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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인간 사냥’을 시작했다. 탈레반은 미리 작성해 둔 ‘블랙리스트’를 기반으로 아프간 전역에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협력자, 아프간 정부 군경, 비판적 언론인 등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색출하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은 20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위해 일했던 사람도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뒤에서는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보복에 혈안이 돼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6년 넘게 일해 탈레반에 체포될 위험에 놓인 아지지 씨는 18일 “최근 이틀 사이 탈레반에 살해된 통역사를 적어도 5명 알고 있다”면서 “내 차례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탈레반은 나를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아지지 씨는 국제난민프로젝트(IRAP)가 이날 미 국무부에 대신 제출한 ‘전시(戰時) 미국 지지자를 위한 긴급 보호 청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탈레반은 18일 점령지의 60대 지방경찰청장을 잔혹하게 처형하기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중서부 헤라트 인근 바기스 지역의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지방경찰청장이 이날 처형됐다. 19일 탈레반 네트워크를 통해 유포된 영상에는 아차크자이가 손목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채 무릎을 꿇고 있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탈레반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가족도 살해됐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자사 소속 현지인 기자를 잡으려고 집에 들이닥친 탈레반이 기자의 가족 한 명을 죽였다고 19일 보도했다. DW는 “탈레반이 아무 거리낌 없이 ‘표적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레반의 보복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은 19일 유엔 기밀 문건을 인용해 탈레반이 카불 등 아프간 주요 도시를 점령하기 전부터 조사를 시작해 서방 국가 협력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엔에 위험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는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RHIPTO)가 작성한 이 문건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카불 등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색출하고 있다. 탈레반은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문건은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서 대테러 분야에서 일했던 이들에게 ‘아는 것을 다 털어놓으라’는 취지의 편지를 보내면서 “그러지 않으면 가족이 대신 체포되고 너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협력자 색출을 위해 끄나풀도 곳곳에 심고 있다. 유엔 문건은 탈레반이 정보원을 신속히 모집하고 있고, 모스크(이슬람 사원) 및 브로커와 접촉해 블랙리스트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유엔 문건을 담당한 RHIPTO 소속 크리스티안 넬레만 박사는 BBC에 “탈레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처형될 위험에 놓였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가 사실상 ‘데스 노트’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보복 표적이 된 이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카불 공항이지만 탈레반이 사실상 봉쇄했고, 가는 길도 무장 탈레반 대원들의 검문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뉴질랜드군 통역사로 일한 노우로즈 알리 씨는 “검문소는 어디에나 있고, 순찰대가 계속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닌다”며 “외국군과 하루를 일했든 10년을 일했든 탈레반은 가리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외국군 기지에서 목격됐다는 것뿐”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아프간 독립기념일인 19일을 기점으로 반(反)탈레반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현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카불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와 행진이 이어졌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아프간 만세” “‘폭력이 탈레반이 말한 평화냐” 등을 외쳤다. 19일은 1919년 아프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날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대상으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본격화하고 있다. 델타 변이 등 전파력이 높은 각종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백신 접종 선진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이 뚜렷한 탓이다. 하지만 대다수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이 여전히 백신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선진국들이 부스터샷까지 계획하고 나서면서 백신 양극화가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많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담당 이사는 18일 “부스터샷은 이미 여러 벌의 ‘추가 구명조끼(extra lifejackets)’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여분의 구명조끼를 나눠주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을 단 하나의 구명조끼 없이 익사하게 내버려둘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선진국의 백신 독식을 질타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7일까지 세계 인구의 31.7%가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다. 뒤집어 말하면 세계인 10명 중 약 7명은 아직 백신을 한 번도 맞지 못했다는 뜻이다. 선진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코로나19 종식은 더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부 국가가 부스터샷으로 집단 면역을 달성해도 저개발국의 백신 접종이 더디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전염병 대유행 또한 국경을 넘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부스터샷 속속 시작 부스터샷(booster shot)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백신의 예방 효과를 다시 늘리기 위해 접종 완료 후 추가로 맞는 모든 백신을 의미한다. 부스터샷 논의는 올해 초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2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CBS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퇴치되지 않는 한 앞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일찌감치 부스터샷을 예고했다. 면역 취약층은 1, 2차 접종만으로는 백신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한 데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역시 기존 백신의 보호막을 피해 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변이 바이러스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부스터샷 접종이 본격화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고 이후 접종 대상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부스터샷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60세 이상 면역력 취약계층이 대상이었는데 지난달 30일 ‘2회 차 접종 5개월이 지난 60세 이상’으로 넓혔다. 이달 13일부터는 50세 이상 접종을 시작했고, 19일부터는 40세 이상 성인과 교사로도 확대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6일 기준 이스라엘의 부스터샷 접종자는 약 105만 명으로 전체 인구 930만 명의 약 11%에 달한다.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률이 아직 한 자릿수인 나라가 적지 않은데 부스터샷 접종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만큼 접종 속도가 빠른 이유로 14일부터 적용된 ‘24시간 주 7일’ 체제가 꼽힌다. 이스라엘은 병원이 열리지 않는 밤과 새벽 시간에도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는 이동 차량을 전국 곳곳에 속속 설치하면서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도 부스터샷을 결정했다. 18일 미국 보건복지부 등은 “다음 달 20일부터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부스터샷의 1차 대상자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지 8개월이 지난 18세 이상 성인 1억5500만 명이다. 접종에는 대상자가 1, 2차에 맞은 백신과 같은 종류의 백신이 쓰인다. 독일은 다음 달 1일부터 면역 취약층, 고령층, 요양시설 거주자, 아스트라제네카 및 얀센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 쓰인다. 프랑스 역시 다음 달 15일부터 올해 1, 2월 백신 접종자 중 면역 취약층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맞게 한다. 종류는 미정이나 화이자가 유력하다. 영국은 다음 달 6일부터 면역 취약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한다. 영국은 교차 접종이 면역 반응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에 접종했던 자국산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화이자를 부스터샷 백신으로 선택했다.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할지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르면 10월, 늦어도 내년에 부스터샷을 진행한다. 백신 접종 업무를 담당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19일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의료진 등이 2차 접종을 마치고 8개월 후에 부스터샷을 맞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월 접종을 끝낸 의료 종사자는 10월에 접종 후 8개월이 된다. 후생노동성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지만 필요하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연내 부스터샷 가능성을 거론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은 정부가 내년 2월 말까지로 예정된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 기간을 연장해 3차 접종 또한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화이자, 모더나와 각각 1억2000만 회분, 5000만 회분의 부스터샷용 백신 추가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터키 등 중국산 백신의 낮은 효능에 고민하는 일부 국가 역시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맞는 3, 4차 접종을 시작했다. 터키 보건부는 최근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1, 2차 접종한 사람들에게 추가 백신 접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터키는 올 1월부터 접종한 시노백 백신의 코로나19 예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최근 시노백 백신 접종자가 화이자 백신을 2회 추가로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터키의 3, 4차 접종은 시노백 백신의 낮은 효과 때문이어서 부스터샷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높은 예방 효과는 입증여러 연구 결과에서 부스터샷의 효능은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60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자의 코로나19 예방 효능은 86%에 달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화이자 부스터샷을 맞은 60세 이상 14만9144명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37명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2회 접종 완료자 67만5630명 중에서는 1064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당국은 “두 집단 모두 올해 1, 2월 2차 접종을 했고 접종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도 비슷하다”며 신규 감염자 비율에서 부스터샷의 예방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진단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최근 미국 보건당국에 제출한 부스터샷 초기 임상시험 자료 역시 마찬가지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 완료자가 2회 접종 후 8, 9개월이 지난 후 3차 접종을 했을 때 면역 재활성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을 3회 접종한 결과 2회 접종보다 훨씬 많은 항체가 만들어졌다”며 부스터샷이 델타와 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모두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우우르 샤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도 “우리 백신의 3차 접종이 변이 바이러스에 높은 수준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고 했다. 평소 면역 억제제를 투여하는 장기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 보건연구기관 유니버시티헬스네트워크(UHN)는 미국 모더나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장기이식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2차 접종 2개월 후 60명에게는 3차 접종을 하고 나머지 60명에게는 위약만 투여했다. 그 결과 3차 접종자의 55%는 상당한 수준으로 항체가 형성됐는데 위약이 투여된 환자는 그 비율이 18%에 그쳤다. 특히 부스터샷 접종자는 중증 질환 예방을 돕는 T세포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백신 양극화·가격 인상 불가피세계 백신 양극화 속에서 일부 선진국이 백신을 독식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 등 소수 제약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에이즈보건재단(AHF)을 비롯한 미국 시민단체는 17일 뉴욕 맨해튼의 화이자 본부 앞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주요 백신 제조사들이 전염병 대유행 국면에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누워서 죽은 척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염병으로 특정 회사가 폭리를 취하면 안 된다며 “백신 가격을 낮추고 특허와 기술을 공유해 백신 생산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실제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2023년까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이자가 기존 회당 15.5유로(약 2만1300원)였던 백신 가격을 19.5유로(약 2만6700원)로 25.8% 올렸고, 모더나 역시 22.6달러(약 2만6600원)에서 25.5달러(약 3만 원)로 12.8% 높였다고 보도했다. 두 제약사는 자사 백신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얀센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EU와 공급가를 재협상해 가격을 대폭 올렸다. 최근 영국 정부 또한 화이자에 내년 부스터샷을 위한 백신 10억 파운드(약 1조6000억 원)어치를 주문했다. 이번 주문의 백신 가격 역시 이전 계약보다 약 20% 높다. 특히 영국은 EU가 최근 화이자 등과 향후 2년간 쓰일 9억 회분의 백신 계약을 맺으면서 같은 양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조건까지 넣었다는 소식에 조바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이 소수 제약사에 매달리면서 백신 가격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약사 또한 부스터샷 판매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추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화이자는 올해 이미 백신 판매로만 330억 달러(약 38조8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구촌의 ‘백신 빈익빈 부익부’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선임고문은 18일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은 충분하지만 올바른 순서를 통해 제대로 된 장소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수십억 명이 초기 투약을 받지 못했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인구의 5% 미만만 접종했다”며 백신 양극화를 우려했다. 델타 변이가 기존 변이보다 돌파 감염을 더 잘 일으키는 것은 맞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체로 증상이 경미한 만큼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해서라도 전 세계가 부스터샷이 아닌 미접종자의 접종에 합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또한 “백신 불균형 해소를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미뤄 달라. 많은 사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의 부스터샷 접종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할 부분”이라고 선진국에 연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력 없는 그의 말이 ‘대답 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했던 막대한 양의 무기까지 손에 넣었다. 이 중엔 다목적 전술헬기, 탱크, 드론 등 현대식 군사 장비까지 포함돼 있어 앞으로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에 쓰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은 “20년 동안 830억 달러(약 97조 원)를 들여 조직하고 훈련시킨 아프간 정부군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미국이 공급한 화력을 탈레반이 장악했다”며 “미국의 아프간 군사 투자 최종 수혜자가 탈레반이 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항복해 막대한 군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기가 탈레반에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얘기다. 군사 전문 ‘오릭스 블로그’는 탈레반이 올해 6월 이후 이달 14일까지 아프간 정부군의 헬기 16대(미제 다목적 헬기 블랙호크 UH-60A 4대, 경공격헬기 MD-530F 2대 등)와 드론 6대, 탱크 12대, 장갑차 51대, 대공포 8문, 포 61문, 트럭과 차량 1980대를 노획했다고 밝혔다. 목록은 사진 등으로 드러난 것만 집계한 것으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15일 이후 손에 넣은 것은 포함돼 있지 않다. 아프간 정부군이 보유 중이던 항공기 211대(지난달 기준)는 거의 전부가 탈레반에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영상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의 공군 기지에서 정부군 헬기를 탈취하는 장면, 남부 칸다하르의 아프간 공군 격납고에서 블랙호크 헬기를 확보한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탈레반이 북부 도시 쿤두즈에서 중화기와 포가 장착된 차량을 노획하는 영상도 있다. 최근 탈레반은 원래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AK-47 소총 대신 M4 카빈이나 M16 소총 등 미국제 화기를 든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로이터 통신은 “미제 총기는 탄약 수급이 용이해 탈레반이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도 탈레반이 무기를 대량 확보했다고 17일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 군에 제공했던) 국방물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상당량이 탈레반의 손에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미군은 넘어간 무기의 정확한 수량과 상태 등을 확인 중이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은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상황은 9·11테러 전보다 나쁘다”고 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 무기들은 극단주의자와 테러리스트 세력이 팽창하는 연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탈레반은 헬기를 비롯한 현대식 무기 조종사나 정비 기술 인력 등 운용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영국 텔레그래프는 “탈레반은 우호적인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운용하거나, 가족을 위협해 전 아프간 정부군 조종사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탈레반이 미군의 ‘휴대용 신원확인장비(HIIDE)’까지 손에 넣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인터넷 언론 인터셉트는 18일 전·현직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보국의 도움을 받아 장비에서 데이터를 빼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군은 이 장비로 지문, 홍채 등을 스캔해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뿐 아니라 현지 미군 협력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도 사용해 왔다. 장비 자체에도 데이터가 저장될 수 있는 탓에 탈레반이 이 장비를 미군 협력자를 색출해 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금을 탈레반이 빼가지 못하게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은행은 94억 달러(약 11조 원)의 외환을 보유 중이고, 미국 내에도 수십억 달러가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했던 막대한 양의 무기까지 손에 넣었다. 이 중엔 다목적 전술헬기, 탱크, 드론 등 현대식 군사 장비까지 포함돼 있어 앞으로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에 쓰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은 “20년 동안 830억 달러(약 97조 원)를 들여 조직하고 훈련시킨 아프간 정부군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미국이 공급한 화력을 탈레반이 장악했다”며 “미국의 아프간 군사 투자 최종 수혜자가 탈레반이 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항복해 막대한 군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기가 탈레반에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얘기다. 군사 전문 ‘오릭스 블로그’는 탈레반이 올해 6월 이후 이달 14일까지 아프간 정부군의 헬기 16대(미제 다목적 공격헬기 블랙호크 UH-60A 4대, 경공격헬기 MD-530F 2대 등)와 드론 6대, 탱크 12대, 장갑차 51대, 대공포 8문, 포 61문, 트럭과 차량 1980대를 노획했다고 밝혔다. 목록은 사진 등으로 드러난 것만 집계한 것으로,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15일 이후 손에 넣은 것은 포함돼 있지 않다. 아프간 정부군이 보유 중이던 항공기 211대(지난달 기준)는 거의 전부가 탈레반에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영상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의 공군 기지에서 정부군 헬기를 탈취하는 장면, 남부 칸다하르의 아프간 공군 격납고에서 블랙호크 헬기를 확보한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탈레반이 북부 도시 쿤두즈에서 중화기와 포가 장착된 차량을 노획하는 영상도 있다. 최근 탈레반은 원래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AK-47 소총 대신 M4 카빈이나 M16 소총 등 미국제 화기를 든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로이터 통신은 “미제 총기는 탄약 수급이 용이해 탈레반이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도 탈레반이 무기를 대량 확보했다고 17일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 군에 제공했던) 국방물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상당량이 탈레반의 손에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미군은 넘어간 무기의 정확한 수량과 상태 등을 확인 중이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은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상황은 9·11테러 전보다 나쁘다”고 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 무기들은 극단주의자와 테러리스트 세력이 팽창하는 연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탈레반은 헬기를 비롯한 현대식 무기 조종사나 정비 기술 인력 등 운용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영국 텔레그래프는 “탈레반은 우호적인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운용하거나, 가족을 위협해 전 아프간 정부군 조종사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탈레반이 미군의 ‘휴대용 신원확인장비(HIIDE)’까지 손에 넣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인터넷 언론 인터셉트는 18일 전·현직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보국의 도움을 받아 장비에서 데이터를 빼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군은 이 장비로 지문, 홍채 등을 스캔해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뿐 아니라 현지 미군 협력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도 사용해 왔다. 장비 자체에도 데이터가 저장될 수 있는 탓에 탈레반이 이 장비를 미군 협력자를 색출해 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금을 탈레반이 빼가지 못하게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은행은 94억 달러(약 11조 원)의 외환을 보유 중이고, 미국 내에도 수십억 달러가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1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여성 인권 시계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하루 만에 20년 전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암흑시대로 되돌아갔다. 이날 카불의 여성들은 탈레반에 구타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외출을 삼가며 거리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 대신 집 안에 숨어, 교육을 받고 공직에 나가며 사업을 벌였던 삶의 기록들을 처형의 공포 속에 몰래 불태웠다. 카불의 한 여대생은 “탈레반은 이제 내 삶을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노예가 될 것 같다”고 영국 가디언에 토로했다. 아프간 현지 매체 톨로뉴스는 이날 “카불에서 평소 흔하던 여성들의 모임이 사라졌다”며 “공공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희미해졌다”고 전했다. 신체 일부라도 노출된 여성이 등장한 광고는 철거됐다. 총을 든 탈레반 대원들이 검문소를 통제하며 순찰했고 상점과 관공서, 사무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거리에는 음악이 끊겼고 TV에서는 탤런트 선발 프로그램과 해외 연속극, 뉴스 대신 종교 프로그램만 이어졌다. 카불의 여성 정치인은 가택 연금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여성 정치인은 16일 탈레반 조직원들이 집에 들이닥쳐 경호원을 무장해제하고 집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지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과 머무는 호텔 방에 들이닥친 탈레반 대원들에게 폭행당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탈레반이 점령지에서 여성들에게 외출 시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르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탈레반이 한 점령지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시킬 12∼45세 미혼 여성 및 남편을 잃은 여성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집권기의 억압과 폭력이 돌아올 것이라는 공포에 떨고 있다. 탈레반은 당시 거리에서 여성이 신체 일부를 노출하면 마구 폭행하거나 채찍질을 했다. 여학생은 중학교부터 다니지 못하게 했다. 1999년 아프간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여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초등학교에도 9000명에 불과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아프간 명문 카불대에 재학 중인 한 여대생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학생은 이날 탈레반이 카불에 진군하자 고교 졸업증명서를 숨겼다. 그는 “24년간 인생에서 이뤘던 모든 것들을 불태워야 했다”며 “몇 년간 따려고 노력했던 학위도 이제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공무원은 탈레반 대원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인 것을 보고 문을 잠근 뒤 정부에서 일한 것을 드러내는 자료를 전부 불태웠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 아프간에서는 여학생 350만 명이 학교를 다녔고 대학생 중 3분의 1이 여성이었다. 여성 22%가 직업이 있었고 공직자의 20%가 여성이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이 모든 숫자가 다시금 ‘0’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카불의 분위기는 급속히 극도로 보수화되고 있다. 카불의 한 여대생은 “15일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여자를 태웠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한 택시운전사들이 우리를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길거리의 남자들은 우리의 공포를 비웃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부르카를 다시 써라’ ‘오늘이 길거리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며 조롱했다”고 전했다. 이 여대생은 “그들이 탈레반의 편에서 힘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인권운동을 벌였던 이들은 죽음을 예감한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시장인 자리파 가파리 씨(29)는 “탈레반이 찾아와 나를 죽일 테지만, 어디로 가겠나”라고 했다고 영국 아이뉴스가 15일 전했다. 가파리 씨는 2018년 마이단 와르다크주에서 시장이 됐다. 탈레반은 과거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여성 인사들을 살해하겠다고 되풀이해 밝힌 바 있다. 탈레반 대변인은 15일 “여성도 히잡(스카프의 일종)만 쓴다면 교육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탈레반은 또 “모두에게 사면령을 선포했으니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며 “탈레반은 여성이 희생자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샤리아법에 따라 그들은 정부 구성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탈레반 통제 지역에서 사춘기가 지난 여학생이 학교에 다니도록 허용하는 사례는 극소수였다. 탈레반이 장악한 농촌지역 두 곳에서만 여학생 6000명이 학교에서 쫓겨났다.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던 카불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은 16일 오후 11시경 운영을 재개했다고 미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공항 관제 업무를 미국이 맡고 있으며, 공항에 머무는 사람들의 안전이 유지되는 한 되도록 많은 사람을 아프간에서 데리고 나오겠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공군(U.S.AIR FORCE)’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C-17 수송기가 이륙 중인 가운데 미처 타지 못한 사람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체 외벽에 매달렸다. ‘혹시라도 비행기가 멈추고 사람을 더 태우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수백 명이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 앞쪽과 옆쪽에서 나란히 달렸다. 미군 아파치 헬기는 이들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활주로로 급강하했다. 15, 16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속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모습은 탈레반이 점령한 수도를 탈출하려는 이들이 끝없이 밀려들며 지옥도를 방불케 했다. 고함과 비명, 총성이 가득한 어둑한 공항을 아이를 둘러멘 어머니와 아내를 감싸 안은 남편이 뛰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절망과 슬픔과 공포의 현장”이라고 했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후 아프간을 탈출했거나 시도하고 있는 사람이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륙한 비행기에서 물체 2개가 떨어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주민들이 건물 옥상에 놓인 시신을 수습하는 영상도 트위터를 통해 올라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6일 “아프간 피란민 3명이 미 군용기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했다. 앞서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에 매달린 사람들이 추락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엔 종일 총성이 들렸다고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트위터에는 “1975년 남베트남 패망 당시 미군이 사이공을 떠날 때 벌어진 ‘필사의 탈출’ 모습과 꼭 같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공항과 달리 시민들이 빠져나간 카불 도심은 유령도시가 됐다고 BBC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대사관 직원을 대피시키는 가운데 혼란 속에서 5명이 사망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16일 전했다. 미 관리는 “미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을 철수시킬 예정이던 군용기에 억지로 타려는 사람들을 막는 과정에서 미군이 공중에 발포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이들이 총에 맞았는지, 군중에게 깔려 죽었는지 확실치 않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적어도 3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방부는 16일 국경을 넘은 아프간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간 군용기가 불법적으로 영공을 침범했다고 했다. 탑승 인원과 생존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의 점령을 피해 군용기를 몰고 타국으로 탈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방 각국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 공관을 폐쇄하고 인력을 철수시키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공관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러시아는 일찍부터 탈레반과 공식 교섭한 나라 중 하나다. 2018년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평화협상을 처음으로 주선하기도 했다. 탈레반이 이슬람국가(IS)보다는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미르 카불로프 아프간 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는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 더 위험한 지하드(성전) 단체를 소탕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탈레반은 최근 중앙아시아를 넘보지 않겠다고 러시아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아프간에서 여전히 상당한 수의 대원을 유지하고 있는 IS는 미군 철수 뒤 아프간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로 세 확대를 노릴 수 있다. 러시아는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에 IS나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가 흘러드는 것을 탈레반을 통해 억제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탈레반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이 떠난 아프간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전문가인 아르카디 두브노프는 “아프간 상황으로 잠재적 위험에 놓인 중앙아시아 국가에 러시아는 자신들만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소련은 아프간 공산정권과 무장 게릴라 무자헤딘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1979년 아프간을 침공했다가 무자헤딘에 패해 1989년 철수한 바 있다. 중국은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것과 관련해 아프간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자국이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아프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는데 우리는 아프간 인민의 염원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중국은 아프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관은 정상 운영 중이며 대사 등 외교관들도 자리를 지키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 톈진(天津)에서 탈레반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면담을 가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국 공군(U.S. AIR FORCE)’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C-17 수송기가 이륙 중인 가운데 미처 타지 못한 사람들이 동체 외벽에 매달렸다. ‘혹시라도 비행기가 멈추고 사람을 더 태우지 않을까’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수백 명이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 앞쪽과 옆쪽에서 나란히 달렸다. 미군 아파치 헬기는 이들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활주로로 급강하했다. 15, 16일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속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모습은 탈레반이 점령한 수도를 탈출하려는 이들이 끝없이 밀려들며 지옥도를 방불케했다. 고함과 비명, 총성이 가득한 어둑한 공항을 아이를 들쳐 멘 어머니와 아내를 감싸 안은 남편이 뛰었다. 수천 명이 이리 저리 뛰면서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고, 사람들은 오지 않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절망과 슬픔과 공포의 현장”이라고 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이륙한 비행기에서 물체 2개가 떨어지는 장면도 담겼다. 영상에는 “카불 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붙잡고 있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람이 적어도 2명”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앞서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에 매달린 사람들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비행기가 미군 수송기인지, 물체가 사람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은 종일 총성이 들렸다고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한 영상에는 ‘드르륵’하고 총이 난사되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공항으로 뛰는 모습이 담긴 모습이 담겼다. 사람들이 개미처럼 줄지어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와중에 미처 타지 못한 이들이 탑승 계단에 매달린 영상도 있었다. 트위터에는 “1975년 남베트남 패망 당시 미군이 사이공을 떠날 때 벌어진 ‘필사의 탈출’ 모습과 꼭 같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미 국무부는 15일 미군이 공항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과 달리 시민들이 빠져나간 카불 도심은 유령도시가 됐다고 BBC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이 대사관 직원을 대피시키는 가운데 혼란 속에서 5명이 사망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16일 전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 관리는 “미 외교관과 대사관을 철수시킬 예정이었던 군용기에 억지로 타려는 사람들을 막는 과정에서 미군이 공중에 발포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이들이 총에 맞았는지, 군중에 깔려 죽었는지 확실치 않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적어도 3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공항 출입구 근처로 보이는 곳에 여러 명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16일 공항 당국은 민항기가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지만 터키항공 보잉777기가 이날 오후 1시 15분 카불 공항을 출발했고, C-17 수송기 등 미 군용기가 여러 대 이륙했다고 미 CNN은 보도했다. 밴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일부 영국인을 탈출시키는데 실패했다면서 눈물을 삼켰다고 CNN은 전했다. 탈레반은 공항에서 혼란이 이어지자 “아프간에 머물기로 결심한 사람은 모두 카불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다. 민간인은 해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탈레반은 “민간인에게 복수는 없을 것”이라며 발표했다. 그러나 수도 카불 시민들은 그동안 미군이나 국제 NGO단체에 협력한 이들이 적지 않아 탈레반에 처단될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서방 각국들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 공관을 폐쇄하고 인력을 철수시키는 가운데 러시아는 자국 공관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드미트리 쥐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15일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평소처럼 차분하게 일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탈레반과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러시아는 탈레반이 이슬람국가(IS)보다는 낫다고 보고 있다. 자미르 카불로프 아프간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는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 더 위험한 지하드(성전) 단체를 소탕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외세를 몰아내고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이고 ‘테러 수출’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은 최근 중앙아시아를 넘보지 않겠다고 러시아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범 이슬람 단일 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IS의 목표에서 중앙아시아는 예외가 아니다. IS는 아프간에서 여전히 상당한 수의 대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군 철수 뒤의 아프간을 거점으로 한뒤 중앙아시아로 세 확대를 노릴 수 있다. 러시아는 탈레반을 통해 옛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에 IS나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가 흘러드는 것을 억제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미국이 떠난 아프간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아스판디아르 미르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센터 연구원은 “러시아는 미국이 후원하는 정권이 뒷마당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전문가인 아르카디 두브노프는 “아프간 상황으로 잠재적 위험에 놓인 중앙아시아 국가에게 러시아는 자신들만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소련은 아프간 공산정권과 무장 게릴라 무자헤딘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1979년 12월 아프간을 침공했다가 무자헤딘에 패해 1989년 철수한 바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탈레반, 미군 철수 석달만에 아프간 재장악 아프가니스탄 권력이 20년 만에 다시 이슬람 무장 반군 탈레반에 넘어갔다.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던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을 시작한 올해 4월 29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CNN 등에 따르면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포위한 탈레반은 이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반대 측(아프간 정부)과 수도 카불의 평화로운 항복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압둘 사타르 미르자콰 아프간 내무장관은 정부와 탈레반이 협상을 진행한 이날 “‘과도 정부’에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항복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타지키스탄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탈레반의 아프간 권력 장악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철군 지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 정보당국은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하려면 빨라도 철군 후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15일 카불 현지 한국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공관원 대부분을 중동 지역 제3국으로 철수시켰다.아프간 정부 ‘탈레반에 권력이양’ 항복… 대통령도 나라 떠났다탈레반, 아프간 다시 장악 미군이 올해 4월 철군을 발표한 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 시작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탈레반은 아프간 대부분을 장악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15일 카불과 인접한 동쪽 잘랄라바드를 차지하면서 아프간 34개 주도 중 25개가 탈레반 손 안에 떨어졌다. 14일 카불 남쪽 11km까지 접근한 탈레반은 15일 카불 진입을 시작해 카불 일부 지역에 병력을 배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부는 이날 아프간 정부와의 권력 이양 협상을 위해 카불에 있는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궁으로 향했다. AFP통신은 탈레반 대변인을 인용해 탈레반 조직원들이 카불 관문에서 대기하되 무력으로 진입하지는 말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 등 아프간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주요국들이 인력 철수에 나서는 등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대사관으로 헬기가 내리고 뜨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외교관들이 민감한 문서와 자료를 태우는 듯 대사관 지붕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빠르면 17일 오전까지 철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독일 영국 등 카불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주요국도 자국민을 전원 또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긴 채 속속 철수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대사관 철수 계획이 없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탈레반은 앞으로 권력을 쥐더라도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은 15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 및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성이 혼자 집 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이 과거 집권기 때처럼 여성 인권을 억압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내놓은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탈레반이 새 점령지에서 “모든 소녀와 남편을 잃은 여성은 반드시 탈레반 군인과 결혼해야 한다”고 선포했고, 여성이 혼자 밖으로 다니지 못하게 한 것으로 미뤄 믿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탈레반은 15일 아프간 병사들에게 귀향이 허용될 것이라며 기존 정부군의 해산을 요구했다. 공항과 병원은 계속 운영될 것이고, 긴급 물품 공급 역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에는 아프간 내무장관 출신인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81)가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잘랄리는 미국 시민권자인 상태에서 2003년 1월 미국이 탈레반을 몰아내고 수립했던 과도정부 내무장관으로 임명됐던 학자 겸 정치인이다. 탈레반이 잘랄리를 수반에 앉히는 데 최종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 철수 후 예상보다 빠른 탈레반의 진격으로 아프간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자 카불에 1000명의 추가 병력 파견을 지시했다. 앞서 발표한 증원 병력을 합치면 5000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파병은) 미국인 인력의 안전하고 질서 있는 축소 및 미군을 지원해 온 아프간인들의 안전한 퇴거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의 철군 계획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인 재임기간에 탈레반이 2001년 이후 가장 강한 군사력을 확보하게 놔뒀다는 비난도 함께 내놨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9월 새 학기 시작이 며칠 남지 않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역시 다음 달 개학을 앞둔 영국은 16세 이상 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어린이와 청소년이 1902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고 미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일주일간 어린이 및 청소년 신규 확진자가 이달 5일 기준 9만3824명으로 6월 24일(8447명)에 비해 11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조지아 루이지애나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주요 주에서 아동 입원 환자가 급증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델타 변이가 어린이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12세 미만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이 아직 나지 않은 상태여서 개학 뒤 학교 내 감염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AAP는 “아동의 코로나19 입원율은 확진 대비 0.1∼1.9%로 성인에 비해 낮고, 중증도 드물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개학을 앞두고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델타 변이 또한 기승을 부리자 청소년층 백신 접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23일까지 16, 17세 청소년에게 백신 1차 접종을 마칠 것을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요청했다. 9월 개학 전까지 2주간 이 연령대 청소년들의 면역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라고 15일 말했다. 영국은 성인의 75%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쳤고, 89%는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최근 독일 정부 역시 12∼17세 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으로 13일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었던 일본은 14일까지 이틀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했다. NHK에 따르면 13일과 14일의 신규 확진자는 각각 2만366명, 2만151명으로 약 2주 전인 7월 30일(1만743명)의 2배에 가깝다. 13일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7곳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다치를 경신했다. 15일에도 일본 전역에서 1만7832명의 신규 확진자가 집계됐는데 이는 7주 전 일요일인 6월 27일(1283명)보다 약 14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날 도쿄도에서만 429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일요일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에서는 중앙정부의 방역 실패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장이 참가한 전국지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이) 개별 지자체가 통제하기 곤란한 국면에 이르렀다”며 “(정부의 방역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00명대를 넘나들면서 국내에서도 방역 체계 전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절독감(인플루엔자)을 다루듯 코로나19도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with) 코로나’ 전략을 취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지만 방역 당국 안팎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 민간 양쪽서 ‘위드 코로나’ 논의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역 당국 내부에서는 이미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에 따라 방역을 완화할 때 환자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시뮬레이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1차 접종률 70%가 되는 9월 말이 되면 방역 패러다임 전환 논의를 공식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방역 체계 개편과 관련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델타 변이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현재 우리의 방역 프레임(코로나19 확산 차단)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해당 간담회에 참석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자가 치료 인프라를 만들고 병상 인력을 확보한다면 지금이라도 ‘확진자 수 세기’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한의사협회는 민간 차원에서 1, 2주 내에 방역 체계 전환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방역 지침을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 코로나19 치명률, 아직 독감의 10배언젠가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델타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많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새 방역 전략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정정한 것은 이런 반대 의견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히려 “4단계 외에 추가 거리 두기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국내 누적 치명률은 12일 현재 0.98%다. 독감(0.1% 내외)보다 10배가량 높으며, ‘한탄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유행성출혈열 치명률(1∼2%)과 맞먹는다. 아직까지는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국내에선 아직 ‘위드 코로나’ 도입의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백신 접종 완료가 최우선 조건으로 꼽힌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코로나와 공존하자’고 하는 건 약한 사람은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15.7%)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달 9, 10일 백신 접종 예약에 나선 18∼49세의 접종 예약률은 56.4%로, 전체 접종 목표치인 70%에 못 미친다. 효과적인 치료제 보급이 방역 체계 전환의 ‘열쇠’라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치명률이 낮은 건 타미플루라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과 말라리아 치료에 사용되는 ‘알테수네이트’, 면역질환 치료제인 ‘인플릭시맵’ 등 3종을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을지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험난한 해외의 ‘위드 코로나’한국에 앞서 위드 코로나 방역 시도를 한 나라들이 있다. 북유럽 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자율 방역 기조를 내놨다. 인구 1010만 명의 스웨덴은 이달 11일까지 1만462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며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신 접종률 69%인 영국은 지난달 19일 잉글랜드를 시작으로 방역 규제를 거의 해제했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아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매일 2만7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하루 사망자(일주일 평균)는 지난달 19일 42명에서 이달 11일 87명까지 늘었다. 싱가포르가 올해 6월 코로나19와의 공존 전략을 밝히기는 했지만, 강력한 방역 규제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싱가포르는 백신 1차 접종률이 79%에 이른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도 최근 전파력 높은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올해 2월 이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10일 63만701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점을 찍었던 올해 4월 29일(82만8264명) 대비 약 77%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9일(현지 시간) 11만7956명으로 올해 2월 7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미국 정부가 독립기념일(7월 4일)을 맞아 ‘방역의 승리’를 선언했을 당시 약 1만5000명이었는데, 한 달 만에 8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하루 사망자(일주일 평균)는 10일 535명으로 지난달 초(약 250명)의 2배가 됐다. CNN은 “미국에서 팬데믹이 확산과 진정, 재확산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인구의 58%가 백신을 1회 이상 맞았다. 인구의 6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9일에만 6000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0일 3967명으로 올해 2월 28일 이후 가장 많았다. 하루 사망자(일주일 평균)는 지난달 0∼2명에서 이달 10일 11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봉쇄 등 강력한 방역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도 증상이 있는 지역사회 확진자가 9일 108명으로 집계돼 올해 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100명을 넘었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확산의 시발점으로 꼽히고 있는 난징 루커우 국제공항 담당 고위 관리를 감찰하는 등 공직자에게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묻고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해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에 참여한 영국 전문가가 경고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앤드루 폴러드 영국 백신·접종 면역공동위원회(JCVI) 의장(56)은 10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 모임에 참석해 “백신 접종자에게도 이전보다 전파가 더 잘되는 새로운 변이가 나올 것”이라며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교수인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의 백신 임상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영국 최고의 면역 전문가다. 폴러드 의장은 백신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완벽히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감염 후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으로 감염 자체를 막는 것 못지않게 치료제 등 코로나19에서 잘 회복되도록 하는 보건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임피리얼 칼리지런던 연구에서도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감염될 위험이 49% 정도밖에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은 이날 전체 성인의 75%가 백신 2차 접종, 89%가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럼에도 10일 신규 확진자가 2만3510명에 달하는 등 여전히 현재 2만∼3만 명대 하루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 탓에 팬데믹의 종식이 멀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텍사스A&M대의 바이러스 학자인 벤저민 뉴먼 교수는 “델타 변이가 다른 변이와 함께 번지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는 마치 영화 ‘쥐라기공원’에서 공룡들이 모조리 풀려난 것과 같다”고 했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비니트 메나체리 텍사스주립대 의대 교수는 최적의 상태를 뜻하는 경제용어 ‘골디락스’를 차용해 “델타 변이는 확산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골디락스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인체 감염 능력이 높아지면 바이러스 자체의 생존을 위한 안정성은 떨어지기 쉬운데 델타 변이가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면서 다른 변이를 물리치고 우세종이 됐다는 뜻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12월 ‘민주주의’ 국가 정상 수십 명을 화상으로 불러 모은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2월 9, 10일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1일 발표했다. 백악관은 정상회의 주제가 △권위주의에 맞서기 △부패와의 싸움 △인권 존중 확대 등 세 가지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적 견해를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들과 권위주의 체제 사이의 미래를 위한 싸움’으로 표현해 왔다”며 “이번 정상회의는 주로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맞서 여러 민주 정부를 단결시키려는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1월 출범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나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해 왔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맹 재건과 인권 침해에 맞서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 대유행과 싸우기 위해 세계를 결집해 왔다”고 했다. 백악관은 초청국 명단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WP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민주적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될지는 의문”이라며 “민주적 신뢰를 흐렸다는 논란이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이 초청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전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아직 명단이 다 짜이지 않았지만 기존 민주주의 국가와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을 고루 초청하는 것이 목표”라고 WP에 말했다. 회의에는 정상들뿐 아니라 민간의 각 부문 지도자들도 초청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민주적 가치와 리더십을 훼손했다며 취임 직후 전 세계 민주주의 지도자를 한데 모아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개최가 지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월에는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열고, 2022년 다시 정상들이 오프라인에서 실제 모이는 회담도 열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1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도입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환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1일 0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1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0일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568일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다. 국내 확진자 중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최근 1주일(8월 1∼7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검출률은 73.1%에 달했다. 한 주 전(7월 25∼31일) 61.5%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 델타 변이 환자가 나오던 초기 6월 말(3.3%)과 비교하면 한 달 남짓 만에 20배 이상 급증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4차 유행은 ‘정점’ 없이 악화되고 있다.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540명으로, 한 주 전보다 338명 증가했다. 주말을 포함한 8∼10일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 요일 기준 가장 많은 환자가 쏟아졌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추정 사례는 5일 기준 1540건이었다.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 ‘2000명 이상’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거리 두기 지침은 델타 변이 발생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 번 2000명을 넘어서면 하루 4000명, 6000명 확진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이 델타 변이 확산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이 5만1000명을 연구한 결과 모더나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75%로 화이자(42%)보다 높았다. 하지만 8월 모더나 국내 공급 예정 물량은 당초 예정된 850만 회분에서 295만 회분까지 줄었다. 델타 변이에 맞설 ‘무기’가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단체가 계획하는 광복절 집회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광복절 위법 집회를 강행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델타’에 효과 좋은 모더나 공백속… 위중증환자 4차유행 이후 최다신규 확진 첫 2000명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진입 후 가장 위험한 신호들이 여럿 쏟아졌다. 10일 오후 9시까지 역대 최다인 2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역시 유행 시작 이후 최고치였다. 정부는 뒤늦게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핫라인’을 설치하고,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방역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우려가 이미 나오고 있다. 정부는 8월 예정된 백신 공급량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한 미국 모더나사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지만 상황이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2000명 넘어선 4차 유행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당분간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곳곳으로 스며들면서 거리 두기 효과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대유행을 꺾기 위해선 유럽에서 시행됐던 야간 통행금지, 도시 봉쇄 수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체 확진자 중 델타 변이 비중이 매주 10%씩 늘어 70%를 넘어섰는데, 이 비율이 100%에 가까워질 때까진 확산세가 계속된다고 봐야 한다”며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 등의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 4단계를 국민들이 1.5단계 정도로 느끼는 상황”이라며 “TV 프로그램 안에서도 패널들을 ‘줌’으로 출연하게 하는 등 충격적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 등의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 수는 10일 379명까지 늘어났다. 전날(367명)보다 12명 늘어난 수치로 4차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다. 4차 유행 이전인 3, 4월 100명 안팎에 그쳤던 국내 위중증 환자 수가 3, 4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위중증 환자는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50대가 131명(34.6%)으로 가장 많고 60대(94명), 40대(54명) 등에서 나왔다. 사망자도 9명 발생해 4차 유행 이후 최다였다. 5일 기준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도 총 1540명으로 집계됐다. ○ “응급실 포화도 낮추자” 신속 PCR 확대 방역 당국은 뒤늦게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증가와 응급실 및 병상 부족을 타개하는 대책을 내놨다. 먼저 응급실에서 1시간 안에 코로나19 확진이 가능한 응급(신속) PCR 검사를 늘린다. 기존에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PCR 검사는 6시간 이상 걸렸다. 응급실에 사람들이 대기하는 과정에서 추가 확산 위험도 있었다. 정부는 신속 PCR 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응급실 포화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중증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기 어려운 환경을 개선하는 환자 이송 핫라인도 운영한다.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전원(轉院)시킬 때만 이용하던 ‘핫라인’을 구급상황관리센터에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내놓은 이 같은 대책들은 확진자 수 감소의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4차 유행과 델타 변이 전파세를 잡지 않는 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모더나 부족에 델타 추가 확산 우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에 효과적이라고 평가되는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델타 변이에 모더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모더나 확보전’이 더 가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서 모더나 백신 연구를 주도한 벵키 순다라라잔 박사는 “화이자와 모더나 중 어떤 백신을 접종했건 간에 ‘부스터샷’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곧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절반 이상 줄어든 모더나 수급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추석 전 1차 접종 3600만 명 달성만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0일 “(보건복지부 방미단이) 모더나뿐 아니라 다른 백신 회사도 가능한 범위에서 만나 백신 수급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가 10일(현지 시간) ‘백신 예약제’를 전면 폐지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싱가포르 거주자는 누구나 별도 예약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싱가포르 국민과 영주권자뿐 아니라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12세 이상(화이자 백신 접종 승인 연령) 싱가포르 거주자는 예약 없이 도심 전역의 접종센터 37곳을 방문하면 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앞서 싱가포르는 지난달 중순 60세 이상부터 예약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했고, 이달 2일부터는 18세 이상도 예약 없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 선진국인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보다도 접종률이 더 높다. 싱가포르는 8일까지 인구 570만 명 중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1회 이상 백신 접종자는 79%에 이른다. 일찌감치 백신을 확보해 올해 1월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3월부터 최근까지 매일 4만∼6만여 회분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싱가포르는 10일부터 방역 규제도 일부 완화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시민들은 최대 5명까지 모여 외식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었다. 싱가포르는 9월 초 인구의 80%까지 접종을 완료하면 모임 가능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코로나19 고위험 국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도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1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도입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환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1일 0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10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10일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568일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다. 국내 확진자 중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최근 1주일(8월 1~7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검출률은 73.1%에 달했다. 한 주 전(7월 25~31일) 61.5%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 델타 변이 환자가 나오던 초기 6월 말(3.3%)과 비교하면 한 달 남짓 만에 20배 이상 급증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4차 유행은 ‘정점’ 없이 악화되고 있다.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540명으로, 한 주 전보다 338명 증가했다. 주말을 포함한 8~10일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 요일 기준 가장 많은 환자가 쏟아졌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추정 사례는 5일 기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 ‘2000명 이상’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거리 두기 지침은 델타 변이 발생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 번 2000명을 넘어서면 하루 4000명, 6000명 확진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이 델타 변이 확산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이 5만1000명을 연구한 결과 모더나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75%로 화이자(42%)보다 높았다. 하지만 8월 모더나 국내 공급 예정 물량은 당초 예정된 850만 회분에서295만 회분까지 줄었다. 델타 변이에 맞설 ‘무기’가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단체가 계획하는 광복절 집회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광복절 위법 집회를 강행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최근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헬스시스템 연구진은 미네소타주의 5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지배적 변이 바이러스로 자리 잡은 지난달 모더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76%로 나타나 화이자 백신(42%)보다 높았다고 6일 발표했다. 의학논문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확산한 7월 두 백신 모두 감염 예방 효과가 전체 연구기간(올해 1~7월) 대비 떨어졌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의 하락폭이 컸다. 모더나 백신은 7월 예방 효과가 전체 연구기간(86%) 대비 10%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화이자 백신은 전체 기간(76%)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7월 미네소타주에서 델타 변이는 코로나19 감염의 70%를 차지했다. 두 백신 모두 코로나19와 관련된 입원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 유지됐다. 전체 연구기간 입원 예방 효과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각각 91.6%, 85%였고 7월 들어서도 모더나(81%)와 화이자(75%) 모두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메이오클리닉 연구를 이끈 데이터 분석 업체 엔퍼런스(nference)의 벵키 순다라라잔 박사는 “올해 초 화이자와 모더나 중 어떤 백신을 접종했건 간에 모더나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하는 것이 곧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10일 전했다. 연구진은 미국 5개 주에 걸쳐 메이오클리닉에서 백신을 접종한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에 걸리는 이른바 돌파 감염의 위험은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에 비해 절반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메이오클리닉 헬스시스템은 미국 미네소타 위스콘신 아이오와주 등에 40여 개의 병원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동료 평가를 거친 논문으로 아직 출간되지는 않았다. 이와 별개로 캐나다 온타리오 한 요양원에서도 모더나 백신을 맞은 고령자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들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더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메드아카이브에 게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화이자 측은 두 연구 결과에 대한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코로나19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접종 완료 6~12개월 뒤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보이콧 주장이 미국 등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신장위구르족 학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인권을 탄압하는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도쿄 올림픽 폐막(8일) 하루 전인 7일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2∼4일 미국 성인 28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권 (탄압) 전력 때문에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금지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49%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1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자는 33%였다. 최근 미국 정치권은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화 민주 양당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소속 의원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올림픽 개최지 변경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대량학살과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는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려서는 안 된다”며 “올림픽을 1년 연기하고, 그때도 중국이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계속하면 개최지를 바꿔 달라”고 했다. CECC는 지난달 27일 청문회를 열고 코카콜라와 에어비앤비, 인텔 등 베이징 올림픽 후원사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3월에는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이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경제적·외교적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했다. 대회 개최 자체를 막는 것은 올림픽을 준비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백악관 대표단이나 관중이 중국에 가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목소리는 캐나다와 호주 등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재확산하는 것도 보이콧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이후 1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공산당 통치를 국내외에 홍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두고 “국력을 대변하는 부분”이라며 “공산당과 중국에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