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영

임재영 기자

동아일보 광주호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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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재영 기자입니다.

jy788@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지방뉴스97%
사건·범죄3%
  •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 주제 세계 정상급 인사 참여 제주포럼 열린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주포럼이 열린다. 제주도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국내외 2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는 한-소 정상회담 제주 개최, 냉전 종식 등을 기념한 세션과 행사가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저명인사, 전문가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당시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24일은 청년의 날로 운영하며 △‘세기의 대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다’ △‘팬데믹(pandemic)의 현재와 미래’ △‘청년 주거 실태와 미래 방향성’ 등 청년세대의 고민과 주제들로 세션을 구성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청년 대표들과 함께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회의에 참여한다. 개회식에 주요 20개국(G20) 출범의 주역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책을 토론한다. 올해 냉전 종식 30주년을 맞아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영국 아치 브라운은 냉전 종식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의미 등을 전한다. 이번 포럼의 모든 세션을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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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록담 암벽붕괴 원인은 조면암의 풍화 특성 때문”

    12일 오전 한라산 해발 1800m 백록담 서북벽 밑. 과거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르는 주요 구간이었지만 붕괴 위험 때문에 1986년 5월부터 출입이 통제된 곳이다. 최근 백록담 남벽 200m² 정도가 붕괴된 뒤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과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백록담 분화구 서북벽 정상 쪽은 자갈이나 바위가 쓸려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했다. 30여 년 전에 설치한 돌계단, 쇠말뚝 등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중간 지점은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로프를 설치하지 않고서는 정상으로 가기 힘들 정도였다. 서벽에서는 암괴가 떨어져나간 모습이 확인됐다. 서벽과 함께 관음사 탐방로의 백록담 정상 북벽에서도 암석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산화, 풍화되기 이전 색깔인 갈색이 선명했다. 백록담 화구벽 암괴는 ‘토르(tor)’로 불리는데 백록담 서북벽-서벽-서남벽이 특히 발달했다. 용암이 흘러내린 뒤 차별적인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암석이 쪼개지고 분리되는 과정에서 탑 모양으로 남게 된 것이다. 경사가 가파른 백록담의 특성에 따라 풍화물질이 아래로 떨어져 나가면서 세로 방향의 뾰족한 암괴 경관을 보여준다. 백록담 암벽 붕괴는 현무암류인 동릉 정상보다 조면암류로 형성된 서북벽∼남벽 일대에서 자주 발생한다. 암석의 수분 함유율이 현무암은 2∼3%인 데 비해 조면암은 18% 정도로 많다. 이는 수분이 얼고 녹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면암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풍화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분이 얼면 부피가 7∼11%가량 더 팽창하면서 균열을 가속화한다. 특히 한라산 정상에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평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가 4월에야 영상을 회복하지만 겨울 한철에도 백록담은 여러 차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동결 및 융해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햇빛이 강한 서∼남벽 일대에서 풍화가 가속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라산 조면암 특성 변화를 조사한 부경대 연구팀 관계자는 “한라산 조면암의 특성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공풍화시험을 한 결과 50차례 정도 동결-융해가 진행하면 공극률(빈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17.78%에서 18.18%로 높아졌다”며 “동결-융해가 더 진행돼 공극률이 20∼21%로 높아지면 붕괴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라산에서의 붕괴, 낙석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백록담 서북벽 출입을 금지하면서 대신 개장한 남벽 구간은 지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돌계단 공사와 탐방객 답압 등으로 돌 더미가 쓸려 내리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1994년 4월 통제됐다. 2015년에는 관음사 탐방로 삼각봉 일대에서 무너져 내린 바위가 탐방로를 덮쳤다. 2018년에는 성판악 탐방로 동릉 정상 구간 대형 암석이 굴러떨어질 위험이 제기되면서 사전에 정비되기도 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백록담의 풍화와 침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규칙성 여부를 확인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기록하고 관측해야 한다”며 “특히 다양한 실험을 통해 붕괴 시기를 예측하고, 필요하다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출입 통제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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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오등봉-중부공원 민간특례사업 가속도

    제주시는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 등 2곳의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과 관련해 공원 일몰 이전인 다음 달 안으로 실시계획 인가와 고시를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8, 9월에 해당 도시공원 토지 등에 대한 감정평가를 한 뒤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토지보상 협의 절차를 진행한다. 2023년 1월 용도지역 변경 심의를 거쳐 공원시설 공사에 들어가고 같은 해 6월 주택건설사업 계획을 승인해 아파트 단지 공사를 하는 등 2025년 12월까지 사업을 끝낼 계획이다. 호반건설 컨소시엄은 오등봉공원 용지 76만4863m² 가운데 12.4%인 9만5426m²에 1429채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한다. 제일건설 컨소시엄은 중부공원 용지 21만4200m² 가운데 21.0%인 4만4944m²에 아파트 778채를 짓는다. 나머지 부지는 각각 공원으로 조성한다. 제주도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8월 효력을 상실하는 중부공원과 오등봉공원에 대해 공원 부지의 20% 안팎을 민간사업자가 개발하고, 나머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방식의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기로 2019년 9월 결정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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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11일부터 영업

    제주지역 최고층 복합리조트인 드림타워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이 카지노 게임 및 영상기기 검사와 명칭 변경 신고 등 관련 허가 절차를 마치고 11일부터 카지노 영업을 시작한다. 외국인 전용인 드림타워카지노는 영업장 면적 5367m²에 게임테이블 141대를 비롯해 슬롯머신 190대, 전자테이블게임 71대 등 모두 409대의 게임기를 갖췄다. 영업장 면적으로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의 랜딩카지노 5581m²와 비슷한 규모다. 롯데관광개발은 서귀포 중문단지 내 영업장 면적이 1175m² 규모인 엘티(LT)카지노를 드림타워로 이전, 확장했다. 확장 이전 허가를 받으면서 도민 80% 고용 및 지역 기여사업 추진, 인재 양성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카지노 영업을 위해 그동안 중단했던 인력 채용을 재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1000여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카지노 영업을 위해 세계 최대 복합리조트인 시티오브드림의 총괄부사장 출신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며 “해외 관광객 이용이 제한됐지만 국내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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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시효 만료 하루전… DNA로 20년前 연쇄 강도강간범 검거

    경찰이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20년 전 제주도에서 벌어진 연쇄 강도강간 사건의 범인을 붙잡았다. 범인은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두고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미 강력범죄 180여 건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10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2001년 제주의 한 마을에서 강도강간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특이하게도 모든 범행 장소는 피해자의 집 안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잠복근무까지 나섰지만 매번 허탕이었다. 이웃마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목격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피해자도 두려움 때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당시에는 폐쇄회로(CC)TV도 흔하지 않아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일한 증거는 범인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이 묻은 휴지 뭉치였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겼고 남성의 DNA는 나왔지만 범인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2019년 3월 대검에 DNA 분석결과가 통보됐다. DNA가 일치하는 남성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2009년 5월, 강도강간 등 184건의 범죄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은 50대 A 씨였다. 그는 당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제주도를 빠져나와 2009년까지 수도권을 돌며 비슷한 범행을 이어가다 인천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미제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DNA를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DNA 분석 결과가 ‘조작됐다’며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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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광역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기공

    제주에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 들어선다. 제주도는 9일 서귀포시 색달동에서 ‘광역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시설은 연면적 1만1894m²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며, 사업비 1069억 원이 투입된다. 2023년까지 공사를 마치고 시운전을 거쳐 202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하루 처리시설 용량은 340t. 현재 제주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210∼230t을 처리하고도 남는 용량이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처리시설 내 전력과 연료로 사용해 연간 20억 원 상당의 운영비를 절감한다. 이 사업은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노후화되고 처리 용량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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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여행은 #휴식 #재충전… ‘제주형 웰니스 관광’ 육성 눈길

    7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 50대로 보이는 중년 부부와 30대 친구모임 회원들이 띄엄띄엄 탐방로를 걸으며 숲 향기에 젖었다. 아름드리 삼나무는 성큼 다가온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막아줬다. 걸음걸이는 느릿느릿한 소걸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는 최모 씨(58)는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하면서 주로 관광지를 돌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자연과 함께하려고 휴양림을 찾았다”며 “숲길이 다양하게 갖춰져 ‘걷기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숲이나 올레코스를 걷거나 명상을 하면서 삶을 재충전하는 제주 여행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올레코스에서 걷기 여행객을 쉽사리 볼 수 있을 정도로 탐방객이 많아졌다. 26개 코스 425km를 완주하고 인증을 받은 탐방객이 4월 한 달 동안 528명으로 집계됐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측은 코로나19 시대에 걷기 열풍을 이어가고 성취감과 도전 의지를 북돋기 위해 100km 완주 인증제를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올레코스나 유명 숲길에만 탐방객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20, 30대를 중심으로 재충전이나 휴식에 적당한 새로운 장소를 찾기도 한다. 제주 서부의 대표적인 오름인 애월읍 노꼬메오름을 비롯해 인근 자그마한 궷물오름은 수년 전부터 인기 탐방지가 됐다. 최근에는 바리메오름과 근처 목장지대 초원에 탐방객이 몰려 차량 통행이 힘들 정도다. 제주도는 소규모 여행으로 안전과 건강, 치유를 중요시하는 여행 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제주형 웰니스 관광상품’을 발굴하고 있다. 웰니스는 육체와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참살이)에 건강(Fitness) 또는 행복(Happiness)을 결합한 합성어다. 그동안 전문가 세미나를 열고 관광업계 및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제주형 웰니스 4대 관광 분야로 ‘자연·숲 치유’ ‘힐링·명상’ ‘뷰티·스파’ ‘만남·즐김’을 정했다. 계절별로 웰니스 관광지 45곳도 선정했다. 여름철에는 머체왓 숲길,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가을철은 서귀포치유의 숲, 김녕미로공원을 추천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0일 ‘제주도 웰니스 관광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해 홍보와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웰니스 관광인증제에 제주관광진흥기금을 우선 지원한다. 웰니스 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박람회를 개최하고 실태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재웅 제주도 관광국장은 “세계웰니스연구소 통계 결과 웰니스 관광은 세계 전체 연간 관광성장률 3.2%보다 2배 이상 빠른 7.5% 규모로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웰니스 관광을 제주관광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 등과 함께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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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먼저 맞게 해달라”…제주도 등 우선 접종 요구 봇물

    “하루 3만 명씩 몰려드는 관광객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제주도민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우선 지원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9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건의안 내용이다. 제주도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하고 있다. 지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탓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제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4명으로 지난달 같은 시기(35명)에 비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여름 관광 수요가 제주에 몰릴 것으로 보이면서 지역 내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 관광객 늘어나자 확진자도 증가 최근 제주에는 한 달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관광객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지역 내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주민을 대상으로 선제적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1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건의안을 통해 “제주는 섬이라 감염 확산 시 이송이 어렵고 의료 체계 과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감염에 취약한 데다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의료 대응도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제주에서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6일 0시 기준 9만7203명으로 인구의 14.4%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도청에서 만나 주민우선 접종에 대해 협의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만 특혜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우선 접종을 통해 제주부터 5인 제한을 해제한다면 국민이 원하는 관광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도민의 70%인 40만 명에게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하는 내용의 친서를 청와대와 관계 부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의견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에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 병상 규모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우선 접종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도 백신 먼저 맞아야” 제주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백신 우선 접종을 원하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일 질병관리청에 우선 접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장애인과 고령층 등을 주로 만나는 직원 1000명에게 접종을 해 달라는 내용이다. 학원들도 9월 개학 전 강사들의 백신 접종을 요청하고 있다. 학원 강사 35만 명이 접종에 나서야 2학기 전면 등교도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학원 선생님들이 매일 접촉하는 학생이 학교 선생님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6일 기존 접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필수근로자의 백신 우선 접종을 질병관리청에 요청했다. 택배기사 5만4000명, 환경미화원 3만7000명 등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측은 “배송 과정에서 대면 접촉이 많아 백신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면역력이 약한 암, 희소병 환자들에게 우선 접종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등 6개 단체는 최근 주치의 소견에 따라 우선 접종이 필요한 환자만이라도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하반기 접종은 연령별로” 일단 정부는 3분기(7∼9월) 이후 우선 접종을 특정한 대상보다 연령대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 대상 직군을 세세하게 나누는 것보다 7월 50대부터 순차적으로 연령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3분기 접종 계획은 6월 셋째 주에 발표된다. 7일부터는 60∼64세 접종이 시작된다. 약 311만 명이다. 미리 예약하지 못한 경우 잔여 백신을 이용해 접종이 가능하다. 또 이달 말부터 65세 이상 접종 완료자에게는 스티커가 발급된다. 전자 접종 증명서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를 위해서다. 접종 증명 스티커는 각 지역 주민센터에서 받은 뒤 신분증에 부착하면 된다. 정부는 ‘접종 배지’도 배포할 계획이다. 이지윤 asap@donga.com / 제주=임재영 / 김성규 기자}

    •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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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쓸모없는 땅에서 ‘생태계의 보고’로 새롭게 조명

    노꼬메, 도너리, 병악, 거문, 동거문, 민오름(봉개동)…. 이들 지명은 ‘곶자왈’을 잉태한 오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제주의 독특한 숲을 일컫는 곶자왈은 과거 농사지을 수 없는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생태계 보고이자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만드는 최대 통로로 확인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의제로 선정할 만큼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연구 및 조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중요 환경자산으로 평가받는 곶자왈은 오름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다. 5일 제주 제주시 봉개동 민오름(해발 641m). 관광객과 주민이 즐겨 찾는 절물휴양림 입구 맞은편에 위치한 민오름은 과거에 풀만 있는 민둥산 형태여서 이름이 붙여졌지만 지금은 자연림을 형성하고 있다. 민오름을 오르는 초입부터 급경사 계단이다. 상산나무의 짙은 향기를 맡는 것도 잠시. 걸음은 더뎌지고 호흡은 거칠어졌다. 올라갈수록 낙엽활엽수 대신 제주조릿대가 땅을 점령했다. 간간이 서 있는 산딸나무에 열매가 익어갔다. 정상에 오르자 동부지역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말발굽형 분화구에서 시작한 숲은 큰지그리오름 옆을 돌아 동쪽으로 교래휴양림 일대까지 넓게 펼쳐졌다. 이 숲은 민오름이 분화할 때 용암이 흘러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곶자왈 지대다. 이 곶자왈 일부는 조천·함덕곶자왈 지대의 교래곶자왈로 불리고 있다. 꿈틀꿈틀 흘러가던 용암이 잠시 멈춘 곳에는 거대한 암괴가 만들어졌고 용암의 기세가 약하거나 닿지 않는 곳은 목장 등으로 이용된다.○ 젊은 연대 오름이 곶자왈을 잉태 이런 곶자왈 분포 지역은 조천·함덕을 비롯해 애월, 한경·안덕, 구좌·성산 등 크게 4개 지대로 구분한다. 조천·함덕곶자왈을 만든 오름은 민오름과 거문오름이다. 한경·안덕곶자왈은 도너리오름과 병악에서 흘러내렸으며 애월곶자왈 기점은 노꼬메오름이다. 4개 곶자왈 지대 면적은 92.56km²로 추정되는데 제주도 전체 면적 1850km²의 5%가량을 차지한다. 구좌·성산곶자왈은 그동안 동거문, 다랑쉬, 용눈이, 백약이오름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에서 동거문, 둔지봉이 기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안웅산 박사는 “음영기복도, 경사와 암석에 대한 분석 등으로 조사한 결과 구좌·성산곶자왈을 형성한 용암류는 여러 오름에서 유래했다는 기존 연구와 달리 대부분 동거문오름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곶자왈 북동부 일부분은 둔지봉에서 분출했다”고 밝혔다. 조천·함덕곶자왈 지대의 선흘곶자왈은 동백동산습지 등으로 유명한데 기점이 거문오름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북오름(덕천리)일 가능성이 높다. 선흘곶자왈에서는 세계적으로 단 1종밖에 없는 ‘제주고사리삼’ 등 희귀식물은 물론이고 숯가마, 노루 사냥, 피난동굴 등 다양한 인문자원이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기점 오름에 대한 세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곶자왈을 탄생시킨 오름은 한라산국립공원 아래 지역인 해발 200∼600m의 중산간에 대부분 집중됐다. 곶자왈 용암류 밑에 위치한 고토양을 채취해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한 결과 선흘곶자왈 1만1000년, 구좌·성산곶자왈 지대 9400년, 한경·안덕곶자왈 지대의 안덕곶자왈 5000년 등으로 분석됐다. 안 박사는 “곶자왈을 형성한 용암류는 대부분 1만 년 이내 젊은 연대로 볼 수 있다”며 “암석이 부서져 흙이 되기까지에는 더욱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교적 젊은 연대에 속한 용암류이기 때문에 토양층이 빈약하고 용암이 흐른 원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남북보다는 동서 방향으로 용암이 진행한 지대에 곶자왈이 형성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꿀을 쏟으면 찐득찐득하게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점성이 높은 ‘아아용암’이 곶자왈 용암을 형성한다고 봤으나 최근 들어 점성이 낮은 ‘파호이호이용암’, 파호이호이에서 아아용암으로 전이 등 다양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름의 위치와 고도에 따라 식생 달라 흙을 찾아보기 힘든 암괴지대에도 씨앗이 날아들어 울창한 숲을 형성했고 독특한 곶자왈이 탄생했다. 곶자왈 숲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지질구조나 해발고도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졌다. 해발 200m 저지대에서는 개가시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400m 이상 높아지면 때죽나무, 고로쇠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주인 역할을 한다. 선흘곶자왈, 한경곶자왈처럼 겨울철 눈이 쌓여도 푸른빛이 도는 상록수 숲이 있는가 하면, 가을철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드는 교래곶자왈이 있는 등 저마다 특징을 뽐낸다. 파호이호이용암이 우세한 곶자왈은 용암 도랑이나 함몰지가 많은 곳과 달리 습지식생이 발달하기도 했다. 울창한 숲이기에 희생은 불가피했다. 1960년대까지 곶자왈에서 땔감, 건축자재인 나무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숯 굽기도 행해지면서 벌채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쓸 만한 나무는 대부분 사라지고 키 작은 덤불이나 목장지대로 변했다. 연탄 등으로 연료가 바뀌면서 다시 생명력을 얻기 시작했다. 밑동째 잘려나간 곳에서 어린 싹이 나고 자랐다. 곶자왈이 ‘맹아림(萌芽林)’으로 불리는 이유다. 종가시나무, 개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때죽나무, 꾸지뽕나무 등 맹아가 잘 나오는 나무들이 살아남았고 벚나무, 자귀나무, 비자나무 등 움트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나무들은 사라졌다. 곶자왈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남환박물, 남사록 등 고문서에서 숲을 뜻하는 ‘수(藪)’로 표기됐다. 충암 김정(1486∼1521)은 제주풍토록에서 ‘이 땅에 볼만한 것이 하나도 없으나 오직 이 나무숲만이 진실로 기이한 경승이다’라고 극찬했다. 당시 제주 사람들이 수를 ‘꽃(花)’, ‘고지(高之)’로 불렀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곶자왈의 ‘곶’을 의미한다. 곶은 숲, 자왈은 덤불로 각기 따로 쓰인 말인데 언제부터 곶자왈이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1995년 발간한 제주어사전은 곶자왈을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적고 있다. 2014년 제정된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에서 ‘제주도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이라고 정의하면서 지질의 중요성을 포함시켰다. 정광중 제주대 교수는 “곶자왈은 오랫동안 제주도민에게 자연자원을 공급하는 생명선이었고 생태, 유산, 관광, 환경 교육 등에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곶자왈, 오름에 대한 가치를 규명하고 높이기 위해 보다 폭넓은 조사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곶자왈은 생물종 다양성 지키는 보물창고” 개가시나무 등 자생식물 770종류제주도 식물의 38%에 해당곶자왈은 생물종 다양성을 지키는 보물창고다. 한경·안덕곶자왈에 410여 종, 애월곶자왈 450여 종, 조천·함덕곶자왈 510여 종, 구좌·성산곶자왈 32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이곳에는 개가시나무, 대흥란, 백서향, 으름난초, 솔잎란, 가시딸기 등 특산 및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다. 곶자왈 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연간 16만6200t이다. 이는 중형 자동차 4만1550대가 연간 뿜어내는 양이다. 그만큼 환경 기여도가 높다. 곶자왈은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만주, 시베리아 등에 분포하는 한들고사리를 비롯해 좀나도히초미, 좀고사리, 골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이 터를 잡고 있다. 땅속 깊숙한 곳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곶자왈의 용암 함몰지, 풍혈지 등은 여름철에도 15도 안팎의 온도를 유지해 북방계 식물이 생존할 수 있다. 김대신 제주도세계유산본부 생물자원연구과장은 “곶자왈에 자생하는 관속 식물은 770종류로 파악되고 있는데 제주도 식물 1990종류의 38%에 해당한다”며 “곶자왈이 제주도 전체 면적의 5%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다면 좁은 땅에 상당히 다양한 식물 종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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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먼저 맞게 해주세요”…각계 각층서 요구 봇물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 3만 명씩 몰려드는 관광객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제주도민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우선 지원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1일 제주도의회가 내놓은 건의안에 담긴 호소 내용이다. 제주도는 국내 지방자치자체 중 처음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백신 우선접종을 요청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주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증가세다. 최근 일주일 동안 제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4명으로 지난달 같은 시기(35명)에 비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처럼 최근 지역과 직종에 따라 “우리부터 백신을 맞게 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1차 접종자 및 예약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백신 불안’이 다소 가라앉은 데 따른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특정 계층을 우선 접종하기보다 연령대별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제주 확진자 증가에 “우선접종 필요”제주에 한정한 선제적 백신 접종 방안이 거론되는 것은 섬이자 관광지라는 특성 때문이다. 제주도의회는 건의문에서 “제주는 섬이라 감염 확산 시 이송이 어렵고 의료 체계 과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을 통한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제주에서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6일 0시 9만7203명으로 인구의 14.4% 수준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주도청에서 만나 제주도민의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에 협력하기로 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만 특혜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선 접종을 통해 제주부터 5인 제한을 해제한다면 국민이 원하는 관광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도민의 70%인 40만 명에게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하는 내용의 친서를 청와대와 관계부처에 전달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의견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에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수, 병상 규모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우선 접종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양한 계층서 “백신 먼저 맞아야”지역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우선접종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일 질병관리청에 백신 우선접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장애인과 고령층 등을 주로 만나는 1000명의 백신 접종을 해 달라는 내용이다. 학원들도 9월 개학 전 강사들의 백신 접종을 정부에 요청했다. 학원강사 35만 명이 접종에 나서야 전면 등교가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학원 선생님들이 매일 접촉하는 학생이 학교 선생님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6일 기존 접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필수근로자의 백신 우선접종을 질병관리청에 요청했다. 택배기사 5만4000명, 환경미화원 3만7000명 등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측은 “배송 과정에서 대면 접촉이 많아 백신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암, 희소병 환자들에게 우선접종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등 6개 단체는 최근 주치의 소견에 따라 우선 접종이 필요한 환자만이라도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하반기 접종은 연령별로”정부는 3분기(7~9월) 이후 우선 접종을 특정한 대상보다 연령대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 대상 직군을 세세하게 나누는 것보다 7월 50대부터 순차적으로 연령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3분기 접종계획은 6월 3째주에 발표된다. 7일부터는 60~64세 접종이 시작된다. 약 311만 명이다. 미리 예약하지 못한 경우 잔여 백신을 이용해 접종이 가능하다. 또 이달 말부터 65세 이상 접종 완료자에게는 스티커가 발급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전자접종증명서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를 위해서다. 접종 증명 스티커는 각 지역 주민센터에서 받은 뒤 신분증에 부착하면 된다. 정부는 ‘접종 배지’도 배포할 계획이다. 다만, 접종 배지는 스티커와 달리 접종 증명용이 아닌 상징물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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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서 ‘제1회 박물관 음악회’ 개최

    100여 년 전 피아노로 연주하는 음악회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회장 김영락)은 6일 오후 1시 박물관에서 피아니스트 김한돌과 바리톤 최윤성을 초청해 제1회 박물관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 사용될 피아노는 박물관이 소장한 독일 블뤼트너사 그랜드 피아노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의 사랑을 받은 피아노로 유명하다. 1910년 제작됐으며 현재도 연주가 가능해 역사 및 예술적 가치가 높다. 국내 등록문화재(제480)로 지정된 배재학당 블뤼트너사 피아노보다 1년 앞서 제작됐다. 음악회에서 카미유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사단조 작품번호 22번 1악장,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김효근의 첫사랑 등을 들려준다. 박물관 입장객 가운데 선착순 30명만 공연을 볼 수 있다. 김한돌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제주대 음악학부, 함덕고 음악과 등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바리톤 최윤성은 프랑스 제네빌리에 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파리국립오페라단 합창단원을 지낸 뒤 현재 모나코 몬테카를로 극장 정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은 자동차와 피아노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학기술 및 문화예술에 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 주기 위해 조성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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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 월라봉-군산은 '쌍둥이'… 83만~92만년 前 동시 형성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군산과 월라봉 2개 오름이 동시에 생성된 쌍둥이 화산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월라봉 절벽인 박수기정에는 제주 육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현무암질 용암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2007년), 세계지질공원(2010년) 지정을 전후해 제주지역 지질 및 화산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섬 탄생의 비밀이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최근 발간된 대한지질학회 학회지(57권 제2호)에 게재된 논문 ‘월라봉-군산, 제주도 최고기 쌍둥이 화산체의 지질과 화산활동’에 따르면 월라봉-군산이 제주도에서 지표에 노출된 화산체 가운데 가장 오래됐으며 별개 화산체가 아니라 동시에 폭발한 하나의 화산체다. 화산체에 대한 야외 지질조사, 암석화학 분석 및 아르곤-아르곤(Ar-Ar) 연대 측정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그동안 지하 시추에서만 확인됐던 고(古)시대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박수기정 일대 야외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화산 활동 및 과정을 재구성한 결과, 월라봉-군산 화산체는 92만 년 전에서 83만 년 전 사이 현무암질 용암류를 분출한 마그마성 분화가 종료되면서 쌍둥이 화산체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가장 오래된 화산체로 알려진 조면암 용암돔인 산방산의 생성 연대보다 최대 6만 년가량 앞선다. 월라봉-군산, 산방산 부근에 있는 유인도인 가파도는 산방산보다 2만 년가량 앞서 형성된 100m 높이의 용암돔이었으나,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침식 등에 의해 현재의 평탄한 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가파도 주변에 100m 깊이 해저 협곡이 현무암질 용암류로 이뤄진 점으로 미뤄 당시 화산체가 바다 밑에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월라봉-군산, 산방산, 가파도 지역은 100만 년 전부터 80만 년 전까지 제주의 화산활동 기록을 육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책임저자인 고기원 박사는 “월라봉의 연대가 오래됐다는 학계 보고와 군산이 고려 목종 10년(1007년) 화산 분화 기록을 한 곳으로 추정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연구 활동을 벌였다”며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대 측정과 분석에 따라 92만 년 전 현무암질 용암류를 확인하고 화산 활동사를 다시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 고 박사는 “제주도 지질연구의 기반인 1 대 5만 지질도, 1 대 20만 지질도가 20년 전 구축돼 수정 및 보강이 필요했다”며 “최근 활발하게 이뤄진 암석연대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화산층서, 화산활동에 대한 새로운 서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려 목종 10년 ‘상서로운 산이 바다 가운데서 솟아났는데 탐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산이 처음 나올 때 구름과 안개로 깜깜해지고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진동이 있었다’는 기록은 수중 화산 분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그동안 안덕면 앞바다 형제섬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최근 연구 결과 형제섬 생성 연대는 9200년 전으로 나와 시기가 맞지 않는다. 옛 기록에 나온 1000년 전 화산 분화의 화산체 찾기는 또다시 지질학계 숙제로 남게 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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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능동성으로 똘똘 뭉친 기관 패러다임 정착시키겠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지난달 15일 창립 19주년이 됐다. 사람에 비유한다면 성년을 맞은 셈이다. JDC는 앞으로 자율과 책임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국제도시 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형 프로젝트, 사회공헌사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주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끌 생각이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지금까지 국가가 수립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성인으로서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며 “불합리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관습, 관행을 없애고 혁신과 능동성으로 똘똘 뭉친 기관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 JDC 본사에서 지난달 24일 만난 문 이사장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개발자’에서 제주의 균형성장을 통해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통합자’로서의 JDC 역할을 강조했다. ―‘개발자’ 역할을 벗어나겠다고 했지만 명칭에는 여전히 ‘개발’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름, 명칭은 개인이나 조직, 단체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개발센터’라는 용어는 설립 당시 제주를 이끌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지만 그동안 상황이 변했다. 환경, 상생, 지속가능, 변화 등이 제주의 가치를 드높이는 핵심 주제가 됐다. 기관 역할 변화를 위해 ‘제주국제도시공사’로 변경을 추진하겠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변신하는 공기업으로서 비전은 무엇인가.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실시해 4대 주요 전략으로 정리했다. 제주 가치 기반의 국제교류도시, 혁신을 선도하는 지식융합도시, 자연과 어우러진 청정치유도시, 삶의 질을 제고하는 지속성장도시가 그것이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들 전략에 맞춰서 세부 사업을 진행하겠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인가. “그동안 프로젝트를 위한 용지 매수와 분양 부분만 강하게 각인되면서 ‘부동산개발업체’로 불려진 부정적 시각을 벗겠다는 뜻이지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국제자유도시 기능을 위한 국제교류·협력 기반을 확충하고 선순환의 먹거리를 창출하면서 제주 가치를 높여야 한다. 도심교통 혼잡과 지체 현상을 해소하는 환경친화적 미래교통수단인 수소 전기트램, 국제도시 경쟁력을 위한 물류단지 조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이들 사업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우선이고, 제주도가 진행하고 있는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반영도 필요한 상황이다.”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19년 동안 기여한 부분도 있지 않은가. “첨단기술, 교육, 의료, 관광 등 4개 핵심 산업 분야 프로젝트에 7조2442억 원을 투자했고 지역 일자리 8810개를 창출했다.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운영으로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해 현재까지 8200억 원 이상의 외화 절감 효과를 창출했고 국제학교 충원율은 80% 수준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에 193개사가 입주했으며 지난해 기준 입주기업 매출액이 3조9000억 원에 달했다. 대규모 프로젝트 외에도 공공임대주택 건설, 곶자왈도립공원 조성, 사회공헌사업 등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그동안 추진한 프로젝트에 변화가 있는가. “투자가 선순환하도록 사업을 고도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연계해 벤처·스타트업 중심의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고 앞으로 들어설 예정인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역시 첨단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유치한다. 영어교육도시는 산업현장과 협업이 가능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을 유치해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유도하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학교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해서 영어교육도시가 미래 한국과 제주에 기여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이 되도록 하겠다. 헬스케어타운은 바이오·생약 산업과 함께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의료기관 유치를 위한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 개정에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환경이나 1차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사업은 무엇인가. “플라스틱 배출 감소를 위해 도민 1000명이 참여하는 ‘노(NO)플라스틱 서포터즈’가 3월 출범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으로 공연 및 미술대회, 재생 유니폼 착용, 환경 인식 개선 교육 등을 진행한다. 지역 현안의 하나인 축산 폐기물 등을 신재생에너지로 자원화해 청정 환경을 보전하는 ‘그린에너지파크’는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농가 고령화, 부채 증가, 농산물 판매전략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차 산업을 위해 ‘미래농업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이고 스마트 유통시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취임 후 2년여 동안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다 보니 ‘해결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서귀포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4조 원대 해외투자자 소송 분쟁을 해결하면서 그런 말이 나온 듯한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일단 토지 확보가 선결 조건인데, 법적인 판단을 받은 후 사업 재추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 영리병원 논쟁으로 사업이 정체된 헬스케어타운 프로젝트도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고,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역시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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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마을 상생화합 공동선언식 개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가 31일 강정크루즈터미널에서 상생 화합을 위한 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번 선언식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로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정마을회 요청으로 마련된 공동선언식에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과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제주 도정의 과오를 사과하고 강정마을회와 ‘강정마을 갈등 치유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2009년 12월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절대보전지역 변경 및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 처리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체결한 상생협약서에 따라 제주도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250억 원 규모의 ‘강정지역 주민공동체 회복 지원금’을 조성한다. 강정마을회와 협의해 기금을 운용하고 크루즈선박 입항료와 접안료 등에서 일정 금액을 기금에 보탤 계획이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측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주민과 도민사회를 상생협약 협의 과정에서 제외시켰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노력을 담아야 진정한 상생협약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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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도서지역 택배, 드론 날려 보낸다

    제주도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역밀착형 주소 기반 드론배달점 설치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부속도서·산간마을 등 물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드론 배달 인프라를 올해 말까지 구축한다. 제주도는 물품 수령이 가능한 드론 배달점, 운항 및 물품 탑재 장소인 배달거점, 드론 조종사의 시스템 운영 장소인 배달기지 등을 설치한다.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꾸려 드론 배달점 위치를 확정하고 드론 시험 운항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물류 사각지대인 섬이나 산간마을 주민들은 정해진 장소에서 편리하게 물품을 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주유소 기반 드론 유통물류 실증, 한라산 긴급구호물품(AED) 배송 등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드론으로 마스크 및 간식 배달 행사를 열기도 했다. 윤형석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일상생활에서 드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드론 실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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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지역 관광개발 투자실적 소폭 개선

    제주도는 “관광개발과 투자진흥지구 등에 대한 투자 실적과 고용 현황 등을 점검한 결과 지난해 6월에 비해 지난해 말 투자실적이 1749억 원가량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지역 관광개발, 유원지개발, 투자진흥지구 등 61곳의 투자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8451억 원으로 지난해 6월 11조6702억 원에 비해 1.5%인 1749억 원이 늘었다. 전체 투자계획 18조4863억 원과 비교해서는 64.1%의 목표실적을 보였다. 공사실적은 5조7898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제주지역 업체가 50.6%인 2조9303억 원을 수주했다. 61개 사업장 가운데 27곳을 완공했으며 34곳은 부분운영을 하거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규 고용은 6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웅 제주도 관광국장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삼매봉 밸리유원지, 헬스케어타운 사업장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용실적이 낮거나 시설 미운영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 정상화와 회복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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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 오름의 최대 농경지 ‘하논’… 논바닥에 환경정보 많아 연구 활발

    21일 제주 서귀포시 하논. 오름 능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분화구는 마치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켰다. 2002년 당시 무산됐지만 야구 전지훈련장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이유를 알 만했다. 분화구 바닥은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은 논이고, 경사면에는 귤과수원이 조성됐다. 분화구 동북쪽에는 ‘몰망소’로 불리는 샘에서 용천수가 계속 올라왔다. 한라산에 내린 빗물이 지하 암반층을 타고 내려오다 분화구에서 솟아난 것이다. 이 물을 이용해 벼농사를 짓고 있다. 하논은 농경지로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오름이다. 하논은 오름 직경이 1200m에 달하고, 분화구 바닥 직경이 800m가량이다. 제주지역 최대 규모 화산분화구다. 분석구(스코리아콘)로 구성된 대부분 오름과 달리 하논은 마그마가 물을 만나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면서 화산쇄설물이 퇴적하는 수성화산활동 과정을 밟은 응회환이다. 분화구 중심부가 지표면보다 30m가량 낮은 마르(maar)형 화산체로 분류된다. 특히 논바닥은 거대한 습지퇴적층으로 제주도는 물론이고 동아시아 지역 과거 식생과 기후변화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환경정보를 간직하는 ‘타임캡슐’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오름 농경지 시초인 하논 여러 비밀을 간직한 하논은 제주지역에서 드물게 벼농사가 이뤄진 곳이다. 화산섬인 제주의 땅은 투수율이 높은 탓에 물을 담아두기 힘든 악조건 등으로 인해 벼농사를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하논은 퇴적층과 더불어 용천수가 나오기 때문에 논 조성이 가능했다. 하논에 논이 들어선 것은 1400년대로 추정된다. 1454년 발간된 세종실록지리지 제주목 대정현편에 ‘수전(水田) 80결’이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논을 뜻하는 수전에 하논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논의 원래 모습은 물을 가둬 둔 호수 형태로 추정된다. 이원진(1594∼1665)이 1653년 발간한 탐라지에 ‘예전에 동쪽 가장자리를 뚫어 물을 빼서 논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추정의 근거다. 동쪽사면을 허물어 물을 빼내 천지연폭포로 흐르는 하천과 연결시킨 뒤 농지를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1486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유수전수십경 명대지(有水田數十頃 名大池·논 수십 경이 있는데 대지라고 부른다)’라고 했고 1702년 제작된 ‘탐라순력도’에는 하논을 ‘대답(大畓)’으로 표시하는 등 ‘넓고 큰 논’을 뜻하는 지명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하논 논 면적은 8만 m² 규모로 이종근 씨(68)가 벼농사를 하고 있다. 이 씨는 “1997년경 우연히 제주에 왔다가 땅을 놀리는 것을 보고 빌렸다”며 “수확한 벼는 하논에 있는 정미소에서 도정을 하고 나서 정부미나 주조회사, 개인에게 팔고 있다”고 말했다. 논 필지가 작은 면적으로 쪼개지면서 소유주가 71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간 생산량은 100t 정도다. 하논 경사면은 대부분 귤과수원으로 조성됐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인이 귤 농사를 한 것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과거 제주지역에서 재배된 토종 귤과는 다른 품종이었다. 제주지역 토종 귤은 고려시대부터 진상품이자 특산품으로 유명했고 조선시대에는 조정이 관리하는 귤 과원이 30개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다. 귤 종류도 산귤, 청귤, 금귤, 탱자, 유자 등 13개 품종에 달했다. 갑오개혁으로 진상제도가 중단되면서 귤 재배가 사라졌다. 당시 주민들은 진상할 귤을 재배하고 확보하느라 상당한 고초를 겪었기 때문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토종 귤이 사라지는 가운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새로운 귤 품종을 들여와 하논 서쪽 경사면 4곳 5000m²에서 재배하다 광복 이후인 1948년 경매를 통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갔다. 고창수 씨(69)는 “아버지가 생전에 경매로 과수원을 샀는데, 처음으로 일본 온주 귤 품종을 대량 재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을 막을 수 있어서 하논에 과수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서부는 밭작물, 남부는 귤 과수원으로 조성 귤이 높은 가격으로 팔려나가자 귤 과수원이 하논에 잇따라 생겼으며 1968년 귤 증식사업이 정부의 농어촌소득증대특별사업에 포함되면서 귤 재배는 제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귤나무로 ‘자식 대학 공부를 시켰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대학나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평지는 물론이고 서귀포 남부지역 예촌망, 영천악, 동걸세, 서걸세 등의 오름에 귤 과수원이 들어선 시기도 이때부터다. 남부지역 오름에 귤 과수원이 조성된 데 비해 동부와 서부지역 오름에는 밭농사에 쓰일 농지가 조성됐다. 제주시 한경면 당산봉은 말굽형(또는 U형) 분화구에 밭이 들어섰다. 보리 재배에 이어 옥수수, 콜라비, 비트 등이 뿌리를 내리고 한창 자라고 있다. 김경돈 용수리 이장은 “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분화구에서 농사를 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태풍이나 폭우 등의 피해를 피할 수 있는 입지여서 그런지 과거에는 상당히 귀한 땅으로 대접받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녹남봉과 성산읍 말미오름은 원형 분화구에 밭이 만들어졌다. 원형 분화구는 농기계 운용이나 출입 등이 힘들지만 한 뼘의 농지라도 더 확보하려는 농부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높이가 다소 낮은 언덕 형태의 설오름, 걸리오름, 보롬이오름 등은 농경지로 조성되면서 오름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오름 분화구나 사면 등에 농경지가 조성된 것은 70여 개로 대부분 해발 200m 이내 마을 인근 오름이다. 화산회토로 이뤄진 제주지역은 과거부터 농사짓기가 힘들었다. 조그만 파도 돌멩이가 부지기수로 나왔고 바람에 흙이 날려가는 등 농작물을 키우는 데 부적합했다. 1846년부터 1884년까지 제주목사가 올린 장계를 기록한 ‘제주계록’에 따르면 흉년이 들면 제주사람의 94%가 관가에서 곡식을 빌려야 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다 농사용 도구의 기계화가 이뤄지고, 화학비료가 나오면서 제주지역 농사는 비약적인 도약을 한다. 허종민 제주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은 “1980년에 들어 10a당 맥주보리, 벼 생산량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재배 작물은 유채, 양파, 양배추, 마늘, 당근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오름에까지 농경지 조성이 이뤄졌다”며 “농업기술의 발달로 오름에서 농사짓기가 수월해졌지만 땅이나 기후 특성에 맞는 작물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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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박했던 오름’이 기계화-화학비료 등장으로 ‘기회의 땅’으로

    제주의 오름은 그야말로 버려진 땅이었다. 비가 내려도 몇 시간이 지나면 땅이 마를 정도로 투수율이 높고, 거름도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작물을 키우기에 부적합했다.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1억 년 이상 풍화작용을 하면서 토양이 만들어진 육지와 달리 제주는 180만 년 전 해수면 위로 솟아난 현무암 암반을 기반으로 여러 차례 화산 폭발로 쌓인 화산회(Volcanic ash·4mm 이하 화산쇄설물)와 풍화작용으로 토양이 생성됐다. 비교적 젊은 화산지대여서 토양 퇴적량이 적고, 깊이가 얕은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고석형 박사는 “국내 토양통(토양종류) 400여 개 가운데 66개가 제주지역에 있으며 상당수 토양통이 오름 명칭에 따라 정해졌다”며 “토양통이 다양한 것은 화산이 분화할 때 지하암석 종류, 마그마양, 분출 정도, 공기와 물의 양 등에 따라 성질이 다른 암석이나 화산쇄설물이 나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척박한 땅이었던 오름은 농업 기계화, 화학비료 등장 등에 따라 오히려 기회의 땅이 됐다. 공극률(토양 내 공간비율)이 높기 때문에 뿌리를 잘 뻗어야 하는 양파, 당근, 마늘 등의 밭작물에 유리하고 오름 분화구 사면은 귤이 바람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풍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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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산물 위생·수출 강화 5개년 계획’ 제주도, 2025년까지 추진

    제주도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축산물 위생·수출 강화 5개년 계획’을 추진한다. 이는 축산물 안전관리 강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에 따른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정부의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 추진에 맞춰 변화하는 환경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주 먹거리 안전기반 구축을 위해 축산물 유통관리, 잔류물질 검사, 부정축산물 단속 등을 강화한다. 축산물 이력제를 조기 정착시키고 제주 특화 축산물 브랜드를 만든다. 제주산 축산물의 수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기존 축산물 위생팀에 수출 인력을 보강하고 민관학이 참여하는 수출협의체를 운영해 현장 중심의 정책을 편다.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국장은 “축산물 위생·수출 분야 중·장기 비전과 정책 수립으로 제주산 축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수출 유관기관과 협력해 축산물의 수출 및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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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4·3트라우마센터 치유 공간으로 자리매김

    제주도가 제주4·3평화재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4·3트라우마센터가 대표적인 치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4·3트라우마센터는 지난해 5월 개소 이후 1년 만에 566명의 이용자가 등록했고 1만4944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4·3트라우마센터는 제주4·3사건 등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이다. 그동안 치유프로그램(2287명), 도수·물리치료(5476명), 심리상담(117명), 방문치유 및 사례관리(378명) 등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이 92.7%로 나타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행정안전부 트라우마 치유활동 평가에서도 센터 운영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 세부지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4·3트라우마센터는 체계적인 시스템 확립을 위해 문학, 음악, 원예, 명상, 운동 등의 분야에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4·3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이 고통의 기억을 풀어 놓는 ‘4·3이야기 마당’ 프로그램을 운영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종식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찾아가는 방문서비스를 늘리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안식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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