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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억1100만 달러(약 2501억 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맨시티)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결별을 선언한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3)를 데려갈 경우 추정되는 금액이다. 맨시티는 메시를 데려갈 가장 유력한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7일 맨시티가 추정하는 메시의 시장 가격과 메시의 연봉을 합산해 이같이 계산했다. 포브스는 맨시티가 메시 영입을 위해 1억1800만 달러(약 1399억 원)에서 1억7700만 달러(약 2099억 원)까지 쓸 의향이 있다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삼았다. 이 관계자가 보고 있는 메시의 시장 최소 가격 1억1800만 달러와 메시의 현재 연봉 9300만 달러(약 1102억 원)를 합친 2억1100만 달러를 최소 금액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바르사가 책정한 메시의 바이아웃 금액(최소 이적료) 7억 유로(약 9819억 원)는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바이아웃 금액을 적용할 경우 메시 연봉까지 합쳐 약 1조921억 원이 필요하다. 포브스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지키면서 이 같은 액수를 조달할 수 있는 구단은 사실상 없다고 분석했다. FFP는 구단이 적법하게 벌어들인 돈 외에 별도 자금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포브스는 이 때문에 만일 맨시티가 메시를 영입하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메시에게 바이아웃 조항이 적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시와 바르사는 바이아웃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맨시티가 메시와 장기계약을 추진하면서 3년 뒤 메시를 미국프로축구 뉴욕시티FC로 옮겨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맨시티와 뉴욕시티FC는 같은 시티풋볼그룹 소속이다. 하지만 포브스는 관계자의 말을 통해 이 내용을 부인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당장 떠나고 싶다.” 세계 최고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3·사진)가 유소년 시절인 13세 때부터 20년간 몸담아 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에 이별을 통보했다. 메시는 2004년 바르사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한 팀에서만 뛰어온 ‘원 클럽 맨’으로 바르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메시는 26일 구단에 즉시 이적을 요구하는 팩스를 보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메시는 주제프 바르토메우 회장(57)을 비롯해 구단 수뇌부와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 왔다. 구단이 선수들을 조종하기 위해 사생활을 감시하고 압박해 왔다는 것이 메시의 주장이다. 바르사가 최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2-8 대패를 당하는 등 침체된 팀 분위기 이면에는 구단과 메시를 비롯한 선수단의 갈등이 있었다. 바르사는 최근 로날트 쿠만 감독(57)을 새로 선임하는 등 팀 분위기를 바꾸려 했으나 메시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메시는 바르사와 2021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시즌이 끝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메시는 공개된 팩스에서 “계약 조항에 따라 해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르사에 따르면 메시가 팀을 떠나려면 시즌이 끝난 뒤 일정 기간 내에 통보를 해야 한다는 세부조항이 있다. 올해 ‘작별 통보 마감 시한’은 6월 10일이었다. 바르사는 마감 시한이 지났기 때문에 메시의 이번 이적 요청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메시 측은 올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UCL 결승전이 8월 중순까지 연기됐으므로 유럽 축구시즌 종료 시점도 연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별 통보 마감 시한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BBC는 결국 양측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는 장기 소송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시 주장대로라면 조건 없이 떠날 수 있지만 바르사의 주장이 맞는다면 메시를 데려가려는 팀은 바이아웃 금액(최소 이적료)을 지불해야 한다. 바르사가 정한 메시의 바이아웃 금액은 7억 유로(약 9819억 원)에 달한다. 2017년 네이마르(28)가 바르사에서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옮길 때 기록했던 축구 사상 최대 이적료 2억2200만 유로(약 3086억 원)의 약 3배다.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구단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액수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메시를 억지로 붙잡아도 팀과 화해하기는 쉽지 않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메시가 전성기를 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바르사가 차라리 메시를 팔아 그 돈으로 새 선수들을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바르사가 메시를 팔겠다고 결심하면 기존 바이아웃 액수를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메시가 이적할 수 있는 구단으로는 재력이 충분한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프랑스 PSG, 이탈리아 인터밀란 등이 꼽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이미 맨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49)과 접촉해 “같이 뛰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2012시즌 바르사를 지휘했는데,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2008∼2009시즌 트레블(3관왕)을 포함해 라리가 3회, 코파 델 레이 2회,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등 바르사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아직 UCL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맨시티가 메시를 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메시의 맨시티 이적설을 뒷받침한다. 맨시티의 구단주는 아랍에미리트 왕자이자 석유 재벌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다. 한편 메시 관련 소식을 들은 바르사 팬들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안방구장 캄 노우 앞으로 몰려와 수뇌부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다.▽메시 2004년 FC바르셀로나 데뷔 이후 주요 기록―발롱도르 역대 최다 6회 수상(2009∼2012, 2015, 2019년) ―프리메라리가 10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프리메라리가 최다 득점(444골) 및 어시스트(183개) ―한 해 클럽 최다 79골(2012년), 단일 팀 챔피언스리그 최다 115골 ―10시즌 연속 40골 이상 득점(2009∼2010시즌부터 2018∼2019시즌)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가 18일 키케 세티엔 감독(62·사진)을 해임했다. 1월 13일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56)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던 세티엔 감독은 부임 후 218일 만에 물러났다. 2003년 148일 만에 경질된 라도미르 안티치 감독(72)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짧은 기간에 교체된 감독이 됐다. 세티엔 감독이 이끌던 바르셀로나는 최근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2-8로 대패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을 내주며 2위에 머물렀다. 후임 감독으로는 로날트 쿠만 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57)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홋스퍼 감독(48)이 거론되고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군사작전을 떠올리게 하는 방역 대책.’ 중부유럽 표준시(CET) 오후 8시 50분, 감염되지 않은 공을 골라 배치한다. 8시 53분,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선다. 8시 57분, 선수들이 운동장에 들어선다. 이때 선수들은 1m 간격을 지켜야 한다. 관중은 없다. 8시 57분, 50초간 선수들의 단체 촬영을 시작한다. 8시 58분에 동전을 던져 팀 위치를 정한다. 9시 경기 시작.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한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매뉴얼 중 일부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독일 바이에른 뮌헨 등 5개국 8개 팀이 8강전을 치르고 있는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서기 위해 분 단위로 짜인 일정 속에 열리고 있다. 각 팀 선수들은 각자 자기 나라에서 출국하기 전 한 번, 리스본에 도착한 뒤 또 한 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는 경기 6시간 전까지 제출돼야 한다. 각 팀이 묵는 숙소는 물론이고 훈련장 내 훈련구역까지도 미리 지도로 표시돼 제공됐다. 땀 흘릴 수 있는 운동은 잔디 밖에서 해야 하고, 특히 골대 입구 쪽 잔디는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실제 경기가 열릴 때를 대비해 잔디가 감염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또 팀별로 130쪽에 이르는 각종 규정 및 설명사항이 전해졌다. 경기장 내에는 각 팀 스태프 등 최소 인원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구역별로 출입 인원을 정해 최대 120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릴 수 없도록 했다. 이같이 세세하고 엄격한 규정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 대회를 치르는 UEFA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분 단위까지 선수들을 통제하려는 건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변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축구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회 중 하나다. 하지만 혹여 단 한 명이라도 대회 중 감염사태가 일어난다면 대회 인기와 관계없이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이 각각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모아 대회를 치러야 하는 UEFA는 흥행 못지않게 안전을 주목표로 삼고 있다. 참가자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도록 감염자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이 대원칙이다. 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선수단을 꾸릴 수 없을 경우 0-3 몰수 패 처리하기로 했다. 선발 출전 선수 11명과 후보 선수 2명 등 13명을 꾸릴 수 없는 경우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속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각 팀이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얼마나 적절하게 대응하는지도 우승을 둘러싼 중요한 변수다. 원칙대로 하자면 코로나19가 가라앉을 때까지 대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각종 TV중계권 및 다양한 산업과 연결된 현대 스포츠의 속성상 마냥 경기를 쉴 수는 없다. 그렇게 될 경우 다음 대회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각종 수입구조가 뒤틀려 대회의 존립이 흔들린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대회를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말로 이 시대 스포츠 행사들이 처한 어려움을 나타낸다. UEFA는 대회를 강행하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과거 3개월에 걸쳐 치렀던 8강, 4강, 결승전을 압축해 13일부터 24일까지 3주 내에 끝내기로 했다. 또 각 팀의 연고지를 오가며 1, 2차전을 치르던 8강전과 4강전도 모든 팀이 한곳에 모여 단판 승부를 치르는 형식으로 바꿨다. 최대한의 통제가 가능하도록 한곳에서, 최대한 빨리 경기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점들은 오늘날 스포츠 행사를 둘러싸고 얼마나 치밀하고 대규모의 방역전선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해당 전선에는 참여자 모두의 장기적 생존이 걸려 있다. 더 이상 스포츠 행사가 열릴 수 없게 되면 큰 타격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참가자들은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셈이다. 하나는 우승을 향한 그라운드 위의 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19와의 전선이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자신과 팀의 우승을 위해 겨뤄야 하겠지만 방역 전선에서는 개별 승패가 아닌 모두의 승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감독 및 선배 선수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들에 대한 영구제명 등의 징계가 확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최 선수의 가해자로 알려진 철인3종 경주시청팀 감독과 주장 선수 및 선배 선수에 대한 재심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대한철인3종협회가 6일 감독과 주장 선수에게 내린 영구제명, 선배 선수에 대한 10년 자격정지 징계가 확정됐다. 이들은 협회 징계에 모두 불복해 재심 신청을 했었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기존 임원은 모두 해임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협회를 운영한다. 이사회는 인건비, 경기력 향상 지원금, 국제대회 출전 지원금이 크게 줄어드는 준가맹단체로의 강등은 하지 않았다. 선수와 지도자 가족들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실업팀 해체 등의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호소해왔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감독 및 선배 선수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들에 대한 영구제명 등의 징계가 확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최 선수의 가해자로 알려진 철인3종 경주시청팀 감독과 주장 선수 및 선배 선수에 대한 재심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대한철인3종협회가 6일 감독과 주장선수에게 내린 영구제명, 선배 선수에 대한 10년 자격정지 징계가 확정됐다. 이들은 협회 징계에 모두 불복해 재심 신청을 했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기존임원은 모두 해임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협회를 운영한다. 이사회는 인건비, 경기력 향상 지원금, 국제대회 출전 지원금이 크게 줄어드는 준가맹단체로의 강등은 하지 않았다. 선수와 지도자 가족들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실업팀 해체 등의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호소해왔다. 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미국)이 은퇴한 지 15년 만에 실전을 치른다. 타이슨은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9월 12일(현지 시간) 로이 존스 주니어와 대결한다”고 전했다. 장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지털 헬스 스포츠파크이며 헤드기어 착용 없이 8라운드로 진행된다. 소셜 비디오 플랫폼 ‘트릴러’를 통해 유료 중계될 예정이다. 로이 존스 주니어(51·미국)는 1989년에 데뷔해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등 4체급에서 세계 챔피언이 됐다. 타이슨은 1986년 당시 최연소 WB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뒤 WBA, IBF를 포함해 3대 기구 헤비급 통합 챔피언을 지냈다. 통산 전적은 타이슨이 50승(44KO) 6패 2무효, 존스 주니어는 66승(47KO) 9패. 타이슨은 2005년, 존스 주니어는 2018년에 은퇴했다. 타이슨은 “54세는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오늘(24일)은 원래 도쿄 올림픽이 개막하려던 날이었다. 약 4개월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상에 한창 퍼질 때에도 7월이면 코로나19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며 올림픽을 강행하려던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모습이 떠오른다. 안일하고 무책임한 처사라는 수많은 비난과 질타가 쏟아진 뒤에야 도쿄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로 1년 연기됐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내년에도 예정대로 열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내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22일에는 하루 795명의 환자가 발생해 일일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은 것은 743명을 기록한 4월 11일 이후 102일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23일 현재 2만7000명을 넘어섰다. 3월 초 10만 명대였던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도쿄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 논란이 한창일 때 ‘2개월 마지노선’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 가지 파장을 고려해 최소한 개막 2개월 전에는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일본과 IOC가 연기를 결정한 것은 4개월을 남겨놓은 3월 24일이었다. 무엇보다 선수와 관중 안전을 위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들끓었던 점이 일본과 IOC를 압박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많은 종목의 예선이 미뤄진 상태였고 남은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예선을 치를 물리적 시간도 부족했다. 올림픽 본선에 나갈 선수 선발에 대한 공정성 및 ‘과연 최고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했느냐’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했다. 올림픽 자체의 질적 저하도 눈앞에 닥친 것이다. 내년 올림픽 개최가 다시 논란에 휩싸인다면 이러한 물리적 시간 자체도 중요한 압박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즉 순전히 절차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리려면 특정 시점까지는 코로나19가 가라앉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완전히 가라앉았는지에 대한 확인, 재발 방지책, 각종 후속 처리 등에 필요한 기간까지 고려하면 늦어도 코로나19가 내년 초까지는 가라앉을 기미라도 보여야 한다. ‘2개월 마지노선’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4개월로도 부족한 것이다. 올해에 비추어 볼 때 올림픽 개최를 4개월여 남겨놓는 내년 3월 초가 될 때까지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도쿄 올림픽은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그때는 연기가 아닌 취소가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2024년 파리 여름올림픽이 잇달아 예정된 상황. 도쿄 올림픽을 다시 연기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충실히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방향이 문제다. 일본은 최근 내년 올림픽 일정을 발표하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 원전 인근 경기장에서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촌 내 식자재 역시 후쿠시마산이 제공될 방침이다. 대회 규모는 축소되지 않고 역대 최다인 339개 세부 종목의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후쿠시마현 일대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곳이다. 일본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일대의 안전을 올림픽을 계기로 온 세계에 강변할 방침인 것이다. 여기에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를 경기장에 들이기로 하는 등 정치적인 문제들도 잠복해 있다. 일본은 코로나19를 뚫고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면 인류의 승리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인류가 코로나19를 간신히 극복하고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다 해도 또다시 방사능 오염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건강 위협 논란에 휩싸일 게 뻔하다. 건강을 회복한 인류의 상징으로서의 올림픽이 아니라 인류를 또 다른 위협에 노출시킨다는 갈등과 논란의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참가국들의 공감 없이 대회 개최 자체만으로도 도쿄 올림픽이 미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bluesky@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이 2022년 11월 21일(현지 시간) 개막한다. 결승전은 12월 18일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15일 확정 발표했다. 12일 동안 진행되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하루에 4경기가 열린다. 15일간 하루 3경기가량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보다 대회 기간이 단축됐다. 조별리그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1시, 4시, 7시, 10시다. 6시간 시차가 나는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7시와 10시, 다음 날 오전 1시, 오전 4시다. 16강전과 8강전은 하루에 2경기씩, 4강전부터는 하루에 한 경기씩 열린다. 넓은 국토를 지닌 브라질 러시아에서 열렸던 이전 월드컵과 비교하면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 도시 간 거리가 짧다. 하루 두 경기 관람도 가능하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2승 2무(승점 8)로 투르크메니스탄(3승 2패·승점 9)에 이어 H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10월 8일 투르크메니스탄(안방), 10월 13일 스리랑카(방문), 11월 12일 북한(안방), 11월 17일 레바논(안방)전을 남겨놓고 있다. 2차 예선 8개 조 1위와 2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 등 12개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최종 예선은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며 각 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조 3위들은 서로 대결한 뒤 승자는 타 대륙 팀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나갈 수 있다. 아시아에 배당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이다. 당초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전은 3월에, 북한과 레바논전은 6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 그러나 현재 예정된 경기 일정도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재조정된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사진) 위원장이 내년 7월로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해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 건 분명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16일 온라인 이사회를 마치고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올림픽 정신이 훼손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또한 2022년 세네갈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여름 유스올림픽(14∼18세 선수 출전)은 2026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IOC 딕 파운드 위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개최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28·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또 하나의 아시아 최초 기록을 추가했다. 손흥민은 1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EPL 35라운드 아스널과의 안방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동료 공격수 해리 케인(27)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전반 19분 상대 수비수의 백패스를 가로채 골을 넣었다. 아스널 수비수 세아드 콜라시나츠(27)가 동료인 다비드 루이스(33)에게 공을 뒤로 돌리는 순간 손흥민이 쏜살같이 전진하며 루이스를 따라잡았다. 아스널의 간판 센터백이자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난 루이스였지만 스피드에서는 손흥민에게 밀렸다. 공을 뺏은 손흥민은 달려 나오는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10호이자 시즌 전체 17호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됐다 재개된 후 6경기 만에 터진 골이었고, 2월 16일 애스턴 빌라전 이후 5개월 만의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6분에는 코너킥으로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의 헤딩골을 도우며 시즌 10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에서 10골-10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정규리그에서 한 시즌 10골-10도움 이상을 기록(10-10클럽 가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시즌 케빈 더브라위너(29·맨체스터 시티·11골 18도움)에 이어 두 번째 EPL 10-10클럽 가입이다. EPL에서 아시아 선수가 단일 시즌 ‘10-10클럽’에 가입한 건 손흥민이 사상 최초다. 지난 시즌 리그 31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27경기 만에 10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도움이 늘어난 대목을 주목할 만하다. 손흥민의 종전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 도움은 6개였다. 손흥민이 동료들을 위한 팀플레이에도 눈을 떴음을 보여준다. 도움 능력까지 갖췄다는 건 그만큼 상대 수비를 어렵게 한다는 걸 뜻한다. 손흥민에게 수비수들이 몰리는 사이 빈 공간이 생긴 다른 선수의 득점 기회를 늘려줌으로써 결국 팀 전체의 공격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직접 득점을 하지 않더라도 손흥민의 존재 자체가 그만큼 상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날 경기 한때 손흥민으로부터 패스를 받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던 케인이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의 도움 10개 중 4개가 케인에게 향한 것이었다. 케인이 이번 시즌 팀 최다 득점(13골)자가 된 데는 손흥민의 도움도 컸다. 손흥민은 또 델리 알리(24)와 탕기 은돔벨레(24) 등 2선에서 침투하는 미드필더들의 공격에 많은 도움을 줬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케인과 2선 미드필더 사이에서 중요한 연계 플레이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심히 뛰어준 팀 동료들과 응원해주시는 많은 팬분들 덕분에 오늘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따라 팬분들이 더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전 소속팀 감독과 일부 선수의 지속적인 폭행에 괴로워하다 숨진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1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처벌과 ‘최숙현법’ 제정을 호소했다. 최 씨는 “숙현이의 비극적인 선택 이후 하루하루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팀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경주시청이 언급한 것처럼) 팀을 해체하라는 건 아니다”라며 “어디 하나 호소할 곳도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숙현이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회견을 연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전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감독)은 “체육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립되는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기 위해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스포츠윤리센터가 8월 설립되지만 선수 인권 피해 조사 권한이 미미해 실효성 없는 기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자 이날 다시 한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현행법의 미비점이 발견됐다. 이대로라면 스포츠윤리센터는 직권 조사 권한이 없어 유명무실한 기관에 불과하다. 신고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대책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새로 발의된 내용에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방해 및 불응 시 징계 요구, 수사기관 협조 요청, 관련 기관 자료 제출 요구, 공무원 및 관련 기관 임직원 파견 요청 등의 권한이 포함됐다. 또 신고자 및 피해자를 위한 임시 보호 시설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체육계 폭력 및 성폭력 문제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전 소속팀 감독과 일부 선수의 지속적인 폭행에 괴로워하다 숨진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1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처벌과 ‘최숙현 법’ 제정을 호소했다. 최 씨는 “숙현이의 비극적인 선택 이후 하루하루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만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팀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됩니다. 팀을 해체하라는 건 아닙니다”라며 “어디 하나 호소할 곳도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숙현이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회견을 연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체육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기 위한 ‘최숙현 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스포츠윤리센터가 8월 설립되지만 선수 인권피해 조사 권한이 미미해 실효성 없는 기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자 이날 다시 한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현행법의 미비점이 발견됐다. 이대로라면 스포츠윤리센터는 직권 조사 권한이 없어 유명무실한 기관에 불과하다. 신고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대책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새로 발의된 내용에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방해 및 불응 시 징계 요구, 수사기관 협조 요청, 관련기관 자료 제출 요구, 공무원 및 관련기관 임직원 파견 요청 등의 권한이 포함됐다. 또 신고자 및 피해자를 위한 임시 보호 시설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체육계 폭력·성폭력 문제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강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독립기구로 만들겠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인권피해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8월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해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 등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 추진됐다. 정치권과 정부는 체육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체육계 인사들이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다고 판단해 체육계로부터 독립된 조사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스포츠윤리센터의 설립 근거를 만들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부실 우려가 나온다. 박 장관은 “강한 권한”을 강조했지만 실제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권한은 별로 없다. 관련법에는 인권피해 관련 신고와 접수를 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고 조사 범위 및 권한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기존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린센터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관련자들이 거부하더라도 사실상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문체부는 이 때문에 관련자들을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특별사법경찰관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문체부가 특별사법경찰관제도를 도입하려면 또다시 사법경찰직무법을 개정해야 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등은 최근 국민체육진흥법을 다시 개정하겠다며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2주 내에 조사를 완료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발의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무조건 2주 내에 조사를 완료하도록 한다는 것은 부실 조사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 권한 등이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 새로 덧대려는 내용도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체육계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할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고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출범해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던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상설 조직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인권위는 조사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등 자신들이 스포츠윤리센터보다 더 강제적이고 효율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인권위 특별조사단의 존재도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최 선수가 인권위를 포함해 6개 기관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소용없었던 것을 보면 관계기관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용기 있는 폭로와 죽음으로 스포츠 폭력 추방에 대해 절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및 관계기관의 대응 모습들을 보면 졸속적이고 자기 부처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이원홍 스포츠부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이번이 체육 분야 악습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과 인권 침해에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가해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해 관계 기관들과 회의를 가졌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대검찰청,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가부는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익명 신고가 가능한 상담 및 신고전화를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전담 수사팀, 경찰청은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 수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경찰청은 9일부터 체육계 불법행위와 관련한 특별 신고를 받기로 했다. 박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해) 대한체육회의 인권보호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 된 이유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향후 체육계 악습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린센터와 별도로 8월 출범하는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를 강한 권한과 책임을 지닌 독립기구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철인3종협회는 국내 엘리트 선수 63명 전원에 대해 폭언·폭행 등의 경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7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협회에 등록된 모든 선수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협회에 등록된 국내 실업팀은 총 12개이며 전체 등록선수는 63명(남자 37, 여자 26명)이다. 협회는 이와 함께 각 선수단에 대해 합숙훈련 자제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6일 오후 4시부터 6시간에 걸쳐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주장 선수, 선배 선수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어 다시 1시간 동안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논의하는 등 7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해당 감독과 주장 선수는 영구제명을, 선배 선수에 대해서는 자격정지 10년을 의결했다. 앞서 위원회는 협회 측으로부터 피해 선수들의 녹취록 및 증언 영상, 경찰 조사 자료 등을 제출받아 관련 내용을 심의했다. 안영주 위원장은 “지금까지 공정위가 확보한 자료 등과 혐의자들의 진술이 매우 상반됐다”며 혐의자들과의 공방이 있었음을 밝힌 뒤 “여러 증거와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감독에 대해서는 직무 태만 및 지속적인 폭행 등을 고의로 방임한 사실, 주장 선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폭행 사실이 인정됐다”며 영구제명 결정 배경을 밝혔다. 자격정지 10년을 받은 선배 선수에 대해서는 “본인이 억울하게 징계를 받는다고 주장했지만 이 선수로 인해 선수 생활을 그만둔 다른 선수 및 고인이 된 최 선수의 진술 등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행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팀 닥터 안모 씨는 협회에 등록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날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협회는 이날 결정과 별도로 안 씨를 고소할 방침이다. 이날 심의에 대해 감독 등 관련자들은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뒤 1주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가는 곳마다 서로 다른 기관의 조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결론 없이 증빙서류 제출 등 매번 똑같은 절차만 되풀이됐다. 철인3종 국가대표였던 고 최숙현 선수가 여러 기관들을 찾아다닌 과정은 국내 인권 관련 시스템의 취약한 구조를 보여준다. 소속팀 감독과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최 선수 가족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이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2월 6일 경주시청을 찾아 딸의 상황을 설명하며 조치를 취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경주시청 팀이 1월 17일부터 3월 16일까지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이어서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현 소속 선수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 경주시청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월 중순 예정이었던 귀국이 3월 말로 늦어졌다. 14일간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쳤을 때는 이미 경찰 조사가 시작돼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최모 씨는 관계자로부터 “2000만∼3000만 원 들여서 훈련 갔는데 다 불러들일 수 있나요? 고소하시려면 하세요”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경주시청 관련자들은 이에 대해 “누가 어떤 맥락에서 한 말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선수 측은 3월 5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폭행 등의 혐의로 팀 관계자 등을 고소했다. 경주지청은 이를 경주경찰서로 내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한 조사관이 “이런 거는 벌금 몇십만 원짜리밖에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해 최 씨와 딸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주경찰서 측은 3일 이 발언의 진위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선수는 4월 8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도 신고했으나 이미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 자료를 받아 피해 내용을 파악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대한체육회 측은 “당사자들이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대구경북에 있어 직접 부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최 선수 측은 지난달 22일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이미 조사를 하고 있던 클린스포츠센터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의 최숙현 진상 규명 간담회에 따르면 협회는 이미 올해 2월에 최 선수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협회는 경주시청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문제가 없다”는 감독의 말을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통합당 이양수 의원은 “협회가 그때 발 빠르게 대처했다면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곳에서도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던 최 선수는 생을 마감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었다. 하지만 절차에 따라 새로운 조사관들의 조사 및 관련 내용 심의 등을 기다려야 했다. 최 선수가 찾아간 곳은 많았지만 진심과 열의를 갖고 귀 기울여 준 곳은 거의 없었다. 내용을 통합해 일관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부족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팀 감독을 직무 정지시키고 폭행 당사자인 팀닥터도 고발하겠다.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한국체대 핸드볼팀에서도 선수 간 폭행 사건이 불거졌다. 지난달 15∼17일 강원 춘천의 한 연수원으로 떠난 MT에서 3학년생 A 씨에게 동급생들이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집단 괴롭힘을 가했다. A 씨는 연수원을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춘천경찰서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자체 진상 파악 중이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대구=명민준 / 김배중 기자}

가는 곳마다 서로 다른 기관의 조사를 기다려야한다고 말하는 동안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결론 없이 증빙서류 제출 등 매번 똑같은 절차만 되풀이됐다. 철인3종 국가대표였던 고 최숙현 선수가 여러 기관들을 찾아다닌 과정은 국내 인권 관련 시스템의 취약한 구조를 보여준다. 소속팀 감독과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최 선수 가족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이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2월 6일 경주시청을 찾아 딸의 상황을 설명하며 조치를 취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경주시청 팀이 1월 17일부터 3월 16일까지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이어서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현 소속선수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 경주시청 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월 중순 예정이었던 귀국이 3월 말로 늦어졌다. 14일간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쳤을 때는 이미 경찰 조사가 시작돼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최 씨는 “관계자로부터 2000만~3000만 원 들여서 훈련 갔는데 다 불러들일 수 있나요? 고소하시려면 하세요”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경주시청 관련자들은 이에 대해 “누가 어떤 맥락에서 한 말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선수 측은 3월 5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폭행 등의 혐의로 팀 관계자 등을 고소했다. 경주지청은 3월 9일 이를 다시 경주경찰서로 내려 보냈다. 이 과정에서 한 조사관이 “이런 거는 벌금 몇 십 만 원짜리 밖에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해 최 씨와 딸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주경찰서 측은 3일 이 발언의 진위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선수는 4월 8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도 신고했으나 이미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 자료를 받아 피해 내용을 파악한다는 답을 들었다. 대한체육회 측은 “당사자들이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대구, 경북에 있어 직접 부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최 선수 측은 지난달 22일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협회 관계자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이미 조사를 하고 있던 클린스포츠센터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일 서울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숙현 의원 진상규명 간담회에 따르면 협회는 이미 올해 2월에 최 선수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협회는 경주시청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문제가 없다”는 감독의 말을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래통합당 이양수 의원은 “협회가 그 때 발 빠르게 대처했다면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곳에서도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던 최 선수는 생을 마감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었다. 하지만 절차에 따라 새로운 조사관들의 조사 및 관련 내용 심의 등을 기다려야했다. 최 선수가 찾아간 곳은 많았지만 진심과 열의를 갖고 귀 기울여 준 곳은 거의 없었다. 내용을 통합해 일관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도 부족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팀 감독을 직무정지시키고 폭행 당사자인 팀 닥터도 고발하겠다.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한국체대 핸드볼팀에서도 선수간 폭행 사건이 불거졌다. 지난달 15~17일 강원 춘천의 한 연수원으로 떠난 MT에서 3학년생 A를 동급생들이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집단 괴롭힘을 가했다. A는 연수원을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받은 춘천경찰서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자체 진상 파악 중이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음악과 축구는 모두 감정(emotion)이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오른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53·독일)이 구단 채널(LFCTV)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 중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이 말이 나오게 된 것은 리버풀이란 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였다. 그는 “리버풀은 음악의 도시이자 축구의 도시”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답변에 뒤이은 몇몇 설명이 클로프 감독의 ‘축구관’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리버풀이 음악의 도시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그룹 비틀스 멤버들의 고향이자 비틀스가 결성된 곳이다. 여전히 비틀스 관련 관광상품으로 가득 찬 곳이며 비틀스 외에도 많은 뮤지션을 길러낸 곳이다. 이와 더불어 리버풀이 축구의 도시라고 불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30년간 우승을 하지 못하며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곳을 연고로 하는 리버풀 구단은 한때 ‘붉은 제국’으로 불리며 잉글랜드 및 유럽 축구 무대를 호령했다. 리버풀은 이번 우승으로 19번째 잉글랜드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긴 무관의 세월을 보내고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다 우승 기록(20회)에 바짝 다가선 것만 봐도 과거의 영광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알 수 있다. 음악은 청각 중심이지만 축구는 시각 중심이다. 음악 자체는 건축이나 회화 또는 드라마 및 연극처럼 시각을 매개로 하지 않는다. 반면 축구는 눈앞에 펼쳐지는 경기 장면들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날아다니는 공의 궤적과 선수들의 격렬한 움직임이 빚어내는 장면들을 두 눈으로 보지 않고는 축구를 말할 수 없다. 음악과 축구의 외면적 형식은 다르다 그럼에도 클로프 감독이 음악과 축구의 공통점을 거론한 것은 그 형식이 아니라 교감 방식에 대한 것이다. 그가 ‘음악과 축구는 감정이다’라고 말한 것은 사람들이 음악과 축구를 대할 때 논리나 분석보다는 감정이나 열정을 가지고 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뜻한다. 음악처럼 축구도 사람들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이어 그는 축구가 사람들의 감정을 한데 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즐거운 추억과 활력을 나눠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를 통한 행복감의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의 전술이 아닌 사회적 문화적 관점에서의 축구 기능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라운드에서의 클로프 감독을 상징하는 말은 전방위 압박을 뜻하는 ‘게겐 프레싱’이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상대를 봉쇄하는 이 전술은 극심한 체력 소모와 투지를 필요로 한다. 팬들은 격렬한 클로프 감독의 축구를 강렬한 음악에 빗대 ‘헤비메탈 축구’로 부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우승을 이끌면서 리버풀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 중 하나는 오른쪽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22·영국)와 왼쪽 풀백 앤드루 로버트슨(26·영국)을 활용한 역습이다. 알렉산더아널드는 2일 현재 도움 12개(2위), 로버트슨은 도움 8개(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수비수를 활용한 역습과 허를 찌르는 전술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무조건적인 압박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강력하고도 치밀한 전술 운용 능력을 보여준 그는 그라운드 밖에서 자신의 팀 우승이 갖는 사회적 파급력도 잘 알고 있었다. 흥분한 팬들에게 “집에서 나오지 말고 축하하자”고 당부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팬들이 리버풀의 안방구장인 안필드 주변에 모여들어 깃발을 흔들고 불꽃을 흔들었다. 팬들의 자제를 부탁한 그였지만 결국 우승 축하 행사를 통한 행복감의 분출이 필요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는 상황이 허락되면 팬들과 함께 꼭 우승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강하게 밝혔다. 리버풀은 음악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축구로 행복한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음악과 축구의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모두 음악과 축구를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음악과 축구를 모두 사랑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딸은) 마지막까지 홀로 싸우고 있다는 생각에 힘들어했습니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23)의 아버지는 2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해까지 소속돼 있던 경주시청의 감독과 동료들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딸이 여러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담당자들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통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최 선수는 2017∼19년 경주시청 소속 선수였다. 당시 고인은 감독과 동료선수, ‘팀 닥터’라 불리는 관계자 등에게 여러 차례 폭행과 폭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공개된 음성파일에 따르면 소속팀 관계자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인에게 “맞을 자격이 없다”라며 다른 동료 선수를 대신 때리기도 했다. 이들이 최 선수 등을 폭행하는 도중에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소리도 나온다. 고인의 아버지는 “소속팀 관계자에게 ‘식빵 20만 원어치를 (한 자리에서) 다 먹으라’는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고, 이를 같이 당한 동료가 증언하기도 했지만 관계기관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고인은 당시 훈련 일지에도 이런 가혹행위를 기록했다. 최 선수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저 사람들이 그냥 무섭고 죽을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경주시체육회에 따르면 해당 팀 닥터는 의사나 물리치료 면허는 없고 전지훈련 등을 갈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일시 고용한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최 씨는 올해 2월 감독 등을 폭행과 모욕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고소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고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 씨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달 25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2월에도 비슷한 진정이 들어왔지만 당시엔 경찰에 형사고소를 하겠다며 진정을 취소했다”고 했다. 3월부터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감독과 팀 닥터 등 4명을 5월 29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고인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와 폭언 등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4월 산하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서 접수 뒤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가혹행위 등을 알렸던 한 기관은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 진행상황을 물어봤더니 ‘팀이 전지훈련을 떠나 당장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주시체육회는 2일 오후에야 운영위원회를 열고 관련자 징계 여부 등을 논의했다. 체육회는 해당 감독이 선수단 관리 등을 소홀히 했다는 판단에 따라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동료 선수 2명은 현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기인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자체 조사와 별도로 최 차관을 단장으로 한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다.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계획이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