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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제2의 월급 통장’으로 불리면서,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한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은퇴 후 현금 소득이 끊기면서 발생하는 ‘월급 절벽 현상’에 소비 성향 등이 급격히 위축되는데, 월 배당 ETF 등 월 지급 금융 상품은 이 같은 걱정을 완화시켜 준다. 특히 월 배당 ETF의 경우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수익을 보장하고 있어, 최근 같은 증시 변동성 확대 시기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20일 기준 월 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27조199억 원으로, 지난해 말(18조5296억 원) 대비 8조 원 넘게 늘었다. 2022년 6월 첫 출시 이후로 따지면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00% 가까이 성장했다. 투자 상품 역시 123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월 배당 ETF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초기에는 주식 배당금을 활용한 월 배당 ETF 위주였지만, 이후 채권(이자), 부동산(임대료 수익) 등 정기적인 수익이 나는 자산으로 상품군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옵션 매매를 통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투자 전략이 도입되면서 금 등 원자재 상품으로까지 상품군이 확대했다. 커버드콜은 투자 자산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팔면서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예를 들어 현재 1000원짜리 상품을 나중에 1100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외부에 팔면서 챙긴 수익으로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이 제한되지만, 자산 가격 하락 시 콜옵션 매도로 발생한 수익을 통해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 커버드콜 방식 도입에 따라 월 배당률이 상승하면서 월배당 ETF로 투자자들도 대거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경준 키움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기존 월배당 ETF의 연간 배당수익률이 4∼5%였지만, 커버드콜 투자 전략을 통해 10% 안팎으로 올라갔다”며 “최근엔 콜옵션 만기일 조정을 통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조율하는 등 투자자에게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2022년 6월 ‘SOL 미국S&P500’ ETF를 출시하면서 월 배당 ETF 시장이 처음 열렸다. 2020년대 초부터 미국 증시에서 월 배당 ETF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차례차례 월 배당 ETF 상품들이 출시됐다. 개인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요와 결합하면서 월 배당 ETF 순자산이 수조 원대로 급격히 불어나더니, 커버드콜 전략 도입으로 인해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창기에는 은퇴를 앞둔 영올드들이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위해 월 배당 ETF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젊은층들도 증시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월 배당 ETF를 찾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저성장·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매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월 배당 ETF는 이 같은 투자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으로, 장기간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코스피의 3000선 돌파가 ‘1일 천하’로 끝날 위기에 몰렸다. 미국 상무부의 중국 반도체 규제 소식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림세를 보이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 내린 2,989.29에 거래 중이다. 지난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했지만, 중동발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이 1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지만, 증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1.90% 내린 776.48에 거래 중이다. 미국은 지난 주말 중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군사 개입을 공식화했다. 이란은 미국 시민과 군인이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갈등 수위가 넓어지면서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 대형주 중에서 수출 관련 주가 무더기 내림세를 나타낸 가운데 네이버(2.88%), 카카오(2.10%)를 비롯한 KB금융(0.85%), 신한지주(1.18%), 메리츠금융(5.64%) 등 내수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불안에 더해 미국 행정부에서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 장비 반입 규제를 시사하고 나선 것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는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에 대한 미국 장비 수출을 허용하는 ‘포괄적 수출 면제’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3% 넘게 빠지기도 했다. 화해 국면에 접어들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반도체를 시작으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61%)와 중국의 상하이종합(―0.07%), 대만 자취안지수(―1.53%) 등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내림세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0.4%)과 나스닥100 선물(―0.56%)도 하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다만 유가 급등이나 지정학적 상황이 급변하는 것에 대비해서 증시 변동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쟁 위험에 대해 주식 시장의 반응이 미온적”이라고 전하며 “일부 트레이더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돌변에 무감각해졌거나 뉴스 헤드라인을 쫓는 데 지쳤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은행장들과 만나서 가계대출 등 금융권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은과 은행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23일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이후에 열리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 총재는 앞선 지난해 5월과 9월에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에 참석해 은행권의 건전성 강화나 가계대출 관리 등을 당부했다. 이번 만찬에서도 가계대출 등 금융권 현안이 주제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한은 통화 정책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달 들어서만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4조 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 완화가 주택 가격이나 가계대출만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실제로 그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여당에서 민간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법안이 제기되면서 가상자산이 금융권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3,000 선을 돌파했지만, 장기 투자 성과에서는 미일 증시를 비롯해 서울 아파트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투자가들의 복귀에 힘입어 다시 도약한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본효율성 개선과 주주 환원 등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 코스피 장기수익률, 미국-일본 증시에 못미쳐 동아일보가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 등과 함께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최근 10년(18일 기준) 투자 성과를 비교했을 때 코스피의 연평균 수익률(복리)은 5.98%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2.84%)는 물론이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기업 전체지수인 TOPIX(8.17%)보다도 뒤처졌다.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10.15%)과 비교했을 때도 그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6%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가 증시 제도 개편이나 상장사의 체질 개선보다는 각종 증시 부양책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약 달러로 인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유입이 맞물린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지난 2∼3년간 오르지 못했던 것이 한꺼번에 오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실제 해외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연일 고점을 경신해 왔던 것과 달리 코스피는 2021년 7월(3,305.21)에 달성한 전고점에는 아직 10%가량 못 미치는 상황이다. ●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고려할 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도 여전히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 대비 시가총액을 뜻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이익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주가순이익비율(PER)에서 한국은 3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코스피의 PBR은 6월 초 기준 0.92배에 그쳤다. 이는 자산보다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S&P500지수(4.67배), TOPIX(1.34배)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PER도 9.63배로, S&P500지수(22.67배)와 TOPIX(15.55배)에 크게 못 미쳤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개선이나 자사주 의무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저PBR·PER 등의 문제는 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과도 연계돼 있고, 자사주 의무 소각 등도 기업의 경쟁력 약화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적절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시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당소득에 대한 전면적인 분리과세 등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급 문제 해결돼야 증시 제도 개편만큼 국내 증시의 수급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는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 자금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골드만삭스는 “미 증시에 퇴직연금이 몰리면서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401K에서 연간 5000억 달러(약 687조 원)가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 증시로 돈이 흘러가고, 이를 바탕으로 상승한 주가가 개인투자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나 공제회 등의 자산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국내 증시로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3,000 선을 돌파했지만, 장기 투자 성과에서는 미일 증시를 비롯해 서울 아파트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투자가들의 복귀에 힘입어 다시 도약한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본효율성 개선과 주주 환원 등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 코스피 장기수익률, 미국-일본 증시에 못미쳐 동아일보가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 등과 함께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최근 10년(18일 기준) 투자 성과를 비교했을 때 코스피의 연평균 수익률(복리)은 5.98%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2.84%)는 물론이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기업 전체지수인 TOPIX(8.17%)보다도 뒤처졌다.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10.15%)과 비교했을 때도 그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6%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가 증시 제도 개편이나 상장사의 체질 개선보다는 각종 증시 부양책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약 달러로 인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유입이 맞물린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지난 2~3년간 오르지 못했던 것이 한꺼번에 오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실제 해외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연일 고점을 경신해 왔던 것과 달리 코스피는 2021년 7월(3,305.21)에 달성한 전고점에는 아직 10%가량 못 미치는 상황이다. ●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고려할 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도 여전히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 대비 시가총액을 뜻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이익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주가순이익비율(PER)에서 한국은 3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코스피의 PBR은 6월 초 기준 0.92배에 그쳤다. 이는 자산보다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S&P500지수(4.67배), TOPIX(1.34배)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PER도 9.63배로, S&P500지수(22.67배)와 TOPIX(15.55배)에 크게 못 미쳤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개선이나 자사주 의무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저PBR·PER 등의 문제는 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과도 연계돼 있고, 자사주 의무 소각 등도 기업의 경쟁력 약화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강경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적절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당소득에 대한 전면적인 분리과세 등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수급 문제 해결돼야 증시 제도 개편만큼 국내 증시의 수급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는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 자금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골드만삭스는 “미 증시에 퇴직연금이 몰리면서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401K에서 연간 5000억 달러(약 687조 원)가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 증시로 돈이 흘러가고, 이를 바탕으로 상승한 주가가 개인투자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나 공제회 등의 자산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국내 증시로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고관세 정책 여파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완화 기조를 이어가야 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 확대나 중동 위험 고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 3월, 5월에 이은 네 번째 연속 동결 조치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2.00%포인트로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경기 하강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관세 효과의 규모나 지속 기간, 반영 시점 등 모든 것이 매우 불확실하다. 지금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당분간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4%로 낮췄다. 반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3.1%로 올렸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상향됐으나 성장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로 인해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피벗(통화 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떨어뜨렸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 격차가 최대 2.00%포인트 벌어진 채로 유지되면서 나 홀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외국인 투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선 12일 창립기념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연준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 금리 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이에 7월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의 효과가 나타나는 8월 이후에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고 미국이 여기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7일(현지 시간) 국제 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 미국 국채, 은 가치가 모두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전일 대비 4.28% 오른 배럴당 74.84달러로 마쳤다. 종가 기준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 또한 4.4% 오른 76.45달러로 마감했다. 블룸버그 에너지 지표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정규장 마감 이후에도 계속 올라 18일 0시 기준 각각 0.49%와 0.38%가 추가 상승했다. 월가 투자은행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시장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다”며 중동 사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처럼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도 올랐고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은 가격도 온스당 37달러를 돌파했다. 은 가격은 이달에만 12% 상승해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뉴욕 증시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 나스닥 종합지수는 0.9%씩 하락했다. 한편 18일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전날보다 6.7원 오른 1369.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달러화 강세 여파에 138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결국 1370원 아래까지 떨어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환 시장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을 터치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30분 기준 전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11.5원(0.84%) 오른 1374.2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에 17.3원 오르면서 1380원을 찍기도 했으나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137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동 분쟁에 미국의 직접 군사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과, 위험자산인 원화 기피 심리가 겹치면서 환율이 10원 이상 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도 갈등이 조기 종식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율 움직임은 제한됐다. 하지만 양측의 지속적인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미국에서 이란 공격 조짐이 나타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이란 분쟁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연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국이 수일 내에 이란의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폭격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종용하기도 했다.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7% 가량 오른 98.78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미국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동 개입 가능성에 강세로 전환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유동화를 위한 예비 입찰일을 이번 달 말로 확정했다. SK그룹에서 이차전지 업체인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나래에너지서비스, 여주에너지서비스 등 LNG 발전사업 관련 자산 유동화를 위한 예비 입찰일을 이달 30일로 확정했다. LNG 발전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캐시카우로 연간 6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알짜 자산이다. 이 같은 LNG 발전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으로, 시장에서는 이번 유동화 거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4조∼5조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는 LNG 발전사업 유동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학업이 부진한 가운데 LNG 발전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회사를 먹여 살려왔다는 인식 때문이다. 배당 등을 통해 외부로의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고, 만기 시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에게 LNG 발전사업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이 LNG 발전사업 유동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의 수장이 장용호 SK㈜ 사장으로 전격 교체되면서 유동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장 신임 총괄사장은 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과거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인수를 비롯해 최근 SK스페셜티의 매각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장 총괄사장으로의 교체가 그룹 차원에서 SK온 지원을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된 후 매출 등 외형 성장을 이뤄왔지만 해마다 1조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외부 조달 자금에 대한 이자만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등 재무 사정이 크게 악화돼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이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 축소 등으로 대규모 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SK그룹은 이차전지를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뒤 SK온에 꾸준히 자금을 밀어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서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해 수 차례 조 단위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시킨 것도 SK E&S가 보유한 LNG 발전사업 유동화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시 SK그룹에서는 SK온의 재무 안정을 위해 원유 트레이딩 업체인 SK T&I와 탱크 터미널 업체인 SK엔텀을 SK온에 합병시키기도 했다. 이번 유동화 입찰은 해외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브룩필드의 2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 구체적인 자금 조달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투자 규모와 상환 조건 등에서 승자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시간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입찰일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들어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원-달러 환율 하락, 세금 이슈 등이 겹치면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상승한 것도 서학개미들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앞으로도 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 불패’에 대한 믿음에 의존하기보다는 장기 국채, 원자재 등으로 투자 자산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수익률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셈이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0.81%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0.50%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면서 서학개미들은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까지 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의 종가는 1363.8원으로 연초(1472.5원) 대비 7.4% 빠졌다. 환율은 그동안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을 키워주는 요인이었다. 지수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도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수익을 지켜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러 약세 때문에 손해를 보는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 미 증시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당 수익 등에 연 5%포인트씩, 최대 20%포인트까지 추가로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하며 불거진 세금 이슈도 미 증시의 투자 매력을 한층 떨어뜨렸다. 이처럼 변동성, 환율, 세금 이슈 등 ‘삼중고’가 겹치자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미 증시에서 13억1085만 달러(약 1조7851억 원)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이어지던 6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이 끝난 것이다. 반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22.8% 오르는 등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16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갈등 등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일 대비 1.8% 오른 2,946.66에 마감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전문가들은 최근 한미 증시가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됐던 미국 증시 불패론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블룸버그와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미 S&P500지수도 1930년대(―2.9%), 1970년대(―0.5%), 2000년대(―3.4%)에서 연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바 있다. 2010년대(11.3%)와 2020년대(9.0%)에 걸쳐 장기간 고수익을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수익률 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2년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21.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주식보다는 장기 채권이나 고금리 채권 등 채권 상품과 금이나 원자재 등으로 자산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호용 한국투자증권 PB전략부 부장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식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기보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단기간 금리가 오른 일본 국채나 아직 덜 오른 원자재 등이 유망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국제 유가가 10% 넘게 급등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도 제기되며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13일(현지 시간)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장중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2.9% 오른 배럴당 78.31달러까지 치솟았다.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역시 전일 대비 13.4% 오른 배럴당 77.16달러까지 치솟았다. 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 유가가 크게 요동친 것이다. 중동 지역은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해상 유조선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원유 수입분의 약 70%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봉쇄 시 에너지 공급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증시도 출렁였다. 코스피는 이날 0.87% 내린 2,894.62에 마쳤다. 일부 내수주를 제외한 대다수 종목이 하락하면서 6월 들어 연일 이어진 강세가 꺾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1% 안팎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 증시 선물도 1% 넘게 빠졌다. 반면 금 등 안전자산의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1% 넘게 오르면서 온스(oz)당 3443.50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약세를 나타내던 달러화 가치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는 이날 98.33까지 올랐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최근 내림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반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마감 기준 전일 대비 10.9원 오른 1369.6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을 이틀 앞둔 13일(현지 시간)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등 군사시설 수십 곳을 기습 타격했다. 동시에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아미르 하지자데 IRGC 항공우주사령관 등 군 최고위 지휘관들과 모하마드 테헤란치 이슬람아자드대 총장, 페레이둔 아바시 전 이란원자력기구 대표 등 핵 과학자들도 표적 공습했다. 이란 메르흐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정오에도 나탄즈 핵 시설 등에 추가 공습을 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군지휘관 거주지는 물론 혁명수비대 회의가 열린 지하 지휘소까지 공격해 고위 지휘관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핵 과학자는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무인기(드론) 100여 대를 발사하는 등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에 대한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확전 우려가 제기되며 국제 유가가 장중 한때 10% 넘게 치솟았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할 경우 국내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200여 대를 동원해 이란 내 약 100개의 목표물에 대해 330발이 넘는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군사시설을 공습하며 동시에 군 지휘관과 핵 개발 관여 과학자를 공격한 건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며 “이스라엘 생존에 대한 위협을 격퇴하기 위한 것으로, 며칠이 걸려도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보복 공격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여러 차례 협상의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결국 해내지 못했다”며 “이란은 너무 늦기 전에 그냥 (협상을) 하라”고 밝혔다.이 “생존 위협 제거때까지 공격”… 이란 핵과학자 6명 표적 공습[이스라엘, 이란 선제 공격]이 “작전명 ‘일어나는 사자’ 개시”핵개발 심장부 나탄즈-테헤란 타격… 전세계 외교 공관 당분간 폐쇄 방침트럼프, 이 공격에 “훌륭하다 생각”… 美국무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이스라엘의 생존 위협을 무력화하는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직후 영상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는 구약성경의 민수기 23장 24절에서 따온 작전명으로, 사자로 표현된 이스라엘이 신의 보호 아래 적들을 완전히 물리칠 거라는 예언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이 최대 숙적인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작전은 생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라고 해 이번 군사작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 외교 공관도 안전을 위해 당분간 운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자국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역내 친(親)이란 무장단체들을 계속 공격해 사실상 무력화시킨 상태다. 자국 인근의 친이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을 기회 삼아 이란 핵 위협 제거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 美-이란 핵협상 앞두고 전격 공습앞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단행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열리는 15일 이후일 거라고 봤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르면 15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예상을 깨고 기습적으로 선제 공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BC에 따르면 그는 “이란에 기회를 줬지만 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강하게 맞았다. 앞으로 올 게 더 많다”고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두 달 전 이란에 최후통첩을 줬는데 오늘이 61일째”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이 미국의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자 이스라엘이 공격을 단행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공격 직후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란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은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테러리스트 미국 정권의 전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이란 핵 절대 용납 못 해”그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핵 개발 관련 인사들을 살해해 왔다. 2007년 핵물리학자 아르데시르 호세인푸르 시라즈대 교수, 2010년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 테헤란대 교수, 2020년 모센 파흐리자데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부소장 등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 이 같은 표적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은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도 이란에 대거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교착도 이스라엘에 공격 명분을 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탄두 원료를 추출할 토대가 되는 자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라고 이란에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농축 시설을 추가로 세우겠다며 맞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전날 이란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결의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은 1년, 심지어 몇 달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이스라엘 생존에 명백한 위협”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핵시설의 심장부인 나탄즈 지하 핵시설이 13일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IAEA는 해당 시설에서 방사능 수치가 오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사실상 중단돼 중동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미국과의 핵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제 제재를 겪고 있고, 군사시설도 대거 파괴된 이란이 핵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렵단 관측도 제기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3년내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를 중심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7.60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1월 110넘게 치솟았던 것에 대비해 10% 넘게 떨어졌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가운데 고용 지표가 악화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 대비 0.1%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0.2%)를 밑돌면서 둔화했다. 이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달러 매도 심리가 강해졌다. 월가 중심으로 달러화에 대한 점진적 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튜 호른바흐 모건스탠리 글로벌 거시 전략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경제 지표에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면 장기 국채금리는 점차 하락할 것이고, 달러도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앞으로 1년 동안 달러화 가치가 10%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이스라텔이 이란을 공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은 달러화 등락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전일 대비 3.7원 내린 1355.0원에 거래를 시작하는 등 약세 출발을 보였지만, 이내 1360원대까지 올랐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숙박업과 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액이 사상 최초로 90조 원을 넘겼다. 고금리·고물가에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영업이 쪼그라들자,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늘리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으로 90조42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89조190억 원)보다 1조4079억 원 늘어난 것으로,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이 9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한은에서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8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2008년 1분기 말 기준 22조3387억 원이었던 대출 잔액은 10여 년 만인 2018년 2분기(4∼6월·51조2244억 원)에 50조 원을 넘어섰다. 이후 7년도 채 되지 않아 90조 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한 해 동안 숙박·음식점업 대출잔액이 무려 11조3938억 원이나 불어나기도 했다.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자 대출을 늘려 운영비를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소비가 살아나면서 2023년에는 연간 대출 증가액이 3조 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다시 연간 대출 증가액이 3조6192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영업이 부진하자, 자영업자들이 1조 원이 넘는 돈을 빌리면서 버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109.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다. 지수 역시 코로나19가 한참이던 2022년 1분기(99.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1.00%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내수 부양에 나섰지만, 여전히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이 국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만 1064조2000억 원에 달하는데, 대출 연체율이 1.67%에 이른다. 3년 새 3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취약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16%까지 치솟았다. 새 정부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소비 진작에 나서는 한편,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대규모 빚 탕감’을 예고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자영업자의 빚 문제와 관련해 “단순 채무조정을 넘어 실질적 탕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대출에 대한 채무조정부터 탕감까지 종합방안을 만들고, 비상계엄 피해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한국의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경기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급하다고 경기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새 정부에 근본적인 경제 구조 개혁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12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한은은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도 긴밀한 공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에만 기댄 경기 부양책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성장잠재력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고, 경기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급하다고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를 향해 구조 개혁에 적극 나서주길 주문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과거 한은이 발표한 구조개혁 보고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새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거점도시 육성’을 비롯해 ‘고령층 계속 고용’, ‘돌봄서비스 개선 방안’, ‘지식서비스 산업 전략적 육성’ 등 구조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해 왔다.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서는 중앙은행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연결해 관리하는 금융 인터넷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통의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면서 “그 중심에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예금 토큰이 있다. 모든 참여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통 결제 단위이자 기술 표준”이라고 말했다. 민간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관련해서는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춰야 한다”며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화제로 떠오른 스테이블 코인 관련해서 중앙은행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민간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과 관련해서 “외환시장 규제 우회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12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에서 “‘핀터넷(Finternet)’,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연결해서 관리하는 금융 인터넷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통의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면서 “그 중심에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예금 토큰 있다. 모든 참여자 신뢰할 수 있는 공통 결제 결제 단위이자 기술 표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당에서 비은행권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안을 제안하는 등 디지털 화폐의 주도권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한은에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그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사실상 화폐와 다름없다면서,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부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단계적으로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주도의 디지털 화폐 관련 사업을 설명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기관용 CBDC와 예금토큰에 기반한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 아고라’를 통해 주요국 중앙은행 및 글로벌 금융기관과 협력하여 국가 간 송금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핀테크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의 최근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과도한 경기 부양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한은은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하 기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점은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신중히 결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 주길 주문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새로 출범한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거점도시 육성’, ‘지역별 비례선발제’, ‘고령층 계속 고용’, ‘돌봄서비스 개선 방안’, ‘지식서비스 산업 전략적 육성’ 등에 대한 구조 개혁 보고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이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일부 대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은 내수 침체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는 등 기업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만4167곳을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곳은 총 1만3985곳으로 전체 40.9%에 달했다. 2023년(39.0%) 대비 1.9%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1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이자 부담 능력을 나타낸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비용보다 이자비용이 큰 것으로, 한마디로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연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예 영업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 비중도 28.3%로 역대 최대치였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실적 악화가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중소기업 중 좀비기업의 비중은 42.4%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늘어났지만, 대기업의 좀비기업 비중은 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반적인 국내 기업들의 지표는 대기업들의 선전에 힘입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어, 2023년(―2.0%)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이후 한 해 만에 상승 전환했다.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 단가 상승이 겹쳐 제조업 매출이 5.3% 늘어난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 도소매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3.0% 뛰었다.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도 늘어나면서 매출영업이익률(5.4%)이 전년(3.8%)보다 확대됐다. 부채비율이 101.9%로 전년(102.0%) 대비 소폭 감소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 기간 28.7%에서 28.3%로 0.4%포인트 줄었다. 정영호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은 업황이 좋아졌지만, 부동산과 도소매업 중소기업의 실적이 줄면서 이자보상비율이 낮아진 기업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의 최소 자본금 기준을 5억 원 이상으로 대폭 낮추는 법안을 10일 발의했다. 핀테크, 가상자산 스타트업 등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함으로써 가상자산 시장을 더 키워 나가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나 한은 안팎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많아지면 관리·감독이 힘들고 시장에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른다.10일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등이 디지털 자산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라며 “디지털 자산 시장은 속도가 중요하다. 글로벌 G2(주요 2개국)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5억 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국내 법인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4월에 나온 초안에서는 최소 자본금 기준이 50억 원 이상이었지만 ‘허들’을 최소 5억 원으로 확 낮췄다.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전제로 핀테크 등 비은행에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또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 계획과 연도별 시행 계획을 추진하도록 규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자산연동형 디지털 자산에 대해 사전 인가를 통해 시장 진입을 규제하게 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고객 자산이 보호될 수 있도록 기업 자산과 준비금을 분리하는 ‘도산절연’ 장치도 마련됐다. 테더, 서클 등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같이 발행 물량에 맞춰 일대일로 준비금을 마련해 두도록 하고 보안을 위한 각종 물적, 인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민 의원은 “기본적으로 이 법안은 규제 법안이 아닌 ‘가드레일’ 법안”이라며 “대통령께서도 (디지털 자산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하고 윤한홍 (국회 정무위) 위원장님도 ‘빨리 하겠다’는 상황”이라며 법안의 신속 처리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여당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당국과 한은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당국에서는 ‘자본금 5억 원 이상’ 규정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성평가를 하더라도 법에서 다른 조건을 적시하지 않는 이상 자본금 5억 원 이상을 충족했는데 인가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며 “국회 법안소위에서 당국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가 무분별하게 난립하다 보면 당국이 ‘코인 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는 등 시장을 관리 감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화 당국인 한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은은 다음 달 1일 ‘스테이블코인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여당의 법안 발의 소식에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콘퍼런스 대신 공청회를 열어 스테이블코인 발행 전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그간 한은은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원화 화폐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며,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부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단계적으로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 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시장 일각에서는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사용되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더라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도리어 달러 스테이블코인과의 교환이 확대돼 결국 자금을 해외로 반출하는 경로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겹쳐 4월 국내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대미(對美) 수출이 3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올 하반기(7∼12월)부터 고관세 여파로 철강이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본격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억 달러(약 7조725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4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다만 흑자 폭은 3월(91억4000만 달러) 대비 34억4000만 달러 줄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에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확대에 힘입어 89억9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폭도 전월(84억9000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수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게다가 수입액(495억8000만 달러)도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석탄(―38.5%) 원유(―19.9%) 가스(―11.4%) 등 원자재 수입이 10.4%가량 줄었고, 곡물(―11.5%) 비내구소비재(―3.3%) 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감소했다. 그럼에도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준 데는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배당 등의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4월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배당소득수지가 6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고, 그 결과 본원소득수지도 3월 32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4월에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미국 수출이 줄면서 미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월 대미 수출액은 106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한은은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 영향이 올 하반기부터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이나 자동차 등의 수출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산과 수출은 줄어드는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출 둔화로 인해 한국 경제가 정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6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국내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배당 확대 여파에 흑자 폭은 전월 대비 3분의 1가량 줄었다. 대미 수출액이 3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올 하반기(7~12월)부터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수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억 달러(7조725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4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다만 흑자 폭은 3월(91억4000만 달러) 대비 34억4000만 달러 줄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확대에 힘입어 89억9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폭도 전월(84억9000만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4월 수출액(585억7000만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하면서 흑자 달성에 기여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수출이 늘었고, 석유제품(―13.8%)과 승용차(―4.1%)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액(495억8000만달러)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10.4% 줄었던 영향이 컸다. 항목별로는 석탄(―38.5%), 원유(―19.9%), 가스(―11.4%) 등이 많이 감소했다. 곡물(―11.5%)·비내구소비재(―3.3%)·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줄었다. 지난 4월 흑자 폭 감소는 외국인 배당 등의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있었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 3월 32억3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지만, 4월에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4월 중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배당소득수지가 3월 26억달러 흑자에서 6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미국 수출이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줄어들면서 미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월 대미 수출액은 106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수출액(108억8000만 달러)은 전월 대비 3.9% 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수출국 자리를 되찾았다. 한은은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 영향이 올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이나 자동차 등의 수출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하고, 국내 생산과 수출은 줄어드는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