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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농산물 시장의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더욱 면밀하게 조사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이 공급되도록 하겠다.” 이주명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55)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기관으로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 원산지 등을 관리하고 농업인의 농업경영정보 관리 및 공익직불제 이행 점검을 통해 농식품 정책 추진을 뒷받침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의 비대면 거래 물량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이 원장은 “온라인 직거래 등 비대면 거래 때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 잔류 농약 등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관원은 통신판매 농산물에 대한 생산농가 추적조사를 통해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을 초과하는 농산물의 시장 유통을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다. 이런 제품은 출하를 연기하거나 폐기하고 용도 전환을 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친환경농산물 및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등 국가인증 농식품에 대한 사후관리도 강화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농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매체가 제공하는 원산지 정보를 보고 구매를 최종 결정한다. 이 원장은 “원산지 표시 모니터링 및 사이버단속반을 확대 운영하는 등 관리 업무를 강화해 수입산의 국내산 둔갑, 국내산의 원산지 거짓 표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공익직불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노력도 강화된다. 공익직불제는 농업 활동을 통해 환경 보전, 농촌 공동체 유지, 먹거리 안전 등 공익 기능을 높이는 농업인에게 직불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원장은 “공익직불제의 기초 자료인 농업경영체 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안전부(주민등록 정보), 국토교통부(토지 정보) 등 유관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재배 작목 등에 대한 변동이 있는 농업인의 자발적 변경 신고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농관원에 따르면 경영정보에 변동이 있는 농가는 공익직불금 신청을 시작하는 4월 이전에 콜센터나 인터넷을 통해 등록 정보를 변경해야 한다. 4, 5월에 공익직불금을 신청한 농업인들은 농업교육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직불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농관원은 공익직불금 신청 농가를 대상으로 7∼9월에 농지 형상 유지, 영농 기록 작성 등 준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공익직불제가 농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농업인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철저한 현장 점검을 통해 공익직불금의 부정 수급을 막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팬들 사이에서 팬클럽을 부활시키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해요. 노익장을 과시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7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복귀하는 배경은(36)은 전화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여고생이었던 2001년 KLPGA 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최연소 메이저대회 챔피언(16세 4개월 20일)에 등극했던 것을 비롯해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그는 2014년 은퇴했다. 이후 코스 해설과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방송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1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31위를 기록하며 투어에 복귀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 내가 있어야 할 곳 “15세 때부터 프로 생활을 하다보니 훈련과 대회 참가가 반복되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보니 드라마를 보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등 일반인들이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지 못해 아쉬웠다.” 배경은은 14년 간 정든 필드를 떠나기로 결정했을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 속에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배경은에게 ‘투어를 벗어나 있던 지난 6년 동안에는 일상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느냐’고 물었다. 그는 “성악과 피아노 반주 등 취미 활동을 하며 충분히 즐겁게 지냈다. 또한 헤어메이크업을 배우고 스피치 학원도 다니며 자기 계발에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골프와 완벽히 단절된 삶을 살지는 않았다. 코스 해설을 하며 후배들의 우승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고, 레슨의 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라운딩을 소화했다. 그는 계속해서 골프채를 잡고 있었지만 마음가짐은 은퇴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은퇴 전에는 골프가 힘들고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은퇴 이후 성적 부담 없이 코스에 나서다보니 내 캐릭터가 달라졌다. 내가 이렇게 밝고 말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지난해 여름에 투어 복귀를 결심했다. 그는 “편안한 심리 상태에서 골프를 할 수 있게 된 내가 다시 KLPGA투어로 돌아가면 어떤 모습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가 궁금했다”면서 “KLPGA투어라는 울타리 안이 원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 선수 등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도 있었지만 과감히 시드순위전 참가를 결정했다. 배경은은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초청 선수로 나서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차곡차곡 준비해 시드순위전에 참가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2승” 배경은은 올해 목표에 대해 “꿈은 항상 크게 가져야 한다. 2승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6년 동안 KLPGA투어에서 실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자신감이 있는 눈치였다. 그는 “투어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어떤 연습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필드 레슨을 위해 꾸준히 라운딩을 해온 덕분에 드라이버 비거리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선수 출신이다 보니 대회가 아닌 상황에서도 코스에 나가면 내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는지, 좋아지고 있는 지를 세심하게 체크했다. 스윙교정을 해서 비거리도 (과거에 비해)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40~245야드 정도였던 그는 “요즘에는 250야드 정도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15일부터 제주도에서 2주간 쇼트 게임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KLPGA투어는 4월 8일 롯데스카이힐 제주에서 열리는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으로 2021시즌의 막을 올린다. 배경은은 올 시즌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 중 최고령이다. 그는 “공을 잘 칠 자신은 있는데 4라운드 동안 코스를 잘 걸어 다닐 자신은 없다”며 웃었다. 그는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 일주일에 3회 씩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지만 피로 회복 속도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더딜 수밖에 없다. 정신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체력 안배와 회복에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언니의 인생 3라운드 배경은은 올 시즌 대회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경쟁해보고 싶은 후배로 임희정(21)과 박현경(21)을 꼽았다. 2019시즌에 데뷔해 KLPGA투어 3년 차가 된 임희정과 박현경은 각각 투어 통산 3승, 2승을 거두고 있는 떠오르는 스타들이다. 배경은은 “지금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선수와 같은 조로 경기하면서 그 선수와 나의 골프를 비교해 보고 싶다. 내게는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우는 것이 언제나 좋은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투어 복귀 소식을 듣고 많은 후배들이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그 중에는 투어 성적이 좋지 못해 은퇴를 고민 중인 후배들도 있었다. 배경은은 “은퇴를 고민 중인 후배들에게 ‘극한의 어려움이 다가왔을 때가 어쩌면 네가 원하는 결과에 최대한 다가선 순간일 수도 있다. 곧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니 조금만 더 힘내라’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필드로 돌아온 그는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부드러운 언니 골퍼’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을 잘 치는 멋진 선배보다는 좋은 선배 역할도 하고 싶다. 힘든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밥도 많이 사주고,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조언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인생을 4라운드로 봤을 때 자신은 3라운드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3라운드는 최종 4라운드의 반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을 수 있는 라운드다. 배경은은 “은퇴 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필드에서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고 싶다. 인생의 3라운드가 최종 4라운드에서 행복한 결말을 위한 멋진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웨스트브로미치의 경기가 열린 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아디다스의 노란색 축구화를 신은 손흥민(29·토트넘)은 역습이 시작되자 상대 골문을 향해 70m가량을 전력 질주했다.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한 그는 팀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토트넘의 두 번째 골(후반 13분)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빠른 발을 앞세운 돌파가 주 무기인 손흥민은 “내게는 어린 시절부터 사용해 온 아디다스 축구화가 세상에서 가장 편하다”면서 “아디다스 축구화가 스피드와 파괴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소속이었던 2008년부터 축구용품을 후원하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까지 ‘아디제로’ 계열의 축구화를 신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2-4 한국 패)에서 손흥민은 ‘아디제로 f50’을 신고 월드컵 데뷔 골을 터뜨렸다. 초경량(165g)으로 제작된 아디제로 f50은 지지력이 뛰어난 스터드(축구화 밑창의 징)를 사용해 선수가 가속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었다. 손흥민은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아디다스의 ‘엑스18+’를 착용했다. 그는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51분에 약 50m를 질주한 뒤 추가 골을 터뜨렸다. 엑스18+는 드리블을 할 때 공이 끈에 닿아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끈이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손흥민은 “엑스18+는 볼을 터치할 때의 감각이 좋아 미세한 볼 컨트롤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손흥민은 ‘엑스 고스티드’를 사용하고 있다. 엑스18+처럼 끈이 없는 이 축구화는 신발 속이 비치는 반투명 스킨과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스킨이 발을 쫀쫀하게 감싸주는 이 제품은 공기 저항을 줄여 선수의 스피드 향상에 도움을 준다. 순간 최고 스피드가 시속 34.3km(100m 기록 환산 시 10초50)에 달하는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이번 시즌 엑스 고스티드를 신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손흥민은 EPL 득점 공동 2위(13골)를 달리고 있다. 1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6골)와는 3골 차다. 아디다스의 든든한 지원 속에 손흥민은 세계적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10년 15만 유로(약 2억 원)에 불과했던 손흥민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9000만 유로(약 1213억 원)까지 치솟았다. 손흥민은 “기능성과 착화감이 뛰어난 아디다스 축구화는 내가 경기장에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신라호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뉴노멀(새로운 일상) 시대에 맞춰 객실에서 특별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설 연휴 패키지를 내놓았다. 서울신라호텔의 ‘고메 홀리데이 패키지’는 가족, 연인과 함께 객실에서 풍성한 음식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10일부터 13일까지 선보이는 이 패키지는 디럭스 객실 1박 기준(38만 원~71만 원)으로 특별 도시락인 고메 인 룸 세트(2인)와 피크닉백 1개, 와인 1병, 실내 체육시설 및 실내 수영장 입장 혜택(2인)이 제공된다. 고메 인 룸 세트 도시락은 객실에서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호텔 코스요리를 객실에서 맛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안심 찹 스테이크와 구운 랍스터, 전복구이, 오븐에 구운 닭다리살 스테이크, 디저트까지 3단 도시락으로 제공된다. 서울신라호텔에는 ‘북캉스’(독서를 즐기는 바캉스)를 위한 패키지도 마련돼 있다. 호텔 내 도서관인 ‘플라이 북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플라이 미 투 더 북 패키지’다. 300여 권의 책이 준비된 라운지에서 읽고 싶은 책을 5권까지 객실로 대여할 수 있다. 체크아웃 이후에도 도서업체 ‘플라이북’을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이용권이 주어진다. ‘마이 블로섬 패키지’는 서울신라호텔 플라워팀이 체크인 때 제공하는 꽃과 재료로 테이블 위에 놓을 수 있는 꽃 장식을 고객이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영상으로 제공되는 꽃꽂이 튜토리얼을 통해 객실에서 비대면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영상을 통해 꽃 관리에 유용한 팁 등 식물 재배에 관한 정보도 받을 수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낚시 골퍼’ 최호성(48)의 스윙은 ‘골프의 정석’과는 거리가 멀다. 스윙을 할 때 왼쪽 다리를 축으로 오른쪽 다리를 들고 빙그르르 돈다. 이 과정에서 허리가 뒤로 꺾이기도 한다. 스윙 동작이 낚싯대를 잡아채는 동작과 비슷해 ‘낚시 스윙’으로 불린다.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독특한 스윙이 3년여 전부터 국내외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최호성은 유명 인사가 됐다. “사람 얼굴이 모두 다르듯, 골프 스윙도 다 다르다”고 말하는 최호성의 스윙이 정형화된 ‘교과서 스윙’에 억눌려 있던 골퍼들에게 해방감을 안긴 것이다. 전 세계 골프팬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유명 선수들이 최호성의 스윙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는 “최호성의 동작은 놀랍다. 보는 것만으로도 내 허리가 아픈 느낌”이라고 말했다. 비거리를 늘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 낸 ‘세상에 없던 스윙’ 덕분에 최호성은 PGA투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참가해(2019년) 난생처음 미국 땅을 밟기도 했다. 당시 미국 팬들은 최호성을 향해 “가자!”라고 한국말로 외치는 등 열띤 응원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서커스 같은 스윙이지만 최호성의 스윙은 승리를 향한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1973년생으로 소띠인 최호성은 소의 해인 2021년에도 낚시 스윙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최호성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생애 다섯 번째 소의 해가 시작됐다. 나만의 개성을 살려 올해도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개성 넘치는 낚시 골퍼가 되기까지 최호성이 걸어온 길과 미래의 포부를 들어봤다. ●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골프최호성에게 “진짜 낚시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린 시절 집(경북 포항)에서 바다까지의 거리가 30m정도였다. 눈앞에 보이는 게 바다여서 낚시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만해도 프로 골퍼가 돼 낚시 스윙까지 만들어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웃었다. 10대 시절 해녀인 어머니가 성게를 잡아오면 그는 알을 긁어내는 일을 했다.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당시 한 마리에 30원이던 실뱀장어 잡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최호성은 “성게를 열심히 다듬으면서 집중력을 키웠고, 실뱀장어를 잡으면서 최선을 다해 온 힘을 쏟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모님처럼 바다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던 최호성은 포항 수산고 3학년 때 참치 해체 실습을 하다 오른쪽 엄지손가락 첫 마디를 잃어 4급장애 판정을 받았다. 최호성은 “꽁꽁 얼어있는 참치에 장갑이 들러붙는 바람에 손이 전기톱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도 겨울철에 보습이 안 되면 엄지손가락 살이 찢어지고 피가 나 애를 먹을 때가 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최호성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장애 탓에 더는 참치 하역장에서 일할 수 없었고 군 입대도 좌절됐다. 한동안 방황하던 그는 포항제철 기계정비, 광산에서 돌 캐기, 슈퍼마켓 배달, 자판기 관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던 1995년에 ‘숙식 제공’이라는 말에 이끌려 찾아간 안양의 한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최호성은 “당시 골프장 사장님이 모든 직원들이 골프를 할 수 있어야 손님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일과 이후에는 자유롭게 골프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줬다. 덕분에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지금이 아니면 내가 언제 골프채를 잡아보겠나’라는 생각으로 연습을 했는데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가 소의 해였던 1997년에 ‘골프로 어떻게든 성공을 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이 골프공을 치는 모습을 곁눈질로 보거나, 골프 잡지에 있는 스윙 사진을 보며 독학으로 골프를 익힌 그는 1999년에 세미프로에 합격했다. 2001년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르며 두각을 드러냈고, 2004년에 1부 투어(KPGA 코리안 투어)에 입성해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코리안 투어에서 통산 2승을 올린 최호성은 2012년부터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최호성은 골프 선수의 길을 선택했던 과거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호성아! 너무나 대견한 선택을 했다. 네가 그 때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낚시 골퍼에게 월척이란 최호성은 40대에 접어들어 비거리가 줄어들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낚시 스윙’을 개발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졌다. 백스윙을 할 때 20대 골퍼들처럼 팔을 높이 올릴 수가 없었다. 팔 높이를 낮추는 대신 몸의 회전력을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작을 개발했다”고 했다. 동작이 큰 스윙인 만큼 타석이 좁은 실내연습장에서는 옆 사람을 골프채로 칠 위험도 있어 훈련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최호성은 “1년에 25, 26개 대회에 출전한다. 이때마다 넓은 필드에서 집중적으로 스윙 연습을 반복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스윙 스피드와 파워 향상을 위해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는 최호성은 “현재 최대의 힘으로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비거리가 300야드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낚시 스윙이 아닌 일반적인 스윙으로 티샷을 하면 비거리가 어느 정도 나올까. 최호성은 “캐리 거리(공이 날아간 거리)가 7, 8야드 정도 줄어든다. 이 경우 장애물이 있거나 워터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낚시 스윙을 하지 않으면 공이 안 맞는다. 내게는 낚시 스윙이 홀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 무대인 일본 투어 대신 코리안 투어에서 활동했다. 올해는 일본 투어에 복귀할 계획이지만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국인 입국 금지가 계속될 경우에는 지난해처럼 코리안 투어에 나설 생각이다. 지난해 그는 코리안 투어에서 톱10에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다. 최호성은 “코로나19와 부친상 여파 등으로 마음이 싱숭생숭해 대회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호성은 코리안 투어 시드 카테고리 중 ‘상금 순위 70위’ 안에 들어 올해도 대부분의 코리안 투어 대회를 나설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최호성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갤러리들이 골프장을 찾아올 수 있게 되면 더 멋진 플레이로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처럼 PGA투어 대회 초청장을 받는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호성은 “미국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언제나 영광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골프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최호성에게 12년 뒤인 2033년 소의 해에는 어떤 모습의 골퍼가 되어있기를 바라느냐고 물었다. 최호성은 “그 때는 나이가 60세인데…. 급변하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40세에 접어든 뒤 낚시 스윙을 만들어낸 것처럼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환경에 맞춰 변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호성의 애창곡은 가수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다. 정석 스윙이 아니라는 혹평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스윙으로 골프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자신의 골프 인생이 노랫말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가고 싶은 길이 있어.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 뿐이야. 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낚시 골퍼 최호성은 많은 팬들 앞에서 힘차게 자신만의 스윙을 하는 모든 순간에 월척을 낚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낀다. 그는 “내 실력과 기량이 뒷받침되는 한 계속해서 필드를 누비면서 나만의 골프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하이트진로가 주류 캐릭터숍인 ‘두껍상회’ 2호점을 열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8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가게를 열어 70일간 누적 방문객 1만여 명을 돌파한 두껍상회의 2호점을 18일 부산진구 전포동에 개점했다”면서 “다양한 굿즈(기획 상품) 판매로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두껍상회의 인기를 전국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두껍상회에서는 진로 소주의 캐릭터인 두꺼비 굿즈와 판촉물 등 90여 종의 제품을 내놓는다. 서울 지점에서 인기가 많았던 ‘참이슬 백팩’ 등과 함께 하이트진로가 새롭게 선보이는 ‘핑크 두꺼비 한 방울잔’, ‘진로 다이어리’ 등을 판매한다. 부산 두껍상회는 다음 달 28일까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미성년자는 출입할 수 없다.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요일별로 총 6종의 배지를 선착순으로 증정하며 이를 모두 수집한 고객에게는 경품을 준다. 주말에는 인기 굿즈로 구성된 ‘럭키 박스’를 하루 30개 한정으로 판매한다. 설 연휴에는 소띠 고객과 이름에 ‘소’가 들어간 고객을 대상으로 복주머니 100개를 선물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월 27일부터는 대구에 두껍상회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롯데칠성음료는 설 선물로 77년 전통의 청주 ‘백화수복’을 추천한다. ‘오래 살면서 복을 누리라’는 뜻을 지닌 백화수복은 받는 이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마음이 담긴 제품이다. 1945년 선보인 백화수복은 단일 브랜드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청주 생산량을 자랑하는 전북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100% 국산 쌀로 만들며 쌀의 외피를 30% 정도 도정해 쓴다. 저온 발효 공법 및 숙성 방법을 사용해 청주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알코올 도수는 13도. 라벨은 동양적인 붓글씨체를 사용했고, 병목 캡실(병뚜껑을 감싸고 있는 비닐 포장재) 등은 금색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부각했다. 깊은 향과 맛이 일품인 백화수복은 차게 마셔도 좋고, 따뜻하게 데워 마셔도 풍미가 뛰어나 조상에게 올리는 제례용 또는 명절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품 용량은 700mL, 1L, 1.8L 등 3가지. 소비자가격은 일반 소매점 기준으로 700mL는 4900원, 1L는 7100원, 1.8L는 1만1000원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엄선한 쌀로 빚은 청주인 백화수복은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낸 뒤 음복하기 좋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베트남의 영웅’ 박항서 감독(62). 그는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꾸준히 진행 중인 사회 공헌 활동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2018년)과 동남아시아경기(2019년) 우승 등 사령탑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박 감독은 베트남 아이들을 돕는 그라운드 밖 선행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휴식을 위해 지난해 12월 귀국한 박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축구 대표팀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이라며 “마찬가지로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기브 어 드림(GIVE A DREAM)’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베트남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공과 골대 등 장비를 지원했다. 베트남 북부 하장시 등에서 네 차례 열린 행사에서 박 감독은 축구 클리닉을 통해 ‘원 포인트 레슨’도 했다. 그는 “재능이 있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축구 클리닉 등 오프라인 행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박 감독은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트남 아이들을 돕는 동시에 베트남 내 유통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파파 박 세이브 칠드런(Papa Park Saves Children)’ 프로젝트를 지난해 12월 착수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현지 유통업체와 연계해 베트남에 소개하고 여기서 발생한 판매 대금의 5%를 베트남 심장병 환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방안을 고민했다”며 “내게 많은 사랑을 준 베트남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으면서 조국인 대한민국의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베트남 하노이의 빈컴 센터에서는 1차 프로젝트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한 강원도 중소기업들의 상품(마스크, 건강보조식품 등)이 판매됐다. 박 감독은 식품을 시식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며 상품을 홍보했다. 1차 프로젝트 상품은 행사 이후에도 하노이강원도상품관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선희 강원도유통업협회장(56)은 “박 감독님이 베트남에서 구축한 좋은 이미지가 우리 기업들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추가 참여를 원하는 기업과 지자체 관계자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출범식 당일 판매 수익의 5%와 개인 기부금을 합친 5억 동(약 2400만 원)을 베트남 국영방송 VTV가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심장병 환자의 수술비로 사용된다. 박 감독은 “출범식을 VTV에서 촬영하는 등 성황리에 행사가 완료됐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기업과 협력해 베트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달 말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함께 새로운 성공 신화에 도전한다. 올해 베트남은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3월 재개되는 가운데 베트남은 G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차 예선은 각 조(총 8개 조) 1위가 최종예선으로 직행하며, 각조 2위 중 성적 상위 4개국이 최종예선에 합류한다. 박 감독은 11월에는 동남아시아경기, 12월에는 스즈키컵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박 감독은 “내게 많은 사랑을 준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할 일이 두 배로 많아진 새해인 만큼 더 열심히 뛰어보려 합니다.”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62)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힘찬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29일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귀국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등이 열리지 못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굵직한 대회들이 많이 예정돼 있다.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보니 책임감과 부담이 모두 커졌지만 ‘어차피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긍정적으로 이겨내려 한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부터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2세 이하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올해 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노린다. 또한 10년 만의 왕좌 등극을 이뤄낸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2018년)과 60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던 동남아시아(SEA)경기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 아쉬운 2020년과 기대가 큰 2021년 ―코로나19 사태 속에 베트남에서의 생활은 어땠나.“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11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15명) 베트남 프로축구 리그도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되면서 경기장 별로 80% 이상의 관중을 입장시킨 가운데 경기가 열렸다. 덕분에 코치들과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할 수 있었다.”―A매치 등 실전이 적었던 것은 아쉬울 것 같다.“자가격리 문제로 외국팀을 초청하거나, 우리가 해외로 나가 A매치를 치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지난달에 A대표팀과 22세 이하 대표팀의 자선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쌓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자선 경기는 지난해 박 감독이 치른 유일한 공식 경기였다. 이 경기는 지난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트남 이재민을 돕기 위해 성사된 ‘형님과 아우’의 이벤트 대결이었다. 양 팀은 두 차례 경기를 치렀는데 1차전은 A대표팀이 3-2로 승리했고, 2차전은 2-2로 비겼다.―‘형제 대결’의 소득은 무엇이었나.“새로 발탁한 선수들의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올해 많은 대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새 얼굴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자선 경기라 긴장감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동생(22세 이하 대표팀)은 형(A대표팀)을 한번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라는 게 있지 않나. 모두 열심히 뛰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3월 재개되는 가운데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G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차 예선 3경기가 남은 가운데 6월에는 신태용 감독(51)이 이끄는 인도네시아(G조 5위)와의 대결이 예정돼 있다. 2차 예선은 각 조(총 8개 조) 1위가 최종 예선으로 직행하며, 각 조 2위 중 성적 상위 4개국이 추가로 최종 예선에 합류한다. 박 감독은 11월에는 동남아시아(SEA) 경기, 12월에는 스즈키컵을 치른다. ―월드컵 예선에서 베트남은 새 역사에 도전 중이다.“올해 여러 대회가 있지만 우선은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이뤄내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베트남이 아직까지 최종 예선에 진출한 적이 없는데 현재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보니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월드컵 예선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맞붙는데….“신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다. 축구계 선후배지만 그라운드에서는 각자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만나게 된다. 그동안의 친분과 사적인 감정은 잠시 잊고 최선을 다해 경기할 것이다.” ―왕좌를 지켜야 하는 SEA경기와 스즈키컵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과거에는 우리가 도전자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챔피언 자리를 지켜야하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내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열렸어야 할 대회들(월드컵 예선 등)이 올해로 넘어와 할 일이 두 배가 됐지만 최선을 다해 이겨내겠다.” ● 베트남의 ‘파파(아빠)’ 박항서 박 감독은 막내 아들뻘인 선수들을 지도할 때 실수한 선수의 엉덩이를 툭 치거나,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꿀밤’을 때리기도 한다. 90분 경기를 마치고 지친 선수들의 발 마사지를 직접 해주고, 질책보다는 격려로 선수들 사기를 끌어 올린다. 따듯한 ‘파파(아빠) 리더십’으로 베트남을 사로잡은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소시지, 로컬 기업의 광고에 출연하는 등 베트남 한류를 이끌고 있다. 베트남인 부두이 뚱 씨는 “박 감독은 우리의 영웅이다. 승리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선수들을 진정으로 대하는 그를 우리는 ‘파파’라고 부른다”고 말했다.―베트남에서 감독님의 인기는 여전한 것 같다.“인기라는 것은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성적에 따라 언제든지 잊힐 수 있는 것이 감독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금의 인기에 현혹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인기는 한 순간이자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해내야 할 새로운 일에 집중하려 한다.” ―외국인 감독의 성공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일단은 성적과 결과로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외국 감독을 선임하는 이유는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낯선 문화와 언어 속에서도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확고한 원칙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또한 축구협회, 미디어 등과의 관계도 잘 형성해야 한다.” 과거 박 감독은 베트남을 이끄는 자신의 지도 철학에 대해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싸워야 한다” “이건 전쟁이다” 등 강렬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사령탑 자리가 주는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는지.“한국인 코치들과 함께 외식을 나가 담소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국제대회 등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코치들과 골프를 즐기기도 한다.”―핸디캡이 궁금하다.“베트남 골프장의 전장이 긴 편이어서…. 핸디캡은 30이다. (통상 0부터 30까지의 핸디캡 가운데 숫자가 낮을수록 골프 실력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골프를 잘 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코치들하고 운동을 하고 서로 약 올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 후배들과 손흥민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박 감독은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을 보좌해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뤄냈다. 베트남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박 감독을 두고 국내 팬들은 쌀 주산지인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에서 ‘쌀딩크’로 부른다. 한일월드컵 당시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 가운데 지난해 김남일(44)과 설기현(42)이 각각 프로축구 K리그 성남과 경남의 감독으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52)가 울산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박 감독은 과거 K리그 전남과 상주 등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선수들이 이제는 감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선수와 지도자의 능력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선수 시절에 여러 대회에서 겪은 좋은 경험을 잘 살린다면 감독으로서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외의 선진 축구 이론을 많이 배웠다는 것도 젊은 지도자들의 장점이다. 어쩌면 내가 조언을 받아야할 입장일지도 모른다.” ―베테랑 감독님이 ‘초짜 감독’에게 배울 것이 있을까.“젊은 친구들이라 팀 운영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현대 축구의 흐름을 빠르게 읽을 수 있다. 경험에서는 내가 앞설 수 있지만 전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축구에는 후배들이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모두 유능한 지도자들인 만큼 서로 경쟁을 통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도 틈틈이 국내 축구계 소식을 챙겨봤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과의 대화 도중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정상급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슈퍼 소니’ 손흥민(29)의 이야기가 나오면 어깨를 쭉 펴며 덩달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손흥민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손흥민은 우리나라의 보물이다.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통해 그가 골을 넣는 장면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 축구인들도 손흥민의 활약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축구계 선배로서 정말 뿌듯하다.” 박 감독은 이번 달 말 베트남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월드컵 예선 준비에 돌입한다. 박 감독은 베트남 감독직을 1년 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해가 지날 때마다 성과는 추억이 됐고,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그에게는 베트남이 지도자로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종착지다. 박 감독은 “축구감독으로서 베트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겨운 일정이 많은 2021년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극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저는 핵 펀치를 가지고 있는 아웃복서입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처음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아림(26)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출전권을 따낸 그는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핵 펀치’인 드라이버 샷과 ‘아웃복서’처럼 홀을 영리하게 공략할 수 있게 하는 아이언 샷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5cm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는 김아림의 강력한 무기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평균 259.5야드)에 올랐던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한 US여자오픈에서 평균 255.8야드로 4위에 자리했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드라이버를 찾은 것이 장타의 비결이었다. 김아림은 지난해 8월부터 핑골프의 ‘G425 LST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핑골프 관계자는 “관용성과 비거리가 뛰어난 드라이버다. 헤드에 3개의 웨이트 포지션(무게 추 장착 위치)이 갖춰져 있어 구질 변화 기능이 향상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비거리를 좌우하는 요소는 클럽 및 볼의 스피드, 론치앵글(임팩트 직후 공이 날아갈 때의 초기 발사각), 스핀 등이다. 핑골프는 데이터 측정 등 세심한 클럽 피팅으로 비거리 향상을 도왔다. 김아림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102∼105마일(볼 스피드는 시속 150∼153마일)이다. 통상 국내 선수들의 클럽 스피드는 시속 98∼100마일 정도다. 론치앵글이 13∼14도인 김아림은 클럽 피팅과 스윙 교정 등을 통해 지난해 초 2400rpm(분당 회전수)이었던 스핀 양을 지난해 말 2200rpm까지 낮췄다. 핑골프 관계자는 “클럽 스피드가 빠른 선수일수록 론치앵글이 높고 스핀 양이 적어야 공의 체공(滯空) 시간이 길어져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에서 김아림은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69%·공동 5위)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2018년부터 미즈노와 아이언 계약을 맺고 있는 김아림은 “미즈노의 ‘JPX921 투어 아이언’은 효율적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게 하는 나만의 무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격감이 좋고 안정성이 뛰어난 아이언 덕분에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당시 까다로운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김아림은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고 한다. 미즈노 관계자는 “US여자오픈 출국 직전 3개월 만에 클럽 점검을 받으러 온 김아림의 클럽 페이스가 굉장히 많이 닳아 있어 놀랐다. 연습량이 아주 많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여자 선수들의 아이언 사용 기간은 1, 2년 정도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김세영)부터 LPGA투어 신인왕을 휩쓸고 있다. 올해는 김아림이 신인왕 계보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아림은 “LPGA투어는 오랫동안 꿈꿔 왔던 무대다.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고 골프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는 꼭 대한민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노려 보고 싶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 임성재(22·대한통운)는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 남자 골프(7월 29일∼8월 1일 예정)의 출전자는 6월 21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한 나라에서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 이름을 올렸을 때는 최대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 중 최고인 18위로 새해를 출발한 임성재는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상태. 하지만 그는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방심하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올림픽 골프는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열린다. 1929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다소 굴곡진 코스 양쪽으로 큰 나무들이 서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티샷의 정확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대회가 열리는 시기의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임성재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2016, 2017년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동하며 일본 무대가 낯설지 않다. JGTO 우승은 없지만 미국 진출 전이었던 2017년에 상금 랭킹 12위(6244만 엔·약 6억6000만 원)에 오르며 기대주로 떠올랐던 그다. 그는 “2년간의 일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싸움터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바뀌어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년 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 답사를 다녀온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비거리보다는 정확도가 중요한 코스이기 때문에 임성재가 장기인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샷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러 투어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얻은 뛰어난 코스 적응력도 올림픽을 향하는 임성재의 강력한 무기다. 그동안 미국, 한국, 일본 투어 대회(초청 포함)를 뛰었던 임성재는 지난해 12월에는 DP 월드투어챔피언십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해 생애 처음으로 유러피안투어까지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골프 유목민’으로 불리기도 하는 임성재는 “전 세계 투어를 다니다 보면 나라마다 다른 코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 도중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여러 투어에서 얻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이 강점인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처음으로 출전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공동 2위)을 차지했다. 임성재에게 2020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3월 혼다클래식에서 자신의 투어 50번째 경기 만에 PGA투어 첫 승을 거뒀다. 우승 갈증을 풀어낸 상승세를 바탕으로 시즌 한때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임성재는 “기분 좋은 일이 참 많고 부상도 없었던 한 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우승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다클래식 4라운드 베어트랩 15번홀(파3·180야드)의 티샷이 지난해 나의 최고의 샷이었다. 중요한 순간이고 압박감도 심했는데 그것을 잘 극복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다클래식을 치르는 PGA 내셔널챔피언 코스에는 거대한 워터해저드와 변화무쌍한 바람으로 골퍼들의 발목을 잡는 ‘베어트랩’(15∼17번홀)이 있다. 15번홀에서 임성재는 5번 아이언으로 페이드샷을 시도해 공을 핀에서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6번홀 파 세이브로 단독 선두에 나선 그는 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PGA투어가 지난해 12월 30일 선정한 ‘2021년 투어챔피언십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 30명’에서 임성재는 18위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은 대회 직전 페덱스컵 랭킹 30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톱클래스만이 나설 수 있다. PGA투어는 “‘아이언맨(철인)’ 임성재는 이번 시즌에 이미 8개 대회를 소화했다. 혼다클래식(3월) 타이틀 방어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휴식기에도 임성재는 매일 5시간씩 훈련을 하며 샷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막판 흔들렸던 퍼팅을 보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임성재는 그동안 투어 생활을 하며 자신이 얻은 별명 중 ‘스윙 머신’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기계같이 흔들림 없는 스윙을 하자는 내 목표와 딱 맞는 별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덜루스에 집을 구한 것도 경기력과 투어 생활의 안정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자택 구입 전까지 그는 호텔을 전전하며 투어에 참가했다. 임성재의 자택은 덜루스 TPC 슈거로프 안에 있다. TPC 슈거로프는 과거 PGA투어 AT&T 클래식을 개최한 코스 등이 포함된 골프장이다. 집에서 코스와 연습장이 가까워 훈련하기 편한 게 장점이다. 또한 한인 타운까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재는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가 생겨서 좋다. 집을 마련한 이후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는 4월에 열린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연기돼 11월에 개최됐다. 임성재로서는 5개월 만에 준우승의 한을 풀 기회가 생긴 셈이다. 총 84명의 출전자에게 올해 마스터스 초청장이 발송된 가운데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가 유일하게 참가한다. 임성재는 “지난해 마스터스 준우승 등 좋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이제는 골프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 올해도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두 번째 PGA투어 우승도 달성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좋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7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에서 열리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새해 일정을 시작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 조금은 수줍어했던 손흥민이 이제는 라커룸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축이 된 손흥민의 성공 비결로 친화력을 꼽았다. 유머와 밝은 에너지로 동료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팀에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 손흥민은 언어 장벽부터 허물었다. 독일(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뛸 때 학원 수업 외에 TV 애니메이션 ‘스펀지밥’을 보며 독일어를 익혔던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후에도 통역을 두지 않고 과외를 받으며 영어를 배웠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적극 소통하며 다양한 핸드셰이크 세리머니(손바닥과 손등을 부딪친 뒤 춤 동작을 하는 것)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던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세르주 오리에(코트디부아르)는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해 재밌다. 루카스 모라(브라질)는 항상 유쾌하다”고 말했다. 왁스로 앞머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벨기에)를 두고는 “비가 와도 머릿결에 흔들림이 없다. 그가 30분 동안 머리 손질을 하는 것도 봤다”며 웃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종종 크리켓을 하기 위해 모임을 가진다. 손흥민도 초대를 받지만 규칙을 잘 몰라서 참석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간혹 참석했을 때는 응원단 역할을 한다. 그는 “동료들이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럴 땐 나도 같이 어우러져 세리머니를 즐긴다”고 말했다. 자신이 ‘스마일 보이’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동료들 때문이라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좋은 팀원들과 축구를 하는 것이 즐겁다. 늘 웃는 모습으로 팀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에게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자신만의 골 세리머니가 생겼다는 것이다. 골망을 흔든 그는 두 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네모 모양을 만든 뒤 사진을 찍는 동작을 한다. 그는 최근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이 ‘카메라 세리머니’에 대해 “좋은 기억을 사진처럼 찍어 놓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시원한 골과 발랄한 세리머니는 국내에서 밤잠을 설치며 그를 응원한 팬들이 잠시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잊게 하는 활력소였다. 새벽 생중계로 손흥민의 골을 본 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출근길은 피곤할지 몰라도 손흥민 경기를 생방송으로 끝까지 본 내가 승자다.” 물오른 득점력을 앞세워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도 우직한 소처럼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 등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신년 인사를 전했다. 올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0골(현재 64골·이하 30일 현재)을 돌파했고, ‘차붐’ 차범근(67)을 넘어 아시아 선수 첫 유럽 빅리그 통산 100골 고지(정규리그 기준·현재 105골)를 밟았다. 또한 ‘73m 질주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슈카시상’까지 한국 선수 최초로 받았다. 2월 애스턴빌라전에서 오른팔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지만 빠르게 회복한 그는 코로나19로 EPL이 중단되자 4월 해병대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쳤다. EPL 복귀 후 향상된 경기력을 선보인 손흥민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9000만 유로(약 1204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 세계 축구 선수 중 공동 13위다. EPL 2020∼2021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손흥민은 EPL 15경기 11골(시즌 23경기 14골)로 득점 공동 2위다. 1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3골)와는 2골 차.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가장 좋은 득점력(EPL 경기당 0.7골, 시즌 경기당 0.6골)을 보이고 있는 그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새해엔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다. 프로에서의 첫 우승에도 도전한다. 한때 EPL 선두였던 토트넘(승점 26)은 최근 주춤하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위 리버풀(승점 32)과의 승점 차가 크지 않고 23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불가능한 것은 없다. 절대 강자가 없고 매 경기가 뜨거운 곳이 EPL인 만큼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 멋지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리그컵에서는 4강,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는 32강에 진출해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KT가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펼치며 SK전 4연패를 탈출했다. KT는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통신사 라이벌 SK와의 방문경기에서 91-86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현대모비스, 전자랜드와 공동 5위였던 KT는 단독 5위(12승 11패)가 됐다. 3연패에 빠진 SK는 8위(11승 14패)에 머물렀다. 3쿼터까지 KT는 SK에 67-80으로 밀렸다. SK 외국인 선수 닉 미네라스(33득점)에게 2쿼터에만 2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쿼터에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점수 차를 좁혀 나간 끝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KT는 경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허훈(사진)의 골밑슛으로 87-85로 역전했다. 이후 박준영과 허훈이 2점씩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허훈(14득점 5도움)과 브랜든 브라운(20득점 12리바운드) 등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꼭 이기자고 다짐했던 경기였다. 힘든 상황 끝에 역전으로 마무리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삼성은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최하위(10위) DB와의 방문경기에서 73-72로 이겼다. 1점 지고 있던 경기 종료 1초 전에 아이제아 힉스(15득점 6리바운드)가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역전을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삼성은 4위(13승 11패)를 유지했다. 전자랜드는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KGC를 78-73으로 꺾었다. 전자랜드 가드 김낙현은 팀 내 최다인 15득점에 6개의 도움을 배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6위(13승 12패)에 위치했다. 경기 전 단독 2위였던 KGC는 이날 패배로 오리온과 공동 2위(14승 10패)가 됐다. 고열 증세를 보였던 KGC 변준형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은 ‘월드클래스(World Class·세계적 선수)’인가. 최근 축구 종가 영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을 둘러싼 논쟁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으로 불리기에 충분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2위(11골·27일 현재)인 그는 시즌 14골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10골)보다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그가 월드클래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칭찬에도 손흥민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경기장에서 더 많은 것을 이뤄내야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춘다. 어느새 겸손이 트레이드마크가 됐기에 7일 아스널전(2-0·토트넘 승)에서 환상적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넣은 뒤 “오늘은 겸손할 수가 없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이색(?) 발언이 화제가 될 정도. 손흥민에게 겸손의 미덕을 가르친 사람은 그의 축구 스승인 아버지 손웅정 씨(54)다. 2년 전 손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흥민이는 절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흥민이한테 강조하는 게 겸손이다. 젊은 시절 하늘이 주신 기적 같은 기회인 만큼 살얼음판 걷듯 집중해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동료부터 치켜세웠다. 이번 시즌 EPL 12골을 합작 중인 팀 동료 해리 케인과의 궁합에 대해 “케인이 잘해서 그렇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그와 함께 뛰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두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벤치에 있거나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도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손흥민의 시장 가치와 손흥민으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 등을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9885억 원으로 추산된다. ‘스포츠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사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한국인으로서 EPL에서 뛰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니다. 나보다 방탄소년단(BTS)이 더 유명하다. 나도 그들의 팬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겸손은 말로만 그치지 않기에 더욱 빛난다.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는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며,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개인 훈련을 반복한다. 이런 모습은 영국에서도 모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365’의 평가다. “뛰어나고 겸손한 손흥민은 축구에만 전념해 축구 외적으로는 구설에 오르지 않는 선수다. 모두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정윤철 스포츠부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이 한국 선수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손흥민은 18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온라인 시상식으로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푸슈카시상은 FIFA가 2009년부터 매년 후보 선정 기간(올해 기준은 2019년 7월∼2020년 10월)에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터뜨린 ‘73m 질주 원더골’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손흥민은 팬 투표(11점)와 전문가 투표(13점)를 합쳐 총점 24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모하맛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번리전에서 손흥민은 12초 동안 73.152m를 질주해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로 2019∼2020 EPL 최고의 골 등을 휩쓴 데 이어 최고 권위의 푸슈카시상까지 거머쥐었다. FIFA는 “손흥민이 선사한 짜릿한 12초였다. 파워와 끈기를 모두 보여준 이 골로 토트넘 팬들은 한국인 스타와 사랑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EPL 블랙번 등에서 뛰었던 크리스 서턴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질주를 연상케 하는 멋진 골”이라고 극찬했다. 영국 런던에서 가족과 함께 시상식을 지켜본 손흥민은 시상식 진행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 진영에서 공을 잡은 뒤 마땅히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드리블을 했는데 상대 골문까지 갔다. 놀랍고 아름다운 골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주 특별한 밤이다. 오늘의 기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흥민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던 얀 페르통언(현 벤피카)은 이날 불쑥 손흥민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골을 도운) 내게 문자메시지도 보내지 않느냐”며 농담을 던진 페르통언을 보고 활짝 웃은 손흥민은 “네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시즌 EPL 득점 공동 선두(11골) 손흥민은 푸슈카시상 수상으로 몸값(예상 이적료)이 더욱 치솟게 됐다. 18일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번 달 예상 이적료는 9000만 유로(약 1212억 원)로 10월(7500만 유로·약 1009억 원)에 비해 200억 원 이상 올랐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시즌 프로축구 전북의 K리그1(1부) 사상 첫 4연패를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손준호(28)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상대 공격수들을 악착같이 쫓아다니며 마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화끈한 골로 승리의 주역이 되는 공격수에 비해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올해 그의 공격 포인트는 7개(2골 5도움)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손준호가 쟁쟁한 공격수들을 제치고 ‘최고의 별’이 된 배경에는 국내 축구계에 확산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활동량 데이터 측정과 고도화된 영상 분석 기술이 있다. 이를 통해 손준호처럼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들의 주목받지 못했던 활약상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부지런히 뛰는 살림꾼”이라는 감독의 평가로나 위안을 받았지만 이제는 객관적 수치로 가치를 입증한다. 손준호는 15일 동료 선수들이 직접 뽑은 동아스포츠대상 프로축구 부문 수상자가 되며 자신의 남다른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시즌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 ‘핏투게더’의 후원을 받아 선수들이 뛴 거리와 속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K리그1은 8개 구단이 연맹이 제공한 핏투게더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 중이다(나머지 4개 구단은 타사 제품 사용). 이 장비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손준호는 경기당 평균 11.088km로 가장 많이 뛴 선수 1위에 올랐다. 전체 평균은 10.211km였다. 이러한 데이터 측정을 위해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스포츠 브래지어와 비슷한 기어를 착용한다. 기어의 뒷부분 포켓(목덜미 아래)에 무게 50g의 측정 장비인 ‘오코치 셀(OhCoach Cell·가로 45mm, 세로 76mm, 높이 18mm)’이 들어간다. 이 장비를 활용 중인 전북 관계자는 “선수들이 처음에는 착용을 어색해했지만 지금은 적응을 마쳤다. 장비 무게도 가벼워 움직임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핏투게더 관계자에 따르면 오코치 셀에는 포지션 센서와 모션 센서가 장착돼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인 포지션 센서는 3개의 위성과 통신하면서 움직임을 감지한다. 이 센서를 통해 선수들이 뛴 거리, 시간, 속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모션 센서는 선수들의 움직임 방향과 가속도, 급제동 등의 정보를 파악한다. 핏투게더 관계자는 “오코치 셀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120∼130개 정도가 된다. 내년에는 심박수 측정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속도와 관련된 측정 지표를 통해 올 시즌 가장 많은 스프린트(선수가 0.6초 이상의 시간 동안 시속 25.2km 이상을 유지하며 달린 것) 횟수와 거리 1위 선수도 선정했다. 결과는 두 부문 모두 K리그1 울산의 ‘날쌘돌이’ 김인성(31)이 이름을 올렸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능력이 탁월한 김인성은 경기당 평균 14.9회의 스프린트 횟수를 기록했고, 평균 스프린트 거리는 229.94m였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활동량 측정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선수들이 무리하지 않도록 훈련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국내 연령별 국가대표팀의 한 코치는 “반복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의 경기당 평균 스프린트 횟수 등 활동량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평균 데이터와 경기를 치른 뒤의 활동량 데이터를 비교하는데 평균치보다 많이 뛰었을 경우에는 다음 날 훈련량을 줄여 부상 위험을 막는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외에 영상 분석 기술도 데이터 축구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축구 영상·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은 3대의 무인 카메라가 경기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분석을 한다. 올해 K리그1의 경우 경기당 6명의 분석관이 플레이 지표들을 실시간 분석했다. 한 시즌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MVP 손준호는 그라운드 볼 경합 성공(75회), 공격 차단(171회)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프로일레븐 관계자는 “실시간 분석을 통해 전반전이 끝난 후 각종 데이터와 영상 등이 팀에 제공되기 때문에 하프타임 때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전술적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어 정보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은 ‘역습 괴물’이다. 손흥민과 스테번 베르흐베인의 스피드는 엄청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인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은 발 빠른 공격수들을 앞세운 토트넘의 위협적 역습을 괴물(Monster)이라는 표현으로 극찬했다. 토트넘의 빠른 공수 전환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클로프 감독에게 한 방을 먹인 선수는 ‘슈퍼 소니’ 손흥민(28)이었다. 토트넘과 리버풀의 2020∼2021시즌 EPL 경기가 열린 1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 0-1로 지고 있던 방문 팀 토트넘은 전반 33분 반격에 나섰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손으로 건넨 공을 받은 미드필더 조바니 로셀소가 드리블 돌파를 한 뒤 상대 수비 뒤로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침투 패스를 했다. 공을 받아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한 손흥민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요리스의 패스부터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기까지 84m를 이동하는 동안 약 10초밖에 걸리지 않은 빠른 역습이었다. 로셀소의 패스를 받을 때 손흥민의 위치에 대한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날 자신의 유일한 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원샷 원킬’을 보여준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리버풀의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헤더로 결승골을 내줘 1-2로 졌다. 수비 가담도 뛰어난 손흥민이 후반 42분 교체 아웃된 뒤 3분 만의 실점이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25(7승 4무 2패)가 돼 선두에서 2위(17일 현재)로 내려앉았다. EPL 안방 66경기 무패 행진(55승 11무)을 이어간 리버풀은 승점 28(8승 4무 1패)로 선두가 됐다. 리버풀을 상대로 3년 2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리그 11골(시즌 14골)로 이날 리버풀의 선제골을 넣은 무함마드 살라흐,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과 득점 공동 선두가 됐다.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정규리그와 유럽클럽대항전 등에서 99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은 20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간) 레스터시티와의 EPL 경기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 골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득점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골로 연결시키는 ‘킬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EPL 득점 톱5 가운데 그는 가장 적은 슈팅 수(23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 공동 선두 살라흐와 캘버트루인은 각각 슈팅 45, 40개를 시도했다. 유효 슈팅(14개) 대비 득점 확률(79%)도 득점 톱5 가운데 1위다. 미국 CBS스포츠는 “손흥민은 현재 최고의 골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다. 그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는다면 득점 성공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8년 7월. 박세리(43)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갔다. 햇볕에 까맣게 탄 다리와 대비되는 하얀 맨발은 그동안의 고된 훈련을 보여주는 듯했다.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정상에 선 그는 외환위기를 겪던 국민들에게 활력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2020년 12월. 이번에는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김아림(25)이 하얀 마스크와 함께 주목받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의 낭보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내 플레이가 희망과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15일 미국 휴스턴의 챔피언스GC(파71)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세계 1위 고진영과 에이미 올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0억9300만 원). 활기찬 어퍼컷 세리머니와 발랄한 ‘배꼽 인사’로 유명한 ‘명랑 골퍼’ 김아림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에 오른 장타자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평균 255.8야드(4위)의 비거리와 정확한 아이언 샷(그린 적중률 69%·공동 5위)을 바탕으로 이 대회 첫 출전에 우승을 달성한 5번째 ‘신데렐라’가 됐다. 김아림의 아이언 계약사인 미즈노 관계자는 “출국 직전 김아림이 3개월 만에 클럽 점검을 받으러 왔는데 클럽 페이스가 굉장히 많이 닳아 있어 놀랐다. 연습량이 굉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는 이 대회에서만 10명의 선수가 11번 우승을 합작하는 강세를 유지했다. 박성현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골프 선수들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김아림은 2018년 KLPGA투어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그 무대가 박세리가 주최한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때 박세리에게 트로피를 받았다. 그랬던 김아림은 이날 우승 후 US여자오픈 트로피에 새겨진 박세리, 박인비(2회 우승) 등 역대 우승자 이름 옆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뒤 “영광스럽고 신기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TV 해설가로 대회를 중계한 박세리는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김아림이 1∼4라운드 내내 마스크를 쓰고 경기한 것도 화제가 됐다. LPGA투어에서 흔치 않은 모습에 해외 언론은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마스크를 쓴 김아림이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아림은 4명만이 언더파 스코어로 마치는 난관에도 코스 안팎에서 늘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6개월 연기된 이 대회 챔피언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김아림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예선이 열리지 않아 출전 자격이 세계 랭킹 50위에서 75위로 확대됐다. 김아림은 이 덕을 봤다. 기준일이었던 3월 16일 김아림의 랭킹은 70위였다. 개막 직전 94위였던 김아림은 역대 최저 랭킹 우승자가 되며 순위를 30위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국내 투어 우승이 없었지만 처음 열린 12월의 US여자오픈에서 화려한 피날레의 주인공이 된 김아림은 “최종일에는 무조건 핀을 보고 쏘자며 공격적 운영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 동행해 딸이 좋아하는 한식을 매일 챙겨준 어머니 김호신 씨(53)의 역할도 컸다. 김아림은 “엄마표 뭇국과 잡채, 된장찌개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경기 뒤 그는 한국에서 밤새 응원한 아버지 김종섭 씨(55)와 주최 측이 마련한 모니터를 통해 대화했다. “내가 짱이지? 날았어”라며 즐거워한 그는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빠, 미안”이라며 도중에 자리를 떴다. 딸이 끝까지 듣지 못한 아버지 말은 이랬다. “박세리 프로처럼 힘든 시기에 힘을 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네가 그걸 해내 자랑스럽다.”김아림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세운 기록―첫 출전에서 우승한 역대 다섯 번째 선수―10번째 LPGA투어 비회원 메이저 챔피언―대회 최종일 최다 타수(5타 차) 역전 타이―최저 세계 랭킹(94위) 대회 우승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US여자오픈 정상 등극의 비결은 강한 뒷심이었다.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에게 5타 뒤진 공동 9위(1오버파)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아림은 전반에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들어 10, 11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아림은 “13번홀에서 처음 리더보드를 보고 선두와의 격차를 확인했다. ‘조금 더 집중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선두 에이미 올슨(2언더파)에게 2타 뒤진 상황이었다. 대역전극은 16번홀(파3)에서 시작됐다. 맞바람이 부는 가운데 5번 아이언 티샷으로 공을 핀에서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았다. 올슨을 1타 차로 추격한 그는 17번홀(파4)에서는 8번 아이언 세컨드샷을 1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가 됐다. 상승세로 18번홀(파4)에 돌입한 그는 3m짜리 내리막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에 올랐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막판 3연속 버디 마무리를 자축했다. 마지막 조 올슨보다 30분가량 먼저 대회를 마치고 대기하던 김아림은 2타 뒤진 올슨이 18번홀 이글에 실패하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그 순간 지난해 우승자 이정은 등이 ‘샴페인 세례’로 축하했다. 대회 최종일 최다 타수 역전 타이 기록도 세웠다. 김아림의 우상인 안니카 소렌스탐은 김아림에게 영상 통화로 “우승을 즐겨라”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아림은 아이처럼 기뻐하며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고 화답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아림은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16일 귀국 후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그는 “미국 진출은 충분히 생각해야 할 문제다. 가족들과 함께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