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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은 정부에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를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이 재석 279명 가운데 찬성 184명, 반대 91명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주들이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경제적 피해를 봤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전자 주주총회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법안 처리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소액 주주를 보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한 경제 전문 유튜브에 출연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직접 “다수 소액 투자자의 피해를 막자는 취지”라며 이를 강행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반면 경영계는 충실 의무 대상이 주주까지 확대되면 소액 주주들이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배임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도 해당 법안이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고,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제를 망치는 정책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며 “상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면 재의요구권을 즉각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다음 날인 27일 곧바로 국회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하려 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간 견해차가 크다”며 상정을 보류시켰다. 해당 법안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2주 만에 민주당이 다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주 통일 충북동지회’ 피고인들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만 범죄조직 단체로 볼 순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모 씨(51)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13일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모 씨(54)와 박모 씨(61)에 대해서도 징역 5년이 확정됐다.손 씨 등은 2017년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자주 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하고, 북한에서 2만 달러의 공작금을 받아 국가 기밀과 국내 정세를 수집, 보고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충북지역 정치인과 시민단체 인사를 포섭하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들은 “검찰의 증거가 조작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앞서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이들이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단체를 결성했다는 점을 인정해 각각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2심에서는 이들을 범죄조직 단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국가보안법상 다른 혐의만 유죄를 인정했다. 그 결과 선고 형량이 징역 2~5년으로 낮아졌다. 검찰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이날 판결을 확정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은 무역과 경제에서 더 균형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 흑자는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최근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인상과 관련해 최 권한대행은 “한국의 역사적 입장과 국가 이익을 고려할 때 무역 확장을 저해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의 무역 전략을 벤치마크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WSJ은 최 권한대행이 미국발 무역 전쟁의 표적이 한국을 겨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거짓”이라고 반박했다는 점도 언급했다.WSJ은 최 권한대행에 대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가 차례로 탄핵당한 뒤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그가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권한대행, 기존 직책 등 국가의 3가지 고위 직책을 동시에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40년 가까이 공무원으로 일한 최 권한대행이 처음으로 비밀경호를 받게 됐다고도 했다.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최 권한대행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고 WSJ은 전했다. 최 권한대행은 “당분간은 나의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와 충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배용준 견종철 최현종)는 김 씨가 제기한 2억여 원 상당의 손배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안 전 지사에게 8304만 원을 김 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2018년 2월 수행비서였던 김 씨에 대한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2년 8월 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김 씨는 2020년 7월 안 전 지사와 충남도를 상대로 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8347만 원을 지급하게 하고, 그 중 5347만 원을 충남도가 같이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안 전 지사 측은 항소를 포기했지만, 김 씨 측에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다만 청구가액은 처음보다 줄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특별연장근로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최대 3개월인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새로 제정할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예외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이 난항을 겪자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반도체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근로기준법상 주당 근로시간은 기본 40시간에 최대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포함한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면 근로자 동의와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다. 특별연장근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는 재해·재난, 인명·안전, 돌발상황, 업무량 폭증, 연구개발 등으로 한정된다.반도체업계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규정을 새로 제정할 반도체특별법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정부와 여당도 이에 공감해 입법을 추진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별연장근로 확대는 정부 지침과 고시를 바꾸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반도체 핵심 인력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절실하다”며 “근로시간 특례 규정이 반도체특별법에 포함돼야 하지만 여야 입장 차가 여전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보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특례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금은 인가를 받으면 3개월간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고, 재심사를 거쳐 3개월 더 주 64시간 일할 수 있다. 새로 신설되는 특례는 6개월 인가를 받으면 첫 3개월은 주 64시간 일할 수 있고, 나머지 3개월은 주 6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했다. 기업은 필요에 따라 기존처럼 재심사를 받는 대신 3개월씩 주 64시간 일하거나, 한꺼번에 6개월 인가를 받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확대로 근로자의 건강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인가 기간 동안 기업이 근로자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또 온라인으로 ‘특별연장근로 신고센터’(가칭)를 운영해 법 위반 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국민의힘이 대학생 총 등록금 대비 장학금의 비율을 현재 60%에서 70%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셋째부터 주는 다자녀 장학금도 둘째부터 지원하도록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취업, 등록금 관련 청년세대의 부담 경감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20, 30대 대학생과 대학원생 16명이 청년 대표로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조정훈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미애 의원 등이 함께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고통을 피하려 낡은 껍질을 깨뜨리지 않고 버티면서 오늘날 청년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지 않았나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청년 편에 서서 기성세대 중심 노동시장, 불공정한 연금 제도, 창의와 도전을 막는 규제 혁파를 통해 힘이 되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길어진 취업 준비로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상실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에 대해서도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조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두고 20, 30대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 발굴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6, 7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가상자산 관련 정책 세미나와 간담회를 열어 청년들의 관심이 많은 주제에 대한 선점 경쟁을 벌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긴 가운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법원에 임금체불 범죄의 양형기준을 강화해달라고 건의했다. 김 장관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상원 양형위원장을 만나 임금체불 양형기준 강화를 요청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2조448억 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이에 임금체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체불 사업주의 경각심을 높이고, 체불 예방 효과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양형위원회에서 마련한 ‘근로기준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은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형량은 체불 규모에 따라 △5000만 원 미만 최대 1년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최대 1년 6개월 △1억 원 이상 최대 2년 6개월 등이다. 고용부는 체불 규모에 따른 유형을 더 세분화하고, 고액 체불에 대한 양형기준을 올릴 것을 요청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양형기준을 최대 징역 3년까지 높여달라는 것이다. 또 피해액을 고려한 벌금형 양형기준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벌금형 양형기준이 없어 대부분 체불 사업주가 소액의 벌금형을 받는 데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김 장관은 “임금체불은 단순한 채무불이행이 아니라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과 직결되는, 사실상 임금 절도나 사기에 해당하는 중대한 민생범죄”라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임금체불 양형기준 강화를 위해 양형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공군은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전투기 민간 오폭 사고와 관련해 부실한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의 지휘관들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공군은 11일 “전투기 오폭 사고 과정에서 법령 준수 의무를 위반한 해당 부대의 전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을 선(先)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지휘관으로서 중대한 직무 유기이자 지휘 관리, 감독이 미흡했다는 판단에서다. 전투기를 몰았던 조종사 2명에 대해서는 다음 주중 공중근무자 자격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6일 오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서 한미 연합 실사격 훈련 중이던 KF-16 전투기가 민간 지역을 오폭해 1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전투기에서 MK-82 폭탄 8발이 포천 일대 군부대와 민가 지역 등으로 투하됐다. 공군 조사 결과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미 정례 연합훈련이 시작된 첫날 북한이 서해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1시 50분경 북한 황해도 내륙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전면 남침 등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연합연습에 돌입한 날이다.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연습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규모 정례 연합훈련이다. 군 당국은 “감시와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5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도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를 항의 방문해 심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심 총장 공동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검찰은 윤석열 피고인과 국민의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내란수괴 윤석열 구하기에 앞장섰다”며 “상급심에서 다퉈볼 기회도, 여지도, 근거도 충분한 상황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투항했다”고 비판했다. 심 총장이 주장한 즉시항고의 위헌성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과거 위헌 결정이 내려진 건 구속취소가 아닌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즉시항고”라며 “윤 피고인을 수사해온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은 반발하고 즉시항고를 주장했는데 심 총장이 이를 묵살한 채 즉시항고 포기를 결정했다”고 반박했다.이와 별개로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대검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진상조사단은 “즉시항고를 강력하게 권고한 박세현 특수본부장의 견해를 묵살한 건 검찰 내부 민주성마저 침해한 직권남용”이라며 “즉시항고 포기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종합해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소신껏 결정을 내렸다”며 “사퇴 또는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8)을 살해한 교사 명모 씨(48·여)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전경찰청은 살인 혐의를 받는 명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이 벌어진 지 25일 만인 이날 가해자인 명 씨를 대면 조사했다. 명 씨가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해 수술을 받고 회복하느라 그동안 조사를 하지 못했다. 명 씨의 상태가 호전됐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날 오전 명 씨를 체포해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명 씨는 담담하게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0일 명 씨는 자신이 교사로 일하던 학교에서 방과 후 돌봄교실이 끝나고 혼자 나온 김 양을 끌고 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후 명 씨도 스스로 목과 팔 등에 상처를 내서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를 끝내고 이르면 다음 주 명 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 시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미국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가운데 ECB가 이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3가지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고 밝혔다. 예금금리는 연 2.75%에서 연 2.50%, 기준금리는 연 2.90%에서 연 2.65%로 내렸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15%에서 연 2.90%로 낮췄다. ECB는 이 중 예금금리 위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ECB는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뒤 6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연간 4.25∼4.50%)와 ECB의 예금금리 격차는 1.75∼2.00%포인트로 벌어졌다.ECB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인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4%에서 1.2%로 낮췄다. 이번 ECB의 금리 인하 조치는 시장이 예상한 대로였다. 시장에서는 ECB가 이후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보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발 무역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유럽의 재무장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대통령경호처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두 사람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이 수차례 반려했는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가 경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심의위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의결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화폰 관련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해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서부지검에서 이를 모두 반려했다. 이에 경찰은 서울고검에 영장 청구의 타당성을 심의해줄 것을 신청했다. 경찰은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관할 고검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심의 결과에 구속력은 없지만 법무부 훈령에 따라 경찰과 검찰 모두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해로 데뷔한 지 66년을 맞은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84)가 다음 달 고별 공연을 끝으로 사실상 은퇴할 뜻을 밝혔다. 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음 달 26, 27일 예정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에 대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 공연이나 음반 발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후배들에 조언을 줄 수 있는 방송 출연이나 언론 인터뷰 등에는 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마지막이라는 말은 확실히 할 수 있는 때”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미자는 은퇴 시기에 대해 자신을 찾는 팬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거라며 “(별도로) 은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동백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흑산도 아가씨’ 등의 히트곡을 포함한 음반 500여 장을 발표했다. 2023년 대중음악 가수로는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이미자의 마지막 공연이 될 ‘맥을 이음’에서는 주현미, 조항조 등 후배 가수들이 참여해 그의 대표곡을 함께 부를 예정이다. 이미자는 “전통가요의 맥이 끊길 줄 알았는데 후배들 덕에 이을 기회가 와서 마무리를 충분히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벨라루스에서 평화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과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인플루언서 마리오 나우팔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게 내가 푸틴, 젤렌스키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벨라루스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까지 200㎞ 떨어져 있다. 바로 근처이니 원한다면 오라”며 “우리는 잡음 없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 국가의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러시아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을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사회의 상당수가 젤렌스키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를 설득해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에서 평화 회담을 열자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에 러시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직 제안을 받거나 논의하진 않았다”면서도 “벨라루스는 우리의 주요 동맹국으로, 협상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인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중국이 미국 기업 3곳의 대두와 미국산 원목 수입을 중단했다. 미국산 농·축·수산물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중국이 ‘비관세 카드’까지 총동원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4일(현지 시간) 공지를 통해 미국 곡물기업인 CHS, 루이 드레퓌스 컴퍼니, EGT 등 3곳의 대두 수출 자격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해관총서는 이들 기업을 통해 최근 수입된 미국산 대두에서 맥각균 등이 검출됐다는 점을 수입 중단의 이유로 꼽았다.해관총서는 최근 수입된 미국산 원목에서 나무좀과 하늘소 등의 해충이 발견돼 미국산 원목의 수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0+10%’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대응의 하나로 풀이된다. 앞서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중국에 추가 관세를 10% 더 부과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산 농·축·수산물에 10~15%의 관세를 추가로 물리는 방안을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전략 물품 수출도 통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산 대두와 원목 수입까지 중단하면서 비관세 대응책을 총동원한 것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한 가운데 유럽 주요국이 2000억 유로(약 307조 원) 이상의 러시아 동결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주요 7개국(G7)은 자국 내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 약 3000억 유로를 동결했다. 이 중 약 1900억 유로는 벨기에 소재 국제증권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에 보관돼있고, 일부 금액이 프랑스, 영국, 일본, 스위스, 미국 등에 묶여 있다. 대부분 현금과 국채인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입은 G7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500억 달러 상당의 차관을 상환하는 데 쓰였지만 원 자산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이 러시아의 원 자산도 압류하자고 주장했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국제법상의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FT는 “유럽연합(EU) 내에 묶여 있는 러시아의 원 자산까지 압류하는 데 반대해온 프랑스와 독일도 지금은 영국 및 다른 국가들과 해당 자산을 활용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회담에 참여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 당국자들은 전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맺을 종전 협정을 위반할 경우 유럽 각국이 동결자산을 압류하는 제안을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도 러시아의 동결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철회 위협 때문에 러시아 동결자산 압류를 찬성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한 소식통은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이를 지렛대로 활용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한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 세부적인 내용을 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조치가 “아마도 평화에 대한 최고의 기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해제돼야 양국 간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이 4일(현지 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더 매기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식품 등을 대상으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3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의 10% 추가 관세 부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여기에는 관세와 일련의 비관세 조치가 모두 포함될 것이며, 미국산 농산품과 식품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확실하게 강력한 대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존에 예고한 대로 이달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지난달 4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여기에 10%를 더 물리겠다는 것이다. 중국도 지난달 4일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에 15%,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산 농산물은 당시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꼽힌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산 농산물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할 경우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구속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며 여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은 탄핵 경험자가 아닌 국민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 “尹 구속돼 마음 무거워”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면담이 끝난 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 이런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신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이 수감 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한 장면을 보며 마음이 참 무거웠다, 대통령의 건강과 마음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건강을 잘 유지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또 박 전 대통령은 “국가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대외적인 여건과 경제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어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 우리 국민은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온 전통이 있고 이번 역시 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집권 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선고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것에 대해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이다.이날 예방에는 권 위원장, 권 원내대표, 신 수석대변인과 함께 김상훈 정책위의장,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 민주당 “탄핵 된 전 대통령에 조언 구해”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헌정을 농단한 윤석열 탄핵 선고를 앞두고 국정 농단으로 탄핵당한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 모양새”라며 “돌아온 말은 ‘국민의힘이 단합하라’는 극렬 지지층을 향한 뻔한 메시지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당한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안중에는 내란 사태로 고통받는 대다수 국민은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도 언급하며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은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전직 대통령 예우도 받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실패한 대통령’”이라며 “국민의힘이 고작 생각해낸 것이 ‘이명박근혜’ 정당으로의 회귀라면 국민으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초고령사회가 시작됐습니다.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를 ‘극복’할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건 ‘적응’과 ‘변화’ 아닐까요. ‘적자생존’은 달라진 인구구조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뜻입니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문제를 이야기합니다.“당신이 다니는 회사의 정년은 몇 살입니까.”이런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60세”라고 답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정년이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국내 사업체 10곳 중 8곳(78.8%)에는 정년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의문이 든다. 법정 정년이 60세인데 우리 회사에 정년이 없다고? ● 대기업에 필요한 제도 ‘정년’정년 제도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실 정년은 기업을 위한 제도에 가깝다. 현행 제1조는 연령에 따른 고용차별을 금지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직원을 퇴직시키면 연령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고령 직원이 점점 많아져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당 법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해도 법적으로 무효다. 정리하면 정년 도입 여부는 사장의 자유지만, 만약 정년을 둔다면 60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 정년이 없는 회사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직원을 퇴직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실상 일이 너무 힘들고 월급이 적어서 60세까지 버티는 직원이 거의 없거나, 인력난이 심해 고령 일손조차 아쉬워 정년을 둘 필요가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결국 정년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처럼 그만두고 싶지 않은, 모두가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에 국한된 문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에 정년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셈이다. ● 정년 늘려도 혜택은 소수에 집중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올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년연장 논의일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멈췄던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는 1월 23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계기로 다시 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 수령 나이와 정년 사이의 괴리로 발생하는 소득 공백과 높은 을 생각하면 60세 이후에도 더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식으로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경영계는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활용하자고 한다. 사회적 대화를 추진 중인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정부는 법적 정년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을 모두 아우르는 취지로 ‘계속고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중요한 것은 다수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 제도에서 단순히 정년이 되는 나이만 올린다면 좋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만 혜택을 보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일부 직원도 희망퇴직이나 회사의 은근한 사직 압박에 내몰려 정년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년연장 자체보다 고령자가 실제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는 “65세로 정년이 연장돼도 수혜 대상이 적기 때문에 여기서 제외된 고령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책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청년도 언젠가 60세가 된다 정년 문제에 정답은 없다. 사회 구성원 간의 논의와 타협을 거쳐 우리 사정에 맞는 가장 나은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글을 읽는 20, 30대 중 누군가는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년을 포함한 고령자 고용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는 청년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무엇보다 지금의 청년들도 이번에 마련한 제도의 틀 안에서 60세 이후 일자리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나중에 60세가 됐을 때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에 관한 문제라는 뜻이다.지금 정년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손에만 맡겨둔다면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이 채택될 수 있다. 정년연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얻게 될 대기업, 공공기관 노조의 주장만 반영돼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정년 논의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