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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23)은 2018년 유망주 꼬리표를 비로소 떼고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에서 박인비와 접전 끝에 패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뒤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79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신고했다. 지난달 국내파와 해외파 스타가 총출동한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는 3승을 거둬 팀 KLPGA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지난해 69위였던 상금 랭킹을 6위(약 5억8600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김아림은 “첫 우승으로 자신감이 커졌다. 시즌을 치르면서 약점을 계속 보완한 덕분이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LPGA투어에서 그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위(259야드)에 올랐다. 투어 데뷔 후 줄곧 이 부문 5위 이내 진입한 최장타자인 그는 올해 정교한 아이언 샷까지 겸비하면서 전성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아이언 정확도가 높아지면 상대방에게 압박을 줄 수 있으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큰 장점이 된다,” 그의 그린적중률은 76%로 14위였다. 김아림은 “비거리도 중요하지만 방향성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토끼를 잡으려면 신체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상하체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어드레스 때는 지면과의 밸런스를 위해 가급적 곧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다운스윙에서 임팩트로 이어질 때 상체 위주 동작 보다는 왼발을 단단하게 딛고 있는 상태에서 올라간 손 위치를 유지하려 한다. 손이 수직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노력하면 보다 정확한 스윙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나상현 해설위원은 “그립 핸들의 높이가 적정하고 그립 끝이 벨트 버클을 향한 교과적인 어드레스다. 올바른 궤도로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하기에 좋은 자세다”고 평가했다. 고덕호 위원은 “장신(175cm)인 김아림의 백스윙 톱은 그리 높지 않다. 스윙할 때 겨드랑이를 몸에 밀착시키고 백스윙을 하기 때문이며 임팩트 때 체중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흔히 주말골퍼의 경우 다운스윙 때 상체 위주의 동작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김아림은 탄탄한 하체가 버텨주면서 밸런스를 유지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또 임팩트 후에는 왼팔과 손목을 확실하게 펴고 돌리는 동작을 통해 슬라이스도 교정했다. 김아림은 올해부터 새롭게 계약한 미즈노 아이언을 쓰고 있다. 미즈노의 두 가지 모델을 섞어 콤보로 사용해 섬세한 샷을 구사하는 것도 독특하다. 김아림은 “롱아이언에서는 시각적으로 편하게 보여지는 MP-66을, 미들과 쇼트 아이언에서는 더 샤프하고 예리한 느낌을 주는 MP-18 SC를 선택했다. 이런 형태의 콤보 구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신 해설위원은 “이상적인 몸통 회전으로 완벽에 가까운 체중이동을 하고 있다. 퍼팅을 보완하고 멘탈이 강해진다면 내년 시즌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주목할 한국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신인 이정은(22·대방건설)을 꼽았다. 박인비는 “세계 무대에서 통할 실력을 갖췄다. 미국 생활 적응에만 신경 쓰면 성적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긍정 마인드로 모든 것이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정은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국내에 안주하려는 후배들이 많아 보인다. LPGA투어 생활이 고된 건 맞지만 최고의 무대다.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년 연속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에 오른 이정은은 올해 LPGA투어 6개 대회에도 출전해 톱10 1회를 포함해 5차례나 20위 이내에 진입하며 상금 28만 달러(약 3억1000만 원)을 받았다. LPGA투어 진출 1세대인 박세리는 이정은에 대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니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주위의 기대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정은은 지난해 KLPGA투어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국내 18홀 최소타 신기록인 12언더파 60타를 친 끝에 정상에 오른 인연이 있다. 국내 필드를 평정한 뒤 LPGA투어에서도 성공시대를 연 박성현은 이정은에게 ‘향수병’을 넘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은이가 미국 와서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내 경우 처음 LPGA에 가서 5, 6월 정도 됐을 때 많이 힘들었다. 집, 친구 생각도 났다. 외로움을 잊게 할 취미나 여가 활동도 중요하다.” 박 씨 선배들은 공통적으로 강한 체력을 강조했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 낯선 환경에 따른 긴장감 등으로 심신이 지치기 쉽다는 것이다. 이정은은 다음 주부터 전남 해남에서 연말까지 강도 높은 체력훈련에 들어간다. 이 기간 오전 6시부터 밤까지 근력과 파워를 높이는 프로그램에 집중한다. 평소 이정은은 “동계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에 앞서 이정은은 박인비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마쳤다. 브라보앤뉴에는 박인비, 유소연, 허미정 등 LPGA 선수들이 속해 있다. 이정은 측 관계자는 “처음부터 일일이 챙겨야 하니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조만간 미국 진출에 필요한 현지 숙소와 캐디, 훈련 장소, 경기 출전 일정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67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는 지지직거리는 소음 너머로 들리는 라디오 농구 중계에 귀를 쫑긋 세웠다. 박신자를 앞세운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은메달을 딴 프라하 세계선수권 경기 중계였다. 한국 스포츠 사상 첫 구기종목 세계대회 메달이었다. 이 쾌거에 감동한 소녀는 앨범에 박신자 소식을 다룬 신문 스크랩을 끼워 넣고 ‘박신자 선수와 같이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하자’고 다짐하는 글을 써 넣었다. 그 꿈은 이뤄졌다. 12년 뒤 그는 197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베스트5’에도 선정됐다. 주인공은 강현숙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재정위원장(63)이다. 1970년대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 농구 스타였던 강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반 백 년 농구 인생을 담은 ‘나는 국가대표 포인트가드’(새로운 사람들)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국내 여성 농구인의 자서전 1호다. 5일 만난 강 위원장은 “온 가족이 뭉쳐 이뤄낸 일이다. 기자 출신인 남편이 쉰을 바라볼 즈음 간암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섰었다. 건강을 되찾은 남편이 당시 곁에서 힘이 돼 주었다며 감사의 의미로 나의 자서전 발간을 주도했다. 책은 며칠 전 결혼 38주년 기념일에 처음 받았다”고 말했다. 책 표지 디자인과 삽화는 미국 뉴욕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막내딸 김의민 씨가 맡았다. 다른 두 딸도 수시로 책 내용을 검토하며 거들었다. 서울 광희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강 위원장은 부친의 사업 부도로 산동네에서 어렵게 살면서도 태극마크를 향해 정진했다. “새벽에 닫혀 있는 교문을 넘어 들어가 개인 운동을 했어요. 잘 때도 공을 팔에 껴안았죠. 방과 후 산비탈 집까지 계단을 뛰어서 올라갔어요. 동네 작은 댓돌 위에서 드리블 연습을 했어요.” 18세 때인 1973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 금메달 주역이 됐다. 1980년 은퇴 후 큰딸과 쌍둥이 두 딸 등 세 자녀를 키우면서도 코트와의 인연을 유지했다. 여성으로는 사상 첫 한국농구연맹(KBL) 심판위원장을 지냈다. 평생을 바친 농구코트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녹아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배드민턴의 최고 인기 스타 이용대(30·요넥스·사진)가 병역특례 봉사활동 자료 조작 논란에 휩싸여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용대는 “예술체육요원으로 34개월 544시간 의무 봉사 활동 규정을 마쳤다. 하지만 봉사활동 과정 등록 후 행정처리 과정에서 이동 시간과 활동 시간 착오, 사진자료 부족 등이 몇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혹시 모를 계산 착오를 염려해 추가로 25시간의 봉사활동까지 더했다. 그러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11월 30일 병무청에 해당 상황을 자진 신고했다. 해당 단체에서 대리로 신청한 부분도 있었는데 더 꼼꼼하게 챙겼어야 했다.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지난해 4월 25일과 5월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체육관에서 유소년 선수를 지도했다고 했지만 증빙 사진 중에 겹치는 사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남 밀양시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이동 거리와 시간을 부풀려 적어 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이용대는 국가대표로 뛰느라 4주 군사 훈련을 제때 받지 못하다 8년이 지나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2016년 12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강화된 병역특례 규정 적용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 선수 장현수의 병역특례 봉사활동 조작과 관련해 비슷한 상황의 봉사활동 대상 체육요원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12월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부풀리기 등 허위나 부정행위가 확인된 경우에는 복무 연장에 따라 봉사활동을 추가 이행해야 하며 해당 종목 단체의 징계가 별도로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셔틀콕 남자 복식 기대주 최솔규(요넥스)와 서승재(원광대)가 2018 광주 코리아 마스터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최솔규와 서승재는 2일 광주 광주여자대학교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남자복식 결승에서 포리웨이-왕지린(대만)에 2-1(21-12, 17-21, 21-18)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체대 졸업 후 올해 실업무대에 뛰어든 최솔규는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복식에서는 관록을 지닌 장예나-정경은(이상 김천시청)이 대표팀 후배 이소희(인천국제공항)-신승찬(삼성전기)을 2-0(21-14, 21-17)으로 제압하고 패권을 안았다. 남자단식 에이스 손완호(인천국제공항)는 리지지아(말레이시아)를 2-0(21-16, 21-1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복식은 고성현(김천시청)-엄혜원(MG새마을금고)이 최솔규-신승찬을 2-1(21-12, 15-21, 21-18)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5개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자단식에서는 중국 선수끼리 결승에서 맞붙어 금,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한국 국회에서 두 차례 연설을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그의 첫 방한은 1989년 2월이었다.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국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 쪽으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태우 대통령의 평화적인 제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며 “노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을 실질적이고 평화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로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은 노태우 대통령이 1988년 7월 7일 이른바 북방외교와 공산권 수교를 추진하는 ‘7·7 선언’을 한 이후 남북 간 대립 상황이 비교적 누그러진 분위기였다. 1992년 1월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던 때 그는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팀스피릿(Team Spirit)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특히 1991년 12월 남북이 공동으로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정식 발효는 1992년)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역설했다. 당시 그는 국회 연설에서 “한국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과 함께 서명한 비핵화 공동선언의 핵사찰과 검증 부분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탄생 배경에도 부시 전 대통령이 있다. 그는 1983년부터 중단 상태이던 소련(러시아)과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교섭을 1991년 9월 타결시킨 뒤 연장선상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다. 당시 북한에 핵무기가 없던 상황이어서 주한미군 전술핵을 철수하면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뤄진다는 논리가 나왔고, 이것이 같은 해 12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 끝에 20홀 연장 우승을 거둘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그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세리를 자신의 카트에 태우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국내에도 생생히 전해졌다. 2004년 박지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시상식에서 박지은의 볼에 축하 키스를 한 뒤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종석 기자}

김세영(25·미래에셋·사진)에게 2018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기 때문이다.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손 베리 클래식에서 31언더파 257타를 몰아쳐 역대 72홀 최소 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세영은 “31언더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엔 1월 중순 첫 대회가 있어 예년보다 겨울훈련을 일찍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그는 상금 랭킹 7위(136만 달러·약 15억3000만 원)로 마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린 적중률을 72.7%(18위)로 끌어올리며 버디를 양산(411개·4위)한 덕분이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기록이다. 김세영은 태권도(공인 3단)로 다져진 탄탄한 하체와 탁월한 상체 유연성을 지녔다. 이런 신체조건을 통해 팔보다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으로 견고함을 높였다. 김세영 스윙의 특징은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 스피드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백스윙을 짧게 끊어 얼리코킹을 하고 다운스윙에서 하체회전을 강하게 해 딜레이 히트를 하는 데 있다. 코킹은 백스윙에서 클럽의 가속도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보통보다 짧게 백스윙을 할 때는 힘을 빼야 스윙 아크가 커지고 다운스윙에서도 하체 회전이 빨라진다. 김세영은 “하체 리드 스윙을 하려면 몸이 최대한 유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근력운동보다는 줄넘기나 달리기가 좋다”고 조언했다. 민첩성이나 탄력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타 비결도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스윙을 짧게 가져가더라도 체중 이동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요즘 투어 프로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스윙이에요.” ‘역전의 명수’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세영은 2013년부터 줄곧 미즈노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신기록 달성의 특급 도우미로 미즈노의 ‘MP-18 SC’ 제품을 꼽았다. 김세영은 ‘정교하고 예리한 클럽’으로 소개했다. “전장이 긴 LPGA투어 코스에서는 아이언 샷의 비거리가 중요하다. 임팩트 들어가는 느낌과 공이 맞았을 때 마찰력이 좋다. 필드에서 편안하게 컨트롤 샷을 할 수 있다.” 한 피팅 전문가는 이 아이언에 대해 “김세영처럼 다이내믹한 체중 이동을 하는 경우 로프트를 세운 모델을 사용하면 탄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 적합한 제품이다. 또 일반적인 아이언에 비해 헤드의 길이가 짧게 설계돼 시각적으로 날렵한 느낌과 함께 다양한 상황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세영(25·미래에셋)에게 2018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기 때문이다.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손 베리 클래식에서 31언더파 257타를 몰아쳐 역대 72홀 최소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세영은 “31언더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엔 1월 중순 첫 대회가 있어 예년보다 동계훈련을 일찍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그는 상금 랭킹 7위(136만 달러·약 15억3000만 원)로 마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린 적중률을 72.7%(18위)로 끌어올리며 버디를 양산(411개·4위)한 덕분이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기록이다. 김세영은 태권도(공인 3단)로 다져진 탄탄한 하체와 탁월한 상체 유연성을 지녔다. 이런 신체조건을 통해 팔보다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으로 견고함을 높였다. 김세영 스윙의 특징은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 스피드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백스윙을 짧게 끊어 얼리코킹을 하고 다운스윙에서 하체회전을 강하게 해 딜레이 히트를 하는 데 있다. 코킹은 백스윙에서 클럽의 가속도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보통보다 짧게 백스윙을 할 때는 힘을 빼야 스윙 아크가 커지고 다운스윙에서도 하체 회전이 빨라진다. 김세영은 “하체 리드 스윙을 하려면 몸이 최대한 유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근력 운동 보다는 줄넘기나 달리기가 좋다”고 조언했다. 민첩성이나 탄력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타 비결도 하체가 리드하는 스윙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스윙을 짧게 가져가더라도 체중이동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요즘 투어 프로들에게도 쉽게 볼 수 있는 스윙이에요.” ‘역전의 명수’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세영은 2013년부터 줄곧 미즈노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신기록 달성의 특급 도우미로 미즈노의 ‘MP-18 SC’ 제품을 꼽았다. 김세영은 ‘정교하고 예리한 클럽’으로 소개했다. “전장이 긴 LPGA투어 코스에서는 아이언 샷의 비거리가 중요하다. 임팩트 들어가는 느낌과 공이 맞았을 때 마찰력이 좋다. 필드에서 편안하게 컨트롤 샷을 할 수 있다.” 한 피팅 전문가는 이 아이언에 대해 “김세영처럼 다이나믹한 체중 이동을 가진 경우 로프트가 강한 모델을 사용하면 탄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데 이런 면에서 적합한 제품이다. 또 일반적인 아이언에 비해 헤드의 길이가 짧게 설계돼 시각적으로 날렵한 느낌과 함께 다양한 상황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가 골프매거진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탑10 플래티늄 클럽’에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버뮤다 잔디를 도입한 이 골프장은 12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내장객에게 테디베어 곰 인형 1개씩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실시한다. 해발 20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비교적 비 바람 눈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골프장이다. 부대시설로 70여 객실의 호텔도 있다. 테디밸리 골프장과 함께 안양베네스트, 웰링턴, 제이드팰리스, 잭니클라우스, 트리니티, 핀크스, 헤슬리나인브릿지 등이 탑1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 소유의 다른 7개 ‘플래티늄 클럽’ 코스와 달리 테디밸리 골프장은 제주도 박물관 1세대인 테디베어 뮤지엄 등을 소유한 관광 레저 전문 기업 ㈜JSNF(회장 김정수)가 운영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두 명의 무서운 10대 새내기가 등장했다. 안선주(31)와 신지애(30)였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 경쟁을 펼친 둘 중 승자는 신지애였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러 30대에 접어든 안선주와 신지애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로 무대를 옮겨 이번 시즌 상금왕을 다퉜다. 치열한 레이스 끝에 안선주는 약 1546만 엔(약 1억5000만 원) 차이로 신지애를 제치고 통산 네 번째 상금여왕이 됐다. 사상 첫 한미일 상금왕 석권을 노리던 신지애는 25일 시즌 마지막 대회인 리코컵에서 우승하며 일본 투어 사상 첫 메이저 3관왕에 올랐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안선주와 신지애는 같은 조로 묶였다. 두 선수는 각각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며칠 전의 그 동반 라운딩부터 떠올렸다. “지애에게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잘한다. 참 배울 게 많다’고 했어요. 늘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요. 집중력은 따라갈 수가 없어요.”(안선주) “언니가 저를 치켜세우면서 본인은 아직 성장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말들이 제 마음에 크게 다가왔어요. 경쟁자가 있어 발전한 거 같아요.”(신지애) 둘의 골프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신지애가 중학생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뒤 보험금과 조의금 등으로 골프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연이다. 잘나가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돌연 포기하고 2014년 일본투어에 뛰어들었다. 오랜 객지 생활의 고단함 속에 목표의식도 실종됐기 때문이었다. 안선주는 외모지상주의에 휘말려 상처를 받다 국내 투어를 떠났다. 뛰어난 실력에도 스폰서의 외면을 받았고 전년도 우승자인데도 TV 화면에 잘 안 나오도록 대회 조편성에서 홀대를 받는 일도 있었다. 두 선수는 시련을 극복한 끝에 국내에선 이미 황혼에 접어들었을 30대에 전성기를 맞았다. 안선주는 일본 진출 첫해인 2010년 국내에서 못 받은 신인상과 함께 상금왕까지 오른 뒤 2014년 골프 선수 출신 김성호 씨와 결혼했다. 그는 올해 상금왕 등극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2016년 상금 9위, 지난해 10위로 떨어졌어요. 은퇴를 고민하다 성적이 나쁠 때 관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죠. 결혼 후 처음 오른 상금 1위 자리라 더 기뻐요. 남편 도움이 컸어요.” 신지애는 골프 외적인 삶에도 관심이 많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 그는 틈나는 대로 미술 전시회나 콘서트를 찾고 있다. 5월에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아버지와 함께 고향 광주에 갤러리를 열었다. 신지애는 “늘 행복한 골프인이 되고 싶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둘 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했다. 막 시즌을 끝냈지만 이들의 시선은 어느새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안선주는 2세 계획을 밝혔다. “아기를 낳기 위해 내년엔 몸부터 만들겠다. 남은 목표는 일본에서 2승을 더해 30승을 채우는 것이다. 그래야 영구 시드(출전권)를 받는다. 좋은 엄마가 된 뒤 필드로 돌아오고 싶다.” 신지애는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내 기술을 100% 만들 수 있는 강한 체력을 갖추려고 한다.” 은퇴에 대한 그림이 아직 그려지지 않았다는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희망도 밝혔다. 10년 전 20대 초반의 안선주와 신지애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둘 다 “선수 생활 오래하고 싶지 않다. 서른까지만 하겠다”고 말한 기억이 났다. 그 얘기를 꺼냈더니 안선주와 신지애 모두 웃었다. “철없을 때 한 말이다. 요즘은 골프가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평생 한 번뿐인 기회를 잡은 것만으로도 큰 영광일 텐데 더불어 최우수 타이틀까지 안은 19세 소녀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상식에서 대상과 신인상을 동시 석권한 최혜진(19·롯데)이었다. 역대 KLPGA투어에서 시즌 성적에 따른 포인트로 그 주인공을 가리는 신인왕과 대상을 한꺼번에 거머쥔 것은 2006년 신지애 이후 12년 만이다. 화려한 은색과 흰색 드레스를 번갈아 입은 최혜진은 팬, 언론, 골프 관계자 등이 뽑은 인기상과 프로 데뷔 첫 승 선수에게 주어지는 ‘위너스 클럽’까지 4관왕에 올랐다. 아마추어 시절 이미 프로 대회 우승 경험을 쌓은 최혜진은 이번 시즌 24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포함해 톱10에 16번이나 들었다. 컷 탈락은 한 번뿐이었다. 최혜진은 “프로 데뷔 첫해에 잘 배우고 성장한 것 같다. 큰 상들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시즌 내게 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엔 올해 못 받은 평균타수(2위)와 상금왕(3위)을 노려 보고 싶다. 올해 경험을 잘 살려 도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체력 및 이번 시즌 44위에 머물렀던 평균퍼트 부문(30.5068개)은 보완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전관왕으로 당시 시상식에서 트로피 7개를 안았던 이정은은 상금왕(9억5700만 원)과 최저타수상(69.87타)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출입 기자단이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상’도 이정은에게 돌아갔다. 이정은은 내년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결심해 28일 발표만 남기고 있어 이번 시상식이 남다른 기억으로 남게 됐다. 이소영은 다승왕(3승) 트로피를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호성(45)의 ‘낚시꾼 스윙’이 스포트라이트를 활짝 받았다. 최호성은 25일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상금 4000만 엔(약 4억 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시즌 상금 37위에서 9위로 뛰어올라 당초 출전 자격이 없던 JGTO 마지막 대회로 30명만이 초청받는 JT컵에도 나가게 됐다. 최호성은 40대에 접어들어 비거리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치 낚싯대를 잡아채는 듯한 희한한 피니시 동작을 구사했고 이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우승은 미국 매체들도 주요 기사로 다뤘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서커스 같은 스윙이지만 승리를 향한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골프가 발전하려면 최호성에게 4대 메이저 대회 예선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골프닷컴은 “그의 독특한 스윙은 전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고 평가했다. 앞서 골프위크도 최호성을 소개했고, 저스틴 토머스는 그의 스윙을 따라 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가 없는 4급 장애를 지닌 최호성은 안양골프장 영업사원을 하다가 25세 때 뒤늦게 골프에 입문했다. 경북 포항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란 최호성은 정작 진짜 낚시는 해본 일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차’와 ‘포’를 떼도 현대모비스는 강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울산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안방경기에서 라건아와 이대성이 대표팀 차출로 빠졌다. 인삼공사 역시 오세근과 양희종이 대표팀 경기 출전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현대모비스는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은 반면 인삼공사를 내외곽에 걸쳐 공백이 커보였다. 현대모비스가 99-67로 32점차 대승을 거뒀다. 6연승을 질주한 현대모비스는 14승 3패로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현대모비스는 평소 출전 기회가 적었던 백업 센터 디제이 존슨이 모처럼 선발로 출전해 16분만 뛰고도 17득점, 8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섀넌 쇼터는 25득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문태종은 후반에 17점을 몰아치며 20점(3점슛 6개)을 터뜨렸고 양동근(10득점, 7어시스트)의 존재감도 여전히 높았다. 현대모비스 함지훈은 뛰어난 패스 감각을 앞세워 6어시스트에 7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종현도 11점을 보탰다. 반면 인삼공사는 미카일 매킨토시가 팀 득점의 절반도 넘는 40점을 퍼붓는 단조로운 공격력을 드러냈다. 전자랜드는 LG를 83-71로 눌렀다. 3위 전자랜드는 2위 KT를 0.5경기차로 쫓았다. 최하위 삼성은 다시 한번 아쉬운 1점차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DB에 76-77로 져 7연패에 빠졌다. 김종석기 자 kjs0123@donga.com}

신지은(26)은 경기 후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았다. 한 팀을 이뤄 호흡을 맞췄던 후배 전인지(24)가 자신의 어려움을 대신 말해줬을 때였다. 이 장면은 TV 생중계 화면을 타고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신지은과 전인지는 24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린 오렌지 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 출전했다. 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나선 두 선수는 2명이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포섬 경기에서 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김지현과 오지현을 1홀차로 제쳤다. 이날 신지은은 경기 내내 어딘가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티박스에서는 손목을 쉴새 없이 흔드는 왜글 동작을 반복했다. 페어웨이에서도 샷을 한번 하려면 빈 스윙을 여러번 했다. 퍼팅에도 애를 먹었다. 경기 해설을 맡은 LPGA투어 출신 박지은 위원은 “샷 한번 하는데 31초가 걸렸다, 어드레스를 길게 가져가면 오히려 몸이 경직되기 마련이다, 동계훈련 때 루틴을 빠르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등 지적에 나서기도 했다. 신지은은 원래 슬로 플레이와 거리가 멀다는 게 한 대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번 시즌 후반기 들어 갑자기 입스(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찾아오는 각종 불안 증세)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특히 백 스윙 톱에서 다운스윙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했다. 골프에서 입스는 호환 마마 보다 무섭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해 25개 대회에서 24차례 컷통과를 했던 그는 이번 시즌 26개 대회에서 6차례 컷 탈락하며 톱10에는 2번 들었을 뿐이다. 마음고생 속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상금 랭킹 53위로 시즌을 마쳤다. LPGA투어와 KLPGA투어의 상금 랭킹에 따라 출전자격이 부여되는 이번 대회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신지은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챔피언스 트로피 출전을 머뭇거렸다. 코스 내에서 낯선 행동이 나올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다 동료 선후배들의 격려로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선배는 “함께 이겨보자”며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 이틀 동안 신지은은 1승 1무를 기록해 승점 3점을 보탰다. 이날 4번 홀(파5)에서는 9m 이글 퍼팅을 넣어 갤러리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오히려 더 밝게 보이려 애쓰기도 했다. 경기 후 신지은은 “시즌 후반부터 어려움이 찾아 왔다. 빨리 고치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는 또 “내가 한 건 이글 밖에 없는 것 같다. 후반에 인지가 중요한 퍼트를 많이 넣어줬다. 인지가 잘 해줬고, 계속 지고 있었는데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불어 넣어 줘서 좋은 승부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인지는 “호흡 잘 맞춰서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잘 안 돼서 속상해 할 때 격려했고, 후반에는 언니도 많이 도와줘서 케미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지은과 전인지가 승리를 보탠 팀 LPGA는 2라운드까지 중간 승점 합계 7,5점을 기록해 4.5점을 쌓은 팀 KLPGA에 3점 앞섰다. 신지은은 대회 최종일인 25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조정민과 맞붙는다.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8살 때인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LPGA 투어 등록은 영어 이름인 제니 신으로 했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2016년 LPGA투어 데뷔 5년 만에, 133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이뤄냈다. 당시 그는 “골프는 너무 어렵다. 그래도 우승하니 행복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신지은에게 골프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동료들이 있어 든든할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세계주니어정구선수권대회는 한국 정구를 빛낸 스타의 산실로 불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애경과 김지연은 아시아경기와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24일 전남 순천에서 끝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홈팬의 성원에 힘입은 서현조(순천여고)가 스타 탄생을 알렸다. 서현조는 순천 팔마정구장에서 열린 여자 18세부 개인 단식 결승에서 고바야시 아미(일본)를 4-3으로 눌렀다. 서현조는 정구 2세다. 아버지 서한종 씨는 순천 매산고를 거쳐 정구 선수로 뛰었다. 순천시청 김백수 감독은 “차분한 성격에 기복이 없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탄탄한 기본기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순천시청에서 선수로 뛴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은 “경기 감각이 뛰어나다. 주무기인 백핸드 스트로크로 결정구를 삼는 장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반인 서현조는 내년부터는 충남개발공사에 입단해 성인 무대에 뛰어들 계획이다. 남자 18세부 개인 단식 결승에서는 최정락(홍성고)이 다카쿠라 가즈키(일본)에 4-2로 이겼다. 남자 21세부 개인 단식에서는 김형근(공주대)이 장지(대만)를 4-3으로 꺾었다. 이 대회를 처음 유치한 한국은 금메달 3개를 합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구 메카로 불리는 순천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30여 개국에서 선수, 임원 약 640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 기간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소문난 장타대결에서 후배 김아림(23)이 선배 박성현(25) 앞에서 미소를 지었다. 23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골프장에서 열린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첫날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 김아림은 김지현2와 짝을 이뤄 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박성현과 리디아 고를 4홀 차로 눌렀다.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장타 1위(평균 비거리 티샷 259야드)에 올랐다. 박성현은 LPGA투어에서 평균 269.8야드를 기록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전체 6위이자 한국 선수 1위다. 결전에 앞서 “거리 좀 내보겠다”고 한 박성현은 이날 패배 후 “아림이 공이 바람도 안 타고 멀리 날아갔다. 더 이상 장타자라는 소리를 못 들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치겠다”고 했던 김아림은 경기 후 “꿈꾸던 경기를 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성현은 컨디션 난조로 정확성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김아림은 쇼트게임이 돋보인 김지현2와 함께 승점 1점을 합작했다. 박성현과 리디아 고가 패했어도 팀 LPGA는 이날 3승 1무 2패를 기록해 승점 3.5점을 얻어 2.5점을 합작한 팀 KLPGA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 팀 LPGA에서는 박인비-유소연, 이민지-지은희, 전인지-대니엘 강이 승수를 쌓았다. 팀 KLPGA는 이승현-이다연이 이겼다. 이정은6-조정민과 신지은-이미향은 비겼다. 24일에는 포섬(2인 1조로 1개의 공을 번갈아가며 플레이) 6경기를 치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핫 뜨거 뜨거 핫 뜨거 뜨거 핫.” 이정은(22)이 1번홀 티박스에 모습을 드러내면 원타임의 ‘핫 뜨거’란 노래가 울려 퍼진다. 한때 프로야구장에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다. 23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개막하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셜에서는 평소 골프대회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볼거리가 등장한다. 대회 기간 사흘 동안 선수 등장이나 티오프 직전에 출전선수 26명이 직접 고른 각자 3곡씩의 테마송을 틀어준다. 이 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는 코리아군단 13명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간판스타 13명이 단체전으로 우승 트로피를 겨룬다. 팀플레이인 만큼 음악을 통해 열띤 응원전을 유도할 의도다. 필드를 뜨겁게 달궜다고 해서 ‘핫식스’로 불리는 이정은은 ‘핫’이 들어간 노래와 함께 싸이의 ‘챔피언’, 박진영의 ‘허니’를 골랐다. 팀 KLPGA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뒤 달콤한 기분을 맛보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듯하다.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에 오른 이정은은 “이 대회만이 가지는 매력이다. 선수들과 노래를 화제 삼아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최혜진(19)은 팀 KLPGA의 막내답게 걸 그룹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불장난’ 등을 선곡했다. 최고 흥행카드로 꼽히는 팀 LPGA 박성현은 비투비 ‘WOW’, 세븐틴 ‘박수’ 등을 골랐다. 외국 생활을 하는 팀 LPGA는 몇 년 전 유행했던 가요나 팝송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팀 KLPGA는 유행을 반영하듯 최신곡 위주였다. 최근 개봉돼 영화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룹 퀸의 노래도 쏟아졌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세 곡 모두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으로 채워 눈길을 끌었다. 대회 호스트인 박인비는 참가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숙소와 이동 편의 등을 세심하게 신경 썼다. 선수들에게 일일이 사연이 담긴 초청장을 보냈다. 출전 선수들에게는 45평 프라이빗 콘도가 무상으로 제공됐고 캐디들에게도 2인 1실 콘도에 머물도록 했다. 선수들이 묵을 방마다 미리 무선 헤드셋 등 깜짝 선물세트를 넣어두기도 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유망주들이 이듬해 상금 랭킹에 따른 자력 출전권을 따내는 사례가 반복돼 필드 스타의 등용문으로 불리고 있다. 팀 KLPGA 이정은, 최혜진, 이다연이 대표적이다. 이번 시즌 1승을 올리며 상금 7위로 마친 이다연은 “지난해 초청받아 큰 영광으로 생각했다. 뛰어난 선배들과 같이 어울리다 보니 동기 부여가 됐다. 골프 실력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늦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불국사로 향하는 그들은 수학여행 온 여고생처럼 보였다. 언덕길을 오르며 서로 팔짱을 끼고 수다를 떨었다. 다보탑과 석가탑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셀카도 찍었다. 23일부터 천년 고찰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리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스타들이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빨간색 단체 티셔츠 차림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표 선수 13명과 검은색 상의를 입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코리아군단 12명(전인지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은 단 한 명도 다른 팀 선수와는 같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결전을 앞두고 마치 상대와는 섞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듯 보였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팀 LPGA와 팀 KLPGA는 필승을 다짐하며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1회 대회 때 팀 KLPGA로 2승 1무를 기록한 박성현은 이번엔 팀 LPGA로 나섰다. 시즌 3승으로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과 공동 다승왕에 오른 그는 “3년 만에 다시 나왔는데 팀을 바꿔 기분이 묘하다. 모처럼 동료들을 만나 반갑지만 지난해 내준 우승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홀마다 승패를 가리는 매치플레이 방식이라 장타를 앞세운 박성현의 ‘닥공’ 스타일이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현은 첫날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에서 6번째 마지막 주자로 리디아 고와 짝을 이뤄 김아림-김지현2와 맞붙는다. 박성현은 LPGA투어에서 평균 269.8야드를 기록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전체 6위이자 한국 선수 1위다. 김아림은 KLPGA 장타 1위(259야드). 폭발적인 드라이버로 파워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도 박성현은 14번홀(파5)에서 가볍게 두 번째 샷을 핀 옆에 붙였다. 박성현은 “김아림 프로와는 드림(2부)투어에서 쳐본 일이 있다. 이번 주에는 거리 좀 내 보겠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언니보다 덜 나갈 것 같은데 이 악물고 열심히 치겠다”고 맞섰다. KLPGA투어에서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에 오른 이정은은 “3년째 출전인데 그동안 긴장했던지 팀에 도움을 별로 못 줬다. 올해는 승리를 안겨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은의 통산 전적은 1승 1무 3패. 이정은은 올해 LPGA투어 퀄리파잉시리즈를 수석으로 합격했다. 내년 미국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그는 “박인비 언니를 비롯해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고 싶다. (내년에 팀 LPGA로 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박성현은 “내년에 정은이와 같이 뛸 것 같다. 미국 와서 후회할 일은 없어 보인다. 나는 진출 첫해에 향수 때문에 고생했는데 정은이도 그럴 수 있지만 잘 극복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교포 선수 리디아 고, 이민지, 대니얼 강 등은 “초청을 해준 (박)인비 언니에게 고맙다. 평소 접하기 힘든 팀플레이인 만큼 호흡을 잘 맞춰 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 팀 주장은 유소연(팀 LPGA)과 이승현(팀 KLPGA)이 맡았다. 유소연은 친언니처럼 가까운 대회 호스트 박인비와 함께 최혜진-오지현과 맞붙는데 첫날 빅카드로 꼽힌다.경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상금 합계만도 200억 원이 넘는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23일부터 사흘 동안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리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바로 그 무대다. 이 대회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톱클래스 13명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코리아군단 13명이 단체전으로 우승컵을 다툰다. 팀 KLPGA에는 상금왕 이정은(대방건설),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석권한 최혜진(롯데) 등 상금 랭킹 선수들이 포진했다. 팀 KLPGA 선수들의 상금 합계는 73억 원이다. 대회 호스트인 박인비를 비롯해 전인지(이상 KB금융그룹), 박성현(하나금융그룹), 유소연(메디힐) 등을 앞세운 팀 LPGA는 이번 시즌 128억 원 가까운 상금을 벌었다. 특히 팀 LPGA는 처음으로 교포 선수 리디아 고, 이민지, 대니얼 강, 제니퍼 송이 포함돼 전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3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박성현과 전인지는 평소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고 있어 최고 흥행 카드로 꼽힌다. 2015년 첫 대회 때 팀 KLPGA로 출전해 2승 1무를 기록한 박성현은 3년 만에 팀 LPGA로 나선다. ‘가장 보고 싶은 매치’를 묻는 팬 설문조사에서는 박성현과 이정은의 대결이 1위에 올랐다. 선수들에게 직접 초청장을 보내고 선물까지 챙기는 등 대회 준비에 공을 들인 박인비는 “여자 골프가 세계적인 실력을 지닌 한국에서만 가능한 이벤트다. 선수와 팬, 스폰서가 하나가 돼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첫날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6경기, 둘째 날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 6경기를 치른 뒤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가 펼쳐진다. 매치마다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을 준다. 팀 LPGA가 1, 2회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에는 팀 KLPGA가 역전 드라마로 첫 타이틀을 안았다. 우승 팀 상금은 6억 원이며, 준우승 팀은 4억 원을 받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트로피 5개를 앞에 두고 카메라 앞에 나선 그의 입은 귀에 걸릴 것만 같았다. 그 옆에는 100달러짜리 지폐 1만 장이 빼곡히 담긴 박스까지 놓여 있었다. 2018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든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이었다. 쭈타누깐은 19일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쓸었다.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5개 메이저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확정 지었다. 또 이 대회를 공동 5위(12언더파)로 마치면서 CME 글로브 포인트 1위 트로피와 함께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 보너스를 확보했다. 최저타수 1위에 주어지는 베어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톱10 최다 진입(17회) 1위 보너스 10만 달러도 그에게 돌아갔다. LPGA투어는 쭈타누깐의 전관왕 등극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쭈타누깐은 2016년 3관왕에 올랐지만 당시 베어트로피는 전인지에게 내줬다. 세계 랭킹 1위 쭈타누깐은 올해 3차례 정상에 올라 다승왕 자리는 박성현과 나눠 가졌다. 올해 쭈타누깐은 470개의 버디를 낚았으며 시즌 57라운드에서 60대 스코어를 적었다. 둘 다 역대 투어 최다 기록이다. 쭈타누깐은 “오늘은 정말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 올해 늘 자신과의 대화를 잘하려고 했는데 절반 정도만 된 것 같다. 내년엔 100%를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때 ‘새가슴’이란 오명을 들었던 쭈타누깐은 심리전문 상담팀인 ‘비전 54’의 도움을 통해 ‘멘털 갑’으로 변모했다. 압박감을 느끼면 흥분하고 스윙 템포가 빨라지는 나쁜 버릇을 깨기 위해 샷을 하기 전에 일부러라도 미소를 짓는 등 마인드 컨트롤에 전념한 끝에 필드 평정에 성공했다. 한국 음식과 한류 문화를 즐기는 쭈타누깐은 틈나는 대로 불우 아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의료 활동 등에 기부를 실천해 태국의 국민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한편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은 18언더파를 친 렉시 톰프슨(미국)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15승을 올린 한국 선수들은 올해 9승을 합작해 4년 연속 최다 우승국이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