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환

정양환 부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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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양환 기자입니다.

r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64%
인사일반13%
미국/북미7%
국제일반7%
국제경제3%
국제인물3%
여행3%
  •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한눈에… VR분야 참가국 관심 집중

     “미디어 환경은 모바일이란 새로운 플랫폼의 주도 아래 급속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미디어 페스티벌(SMF)’은 이런 흐름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치홍탓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장관) 2017년 세계 미디어 시장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나갈까. 6∼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TV 포럼 & 마켓(ATF)’은 조금이나마 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SMF의 핵심 행사 가운데 하나인 ATF는 세계 60여 개국 TV 콘텐츠 관계자들이 모이는 미디어마켓. 16회째를 맞은 올해도 미국 디즈니와 CBS방송 등 전 세계 738개 미디어업체가 참석했다. 가장 큰 관심이 쏟아진 분야는 가상현실(VR)이었다. 싱가포르나 프랑스는 아예 VR를 소개하는 부스를 따로 차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VR업체 ‘그린라이트 인사이츠’의 클리프턴 도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VR는 단순히 교육이나 게임을 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선 거실에 앉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여행 체험’ VR 콘텐츠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에선 전통의 강자인 미국과 일본에 대한 주목도가 확실히 컸다. 특히 포럼 ‘포켓몬 고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나’에는 많은 관계자가 몰렸다. 일본 후지TV네트워크의 다카 하야카와 디렉터는 포켓몬 고의 성공에 대해 “온라인 세상이 만든 최고의 변화는 콘텐츠 개발에 드는 ‘협력의 비용(cost of collaboration)’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시간, 자본이나 정부 지원 등은 매우 사소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 위상을 반영하듯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았다. 국내 방송사 및 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사가 89개 업체나 대거 참여했다. 8일 오전 국내 TV 드라마나 예능 포맷을 소개하는 섹션 ‘끝내주는(smashing) K-포맷이 왔다’엔 수백 명이 몰려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섹션을 진행한 영국 미디어 컨설팅업체 ‘K7미디어’의 케리 루이스 브라운 대표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예능 포맷이 많아 미리 선점하고 싶다. 소개하기 아까울 정도”라며 웃었다. 다만 이런 열기에 비해 실제 계약 체결은 살짝 아쉽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귀띔.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영일 부장은 “국내 업체들이 콘텐츠를 소개하는 데만 그치고 있다”며 “해외 유명 프로그램 못지않다는 호평이 쏟아지는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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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처음 듣는 소리” 中관계자들 이구동성 말하지만…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요? (중국) 정부에서 그런 지시가 내려온 적 없습니다. 한류 콘텐츠를 배제하는 분위기란 말도 처음 들어봐요.” 6일 오후 ‘아시아 TV 포럼 & 마켓(ATF)’이 열린 마리나베이샌즈(MBS)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중국미디어그룹 ‘LeEco’(옛 LeTV)의 최고제작책임자인 하오팡(학舫) 씨는 손사래부터 쳤다. 하오 씨는 ‘중국판 넷플릭스’라 불리며 지난해 매출 130억 위안(약 2조2135억 원)을 기록한 LeEco에서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인사. 중국 미디어업계 핵심 관계자가 국내 언론에 한한령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오 씨는 오히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는 정치와 관련 없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왜 연결짓느냐”며 “한국 드라마나 예능은 중국 젊은층에게 큰 지지를 받아 앞으로도 적극 유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eEco는 19일 KBS2에서 처음 방영되는 드라마 ‘화랑’을 선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IPCN의 리위안(李遠) 콘텐츠부문 최고경영자(CCO)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리 CCO는 “(한한령이란) 말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한국 콘텐츠나 프로그램 포맷을 구매하며 그런 측면을 고려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IPCN은 영국 런던과 중국 베이징 상하이 홍콩을 거점으로 해외 미디어 콘텐츠를 중국으로 들여와 공급하는 업체. 그는 “최근에도 한국 음악예능 포맷을 구입해 중국 지역방송국에 ‘기적의 청중(Miracle Audience)’이란 이름으로 판매했다”고 덧붙였다. 허나 현장에서 만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반응이 전혀 달랐다. 수면 위로는 한한령이 없다지만 아래론 실재하는 ‘투 트랙 전략’일 수 있단 지적이다. 한 업체 대표는 “중국 정부 산하기관에 콘텐츠를 팔기로 구두 합의했는데 지난달 갑자기 파기하고 연락도 끊어버렸다”며 분개했다. 중국 업체들과 오랜 협력관계를 맺어온 애니메이션 업체 ‘픽토스튜디오’의 전유혁 최고경영자(CEO)는 “사드 때문인지는 몰라도 분명 이전보다 분위기가 냉랭해졌다”며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장기적 계획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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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닥터 김사부’ 뻔한 내용에도 재미있는 건 결국 배우들 功

     드디어 ‘대박의 기준’이란 시청률 20%를 넘어섰다. 그런데 왜 이리 확 타오르는 기분이 안 들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재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 독보적 존재다. 물론 같은 방송사 ‘푸른 바다의 전설’이 전지현 이민호 덕에 더 화제긴 하다. 허나 초반 엉성한 짜임새 탓에 제대로 시청자 맘을 ‘훔쳤다’고 보기는 아직 힘든 상황이다. 첫 회 9.5%(닐슨코리아)로 출발해 줄곧 상승세더니 8회(지난달 29일) 21.7%까지 찍은 ‘…김사부’야말로 입소문 타고 대박 나는 흥행 맛집의 정석을 걷고 있다. 하지만 ‘…김사부’는 MBC ‘하얀 거탑’(2007년) 같은 리얼리티는 부족하다. 그런데도 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만화(특히 일본 만화)에서 자주 접한 감동 짜내기가 매우 능숙하다. 이번 주 8회 초반을 다시 짚어보자. 강간범 수술실에 침입한 피해자 가장(이철민). 절절한 사연이니 살의를 품고 쳐들어온 건 알겠다. 근데 이성을 잃었던 그가 “30분 줄 테니 수술 끝내라”고? 그 와중에 침착하게 수술을 집도한 김사부(한석규). 근데 일부러 과정 하나를 생략해 환자를 평생 불구로 만들다니. 게다가 정신적으로 나약한 윤서정(서현진)은 인질로 잡혀 죽을 뻔해놓고 아무렇지 않게 남 걱정만 한다.  드라마의 이런 ‘낭만적’ 짜임새는 곳곳에서 삐져나온다. 솔직히 수술 성공률 97%란 것부터 어이없으니까. 헌데 이런 구멍을 배우들이 다 메운다. 아니 차고 넘친다. 단역에 가까운 이철민만 해도 딸을 향한 ‘눈물웃음’ 하나로 화면을 잡아먹는다. 한석규야 말할 나위 없다. 역시 한글을 창제한(SBS ‘뿌리 깊은 나무’ 세종 역) ‘발성의 왕’. 서현진은 로맨틱 장르만 강한 게 아니란 걸 스스로 증명했다. 이런 연기들이 드라마를 세련되고 흥미롭게 업그레이드시켰다. 다만 연극무대 출신 배우들과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한 배우들의 톤과 호흡이 자주 엉키는 건 아쉽다. 허나 해진 데 꿰매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드라마는 12회가 더 남았건만 ‘뻔하게’ 일직선으로 흐른다.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주인공 쇼타가 초밥왕이 된다는 걸 누구나 알듯이. 강동주(유연석)는 언젠가 각성해 ‘참의사의 길’로 가겠지. 김사부와 도윤완(최진호)의 싸움은 신 회장(주현)이 키를 쥐고 있겠지. 뻔하다고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고루한 건 분명하다. 때문에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눈물은 찔끔 나는데 손에 땀을 쥐진 않는다. 토로한 김에 하나 더. 세계적으로 인기였던 미국 NBC 드라마 ‘ER’는 1994년에 나왔던 작품이다. 벌써 20여 년 전에 시청자는 현실감 짜릿한 의학드라마란 어떤 것인지 맛봤단 얘기다. 그런데 우린 지금도 의학 장르를 찍으면 꼭 ‘천재’ ‘의성(醫聖)’이 등장한다. 그만큼 현실의 의료 환경에 불만족스럽단 얘기겠으나…. 이젠 그만 허준을 놔드려도 되지 않을까. 이젠 보통 의사도 보통 사람도, 보통 상식으로 잘 사는 세상을 보고 싶다. ★★☆(★5개 만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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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만난 모녀의 간절한 소원은… 평양서 ‘이만갑’ 찍는 것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봤다 말입니다. 아이쿠, 북조선에서 (선전물로) 보던 싸움이 벌어지나보다 싶었디요. 그런데 거리에 애기들도 많고 다들 질서를 잘 지키는 겁니다. 솔직히 아직도 이런 게 낯설지만….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 남조선은 그래도 이렇게 모여 할 말 할 수 있는 세상이구나.”》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 북한을 탈출해 올해 남한으로 넘어온 최송죽 씨(50)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솔직하면서도 조리 있고 재치가 넘쳤다. 그리고 말이 끊임없었다. 먼저 이만갑에 출연한 딸 이안니 씨(27)가 “이러니 내 자리가 위태롭지”라며 짐짓 성난 척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 최 씨는 9월 18일 추석특집에 초대됐다가 ‘말솜씨’로 화제를 모으며 고정패널이 됐다. “에이, 처음엔 싫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만갑 보며 다 거짓말이라 생각했습니다. 북조선 얘긴데 처음 듣는 게 너무 많더란 말입니다. 하도 딸이랑 제작진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졸라서…. 근데 (출연자들) 만나보고 알았습니다. 우린 여행을 못 하고 평생 살던 데만 살아서 모르는 게 많았던 겁니다. 평양도 오빠 죽었을 때 ‘전사증’(군용 사망확인서)받으러 이틀 가본 게 전부란 말입니다.” 엄마의 말에 이 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첫 출연 때 양강도 골짜기에서 움막 짓고 살던 얘기하면 아무도 믿질 않더라고요. 인민들조차 서로의 삶을 모를 정도로 정보가 없습니다. 남조선에 끌려가면 ‘피 뽑고 장기까지 판다’는 말을 믿는 게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모녀는 출연을 떠나 이만갑을 너무나 사랑하는 팬이 됐다. 제작진이 하나같이 친절하고 예의 바르기 때문이었다. MC 남희석은 젠틀했고, 박은혜는 따뜻했다. 연예인 패널과 제작진도 마찬가지. 이 씨는 “출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인사도 상담할 정도로 가족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남조선에서 제일 놀란 게 그겁니다. 내 이름에 ‘님’ 자를 붙이더란 말입니다. 우린 장군님한테만 허락되는 건데. 아, 날 사람으로 존대하는구나. 기분이 좋았지요. 근데 이 자릴 빌려서 박은혜 씨한테 해명할 게 있습니다. 처음에 ‘아지미’라 부르니 ‘아줌마’인 줄 알고 당황하는 겁니다. 우린 젊고 예쁜 여성을 ‘아지미’라고 부릅니다. 박은혜 씨가 결혼도 안 한 걸로 알았어요.”  엄마와 딸은 이제 딱히 큰 욕심이 없다. 어미는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던 딸을 찾았다. 딸내미는 생지옥에서 고생하던 가족을 끝내 구해냈다. 뭘 더 바라겠나. 허나 둘은 4일 방송될 이만갑 5주년 특집을 찍으며 또 하나의 소원을 살며시 품었다. “그날 촬영은 기분이 묘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출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나도 모르게 ‘통일’이 떠오르더란 말입니다. 통일이 딴 게 있습니까. 어디든 맘대로 가고, 누구든 맘껏 만나고. 하루 빨리 당당하게 평양 가서 이만갑 찍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끝나면 아들딸 손잡고 고향에 갈 겁니다. 내 손으로 지어 올린 귀틀집에 가야죠. 온갖 일이 다 떠오르겠지만….” “엄마, 또 운다. 왜 자꾸 그래. 나까지 눈물 나게….” 평양에서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 아, 그땐 ‘이제 만났습니다’로 바뀔는지도. 그렇게 만나러 가는 날은 햇빛이 쨍쨍하면 좋겠다. 서울도 평양도, 이만갑도.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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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주년 맞은 ‘이만갑’, 재미-정보-교훈 세마리 토끼 잡았다

     “5년 동안 시청자가 보여준 사랑. 이제 10년, 20년을 향해 만나러 갑니다.” 2011년 12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가 4일 259회로 5주년을 맞는다. 새터민들이 출연해 북한 관련 얘기를 나누며 남북 소통에 앞장선 이만갑은 드물게 재미와 정보, 교훈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장수 예능으로 우뚝 선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만갑은 방영 내내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과 칭찬이 잇따랐다. 2012년 종편 최초로 통일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통일방송대상’(2012년) ‘서재필언론문화상’(2013년) 등을 받았다. 2013년엔 영국 민영방송사 채널4의 다큐멘터리 ‘지상 최대의 쇼’에서 MBC ‘무한도전’과 함께 한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밖에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BBC, 일본 NHK 등도 이만갑을 보도했다. 5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도 꾸준했다. 올해도 2월 14일 최고시청률 전국 5.127%(닐슨코리아)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4% 안팎의 안정된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윤정화 채널A 제작본부장은 “MC 남희석을 비롯해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제작진이 새터민 출연자들과 오랜 시간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온 게 최고의 강점”이라고 자평했다. 이만갑에 출연해온 새터민들 역시 희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만갑의 꽃미남’으로 불렸던 이형석 씨는 유엔 사무총장이란 부푼 꿈을 안고 학업에 정진하더니 실제로 유엔본부에서 근무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 배우로 데뷔한 김아라 씨는 마동석 주연의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 캐스팅됐으며, 김현정 씨는 12월에 앨범을 출시하고 가수로 활동한다. 신은하 한송이 씨 등은 이만갑 스핀오프(원작에서 파생된 프로그램)인 채널A ‘잘살아보세’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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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SNL 이세영, B1A4 성추행 논란에 팬들 발끈

     tvN 예능 ‘SNL 코리아 시즌8’이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운 동영상이 성추행 논란을 일으키며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SNL은 이날 메인 호스트로 출연한 아이돌 그룹 ‘B1A4’와 고정 출연자들의 만남을 담은 ‘캐스팅 비화’란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SNL 여성 출연자들이 멤버들의 민감한 부위를 만지는 듯한 모습이 나온 것. B1A4 팬은 물론이고 많은 누리꾼은 ‘성희롱’ ‘성차별’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SNL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제작진은 27일 “B1A4에게 과격한 행동을 보여 불쾌감을 느꼈을 멤버들과 팬에게 사과드린다. 부적절한 행동이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개그우먼 이세영(사진) 역시 SNS를 통해 “잘못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는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이다. “글 몇 자 올리는 걸로 책임 있는 사과라고 할 수 있나” “그간 SNL은 물론이고 여러 방송에서 이런 역차별 성추행이 버젓이 벌어졌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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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의 소리’… 만화를 찢고 나온 드라마

     “애봉아, 차비 사천 원. 사천 원만!”(조석) “(입 모양만 보고) 그래. 사귀자.”(애봉)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20회 타이밍의 한 장면. 조석이 하는 말을 애봉이 입 모양만 보고 ‘사귀자’로 오해하는 대목에서 웃음이 ‘빵’ 터졌다.  KBS가 제작한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가 28일 재생수 2000만 뷰를 돌파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첫 회 뒤 일주일 만에 1000만 뷰를 넘어선 드라마는 이제 다음 달 9일 오후 KBS2 방영까지 앞뒀다.  사실 드라마 ‘마음의 소리’는 공개 전 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올해로 10년 장기 연재 중인 웹툰은 지난달 본보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연재만화 2위에 올랐던 인기작. 당연히 드라마 제작이 화제를 모았지만 그만큼 원작을 얼마나 잘 살릴지도 의문이었다. 한 드라마 제작사 이사는 “워낙 기상천외한 개그만화인지라 솔직히 다들 쉽지 않다고 여겼다”며 “막상 제작이 결정된 뒤에도 KBS 내부에서조차 여러 연출진이 부담을 느껴 고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뭣보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성공적이었다. 그간 웹툰 실사판 영화나 드라마는 실제 배우가 만화 캐릭터와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놓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이광수가 주인공 조석 역을 맡는 등 출연진이 복덩이였다.  연출을 맡은 하병훈 PD는 전화 인터뷰에서 “주요 출연진인 가족 4명은 모두 작가진과 함께 1순위로 꼽았던 배우들이 그대로 캐스팅됐다”며 “특히 배우 김병옥(아버지 조철왕 역)과 김대명(형 조준 역)은 온라인에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 불릴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조석의 피앙세 ‘애봉이’였다. 여성에게 이런 말은 실례겠지만 ‘최배달+강호동+타이슨’을 합친 듯한 최강자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는 솔직히 지구상엔 존재하지 않는다. 하 PD 역시 “쉽게 결정하기 힘들었는데 배우 정소민은 만나볼수록 의외로 털털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를 지녀 제작진이 마음을 뺏겼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드라마 역시 원작이나 초기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정소민의 원래 성격을 최대한 살려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면 외모는? 하 PD는 “지금은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는데 만화에서도 애봉이는 초창기에 매우 예쁘장하게 그려졌다”며 “TV 드라마에선 왜 조석이 애봉이를 못생기게 그리게 됐는지 알려주는 에피소드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원작의 무게에 억눌리지 않고 유연함을 잘 살린 점도 플러스 요인. ‘마음의 소리’는 그간 ‘스펀지’ 등 예능프로그램 조연출로 경력을 쌓아온 하 PD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작품. 예능에서 자주 쓰는 자막이나 컴퓨터그래픽(CG), 개그 코드를 드라마로 옮겼다. 하 PD는 “예능국에서 작가, 출연진과 해왔던 방식 그대로 대본에 구애받지 않고 같이 회의하며 만들어가는 소통을 중시했다”며 “그런 시너지 효과를 시청자가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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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까지 나오게 만들어, 어른들이 미안하다”

     150만 명이 함께 맞이한 첫눈. 그 아랜 따스한 ‘배려의 촛불’이 모여 있었다. 26일 서울 광화문은 말로만 듣던 ‘멜팅폿’(melting pot·융합의 항아리)을 눈앞에서 목도하는 자리였다. 1∼4차 집회도 그랬지만 모든 게 뒤섞여 있었다. 현장을 채운 깃발부터 그랬다. 세종대로사거리에 모인 정당과 노동계 깃발. 그 사이를 ‘전대협 동우회’와 ‘중학생 혁명’이 가로질렀다. 뭘 뜻하는지 아리송한 ‘얼룩말 연구회’와 비아그라를 패러디한 ‘하야하그라’까지.  그 펄럭이는 아우성을 타고 온갖 노래도 비벼졌다. 민중가요와 ‘그 여자’(드라마 ‘시크릿 가든’ OST)가 양쪽에서 스피커를 찢어대자, 고속도로 디스코 리듬을 타고 ‘아리랑목동’을 개사한 ‘하야가’가 비집고 들어왔다. 경기 여주시에서 온 이모 씨(28·직장인)는 “세상에서 가장 큰 ‘풍물시장’에 온 기분”이라며 “농악대와 힙합이 묘하게 어우러지니, 분노해서 나왔는데 괜스레 흥겨워졌다”고 말했다. 옷차림도 각양각색이었다. 시위 ‘작업복’인 아웃도어도 적지 않았지만 데이트나 나들이 복장도 상당했다. 짙은 색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30대 여성은 “친구 결혼식 끝나고 같이 ‘광화문 피로연’ 하러 왔다”며 하이힐이 든 쇼핑백을 메고 있었다. 이탈리아 명품 패딩 ‘몽클레르’를 입은 아이가 고급 유모차 ‘스토케’를 탄 모습도 보였다. 쌍꺼풀이 어여쁜 아이 손엔 촛불이 들린 채. 엄마는 “많이 고민했는데 (애가) 추울까봐…”라더니 “그래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겸연쩍어했다. 허나 그 다르고 다름은 흩날리는 첫눈처럼 한 색깔로 뭉쳐졌다. 유모차나 아이가 지나갈 땐 모두들 길을 비켜줬다. 한 50대 여성은 꼬마에게 목도리를 벗어주려다 말리는 애기엄마랑 웃음 띤 실랑이를 벌였다. 서울시의회 앞에서 유모차를 인도로 함께 올려주던 남성은 “친구가 쓰던 거”라며 간이방석을 아이 품에 안겼다. KT 광화문빌딩 인근, 아빠가 목말을 태운 여자애에게 전기 양초를 쥐여준 60대 김모 씨는 “아이까지 나오게 만든 상황이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어슴푸레해지자 눈도 그쳤다. 청와대를 가렸던 눈구름도 잘금잘금 걷혀 갔다. 그리고 광장에선 문화제가 시작됐다. 가수 안치환 씨와 밴드 노브레인, ‘깜짝 손님’인 가수 양희은 씨가 무대에 올랐다. ‘아침이슬’과 ‘상록수’ ‘마른 잎 다시 살아나’와 ‘사람(하야)이 꽃보다 아름다워’ ‘비와 당신’과 ‘젊은 그대’가 어둠을 헤치고 울려 퍼졌다. 시위에서 술자리에서 노래방에서 회사 워크숍에서 부르던 곡들이 한 광장에서 손을 맞잡았다. 1987년 6월 항쟁과 2002년 월드컵과 2014년 4월 16일(세월호 참사)이 어깨동무라도 한 듯. 서로가 달라도 서로가 같다고. 그게 우리라고 감싸 안았다. 해질 녘 목도리를 건넸던 파마머리 어머니는 새댁을 이리 다독였다. “감기 올까봐. 안 아파야 또 나오지. 더 아프면 안 돼. 더 이상은.”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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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깎이 아빠’ 이한위-주영훈, 팔불출-딸바보 진수 선뵌다

     “시청률 공약요? 6% 넘으면 전 넷째를, 주영훈은 셋째를 가지면 어떨까요? 김구라는 재혼하고. 아, 물론 (아내와) 합의가 필요하긴 합니다. 하하.”(배우 이한위) 채널A 인기 관찰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수요일 오후 9시 반)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2.0’ 시대를 맞이했다. 7월 첫 방영 이후부터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프로그램에 배우 이한위와 작곡가 주영훈 가족이 새롭게 합류한 것. 특히 입담 좋기로 유명한 이한위는 관찰예능 출연 자체가 데뷔 33년 만에 처음이다. 두 가족은 23일 저녁 방영한 첫 출연 회부터 리얼한 실생활을 여실히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같은 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두 사람은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이었다. 이한위는 “제가 너무 진실한 사람이라 (관찰예능에서) 많이 찾지 않더라”며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긴 해도 일반인의 평범한 삶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영훈도 “평소 ‘딸 바보’란 말을 많이 듣고 사는데 가사와 육아에 자신 있다”며 “억지스러운 사건보다는 자연스럽게 행복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두 출연자와 함께 참석한 ‘터줏대감’ 김구라 역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두 사람의 촬영 영상을 통해 아직 어린 자녀를 보며 ‘부럽다’ ‘언제 키우나’란 상반된 생각이 겹쳤다”고 했다. 이한위는 슬하에 경(8) 윤(6) 온(4) 등 세 남매를 두고 있다. 주영훈은 배우 이윤미와 결혼해 아라(6) 라엘(1) 등 두 딸이 있다. 김구라는 또 “예능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갈등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요즘은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이한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19세 연하 아내와의 유별난 금실(?)을 고민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애교가 많다. 집에서도 마주칠 때마다 스킨십을 한다. 하도 그러니까 아이들도 그러려니 할 정도다. 방송에선 쑥스러워서 최대한 자제했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반면 주영훈은 “너무 딸을 잘 돌봐서 남성 시청자에게 욕을 먹을까 봐 걱정”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방송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여러 가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빠본색’의 공효순 PD는 “여타 가족예능과 달리 이 시대의 아빠가 가장이자 남편, 아들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며 “갈수록 결혼연령이 높아지는 시대에 ‘늦깎이 아빠’인 두 출연자가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내면의 감정을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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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파 수목극… 인어의 독주냐 언더도그의 반격이냐

     인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까. 아니면 ‘언더도그(underdog·상대적 약자)’의 반격이 시작될까. 지난주 16, 17일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이례적으로 3사 모두 신작을 동시에 선보였다. 물론 엄밀히 말해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워낙 하반기 화제작으로 주목받아온 터라 ‘같은 출발선’이라 부르긴 겸연쩍지만.  시청률도 예상대로였다. ‘푸른…’은 1, 2회 15∼16%(닐슨코리아)란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KBS2 ‘오 마이 금비’와 MBC ‘역도요정 김복주’는 3∼6%대에 머물렀다. 전지현 이민호란 한류배우에 ‘별에서 온 그대’를 히트시켰던 박지은 스타 작가가 포진한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제성도 ‘푸른…’이 크게 앞서 나갔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에 따르면 방영 전 사전조사(9∼15일)에서 점유율이 54.5%였다. ‘역도…’(28.5%)와 ‘오 마이…’(17.0%)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첫 회가 나간 뒤인 17∼21일 화제성 점유율은 더 일방적이다. ‘푸른…’이 64.8%로 올라가며 나머지는 더 떨어졌다. 시청률과 화제성 수치만 보면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춰보면 살짝 묘한 기류도 감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을 보면, ‘푸른…’은 ‘재미가 없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긍정적 평가도 ‘전지현 너무 예쁘다’와 같은 외모 칭찬이 주를 이뤘다. 한 드라마PD는 “판타지와 로맨스, 코믹 등이 다양하게 잘 섞이는 게 박지은표 드라마의 매력인데 ‘푸른…’은 각자 겉도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심청(전지현)이 ‘별에서…’ 천송이의 자기복제 수준에 머무른다면 시청자들도 냉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시청률 2위 ‘오 마이…’는 열광적이진 않아도 우호적 평가가 많다. ‘오 마이…’는 특히 금비(허정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솔직히 드라마는 문제 아빠와 ‘똑순이’ 딸의 가족애란 다소 뻔한 소재. 그러나 9세 소녀인 허정은이 야무진 연기로 극 초반을 이끌며 ‘하드캐리’하고 있다. 시청률도 소폭이긴 해도 1회(5.9%)보단 2회(6.5%)가 올라갔다. 시청률(3.3%)은 아쉽지만 ‘역도…’ 역시 누리꾼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체육대학을 다니는 여성 역도 선수란 이색적인 설정이 신선하단 평가. 2005년 마니아 팬이 많았던 MBC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이 떠오른다는 댓글도 많다. 특히 한때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모델 출신 이성경이 역도 선수 복주를 잘 소화하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원순우 대표는 “대부분 드라마는 3, 4회까지 보고 나면 대략 향후 흥행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며 “현재는 ‘푸른…’의 위세가 강력한 형국이지만 23, 24일 시청자 반응에 따라 독주일지 혼전일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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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박근혜 앞으로 나와!” 정우성이 외친 까닭은?

     “박근혜, 앞으로 나와!” 배우 정우성의 시국을 풍자한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우성은 20일 서울 종로구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아수라’의 팬 단체 관람에 김성수 감독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즉흥 연기를 해달란 팬들의 요청에 갑작스레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소리쳤다. 영화 속에서 악덕시장 역을 맡은 황정민에게 “박성배, 앞으로 나와”라고 한 대사를 패러디한 것. 이 동영상은 여러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에선 시국과 관련한 연예인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가수 윤종신은 21일 SNS에 ‘오래 보기 민망한 영화, 상영관 잘못 들어가서 눈 귀 버린 영화. 재미없고 짜증나고. 악인들이 심판 받고 이 영화 빨리 끝냅시다’라며 현 상황을 비판했다. 배우 유아인과 이준은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속 시원하다’ ‘얼마나 답답하면 저럴까’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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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또 한류금지령?… 관련업계 화들짝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韓流)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중국 인터넷 매체 등에서 퍼지고 있다. 7월 12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뒤 나돌았던 것과 유사하지만 일부 내용이 추가돼 ‘한한령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제목까지 붙었다. 그 여파로 21일 한국 증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등 한류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하지만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금한령(禁韓令)이라는 것을 들은 바 없다”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인들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명했고 유관 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이바이인왕(第一白銀網) 등 인터넷 매체들은 이날 중국 지방정부의 위성TV는 물론이고 인터넷 동영상 포털방송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방송 등의 방영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류 연예인들이 중국 방송 등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고 한류 스타가 출연한 광고도 금지된다는 것이다. 위성방송에서 이미 판권을 주고 수입한 한류 스타 출연 프로그램들은 재편집해 삭제한 뒤 내보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이 같은 규제를 문서로 내려보내지 않고 관련자들을 직접 불러 구두로 지시하기 때문에 포착되기도 어렵고 문제 삼기도 어렵다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 내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보도 내용 중 ‘19일부터 한한령이 이미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優酷) 등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 연예 프로 등은 여전히 방영되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도 “사드 배치 용지가 확정되는 등 진전이 있어 중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중국 인터넷 매체 보도 내용이 상당수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한류금지령 여파로 한류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콘텐츠 제작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으며 중국인 소비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관련주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대표 종목인 에스엠이 8.16%,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6.9% 폭락하며 52주 신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쇼박스(―14.57%), 초록뱀(―8.03%), CJ CGV(―4.37%) 등도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이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건혁·정양환 기자}

    • 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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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속 백마 탄 왕자가 바람둥이였다니…

     ★★★★★ 성급하다 타박하지 않는다면 먼저 별점부터 주련다. 이 만화는 별 다섯 개, ×× 돌침대다. 점수로 치자면 10점 만점에 9.9점. ‘대박 짱.’ 완전 끝내준다. 몇몇 작품이 눈에 밟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봤던 미국 그래픽노블 가운데 최고라고 꼽고 싶다.  ‘페이블즈(Fables)’는 제목 그대로 우화나 동화를 다룬 만화. 피노키오, 미녀와 야수, 개구리왕자, 빨간 모자…. 떠올릴 수 있는 동화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곳이 어디? 바로 21세기 미국 뉴욕 한복판(혹은 인근 농장)이란다. 그러니까 책에서 보던 온갖 인물과 동물들이 ‘동화나라를 뛰쳐나와’ 현실에 산다는 발칙한 상상력이 이 작품의 중요 기반이 된다. 캐릭터 설정 또한 기가 막히다. ‘백마 탄 왕자(Prince Charming)’를 예로 들어보자. 곰곰이 생각해 보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깨운 것도, 연회장에서 유리 구두를 주운 이도 ‘차밍 왕자’였다. 만약 이 왕자가 동일 인물이라면? 즉, 백마 탄 왕자는 백설과 숲속 공주, 신데렐라와 차례로 세 번이나 결혼했다 이혼했단 얘기가 된다. 현실에서도 여전히 온갖 여성을 유혹하는 ‘매력(charming)’을 내뿜는 호색한이다. 또 다른 주요 캐릭터 ‘빅비’도 기존 인식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빅비는 ‘크고 나쁜 늑대(Big Bad Wolf)’의 줄임말. 맞다. 빨간 모자와 아기돼지, 이솝우화 등에 나왔던 그 늑대 말이다.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는 어떤 이유로 개과천선한 뒤 지금은 약자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심지어 백설 공주를 상사로 모신 채. 한데 이들은 도대체 왜 뉴욕에 살고 있는 걸까. 여기서 ‘동화나라를 뛰쳐나왔다’는 데 주목해 보자. 원래 당연하게도 이들은 동화 속에서 살았다. 그런데 수백 년 전 전쟁이 벌어지며 인간세계로 넘어온 것. 무서운 ‘마왕’의 폭정에 쫓겨 목숨을 부지하러 탈출했다. 허나 그들인들 왜 고향 땅이 그립지 않겠나. ‘뉴욕 임시정부’를 세우고 권토중래를 꿈꾼다. 어디서 본 듯한 ‘동화 독립군 vs 마왕 제국’이란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국내에선 아직 이 만화가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현지에선 2002년부터 13년이나 연재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만화의 아카데미상’ 아이스너상을 14번이나 받았을 정도. 빅비가 주인공인 게임 ‘더 울프 어멍 어스’도 출시됐고, 몇 년 전부턴 영화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국내에선 시공사에서 2012년 양장판 1권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 10권까지 나왔다. 백소용 만화부장은 “내년에 13권까지, 2018년 마지막 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지만 ‘페이블즈’, 무지하게 재밌다. 동화가 책 밖으로 튀어나온 얘기를 읽는데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간 미국식 만화에 심드렁했던 독자라도 생각이 바뀔 만한. 다만 별별 사람이 다 있는 세상이라 0.1점은 뺐다. 게다가 이건 또 무슨 마법인지. 며칠 전 처음부터 다시 읽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꼭두각시를 앞세워 정권을 주무르는 배후세력. 권력을 잡으려 억지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 자신의 이상만 내세우며 다수의 행복을 짓밟는 정치인. 게다가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마녀까지. 이럴 수가. 페이블즈는 뉴욕이 아니라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던가. 어쩐지. 지금 이게 현실일 리가 없지. 그래, 이젠 제발. 얼른 너희 세상으로 꺼져버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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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비투비’ 프니엘 탈모 고백

     남성 아이돌 그룹 ‘비투비(BTOB)’ 멤버 프니엘(본명 신동근·23)이 방송에서 심각한 탈모를 고백하며 삭발한 머리를 공개했다. 프니엘은 14일 방영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5년 전부터 탈모가 시작돼 머리카락이 70% 정도 빠졌다. 병원에서도 이젠 치료가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모자를 벗고 삭발한 모습도 공개했다. 프니엘은 또 “아이돌인지라 팬과 동료들 생각에 숨길 수밖에 없었다. 이제라도 말할 수 있어 후련하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출연한 비투비 멤버들은 “아이돌이 화려해 보이지만 외줄타기처럼 고독하고 외롭다. 프니엘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방송 이후 프니엘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특히 국정 농단 비선 실세 차은택 씨가 탈모인 걸 숨겼다가 검찰 출두 때 밝혀진 것과 비교하며 ‘용기 있다’는 칭찬이 나왔다. 많은 누리꾼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10대부터 탈모가 올까” “삭발해도 이렇게 잘생긴 건 반칙” 등의 댓글을 남겼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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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한류를 쥐락펴락, 차이나머니의 함정

    #.1한류를 쥐락펴락,차이나머니의 함정#.2'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 작품들은 사실 모두 기획 단계부터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한국 문화계에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졌다는 증거들인데요.#.3문화계 곳곳으로 파고든 중국 자본은'2016년 한류'를 쥐락펴락 하고 있습니다.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죠.#.4중국의 입김에 자유롭지 않은 자본구조아래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알려진 사실입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한 제작을 시작합니다.#.5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모두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죠.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그렇게 요구해도 방송사가 꿈쩍도 안 하더니, 중국의 수요가 있자마자 사전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한 방송국 PD #.6중국 취향이 아닌 작품들은 방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탄탄한 스토리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 작가 A 씨의 드라마도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가 없다는 이유로 최종 편성이 보류됐죠.#.7엔터테인먼트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중국 자본 투자 규모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져 있죠. #.8중국 자본의 유입은 전방위적입니다.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게임, 캐릭터 분야에까지손길을 뻗치고 있죠.그 결과 한류 배우나 가수들은 활동 무대 자체를 중국 쪽에 집중합니다.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이 잦은 반면 국내에선 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졌죠.#.9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 #.10중국이 한국 문화계에 투자를 늘리는 것을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투자가 늘어야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하지만 주객이 전도돼 한류를 이끄는 주최가 중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입니다.#.11"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한 연예기획사 이사원본: 정양환 기자·임희윤 기자·장선희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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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의 길’이냐 ‘영국의 길’이냐

     한국 연예산업의 미래는 대만일까, 영국일까. 최근 중국 자본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대중문화 전반에서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자본이 유입되는 모양새가 과거 대만의 사례와 매우 흡사하다는 측면에서 걱정이 크다. 대만은 2000년대 초반까지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대접받았다. 드라마 ‘판관 포청천’(1993년)이나 ‘꽃보다 남자’(2001년) 등 대형 히트작을 양산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자본이 몰려들며 상황은 변했다. 머니 게임에 휩쓸린 연예인들은 중국 활동에 매진했고, 드라마PD나 작가 등 제작 인력도 대거 유출됐다. 드라마 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도 중국계 기업에 인수됐고, 콘텐츠 판권도 넘어갔다. 결과는 암울했다. 대만의 드라마나 대중가요는 중국 취향에 맞춰지며 독특한 자기 색깔이 옅어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결국 몇 년 뒤 노하우를 습득한 중국 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버렸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후 자생력을 잃은 대만 연예산업은 지금도 어렵다”며 “외부 대형 투자는 철저히 상업 논리로 접근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는 대만과 다르다는 시각도 많다. 영국의 경우 미국 할리우드 자본의 엄청난 공습이 있었지만 고유한 문화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 영국 영화나 드라마는 미국과 다양한 협업을 벌이면서도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따뜻하고 서민적인 로맨스 등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왔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큰 자양분이 됐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결국 글로벌 사회에서 해외자본 유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무조건 배척하기보단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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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머니의 달콤한 함정… 한류 콘텐츠 쥐락펴락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선 스릴러물로 유명한 스타 작가 A 씨 드라마의 최종 편성이 결국 보류됐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스토리로 입소문이 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초기부터 ‘중국 취향이 아니다’란 반응이 나오며 줄곧 난항을 겪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도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혀 왔다”고 말했다.2016년, 한류는 중국 자본이 지배하고 있다. 드라마와 가요 등에서 ‘큰손’으로 자리 매김한 중국 자본은 이제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단지 구매자로서의 파워가 아니다. 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 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진 상태였다. CJ E&M 등 대기업 자본력을 갖춘 곳을 빼면 실질적으로 모두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 국내 엔터사 대부분 중국 자본 영향 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아예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모두 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했다. 2015년부터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 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해 시스템을 바꿔 버린 것이다.  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16일 첫 회를 방영하는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곧 선보일 예정인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도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다. 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 방송국 PD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그렇게 요구해도 방송사가 꿈쩍도 안 하더니, 중국의 수요가 있자마자 사전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허탈해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자본이 한국 연예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중국 우선 정책’이 일반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 가운데 15개 업체(65.2%)가 중국계 자본이 최대 혹은 주요 주주였다. 나머지 회사 가운데 4곳도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거나 합작을 하고 있다. 예외적인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소속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가 계약만료를 앞두고 중국계 자본을 유치해 독자 기획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는 올해 초 중국계 투자회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중국 측에 안겨줬다.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도 중국 자본이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본보가 접촉한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후 문화콘텐츠 수출은 다소 경색됐지만 중국 자본의 유입 속도는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 록 페스티벌에도 관심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의 투자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졌다. 이른바 ‘레드 머니’의 유입은 연예산업뿐만 아니라 게임과 캐릭터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한류 배우나 가수들은 활동 무대 자체가 중국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현지 활동 비중을 크게 높였다. 이들의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은 잦은 반면 국내에선 만나기 쉽지 않다. 한 예능프로 PD는 “요즘은 아이돌의 중국을 비롯한 외국 활동 스케줄에 맞춰 촬영 날짜를 잡는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나 드라마 제작사 투자 외에도 중국 자본은 광폭 행보를 보인다. 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고 했다.  한 연예기획사 이사는 “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정양환 ray@donga.com·임희윤·장선희기자  }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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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환 기자의 억지로 쓰는 문화수다]반갑다! 모바일로 부활하는 ‘아재 게임’

     며칠 전, 오랜만에 걸려온 고교 동창의 전화. 다짜고짜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 울컥했다는 얘기를 꺼낸다. “와? 시국 때매 그라나. 아이면 트럼프 대통령 돼 갖꼬?” “아이다. 니 ‘삼국지’가 핸드폰게임 나온 지 알았나. 우리 밤 꼴딱 새던 거. 와, 지금 막 여포하고 관우가 일기토(一騎討·일대일 대결을 뜻하는 일본어 ‘잇키우치’에서 온 말)하다가….” 이런 미친 놈. 확 제수씨한테 일러바쳐 ‘레알’ 일기토 뛰게 해줄까 보다. 근데 알아 보니 모바일게임 ‘삼국지 조조전’이 진짜로 요새 인기 있다. 지난달 6일 출시돼 열흘 만에 구글 게임 매출 5위에 올랐단다. 흠, 이렇게 말하니 제품 광고도 아니고…. 1985년에 1편이 나왔으니 30년이 넘은 ‘노땅’ 게임인데 왜 이리 난리일까. 모바일게임을 선보인 넥슨에 전화를 걸어봤다. “아휴, 최근 게임업계도 ‘복고’가 완전 대셉니다. 어린 시절 게임을 즐겼던 30대 이상 중년 ‘아재’들이 추억의 게임에서 진한 ‘향수’를 느끼는 거죠. 유명 게임은 이름값이 있어서 새로운 유저들도 유입이 잘됩니다. 삼국지뿐만이 아니에요. 타사도 여러 복고게임을 선보여 반응이 좋습니다.”(이영호 넥슨 홍보부장) 실제로 그랬다. 요즘 화제인 ‘프린세스 메이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스톤에이지’ ‘퀴즈퀴즈’ 등은 다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PC게임으로 화제였던 타이틀들. 다음 달엔 한때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리니지’도 모바일게임으로 나온다고 하니…. 그야말로 복고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런 복고게임은 이용자의 나이대도 튄다. ‘삼국지 조조전’의 공식 카페 회원연령을 살펴보니 30대 이상이 59.4%나 된다. 40대 이상도 약 8%로 적지 않다.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김창현 홍보팀장은 “실제로 30대 이상이 60%를 넘어 ‘아재게임’이라고도 불린다”며 “여타 게임은 10, 20대가 70∼80%를 차지하는 양상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중년의 모바일게임 붐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직장과 가정생활로 바쁜 그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기란 용의치 않다. 허나 항상 붙들고 있는 휴대전화로라면 출퇴근시간 등에 잠깐잠깐 즐기기 좋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중년 이용자들은 경제력이 뒷받침돼 유료 아이템 구매도 많은 VIP”라며 “개발사들이 ‘복고게임’의 조작법을 크게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이유도 ‘익숙함’이 이런 게임의 핵심 전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니 딱히 둘 훈수는 없다. 다만 묘한 이질감이 잘금잘금 밀려온다.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골방에 처박혀서 밤새던 게 뭐 좋다꼬. 별 기 다 추억이다.” “과거라꼬 포장하는 거 같재? 그기 아이다. 그땐 어깨 위에 돌땡이가 없었자나. 그 시간이 그리분 기다, 지금도…. 지나고 나믄 ‘그땐 그랬지’ 하고 떠올리지 않겄나.” 그럴까. 또 다른 세월이 흐르면 웃으며 돌아볼까. 글쎄…. 21세기, 찌질한 아재끼리 소주나 한잔해야겠다. 간만에 오돌뼈(오도독뼈) 안주에. 뭐라도 씹어야 할 테니.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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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우세요? 시청자 마음 사로잡는 ‘선곡쇼’가 옵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마법 같은 선곡 쇼가 온다.’ 10일 오후 11시 드디어 채널A의 새로운 음악 예능 ‘싱데렐라’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노래의 향연에 ‘하태핫태’한 재미를 싣고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보내 준 고민을 들어 본 뒤, 사연에 어울리는 노래를 앙케트로 뽑아 출연진이 얘기를 나누며 직접 맞혀 보는 콘셉트. 첫 회에선 11개월째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고 ‘썸 타는’ 남성 때문에 고민하는 37세 직장인 여성의 사연이 소개된다. 이를 바탕으로 30∼49세 싱글 여성들이 뽑은 ‘애태우는 남자를 확 사로잡을 노래’ 베스트 1∼5위를 출연진이 찾아내 직접 불러 준다. 음악과 재미가 어우러지는 예능인 만큼 MC들도 딱 맞춤한 최강 멤버들로 꾸려졌다. 최근 기가 막히는 호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수근과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또 한번 뜨거운 ‘케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배우이면서 가수로도 활동 중인 강성연이 안방마님으로 중심을 잡는다. 세 MC는 개그감도 출중하지만, 노래와 춤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실력으로 한 순간도 심심할 틈이 없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MC들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수근은 “출연진이 녹화가 끝난 뒤에도 집에 가고 싶어 하지 않을 정도로 촬영장이 흥겨웠다. 채널A의 대표적 장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철은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고 장난치며 함께 논 기분이었다. 시청자들도 분명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진이 ‘재발견’이라며 놀라워한 강성연은 “둘째를 출산한 뒤 심신이 지쳐 있었는데 이런 ‘선물’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 너무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패널도 화려하다. 음악예능에서 ‘0순위’로 섭외하길 바라는 가수 문희준과 김태우가 탁월한 가창력과 말솜씨를 멋들어지게 선보인다. 여기에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배우 최성국과 ‘싱데렐라의 브레인’ 한석준 전 아나운서도 뜨거운 존재감을 뽐낸다. 문희준은 “따뜻한 위로를 주는 친구 같은 예능”, 김태우는 “너무 신나게 찍어 지루한 줄 몰랐다”라고 녹화 후기를 전했다. 실제 첫 회였는데도 녹화 분위기는 활기찼다. 가수 채연과 배우 선우선이 게스트로 나선 이날 MC와 패널, 게스트가 실제로 친한 동료들이 노래방에서 함께 즐기는 기운이 넘쳐 났다.  김진 PD는 “싱데렐라는 노래를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이들이 모여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게 모토”라며 “고정 멤버 7명이 모두 ‘흥 부자’들인 데다 ‘합’도 좋고 배려도 넘쳐 제작진으로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평했다. ‘싱데렐라’는 마지막까지 눈길을 뗄 수 없다.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1∼5위를 다 맞힌 뒤엔 선정곡 가운데 하나를 2016년 버전으로 세련되게 편집해 들려준다. 첫 방송에선 ‘god의 영원한 메인 보컬’ 김태우가 감미로운 음색으로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새로운 콘셉트의 음악 예능 ‘싱데렐라’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20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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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분노와 상심의 시대… 울화병 다스릴 뭐 없소?

    《 예상했겠지만 우리 외계요원들은 가공할 첨단기계가 많다. 물론 1급 기밀인지라 세세한 정보는 태블릿PC에 숨겨뒀다. 헌데 에이전트2(정양환)는 최근 인터넷을 보다 깜짝 놀랐다. “아니, 스카우터? 우리 장비랑 똑같잖아.” 만화 ‘드래곤볼’의 전투력 측정기라는데 이름마저 같다. 다만 ‘감정’을 재는 장비란 점만 다를 뿐. 저번에 에이전트41(김배중)이 곰탕집에서 태블릿PC를 잃어버렸다더니…, 설마? 그러던 며칠 전. 에이전트7(임희윤)은 간만에 스카우터를 썼다 기겁을 했다. 바깥에 지나가는 이들이 온통 시꺼멓게 보이는 게 아닌가. 이는 최악의 감정상태를 겪고 있다는 얘기.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의 남궁기 교수도 “현재 한국사회는 부정적 감정의 ‘공명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지구의 나쁜 기운은 우주에도 영향을 미칠 터. 요원들은 이런 울화통 터지는 마음을 풀어줄 ‘오방낭’은 없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 폭풍의 언덕에서 울분을 쏟아내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김광석의 ‘맑고 향기롭게’와 밥 말리의 ‘Get up, Stand up’을 들어보길 권했다. ‘맑고…’는 김광석 특유의 잔잔한 위로가 물씬한 곡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가자는 메시지가 깊다. ‘Get up…’은 어려운 난관을 싸우고 헤쳐 나가자는 상징적 의미가 큰 곡. 레게 리듬이 지닌 여유로움도 현 시점에선 요긴하다. “아이돌 음악 중엔 트와이스의 ‘포니테일’이 좋겠네요. 살짝 주술적 느낌이 있는데 복잡한 거 잊고 달려보자 외칩니다. 말이 등장해서 고른 건 아니에요. f(x)의 ‘Red Light’는 적색 등이 켜진 상황을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세월호를 다룬 노래로도 유명하죠.”(아이돌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 청아한 음색이 귀를 사로잡는 케이트 부시의 ‘Wuthering Heights’(이경준 평론가), 요즘 시국이 연상되는 도너번의 ‘Season of the Witch’(김경진 평론가)도 추천 대상에 올랐다. ‘Wuthering…’은 에밀리 브론테 소설 ‘폭풍의 언덕’ 원제이기도 하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영화 ‘그녀’(2014년)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년)를 권했다. 김 평론가는 “인공지능이긴 해도 ‘그녀’처럼 마음을 나누는 이가 있다면 화도 좀 가라앉을 것”이라며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그림 같은 영화 ‘바닷마을…’도 좋다”고 말했다. 속고 속이는 참혹한 세상을 직시하고 싶다면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2015년)와 ‘헝거 게임’ 시리즈가 괜찮은 선택. 가짜 무당이 등장하는 ‘배뱅이굿’도 시의적절하다. 윤중강 국악평론가는 “얄팍한 지식으로 신통력을 지닌 척 행세하는 박수무당이 사람들을 속이고 재물을 챙긴다는 내용”이라며 “이은관 명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고 평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페리클레스’를 추천했다.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주인공 페리클레스의 방랑과 시련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5일 선보일 ‘미스 줄리’(국립극단)도 기대할 만하다. 김 감독은 “북유럽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극본으로 백작의 딸과 하인의 관계를 통해 계급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잔혹동화”라고 설명했다.○ 지금 피해야 할 색깔은 ‘빨강’ 집안 장식에 변화를 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테리어회사 ‘키데아파트너스’의 박경호 차장은 채도가 낮은 녹색 계열의 가구나 소품을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으로 꼽았다. 요즘 계절에 좋은 울펠트 소재도 따뜻한 기운을 전해준다. 피해야 할 색깔은 심신을 어지럽히는 레드 계열. 박 차장은 “모 정당 색깔이라 고른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뻔하지만 음식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특히 따뜻한 녹차나 국화차 등은 열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다. 서구에선 ‘아몬드가 들어간 다크초콜릿’도 열받았을 때 좋은 음식으로 꼽는다. 아몬드는 우울증에 효과가 있고, 초콜릿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 태국 방콕에 있는 ‘요가 엘레멘츠’의 송하연 강사는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에 휴식을 주는 ‘견상 자세’와 ‘아기 자세’ ‘누운 나비 자세’를 권유했다. 누운 나비 자세는 뻐근한 어깨와 골반을 열어줘 여성 생리통 완화에도 좋다. 송 강사는 “견상 자세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고, 아기 자세는 깊고 편안한 호흡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화병(火病)이 날 땐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여러 방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명확하게 화를 내야 할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야 근원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다음 회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임희윤 기자}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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