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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5·강원도청)이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사재혁은 18일 원주 엘리트체육관에서 열린 제82회 전국남자역도선수권 남자 일반부 77kg급 용상 3차 시기에서 211kg을 들어올려 올레그 페레페체노프(러시아)가 2001년에 수립한 세계기록 210kg을 1kg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들어올린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기록인 206kg을 불과 7개월 만에 5kg이나 향상시켰다. 대한역도연맹은 사재혁의 기록이 세계기록으로 공인될 수 있는지 국제역도연맹(IWF)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사재혁의 도핑 테스트 결과와 대회 설명서를 IWF에 제출하면 세계 기록으로 공인받을 수 있다"며 "일단 IWF가 승인하는 국제대회는 아니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재혁은 용상에 앞서 열린 인상에서도 한국기록을 갈아 치웠다. 인상 2차 시기에서 164kg을 들어 올려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기록(163kg)을 1kg 늘렸다. 사재혁은 용상에서 세계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마지막 3차 시기는 포기했다. 인상과 용상을 합한 합계 기록에서도 375kg으로 자신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웠던 한국기록(366kg)을 가볍게 깨뜨렸다.인터넷 뉴스팀}

12년이 지났지만 박세리의 ‘맨발 투혼 샷’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명장면이다. 1998년 7월 열린 LPGA투어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박세리는 양말을 벗고 두 발을 연못에 담근 채 트러블샷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18홀 연장전을 치른 뒤에도 승부가 나지 않아 2개 홀을 더 돌았으니 연장으로만 20개 홀을 치렀던 대혈전이었다. 이런 극적인 승부 끝에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쥐었기 때문일까. 박세리는 이후 연장 승부에서 진 적이 없다. 6전 6승이다. 그는 연장전에만 돌입하면 오히려 강심장이 됐다. 박세리는 이듬해에도 두 번이나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99년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에서는 박세리를 포함해 6명이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최후의 생존자는 역시 박세리였다. 페이지넷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첫 홀에 버디를 낚아 캐리 웹(호주)과 로라 데이비스(영국)를 따돌렸다. 2003년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에서는 셰이니 와(호주)와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4.5m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했고, 2006년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는 캐리 웹을 상대로 연장 첫 홀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웹은 박세리와 대결한 3번의 연장 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어 최대 희생양이 됐다. 박세리는 17일 끝난 벨마이크로클래식에서도 장타자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해 3번째 홀 만에 우승했다. 박세리는 “언젠가 깨질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연장 불패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7일 현재 타율 0.301에 6홈런, 25타점. 많은 야구 선수가 평생 한 번도 3할 타율을 치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걸 생각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두산의 외야수 김현수(22)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시즌 중반 팬들은 그에게 ‘사못쓰’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사못쓰는 ‘4할도 못 치는 쓰레기’의 준말로 그에 대한 기대치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3일 삼성과의 홈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김현수를 만났다. 야구 선수로는 유일하게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기획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김현수는 “사못쓰라는 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나도 사람이니만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별명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노력하는 천재 김현수는 ‘신고 선수’ 출신이다.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을 보였으나 수비가 안 되고 발이 느리다는 이유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게 입단한 만큼 그는 다른 선수보다 더 노력했다. 하루 1000번의 스윙은 기본.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프로야구 최고 타자가 된 요즘도 김현수는 여전히 훈련광이다. 잘 못 친 날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심지어는 집에 가서 방 안에서도 스윙을 한다. 김현수는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나 결과는 비참하다라는 말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 가능한 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 메이저리그를 향해 초등학교 시절 TV에서 보던 박찬호(37·뉴욕 양키스)는 그의 우상이자 꿈이었다. 그에게 미국 프로야구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김현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는 야구장 자체가 감동이었다. 이 정도 구장이라면 다리가 부러져도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의 몸은 메이저리거급이다. 체격 조건(키 190cm, 몸무게 100kg)도 좋고 체력이 뛰어난 데다 잔부상도 거의 없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재능도 국내에서 첫손에 꼽힌다. 김현수는 “만약 10년 후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현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과 맞붙고 싶다. ‘괴물 타자’로 불리는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처럼 한결같은 성적을 내는 파워 히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주위로부터 ‘몸 좋다’는 소리를 듣지만 푸홀스처럼 되려면 상체와 하체를 더 키워야 한다. 빗맞은 타구로도 펜스를 넘기는 게 소망”이라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운동장 쪽을 바라보고 있던 김현수는 팀 타격 훈련이 끝나가자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으며 “이제 공 주우러 가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야구의 모든 것을 즐기는 그는 천생 야구 선수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동영상 =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2007년 입단한 두산 임태훈은 선발투수가 꿈이었다. 하지만 그는 묵직한 구위에 두둑한 배짱, 그리고 연투 능력까지 불펜 요원으로서 더욱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임태훈에게 이기는 경기에 등판해 바통을 마무리 투수에게 넘겨주는 셋업맨을 맡겼다. 임태훈은 기대에 걸맞게 계투조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그에게 뜻하지 않게 선발투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들어 팀 선발진이 김선우와 캘빈 히메네스 등 2명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붕괴된 것이다. 김 감독은 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임태훈을 ‘땜질 선발’로 등판시켰다. “부상 중인 이재우가 복귀할 때까지 한시적”이라는 조건을 달아서였다. 하지만 이날 임태훈은 5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선발’ 임태훈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김 감독 역시 “태훈이가 그동안 불펜에서 고생이 많았다. 팀이 필요하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앞으로 선발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14일 SK와의 문학 경기. 시즌 5번째로 만원 관중(2만8500명)이 들어선 이날 임태훈은 SK 타선을 맞아 씩씩하게 공을 뿌려댔다. 5이닝 5피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의 쾌투. 직구 최고 시속 147km의 빠른 공과 112km의 느린 커브를 섞어 던지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시즌 3승째. 9일 롯데전에서 장단 18안타를 때린 두산 타선은 이날도 6개의 홈런을 포함해 15안타를 터뜨리며 화끈하게 지원 사격을 했다. 한 경기 6홈런은 두산의 팀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기록. 김현수는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를 상대로 1회 3점 홈런에 이어 7회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1경기 2홈런을 쳤고, 최준석(5회), 이종욱(6회), 임재철(7회), 양의지(8회) 등이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최준석은 1회 3루타와 3회 단타를 쳐 2루타가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두산은 이날 SK를 12-8로 꺾고 선두 SK에 4.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임태훈은 “승리하긴 했지만 선발투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2가지를 했다. 2아웃 이후 실점과 우리 팀 득점 후의 실점이었다. 앞으로 이를 보완해 더욱 좋은 선발이 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잠실경기에서 LG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3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넥센은 삼성을 18-5로 대파했고, KIA는 한화를 5-3으로 이겼다.문학=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수도권 구단의 한 포수는 몇 년 전부터 불면증을 달고 산다. 자신이 요구한 공이 빌미가 돼 팀이 진 날이면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다. 처음엔 수면제 한두 알이면 잠을 이룰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점점 양이 늘어나 걱정이다. 지방 구단의 한 신인급 투수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며칠 동안 기분이 언짢다. 더 잘하려고 노력할수록 이상하게 몸은 더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은 선수가 술로 이 같은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요즘 각 구단은 앞 다퉈 스포츠 심리 전문가를 초빙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프로야구도 이제는 심리전이 필수인 시대가 온 것이다. ○ KIA의 10번째 우승에도 기여 미국과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선수가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37)도 LA 다저스 시절 동료 투수 케빈 브라운의 소개로 만난 하비 도프먼 박사와 1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골프와 양궁, 사격 등 멘털이 중요한 종목의 선수들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심리학자를 통해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양궁과 사격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정기적인 심리 상담을 해준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여자 골퍼 최나연(23·SK텔레콤)도 “심리 상담을 통해 너무 평범하지만 잊고 있던 비방을 전수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해 처음 심리 상담을 도입한 KIA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KIA는 지난해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는데 심리 상담을 통해 안정감을 찾은 신진급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KIA는 올해 1군 주전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매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두산도 올해부터 심리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김선우와 임재철 등 고참 선수들을 시작으로 일주일에 한두 차례 심리 전문가가 구장을 방문해 상담을 해준다. LG는 지난해부터 중앙대병원 한덕현 박사를 초빙하고 있고, 삼성 선수들도 몇 년 전부터 필요할 때마다 경북대 김진구 교수에게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 말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 프로그램 도입 초기 구단 대부분이 선수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정신과 치료 아니냐” “우리가 돌아이냐” 등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막상 상담을 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고 한다. KIA와 두산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박미경 스포츠메디슨코리아 스포츠심리팀장은 “승부의 세계에 사는 선수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를 해소할 공간이 마땅히 없다. 이들은 그저 편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을 느낀다. 이른바 정화작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자신의 얘기를 할 때는 타인 앞에서 옷을 벗는 느낌이 든다고 하는 선수가 있지만 한 번 편하게 말을 하면 야구 얘기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사랑 얘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대화 속에서 자신이 몰랐던 장점을 부각시켜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거나 운영한 적이 없는 구단은 최강팀 SK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 캠프와 마무리 캠프 때 매일 1시간씩 선수들을 상대로 정신 교육을 시킨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풀어내는 김 감독의 정신 교육은 그 자체로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된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수도권 구단의 한 포수는 몇 년 전부터 불면증을 달고 산다. 자신이 요구한 공이 빌미가 돼 팀이 진 날이면 뜬 눈으로 밤을 새기 일쑤다. 처음엔 수면제 한두 알이면 잠을 이룰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점점 양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지방 구단의 한 신인급 투수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며칠 동안 기분이 언짢다. 더 잘하려고 노력할수록 이상하게 몸은 더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은 선수들이 술로 이 같은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요즘 각 구단은 앞 다퉈 스포츠 심리 전문가를 초빙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프로야구도 이제는 심리전이 필수인 시대가 온 것이다. ●KIA의 10번째 우승에도 기여 미국과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선수가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37)도 LA 다저스 시절 동료 투수 케빈 브라운의 소개로 만난 하비 도프먼 박사와 1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골프와 양궁, 사격 등 멘털이 중요한 종목의 선수들은 오래 전부터 스포츠 심리학자를 통해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양궁과 사격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정기적인 심리 상담을 해 준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여자 골퍼 최나연(23·SK텔레콤)도 "심리 상담을 통해 너무 평범하지만 잊고 있던 비방을 전수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해 처음 심리 상담을 도입한 KIA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KIA는 지난해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는데 심리 상담을 통해 안정감을 찾은 신진급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KIA는 올해 1군 주전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 확대 운영하고 있다. 매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두산도 올해부터 심리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김선우와 임재철 등 고참 선수들을 시작으로 1주일에 한두 차례 심리 전문가가 구장을 방문해 상담을 해 준다. LG는 지난해부터 중앙대병원 한덕현 박사를 초빙하고 있고, 삼성 선수들도 몇 년 전부터 필요할 때마다 경북대 김진구 교수에게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말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 프로그램 도입 초기 대부분 구단이 선수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정신과 치료 아니냐" "우리가 돌아이냐" 등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막상 상담을 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한다. KIA와 두산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박미경 스포츠메디슨코리아 스포츠심리팀장은 "승부의 세계에 사는 선수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를 해소할 공간이 마땅히 없다. 이들은 그저 편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을 느낀다. 이른바 정화작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자신의 얘기를 할 때는 타인 앞에서 옷을 벗는 느낌이 든다고 하는 선수가 있지만 한 번 편하게 말을 하면 야구 얘기뿐 아니라 가족이나 사랑 얘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대화 속에서 자신들이 몰랐던 장점을 부각시켜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거나 운영한 적이 없는 구단은 최강팀 SK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 캠프와 마무리 캠프 때 매일 1시간씩 선수들을 상대로 정신 교육을 시킨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풀어내는 김 감독의 정신 교육은 그 자체로 선수들에게는 큰 자극이 된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투구수 124개… 이병규에게 맞은 솔로홈런이 옥에 티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가 배출한 최고 투수로는 최동원 전 한화 코치와 선동열 삼성 감독이 꼽힌다. 최 코치는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폭포수같이 떨어지는 커브로, 선 감독은 불같은 강속구에 칼날 슬라이더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최 코치는 1984년에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4개)을 세웠고, 선 감독은 1991년 6월 19일 빙그레전에서 13이닝을 던지며 한 경기 최다인 18탈삼진을 뽑아냈다. 두 사람은 9이닝을 기준으로는 각각 16개의 탈삼진을 뽑아내 KIA 이대진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11일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은 한화의 ‘괴물투수’ 류현진(23)이다. 왼손 투수 류현진은 현역 최고의 ‘닥터 K’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204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2007년(178개)과 지난해(188개)에도 탈삼진 왕에 올랐다. 안 그래도 좋은 투수지만 이날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그는 더욱 특별했다. 류현진은 LG 타선을 상대로 무려 17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한 경기 정규이닝(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최동원과 선동열, 이대진 등 전설적인 ‘닥터 K’를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1회 1사 후 박경수와 이진영을 연속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신화의 시작이었다. 이후 9회까지 매 이닝 삼진 행진을 이어갔다. 운명의 9회 초. 직전 이닝까지 15탈삼진을 기록하던 류현진은 1사 2루에서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마지막 타자는 대타 이병규(9번). 류현진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에서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택했고 이병규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대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어 던졌다. 투구수는 124개. 6회 선두 타자 이병규(24번)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옥에 티였다. 류현진의 9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 속에 한화는 LG를 3-1로 꺾었다. 류현진은 “작은 구장이라 더 힘 있게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워낙 컨디션이 좋았다. 신경현 선배님의 리드도 좋았다”며 “두 자릿수 승수와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2점대 평균자책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경기에서는 KIA가 에이스 윤석민의 9이닝 2실점 완투에 힘입어 넥센을 5-2로 꺾었고, 삼성은 잠실에서 두산을 11-2로 대파했다. SK는 롯데를 21-10으로 꺾고 지난해 8월 이후 롯데전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전성기 때의 이승엽(34·요미우리)보다 김태균(28·롯데)이 낫다.’ 일본 프로야구 롯데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김태균이 연방 불방망이를 휘두르자 이 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 가운데 일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타자다. 일본 진출 3년째인 2006시즌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나서며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부터 자신의 우상인 이승엽을 뛰어넘었을까. 이에 2006년 이승엽과 올해 김태균의 성적을 비교해 봤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12일부터 인터리그에 들어가기 때문에 인터리그 직전까지 성적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꾸준한 李… 폭발적인 金이승엽은 2006년 인터리그까지 32경기에서 타율 0.303에 7홈런, 22타점을 올렸다. 김태균은 39경기에서 타율 0.313에 9홈런, 37타점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두 선수는 경기 스타일에서 큰 차이가 난다. 이승엽은 꾸준했다. 개막전인 3월 31일 요코하마전에서 첫 홈런을 친 것을 시작으로 몇 경기 간격으로 꾸준히 홈런포를 가동했다. 한 경기에 2개의 홈런을 친 적은 없다. 이승엽은 “일본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 한 경기에 연거푸 홈런을 치기 힘들다”고 했다. 반면 김태균은 몰아치기로 성적을 올렸다. 4월 3일 오릭스전에서 2호 홈런을 친 뒤 3호 홈런은 27일 뒤인 30일 소프트뱅크전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포함해 7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집중시켰다. 5월 1일과 3일에는 연타석 홈런도 기록했다. │해결사 능력은 金이 한 수 위 4번 타자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은 바로 타점이다. 두 선수 모두 해결사로서 훌륭한 활약을 보였지만 김태균이 다소 앞선다. 이승엽의 경기당 타점은 0.69점인 반면 김태균은 1점에 가까운 0.95점이다. 이 기간 중 이승엽은 1경기 3타점이 최고였지만 김태균은 5타점 1번에 4타점 2번을 기록했다. 특히 김태균은 7번의 희생플라이를 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안타를 치지 않고도 타점을 올린 것이다. 주자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있었겠지만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는 1번에 그쳤다. 두 선수는 또 1번씩 끝내기 안타를 선보여 해결사의 모습을 팬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이승엽은 4월 21일 한신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때려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태균은 3월 28일 니혼햄전에서 9회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6-5 역전승을 일궜다. 두 선수는 삼진이 많은 것도 닮은꼴이다. 김태균은 개막전 4연속 삼진에 이어 9일 오릭스전에서도 4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45개의 삼진을 당했다.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50개)에 이어 퍼시픽리그 2위다. 이승엽도 경기당 1개가 넘는 35개의 삼진을 당했다. │인터리그에서 승부 가린다 지금까지 리그가 달라 맞상대할 일이 없었던 이승엽과 김태균은 12일부터 시작되는 인터리그에서 정면승부를 벌인다. 이승엽은 ‘인터리그의 사나이’다. 2006년에는 타율 0.360에 16홈런 29타점을 기록해 2년 연속 인터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인터리그가 처음인 김태균은 상대적으로 정면승부를 많이 하는 퍼시픽리그 투수들과 달리 센트럴리그 투수들은 절묘한 제구력과 코너워크로 대결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가 맞붙는 인터리그는 팀당 24경기씩 치르며 요미우리와 롯데는 5월 15, 16일(도쿄돔)과 6월 1, 2일(지바) 4차례 대결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 시즌 막판 SK는 패배를 모르는 팀이었다. 8월 25일 두산전 승리를 시작으로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19연승(1무 포함)을 달렸다. SK의 연승 행진은 올해 4월 2일 두산에 패하면서 ‘22’에서 막을 내렸다.이 같은 연승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아 보였지만 SK는 어느덧 다시 연승 모드에 들어갔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어느 팀도 SK를 막기 힘들어 보인다. 강팀으로 꼽히는 두산이 최근 SK에 연패를 당했고, 삼성도 내리 3번을 졌다.25일 문학구장에서 맞붙은 최하위팀 롯데도 예외가 아니었다.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 난 롯데는 지난해 입단한 신예 진명호를 깜짝 선발로 내세웠지만 SK 선수들의 방망이는 더욱 매섭게 돌았다. 전날까지 9연승 행진 중이던 SK는 이날 롯데를 제물로 10연승을 달렸다.SK 선수들은 홈런을 친 선수들을 맞이하느라 바빴다. 박정권이 2회 진명호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4회 김강민과 정상호가 연속 타자 홈런을 쳤고, 박정권은 5회 다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10-4로 앞선 8회 1사 만루에서는 대타로 나선 박재홍이 허준혁을 상대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14-4의 낙승을 거둔 SK는 18승 5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요즘 SK의 전력과 팀 분위기는 지난해 연승 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작년에는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포수 박경완이 빠진 채 나머지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연승을 이어갔다면 요즘은 복귀한 김광현이 연승의 촉매 구실을 하고 있다.8일 KIA전에서 복귀와 함께 승리를 신고한 김광현은 24일 롯데전에서는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다승 1위 가도쿠라 겐, 게리 글로버 등 두 외국인 투수와 송은범이 지키는 선발진은 막강 그 자체다. 정대현이 빠진 마무리 자리는 이승호가 세이브 1위(9개)를 달리며 거뜬히 메우고 있다.박경완이 가세한 타선의 파워와 짜임새도 흠잡을 곳이 없다.LG는 잠실경기에서 한화를 3-0으로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전날까지 3위이던 삼성은 두산에 4-8로 패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KIA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넥센에 6-4로 승리하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이날 목동구장과 대구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하는 등 4개 구장에 총 6만5750명이 찾아 올 시즌 9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남자부 통산 네 번째 우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특급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24·캐나다)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가빈의 팀’이었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19일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도 가빈은 50점을 쏟아 부으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하지만 가빈은 3년 전 삼성화재의 최대 라이벌 현대캐피탈 선수가 될 뻔했다. 만약 그랬다면 우승컵은 삼성화재가 아니라 현대캐피탈의 차지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3년 전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가빈을 불러 한동안 테스트를 했다. 가빈이 농구선수에서 배구선수로 전향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다. 결과는 불합격. 김 감독은 “높이와 공격력은 당시에도 훌륭했다. 하지만 리시브 등 기본적인 기량이 너무 부족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대캐피탈에는 박철우라는 걸출한 라이트가 버티고 있어 가빈과 포지션이 겹쳤다. 김 감독은 가빈에게 “만약 우리 팀 라이트가 비면 널 부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가빈은 프랑스리그를 거치며 기량이 급상승했고 삼성화재의 눈도장을 받게 됐다. 올 시즌에 앞서 가빈이 뛰던 멕시코로 날아간 신 감독은 그 자리에서 당장 가빈과 계약했다. “키가 크고 공격이 좋은 가빈이야말로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게 이유였다. 신 감독은 “난 특급선수는 뽑지 않는다. 세계적인 배구 스타들은 몸을 사리느라 팀플레이가 필요한 우리 팀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가빈처럼 실력이 늘고 있고 배구에 대해 갈증이 있는 선수가 꼭 필요했다”고 후일담을 들려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용은 “쇼트게임-퍼트가 변수… 2주연속 우승 목표”양용은(38)은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물론이고 유럽투어와 일본투어, 한국투어 등에서도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양용은이지만 프로 데뷔 후 못 해본 게 있다. 바로 2주 연속 우승이다. 22일부터 4일간 제주 핀크스GC(파72·7361야드)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앞두고 양용은은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양용은은 20일 핀크스GC에서 공식 연습을 마친 뒤 “우승한 다음 주에는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한 번도 2주 연속 우승한 적이 없다. 언제나 똑같이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나지 않았다. 지난주 열린 볼보차이나 오픈에서 우승해 기회가 생긴 만큼 이번에는 2주 연속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양용은은 “2년 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고향에 왔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어려운 코스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 실력이 향상됐다”며 “이번 대회는 쇼트게임과 함께 그린을 얼마나 잘 읽느냐가 우승 여부를 결정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 “셸 휴스턴 우승 상승세… 다음 인터뷰 땐 한국말로”역시 2년 만에 이 대회에 다시 출전하는 한국계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에 대해서는 “앤서니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스윙 능력을 갖고 있다. 아직 젊어 공도 멀리 치고, 강한 정신력까지 갖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셸 휴스턴 오픈 우승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3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앤서니 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좋은 스윙리듬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생 경험이 쌓이면서 골프 선수로 사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느끼고 있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영어로 인터뷰를 하던 앤서니 김은 기자회견 말미에 한국말로 “부모님이 어릴 적 한국말을 가르쳐줬는데 미국에 살면서 한국말이 어려워졌다”며 “선생님을 모셔와 한국말을 다시 배우겠다. 다음에 인터뷰할 때는 한국말로 해보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 올 시즌 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지난해 우승자 통차이 자이디(태국) 배상문(24·키움증권) 김대섭(29·삼화저축은행)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 김대현(22·하이트) 김경태(24) 강성훈(23·이상 신한금융) 등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유럽의 항공대란으로 인해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불참한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탱크’ 최경주(40)는 지난달 초만 해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출전이 힘들어 보였다. 마스터스 조직위원회는 세계 랭킹 50위 이내의 선수에게만 초청장을 준다. 당시 최경주의 랭킹은 96위였다. 급격한 체중 감량 후유증으로 지난 시즌 부진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마스터스를 코앞에 두고 최경주는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유럽투어 말레이시아오픈 준우승과 PGA투어 트랜지션스챔피언십 준우승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며 마스터스 직전까지 랭킹을 43위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최경주는 명인 열전이라 불리는 마스터스에 2003년 이후 8년 연속 출전할 수 있었다.마스터스에서도 그의 선전은 이어졌다. 4라운드 내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는 부담 속에서도 우즈와 같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마스터스 조직위는 ‘전년 대회 16위 안에 든 선수’에게는 대회 출전권을 주고 있어 최경주는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13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는 43위에서 33위로 1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불과 한 달여 만에 60계단 이상 수직 상승한 것이다.이번 마스터스에서 단독 3위에 오른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도 지난주 14위에서 10위로 순위가 올라갔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양용은(38)도 이번 대회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해 세계 랭킹을 28위에서 26위로 2계단 끌어올렸다. 앤서니 김과 양용은도 16위 안에 들었기 때문에 내년 마스터스에서는 최소 3명의 한국(계) 선수를 볼 수 있게 됐다. 복귀전에서 공동 4위에 오른 우즈는 변함없이 1위를 지켰으며 이번 대회 우승자 필 미켈슨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를 제치고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때 그의 별명은 ‘와일드 싱’이었다. ‘총알 탄 사나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만큼 공이 빨랐다. 2003년과 2004년 정규 시즌에서 그는 시속 158km의 직구를 전광판에 찍었다. 비공인이기는 하지만 2003년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는 161km를 던진 적도 있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제구’라는 선물을 함께 주지는 않았다. 빠른 공을 가졌으면서도 컨트롤 불안으로 성적은 항상 기대 이하였다. 2000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9승을 거뒀다. 그나마 2006년에는 어깨와 팔꿈치가 아파 수술대에 올랐다. 엄정욱이라는 이름 석 자는 천천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랬던 그가 드라마처럼 부활했다. 전지훈련 때부터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공을 씽씽 뿌리더니 고질이던 제구력도 향상됐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는 엄정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인 11일 넥센과의 목동경기. 수술 후 구속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는 여전히 최고 151km의 직구를 뿌렸다. 이날 5이닝 1안타 4사구 4개에 무실점으로 잘 던진 엄정욱은 2005년 8월 21일 현대전 구원승 이후 1694일 만에 승리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선발승으로 따지면 2004년 8월 10일 현대전 이후 2070일 만이다. 엄정욱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볼넷을 주면 눈치도 보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내 공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정욱의 호투와 장단 14안타를 터뜨린 타선에 힘입어 SK는 10-1 완승을 거두고 4연승을 올렸다. 반면 넥센은 6연패. 잠실에서는 LG 투수 김광삼이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투수로 입단해 팔꿈치 부상으로 2008년 타자로 전향했다가 올해 다시 투수로 돌아온 김광삼은 이날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4실점(3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삼이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05년 9월 28일 SK전 이후 1656일 만이다. 선발승으로는 그해 9월 8일 KIA전 이후 1676일 만. LG는 서울 라이벌 두산에 8-5로 승리하며 두산의 연승 행진을 5에서 막았다. KIA는 대구에서 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힘입어 6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3-2로 꺾었다. 부산에선 롯데가 초반 6점 차 열세를 딛고 연장 10회 홍성흔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0-9 승리를 거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 발이 느려서 출루하기 힘들어요. 이대호 아저씨는 달리기를 잘하나요? 그런데 왜 도루를 안 하나요?”(대동초 3학년 김동원 군)“발이 느리면 홈런을 치세요. 홈런을 많이 치면 출루도 저절로 할 수 있어요.”(롯데 이대호)한 초등학교 야구 선수의 질문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0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는 여러 모로 특별했다. 사상 처음으로 행사장에 600여 명의 팬이 초청됐고 SBS스포츠는 이 행사를 생중계했다. ○ 팬과 함께한 미디어데이이날 주인공은 팬들이었다. 각 구단 서포터스들과 추첨을 통해 초청을 받은 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를 가졌다. 행사 후에는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딸이 나중에 야구 선수를 사윗감으로 데려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LG 박용택은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연봉이 많은 선수였으면 좋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SK가 우승하면 이만수 수석코치와 함께 여장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SK 김재현은 “프로야구 발전도 좋지만 그것만은 참고 싶다”고 말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걸 그룹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카라를 좋아한다. 내 막내딸 이름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각 구단 사령탑 “목표는 우승”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시즌 목표를 밝힐 때만은 8개 구단 감독 모두 진지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조범현 감독은 “SK 두산 삼성 롯데가 4강권이다. 하지만 우승은 KIA가 한다”고 답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올해 우승은 정말 두산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우승 팀 SK 김성근 감독은 “SK는 지난 3년 동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다 졌다. 2007, 2008년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팀에 졌고, 지난해엔 KIA에 졌다. 올해 말엔 반드시 정상에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해 우승팀은 두산일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약체로 평가받는 넥센 김시진 감독과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야구는 해봐야 안다. 4강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현(KIA) 이대호 박용택 등 8개 구단 간판타자들 중 6명은 올해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으로 가장 혜택을 볼 선수로 한화 왼손 에이스 류현진을 꼽았다. 올해 프로야구는 27일 개막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동영상=올해 프로야구는 6강 승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 진출할 팀이 모두 가려졌다. 대회 10일째 경기가 열린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신일고와 천안북일고는 각각 경동고와 대전고를 콜드게임으로 꺾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화순고는 군산상고를 10-4로 이겼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광주일고는 부산고를 제물 삼아 막차로 16강에 합류했다. 북일고와 대전고의 동향 대결에서는 야구인 가족의 대리전이 펼쳐졌다. 북일고가 8-1로 크게 앞선 7회 2사 2루에서 이정훈 감독은 에이스 이영재를 등판시켰다. 왼손 투수 이영재는 지난해 은퇴한 한화의 전설적인 투수 송진우(현 요미우리 코치)의 외조카다. 이영재는 처음 2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3번 타자 이우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최고 시속 145km의 강속구를 뿌려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전고의 선발 투수로 나선 양현은 한화 마무리 투수 양훈의 친동생이다. 오른손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양현은 북일고 막강 타선을 상대로 절묘한 제구력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20km대 초반이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하지만 6회 들어 야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온 데 이어 자신도 무사 1, 2루에서 투수 앞 땅볼을 유격수 방향으로 악송구하며 단숨에 무너졌다. 북일고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6회 6득점에 이어 7회 2점을 보태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신일고는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경동고에 13-6,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홍건희가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마운드를 지킨 화순고는 군산상고를 10-4로 꺾었다. 화순고 2번 타자 오경우는 4회와 9회 두 번이나 3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했다. 6회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광주일고과 부산고의 경기에서는 잘 던지던 부산고 선발 이민호가 7회 야수선택과 실책, 폭투 등으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승부의 추가 광주일고로 급격히 쏠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오늘의 스타]천안북일고 선발투수 임규빈6이닝 무실점 “작년 준우승 恨풀겠다”천안북일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대회 결승에서 충암고에 져 우승기를 놓쳤다. 당시 북일고 투수 임규빈(사진)은 2002년 이후 7년 만의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은 동료들을 관중석에서 홀로 지켜봐야 했다. 2009년 1월 골절된 왼쪽 발목을 수술한 뒤 훈련량 부족으로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흘러 졸업반이 된 임규빈은 21일 대전고와의 2회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되면서 지난 대회 결장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임규빈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팀의 대회 첫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최고 시속 142km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대전고 타선을 봉쇄했다. 23타자를 맞아 볼넷을 2개만 내주는 뛰어난 제구력을 보였다. 이정훈 북일고 감독은 잘 던지던 임규빈을 6회까지만 던지게 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우승을 목표로 삼은 북일고로서는 남은 경기를 위해 에이스를 아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규빈은 “자신감이 있었고 컨디션도 좋았는데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투구로 지난해 놓친 우승을 반드시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연아(20·고려대)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은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한국 리듬체조 역시 아직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올림픽은 고사하고 아시아경기에서도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기록한 단체전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하지만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들은 올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에서 첫 개인종목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자력으로 출전권을 딴 신수지(19·세종대)가 있는 데다 손연재(16·세종고·사진)란 샛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시니어 무대 데뷔전에서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손연재는 20일 태릉선수촌 내 필승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대표선발전에서 줄, 후프, 볼, 리본 등 4종목 합계 105.850점을 받아 102.200점의 김윤희(19)와 98.175점의 이경화(22·이상 세종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주 종목인 볼에서 26.950점을 받았고 줄(26.025점)과 후프(26.725점) 리본(26.150점)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손연재를 지도하고 있는 김지희 코치는 “시니어 첫 무대인 데다 연기하는 작품이 쉽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아주 잘해줬다. 함께 관전한 러시아 코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11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챌린지대회에서 후프와 줄, 개인종합 등 3관왕에 오르며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손연재는 “잔 실수도 있었지만 어려운 기술을 많이 성공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올해 열리는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신수지는 대회 전 왼쪽 발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협회는 신수지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5월 말 광저우 아시아경기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대표 선발전을 한 번 더 치를 예정이다. 지금 기량이라면 손연재는 무난히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너무 좋아요."21일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대회 최고기록(2시간6분49초)으로 우승한 실베스터 테이멧(26·케냐)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자 결실의 무대였다. 테이멧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800m나 1500m를 뛰던 중거리 육상 선수였다. 장거리로 종목을 바꾼 것은 2000년대 초반. 2005~2006년에는 일본에서 구간 마라톤의 릴레이 주자로 활동하며 42.195km 가운데 10~15km를 전문으로 뛰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풀코스 마라토너로 변신한 것은 2006년. 마라톤 강국으로 유명한 모국 케냐에서 우수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게 되었고, 22살이 돼서야 마라톤에 입문했다.그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경주국제마라톤이었다. 테이멧은 2시간9분53초로 골인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3위에 입상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세계 최강 케냐 군단을 이끌 페이스메이커로 평가받았다. 그는 "다들 나를 페이스메이커로 생각했지만 페이스메이커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컨디션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길버트 키르와, 데이비드 키엥, 폴 키루이(이상 케냐) 등 최고 기록에서 그보다 훨씬 앞선 선수들과 함께 줄곧 선두권을 유지한 그는 40km 지점을 통과하면서 힘차게 치고 나갔다. 주경기장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키르와를 제치고 쭉쭉 앞으로 튀어 나왔다.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은 그는 기쁨에 겨워 손으로 머리를 서너 차례 치는 우승 세리머니를 한 뒤 트랙에 쓰러졌다.테이멧은 "날씨가 쾌청하고 코스가 평탄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국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도 큰 힘이 됐다. 한국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서 그런지 한국이란 나라가 너무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회에도 꼭 참가해 더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고 싶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케냐를 대표해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미래 계획을 밝혔다.2남 2녀 중 차남인 테이멧에게는 형과 누나가 한 명씩 있는데 이들 역시 마라톤 선수다. 아들 콜린스(6)와 딸 신시아(2)를 둔 그는 "아이들도 마라톤 선수로 커준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이헌재기자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 힘찬 출발▲ 동영상 = 우승자 테이멧 12만5천달러 받아}

《주말 골퍼에게 파4 홀에서의 최악의 성적은 쿼드러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4타 더 친 것), 일명 ‘양파’다. 그보다 나쁜 스코어는 내장객들의 기분을 고려해 대부분의 캐디들이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나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퀸튜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5타 더 친 것)가 나왔다. 안타깝게도 그 주인공은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양용은(38)이었다.》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가든스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 코스(파70)에서 열린 혼다클래식 1라운드 11번홀. 450야드 파4인 이 홀은 핸디캡 1번으로 많은 선수가 “이렇게 어렵게 만들 수도 있구나”라고 입을 모으는 홀이다.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왼쪽은 숲이라 드라이버 샷을 할 때 정교함이 요구된다. 게다가 그린 앞쪽으로 거대한 워터해저드가 자리 잡고 있어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주최 측의 홀 안내에도 “세컨드 샷이 온 그린 되지 않으면 보기 아니면 더 나쁜 결과가 나오는 홀”이라고 돼 있다. 특히 이날처럼 핀이 물과 가까운 쪽에 꽂혀 있다면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커진다. 10번홀을 보기로 시작한 양용은은 이 홀에서 악몽 같은 순간을 맞았다. 티샷은 무난했다. 248야드를 날아간 공은 페어웨이 왼쪽에 안착했다. 하지만 202야드를 남겨두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10m가량 못 미쳐 물에 빠지고 말았다. 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도 비슷한 거리가 모자라 다시 물에 빠졌다. 양용은은 여섯 번째 샷 만에 온 그린에 성공했다. 심리적 부담 탓인지 퍼팅도 좋지 못했다. 12m 남은 거리에서 첫 퍼팅을 1.5m 거리에 붙였으나 두 번째 퍼팅은 홀을 살짝 비켜갔다. 가까스로 스리 퍼트로 홀 아웃했다. 결국 이 한 홀에서만 6온 3퍼트로 5타를 잃었다.PGA투어 혼다클래식 첫날 9오버파 최악 성적표144명중 공동 139위… 컷 탈락 걱정해야할 처지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던 양용은은 14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를 해 전반에만 8타를 잃어 버렸다. 양용은은 이날 버디 2개에 퀸튜플보기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 등으로 9오버파 79타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출전 선수 144명 중 공동 139위로 타이틀 방어는커녕 컷오프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은 2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9위에 올랐고 위창수(38·테일러메이드)는 2오버파 72타로 공동 58위에 그쳤다. 네이선 그린과 마이클 코넬(이상 미국)이 5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우리가 꼴찌라고요? 언론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면 더 좋아요. 우리 애들이 더 독기를 품고 하나로 뭉칠 수 있으니까요.” 넥센 히어로즈 출범식이 열린 5일 서울 목동구장. 40세의 나이에 5번째 주장을 맡게 된 이숭용(사진)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 연말 간판타자 이택근(LG)과 주축 투수 이현승(두산), 장원삼(삼성)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게 된 마당에 이 같은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2006년 현대 시절 이야기를 했다. 전년도에 박진만(삼성)과 심정수(전 삼성)가 빠져나간 데다 전력 보강이 되지 않아 그해 현대는 꼴찌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현대는 돌풍을 일으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는 “당시 개막과 동시에 우리 팀을 눈여겨볼 거라고 말했는데 올해 다시 그런 느낌이 든다”고 했다. 6일 시작되는 시범경기를 앞둔 그는 4강을 자신했다. ▽야구는 모른다=밖에서 볼 때는 우리 팀을 알 수 없다. 야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 작년 SK엔 주전 포수 박경완이 없으니까 정상호가 대신하지 않았나.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많이 올라 왔다. 미안한 말이지만 택근이와 현승이, 원삼이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메인 스폰서=힘든 2년을 겪으면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우리가 뭘해야 하는지 안다. 다른 팀과 달리 우리 팀은 선수가 자산이다. 선수가 잘해야 스폰서가 생기고, 그래야만 선수들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 넥센과의 메인스폰서 계약 후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넘치는 젊음=팀의 젊은 선수들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투수 금민철 강윤구 김상수 박성훈 배힘찬 노병오 등은 기회만 주면 누구든 박살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청백전에서 상대했을 때 무서울 정도였다. 나부터 이들이 올해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 ▽스프링캠프=정말 죽을 만큼 연습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쉬지 않고 방망이를 쳤다. 하루 평균 1000개씩은 쳤을 거다. 샤워도 못하고 숙소에서 그냥 뻗어 잘 정도였다. 나부터 그렇게 했다. 젊은 애들은 더 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했고 배려했다. 시즌에 들어가면 엄청난 힘이 될 거다. ▽5번째 주장=나이 40세 주장은 처음인 것 같다. 히어로즈로 바뀐 뒤 2년간 내가 팀에 해준 게 없었다.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 또 팀을 잘 이끌어 베테랑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좋은 동료들과 야구하는 게 행복 아닌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주고 싶다. ▽마지막 목표=언제까지 유니폼을 입을지 모르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고 싶다. 그 소망이 이뤄지면 미련 없이 은퇴할 생각이다. 한국시리즈를 맛보지 못한 많은 젊은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그 후엔 후회 없이 떠날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스폰서 후원금 80억 확보 ▼금액따라 스폰서 4단계로 나눠메인, 골드, 실버, 브론즈…. 얼핏 보면 카드사의 회원 분류 같지만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위와 같은 용어로 스폰서를 분류한다. 넥센은 국내 프로야구단으론 처음으로 모기업 없이 스폰서를 유치해 구단 살림을 꾸려 가는 팀. 스폰서는 크게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로 나뉘지만 ‘서브’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좋지 않아 이처럼 다양한 이름을 붙였다. 많은 스폰서를 유치하다 보니 넥센 선수들은 올 시즌 움직이는 광고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2년간 메인 스폰서를 맡은 넥센은 많은 돈을 투자하는 만큼 유니폼 정면과 헬멧 정면, 모자 정면에 넥센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10억 원 내외의 돈을 내는 골드 스폰서로는 코오롱과 현대해상, 한국HP가 있다. 코오롱은 유니폼과 모자 등 의류 일체를 제공하면서 제품 로고를 노출시키고, 현대해상은 타자들의 헬멧 측면에 이름을 부착한다. 한국HP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수비수의 모자 측면에 로고를 단다. 실버 스폰서와 브론즈 스폰서는 선수들의 몸 대신 더그아웃이나 외야 펜스, 전광판 등에 회사명이나 상품명을 노출시킨다. 실버 스폰서로는 우리아비바생명, W저축은행, 리딩투자증권 등이 있다. 이로써 넥센은 올해 큰 어려움 없이 구단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13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연간 구단 운영비 가운데 80억 원 정도를 스폰서로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장료와 중계권 수입, 상품 판매액까지 구단 수입이 된다. 이장석 대표이사는 “스폰서 유치가 잘 진행되기 때문에 올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쾌청한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서 뛰게 될 거포 김태균(28)의 얘기다. 야쿠르트의 한국인 투수 듀오 임창용(34)과 이혜천(31)의 앞길도 창창하다. 반면 요미우리 이승엽(34)과 소프트뱅크 이범호(29) 앞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은 지난달 28일로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시범경기를 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한국 선수 5인방의 기상도는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맑음-김태균 임창용 이혜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김태균이다. 전지훈련 연습경기 때부터 큼지막한 홈런포로 무력시위를 했던 김태균은 시범경기 들어 더욱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3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4-0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선발 시미즈 나오유키로부터 1회에는 결승 타점이 된 중월 2루타를, 3회에는 좌월 2루타를 쳤다. 그는 직전 경기인 1일 주니치와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뽐냈다. 4회에는 나고야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30m짜리 대형 홈런을 쳤다. 시범경기 들어 4경기 연속 붙박이 4번 타자로 출장하고 있으며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에 이른다. 니시무라 노리후미 롯데 감독은 “따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며 만족해했다. 지난해 야쿠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임창용과 이혜천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까지 중간계투로 나섰던 이혜천은 지난달 28일 니혼햄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9회 등판한 임창용은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이혜천은 “최근 코칭스태프로부터 선발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선발로 나가면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흐림-이승엽 이범호 이승엽과 이범호는 팀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부진했던 이승엽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다카하시 요시노부와의 주전 1루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다카하시는 차세대 요미우리 감독으로 꼽히는 선수. 자연스럽게 다카하시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최강의 라인업을 내보내겠다”고 공언한 지난달 28일 세이부와의 시범경기 1루수로 나선 것은 다카하시였다. 이날 다카하시는 2루타 2개를 쳐내며 하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일 주니치와 경기에서도 다카하시는 1루수로 선발 출장했고 이승엽은 경기 중반 대수비로 나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범호 역시 3루수 경쟁에서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한발 뒤지고 있다. 시범경기 들어 마쓰다는 3루수로, 이범호는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3일 세이부전에서 이범호는 3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마쓰다 역시 2타수 1안타를 쳤다. 현재까지는 수비에서도 마쓰다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