이어서 머리글자가 ‘XJP’로 같은 데서 착안한 것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애도를 명분으로 한 중국 당국의 과도한 통제도 논란이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2일 “장 전 주석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카타르 월드컵 TV 중계 화면이 흑백으로 변했다”며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소개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해당 사진은 현재 검색되지 않는다. 한 누리꾼은 “이런 통제가 쌓이면 결국 터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장쩌민(江澤民·사진)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하루 만인 1일 장 전 주석 추모를 이유로 상하이 도심 거리에 젊은이들이 몰려나온 사진이 중국의 반(反)정부 시위 상황을 공유해온 텔레그램 채팅방에 공개됐다. 사진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은 도로 한가운데서 횡단보도를 따라 쭉 늘어서 “장쩌민 동지는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다”는 현수막을 들었다. 다른 사진에선 도로를 따라 늘어선 젊은이들이 하얀 국화와 함께 “선배님, 편히 잠드십시오”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장 전 주석은 상하이교통대 출신이다. 이 사진에서 이들이 입은 유니폼으로 볼 때 같은 대학 학생들로 보인다. 또 다른 사진은 도로 양쪽에 늘어선 이들이 수백 명에 달해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일부 반정부 시위 참가자는 장 전 주석 추모가 거리 시위가 새로 결집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는 추모를 명분으로 시위대가 다시 모일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글들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보 등에는 ‘비교적 자유로웠던 장 전 주석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취지의 글들도 올라왔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시기의 통제와 검열에 대한 반감을 추모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이 거국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추모가 시 주석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 주석에게 딜레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 “추모 명분 시위대 다시 결집 계기”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더우인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들에 따르면 장쑤성 양저우(揚州)시 장 전 주석 생가에 전날부터 이날까지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 앞과 골목에 밤새 놓고 간 조화가 수북이 쌓였다. 중국 당국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날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상하이를 떠난 장 전 주석의 유해가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이 공항에 직접 나와 유해를 맞았다. 하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가 정보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는 추모가 합법적으로 시위대가 모이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참가자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후야오방 총서기 추모 집회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말하며 “역사가 비슷하다”고 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는 “우리 모두 오늘 거리로 나가 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추모를 내세워 시위하자는 것이다.○ “장쩌민 유산 칭송 글 삭제돼”로이터에 따르면 상하이의 20대 시민은 “서방에 개방적이었던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에 비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장 전 주석 집권 시기 고도 경제 성장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렸고 예술과 문화를 적극 개방한 데 대한 향수가 실제 존재한다. 웨이보에는 시 주석과는 다른 장쩌민의 면모를 부각하는 글들이 많아지고 있다. “개방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분”이란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1990년대 태어난 아이들에게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행복한 초중학교 생활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NYT는 “웨이보에서 시 주석의 권위주의적 경향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까 봐 장 전 주석의 유산을 칭송하는 글들이 검열에 의해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1일 기자가 찾은 톈안먼 광장 주변은 바리케이드(장벽)로 둘러싸였다. 출입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검문과 차량 통제가 더욱 강화됐다. 시민들이 추모 등을 이유로 광장 주변에 몰려드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였다. 다만 홍콩 밍보는 장 전 주석의 중국 정계 영향력이 이미 사라져 시 주석의 위상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 이후 중국 당국이 봉쇄를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방역을 담당하는 쑨춘란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회의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 약화, 백신 접종 확대, 예방 통제 경험 축적에 따라 전염병 예방·통제가 새로운 정세와 임무에 직면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이 “새로운 임무”를 거론하자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점진적 폐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남부 대도시 광저우시 전면 봉쇄가 전날부터 일부 해제됐다. 확진자가 나온 건물만 고위험 지역으로 관리되고 다른 지역은 저위험 지역으로 조정됐다. 그동안 광저우에서는 시민 대부분이 주거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전날 광저우 도심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방역용 바리케이드(가림막)도 대부분 철거돼 차량 운행이 정상화됐다. 현지 경찰이 광저우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진압한 지 하루 만에 돌연 봉쇄 해제가 시작된 것이다. 수도 베이징도 방역 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미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시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자가 격리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는 확진되면 무조건 정부의 집단 격리시설로 이송됐다. 이제는 증상이 미미할 경우 일주일간 집에서 격리를 허락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국에서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뒤 나온 변화”라고 보도했다. 최근 감염자가 증가한 충칭시도 통제 조치 차별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충칭시 당국은 도심 지역의 아파트 단지 등 소규모 구역을 기준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곳의 인구 이동을 허용하는 등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조건을 충족하는 밀접접촉자들의 자가 격리도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봉쇄 해제를 발표한 정저우시는 마트, 헬스장, 식당 등 사업장의 순차적 영업 재개를 발표했다. 베이징과 가까운 허베이성 스좌장도 일괄 봉쇄하던 6개 구를 차별 관리해 구별 실정에 따라 경제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일주일 이내에 전면 금지된 상업시설 운영을 재개하고 식당 취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윈난성 쿤밍은 봉쇄 해제 공고를 내고 봉쇄를 하더라도 신속하게 하고 해제해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주일째 전면 봉쇄되던 랴오닝성 선양은 1일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완화되고 있다. 광저우 충칭 선전에서는 위험 직군과 핵심 인력만 PCR 검사를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충칭시는 반복 및 추가 PCR 검사는 불허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일부 쇼핑몰은 이날부터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증명서 소지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백혈병과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상하이에서 치료를 받던 중 30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6세. 장 전 주석은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중국을 이끈 3세대 지도자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지지했던 장쩌민 당시 상하이시 당 서기는 덩샤오핑으로부터 중국공산당 총서기직을 제안받았다. 6월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이 일어난 직후 총서기에 올랐다. 총서기(1989∼2002년),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1989∼2004년), 국가주석(1993∼2002년) 순으로 당·정·군을 장악했다. 공산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상하이방의 수장이었다. 최고지도자로서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며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됐던 중국을 국제무대에 다시 등장시켰다. 중국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홍콩 반환(1997년), 마카오 반환(1999년)도 그의 임기 중에 이뤄졌다. 장쩌민, 덩샤오핑 개혁개방 계승… 中 세계2위 경제대국 이끌어 96세를 일기로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시작한 덩샤오핑에 이어 1989년 6월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개혁개방 노선을 계승해 10년간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중국을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이후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던 중국을 다시 국제무대로 이끌었다.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진 미중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중국 당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백혈병으로 인해 장기 기능이 쇠약해져 응급 처치를 했으나 숨을 거뒀다. 중국 정부는 장 전 주석의 추모가 끝날 때까지 톈안먼 등 주요 지역과 재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한다며 관례에 따라 장례식에 외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中 고립 탈피장 전 주석은 1926년 중국 장쑤성 양저우의 부유한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국 최고 권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그는 1989년 자오쯔양 당시 총서기가 톈안먼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뒤 덩샤오핑이 5월 총서기를 제안해 급부상했다. 6월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직후 총서기로 정식 선출된 장쩌민은 처음에는 덩샤오핑에 가려 실권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해 “일말의 관용도 없다”며 시위대 체포에 나서 권력을 강화해 갔다. 당·정·군을 장악한 장 전 주석은 15년의 집권 기간에 정치적으로는 철권통치를 했다.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을 계속해 중국은 매년 평균 8%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했다. 자본가 계급이라 불리던 기업인들의 공산당 가입을 독려했다. 집권 기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조6900억 위안(1989년)에서 9조5900억 위안(2001년)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997년 홍콩 반환, 2001년 베이징(北京) 올림픽(2008년) 개최권 획득 등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하지만 2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톈안먼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 체포, 1999년 수천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진 파룬궁 탄압 등 인권 유린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빈부 격차와 환경 파괴, 부패를 방치해 중국의 고질적인 병폐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클린턴에 링컨 게티즈버그 연설 암송 장 전 주석의 1997년 미국 방문,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톈안먼 사태 이후 냉랭했던 미중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기타, 중국 전통 현악기인 얼후 등을 연주할 줄 알았던 장 전 주석은 딱딱한 중국 지도자들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1997년 미국 방문 중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훌라춤을 추고 수영을 즐겼다.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예정에 없던 10분간의 영어 연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장 전 주석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서두를 영어로 암송하자 클린턴 대통령이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는 미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가 마크 트웨인을 좋아하고 ‘러브 미 텐더’를 애창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