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미

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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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외포 펑펑 날리는 ‘괴물 타자’ 안현민…KT 안방구장 선수 주차장엔 대피령

    “(안)현민이 때문에 이제 여기에 주차 못 하겠다.” 프로야구 KT 베테랑 투수 우규민은 1일 퇴근길에 주차장으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선수단이 주로 차를 대는 주차장은 KT의 안방인 수원 KT 위즈파크 왼쪽 담장 옆이다. KT 우타자인 안현민이 잡아당겨 친 홈런공은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이곳까지 날아왔다. 수원 구장은 중앙담장까지 거리가 120m인데 안현민이 이날까지 날린 홈런 15개의 평균 비거리는 130.7m다. 안현민이 올 시즌 팬들에게 ‘괴물 타자’라 불리는 이유다. 원조 ‘괴물 타자’ 에릭 테임즈(전 NC)도 홈런 평균 비거리는 119.6m였다. 안현민은 4일 발표된 2025 올스타 홈런더비 팬 투표에서도 올 시즌 홈런 선두 디아즈(삼성)를 제치고 1위(2만7053표)에 올랐다. 요즘 KT에서 팔리는 유니폼 다섯 장 중 한 장에는 안현민의 이름이 새겨진다.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다. 하지만 정작 야구장에 붙어있는 대형 포스터에는 안현민의 얼굴이 없다. 올 시즌전에는 팀의 주요 전력으로 분류된 선수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2일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안현민은 “(포스터에) 스티커라도 하나 붙여주세요”라며 웃었다.안현민은 “운이 좋은 해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안현민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낙오로 시작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 캠프를 마친 뒤 안현민에게 2차 캠프는 2군에서 타격을 정립할 것을 권했다. 안현민은 “그때만 해도 ‘올해는 망했나’ 싶었다”고 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한 차례 2군에 다녀왔다. 하지만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기 시작한 5월 한 달에만 홈런 9개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안현민은 “다시 (1군에) 올라가면 내려오더라도 지난해보다 경기는 더 많이 뛰고 가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오자마자 경기에 내보내 주셨다. 덕분에 2군에서 얻은 감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시즌 1군에서 29타석 소화에 그쳐 신인상 후보 기준(60타석 이하)도 충족한다. 신인왕 0순위로 떠오른 안현민이 신인상을 받으면 2018년 강백호(KT) 이후 7년 만에 타자 신인왕이 된다.6, 7월에도 ‘미친 활약’을 이어간 안현민은 신인왕을 넘어 이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언급된다. 3일 기준 안현민은 15홈런으로 국내 선수 홈런 1위다. 홈런 선두권 중에서 타율(0.342)도 가장 높고 OPS(출루율+장타력)는 리그 평균(0.717)을 훌쩍 뛰어넘는 1.094다. 규정타석에만 진입하면 OPS 1위다. KT를 상대하는 9개 다른 구단 팬들이 안현민을 ‘재앙’이라 부르는 이유다. 안현민에게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인 애런 저지, 장칼로 스탠턴(이상 뉴욕 양키스)의 이름에서 따온 ‘K-저지’ ‘K-스탠튼’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하지만 안현민은 전형적인 ‘우타거포형’ 홈런 타자인 이들보다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란타) 같이 홈런도 치고 도루도 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를 꿈꾼다. 안현민은 “저는 홈런을 40개씩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홈런은 20~30개 치더라도 3할대의 정교한 타격을 하고싶다”고 했다. 지난해 1~2군을 오갔던 안현민은 2022 신인드래프트 동기인 김도영(KIA)이 ‘미친 활약’을 펼치고 MVP를 타는 것을 멀리서 지켜봤다. 안현민은 “친구들이랑 ‘쟤 왜 저러냐’ 했죠. TV만 보면 안타 치고 하이라이트에 늘 나오니까…”라고 했다. 올해는 자신을 보는 친구들이 ‘쟤 왜 저러냐’ 하고 있지 않겠느냐 물으니 안현민은 “그럴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였다.다만 안현민은 아직 김도영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보통 드래프트 동기들은 청소년 대표에서 친해지는데 안현민은 고교 시절은 물론 한 번도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없다. 안현민의 남은 올해 목표가 ‘지금처럼 유지하기’와 ‘국가대표 선발’인 이유다. 안현민은 대표팀 선발 때마다 부족하다고 지적된 ‘젊은 오른손 거포’이기도 하다.“11월에 일본이랑 국가대항전도 있다고 하고 내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도 있잖아요. 엔트리를 봤는데 미국은 저지, (마이크) 트라우트, 베네수엘라도 아쿠나 주니어…. ‘이건 가야된다’ 싶어요(웃음).”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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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테니스 랭킹 1위 사발렌카, 톱5중 홀로 윔블던 3회전 진출

    세계 1위만 살아남았다.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사진)가 여자 단식 세계랭킹 톱5 가운데 유일하게 윔블던 테니스 대회 3회전에 올랐다. 사발렌카는 2일(현지 시간) 대회 2회전에서 마리에 보우즈코바(27·체코·48위)를 2-0(7-6, 6-4)으로 꺾었다. 올해 윔블던은 이변의 무대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챔피언 코코 고프(21·미국·2위)를 비롯해 제시카 페굴라(31·미국·3위), 정친원(23·중국·5위)이 모두 1회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윔블던 준우승자 자스민 파올리니(27·이탈리아·4위)도 이날 2회전에서 패해 짐을 쌌다.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세계 톱5 중 한 명만 3회전에 오른 건 2018년 윔블던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에도 세계 1위 시모나 할레프(34·루마니아·은퇴)만 남았지만 3회전에서 셰수웨이(39·대만·당시 52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이어 준우승했던 사발렌카는 “이제 더 이상의 이변은 없길 바란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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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랭킹 1위 사발렌카, TOP5 중 홀로 윔블던 생존…라두카누와 3회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야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가 톱5 중 윔블던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이 됐다. 사발렌카는 2일(현지시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마리 부즈코바(27·체코·48위)를 2-0(7-6, 6-4)으로 꺾었다.이번 대회는 상위랭커들이 초반 라운드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4위 자스민 파올리니(27·이탈리아)도 이날 2회전에서 탈락했다. 앞서 1회전에서 탈락한 2위 코코 고프(21), 3위 제시카 페굴라(31·이상 미국), 5위 정친원(23·중국)에 이어 짐을 싸게 됐다. 경기 후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에서 더 이상의 이변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윔블던은 사발렌카가 결승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대회다. 사발렌카는 이제껏 메이저 대회에서 총 세 차례 우승했는데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2023, 2024), US오픈(2024)에서 올린 성적이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는 고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윔블던은 2021, 2023년 연속 준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다. 사발렌카는 2022년 대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의 출전이 금지돼 아예 참가하지 못했고 지난해 대회는 어깨 부상으로 빠졌었다.사발렌카의 3회전 상대는 2021년 US오픈에서 시드 없이 최연소 우승을 일궜던 엠마 라두카누(23·영국·40위)다. US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뚜렷한 활약이 없었던 라두카누는 이날 2023년 윔블던 우승자인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6·체코·73위)를 2-0(6-3, 6-3)으로 완파했다. 라두카누는 “오래간만에 인생 경기를 해 뿌듯하다. (안방) 관중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했다. BBC 중계 해설을 맡은 애나벨 크로프트는 “이보다 더 잘 칠 수는 없다. 최고의 폼으로 올라온 라두카누를 맞을 사발렌카가 걱정된다. 물론 사발렌카의 파워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 라두카누가 오늘 같은 수준의 경기를 또 한다면 사발렌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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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코비치, 복통 이겨내고 2R 진출…‘윔블던 이변’ 피했다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6위)가 복통 위기를 넘고 윔블던 테니스대회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조코비치는 2일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상드르 뮐러(28·프랑스·41위)를 3-1(6-1, 6-7, 6-2, 6-2)로 꺾었다.윔블던 우승 트로피만 7개인 조코비치는 이 대회 1회전에서 20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이날 조코비치는 1세트를 6-1로 압도했다. 하지만 2세트 도중 복통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고 타이브레이크에서 7-9로 패했다.3세트 초반에도 불편한 기색이 이어졌다. 첫 세 게임에서 1-2로 끌려간 조코비치는 결국 메디컬 타임아웃을 다시 불렀다. 간단한 처치를 받은 뒤 조코비치는 4세트를 마칠 때까지 마지막 12게임에서 뮐러에게 2게임만 내줬다.조코비치는 “2세트 초반까지 컨디션이 최고였는데 이후 45분 정도는 최악이었다. 배탈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힘들었다”면서 “의료진이 ‘기적의 약(miracle pill)’을 줘서 겨우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열리지 못한 2020년 대회를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윔블던에서 6회 연속 결승을 밟았다. 이 중 앞선 네 차례는 연속 우승했지만 2023, 2024년 대회 때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2위)에게 우승을 내줬다.올해 윔블던에서는 시드 배정 선수 중 남자 단식에서 13명, 여자 단식에서 10명이 1회전에서 탈락했다.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는 2001년부터 남녀 단식 상위 랭커 각 32명에게 시드를 배정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는 상위 랭커가 1회전에서 가장 많이 탈락한 대회가 됐다.세계랭킹 톱 5 선수 중에서도 세 명이나 짐을 쌌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3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가 2회전을 밟지 못했고, 여자 단식에서는 프랑스오픈 챔피언 세계랭킹 2위 코코 고프, 3위 제시카 페굴라(이상 미국)가 탈락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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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임보미]꽁꽁 숨긴 싱크홀 정보… 발밑은 더 불안하다

    “대형 굴착공사장 인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싱크홀 사고는 100%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 시장이 굴착공사장을 직접 찾은 건 3월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 사고로 1명이 죽고 1명이 다친 이후다. 오 시장의 말과 그 뒤 서울시의 태도는 서로 달랐다. 대형 싱크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서울시는 ‘노후 상하수도관 정비’와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확대’를 대책으로 내세운다. 그런데 상하수도관은 지하 1∼2m에 묻히고, GPR도 지하 2m 이내 비교적 얕은 땅속 상태만 알 수 있다. 사람이 죽거나 달리던 차가 통째로 빨려 들어가는 대형 싱크홀은 깊은 지하 굴착공사 주변에서 토사가 과도하게 유실되며 생긴다. 지금도 대부분의 굴착공사장에는 지질 전문가가 상주하지 않아 위험 징후를 미리 파악하기 어렵다. 2019년 12월 영등포구 여의도동, 2024년 8월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사고로 각각 1명씩 목숨을 잃었을 때도 전문가들은 굴착공사를 주원인으로 봤다. 그러나 서울시는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사유로 상수관로 파손’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등 애매한 표현으로 뭉뚱그렸다. 굴착공사가 원인으로 판명될 경우 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서울시도 배상 책임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 시장의 말처럼 대형 싱크홀을 예측, 관리하려면 싱크홀 위험이 큰 지역을 미리 파악해 지역 인근 굴착공사장부터 깐깐하게 점검해야 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부실 공사는 지켜보는 눈이 없어서 생긴다. 지금은 공사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힘든 구조다. 공사와 지반침하의 상관성을 입증할 자료를 건설사나 시공사가 내놓겠나”라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이미 시내 도로를 싱크홀 위험도에 따라 구분해 둔 자료도 만들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민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GPR 탐사 차량을 어디에 먼저 보낼지 정하는 데에만 쓰고 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지난달 24∼26일자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 시리즈에서 한국지하안전협회와 서울시 싱크홀 위험지도를 제작, 공개한 이유다. 싱크홀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알려 굴착공사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사고를 사전에 막자는 취지였다. 이후 서울시 안전지도에 대한 공개 요구가 이어졌지만 서울시는 “불필요한 오해와 사회적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여전히 회의적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어느 날 갑자기 싱크홀을 마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더 불안하다. 안전 관련 정보는 공개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검증하고 수정하고 활용할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 어쩌다 한 번 점검 오는 공무원보다 매일 동네를 오가는 주민이 싱크홀 조짐을 먼저 알아차리기 쉽다. 명일2동 사고 조짐을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도 인근 주유소 사장이었다. 굴착공사장 주변의 주민들과 일반 시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관찰할 때 공사 현장도 더 안전의 끈을 조일 것이다.임보미 10기 히어로콘텐츠팀장 bom@donga.com}

    •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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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브론 제임스, NBA 역사상 첫 23번째 시즌 맞는다…선수 옵션 실행

    르브론 제임스(41)가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처음으로 23번째 시즌을 맞는 선수가 된다. ESPN, 애슬레틱 등 스포츠 전문매체에 따르면 제임스의 에이전트사는 제임스가 2025~2026시즌 레이커스에서 선수 옵션을 실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날은 계약상 제임스가 선수옵션 실행 여부를 결정해야할 마지막 날이었다. 제임스는 5260만 달러(약 710억 3500만원) 선수 옵션을 실행하기로 해 일단 2025~2026시즌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지난 시즌까지 22시즌을 뛰어 빈스 카터(1998~2020)와 NBA 최장 시즌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던 제임스는 다음 시즌 코트에 서면 NBA 역사상 첫 23번째 시즌을 맞는 선수가 된다. 지난 시즌 제임스는 정규리그 70경기를 뛰며 평균 24.4점, 7.8리바운드, 8.2도움을 기록했다. 제임스는 이미 NBA 최다득점(4만2184점) 기록 보유자다. 22시즌동안 정규리그 1562경기를 뛰며 세운 기록이다. 제임스는 다음 시즌 50경기만 더 뛰면 로버트 패리시의 정규리그 최다경기 출장(1611경기) 기록도 깬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경기 중 무릎 내측측부인대를 다쳤던 제임스는 최근 코트 훈련을 재개했다.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제임스가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하지 않는 한 2025~2026시즌은 제임스와 루카 돈치치가 온전히 한 시즌을 함께 뛰는 첫 시즌이 된다. 돈치치는 지난 시즌 막판인 2월 댈러스에서 트레이드됐다. 또 지난 시즌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장남 브로니 제임스와도 두 번째 시즌을 함께 맞게 된다.제임스의 소속사 대표인 리치 폴은 “제임스는 레이커스가 미래를 위해 팀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지만 동시에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당장 우승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제임스는 남은 모든 시즌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하고 레이커스 역시 제임스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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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간 전국 싱크홀 사고 1448건, 정부 조사위 꾸려진건 3건뿐[히어로콘텐츠/크랙下-②]

    싱크홀 사고가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지고 있지만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모나 피해가 큰 사고는 정부가 전문가들로 이뤄진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중앙사조위)를 구성할 수 있는데 실제 구성 비율은 0.2%에 불과했다. 조사위원에게 강제적인 조사 권한도 없어 민간 공사의 경우 시공사 등이 조사를 거부하면 사고 현장에도 못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숨진 싱크홀, 사고조사위 구성 안 해현행법에 따르면 정부는 면적 4m² 이상 또는 깊이 2m 이상의 싱크홀 사고에 대해선 전문가들을 모아 중앙사조위를 구성할 수 있다. 보통 토질, 터널, 지하 안전 등 전문가 12명 이내로 구성되며 6개월간 조사할 수 있고, 추가로 3개월 활동을 연장할 수 있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201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국 싱크홀 사고 1448건을 분석한 결과, 중앙사조위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사고는 총 649건이었다. 이 중 실제로 중앙사조위가 구성된 건 3건(0.2%)이었다. 2020년 경기 구리시 교문동 싱크홀, 2022년 강원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싱크홀, 올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 때만 중앙사조위가 구성됐다.반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사고 때는 중앙사조위가 구성되지 않았다. 2021년 1월 경기 안산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주변 도로 80m가 무너질 정도로 큰 싱크홀이 발생했지만 이 역시 중앙사조위는 구성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구성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2021년 구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이후에도 구성 기준을 충족한 싱크홀 사고 239건 중 2건(0.8%)만 중앙사조위가 구성됐다.● 권한 없는 조사위원, 현장에 못 들어가기도정부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며 대부분의 싱크홀 원인 조사는 지방자치단체 몫이 됐다. 지자체도 사고가 터지면 해당 과 공무원 등으로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지만 역량 및 전문성 부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2020년 8월 구리시 교문동에서 아파트 앞 도로가 가라앉아 폭 16m, 깊이 20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인근에서 지하철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구리시는 자체 조사 결과 ‘상수도관 파열’ 탓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구리시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발파 방식이 아닌 기계를 이용한 굴착 방식이라 싱크홀과 연관성이 낮다”고 했다.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4개월 뒤 “상수도관은 사고 발생 이후에 파손됐다. 싱크홀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구리시와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것이다. 김정환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싱크홀 사고 원인을 조사할 때는 전문가가 동행해 조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싱크홀 사고가 나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사조위를 구성해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실제 조사를 수행하는 위원들의 권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 등 여러 지자체 사조위에 참여한 이규환 건양대 재난안전소방학과 교수는 “조사위원들이 사고 현장에도 못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법 개정을 통해 강력한 조사 및 자료 요구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축구장 134개’ 땅 꺼졌는데… 원인-책임 두고 6년째 갈등당진시 “한전 굴착공사 때문” 결론한전 “바다 매립지 특성 고려해야”원인 규명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까지 벌어진 싱크홀 사고도 있다. 2019년경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공단에서는 95만8600m²(축구장 134개 넓이) 규모의 부지가 2.5cm 넘게 꺼지는 대규모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역대 국토부에 신고된 싱크홀 사고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사고다. 당시 땅 밑에선 한국전력이 송전선을 지하로 연결하기 위해 깊이 60m짜리 굴착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사고로 공단 내 공장 수십 동에서 벽이 갈라지거나 바닥이 내려앉는 등 피해를 입었다.한전은 2017년 10월부터 굴착공사를 시작했지만 공장 대표들이 이를 알아차린 건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였다. 그사이 한전은 공사 도중 지하수가 유출되는 등 문제로 두 차례나 공사를 중단했지만 그때마다 공법을 바꿔 굴착을 재개했다. 싱크홀 사고 발생 직후 한전은 A학회에 1억2000만 원의 용역비를 주고 사고 조사를 의뢰했다. A학회는 이듬해 ‘굴착공사의 영향으로 싱크홀이 발생한 건 맞지만 바다 인근 매립지라는 특성상 자연적으로 발생한 싱크홀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요지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피해 공장 대표들은 용역에 참여한 A학회 위원들을 경찰에 고발하고, B협회에 의뢰해 정반대 결론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싱크홀 발생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한전에 있다는 결론이었다.갈등이 지속되자 당진시는 사고 발생 1년 2개월 만인 2020년 3월 ‘당진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9개월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위는 ‘한전의 전력구 굴착공사에 따른 지하수 유출’을 부곡공단 싱크홀 원인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자 한전은 부사장까지 나서 “부곡공단 지반침하에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분명히 사과한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하지만 한전은 2022년 10월 당진시가 ‘공사 현장을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자 불복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법원이 한전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한전은 곧바로 항소했다. 한전 관계자는 “싱크홀 사고와 관련된 터널 구간에 대해선 원상복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사고와 무관한 구간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은 과하다고 판단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공장 대표들의 보상 문제를 두고서도 “복구 비용을 정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며, 결과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했다.법정 공방이 지속되는 동안 피해 공장 대표들은 건물안전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공장에서 일을 이어가고 있다. D등급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심한 상태다. 지난달 28일 오후 찾은 공단에서는 바닥이 10cm 넘게 가라앉아 있거나 가스관이 휘어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입주한 송근상 현대호이스트 대표는 “차라리 다 무너져 내렸으면 좋겠다. 사람이 죽어야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고 했다.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자체 제작, 공개하고 국토교통부 서울시 부산시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싱크홀 자료의 문제점을 파헤쳤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 전용 페이지인 디오리지널(https://original.donga.com/project/series?c=031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크랙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히어로콘텐츠팀▽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 당진=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공승배 기자 ksb@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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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크홀 지도 공개를” 국회 입법 팔걷었다[히어로콘텐츠/크랙下-①]

    지방자치단체장이 싱크홀(땅 꺼짐) 안전지도를 만들어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잇단 싱크홀 사고에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도 서울시, 부산시 등 지자체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자 국회가 나선 것이다.25일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지하안전법) 일부개정안에는 시도지사가 싱크홀 안전지도를 제작하고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 의원은 “지반침하 예방은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배경을 밝혔다. 같은 당 황명선 의원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에 필요한 싱크홀 정보의 경우 지자체장이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서울시는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뒤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공개하라는 요구에도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도시철도 공사 구간에서 싱크홀이 14차례나 발생한 부산시 역시 ‘지반침하 위험지도’를 만들었지만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도 2014년 서울 송파구 대형 싱크홀 발생을 계기로 785억 원을 들여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만들었지만 일반 시민은 볼 수 없다. 국토부 승인을 받은 일부 개발사업자 등만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싱크홀 지도 공개와 함께 지자체의 싱크홀 대응을 더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싱크홀 우려가 있으면 국토부가 지자체장에게 보강, 보수 등을 명령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싱크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하 안전 평가 전문가인 이재호 지원텍 대표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만든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처럼 지반침하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서울시와 정부가 보유한 싱크홀 지도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 시민단체 건강사회복지연대의 이성한 사무처장은 “시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하 안전지도를 정밀하게 만들어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혈세 들인 싱크홀 지도, 핵심정보 빠져… 건물 기울어도 비공개비공개에 무용지물 된 ‘싱크홀 지도’국토부가 만든 ‘지하공간 통합지도’ 지하수-공동 정보 없고 접근 제한 서울-부산시 제작 지도도 상황 비슷 철도공사장 옆 3년간 14번 싱크홀 현장 본 전문가 “땅속이 갯벌 같아” 시민들 “눈앞 땅 꺼져도 상태 몰라”지난달 28일 부산 사상구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 새벽시장 바닥에 균열이 여럿 보였다. 길이 5m가량의 균열 틈새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쑥 들어갔다. 주변 화장실, 계단, 건물, 기둥에는 금이 가 있었다. 전봇대가 쓰러질까 봐 보강해 놓은 장치도 보였다.이 주변에서는 최근 3년간 14차례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해는 8차례, 올해는 3차례 있었다. 부산시는 지하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며 국비 5800만 원을 지원받아 2년 전 ‘지반침하 위험지도’를 만들었지만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사이 땅이 12cm 가라앉아 4층짜리 건물이 기울어지면서 사무실을 급히 이전한 주민도 있었다.● 싱크홀 핵심 요소 빠지고 자료도 비공개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부산에서 만난 새벽시장 상인회 이복용 관리부장은 “눈앞에서 땅이 꺼지고 균열이 늘어나는데 시에서 하는 공사에 대해 우리가 뭘 알겠나.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과 일터 주변에서 자꾸 싱크홀이 발생하는데 부산시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와 최소한의 대비를 위해서라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특히 사상구 공사 현장처럼 싱크홀 사고가 빈번한 지역은 조속한 자료 공개와 이를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달 20일 히어로팀과 함께 이 지역 굴착공사 현장을 살펴본 조복래 지하공간연구소장은 “지하 15m 정도를 파 내려갔는데도 여전히 땅이 갯벌 같다. 그만큼 땅이 약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낙동강 하구에 있어 모래 퇴적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다. 굴착공사장 바닥은 물이 흥건한 진흙 상태였다. 조 소장은 “일반 땅이라면 이 정도 깊이를 파면 비교적 단단한 땅이 나타날 텐데 여기는 아직 수십 m는 더 파야 멀쩡한 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부산시가 만든 싱크홀 지도에는 이 같은 지질 정보가 빠져 있다. 지질, 지하수, 싱크홀 이력 등은 싱크홀 발생 위험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들인데 정작 싱크홀 피해 예방을 위한 지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지도에 반영됐다는 지하시설물 정보 역시 시설물이 매설된 깊이, 노후화 정보 등은 담기지 않아 싱크홀 예방이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토교통부가 서울 송파구 대형 싱크홀 사건 이후 2022년 만든 ‘지하공간 통합지도’에도 지하수,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 과거 싱크홀 이력 등이 빠져 있다. 지도에 표시된 지하시설물 위치와 실제 위치가 다른 곳도 여럿이었다. 게다가 국토부의 지도 자료는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 시민이 접근할 수 없다. 국토부가 승인한 일부 사업자에게만 종이 자료 형태로 잠깐 대여해 준다. 최근 싱크홀 사고가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자료 공개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시 역시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집값, 부동산 민심을 우려해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지도에는 지하수, 지질, 지하구조물 등 중요 요소들이 빠져 있어 싱크홀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 불안 커져… 지자체는 ‘네 탓 공방’부산시는 25일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말 공동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결과를 공개하고 시에 도로안전과를 신설해 지하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가 공개한다는 GPR 자료는 ‘지반침하 위험지도’와는 다른 것으로, 최대 지하 1, 2m 정도의 상황만 알 수 있다. 시는 싱크홀 사고를 신고한 시민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도에 지하매설물 현황 정도만 반영하고 있어서 실제 싱크홀 위험도를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워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도로함몰 안전지도’로 부르며 지반 탐사 우선 구간 등을 정하는 데 보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싱크홀 사고는 부실한 시공 및 관리·감독 문제까지 겹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공사 현장의 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지하수가 공사장에 계속 흘러들어와 한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지하수 유입은 대표적인 싱크홀 유발 요인이다.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교통공사(시행사)는 건설사업관리단(감리)에 대책을 요구했고, 감리단은 “물막이 기능이 더 좋은 콘크리트 벽체로 바꿔 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정부에서 추가 예산을 받기 곤란하다며 사장 등 상부에 이를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공사 현장 인근 지하 우수박스에서 균열까지 발견됐다. 사상구는 지하철 공사가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공사 측은 “공사 때문이 아니다”라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부산같이 지반이 연약한 곳이나 지하 개발사업이 활발한 대도시에선 싱크홀을 예방하기 위한 지도가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학계 “지하 안전평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전수조사를”지하안전協, 싱크홀 예방 토론회 본보 제작 지도엔 “위험도 보여줘”“지반조사 결과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다시 검증을 받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이종섭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지방자치단체가 지하안전평가를 기준과 원칙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유재성 고려컨설턴트 대표)동아일보가 히어로콘텐츠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를 통해 ‘서울시 싱크홀 안전 지도’를 공개한 이후 전문가들은 싱크홀 사고를 막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지하안전협회 주최로 열린 ‘지반침하사고 예방 대토론회’에서는 지반, 지하안전, 지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반복되는 싱크홀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논의했다. 유 대표는 “균열, 침하 등 위험 구간은 설계에도 반영해서 사고 시 즉시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태 엘머스코리아 전무는 “현장에 가보면 이미 싱크홀 사고가 벌어졌던 곳인데도 계측기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우선 효명이씨에스 부사장은 “장마철이 시작된 현재 지자체와 유관 기관이 협의해 우회수로, 집수정 규모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동 지하정보기술 대표는 “지반침하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엔지니어들이 작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굴착공사 전 시행하는 지하안전평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고명상 명동엔지니어링 대표는 “평가를 해보면 ‘지반이 안전하냐’고 물어보는 발주처는 한 곳도 없다. 공사 기한을 맞출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한 현장에서 설계 오류를 여럿 잡아냈지만 개선 요구가 묵살됐다고 말했다.협회는 히어로팀과 만든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이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공개했다.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동아일보가 분석한 요소들은 싱크홀 위험도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며 “위험한 지역을 선별했다면 그다음은 계측 등 촘촘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심을 싱크홀 안전지역과 위험지역으로 나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홀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은 서로 지하안전평가 기준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험한 지역은 소규모 공사도 정밀하게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용선 한국토질 및 기초기술사회 부회장은 “산에서 깊게 굴착하는 공사와 도심에서 얕게 굴착하는 공사 중 더 면밀히 관리해야 하는 곳은 후자”라며 위험도에 따라 평가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자체 제작, 공개하고 국토교통부 서울시 부산시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싱크홀 자료의 문제점을 파헤쳤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 전용 페이지인 디오리지널(https://original.donga.com/project/series?c=031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크랙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히어로콘텐츠팀▽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 부산=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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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사고-깊이 5m 넘는 대형 싱크홀 모두 안전도 낮은 4, 5등급서 발생했다[히어로콘텐츠/크랙中-①]

    2019년 12월에 1명이 숨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싱크홀(땅 꺼짐) 지점에서는 지하보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여의동은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한국지하안전협회와 제작한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에서 안전도가 낮은 5등급 지역이었다.지난해 8월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지점은 사천빗물받이펌프장 유입관로 신설 공사장 인근이었다. 안전지도에서 5등급 바로 위인 4등급 지역이었다.히어로팀은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깊이 5m 이상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 6곳을 안전지도에서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의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은 싱크홀 관련 자료를 2018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해당 사고 모두 4, 5등급 지역에서 일어났다. 6건 중 사망 사고는 여의동, 연희동, 강동구 명일2동 등 총 3건이었는데 인근에 굴착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깊이 6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던 마포구 대흥동, 깊이 5m 싱크홀이 생긴 송파구 석촌동은 4등급 지역이었다. 깊이 5m 싱크홀이 생긴 여의동은 5등급이었다. 원인은 모두 굴착공사 안전관리 부실, 되메우기 불량 등 인재(人災)였다.대형 싱크홀을 포함한 전체 싱크홀은 서울에서 2018년 이후 총 132건 있었는데 90건(68.2%)이 안전지도상 4, 5등급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지하에 묻어 놓은 상하수관이 손상돼 지하수가 흘러나오거나, 주변 굴착공사로 인한 여파가 원인이었다.지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지하 10m 이상을 파내는 굴착공사를 하려면 지반 안전을 증명하는 지하안전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명일2동 같은 경우 인근의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이 평가를 통과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싱크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지역을 미리 선별하고, 굴착공사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싱크홀 68% ‘안전 취약’ 4, 5등급서… 공사부실 41%선 인명피해서울 싱크홀 사고 분석해보니8년간 132건중 90건 4, 5등급 몰려 인명피해 주요 원인 ‘굴착공사 부실’ 서울內 깊이 10m 공사장 300여곳중 196곳이 ‘본보 안전지도’서 4, 5등급 “굴착공사 현장 수시 안전점검 필요”국토교통부가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서울에서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132건 중 90건(68.2%)은 본보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의 4, 5등급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반, 지하수, 지하철, 지반침하 이력, 노후 건물 분포 정보 등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을수록 해당 지역의 안전도는 낮아진다. 반면 안전도가 높은 1등급 지역인 관악구 대학동에서는 싱크홀이 한 번도 없었다.● 서울 싱크홀 68.2%는 4, 5등급 땅에서올해 1월 16일 서대문구 연희동 사천교 삼거리 인근에는 폭 1m, 깊이 1m의 싱크홀이 생겼다. 지하에서는 2020년부터 사천 빗물펌프장 유입관로 신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공사로 연약해진 주변 지반을 보강하지 않은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 이 지점은 지난해 8월 29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연희동 싱크홀 사고 지점에서 불과 500m 거리였다. 연희동은 안전지도에서 최하등급(5등급) 바로 위인 4등급이다.싱크홀 원인은 지하 매설물 손상, 굴착 공사 등 다양하다. 서울에서 발생한 싱크홀 중 63.6%는 ‘상하수도 및 매설물 손상’이 원인이었다. 하수관이 깨져 물이 흘러나올 때 흙이 쓸려가며 싱크홀이 생기는데, 지하 1∼2m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등의 피해가 큰 심각한 싱크홀은 지하 깊은 곳에서 진행되는 굴착공사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이 최근 10년간 벌어진 서울 싱크홀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굴착 공사 부실로 싱크홀 사고가 난 경우 40.7%는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반면 지하 매설물 손상으로 발생한 싱크홀이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경우는 7.7%에 불과했다.● 지금도 196곳 대규모 굴착 공사 진행 중히어로팀 취재 결과 현재도 4, 5등급 지역에서는 대규모 굴착 공사가 여럿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싱크홀 위험을 점검하기 위해 최근 깊이 10m 이상 굴착공사 현장 300여 곳 주변 도로를 지표투과레이더(GPR)로 탐사 중이다. 이 중 196곳이 본보 안전지도에서 4, 5등급이었다. 5등급인 강동구 고덕2동에서는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를 포함해 10곳에서 깊이 10m 이상 굴착공사가 진행 중이었다.전문가들은 굴착공사장 주변에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이 생긴 경우 얼마나 빠르게 커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서대문구 연희동, 올해 3월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의 경우에도 사고 3, 4개월 전 탐사에서는 공동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시로 안전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일동 싱크홀, 2년前 안전평가때 조사 누락인근지점 최대 허용치 겨우 통과 취약성 알고도 추가 조사 안해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서울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이 일어나기 전 수행된 굴착공사장 지하안전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지하안전법에 따르면 지하 10m 이상 굴착공사를 하기 전 지하안전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명일2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도 2023년 이 평가를 통과했다. 평가는 주요 지점(대표 단면)을 조사해 수치로 안전 여부를 나타낸다. 굴착을 하면 주변 땅, 구조물 등이 얼마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지 예측해 수치로 나타내는 식이다. 기준치를 초과하면 공사를 못 한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평가 보고서를 입수해 전문가들과 검증했다. 총 21곳 지점을 대표 단면으로 선정해 분석해놨는데 그중 싱크홀 지점과 가까운 지점은 ‘터널 상단 침하량’(터널 윗부분이 주저앉는 정도)이 24.86mm였다. 최대 허용 기준치(25mm)를 불과 0.14mm 차이로 통과했다. 그 주변은 대표 단면 선정 및 조사,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구간에서 올해 3월 24일 싱크홀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졌다.보고서를 본 전문가들은 “마지막 조사 지점이 기준치를 턱걸이로 통과했다면 그 주변은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대표 단면으로 지정, 분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질 전문가인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는 “취약 단면을 선정한다면 당연히 포함됐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지하안전평가 업체는 “보고서 뒷부분에 사고 지점과 가까운 구간을 검토한 내용을 추가했다”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많은 단면을 다 검토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대형 싱크홀이 왜 굴착공사장 주변에서 발생하는지, 그 과정과 원리를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로 소개합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25일 오전 3시 온라인 공개됩니다.▶크랙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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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등급 땅 굴착공사, 싱크홀 감지기도 없어… 소장은 “지반 좋다”[히어로콘텐츠/크랙中-②]

    올해 4월 서울의 한 지하차도 굴착공사 현장. 기둥과 땅이 맞닿는 곳에 일정 간격으로 설치됐어야 할 계측기가 안 보였다. 계측기란 지반이 움직이거나 변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장비로 지표침하계, 지중경사계 등이 있다. 점검을 나온 정부 안전 점검단 관계자가 “계측기는 어디 있나요?”라고 묻자, 현장소장은 “곧 설치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점검단 관계자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터파기 공사하기 전에 설치해야 하는 걸 모르느냐”고 되묻자, 현장소장은 “이 현장은 지반이 워낙 좋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동행한 이날 현장은 본보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에서 가장 안전도가 낮고 지반이 불안한 5등급 지역이었다.●계측기 위치 제각각… 불편하다고 옮겨 달아 점검단은 공사장 입구에서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콘크리트 기둥부터 살폈다. 표면에 균열이 보였다. 이곳 지반은 돌이 아니라 흙이 대부분이었다. 지반이 단단하면 시공이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한 토류판(흙막이 벽체)을 쓴다. 반면 지반이 붕괴되기 쉽거나 불안정한 곳은 콘크리트 기둥을 쓴다. 콘크리트를 타설해 벽을 세우는 방식으로, 시공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이곳은 콘크리트 기둥이 있었다.설계도상 흙막이벽 뒤에 설치했어야 할 계측기는 실제로는 약 6m 떨어진 도로 건너편 공터에 설치돼 있었다. 현장 담당자는 “원래 설치해야 하는 지점이 차가 다녀서 옮겼다”고 했다. 계측기 설치 지점을 마음대로 바꾸면 싱크홀 조짐을 감지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점검단 관계자는 “애먼 곳에 계측기를 설치하면 붕괴 조짐을 모를 수도 있다”고 했다.●붕괴 조짐도 감지 어려운데… 현장은 ‘무감각’ 공사장 붕괴를 막기 위해 설치된 버팀보들 주변에도 계측기가 없었다. 흙더미가 누르는 하중의 변화를 측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였다. 바로 위에는 덤프트럭, 중장비 차량 등이 지나다녔다. 점검단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공사할 때 불안하지 않냐. 수천억 원을 쓰는 공사인데 계측기 비용 2억∼3억 원을 아끼느냐”고 지적했다. 히어로팀이 5월에 찾아간 경기의 한 지하철 공사장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김태병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현장에 도착한 뒤 계측기 위치부터 확인했다. 흙막이 벽체 곳곳이 돌출되는 등 이상 징후가 보여서다. 현장 관리자는 반대편 벽면을 가리키며 “계측기는 저쪽에 설치돼 있다”고 했다.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현장소장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말하자 김 정책관은 “걱정이 된다. 최근 사망 사고가 난 굴착공사 현장들 돌아보면 소장님들은 다 ‘내가 30년 작업했는데 이렇게 해서 문제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비용 아끼려 방수 대신 배수… 공사장은 물바다경기의 또 다른 지하철 노선 신설 현장은 배수 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히어로팀이 점검단과 함께 터널에 들어갔을 때 바닥엔 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지하 터널 공사는 굴착공사 중에서 물 유입량이 가장 많다. 터널 주변을 전부 방수 비닐로 덮고 콘크리트를 많이 칠하면 물을 막을 수 있는데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현장은 이 방식 대신에 배수펌프로 물을 퍼내는 방식을 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한 굴착공사 분야 전문가는 “원래 지하안전법상 지하수 유출량이 설계에서 정한 3단계 관리 기준(안전-주의-위험) 중 위험 단계에 해당하면 공사가 중지됐다”며 “그런데 민원이 너무 많아서 유출량이 이 기준을 넘어도 공사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수 유출량이 기준치의 5배를 넘어도 그냥 공사하는 곳이 많다”며 “이런 현장 주변에서는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이 100개씩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대형 싱크홀이 왜 굴착공사장 주변에서 발생하는지, 그 과정과 원리를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로 소개합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25일 오전 3시 온라인 공개됩니다.▶크랙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히어로콘텐츠팀▽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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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지도엔 없는 ‘지질-지하철-지하수’도 반영… ‘발밑 안전’ 첫공개[히어로콘텐츠/크랙上-②]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지반침하 우려도를 분석하고 수치화하는 ‘지반침하 안전지도’ 개발을 연내에 마치겠다”고 했다. 이 지도를 올 3월 서울 강동구 명일2동 싱크홀 사고 이후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서울시는 “공개 시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비공개했다. 집값, 부동산 파장을 우려해서라는 분석도 나왔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한국지하안전협회 소속 지하공간 개발 설계·시공 엔지니어링 전문가 14명의 도움을 받아 지난 3개월간 공공데이터를 분석해 426개 행정동 단위의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직접 제작했다. 일반에 공개가 제한되는 노후 매설물 정보는 노후 건물 정보로 대체했다. 노후 건물 주변에 노후 매설물이 많다는 특성을 반영했다.● 민간 첫 싱크홀 안전지도, 정보 2만 건 반영싱크홀 안전도는 △지반(지질 분포, 토사층 두께, 충적층 두께) △지하수(지하수 수위, 수위 저하, 토양 침투 성능) △지하철(노선 분포도, 정거장 밀집도) △지반침하 이력(지반침하 사고 밀집도 및 규모) △노후 건물 분포(30년 이상 노후 건물 밀집도) 등 크게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분석했다.히어로팀과 전문가들은 석 달간 이와 관련된 정보, 자료들을 취합한 뒤 각 행정동을 다섯 가지 주요 요인별로 등급을 매겼다. 이 등급들 중 안전도가 가장 낮은 등급을 해당 동의 종합등급으로 정했다. 지반 항목은 국토지반정보통합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서울시 시추 정보 7만 건을 이용했다. 지반 분석을 맡은 전문가들은 지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각 행정동당 대표 시추공 정보를 최소 50개 이상, 총 2만 건 이상의 시추 정보를 분석했다.● 서울시 비공개 지도, 한강벨트에 4, 5등급 몰려히어로팀은 취재 과정에서 서울연구원 김정환 연구위원을 통해 서울시가 공개하지 않고 있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지도와 히어로팀이 제작한 안전지도를 서로 비교한 결과, 두 지도 모두 안전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한 4, 5등급 지역이 일명 ‘한강 벨트’에 몰려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다른 안전도 최하 지역들도 서울시의 지도와 히어로팀의 지도가 대부분 비슷했다.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서울시 자료는 상하수관, 통신관, 전력관 등 ‘지하 시설물이 얼마나 밀집해 있느냐’를 기준으로 도로별 위험도를 나눴다. 위험도가 높게 분류된 곳은 지하 1, 2m 밑에 공동(空洞·지하 빈 공간)이 있을 확률이 높은 곳이다.● “굴착지 주변 위험 줄이는 데 지도 활용해야”히어로팀 지도와 다른 부분도 있었다. 종로구, 중구 등 구도심은 서울시 지도에서 대부분 위험도가 높은 5등급으로 분류됐다. 오래된 지하 매설물과 이 주변에 생긴 작은 공동이 많은 탓이다. 반면 히어로팀 지도에서는 이 지역 내 5등급은 을지로동 1곳뿐이었다.김 연구위원은 “서울시 자료는 어느 곳에 탐사 차량을 보내야 공동을 빨리 발견해 메울 수 있을지를 찾는 게 목표인 연구였다. 그래서 분류 기준도 면적 단위가 아닌 도로 경계선”이라고 했다. 서울시 지도의 한계도 드러났다. 지하 공간을 개발할 때 개발업자들은 지질, 지하수 정보를 반영해 안전 여부를 따지는데 서울시 지도에는 이 요소들과 지하철 현황도 반영되지 않았다. 히어로팀 지도에는 모두 반영된 요소들이다. 김 연구위원은 히어로팀 안전지도에 대해 “대형 지반침하 사고가 날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루 반영했다”며 “이 지도를 보고 ‘몇 등급이냐’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굴착 공사장 주변의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도록 정부 역시 대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인명, 재산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도심 싱크홀 문제를 파헤쳤습니다. 시민 불안은 커지는데 정부와 서울시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히어로팀은 전문가들과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24일 오전 3시 온라인 공개됩니다.▶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히어로콘텐츠팀▽ 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임보미 기자 bom@donga.com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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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426개동 첫 ‘싱크홀 지도’ 절반이 안전도 낮은 4, 5등급[히어로콘텐츠/크랙上-①]

    올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2동에서 도로가 꺼지며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졌다. 싱크홀(땅 꺼짐) 크기는 폭 18m, 깊이 20m로 서울에서 발생한 싱크홀 중 최대 규모였다. 옆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충희 씨는 사고 두 달 전 주유소 바닥에서 실금을 처음 발견했다. 인근에서는 지하철 9호선 굴착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씨는 균열 틈새 폭이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1cm까지 커지는 것을 보고 공사 관리자들을 불러 “안전한 거냐”고 따져 물었지만 그들은 “우리 공사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하에 있는 기름 탱크의 안전이 우려됐다.최근 잇단 싱크홀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자 ‘내 발밑이 안전한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해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명일2동 사고 이후에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4월부터 석 달에 걸쳐 한국지하안전협회와 함께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만들었다. 사람과 기업, 각종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에서 싱크홀이 발생할 경우 다른 지역보다 인명, 재산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동별로 △지반 △지하수 △지하철 △지반침하 이력 △노후 건물 분포 정보를 분석해 안전도를 1∼5등급으로 분류했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다.그 결과 서울 전체 면적(605.200km²)의 50.2%인 303.930km²는 안전도가 낮은 4, 5등급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총 426개 행정동 중 208개로 특히 한강 주변에 집중됐다. 과거 서울에서 벌어진 싱크홀 사망 3건, 깊이 5m 이상 대규모 싱크홀 사고 3곳을 지도와 비교해 보니 4, 5등급 지역이었다. 싱크홀 현황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서울에서 총 132건의 싱크홀이 생겼는데 68.2%(90건)가 안전지도상 4, 5등급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싱크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실제 사고로 이어졌다는 뜻이다.▶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기술 분석을 맡은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장은 “4, 5등급 지역은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이런 곳에서 굴착 공사를 할 때 엄격한 안전조치를 하지 못하면 대형 침하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말하면, 5등급 지역이라도 이제부터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적정 공법을 쓰고 감독, 감리, 시공 안전조치를 철저히 한다면 싱크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싱크홀은 초기의 작은 사고 징후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삼성1동-압구정동-여의동… 싱크홀 안전 4, 5등급 한강벨트 많아‘서울 싱크홀 안전지도’ 분석해보니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4번 출구. 지하철 공사 현장 주변의 보도블록이 군데군데 내려앉거나 깨져 있었다. 울퉁불퉁하게 내려앉은 바닥 곳곳에는 새벽부터 내린 비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바로 옆 시멘트 바닥에는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수 m 이어졌다. 화단, 환기구 등 구조물 곳곳에는 균열을 보수한 흔적이 보였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과 전문가들이 만든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는 서울 426개 동의 지반 상태 등을 분석했다. 이 중 국회, 지하철역, 한강공원 등이 있는 영등포구 여의동은 안전도 1~5등급 중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은 33개 동 중 한 곳이었다. 지반, 지하수, 지하철, 노후 건물 분포에서 4등급을, 지반침하 이력에서 5등급을 받았다.● 5등급 여의동 가보니 굴착 주변에 균열여의동은 종합등급 5등급을 받은 33개 동 중 다섯 가지 평가 영역에서 모두 4등급 이하를 받은 유일한 동이었다.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싱크홀 사고가 취합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여의동에서는 6번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의 동들 중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이 한번 일어난 곳 주변에서 다시 일어날 확률이 높다며 주의 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싱크홀이 한번 발생한 위치에서 반경 100m 이내에 또 다른 싱크홀 혹은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이 생길 확률이 67%였다. 100곳 중 67곳은 주변에 또 발생한다는 의미다.히어로팀은 여의동 일대를 전문가와 직접 살펴봤다. 여의도역 4번 출구에서 약 20m 떨어진 지점 지하에는 5호선, 9호선이 지나간다. 그 아래는 신안산선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연말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B 노선 공사도 시작될 예정이다. 지하철은 공사 과정뿐 아니라 공사 후에도 지하수를 대량으로 빼내 지반이 약해지기 쉽다. 지하철역이 밀집한 곳일수록 고층 건물이 몰려 있다. 고층 건물 역시 지하를 깊이 파내고 지은 구조물이라 건물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면 계속 지하수를 뽑아내야 한다.동행한 변광욱 한국지하안전협회 부회장은 “보도블록 균열은 지하 공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사장 주변에서 물이 빠져나간 공간을 흙이 메우면 땅이 점점 가라앉는다. 시간이 지나면 밑으로 내려앉아 지표면의 보도블록과 흙 사이에 빈틈이 생긴다. 그 지점에 하중이 집중되면 보도블록이 깨지거나 금이 간다. 변 부회장은 “한강과 바로 접한 여의도 지반은 모래와 흙이 뒤섞여 무르다”며 “이렇게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굴착 공사 구간으로부터 반경 200m 주변 땅까지 침하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1동 싱크홀 빈번, 압구정동 노후 건물 밀집강남구 삼성1동과 압구정동도 안전도가 낮은 5등급으로 나타났다. 삼성1동은 지반, 지반침하 이력 항목이 5등급이었고 나머지 3개 항목은 2~4등급이었다. 압구정동은 지반, 노후 건물 분포 항목에서 5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3개 항목은 모두 3등급이었다. 압구정동은 지은 지 오래된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지하 노후 매설물이 싱크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삼성1동의 경우에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형 굴착 공사다. 22일 오후 삼성역 5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인도 경계석과 보도블록에 균열이 보였다. 인도가 물결치듯 휘어지며 코엑스 앞 경계석이 깨져 있었고, 나무 울타리는 기울어져 있었다. 지하철역 입구의 돌 난간을 떠받치는 바닥도 내려앉아 임시로 아래 타일을 괴어 놓은 상태였다.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은 “영동대로 공사장은 지난해 정부 특별점검에는 포함됐는데 굴착이 더 진행된 올해 점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면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4, 5등급 지역서 굴착 공사 부실 관리 땐 위험서울 426개 동 중 싱크홀 안전도 1등급을 받은 곳은 관악산과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있는 관악구 대학동뿐이었다. 2등급 지역도 관악구에 8개로 가장 많았다. 그 외 북한산(강북구 우이동), 안산(서대문구 홍은1동 등) 등의 행정동이 주로 안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안전도 4, 5등급 지역이 ‘당장 땅이 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싱크홀은 지하 매설물 손상, 굴착 공사 안전 부실 등 여러 요인이 결합해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안전도가 낮은 4, 5등급 지역에서 이런 인위적인 요인까지 가해지면 싱크홀이 생길 확률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안전지도를 통해 위험 지역을 미리 선별하고, 그 지역의 굴착 공사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인명, 재산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도심 싱크홀 문제를 파헤쳤습니다. 시민 불안은 커지는데 정부와 서울시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히어로팀은 전문가들과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24일 오전 3시 온라인 공개됩니다.▶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히어로콘텐츠팀▽ 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사진: 홍진환 기자▽ 편집: 이소연 기자▽ 그래픽: 김충민 기자▽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안전도 분석에 활용한 공공데이터=지질분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서울시 지질도), 충적층·토사층 두께(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지반정보통합DB), 지하수위(서울시 지하수 측정연보), 지하수위저하(서울시 지하수 보조관측망 변동분석), 토양침투성능(국립농업과학원 토양분포도), 지하철 노선분포·정거장 밀집도(서울시지하철노선도), 지반침하이력 밀집도 및 규모(지하안전정보시스템), 30년 이상 노후건물 분포도(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지도 제작 기술자문=△총괄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 △지질특성분석 정경문 정찬규 천명남(이하 협회이사) △수리특성분석 유재성 우상백 구본민 △지하공간개발현황분석 변광욱 장우선 △지하공동발생현황분석 김창동 김한응 △지반침하이력분석 남준희 김승진 △자문 안상로 협회 고문임보미 기자 bom@donga.com공승배 기자 ksb@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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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자리에서 삶을 바라보면 갑자기 삶이 넉넉해집니다[후벼파는 한마디]

    “삶의 자리에서 죽음을 바라보면” 지레 숨이 막힙니다. 두렵고, 허무하고, 절망적입니다. 산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죽음자리에서 삶을 바라보면” 갑자기 삶이 넉넉해집니다. 삶을 잘 가꾸어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싫고 미운 것이 없지 않은데도 어서 싫은 것 좋아하고, 미운 것 사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억지로 애를 쓰지 않아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정진홍 산문집 『괜찮으면 웃어주세요』10년도 전의 일이다. 급하게 옷을 사야 했다. 대충 골라집어 계산하는데 점주는 사은품으로 티셔츠가 나간다며 사이즈를 물었다. “안 주셔도 돼요”라고 했지만 점주는 “면 100%예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그럼 아무거나 주세요.” 그렇게 받아온 그 ‘라지 사이즈 티셔츠’는 아마 근 10년간 가장 많이 입은 옷일 거다. 하도 빨아서 구멍도 몇 개 났다. 생각해 보면 웃긴 일이다. 작정하고 가도 마음에 드는 옷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옷을 나의 의사에 반(反)해 만나게 됐으니. 더 웃긴 건 정작 그날 제값을 주고 산 옷이 뭐였는지는 기억도 안 난다는 거다.지금 인생에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들을 사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심지어 의사에 반해 만나게 되는 일은 적지 않다. 내 인생의 멘토를 만난 것도 그랬다. 지금 다니고 있는 이 신문사 면접에서 떨어졌던 나는 다음 공채를 기다리며 6개월 과정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프로그램에 종교학 수업도 있다는 건 합격한 뒤에야 알았다.일주일에 한 번, 백발 노교수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강의는 수업이라기보단 모든 것을 열어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수업 명도 ‘열림과 닫힘’이었다) 애초에 종교 자체가 사람들이 터부시하는 주제 아닌가. 죽음도 마찬가지였다. 살날이 창창한 젊은이들 앞에서 노교수는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이야기했다.한국전쟁 때 아버지가 피랍됐다는 노교수는 ‘애비 없는 아이’로 컸던 설움을, 학창 시절 당신의 삶이 한때 죽고 싶은 마음으로만 가득했음을 아무렇지 않게 고백했다. 수업은 어디에서도 꺼내지 못했던 마음과 생각을 말하고 쓰는 시간이었다. 노교수는 1937년생이다. 내가 이제껏 알고 지내는 세상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내가 알고 지내는 세상 사람 중 가장 젊다. 내뱉는 발언들은 투명하리만치 솔직한데 조금도 무례한 법이 없다. 모난 마음도, 서러운 마음도 이런 사람 앞에서는 절로 둥글어지고 따뜻해진다. 그래서 교수님을 볼 때면 ‘이제부터라도 남은 인생은 저런 태도로 살아야지’ 생각한다. 물론 머지않아 다시 어리석게 산다. 그러다 5월이면 교수님을 떠올린다. 이따금 옛 추억에 연락드리면 ‘잊어야 할 일을 기억하면 세월이 흐르지 않고 쌓여서 삶이 무거워진다’고 한 소리 하시는데 스승의날은 별일 없이 연락해도 괜찮은 좋은 구실이 된다.다음 주말 교수님과 약속을 잡고선 생각했다. 이 신문사에서 떨어졌던 그해, 내 인생이 당시 기준으로 ‘잘 풀려서’ 덜컥 합격했더라면, 내 생에 이런 스승은 못 만났겠구나. 그때 날 떨어뜨려 준 이 신문사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결국 그 이듬해 들어온 이 신문사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 그런데 10년 더 살았다고 인생에서 쉬워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하루는 늘 공평했다. 좋은 날도, 힘든 날도 그저 똑같은 하루였다. 단순한 것 같은 그 이치 안에서 잘살기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지난 연말 교수님을 뵀을 때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놨다. 교수님은 그랬다. 젊었을 땐 마음이 힘들면 몸을 좀 움직이면 된다고.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그럴 때 몸도 마음대로 못 움직이니 영 고역이라고. 인자한 웃음을 터뜨리시며. 다음 주말 교수님을 만나면 또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살아가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웃겠지. 그렇게 2025년 5월도 잘 보내줘야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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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을 바라지 마, 우리에겐 별이 있잖아”[후벼파는 한마디]

    ※이 글에는 2월 26일 개봉한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밥 딜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보러 가는 사람 중 밥 딜런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던 그는 1960년대 미국 히피 문화의 얼굴이자 목소리였다. 다정하지는 않지만 따뜻한, 자신의 목소리를 닮은 노랫말로 사람들을 위로한 밥 딜런은 2016년 뮤지션으로 처음 노벨 문학상도 받았다.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극장을 나서는 길. 그런데 이제는 밥 딜런을 모르겠다. 2시간 21분 동안 밥 딜런의 이야기를 봤는데도. 그를 모른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제야 그 유명한 사람을 그 유명한 사람이 연기한 이 영화 제목이 왜 ‘컴플리트 언노운(완전히 낯선)’인지 알 것도 같다.영화는 기타 하나 메고 무작정 우디 거스리를 찾아 뉴욕에 온 스무 살 밥 딜런으로 시작된다. 우디 거스리는 더스트볼(Dust Bowl·1930년대 미국 먼지 폭풍과 그로 인한 피해를 통칭하는 말)을 위로하는 노래로 사랑받았던 가수지만 지금은 병으로 쇠약해져 있다. 이따금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주기 위해 만든 명함 뒷면에 ‘아직 죽지 않았다(I ain’t dead yet)’라고 적어야 할 만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밥 딜런은 우디 거스리를 위해 썼다며 ‘우디를 위한 노래(Song to Woody)’를 바친다. 영화는 여전히 기타 하나 멘 채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스물넷 밥 딜런으로 끝난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 역시 우디 거스리다. 아무개와 다름없던 첫 만남 때도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불렀던 밥 딜런이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을 아는 유명인이 된 이 마지막 만남에서 그가 부른 노래는 우디 거스리의 ‘먼지투성이인 오랜 먼지-그간 함께 해서 좋았네(Dusty Old Dust—So Long, It’s Been Good to Know Yuh)’였다.밥 딜런이 우디 거스리를 처음 만났을 때 받았던 ‘아직 죽지 않았다’고 쓰여 있던 명함의 앞면에는 ‘우디—먼지폭풍에서 가장 먼지를 많이 뒤집어쓴 사람(Woody —The Dustiest of the Dustbowlers)’라고 적혀있었다. 이 노래가 곧 우디 거스리라는 의미다. 반면 마지막 만남 당시 밥 딜런은 신곡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에서 일렉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 정통 포크씬에서 배신자라는 비판을 듣던 때였다. 누군가는 변절이라 손가락질했고, 누군가는 또 마침내 자유를 얻어냈다며 축하했다. 어느 곳에서도 구속받기를 원치 않았던 밥 딜런은 그래서 그의 영웅 우디 거스리처럼 단 한 곡으로 규정될 수 없는 사람이다. 새로운 시대를 향해 떠나며 밥 딜런은 자신의 어린 시절, 그 시대를 지배했던 우상에게 ‘먼지투성이인 오랜 먼지-그간 함께 해서 좋았네(Dusty Old Dust—So Long, It’s Been Good to Know Yuh)’를 부르며 작별 인사를 갈음했다. 이보다 더 격식을 차린 인사는 찾기 어려웠을뿐더러, 이보다 그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가사도 찾기 어렵지 않았을까. Don‘t ask for the moon. We have the stars.달을 바라지 마. 우리에겐 별이 있잖아.영화 속 밥 딜런은 결국 매 순간 진심을 담은 노랫말 때문에 여자 친구 실비 루소도 잃는다. 정작 진짜 바람을 피웠던 순간에는 어리숙한 거짓말에도 쉽게 속아 넘어가던 허술한 여자 친구였다. 하지만 정작 다 끝난 뒤, 바람피웠던 상대와 느꼈던 감정을 담아낸 노래를 듣는 순간 여자 친구는 곧바로 눈물을 쏟는다.붙잡는 밥 딜런에게 여자 친구는 “달을 바라지 마. 우리에겐 별이 있잖아.(Don‘t ask for the moon. We have the stars.)”라고 답한다. 둘이 처음 데이트 했던 날 봤던 영화 ‘나우, 보이저(Now, Voyager)’에서 나왔던 대사다. 당시 영화 속 주인공이 어머니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며 여자 친구는 ‘자신을 찾았다’고 하지만 밥 딜런은 ‘찾은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된 것뿐’이라고 반박한다. 여자 친구는 ‘다른 무언가’ 앞에 ‘더 나은(better)’을 붙이지만, 밥 딜런은 다시 ‘더 나은’을 뺀 ‘다른 무언가’라고 강조한다. 영화 속 밥 딜런은 그렇게 자신의 여정에서 만난 이들과 처음과 끝, 다시 처음을 맞는다. 그리고 그건,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무언가’가 되는 일일 뿐이다. 꼭 ‘더 나은’이어야만 하는 지는 그에겐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운명의 장난인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시상식에는 ‘선약이 있다’며 불참했던 밥 딜런이 노벨위원회에 보낸 수락 연설문에도 ‘달’이 등장한다.“누가 내가 노벨문학상을 탈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고 했다면, 나는 그 확률이 아마 달에 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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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메달-IOC 선수위원’ 두 마리 토끼 도전하는 차준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은 ‘피겨 프린스’ 차준환(24)에겐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써 온 그의 대서사시가 절정에 달할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주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의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차준환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2018 평창 대회 때 15위, 2022 베이징 대회 때 5위를 하며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차례로 경신했다. 다음 목표가 포디움인 것은 당연하다. 차준환은 밀라노에서 메달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한다. 출마를 선언한 전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40)과의 국내 경쟁에서 이기면 내년 올림픽 때 선수위원 선거에 나갈 수 있다. 이제껏 한국 선수 중 올림픽 출전 현역 선수가 해당 올림픽에서 IOC 위원에 도전한 적은 없었다. 한국 최초의 IOC 선수위원인 문대성(49·태권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선수위원 선거 유세에 전념하기 위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두 번째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43·탁구)은 2014년 은퇴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당선됐다.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차준환에게 ‘왜 하필 지금이냐’고 묻자 “지금 해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차준환은 “겨울 종목 선수가 (선수위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오랜만에 온 걸로 알고 있다. 원래 여름 종목 선수가 많이 하기도 하고, 이번에 내가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2024 파리 여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위원이 안 나왔기 때문이다. 언제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은 국가당 한 명만 할 수 있다. 한 나라에서 IOC 선수위원이 나오면 임기 8년 동안 그 나라에서는 선수위원을 배출할 수 없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박인비(37·골프)가 선수위원에 도전했다가 낙선하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때 겨울 종목 선수가 도전할 기회가 열렸다. 차준환을 지도하는 지현정 코치 역시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며 제자의 도전을 지지하고 있다. 지 코치가 걱정하지 않는 건 차준환이 누구보다 ‘찬스’에 강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차준환은 2018 평창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차전까지 합계 점수가 이준형(29)에게 27.54점 밀렸으나 마지막 3차전에서 역전에 성공해 딱 한 장 있는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에도 차준환은 근육 파열 부상에 온전하지 못한 부츠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99.51점)과 프리스케이팅(182.87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새로 썼다. 차준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불가능해 보였던 반전을 일궜다. 최근 두 시즌 연속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차준환은 고난도 기술인 쿼드러플 콤비네이션(4회전-3회전 연속) 점프를 뺀 프로그램으로 대회에 나섰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22·일본)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 두 개를 무결점으로 뛰어 차준환에게 9.72점 앞선 상태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쳤다. 가기야마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4회전 점프를 4개 배치하며 금메달을 정조준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가기야마가 잇단 실수를 범하며 무너진 반면 차준환은 큰 실수 없이 완성도 있는 연기를 펼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다음 시즌에는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해 올림픽 포디움에 설 수 있는 수준의 기술 구성에 도전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도 메달 경쟁을 이어가게 될 가기야마 역시 차준환의 도전을 응원했다. 가기야마는 차준환의 IOC 선수위원 도전 소식을 듣고 “그만큼 스포츠에 깊은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입후보한다면 당연히 (투표에서) 지지할 마음이 있다”며 한 표를 약속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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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메달-선수위원 두 마리 토끼 도전하는 차준환

    차준환(24)의 마지막 겨울 올림픽이 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는 차준환에게도,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도 그 대서사시가 절정에 다다를 무대다.차준환이라는 이름 석 자는 곧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다. 차준환 개인의 커리어는 메달이든, 점수든 곧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이자 최고 기록이다. 2025 하얼빈 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한 차준환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통해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2018 평창 대회 때 15위, 2022 베이징 대회 때 5위로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차례로 경신한 차준환의 다음 목표가 포디움인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차준환은 밀라노에서 메달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까지 도전한다. 연기를 준비하면서 올림픽 기간 진행될 선수위원 투표 유세 활동까지 하겠다는 얘기다. 이제껏 한국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현역 선수가 해당 올림픽에서 IOC 위원에 도전한 적은 없다. 한국 최초의 IOC 선수위원인 문대성(49)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선수위원 선거 유세에 전념하기 위해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두 번째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43)은 2014년 은퇴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당선됐다.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차준환은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에 “지금 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라고 했다.“겨울 종목 선수가 지원할 수 있는 때가 굉장히 오랜만에 온 걸로 알고 있어요. 원래 여름 종목 선수분들이 많이 하시기도 하고 이번에 제가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직전(2024 파리올림픽)에 여름 종목에서 한국 선수위원이 안 나와서거든요. 언제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르니까요.” IOC 선수위원은 국가당 한 명만 할 수 있다. 한 나라에서 IOC 선수위원이 나오면 8년 동안 그 나라 출신 선수는 선수위원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선수위원 이어가기에 도전했으나 낙마하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 겨울 종목 선수가 도전할 기회가 열렸다.지현정 코치 역시 “찬스는 아무 때나 오지 않으니까요”라며 차준환의 도전을 지지하고 있다. 지 코치가 걱정하지 않는 건 차준환이 누구보다 ‘찬스’에 강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차준환은 2018 평창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차전까지 합계 점수가 이준형(29)에 27.54점 밀렸으나 마지막 3차전에서 역전에 성공해 딱 한 장 있는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에도 차준환은 근육 파열 부상에 온전하지 못한 부츠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99.51점), 프리스케이팅(182.87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쓰는 반전을 일궜다. 프리 연기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넘어져 7점 넘게 손해를 봤음에도 이룬 성과다. 차준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불가능해 보였던 반전을 일궜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금메달 후보가 아니었다. 차준환은 최근 두 시즌 연속 발목 부상으로 고난도 기술인 쿼드러플 콤비네이션(4회전-3회전 연속) 점프 없는 프로그램으로 대회에 나섰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22·일본)는 이번 대회 쇼트에서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 두 개를 무결점으로 뛰어 차준환에 9.72점 앞선 상태였다. 가기야마는 프리에서는 4회전 점프를 4개 배치했다. 13일 프리에서 가기야마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플립을 뛰고 착지에서 실수했고 세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러츠에서는 넘어졌다. 다만 기본 배점이 워낙 커 여전히 우승에는 지장이 없을 점수였다. 그런데 가기야마는 후반에 배치한 트리플악셀 점프에서도 넘어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가기야마가 결국 168.95점에 그쳤다. 프리에서 큰 실수 없이 완성도 있는 연기로 187.60점을 받은 차준환은 그렇게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내내 “저 자신에게 집중하겠다”던 차준환의 뚝심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차준환은 비시즌 다시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해 올림픽 포디움 수준의 기술 구성에 도전한다. 다만 하얼빈 아시안게임은 차준환이 현재 구성으로 완성도만 올려도 올림픽에서 이변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희망을 보여줬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경쟁하게 될 가기야마 역시 차준환의 도전을 응원한다. 13일 시상식을 마친 가기야마는 차준환의 IOC 선수위원 도전 소식을 듣고 “그만큼 스포츠에 대한 깊은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입후보한다면 저도 당연히 (투표에서) 지지할 마음이 있다”며 한 표를 약속했다.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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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얼빈에 뜬 겨울스포츠 샛별들, 밀라노까지 빛나게

    48억 아시아인의 겨울 축제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이 14일 중국 하얼빈 국제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16개, 은 15개, 동메달 14개를 따내며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 수성에 성공했다. 금메달 16개는 겨울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다 타이기록이다. 한국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혔다.대한체육회가 개회 전 예상했던 금메달은 11개였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깜짝 우승한 김채연(19)을 비롯해 전체 금메달 가운데 절반인 8개를 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따내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김채연은 개인 최고점(219.44점)을 세우며 여자 피겨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25·일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한국은 또 세계 정상과 거리가 있던 프리스타일 설상 종목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냈다.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던 이채운(19)은 ‘부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채운이 놓친 하프파이프 금메달은 대표팀 후배 김건희(17)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는 강풍으로 결선이 취소되면서 예선 성적으로 메달 주인공을 가렸다. 이번 시즌 훈련 때 세계 최초로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코크 1620’(앞 방향으로 회전축을 세 차례 바꾸며 4.5회전)을 성공시켰던 이채운은 “내년 올림픽 때 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아쉬움을 삼켰다.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는 이승훈(20)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메달(동)을 따낸 선수다. 이승훈은 “아직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승훈(37)이 더 유명하지만 저도 앞으로 더 많은 역사를 쓸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쇼트트랙 대표 ‘람보르길리’ 김길리(21)는 애초 목표로 세웠던 5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으로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김길리는 1500m 결선에서 골인할 때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프로야구 KIA 김도영(22)의 홈런 세리머니를 따라 할 정도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시상대 위에서도 똑같은 세리머니를 펼친 김길리는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기운을 받고 싶었다”며 웃었다.역시 이번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었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나현(20)은 출전 전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사고’를 쳤다. 이나현은 100m에서 한국 단거리 간판 김민선(26)에게 0.004초 앞서 금메달을 따낸 뒤 김민선, 김민지(25)와 함께 나선 팀스프린트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어 개인전 500m에서 은, 10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나현은 “잃을 게 없는 위치라 편하게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도 불가능하지 않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민선 언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종 기록도 쏟아졌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은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역대 겨울 아시안게임 최다인 9번째 메달을 수확했고, 차준환(24)은 남자 피겨 싱글 한국 선수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야바쿠모바(35)는 바이애슬론 사상 첫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 컬링에서도 2007년 창춘 대회 이후 18년 만에 금메달이 나왔다. ‘스킵’ 김은지(35), 김민지(26), 김수지(32), 설예은(26), 설예지(26)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 치러진 결승에서 안방팀 중국을 7-2로 꺾고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10전 전승으로 완벽한 우승한 차지한 이들은 “우리 팀에는 ‘꼰대’가 없다. 이런 환경 덕분에 우리 팀이 잘 굴러가는 것 같다”며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도 올림픽을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는 한국이 필리핀에 3-5로 패하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3, 4위 결정전에서 중국에 5-2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땄다.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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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얼빈AG 한국 종합2위…금메달 절반 10대 영파워가 땄다

    48억 아시아인의 겨울 축제 2025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이 14일 중국 하얼빈 국제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16개, 은 15개, 동메달 14개를 따내며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 수성에 성공했다. 금메달 16개는 겨울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다 타이기록이다. 한국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메달 전망도 밝혔다.대한체육회가 개회 전 목표로 했던 금메달은 11개였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깜짝 우승한 김채연(19)을 비롯해 전체 금메달 가운데 절반인 8개를 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따내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김채연은 개인 최고점(219.44점)을 세우며 여자 피겨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25·일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한국은 또 세계 정상과 거리가 있던 프리스타일 설상 종목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냈다.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하이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던 이채운(19)은 ‘부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채운이 놓친 하프파이프 금메달은 대표팀 후배 김건희(17)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는 강풍으로 결선이 취소되면서 예선 성적으로 메달 주인공을 가렸다. 이번 시즌 훈련 때 세계 최초로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620’(앞방향으로 회전축을 세 차례 바꾸며 4.5회전)을 성공시켰던 이채운은 “내년 올림픽 때 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아쉬움을 삼켰다.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는 이승훈(20)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메달(동)을 따냈던 선수다. 이승훈은 “아직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승훈(37)이 더 유명하지만 저도 앞으로 더 많은 역사를 쓸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쇼트트랙 대표 ‘람보르길리’ 김길리(20)는 애초 목표로 세웠던 5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으로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김길리는 1500m 결선에서 골인할 때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프로야구 KIA 김도영(22)의 홈런 세리머니를 따라할 정도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시상대 위에서도 똑같은 세리머니를 펼친 김길리는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기운을 받고 싶었다”며 웃었다.역시 이번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었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나현(20)은 전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사고’를 쳤다. 이나현은 100m에서 한국 단거리 간판 김민선(26)에 0.004초 앞서 금메달을 따낸 뒤 김민선, 김민지(25)와 함께 나선 팀스프린트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어 개인전 500m에서 은, 10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나현은 “잃을 게 없는 위치라 편하게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도 불가능하지 않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민선 언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대회에서는 각종 기록도 쏟아졌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은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역대 겨울 아시안게임 최다인 9번째 메달을 수확했고, 차준환(24)은 남자 피겨 싱글 한국 선수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귀화선수 예카테리나 야바쿠모바(35)는 바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여자 컬링에서도 2007년 창춘 대회 이후 18년 만에 금메달이 나왔다. ‘스킵’ 김은지(35), 김민지(26), 김수지(32), 설예은(26), 설예지(26)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 치러진 결승에서 안방팀 중국을 7-2로 꺾고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10전 전승으로 완벽한 우승한 차지한 이들은 “우리 팀에는 ‘꼰대’가 없다. 이런 환경 덕분에 우리 팀이 잘 굴러가는 것 같다”며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도 올림픽을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는 한국이 필리핀에 3-5로 패하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3, 4위 결정전에서 중국에 5-2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땄다.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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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 타고 온 행운… 김건희, 男하프파이프 사상 첫 金

    17세의 고교생 스노보더 김건희(17)에게 ‘행운의 여신’이 강림했다.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이 강풍으로 취소됐다. 이에 따라 하루 전 예선에서 78점으로 1위에 올랐던 김건희가 그대로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 한국 하프파이프 선수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이다. 이전 최고 성적은 권이준(28)이 2017 삿포로 대회 때 기록한 은메달이었다. 이날 돌발적으로 부는 강풍에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한 참가국 지도자들은 결선을 취소하고 예선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그러면서 예선 1, 3위에 올라있던 김건희와 동갑내기 이지오(69.75점)가 그대로 금, 동메달 동반 입상을 확정지었다. 아시안게임 동반 메달 역시 처음이다.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김건희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요?”라고 웃으며 “처음에는 취소가 아니라 (결선 경기) 연기라고 들었는데 취소돼서 너무 좋았다. 메달은 자신 있었는데 금메달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이 4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4년 뒤에 따자는 마음이었는데 이번에 먼저 따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김건희는 예선에서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260(회전축을 두 차례 바꾸며 3.5회전)을 성공시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건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도 포디움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한국 스노보드 하면 (이)채운이 형이 많이 꼽히는데 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모든 이들의 이목은 2023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선수권 우승자 이채운(19)의 2관왕 달성 여부에 쏠려 있었다. 이채운은 8일 주 종목이 아닌 슬로프스타일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채운은 예선에서 김건희와 같은 종류의 점프에 반 바퀴를 더 도는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440(회전축을 두 차례 바꾸며 4회전)을 시도하다 착지에 실패해 예선에서 6위로 밀렸다. 이날 결선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던 이채운은 “2관왕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예선에서 제가 부족했던 탓이다. 앞으로 더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그래도 후배인 김건희 선수가 1등을 했기 때문에 같은 팀으로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는 “어차피 제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내년 올림픽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채운은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17)과 함께 2026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 기대주로 꼽힌다. 8일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20)을 포함해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는 이번 대회를 금 3, 은 1, 동메달 6개로 마쳤다. 바이애슬론에서도 값진 은메달이 나왔다. 한국은 같은 날 열린 여자 계주(4 X 6km)에서 1시간29분27초3의 기록으로 중국(1시간29분6초3)에 이어 2위를 했다. 이날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35)는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의 겨울아시안게임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아바쿠모바는 11일엔 여자 7.5km 스프린트에서 우승하며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야부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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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겨 ‘하얼빈 쾌거’… 차준환-김채연, 日 꺾고 첫 남녀동반 金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남녀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기적 같은 남녀 동반 금메달이 나왔다. 한국의 김채연(19)과 차준환(24)이 2022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거두며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9.07점, 예술점수 68.49점으로 147.56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71.88점을 더해 합계 219.44점을 받은 김채연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5·합계 211.90점)를 7.54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루 전만 해도 금메달의 주인은 사카모토가 유력했다.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사카모토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세계 랭킹 1위 선수다. 12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5.03점으로 1위를 했다. 하지만 김채연은 이날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피겨 여왕’에 등극했다. 사카모토에게 3.15점 차 뒤진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김채연은 주제곡 ‘내면의 속삭임’에 맞춰 더블 악셀(2회전 반)을 성공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11점),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10.12점)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김채연은 이번 대회 쇼트, 프리, 합계 점수에서 모두 자신의 종전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김채연의 완벽한 연기에 부담을 안고 빙판에 들어선 사카모토는 평소답지 않게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후반부 트리플 플립에서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감점까지 받았다. 김채연은 “사카모토를 한 번쯤은 이겨 보고 싶었는데 그 바람을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궈 더욱 영광”이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겨를 배우기 시작한 김채연은 202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받았다. 선배 이해인(20), 후배 신지아(17)의 그늘에 가리기도 했지만 꾸준히 자신의 레이스를 이어 갔다. 지난해 4대륙선수권 은메달,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연이어 성과도 냈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어머니는 김채연의 경기 의상을 직접 제작해 지원하며 딸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번 대회 때도 김채연이 좋아하는 명이나물을 싸 줬다. 김채연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의 예행연습으로 삼았던 아시안게임을 잘 치러 좋은 기운을 받았다. 이 상승세를 이어 꼭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열린 남자 싱글에서는 차준환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기야마 유마(22)에게 9.72점 뒤진 2위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차준환은 안정적인 연기로 187.60점을 받으며 총점 281.69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준환은 은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가기야마는 첫 점프를 포함해 4회전 점프 두 개와 트리플 악셀까지 총 세 개의 점프에서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68.95점을 받은 가기야마는 총점 272.76점에 그쳤다. 차준환은 “후회 없는 경기를 했기에 어떤 결과를 받았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라며 “당초 목표인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선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의 14, 15번째 금메달이 피겨에서 나오면서 한국은 대회 최종일인 14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확정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하얼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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