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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관료 A 씨 성 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단순 성 접대가 아니라 사회 유력인사들의 은밀한 ‘집단 섹스 파티’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이 내사 단계에서 조사한 관련자만 30여 명에 달하고, 이들 중 “남녀가 집단으로 버스를 타고 별장에 가 포르노를 보며 성교를 했다”는 진술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별장 파티’에 수차례 가봤다는 한 남성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전직 대통령이나 유명 배우의 가면을 쓴 채 고급 양주를 마시며 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지도층 인사들이 영화 ‘아이즈 와이드 샷’에서 잘나가는 의사인 빌(톰 크루즈)이 비밀리에 초대받은 상류층 난교파티와 비슷한 자리를 빈번하게 가져온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은 당시 성 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름이 나오면서 내사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여성이 밝힌 ‘별장 파티 참가자 리스트’에는 현직 고위관료 3명, 전직 고위관료 4명, 전직 국회의원 1명, 병원장 2명, 언론사 간부 2명 등 총 12명이 등장한다. 경찰은 건설업자 윤모 씨(52)가 성 접대를 벌인 곳으로 알려진 강원 원주시의 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영상을 분석하면 별장을 다녀간 인물들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 접대를 받은 인사들의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지난해 11월 윤 씨에 대한 고소 사건을 조사하면서 별장 CCTV 영상을 확보했다”며 “수사팀에서 CCTV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접대 대상자로 추가 거론된 피부과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씨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찰 간부는 “윤 씨를 알긴 하지만 접대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역시 이름이 거론된 현직 경찰 간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나를 왜 더러운 일에 엮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별장 성 접대에 관여했던 여성들은 경찰 조사에서 상대 남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성들이 윤 씨에게서 접대 대가로 받기로 한 돈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 씨에게 성 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진 C 씨는 지난해 11월 윤 씨를 강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여성사업가 K 씨와 함께 서초경찰서를 찾았을 때 “2008년 윤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협박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경찰에 냈다. 이 여성은 K 씨의 고소장에 자신을 피해자로 추가시키는 방법으로 윤 씨를 고소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이 여성이 윤 씨를 고소한 배경에는 A 씨 등 고위층 인사를 성 접대한 대가로 받기로 했던 돈을 윤 씨가 주지 않아 이에 대한 항의 차원이 강했다”며 “다른 성 접대 여성들도 비슷한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씨는 가까운 지인부터 사업상 접대가 필요한 유력 인사들까지 다양한 사람을 주말마다 별장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금요일에 이들을 초청해 인근 골프장에서 내기 골프를 친 뒤 별장으로 와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윤 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건설사가 2011년 7월부터 경찰교육원 골프장 신축공사를 47억 원에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가 공사 수주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당초 이번 의혹을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일축했던 청와대는 언론보도 후 구체적인 정황, 관련자들의 증언까지 속속 나오자 ‘진실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본인 말만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며 “실제 고위관료가 이런 일에 연루됐다면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보고했다”며 “이미 청와대의 손을 떠났다.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 내사 착수와 더불어 청와대는 시시각각 수사 내용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새로운 증거가 나와 청와대가 당혹해한다는 얘기도 들린다.신광영·김성모·이재명 기자 neo@donga.com}
건설업자 윤모 씨가 고위관료 A 씨 등 유력 인사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논란의 핵심인 2분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을 20일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윤 씨를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법무부에 보낸 출국금지 요청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건설업자 윤 씨를 강간 공갈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사업가 K 씨를 19일 소환 조사하면서 성접대 동영상을 제출받았다. K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윤 씨가 A 씨뿐 아니라 여러 고위 인사를 성접대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 씨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알려진 C 씨를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한 상세한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동영상 속 남자가 A 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밀 분석이 끝나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키로 했다. 경찰은 본보가 “작은아버지(윤 씨)의 요청으로 고위관료 A 씨에게 성접대 동영상의 스틸사진을 보내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보도한 윤 씨의 조카도 소환 조사해 노트북컴퓨터를 제출받았다. 경찰은 윤 씨가 다른 고위인사 성접대 동영상도 보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윤 씨의 조카가 고위관료 A 씨의 동영상을 보관해 뒀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웹하드도 압수수색할 계획이다.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별장을 다녀간 전현직 고위층 인사 10여 명의 이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별장 성접대 리스트’가 나온 것이다. 동영상에 찍힌 것으로 의심받는 A 씨를 포함한 전현직 고위급 관료 7명, 전직 국회의원, 병원장 2명, 언론사 간부 2명 등이 별장을 다녀간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다.이들은 사실상 ‘집단 난교(亂交) 파티’를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성접대가 이뤄진 윤 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을 수색해 변태 성행위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쇠사슬과음란영상물을 다수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여성사업가 K 씨는 건설업자 윤 씨가 공사 수주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정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 씨가 조만간 피의자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다른 관련자 진술을 통해 윤곽을 어느 정도 그린 뒤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성접대 여성 등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이름이 나오는 인사들에 대해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 충분할 경우 지위 고하를 떠나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신광영·박훈상 기자·차주혁 채널A 기자 neo@donga.com}

건설업자의 사회 고위층 성 접대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은 고위 관료를 포함해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도층 인사와 여성 등 30여 명이 이 사건에 관련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1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해 말 첩보 수집에 나선 이후 파악한 관련자가 성 접대를 받았다고 거론된 인사 5, 6명, 접대에 동원된 여성 10여 명, 성 접대 관련 정황을 아는 사람들을 합쳐 모두 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정 당국 관계자는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에 “경찰이 건설업자 A 씨의 알선으로 고위 관료 B 씨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일반인 여성과, 강간 협박을 당했다며 지난해 11월 A 씨를 고소한 여성 사업가 C 씨를 각각 2차례 접촉해 관련 내용을 알아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또 한 관계자는 “경찰이 19일 C 씨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C 씨는 A 씨가 빚을 갚지 않아 빼앗아 온 A 씨 소유의 벤츠 승용차 트렁크에서 고위 관료가 등장하는 동영상 등 CD 7개를 발견했다고 폭로한 사람이다. C 씨가 경찰에 문제의 CD를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하지만 이 사건을 내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B 씨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건설업자 A 씨가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하고 사업상 특혜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A 씨가 관여했던 각종 사업의 인허가 과정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또 C 씨의 고소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자를 19일 불러 당시 조사 내용과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은 모두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한 병원 원장이 A 씨에게서 접대를 받은 뒤 병원 공사를 수주하게 해 준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병원장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당시 건설사 2곳이 입찰에 참여했는데 공사를 잘한다고 알려진 곳에서 수주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업체가 A 씨 회사인지 몰랐다. 병원에서 결정했을 뿐 내가 입김을 넣을 사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A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두세 번 만나 저녁 먹고 술 한잔한 게 전부였고, 술자리에 특별히 높은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전 국장급 간부는 “1999년 고향 선배를 통해 A 씨를 만났다”며 “몇 년 뒤 A 씨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해 거절했고 2008, 2009년경 좋은 사람을 소개해 준다며 별장에 놀러가자고 했지만 신뢰가 가지 않아 거절했다”고 밝혔다.신광영·김호경·권오혁 기자 neo@donga.com}
건설업자 A 씨에게서 성 접대를 받은 뒤 협박당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정부 고위 관료 B 씨가 이 건설업자와 연락하면서 차명 또는 ‘비공식’ 휴대전화를 사용한 정황이 나왔다. B 씨는 얼마 전까지 다른 한 사업가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A 씨의 조카는 16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 만나 “2008년경 성 접대 동영상 스틸사진을 작은아버지(A 씨)가 알려준 B 씨의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로 보냈는데 가운데 번호가 ××××였다”고 밝혔다. 당시 A 씨 조카는 “B 씨에게 문자로 보낼 때 전화번호가 ‘010-××××’이었고 뒤 번호는 개인정보여서 밝힐 수 없다”며 “문자 수신자는 B 씨, 발신자는 작은아버지 번호로 지정해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팀이 2008년 이후 B 씨의 ‘공식’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결과 가운데 번호로 ‘××××’를 쓴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카가 거짓말을 하거나 전화번호를 잘못 기억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B 씨가 차명의 휴대전화 또는 자신 명의의 다른 휴대전화를 이용해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았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일 취재팀 확인 결과 B 씨는 건설업 관련 일을 하는 한 사업가에게서 수년 전 차명 폰을 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가는 B 씨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준 게 문제가 돼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받기 전 이 사업가는 신원을 알 수 없는 건장한 남성 4명에게서 “차명 휴대전화라고 밝히면 안 된다. 당신이 사용한 전화기라고 진술해 달라”고 요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 당국은 조사 이후 차명 휴대전화를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현재는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씨의 조카가 사진을 보낸 B 씨의 전화가 이 사업가에게서 넘겨받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B 씨가 차명 휴대전화를 썼는지, 이 휴대전화가 어떤 용도에 사용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해 11월 여성 사업가가 A 씨를 강간 공갈 혐의로 고소했던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자를 19일 직접 불러 당시 조사 상황을 샅샅이 점검하고 있다. 유력 인사 성 접대 등 당시 A 씨에 대해 제기됐던 모든 의혹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당시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이 없었는지, 부당한 외압은 없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의혹의 핵심인 성 접대 동영상을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A 씨 조카는 취재팀에 “B 씨 성관계 동영상 파일을 인터넷에 저장해 놓았다”고 말했다. 조카가 이 파일을 삭제할 경우 동영상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최대한 빨리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신광영·최창봉 기자·노은지 채널A 기자 neo@donga.com}

건설업자 A 씨가 정부 고위관료를 포함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 사건이 1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배당됐다. 의혹에 대한 첩보수집 단계에서 본격 내사 단계로 전환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성 접대 의혹의 실체가 나오진 않았지만 건설업자의 불법행위 여부를 샅샅이 파헤쳐 구체적 정황이 나오는 즉시 본격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A 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우선인 만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명목상 내사 단계지만 사실상 수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A 씨가 성 상납으로 정관계 고위층과 친분을 맺은 뒤 건설 관련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수집하면서 성 상납에 동원된 여성과 주변인들에게서 “성 접대를 받은 남성 가운데 유력인사가 상당수 포함돼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이 인사들의 성행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뒤 나중에 자신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협박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 씨에게 약점이 잡힌 유력인사들이 불법으로 이권에 개입하거나 추가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형 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경찰은 A 씨에게서 성 접대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한 병원장이 지난해 병원 관련 시설 건립을 추진하며 A 씨가 운영하는 건설사에 인테리어 공사를 맡긴 정황을 확인하는 등 A 씨와 유력인사들 사이에 불법적인 뒷거래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성추문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와대와 사정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동영상이 실제 있다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최근 이 추문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경찰, 검찰 등에도 의혹이 사실인지를 확인했지만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17일 “청와대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혹이 계속 커져 당혹스럽다”고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의혹이 불거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했더니 ‘사실 무근’이라고 펄쩍 뛰더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동영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긴 했지만 전방위적 수사로 나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새 정부 초기에 고위 공직자까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건인 만큼 경찰 수뇌부나 검찰이 수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첩보 수집 단계에서부터 경찰 안팎에서 이런저런 압박이 들어왔다. 고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상당히 확인했는데도 경찰 수뇌부가 새 정부에 부담을 줄까 봐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신광영·김성모 기자 neo@donga.com}

정부 고위 관료가 성 접대를 받고 동영상에 찍힌 뒤 돈 요구 협박까지 받았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경찰은 건설업자가 전현직 고위 관료, 병원장, 금융 관계자 등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첩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왔으며 문제의 동영상이 실제 존재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8일 이 같은 의혹을 밝히기 위해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검경 등 사정 당국이 바짝 긴장하며 흐름을 쫓고 있어 이 사건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한 법조계 인사는 17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통화에서 “2008년 무렵 모 건설사 대표 A 씨가 B 씨(고위 관료)를 자신 소유의 강원 원주시 별장으로 불러 성 접대를 하고 성관계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유출된 동영상을 봤는데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B 씨가 분명했다”고 덧붙였다.이 건설사 이사를 지낸 A 씨의 조카(39)도 취재팀과 만나 “작은아버지가 휴대전화로 찍어서 준 동영상을 파일로 만들었다. 인터넷으로 ‘B 씨 이름’을 검색해 보니 동영상 속 인물과 동일인으로 보였다”며 “현재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작은아버지가 B 씨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거절하자 사진을 보내라고 해 내가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스틸 사진으로 만들어 B 씨 휴대전화로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가 설명한 동영상 내용과 앞서 법조계 인사가 설명한 내용은 상당 부분 같았다.A 씨의 전 운전사는 취재팀과 만나 “A 씨가 높은 사람들을 불러와 별장에서 머물곤 했다. 별장 안에는 극장도 있다. 젊은 여자들도 데려와 인근 골프장에도 함께 갔다”고 말했다.사정 당국은 최근 B 씨를 상대로 성 접대를 받았는지 확인했지만, B 씨는 “사실무근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팀은 B 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B 씨의 측근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건설업자) A 씨의 이름을 들어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이 사건은 A 씨와 채무 관계가 있는 여성사업가가 “A 씨가 나를 성폭행하면서 동영상을 찍어 나를 협박했다”며 지난해 11월 A 씨를 서울서초경찰서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A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지난달 중순 검찰에 송치했다.신광영 기자·차주혁 채널A 기자 neo@donga.com}

박근혜 정부의 첫 경찰청장에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57·사진)이 내정됐다. 경찰위원회는 15일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임이 점쳐졌던 김기용 경찰청장은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서울 출신인 이 후보자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간부 후보 31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가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등 다른 권력기관장의 지역 배분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지역 색이 강하지 않은 이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만한 성품으로 조직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새 정부의 핵심 과제인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척결에 적임이라는 평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경찰청 과학수사·지능범죄수사과장,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과장, 경북경찰청 차장, 주미대사관 참사관, 경찰청 외사국장, 충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수사, 정보, 외사 업무를 거쳤지만 외사 부문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경찰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4대 사회악을 제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장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박 대통령의 ‘경찰청장 임기 보장’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김기용 청장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경찰위원회가 소집되기 직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장 임기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임명된 경찰청장 7명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이택순 전 청장 한 명뿐이다. △서울(57) △홍익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경찰청 과학수사·지능범죄수사과장 △경북경찰청 차장 △주미대사관 참사관 △경찰청 외사국장 △충북경찰청장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아버지가 “○○야”라고 이름을 부르며 방문을 열자 이모 군(15)은 후다닥 책상 아래로 숨었다. 늘 있는 일인 듯 아버지는 태연하게 책상 아래로 몸을 숙여 아들과 눈을 맞췄다. “괜찮아, 아빠야.”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 군은 아버지를 향해 두 눈만 껌뻑였다. 이 군은 아버지가 방을 나갈 때까지 책상에서 나오지 않았다. 얼마 뒤 방 안에선 게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루 종일 틀어박혀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의 전부다. 13일 서울 마포구의 집에서 만난 이 군 아버지는 “경산에서 한 아이가 또 자살했다던데 우리 애는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죽기 아니면 외톨이 되기’ 이 군은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에 입학한 2011년부터 1년간 같은 반 학생 6명에게 폭행당했다. 6명은 머리 목 가슴 배 성기 등 여섯 부위를 한 곳씩 맡아 때렸다. 그중 1명은 이 군을 빈집으로 불러 음란 동영상을 보여주며 성추행했다. 이 군은 1년 가까이 혼자 앓았다. 이 군이 공사장에서 집단 폭행당하는 광경을 우연히 본 학교 선배가 부모에게 알리면서 죽음 못지않게 고통스러웠던 이 군의 피해가 드러났다. 그 후 1년이 지났지만 이 군의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가해 학생들이 학교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2012년 3월 다른 구의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새 학교에서도 ‘투명인간’으로 지낸다. 초등학생 땐 학생회 간부를 여러 번 할 정도로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요즘은 남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 군을 상담한 의사는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느껴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아야 안심하는 것”이라며 “자존감이 완전히 무너져 관심을 받는 것 자체를 포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군이 집에서마저 숨바꼭질을 벌이며 ‘은둔형 외톨이’로 사는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몸은 나아도 가슴에 새겨진 상처는 아물지 않은 것이다. 이 군 가족은 상담치료비를 대느라 빚더미에 앉았다. 정신과 상담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시간당 10만 원가량 든다. 피해 학생 치료를 지원하는 학교안전공제회의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절차가 복잡해 한 번밖에 이용하지 못했다. ○ 가해자 처벌 결과 피해자는 몰라 이 군은 요즘 울면서 잠에서 깨는 일이 잦다. 학교폭력 사건으로 법정에 섰던 악몽을 자주 꾼다. 당시 가해 학생 측 변호사는 이 군에게 수학여행 때 가해자들과 찍은 사진과 가해자들이 과자를 먹여주는 사진을 내보이며 “이렇게 웃으며 어울리는데 괴롭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군은 그 사진을 찍던 날 밤에도 화장실에서 30분 넘게 구타당했고, 과자 역시 ‘남은 것을 처리하겠다’며 억지로 퍼 먹인 것이었다. 기자가 아버지를 인터뷰하는 내내 말이 없던 이 군은 당시 재판 얘기가 나오자 “저를 괴롭힌 애들이 그 후 어떻게 됐는지 몰라 너무 억울하다. 죽어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은 지난해 9월 끝났지만 이 군은 가해자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 서울가정법원과 학교 측에 여러 차례 결과를 문의했지만 “청소년 신상 정보는 알릴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 현행 소년법은 가해 청소년의 재판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가해자에 대한 교화가 우선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건은 일반 소년 사건과 달리 피해기간이 길고 가해 학생과 같은 공간에서 지낼 가능성이 높아 처벌 결과가 통보되지 않으면 피해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상처의 골을 더 깊게 만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공권력을 통한 ‘화풀이’ 과정이 있어야 마음속 응어리를 해소할 수 있는데 처벌 결과를 알지 못하면 응어리진 상태가 지속돼 새롭게 삶을 시작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군과 가족은 법정에 섰던 가해자 6명 중 3명이 무죄로 풀려나고 나머지에겐 보호처분 등 가벼운 조치가 내려졌다는 ‘소문’만 들은 상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도 가해자 1명에게만 일주일 출석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머지는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의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 측 처분 결과를 보면 전학(5.2%) 퇴학(0.3%) 등 중징계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특별교육 또는 교내봉사 등의 조치를 받았다. 가해자에겐 가볍고 피해자에겐 고통뿐인 결과다.신광영·곽도영 기자 neo@donga.com}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뇌물을 받아 팀원 전체가 나눠가진 서울지방국세청 직원들이 적발됐다. 상급자들은 3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뒤 팀원 모두에게 직급에 따라 배분했으며 이 중 약 1억 원은 고위 간부에게 상납한 정황도 나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 산하 한 팀의 소속 직원 9명 전원이 세무조사 대상업체 7곳에서 추징세액 산정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억16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팀 직원 A 씨(51·6급)는 2011년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건물 복도에서 당시 세무조사를 받던 사교육 전문업체 M사 관계자를 만나 5만 원권으로 현금 2억 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A 씨는 이 중 6700만 원을 갖고 나머지는 팀장 B 씨(54·5급), 반장 C 씨(52·6급)를 비롯한 당시 팀원 모두에게 배분했다. B 씨와 C 씨 역시 2009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S식품, H해운 등 중견기업 6곳의 세무조사를 진행하며 1억1600만 원의 뇌물을 받아 각각 2700만 원씩 챙기고 나머지는 팀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가 한 업체의 세무조사 대행업무를 맡아 선임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이 중 일부를 세무공무원에게 떼어주는 수법도 드러났다. 경찰은 뇌물수수를 주도한 A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00만∼2700만 원씩 금품을 나눠가진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70만∼8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2명은 기관통보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뇌물로 들어온 돈은 팀장급에게 다소 많이 돌아갔고 나머지 팀원들은 균등하게 배분받았다”며 “세무공무원들의 개별적인 비위가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팀 전체가 금품을 받아 나눠 가진 부조리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세무공무원들이 뇌물로 받은 3억1600만 원 가운데 1억 원가량이 상부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특정 직원 한 명에게 1억 원 이상이 몰린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돈의 용처를 추궁하자 그 직원은 “상급 간부에게 상납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간부가 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을 준 업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세무조사 때 추징세액 규모 등과 관련해 우리 측 주장을 수용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와 향후 세무조사를 대비해 세무공무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세무공무원들이 추징세액 감면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정황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서울국세청 직원들에게 뇌물을 준 업체 임직원 12명과 세무사 1명도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아저씨, 전쟁 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진짜 전쟁 날까요?’ 북한이 10일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며 도발 위협을 한 직후부터 11일 저녁까지 하루 반 동안 경찰 112신고센터에는 이런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2000여 건이나 들어왔다. 올해 하루 평균 112 문자 신고 건수가 230건인 점을 고려하면 평소의 5배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전쟁 날 수 있는데 휴교 안 하나요?’ ‘북한이 쳐들어오면 저 좀 구해 주세요’라는 식의 황당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경찰은 이런 신고에 “근거 없는 괴담이니 걱정하지 말라. 일반 민원전화는 182로 하라”는 내용의 답장을 일일이 보냈다. 경찰은 한 청소년이 10일 오후 경찰로부터 받은 답 문자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하자 이를 재밌게 여긴 다른 청소년들까지 덩달아 장난으로 신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112 문자 신고가 한꺼번에 폭주할 경우 시스템 장애가 생겨 정작 위급한 신고 처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문자 신고는 발신자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해 관할 경찰서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경찰이 자체 시스템으로 일일이 위치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신고가 갑자기 몰리면 작동 오류가 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장난 문자 신고로 112 시스템에 장애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접수 요원들이 문자 신고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경찰은 “긴급 출동을 기다리는 다른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장난으로 문자 신고를 할 경우 발신자를 추적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초급 간부인 경위(경찰서 반장급·행정부 7급 대우)로 채용하되 경감 승진을 빨리 시켜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경정(경찰서 과장급·5급)으로 입문했던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계급이 두 단계 낮다. 현재 7급 공무원의 초봉은 수당 상여 성과급 등을 합쳐 2500만 원 내외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로스쿨 졸업생 50명을 경위 계급으로 우선 채용하고 별도의 승진심사를 통해 3년 후부터 경감(6급) 승진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변호사 채용안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경위로 50명 또는 경감으로 30명을 채용하는 방법을 검토했다. 하지만 경위로 채용하면 우수 인재 영입이 어렵고, 경감으로 하면 실무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팀장급 간부가 되는 부작용이 있어 이 같은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 안에 따르면 로스쿨 출신들은 3∼5년 사이에 경감으로 승진할 수 있어 경찰대나 간부후보생들이 통상 경감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인 5∼8년보다 2, 3년이 빠르다. 다만 경감 다음 계급인 경정 승진 때부터는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이들은 초기에는 주로 일선 경찰서에서 사건 조사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로스쿨 특채를 신설하는 대신 현재 120명인 경찰대 입학정원을 100명으로 감축하고, 간부후보 공채 정원도 50명에서 40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법시험이나 외무·행정고시 출신자를 경정으로 뽑던 고시 특채도 단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캐내고 싶은 건 단연 ‘남편의 불륜’이었다.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두 달간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나 청부폭력 등 심부름센터의 불법 행위를 단속한 결과 불법 사생활 뒷조사를 의뢰한 고객 10명 중 8명이 남편을 의심한 여성이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불법업체는 모두 24곳으로, 심부름센터 직원과 의뢰인 등 137명이 검거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은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심부름센터에 불법 사생활 조사를 의뢰한 52명 가운데 80%인 42명이 여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여성 대부분이 가정주부로 남편의 불륜을 의심해 뒷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최근 심부름업체들은 불륜을 적발한 뒤 배우자에게 이혼 소송을 알선하는 등 불법으로 얻은 사생활 정보를 이용해 조직적인 영리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경찰에 구속된 경기 안산시의 심부름센터 업주 이모 씨(51·여)는 법무사 사무장인 남편 최모 씨(56)와 짜고 불륜 뒷조사를 해왔다. 이 씨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고객 130명에게서 뒷조사를 의뢰받은 사람의 승용차에 직경 2∼3cm 크기의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미행한 뒤 불륜 현장을 촬영했다. 이 씨는 건당 하루 50만∼100만 원씩 모두 3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고는 의뢰인에게 “이혼까지 깔끔히 마무리해주겠다”며 법무사 사무장인 남편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이 아파트 창호 시공 사업을 하면서 하청업체를 상대로 115억 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한 혐의(세금계산서 교부 의무 위반 등)로 이 회사 지모 상무(51)와 윤모 차장(44)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하청업체들은 금호석화가 자신들에게 자재를 공급하고 대금을 받았다는 허위 기록을 남기게 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론 자재를 제대로 주지 않았지만 서류상 기재돼 있는 대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해 빚을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I사의 경우 대표 사택이 가압류 상태로 경매가 진행 중이고 아예 부도가 난 하청업체도 있다. 이들은 불법행위에 가담한 터라 양벌규정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경찰은 금호석화가 2009년 창호자재 사업부를 신설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연간 매출 목표액 330억 원을 달성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2009년 7월 하청업체인 Y사 등 3개 업체로부터 창호 자재를 납품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1억9000만 원 상당의 자재를 사들인 것처럼 거짓 세금계산서를 끊었다. 그런 뒤 I사 등 창틀을 제작하는 다른 하청업체에 창호자재를 공급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허위 발행하게 하는 수법으로 2009년 7월∼2010년 2월 하청업체 12곳으로부터 115억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아파트 시공사로부터 공사를 따낸 뒤 일감을 나눠주는 ‘갑’이라 하청업체는 부당한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금호석화가 하청업체들에 일감을 주는 조건으로 공사 수주 과정에서 시공사 측에 주기로 한 리베이트 5억5000만 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금호석화 윤 차장은 “공사 책임자가 회식을 요구한다”며 하청업체에서 3000만 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지 상무는 하청업체 대표에게 “국산차를 타고 다니니 사람들이 우습게 본다. 외제차를 구해 달라”고 요구해 하청업체가 외제 차량을 리스해 제공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금호석화는 7일 해명자료를 내 “하청업체와 정상적으로 자재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가공 거래는 없었으며 개별 비위 직원은 해고했다”며 “일부 업체가 파산하거나 대표 사택이 가압류된 것은 개별 회사의 자체적인 문제로 우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의 5일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은 뇌물수수 혐의 액수가 3억 원대에 달하는 거액이고 간부들에게 상납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그동안 꾸준히 자정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서울청 직원들의 비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또다시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세무당국의 신뢰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신중히 수사하되 불법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비리 혐의 세무 공무원들이 “대가성이 없는 금전거래였다”고 부인하고 있어 부당하게 편의를 봐준 단서를 찾기 위해 실시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이는 시기에 세무조사가 실제 이뤄졌는지, 조사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당 기업의 편의를 봐줬는지를 집중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 종일 술렁였다. 서울청의 한 직원은 “직원 몇 명이 뇌물수수 건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경찰이 압수수색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당황한 표정이었다. 경찰은 세무조사 자료가 국가기관 자료로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없어 임의제출 방식으로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정보 관련 자료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서만 열람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따라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세청은 수사의 칼날이 당시 과장 국장 등 간부급까지 겨누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를 받은 직원이 뇌물 일부를 간부들에게 상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의 충격이 더 큰 상황이다. 당시 서울청 조사국 핵심 간부는 현재 퇴직했으며 경찰 수사와 국세청 내부 확인 과정에서 “부정한 돈을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내부에선 이번 수사가 고액현금거래자료(CTR) 열람권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의 힘겨루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신광영·박재명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5일 서울지방국세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조사국 직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지방국세청 단위 압수수색은 2010년 12월 중부지방국세청 수색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특히 최대 규모의 세수를 관리하는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은 사상 처음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경 서울국세청 조사국을 압수수색해 비리 연루 혐의를 받는 세무 공무원들이 담당한 기업들의 세무조사 서류 일체 등 3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국세청 소속 조사관 등 약 10명이 6, 7개 기업을 세무조사 하는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0년경부터 3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1월부터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조사관 A 씨는 2010년 말 유명 사교육 업체인 B사를 세무조사 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눈감아주는 등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2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사국의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하며 식품업체와 해운회사 등 5, 6개 기업으로부터 1억 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들이 받은 돈 가운데 수천만 원씩이 과장과 국장 등 상부로 전해진 정황도 포착돼 국세청 내에서 조직적인 상납이 이뤄졌는지도 집중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해당 간부들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소환조사를 할지 검토 중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난폭 곡예운전으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폭주족과의 전쟁에 돌입한다. 매년 국경일은 폭주족들의 대목이어서 3·1절 특별단속이 첫 전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은 폭주족 주요 집결지와 이동로에 경찰관을 배치하고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한 동향분석으로 3·1절 폭주 분위기를 제압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대규모 도심 폭주행위는 경찰이 현장 채증 후 추적해 차량을 몰수하는 강경조치를 하면서 많이 사그라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소규모 폭주족이 등장했다. 이들은 경찰이 집결지 정보를 미리 파악해 대비하지 못하도록 불시에 특정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폭주를 일삼은 뒤 해산하는 게릴라성 수법을 쓰고 있다. 또 오토바이 운전자가 대부분이었던 종전과 달리 요즘은 고급 외제차로 초고속 경주를 벌이는 폭주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차량통행이 한산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기 일산 자유로, 인천 신공항고속도로 등지에서 시속 200∼300km로 질주하며 주변 운전자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경찰은 현장 검거가 어려울 경우 고화질 캠코더 등을 활용한 채증 영상으로 폭주 가담자를 사후 추적해 차량을 몰수하는 등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민이 촬영한 휴대전화나 블랙박스 영상도 사법처리에 활용할 것”이라며 “관할 경찰서에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동아일보 2월 20일자 A8면 ‘고속도로 폭주족’ 기사에 지적된 폭주 유형과 상습 폭주 구간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불법개조한 뒤 심야에 질주하는 행위, 동호회 활동을 빙자한 교통 방해 행위 등을 신개념 폭주행위로 간주해 강력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행 폭주족수사팀을 교통범죄수사팀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영등포 광진 송파 마포경찰서에 전담 수사팀을 우선 신설하기로 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서울 노원경찰서 형사들이 지난달 상계동 뉴타운 재개발 현장에 있는 곱창 공장에 들이닥쳤을 때 내부는 공사장에서 날아온 먼지로 가득했다. 39m²(약 12평) 남짓한 작업장은 벽돌과 슬레이트로 만든 무허가 건물이었다. 정화시설이 없어 돼지 내장 등 오물이 하수구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작업장 바로 옆엔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남성 소변기에선 지린내가 진동했다. 이곳에서 만든 돼지 곱창은 서울, 경기지역 곱창 전문 프랜차이즈 음식점 20여 곳에 납품됐다. 2011년 10월부터 1년간 납품한 곱창이 무려 166t. 7억9000만 원어치다. 이 체인점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소개돼 손님이 붐비는 가게로 알려져 있다. 6일 경찰에 입건된 공장 업주 서모 씨(39·여)는 지난해에도 비위생 시설에서 곱창을 만들어 팔다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다. 벌금만 내고 자리를 옮겨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 서 씨는 재범이지만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청은 설 전후 한 달간 불량식품 제조·유통사범을 집중 단속해 서 씨 등 569명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유해성분이 들어간 불량식품 판매사범이 84명, 병든 가축을 도축해 판 사람이 73명,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경우가 117명이다. 불특정 다수의 건강에 피해를 주는 중범죄지만 이번 단속으로 구속된 사람은 단 2명(0.3%)이다. 경찰은 중국산 물엿과 옥수수 전분, 칡뿌리를 산양산삼이라고 속여 판 업자도 불구속 입건하는 데 그쳤다. 이 업자는 창고에 추출기 5대를 설치해 무려 21억 원 상당의 가짜 산양산삼을 만들었고 이미 7억600여만 원어치를 설 명절 선물용품으로 전국에 유통시켰다. 유통기한이 10일 넘게 지난 닭 1만2000마리를 냉동해 시골 장터와 닭고기 가공 공장 등에 유통시킨 업자도 불구속 입건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 중점과제로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위해식품 사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여전해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12년 사법연감을 보면 2011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법원에 기소된 1261명 가운데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사람은 5명(0.4%)에 불과했다. 집행유예는 72명(5.7%)이었고 벌금형이 774명(61.4%)으로 가장 많았다. 냉면에 유해성분인 타르 색소를 넣어 칡냉면으로 둔갑시킨 업자는 수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지만 벌금은 50만 원만 부과된 사례도 있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위해식품을 만들어 팔거나 병든 동물의 고기를 판매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형량은 종전 5년에서 2011년에 7년으로 늘었지만 실제 판결에선 기존의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행정처분도 무력하긴 마찬가지다. 2011년 식품위해업체에 내려진 3318건의 행정처분 가운데 영업 취소나 영업장 폐쇄는 고작 1%인 34건이었다. 나머지 업자들은 잠시 일을 쉬거나 과징금만 낸 뒤 바로 장사를 이어갔다. 영업장 폐쇄 처분을 받아도 법인이나 대표자 이름만 바꾸면 언제든 동일업종을 다시 할 수 있다. 처벌이 두렵지 않은 탓에 불량식품 업자의 재범률은 36.5%에 이른다. 식약청과 경찰청의 2004∼2008년 식품위생사범 단속 현황을 보면 5년간 적발된 2만5928건 중 9472건이 재범이다. 이들 중 3∼6회 위반한 비율이 96%에 달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불량식품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에 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미미하기 때문에 불법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지난달 불량식품을 제조, 판매한 업체에 10배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도 ‘7년 이하 징역에 1억 원 이하 벌금’인 처벌조항에 ‘징역 1년 이상’ ‘벌금 1000만 원 이상’의 하한선을 두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냈다. 법체계와 사회의 현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화가 빨리 이뤄지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형주 한국식품안전연구원장은 “식품사범들이 대부분 영세한 생계형 업주여서 사법당국으로선 처벌을 무작정 강화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이사는 “노약자가 위해식품을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불량식품 업자들에 대해선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광영·권오혁 기자 neo@donga.com}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1999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에서 연세대 이종수 교수의 학술지 논문 절반가량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의심된다. 논문 서두에 나오는 이론적 배경이 일부 겹치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허 내정자 논문처럼 연구방법론과 결론까지 특정 논문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도 너무했다. 이런 표절은 처음 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허 내정자는 이 교수가 개발한 이론 모형을 적용해 이 교수와 똑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며 논문의 시사점과 한계까지 그대로 옮겨 적었다. 예를 들어 이 교수가 자기 논문의 한계를 지적하며 “설문의 구성과 분석과정이 복잡하고 분석가 스스로 차원의 수와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고 표현한 부분을 “설문의 구성과 분석과정이 매우 복잡할뿐더러 연구자가 자의적으로 차원의 수와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표현만 살짝 바꾸는 식이다.영남지역 국립대 A 교수는 “논문의 시사점과 한계는 저자가 고유로 판단하는 부분인데 이것마저 같다면 표절 논란을 피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치인이 학력 세탁을 위해 지적재산을 훔치는 행위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허 내정자가 논문을 대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세대 인문계열 B 교수는 19일 취재팀의 요청으로 허 내정자와 이 교수 논문을 비교한 뒤 “표절 사례를 여러 번 봤지만 이 정도로 똑같이 베낀 경우는 처음 본다”며 “정치인이 보좌진이나 대학원생을 시켜 논문을 대필하는 경우가 있는데 허 내정자의 논문 역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 내정자는 1995∼1999년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충북도지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정상적으로 연구하고 논문을 쓰기엔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허 내정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받은 뒤 건국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허 내정자의 표절은 다른 논문을 표절해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당선 9일 만에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문대성 의원보다 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의원은 2007년 명지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해 국민대에서 체육학 박사학위를 땄다는 의혹을 받았다. 문 의원의 경우 연구 주제와 목적 일부가 명지대 논문과 중복됐는데도 참고문헌 표기를 하지 않았으며 오기로 보이는 문구까지 그대로 인용했다. 허 내정자는 19일 취재팀과 전화통화에서 “김대중 정부 때였는데 쉬는 김에 박사학위나 받아두자고 한 것이었다. 내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시간이 부족해서 실수를 좀 했다. 학자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상황에서 대학 측이 논문 제출을 독촉해 미숙하게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논문지도를 해준 후배를 통해 원저자인 이종수 교수를 만나 자문을 받았다. 원저자가 알고 있어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각주를 달지 않은 것은 내가 잘못했다”고 덧붙였다.신광영·김준일 기자 neo@donga.com}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박사학위 논문을 내면서 이전에 발표된 한 사립대 교수의 논문을 복사하는 수준으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의 취재 결과 허 내정자는 1999년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 참여자 간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연세대 행정학과 이종수 교수가 1996년 한국행정학보에 실은 논문 ‘지방정책에 대한 이론모형의 개발과 실증적 적용’과 거의 모든 내용이 일치했다. 두 논문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책결정 과정이 이뤄지는 구조를 주제로 다뤘다.허 내정자는 우선 전체 13쪽 분량의 원문 가운데 6쪽을 토씨까지 그대로 표절했다. 허 내정자는 자신의 논문 37∼46쪽에서 정책결정 참여자를 항목별로 설명하면서 이 교수 논문 2∼7쪽 부분을 고스란히 베꼈다. 원문의 ‘이념적 리더십’을 ‘정치적 리더십’으로 바꿔 쓴 것 외엔 단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이 교수가 논문에서 독자 개발한 ‘지방정책의 결정에 대한 3차원 모형’(7쪽)도 허 내정자 논문(50쪽)에 영문이 한글로만 바뀌어 실려 있다. 허 내정자는 이 모형을 토대로 논의를 전개해 이 교수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허 내정자는 연구 결과의 시사점과 한계까지 이 교수 것을 표절했다. “정책 연구의 객관적 틀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정책영역으로 분석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이 교수의 자평까지도 일부 표현만 바꿔 썼다. 13쪽 분량인 이 교수 논문을 허 내정자가 106쪽으로 늘려 쓴 것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표절이 이뤄졌지만, 허 내정자는 이 교수 논문을 참고문헌으로도 표시하지 않았다.두 논문을 비교해본 전문가들은 “박사 논문에서 이 정도 표절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 A 교수는 “원문의 상당 부분을 베끼고 논문의 핵심인 연구 방법론까지 옮겨와 결론까지 똑같이 맺은 건 명백히 다른 학자의 아이디어를 훔친 것”이라며 “일반 대학원생이라면 학위 취소 사유가 되고 논문 지도에 관여했던 교수도 전부 징계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허 내정자는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1995∼1999년 충북도지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여당의 지구당 위원장과 국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신광영 기자·송찬욱 채널A 기자 neo@donga.com}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역구인 경기 김포시에서 골프장을 증설하려던 업주와 허가권자인 해병 2사단장의 부적절한 만남을 주선했던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업주는 이 자리에서 사단장에게 금두꺼비 선물을 건넸으나 사단장이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주는 유 후보자의 고액 후원자로 확인됐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자신을 후원하는 기업인의 사업 진행에 개입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18일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등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2009년 2월 김포시 풍무동의 한정식집에서 김포CC(시사이드 컨트리클럽) 골프장 대표인 한모 씨(69)와 사단장 A 씨(2012년 소장 예편)의 저녁 식사 자리를 주선했다. A 씨는 이날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 만나 “설 직전 유 의원에게서 ‘할 얘기가 있으니 저녁 식사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라며 “열흘쯤 뒤 약속 장소에 가 보니 유 의원이 한 씨와 함께 나와 있어 당혹스러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씨를 데려오겠다고 미리 알려줬다면 절대 그 자리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 씨는 분기에 한 번씩 있는 김포지역 기관장 모임에서 유 의원을 2, 3차례 본 적이 있지만 사적으로 만난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한 씨는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27홀로 늘리기 위해 A 씨에게 군사동의를 요청해 조건부 허가만 받은 상태였다.식사 도중 혼자 밖으로 나간 한 씨는 식당 주차장에서 A 씨 부관에게 “사단장과 이야기가 된 거니 전해 드려라”라며 상자를 건넸다. A 씨는 “식사 후 관사로 돌아가려고 차에 탔는데 부관이 한 씨가 줬다며 상자를 줘 열어 보니 금두꺼비가 들어 있었다”라며 “정중히 거절하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곧바로 돌려보냈다”라고 했다. 신광영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