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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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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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30~2025-12-30
칼럼42%
생활/가정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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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3%
국제일반3%
야구3%
日프로야구3%
문화 일반3%
메이저리그3%
  • 프로야구 두 구단 유니폼 변경 왜?

    프로야구 KIA 직원들은 요즘 홈페이지 보기가 무섭다. 기업 이미지(CI) 교체에 따라 새 유니폼을 선보였는데 팬들의 반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전 한화 유니폼과 비슷하다는 지적부터 색감이 촌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초 유니폼을 바꾼 두산도 비슷하다. 고교야구나 사회인 야구팀 같다며 혹평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유니폼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KIA는 다소 의외다. KIA는 지난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징크스를 많이 따지는 스포츠 구단인 만큼 예전 유니폼을 고수할 만도 하다. 하지만 KIA는 미련 없이 교체를 택했다. KIA는 2001년 창단 당시 모기업인 기아자동차의 밀레니엄 로고(동그라미 안에 ‘K’자가 새겨져 있는 로고)를 변형한 디자인을 유니폼과 모자 등에 적용해 왔다. 그런데 기아자동차는 몇 년 전부터 밀레니엄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지난해 4월부터 유니폼 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마침 몇 년째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배경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덜컥 우승을 한 것이다. KIA 관계자는 “기존 유니폼을 입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모기업의 CI에 맞추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부 팬들의 불만은 알고 있지만 캐릭터나 심벌 등이 예쁘게 나와 마케팅 측면에서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초 강한 서체와 강렬한 색을 쓴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 작업에는 지난해 반전(反戰) 포스터로 뉴욕 광고제를 비롯한 5대 국제광고제에서 10여 개의 상을 휩쓴 ‘빅앤트 인터내셔널’의 박서원 대표(31)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박 대표는 박용만 ㈜두산 회장의 장남이다. 두산은 지난해 중반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을 담아 CI 및 유니폼 교체를 추진해왔다.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서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져 심기일전하자는 뜻을 담았다. 특히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자 CI 교체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박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경기장을 찾아 두산의 강한 이미지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두산 관계자는 “1999년 OB에서 두산으로 바뀔 때에도 많은 팬들이 반발했다. 하지만 눈에 익숙해지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애정으로 바뀌어 갔다”며 “올해는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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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지애 서희경 부모와 술 한잔하는 사이

    지난해 12월 한일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 류큐 GC. 머리카락이 희끗한 일본인 기자가 유창한 한국말로 한국 여자 선수들을 취재하고 있었다. 전미정(진로저팬)이나 송보배처럼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물론이고 신지애(미래에셋)나 서희경(하이트) 등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 기자의 명함에는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특파기자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 그 기자의 스토리가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 크게 보도됐다. 그는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던 다치카와 마사키 일간 현대 기자(64·사진)다. 그는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36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그는 신지애나 서희경 박인비의 부모와 가끔 술자리를 나눌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런 그가 민청학련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한국 골프계에는 ‘한국통’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에게 골프는 한국과 그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끈이었다. 그와 한국 골프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특파원으로 나가 있을 때 골프다이제스트로부터 한국 골프에 대해 취재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게 시작이었다. ‘왜 한국 여자 골프가 강한가’에 대한 4회 시리즈는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지난해 여름까지 150여 회에 걸쳐 한국 골프에 대한 칼럼을 연재했다. 박세리와 김미현 이후 신지애와 최나연에 이르기까지 한국 여자 골프는 어떻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휩쓸 수 있었을까. 그는 “효도 정신”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의 골프 대디와 골프 마미들은 헌신적이다. 딸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희생한다. 딸들은 그런 부모를 보며 강한 정신력을 키운다. 다치카와 기자는 “송보배를 만났을 때 ‘안 이기면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이 한국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일본 선수 중에서 톱클래스로 꼽히는 미야자토 아이나 요코미네 사쿠라 등도 부모에 대한 효심이 각별하다고 한다. 하지만 뛰어난 선수들의 기량에 한참 못 미치는 한국 골프 문화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필드에서 전화를 하거나 선수가 샷을 할 때 잡담을 하는 등 갤러리 문화는 아직 멀었다.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골프장에 대해서도 “클럽하우스가 낭비다 싶을 정도로 호화로운 곳이 많다. 골프 자체보다 외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아닐까 싶다”고도 했다. 일간 현대와 골프다이제스트 기자를 겸하고 있는 그는 1년 중 일본, 한국, 미국에서 각각 3분의 1을 보낸다. 그는 골프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한일대항전 때도 그는 “정확히 1 대 1이 됐으면 좋겠다. 어느 한쪽이 지는 걸 보는 것은 마음이 아프니까…”라고 했다. 한국과 한국 골프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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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원조 괴물’ 레안드로 영입

    프로배구 전반기 남자부 1위 팀은 20승 4패를 기록한 삼성화재다. 하지만 3, 4라운드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이 최고의 팀이다. 진준택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신영철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한항공은 15경기에서 14승 1패를 기록하며 훨훨 날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를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 대한항공은 전반기 현재 18승 6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돌풍의 팀 대한항공에 강력한 엔진이 추가 장착된다. 대한항공은 5일 다나일 밀류셰프(25·불가리아)를 내보내고 브라질 출신 라이트 공격수 레안드로 다 실바(27·사진)를 영입한다고 밝혔다. 레안드로는 2005∼2006시즌 삼성화재를 정규 시즌 1위로 올려놓은 공격수로 당시 ‘괴물’로 불렸다. 신 감독대행은 “밀류셰프가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데다 최근 어깨 부상마저 당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필요가 있었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김학민이 잘해 주고 있지만 레안드로가 들어오면 공격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사상 첫 우승을 위한 카드로 레안드로를 불러들인 것이다. 뛰어난 신체조건(208cm, 102kg)을 갖춘 레안드로는 삼성 시절인 2006∼2007시즌에 득점왕(786점)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현대캐피탈에 져 우승컵을 들진 못했다. 시즌 후에는 일본프로배구 도레이로 건너가 2007∼2008시즌 일본 득점왕(631점)에 올랐다. 레안드로는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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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 우즈, 브랜드 가치 여전히 1위

    불륜 스캔들로 명성에 큰 흠집이 나긴 했지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사진)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스포츠 선수 가운데 1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는 4일 인터넷판에서 스포츠 분야의 주요 가치를 매겨 순위를 발표했는데 우즈는 82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스포츠 선수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포브스는 “지난해처럼 1억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나이키와 질레트 등 후원사 덕분에 우즈는 공 1개를 치지 않아도 올해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운동선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 다음으로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영국)이 2000만 달러,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가 1600만 달러, 포뮬러원(F1) 데일 언하트 주니어(미국)가 14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미국프로농구에서 뛰는 르브론 제임스(1300만 달러)와 코비 브라이언트(1200만 달러·이상 미국)는 5, 6위였다. 2위부터 6위까지 선수들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더해도 우즈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한다. 팀별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억7000만 달러로 1위에 올랐고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가 2억6600만 달러로 2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2억4500만 달러로 3위였다. 스포츠 행사 중에서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이 4억2000만 달러, 스포츠 기업으로는 나이키가 107억 달러로 각각 1위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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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두산, 우승 위해 ‘유니폼 교체’

    프로야구 KIA 직원들은 요즘 홈페이지 보기가 무섭다. CI(기업 이미지) 교체에 따라 새 유니폼을 선보였는데 팬들의 반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전 한화 유니폼과 비슷하다는 지적부터 색감이 촌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초 유니폼을 바꾼 두산도 비슷하다. 고교야구나 사회인 야구팀 같다며 혹평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유니폼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KIA는 다소 의외다. KIA는 지난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징크스를 많이 따지는 스포츠 구단인 만큼 예전 유니폼을 고수할 만도 하다. 하지만 KIA는 미련 없이 교체를 택했다. KIA는 2001년 창단 당시 모기업인 기아자동차의 밀레니엄 로고(동그라미 안에 'K'자가 새겨져 있는 로고)를 변형한 디자인을 유니폼과 모자 등에 적용해 왔다. 그런데 기아자동차는 몇 년 전부터 밀레니엄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지난해 4월부터 유니폼 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마침 몇 년째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배경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덜컥 우승을 한 것이다. KIA 관계자는 "기존 유니폼을 입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모기업의 CI에 맞추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부 팬들의 불만은 알고 있지만 캐릭터나 심벌 등이 예쁘게 나와 마케팅 측면에서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초 강한 서체와 강렬한 색을 쓴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 작업에는 지난해 반전(反戰) 포스터로 뉴욕 광고제를 비롯한 5대 국제광고제에서 10여개의 상을 휩쓴 '빅앤트 인터내셔널'의 박서원 대표(31)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박 대표는 박용만 ㈜두산 회장의 장남이다. 두산은 지난해 중반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담아 CI 및 유니폼 교체를 추진해왔다.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서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자 심기일전하자는 뜻을 담았다. 특히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자 CI 교체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박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경기장을 찾아 두산의 강한 이미지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두산 관계자는 "1999년 OB에서 두산으로 바뀔 때에도 많은 팬들이 반발했다. 하지만 눈에 익숙해지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애정으로 바뀌어 갔다"며 "올해는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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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의 너클볼, 日구단을 홀리다

    지난해 LG에서 뛴 왼손 투수 김경태(35)는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벌써 네 번째 방출이었지만 그는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다. 각 구단에 테스트 요청을 했다. 하지만 어떤 구단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러던 12월 어느 날. 일본의 한 지인으로부터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이 있으니 한 번 참가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떠난 일본행이었지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후쿠오카 시내의 한 야구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그는 세 타자를 상대했다. 둘은 삼진으로 잡았고, 한 명은 땅볼로 잡아냈다. 던진 공은 12개. 이 중 8개는 그가 지난해부터 연마해 온 너클볼이었다. 너클볼은 검지와 중지의 관절(너클)을 공에 대고 밀듯이 던지는 구질이다. 공이 회전을 하지 않고 타자 앞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여 ‘마구’로 꼽힌다. 던지기가 쉽지 않은 공이라 국내 프로야구에서 이 공을 주무기로 던지는 투수는 없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팀 웨이크필드(보스턴)가 너클볼의 대가로 꼽힌다. 트라이아웃을 지켜본 시고쿠-규슈 아일랜드 리그 5개팀 관계자들은 김경태의 너클볼에 매료됐다. 5개 구단이 모두 입단 요청을 했다. 김경태는 그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가가와를 선택했다. 더구나 이날 몇몇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도 김경태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중 한 구단은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경태가 독립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기만 하면 일본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곧바로 한국에 돌아온 김경태는 최향남과 함께 강원도 화악산에서 체력 훈련을 했고 지금은 한민대의 김해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5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김경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았다. 너클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반드시 일본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너클볼러로 성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너클 공주’ 日요시다, 美 프로진출 대야망▼너클볼로 ‘제2의 야구인생’을 꿈꾸는 여자 선수도 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최초의 여자 야구 선수로 화제를 모았던 ‘너클 공주’ 요시다 에리(18)다. 지난해 독립리그 고베에서 뛰었던 그는 미국 진출을 위해 애리조나 윈터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요시다는 1일 웨스턴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미국의 독립리그는 요시다의 흥행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만약 미국 독립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게 되면 미국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여자 선수가 된다. 최초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독립리그에서 뛰었던 아이러 보더스. 너클볼은 김경태와 요시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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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려라! 빅리그” 김병현 다시 난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년 가까이 야구계를 완전히 떠나 있던 선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는 김병현(31)이니까. 김병현이 3년 만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기회를 잡았다. AP통신과 ESPN 등은 2일 샌프란시스코가 김병현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김병현은 18일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서 시작되는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2008년 3월 피츠버그에서 방출되기 전 스프링캠프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던졌으니 2년 만의 복귀다. 김병현은 타고난 야구선수다. 키 179cm, 몸무게 80kg 내외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사이드암스로로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졌다. 1999년 애리조나에 입단할 때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225만 달러를 받았고, 그해 곧바로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는 박찬호(전 필라델피아)조차도 못했던 일이다. 재능도 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거웠다. 경기 후 그물을 향해 공을 던지다 잠이 든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반지를 2번이나 꼈고, 전통 명문 보스턴과 2년간 1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4승 60패 86세이브에 평균자책 4.42. 하지만 적지 않은 시련을 겪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미국 팬이 애리조나에서 뛰던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동점 홈런을 맞은 김병현을 기억한다. 국내에선 사진기자와의 폭행설에 휘말렸고, 보스턴 시절에는 관중석을 향해 모욕적인 행동을 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전지 훈련 직전 여권을 분실해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후 무적(無籍) 선수로 있으면서 진로를 고민했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꾸준히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에 관한 한 완벽주의자인 그는 자신의 공에 대해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으면 미련 없이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지난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어서, 은퇴해도 더는 미련을 두지 않기 위해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반 일본 프로야구 구단의 입단 요청도 거절했다. 근성과 고집은 ‘성공한 메이저리거 김병현’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번 미국 프로야구 복귀에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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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사’ 강동진… 대한항공 9연승 ‘高高’

    시즌 중 감독을 교체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팀 창단 후 최다인 9연승을 달린 반면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 흥국생명은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신영철 감독대행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PCO45와의 경기에서 3-1(17-25, 25-23, 25-17, 25-21)로 이겨 팀 최다인 9연승을 했다. 진준택 감독을 대신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신 감독대행에게 이날 경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만도 했다. 신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LIG 등 강팀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해 12월 22일 약체로 분류되는 KEPCO45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감독대행 취임 후 첫 패배. 이날도 첫 세트를 내주는 등 고전했지만 승부처마다 강동진(13득점)이 해결사로 나서며 설욕에 성공했다. 17승 6패가 된 2위 대한항공은 3위 현대캐피탈(16승 7패)과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감독 교체 후 13승 1패의 놀라운 상승세다. 반면 어창선 감독이 물러난 뒤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흥국생명은 선두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3(15-28, 25-20, 21-25, 16-25)으로 져 6연패에 빠졌다. 남자부 우리캐피탈은 신협상무를 3-0(25-22, 25-20, 25-20)으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상무는 개막전 승리 후 22연패.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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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골프]최경주 메인 스폰서는 ‘태극기’ 양용은은 ‘KOTRA’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양대 산맥 최경주(40)와 양용은(38)은 현재 무적(無籍) 선수다. 서브 스폰서는 있지만 아직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메인 스폰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표식은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다. 나이키 골프와 결별한 최경주는 지난주 열린 소니오픈에서 태극기를 새긴 모자를 썼다. 지난해까지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테일러메이드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양용은은 시즌 개막전인 SBS 챔피언십부터 KOTRA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출전하고 있다.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는 프로골퍼의 자존심이다. 메인 스폰서는 TV 중계나 사진에 가장 잘 드러나는 모자에 로고를 달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지금은 ‘밤의 황제’로 추락한 타이거 우즈지만 나이키는 우즈의 모자에 로고를 노출시키기 위해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주나 양용은이 태극기와 KOTRA 로고 모자를 쓰는 것은 사실 고육책이다. 그렇긴 해도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는 큰 효과를 가져 올 게 분명하다. 최경주는 원래 태극기 마니아였다. 그는 몇 년째 태극기를 그린 신발과 가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선뜻 태극기를 새긴 모자를 쓰기로 했다. 평소 “태극기는 힘을 준다. 태극기를 달면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던 최경주는 “태극기를 달고 플레이하면 사명감이 커져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도 원래는 로고 없는 흰색 모자를 쓸 생각이었다가 막판에 생각을 바꿨다. KOTRA로부터 제안을 받은 그는 “내 이미지를 우리나라 수출을 늘리는 데 써 달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모자에 나이키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면서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의 몸값은 이를 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신지애는 연간 계약금 10억 원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최대 5억 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태극기와 KOTRA 로고 부착으로 얼마만큼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해 양용은의 PGA 챔피언십 우승 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해서 산출한 자료가 참고가 될 것 같다. 김 교수는 양용은의 우승 덕분에 후원 기업 매출 및 브랜드 이미지 증가로 2584억 원, 국가 이미지 개선 및 국가브랜드 산출로 1300억 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두 선수가 올 시즌 우승이나 톱10 진입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경제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물론 메인 스폰서를 구할 때까지 한시적인 일이긴 하지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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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투수들과 불화 전적으로 내 책임”

    《LG 포수 조인성(35)은 최근 절친한 선배 박찬호(37·전 필라델피아)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잠실야구장에서 함께 훈련하던 박찬호가 “현재 LG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조인성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는 것이다. 조인성은 ‘안티 팬’이 많다. 다른 팀 팬뿐만 아니라 LG 팬들에게도 그렇다. 지난해 8월 6일 KIA와의 경기 도중 마운드에서 팀 후배 투수 심수창과 언쟁을 벌인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이튿날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간 조인성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팀이 7위로 시즌을 마감하자 비난의 화살은 더욱 집중됐다.》○“이제 옷 벗어야 하나” 생각 많이 했죠 조인성은 20일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 만난 자리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제 옷을 벗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날 이후 밝게 웃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웃으면 ‘쟤는 저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올까’란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심수창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였다. 다만 경기장에서 유독 엄하게 대한 건 사실이다. 조인성은 “수창이가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평소부터 경기장에선 많이 다그쳤다. 하지만 그날은 수창이도 뭔가 안 좋았는지 사건이 커졌다. 결국 투수와 신뢰를 쌓아두지 못한 내 책임”이라고 했다. 나락까지 떨어진 조인성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것은 박종훈 신임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조인성을 불러 그간의 사정을 들었다. 그는 모처럼 속마음을 보였다. 박 감독은 “내년 시즌 우리 팀의 열쇠는 조인성이 쥐고 있다”며 무한 신뢰로 화답했다. 프로 13년차가 되는 조인성이 기억하는 최고의 해는 2002년이다. 그해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현 SK)은 그를 전적으로 믿고 내보냈다. 스스로 사인을 냈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배우고 익혔다. 하지만 2003년 이후 그는 사인을 직접 내본 적이 없다. 사인은 항상 벤치에서 나왔다. 그는 공을 받는 포수일 뿐이었다. 박 감독은 “올해 사인은 모두 네게 맡기겠다”고 했다. 조인성은 “감독님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 신뢰 되찾고 후배투수들 도우미 되고파 조인성은 입단할 때부터 포수로 타고난 몸을 가졌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팔꿈치가 너무 아파 송구는 물론이고 타격 훈련도 하기 힘들었다. 최근 2년간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지금은 통증이 사라져 전지훈련에서 모처럼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 기회를 잡았다. 조인성은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수들과도 더욱 깊은 신뢰를 다져 나갈 것이다. 특히 수창이나 정찬헌, 이범준처럼 젊은 투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존경하는 선배 박찬호는 조인성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박찬호는 연봉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특급 투수에서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50만 달러로 떨어졌다가 부활에 성공했다. 조인성은 “나에 대한 나쁜 평가를 잘 안다. 하지만 야구의 매력은 반전이다. 올해 반전에 성공하는 게 나의 과제”라며 각오를 다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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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주 양용은의 태극기 - 코트라 효과는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양대 산맥 최경주(40)와 양용은(38)은 현재 무적(無籍) 선수다. 서브 스폰서는 있지만 아직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메인 스폰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표식은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다. 나이키 골프와 결별한 최경주는 지난 주 열린 소니오픈에서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지난해까지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테일러메이드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양용은은 시즌 개막전인 SBS 챔피언십부터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출전하고 있다.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는 프로골퍼의 자존심이다. 메인 스폰서는 TV 중계나 사진에 가장 잘 드러나는 모자에 로고를 달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지금은 '밤의 황제'로 추락한 타이거 우즈지만 나이키는 우즈의 모자에 로고를 노출시키기 위해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주나 양용은이 태극기와 KOTRA 로고 모자를 쓰는 것은 사실 고육지책이다. 그렇긴 해도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는 큰 효과를 가져 올 게 분명하다. 최경주는 원래부터 태극기 마니아였다. 그는 몇 년째 태극기가 그려진 신발과 가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선뜻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기로 했다. 평소 "태극기는 힘을 준다. 태극기를 달면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던 최경주는 "태극기를 달고 플레이하면 사명감이 커져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도 원래는 로고 없는 흰색 모자를 쓸 생각이었다가 막판에 생각을 바꿨다. KOTRA로부터 제안을 받은 그는 "내 이미지를 우리나라 수출을 늘리는 데 써 달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모자에 나이키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면서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의 몸값은 이를 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신지애는 연간 계약금 10억 원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최대 5억 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태극기와 KOTRA 로고 부착으로 얼마만큼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해 양용은의 PGA 챔피언십 우승 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에 의뢰해서 산출한 자료가 참고가 될 것 같다. 김 교수는 양용은의 우승 덕분에 후원 기업 매출 및 브랜드 이미지 증가로 2584억 원, 국가 이미지 개선 및 국가브랜드 산출로 1300억 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두 선수가 올 시즌 우승이나 톱10 진입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경제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물론 메인 스폰서가 구해질 때까지 한시적인 일이긴 하지만.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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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조인성 반전드라마 쓸까

    LG 포수 조인성(35)은 최근 절친한 선배 박찬호(37·전 필라델피아)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잠실야구장에서 함께 훈련하던 박찬호가 "현재 LG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조인성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조인성은 '안티 팬'이 많다. 다른 팀 팬뿐 아니라 LG 팬들에게도 그렇다. 지난 해 8월 6일 KIA와 경기 중 마운드에서 팀 후배 투수 심수창과 언쟁을 벌인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이튿날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간 조인성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팀이 7위로 시즌을 마감하자 비난의 화살은 더욱 집중됐다. 조인성은 20일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 만난 자리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제 옷을 벗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 날 이후 밝게 웃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웃으면 '쟤는 저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올까'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심수창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였다. 다만 경기장에서 유독 엄하게 대한 건 사실이다. 조인성은 "수창이가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평소부터 경기장에선 많이 다그쳤다. 하지만 그날은 수창이도 뭔가 안 좋았는지 사건이 커졌다. 결국 투수와 신뢰를 쌓아두지 못한 내 책임"이라고 했다. 나락까지 떨어진 조인성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것은 박종훈 신임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조인성을 불러 그간의 사정을 들었다. 그는 모처럼 속마음을 보였다. 박 감독은 "내년 시즌 우리 팀의 키는 조인성이 쥐고 있다"며 무한 신뢰로 화답했다. 프로 13년차가 되는 조인성이 기억하는 최고의 해는 2002년이다. 그해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현 SK)은 그를 전적으로 믿고 내보냈다. 스스로 사인을 냈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배우고 익혔다. 하지만 2003년 이후 그는 사인을 직접 내 본 적이 없다. 사인은 항상 벤치에서 나왔다. 그는 공을 받는 포수일 뿐이었다. 박 감독은 "올해 사인은 모두 네게 맡기겠다"고 했다. 조인성은 "감독님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해 보자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조인성은 입단 때부터 포수로 타고 난 몸을 가졌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의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팔꿈치가 너무 아파 송구는 물론 타격 훈련도 하기 힘들었다. 최근 2년간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지금은 통증이 사라져 전지훈련에서 모처럼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조인성은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수들과도 더욱 깊은 신뢰를 다져나갈 것이다. 특히 수창이나 정찬헌, 이범준처럼 젊은 투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존경하는 선배 박찬호는 조인성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박찬호는 연봉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특급 투수에서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50만 달러로 떨어졌다가 부활에 성공했다. 조인성은 "나에 대한 나쁜 평가를 잘 안다. 하지만 야구의 매력은 반전이다. 올해 반전에 성공하는 게 나의 과제"라며 각오를 다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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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주-양용은의 태극기 코트라 효과는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양대 산맥 최경주(40)와 양용은(38)은 현재 무적(無籍) 선수다. 서브 스폰서는 있지만 아직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했다. 메인 스폰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표식은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다. 나이키 골프와 결별한 최경주는 지난 주 열린 소니오픈에서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지난해까지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테일러메이드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양용은은 시즌 개막전인 SBS 챔피언십부터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출전하고 있다. 모자 정면의 스폰서 로고는 프로골퍼의 자존심이다. 메인 스폰서는 TV 중계나 사진에 가장 잘 드러나는 모자에 로고를 달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지금은 '밤의 황제'로 추락한 타이거 우즈지만 나이키는 우즈의 모자에 로고를 노출시키기 위해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주나 양용은이 태극기와 KOTRA 로고 모자를 쓰는 것은 사실 고육지책이다. 그렇긴 해도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는 큰 효과를 가져 올 게 분명하다. 최경주는 원래부터 태극기 마니아였다. 그는 몇 년째 태극기가 그려진 신발과 가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선뜻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기로 했다. 평소 "태극기는 힘을 준다. 태극기를 달면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던 최경주는 "태극기를 달고 플레이하면 사명감이 커져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도 원래는 로고 없는 흰색 모자를 쓸 생각이었다가 막판에 생각을 바꿨다. KOTRA로부터 제안을 받은 그는 "내 이미지를 우리나라 수출을 늘리는 데 써 달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모자에 나이키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면서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의 몸값은 이를 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신지애는 연간 계약금 10억 원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최대 5억 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태극기와 KOTRA 로고 부착으로 얼마만큼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해 양용은의 PGA 챔피언십 우승 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에 의뢰해서 산출한 자료가 참고가 될 것 같다. 김 교수는 양용은의 우승 덕분에 후원 기업 매출 및 브랜드 이미지 증가로 2584억 원, 국가 이미지 개선 및 국가브랜드 산출로 1300억 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두 선수가 올 시즌 우승이나 톱10 진입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경제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물론 메인 스폰서가 구해질 때까지 한시적인 일이긴 하지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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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콧대높던 日 “경기 좀…”나긋나긋

    20일 사이판으로 떠나는 롯데와 LG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8개 구단이 ‘전지훈련 모드’에 들어간다. 올해 스프링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선호’다. 어느 한 팀 예외 없이 일본에 캠프를 차린다. 삼성과 KIA가 괌, 한화가 하와이에서 1차 캠프를 갖지만 2월 초중반부터 열리는 2차 캠프 때는 일본에 합류한다. 날씨가 따뜻한 괌이나 하와이에서 체력을 끌어올린 뒤 연습 경기를 비롯한 실전은 일본에서 치르는 것이다. 불과 4, 5년 전만 해도 전훈지는 일본뿐 아니라 하와이나 미국 본토, 호주 등 다양했지만 최근 들어 일본으로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왜 일본인가하와이는 한때 최고의 전훈지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이제 하와이에서 전훈을 치르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 역시 올해부터 일본에서 전체 일정을 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팀이 일본에 몰리다 보니 남아 있는 훈련장이 없었다. 한화는 어쩔 수 없이 하와이에 1차 캠프를 차린 뒤 2월 18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다른 팀(삼성, LG, SK)과 연습 경기를 치른다.전훈지로서 일본이 각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가까운 게 장점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날씨로만 따지면 미국 본토나 하와이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동 시간이 긴 데다 시차 적응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도 한국 팀 유치에 적극적이다. 각종 편의 제공은 물론이고 운동장 대여료도 할인해 준다. 여러 팀이 몰리다 보니 연습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달라진 한국 야구 대접 2005년 일본 고쿠라에 캠프를 차린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 소프트뱅크 2군과 연습 경기를 했는데 소프트뱅크 측이 “투수가 없으니 7회까지만 하자”고 한 것이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일본과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팀들이 일본 팀과 연습 경기를 하려면 사정하다시피 해야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지난해 WBC 준우승 등을 차지하면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리는 두산은 일본 팀과 8차례나 연습 경기를 갖는다. 세이부와 소프트뱅크 등은 1군 정예 멤버가 상대로 나선다. 그것도 일본 구단에서 먼저 요청했다.오키나와에서 전훈을 갖는 LG와 SK도 일본 팀과 여러 차례 연습 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롯데는 2월 28일 후쿠오카에서 자매구단인 소프트뱅크와 교류전을 갖는다. 지난해까지는 2군끼리 경기였으나 올해는 1군 경기로 격상됐다.○ SK, 선수단 최대 규모각 구단은 40∼50일간의 전훈에서 평균 8억∼9억 원의 비용을 쓴다. 선수단 규모는 대개 50명 안팎. 하지만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SK는 73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데려갔고 비용 역시 10억 원대 초반으로 가장 많다. SK 김성근 감독은 “많은 인원이 훈련을 하는 건 맞지만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큰 손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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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빈 뚫고 고희진 막고…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설욕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우리 팀은 가빈이 제몫을 해 줘야 이길 수 있는 팀입니다. 가빈의 공격성공률이 50% 이상 되기를 기대하고 있죠.”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네 번째 라이벌전을 앞두고 가빈의 활약 여부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가빈은 19경기에서 610점(경기당 평균 32.1점)을 올린 득점 기계. 2위 박철우(현대캐피탈·323점)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가빈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삼성화재의 고민이다. 상대 팀의 견제가 집중됐고 체력도 시즌 초반 같지 않기 때문. 3라운드 들어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 한 번씩 졌는데 두 경기에서 가빈의 공격성공률은 각각 45.5%와 37.5%였다. 지난해 11월 7일 LIG손해보험에 졌을 때도 가빈의 공격성공률은 43.2%였다. 신 감독이 팀 승리를 위한 가빈의 공격성공률을 50% 이상으로 잡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가빈은 이날 56.9%의 공격성공률로 33점을 올렸다. 삼성화재는 제몫을 다한 가빈과 6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킨 고희진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을 3-1(25-20, 23-25, 25-18, 25-23)로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맞대결에서 3승 1패로 앞서며 17승 3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가빈이 다소 힘이 떨어질 때면 고희진(15득점)과 손재홍(13득점)이 힘을 보탰다. 특히 고희진은 상대 에이스 박철우의 공격을 네 번이나 블로킹했다. 삼성화재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박철우는 이날도 14득점(공격성공률 33.3%)에 그쳤다. 인천에서는 대한항공이 신협상무를 3-1(25-12, 23-25, 25-18, 25-12)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상무는 19연패.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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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 골프]한국 골퍼들 日진출 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뛰고 있는 송보배(24)는 지난해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겸한 미즈노 클래식에서 우승해 올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송보배는 올해도 일본 무대에 집중한다. 송보배는 “LPGA는 메이저 대회 등 몇몇 대회만 출전하고 주로 일본에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송보배뿐 아니다. 2008년 US오픈 우승자 박인비, LPGA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이선화 등도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올해부터 일본에서 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2승을 거둔 안선주도 일본으로 주 활동무대를 바꾼다. 이미 일본에서 활약하던 전미정과 이지희 등을 포함해 올해 JLPGA를 누비게 될 한국 선수는 20명에 이른다. 일본이 골프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JLPGA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지난해에는 요코미네 사쿠라, 모로미자토 시노부, 아리무라 지에 등 젊은 선수들이 막판까지 치열한 상금왕과 다승왕 경쟁을 벌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JLPGA투어를 찾은 갤러리는 60만4994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JLPGA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34개 대회가 열린다. 총 상금도 지난해와 비슷한 28억8100만 엔(약 352억 원)이나 된다. 반면 40명 넘는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LPGA투어는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열리지 않는 등 지난해 27개에서 24개로 대회 수가 줄었다. 총상금 역시 5140만 달러에서 400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장점이 많다. 한국과 가깝고 이동 거리 역시 짧다. LPGA에서 뛰는 선수의 경우 1년 경비만 2억 원에 이르지만 일본은 그 절반도 들지 않는다. 최근 들어 JLPGA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비슷한 이유로 남자 프로골퍼들도 대거 일본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다승왕과 상금왕을 차지한 배상문은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올해 9개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허인회 박재범 조민규 배규태 등도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다. 기존에 일본에서 뛰던 김경태와 허석호, 김형성 등을 합치면 한국 선수는 15명이나 된다. 일본 남자 프로골프 역시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 효과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난해 24개 대회에서 올해는 1개 대회가 늘었다. KPGA투어 관계자는 “좋은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무작정 가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확실하게 실력을 다잡고 가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는 선수가 나오면 한국 프로골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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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일본으로!” 남녀 골퍼 일본행 러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뛰고 있는 송보배(24)는 지난해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겸한 미즈노 클래식에서 우승해 올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송보배는 올해도 일본 무대에 집중한다. 송보배는 "LPGA는 메이저 대회 등 몇몇 대회만 출전하고 주로 일본에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송보배뿐 아니다. 2008년 US오픈 우승자 박인비, LPGA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이선화 등도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해 올해부터 일본에서 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2승을 거둔 안선주도 일본으로 주 활동 무대를 바꾼다. 이미 일본에서 활약하던 전미정과 이지희 등을 포함해 올해 JLPGA를 누비게 될 한국 선수는 20명에 이른다. 일본이 골프계의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여자 프로골프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지난해에는 요코미네 사쿠라, 모로미자토 시노부, 아리무라 치에 등 젊은 선수들이 막판까지 치열한 상금왕과 다승왕 경쟁을 벌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JLPGA 투어를 찾은 갤러리는 60만4994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JLPGA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34개 대회가 열린다. 총 상금도 지난해와 비슷한 28억8100만 엔(약 352억 원)이나 된다. 반면 40명 넘는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LPGA투어는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열리지 않는 등 지난해 27개에서 24개로 대회 수가 줄었다. 총 상금 역시 5140만 달러에서 400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장점이 많다. 한국과 가깝고 이동 거리 역시 짧다. LPGA에서 뛰는 선수의 경우 1년 경비만 2억 원에 이르지만 일본은 절반도 들지 않는다. 최근 들어 JLPGA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비슷한 이유로 남자 프로 골퍼들도 대거 일본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KPGA 다승왕과 상금왕을 차지한 배상문은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올해 9개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허인회 박재범 조민규 배규태 등도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했다. 기존에 일본에서 뛰던 김경태와 허석호, 김형성 등을 합치면 한국 선수는 15명이나 된다. 일본 남자 프로골프 역시 '천재골퍼' 이시카와 료 효과로 인해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난해 24개 대회에서 올해는 1개 대회가 늘었다. 한국 프로골프 투어 관계자는 "좋은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무작정 가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확실하게 실력을 다잡고 가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는 선수가 나오면 한국 프로 골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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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쿠르트 임창용-이혜천의 유쾌한 ‘일본 생활 수다’

    ■ 임창용한국 선수들 상대하기 부담태균-범호와 붙고 싶지 않아■ 이혜천두선수 내 공 정말 잘 쳤는데…팀은 다르지만 日서 잘했으면 지난해 2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의 훈련캠프인 오키나와 우라소 구장. 보기 드문 50m 달리기 경주가 열렸다. 갓 입단한 한국인 왼손 투수 이혜천(31)이 “두산에서는 내가 제일 빨랐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경쟁자로 나선 선수는 또 다른 한국 선수 임창용(34)이었다. 결과는 임창용의 완승. 이혜천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단거리 달리기에선 야수를 포함해 팀에서 제일 빠를 것”이라고 했다. 임창용은 삼성 시절이던 2007년 8월 18일 LG전에서 9회 대주자로 나가 결승 득점을 올린 ‘준족’이다. 야쿠르트 ‘한국인 듀오’의 힘찬 달음박질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임창용은 5승 4패 28세이브 평균자책 2.05로 수호신의 임무를 다했고, 이혜천도 중간 계투의 핵으로 활약하며 1승 1패 12홀드 평균자책 3.65를 기록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이들을 만났다. 둘은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이야기와 올해의 각오 등을 유쾌한 수다로 풀어냈다. 먼저 첫해 일본 무대에 연착륙한 이혜천이 궁금했다. ▽임창용=참 특이하다. 폼도 특이하고, 인상도 특이하다. 한마디로 인상이 살벌하다(웃음). 잘 던질수록 얼굴이 더 붉으락푸르락 구겨진다. ▽이혜천=마운드에 오를 때면 이제 내 차례구나 싶어 신이 난다. 특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처럼 좋은 선수가 나오면 “너 이제 죽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절로 인상이 써진다. 그런 캐릭터 때문인지 지난해엔 ‘위장 선발’로도 몇 번 나갔다. 일본에는 선발 예고제가 없어 날 선발인 것처럼 하고 오른손 투수를 내보내 효과를 좀 봤다.(웃음) 팀 동료들은 임창용에게 ‘신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혜천에 대해서는 ‘임창용과 정반대인 선수’라고 평한다. 임창용에겐 카리스마가, 이혜천에겐 친화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창용이 형은 항상 덤덤하다. 안타를 맞아도, 역전을 당해도 긴장하지 않는다. 천생 마무리다. 어떤 날은 세이브를 하고 들어왔는데 무표정이었다. 동료 선수들이 무서워서 거의 차려 자세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임=야쿠르트 애들이 어리기 때문이다. 나보다 고참이 2명 있었는데 한 명은 트레이드됐고, 또 한 명은 2군에만 머물렀다. 졸지에 투수 최고참이 된 거다. 내 바로 밑이 혜천이다. 우리가 투수 넘버 원, 넘버 투다. 임창용은 ‘게으른 천재’ 또는 ‘반항아’의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는 임창용의 지각으로 올스타 선수들의 비행기가 연착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 결승에서는 사인을 거부하고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정면 승부해 역전타를 맞았다는 의혹도 있었다. ▽임=솔직히 게으르다. 쉴 때는 쉬고 할 때는 하자는 게 내 주의다. 하지만 1년을 지내보니 진정한 천재는 내가 아니라 혜천이라는 걸 알았다. 나보다 운동 안 하는 선수는 처음 봤다. 그렇게 연습 안 하면서 잘 던지니 말이다. ▽이=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형보다 늦게까지 훈련한 적은 없는 것 같다. 형은 훈련은 많이 안 하지만 할 때의 집중력은 무섭다. 형의 30분은 다른 선수의 3시간이라고 할까. 언젠가 복근운동을 같이했는데 식은땀이 다 났다. ▽임=원래 낙천적이고 나쁜 기억을 잘 잊는다. 어릴 때부터 마무리를 했는데 지고 들어와서도 ‘어때,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WBC 건도 내가 다 안고 가기로 했다. 내가 잘 못 던져서 진 것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해봐야 변명밖에 안 된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 둘은 분명 남들이 갖지 못한 재능을 타고 났다. 임창용의 몸무게는 10년 넘게 80kg이다. 시속 160km를 던져 일본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임=날 보면 술 잘 먹고 잘 놀 것 같다고 한다. 사실 술을 못 먹는다. 작정하고 마시면 폭탄주 10잔 정도야 먹겠지만 머리 아픈 것도, 얼굴 빨개지는 것도 싫어서 아예 안 마신다. 해태에 신인으로 입단해서는 좀 힘들었다. 160km는 나도 전혀 상상 못 했다. 정말 기뻤다. 아직 내 몸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수에게 스피드는 곧 자신감이다. 그날 이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2008년 입단 당시 임창용의 보장 연봉은 30만 달러였다. 최근 임창용이 16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 연봉은 200만 달러 이상이다. 그는 야쿠르트의 다년 계약 제의를 거부하고 1년 계약을 했다.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임=30만 달러만 받은 게 다행이었다. 연봉이 낮으니까 동료들이 나를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1년 뒤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다. 몸이 좋고 구위가 괜찮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도 있다. ▽이=원래 지난 시즌 목표가 선발이었는데 중간도 나쁘지 않았다. 올해 기회가 돼 선발로 나가게 되면 잘 던질 자신이 있지만 중간에서라도 내 임무를 다할 생각이다. 올해부턴 김태균(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가 일본 무대에서 뛰게 된다. 이들의 일본 진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임=한국 선수들과 상대하는 건 아주 부담스럽다. 다 같은 한국 선수들인데 누군 이기고 누군 지고 하는 게 정말 싫다. 지난해 이승엽(요미우리)과 딱 한 번 맞붙었다. 결과는 초구 범타였다. 이긴 것보다는 공을 한 개만 던져 다행이다 싶었다. 올해 태균이, 범호와도 가능하면 상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난 걔들에겐 할 말이 없다. 한국에 있을 때 내 공을 워낙 잘 쳤던 선수들이다(웃음). 팀은 다르지만 잘했으면 좋겠다. 그 친구들이 잘해줘야 한국 야구의 가치가 올라간다. ▽임=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자기의 생각과 실력을 믿어야 한다.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시즌을 치르면 충분히 성공할 거라고 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dongA.com에 동영상▲동아일보 이헌재 기자}

    • 201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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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첫 대회 첫 홀 첫 버디… 양용은 “感좋다”

    첫 대회 첫 홀부터 버디. 느낌이 좋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38)이 산뜻하게 새해를 열어 젖혔다. 8일 미국 하와이 주 마우이섬 카팔루아GC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개막전 SBS챔피언십 1라운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외한 지난해 우승자 28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양용은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4위에 올랐다. 7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선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미국)와는 4타 차. 양용은은 이날 세계 정상급의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을 선보이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양용은은 파4인 1번홀(520야드)부터 뒷바람을 이용해 359야드의 티샷을 날린 뒤 기분 좋은 버디를 낚았다. 16번홀까지 3언더를 기록하던 양용은은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첫날 양용은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96야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73.3%, 그린 적중률은 88.8%였다. 다만 평균 퍼트 수가 1.875개로 다소 많았다. 양용은은 “그린을 읽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손이 덮인 상태에서 퍼트를 하게 됐다”며 “톱10 진입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퍼트 감각만 돌아와 준다면 톱5까지 목표를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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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규 2년 9억에 LG 복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었던 이병규(36·사진)가 8일 2년간 총액 9억 원의 조건으로 친정팀인 LG에 복귀했다. 계약금 1억 원에 연봉 4억 원이며 옵션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병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동료들에게 133경기를 하니까 133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곧 팀플레이다. LG가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기존의 박용택, 이대형, 이진영에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돼온 이택근까지 가세해 예상되는 외야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다들 훌륭한 선수인 만큼 프로답게 냉정히 경쟁을 펼치겠다. 그렇게 경쟁을 하다 보면 팀에 시너지 효과가 생겨 더욱 분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서 10시즌을 뛰면서 타율 0.312에 123홈런, 684타점, 134도루를 기록했던 이병규는 일본에서는 3시즌 동안 타율 0.253에 28홈런과 119타점으로 부진했다. 이병규는 “계약이 늦어져 구단과 팬들께 죄송하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게 내 도리인 것 같다”며 “3할을 쳐야 팀에 보탬이 될 것 같고 득점권 타율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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