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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61.68포인트(1.34%) 떨어진 34,022.0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8%, 나스닥 지수는 1.83% 각각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1% 이상 급등하며 35,000선에 도달했던 다우지수는 오후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1호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이후 100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도 오미크론과 중앙은행의 긴축 가속화 우려에 2% 가까이 떨어졌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여행이 제한되고 해외 입국자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여행·항공주들이 크게 떨어졌다. 아메리칸항공은 거의 8% 폭락했고 델타항공은 7.3%, 유나이티드항공은 7.5% 각각 내렸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4.9% 하락했고 힐튼 호텔 역시 3.8% 떨어졌다. 요즘 미국 증시는 오미크론 공포와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두 가지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연일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는 등 돈줄을 죄겠다는 신호를 계속 시장에 보내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긴축을 서두르게 되면 자산 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이미 기정사실이었지만, 이 변이의 전파력과 치명도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점은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봉쇄 조치를 강화하게 되면 기존의 공급망 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 나라의 봉쇄 조치는 상당한 연쇄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오미크론이 공급망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결국 미국에서도 나왔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한 사람으로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오미크론의 첫 감염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이 감염자는 지난 달 22일 남아공 여행에서 돌아왔다가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 접종했지만 부스터샷은 아직 맞지 않았으며 나이는 18~49세 사이인 것으로만 확인됐다. 현재 격리 중인 감염자는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 중으로, 밀접 접촉자들 역시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30일 이 환자에게서 샘플을 추출해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수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보건국장 마크 갈리는 이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두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첫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것을 두고 “이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게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특정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델타 변이 때도 백신이 그 변이에 특화되지 않았지만, 면역력 향상을 통해 우리는 보호받을 수 있었다”며 “이는 부스터샷으로 면역 반응이 증가할 경우 오미크론으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변이를 겨냥한 백신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필요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2주 또는 그 이상이 지나면 이 변이의 전염성과 심각성 여부, 또 이 변이가 기존 백신을 회피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도 해외 여행객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항공 여행객들이 비행기 탑승 전 하루 이내에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출발 전 3일 이내에 음성 확인서를 제출한 여행객에게 입국을 허용했는데 음성 확인서 기준을 탑승 전 사흘 이내에서 하루 이내로 강화하는 것이다. 하루 이내 음성 확인서 제출 규정은 외국인 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입국 후 3~5일 이내에 코로나19 테스트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방안들이 언제 공식 발표되고 시행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의 개인 비행기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가 대거 탑승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CNN 등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 조종사였던 래리 비소스키(사진)는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로 미국과 프랑스 국적을 보유한 맥스웰은 미성년자를 모집해 엡스타인에게 소개하는 등 성범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엡스타인은 2019년 감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으며 맥스웰은 현재 수감 중이다. 25년간 엡스타인의 비행기를 조종해 온 비소스키는 자신의 비행기에 두 전직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 배우 케빈 스페이시, 바이올린 연주자 이츠하크 펄먼, 앤드루 왕자에게 10대 시절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해 온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 등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비행기에 ‘롤리타 특급’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으나 탑승객의 성적 행위를 목격한 적은 없다고 했다. ‘롤리타’는 아동에 대한 이상 성욕을 나타내는 말로 흔히 쓰인다. 다만 조종실 문이 항상 닫혀 있었기에 그가 기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재판에는 엡스타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이 등장했다. ‘제인’이라는 가명을 쓴 그는 14세 때부터 엡스타인에게 성폭력을 당했으며 현장에 맥스웰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엡스타인이 당시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자신을 후원해주는 대가로 성적 학대를 일삼았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퀸스 애스토리아 인근의 한 무료 급식소(푸드뱅크)를 찾았다. 카트와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급식소 앞 탁자에는 계란과 야채 등 식료품, 추수감사절용 칠면조 고기가 담긴 흰색 봉지가 쌓여 있었다.》 퀸스의 서쪽 끝에서 맨해튼을 마주 보고 있는 애스토리아 일대에는 임대주택 주민 등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한다. 1주일에 서너 번 문을 여는 이 급식소에는 하루 수백 명의 시민이 식료품을 얻기 위해 모여드는데 이날은 더 많은 사람이 찾았다. 급식소가 추수감사절 명절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칠면조 고기를 나눠줬기 때문이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켈리 펠런 씨는 기자에게 “예전에는 하루 70명가량이 음식을 얻으러 왔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배급을 할 때마다 250명 이상이 온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된 후 사람이 좀 줄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뉴욕시 전역에 있는 무료 급식소들은 보통 식품회사나 농장의 기부를 받아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찾는 사람이 이전보다 많아지고 미국 전역에서 유례없는 물류대란까지 발생하면서 충분한 식료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펠런 씨는 “공급망 교란으로 예전엔 있었던 물건이 없어지거나 쌌던 물품이 비싸졌다. 식품회사에서도 예전만큼 빨리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며 “다행히 많은 사람이 도와줘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각종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서민층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과거엔 극빈자가 주로 찾았던 무료 급식소에 멀쩡한 직장인과 젊은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갈 수 있도록 길거리에 놓아 둔 ‘커뮤니티 냉장고’에도 음식이 들어오자마자 곧 동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성인 9% “먹을 것 부족” 세계 최강대국에서 굶는 사람이 많다는 역설적인 현실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초당파 싱크탱크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성인의 9%인 약 2000만 명은 “최근 1주일 동안 종종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음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12%였다. 아동 영양실조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인종별로도 차이가 많았다. 아시안과 백인 가정은 음식이 부족한 비율이 5∼6% 선이었지만 히스패닉, 흑인, 기타 인종은 이 비율이 16∼19%로 훨씬 높았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에 사는 켈리 라킨 씨(42)는 전염병 대유행으로 얼마 전 다니던 금융회사를 그만뒀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요즘 식료품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라킨 씨는 지역 매체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 “음식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먹는 양은 엄청나다”면서 “요즘엔 우유 한 통을 사기도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얼마 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를 사러 슈퍼에 갔지만 비싼 가격에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직장을 잃으면서 살림살이가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무료 급식소의 도움을 받아 겨우 칠면조 고기와 감자 등 추수감사절용 음식을 구했다. 라킨 씨 같은 사람이 늘면서 미국 전역의 주요 급식소들이 심각한 식료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대형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조지 매티식 씨 또한 인콰이어러에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식료품을 찾는 수요는 계속 일정하지만 식품과 운송, 인건비 등 비용이 미친 듯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는 한 달에 100만 명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며 “전염병 대유행의 충격이 여전한데도 우리를 위한 연방정부 등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부 콜로라도주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린 텔퍼드 씨도 AP통신에 “피넛 버터 가격이 2년 전보다 80% 올랐고 맥앤치즈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고 토로했다. 또 줄어드는 음식 기부를 메우기 위해 식료품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난방비-임차료 등 모두 올라 미국 가계의 고달픈 살림살이는 음식값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난방비, 전기료, 휘발유값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이 와중에 주택 임차료 등도 치솟으면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년 만에 가장 높은 6.2%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1.4%였는데 불과 10개월 만에 4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겨울이 유난히 춥기로 유명한 북동부 메인주에서는 주민들이 부쩍 오른 난방비 걱정에 힘들어하고 있다. 63세의 신디 레이버투 씨는 폭스뉴스에 “낮에는 난방기의 온도를 계속 낮춰서 돈을 아끼려고 한다. 특히 밤에 잘 때는 섭씨 17도로 맞춰 놓고 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도 워싱턴에 있는 누군가(정치인)가 와서 한 달만 내 입장이 돼 봤으면 한다. 그러면 보통의 미국인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 것”이라며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판했다. 미국 가구당 월 난방비 또한 올해 평균 11달러(약 1만3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유 있는 중산층에는 큰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살림살이가 빠듯한 저소득층은 음식과 난방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미국 통계국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29%는 최근 에너지 요금을 납부하기 위해 기초 생필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거나 포기한 경험이 있다. 자동차가 필수품인 미국인에겐 휘발유 가격 상승도 상당한 타격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주유소 기름값은 배럴당 3.4달러 안팎으로 1년 전(2.1달러)에 비해 50% 이상 올랐다. 이런 물가 상승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은 대부분 저임금 근로자와 육체노동자들이다. 남부 아칸소주에서 월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멘디 휴스 씨(47)는 시급이 13달러(약 1만5400원)도 되지 않아 주택 임차료와 생필품 등을 사고 나면 남는 게 몇백 달러에 불과하다고 NBC방송에 토로했다. 게다가 요즘은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맥도널드에서 4달러짜리 음식을 사서 저녁으로 때웠다.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필수 식료품을 사는 것도 어려워졌다”며 “퇴근할 때마다 ‘내가 살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한다”고 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에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탑승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CNN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 조종사였던 래리 비소스키는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에 나와 이 같이 말했다. 영국 사교계 유명인사로 미국과 프랑스 국적도 갖고 있는 맥스웰은 미성년자들을 모집해 엡스타인에게 소개하는 등 성범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엡스타인은 2019년 수감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소스키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에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 영화배우 케빈 스페이시, 조지 미첼과 존 글렌 전 미국 상원의원, 바이올린 연주자 이츠하크 펄먼도 탑승한 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가 밝힌 탑승자 목록에는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해 온 버지니아 주프레도 포함돼 있었다. 25년 간 엡스타인의 비행기를 조종해 온 비소스키는 당시 비행기에 ‘로리타 특급’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고 밝혔다. ‘로리타’는 아동에 대한 이상 성욕을 나타내는 말로 흔히 쓰인다. 그러나 비소스키는 탑승객들의 성적 행위를 목격한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조종실 문은 항상 닫혀 있었기 때문에 그가 기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일이 알아채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엡스타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여성이 ‘제인’이라는 가명으로 등장했다. 제인은 14살 때부터 엡스타인에게 성폭력을 당했으며 그 현장에 맥스웰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인은 1994년 미시건주의 여름캠프에서 엡스타인과 맥스웰을 처음 만났으며 엡스타인은 자신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부유한 기부자로 소개했다. 엡스타인은 당시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제인을 후원하는 대신 성적으로 학대하기 시작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작년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맥스웰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80년형을 받을 수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가속화라는 겹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일 비틀거리고 있다. 백신의 보급으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던 글로벌 경제는 팬데믹의 장기화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및 공급망 충격의 ‘더블 펀치’를 맞고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52.22포인트(1.9%) 내린 34,483.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90%, 나스닥 지수도 1.6% 각각 내렸다. 지난달 26일 오미크론의 충격으로 2% 이상 하락했던 뉴욕 증시는 29일에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큰 폭으로 고꾸라졌다. 경제 전망이 하락하면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전 거래일보다 5.4% 급락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힌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현 상황에서 경제는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져 있다”면서 “그러므로 나의 견해로는 테이퍼링을 몇 달 가량 더 빨리 마무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다음 연준 회의 때 의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이후 매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으로 돈을 풀어오던 연준은 지난달부터 매월 150억 달러씩 매입 규모를 줄여서 내년 중반쯤에는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에 좀 더 속도를 내고 금리 인상 채비를 서두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이처럼 ‘돈줄 죄기’에 적극 나서면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은 “파월 의장의 언급을 보면 연준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대응보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날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오미크론에 대해 기존 백신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 항체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신과 치료제의 효능이 떨어지면 세계 각국은 오미크론에 효과적인 백신이 나올 때까지 봉쇄와 격리, 여행제한 등의 조치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각국의 여행·이벤트 산업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항공사들이 예약 감소를 겪고 있으며 유럽의 기업 임원들이 출장 계획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확산이 경제 ‘셧다운’을 장기화시키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팬데믹이 공장 가동과 제품 생산에 차질을 주면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국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세계 경제가 부양책 등으로 어느 정도 회복된 점을 감안하면 오미크론의 타격이 예상보다 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새 변이의 파괴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번에는 경제적 충격이 작년 3월이나 올 여름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는 덜 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견해”라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오미크론 쇼크’에 코스피가 2% 이상 주저앉으며 연저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 2,900 선이 무너졌다. 아시아와 함께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70.31포인트) 급락한 2,839.01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9일(2,820.51) 이후 최저치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900 선이 붕괴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2.69%(26.71포인트) 하락한 965.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1% 정도 상승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상승 폭을 반납한 채 2,900 선 밑으로 고꾸라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1.63%, 1.58% 하락했다. 30일(현지 시간) 오후 1시 기준 유럽 증시 우량주를 모은 유로스톡스50 지수도 1.32% 떨어졌고, 프랑스(―1.11%)와 독일(―1.30%) 증시도 1% 이상 하락했다. 이날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덜 효과적일 것”이라고 부정적 언급을 한 것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들이 대면으로 일할 의욕이 꺾일 수 있다. 이는 노동시장 진전을 둔화시키고 공급망 교란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변이 확산이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라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에 자사의 알약 치료제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를라 CEO는 “우리 치료제와 관련해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변이가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설계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경구용 치료제는 이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예상한 대로 오미크론도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생겼기 때문에 기존의 치료제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부를라 CEO는 오미크론에 대한 기존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백신이 보호를 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백신의 보호 효과가 떨어진다는 결과는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선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기존 백신 효과를 두고 방셀 CEO가 이처럼 부정적 언급을 한 것이 영향을 미쳐 이날 아시아와 유럽 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화이자의 먹는 알약 치료제 효과보다 백신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예상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셀 CEO는 또 “오미크론을 겨냥하는 백신을 개발, 공급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45·사진)가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잦은 기행에다 다른 회사 CEO 자리를 겸임한 것 등이 논란이 돼 일부 투자자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그의 퇴임으로 1세대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 중 경영 일선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만 남게 됐다. 도시는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나는 이 회사가 창업자들에게서 독립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 왔다”며 “‘창업자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얘기들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심각하게 (회사를) 제약하고 실패에 이르는 단 하나의 지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회사는 창업자의 영향력이나 지시로부터 자유롭게 스스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5월경 열리는 주주총회 때까지 이사직은 유지할 계획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도시의 후임으로 파라그 아그라왈 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아그라왈 신임 CEO는 도시의 친한 친구로 도시처럼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해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긴 턱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도시는 미국 IT업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평가됐다. 그는 아랫사람에게 회사의 중요한 결정 대부분을 위임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였다. 이는 도시로 하여금 회사 업무를 벗어나 개인적인 열정을 추구할 시간을 줬다. 2006년 트위터 출범 이후 CEO를 맡은 도시는 경영 스타일과 근무 태도에 대한 논란에 휘말려 2008년 회사에서 해고됐다가 2015년 복귀했다. 그가 디지털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의 CEO를 겸임해 온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작년 3월에는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도시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시의 퇴진으로 글로벌 IT기업의 창업자들이 경영 일선에서 대부분 물러나게 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자리에서 물러난 지 오래다. 올해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마저 CEO직에서 물러나면서 1세대 IT 창업자 중에는 저커버그 메타 CEO만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오미크론 쇼크’에 코스피가 2% 이상 주저앉으며 연저점을 찍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 2,900선이 무너지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1%대 이상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70.31포인트) 급락한 2,839.01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9일(2,820.51) 이후 최저치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900 선이 붕괴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2.69%(26.71포인트) 하락한 965.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1% 정도 상승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상승폭을 반납한 채 2,900 선 밑으로 고꾸라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울산 지역 확진자가 오미크론 발생국에서 입국했다는 소식에 확산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63% 떨어져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콩 항셍지수도 1.58% 하락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도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션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덜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힌 게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됐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29일(현지시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들이 대면으로 일할 의욕이 꺾일 수 있다”며 “이는 노동시장 진전을 둔화시키고 공급망 교란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커진 것”이라고 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최근 인플레이션과 구인난 등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진단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앞서 공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주고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들이 대면으로 일할 의욕이 꺾일 수 있다”며 “이는 노동시장 진전을 둔화시키고 공급망 교란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목표치 2%를 훨씬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공급망 불균형으로 생산자들이 강한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에너지 가격과 임차료 상승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진정되면서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공급망 제약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렵고 물가를 위로 밀어 올리는 요인들은 내년에도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도 오미크론 변이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무디스의 거시경제 담당 전략가 엘레나 두가는 로이터통신에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왔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45)가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잦은 기행에다 다른 회사 CEO 자리를 겸임한 것 등이 논란이 돼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그의 퇴임으로 1세대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 중 경영 일선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만이 남게 됐다. 도시는 29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나는 이 회사가 창업자들에게서 독립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해 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도시는 “‘창업자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얘기들을 한다”면서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는 심각하게 (회사를) 제약하고 실패로 이르는 단 하나의 지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회사는 창업자의 영향력이나 지시로부터 자유롭게 스스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5월경 열리는 주주총회 때까지 이사직은 유지할 계획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도시의 후임으로 퍼라그 아그라왈 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아그라왈 신임 CEO는 도시의 친한 친구로 도시처럼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해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긴 턱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도시는 미국 IT업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평가됐다. 그는 후임자를 육성하기 위해 아랫사람에게 회사의 중요한 결정 대부분을 위임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였다. 물론 이는 도시로 하여금 회사 업무를 벗어나 개인적인 열정을 추구할 시간을 줬다. 가상화폐의 열렬한 신봉자이기도 한 그는 올 3월에는 자신이 2006년 처음 올린 1호 트윗을 ‘NFT(대체 불가 토큰)’로 경매에 붙였고 이는 290만 달러(약 34억4000만 원)에 낙찰됐다. 2006년 트위터 출범 이후 CEO를 맡은 도시는 경영 스타일과 근무 태도에 대한 논란에 휘말려 2008년 회사에서 해고됐다가 2015년 다시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디지털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의 CEO를 겸임해 온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작년 3월에는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도시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시는 2018년 말에는 명상을 위해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미얀마 사람들은 기쁨에 충만해 있고 음식도 훌륭하다”는 트윗을 남겼다가 미얀마군에 의한 로힝야족 학살 사태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도시의 퇴진으로 글로벌 IT기업의 창업자들이 경영 일선에서 대부분 물러나게 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자리에서 물러난 지 오래다. 올해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마저 CEO직에서 물러나면서 1세대 IT 창업자 중에는 저커버그 메타 CEO만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79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령 등을 이유로 재선 도전을 포기할 경우 2024년 차기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57)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57·사진)가 선두권을 형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정치매체 더힐이 28일 보도했다. 특히 미셸 여사는 그간 수차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해 왔는데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과 여론조사회사 해리스X는 18, 19일 양일간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불출마할 때 민주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13%의 지지를 얻었고 미셸 여사(10%)가 뒤쫓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등은 모두 5% 미만의 지지를 받았다. 또 36%는 ‘누구를 지지할지 불확실하다’고 했고, 13%는 ‘설문 문항에 없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미셸 여사가 계속 대권 후보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가족을 돌보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싶다’며 그간 수차례 공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민주당 내에서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그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물류대란 등으로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강력한 차기 주자인 해리스 부통령 또한 동반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그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얼마 전 10대 자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히려고 뉴욕시가 운영하는 접종센터를 찾았다. 창고형 건물을 개조한 그곳에 들어서자 문 앞에서부터 안내 직원이 나와 접종 예약 여부를 물었다. 그 뒤로 등록, 문진, 주사, 이상 반응 관찰, 백신증명서 발급 등 단계별로 담당자가 차례로 붙어 아이의 접종을 도왔다. 굳이 이곳에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접종은 무료였고 100달러(약 12만 원)어치의 선불카드도 인센티브로 챙길 수 있었다. 접종센터의 이 많은 인건비와 운영비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올해 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 추진한 1조9000억 달러(약 227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555조 원)의 4배에 달하는 이 막대한 돈으로 미국 정부는 국민과 실업자들에게 각종 수당을 현금으로 나눠 주고 지방정부에 백신 보급 예산 등을 지원했다.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재정 곳간을 활짝 열고, 중앙은행도 양적 완화로 돈을 풀어 총수요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미국 구조 계획’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재정 지출은 요즘은 도리어 미국을 위기에 빠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너무 많은 돈을 일시에 풀어 최근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재정당국의 ‘달러 살포’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가가 올랐고, 여윳돈이 생긴 사람들은 지갑이 두꺼워지자 일을 안 하게 됐다. 이는 또 기업들의 생산 차질을 일으켜 물가를 더욱 뛰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요즘 미국 경제 기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인플레와 구인난, 공급대란이 실은 모두 ‘한 묶음’이라는 뜻이다. 과도한 경기 부양은 두 가지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우선 각종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반면 부자들은 부동산, 주식 등 투자 시장에 돈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자산이 크게 불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정권 위기가 찾아온 데는 이런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에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부의 낙수(落水) 효과를 부정하면서 “밑바닥에서의 성장”을 강조해 온 바이든 행정부가 오히려 생필품 가격 인상을 초래하며 저소득층의 삶에 타격을 준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가 경제 재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하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의 견해는 다르다. 현 정부의 천문학적 재정 지출이 경기 과열을 일으킨다고 경고해 온 그는 최근 언론에 “인플레의 고착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보통의 국가들이 이 정도로 돈을 풀었다면 화폐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고 투자자들이 해외로 탈출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아직 그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달러화가 전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통용되는 기축통화인 덕분이다. 사실 평범한 미국인들은 재정 적자나 국가부채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다. 여야 합의 지연으로 요즘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는데도 나라가 진짜 망할 거라 걱정하는 사람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대선을 앞두고 현금을 뿌리는 공약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기축통화도, 넉넉한 해외자산도 없는 우리는 그 뒷감당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엄중한 현실을 ‘달러 제국’ 미국에서도 깨닫고 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질 조짐을 보이자 백신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들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험을 앞세워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새 백신을 두세 달 안에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백신 제조사들이 변이 발생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 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 백신을 약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우리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했다”면서 “늦어도 2주 안에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백신을 오미크론에 맞게 수정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샷을 조속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임상시험용 백신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60∼90일이 걸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모더나는 이 밖에 기존 부스터샷의 투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 다양한 변이를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처음부터 우리는 팬데믹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진화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며 “우리는 이 변이의 대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도 이날 “오미크론에 대응한 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실험과 제조 등에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백신 개발 소식에 26일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6.1%, 모더나 주가는 20.6% 각각 급등했다. 노바백스 역시 주가가 9% 가까이 뛰었다. 또 다른 백신 개발사 존슨앤드존슨(J&J)도 이날 성명에서 “새 변이 바이러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우리 백신의 효과를 이미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츠와나 등 변이가 확인된 지역에서 이미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팬데믹 공포에 빠졌다. 새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 세계 경제가 재가동을 멈추고 다시 ‘셧다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05.04포인트(2.53%) 급락한 34,899.3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27%, 나스닥 지수는 2.23% 각각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의 낙폭은 올 들어 가장 컸다. 이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1950년 이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 장이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때 미국 증시는 소매 판매 증가 기대감에 상승 마감했다. 경제전문업체 마켓워치도 “70여 년 블랙프라이데이 장 중 최악이었다”고 보도했다.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증시를 ‘검은 금요일’로 만든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였다. 델타 변이 이후 가장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될 경우 각국이 여행 제한과 방역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기 회복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이런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28까지 올라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식 가격이 폭락한 반면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 만에 0.15%포인트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해 1.49%까지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중앙은행인 연준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개시한 연준은 내년 중반쯤에는 금리를 올리며 ‘제로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돼 왔다.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 유가는 폭락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10.24달러(13.1%) 내려 배럴당 68.15달러로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 효과를 무력화시킬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가 2,900 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투자자문사 비스포크그룹의 공동창립자 폴 히키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변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라서 지금은 이와 관련한 투자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남아프리카 지역을 벗어나 다른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면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유럽은 오미크론이 전역에서 발견되자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태에 기름을 붓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12개국 중 7개 나라가 유럽에 있다. 유럽에서는 26일(현지 시간) 벨기에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한 백신 미접종 여성이 이달 11일 귀국하고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하루 만인 27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에서도 감염 사례가 잇달아 1, 2명씩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을 여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26일 남아공에서 돌아온 여행객 6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13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28일 확인됐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보건부 역시 27일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여행자 2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와 가까운 중동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AFP통신은 “(감염이 확인된)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의심사례가 7건 발견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보건당국은 남아프리카 국가에서 출발하는 여행자의 입국 금지, 이들 나라로의 여행금지 조치와 함께 입국자의 검역 강화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부터 8개국에 대해 여행 제한을 명령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27곳은 남아프리카 7개국에서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홍콩은 27일부터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최근 3주간 머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도 이들 나라에서 오는 입국 제한에 합류했다. 한국은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을 오가는 직항편이 없지만, 정부는 다른 곳을 경유한 입국도 차단할 방침이다. 영국은 27일 “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을 때까지 모든 입국자들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아프리카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온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객에 대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영국, 체코 등에서 출발한 입국자의 경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도 10일 동안 격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이상의 전파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각국의 ‘위드(with) 코로나’ 정책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에 들어간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30일부터 상점과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강화하거나 재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록다운(lockdown·폐쇄)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CNN도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밝혀질 경우 전 세계의 방역 완화 조치는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통해 “‘B.1.1.529’ 변이를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다수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이 코로나19 변이는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전파 위험이 증가했음을 예비적 증거가 보여준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남아공 모든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 나라의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끌고 있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27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220명으로 두 달여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남아공 확진자의 90% 정도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인 것으로 전해졌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질 조짐을 보이자 백신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들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험을 앞세워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새 백신을 두세 달 안에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백신 제조사들이 변이 발생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 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 백신을 약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우리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했다”면서 “늦어도 2주 안에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백신을 오미크론에 맞게 수정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샷을 조속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임상시험용 백신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60~90일이 걸린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모더나는 이밖에 기존 부스터샷의 투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 다양한 변이를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처음부터 우리는 팬데믹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진화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며 “우리는 이 변이의 대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도 이날 “오미크론에 대응한 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실험과 제조 등에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백신 개발 소식에 26일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6.1%, 모더나 주가는 20.6% 각각 급등했다. 노바백스 역시 주가가 9% 가까이 뛰었다. 또 다른 백신 개발사 존슨앤드존슨(J&J)도 이날 성명에서 “새 변이 바이러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우리 백신의 효과를 이미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츠와나 등 변이가 확인된 지역에서 이미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팬데믹 공포에 빠졌다. 새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 세계 경제가 재가동을 멈추고 다시 ‘셧다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 급증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높은 인플레이션에 신음하던 미국 경제는 이제 오히려 경기 후퇴 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05.04포인트(2.53%) 급락한 34,899.3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7%, 나스닥 지수도 2.23% 각각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의 낙폭은 올 들어 가장 컸다. 이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급락세를 면치 못 했다.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증시를 ‘검은 금요일’로 만든 것은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였다. 델타 변이 이후 가장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될 경우 각국이 여행 제한과 방역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기 회복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이미 유럽,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발 여행객의 입국을 규제했고, 이런 추세는 다른 나라들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이런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28까지 올라가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식 가격이 폭락한 반면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만에 0.15%포인트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해 1.49%까지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 코로나19 충격이 처음 본격화됐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중앙은행인 연준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개시한 연준은 내년 중반쯤에는 금리를 올리며 ‘제로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지금까지 예측돼 왔다.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0.24달러(13.1%) 내려 배럴당 68.15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역시 11.6% 폭락해 72.7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노르데아 자산운용의 세바스티앙 갈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여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소비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는 충격적인 일이다.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새 변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투자자문사 비스포크 그룹의 공동창립자 폴 히키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변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라서 지금은 이와 관련한 투자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거침없이 상승하는 기름값에 대응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비축유 5000만 배럴을 풀기로 했지만 국제유가는 오히려 급등하는 등 역효과를 내고 있다.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등 6개국이 23일 발표한 비축유 방출량이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 자칫 산유국들을 자극해 원유 공급이 오히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축유 방출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3%(1.75달러) 오른 배럴당 7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도 3.3%(2.61달러) 오른 82.31달러에 마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등 6개국의 비축유 방출 발표가 애초부터 국제유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RBC캐피탈마켓에 따르면 6개국의 방출 규모를 합하면 약 7000만 배럴로 전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의 절반을 약간 넘는 규모다. 최근 팬데믹 이후 경제가 재가동되면서 글로벌 일일 원유 소비 규모는 1억 배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가 하락을 원치 않는 산유국들의 보복 조치도 우려되고 있다.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이달 초 미국의 증산 요청을 거부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 등의 비축유 방출에 대해 석유 증산 방침을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 왔다. OPEC+ 회원국들은 내년 1월 원유 생산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초 회의를 열 예정인데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늘리는 결정을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공급을 제한해 유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 원유 전략가인 줄리언 리는 “OPEC+가 미국의 비축유 방출에 반발해 계획된 증산을 최소 두 달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축유 방출 결정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유가 대응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비축유는 전쟁 같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쓰이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높은 유가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비축유를 ‘공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윗을 통해 “비축유 방출 결정은 우리 에너지 위기의 진정한 해법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추수감사절을 사흘 앞두고 나온 정치적 술책(political ploy)”이라고 비판했다. 존 버라소 공화당 상원의원도 “비축유 방출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산유국에 증산을 요청하는 대신 국내 원유 생산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자신의 결정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제 공조로 하룻밤 사이에 기름값이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여러분은 조만간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