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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분기(1∼3월)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6년 연속 1조 원대를 유지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22조7447억 원, 영업이익이 1조259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이 22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7% 감소하며 증권사 전망치 평균 수준에 그쳤다.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와 구독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이 1분기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며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이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LG전자에 따르면 생활가전 사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주력 제품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했다. B2B에서는 빌트인 가전 사업과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외판 사업이 성과를 냈다. 특히 B2B 핵심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 사업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전자 구독 사업이 전년 대비 60%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구독 제품군과 제품 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구독 서비스의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6조2650억 원, 영업이익 3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38.2% 늘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액이 4577억 원에 달해 이를 제외할 경우 8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S전선은 강원 동해시 해저 케이블 공장에서 3000kW(킬로와트)급 태양광 발전을 가동한다고 7일 밝혔다. 전력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친환경 생산 기반을 만들어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LS전선은 이날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하면서 연간 약 36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12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해당 설비를 20년 동안 운영하면 전력 비용을 70억 원 이상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입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시장 대응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도입을 늘려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저탄소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첫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이 2026년 말 양산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될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 지역 관계자들을 초청하고 공사 현황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나희관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법인장(상무)과 애리조나상공회의소 및 지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나 상무는 “공장 건설이 절반 이상 완료됐다. 내년 중반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산 배터리의 수요 증가에 맞춰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따라 2027년까지 이 지역에서 1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애리조나 주정부, 지역 교육 기관과 협력해 인재 교육 센터를 짓고 신규 직원 교육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7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한국의) 경쟁자인 중국이 인공지능(AI)도, 제조업도 우리를 앞서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쫓아가지 못하고 죽을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미래세대와의 AI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의 스케일도 크고 AI, 로봇에 대한 인풋(투자)도 엄청나고 엔지니어도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풀링(끌어당기는 힘)’이 필요하다. 모든 기업이 제조 데이터를 모으고 시스템을 만들어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와 KAIST는 AI 분야 창업자들과 산업계, 학계 리더들이 모여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패널 토론은 KAIST 출신의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질문을 던지면 최 회장이 여기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올려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더라도 백그라운드 기술이 없으면 안 된다”며 “경쟁자들은 AI와 제조업을 결부해 공장을 만들 텐데, 우리가 그것 없이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은 전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 스타트업이 가져야 할 경쟁력으로 ‘독점력’을 꼽았다. 대표적인 AI 독점 기업으로는 미국 엔비디아를 꼽았다. 그는 “저희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줄 서서 사고 돈을 지불하는 것과 동일한 문제”라며 “독점력이 있어야 시장에 뛰어들어 내 물건을 팔 수 있는 확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이 지향하는 AI 시대 미래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 솔루션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하면 가장 싸게 지을 수 있을까도 저희가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또 “대형언어모델(LLM) 형태의 AI 솔루션을 만들고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모델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 회장은 SK그룹의 로봇 산업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저희가 직접 로봇을 개발, 생산하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조 분야의 AI를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연초부터 이어진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가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달에도 라면, 맥주 등이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사과를 비롯한 농축산물도 피해를 입은 탓에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초콜릿(15.5%), 김치(15.3%), 양념소스(11.5%), 커피(8.3%)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2.1%로 3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올 1월부터 대상, 빙그레 등 주요 식품업체 11곳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일각에선 국정 공백기를 틈타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에도 맥주, 라면 등의 가격이 오르는 만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축산-수산물 가격도 껑충… 산불 여파 더 오를수도비상등 켜진 장바구니 물가지난달 축산물 3.1-수산물 4.9%↑생활물가, 전체 물가 상승률 웃돌아산불로 사과 재배면적 9% 피해올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선 주요 식품 업체 11곳의 평균 인상률은 모두 5%가 넘었다. 소득이 적을수록 식료품에 쓰는 돈의 비중이 커 이들 품목의 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 역시 3% 넘게 오른 가운데 영남권 대형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가 공급 감소로까지 이어져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감 생활물가, 5개월째 전체 물가상승률 웃돌아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까지 가격 인상에 나선 주요 식품 업체는 11곳이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지난달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3.6%)을 크게 웃돈다. 대상은 올 1월 마요네즈, 소스, 후추 등의 가격을 올렸는데, 평균 인상률이 19.1%로 11개 업체 중 가장 높았다. 빙그레는 커피, 주스 등의 가격을 평균 14% 올렸고 CJ제일제당(11%)과 남양유업(10%)도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보였다. 평균 인상률이 가장 작았던 뚜레쥬르, 동원F&B는 5%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 2.1%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가 끌어올린 몫은 0.3%포인트였다.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먹거리들도 전체 물가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도축 마릿수가 줄어든 축산물과 어획량이 감소한 수산물 가격이 각각 3.1%, 4.9% 상승했다. 특히 수산물 오름 폭은 2023년 8월(6.0%) 이후 가장 컸다.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2.4% 오르며 5개월째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일수록 더 크게 피부에 와 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내놓은 ‘소득분위별 소비자 체감물가 추이 분석’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식료품 물가는 41.9%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21.2%)보다 2배가량 높았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5.3∼10.6%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에 쓰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저소득층일수록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것이다.● 산불로 사과 전체 재배면적의 약 9% 피해문제는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남·경북은 봄배추, 마늘, 건고추, 사과, 자두 등의 주산지다. 특히 사과는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과 재배 면적 3000ha에 대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체 재배 면적(3만4000ha)의 약 9%에 해당한다.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 안동시, 영덕군, 영양군, 청송군, 산청군 등 6개 시군은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속철도(KTX)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등 공공요금까지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올 상반기(1∼6월) 중에는 전기, 가스, 철도 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기, 가스, 철도 등 중앙 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원가 절감과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상반기 중 동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달리 환율이 지금처럼 높다면 모든 제품의 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7∼12월)까지도 물가가 2∼3%대를 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현실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총주주나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인지 법률안만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상법개정안은) 이사를 민형사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해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고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들은 상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주주들은 이사회가 내린 결정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낼 수 있게 돼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진다며 상법 개정안에 반대해왔다. 한 권한대행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상법 개정안의 입법 목적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면서 상법 대신 국내 상장사에만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제 8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한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재의 요구에 대해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상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처방이 기업의 합병·분할 과정에서 일반 주주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고,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제계도 논의에 참여해 건설적인 제안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78·사진)이 53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 회장이 1일 오전 경북 구미 공장에서 퇴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도레이첨단소재의 전신인 제일합섬에 입사했다. 1999년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에 오른 이 회장은 당시 적자 기업이던 도레이첨단소재를 이듬해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켰다. 2013년에는 회장 자리에 오르며 50년 넘게 경영 일선에서 활약했다. 이 회장은 도레이첨단소재 창립 당시 필름과 섬유 중심의 사업 구조였던 회사를 탄소섬유복합재료, 폴리에스터 필름 및 메타 아라미드 섬유 등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 회장에 이은 차기 회장은 일본인 경영진인 규노 모토히사 현 부회장이 맡는다. 이 회장은 퇴임 후에도 도레이첨단소재 상담역으로 남아 지원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맡고 있는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이사장직도 유지한다. 이 회장은 퇴임 인사장을 통해 “산업 기술의 역사적 변화를 화학공학도로 체험한 것과 경제 발전을 위하여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땀 흘렸던 시간이 인생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아 더욱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포기하기 어려운 큰 시장이 된 만큼 높아진 관세 장벽을 현지 투자로 돌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31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에 투자와 구매를 하겠다고 발표한 금액만 약 540억 달러(약 80조 원)에 달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4년간 2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지난달 21일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327억 달러 상당의 보잉 및 GE에어로스페이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SPC그룹도 2월 미국 텍사스주에 1억6000만 달러를 들여 제빵공장을 건설하는 건을 지방정부에서 승인받았다.투자가 이미 집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예정된 사업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 이상을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LS전선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조만간 착공하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역시 미국 오하이오주, 조지아주, 인디애나주 등지에서 공장 건설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테네시주에 있던 공장 주변 부지를 정비하고 현지에서 냉장고나 오븐 생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에 20개의 공장이 있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사우스다코타주에 7000억 원을 들여 아시아 식품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미국에 투자를 결심한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장벽’ 소나기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라는 기대감도 나온다.다만 일부 기업들은 아직 신중한 분위기다. 아직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우에는 당장 미국 투자 여력이 없는 곳도 많다.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전체 자동차 판매량 4대 중 1대가 미국에서 팔릴 정도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선제 투자에 나선 것”이라며 “이미 한국 업체들이 투자한 배터리나 반도체는 공장 관련 보조금 지급이 뒤집힐 수 있다고 우려해 다소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가 관세 발표와 유예를 반복하는데 이게 다 정리된 이후 한국 기업들이 투자 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일단 추이만 지켜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한국 경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대미 투자를 크게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리쇼어링(생산시설 본국 회귀) 등 달라진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관계 당국과 산업연구원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제품 배송, 판매 등 파생되는 일자리 포함)는 80여만 개에 이른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전체 인구(2023년 80만9000명)와 맞먹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 덕분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한국은 또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세계 최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3년 215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2010년대만 해도 10위권이던 것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FDI) 통계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1위 투자 대상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미국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체는 2432곳(한국무역협회 2024년 분석)에 이른다.경제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무관하게 이제 한미 경제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중저가 상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니어쇼어링(멕시코 등 인접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면,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현지 경제에도 기여하는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윤성용 미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인구가 3억 명이 넘고 소득 수준도 워낙 높아 한국 기업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제2의 내수시장’이 됐다”고 말했다.금성 첫 공장후 40년, 美투자 1000배로 “수출 넘어 제2 내수시장”〈1〉 일자리-시장 넓힌 윈윈 투자韓기업, 美 50개 주 중 47곳 진출… 제네시스 3대 중 1대가 美서 팔려현대차 정의선 “‘뿌리’ 내리러 왔다”… 조선-에너지 등 진출도 가속화 전망“R&D-생산 핵심은 한국에 둬야”“우리는 공장을 짓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정 회장의 말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8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투자해 메타플랜트를 건립했다. 직접 찾아간 서울 여의도 4배 크기(1176만 ㎡)의 이 공장은 ‘가장 진보된 공장’이란 평가처럼, 한국과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었다. 현대차 측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뒤 20년 동안 대미 수출과 국내 생산, 고용이 모두 늘었다”고 전했다. 이번 준공식이 ‘코러스(KORUS·KOREA+US)노믹스 2.0’ 시대의 막을 여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0년 만에 1000배 늘어난 美 투자1982년 10월. 금성사(현 LG전자)는 당시 550만 달러(약 80억 원)를 들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간 생산 12만 대 규모의 컬러TV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한국 업체가 미국에 처음 단독 투자한 ‘1호 공장’이다.40여 년이 지난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432개 업체(2024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가 기업정보업체인 D&B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기업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이 오히려 극소수란 뜻이다.한국 업체들은 40년 동안 공격적으로 미국 투자를 늘렸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기업들의 미국 대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20억8438만 달러로 2014년 투자액(59억8599만 달러)의 3.7배로 늘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5.4배, 30년 전의 42.7배, 40년 전의 1096.3배로 증가했다. 미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것이다.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가장 많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2432개 업체 중 26.8%가 제조업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반도체와 가전을,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자동차를, LG전자는 테네시주에서 가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미국 진출 속도가 가파르다. 2021∼2024년에는 금융이나 부동산 등 서비스업의 미국 신규 진출이 42.9%로 가장 많았다.한국 기업들이 만드는 현지 일자리도 급증했다. 1982년 금성사가 헌츠빌에 공장을 준공할 때는 5년 안에 3000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수출입은행은 2023년 기준 한국 기업들의 북미 지역 고용이 총 11만3387명(한국인 포함)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2의 내수 시장’ 된 미국‘코러스노믹스 2.0’ 시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단순히 미국에만 유리한 건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고급형·대형 제품이 많이 팔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것 또한 한국 업체들이 최근 미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3대 가운데 한 대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고급 주방 가전 브랜드 ‘SKS’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한다.미국엔 한국 기업들의 ‘큰손 고객사’도 많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고객사인 퀄컴, 구글, IBM 등이 모두 미국 회사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을 겨냥해 북미 지역에 공장을 늘리고 있다. 고객의 피드백을 곧바로 반영할 수 있고, 납품 대상과 가까운 덕에 물류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조선, 소형모듈원전(SMR),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해 국내 산업이 공동화(空洞化)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 세계 생산기지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더 팩토리’를 한국에 만드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 세계 생산기지에서 생산될 상품에 대한 핵심 기술 연구나 시험 생산,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한국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핵심 업무를 맡기 때문에 청년 세대가 선호하는 고임금 일자리가 많이 배출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신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에 핵심 연구개발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코러스(KORUS)노믹스 2.0코러스는 한국(KOREA)과 미국(US),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말. 한미 경제 협력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코러스노믹스 1.0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교역에 치중하는 단계였다면, 코러스노믹스 2.0 시대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사업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드는 유기적인 경제 관계로 도약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클라크스빌=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엘라벨=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 이를 통해 한화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에게 경영권 3세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화 3세 승계 완료 “한화에어로 유증 오해 해소”한화는 31일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 부회장, 김 사장, 김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밝혔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 됐다. 한화에너지는 삼 형제가 지분 100%(김 부회장 50%, 김 사장·부사장 각각 25%)를 갖고 있다. 결국 삼 형제가 ㈜한화 직접 지분(20.51%)과 한화에너지 지분(22.16%)을 통해 지주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로 승계가 완료된 셈이다. 한화는 “김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삼 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을 대거 보유한 만큼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3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달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주식 1조3000억 원어치를 매입한 것에 대해 “한화에너지에 대규모 자금 유치를 도운 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 직후인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의결하고 ㈜한화가 여기에 100% 참여한 것을 두고도 ‘경영 승계 포석’이란 의심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이 3700억 원에 불과한 ㈜한화가 유증 참여를 위해 9800억 원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회사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번 김 회장의 지분 증여 발표로 그동안 그룹을 둘러싼 승계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삼 형제의 ㈜한화 지분만으로 김 회장의 지분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승계를 위해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합병할 필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날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 참여 결정에 대해서도 “대주주로서 과감한 투자를 위해 책임을 다한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조6000억 원을 포함해 총 11조 원의 장기 투자로 미래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승계에도 불구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습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과 주주들의 피해를 되돌리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가는 증여세에 영향을 미치니 낮아진 주가로 증여세를 절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니 ‘자본시장을 현금인출기로 여긴다’는 주주들의 비판에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여세만 2218억 원 “정도경영 원칙, 성실 납부” 이번 지분 증여로 김 부회장 등 삼 형제가 내야 할 증여세는 총 2218억 원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한화는 밝혔다. 앞서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삼 형제는 1216억 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 원을 상속세로 냈다. 한화에 따르면 과세 기준 가격은 이날 공시 이후 한 달 뒤인 4월 30일 기준 전후 각각 2개월 주가의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상장회사 내부자 주식 거래 사전 공시제도에 따른 것이다. ㈜한화 주가는 앞서 2월 10일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크게 올라 3월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3년간 ㈜한화 주가는 2만∼3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4만950원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SDI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사진)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최근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 모듈 출하식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46파이 배터리 양산 공급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삼성SDI는 이미 확보한 해외 고객사 외에 공급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내부 저항을 90%가량 낮추고 출력을 높였다. 이에 따라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됐다. 삼성SDI는 2023년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6년으로 잡은 바 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6파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46파이 배터리 시장은 올해 155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650GWh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주선 삼성SDI 사장(사진)이 1억9150만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최 사장은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전날 자사주 1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매입가는 주당 19만1500원으로 총 매입 금액은 1억9150만 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당일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중장기 성장을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함께 멀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공존과 상생의 키워드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미래 세대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기업만이 100년을 넘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강화하고 사회 공헌, 문화예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은 ESG 활동 강화를 위해 2021년 한화그룹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한화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와 한화자산운용, 한화에너지 등 비상장사 두 곳도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계열사 ESG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 혹은 전원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게 해 독립성을 보장한다. 각 사 ESG위원회는 환경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과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의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 및 심의한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전반의 주요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한화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한화 넷 제로 2040’을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강화하고 에너지 관리 효율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한국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로 ‘K-RE100’을 선언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에너지 전환 캠페인이다. 한화솔루션은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배구조의 공정성, 투명성, 독립성을 확보해 균형 있는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했다. 한화그룹은 사회적 약자와 미래 세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도 꾸준하게 해왔다. 2000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달력을 처음 제작해 지난해까지 누적 96만 부를 배포했다.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통해 지난해 경북 울진군 나곡리에 약 8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2011년부터 조성한 ‘한화 태양의 숲’ 11곳의 총면적은 약 145㎡(제곱미터)다.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서울시의 대표적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GS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웃사랑 성금 4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GS그룹은 2005년부터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탁한 성금을 모두 합하면 총 760억 원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GS그룹 계열사들도 임직원 자원봉사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 중이다. GS칼텍스는 한국에너지재단의 ‘에너지효율개선 민관공동사업’에 민간기업 최초로 참여해 100억 원을 후원했다. 이를 통해 1870가구를 지원해왔고 올해도 1900가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GS건설은 2009년부터 남촌재단과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16년 동안 누적 2만 가구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GS리테일은 GS25, GS더프레시, GS샵 등 전국 각지 사업장을 중심으로 재해·재난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1만800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망 역할을 적극 수행하며 지난해에만 5만 개 이상의 물품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지원 단체를 통해 약 20억 원 이상의 물품도 기부 중이다. GS그룹 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은 판매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희망의 크리스마스트리’ 행사를 22년째 열고 있다. 서울시의 ‘호텔 교체후원물품 활용 저소득층 지원사업’에도 10년째 동참하고 있다. 취약계층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가정에 호텔 리모델링으로 교체되는 물품을 기부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GS EPS는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FC서울 축구 경기 초청 행사 등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GS E&R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금 및 교육기자재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역량과 전문성을 활용해 소외받는 이웃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적 나눔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와의 상생’ 및 ‘환경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생산기지인 울산CLX는 올해 협력사 73곳에 총 40억6000만 원의 상생기금을 전달했다. 이 기금은 구성원이 급여의 1%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기부하는 ‘1% 행복나눔기금’을 통해 마련됐다. 1% 행복나눔기금의 누적 기부금은 8년간 총 260억 원이며 협력사 구성원 약 4만8000명의 복지 향상에 사용됐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 구성원들에게 상생기금을 전달하며 정부와 협력사가 조성한 공동근로복지기금에서도 추가로 6억9000만 원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 상생기금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됐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 내 협력사 구성원을 위한 복지시설 ‘상생복지관’도 열었다. 협력사 근로자들은 상생복지관 1층의 샤워시설, 2층의 휴게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환경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에그(SK이노베이션+그린)’ 5기를 모집한다. 올해는 탄소 저감, 환경오염 저감, ESG 생태계 확산 등 3개 분야에서 11개 스타트업을 선발할 계획이다. 에그 프로그램은 창업진흥원과의 협력을 통해 스타트업에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SK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사업 노하우도 제공한다. 지금까지 총 78개의 환경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했고 이들 대다수가 SK 계열사와 협업 중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레이첨단소재는 비상장사임에도 매년 자발적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2018년 공익법인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화학 및 재료 분야 기술 진보에 기여한 과학자를 선정하고 ‘한국도레이 과학기술상’을 수여한다. 상금은 1억 원이다. 신인 과학자에게 최대 3년간 1억5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한국도레이 펠로십’도 운영 중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사업장이 있는 강서구와 구미시에서 임직원이 참여하는 플로깅(걸으면서 쓰레기를 치우는 운동) 행사도 개최했다. 사업장 인근 하천을 정화하는 ‘1사 1하천 가꾸기’ 활동도 매년 실시 중이다. 또한 농촌과의 상생을 위한 ‘1사 1촌’ 자매결연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사내 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장병 복지 증진에도 기여 중이다. 또한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1000만 원 상당의 성금을 마련해 구미 지역 소외계층에 기부하고 있다.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도 나서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업무용 노트북 500여 대를 기증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핸즈온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과 자녀가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놀이책, 점자벽보, 점자큐브 등 교육 교구를 직접 제작해 기부하고 있다. 소아암 환아를 위해 헌혈증 총 1300장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앞으로도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소외된 이웃과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제계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했다. 경제 8단체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 모여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 8단체는 “기업의 혁신성장을 저해하고 위헌성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상법 개정안은 재고돼야 한다”며 최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날 성명에 동참한 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8곳이다. 경제 8단체는 이어 상법 개정안이 이사와 회사 사이 위임 관계에 기반한 회사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 한정하고 있어 상법 개정안이 세계 표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공동성명은 개정안에 담긴 ‘총 주주 이익’이라는 표현이 헌법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기본법인 상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에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의무를 부과한 것 또한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경제계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넓히면 소송 위험을 피하기 위해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보수적 경영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LG 인공지능(AI)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추론 AI ‘엑사원 딥’을 공개했다. LG AI연구원은 17∼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 참가해 엑사원 딥을 소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첫 자체 추론 AI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의 지향점을 ‘에이전틱 AI’로 제시했다.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가 궁극적인 에이전틱 AI의 모습이다. 에이전틱 AI를 구현하려면 자체 추론 AI 개발이 필수다. 현재 미국 오픈AI와 구글, 중국 딥시크와 알리바바 등 소수 기업만 자체 추론 AI를 개발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은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첫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을 공개하며 ‘오픈소스’ 방식을 택했다.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 페이스’에 접속해 엑사원 딥을 다운받아 사용해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소스코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이다. 오픈소스 방식을 택하면 누구나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뛰어난 AI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충격을 안긴 딥시크도 오픈소스 방식을 택했다. 반대로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방식은 ‘폐쇄형’이라고 부른다. 오픈AI의 챗GPT가 대표적인 폐쇄형 AI다.● 딥시크보다 경량화하고도 비슷한 성능LG AI연구원이 공개한 ‘엑사원 딥 32B’는 매개변수가 320억 개로 딥시크 R1(매개변수 6710억 개)의 5% 정도다. 하지만 AI가 발휘하는 성능은 비슷한 것으로 측정됐다. 매개변수는 뇌에서 뉴런을 이어주는 정보 전달망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많을수록 AI 성능이 좋아질 수 있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AI의 경제성, 실용성이 떨어져 적정량으로 우수한 성능을 내는 게 관건이다.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엑사원 딥 32B는 수학, 과학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하다. 엑사원 딥 32B는 수학 문제 해결 능력 평가 지표인 ‘MATH-500’에서 95.7점을 받았다. 과학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GPQA 다이아몬드 테스트’에서도 66.1점을 받아 매개변수 규모가 유사한 추론 AI 모델들을 앞섰다. 한국 기업이 개발한 AI인 만큼 한국어에 특화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엑사원 딥 32B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에서 94.5점으로 구글, 딥시크, 알리바바의 추론 AI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서도 모두 1등급 기준에 들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 32B와 함께 개발한 경량 모델 ‘엑사원 딥 7.8B’, 온디바이스 모델 ‘엑사원 딥 2.4B’도 공개했다. 7.8B 모델은 매개변수를 32B 모델의 24% 정도로 줄였지만, 성능은 95%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온디바이스 모델은 외부 서버와 연결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보안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로봇 등 여러 산업에서 온디바이스 모델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해 경영진의 철저한 반성과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주문했다. 신상필벌 원칙에 따른 수시 인사도 예고했다. 삼성 내부에선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준하는 비상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영상 메시지 형식으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고 주요 내용이 성우 내레이션과 자막 등의 형태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1999년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기업들 중 24곳이 이미 사라졌다. 이대로 가면 우리도 잊혀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경영진부터 철저하게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 쇄신을 위해 수시 인사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라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핵심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기술 한계에 부딪힌 데 이어 최근 TV, 가전,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평시에 이뤄지던 임원 교육과는 성격이 다른 느낌이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선대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때만큼 엄중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폭인 5.3% 올라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독한 삼성인’ 주문한 이재용 “메모리 자만에 AI시대 대처 못해”[이재용 “삼성 사즉생”]全계열사 임원 2000명 대상 교육… 과거 건배사 ‘독한 삼성인’ 명패 수여파운드리 기술력-가전 품질 문제… 사업부 하나하나 짚어가며 질책임원 수시 인사-삼성다움 회복 강조… 참석자 “나르시시즘 빠진 것 반성”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주요 사업부를 하나하나씩 짚어 가며 질책했다.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 위기론’을 이제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면 위로 떠올려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천명한 것이다.● 반도체 가전 등 일일이 질타한 이재용이날 삼성 임원 대상 교육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TV·스마트폰·가전 등을 포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 삼성전자의 각 주요 사업부를 직접 언급하며 질책했다. 이 회장이 사장단이 아닌 전체 임원들에게 사업부별 위기를 직접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서 이 회장은 “전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조직 혁신 필요성을 환기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자세와 역할에 대해서도 주문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적어도 1년에 절반 이상 고객과 시장을 찾아가라”며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철저히 파헤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사 원칙과 관련해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과거 회식 건배사였던 ‘독한 삼성인’ 수료패로교육 참석자들에 따르면 영상은 교육 시작 서두에 3분 남짓한 길이로 상영됐다.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도 강조됐다. 이재용 회장의 해외 사업장 방문 등 경영 현장 장면도 스틸컷으로 등장했다. 영상 상영 이후에는 리더십 교육과 외부 강연, 세미나 등이 이어졌다. 이광형 KAIST 총장,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학과 교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삼성의 위기에 대한 진단이 날카롭게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기존의 사업 방식이 ‘준비―조준―발사’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조준 시간조차 많이 뺏기면 안 된다. 준비가 되면 바로 발사하는 식으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내부 교육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지금의 삼성은 나르시시즘에 빠진 것 같다는 외부 전문가 지적이 있었다. 전반적인 질적 향상 없이 ‘남보다 나으면 된다’는 안일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을 마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한 참석자는 “수료패에 새겨진 문구는 과거부터 삼성 임직원들이 사업장이나 회식 자리 등에서 자랑스럽게 나누던 정신”이라며 “당장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전 사업 분야 점유율 하락… 위기 돌파 고삐 죈다삼성 내부에서는 임직원들이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를 ‘제2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준할 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처한 위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앞서 11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42.2%에서 지난해 41.5%로 하락했다.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TV는 30.1%에서 28.3%로 하락했다. 최근 반도체 시장 승부처가 된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경쟁사에 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HBM3E 8단 설계 변경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하반기(7∼12월) HBM4 제품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윤호 경영진단실장(사장)을 배치하는 등 그룹 전반에 대한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 개편에서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으로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사업팀으로 상설화하는 등 위기 돌파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삼성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삼성인이 그동안 지켜왔던 돌파력을 되찾는 데 다시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7∼21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HVAC) 전시회 ‘ISH 2025’에 참가한다. 두 회사는 유럽 맞춤형 HVAC 제품군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슬림핏 클라이밋허브’, ‘EHS 모노 R290’ 등 히트펌프 에코 히팅 시스템(EHS) 제품과 비스포크 인공지능(AI) 무풍콤보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인다. 슬림핏 클라이밋허브는 200L 전용 물탱크가 탑재된 가정용 히트펌프 EHS다. 터치스크린 기반 AI 홈을 탑재했고 600mm 깊이의 슬림핏 디자인으로 주변 빌트인 가구와 잘 어울린다. 자연냉매 R290을 적용한 히트펌프 EHS 제품인 EHS 모노 R290은 최대 75도의 고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에어컨은 불필요한 냉기를 방출하지 않도록 습도에 따라 열교환기를 필요한 만큼만 냉각하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 전시장에는 스마트싱스를 통한 연결 편리성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됐다. 상업용 공간을 위한 냉난방 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기업 간 거래(B2B) 전용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프로’, 빌딩 통합 솔루션인 ‘b.IoT 라이트’도 살펴볼 수 있다. LG전자 또한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등 유럽 맞춤형 HVAC 솔루션을 선보인다. 대표적인 주거용 히트펌프 ‘써마브이’는 외부 공기에서 열에너지를 얻어 냉난방에 활용한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기존 보일러에 비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은 유럽 단독주택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에 불과한 자연냉매(R290)를 적용했다. LG전자는 다세대 주택 맞춤형 고효율 히트펌프 ‘써마브이 모노블럭 G’도 함께 전시하며 주거 형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LG전자는 상업용 HVAC로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 멀티브이 아이 등을 소개한다. R32 냉매는 GWP가 기존 냉매의 30% 수준이다. 멀티브이 아이는 고성능 AI 엔진을 탑재해 사람이 없을 때 스스로 냉방 세기를 조절하며 전기료를 절약해 준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