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욱

변영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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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변영욱 기자입니다.

cut@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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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징도 없고 프레임도 선점당한 보수진영, 국민 마음 얻는 방법은?

    왜 보수 진영의 집회는 재미가 없을까우리 사회에서 집회를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군이 사진기자일 것이다. 민생 집회부터 정치인들 집회까지 그것도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참여해왔다. 돌과 최루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같은 집회도 있었고 축제 같은 시위도 경험했다. 현장을 가지 않아도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취재기자와 달리 사진기자들은 꼭 가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집회 수준을 점수로 매길 만큼 감별 능력이 생긴다. 이른바 보수 집회 현장을 다녀온 사진기자들은 대체로 낮은 평가를 한다. 진행 방식, 무대 준비, 배경 음악과 구호 등이 재미없고 촬영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보도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작이 사회적 약자를 담는 것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보수 세력을 ‘웰빙족’으로 보는 사진기자들의 선입관도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은 사진기자들로서는 놀라운 이벤트였다. 삭발식은 약자들의 항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여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쇼’ ‘코스프레’ 의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현 정권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벤트에 끌려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는 것 같다. 어느 진영에게 유리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황 대표의 삭발 사진은 장엄한 이미지보다는 코믹한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투블럭 헤어스타일에 수염까지 기른 채 터미네이터 오토바이를 모는 모습의 합성 사진이 대표적이다. 공안검사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황 대표는 순식간에 재미있는 정치인 대열에 살짝 발을 담그게 됐다. 디지털 기술은 비싼 비용 없이 정치 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도록 했다. 정치인들에게 장벽은 이제 사라졌다. 올바르고 능력 있으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한국당은 ‘언론 운동장’이 기울어져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상파 방송에까지 둥지를 튼 소위 진보의 스피커 방송인들을 보면 그런 주장에 일부 공감한다. 그렇더라도 이번 황 대표 삭발식에서 알 수 있듯이 재미없는 보수 야당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통해 구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느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기울어진 게 있다면 야당 내부의 역량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정당들이 한국 정치사에서 보여줬던 실력과 실수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황 대표의 삭발식 행사 당일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의 모습이 보인 것도 놀라웠다. 반칙으로 자식을 대학에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장관 임명 반대를 위해 마련된 집회였는데 말이다. 두 번째 지적할 수 있는 역량은 시위를 조직하는 힘이다. 우리나라 보수 정당들은 대중선동운동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래서 축적된 경험 역량도 부족하다. 사회학자들은 민주화 운동 같은 집합 열정과 연대가 발현되려면 운동 참여자들의 정서적 친밀성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래, 구호, 박수, 만세삼창, 투석전 등의 퍼포먼스가 반복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군중집회의 성공 요소가 우리 사회에서 축적되는데 보수 야당의 참여와 학습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촛불집회, 삭발식, 토크콘서트 등은 왼쪽 세력들이 주로 활용하던 방식이었다. 형식만 본떠 준비 없이 나섰다간 이미지 생산과 유통 전문가인 반대 세력들에게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여성당원 행사에서 ‘몸빼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은 젠더 감수성이 없는 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상징도 없고 프레임도 선점당한 보수 진영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논리와 비전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는 건 어떨까. 국민들은 이제 쇼를 볼 만큼 봤다. 국민들은 쇼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미지 정치로 미래가 안전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중도층도 많다. 상식과 사실을 우선시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취업률, 물가 등 국내 경기 관련 숫자의 개선과 국제 사회의 격변으로부터 지켜지고 있다는 안정감이다. 모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끈 보수 야당. 정책에 대한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콘텐츠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인물을 국민 앞에 내놓는 진짜 퍼포먼스를 보고 싶다. 모든 정치 세력이 쇼를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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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조화[고양이 눈]

    한 중년 여성이 수국 한 다발을 안고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성당에 꽂아 둘 거라고 합니다. 꽃무늬가 프린트된 옷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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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리버 신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이 6∼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볼드 스니커즈 ‘인터벌’ 제품 출시를 기념해 길이 4m, 높이 2.1m 크기의 대형 신발을 전시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인터벌은 측면의 벡터 로고가 돋보이는 볼드 스니커즈 제품으로 1996년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 최근 다시 나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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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갈게요[고양이 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청계천에서 즐거운 한 컷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어머, 그 뒤로 한 아이가 깡충깡충 징검다리를 뛰어가고 있네요. 미안해요, 언니들! 빨리 지나갈게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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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사진이 트럼프 사진을 닮아간다[사진기자의 ‘사談진談’]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시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사자성어와 논리만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정치가 횡행하면 숙의(熟議)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포스팅에 쓰일 사진과 영상을 위해 돈과 인원을 쓴다. 참모들이 심사숙고해 만든 무대 위에서 정치인들은 최종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정교하게 움직인다. 이미지 핸들러 또는 이미지 컨설턴트의 원조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1824년 첫 번째 선거에서 패배하고 두 번째 도전하면서 처음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지 정치의 역사가 200년쯤 된다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대중설득기법들이 정치에 응용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선전선동의 기법을 사회주의 국가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하지만 선거도 돈벌이가 되는 미국에서는 훨씬 다양한 방식의 이미지 연출 기법이 발달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접하게 되면, 사진기자는 본질만을 촬영해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꿈만 꿀 뿐 준비된 세트에 금방 적응한다. 본질을 찾아다니다 ‘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시민 3명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귀환 의식이 열렸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새벽 3시에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귀환자들이 내릴 비행기 문 뒤쪽으로는 건설용 크레인 2대가 카메라 앵글을 피해 서 있었다. 대형 성조기를 걸기 위한 장치였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인질들이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CNN을 비롯한 세계 기자들이 생중계했다. 현장 기자들의 역할은 역사를 기록해서 남기는 것일 뿐 역사의 현장이 윤색되거나 포장되어도 걷어낼 수 없다. 북한의 이미지 연출 능력은 뛰어났다. 선전선동 담당자들은 대역죄를 짓지 않는다면 정년 때까지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력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선전 방식에서 뛰어나다는 의미다. 수천 명이 등장하는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 사이에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거나 지도자를 화면의 가운데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등 신기함의 차원이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정확하게 북한이 국제무대에 나서면서부터 북한의 이미지 메이킹 기술은 서양의 그것을 닮아가며 진보하고 있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장센 연출 능력을 한껏 뽐냈다. 6월 22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예술 공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모습과 흡사했다. 동원된 10만 명 인민들 눈높이에 무대를 만들고 레드카펫을 깔고 두 정상이 걷는다. ‘병풍’이라고 하는 사진의 배경이 된 인민들은 마치 연예인의 팬이나 트럼프의 지지자들처럼 깃발을 흔들며 환영한다. 예전 같으면 주석단에 앉아 있는 VIP를 보여주고 국기 흔드는 주민들을 따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편집했을 것이다. 무대와 관중석이 한 앵글에 들어오게 배치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 같은 미장센이었다. 예전에 북한 사진이 미국 등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 사진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김정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배경 인물은 뿌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트럼프 사진과 김정은 사진의 차이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북한은 김정은이 등장하는 화면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통역과 사진가들은 젊은 사람으로 교체됐다. 현장 퍼포먼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현송월은 음악으로 사람의 감정을 다뤄왔다. 무대 퍼포먼스를 경험한 가수의 감각을 정치와 외교에 활용하는 것도 마케팅 전문가와 심리학자 그리고 무대 연출자들이 동원되는 미국 선거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은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의 사진과 차이가 없다. 이미지를 위해 무한에 가까운 인원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김정은의 이미지는 이제 점점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표현된다. 북한 사진에서 굳이 우리와 다른 부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미지만 변한 것은 아닌지, 변화하기 쉬운 이미지만 변하고 본질은 그대로일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하다. 본질적인 남북 평화의 이미지로 바뀌었길 진심으로 바란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김정은.jpg’ 저자 cut@donga.com}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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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풍’으로 동원된 인민들…김정은 사진이 트럼프 사진을 닮아간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시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사자성어와 논리만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정치가 횡행하면 숙의(熟議)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포스팅에 쓰일 사진과 영상을 위해 돈과 인원을 쓴다. 참모들이 심사숙고해 만든 무대 위에서 정치인들은 최종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정교하게 움직인다. 이미지 핸들러 또는 이미지 컨설턴트의 원조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첫 번째 선거에서 패배하고 1824년 두 번째 도전하면서 처음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지 정치의 역사가 거의 200년쯤 된다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대중설득기법들이 정치에 응용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선전선동의 기법을 사회주의 국가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하지만 선거도 돈벌이가 되는 미국에서는 훨씬 다양한 방식의 이미지 연출 기법이 발달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접하게 되면, 사진기자는 비록 허상을 걷어내고 본질만을 촬영해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꿈만 꿀 뿐 준비된 세트에 금방 적응한다. 본질을 찾아다니다 ‘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시민 3명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귀환 의식이 열렸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새벽 3시에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귀환자들이 내릴 비행기 문 뒤쪽으로는 건설용 크레인 2대가 카메라 앵글을 피해 서 있었다. 대형 성조기를 걸기 위한 장치였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인질들이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CNN을 비롯한 세계 기자들이 생중계했다. 북한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남은 숙제는 어떤 ‘쇼’로 대중들에게 능력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가였다. 현장 기자들의 역할은 역사를 기록해서 남기는 것일 뿐, 역사의 현장이 윤색되거나 포장되어도 걷어낼 수 없다. 어쩌면 독자와 시청자들 역시 현장 기자들이 찍는 사진이 ‘날 것’이 아니라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감격적인 순간 대부분이 누군가가 기획하고 연출한 그림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북한의 이미지 연출 능력은 뛰어났다. 선전선동 담당자들은 대역죄를 짓지 않는다면 정년 때까지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력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선전방식에서 뛰어나다는 의미다. 수천 명이 등장하는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 사이에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거나 지도자를 화면의 가운데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등 신기함의 차원이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정확하게 북한이 국제무대에 나서면서부터 북한의 이미지 메이킹 기술은 서양의 그것을 닮아가며 진보하고 있다. 지난 달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장센 연출 능력을 한껏 뽐냈다. 6월 22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사진에서 예술 공연을 보러 능라도 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사진은 현직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흡사했다. 동원된 10만 명 인민들 눈높이에 무대를 만들고 레드카펫을 깔고 두 정상이 걷는다. ‘병풍’이라고 하는 사진의 배경이 된 인민들은 마치 연예인의 팬이나 트럼프의 지지자들처럼 깃발을 흔들며 환영한다. 예전 같으면 주석단에 앉아 있는 VIP를 보여주고 국기 흔드는 주민들 따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편집했을 것이다. 무대와 관중석이 한 앵글에 들어오게 배치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 같은 미장센이었다. 예전에 북한 사진이 미국 등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 사진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김정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배경 인물은 뿌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트럼프 사진과 김정은 사진의 차이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촬영된 이미지들은 트럼프처럼 북한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언론을 통해 세계로 뿌려진다. 북한은 김정은이 등장하는 화면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통역과 사진가들은 젊은 사람으로 교체됐다. 현장 퍼포먼스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현송월은 귀에 이어폰을 낀 채 무대를 점검하고 VIP의 동선을 안내한다. 무대 퍼포먼스를 경험한 가수의 감각을 정치와 외교에 활용하는 것도 마케팅 전문가와 심리학자 그리고 무대연출자들이 동원되는 미국 선거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은 다른 나라 정치지도자의 사진과 차이가 없다. 이미지를 위해 무한에 가까운 인원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김정은의 이미지는 이제 점점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표현된다. 북한 사진에서 굳이 우리와 다른 부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미지만 변한 것은 아닌지, 변화하기 쉬운 이미지만 변하고 본질은 그대로일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하다. 본질적인 남북 평화의 이미지로 남길 진심으로 바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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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5년 전 모습을 보니…항명 파동과 눈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 사진기자로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10월이었다. 이 사진들은 지금부터 5년 8개월 전 사진들이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였지만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감사는 특별한 모습이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끝나고 오후 감사가 재개되자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마이크를 든 채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는 도중에 외압이 있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는 잘못된 것이기에 따를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전국적인 조직체의 일원으로서 상명하복의 관계에서 직무를 수행한다는 소위 검사동일체의 원칙으로 운영되는 조직문화인 줄 알았는데 검찰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외압을 받았다는 윤석열 당시 지청장의 주장에 대해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절차적 정의를 확실히 세우고 조그마한 틈새나 흠결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윤 지청장의 보고 과정에서 흠결이 있었고, 그래서 업무배제 명령을 내렸다”고 항변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기자 생활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후배 검사의 외압 폭로와 선배 검사의 눈물이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맡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리더십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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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 사진으로 본 故 이희호 여사의 생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별세했다. 2009년 8월 DJ를 먼저 떠나 보내며 이 여사는 추모사에서 “제 남편은 일생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고,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영부인을 넘어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정치인으로서의 이희호 여사의 생전 모습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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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키다리 아저씨의 속살(?)

    날씨가 좋아 요즘 바쁘신 몸, 아니 ‘다리’입니다. 행사장에서 흔히 만나는 피에로를 완벽한 키다리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며칠 전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에서 억만장자 사업가가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했다지요. 저도 사랑하는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까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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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찍혔다!

    초대형 카메라입니다. 셔터를 한 번 누르면 웬만한 피사체는 다 찍힐 것 같습니다. 카메라 위에는 옛날에 있었던 마그네슘 플래시를 본떠 만든 대형 플래시도 있습니다. 플래시가 한 번 터지면 어마어마한 섬광이 터져 나올 것만 같네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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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다시 자란 삶

    손바닥만 한 등걸에 가느다란 새 가지가 자라났습니다. 언제 잘린 흔적인지, 많이 아팠겠네요. 그래도 삶은 계속 이어지기 마련. 새 가지와 초록빛 새싹이 자라난 모습이 대견합니다. 따스한 봄볕, 촉촉한 봄비 맘껏 머금고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길, 우리 삶도 씩씩하게 자라길 소원합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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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위성의 눈’ 말고 사진가의 눈으로 北 보고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진기자가 북한을 방문하면 안내원들이 여럿 붙었다. 보통 기자 한 명당 3, 4명의 안내원이 붙는데 이들은 서로 소속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로 따지면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에서 따로 나오는 셈이다. 그 이유는 기자의 안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북한이 원하지 않는 장면을 촬영할까 봐서다. 굳이 북한이 원하지 않는 것을 찍으려 드는 남쪽 기자들과 북한 안내원의 신경전은 남북 관계에서 항상 존재했던 갈등이다. 북한은 남쪽에서 온 기자들이 ‘세팅된 장면’만을 기록해 돌아가길 기대한다. 기자로서는 그런 장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내원의 눈을 피해 높은 건물이나 달리는 버스 위에서 바닥 쪽을 찍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진기자들이 찍은 북한 주민의 배경은 건물이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이다. 어색한 인물사진이다. 북한이 원하지 않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법이 위성사진이다. 북한 내부의 이미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위성사진은 북한의 현재를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특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이어가던 시절 미국 정보기관과 한국 언론들은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내부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그런데 위성사진은 매우 비인간적인 앵글이다.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떠 있는 위성이 ‘나’를 지켜보는 게 유쾌할 리 없다. 정상적인 국가 간의 보도에서 상대방 국가의 모습을 위성으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 등에서 4km 떨어진 북한 선전마을을 망원렌즈로 찍은 이미지도 정상적인 앵글이 아니다. 위성이나 망원렌즈로 어떤 지역을 본다는 것은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위성과 카메라 대신에 무기가 위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다’와 총을 ‘쏘다’의 영어 단어가 같이 ‘shoot’이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해 한국 사진기자들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을 함께 넘고 백두산을 배경으로 악수를 하는 환상적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근접해서 찍은 사진은 두 정상의 얼굴에 나타난 상기된 표정뿐만 아니라 백두산 천지의 흙과 나무의 디테일까지 담고 있어서 현장의 감동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우리 대표단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북한 주민들의 표정과 패션도 고스란히 기록됐다. 하지만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영향으로 남북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취재 방식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조짐이다. 북한은 또다시 위성에서 감시해야 하는 대상이고, 주민들의 모습은 접경지역에서 초망원렌즈로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방식이 아닌 앵글로 기록된 풍경은 낯설다. 사실 민족의 반쪽이라고 하는 북한은 주로 부정적이거나 흐릿한 이미지였다. 잡힐 듯 말 듯 흐릿하게 포착된 접경지역 주민, 하늘에서 본 위성사진에서 점으로 표시된 주민은 북한의 비정상성을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으로 북한이 기록되고 전달된다면 보는 사람의 뇌리에 또다시 비정상적 국가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북한과 북한 사람들이 이상한 존재로 기억되는 것, 한반도의 평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까이서 찍은 사진은 보는 이에게 친근함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북한을 바라보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멀리서 훔쳐보는 듯한 앵글이 아닌 일상적인 느낌을 주는 앵글로 북한을 담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몇 발자국을 내디뎠던 북한은 이제 더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이 됐다.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계속 특별한 렌즈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m 앞에서 볼 수 있었던 북한 지도자와 북한 주민. 이들이 다시 위성사진과 초망원렌즈로 흐릿하게 기록되지 않았으면 한다. 북한이 우리의 카메라 앞에 다시 서서 정상국가의 보여주기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위성으로 본 북한 주민보다는 신경전을 펼치더라도 남쪽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이 훨씬 인간적이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김정은.jpg’ 저자 cut@donga.com}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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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쳐보는 앵글’ 아닌 일상적 느낌의 북한을 담는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진기자가 북한을 방문하면 안내원들이 여럿 붙었다. 보통 기자 한 명당 3, 4명 정도 안내원이 붙는데 이들은 서로 소속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로 따지면 경찰과 국정원 등에서 따로 나오는 셈이다. 그 이유는 기자의 안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북한이 원하지 않는 장면을 촬영할까봐서다. 굳이 북한이 원하지 않는 것을 찍으려 드는 남쪽 기자들과 북한 안내원의 신경전은 남북 관계에서 항상 존재했던 갈등이다. 북한은 남쪽에서 온 기자들이 ‘세팅 된 장면’만을 기록해 돌아가길 기대한다. 기자로서는 그런 장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내원의 눈을 피해 높은 건물이나 달리는 버스 위에서 바닥 쪽을 찍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진기자들이 찍은 북한 주민의 배경은 건물이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이다. 어색한 인물사진이다. 북한이 원하지 않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법이 위성사진이다. 북한 내부의 이미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위성사진은 북한의 현재를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특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이어가던 시절 미국 정보기관과 한국 언론들은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내부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그런데 위성사진은 매우 비인간적인 앵글이다.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떠 있는 위성이 ‘나’를 지켜보는 게 유쾌할 리 없다. 정상적인 국가간의 보도에서 상대방 국가의 모습을 위성으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 등에서 4km 떨어진 북한 선전마을을 망원렌즈로 찍은 이미지도 정상적인 앵글이 아니다. 위성이나 망원렌즈로 어떤 지역을 본다는 것은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위성과 카메라 대신에 무기가 위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다’와 총을 ‘쏘다’의 영어 단어가 같이 ‘shoot’이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해 한국 사진기자들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을 함께 넘고 백두산을 배경으로 악수를 하는 환상적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근접해서 찍은 사진은 두 정상의 얼굴에 나타난 상기된 표정뿐만 아니라 백두산 천지의 흙과 나무의 디테일까지 담고 있어서 현장의 감동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도 전달됐다. 우리 대표단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북한 주민들의 표정과 패션도 고스란히 기록됐다. 하지만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영향으로 남북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취재 방식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조짐이다. 북한은 또 다시 위성에서 감시해야 하는 대상이고, 주민들의 모습은 접경지역에서 초망원렌즈로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방식이 아닌 앵글로 기록된 풍경은 낯설다. 사실 민족의 반쪽이라고 하는 북한은 주로 부정적이거나 흐릿한 이미지였다. 잡힐 듯 말듯 흐릿하게 포착된 접경지역 주민, 하늘에서 본 위성사진에서 점으로 표시된 주민은 북한의 비정상성을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으로 북한이 기록되고 전달된다면 보는 사람의 뇌리에 또다시 비정상적 국가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북한과 북한 사람들이 이상한 존재로 기억되는 것, 한반도의 평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까이서 찍은 사진은 보는 이에게 친근함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북한을 바라보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멀리서 훔쳐보는 듯한 앵글이 아닌 일상적인 느낌을 주는 앵글로 북한을 담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몇 발자국을 내딛었던 북한은 이제 더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이 됐다.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계속 특별한 렌즈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m 앞에서 볼 수 있었던 북한 지도자와 북한 주민. 이들이 다시 위성사진과 초망원렌즈로 흐릿하게 기록되지 않았으면 한다. 북한이 우리의 카메라 앞에 다시 서서 정상국가의 보여주기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위성으로 본 북한 주민보다는 신경전을 펼치더라도 남쪽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이 훨씬 인간적이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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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취약계층 아동에 미세먼지 마스크

    11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회의실에서 이갑수 이마트 대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왼쪽부터)이 취약계층 아동 1만 명에게 미세먼지 마스크 100만 개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후 활짝 웃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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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 여의도에 공항이 있었다고? ‘여의도 비행장의 추억’

    1919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오늘 저녁 여의도에서 열린다.1945년 서울진입 작전에 투입된 한국광복군과 미국 저략첩보국 요원 4명이 C-47 수송기를 타고 광복군이 한반도로 처음 발을 내디딘 곳이 여의도 비행장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의도에 공항이 있었다고? 동아일보 DB를 찾아봤더니 재미있는 사진 몇 장을 찾을 수 있었다. 여의도 공항은 1916년부터 1958년까지 서울 여의도에 있던 공항이다. 일제가 만들었고 활주로와 격납고가 있었다. 1953년에는 국제공항으로 승격하기도 했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이 생기면서 이후에는 공군 기지로 쓰였다가 1971년 폐쇄되었다. 최초로 한반도 하늘을 비행기로 날았던 사람은 일본 해군 중위 나라하라 산지였다. 1913년 8월 29일. 우리로서는 치욕스러운 경술국치 3주년에 맞춰 일본이 벌인 이벤트였다. 1921년 일본에서 한국인 최초로 안창남 선생이 1등 비행사가 되었다는 소식이 국내로 전해졌고 안창남 후원회가 조직되었다. 비행기 구입을 위한 2만원 모금 운동이 벌어졌으나 실패했다. 이듬해인 1922년 12월 10일 동아일보사 주최로 안창남 고국방문 비행이 성사됐다. 안창남이 비행기 ‘금강호’가 여의도 비행장을 이륙해 하늘로 치솟았다. 한강의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였던 구경꾼 5만 여명이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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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 ‘소방관 이재정’ 명찰 달고 현안 질의하는 의원

    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강원도 지역 산불 피해 현황 과 복구 지원과 관련한 현안보고와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이 의원은 실제 소방관들이 입는 소방복에 명찰까지 달고 질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현안보고를 듣는 틈틈이 인터넷에 본인 관련 기사가 뜬 것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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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옆 사진관]정치인이 왜 유니폼을 입고 축구장에 들어가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재보궐 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 3월 30일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경남 창원 축구센터를 방문했다. 이 지역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와 관중석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자유한국당’ 당명과 기호 2번이 선명한 붉은 점퍼를 입은 게 화근이었다. 선거법 위반은 아니지만 축구계의 관행에는 배치되는 행동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는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원칙에 따라 ‘경기장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경기장 안에서 정당이나 후보의 이름, 기호가 노출된 의상을 착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를 어기면 홈팀이 10점 이상의 승점을 뺏기거나 2천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내야한다. 경남 FC는 승점 감점과 제재금의 징계가 우려된다며 자유한국당에 공식 사과와 법적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무심결에 입고 다닌 정당 유니폼이 체육계와 팬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 것이다. 정치인들이 왜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지 언제부터 이런 식의 선거운동이 생겼는지 한번 알아봤다. 한국 정치에서 점퍼가 처음 동원된 것은 최소한 1992년 12월 이전이다. 14대 대통령 선거전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민자, 민주, 국민 등 3당은 타당에서 뿌리고 있는 각종 금품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이 때 국민당이 유권자들에게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리털 파카를 다른 당 관계자들이 폭로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1992년에 등장했던 오리털 파커가 정치인들의 유니폼처럼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들은 전통적으로 양복을 입어왔고 설령 선거철이 되더라도 어깨띠를 두르는 방식으로 당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만 해도 노무현과 이회창의 점퍼는 일반 점퍼였다. 정치인들이 유니폼 형식의 점퍼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2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란 저금통과 빨간 목도리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팀웍을 상징할 수 있는 소품의 힘을 확인한 여당에서 아예 유니폼을 만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의 전신이었던 당이 점퍼를 입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뒤로 추적된다. 2012년 1월 한나라당은 광고계에서 평생 활동해온 조동원씨를 신임 홍보기획 본부장으로 영입해 당의 로고를 바꾸고 슬로건을 짜도록 역할을 맡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로 유명한 조 본부장은 당의 컬러를 붉은색으로 잡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깜짝 제안을 했다. 결국 2012년 이후 한국 정치인들은 선거 때가 되면 모두 각당의 상징색으로 만든 점퍼를 입고 유권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정치인에게 옷은 그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이다. 또한 색깔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유권자에게 분명하게 전달할 수도 있다.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파랑, 자유한국당=빨강, 바른미래당 = 민트, 민주평화당=연두, 정의당=노란색으로 선명한 정체성을 드러냈다. 게다가 점퍼는 서민들이나 일하는 사람들의 복장이니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이것저것 복잡한 정강이나 정책을 비교하지 말고 점퍼 색깔로 후보자를 뽑으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가져본다. 그래서일까 국제사회에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같은 당 사람들이 유니폼처럼 점퍼를 입고 돌아다니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는 없다. 필리핀 선거에서 가끔 본 것 같긴 하다. 한 때는 참신해보였던 선거기법이지만 이번 ‘야구장 난입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 유니폼에 대한 시선이 계속 고울 것 같지는 않다. 변영욱기자 cut@donga.com}

    •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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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주는 사진’과 ‘찍는 사진’ 사이에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노동계가 참여해 현안을 풀고 경제 안정에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자리였다. 본보와 몇몇 매체의 경우 생동감은 떨어지지만 무표정하게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선택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 신문들은 양대 노총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실었다. 이때만 해도 대타협이 이뤄질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사흘 후 민노총은 난상토론 끝에 대화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청와대가 제공한 ‘서로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이 무색해졌고 국민은 실망했다. 청와대는 면담 전날 출입기자단에 비공개 행사라고 통보했다. 실제 80분간의 면담은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들의 접근이 차단된 채 진행됐다. 면담 후 청와대는 총 6장의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방송사들은 동영상 없이 6장의 사진을 편집해 뉴스로 내보냈다. 다음 날 신문에 실린 사진 밑에는 ‘○○○ 기자’나 ‘청와대사진기자단’ 대신 ‘청와대 제공’이라는 바이라인(기자 이름)이 실렸다. 대통령의 행사를 찍는 이들 중에는 신문사 사진기자 외에 대통령 전속 사진사가 있다. 이들은 대통령 공식 행사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까지 기록한다. 다만 청와대 입장에서 난처할 가능성이 있는 사진은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에도 전속 사진사가 있다. 애견과 달리기를 하거나 머리를 숙여 어린아이에게 머리를 만지게 한 버락 오바마의 모습은 ‘친근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양 노총 비공개 면담 사진은 전속 사진사가 찍었다. 출입 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에서 청와대 본관이나 대통령 관저로 가는 문은 닫혀 있다. 의전비서관실과 춘추관실의 사전 조치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대통령의 일정이 있더라도 허락이 없다면 누가 왔다갔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취재가 불가능하다. 만약 국회의장이 비공개로 노총 위원장을 만난다면 국회 본관으로 드나드는 모습이라도 찍을 수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날 면담을 비공개하기로 정한 게 청와대의 결정인지 아니면 노총의 요구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노동 문제는 민감한 이슈인 데다 강건파와 온건파로 의견 대립이 심한 상황 때문에 청와대는 조심스럽게 접근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언론이 ‘화합보다는 갈등을 강조한 사진을 내보내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처럼 만든 이벤트를 언론이 부정적인 면만 부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접근을 차단했다고 이해한다. 출입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과 송년회를 비공개로 열어 기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유족과의 면담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치권력과 사회단체가 협상을 하는 과정은 민감하다.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마 기자가 그날 청와대 면담을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면 악수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문 대통령과 두 위원장의 무거운 어깨와 표정을 노렸을 것이다. 또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 보려는 청와대의 노력이 꼭 깔끔한 사진으로 표현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고민하는 대통령과 위원장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사진이 해결의 에너지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설령 사진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역사, 갈등의 과정 그 자체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정치 사진의 인기가 점점 없어지는 이유는 뭘까? 사진기자들이 찍을 수 있는 정치 현실이 점점 세트 속에 갇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카메라는 훨훨 날아 더 많이 담고 싶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김정은.jpg’ 저자 cut@donga.com}

    •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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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임아, 그 선에 서지 마오

    일본 경제계 거물이 전격 체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외신에 따르면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회장(64)은 일본 검찰에 체포돼 현재 도쿄 인근 수감시설에 머물며 추가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 한 가지. ‘왜 곤 회장의 체포 구속 사진과 영상이 없을까?’ 우리 같으면 거물이 검찰청사에 들어서고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지며 기자들이 몰려드는, 흔히 보아온 그 장면이 연출됐을 것이다. 검찰청이나 경찰서 ‘포토라인’(기자들이 취재 편의를 위해 접근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진 촬영지역)에 선 장면 말이다. 일본 신문과 방송은 곤 회장의 구속 장면을 촬영하지 못했다. 포토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사진기자들은 피의자가 검찰에 들어가는 시간 등에 관한 정보를 거의 받지 못한다. 그래서 중요한 사건이 터지면 현장에서 마냥 기다린다. 그러다가 수상한 차가 나타나면 대형 플래시를 딱 한 번 터뜨린다. 그만큼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두어야 하고 고성능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한 번 실수하면 사진은 없다. 한국에서 포토라인은 일상화된 풍경이다.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의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을 경우 검찰은 일정을 미리 공개한다. 기자들은 검찰이 공개한 소환 시간보다 한두 시간 앞서 검찰청사로 출동해 노랑 테이프로 취재진의 출입 한계선을 표시한다. 1995년 노태우 전두환, 2009년 고 노무현, 2017년 박근혜,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 5명이 포토라인에 섰다. 한국의 포토라인 앞에 성역은 없다고 봐도 좋다. 포토라인에 서서 ‘얼굴이 팔리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는 ‘추락’을 의미한다. 수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거침없이 몰려드는 취재진과 시위대 앞에서 평상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카메라는 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배우가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이를 겨냥하고 있다. 식은땀이 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포토라인에 서는 이들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컨설팅 업체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어떤 복장과 표정으로 나타나 어떤 얘기를 할지 각본을 짠다. 포토라인을 피하는 방법도 진화해 왔다. 1999년 옷 로비 사건 때 김태정 전 검찰총장의 부인은 대역을 세워 기자들을 완벽하게 피했다. 정경유착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대기업 총수들은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반사판을 대는 방식으로 카메라 플래시를 피하는 ‘신공’을 발휘했다. 질문하는 취재기자를 향해 레이저 눈빛으로 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준비가 덜 된 아마추어다. 포토라인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콩글리시’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카메라맨을 위해 촬영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촬영 기회(photo opportunity) 또는 촬영 장소(photographers‘ area) 정도로 불린다. 국내에서 포토라인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 당시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정 전 회장은 검찰청에 소환됐다가 카메라에 부딪혀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이듬해 기자들이 질서 유지와 피소환인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검찰 공보관과 협의해 포토라인을 설정하기 시작했다는 게 유래에 관한 정설이다. 포토라인을 위해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들은 사진·영상기자들이지만 포토라인 설치 가능 여부는 검찰과 법원, 그리고 경찰의 판단이다. 사법·행정기관의 취사선택에 따라 포토라인이 결정된다. 최근 송인배 대통령정무비서관의 경우 검찰이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토요일에, 그것도 비공개로 소환해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다. 포토라인의 기준이 없으면 자칫 언론 플레이로 비칠 위험도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공개적으로 불편부당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세상에 공표하는 것이지만 법의 심판을 받으러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보다 먼저 여론의 심판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쩍 늘어나는 포토라인 빈도와 시위대 피켓을 보며 든 생각이다.  변영욱 사진부 차장·‘김정은.jpg’ 저자 cut@donga.com}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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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눈/사진 칼럼]한국은 처음이지?

    아빠 품에서 단잠 자고 일어나니 낯선 곳이네요. 그래도 든든한 아빠와 곰돌이 친구가 있어 무서울 게 없어요. 한국의 푸근한 가을도 반겨주네요. “웰컴 투 코리아!”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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