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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여중 3학년 때 처음 바벨을 잡은 뒤 매년 기록을 늘려 왔던 장미란(27·고양시청)이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첫 좌절을 맛봤다. “아무도 못한 기록이기에 욕심이 난다”던 세계선수권 5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장미란은 25일 터키 안탈리아 암파스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0kg, 용상 179kg으로 합계 309kg을 들어올려 종합 3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2005년 카타르 도하대회부터 지난해 고양대회까지 이어오던 세계선수권 우승 행진이 4년에서 멈췄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포함해 5년 동안 지켜온 챔피언 자리도 다른 선수에게 내줬다. 합계 1위는 315kg을 든 타티야나 카시리나(19·러시아)가, 2위는 310kg을 기록한 멍수핑(21·중국)이 차지했다.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금메달은 장미란의 차지였을 것이다. 장미란은 지난해 고양대회에서 합계 326kg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올 초 교통사고를 당한 후유증으로 겨울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올해 대회 며칠 전에는 허리 부상을 당해 제대로 바벨을 잡지도 못했다. 장미란은 “도저히 경기에 나갈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예전 기록을 기억하면서 감을 이용해 최선을 다했다”며 “열심히 훈련해서 반드시 돌아와 아시아경기와 내년 이후 세계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 신예 포수 양의지(23)가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리며 신인왕을 예약했다. 양의지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2회말 2사 3루에서 고원준의 한가운데 직구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 19호 홈런에 이어 연이틀 홈런포다. 경찰청 제대 후 올해 팀에 복귀한 양의지는 타율 0.267에 20홈런, 6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양의지가 20홈런 클럽에 가입하면서 두산은 김현수와 이성열(이상 24개), 최준석(22개), 김동주(20개) 등 모두 5명의 선수가 20홈런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 팀에서 국내 타자 5명이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3으로 앞선 8회 2사 후 등판해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킨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26세이브째를 따내며 이용찬(두산·25세이브)을 제치고 이 부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한편 타격 7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롯데 거포 이대호는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이날 삼성과의 홈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대호는 29일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해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실상 7관왕을 확정한 이대호는 한화 류현진과의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삼성을 6-1로 완파했다.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도루 부문에서는 LG 이대형이 SK와의 경기에서 3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63도루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1도루에 그친 롯데 김주찬은 1개 차 2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9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한껏 달아오른 야구 붐을 이용해 프로야구 마케팅을 펼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폭주하는 가운데 원만하게 ‘교통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는 온라인 게임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이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모두 억대의 현금이나 현물을 협찬하는 방식이다. 최근 몇 년간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 협찬이 늘어나면서 매 경기 최고 활약을 펼치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대한 보상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경기 MVP는 상금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 올해는 터키항공이 매 경기 2인 유럽 왕복 항공권을 내놓겠다고 KBO에 제안해 왔다. 올해 ‘프로야구 홈런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던 씨티은행 역시 MVP 등에 자사의 이름을 노출시키는 대가로 억대의 돈을 내걸었다. 또 MVP가 되면 하룻밤에 100만 원이 넘는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스위트룸 투숙권도 받을 수 있다. 이 호텔은 잠실구장을 찾은 일반 관중에게도 입장권을 가져오면 생맥주 한 잔씩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G마켓은 포스트시즌의 티켓 판매를 독점으로 대행하면서 수억 원을 KBO에 지불하기로 했다. 김현수(두산)와 류현진(한화)을 자사의 ‘왕뚜껑’ 광고 모델로 기용한 한국야쿠르트와 시즌 중에도 서브 스폰서로 나섰던 패밀리 레스토랑 VIPS도 포스트시즌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한 수입차업체도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의 류대환 이사는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프로야구 마케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업체가 문의를 해 와 어디에 노출을 시킬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들은 “잘했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문 SK 선수들은 KIA의 우승 세리머리가 열리는 동안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년 저 자리에 서는 것은 자신들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장 김재현은 “최선을 다했기에 억울하기보다는 담담했다. 다만 두 번 다시 같은 괴로움을 당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김광현-박경완 없이도 작년 준우승 일궜던 비룡 SK가 2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 덕분이었다. 숱한 고비를 만날 때마다 SK 선수들은 똘똘 뭉쳤고 막판까지 이어진 삼성과의 선두 다툼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22일 두산과의 연속 경기를 모두 이긴 SK는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종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해태(1986∼1989년)가 유일했다.○ 조직력의 승리 SK는 지난 3년간 빛나는 성적(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1회)을 올렸지만 특급 스타가 없는 팀이기도 하다. 올해 에이스 김광현이 17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 다른 타이틀 홀더는 없다. 그런 김광현도 여차하면 가차 없이 2군에 보내는 팀이 SK다. 그 대신 조직력을 중시한다. “SK를 멤버가 좋은 팀이 아니라 조직이 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지론을 가진 김성근 감독은 김재현 박재홍 이호준 등 쟁쟁한 고참 선수들도 컨디션에 따라 백업으로 내세우곤 한다. 이들 역시 팀 앞에선 스스로를 낮추고 이를 감수했다. 이렇다 보니 SK는 누구 한두 명이 빠진다고 약해지는 팀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김광현과 주전 포수 박경완이 없는 상태에서도 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렸고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다. 올해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종종 위기를 맞았지만 이 대신 잇몸으로 버텼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이승호는 시즌 막판 선발로 전환해 구멍을 메웠다. 선발이던 송은범은 중간 계투로 변신해 허리를 지켰다. 포수 박경완은 아킬레스건 부상 속에서도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투수진을 이끌었다. 김강민과 박정권은 3할 타율로 팀 타선의 중심이 됐고 김재현 등 고참 선수들은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렸다. 김 감독이 “SK라는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올해 입증했다. 이게 바로 조직의 힘”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올해도 주전 줄부상 속, 특유의 조직력 앞세워 막판 역전위기 딛고 감격○ 우승 8분 능선김 감독은 22일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선수들에게 “앞으로 5승 남았다. 오늘은 빨리 잊고 팀을 재정비해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4승과 함께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한일 클럽챔피언전까지 석권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는 우승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포스트시즌이 현행 방식으로 치러지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정규 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번 가운데 16번(84.2%)이나 된다(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 2000년은 제외). 큰 경기 경험도 많은 데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모두 앞선다. 삼성에는 10승 9패, 두산에는 11승 8패, 롯데에는 12승 7패를 기록했다. SK 선수들은 “그동안 훈련한 게 아까워서라도 질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들이 그토록 열망했던 한국시리즈는 10월 15일부터 시작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SK 5연승… 팀 최다 83승 타이▼‘LG 킬러’ 전준호 6이닝 무실점, 두산 이성열, 8회말 결승투런SK의 강점 중 하나는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SK는 23일 LG와의 문학 경기에서도 백업 선수들의 활약 속에 완승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평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스타팅으로 내세웠다. 2루수와 유격수에는 정근우와 나주환 대신 김연훈과 최윤석이 선발로 출전했다. 주전 포수 박경완을 대신해 정상호가 마스크를 썼고, 전준호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LG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던 전준호는 6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거둔 2승이 모두 LG를 상대로 한 것이다. 2005년 이후로 따지면 LG전 7연승. 포수 정상호는 2회 상대 선발 박현준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고, 김연훈은 4타수 2안타를 쳤다. 김연훈은 4회와 9회 이대형의 안타성 타구를 멋지게 잡아내며 수비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연훈과 최윤석의 수비 솜씨에 김 감독은 “오히려 정근우나 나주환보다 나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치열한 도루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대형은 6회 2루 도루에 실패하며 여전히 롯데 김주찬(61개)에게 1개 차로 뒤졌다. 이날 3-0으로 승리한 SK는 83승째를 거둬 2008년 기록한 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000년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경신한다. 두산은 넥센과의 잠실 경기에서 4-4 동점이던 8회말 터진 이성열의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최근 국내 골프장들이 겪고 있는 공통된 문제다. 내장객 수가 육지에 비해 떨어지는 제주도 골프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9년 제주도 골프장의 홀당 내장객은 2581명으로 전국 평균(3881명)의 3분의 2가량에 불과하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29개. 인허가를 추진 중이거나 건설 중인 골프장을 합치면 35곳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골프장은 주중에 손님이 없어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빈사 상태의 제주도 골프장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타깃은 바로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본인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 속에 2007년부터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 수가 비슷해지더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중국인 관광객(25만8414명)이 일본인(18만3168명)을 넘어섰다.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 중에는 ‘큰손’이 많아 제주도 골프장의 가장 큰 잠재 고객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제주도 골프장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CJ 나인브릿지는 얼마 전 중국 상하이의 서산CC 및 베이징의 파인밸리CC와 회원교류 협약을 맺었다. 라온골프장도 올초 중국 부동산 투자자 155명을 초청해 체류형 휴양 리조트 프라이빗타운의 모델하우스와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투어를 마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제주도 골프장은 지난달 해외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TF에는 롯데스카이힐CC를 비롯해 엘리시안, 나인브릿지, 캐슬렉스, 라온, 라헨느 등 제주를 대표하는 15개의 골프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CC는 최근 중국 선양대를 나온 중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 직원은 도우미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회화 교육은 물론이고 중국인 고객 응대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엔 70여 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롯데스카이힐CC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도우미들이 코스 설명 등을 중국어로 해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스카이힐CC는 또 단둥 우룽GC 및 황산의 쑹바이CC 등 중국의 유력 골프장들과 조만간 회원 교류를 위한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밖에 제주도 골프장은 중국의 유력 인사를 초청해 중국에 한국 골프장을 널리 알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주도 역시 이 같은 계획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TF팀장을 자처한 이승훈 롯데스카이힐CC 대표는 “제주도는 고대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사자를 보냈던 곳으로 중국 귀빈들이 방문할 때마다 관련 자료가 있는 서복전시관을 찾는다”며 “이 같은 스토리를 잘 활용해 힘을 합쳐 유치 노력을 기울인다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 골프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지애(22·미래에셋)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매주 발표하는 세계랭킹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그 뒤를 6위 최나연(23·SK텔레콤)이 잇고 있다. 17일 경기 용인 88CC 서코스(파72)에서 계속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제3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10개월여 만의 한국 무대지만 둘은 이름값에 걸맞게 공동 선두에 올랐다. 전날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던 신지애로선 다소 아쉬운 날이었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타를 줄였지만 이날은 젖은 페어웨이에서 친 우드샷이나 아이언샷이 홀에 바짝 붙지 못했고 퍼트도 홀을 살짝살짝 빗나갔다. 신지애는 보기 1개와 버디 1개를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쳤다. 신지애에게 2타 뒤진 채 2라운드를 시작한 최나연은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팽팽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최나연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전반에만 3개의 버디를 골라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후반 들어 1타를 잃어 공동 선두에 만족해야 했다. 최나연은 “1, 2번홀 버디를 잡아 기분이 좋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더워져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이번 대회 코스에서는 파5 홀이 길고 오르막이어서 버디 잡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쉬운 홀들을 잘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허윤경(20·하이마트)도 10번홀(파5)까지 3타를 줄이며 신지애 최나연과 공동 선두를 이뤘지만 15번홀과 16번홀(파4)에서 1타씩을 잃어 3위(5언더파 139타)로 밀려났다. 김혜윤(21·비씨카드)이 4언더파 140타로 4위에 올랐고 양수진(19·넵스) 등이 3언더파 141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1타를 잃은 서희경(24·하이트)은 공동 55위(4오버파 148타)로 힘겹게 컷을 통과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두산과 SK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는 ‘뚜껑 열리는’ 경험을 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카도쿠라 켄으로부터 선제 홈런을 친 기쁨도 잠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노 게임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이튿날 재경기에서 두산은 SK에 져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만약 문학구장에 ‘뚜껑(돔구장의 지붕)’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김현수가 최근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한국야쿠르트 왕뚜껑의 CF 모델로 발탁된 것은 당시의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CF에서도 김현수가 연타석 홈런을 친 뒤 폭우로 경기가 취소된다. 원망스럽게 하늘을 쳐다보는 김현수를 카메라가 비추는 가운데 구장에 지붕이 덮이면서 “뚜껑 덮이는 그날까지”라는 멘트가 나온다. 김현수의 아픔이 재미있는 CF 소재가 된 것이다.》박찬호-이승엽 부진 겹쳐 2, 3년전부터 국내파 부상기록男이대호 최고모델… 류현진-김현수 인기 쑥쑥최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김현수처럼 야구 선수나 감독이 속속 광고 모델로 나서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박찬호(피츠버그)나 이승엽(요미우리) 등 해외파 선수들이 CF를 독점했으나 이제는 국내파 프로야구 선수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 모양새다. ○ CF계의 야구 스타들 야구 인기가 절대적이었던 1980, 90년대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가 CF 모델로 나서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1982년 타율 0.412를 기록했던 백인천 전 감독이 CF에 출연한 종합영양제 ‘게브랄티’는 특이한 이름만큼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OB 윤동균도 베어스와 발음이 비슷한 소화제 ‘베아제’ 광고에 나왔고, 김재박 전 LG 감독은 럭키 슈퍼타이 광고에 출연해 “한 방에 숨은 때까지”를 외쳤다. ‘불사조’ 박철순(OB)은 의류와 맥주 광고 모델로 나섰고, 김응룡 삼성 사장, 이만수 SK 수석코치, 이종범(KIA) 등도 CF에 출연한 적이 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박찬호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CF도 이들의 몫이 됐다. 전성기의 박찬호는 컴퓨터와 음료, 은행 CF 등에 숱하게 얼굴을 내밀었고, 김병현과 최희섭(KIA) 등도 각각 컴퓨터와 음료 모델로 전파를 탔다. 최근까지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던 이승엽이 은행과 과자, 음료 등의 CF 모델로 나섰다. ○ 선수뿐 아니라 감독까지 인기 국내파 선수들이 CF를 되찾아 온 것은 프로야구 인기가 되살아난 2, 3년 전부터다. 최고의 CF 스타로는 롯데 홈런 타자 이대호를 꼽을 수 있다. 2007년 부산은행 정기예금의 지면 광고 모델을 시작으로 게토레이와 네오위즈 게임 ‘슬러거’ 지면광고에 얼굴을 내밀었다. 연속 경기 홈런 세계 신기록(9경기)을 세운 지난달에는 롯데백화점이 이대호를 간판으로 내세운 광고를 내보냈다. 두산 이현승은 지난해 히어로즈 시절 니조랄 광고에 머리를 긁적이며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고, 최고의 실력과 외모를 갖춘 한 선수는 현재 한 샴푸 광고 출연 협상을 하고 있다. 감독들도 인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이끈 두산 김경문 감독은 한국증권업협회의 장기투자문화 만들기 캠페인 CF에 이어 최근에는 두산중공업의 기업 PR 광고에 출연했다. 롯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롯데건설에 이어 올해 롯데카드 모델로 나서 사투리를 구사하며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 ○ 비선호에서 선호 모델로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은 광고주들의 선호 모델이 아니었다. 해외파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와 협상을 하면 되는 해외파 선수들과 달리 국내 선수들은 구단을 거쳐야 한다. 더구나 국내 야구단은 대개 대기업 계열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의 광고에 출연하기도 어렵다. 대부분 광고가 구단 소속 그룹이나 계열사 광고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 인기 상승과 함께 국내 야구 선수들도 서서히 광고계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분위기다. 모델 에이전시 크림캐스팅의 조민경 실장은 “스포츠 선수를 기용할 때는 대중적인 인기의 폭을 본다. 이전까지 국가 대항전이 많은 축구 선수가 선호됐지만 야구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국내 야구 선수들의 모델 기용이 하나의 흐름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와 류현진을 모델로 기용한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두 선수는 대중적인 인기에 비해 그동안 광노 노출이 없어 신선함을 갖고 있다. 나이와 현재 성적, 그리고 장래성 모두 우리 제품 모델로 가장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 달 안에 SK를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14일 SK를 꺾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행을 확정지은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록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지만 현재의 팀 전력과 분위기라면 정규 시즌 1위가 유력한 SK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 15일 사직경기에 앞서 SK 김성근 감독은 포스트시즌 가상 상대인 롯데를 향한 교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전날 경기에서 롯데 코치들이 사인을 훔쳤다며 롯데를 자극한 것이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 김광현이 던질 때 롯데 3루 코치가 포수의 사인을 훔쳐 1루 코치에게 전달하고, 타자는 1루 코치로부터 투구 내용을 파악했다”며 “내가 심판에게 항의할 때 로이스터 감독이 동시에 나온 것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스터 감독은 “상식적으로 3루에서 1루로, 또 타자까지 신호를 전달할 시간이 있겠느냐”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롯데 선수들 역시 김 감독의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탓인지 롯데 선수들은 경기 초반 실책을 연발했다. 1-0으로 앞선 3회 3루수 황재균의 1루 악송구로 동점을 허용했고, 4회에는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에 이은 포수 강민호의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을 허용했다. 8회에도 문규현의 실책이 나왔다. 8회초까지 스코어는 1-5로 벌어져 패색이 짙어진 상황. 하지만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롯데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정보명의 2루타를 시작으로 무려 6명의 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6-5로 경기를 뒤집은 것. 당황한 SK 수비진은 이 와중에 2개의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5-5 동점이던 무사 2루에서 대타로 나선 이승화는 바뀐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적시타를 쳐내 승리 타점을 기록했다. 전반기까지 SK에 2승 10패로 끌려다니던 롯데는 8월 17∼19일 3연전 싹쓸이를 비롯해 후반전 들어 SK에 5승 2패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 경기에서는 KIA가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6-5로 승리했다. 이날 두산이 패하면서 삼성은 2위를 확보했다. 선두 SK와의 승차는 3경기다. 한화는 연장 11회말에 터진 최진행의 끝내기 홈런(30호)에 힘입어 넥센을 4-3으로 꺾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셸 위(21)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직전 대회인 캐나다여자오픈 우승 후 상승세를 타던 미셸 위의 앞길을 막은 것은 대만 출신의 동갑내기 청야니였다. 13일 미국 아칸소 주 로저스의 피너클CC(파71)에서 열린 P&G NW 아칸소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 전날까지 2위 그룹에 3타 앞선 상태로 3라운드를 맞은 미셸 위는 2타를 줄이는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신들린 샷으로 이날만 6타를 줄인 청야니에게 1타 차로 무릎을 꿇었다.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우승한 청야니는 올해 2개의 메이저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이어 1승을 더 보태며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상금 순위에서도 142만7064달러로 1위 신지애(146만3833달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직전 대회까지 세계 5위였지만 이날 우승으로 랭킹에서도 상승이 예상된다. 청야니의 가세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은퇴 이후 혼전을 벌이던 여자 골프 최강자 다툼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지애, 최나연(SK텔레콤),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과 펼치는 한국 일본 대만의 아시아 삼국지가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보미(22·하이마트·사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우증권 클래식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보미는 12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이글 1개,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렸다. 4월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둔 이보미는 안신애(비씨카드)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는 안신애를 제치고 1위에 복귀했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전날까지 김하늘(비씨카드)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이보미는 10번홀(파5)에서 80m 샷 이글을 잡은 데 이어 13,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김하늘은 서희경 김자영 양수진 이정은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코크런, PGA 송도챔피언십 연장 우승러스 코크런(52·사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니어대회인 챔피언스투어 포스코건설 송도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코크런은 12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프레드 펑크(54)와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코크런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지만 정확한 벙커샷으로 홀 부근에 볼을 붙인 뒤 버디에 성공해 파에 그친 펑크를 제치고 챔피언스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였던 펑크는 정규 라운드 최종 18번홀에서 1.5m 거리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다 잡은 것 같았던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은 베스트 멤버로 구성됐습니다. 한국에 진다면 수치스러운 일이죠.” 10∼12일 제주 해비치CC에서 열린 한일프로골프 대항전을 앞두고 일본프로투어기구(JGTO)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6년 만에 부활한 한일대항전을 위해 일본은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를 비롯해 상금 랭킹 1위 후지타 히로유키, 일본 투어에서 26승을 거둔 가타야마 신고 등 10명의 정예 멤버를 꾸렸다. 반면 한국은 양용은과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과 일정이 겹쳐 참가하지 못했고, ‘영건’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도 한일전 대신 유럽투어 네덜란드오픈을 선택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모든 한일전은 뜨겁다’는 이 대회 홍보 문구처럼 대회는 시종 치열한 접전으로 펼쳐졌다. 2라운드까지 중간 결과는 한국이 4승 1무 5패. 12일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로 열린 마지막 날 한국은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5승 5패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 결과는 9승 1무 10패로 승점 9.5점 대 10.5점. 불과 1점 차의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는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이시카와 킬러’로서의 면모를 다시 확인했다. 김경태는 전반에만 6타를 줄이는 등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러 1언더파 71타에 그친 이시카와에 7타 차 완승을 거뒀다.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경태는 “그동안 이시카와와 동반 플레이를 대여섯 차례 했는데 매번 내가 이겼다”며 “최고의 선수를 상대하면서 아무래도 더 집중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에 도전하는 배상문도 가타야마에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 골프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전반까지 가타야마에 2타를 뒤지던 배상문은 14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는 등 후반에 5타를 줄이며 3언더파 69타를 쳐 1오버파에 그친 가타야마를 눌렀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경태 인터뷰}

곧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0일 한화전을 치르면서 이제 정확히 13경기가 남았다. 한국시리즈 7경기를 포함해도 20경기다. 한국 프로스포츠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좀처럼 사례를 찾기 힘든 ‘예고 은퇴’를 선언한 SK ‘캡틴’ 김재현(35) 얘기다. 김재현은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올 시즌 후 은퇴하겠고 깜짝 발표했다. 체력이 달려서도, 기량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팬들은 물론 구단도 그의 은퇴를 아쉬워한다. 여러 차례 은퇴 번복을 설득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다. 남들은 은퇴하라고 해도 버티는 마당에 왜 굳이 은퇴를 하려는 것일까. 그는 “예전부터 힘이 남아 있을 때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미루다 보면 언제 떠나야 할지 알 수 없게 되고 결국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매 타석 이게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선다. 이왕이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다. ○ 사랑하기에 떠난다 김재현은 입만 열면 “내가 이렇게 좋은 팀에서 이렇게 좋은 선수들과 함께 야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SK는 8개 구단 중 가장 훈련을 많이 하는 팀이다.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기꺼이 고통을 감내한다. 우승이라는 지상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김재현은 “지난달 말에도 2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기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지 안다. 그렇게 고생했는데 결코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런 후배들이 어떻게 자랑스럽지 않겠나”라고 했다. ○ 선두 SK의 원동력은 희생 김재현은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그는 2002년 고관절 부상을 당한 뒤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바라보는 팀에서 큰 상처를 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2003시즌 후 그는 미련 없이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07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SK에서 그는 ‘희생’을 배웠다.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아져도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그뿐 아니라 박재홍, 이호준 등 왕년의 스타 선수들이 모두 그랬다. 김재현은 “왜 자존심이 상하지 않겠나. 하지만 자신을 죽이면 팀이 산다는 진리를 배웠다. 우리 팀은 누구 하나 빠진다고 약해지는 팀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자신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얼마 전 프로 통산 15번째로 200홈런을 달성한 그는 “선수 생활 오래 하다 보니 나오는 기록”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홈런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5월 16일 두산전에서 켈빈 히메네스를 상대로 친 역전 3점 홈런이라고 했다. 그 홈런으로 팀이 상승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게 이유였다.○ 남자의 눈물, 이번에는 데뷔 후 17년간 그는 많은 기쁨과 좌절을 맛봤다. 신인이던 1994년 LG의 우승을 이끌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SK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2007년 한국시리즈 MVP도 그의 차지였다. 반면 2002년 불의의 고관절 수술과 이듬해 팀 이적, 그리고 2007년 반쪽 선수 전락 등 우울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는 “만약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면 울었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SK는 투수 김광현, 포수 박경완 등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재현은 “지난해 준우승에 그치면서 올해는 반드시 우승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했다. 만약 올해 우승한다면 어떨까. 그는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절실했던 만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올가을 팬들은 명예롭게 떠나는 남자의 뜨거운 눈물을 볼 수 있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0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CC에서 개막한 한일골프대항전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의 간판스타는 이시카와 료(19·파나소닉)다. 하지만 일본 투어 상금 랭킹에서 이시카와를 앞서는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 있다. 이번 한국 팀의 유일한 해외파 선수라고 할 수 있는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가 그 주인공이다. 5월 다이아몬드컵 우승으로 일본 투어 첫 승을 신고한 김경태는 올 시즌 출전한 11번의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며 상금 3위(5837만4125엔)에 올라 있다. 역시 11개 대회에 출전한 이시카와(5757만2033엔)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일본 투어 상금 선두는 6122만4579엔을 벌어들인 후지타 히로유키다. 10일 포섬 경기(2인 1조로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것)에서 배상문(24·키움증권)과 짝을 이룬 김경태가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김-배 조는 5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는 등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를 기록하며 3오버파를 친 후지타-미야모토 가쓰마사 조를 6타 차로 완파했다. 미야모토 역시 올 시즌 우승컵을 한 차례 안았고 상금 랭킹 8위에 올라있는 강자다. 어떤 면에서는 이시카와-소노다 슌스케 조보다 강한 상대다. 한국에서는 데뷔와 동시에 2승을 거두며 ‘괴물’로 불린 김경태이지만 일본에서는 2%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지난해 일본 투어에서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하며 뒷심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김경태가 올해 조용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주 열린 일본 투어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김경태는 공동 9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날 6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대회가 열린 후지사쿠라CC 코스 레코드였다. 김경태는 “일본에 온 뒤 이상하리만치 4라운드에 약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4라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치려 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이때의 자신감을 발판 삼아 상금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이날 상금 1위 후지타를 기분 좋게 누른 것은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김경태는 “쇼트 게임과 러프샷 등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걸 느낀다. 모처럼 맞이한 찬스를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김대현(22·하이트)-김대섭(29·삼화저축은행) 조가 승리하며 2승 3패로 첫날을 마쳤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손준업 조는 이시카와-소노다 조에 4타 차로 패했다. 11일 열리는 포볼 경기(2인 1조로 각자 플레이해 그중 좋은 스코어로 승패를 가리는 것)에서는 배상문-강경남(27·삼화저축은행) 조가 이시카와-소노다 조와 맞붙는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6년 만에 부활하는 한일골프대항전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연일 계속되는 궂은 날씨에 정상적인 대회 진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시작하는 한일대항전을 앞두고 대회가 열리는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CC에는 최근 2주 넘게 매일 비가 내렸다. 9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암대회도 시간당 4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단됐다. 전날 연습 라운드를 한 일본 선수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 선수는 “대회가 코앞인데 잔디를 제대로 깎지 않아 백스핀도 먹지 않고 런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에 젖은 잔디가 뭉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던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한 선수는 달랐다. 그는 일본 국민에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19·파나소닉)다.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조리 있는 말솜씨와 세련된 매너로 왜 그가 진정한 스타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인사말에서 “오늘 처음으로 대회 코스에 나갔는데 상태가 좋지 않았다. 태풍으로 인해 코스 정비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대회를 마련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이번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전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하나같이 “최선을 다해 꼭 이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시카와는 “나도 (야구나 축구) 한일전에서 일본을 응원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다. 라이벌인 것은 맞지만 서로 대결하면서 함께 수준이 높아진다”며 “만약 한국이 아시아의 대표라면 다함께 한국을 응원하고 일본이 대표라면 일본을 응원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서로 실력을 증진할 수 있는 멋진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 후 기념 촬영을 한 뒤에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한편 경기위원회는 이날 “골프장의 전반 9개 홀(팜코스) 페어웨이 상태가 좋지 않아 첫날인 10일 포섬 경기(2인 1조로 번갈아 공을 치는 것)는 후반 9개 홀(레이크코스)을 두 번 도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11일 포볼 매치(2인 1조로 각자 플레이해 잘 친 한 명의 스코어로 승패를 가리는 것)와 12일 싱글 플레이는 잔디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10일에는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와 손준업(23) 조가 이시카와-소노다 슌스케 조와 맞붙는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금만 부진해도 구단주로부터 “야구 똑바로 하라”는 말을 듣는 감독의 심정은 대체 어떨까.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이자 인기구단인 요미우리의 감독 자리는 그래서 어렵다. 센트럴리그 3위로 추락한 요미우리에 대해 다키하나 다쿠오 구단주가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7일자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키하나 구단주는 “느슨한 플레이는 안 된다” “실수는 용납 못한다” 등 7월 이후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팀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면 6위(꼴찌)나 마찬가지다”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으로서는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다. 두 달여 만에 1군에 올렸던 이승엽을 3경기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퍼시픽리그에서 선두 다툼에 한창인 소프트뱅크는 당근책을 쓰고 있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들은 7일 한국계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구단주가 팀이 우승할 경우 최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를 한 대 내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차량 가격이 3000만 엔(약 4억2000만 원)짜리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납회를 겸해 골프 대회를 여는데 여기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페라리를 선물한다는 것이다. 2005년 다이에로부터 구단을 인수한 이후 손 회장은 여러 차례 아낌없는 지원을 해 왔다. 2008년 선수단에 아이폰을 지급했고 야후돔의 인조잔디를 최고급 소재로 새로 깔았다. 올해 7월 6, 7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경기에서는 직원 1만 명을 동원해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도록 했다. 소프트뱅크는 6일 현재 선두 세이부에 1.5경기 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구단 회장님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팀의 1위를 독려하고 있다. 채찍이 셀까, 당근이 셀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사실상 선두 탈환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5일 롯데와 사직경기를 치른 삼성 선동열 감독은 약간의 위안을 얻었을 것 같다. 선발 투수 장원삼이 안정된 투구를 보인 데다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포수 진갑용이 공수에 걸쳐 완벽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장원삼은 1회 고전했다. 선두 타자 김주찬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낸 뒤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4점을 내준 것. 하지만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것을 비롯해 5와 3분의 1이닝을 4안타 3볼넷 4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시즌 13승을 수확한 장원삼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종전 2006년, 2008년 각 12승)을 새로 썼다. 진갑용의 부활은 더욱 반갑다. 8번 타자로 나선 진갑용은 2-3으로 뒤진 2회 상대 선발 김수완을 상대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6회에는 조동찬을 시작으로 이영욱 강봉규 최형우 등 네 타자가 연속으로 2루타를 치는 진기록도 세웠다. 네 타자 연속 2루타는 통산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박한이는 1회 투런 홈런에 이어 3회 솔로 홈런을 치며 2001년 데뷔 후 10번째 시즌에서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장단 20안타로 롯데 투수들을 두들긴 삼성은 12-5로 대승했다. 두산과 KIA의 잠실경기에서는 3-4로 뒤진 9회 2사 1루에서 터진 대타 최준석의 끝내기 역전 홈런에 힘입어 두산이 5-4로 이겼다. 자신의 첫 끝내기 홈런이자 올 시즌 처음 나온 대타 끝내기 홈런. 최근 4연패에 빠진 KIA는 LG에 5위를 내줬다. SK와 한화의 문학경기는 폭우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지막 18번홀 버디 퍼트는 빗나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선배 언니들의 축하 생수 세례가 쏟아졌다. 2타 차 완벽한 우승이었다.1위로 끝낸 뒤 ‘골프백 위치 규칙위반’ 지적받아 2벌타연장전 패배… “아쉽지만 친한 정은언니 우승해 괜찮아” 하지만 갑자기 상황이 돌변했다. 불의의 2벌타. 16세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충격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좋았던 리듬마저 잃어버렸다. 손에 들어왔던 우승은 그렇게 허망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5일 경기 화성의 리베라CC(파72·6500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추천 선수로 출전한 장수연(함평골프고1)은 2라운드까지 예상을 뒤엎고 선두를 질주했다. 최종 3라운드 들어서도 쟁쟁한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그는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내며 2위 이정은(22·호반건설)을 2타차로 제쳤다. 하지만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는 순간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으로부터 15번홀(파4) 때의 규칙 위반으로 2벌타를 더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장수연이 세 번째 샷을 할 때 골프백이 정면 3m가량 되는 지점에 놓여 있었는데 골프규정 8조 2항을 위반했다는 얘기였다. 골프백이 홀 방향으로 세워져 있어 플레이에 도움을 줬다는 것. 장수연은 안타까운 마음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결국 이정은과 동타를 이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 장수연은 1.2m 파 퍼트에 실패하며 무난히 파를 잡아낸 이정은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장수연이 우승했다면 지난주 LIG클래식에서 우승한 배희경(18·남성여고 3년)에 이어 15년 만에 2주 연속 아마추어 우승이 나올 뻔했다. 가장 최근 아마추어 선수의 2주 연속 우승 기록은 1995년 미도파 여자오픈과 크리스찬디올 여자오픈에서 잇따라 정상에 오른 박세리(33)가 갖고 있다. 아깝게 우승을 놓친 장수연은 “내 앞에 백이 놓여있었는지 정말 몰랐다. 그런데 화면을 보니 앞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아쉽긴 하지만 친한 정은 언니가 우승을 해서 괜찮다. 이번 기회를 통해 룰도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캐디를 봤던 아버지 장귀선 씨는 “하늘이 우승을 허락하지 않은 것 같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허탈해했다.이정은, 서울경제오픈 우승 행운의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은 시즌 첫 승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6000만 원. 장수연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김하늘(22·비씨카드)은 3위(5언더파 211타), 김보경(24·던롭스릭슨)은 7위(1언더파 215타)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바닥에 내려 놓은 클럽 홀쪽으로 향하면 벌타▼■ 주말골퍼 위반하기 쉬운 규칙장수연에게 통한의 2벌타를 안긴 골프규정 8조 2항을 보면 ‘스트로크가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 선상 또는 그 선 가까이나 그 홀을 넘어 연장선 위에 어떤 장비도 세워두지 못한다’라고 돼 있다. 15번홀에서 장수연이 어프로치 샷을 할 때 골프백은 전방 3m 정도에 놓여 있었다. 그 홀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장수연이 16번홀에서 플레이하는 동안 한 갤러리가 경기위원회에 전화로 이의제기를 했고 경기위원들이 모여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김광배 경기위원장은 “장수연이 공을 치고자 하는 방향과 골프백이 평행하게 놓여 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플레이에 도움이 됐다는 데 경기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장수연의 사례처럼 엄격하게 룰을 적용하면 주말 골퍼들은 2벌타를 받아야 할 상황이 적지 않다. 주말 골퍼들은 정확하게 거리를 가늠하지 못할 때 2개의 아이언을 갖고 가서 플레이를 하곤 한다. 이때 무심코 한 개의 클럽을 바닥에 내려놓는데 그 클럽이 홀 방향을 향했다면 이는 규정 위반이다. 롱 티와 쇼트 티가 끈으로 연결된 티를 사용할 때도 위반의 소지가 많다. 롱 티를 꽂은 뒤 쇼트 티로 어드레스에 도움을 받았다면 이 역시 규정 위반으로 지적될 수 있다. 샷을 하기 전 캐디가 방향을 가르쳐줄 수 있지만 샷을 할 때 그 방향에 서 있는 것도 2벌타 감이다. KLPGA 관계자는 “대회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부모나 친척들이 캐디를 맡곤 하는데 이들이 룰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벌타를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리츠 솔모로오픈에서 우승하며 4년 연속 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이승호는 5일 경기 여주 솔모로CC(파71·6771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1라운드부터 4일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며 이뤄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3언더파 281타를 친 2위 강경남(27·삼화저축은행)과는 7타 차가 났다. 우승상금은 1억 원. 강경남은 18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낚아 부상으로 걸린 고급 외제 승용차를 받고 순위도 2위로 끌어올렸다.}

내년 프로야구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왼손 투수 유창식(18·광주일고)이 최근 계약금 7억 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이는 KIA 한기주가 2006년 받은 1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다. 한화는 유창식이 내년 류현진과 함께 왼손 원투펀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7억 원에 걸맞은 투수가 될 수 있을까.즉시 전력감 특급선수 5억 팀, 책임질 초특급 7억 이상 고액 계약 17명 모두 투수○ 5억 원은 특급 선수의 상징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신인 계약금에 대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3억 원은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 5억 원은 즉시 전력감인 선수, 7억 원 이상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 선수. 대개 5억 원 이상 받는 선수 앞에는 ‘특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유창식 이전까지 계약금으로 5억 원 이상을 받은 선수는 16명이 있었다.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투수였다. 7억 원 이상을 받은 선수는 단 3명이었다. 한기주가 10억 원을 받았고, 2002년 KIA 김진우와 1997년 현대 임선동이 각각 7억 원을 받았다. 한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5억 원을 베팅하기 위해 그 선수의 구속과 신체조건, 발전 가능성 등을 면밀히 체크한다”며 “큰 투자를 하는 만큼 많은 정성과 관심을 쏟는다”고 말했다. ○ 경쟁 붙으면 몸값 상승 수요 공급의 법칙은 야구판도 마찬가지다. 수요가 몰리면 당연히 몸값이 올라간다. 7억 원 이상을 받은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 덕을 본 부분도 있다. 유창식만 해도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다. 한화로서는 메이저리그의 유혹을 뿌리치고 국내 잔류를 선언한 그에게 프리미엄을 얹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에 계약금 10억 원 시대를 연 한기주 역시 KIA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작심하고 베팅을 했다. 김진우도 마찬가지다. 임선동은 LG와 당시 아마추어 팀이던 현대 피닉스의 경쟁 속에서 7억 원을 챙겼다. 고교때 혹사-사생활 문제로 많은 선수들 재능 못피워, 손민한-김광현 등은 제몫○ 계약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 계약금으로 5억 원 이상을 받은 16명 가운데는 손민한(롯데)이나 김광현(SK)처럼 큰 성공을 거둔 선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거나 제대로 1군 무대에 서 보지 못한 선수가 더 많다. 우선 조심해야 할 게 부상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 혹사를 당했을 공산이 커 부상 위험이 높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한기주나 두산 성영훈, KIA 강철민(현 LG) 등이 그렇다. 손민한도 입단 후 몇 년간 부상으로 고전했다. 김진우처럼 어린 나이에 깜짝 스타가 되다 보니 잘못된 길을 가는 경우도 있다. 계약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 관리다. 선수 스스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기 위해 자신을 더 채찍질해야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선수들인 만큼 부상이나 부진에 빠졌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일어선다. 본인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는 모든 것을 가진다)’이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나는 경기였다.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맞대결은 한 경기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4위 롯데는 이날 승리하면 사실상 4강을 굳힌다. 반면 5위 KIA는 이날 반드시 이겨야만 4강 불씨를 되살릴 수 있었다. 결과는 롯데의 6-1 완승이었다. 승차를 5.5경기로 벌린 롯데는 기쁨을 독식했다. 만약 롯데가 남은 15경기에서 8승 7패를 한다고 가정하면 KIA는 남은 14경기에서 13승 1패를 해야 4강에 오를 수 있다. 롯데가 7승 8패를 한다면 KIA는 12승 2패를 해야 한다. 승률이 5할도 채 되지 않는 KIA로서는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KIA 타선을 잠재웠다. 5회까지 15타자를 맞아 안타는 물론이고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6회 이영수에게 볼넷, 신종길에게 안타를 맞아 퍼펙트는 물론이고 노히트 노런도 놓쳤지만 흔들림 없이 나머지 이닝을 책임졌다. 8이닝 1실점으로 시즌 12승째. 타선 역시 초반부터 활발하게 불을 뿜었다. 강민호는 0-0이던 2회 1사 후 양현종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쳐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강민호는 5-0으로 앞선 7회 적시타를 쳐내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과 한화의 대전 경기에선 삼성이 8-2로 승리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5이닝 2실점으로 올 시즌 25번째 등판에서 처음으로 6이닝 이상을 던지지 못했다. 1-2로 뒤진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한화가 6회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