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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학생 등 해외에서 살고 있는 국민에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의료계의 반발로 재진 환자 중심의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는 비대면 진료를 재외국민에게 먼저 제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방안과 생활밀착형 서비스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헬스케어 등 4개 신산업 분야에서 20건의 규제 혁신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에 파견 근무 중인 경우나 유학생, 이중국적자 등을 포함하는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의료 여건이 열악한 국가에 체류하고 있거나 언어적인 장벽으로 국내 의료진의 진료를 받고 싶은 경우 등에 비대면 진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의료계 반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약 배송이 불가능한 시범사업만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 2월부터 올 5월까지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실시했을 때는 코로나19 진료를 제외하고도 3700여만 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초진과 재진 구분 없이 약 배송에도 제한이 없던 이 기간의 비대면 진료에는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87.1%가 참여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들 사이에서 비대면 진료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한편 국내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국민은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내의 시범사업도 개선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한 개선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관련해선 산후조리원의 산모·신생아 관리 인력을 간호사·간호조무사로 제한하고 있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의 사후면세점에서 면세 가격으로 물품을 살 수 있는 한도도 현재 1회 50만 원, 총 구매금액 250만 원에서 내년부터 1회 100만 원, 총 500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나일론 원료 생산업체인 A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일몰되기 직전인 올해 9월 유동성 부족으로 워크아웃과 사업 재편을 신청했다. 한때 매출 1조 원을 오갔던 이 업체는 올해 6월 말 기준 차입금 규모만 약 1900억 원, 부채 비율은 4만 % 가까이 치솟아 한계에 봉착했다. 그러나 A사는 워크아웃을 통해 차입금 상환 기일을 늦출 수 있었고 기업 매각과 신산업 진출을 통해 부활에 나서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기촉법 일몰로 자칫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면 회사 가치가 반 토막 이하로 내려갔을 것”이라고 했다. 고금리로 한계 상황에 직면한 기업이 역대 최대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부실과 도산을 선제적으로 막아줄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이어 실효(失效)될 위기에 몰렸다. 이미 일몰된 기촉법에 이어 기활법까지 사라지면 한계기업 등의 기업 구조조정 수단은 법정관리(회생절차)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흑자 도산이 늘어날 우려가 크다.● 이달 논의 안 되면 무기한 표류 가능성 27일 국회 및 정부 등에 따르면 기촉법과 기활법은 이달 말 연달아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워크아웃 근거법인 기촉법은 재입법이, 기업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기활법은 상시화, 지원 범위 확대 등 전반적인 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촉법은 지난달 이미 일몰이 됐고 기활법은 내년 8월 일몰을 앞두고 있다. 기활법의 상시화를 담은 법안 개정안은 2020년 9월 발의된 이후 3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문제는 이달 두 법안이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총선 국면에 접어드는 국회 일정상 상당 기간 국회 논의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실상 기존 법안은 폐기되고 총선 이후 22대 국회에서 새로 법안을 발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는 국회가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하기 때문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달 상임위를 통과해야 그나마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법안 심사 시간이 제한돼 있어서 안건이 뒤로 밀리면 이번에도 계류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 12월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모두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다. 기촉법과 기활법은 각각 2001년과 2016년 시행됐다. 기촉법은 은행권의 채무 조정과 만기 연장 등 워크아웃을, 기활법은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근거법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었다. 두 법이 모두 사라지면 기업들에 남은 구조조정 옵션은 법정관리밖에 없다. 하지만 법정관리는 기업 정상화까지 10년 이상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는 데다, 부도 기업이라는 ‘낙인 효과’가 커서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산업계는 기촉법, 기활법의 재입법과 상시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도 우려…“만기연장 요청 늘어” 최근 고금리 상황으로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워크아웃과 사업 재편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이자율 조정 등의 조치가 시행되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기촉법마저 없어진다면 기업 부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담당자는 “기업들마다 대출 만기 연장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시에 여러 건의 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구조조정 관련 법안의 상시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재혁 상장사협의회 전무는 “워크아웃은 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과 효율적인 정상화 작업으로 재입법이 필요하다”며 “기활법도 빠른 산업구조 변화에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수적인 수단”이라고 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상거래도 정지돼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진다”며 “기업들에 구조조정 수단을 결정할 선택권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중소기업은 지금도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곧장 처벌 받습니다.”(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으면 중소기업은 폐업으로 이어집니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중기중앙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간담회를 열고 내년 1월 27일 적용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를 재차 호소했다. 중소기업계는 22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해 “영세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정부와 국회가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중소기업인들은 정부를 향해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등 현장 애로 34건을 전달하고 개선 방안을 촉구했다. 중기인들은 현 시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위한 부담이 너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은종목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개별 중소기업이 외부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맡기려면 수천만 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업종·지역별로 공동 안전 관리자를 채용해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인건비 등을 지원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50인 미만 기업에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조속히 구축될 수 있도록 컨설팅, 교육, 기술 지도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회가 적용 시기 유예를 위한 법 개정안을 연내 조속히 처리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사과, 단감 등 가을 제철 과일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 가격도 지난해보다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4일 기준 감귤(노지 기준) 소매가격은 10개에 3564원으로 1년 전 3141원보다 13.5% 비쌌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가격 가운데 최대치와 최소치를 제외한 평균값인 평년 가격(2998원)과 비교해도 18.9% 높다. 귤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농산물 생산 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다른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대체품인 귤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귤 작황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데 다른 과일의 가격이 아직 높은 편이라 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봄철 이상 저온과 여름철 폭염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크게 오른 사과, 단감 등 가을 제철 과일은 여전히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4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기준) 가격은 10개에 2만8442원으로 지난해보다 27.1% 비쌌고, 평년보다 29.3% 높았다. 단감(상품 기준)도 10개에 1만6354원으로 1년 전 및 평년과 비교해 각각 46.5%, 51.7% 비싸다. 배(신고·상품 기준) 가격은 10개에 2만6854원으로 1년 전보다 4.9% 비싸지만 평년보다는 15.2% 저렴하다. 채소류 중에서는 방울토마토(상품 기준)가 1kg에 1만856원으로 1년 전보다 33.5% 올랐고 평년보다 42.6% 비싸다. 다만 정부는 그동안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던 과일과 채소 등의 가격이 최근에는 다소 안정돼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할 납세자가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든다. 아파트 등의 공시가격이 20% 가까이 하락해 종부세 납세자는 80만 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강북과 강남 등의 일부 아파트를 한 채 가진 이들은 올해는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분 종부세 고지서가 이날 오후부터 우편으로 발송되기 시작했다. 6월 1일을 기준으로 보유한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과세하는 종부세의 납부 기간은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다. 정부 안팎에선 주택분·토지분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130만7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종부세 납부 인원이 올해 50만 명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종부세 납세자가 줄어드는 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종부세를 내는 이들이 80만 명에 못 미치면 2005년 종부세가 도입된 이후 대상자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종부세를 매길 때 기준이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올해 전국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8.61% 하락하면서 2005년 주택가격 공시제도가 시행된 후 가장 크게 줄었다. 또 올해부터 종부세 기본 공제액이 공시가격 6억 원에서 9억 원(1주택자는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아지면서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들이 늘었다. 지난해 종부세를 내야 했던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5㎡)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가 0원이다. 정부는 올해 종부세로 4조70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걷힌 종부세보다 31% 줄어든 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 공제액을 큰 폭으로 올린 영향 등으로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마래푸 종부세 작년 73만→올해 0원… 은마는 242만→64만원 올해 종부세 납부자 50만명 줄어강북 1주택자 대부분 대상 제외강남 큰 평수도 절반 이하 감소부부 공동명의땐 아예 안낼수도 올해 내야 할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이 시작된 가운데 종부세 납세자들의 세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북 대표 아파트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한 채 갖고 있다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고, 재건축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70% 이상 줄어든다.● 초고가 아파트 종부세 절반 이하로 23일 동아일보가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 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게 의뢰한 종부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를 가진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로 64만 원을 낸다. 지난해 냈던 종부세(242만 원)보다 178만 원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18억8000만 원에서 15억44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종부세 부담이 74%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보유 기간이 5년 미만이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 60%인 상황을 적용한 결과다. 종부세를 계산할 때 주택 공시가격에 곱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 60%다. 지난해 종부세 73만 원을 냈던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5㎡)와 45만 원을 낸 서울 성동구 텐즈힐(전용면적 85㎡)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12억∼13억 원대에서 올해 9억∼10억 원 안팎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와 비슷한 시세의 84㎡ 아파트를 보유한 서울 강북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를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이 큰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 역시 종부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114㎡)를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36억1800만 원에서 29억14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1530만 원이었던 종부세가 절반 이하인 650만 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1주택자의 기본 공제액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아졌다. 또 강남 지역 초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라도 부부 공동명의자라면 상당수가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가 올해 공시가격 기준 18억 원으로 확대됐는데, 시세로 따지면 24억 원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를 부부 공동명의로 갖고 있다면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내년에도 종부세 부담 비슷할 듯” 올해 종부세가 크게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크다. 또 기본공제 규모가 올라가고 세율이 낮아지는 등 세 부담 자체가 많이 완화되기도 했다. 올해 1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6∼3%에서 0.5∼2.7%로 하향 조정됐고, 2주택자까지는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됐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종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가적인 종부세 개편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와 동일한 60%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들썩이며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종부세 부담이 더욱 늘어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내년 상반기(1∼6월)에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3고 현상이 이어지는 한 주택 가격은 보합세나 약간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종부세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납세자와 납세액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앞서 정부는 올해 종부세가 전년보다 2조1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60조 원 가까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종부세가 줄어들면서 정부 재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김포까지 연장하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의 ‘김포 서울 편입’에 맞서 교통난 해소로 맞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저지른 포퓰리즘 입법”이라며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국가 재정 지원 사업은 예타를 받아야 한다는 재정 운영의 원칙이 허물어져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기재위 경제재정소위를 단독으로 열고 김주영 의원(경기 김포갑)이 대표 발의해 당론으로 채택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인구 50만 명 이상의 접경 지역이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교통시설의 확충 사업에 대해서는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인구가 51만 명인 김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 기재위 의원들은 “정부여당은 ‘예타 면제를 통해 김포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자’는 민주당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전체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예타 제도를 무력화했다. 사실상 예타완박(완전 박탈)법이자 지역차별법이고, 국회포기법”이라며 “특정 지역구 의원을 위해 국가 재정의 사유화를 공식화하는 무책임한 입법 선례를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에 이미 존재하는 예타 면제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직접 개정해 예타를 피해 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국가재정법과 예타 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터, 봉고에 싼타페까지. 디젤 엔진과 헤어지는 차가 늘고 있다. 소형 트럭인 포터, 봉고는 40여 년 전 첫 출시 당시엔 모두 디젤 엔진을 썼다. 하지만 디젤 모델을 최근 단산하면서 전기차와 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모델을 내세웠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애용해 ‘서민의 발’이라 불리는 차들. 아무래도 일상적인 주행거리가 긴 경우가 많다. 충전비가 기름값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을 앞세운 전기차 포터, 봉고가 급증하는 사이에 디젤 모델은 자연스럽게 퇴장 중이다. 국산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도 최근 공개한 5세대 모델에서 가솔린과 가솔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만을 내놓았다. 가솔린 엔진보다 진동·소음이 크지만, 순간적인 힘(토크)이 좋은 디젤 엔진은 세단보다 SUV에서 선택받는 비중이 컸다. 싼타페도 20여 년 전 처음 출시한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늘 디젤 모델을 함께 판매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이브리드에 바통을 넘겨주는 모습이다. 압축된 공기에 경유를 뿜어내 자연발화시키는 디젤 엔진은 대체로 가솔린 엔진보다 열효율이 뛰어나다. 경유의 밀도 자체가 휘발유보다 높기 때문에 L당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따질 때도 더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엔 환경적인 한계가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디젤 엔진은 흔히 ‘녹스(NOx)’라고 부르는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요소수로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등의 대안에도 불구하고 환경 기준이 강화되면서 디젤차의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올 1∼10월 국내에 새로 등록된 디젤차는 11만5000여 대. 전체 신차의 9.2% 수준까지 줄었다. 불과 8년 전인 2015년에는 디젤 신차 비중이 45.9%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휘발유보다 높은 연비를 내세워 2000년대 초반부터는 ‘클린 디젤’이라고까지 홍보했던 디젤차의 몰락. 어쩌면 조금 더딜 수도 있었던 디젤차의 몰락 뒤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어리석은 선택도 있다. 2015년에 터진 유명한 ‘디젤 게이트’다. 폭스바겐의 조직적인 배출가스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디젤차의 이미지는 날개 없이 추락했다. 디젤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이제 전기차가 디젤차 판매를 앞질렀다거나 주요 브랜드가 디젤차를 단종한단 소식이 속속 전해진다. 물론, 눈에 보이는 디젤차의 몰락이 디젤 엔진의 종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도심을 주행하는 승용차나 SUV, 소형 트럭에서는 줄어들지언정 당분간 디젤의 영역 자체는 끄떡없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시각이다. 저속에서도 큰 힘이 필요한 중·대형 트럭은 디젤 엔진 없이는 설계가 힘들다. 건설 중장비는 물론이고 발전기와 산업용 보일러, 소형 선박 등까지 경유는 여전히 쓰임이 많다. 승용차 중심의 친환경차 전환이 속도를 내지만 세계의 석유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아무리 전기차를 늘려도 배나 비행기는 물론이고 산업, 난방, 발전에 쓰이는 석유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은 친환경차 열풍 뒤의 함정 혹은 숙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지하철 5호선을 김포까지 연장하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의 ‘김포 서울 편입’에 맞서 교통난 해소로 맞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저지른 포퓰리즘 입법”이라며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국가 재정지원 사업은 예타를 받아야 한다는 재정 운영의 원칙이 허물어져 재정건선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민주당은 이날 오후 기재위 경제재정소위를 단독으로 열고 김주영 의원(김포갑)이 대표 발의해 당론으로 채택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인구 50만 명 이상의 접경지역이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교통시설의 확충 사업에 대해서는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인구가 51만 명인 김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민주당 기재위 의원들은 “정부여당은 ‘예타 면제를 통해 김포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자’는 민주당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전체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예타 제도를 무력화했다. 사실상 예타 완박(완전 박탈)법이자 지역차별법이고, 국회포기법”이라며 “특정 지역구 의원을 위해 국가 재정의 사유화를 공식화하는 무책임한 입법 선례를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에 이미 존재하는 예타 면제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직접 개정해 예타를 피해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국가재정법과 예타 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해외에서 투자를 회수하거나 유보하고 국내에만 투자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고용 창출 효과도 떨어진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보고서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에 따르면 국내의 다국적 제조기업 1200개 가운데 약 24%가 2011년부터 2019년 사이에 리쇼어링에 해당하는 투자를 시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리쇼어링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던 기업의 국내 복귀를 뜻하는데, 보고서는 해외에서 투자를 회수 또는 유보하고 국내에만 투자한 경우를 리쇼어링으로 봤다. 그런데 상용 종사자 수 기준으로 따져본 이들 리쇼어링 기업의 국내 모기업 규모는 2011∼2019년 국내외에서 모두 투자를 한 기업에 비해 34%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만 투자한 기업에 비해서도 21% 정도 작았다. 리쇼어링 기업의 국내 순투자액 10억 원당 순고용도 1.17명에 그쳤다. 반면에 해외 자회사가 없는 순수 국내 기업의 경우 10억 원당 2.48명을 고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 촉진을 위해서라면 리쇼어링 기업보다 순수 국내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2배 이상 효과적일 수 있는 셈이다. 보고서를 쓴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해외에서 사업을 잘하고 있는 기업이 굳이 국내로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리쇼어링 기업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리쇼어링 여부보다 국내 생산 자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2% 넘게 늘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월간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전체 수출액은 337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억2000만 달러)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이달 수출은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된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째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5.1%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이 54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4% 늘었다. 1∼20일 기준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증가한 건 지난해 9월(3.5%) 이후 14개월 만이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 왔는데 이달 중순까지 수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달에는 역성장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20일 전체 수입액은 352억6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4억1600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달 같은 기간(37억41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절반가량 줄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월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월 전체로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수출 증가율도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산 주류에 붙는 세금을 지금보다 줄이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앞으로 소주 등의 출고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김창기 국세청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류 정책 세미나에서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공포 즉시 기준판매비율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판매비율은 일종의 할인율 개념으로, 판매가격에서 이 비율만큼 뺀 금액을 세금 부과 기준(과세표준)으로 삼아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수입 주류와의 역차별 해소 등을 위해 실제 도입될 경우 국산 소주와 위스키 등의 세 부담이 줄어 출고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세청은 복잡한 전통주의 주세 신고를 간소화하고, 막걸리에 소량의 향료만 첨가해도 주종이 ‘기타주류’로 분류돼 세 부담이 5%에서 30%로 늘어나는 문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세미나에서는 국세청과 대형 주류회사의 수출망을 활용해 수출을 성사시킨 9개 전통주 업체 사례도 소개됐다. 올 6월 국세청은 전국 세무서를 통해 수출을 희망하는 전통주 및 소규모 주류업체 85곳을 추천받아 하이트진로 등 대형 주류회사에 전달했다. 이후 대형 주류회사가 이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통관 가능성 및 성분 분석 등을 도우면서 전통주와 증류식 소주 등 19개 제품을 미국, 중국, 뉴질랜드 등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내 200대 기업의 1∼9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개 기업 중 2개 비율로 더 악화됐다. 19일 동아일보가 매출 200대 기업(공기업, 금융기업 제외)의 3분기(7∼9월)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9월까지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총 1884조3156억 원, 영업이익은 총 93조16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소폭(7조1558억 원·0.4%)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70조6000억 원(43.1%)이나 줄었다. 올해 반도체, 정유 등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재무안정성도 나빠졌다. 9월 말 부채비율(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빠진 기업이 129곳(64.5%)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의 단기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 떨어진 기업도 절반이 넘는 106곳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다 보니 1년 사이 주요 기업들이 빚을 갚을 능력이 줄어든 것이다. 정부부채와 가계부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으로 공적연금 체계의 변화가 없으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최근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이미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4년 가까이 세계 주요국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주요 34개국(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 들어 10월까지의 기업 부도 증가율은 약 40%로 17개국 중 2위였다.대기업 53%, 부채상환능력 작년보다 악화… 반도체-화학 큰타격 6분기 연속 적자 LG디스플레이부채비율 1년새 181→322% 악화아시아나 부채, 자본보다 20배 많아“영업 등 본질 집중해 위기 넘어야” 폴리프로필렌(PP), 나일론 필름 등 석유화학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효성화학은 2021년 4분기(10∼12월)부터 올 3분기(7∼9월)까지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수요 회복은 더딘 탓이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베트남 법인에서도 적자가 계속됐다. 적자가 누적되자 부채비율(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도 악화됐다. 지난해 9월 1395.13%에서 올 9월 3474.70%로 치솟았다.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보통 부채비율의 100∼200% 수준을 안정선으로 본다.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있는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80.98%에서 322.24%로 나빠졌다. TV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원가는 치솟았기 때문이다. 올 1∼9월 LG디스플레이의 매출원가는 14조4536억 원으로 매출액(13조9349억 원)보다 더 컸다.● 부채 부담 커지고, 빚 상환 능력 떨어지고 19일 동아일보가 매출 200대 기업(공기업·금융기업 제외)의 실적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9월 대비 올 9월에 129개 기업(64.5%)의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그만큼 재무안정성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한화오션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며 1조30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사용하면서 부채비율이 올해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9월 2121.53%다. 지난해 9월(1만298.01%)보다 대폭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가 자본보다 20배 이상 많다. 기업이 단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 작년보다 올해 악화된 기업은 200곳 중 106곳이었다. 효성화학의 올 9월 기준 유동비율은 37.76%에 불과하다.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훨씬 많기에 빚 갚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게임기업 넷마블의 유동비율도 41.60%에 불과하다. 2021년 10월 21억9000만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홍콩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했는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부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한파가 전체 수익성 떨어뜨려 200대 기업의 올해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총 93조1614억 원으로 지난해 1∼9월 영업이익 163조7614억 원보다 70조6000억 원(43.1%)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위 2개 기업은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35조3282억 원)와 SK하이닉스(―16조7979억 원)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분만 52조1261억 원에 달한다. HMM은 글로벌 해운업 침체 와중에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8조1426억 원이나 줄었다. 상반기(1∼6월) 유가 하락 및 정유제품 수요 침체의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2조8509억 원)과 에쓰오일(―2조1546억 원) 등 정유업체의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다만 정유사들은 유가와 정제마진 동반 상승에 힘입어 3개 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 수요 침체 등 위기에서 기업들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숫자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일부 업종은 바닥을 지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기업이 영업, 연구개발(R&D) 투자 등 기업의 본질에 집중해 위기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체계가 현재처럼 유지되면 약 50년 뒤에는 한국의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이를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IMF는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다른 직역연금과 통합하는 등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일 IMF의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75년 한국의 중앙정부 채무는 GDP 대비 20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고 2033년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는 방안까지 감안한 결과로, 정부가 국민연금의 적자를 메운다고 가정했다. 현재 50% 수준인 GDP 대비 중앙정부 채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다. 1990년 8명이었던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50년 8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아지는 만큼 연금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은 2009년 1.8%에서 지난해 이미 4.0%로 높아졌다. IMF 집행이사회는 “재정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해 연금개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IMF는 연금 보험료를 높이고 퇴직연령을 늦추는 방법과 함께 국민연금을 다른 직역연금과 통합하는 장기적인 연금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더 낮아진 출산율을 감안하면 연금적자 규모는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F는 또 고령화가 재정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세수 확충과 지출 합리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소득세와 관련한 각종 공제를 축소하거나 부가가치세 인상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문제를 짚으며 전기요금 등을 국제 원자재 가격과 연동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2021년 시작한 유류세 인하 조치 역시 더 이상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MF는 재정준칙 등의 법률적 장치를 통해 공공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재정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부 안팎에선 이번 21대 국회에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계약직 치위생사로 일하던 박모 씨(28)는 올 5월 일을 관두고 쉬고 있다. 격무에 시달리다 사표를 낼 때만 해도 조만간 더 좋은 직장을 구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몇 번의 면접에서 탈락한 후 서서히 취업 준비에서 손을 놨다. 현재는 딱히 일자리를 찾지도 않고 있다. 박 씨는 “첫 직장은 최저임금 수준의 초봉이 5년 넘게 제자리걸음이었다. 취준생이 돼보니 갈 수 있는 곳은 비슷한 처우의 회사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더 좋은 대학을 나왔어야 했나 싶어 내년에 수능을 다시 볼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일을 하지도, 일자리를 찾지도 않으면서 쉬고 있는 청년이 올 들어 10월까지 41만 명을 넘어서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넘게 쉬었다는 청년만 10만 명에 육박했다. 정부는 이들을 일터로 끌어들이겠다며 1조 원짜리 대책을 내놨지만 재탕이 많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청년의 4.9% “그냥 쉰다”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41만 명의 청년(15∼29세)이 특별한 이유 없이 무직으로 지내며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았다. 1∼10월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청년 중 ‘쉬었음’이라고 답한 이들을 평균 낸 값으로, 전체 청년의 4.9%에 이른다. 청년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44만8000명)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30만 명대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40만 명대를 넘어서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쉬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2년 넘게 쉬었다는 청년은 올 5월 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 늘었다. 1년 넘게 쉬었다는 이들도 전체 청년 ‘쉬었음’ 인구의 44.2%를 차지했다. 3년 전보다 5.3%포인트 늘었다. 그냥 쉰 청년들이 늘어나는 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이달 1일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을 하지도, 구하지도 않는 청년 10명 중 3명(32.5%)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쉰다고 답했다. 전년보다 4.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근로자 사이의 임금, 고용 여건 격차가 크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들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문제는 쉰 기간이 길어질수록 질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은 낮아지고 향후 기대소득도 줄어드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핵심 인적 자본인 청년들의 쉬는 기간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 “일자리 전반의 개혁 필요” 정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청년들을 위해 이날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내놨다. 총 990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대책에는 민간·공공 청년 인턴을 7만4000명으로 확대하고 초기 직장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업장에 1인당 30만 원을 지원해 근로시간 단축을 유도하는 사업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이전 대책을 그대로 베낀 것들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 행정안전부는 청년 일 경험을 확대하겠다며 공공데이터 관련 청년 인턴십을 모집했다. 하지만 여기에 참여한 청년 25%가 중도에 이탈했다. 이후에도 청년 인턴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지원금을 주거나 정부와 공공기관이 직접 인턴 일자리를 만드는 등 비슷한 대책이 쏟아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 1663억 원 이상을 들여 비슷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구직 단념을 예방하겠다며 새로 만든 ‘청년 성장 프로젝트’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청년 도전 지원 사업’과 유사하다. 2021년 만들어진 청년 도전 지원 사업은 지자체 청년센터를 활용해 구직 의욕 회복을 위한 상담을 제공하고 청년 정책과 연계해 주는 내용인데, 새로 생기는 청년 성장 프로젝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청년 성장 프로젝트에는 내년까지 281억 원이 투입된다.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의 청년층 중 상당수는 충분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는 것”이라며 “취업 지원을 넘어 일자리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부동산 등을 상속한 사람 중 상속세를 낸 이들의 비율이 5%에 육박하면서 23년째 그대로인 상속세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회에 출석해 “상속세 체제를 한 번 건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국회 안에 정부가 안을 만들어서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도 “상속세 개편 논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해외에선 1, 2%만 부담하는 상속세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중산층도 낼 수 있는 세금이 된 만큼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억 아파트 물려줘도 2억 부담 14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인원은 1만5760명으로 2002년(1661명)보다 9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피상속인 중 상속세를 낸 이들의 비율은 4.53%였다. 2002년 이 비율은 0.69%로 1%도 되지 않았다. ‘초부자’들만 내던 상속세가 20년 새 중산층도 낼 수 있는 세금이 된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상속세 납부 대상과 세액이 모두 늘어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세무업계에선 중산층의 상속세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아파트의 경우 상속세가 수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집 한 채 가진 것뿐인데 왜 상속세까지 내야 하냐’란 문의와 항의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우자가 없는 피상속인이 15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물려준다고 할 때 상속인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약 2억3135만 원이다. 현행 상속세법은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을 1억 원 이하부터 30억 원 초과까지 5단계로 설정하고 10∼50%의 세율을 적용한다. 여기에 대기업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은 20%가 할증돼 최고세율은 60%다. 상속세는 2000년 최고세율을 5%포인트 높인 뒤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가업상속공제를 수차례 확대하고 2015년 인적공제액을 소폭 상향하는 데 그쳤다. 양인준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상속세는 민감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손을 못 대면서 2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며 “해외에선 국민 1∼2% 정도에 매기는 세금이라는 점 등을 감안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자 감세’ 논란이 걸림돌 정부는 지난해부터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재 상속세는 고인이 남긴 전체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다. 이를 상속인별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세금을 매기는 기준 자체가 줄어들면서 상속세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올 7월 내년 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그 같은 내용의 상속세 개편 방안은 담지 않았다. 상속세 이슈의 폭발력과 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국회 상황을 감안했을 때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적인 이유 등을 고려한 결과였다. 32만5000파운드(약 5억3000만 원)를 초과하는 유산에 40%의 세율을 적용해 온 영국에서는 최근 상속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논의가 본격화했다. 해외에선 상속세가 중산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과 더불어 자본 유출 우려로 상속세를 완화 혹은 폐지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14개국에서 상속세를 폐지했고, 나머지 24개국도 최고세율이 평균 25% 수준이다. 한국의 최고세율은 60%로 24개국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소득과 자산이 23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유산취득세 도입은 물론이고 세율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부자 감세’ 논란은 상속세 개편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도 부의 대물림에 대한 국민 정서적 저항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추 부총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연말에 상속세 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며 “국회나 우리 사회가 준비가 덜 돼 있다”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상속세 완화 논의가 힘든 것은 부자들이 가진 부의 정당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유럽을 중심으로 상속세를 완화하는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겨울 가스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3개월 만에 1900억 원가량 더 늘었다. 한국전력은 3분기(7∼9월) 약 2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부터 쌓인 적자는 여전히 약 45조 원에 달한다. 13일 가스공사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전체 미수금은 15조54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1870억 원 늘어난 규모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일종의 외상값으로 사실상 손실이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2조5202억 원으로 6월 말보다 2767억 원 늘어났고, 기타 도시가스 미수금도 7021억 원으로 1847억 원 증가했다. 발전용 미수금은 2744억 원 감소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계속 쌓이고 있는 건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공사의 원가 보상률은 80%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올겨울 가스요금을 동결하면서 “미수금이나 재무구조를 면밀히 보면서 종합적으로 요금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3분기 실적을 함께 발표한 한전은 영업이익이 1조99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5309억 원 영업손실)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2021년 2분기(4∼6월)부터 올 2분기까지 계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6조5000억 원으로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약 45조 원이다. 한전의 흑자 전환은 지난해부터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국제 유가가 5개월가량 지나 한전의 전기 구입 비용에 반영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한전의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전의 3분기 전기 판매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160.4원, 구입단가는 kWh당 145.9원으로 그동안의 역마진 구조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5차례의 요금 조정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3분기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중동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으로 흑자 지속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7∼12월)에 다시 상승한 유가와 환율 때문에 올 4분기(10∼12월)에 한전이 다시 6000억 원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흑자 전환에 힘입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 주가는 전날보다 5.43% 오른 1만7870원에 거래를 마쳤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중소기업 A사는 10여 년 전 대기업 계열사인 B사로부터 증권거래소에서 사용할 시장감시 프로그램 개발 하청을 받았다. A사는 프로그램을 납품했고 두 회사의 계약은 2015년 끝났다. 그런데 B사는 계약 종료 한 달 뒤 다른 업체를 통해 A사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거래소에 납품하려 했다. 이를 인지한 A사는 법적 조치에 나섰고 B사와의 법적 분쟁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A사의 일부 승소)이 나올 때까지 약 7년간 이어졌다. A사 대표는 “대기업과의 법적 분쟁은 말 그대로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며 “현행 법체계는 중소기업의 기술 탈취 피해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지엔 동의, 각론에 이견’으로 하세월 9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올 9월 해당 상임위에 회부됐지만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대기업의 기술 도용 등으로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피해액의 5배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몇 배로 할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며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 여당은 5배 이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일부 의원은 10배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 탈취로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기업이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법원을 통해 행정기관에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대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법 개정안도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 역시 9월부터 상임위 심사 중이지만 다른 법에 밀려 뒷전이다. 규제 완화를 위해 신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한 법안들 역시 지지부진하다. 드론이나 로봇이 택배 등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약 7개월 전 법사위에 회부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드론·로봇 택배 자체에 대해서는 여야 이견이 없는데 정작 문제는 엉뚱한 데서 생겼다. 이 개정안에는 범죄 이력이 있으면 음식 배달 같은 배달종사자로 취직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한 여야 입장이 달라 전체 개정안 전부가 국회에 묶여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쟁점 사항이 없는 상당수 법안의 경우에도 의원들 관심도가 떨어져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논의도 안 되는 민생 법안들 임금 체불, 채용 갑질 등을 막기 위한 민생 법안들도 연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은 더 많은 임금 체불 사업자에게 더 센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신용 제재, 명단 공개 등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상습 체불 사업주’의 요건을 넓혔다. 정부 보조·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공공입찰 참여 시 감점하는 등 제재 수준도 높였다. 이 법은 당정 협의를 거쳐 올 6월 국회에 발의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회 논의는 한 번도 없었다.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에 밀려 환노위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채용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은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면접에서 혼인 여부나 결혼·출산 계획 같은 개인정보를 묻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많은 여성 근로자가 결혼·출산 계획 등을 이유로 면접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 또한 국회에서 6개월간 한 차례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경제계가 국회 통과를 최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킬러 규제’ 혁파 법안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0.1t에서 1t으로 완화하는 화학물질등록평가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은 발의 이후 국회에서 아직 한 번도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해당 법안에 대한 여야 이견이 없는데도 왜 관련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물가 오름 폭이 석 달 연속 확대된 가운데 각 정부 부처 차관이 각자 소관 품목의 가격 등을 점검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농축수산물뿐만 아니라 빵, 라면 등까지 포함해 28개 주요 식품별로 전담자를 지정해 중점 관리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물가관계차관회의다. 우선 정부는 앞으로 모든 부처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의 역할을 맡아 각자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품목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소비 품목과 연관성이 큰 일부 부처를 중심으로 물가 잡기에 나섰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현장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를 비롯한 각 부처는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한 현장대응반도 자율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농식품부는 한훈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을 맡아 직접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지휘하고 28개 주요 식품 품목별로 전담자를 지정해 중점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신선 농축산물 중심으로 품목별 담당자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가공식품도 빵, 커피, 라면 등 물가 체감도가 높은 9개 품목을 중심으로 사무관급 담당자를 지정해 밀착 관리한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이날 동서식품 서울 본사와 롯데칠성음료 안성 공장을 방문해 물가 안정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할당관세 및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 등 세제 지원 효과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 안정에 최대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가 집중적으로 가격 안정에 나섰던 배추는 7일 기준으로 가격이 지난달 초의 50% 수준까지 하락했다. 기재부는 6일 평균 김장 비용(배추 20포기 기준)도 21만8000원으로 지난해 11월 초보다 9.4%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휘발유, 경유 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하고 농산물 가격도 점차 안정화되는 등 물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2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의 자동화 창고에는 8층 높이의 선반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칸마다 올려진 대형 폴리에틸렌(PE) 자루에 든 건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 5340m² 면적의 이 창고에는 리튬 등의 원료와 양극재 완제품이 최대 1만2000t까지 들어간다. 리튬이 없으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어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해 창고에 리튬을 가득 채울 수밖에 없다. 2021년 요소수 대란에 이어 최근 중국의 잇따른 갈륨, 흑연 수출 통제를 경험한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이 공장 바로 옆에 ‘포스코HY클린메탈’의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세워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재추출하고 있다. 남미와 중국에서 매일 30∼40t의 리튬을 들여오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배터리 소재 생태계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정부가 공급망을 안정시켜 기업들을 돕겠다면서 마련한 법은 1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어디 산하에 둘지 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입법이 차일피일 미뤄진 결과다. 동아일보가 정부가 주요 입법 과제로 삼고 있는 경제·민생 법안들 가운데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을 살펴본 결과 총 17건이 평균 13.7개월째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었다. 특히 국고 보조금에 대한 외부 회계검증 기준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해 보조금 부정 수급을 막겠다며 발의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경우 국회 상임위에서 3년 6개월째 공전 중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엔 별다른 쟁점이 없는 법안은 우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국회에선 정치적 공방 때문에 비쟁점 법안도 뒤로 밀리는 분위기”라며 “민생과 경제를 입으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산업과 미래 먹거리 등을 위한 법안 처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튬없인 공장 스톱” 기업 절박한데… ‘공급망법’ 1년 넘게 표류 17개 경제 법안 국회서 낮잠공급망 위기 관리 시스템 구축 법안여야 논란끝 상임위 문턱 겨우 넘어우주강국 도약 ‘우주청 설치 특별법’R&D 기능 놓고 충돌, 반년째 계류 “광양공장에선 1년에 전기차 100만 대 분량의 양극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핵심 원료인 리튬이 없으면 이 양극재 공장은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고, 이차전지 산업 전체도 큰 타격을 피하기 힘듭니다.” 2일 광양공장에서 만난 김상무 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재2공장 공장장의 얘기다. 반도체의 뒤를 이어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이차전지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등이 안정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이차전지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입법 지연에 ‘공급망 사령탑’ 못 만드는 정부 최근 중국은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흑연의 수출 통제에도 나선 상황. 전 세계적으로 ‘자원 무기화’가 이어지면서 공급망 교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 공급망 대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건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이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소속으로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신설하고 경제 안보 관점에서 위기 관리에 나서는 정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원회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위험 포착과 위험 예방, 위기 대응의 사이클을 체계화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설치해 기업의 원자재 수입 국가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확대를 돕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발의된 법안은 신설 위원회의 소속을 어떻게 할지와 안정화 기금 운영에 따른 재정 부실 우려를 놓고 여야 간에 논란을 빚은 끝에 올 8월에야 상임위 문턱을 넘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망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큰 틀을 갖추면서 기금을 활용해 각 기업이 공급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직접 개정 요청한 법도 하세월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의 LG 인공지능(AI)연구원에선 LG그룹 각 계열사에서 온 수강생들이 AI 교육을 받고 있었다. AI연구원은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LG그룹의 사내 대학원으로, 경쟁률이 10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현재 법으로는 사내 대학원에서 정식으로 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김향미 AI아카데미팀장은 “열심히 공부한 직원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주는 차원에서 외부와 동등한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AI연구원에서 교육부 등에 직접 법 개정을 요청한 이유”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올 5월 직접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 역시 상임위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여야 간에 큰 이견은 없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정부 관계자는 “쟁점 법안이 아니더라도 국회의 관심에서 밀리면서 소외된 법안도 적지 않다”고 했다. 우주 강국 도약과 우주시대 개막을 목표로 새로 출범시키려던 우주항공청도 여전히 국회 논의 중이다. 올 4월 정부가 발의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우주항공청을 새로 만들고 우주항공과 관련한 정책의 수립과 조정, 기술개발·산업육성 등을 총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이 직접 연구개발(R&D)을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상임위 심사만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우주항공청 산하로 옮겨 이 논란을 해소하는 방안까지 제시됐지만 여전히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달 탐사에 성공하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준 인도의 경우 일찌감치 전담기관을 설립해 우주 개발에 나선 바 있다”며 “글로벌 우주 경쟁에서 미국 등 선도국을 따라잡기 위한 구심체라는 점을 내세워 국회를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광양=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원 넘게 오른다. 가정과 자영업자가 쓰는 주택용과 일반용은 동결됐다. 올겨울 가스요금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한국전력이 추가로 얻는 수익은 연간 3조 원도 안 돼 한전의 천문학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전기요금을 9일부터 kW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일반 가구, 자영업자 등에 대해선 인상 속도 조절을 위해 이번은 요금을 동결하고 앞으로 국제 연료 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요금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전기요금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겨울철에 소비가 집중되는 가스요금 역시 올리지 않기로 했다. 가스요금이 다섯 차례에 걸쳐 인상되며 지난해 초보다 45.8% 올라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등을 보면서 추후 요금 인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추가로 거두게 되는 전기 판매 수익은 연간 2조8000억 원 수준이다. 한전의 누적 적자 규모는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약 47조 원이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연 수익이 한전 누적 적자의 6%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이 한전의 근본적인 기업 정상화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 자구책도 내놨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인재개발원 부지를 매각하고 자회사인 한전KDN 지분 20%를 팔기로 했다. 본사 조직을 20% 축소하고 인력 2000여 명도 감축한다.총선앞 기업 전기료만 올려… 200조 빚 한전, 3조 ‘찔끔’ 재무개선 가정용 동결… 대-중견기업만 인상대기업, kWh당 13.5원↑… 月3억 늘어한경협 “경영활동 크게 위축 우려”한전, 인재개발원 부지 등 매각나서“부채의 1.8% 수준 그쳐 생색내기” 정부가 전력을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전기요금만 인상에 나선 건 한국전력의 적자를 일부 해소하면서도 내년 4월 총선에서 표를 잃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3개월 연속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올리면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전기요금이 결정되면서 유가가 뛰면 전기요금도 오르는 ‘연료비 연동제’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사실상 폐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전기요금 한 달에 3억 원 상승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하기로 한 전기요금은 산업용 중에서도 ‘을’ 요금이다. 광업,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요금이다. 하지만 해당 요금 중에서도 송전 전압에 따라 인상 폭이 다르다. 중견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고압A’는 kWh당 6.7원, 대기업이 쓰는 ‘고압B’와 ‘고압C’는 kWh당 13.5원 오른다. 대기업 전기요금이 중견기업 대비 더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한전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중견기업은 매월 200만 원, 대기업은 2억5000만∼3억 원의 전기요금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서 (전기요금 인상분을)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업들이 그동안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한 혜택을 누려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를 많이 쓰는 철강, 반도체 업계 등은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철강업계에선 전기요금이 kWh당 1원 오르면 원가 부담이 연간 200억 원 추가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기업의 고통 분담도 필요하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인 우리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될까 우려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에너지 효율이 개선될 수 있도록 원가주의에 입각한 가격체계를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연료비 연동제와 전기요금의 원가주의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산업계에서 전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올린 건 이해가 되지만 가정과 자영업자가 쓰는 전기요금도 일부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정용과 산업용의 전기 원가는 같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전력 시장의 왜곡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추가 전기요금 인상은 힘들 것”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적자 해소를 위한 추가 자구책도 함께 내놨다. 특히 서울 노원구에 있는 64만 ㎡ 넓이의 인재개발원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는 자산 가치 등을 고려해 그간 매각 대상에선 제외돼 왔다. 자회사인 한전KDN은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지분 20%를 팔 방침이다.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 사업 보유 지분 38%도 전량 매각한다. 한전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1조 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얻게 될 추가 수익(연간 약 2조8000억 원)까지 합하면 약 3조8000억 원이다. 올 상반기(1∼6월) 한전의 부채가 약 201조 원이기 때문에 부채의 1.8%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기요금 인상과 추가 자구책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 한전은 본사의 본부장 직위 5개 중 2개를 없애는 등 본사 조직을 20% 줄이기로 했다. 창사 이래 두 번째로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라 올 1월 감축한 정원보다 더 많은 488명은 올해 말까지 내보내고, 2026년까지 운영인력 약 700명을 추가로 감축한다.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은 현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요금 인상에 회의적인 상황에서 한전이 더 내놓을 자구책이 없으면 추가 요금 인상은 힘들 것”이라며 “조만간 1분기 요금 인상 논의에 들어가야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정치적 고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