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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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4-18~2026-05-18
음악54%
문화 일반31%
문학/출판8%
인사일반5%
연극2%
  • 케데헌 OST ‘골든’, 英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 1위

    K팝을 소재로 만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K팝이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은 2012년 싸이 이후 13년 만이다.1일(현지 시간) 공개된 영국 오피셜 차트에 따르면 ‘골든’은 발매 6주 차에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데이지스(Daisies)’를 제치고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전주보다 3계단 높은 순위다. 같은 영화에 삽입된 사자보이스의 ‘유어 아이돌(Your Idol)’과 ‘소다 팝(Soda Pop)’은 각각 10위와 11위, 트와이스의 ‘테이크다운(Takedown)’은 63위에 올랐다.이 차트는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힌다. 오피셜 차트 측은 “K팝 아티스트가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밟은 것은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골든’은 케데헌 속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노래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 한국계 미국인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불렀다. 애니메이션 OST가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2022년 ‘엔칸토’에 삽입된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 이후 3년 만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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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러 미사일보다 강했다… 우크라 여인들의 저항

    “키이우(우크라이나의 수도)에서 전쟁 발발.” 2022년 2월 24일, 아들과 함께 이집트 여행 중이던 저자는 짧은 속보를 접했다.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작이었다. 귀국 비행편이 끊긴 채 공항의 텅 빈 터미널에 남겨진 그는 그 순간을 이렇게 기록한다. “유령 같던 평화의 계절은 끝났다. 모든 것이 사막 한가운데의 이 햇살처럼 분명해진다.” 신간은 우크라이나 작가인 저자가 남긴 ‘전쟁 일기’다. 그는 원래는 새 소설을 준비 중이었지만, 전면전이 시작되자 비정부기구(NGO) ‘트루스하운드’의 교육을 받고 전쟁범죄 조사원으로서 현장으로 향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각자의 인간성을 지키며 저항했는지를 치열하게 기록했다. 익숙한 소설 대신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을 써내려 간 그는 전쟁의 잔혹함을 전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 인간적인 반짝임을 포착해 낸다.책에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등장한다. 예우게니야 자크레우스카는 원래 전직 변호사였지만 군에 입대해 드론 조종사가 됐다. 러시아보다 수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정확도를 고려해 발사체를 보다 신중히 쏴야 했다. 민간인을 타격하지 않으려고 주의도 기울였다. 테탸나 필립추크는 20세기 우크라이나 작가들의 초판본을 피란시키기 위해 난민 열차의 화물칸에서 야간 보초를 섰다. “이 작가들은 1930년대에 학살당해서 공동묘지에 묻히고, 구소련 시절에는 추모조차 금지된 ‘처형당한 르네상스’에 속한 자들이다. … 하지만 어둠 속에서 원고를 지키는 테탸나 필립추크 같은 사람들에게 그들은 세상의 전부이다.” 이 외에도 러시아군에 납치돼 고문당했지만 예순의 나이에 의무부대에 입대한 이리나 도우한, 러시아 관영 언론의 프로파간다를 추적하는 변호사 카테리나 라셰우스카 등이 등장한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여성들의 실명은 이 책을 지탱하는 뼈대다. 저자는 고문과 학살을 반복하는 악인들의 서사 대신 평범하지만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에 천착한다. 단지 전쟁의 비극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장의 한복판에서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의 다정함을 끝까지 붙든다. “생존을 위한 규칙은 없지만 삶을 위한 규칙은 있다. 우리는 여전히 사슴벌레를 구하고, 파란불에 길을 건너고, 예의를 지키고, 우아함을 잃지 않고,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슬프게도 이 책은 미완이다. 2023년 6월 27일, 저자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머리에 치명상을 입고 나흘 뒤 세상을 떠났다. 향년 서른일곱이었다. 책은 전체의 약 60%가 완성된 상태였다. 남은 원고는 동료 작가들과 편집자들이 메모와 초고를 엮어 정리했다. 하지만 미완의 틈은 오히려 더 강렬하다. 파편처럼 흐트러진 원고를 얼기설기 엮은 날것의 흔적들이 전쟁의 참혹함을 마주한 한 인간의 실존적인 고민을 더욱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소설보다 극적인 현실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낸 글을 읽다 보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게 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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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청은 효에, 심봉사는 자기 연민에 눈멀어… 우리도 어딘가에 눈멀어 있는 것은 아닐까”

    “소중랑(蘇中郎) 북해상(北海上)에 편지 전하던 기러기냐? 도화동을 가거들랑 불쌍한 우리 부친 전에 편지 일장 전하여라.”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의 리허설 현장에선 심청가의 대표 대목 ‘추월만정(秋月滿庭)’이 애절하게 울려 퍼졌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던 심청의 목소리에 심 봉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엔 감격이 아닌 깊은 괴로움이 서려 있었다. ‘심청’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립창극단이 공동 제작한 창극으로, 창극단의 모든 단원을 비롯해 배우 157명이 출연하는 대작이다. 이달 13, 14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첫 무대를 올린 뒤, 다음 달 3∼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해 온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그는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가 선정한 ‘올해의 연출가’이자, 2020년 독일 예술상인 파우스트상 후보에 올랐던 바 있다. 지난해엔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를 연출해 호평을 받았고, 이번에 판소리 기반 작품에 처음 도전했다. 이번 공연의 음악은 창극 ‘보허자’, ‘리어’ 등에 참여했던 한승석 음악감독이 맡았다. 공연은 ‘효녀 심청’의 익숙한 서사를 과감히 벗어났다. 심청의 희생으로 모두가 구원받는 전통적 권선징악(勸善懲惡) 구조 대신 인물 하나하나의 결핍에 집중했다.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요나 김은 “심 봉사는 자기 연민에, 심청이는 효에, 뺑덕어멈은 탐욕에 눈이 먼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가 어딘가에 눈이 멀어 있는 건 아닐까’란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청 역엔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김율희와 창극단 소속 김우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율희는 “기존 심청은 모든 걸 감내하는 1차원적인 캐릭터였다”며 “이번 작품에선 왜 심청이 죽어야만 했는지, 그를 죽음으로 내몬 진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고민했다”고 했다. 김우정은 “심청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심 봉사 역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맡았다. 김준수는 “작품 속 모든 인물이 저마다 업보를 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심 봉사는 눈을 뜨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유태평양은 “원전의 심 봉사는 딸만 생각하는 철부지였던 데 비해 이번 작품에선 무기력한 아버지로 그려진다”고 했다. 연꽃에서 나온 심청이 황제와 결혼하는 원전의 ‘용궁 로맨스’도 이 공연엔 없다. 요나 김은 “동화적인 해피엔딩은 어린 소녀를 물에 빠뜨린 죄책감을 덮기 위한 판타지라고 생각했다”며 “아직 결말을 실험 중이지만, 남성의 권력에 기대 행복을 추구하는 결말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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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청은 효, 심봉사는 자기연민에…어쩌면 우린 모두 눈먼 존재”

    “소중랑(蘇中郎) 북해상(北海上)에 편지 전하던 기러기냐? 도화동을 가거들랑 불쌍한 우리 부친 전에 편지 일장 전하여라.”3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의 리허설 현장에선 심청가의 대표 대목 ‘추월만정(秋月滿庭)’이 애절하게 울려 퍼졌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던 심청의 목소리에 심봉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엔 감격이 아닌 깊은 괴로움이 서려 있었다.‘심청’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립창극단이 공동 제작한 창극으로, 창극단의 모든 단원을 비롯해 배우 157명이 출연하는 대작이다. 다음달 13, 14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첫 무대를 올린 뒤, 9월 3~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이 작품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해온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그는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가 선정한 ‘올해의 연출가’이자, 2020년 독일 예술상인 파우스트상 후보에 올랐던 인물이다. 지난해엔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를 연출해 호평을 받았고, 이번에 판소리 기반 작품에 처음 도전했다. 이번 공연의 음악은 창극 ‘보허자’, ‘리어’ 등에 참여했던 한승석 음악감독이 맡았다.공연은 ‘효녀 심청’의 익숙한 서사를 과감히 벗어났다. 심청의 희생으로 모두가 구원받는 전통적 권선징악(勸善懲惡) 구조 대신 인물 하나하나의 결핍에 집중했다.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요나 김은 “심봉사는 자기 연민에, 심청이는 효에, 뺑덕어멈은 탐욕에 눈이 먼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가 어딘가에 눈이 멀어 있는 건 아닐까’란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심청 역엔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김율희와 창극단 소속 김우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율희는 “기존 심청은 모든 걸 감내하는 1차원적인 캐릭터였다”며 “이번 작품에선 왜 심청이 죽어야만 했는지, 그를 죽음으로 내몬 진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고민했다”고 했다. 김우정은 “심청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했다.심봉사 역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맡았다. 김준수는 “작품 속 모든 인물이 저마다 업보를 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심봉사는 눈을 뜨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유태평양은 “원전의 심봉사는 딸만 생각하는 철부지였던데 비해 이번 작품에선 무기력한 아버지로 그려진다”고 했다.연꽃에서 나온 심청이 황제와 결혼하는 원전의 ‘용궁 로맨스’도 이 공연엔 없다. 요나 김은 “동화적인 해피엔딩은 어린 소녀를 물에 빠뜨린 죄책감을 덮기 위한 판타지라고 생각했다”며 “아직 결말을 실험 중이지만, 남성의 권력에 기대 행복을 추구하는 결말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은선 창극단 예술감독은 “고전을 두고 ‘이렇게까지 해석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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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만 6분… “숏폼? 내겐 맞지 않더라”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우리 삶이 여행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5년 만에 솔로 미니 앨범 ‘여행자’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권순관(43·사진)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2013년 1집 ‘어 도어(A Door)’에 진한 이별 감성을, 2020년 2집 ‘커넥티드(Connected)’에 관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이번 앨범은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 자전적 이야기다. 29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뮤직에서 만난 그는 “오랜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했다. 2008년 정욱재와 함께 인디 듀오 ‘노리플라이’로 데뷔한 그는 ‘그대 걷던 길’ ‘끝나지 않은 노래’ 등 다정한 감성의 노래를 꾸준히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윤하, 2AM, 정승환, 소유 등 여러 가수의 노래를 만든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이번 앨범은 2022년 그가 처음으로 한 달간 혼자 여행을 다녀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데뷔 후 줄곧 몰입했던 음악과 멀어져 슬럼프에 빠졌던 때다. “일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존재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지는 노을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을 온전하게 누리는 시간을 보낸 뒤에야 초심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그렇게 만든 5곡이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첫 트랙이자 메인 타이틀곡인 ‘댄싱 앳 나이트(Dancing at Night)’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춤에 빗댄 로맨틱한 노래다. 그는 “예전엔 어둠을 감추려 했다면, 이제는 낮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지는 ‘시절인연’은 지나간 인연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곡이다. 3번 트랙이자 서브 타이틀곡인 ‘여행자’는 러닝타임이 6분이 넘는다. 그는 “숏폼에 맞는 곡을 만들어보려 한 적도 있지만 나완 맞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예기치 않게 잠시 머무르는 과정조차 여행”이라며 “간결함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4번 트랙 ‘에펠 타워’는 홀로 떠난 프랑스 파리 여행에서 느낀 외로움을 담았다. “반짝이는 불빛, 다들 행복해 보이던 그곳에서 문득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지 못한 외로움이 떠올랐어요.” 이 곡은 권순관이 올 2월부터 진행해 온 프로젝트 ‘신스 오브 어 모멘트(Scenes of a MOMENT)’에서 가수 방예담에게 줬던 노래이기도 하다. ‘신스 오브…’는 곡에 어울리는 보컬을 그가 섭외하는 방식으로 신곡을 차례로 선보인 프로젝트다. 방예담과 인피니트의 남우현, 여자친구의 유주, 에이티즈(ATEEZ)의 종호와 협업했다. 그는 “‘권순관스러운’ 음악을 젊은 아이돌이 소화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고 했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기지개’는 팬데믹 당시 “지쳐 있던 어느 날, 돌아갈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위안을 받고 만든 노래”다. 2017년 결혼해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며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세상이 너무 빠르고 뜨겁게 돌아갈 때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치열한 하루가 끝난 조용한 밤, 잠시 머리를 식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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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만에 ‘여행자’로 돌아온 권순관…“만남과 헤어짐, 우리 삶이 여행이죠”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우리 삶이 여행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5년 만에 솔로 미니 앨범 ‘여행자’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권순관(43)은 이렇게 말했다. 정욱재와 함께 인디 듀오 ‘노리플라이’로 2008년 데뷔한 그는 ‘그대 걷던 길’, ‘끝나지 않은 노래’ 등 다정한 감성의 노래를 주로 선보여왔다. 2013년 1집 ‘어 도어(A Door)’에선 진한 이별 감성을, 2020년 2집 ‘커넥티드(Connected)’에선 관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면, 이번엔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 자전적 이야기로 풀어냈다. 29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뮤직에서 만난 권순관은 “오랜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며 웃어보였다. 이번 앨범은 2022년 그가 처음으로 한 달간 혼자 여행을 다녀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데뷔 후 줄곧 몰입했던 음악과 멀어져 슬럼프에 빠져 있던 시기다. “일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존재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지는 노을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을 온전하게 누리는 시간을 겪고 나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이번 앨범에선 그의 음악적 성장이 돋보이는 5곡이 수록됐다. 첫 트랙이자 메인 타이틀곡인 ‘댄싱 엣 나이트(Dancing at Night)’는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보내는 순간을 춤에 비유한 로맨틱한 곡이다. “예전엔 어둠을 노래에서 감춰보려 노력했다면, 이젠 빛이 쨍쨍할 땐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량한 멜로디의 2번 트랙 ‘시절인연’은 지나가 버린 한 때의 인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묘사했다.서브 타이틀곡이자 3번 트랙 ‘여행자’는 러닝타임이 6분이 넘는다. 채 3분이 안 되는 댄스 음악이 인기를 얻는 요즘 트렌드는 확실히 아니다. 그는 “숏폼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보려 노력한 적도 있지만 잘 안 됐다”라며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예기치 않게 잠시 머무르는 과정조차 여행인 만큼 ‘간결함’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즈풍의 4번 트랙 ‘에펠 타워(Eiffel Tower)’에는 지난해 홀로 프랑스 파리를 여행했을 때 느낀 외로움이 오롯이 담겨 있다. “반짝이는 불빛과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보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하는 외로움이 떠오르더라고요.” 이 곡은 권순관이 올 2월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 ‘신스 오브 어 모먼트(Scenes of a MOMENT)’에서 가수 방예담이 먼저 불렀던 노래다. 이전엔 가수에 맞는 곡을 만들었다면, 이번엔 곡을 먼저 쓰고 어울리는 보컬을 권순관이 직접 섭외해 신곡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방예담 뿐 아니라 인피니트의 남우현, 여자친구의 유주, 에이티즈(ATEEZ)의 종호과 협업했다. 그는 “권순관스러운 음악을 젊은 아이돌이 소화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며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했다.마지막 트랙 ‘기지개’는 그의 주특기인 차분한 감성을 목가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 “지쳐 있던 어느 날, 돌아갈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점에 위안을 받아 만든 노래”라고 말했다. 2017년 결혼한 그는 현재 세 아이의 아빠기도 하다. 그는 “가족이 생긴 뒤 안정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며 많이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하, 박지윤, 2AM, 소유, 정승환 등 여러 뮤지션의 노래를 만든 작곡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는 홍익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에게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치열한 하루가 끝난 조용한 밤, 이 음악이 잠시 머리를 식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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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예능, 유튜브 속으로… 가수 이름 ‘1인 방송국’ 인기

    “2세대 아이돌은 심장을 울리는 뭔가가 있는 것 같음.”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이달 15일 출연한 유튜브 채널 딩고뮤직의 ‘킬링보이스’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슈퍼주니어는 이 영상에서 2009년 발매한 최대 히트곡 ‘쏘리 쏘리(Sorry, Sorry)’부터 ‘미스터 심플(Mr. Simple)’ ‘로꾸꺼’ ‘미라클(Miracle)’ ‘유(U)’를 거쳐 8일 발매한 정규 12집 타이틀곡 ‘익스프레스 모드(Express Mode)’까지 지난 20년을 아우르는 히트곡 18곡의 하이라이트를 이어 불렀다. 영상의 조회수는 28일까지 328만 회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25분이 이렇게 짧았나”, “다음엔 1시간짜리로 만들어 달라”, “라이브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는 등의 호평을 남겼다. ● 유튜브로 ‘중심 이동’한 음악 예능 최근 음악 예능의 플랫폼과 포맷이 모두 변화 중이다. 과거엔 토크쇼 중심의 심야 TV 음악 프로그램이 대세였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음악예능 라라라’(MBC), ‘김정은의 초콜릿’(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두 이런 형식의 음악 예능을 제작했지만, 지금은 KBS2의 ‘더 시즌즈’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 대신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음악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킬링보이스’는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 중 ‘킬링파트’만 부르는 음악 예능이다. 별다른 소품도 없이 마이크만 있지만, 20분 내외 동안 대표곡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2019년 시작됐는데, 지금은 컴백한 주요 아티스트들이 적잖이 출연한다. 아이유 영상은 누적 6998만 회 조회됐고 성시경(6959만 회), 세븐틴(6421만 회), 마마무(5294만 회), 태연 편(4949만 회)도 인기를 모았다. 최근엔 가수들이 운영하는 1인 음악 예능도 눈에 띈다. 성시경의 ‘부를텐데’, 아이유의 ‘팔레트’ 등은 아티스트 고유의 감각과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가 손수 진행하다 보니 비중 있는 출연자가 나오는 경우도 잦다. 이무진의 ‘리무진 서비스’는 처음엔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지상파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K팝 아티스트가 해외 유튜브 음악 예능에 나가기도 한다. ‘원테이크 라이브’ 방식으로 가수의 실력을 보여주는 일본 유튜브 채널 ‘더 퍼스트 테이크’엔 에스파 아이브 스트레이키즈 등이 출연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퍼포먼스 위주의 케이팝이 대세가 되면서 차분한 심야 음악 쇼는 줄고, 유튜브에서 훨씬 자유로운 포맷이 등장하고 있다”며 “가수들이 방송 출연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 팬덤과 영향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셜미디어 예능에선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 장르를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어 다양성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사도 새로운 포맷 개발방송사들도 새로운 포맷을 실험 중이다. 지난달 20일 처음 방송된 엠넷 ‘라이브 와이어’는 출연자가 다음 아티스트를 지목하는 릴레이 구조를 도입했다. 아티스트의 ‘팬심’이나 인연에 기반한 무대가 이어지며 예측 불허의 시너지를 만든다. 최근 방송에선 이찬혁의 지목으로 출연한 밴드 YB가 컬래버레이션 무대 ‘파노라마’를 꾸몄다. 연출을 맡은 신유선 PD는 “이런 형식을 통해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봤다”며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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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 음악 토크쇼는 가고…킬링보이스-1인음악 등 유튜브 예능시대로

    “설마 지금도 듣는 사람이 있을까.”아이유가 등장한 유튜브 채널 딩고뮤직의 ‘킬링보이스’ 영상에 지난달 달린 댓글이다. 이에 “저요”, “10년 뒤에도 들을 듯” 같은 대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4년 전 올라온 이 영상은 28일 기준 조회수 6998만 회를 기록했다.‘킬링보이스’는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 중 ‘킬링파트’만 짧고 강렬하게 부르는 음악 예능이다. 마이크와 카메라만 활용한 단순한 구조지만, 20분 내외 짧은 시간에 대표곡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시작된 이후 지금은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관문이 됐다. 아이유뿐 아니라 성시경(6959만 회), 세븐틴(6421만 회), 마마무(5294만 회), 태연(4949만 회) 등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 중심의 음악 예능최근 음악 예능은 플랫폼과 포맷 모두에서 변화 중이다. 과거엔 ‘토크쇼’를 기반으로 한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주류였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라라라’(MBC), ‘김정은의 초콜릿’(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두 음악 예능을 제작했지만, 지금은 KBS2의 ‘더 시즌즈’만 명맥을 유지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퍼포먼스 위주의 케이팝이 대세가 되면서 차분한 심야 음악 쇼는 줄고, 유튜브에서 훨씬 자유로운 포맷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유튜브에는 다양한 음악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가수들이 직접 운영하는 1인 음악 예능이 특히 눈에 띈다. 성시경의 ‘부를텐데’, 아이유의 ‘팔레트’ 등은 아티스트 고유의 감각과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가 직접 진행하다 보니 섭외도 유연하다. 이무진의 ‘리무진 서비스’처럼 처음엔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방송사 정규 편성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이무진과 게스트가 듀엣 라이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국경을 넘어선 프로그램이 주목받기도 한다. 일본 유튜브 채널 ‘더 퍼스트 테이크’는 ‘원테이크 라이브’ 방식으로 가수의 실력을 보여준다. 에스파, 아이브, 스트레이키즈 등 한국 아티스트의 출연도 이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시대에는 굳이 심야 시간대를 기다릴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며 “유튜브 콘텐츠는 특정 취향에 맞는 장르를 깊이 즐길 수 있어 음악 예능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방송사 “새로운 포맷으로 대응”방송사들도 변화에 맞춰 새로운 포맷을 실험 중이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엠넷 ‘라이브 와이어’는 출연자가 다음 아티스트를 직접 지목하는 릴레이 구조를 도입했다. 음악적 팬심이나 개인적 인연에 기반한 무대는 예측불허의 케미스트리를 만든다. 최근 방송에선 이찬혁의 지목으로 출연한 밴드 YB가 콜라보 무대 ‘파노라마’를 꾸몄다.연출을 맡은 신유선 PD는 “이제는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이기에 방송사는 ‘시청자가 우리를 봐야 할 이유’를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지목 릴레이 형식은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밴드 YB의 윤도현은 “후배지만 예술적 영감을 주는 찬혁의 지목이 흥미로웠다”며 “콜라보는 서로 원할 때 가능해지는 건데, 이 콘셉트가 모두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김헌식 평론가는 “예전엔 방송에 나오지 않으면 인기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팬덤과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음악 예능도 다양한 경로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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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꼭 필요한 금속, 꼭 ‘대가’가 따른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에는 수많은 금속이 들어간다. 회로에는 금이, 회로기판엔 주석이, 마이크엔 니켈이 들어간다. 화면에 들어가는 작은 인듐 조각은 휴대전화가 손가락 터치를 세밀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충전식 드릴과 로봇 청소기는 물론이고 전기차까지 문명의 이기 중 금속류가 포함되지 않는 것들이 거의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전기차 제조업체의 금속 수요가 2022년의 5배(코발트), 10배(니켈), 15배(리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친환경 에너지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태양과 바람은 더러운 석탄, 끈적이는 석유와 비교하면 ‘깨끗한 존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태양과 바람에서 에너지를 얻어 전송하기 위한 기계 장치에는 수많은 금속이 필요하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디지털 사회와 친환경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재화인 ‘금속’을 집중 해부했다. 인류가 새로운 산업을 위해 핵심 금속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비극도 날카롭게 조명한다. 저자가 취재를 통해 깨달은 것은 “모든 것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기술 발전과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금속을 위해 많은 이들이 혹독한 일을 겪어야 한다. 구리 절도가 성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경비원들이 목숨을 잃고, 아타카마 사막에선 리튬 광산이 물을 다 빨아들여 식수가 부족하다. 저자가 칠레, 나이지리아, 미국 등을 누비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사례가 이를 더 선명하게 와닿게 한다. 결국 핵심은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것이다. 한번 산 물건은 오래 쓰고,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활용하면 금속을 아껴 쓸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그 변화의 속도와 규모에 탄력이 붙는 동안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각자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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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스테디셀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개막

    속 시원한 탭댄스로 공연 때마다 인기가 뜨거운 스테디셀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돌아왔다. 1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제목 그대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중심가인 42번가가 배경이다. 1930년대 대공황에도 열정을 잃지 않고 공연 무대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1933년)가 원작으로 1980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1996년 초연됐으며, 한국 뮤지컬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시즌은 배우 박칼린이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더 관심이 커졌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담아낸 전형적인 쇼 뮤지컬. 시골 출신의 페기 소여가 재기를 꿈꾸는 연출가 줄리안과 만나 무대에 서게 되는 줄거리는 친숙한 얘기. 무명의 코러스 걸이던 페기는 배우 도로시 브록의 부상으로 대신 주연을 맡으며 마침내 스타로 거듭난다. 결말은 이젠 어지간히 알려진 대로 ‘해피엔딩’이지만, 30여 명의 앙상블이 펼치는 화려한 군무는 여전히 지루하지 않다. 무릎까지 내려온 커튼 아래로 보이는 다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프닝 장면과 천장 거울을 활용한 퍼포먼스도 명불허전. 미세한 각도까지 신경 쓴 듯한 ‘칼박자’의 군무는 땡볕에 지친 마음을 유쾌하고 상쾌하게 만든다.‘순한 맛’의 스토리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극 중 인물들은 주연 자리를 꿰찬 페기를 질투하기보다 진심으로 응원하며 도와준다. 처음엔 그를 오해했던 도로시 역시 나중에는 따뜻한 조언을 건네며 후배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트렌드처럼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파고드는 서사는 아니지만,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입문용’으로 이만한 작품도 없다. 9월 14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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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한 탭댄스의 향연…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돌아왔다

    속 시원한 탭댄스로 공연 때마다 인기가 뜨거운 스테디셀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돌아왔다.1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제목 그대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중심가인 42번가를 배경이다. 1930년대 대공황에도 열정을 잃지 않고 공연 무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1933년)가 원작으로 1980년 뉴욕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서도 1996년 초연됐으며, 한국 뮤지컬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시즌은 배우 박칼린이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더 관심이 커졌다.브로드웨이 42번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담아낸 전형적인 쇼 뮤지컬. 시골 출신의 페기 소여가 재기를 꿈꾸는 연출가 마쉬와 만나 무대에 서게 되는 줄거리는 친숙한 얘기. 무명의 코러스 걸이던 페기는 배우 도로시의 부상으로 대신 주연을 맡으며 마침내 스타로 거듭난다.결말은 이젠 어지간히 알려진대로 ‘해피엔딩’이지만, 30여 명의 앙상블이 펼치는 화려한 군무는 여전히 지루하지 않다. 무릎까지 내려온 커튼 아래로 보이는 다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오프닝 장면과 천장 거울을 활용한 퍼포먼스도 명불허전. 미세한 각도까지 신경 쓴 듯한 ‘칼박자’의 군무는 땡볕에 지친 마음을 유쾌하고 상쾌하게 만든다.‘순한 맛’의 스토리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극중 인물들은 주연 자리를 꿰찬 페기를 질투하기보다 진심으로 응원하며 도와준다. 처음엔 그를 오해했던 도로시 역시 나중에는 따뜻한 조언을 건네며 후배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트렌드처럼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파고드는 서사는 아니지만,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입문용’으로 이만한 작품도 없다. 9월 14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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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1세대’ H.O.T. 6년 만에 완전체 무대 선다

    케이팝 1세대 간판 그룹 H.O.T.가 9월 6, 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 ‘한터 음악 페스티벌(한음페)’에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나온다고 한터글로벌이 23일 밝혔다.H.O.T. 다섯 멤버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9년 9월 서울 고척스카이돔 콘서트 이후 6년 만이다. 이들은 한음페에서 60분 이상 단독 공연 수준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공연 이튿날인 9월 7일은 데뷔 29주년 기념일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한터글로벌에 따르면 H.O.T.는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올라 60분 이상 단독 공연 수준의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들의 완전체 공연은 2019년 이후 약 6년 만인 데다가,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터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9월 7일은 데뷔 29주년 기념일이자, 3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날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한터글로벌 측은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 음악의 역사와 함께해 온 K-POP 1세대 아티스트부터 5세대 아티스트의 스페셜 무대가 펼쳐진다”며 “처음 론칭하는 페스티벌인 만큼 K-POP의 시초이자 상징 같은 존재인 H.O.T.를 헤드라이너로 세우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H.O.T.를 시작으로 무대에 설 가수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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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우즈 “동료 병사들이 사인 부탁할때 ‘뭔가 잘됐구나’ 느껴”

    최근 1년 가까이 음원 차트를 뜨겁게 달궜던 노래 ‘Drowning’(드라우닝)을 부른 가수 우즈(WOODZ·본명 조승연)가 최근 전역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발매한 자작곡 ‘Drowning’은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말부터 ‘역주행’하며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우즈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21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으며, 9월 말 신곡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는 소속사를 통해 “(군 생활은)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Drowning’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저까지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제대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월 육군에 입대한 우즈는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에서 복무했다.‘Drowning’은 우즈가 2023년 4월에 발표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우리(OO-LI)’에 수록된 곡이다. 강렬한 베이스 사운드와 호소력 짙은 보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이란 비에 잠겨 서서히 죽어가는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표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곡은 지난해 10월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우즈가 군복 차림으로 부르는 영상이 방영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차트를 역주행하더니 올 5월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클차트 상반기 결산에서도 디지털 차트와 스트리밍 차트 모두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전역 직전까지도 역주행이 잘 체감되지 않았다”며 “부대 안에서 간부나 다른 병사들이 말을 걸어주거나 사인을 부탁할 때 ‘뭔가 잘되었구나’ 정도 느꼈다”고 했다. 또 “부대에 있으니 (활동을 하지 않아) ‘노래가 혼자 노를 젓고 있다’ ‘자율주행한다’는 댓글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다음 달 일본 ‘서머소닉 2025’와 9월 ‘2025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대형 페스티벌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순위를 크게 생각하며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막상 이런 순간을 마주하니 너무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 더 좋은 활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작업하겠다”고 전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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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복무중 뜬 ‘역주행 아이콘’ 우즈 “노래가 혼자 노 저은거죠”

    최근 1년 가까이 음원 차트를 뜨겁게 달궜던 노래 ‘Drowning(드라우닝)’을 부른 가수 우즈(WOODZ·본명 조승연)가 최근 전역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발매한 자작곡 ‘Drowning’은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말부터 ‘역주행’하며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우즈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21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으며, 9월 말 신곡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는 소속사를 통해 “(군 생활은)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Drowning’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저까지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제대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월 육군에 입대한 우즈는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에서 복무했다.‘Drowning’은 우즈가 2023년 4월 발표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우리(OO-LI)’에 수록된 곡이다. 강렬한 베이스 사운드와 호소력 짙은 보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이란 비에 잠겨 서서히 죽어가는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표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곡은 지난해 10월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우즈가 군복 차림으로 부르는 영상이 방영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차트를 역주행하더니 올 5월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써클차트 상반기 결산에서도 디지털 차트와 스트리밍 차트 모두 정상에 올랐다.우즈는 “전역 직전까지도 역주행이 잘 체감되지 않았다”며 “부대 안에서 간부나 다른 병사들이 말을 걸어주거나 사인을 부탁할 때 ‘뭔가 잘 되었구나’ 정도는 느꼈다”고 했다. 또 “부대에 있으니 (활동을 하지 않아) ‘노래가 혼자 노를 젓고 있다’, ‘자율주행한다’는 댓글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우즈는 다음 달 일본 ‘서머소닉 2025’과 9월 ‘2025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대형 페스티벌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순위를 크게 생각하며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막상 이런 순간을 마주하니 너무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 더 좋은 활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작업하겠다”고 전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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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 K팝 아이돌, BTS도 못가본 경지 올라”

    “애니메이션의 가상 K팝 아이돌이 인간 아이돌들도 가보지 못한 경지(heights)까지 올라갔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인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케데헌 현상(phenomenon)’이 지니는 사회·문화적 의미를 조명했다. WSJ는 20일(현지 시간) ‘음악차트의 정점에 오른 K팝 밴드는 실제가 아니다’란 기사에서 “현재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K팝 그룹은 BTS(방탄소년단)가 아니라 케데헌의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스’란 가상 아이돌”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사자 보이스’ 멤버로 노래를 부른 케빈 우는 최근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가 약 2000만 명에 이르렀다. 아이돌 ‘유키스’ 출신인 그는 케데헌이 나오기 전엔 청취자 수가 1만 명 정도였다. 케빈 우는 WSJ에 “가상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사람들이 나를 실제 K팝 아티스트로 알아보진 못하지만, 예술적 재능을 새롭게 재창조한 것과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케데헌의 성공이 ‘K팝의 가상 아이돌 시대’를 이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김석영 교수는 WSJ에 “K팝 기업들의 오랜 꿈이 실현됐다”며 “잠도 안 자고,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아이돌이 등장했다”고 평했다. 이어 “팬들이 인간이 아닌 아이돌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반면 K팝 프로듀서인 베니 차는 “실제 아티스트들이 지닌 예측 불가능성이나 화학 작용은 (가상 아이돌이)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케데헌 영화음악(OST)은 발매 4주 차에도 여전히 음악차트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20일 미 빌보드 차트 예고에 따르면 해당 OST 앨범은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5위에 올랐다. 지난주 2위보단 살짝 떨어졌다. 빌보드는 “케데헌 OST는 이번 집계 기간에 전주보다 14% 오른 8만5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Album Units)을 기록했다”고 전했다.한편 케데헌이 화제를 모으자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역을 맡은 가수 이재(EJAE·본명 김은재·사진)가 원로 영화배우인 신영균 전 의원(국민의힘 상임고문) 외손녀인 사실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이재는 2011년 뉴욕대 재학 당시 한 지상파 아침 프로그램에 신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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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동뮤지션’ 귀여운 소년서 ‘에로스’ 노래하는 솔로로…

    ‘악뮤(악동 뮤지션)’의 이찬혁이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14일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솔로 앨범 ‘에로스(EROS)’는 듀오와는 차별화된, 자기만의 색깔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흥겨운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 등을 부르던 악뮤의 귀여운 소년은 솔로 활동에선 상당히 진중한 행보를 보여준다. 그는 2022년 10월 첫 솔로 앨범 ‘에러(ERROR)’에서 ‘자신의 죽음’을 내밀하게 그려냈다. 이후 2년 9개월 만에 나온 이번 앨범은 더 나아가 ‘타인의 죽음’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담았다. 소중한 존재를 잃고 남겨진 이의 결핍과 그 속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그다운 방식으로 풀어냈단 의견이 나온다.● 이상적인 사랑이란 존재하는가 첫 트랙 ‘시니 시니(SINNY SINNY)’는 마치 소설의 프롤로그 같다. “Man who lived in Seoul city(서울에 살던 남자). 그는 우릴 떠났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상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뮤지컬과 가스펠 사이 어딘가를 연상시키는 풍성한 코러스가 이채롭다. 이어지는 곡 ‘돌아버렸어’는 레트로한 신스 멜로디에 “다들 내가 춤을 추는 줄 알지만… 그냥 돌아버렸어”라는 기묘한 가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타이틀곡 ‘비비드라라러브’는 이번 앨범의 주제 의식이 가장 잘 집약돼 있다. ‘진실하고 이상적인 사랑이 실재하는가’라고 묻는 나직한 노랫말과, 무거운 스트링에 어울리는 보컬이 어우러지며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놀랍다.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 치우는 사람들, 꽃에 둘러싸여 춤추는 여성 등 비일상적인 이미지가 디스토피아적 영상미를 구현했다. 4번 트랙 ‘티비쇼(TV Show)’에선 이러한 상실감이 ‘화면 속의 가식적 자아’에 대한 자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토크쇼 배경음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가 허탈한 감정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어지는 ‘멸종위기사랑’은 달콤한 멜로디와는 달리 냉소적인 메시지가 귀를 사로잡는다. “내일이면 인류가 잃어버릴 멸종위기사랑. 왔다네 정말로.” 하지만 사랑의 끝을 인류의 위기로 격상시킨 이찬혁의 시도에선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결핍을 인정하면 보이는 세상 앨범 후반부로 접어들면 몽환적인 정서가 짙어진다. 뉴 잭 스윙의 경쾌함을 입힌 ‘이브(Eve)’는 “두 쪽이 나도 하늘이 우릴 가를 수 없는” 사랑을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어지는 ‘앤드루(Andrew)’는 차분한 멜로디로 내면의 고백을 담아낸다. 사람들을 꼬리 잘린 새에 비유한 듯한 ‘꼬리’는 종결 직전의 여운을 극대화한다. 꼬리 없는 새가 길을 찾지 못하고 맴돌듯, 사랑이란 방향성을 잃어버린 우리가 가질 혼란스러움을 묘사한 듯하다. 앨범은 보코더(vocoder)를 활용한 기계음이 두드러지는 곡 ‘빛나는 세상’으로 마무리한다. “빛나는 세상은 오지 않겠지만 그런 걸 바라는 우린 빛이 날 거야”란 가사는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로 다가온다. 사랑을 의심하고, 조롱하고, 갈구하던 그는 결국 사랑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야 만다. 이로써 앨범 ‘에로스’는 모자람을 받아들여도 그 자체로 조화와 빛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표현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앨범에 대해 “신스팝 위주로 채워졌던 1집에 비해 음악적 일관성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이찬혁의 성장과 넓어진 스펙트럼이 인상적”이라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와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듯한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음악적 디스코그래피가 더욱 궁금해진다”고 평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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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뮤 이찬혁 ‘에로스’…결핍 속에서 묻는 이상적인 사랑

    ‘악뮤(악동 뮤지션)’의 이찬혁이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14일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솔로 앨범 ‘에로스(EROS·14일 발매)’는 듀오와는 차별화된, 자기만의 색깔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흥겨운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 등을 부르던 악뮤의 귀여운 소년은 솔로 활동에선 상당히 진중한 행보를 보여준다. 그는 2022년 10월 첫 솔로 앨범 ‘에러(ERROR)’에서도 ‘자신의 죽음’을 내밀하게 그려냈다. 이후 2년 9개월 만에 이번 앨범은 더 나아가 ‘타인의 죽음’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담았다. 소중한 존재를 잃고 남겨진 이의 결핍과 그 속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그다운 방식으로 풀어냈단 의견이 나온다.● 이상적인 사랑이란 존재하는가첫 트랙 ‘시니 시니(SINNY SINNY)’는 마치 소설의 프롤로그 같다. “Man who lived in Seoul city(서울에 살던 남자). 그는 우릴 떠났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상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뮤지컬과 가스펠 사이 어딘가를 연상시키는 풍성한 코러스가 이채롭다. 이어지는 곡 ‘돌아버렸어’는 레트로한 신스 멜로디에 “다들 내가 춤을 추는 줄 알지만 그냥 돌아버렸다”라는 기묘한 가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타이틀곡 ‘비비드 라라 러브’는 이번 앨범의 주제 의식이 가장 잘 집약돼 있다. “진실하고 이상적인 사랑이 실재하는가”라고 묻는 나직한 노랫말과, 무거운 스트링에 어울리는 보컬이 어우러지며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놀랍다.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 치우는 사람들, 꽃에 둘러싸여 춤추는 여성 등 비일상적인 이미지가 디스토피아적 영상미를 구현했다.4번 트랙 ‘티비쇼(TV Show)’에선 이러한 상실감이 ‘화면 속의 가식적 자아’에 대한 자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토크쇼 배경음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가 허탈한 감정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어지는 ‘멸종위기사랑’은 달콤한 멜로디와는 달리 냉소적인 메시지가 귀를 사로잡는다. “내일이면 인류가 잃어버릴 멸종위기사랑. 왔다네 정말로.” 하지만 사랑의 끝을 인류의 위기로 격상시킨 이찬혁의 시도에선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결핍을 인정하면 보이는 세상앨범 후반부로 접어들면 몽환적인 정서가 짙어진다. 뉴 잭 스윙의 경쾌함을 입힌 ‘이브(Eve)’는 “두 쪽이 나도 하늘이 우릴 가를 수 없는” 사랑을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어지는 ‘앤드류(Andrew)’는 차분한 멜로디로 내면의 고백을 담아낸다. 사람들을 꼬리 잘린 새에 비유한 듯한 ‘꼬리’는 종결 직전의 여운을 극대화한다. 꼬리 없는 새가 길을 찾지 못하고 맴돌듯, 사랑이란 방향성을 잃어버린 우리가 가질 혼란스러움을 묘사한 듯하다.앨범은 보코더(vocoder)를 활용한 기계음이 두드러지는 곡 ‘빛나는 세상’으로 마무리한다. “빛나는 세상은 오지 않겠지만 그런 걸 바라는 우린 빛이 날 거야”란 가사는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로 다가온다. 사랑을 의심하고, 조롱하고, 갈구하던 그는 결국 사랑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야 만다. 이로써 앨범 ‘에로스’는 모자람을 받아들여도 그 자체로 조화와 빛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표현했다.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앨범에 대해 “신스팝 위주로 채워졌던 1집에 비해 음악적 일관성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이찬혁의 성장과 넓어진 스펙트럼이 인상적”이라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와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듯한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음악적 디스코그래피가 더욱 궁금해진다”고 평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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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데헌, 늙지 않는 아이돌이라는 K팝의 오랜 꿈”

    “가상 아이돌 밴드가 인간 아이돌이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정점에 올랐다.”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간) ‘K팝에서 가장 큰 이름은 BTS가 아니다. 넷플릭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전곡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는 등 실제 아이돌보다 인기 있는 현상을 조명한 것이다.WSJ에 따르면 케데헌 속 보이그룹 ‘사자 보이스’의 멤버 ‘미스터리’의 보컬을 맡은 케빈 우의 최근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약 2000만 명에 달한다. K팝 보이그룹 유키스 출신인 그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기 이전까지만 해도 청취자 수가 1만 명에 그쳤다. 케빈 우는 WSJ에 “가상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서 “사람들이 나를 케빈 우나 K팝 아티스트로 알아보진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미스터리는) 내 예술적 재능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과 같다”며 가상 캐릭터가 유키스 시절이나 공연 활동보다 더 빛을 발하더라도 상관 없다는 뜻을 전했다.또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K팝을 연구하는 김석영 교수는 “케데헌의 성공은 팬들이 인간이 아닌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모방작들이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K팝 기업들의 오랜 꿈”이라며 “잠도 안 자고,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아이돌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K팝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베니 차는 “진짜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연약함과 화학 작용, 예측 불가능성은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라며 여전한 인간 아티스트의 역할을 강조했다.6월 20일 개봉한 케데헌은 공개 직후 전세계 4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다. OST 앨범은 미국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발매 4주차에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앨범은 발매 첫 주 8위로 진입해 둘째 주 3위, 셋째 주 2위로 자체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케데헌 OST는 이번 집계 기간에 전주보다 14% 많은 8만5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Album Units)을 기록했고, 스트리밍 횟수는 1억953만 회에 달했다. 빌보드는 “이는 2022년 3월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OST가 ‘빌보드 200’에서 7주째 1위에 오르며 1억1467만 회를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스트리밍 수치”라고 전했다.케데헌은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인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도 ‘골든(Golden)’으로 1위, ‘소다팝(Soda Pop)’으로 2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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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반구대 암각화, 폭우로 2년 만에 물에 잠겨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가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일주일 만에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잠겼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울주군 사연댐 수위는 19일 오전 5시 53m를 넘었고, 오후 1시경 57m에 이르렀다. 20일엔 59m에 육박했다. 가로세로 8X4.5m 크기인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가 시작된다. 57m 이상 되면 거의 물에 잠긴다.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된 건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나, 2014년부터 10년간을 따져보면 해마다 평균 38일은 물에 잠기고 있다. 이에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수문 3개를 설치할 방침이지만 예상 완공 시점은 2029년 말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20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국가유산 8건이 피해를 입었다. 경남 산청군에 있는 국가유산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은 건물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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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구대 암각화’도 불어난 강물에 잠겼다…매년 평균 38일 수몰

    울산 울주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가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일주일 만에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잠겼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울주군 사연댐 수위는 19일 오전 5시 53m를 넘었고, 오후 1시경 57m에 이르렀다. 20일엔 59m에 육박했다. 가로세로 8X4.5m 크기인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가 시작된다. 57m 이상 되면 거의 물에 잠긴다.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된 건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나, 2014년부터 10년 간을 따져보면 해마다 평균 38일은 물에 잠기고 있다. 이에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수문 3개를 설치할 방침이지만 예상 완공 시점은 2029년 말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20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국가유산 8건이 피해를 입었다. 경남 산청군에 있는 국가 유산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은 건물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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