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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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유영 부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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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뉴스룸/김유영]동반성장 잔혹사

    우리 동네 얘기다. 동네빵집인 A빵집은 단팥빵과 곰보빵, 크림빵을 2개당 1000원에 팔았다. 바로 맞은편에 대기업 계열의 빵집 체인이 있었지만, A빵집은 잘 버텼다. 대기업 계열의 빵집이 종류는 다양했지만 비쌌다. A빵집은 익숙한 맛의 빵 몇 가지만 싸게 팔아 단골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상황은 달라졌다. 중소형 빵집 체인인 B빵집이 들어선 뒤부터다. B빵집은 A빵집과 비슷한 빵을 같은 가격에 팔았다. 더욱이 인테리어까지 깔끔해 A빵집 단골들은 B빵집으로 갈아탔다. 매출이 급감한 A빵집은 결국 문을 닫았다. 이는 제과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어 매출액 200억 원, 종업원 수 200명이 넘는 대기업 계열의 빵집은 쉽게 출점(出店)을 못하지만 이 규제를 받지 않는 중소형 빵집 체인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중기 적합업종 규제가 생겼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동네빵집이 폐업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담당하는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예견했을까. 2010년 동반위 출범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물론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명분 자체는 좋았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하는 품목이 기껏해야 10∼20개로 생각했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200여 개나 됐어요. 2011년 5월에 공청회를 열고, 같은 해 8월까지 중기 적합업종에 지정할 업종을 확정했어야 했죠. 직원 수는 터무니없이 적은데 3개월 안에 일을 끝내려니….” 당시 동반위는 부랴부랴 중소기업연구원에 200여 개에 이르는 산업별 보고서 용역을 발주했다. 보고서는 물론 나왔다. 하지만 보고서만으로는 중기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었다. 과거 통계들을 붙여 놓은 자료가 태반이었다. 전문성이 부족한 동반위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 직원들은 벼락치기 식으로 ‘열공’했지만, 3개월 안에 제대로 된 결론을 내기란 만무했다. 그는 “현장에서 해당 업종에 대해 충분히 실사를 하고 정확한 자료와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판단해야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조합의 대표성도 문제였다. 같은 산업인데도 여러 개의 조합이 존재하고, 입장도 달랐다. 조합들은 일제히 “우리보다 더 큰 곳은 사업을 못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나왔다. “중소기업 단체가 기자간담회라도 열어서 ○○○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다 망하게 생겼다고 말하면 무시할 수 없었지요. 여론에 떠밀려 우후죽순으로 품목을 선정한 측면도 없진 않아요.” 결국 동반위는 2011년 9월부터 현재까지 100개 품목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3년인 만큼 당장 다음 달부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중기 적합업종 재(再)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달 1일 취임한 안충영 제3대 동반성장위원장은 “한쪽이 득을 보면 반대편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제로섬(zero sum) 게임 식으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A빵집이 왜 동반성장을 하지 못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는지 재지정을 앞둔 지금이라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유영 소비자경제부 기자 abc@donga.com}

    •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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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쫓아낸 막걸리 시장, 中企 동반몰락”

    1932년부터 경기 포천시에서 3대째 ‘포천일동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상신주가’. 전국 막걸리의 대표 브랜드라고 해도 손색없는 양조장이지만 생산 라인은 멈춰 서 있다. 막걸리 붐이 절정이던 2011년만 해도 전 직원이 ‘주 6일 근무’를 해야 했을 정도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만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김남채 상신주가 대표(사진)는 “올해 들어 월 매출이 3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급감했다. 전국 막걸리 공장 800여 곳 중 상위 10곳 정도를 제외하고는 고사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전했다. 중소 막걸리 업체들의 고전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지만 막걸리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빠져나간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2011년 9월에 처음 도입된 중기 적합업종제도가 거꾸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결합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막걸리 시장은 중기 적합업종제도가 ‘동반성장’이 아니라 ‘동반자살’로 이끈 대표적 사례다. ○ 판 자체가 작아진 막걸리 시장 5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막걸리 출고량은 올해 1∼6월은 18만9430kL에 그쳤다. 2008년 14만167kL였지만 막걸리가 몸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고 일본에서도 수요가 늘면서 2010년에는 38만5740kL로 늘어났다. 2년 만에 3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당시 국내 판매가 늘고 수출 전망도 밝아지자 롯데주류 샘표 농심 등 대기업들도 막걸리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풍부한 자금력과 다양한 판매망 등을 갖췄지만 ‘막걸리 초보’인 대기업은 오랜 막걸리 제조 노하우를 갖춘 중소 업체에 합작하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상신주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초로 유명한 식품 대기업인 ‘대상’이 먼저 접촉해왔다. 홍초와 막걸리를 섞은 ‘하트주’라는 폭탄주가 등장한 게 계기였다. 대상은 홍초를 활용한 음료를 확산시키고 상신주가는 대기업의 마케팅 역량을 활용하는 게 절실했다. 양측은 ‘홍초막걸리’로 공동 상표 등록을 하고 대상이 상신주가의 경영권은 보장하되 회사 지분을 일부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곧바로 중소 막걸리 회사들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기치로 내건 이명박 정부였지만 촛불시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지자 정치적 인기를 위해 ‘친서민’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으로 돌아섰다. 2010년 12월 대통령직속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했고 2011년 9월 막걸리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대상은 상신주가에서 손을 뗐고 막걸리 사업을 검토하던 대기업들도 일제히 막걸리 사업을 최소화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상생을 외치던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끼리 경쟁하면 동반자살” 롯데주류는 종합주류기업을 기치로 내걸고 소주에 이어 맥주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막걸리는 예외로 했다. 오리온은 ‘참살이탁주’를 인수하고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지분을 팔아치웠다. 실제 막걸리 출고량은 막걸리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1년(44만3778kL) 이후 매년 줄고 있다. 김남채 상신주가 대표는 “막걸리가 한창 잘나갈 때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같이 투자해서 품질을 높이고 시장을 함께 개척했다면 시장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기 적합업종 지정으로 막걸리 시장은 동반성장이 아니라 동반자살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에 진입하지 않아 영세 업체들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가평잣막걸리’를 생산하는 우리술 박성기 대표는 “막걸리는 지역별로 다양한 술을 내놓는 게 관건”이라며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을 주도하면 할인 공세 등으로 영세 업체 위주인 시장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의 중기 적합업종 지정 기간은 다음 달까지로 동반위는 다음 달 막걸리를 중기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할지를 결정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기 적합업종 지정, 대·중소기업 동반 상생,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같은 정책은 도입 단계에서부터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앞선 경우”라며 “이런 경우에도 소비자가 받는 혜택과 피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또 다른 중소기업, 농가 입장도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통령직속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기업의 진출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업종. 2011년 9월부터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각각 85개, 15개 등 총 100개 품목이 지정됐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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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보양식 삼계탕, 미국 식탁에 오른다

    한국의 전통 보양식인 삼계탕이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 초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이 미국에 삼계탕을 선적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계탕 수출을 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마니커도 다음 달 중순 수출을 시작한다. 이번 수출은 2004년 한국이 미 정부에 삼계탕 수출 허용을 요청한 지 10년 만에 이뤄졌다. 한국은 삼계탕 수출을 위해 미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으로부터 2008년 삼계탕 가공공장 등에 대한 실사를 받았지만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각종 위생 요건을 보완해 2010년 다시 실사를 받고 검역 협의를 한 끝에 올해 5월 미국 정부로부터 ‘열처리 가금육 제품 수입 허용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오순민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장은 “가공식품이기는 하지만 한국 축산물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의 까다로운 비(非)관세 장벽을 뚫은 만큼 다른 국가에 삼계탕을 수출하는 데에도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출은 삼계탕 위생관리 요건이 미국의 가금육 위생 관리 요건과 동등하다고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하림의 첫 선적 물량은 40t으로 미국의 대형 한인유통업체인 H마트 등에서 판매된다. 농식품부는 현재 중국, 유럽연합(EU)과도 삼계탕 수출을 위한 검역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한국의 삼계탕 수출량은 지난해 1894t(937만 달러)으로 일본으로의 수출(1179t)이 가장 많았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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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코리아 맥주에 캬∼

    최근 이라크에서 ‘맥주 한류’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이라크는 한국 맥주를 3356t(243만 달러·약 25억 원)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17t·108만 달러)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맥주를 수입하는 국가 순위에서 10위권을 맴돌던 이라크는 올해 상반기 일본(2734t)과 대만(2331t)을 제치고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라크는 이슬람 국가로 ‘금주의 땅’으로 불리지만 음주에 비교적 관대한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을 중심으로 순하고 부드러운 한국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현지 맥주는 대부분 알코올도수가 8도 이상인 ‘독한 맥주’인 데 반해 이라크에 수출되는 한국의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대부분 4.5도로 순한 편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한국 맥주 수출액은 3493만 달러(5만3451t)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3253t·3344만 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홍콩(2만7540t·1613만 달러)과 중국(8900t·619만 달러) 순으로 많았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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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서 원화로 신용카드 결제하면 ‘수수료 바가지’

    국내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때 서명을 하기 전에 원화로 결제되었는지 영수증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했다가 최대 10.8%의 수수료가 붙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8일 원화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거래명세표 34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를 발행한 국가의 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것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 가맹점에서 어떤 통화로 결제할 것인지 물을 때도 있지만 상당수 가맹점은 묻지도 않고 원화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서명 전에 영수증에 원화를 나타내는 ‘KRW’가 찍혀있는지 꼭 살펴야 한다. 구매금액이 ‘KRW’로 나와 있으면 현지 화폐로 재결제를 요청해야 한다. 소비자원에 원화 결제로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소비자 대부분(74.0%)은 해외 현지 가맹점에서 ‘원화 결제를 한다’는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해외 직구를 할 때도 원화 결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결제 통화를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찾아 ‘미국 달러’로 바꿔 결제하면 수수료 부담을 피할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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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철 구제역-AI 동시 발생 방역비상

    여행객이 많은 여름 휴가철과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을 앞두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동시에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가 사람과 차량에 묻어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이동이 많은 8, 9월에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구제역 의심신고를 한 경북 고령군 운수면 농장의 돼지에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24일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 경북 의성군의 돼지 농장에 이어 4일 만에 두 번째 구제역이 확인됐다. 특히 고령의 농장은 5∼6월 돼지 800여 마리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부실 접종’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농장에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돼지 550마리를 도살 처분했다. 농식품부는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일부 돼지 농가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안심하기 어렵다”며 추가 확산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또 27일에는 전남 함평군의 한 오리 농가가 AI 확진 판정을 받아 약 한 달 만에 AI가 다시 발생했다. 당초 AI 종료 선언을 하려 했던 방역당국은 구제역에 AI까지 겹치자 당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겨울에 집중 발생했던 AI와 구제역이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여름에 발생한 것을 두고 가축 질병들이 연중 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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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구제역…추석 앞 돼지가격 비상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는 23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돼지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확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지 2개월 만에 지위를 잃게 됐다. 경북도는 해당 농장의 돼지 1500여 마리 중 600여 마리를 도살처분했으며 농식품부는 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은 기존에도 한국에서 발생했던 ‘O형’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은 O형 백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제역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4월 21일 경북 영천에서 구제역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 3년 3개월 만이다. 청정국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돼지고기 수출을 늘리려던 정부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으며 추석을 앞두고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이 우려되고 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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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쌀 수입 급증땐 특별긴급관세”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쌀 시장을 개방(관세화)하기로 공식 선언했다. 대신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쌀에 고율(高率)의 관세를 부과하고, 외국 쌀 수입 물량이 과도하거나 수입가가 크게 떨어지면 특별긴급관세(스페셜 세이프가드)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가 불가피하지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20년간 개방을 미뤄오던 국내 쌀 시장은 내년부터 관세화를 통해 개방된다. 정부는 모든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고율의 관세를 유지하고, 쌀 농가 지원을 위해 ‘쌀 산업 발전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 기자}

    • 20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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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쌀 관세율 400% 안팎 예상

    “쌀 관세화(시장 개방)를 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 이것이 한국 농업의 발전을 위한 길이다.”(17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국은 내년부터 관세화를 통해 쌀 시장을 개방할지, 아니면 관세화 유예를 추가 연장하고 의무수입량을 늘릴지를 올해 9월까지 결정해야 한다. 정부는 개방을 더 미루면 의무수입량 급증 등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판단해 전자(前者)를 택했다. 하지만 일부 농민단체와 야권이 쌀 시장 개방에 즉각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상품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지만 쌀 시장 개방은 10년간(1995∼2004년) 유예 받았다. 한국 정부는 2004년에도 쌀 시장 개방에 대한 반대 여론에 밀려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상 끝에 10년간 관세화를 추가 유예 받았다. 하지만 낮은 관세(저율할당관세·TRQ·현재 5%)가 적용되는 쌀 의무수입량은 해마다 늘어 올해에는 국내 쌀 소비량의 약 8%에 해당하는 40만9000t에 이르렀다. 한국이 이번에도 관세화를 추가로 유예하면 쌀 의무수입량을 최소 현재의 2배인 81만8000t으로 늘려야 한다. 한국과 함께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던 필리핀은 2017년 6월까지 관세화를 추가로 유예 받는 대가로 의무수입량을 2.3배(연 35만 t→80만5000t)로 늘려야 했다. 농식품부는 “1인당 쌀 소비가 사상 최저치이고 쌀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서 의무수입량이 늘어나는 건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무수입량을 초과하는 수입 쌀에 고율(高率)의 관세를 붙여 국내 시장을 보호할 계획이다. 다만 WTO와의 추후 협상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관세율은 9월에 확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개방 당시 국내산과 수입 쌀 가격을 비교해 관세율을 정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고려할 때 관세율이 400%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산 쌀 가격(2013년 말 기준)은 kg당 2189원으로 미국산(791원)과 중국산(1065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관세율 400%를 적용해 쌀을 수입하면 미국산 쌀과 중국산 쌀은 kg당 각각 3955원, 5325원으로 국내산 쌀보다 비싸진다. 국내산 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태에서 고율의 관세까지 붙이면 국내산 쌀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쌀 개방 시기가 한국보다 빨랐던 일본과 대만의 경우 고율 관세 덕에 의무수입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물량이 각각 연간 200t과 500t 미만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쌀 수입보험제도 도입 △전업농 육성을 통한 규모의 경제화 △국내산 쌀과 수입 쌀 혼합 판매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쌀 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향후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도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관세를 높게 유지할 방침이다. 정부 방침에 대해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쌀 생산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데도 정부가 일방적 논리를 앞세워 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쌀 시장 개방의 부당성을 정부에 밝혀 왔는데 시장 개방 방침을 기습 발표하는 것은 농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불통 행정의 극치”라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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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쌀시장 2015년 개방” 18일 공식 선언

    정부가 20년간 미뤄 왔던 쌀 관세화(시장 개방)를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공식 선언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 직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쌀 관세화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한국은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당시 모든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으나 쌀은 주식(主食)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관세화를 유예 받았다. 쌀 관세화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추가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등 2차례에 걸쳐 유예됐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의무수입량이 더이상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며 “쌀 관세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일부 농민단체는 쌀 관세화 소식에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쌀 시장 개방을 막아야 한다”며 17일 저녁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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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김유영]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A은행의 김모 과장(34)은 최근 남편과 함께 3주간 휴가를 다녀왔다. 이른바 ‘국토 대장정’의 여정이었다. 경남 통영의 다도해, 전북과 전남에 걸쳐 있는 지리산 둘레길, 전남 여수의 밤바다…. 여행 전 남편과 한 보따리 장을 봤고 여행지에서 맛집 순례도 다녔다. 휴가 기간 쓴 돈은 모두 200만 원가량. ‘아깝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꿀맛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기분이 산뜻해졌고 여행 중 생각도 많이 했다”며 “모두 나를 위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김 과장이 은행원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화끈한 휴가’는 꿈도 못 꿨다. ‘프랑스 사람들은 한 달이나 휴가를 간다’는 이야기는 ‘딴 세상’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자리를 오래 비우면 눈치가 보여 휴가 기간을 다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굳이 찍히기 싫었다. 하지만 회사가 휴가 소진 비율을 부서장의 인사 고과에 반영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부서장은 자신의 인사 고과를 위해서라도 부서원들의 휴가 소진을 독려할 수밖에 없었고, 김 과장을 비롯한 부원들은 모두 휴가를 다 쓰게 됐다. 안타깝게도 김 과장 같은 직장인은 아직 한국에 많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국민 12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45.3%나 됐다. 그나마 주어진 휴가조차 가지 못하는 사람이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응답자들은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 이유로 ‘여가 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65.7%), ‘여행비 부족’(18.9%), ‘건강상의 이유’(16.3%) 등을 꼽았다. 휴가가 주는 장점은 너무나도 많다. 휴식 없이 일에 내몰리면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생산성도 떨어진다. 미국 스트레스관리학회 창립자인 닐 샤 박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의 뇌는 정보의 20∼40%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드영’은 자사 직원들이 10시간씩 추가로 쉴 때마다, 연말 성과 평점이 8%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주 휴가를 가는 사람은 이직률도 낮았다. 휴가가 가져올 내수 진작 효과도 무시 못한다. 정부는 최근 여름휴가(3일 기준)를 통한 생산 유발 효과가 6조3658억 원, 고용 유발 효과가 4만9632명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소비 침체로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 유력시되는 요즘 같은 때에는 이런 효과가 절실하다. 이달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기업인들은 올 하반기(7∼12월)에는 ‘내수 부양이 시급하다’(35.0%)고 답했다. 정부는 전 부처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를 장려하기로 했고, 경제단체들도 ‘여름휴가 국내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휴가 자체가 개인에게 가져다주는 행복감일 것이다. 휴가를 장려하는 범(汎)국민적 캠페인을 계기로 휴가에 대한 철학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경기가 좋아져도 변함없이 말이다. 잘 놀아야 일도 잘한다. 그러하므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기왕이면 국내로. 김유영 소비자경제부 기자 abc@donga.com}

    •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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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초복인데… 양계농가 한숨

    18일 초복(初伏)을 앞두고 양계 농가의 한숨이 깊어졌다. 초복은 삼복(三伏)의 닭고기 매출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목으로 꼽히지만 최근 육계(肉鷄) 시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 닭고기 1kg의 산지 가격은 평균 124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1.9원)보다 40.4%나 떨어졌다. 육계 가격이 이렇게 하락한 데는 올해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양계농가들이 닭을 많이 키워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4∼6월) 육계 사육 두수는 1억359만3000마리로 1분기보다 33.0%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월드컵 경기가 대부분 새벽에 열린 데다 한국팀의 성적까지 부진하면서 치킨 소비가 크게 늘지 않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이후 2주 동안 치킨 매출은 월드컵 개막 전 2주 전보다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드컵 특수’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에는 치킨 소비가 급증하면서 육계 물량이 모자라 ‘육계 파동’까지 일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도 불구하고 닭 소비가 급감하지 않는 등 그럭저럭 잘 버텼지만 월드컵 이후 출하되지 못한 육계가 많아지면서 시세가 생산 원가에도 못 미쳐 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또 ‘복날에는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는 통념이 사라지고 전복 등 수산물이 인기를 누리는 추세도 육계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롯데마트가 최근 3년간 초복 일주일 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복의 매출액이 약 4배(303.4%)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초복에 전복과 장어, 낙지 등 ‘보양 수산물’이 인기를 끌면서 수산물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닭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17, 18일 이틀 동안 국내산 생닭 20만 마리를 마리당 1500원에 판매한다. 이는 기존 가격보다 40%가량 저렴한 수치다. 이마트는 22일까지 백숙용 생닭을 통째로 팔지 않고,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무게를 달아 판매한다. 1kg 가격이 3800원으로 기존 백숙용 생닭(4980원)보다 23.7% 저렴하다. 롯데슈퍼는 초복 행사를 예년보다 열흘 앞당겨 9일부터 시작했고, 오픈마켓인 11번가는 14일 무(無)항생제 영계 1000마리를 990원에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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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door]입은듯 안입은듯 쿨한 터틀넥-라운드티, 여름이 시원∼

    여름철 강한 햇볕 아래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금방 흘러내리는 땀으로 옷이 쉽게 젖는다. 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불쾌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활동성도 떨어진다. 글로벌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여름철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에는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시중에는 입은 듯 안 입은 듯 더위를 물리치는 ‘쿨한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고 조언한다. 노스페이스의 ‘남성용 쿨기어 터틀넥’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활동성을 높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흡습과 냉감,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을 갖춰 긴팔 터틀넥 셔츠인데도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목 부분은 무(無)시접 봉제가공을 해서 피부에 닿는 이물감을 최소화했다. 또 햇볕에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해 장시간의 야외활동 시에도 자외선과 직사광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준다. 색상은 화이트, 선 오렌지, 네이비, 라임, 실버그레이, 블랙 등 6가지로 가격은 5만 원. ‘여성용 쿨기어 숏 슬리브 라운드 티’는 흡습, 속건 기능이 우수한 나일론 스판 소재를 사용했다. 땀 배출이 많은 겨드랑이 부분에는 속건 기능이 좋은 메시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신체 라인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움직일 때 신체에 밀착되면서도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목 부분은 원단의 늘어짐과 변형을 최소화해서 내구성을 높였다. 색상은 블랙, 마젠타, 퍼플, 라이트옐로, 화이트로 가격은 5만5000원. 한편 여름철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는 통기성과 안정성을 갖춘 신발을 신는 것이 중요하다. 발은 쉽게 더위를 느끼는 신체 부위로 한여름에는 뜨거운 지열로 신발 속 열기와 땀이 불쾌지수를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의 아쿠아 슈즈인 ‘노스페이스 서퍼(SURFER)’는 운동화 모양으로 고탄력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을 높였다. 일체형으로 설계한 사출방식의 인젝션 몰디드 파일론(Injection Molded phylon) 공법을 써서 가볍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충격흡수 기능을 강화해 물놀이 이외에 가벼운 하이킹이나 등산을 할 때도 신을 수 있다. 신발의 앞·옆부분에는 물빠짐 기능을 더해 통기성을 높였다. 색상은 아쿠아시, 블루, 그레이 등 3가지로 가격은 9만5000원. 노스페이스의 아쿠아 슈즈인 ‘포쉬’(POSH)는 신발 한 짝(265mm 기준)의 무게가 170g에 불과해 활동하기 편하다. 또 신발의 발가락 부분에는 토 캡(Toe cap)을 덧대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발가락을 보호해준다. 착장감과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쓴 데다 배수 및 통기성이 탁월한 에어 메시 소재를 함께 사용해 쾌적감을 높였다. 아쿠아씨, 블루스톤, 블루, 라임, 오렌지 및 레드의 6가지 색상이 있다. 7만5000원.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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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kg 사과상자, 2015년부터 사라진다

    내년부터는 15kg짜리 사과상자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매시장의 사과 출하 규격을 줄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사과는 15kg 상자 단위로 유통돼 왔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5, 10kg 단위로 상자 규격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크기를 더 줄여 나갈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사과의 유통 규격을 바꾸는 것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과일 소비량이 줄어드는 데다 낱개 또는 소량 판매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15kg짜리 상자를 이용할 경우 재(再)포장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사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일부 농민이나 판매상들이 큰 상자의 위에는 상품(上品)을, 아래에는 중·하품을 섞어 넣는 경우(속칭 ‘속박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이미 소포장 중심으로 과일을 판매하고 있고, 감귤 포도 등은 2000년대 초반부터 소포장 경매를 활성화해서 농가 수입이 1.5∼2배로 올랐다”며 “사과도 소포장 경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도매시장 유통업자와 생산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과실 소포장 유통 협의회’를 구성하고 사과 소포장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햇사과가 출하되는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32개 공영 도매시장에서 15kg 상자를 병행 사용하되 5, 10kg 상자 사용을 권장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8월 1일부터는 도매시장에서 15kg 상자를 아예 유통하지 않도록 하고 사과 표준규격에서도 15kg 상자를 제외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배의 경우 내년에 시범적으로 포장 단위를 줄이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소포장화를 추진할 방침이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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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door]캐주얼 스타일 ‘배색 라운드티’ 부드러운 느낌에 자외선 차단까지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옷차림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잦은 비와 높은 습도로 다른 계절보다 2∼3배로 많은 땀을 흘리기 때문이다. 또 계곡에 놀러갔을 때 미끄러지거나 장마로 갑자기 물이 불어날 경우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행아 코오롱스포츠 디자인센터 상무는 “여름철에는 원색에 가까운 색상의 의류를 사기 쉽지만, 다른 색상과의 조화를 감안하면 베이지나 회색과 같은 색상의 의류를 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의 ‘배색 라운드티’는 가슴 부분의 절개선으로 포인트를 준 캐주얼 스타일의 셔츠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또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내구성이 좋은 면 혼방 소재로 편안함을 더했다. 6만2000원. ‘롤업 치노 팬츠’는 바지 밑단의 안쪽에 다른 색상을 썼다. 바지를 말아 입으면 색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이 바지 역시 자외선 차단 기능의 소재를 썼다. 또 가벼운 느낌의 면 나일론 스판 혼방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 은은한 광택감이 있어 멋스럽고 다양한 아웃도어 의류와 함께 입기에 좋다. 11만8000원. 코오롱스포츠의 ‘여성 9부 팬츠’는 생동감 있는 색상에 여름을 나타내는 문양을 써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가벼운 느낌의 폴리 100% 소재를 사용해 착장감이 좋다. 또 형태가 잘 틀어지지 않는 라이크라 기능성 소재를 써서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허리 부분은 몸매에 따라 곡선으로 제작해 한결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15만 원. 코오롱스포츠는 물놀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코오롱스포츠의 물놀이용 신발인 ‘아쿠아스킨’은 남녀 공용으로 아쿠아스킨이라는 이름 그대로 물놀이를 할 때 발에 딱 달라붙어 활동하기에 좋다. 전면에 발랄한 색상을 쓰고 화려한 문양을 넣어 경쾌한 느낌을 살렸다. 신발이 360도 모든 방향으로 늘어나서 움직임이 많은 야외 활동을 할 때에도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또 발뒤꿈치 부분은 다른 색상을 사용해 포인트를 줬고, 미끄럼 방지 기능을 더해 발을 보호해준다. 신발 바닥은 적당한 두께의 쿠션을 넣어 물놀이뿐 아니라 조깅할 때에도 신을 수 있다. 신발을 신는 입구에는 밴드를 덧대어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다. 남색과 노랑, 주황 등 3가지 색상이 있다. 4만5000원.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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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굶주림 해결한 ‘라면의 代父’

    1950년대 말의 어느 날 서울 남대문시장. 동방생명(현 삼성생명) 부사장이던 전중윤은 미군부대 음식찌꺼기로 만든 5원짜리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수십 명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일본 출장 때 맛본 라면이 떠올랐다. ‘배고픈 우리 국민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순간이었다. 그는 직접 식품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1961년 삼양식품을 창업했다. 이후 상공부를 설득해 어렵사리 설비투자비 5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곧바로 일본의 묘조(明星)식품을 찾아간 그는 “한국의 식량 사정이 어려워 라면을 보급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기술 전수를 부탁했다. 25일간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라면제조 공정을 익혔고 라면기계 2대도 도입하기로 했다. 부단한 노력 끝에 마침내 1963년 9월 15일 삼양라면이 탄생했다. 국내 최초로 라면을 만든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이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처음 생산된 삼양라면 한 개(100g)의 가격은 10원. 자장면 한 그릇이 20∼30원, 김치찌개가 30원 하던 시절이었다. 전 명예회장은 “애국하는 마음으로 일부러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고 회고하곤 했다. 하지만 쌀과 보리가 주식이던 당시 일반 소비자들은 라면을 낯설어했다. 전 명예회장은 1년 동안 공원 극장에서 무료 시식회를 열어 라면을 홍보했다. 이런 노력과 1965년 롯데공업(농심의 전신)이 라면사업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차차 라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라면은 곧 ‘제2의 쌀’이 됐다. 삼양은 생산 3년 만인 1966년 당시 충청남북도의 쌀 생산량과 맞먹는 양의 라면을 출고했다. 1969년부터는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에 수출을 시작했다. 전 명예회장의 ‘라면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쇠고기라면에 들어가는 수프에 ‘진짜 쇠고기’를 넣기 위해 1972년 강원 평창군의 1980만 m²(약 600만 평) 부지에 대관령 삼양목장을 조성해 소를 길렀다. 이후 한국야쿠르트(1983년)와 빙그레(1986년), 오뚜기(1987년)가 잇달아 라면사업을 시작해 시장이 급팽창했고, 1988년 삼양라면은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 됐다. 하지만 1989년 검찰이 삼양식품의 라면 제조에 쓰이는 쇠기름이 ‘공업용 우지(牛脂)’에서 추출된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점유율이 10%대로 곤두박질쳤다. 공장 기계가 멈춰서고 임직원 1000여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1997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누명을 벗었지만 삼양식품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를 맞았다. 결국 화의신청을 했으나 삼양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2005년 경영을 정상화했다. 전 명예회장은 장남인 전인장 현 삼양식품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때인 2010년까지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해 5월까지 매달 한두 차례씩 대관령 삼양목장을 찾아 목장을 체험형 테마파크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애정을 쏟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20호실,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에 열린다. 장지는 대관령 삼양목장 내 선영. 02-940-3000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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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일만 남은 쌀 개방… 농민 달래기가 관건

    우리나라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이후 20년간 미뤄온 쌀 시장 개방 문제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 정부는 11일 국회에서 ‘쌀 관세화 유예 종료 대응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쌀 시장 개방 여부에 대한 입장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공청회에서는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가로 쌀 의무수입량을 현재의 1.5∼2배(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추산)로 늘려야 할지 △수입쌀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대신 시장 개방(관세화)을 해야 할지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이게 된다.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관세화가 불가피하다고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필리핀처럼) 쌀 관세화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거나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청회 후 국회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이달 공식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입장 발표가 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일부 농민단체는 현행대로 수입제한제도를 유지하자고 주장한다.○ “쌀 시장 개방해도 수입량 급증 않을 것” 농식품부는 쌀 시장을 개방(관세화)해도 수입량이 급증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장을 여는 대신에 고율의 관세로 수입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쌀을 관세화하면 의무수입물량(저관세)을 초과하는 수입쌀에는 높은 관세를 물려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국책연구소인 농촌경제연구원은 쌀 관세화 시 향후 10년간 쌀 수입량이 409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1년 치 쌀 소비량(약 400만 t)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쌀 의무수입량은 40만8700t으로 국내 쌀 소비량의 약 8%에 해당한다. 송주호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입산 쌀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데다 쌀 관세화 시 수입쌀 가격이 높아져 수입량 증가분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이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면 그 대가로 쌀 의무 수입량을 늘려야 한다. 한국과 함께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던 필리핀은 2017년 6월까지 관세화를 추가로 유예받는 대가로 의무 수입량을 2.3배(연 35만 t→80만5000t)로 늘려야 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한국도 관세화 추가 유예 시 쌀 수입물량이 현재의 1.5∼2배로 늘어 국내 소비량의 12∼16%가 수입쌀로 채워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인당 쌀 소비가 사상 최저치이고 쌀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서 쌀 의무수입량이 늘어나는 건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세화 유예 시 치러야 하는 대가가 크고 관세화를 유예받아도 한시적 조치이므로 규정상 결국 관세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쌀 시장 개방은 절대 불가” 전농 등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시장 개방을 막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농은 9일 국회에서 ‘쌀 개방 문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고, 정부가 쌀 관세화를 강행할 경우 9월에 범국민 궐기 대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6월 30일 쌀 관세율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전농과 일부 시민단체도 6월 28일 쌀 시장 개방 반대를 위한 집회를 여는 등 쌀 관세화가 정치 쟁점화할 조짐도 보인다. 박형대 전농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상하지도 않고 자국 시장을 외국에 내주려고만 한다”며 “쌀 시장 개방 후 고율의 관세를 책정해도 향후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서 관세 인하 등 추가 개방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쌀 관세화 ::쌀 관세화란 관세를 부과한다는 뜻으로 ‘쌀 시장을 개방한다’는 말과 같다. 한국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이후 1995년부터 10년간, 이후 2005년부터 추가 10년간 총 2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받았다. 당시 한국과 필리핀, 일본, 대만 등 일부 국가는 일정 기간 시장을 개방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 적용을 요구했다. 이 국가들은 쌀 시장 개방을 늦추는 대신에 낮은 관세를 적용해 의무적으로 일정 물량의 쌀을 수입하기로 했다.김유영 abc@donga.com·박창규 기자}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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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 오렌지 제치고 ‘수입과일王’

    포도가 오렌지를 제치고 수입과일 랭킹(판매액 기준) 1위에 올라섰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5월 포도 수입액은 1억8446만 달러(약 1866억 원)로 전체 수입 과일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것으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칠레산 포도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1위였던 오렌지 수입액은 20.9% 줄어든 1억5921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오렌지 주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난해 발생한 겨울 한파로 오렌지 수확량이 줄고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2위인 오렌지에 이어 바나나(1억4733만 달러)와 파인애플(3633만 달러), 버찌(3434만 달러) 등이 수입액 3∼5위를 차지했다. 한편 수입액 증가율에서는 크랜베리와 망고, 키위가 1∼3위에 올랐다. 1∼5월 크랜베리(금액기준 10위) 수입액 증가율은 무려 115.3%에 이르렀고, 망고(금액기준 6위·113.5%)와 키위(금액기준 7위·53.5%)도 수입액이 급증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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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 수박, 토마토 싸게 맛본다

    올여름에는 수박과 토마토 등 여름 과일을 싸게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 수박(상품 기준)의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1190원으로 지난해 6월보다 29% 하락했다. 수박의 7월 가격 역시 kg당 1000∼1300원으로 지난해 7월(1650원)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센터는 “여름을 맞아 출하량이 늘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마토의 6월 평균 도매가격도 1상자(10kg)당 1만1000원으로 지난해 6월(1만4600원)보다 25% 떨어졌고, 7월에도 1만2000∼1만5000원 선으로 지난해 7월(2만500원)의 60∼7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오이를 재배하다가 올 들어 작물을 토마토로 바꾼 농가가 많아지면서 토마토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데에 따른 것이다. 참외 역시 6월엔 지난해보다 가격이 20%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7월 한 달 동안에는 흰가루병 발생으로 출하량이 줄어들어 지난해(10kg 1상자 2만400원)보다 높은 2만∼2만3000원에 가격이 형성될 예정이다. 복숭아의 경우 6월 평균 도매가격이 1상자(5kg)에 1만6600원으로 지난해 6월(1만6400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기상 호조로 예년보다 당도와 색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채수호 롯데마트 국산과일팀장은 “올해는 대체적으로 여름 과일의 작황이 좋고 출하량이 늘었다”며 “장마철 집중호우 피해가 크게 없다면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30%가량 싸게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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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입맛 사로잡은 신라면, 해외매출 사상 최대

    ‘매운 것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가 아니다(吃不了辣味非好漢).’ 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월마트 젠궈루(建國路)점. 홍보 문구가 붙은 시식대 앞으로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이 시식대는 농심이 신라면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홍보 문구는 ‘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不到長城非好漢)’라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시식용 라면을 맛본 고객들은 신라면을 카트에 담아갔다. 신라면이 중국 대륙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심은 중국에서 신라면이 선전한 덕에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최대의 해외 매출액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농심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2억4500만 달러(약 247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특히 농심의 중국 법인인 ‘농심차이나’의 상반기 매출액은 9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나 뛰었다. 농심 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해외 매출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신라면은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통한다. 중국에서 신라면의 가격은 개당 4.5위안(약 730원). 중국 라면(2∼3위안)보다 비싼데도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신라면 인기의 요인은 맵고 얼큰한 한국적인 맛으로 제품을 차별화한 데 있다. 이런 맛은 기름진 음식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존의 중국 라면은 간장육수 수프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식감이 푸석한 중국 라면과 달리 쫄깃한 면발도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중국 라면은 한국의 컵라면처럼 면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익혀 먹는다. 그러나 신라면은 중국에서도 냄비에 끓이는 방식을 유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을 해외에 판매할 때는 보통 기존의 맛과 조리법을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키지만 신라면은 오히려 기존의 맛과 방식을 유지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여기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들이 여행지에서 신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이 나간 것도 신라면의 인기에 한몫했다. 중국의 라면 시장 규모는 한국의 5배인 580억 위안(약 9조4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농심은 중국의 내륙 시장까지 파고들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아마존, 이베이보다 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농심식품전문관’을 열고 신라면 판매에 나섰다. 현재 연 매출 1조 위안(약 163조 원)의 타오바오에서 제품을 직영 판매하는 한국 식품업체는 농심이 유일하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신라면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위주로 판매돼 왔다”며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중국 동남쪽의 해안과 내륙 시장에도 신라면을 판매해 중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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