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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촬영물 등 유해 콘텐츠 유통 방지 조치를 소홀히 한 X(옛 트위터),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에 행정처분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상 기술·관리적 의무 이행을 위반한 업체 7곳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과 과태료 처분 등을 의결했다. 2019년 불법촬영물을 유통한 ‘N번방 사건’ 이후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는 유해 콘텐츠 유통 방지를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부과됐다. 방통위가 사전 조치 의무 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한 결과 불법 촬영물에 대한 신고 기능 마련, 신고·삭제 요청에 대한 처리, 검색 결과 송출 제한 등은 91개사 모두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개 사업자가 ‘사전비교식별 후 게재 제한 조치’를 위반했다. 사전비교식별은 이용자가 동영상 등을 게재하기 전 정보의 특징을 분석해 불법촬영물과 비교 및 식별을 한 뒤 게재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게재 전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른 이용자가 동영상을 발견하기 전 빠른 시간 내 영상을 식별해 제한해야 한다. 방통위는 이를 미이행한 X에 시정명령 및 1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게재 후 비교식별 조치를 한 5개 사업자 중 구글, 메타, 네이버에는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으며, 비교적 경미한 위반을 한 핀터레스트와 무빈텍은 행정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한편 방통위는 이날 딥페이크, 차별·편향된 AI 생성물로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가 ‘KT 퓨처웨이브 창업도약패키지’ 모집을 2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진행한다. KT 퓨처웨이브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3∼7년 차 도약기에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KT와 공동으로 협업할 과제를 선정하고 기술 검증(POC)과 함께 최종 공동 서비스와 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기업 스케일업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KT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모 분야는 AI·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ICT 융합 서비스, 기타 총 4개 분야다. 참가하는 기업은 KT와 협력 가능한 기술·서비스·콘텐츠를 보유해야 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기업당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고 신사업 추진을 위해 KT 전담 사업부서와 매칭돼 멘토링도 제공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진행하며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창업지원포털 ‘K-스타트업’에서 신청할 수 있다. KT는 선정된 기업에 해외 전시회와 빅테크 콘퍼런스 참여, 글로벌 어워즈 등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외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유치 기회와 KT 투자부서 및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자회사인 KT인베스트먼트를 통한 투자 검토 기회도 제공한다. 선정 기업은 별도 심사를 거쳐 KT에서 운영하는 판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의 입주 공간도 제공받을 수 있다. KT가 보유한 특허의 무상 양도 기회도 얻는다. KT에서 운영하는 신성장 분야 파트너와의 소통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플랫폼 ‘에커온’에 등록돼 KT 사업 정보, 제휴 및 협력 기회 등 다양한 혜택도 지속적으로 공유받을 수 있다. 이원준 KT 구매실장 전무는 “도약기 창업 기업과 AICT 분야의 차별화된 AX 혁신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높여 스타트업과의 상생 모델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AI 개발 기업들도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새롭게 도입하고 신규 서비스 ‘카나나’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많은 이용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생활 영역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맞춤형 AI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먼저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카카오톡 내 ‘AI 메이트’ 2종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AI 메이트 쇼핑’은 초개인화된 선물이나 자기 구매를 위한 상품을 추천한다. ‘AI 메이트 로컬’은 이용자 요청의 맥락에 맞게 다양한 장소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검색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용자들이 요청한 내용의 문맥까지 추론해 최적의 답변을 요약 정리한 콘텐츠를 생성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들에서 검색하고 찾는 과정을 반복하던 것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의 샵 검색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이용자들이 카카오 생태계 내에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이런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에 대해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마치 서로 다른 악기가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처럼 서비스마다 다른 AI 모델을 활용하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이달 초 오픈AI와 국내 최초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 많은 이용자가 AI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연내 선보이는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는 대화들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한다. 특히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차별화된 AI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등 최첨단 기술들이 의료 산업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AI와 양자 기술을 모두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속속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 신약 물질 발굴하는 AI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기업 리커전은 이달 초 뇌혈관 기형 치료제 ‘REC-994’를 투여한 환자의 뇌 병변이 50% 이상 줄어든다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REC-994는 AI로 발굴한 신약 물질이다. 홍콩 인실리코메디신이 내놓은 폐 섬유화증 후보물질 ‘INS018_055’ 역시 최근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역시 AI가 46일 만에 신약 후보로 내놓은 것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AI를 적극 도입하는 이유는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평균 15년에 3조 원의 비용이 필요한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면 개발기간 7년에 비용 6000억 원으로 줄일 수 있다. 기간은 절반으로 단축하고, 비용은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혁신성을 인정해 노벨위원회는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신약개발 AI를 개발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디렉터를 선정한 바 있다.● 4개월 걸릴 작업 며칠에 끝내는 양자컴퓨터제약사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신약 개발에 양자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체내에서 물질의 약효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분자 내 전자들의 행동까지 예측해야 한다. 이를 고전 컴퓨터로 수행하려면 노트북 100만 대에 해당하는 컴퓨팅 파워로 약 4개월 동안 계산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이 과정을 며칠 내에 끝낼 수 있다. 인실리코메디신은 가장 발 빠르게 신약 개발에 양자 기술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대와 함께 양자컴퓨터로 항암제 후보물질 15개를 발굴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이들의 표적은 여러 암종에서 발견되는 ‘케이라스(KRAS)’라는 단백질 변이로,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KRAS에 잘 결합하면서 안전한 후보물질 100만여 개를 생성했다. 이후 자체 생성 AI를 통해 가장 유망한 후보 15개를 발굴했다. 연구진은 양자컴퓨터를 통해 발굴한 후보물질의 품질이 고전 컴퓨터를 활용해 발굴하는 것보다 21.5%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화이자 역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의 중국 과학자들이 설립한 ‘XtalPi’라는 양자 스타트업과 함께 협업 중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AI와 양자컴퓨터를 동시에 개발 중인 빅테크들은 잇따라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19일 유전자 분석에 특화된 생성형 AI ‘에보 2’를 발표했다. 또 양자 시스템 사용을 위한 플랫폼 모델인 ‘쿠다-Q’를 개발해 미국 바이오텍 모더나와 함께 연구에 나선 상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와 궤도수송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우주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인도까지 우주개발 신흥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25일 제3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논의했다. 국가우주위는 한국 우주정책 최상위 의결기구로 지난해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했다.이번 국가우주위에서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개선 추진 계획, 저궤도 위성통신기술 개발 사업 계획 등 7개 안건이 통과됐다. 우선 2030년대 국가 주력 우주발사체가 될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통해 재사용발사체 기술 일부를 개발할 예정이다. 당초 차세대발사체는 일회성 발사체로 기획됐지만 재사용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팰컨 9’이 우주 수송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조기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재사용 최적 엔진을 개발하고 2032년 차세대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선 발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지구 저궤도(고도 200∼2000km)까지 우주 수송 비용을 kg당 2만3000달러(약 3291만 원)에서 1000달러로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궤도 간 물자 수송, 우주 내 재급유를 위한 ‘궤도수송선’도 2030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우주 택시’ 역할을 할 궤도수송선은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 실험이나 달 기지 건설이 본격화될수록 빠르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달 기지 건설에 나설 예정이며, 중국도 2035년까지 달 남극에 연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9년까지 핵심 기술을 확보해 2030년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통신인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통신위성 2기도 2030년까지 발사한다. 위성통신이 필수인 6G 시대를 대비해 핵심 기술 자립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날 국가우주위를 주재한 방효충 부위원장(KAIST 교수)은 “이번 추진전략을 통해 민간산업을 육성하고 핵심 기반기술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와 궤도수송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우주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인도까지 우주개발 신흥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25일 제3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논의했다. 국가우주위는 한국 우주정책 최상위 의결기구로 지난해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했다.이번 국가우주위에서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개선 추진 계획, 저궤도 위성통신기술 개발 사업 계획 등 7개 안건이 통과됐다. 우선 2030년대 국가 주력 우주발사체가 될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통해 재사용발사체 기술 일부를 개발할 예정이다. 당초 차세대발사체는 일회성 발사체로 기획됐지만 재사용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팔콘 9’이 우주 수송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조기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재사용 최적 엔진을 개발하고 2032년 차세대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선 발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지구저궤도(고도 200~2000km)까지 우주수송 비용을 1kg당 2만3000달러(약 3291만 원)에서 1000달러로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궤도 간 물자 수송, 우주 내 재급유를 위한 ‘궤도수송선’도 2030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우주 택시’ 역할을 할 궤도수송선은 지구저궤도에서 우주 실험이나 달 기지 건설이 본격화될수록 빠르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달 기지 건설에 나설 예정이며, 중국도 2035년까지 달 남극에 연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9년까지 핵심기술을 확보해 2030년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통신인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통신위성 2기도 2030년까지 발사한다. 위성통신이 필수인 6G 시대를 대비해 핵심기술 자립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날 국가우주위를 주재한 방효충 부위원장(KAIST 교수)은 “이번 추진전략을 통해 민간산업을 육성하고 핵심 기반기술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 ‘마요라나 1’에 대한 과학계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MS는 19일(현지시간) 위상 큐비트 방식의 양자컴퓨팅 칩을 공개하며,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양자컴퓨터의 핵심인 ‘마요라나 제로 모드’ 입자를 생성해냈다고 보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양자컴퓨터는 0과 1로 모든 연산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현재의 컴퓨터 작동 방식이 아니라, 0과 1의 상태를 모두 가질 수 있는 ‘큐비트’를 활용한다. 큐비트를 활용하면 0과 1일 때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연산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고, 기존 컴퓨터로 소화하지 못했던 연산도 가능해진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 기술로 IBM, 구글 등에서도 수년간 집중 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 위상 큐비트 입자 증명은 ‘글쎄’MS는 19일 손바닥 만한 크기의 마요라나 1을 공개하며, 마요라나 1이 위상학적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개발한 신소재 ‘토포컨덕터(위상초전도체)’가 마요나라 1의 위상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MS는 마요라나 1에 큐비트 8개를 구현했고, 최대 100만 개 큐비트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MS가 언급한 위상 큐비트는 ‘마요라나 제로 모드’라고 불리는 이론상 존재하는 입자다. 이 입자는 위상적(topological)으로 양자 상태를 구현할 수 있다. 가령 실 두 개가 X자 모양으로 꼬여있을 때 왼쪽 실이 오른쪽 실의 위로 올라가있는지, 아래로 올라가있는지 등 위치에 따라 상태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인 ‘양자 오류’가 거의 없어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마요라나 제로 모드 입자를 실제로 관측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연구 단계에 머물러 왔다.학계에서는 “MS가 발표한 논문만으로 마요라나 1이 양자컴퓨터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오르기오스 카차로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박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큐비트 연산에서 나온 추가 데이터를 보지 않고는 논평할 것이 많지 않다”고 했다. 산카르 다스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역시 MIT 테크놀로지리뷰에서 “상업용 양자컴퓨터로 이어지려면 많은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MS의 논문 게재를 결정한 네이처의 에디터 팀 역시 ‘동료 평가’ 자료에서 “본 논문이 마요라나 제로 모드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마요라나 제로 모드를 활용한 융합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의 구조를 소개하기 위해 출판됐다”고 밝히고 있다. 즉 이번 논문이 양자컴퓨터 구현에 가장 핵심인 마요라나 제로 모드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입자를 구현할 경우 그 이후 양자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밝힌 것이라는 의미다. ‘앙꼬’ 없는 찐빵인 셈이다.● “뒤쳐진 MS의 공격적 마케팅”업계에서는 앞서 IBM, 구글과 함께 양자컴퓨터 3강 구도를 이끌던 MS가 개발에서 크게 뒤쳐지면서 성급하게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2018년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진은 MS의 후원 아래 마요라나 입자를 증명했다는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했지만 ‘과학적 엄격성’이 부족하다는 이후로 3년 뒤인 2021년 논문을 철회했다. 이후 양자컴퓨터 개발은 IBM과 구글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고, MS는 이때의 타격으로 한 발짝 후퇴했다. 방정호 연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는 “MS가 다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마요라나 제로 모드를 구현할 수만 있다면 매우 매력적인 방식이라는 것은 분명하나,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라고 했다.현재 이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곳은 MS를 포함해 미국의 노키아 벨 연구소,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진 등이다. 이 같은 학계의 반응에 대해 체탄 나약 MS 퀀텀 하드웨어 부사장은 “우리는 회사의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는 동시에 연구 결과를 시기적절하게 공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류 위협하는 ‘슈퍼 박테리아’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가 빠르게 늘고 있다.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 기후변화, 인구 고령화 등이다. 2050년에는 암보다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2050년에는 교통사고나 암보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3년 이같이 경고했다. UNEP가 발간한 ‘항생제 내성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약 500만 명이 항생제 내성균으로 사망하고 있고, 이 수는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2020년 이후 항생제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특정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이 20%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며, 면역이 취약한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항생제 내성균이 쉽게 퍼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항생제 듣지 않는 내성균‘슈퍼 박테리아’로도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항생제를 투여해도 죽지 않는 균이다. 항생제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균이 획득한 일종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정상적인 균들은 대부분 죽지만 간혹 살아남는 ‘돌연변이’ 균이 발생한다. 살아남은 항생제 내성균은 증식을 하며 수를 늘려간다. 더 큰 문제는 균들은 사람과 다르게 다른 균에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 항생제 내성균이 다른 균에 내성 유전자를 전달하는 경우 또 다른 종류의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항생제 내성균은 수와 종류를 늘려 왔다.실제 인류의 첫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등장한 1940년에는 내성이 있는 세균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포도알균에 감염된 많은 군인들에게 페니실린이 투여됐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살렸지만 동시에 페니실린에 내성이 있는 포도알균이 생기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는 포도알균의 40%가 페니실린에 내성을 갖게 됐고, 1960년대에는 80%가 내성을 갖게 돼 페니실린의 기적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후로 메티실린, 스트렙토마이신, 카나미신 등 다양한 2세대 항생제들이 개발됐지만 금세 내성균이 발생했다. 현재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모노박탐계, 카바페넴계 등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가 개발돼 있지만 역시나 내성이 생긴 균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항생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내성균도 점점 세를 넓혀가고 있다.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균도 많아지는 추세다.● OECD “오남용으로 항생제 무기고 바닥나”이렇게 내성균이 빠르게 늘어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기후 변화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항생제 내성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이 지난해 국제학술지 ‘미생물’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유전자를 더 많이 전파했다. 특히 카바페넴 내성 세균인 ‘클레브시엘라 뉴모니아(Klebsiella pneumoniae)’의 경우 섭씨 25도와 30도에서 내성 유전자를 가장 잘 전파했다. 연구진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카바페넴 내성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항생제 오남용은 내성균을 늘리는 주범이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8번째로 항생제를 많이 쓰는 나라다. 항생제 처방률이 OECD 평균 대비 약 1.2배가 높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전문관리팀이 의료기관 내 항생제 처방 과정을 관리해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요양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이 많고, 그만큼 내성균도 많이 발견돼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이처럼 항생제 오남용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항생제다. 기존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 처방할 항생제 옵션이 현재로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OECD는 “항생제 무기고가 고갈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OECD의 비유처럼 많은 전문가들도 “지금 항생제 내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항생제를 갖지 못했던 때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류 구원할 항생제 개발에 참여쓸 수 있는 항생제는 줄고 있는 반면 인구 고령화 등으로 새로운 항생제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항생제 시장은 2024년 406억6000만 달러(약 58조5504억 원)에서 2032년 518억8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뛰어드는 제약사는 많지 않다. 항생제 특성상 일부 환자들에게 단기간만 사용되기 때문에 큰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워낙 세균 내성이 빠르게 생기다 보니 약을 개발하는 속도가 내성균의 출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 이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개발을 포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7∼2023년 임상 시험 중인 항생제 후보물질은 총 128개뿐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2022년을 제외하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히 임상에 진입하는 항생제 후보물질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며 항생제 신약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항생제의 경우 균을 제거할 수 있으면서도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후보물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질병 치료제보다 개발 성공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따라서 신약 개발 초기에 더 유망한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는 AI를 활용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기간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지난해 6월 루이스 페드로 코엘료 호주 퀸즐랜드공대 교수를 주축으로 한 국제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셀’에 86만여 개에 달하는 잠재적 항생제 후보물질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자연에 있는 미생물에서 균을 죽일 수 있는 항균물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페니실린 등 여러 항생제들이 자연의 미생물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AI를 통해 자연 속 미생물에서 추출한 수만 개의 물질 중 어떤 것이 항균 효과가 있을지 선별했다. 이렇게 선별한 물질의 상당수는 실제 항생제 내성균에 효과를 보였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단백질 예측 AI인 ‘알파폴드 2’ 역시 여러 항생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스 비영리 제약 연구 개발 단체인 글로벌 항생제 연구 개발 파트너십(GARDP)은 지난해 딥마인드와의 협력을 밝혔다.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주도하에 결성된 플레밍 이니셔티브 역시 올해 1월 딥마인드와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장군이, 만두, 도담이 차례로 배변봉투 들고 서주세요. 배변에서 균 검사하고 코랑 입도 추가로 확인하겠습니다.” 최근 방문한 부산 사상구 신라대 캠퍼스에서 만난 세 마리의 반려견은 한쪽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었다. 하지만 홍준성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교수가 강아지의 분변을 채취해야 한다고 말하자 한 마리씩 차례로 지정된 공간에서 대변을 보고 코와 입속 균을 채취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익숙한 듯 코를 내어주는 장군이, 만두, 도담이는 이미 여러 차례 홍 교수와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에 참여해 온 ‘프로’ 연구견이다. 이처럼 반려견들의 변과 타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것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다. 항생제 내성균은 사람도 감염되지만 강아지, 고양이, 소, 돼지 등 다양한 동물도 감염된다. 특히 축산업계에서 한때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며 내성균이 다량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동물과 사람, 그리고 환경 간 어떤 경로로 어떻게 내성균이 퍼져 나가는지를 알아보고 있는 단계다. 홍 교수팀이 맡은 연구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에 대한 연구다. 항생제 내성균이 퍼져 나가는 데 있어 반려견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 아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과 보호자의 장내 세균을 조사하고 연관성을 찾는 것이다. 윤은정 국립보건연구원 약제내성연구과 연구관은 “항생제 내성균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야 어느 고리를 끊어야 할지 알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렇게 채취한 반려견의 변과 타액은 실험실로 옮겨진다. 실험실 안에서는 변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균을 분리해내고, 그중 동물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주요 항생제 내성균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샬레 위에 균을 배양한 뒤 항생제를 뿌려주면 그중 살아남는 균들이 나타난다. 바로 항생제 내성균이다. 이 균이 함께 거주하는 보호자에게서도 발견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다음 순서다. 홍 교수는 “세계적으로 사람, 동물, 환경 등 세 요소를 중심으로 역학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현재 정부는 항생제 내성균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 범부처 차원에서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대응 고도화 및 제어기술 연구’ 사업을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한다. △현장 중심 원헬스 항생제 내성 통합조사 연구 △항생제 사용량 감시 및 적정 사용 체계 개발 △현장 신속진단법 개발 및 확산 방지 연구 △항생제를 보완하는 새로운 내성균 치료제, 치료 전략 개발 △다분야 협력 이행을 위한 인프라 고도화 등 크게 다섯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윤 연구관은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사용하는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어디로든 퍼져 나갈 수 있다”며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부산=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의 챗GPT가 연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에 중국이 ‘딥시크 쇼크’로 응수한 가운데 AI 강소국들이 미중을 바싹 뒤쫓고 있다. 적은 인구와 자원의 한계를 특유의 인재 양성 시스템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극복하며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관련 입법 차질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군사·경제적 자립을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한 이공계 인재가 효율적인 창업 생태계와 결합해 우수한 AI 스타트업을 대거 배출하고 있다. 해외의 유대계 금융 네트워크까지 끌어들여 AI 스타트업의 성공률을 끌어올렸다.AI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국가들도 있다. 캐나다는 AI 기초연구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아낌없이 투입해 영국,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석학들을 영입했다. 이는 AI 분야 첫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네덜란드는 기술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AI 반도체의 미세공정 분야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중동권의 AI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한국은 지난해 9월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집계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조사 대상 83개국 중 6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을 100점으로 볼 때 한국의 점수는 27.26점에 불과해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국내 IT 업계에선 정부가 AI 강소국들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R&D센터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 연구 거점을 마련하면 AI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자체 인력을 양성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AI 스타트업과 빅테크 간의 연구 협력도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국회에서의 입법 차질도 한국 AI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R&D 부문 근로자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 제한을 풀어주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AI 약진’ 4개국… 국가 차원서 인재 양성-이민 확대 등 지원[글로벌 포커스]美中 바싹 뒤쫓는 ‘AI 강소국’들이스라엘 ‘산학군’ 네트워크 탄탄… 교수 창업-군복무 후 창업 활발캐나다, 상업성 낮은 기초 연구 지원… 세계 석학 영입해 노벨상 수상 성과UAE, IT 산단에 글로벌 기업 유치… 데이터센터 확보해 중동 AI 허브로네덜란드, 국토 작아 기술이민 장려… ASML 등 반도체 장비 기업 육성챗GPT에 이어 딥시크가 촉발한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같은 ‘AI 강소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나라들은 그간 미중에 가려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각자만의 특장점을 살려 주목받는 AI 기술을 선보이며 약진하고 있다.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은 AI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AI를 국가 전략 과제로 채택한 캐나다는 AI와 관련된 기초 연구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UAE는 글로벌 기업과 해외 인재를 대거 유치해 AI 허브로 부상했고, 네덜란드는 AI 반도체 장비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들 국가의 성공 비결에 대해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뚝심 있게 추진하는 한편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한 살렸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AI 경쟁은 후발 주자의 추격이 쉽지 않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윌슨센터는 “미중이 AI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AI 민족주의(AI nationalism)’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첨단 AI 반도체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민족주의를 방불케 하고 있다는 것. 글로벌 AI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강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강소국들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봤다.● 산학군 네트워크-창업 노하우로 승부한 이스라엘이스라엘은 인구가 1000만 명도 되지 않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방위 산업과 사이버 보안 분야에 전폭적으로 투자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이공계 인재도 대거 배출했다. 이 같은 노하우와 성과는 AI 분야로도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인구 대비 AI 인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이스라엘 인구의 1.13%가 AI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트업 강국답게 이스라엘은 인재, 자본, 정부 지원 등 AI 기업 성장에 필수적인 세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스라엘은 상용화가 가능한 AI 실용 기술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국가가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 허브”라며 “유력 기업가라면 모두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AI 강국에 이른 것은 건국 과정과도 관련이 깊다. 1948년 건국 직후 이스라엘의 산업구조는 군수업과 농업 위주였다. 그러나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100만 명이 넘는 러시아계 유대인이 대거 유입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1993년 ‘요즈마 펀드’를 만들었다. 러시아계 이민자 상당수가 과학자였는데, 이들에게 초기자본을 지원해 창업을 독려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해외에 산재한 유대계 금융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했다. 미국 월가를 비롯한 세계 주요 금융가에서 유대계는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민간 벤처 투자 자금을 적극 끌어들인 결과 이스라엘은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AI 민간 투자액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3년) 이스라엘의 민간 AI 투자 누적액은 총 128억 달러(약 18조4500억 원)로 집계됐다. 대학교수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분위기도 혁신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첨단기술 연구와 사업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스라엘의 모든 대학은 자금 조달이나 지식재산권 등의 구체적인 사업화를 돕는 전문부서를 체계적으로 운영해 교수나 학생들의 창업 성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암논 샤슈아 이스라엘 히브리대 석좌교수(컴퓨터과학)가 1990년 설립한 기업 모빌아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적인 AI 석학으로 머신러닝 분야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은 샤슈아 교수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뇌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는 히브리대 창업 지원기관인 이숨(Yissum)의 도움을 받아 모빌아이를 세웠고, 2017년 153억 달러를 받고 인텔에 매각했다. 그는 현재도 창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자인 리오 울프 텔아비브대 교수(컴퓨터과학)와 공동 창업한 AI 로봇 스타트업 멘티로봇을 비롯해 샤슈아 교수가 동료 교수들과 창업한 AI 기업은 6곳이 넘는다. 히브리대가 있는 수도 예루살렘, 테크니온공대가 있는 북부 거점도시 하이파, 텔아비브대가 있는 경제중심지 텔아비브 등의 지역을 묶은 연구개발(R&D) 거점(실리콘 와디)도 눈길을 끈다. 미국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400개가 넘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이곳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히브리대와 테크니온공대 출신의 우수 인력들이 실리콘 와디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서는 일도 흔하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이스라엘에서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이스라엘 지사를 통해 현지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조사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의 또 하나의 요람은 군대다. IT 영재들이 ‘8200부대’같이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사이버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엘리트 부대에 복무한 뒤 제대 후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 방화벽 등 인터넷 보안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길 슈웨드 체크포인트 이사회 의장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첨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GDP 대비 19.7%로, 전체의 5분의 1 가까이 차지했다. 샤슈아 교수는 “이스라엘은 국가 차원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한 결과 AI 스타트업 강국이 됐다”며 “이는 적대적 이웃 국가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이 경제적·군사적 자립을 이뤄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초 연구’로 노벨상 수상한 캐나다미국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며 생성형 AI 붐을 일으키기 5년 전인 2017년부터 캐나다는 세계 최초로 AI 연구를 국가 전략 과제로 삼았다. 캐나다 정부의 꾸준한 연구 지원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연구를 선도해 온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0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나다는 AI 연구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았고, 뛰어난 인재와 연구기관을 바탕으로 AI 분야의 세계적 선도국이 됐다”고 평했다. 캐나다의 AI 연구 역사는 1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개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오던 토론토대, 몬트리올대, 맥길대의 AI 연구자들이 웨스턴온타리오대에 모여 워크숍을 열었다. 그 결과로 캐나다인공지능협회(CAIAC)의 전신인 캐나다계산지능연구협회(CSCSI)가 탄생했다. CSCSI를 중심으로 AI 연구를 지원하는 캐나다 고등연구소(CIFAR)가 1982년 설립됐다. CIFAR는 전 세계에서 AI 인재들을 영입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영국 출신의 힌턴 교수도 1983년 CIFAR의 지원을 받아 캐나다로 이주했고,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심층신경학습망(DNN·Deep Neural Network) 연구에 몰두했다.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도 CIFAR 초청으로 프랑스에서 캐나다로 옮겼다. CIFAR에 따르면 설립 이래 30개국 출신의 연구자 1000여 명이 이곳을 거쳐 갔고, 노벨상 수상자 23명이 CIFAR와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AI 기초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캐나다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AI 연구소들이 자리 잡게 됐다. 힌턴 교수가 이끄는 벡터 연구소, 벤지오 교수가 세운 밀라 퀘벡 AI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4만 명의 AI 전문가들이 캐나다에 있다. 힌턴 교수는 조국을 떠나 캐나다로 온 이유에 대해 “돈을 많이 줘서 캐나다로 온 건 아니다”라며 “순수한 호기심에 기반한, 상업성이 떨어질 수 있는 기초연구에도 비중을 두고 지원해 주는 캐나다 사회가 마음에 들었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캐나다의 AI 분야 지원은 계속 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AI 분야에 20억 캐나다달러(약 2조300억 원)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24억 캐나다달러(약 2조44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스타트업을 활성화하고, AI 연구를 더욱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AI 기술의 윤리적 이용과 관련된 연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힌턴 교수는 지난해 12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30년 내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이 10∼20%”라고 경고했다. AI 기술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캐나다 혁신부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AI 안전연구소를 세웠다. 생성형 AI의 오류를 교정하고, 딥페이크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물류 강국서 AI 허브로 부상한 UAEUAE는 두바이, 아부다비라는 중동의 양대 허브 도시를 둔 금융과 물류 강국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2017년 세계 최초로 AI 전문 부처를 신설하고 “AI에 가장 대비가 잘된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국가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UAE는 중동의 AI 허브, 나아가 이슬람권의 AI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AI 국가 지위를 놓고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UAE가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UAE는 2000년 두바이에 세운 IT 산업단지 ‘인터넷 시티’에 글로벌 기업들을 대거 유치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중동지역 본부를 이곳에 두고 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도 확보했다. 막대한 전력 소모에 대비한 원전과 첨단 냉각기술을 도입해 아마존, 에퀴닉스, 구글 등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UAE는 글로벌 기업을 따라 유입된 해외 AI 인재에 만족하지 않고, 자국민 중 AI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도 관심이 많다. 2020년 세계 최초의 AI 대학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 대학(MBZUAI)’을 세웠다. 투자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UAE 정부 산하기관인 아부다비 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거대언어모델(LLM) ‘팰컨3’는 메타의 최신 LLM ‘라마3’에 준하는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범 이후부터 현재까지 AI·디지털경제·원격근무부를 이끌고 있는 오마르 알 올라마 특임장관은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팰컨3는 20여 년에 걸친 투자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UAE의 AI 전략은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 겸 AI 국영기업 G42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친동생인 그는 비(非)석유 부문의 신사업 육성을 책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트먼은 2023년 아부다비를 찾아 “UAE는 AI 열풍이 불기 전부터 이 기술의 잠재력을 알아봐 줬다”며 높게 평가했다.● ‘슈퍼 乙’ ASML 보유한 네덜란드AI 기술의 핵심은 연산 능력(computing power)이다. 연산 능력이 높을수록 AI 모델을 빠르게 학습시킬 수 있어 생성형 AI의 응답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연산 능력은 AI 반도체 성능에 달렸는데, 그 핵심은 초미세공정이다. 현재까지 2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작업) 기술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독점하고 있다. 대당 3억8000만 달러(약 5500억 원)에 달하는 ASML의 EUV 리소그래피 장비는 AI용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주문을 하는 갑(甲)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ASML에 경쟁적으로 구애를 하는 이유다. 또 AI 기술과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ASML의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덜란드는 국토 면적이 한국(22만3404㎢)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자원도 부족해 일찍부터 기술개발에 힘썼다. 1891년 창립된 필립스는 전구를 시작으로 라디오, 전기면도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세계적인 전자제품 브랜드로 우뚝 섰다. 이후 반도체 분야에 진출한 필립스는 1984년 반도체 장비업체 ASMI와 함께 ASML을 세웠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허름한 목재 창고에서 창업한 ASML은 1986년 리소그래피 장비 생산을 시작해 꾸준한 R&D 혁신을 거듭했다. 일본의 유명 반도체 장비업체 니콘도 포기한 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ASML이 개발해 낸 비결에는 네덜란드 정부의 기술이민 지원 정책 덕이 컸다. 인구 1800만 명인 네덜란드는 기술력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5년간 급여의 30%를 세액 공제하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실시해 왔다. 그 결과 ASML의 네덜란드 본사 직원 2만3000명 중 40%가 외국인으로 채워질 정도로 해외 인재 유치에 성공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지난해 10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이민을 받아들인 것이 ASML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의 AI R&D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발표한 네덜란드 AI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연간 최소 4500만 유로(약 675억 원)를 AI R&D에 투입하고 있다. 필립스와 에인트호번시, 에인트호번공과대는 2004년 에인트호번에 조성한 연구단지를 AI R&D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넷플릭스가 올해 2분기(4~6월) 자체 광고기술 서버를 구축한다. 광고와 콘텐츠, 주요 시청자 특성 등을 분석해 시청 경험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면서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운영해왔지만 타깃팅을 고도화하고 광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체 개발에 나섰다. 21일 동아일보와 만난 에이미 라인하드 넷플릭스 광고총책임자는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광고 수용도가 가장 높은 플랫폼”이라며 “한국에서 광고 경험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시청자가 TV 대비 3배 이상 많다”고 했다. 그만큼 넷플릭스가 시청 중 광고가 거슬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우리는 광고를 노출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한다. 장면 사이에 광고를 배치하고 대화가 이뤄지고 있거나 드라마틱한 부분에서는 시청에 방해가 되지 않게 광고를 넣지 않는다”고 했다.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는 시간당 평균 4~5개 정도의 광고를 보는 대신에 가격이 저렴한 요금제다. 기존의 스탠다드 요금제(월 1만3500원)에 비해 60% 저렴한 월 5500원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2개국에서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출시했다. 광고형 요금제가 도입된 12개국 신규 가입자의 55% 이상이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했다. 이처럼 넷플릭스에서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선택하는 시청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7000만 명으로, 지난해 1월(2300만 명) 대비 약 3배가 늘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넷플릭스의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 수는 3분기(7~9월) 대비 30% 증가했다. 넷플릭스 광고 사업에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손에 꼽히는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는 나라인 동시에 중요한 광고 고객이기 때문이다. 라인하드 광고총책임자는 “글로벌 시청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TV 광고의 경우 시청률이 잘 나오는 일부 콘텐츠에만 광고를 넣을 수 있지만 넷플릭스는 특정 콘텐츠에만 광고를 넣을 수 없다. 자체적으로 콘텐츠와 광고 상품 간의 연관성, 주요 고객 등을 분석해 적합한 카테고리의 콘텐츠에 광고를 노출시킨다. 다만 소수의 글로벌 콘텐츠에만 ‘싱글 타이틀 스폰서십’ 방식의 광고를 도입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에 하나의 타이틀 광고만 뜰 수 있도록 일종의 ‘독점 계약’을 맺는 것이다. 소수의 글로벌 콘텐츠에는 ‘기묘한이야기’ ‘웬즈데이’와 더불어 한국의 ‘오징어게임’도 포함된다. 실제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오징어게임2의 IP를 활용해 새 모델인 ‘기아 더뉴 스포티지’를 홍보하기도 했다.라인하드 광고총책임자는 “이런 광고형 요금제의 성장을 유지하려면 오징어게임과 같은 인기 시리즈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올해 한국 라인업을 보면 오징어게임3, 흑백요리사 시즌 2, 피지컬 아시아 등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는 화제 콘텐츠”라며 “이런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 덕분에 시청자들이 월 평균 45시간을 시청하고 있다”고 했다. 몰입도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처음 본 시점보다 3시간 지난 시점에 오히려 몰입도가 더 올라갔다. 라인하드 광고총책임자는 “이런 몰입도는 광고주가 열성적인 팬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국 광고주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의 챗GPT가 연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에 중국이 ‘딥시크 쇼크’로 응수한 가운데 AI 강소국들이 미중을 바싹 뒤쫒고 있다. 적은 인구와 자원의 한계를 특유의 인재 양성 시스템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극복하며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관련 입법 차질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군사·경제적 자립을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한 이공계 인재가 효율적인 창업 생태계와 결합해 우수한 AI 스타트업을 대거 배출하고 있다. 해외의 유대계 금융 네트워크까지 끌어들여 AI 스타트업의 성공률을 끌어올렸다.AI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국가들도 있다. 캐나다는 AI 기초연구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아낌없이 투입해 영국,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석학들을 영입했다. 이는 AI 분야 첫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네덜란드는 기술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AI 반도체의 미세공정 분야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중동권의 AI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한국은 지난해 9월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집계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조사 대상 83개국 중 6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을 100점으로 볼 때 한국의 점수는 27.26점에 불과해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정부가 AI 강소국들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연구개발(R&D)센터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 연구 거점을 마련하면 AI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자체 인력을 양성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AI 스타트업과 빅테크 간의 연구 협력도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국회에서의 입법 차질도 한국 AI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R&D 부문 근로자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 제한을 풀어 주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등장하며 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픈A의 챗GPT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방송 CN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월 기준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가 4억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WAU 3억 명에서 두 달 새 약 33%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2억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유료 사용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기업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챗GPT를 유료로 사용하는 기업 사용자는 약 200만 명으로 지난해 9월 대비 약 두 배로 증가했다. 동시에 개발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트캡 COO는 개발자 트래픽이 지난 6개월간 두 배로 증가했고, 오픈AI가 ‘추론 AI’로 개발한 ‘o3’ 모델의 경우 5배 증가했다. 추론이 강화된 o3의 경우 수학, 코딩 등에 특화된 AI다. 오픈AI에 따르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 신약 개발 기업 모더나, 모건스탠리, T-모바일 등의 개발자들이 자사 서비스에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대표 상비군’을 꾸려 글로벌 수준의 독자적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공모를 통해 탁월한 역량의 연구팀을 선발하고 데이터, AI 인프라, 연구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선발 기준과 지원 예산, AI 모델 저작권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업계에서는 제대로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20일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3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열고 세계 수준의 한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는 가칭 ‘월드 베스트 LLM’(WBL)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국내 AI 개발 기업 및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5∼10팀 정도를 선발해 LLM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인프라를 전폭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에 필요한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해 필요한 예산도 지원할 방침이다.정부가 이런 계획을 빠르게 수립한 배경에는 ‘딥시크 쇼크’가 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저사양 GPU 2000여 장으로 미국 빅테크의 AI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의 ‘R1’을 개발해 충격을 안겼다. 윤두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총괄과장은 “수십만 장의 GPU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딥시크 사례로 2000여 장 규모로도 글로벌 수준의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라고 했다. ‘한국형 딥시크’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까지 정부가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예산, 규제 완화 면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개발된 LLM 모델은 국내 AI 생태계에 기여할수록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GPU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AI 스타트업 입장에서 GPU 인프라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일각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국내의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마다 개발하는 방식이 다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우수한 기업을 선발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예산 확보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큰 산이다. 당장 연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AI 투자에 대한 부분은 여야가 공감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기업에 대한 파격 지원도 좋지만 국내 AI 인재들의 해외 유출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의 한 대학 교수는 “유망한 인재들의 경제적 처우를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연구 자율성 등 ‘여기서’ 연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연장 임무 궤도 진입을 위한 고도 하강을 정상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기동으로 다누리의 임무 고도는 평균 100km에서 60km로 낮아졌다. 2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19일 오전 11시 10분부터 하강 기동을 시작해 달 저고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항우연 연구진은 “이번 궤도 조정으로 다누리가 기존보다 낮은 궤도에서 약 7개월간 달 표면을 더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궤도 변경은 고도 하강과 동시에 3월 14일에 발생하는 개기월식에 대비한 위상 조정 기동도 동시에 수행됐다. 개기월식 동안 장시간 태양빛이 차단돼 전력 생성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2022년 8월 발사된 다누리는 두 차례 임무 기간이 연장돼 2027년 말까지 달 표면을 근접 관측하고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을 조사한 뒤 2028년 3월 달에 충돌 하며 임무를 종료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대표 상비군’을 꾸려 글로벌 수준의 독자적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공모를 통해 탁월한 역량의 연구팀을 선발하고 데이터, AI 인프라, 연구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선발 기준과 지원 예산, AI 모델 저작권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업계에서는 제대로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20일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열고 세계 수준의 한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는 가칭 ‘월드 베스트 LLM’(WBL)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국내 AI 개발 기업 및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5~10팀 정도를 선발해 LLM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인프라를 전폭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에 필요한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해 필요한 예산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런 계획을 빠르게 수립한 배경에는 ‘딥시크 쇼크’가 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저사양 GPU 2000여 장으로 미국 빅테크의 AI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의 ‘R1’을 개발해 충격을 안겼다. 윤두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총괄과장은 “수십만 장의 GPU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딥시크 사례로 2000여 장 규모로도 글로벌 수준의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라고 했다. ‘한국형 딥시크’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까지 정부가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예산, 규제 완화 면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개발된 LLM 모델은 국내 AI 생태계에 기여할수록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GPU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AI 스타트업 입장에서 GPU 인프라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일각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국내의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마다 개발하는 방식이 다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우수한 기업을 선발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AI 업계 관계자 역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력을 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고, 개발된 LLM에 대한 저작권 문제도 있어 구체적인 안이 나올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예산 확보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큰 산이다. 당장 연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AI 투자에 대한 부분은 여야가 공감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국내 가수 구준엽의 부인 쉬시위안(徐熙媛)이 인플루엔자 독감에 걸린 뒤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폐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2년 새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며 폐렴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보건 당국에서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서는 개학 시즌이 다가오며 독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암,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 원인 3위다. 폐렴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폐렴구균은 평소 코와 목의 점막에 있다가 독감이나 코로나19 등의 감염으로 호흡기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와 혈관까지 침투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기후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으로 호흡기 감염병이 증가하면서 폐렴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폐렴으로 병원에 외래를 오거나 입원한 환자 수는 2022년 127만5106명, 2023년 189만203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4년 상반기(1∼6월)에만 110만1437명으로 집계됐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2023년 기준 10만 명당 57.6명으로 2013년(10만 명당 21.4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령별로는 10만 명당 40대 1.6명, 50대 6.1명, 60대 23.9명, 70대 130.8명, 80대 949.5명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높은 사망률에도 일반적인 항생제 외에 폐렴에 특화된 치료제는 없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은 일생에 한 번만 접종하면 높은 확률로 폐렴을 예방할 수 있다.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의 경우 65세 이상 성인이 접종 시 폐렴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73%가량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국내 고령층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50∼60%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 약 70%의 접종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본격적인 수익화 시도에 나선다. 지난달 출시한 ‘R1’ 등 자사 AI 모델을 기반으로 인터넷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비영리 법인으로 출범한 오픈AI도 영리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학계에서는 AI 개발이 수익화, 즉 ‘쩐의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AI 안전이 보장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R1 수익화 가능성 확인한 딥시크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사업자 등록 서비스의 사업 범위에 ‘인터넷 정보 서비스’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엔지니어링, AI 소프트웨어 개발만 기재돼 있었지만, 새로운 사업 카테고리가 생겨난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SCMP는 “딥시크가 연구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해석했다. 딥시크는 아직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인터넷 정보 서비스란 온라인 뉴스, 정보 포털, 검색 엔진, 온라인 쇼핑, 인스턴트 메시징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의미한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딥시크가 AI를 기반으로 이 같은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미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텐센트는 ‘중국형 카카오톡’인 위챗에 딥시크의 AI 모델을 도입해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알리바바, 화웨이, 바이두 등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과 중국의 3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도 딥시크의 AI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딥시크가 제품 출시부터 수익화까지 수개월 이상 걸렸던 오픈AI나 구글보다 더 빨리 수익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형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R1을 공개한 것도 어떤 기업이 어떻게 R1를 활용하는지, R1의 사업화가 가능할지를 미리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 “돈 좇는 AI, 결국 인류 독 될 것”최근 이용자 정보 유출 논란을 빚은 딥시크마저 서둘러 수익화에 초점을 맞추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익만을 바라고 개발하다 보면 AI의 안전 가드레일을 무시하기 쉽고, 이는 결국 인류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영리 기업이었던 오픈AI는 지난해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오픈AI는 안전한 AI 개발을 추구하는 비영리 기업으로서 수많은 세금 등의 혜택을 받았다”며 “기업이 불편하다고 이를 무시하는 것을 허용하는 건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3년부터 구글 부사장으로 일하며 AI 대중화에 힘썼지만 2023년 과열된 AI 경쟁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구글을 퇴사했다.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도 수익화를 위해 다양한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수익화에 집중된 AI 개발에 반발해 새로운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들도 있다.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를 떠나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창업했다.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현재 300억 달러(약 43조 원)로 추정된다. ‘챗GPT의 어머니’로 불리는 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19일 AI 스타트업 싱킹 머신즈 랩을 설립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국내 가수 구준엽의 부인 쉬시위안(徐熙媛)이 인플루엔자 독감에 걸린 뒤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폐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2년새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며 폐렴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보건 당국에서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19일 의료계에서는 개학 시즌이 다가오며 독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게 되면 폐렴 합병증 환자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고령층이 많은 요양병원이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폐렴구균 백신을 추가 확보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암,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 원인 3위다. 폐렴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폐렴구균은 평소 코와 목의 점막에 있다가 독감이나 코로나19 등의 감염으로 호흡기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와 혈관까지 침투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기후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으로 호흡기 감염병이 증가하면서 폐렴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폐렴으로 병원에 외래를 오거나 입원한 환자 수는 2022년 127만5106명, 2023년 189만203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4년 상반기(1~6월)에만 110만1437명으로 집계됐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2023년 기준 10만 명당 57.6명으로 2013년(10만 명당 21.4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령별로는 10만 명 당 40대 1.6명, 50대 6.1명, 60대 23.9명, 70대 130.8명, 80대 949.5명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높은 사망률에도 일반적인 항생제 외에 폐렴에 특화된 치료제는 없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은 일생에 한 번만 접종하면 높은 확률로 폐렴을 예방할 수 있다.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의 경우 65세 이상 성인이 접종 시 폐렴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73% 가량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구균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국내 고령층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50~60%대 머물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 약 70%의 접종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딥시크 정보유출 커지는 불안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이용자 정보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딥시크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수집한 개인정보가 이른바 ‘백도어’를 통해 다른 중국 기업에까지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불안해서 중국 애플리케이션(앱)은 아무것도 깔지 않았는데, 호기심에 가입한 딥시크 때문에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까 봐 걱정입니다.” 평소 업무 보고서 작성, 영어 공부 등 일상과 업무에 오픈AI의 챗GPT 유료 서비스를 활용하던 직장인 최모 씨(29)는 최근 지인에게 “딥시크가 오픈AI 못지않다”는 말을 듣고 딥시크 앱을 깔았다. 최 씨는 “평소 개인 정보 유출을 경계해 중국 앱은 깔지 않았는데, 혹시나 해서 깔았던 딥시크에서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앱 다운로드가 잠정 중단되고, 딥시크가 사용자 개인 정보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넘긴 정황이 발견되며 ‘딥시크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개인 정보가 바이트댄스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기업에까지 전파됐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보안 전문가들은 딥시크 앱 내 언제든 사용자 정보를 볼 수 있는 ‘백도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백도어 통해 또 다른 中 기업으로 유출 가능성”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백도어는 일반적인 사용자 인증을 우회해 어떤 정보든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일종의 마스터키 같은 존재다. 가령 특정 코드 중간에 ‘***’과 같은 문자를 입력하면 인증을 우회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부터 심어 놓는 뒷문(백도어)이다.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운영상의 목적으로 백도어를 심어 놓기도 한다. 많은 연구자가 백도어를 감지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AI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기술이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최대선 숭실대 AI안전성연구센터장은 “여러 데이터를 학습시켜 얻은 결과 값인 파라미터에 백도어를 심어놨다면 현실적으로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딥시크의 경우 671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다. 국내의 한 보안 전문가는 “만약 딥시크가 백도어를 가지고 있고, 이를 정부나 다른 기업과 공유할 경우 사용자의 정보들이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딥시크가 백도어를 외부에 유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틱톡, 유라이크의 개발사인 바이트댄스는 게임, 교육,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딥시크의 방대한 개인 정보는 매우 핵심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만약 이 정보가 알리익스프레스, 텐센트 같은 또 다른 중국 기업으로 데이터가 넘어갈 경우 IT,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된다. 산업의 공급망이 중국에 쏠릴 수 있다는 의미다.● “AI 기업들의 투명성 확보 압박해야”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I 분야에도 식당의 원산지 표시판처럼 소프트웨어에 들어가는 구성 요소들을 공개하는 ‘스봄(SBOM·Software Bill Of Materials)’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대선 센터장은 “스봄이 AI 위험을 모두 제거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이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압박할 순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우선적으로 딥시크의 개인 정보 처리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해외 AI 개발사가 국내 서비스 출시 전 점검해야 할 사항을 가이드 형태로 제시할 계획이다. AI가 대중화된 현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인정보보호법상 AI 특례를 신설하고 해외 사업자 대상 집행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 개정에도 나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들이 이뤄지기 전까지 딥시크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