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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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건강77%
칼럼17%
인사일반3%
보건3%
  • ‘333’만 지켜도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 부작용 낮춘다

    필러와 보톡스 시술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받는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이다. 티가 덜 나면서도 자연스럽게 예뻐질 수 있고 시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짧은 최소 침습 시술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져 적정 기간을 두고 반복해서 시술하게 된다.그렇다 보니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이 점차 대중화, 일상화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비전문가 시술, 정식 허가되지 않은 제품 사용, 오남용,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시술 등으로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필러의 경우 언론에서 약물이 혈관으로 잘못 주입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들이 종종 소개되기도 한다. 시술 후 피부가 검게 변한다면 부작용을 의심할 수 있다. 물론 히알루론산 필러는 올바르게 시술하면 부작용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특히 물질이 어떤 상태로 변했다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가역성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해도 골든타임 안에 필러를 녹이는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주입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이런 부작용 위험을 예방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련된 의료진에게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된 필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필러 시술을 할 때 환자의 요구와 종합적인 상태를 고려해 정밀하게 진단하고 계획적으로 시행하는 ‘개인 맞춤형 시술’이 추세다. 이때는 얼굴 부위별 특성에 맞춰 나온 제품 라인을 사용해야 더욱 만족도 높은 결과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마, 코, 입술 등 얼굴 부위별로 필러의 점탄성, 즉 히알루론산 농도가 달리 적용되기 때문이다. 또 부위별로 필러 주입 깊이를 세심하게 설계하고 이에 맞는 제품 라인을 정품과 정량으로 맞춤 주입해야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술할 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 기반이 충분하면서 품질 관리가 잘되고 있는 제품인지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최근 안전하고 윤리적인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을 위해 의료진과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한국 엘러간 에스테틱스-애브비컴퍼니가 협력해 ‘Safety in Action 333(이하 333캠페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해당 캠페인은 의료진이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 이전과 시술 당일, 시술 이후 등 각각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지키며 환자를 위한 윤리적이고 안전한 시술 환경 실천에 동참하는 것이다.333 캠페인은 △시술 전 환자의 과거 시술 및 수술, 복용 히스토리, 알레르기 유무, 임신 및 수유 상황 체크 △시술 당일 감염에 대비한 철저한 소독 및 이상 반응에 대비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의 응급 키트 병원 비치 △시술 후 환자에게 이상 반응에 대한 주의 사항 및 시술 직후 72시간 동안 비상 연락 방법과 이후 30일 동안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박주혁 더힐피부과 대표원장은 “333 캠페인 등을 통해 의료진이 이러한 안전 수칙을 앞장서서 지킨다면 시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 각종 문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환자의 안전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시술 환경을 조성해 장기적으로 건전한 메디컬 에스테틱 시술 문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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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MOSD 환자, 재발해야만 신약 적용… 치료 시스템 바꿔야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환자 이야기]

    따뜻한 환자 이야기, 이번 질환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이다. 이 병은 시신경이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한 번만 재발해도 실명,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유튜브 ‘우령의 유디오’ 채널을 운영하는 허우령 전 KBS 장애인 앵커와 NMOSD 전문가인 김수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허 전 앵커는 NMOSD를 앓고 있다.―NMOSD는 어떤 질환인가. 김수현 교수=“NMOSD는 2005년 질환 특이 항체인 ‘아쿠아포린4(AQP4)’가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눈과 척수 외에도 뇌까지 침범하면서 ‘범주 질환’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질환 특이 항체인 ‘아쿠아포린4’ 양성 여부에 따라 진단되며 항체 양성 환자 95% 이상이 재발할 정도로 위험하다. 재발할 때 증상이 매우 급격하게 악화된다. 단 한 번만 재발해도 시력 상실, 마비 등 중증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발병 5년 이내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시력 소실이나 보행 장애가 나타났다. 회복 역시 제한적이라 조기 진단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핵심이다.”―환우의 진단과 치료 여정은. 허우령 환우=“중학교를 입학할 무렵인 14살 때 갑작스럽게 모든 시력을 잃었다. 당시에는 지방에 거주 중이었고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 결국 서울로 올라와 여러 대학병원을 전전하다가 비로소 국립암센터에서 NMOSD라는 진단을 받았다. 희귀질환이다 보니 진단받기 전에는 다발성경화증으로 오진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검사와 시술을 받았다. 특히 혈장교환술을 받을 땐 오른쪽 가슴에 관을 삽입하고 장시간 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선명하다.”―현재 상태는. 허 환우=“현재 오른쪽 눈은 완전 실명 상태고 왼쪽 눈은 형체를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시력만 남아 있다. 치료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와 경구용 면역억제제를 사용했으나 효과가 미미해 반복해서 재발했다. 결국 리툭시맙으로 변경한 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0대 시절 발병해 학업과 치료를 병행하는 게 특히 힘들었고 지방에 살다 보니 병원을 오가는 것 자체도 큰 부담이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를 운영하며 장애 인식 개선과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NMOSD 치료에는 어떤 치료법이 있는가. 김 교수=“승인된 약제가 나온 지 불과 3, 4년 정도이며 그전까지는 경구제를 사용했다. 경구제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으나 재발 방지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다.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확률은 40% 정도다. 2차 치료에서 사용 가능한 B세포를 선택적으로 소실시키는 리툭시맙이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이 약과 함께 병리가 밝혀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신약이 개발돼 재발 방지 효과가 70∼90%에 달하는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에쿨리주맙, 사트랄리주맙, 이네빌리주맙, 라불리주맙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기존 경구제 실패 후 리툭시맙 사용, 이후 재발 시 3차에만 신약에 접근이 가능하다. 결국 환자가 실명이나 마비를 겪은 후에야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개선이 필요하다.”―환우 입장에서 어떤 제도적 어려움이 가장 컸나. 허 환우=“진단받고도 바로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던 건 지금도 아쉽다. 실명 이후에도 적절한 치료가 어려웠고 고가의 약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거나 일정 횟수의 재발을 겪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환자에게 너무 가혹했다. 장애를 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재발은 또 다른 시작 없는 끝 같아서 매번 불안하다. 환자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 외에 사회가 함께해 줘야 할 부분도 있다. 제도와 환경, 보험이 함께 뒷받침될 때 비로소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나.허 환우=“특별한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부담보다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존재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 덕분에 저도 힘을 얻었다. 이제는 저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한 명이라도 더 희귀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앞으로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김 교수=“20년 전만 해도 NMOSD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던 절망적인 질환이었다.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치료제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질환 인식도 많이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에서는 리툭시맙조차 1차로 쓰지 못하고 경구약제 실패 후에야 사용할 수 있다. 이후 재발을 또 겪어야만 최신 치료제 급여가 가능해지니 결국 환자가 이미 중증 장애를 입은 후에야 약을 처방할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 1차부터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희귀질환 환우들과 가족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허 환우=“재발은 매번 두렵다. 하지만 저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새로운 시작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분들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세요.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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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파고드는 내성발톱, 발톱 아닌 ‘주변 살’ 절제가 낫다

    발톱을 파고드는 내성발톱의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이 적지 않다. 내성발톱은 발톱이 주변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많은데, 잘못된 방식으로 신발을 착용하거나 장시간 걸었을 때 발생한다. 발톱 주변 살이 비대해지고 염증이 발생하면서 내성발톱이 일어나기도 한다. 청소년기 비만과 체중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톱에 가해지는 힘이 증가하면서 연부조직이 부풀어 오르고 염증이 생기면서 발톱이 묻히는 형태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오병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내성발톱 치료와 예방에 대해 알아봤다.● 중증도 따라 치료법 다른 내성발톱 내성발톱 치료법은 나이와 임상적인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중증도에 따라 간단하게 치실을 이용한 치료법부터 플라스틱 튜브를 이용한 발톱 스프린트술, 부분 발톱 적출술 후 전기소작, 부분 발톱 적출술 후 페놀액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내성발톱 중증도는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발톱 주위 부종과 홍반이 발생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발톱으로 인한 자극이 지속돼 화농성 분비물이 발생할 때다. 마지막은 발톱 주변에 딱딱한 육아조직이 발생하는 경우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일반적인 치료법의 성공률은 낮아진다. 중증도 1단계의 경우 발톱 스프린트의 치료 성공률은 71%, 부분발톱절제와 페놀액을 이용한 방법은 100%의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반면 3단계에서는 각각 40%, 60%로 성공률이 하락했다.● 난치성 내성발톱 치료, 주변 살 공략해야 최근 난치성 내성발톱을 치료할 때 발톱을 직접 절제하는 대신 주변 연부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치료법은 내성발톱이 발생한 부위의 발톱을 절제하는 방식이었다. 경증인 경우 이 방법으로 충분히 치료되지만 발톱 주변에 심한 염증과 육아조직이 형성된 경우 이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렵다.더군다나 발톱 뿌리까지 잘라 폭을 좁게 만드는 경우 미용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발톱의 보호 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또 재발률이 높아 근본적인 치료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오 교수는 “난치성 내성발톱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연부조직 절제술을 시행한 후 발톱 폭의 개선 정도와 상처 회복 기간, 부작용 등을 분석했다”며 “수술 후 발톱 폭이 최대 52.5%(평균 22.6%)까지 넓어졌으며 상처 회복은 평균 약 35일이 걸려 2개월 이내에 완치됐다”고 말했다. 연부조직 절제술은 발톱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주변 조직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오 교수는 “9명 모두 재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발톱을 보존하면서 치료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걸을 때 아프지 않았다”며 “감염 사례는 1건 발생했으나 항생제 치료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발가락에 충분한 공간 있는 신발 착용해야” 내성발톱을 예방하고 건강한 발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관리가 필수다. 평소 발톱을 관리할 때 일자로 잘라야 한다. 발톱의 양옆을 둥글게 깎으면 측면에서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살을 파고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일자 모양으로 깎고 모서리는 가볍게 다듬는 게 좋다. 신발은 볼이 넓어 발이 편안한 것을 착용하는 게 좋다. 발에 너무 꽉 끼는 신발은 발톱에 압력을 가해 내성발톱을 일으킬 수 있다. 발가락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또 발은 자주 깨끗하게 씻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염증과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발톱이 건조하면 쉽게 부서지고 외부압력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발톱에도 보습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 네일 전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 비만은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시켜 내성발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적절한 체중관리가 발 건강을 지키는 데도 중요하다.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습관은 발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오 교수는 “당근에 풍부한 케로틴은 염증 조절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섭취 후 손발톱 질환이 개선됐다는 연구 논문이 있다”며 “두꺼운 발톱을 가진 말이 당근을 좋아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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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파고드는 내성발톱, 발톱보다 ‘이것’ 절제하는게 낫다

    누구나 발톱을 파고드는 내성발톱의 아픔을 겪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성발톱은 발톱이 주변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많은데, 잘못된 방식으로 신발을 착용하거나 장시간 걸었을 때 발생한다. 발톱 주변 살이 비대해지고 염증이 발생하면서 내성발톱이 일어나기도 한다. 청소년기 비만과 체중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톱에 가해지는 힘이 증가하면서 연부조직이 부풀어 오르고 염증이 생기면서 발톱이 묻히는 형태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오병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내성발톱 치료와 예방에 대해 알아봤다.● 중증도 따라 치료법 다른 내성발톱내성발톱 치료법은 나이와 임상적인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중증도에 따라 간단하게 치실을 이용한 치료법부터 플라스틱 튜브를 이용한 발톱 스프린트술, 부분 발톱 적출술 후 전기소작, 부분 발톱 적출술 후 페놀액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일반적으로 내성발톱의 중증도는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발톱 주위 부종과 홍반이 발생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발톱으로 인한 자극이 지속돼 화농성 분비물이 발생할 때다. 마지막은 발톱 주변에 딱딱한 육아조직이 발생하는 경우다.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가 높아질수록 일반적인 치료법의 성공률은 낮아진다. 중증도 1단계의 경우 발톱 스프린트의 치료성공율은 71%, 부분발톱절제와 페놀액을 이용한 방법은 100%의 치료성공률을 보였다. 반면 3단계에서는 각각 40%, 60%로 성공률이 하락했다.● 난치성 내성발톱 치료, 주변 살 공략해야최근 난치성 내성발톱을 치료할 때 발톱을 직접 절제하는 대신 주변 연부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치료법은 내성발톱이 발생한 부위 발톱을 절제하는 방식이었다. 경증인 경우 이 방법으로 충분히 치료되지만 발톱주변에 심한 염증과 육아조직이 형성된 경우 이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렵다.더군다나 발톱 뿌리까지 잘라 폭을 좁게 만드는 경우 미용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발톱의 보호 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또 재발률이 높아 근본적인 치료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오 교수는 “난치성 내성발톱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연부조직 절제술을 시행한 후 발톱 폭의 개선 정도와 상처 회복 기간, 부작용 등을 분석했다”며 “수술 후 발톱 폭이 최대 52.5%(평균 22.6%)까지 넓어졌으며 상처 회복은 평균 약 35일이 걸려 2개월 이내에 완치됐다”고 말했다. 연부조직 절제술은 발톱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주변 조직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오 교수는 “9명 모두 재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발톱을 보존하면서 치료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걸을 때 아프지 않았다”며 “감염 사례는 1건 발생했으나 항생제 치료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발가락에 충분한 공간 있는 신발 착용해야”내성발톱을 예방하고 건강한 발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관리가 필수다. 평소 발톱을 관리할 때 일자로 잘라야 한다. 발톱의 양옆을 둥글게 깎으면 측면에서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살을 파고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일자 모양으로 깎고 모서리는 가볍게 다듬는 게 좋다.신발은 볼이 넓어 발이 편안한 것을 착용하는 게 좋다. 발에 너무 꽉 끼는 신발은 발톱에 압력을 가해 내성발톱을 일으킬 수 있다. 발가락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또 발은 자주 깨끗하게 씻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염증과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발톱이 건조하면 쉽게 부서지고 외부압력에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발톱에도 보습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 네일전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 비만은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시켜 내성발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적절한 체중관리가 발 건강을 지키는 데도 중요하다.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습관은 발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오 교수는 “당근에 풍부한 케로틴은 염증조절과 항산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섭취 후 손발톱 질환이 개선됐다는 연구 논문이 있다”며 “두꺼운 발톱을 가진 말이 당근을 좋아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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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지방병원 입원 중증환자 뺑뺑이, 갈 곳 없다

    얼마 전 청주 H병원에 뇌질환으로 입원한 83세 김모 씨. 최근 갑자기 호흡곤란을 겪었다. H병원엔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없어 의료진은 환자를 빨리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전했다. H병원 협력센터 직원이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충북대병원 등 대형병원 3곳을 알아봐 줬다. 환자를 당장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일주일 뒤 입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충북대병원은 원칙적으로 암환자만 입원을 받는다고 했다.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H병원은 보호자에게 “다른 아는 병원이 없다”며 “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가면 받아 줄지도 모른다”고 했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는 40만 원가량을 들여 사설 구급차를 불러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원래 병원 간 환자 이송은 해당 병원에서 미리 이송 환자 정보를 알려 주고 조치하지만 무작정 찾아간 것이다. 예상대로 병원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결국 보호자는 여기저기 연락하다가 지인 소개로 보라매병원에 입원했지만 환자는 현재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더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8월 70대 김모 씨는 위궤양 치료를 위해 경북 안동S병원에 입원했다. 담당 의사가 내시경으로 궤양 출혈 부위를 막다 오히려 출혈이 더 심해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지역응급의료센터인 안동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최선이었지만 안동병원은 S병원의 전원 신청을 ‘미수용’했다고 한다. 환자 측은 “보호자가 직접 전화해 하소연을 하거나 아니면 서울로 빠르게 전원해야 한다. 우리는 더 해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보호자가 직접 구급차를 부르고 이송할 수 있는 수도권 종합병원을 알아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응급실 입원이 가능한 곳을 찾지 못하면 환자를 그냥 응급실로 데리고 가는 방법밖에 없다. 안동S병원 측도 서울아산병원이든 삼성서울병원이든 무작정 환자를 데리고 들어가면 그나마 응급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호자에게 안내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제대로 된 응급 조치를 받지 못한 채 그 병원에서 사망했다. 지난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빠져나간 뒤 그 빈자리를 메우며 버텨 온 전문의마저 탈진으로 응급실을 떠나면서 발생한 의료 공백이었다. 최근 일부 전공의가 복귀하고 응급의료 관계자들이 여러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런 현상은 많이 줄고 있다. 문제는 지방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상태가 악화돼 다른 병원으로 옮겨질 때다. 이런 경우 국내 환자 이송 시스템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이송할 병원을 알아봐야 할 정도로 여전히 ‘병원 간 뺑뺑이’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두 환자는 모두 기자 지인의 사례다. 왜 병원 간 환자 이송에서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못하고 환자 보호자에게 떠맡겨 놓는 상황이 발생했을까. 병원 간 이송에서 왜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고 이렇게 병원에서 일일이 전화를 하면서 중환자 입원이 가능한 곳을 찾아서 헤매고 있었을까. 궁금함과 답답함이 생겼다. 일본에서는 의료진이 태블릿PC를 꺼내 상황판에 환자의 상태를 올리면 환자가 입원 가능한 병원이 실시간으로 뜨고 바로 지체 없이 제일 가까운 병원부터 이송이 결정된다. 한국은 후진국형 시스템에 갇혀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매번 놓치고 있다. 그런데 중앙응급의료센터엔 지난해부터 서울경기, 강원, 전라, 충청, 대구경북, 부울경 등 6개 광역응급상황실이 설치됐다. 이곳에 도움을 청하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 병원은 아는 것일까. 물론 응급상황실도 일일이 인근 병원에 전화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병원도 많다. 무엇보다 지방 환자들이 더 이상 이러한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이송 책임이 떠맡겨지는 ‘병원 간 뺑뺑이’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아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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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어날 때 갑자기 ‘핑∼’… 저혈압이거나 두통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자세를 바꿀 때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대부분 약간만 주의하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기립성 저혈압과 기립성 두통, 기립성 단백뇨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노인 10∼30% 경험하는 기립성 저혈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2018년 2만840명에서 2022년 2만4661명으로 5년 새 18.3% 증가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오민석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내과 과장은 “기립성 저혈압은 노화, 수분 부족, 약물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사례가 흔하고, 특히 어르신 환자가 많은 편”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자율신경계의 퇴행성 변화로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노인 10∼30%가 경험한다”고 말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 돌입하면서 관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오 과장은 이어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럼증, 실신 등이 동반돼 낙상, 골절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크다”며 “당뇨병약, 고혈압약, 전립샘비대증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이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약물에 대한 조정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 점진적인 자세 변화, 압박스타킹 착용 등 생활습관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나타나는 기립성 두통 기립성 두통은 눕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지는 증상을 말한다. 기립성 저혈압, 뇌척수액저하증, 빈혈, 경추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임동규 분당제생병원 신경과 과장은 “기립성 두통은 일어설 때 머리가 욱신하거나 무거운 느낌이 든다. 뒷목이나 어깨 통증, 어지럼증, 시야 흐림, 구토, 오심 등이 동반되는데 누우면 두통이 사라지거나 현저히 완화되는 게 특징”이라며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립성 두통은 기립성 저혈압이 원인일 경우 천천히 일어서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하체 근력 강화 등이 도움이 된다. 뇌척수액저하증이 원인일 경우에는 침상 안정, 수액 보충과 더불어 경막 외 혈액봉합술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되지 않을 경우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스트레스 등 일시적 증세 보이는 기립성 단백뇨 기립성 단백뇨는 오래 서 있거나 활동할 때 소변에서 단백뇨가 검출되지만 휴식을 취하면 단백뇨가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많이 섞여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기립성 단백뇨는 보통 무증상이라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춘기나 청년기 연령에서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데 비교적 예후가 좋다. 기립성 단백뇨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나 신장 기능 저하 없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증상을 보인 청소년 80%는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진다. 대부분 일시적 단백뇨로 자세 변화에 따른 신장 혈류의 일시적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장한 분당제생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단백뇨가 신장 질환의 신호라고 생각돼 크게 걱정을 하는 사례가 많은데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 발열 등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소량인 경우 특별한 약물 치료 없이 추적 관찰 정도만 할 수도 있다”며 “6개월 이상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단백뇨의 양이 많고 부종이나 고혈압이 동반될 때는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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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일어설 때 핑~…‘어질어질’ 기립성 질환 예방하려면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자세를 바꿀 때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대부분 약간만 주의하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기립성 저혈압과 기립성 두통, 기립성 단백뇨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노인 10~30% 경험하는 ‘기립성 저혈압’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기립성 저혈압환자는 2018년 2만840명에서 2022년 2만4661명으로 5년 새 18.3% 증가했다. 기립성저혈압은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이상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오민석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내과 과장은 “기립성저혈압은 노화, 수분부족, 약물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사례가 흔하고 특히 어르신 환자가 많은 편”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자율신경계의 퇴행성 변화로 발병위험이 높아지고 노인 10~30%가 경험한다”고 말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 돌입하면서 관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오 과장은 이어 “기립성저혈압은 어지러움증, 실신 등이 동반돼 낙상, 골절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크다”며 “당뇨병 고혈압약,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이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약물에 대한 조정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섭취, 점진적인 자세 변화, 압박스타킹 착용 등 생활습관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나타나는 ‘기립성 두통’ 기립성 두통은 눕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갑자기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지는 증상을 말한다. 기립성저혈압, 뇌척수액저하증, 빈혈, 경추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임동규 분당제생병원 신경과 과장은 “기립성두통은 일어설 때 머리가 욱신하거나 무거운 느낌이 든다. 뒷목이나 어깨 통증, 어지럼증, 시야흐림, 구토, 오심 등이 동반되는데 누우면 두통이 사라지거나 현저히 완화되는 게 특징”이라며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기립성 두통은 기립성저혈압이 원인일 경우 천천히 일어서고 충분한 수분섭취와 하체 근력강화 등이 도움이 된다. 뇌척수액저하증이 원인일 경우에는 침상안정, 수액 보충과 더불어 경막 외 혈액봉합술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되지 않을 경우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스트레스 등 일시적 증세 보이는 ‘기립성 단백뇨’기립성 단백뇨는 오래 서 있거나 활동할 때 소변에서 단백뇨가 검출되지만 휴식을 취하면 단백뇨가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많이 섞여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기립성 단백뇨는 보통 무증상이라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춘기나 청년기 연령에서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데 비교적 예후가 좋다. 기립성 단백뇨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나 신장기능 저하 없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증상을 보인 청소년 80%는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진다. 대부분 일시적 단백뇨로 자세 변화에 따른 신장 혈류의 일시적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장한 분당제생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단백뇨가 신장질환의 신호라고 생각돼 크게 걱정을 하는 사례가 많은데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 발열 등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소량인 경우 특별한 약물 치료없이 추적 관찰 정도만 할 수도 있다”며 “6개월 이상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단백뇨의 양이 많고 부종이나 고혈압이 동반될 때는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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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 고흐도 걸린 ‘메니에르병’… 동서양 모두 ‘나트륨’ 조절이 기본

    빈센트 반 고흐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는 소용돌이치는 강렬한 별이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 모습이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고흐가 겪었던 특정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고흐가 앓았던 질환은 어지럼증, 이명, 난청을 동반하는 ‘메니에르병’으로 알려져 있다. 메니에르병에 대해 의사와 한의사는 각각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이호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을 만났다. 이들은 각각 의료계와 한의계의 메니에르병 전문가다. ―메니에르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호윤 교수=“메니에르병은 이명, 난청, 어지럼증, 이충만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국제 진단 기준에 따라 확정적 메니에르병(Definite)과 가능성 있는 메니에르병(Probable)으로 구분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내이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내에 존재하는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축적되거나 압력이 증가해 팽창하는 ‘내림프수종’이다.” 이상곤 원장=“메니에르병을 귀의 고혈압이라고 불리는 특발성(원인 모르는) 수종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물이 고였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선 혈액 이외 체액이 고이면서 정체되는 이상을 수독이라고 한다. 귀 안에 림프액이라는 수독이 고이면 물먹은 것처럼 귀의 고유 기능인 평형기능과 청각 기능이 떨어진다.” ―메니에르병 진단은 어떻게 접근하나. 이 교수=“앞서 언급한 4가지 증상이 매우 중요하다. 청력검사로 난청의 특징을 확인하고 어지럼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전정기능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뇌·내이 부위 내림프수종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이 원장=“한의학에서는 메니에르 진단 체크리스트가 있다. 어지럼증이 회전성인지, 귀가 먹먹한지, 청력이 떨어졌는지, 위 증상과 함께 귀에 압력이 찬 느낌이 있는지 등 전반적으로 물이 고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물어본다.” ―메니에르병이 체질적인 측면에서 관련이 있다고…. 이 교수=“메니에르병은 정서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진료하다 보면 불안, 우울증, 스트레스가 많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들은 사소한 자극이나 짠 음식 등에도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또 발병에 유전적 소인이 작용할 수 있으며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체질이나 내이에 염증이 잘 생기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다. 알레르기, 천식, 구강 위생 불량 등 전신 염증 상태도 메니에르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원장=“메니에르병은 림프액 과다 생산과 배출 장애가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과다 생산을 실증이라고 하며 배출 장애를 허증이라고 한다. 실증은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항이뇨호르몬분비의 과다 생산으로 발생하고 허증은 만성적인 체력 저하나 소화기 장애로 림프액의 흐름이 나빠지면서 정체돼 생긴다. 이를 해결해 주는 한의학적 접근이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어떻게 치료하나. 이 교수=“내림프수종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체액량을 줄이는 이뇨제를 사용한다.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어지럼증·이명을 완화하는 베타히스틴도 흔히 처방한다. 경우에 따라 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치료를 하며 모든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내림프수종이 있다고 해서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충분한 수분 섭취가 내림프의 농도와 부피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탈수는 체액 농축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물을 하루에 1.5ℓ, 6∼8잔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메니에르병은 완치보다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염분과 당분이 적은 식단을 유지하고 커피·녹차·홍차 등 카페인 음료와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게 증상 조절에 중요하다.” 이 원장=“한의학은 물을 생수와 숙수로 나눈다. 위장에 흡입된 외부의 물이 혈관 속으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체온으로 끓여야 흡수된다고 보는데 많은 물이나 찬물 등에 체질적으로 약한 환자는 물을 끓여서 혈관 속으로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장 속에서 흡수되지 못해 물이 고이게 된다. 이는 신체에 부담을 주고 오히려 메니에르병에 악영향을 주는 수독으로 작용한다. 몸이 따뜻하고 열이 많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지만 그 이상의 많은 물은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모든 체액이나 혈액의 흐름은 소화기가 지배하고 있다는 토극수라는 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면 홍수 때 흙으로 만든 둑으로 물을 잘 인도해야 범람하지 않거나 수로로 농토를 관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독이 생기면 위하수나 위확장증이 생기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한다. 따라서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서 물이 잘 배출되게 하는 논리이기 때문에 보중치습탕, 영계출감탕 등 위장을 보호하고 몸에 있는 습기나 물기를 배출하는 처방을 한다. ‘걸리버여행기’를 쓴 소설가 조나단 스위프트도 메니에르병이었는데 짠 음식을 줄였더니 증상이 좋아졌다고 했다. 식사할 때 건더기만 먹고 짠 국물은 피하는 등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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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무호흡증, 집에서 무선 센서 3개로 측정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 수면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수면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수면다원검사(PSG)를 진행한다. 하지만 20개가 넘는 유선 센서를 몸에 부착하고 낯선 환경에서 자야 하므로 정확한 측정이 어려울 때가 있다.이런 불편을 해결해 줄 따뜻한 의료기기가 등장했다. 위스메디컬이 개발한 수면 진단 기기 ‘테드림’은 스티커처럼 부착하는 3개의 무선 센서만으로 집에서도 병원처럼 수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여운홍 미 조지아공대 기계공학 및 의공학과 석좌교수는 위스메디컬 공동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그는 직접 개발한 기술로 환자 친화적인 수면 진단기기를 상용화하고 있다. 여 대표를 만나 수면 진단 기술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위스메디컬은 어떤 기업인가. “위스메디컬은 수면의 질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병원이 아닌 집에서 무선으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에 수면 검사를 받으려면 병원에서 하루 이상 머물며 20개 이상의 유선 장비를 부착하고 자야 했다. 위스메디컬은 이를 작고 가벼운 3개의 무선 센서로 대체했다. 병원 장비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어떤 검사인가. “수면장애는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뇌, 심장, 혈관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만 약 200만 명, 전 세계적으로는 10억 명에 달한다. 이를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수면다원검사라는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환자는 병원 수면실에서 20∼30개의 센서를 전신에 부착하고 자며 생체신호를 측정한다. 하지만 낯선 환경과 복잡한 장비, 부자연스러운 수면 조건은 오히려 정확한 진단을 방해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드림을 개발하게 됐다.” ―테드림은 어떤 기술인가. “테드림은 병원 수면다원검사를 집에서 무선으로 간편하게 대체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기다. 스티커처럼 얇은 3개의 무선 센서를 이마, 가슴, 팔에 부착하면 병원 수준의 정밀한 수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조지아공대에서 직접 개발한 이 기술은 초소형 센서, 유연한 부착 소재, 고정밀 신호처리 알고리즘 등 다양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기존 스마트워치나 밴드의 수면 측정 기능과는 무엇이 다른가. “요즘 스마트워치나 밴드에도 수면 측정 기능이 있지만 심박수나 움직임 정도만 분석하고 수면무호흡증 진단이나 전문적인 분석은 어렵다. 테드림은 병원이 요구하는 의료 수준의 데이터를 정확하고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편리함과 정확성을 동시에 갖춘 장치다.” ―어디에서 활용되고 있나. “현재 국내외 병원과 연구소에 연구용 장치로 공급 중이며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병원 진료 현장에서 실제 의료기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비전은….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기업으로 다양한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 개발과 제품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조지아공대와 애틀랜타 병원들과 협력해 세계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서울바이오허브와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오픈이노베이션 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더 많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숙면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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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승훈 선메디컬센터 의료원장, 인도네시아 정부 표창…누라선발리병원 건립 등 현지 의료발전 공로 인정받아

    선승훈 선메디컬센터 의료원장이 인도네시아 현지 병원 건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선메디컬센터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에서 체첩 헤라완(Cecep Herawan)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선 의료원장에게 정부 표창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 의료원장은 발리 덴파사르에 위치한 누라선 발리 병원(Ngoerah Sun Wellness & Aesthetic Center, NSWAC) 건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양국 의료 교류와 인도네시아 보건산업 발전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선메디컬센터는 현지에 선진 병원 경영 노하우를 전수했고 첨단 의료장비 선정, 현지 의료진, 행정 인력 등에 대한 교육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한국형 종합 건강검진 시스템을 발리에 최초로 도입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체계적인 건강검진 시스템을 확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했다.누라선 발리 병원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글로벌 헬스 어워드 2025’에서 대상을 받았고 ‘2025 브라보 서밋 어워드’에서 병원 통합 정보 시스템 분야 우수상도 수상했다. 올해 6월 25일 열린 누라선 발리 병원 개관식에 참석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 시설은 인도네시아 의료 서비스가 국제 수준으로 도달했다는 상징적 성과”라고 평가했다.선 의료원장은 이날 수상소감에서 “누라선 발리 병원의 성공적인 개원은 선병원의 단독 성과라기보다는 대한민국 의료 발전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도네시아 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인도네시아 대통령 공약으로 설립된 누라선 발리 병원은 관광객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등이 주요 진료 분야다. 9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최초로 한국 성형외과 의사가 직접 진료와 수술을 담당하는 등 선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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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세대 로봇은 전 과정 수치화… ‘수술 표준화’ 실현”

    서울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다빈치’라는 이름의 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위암 및 전립샘암 수술 등에 적용했다. 이 로봇은 병든 부위를 가르고 인체 내로 들어가 환부를 들어내고 봉합까지 대신 한다. 국내에도 이른바 ‘로봇 수술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다빈치는 최소 침습 수술(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고도화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국내에서도 전립샘암을 비롯해 갑상샘암,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외과적 치료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5세대 수술 로봇 ‘다빈치 5’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국내에 출시됐다. ‘다빈치’ 수술 로봇을 개발한 의료기기 업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서지컬’이다. 최용범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대표를 만나 글로벌 로봇 수술 동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 국내 도입 20년을 맞았다. 의료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 한국은 암 치료와 의료진 교육에서 로봇 수술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장암, 위암 등 다양한 암 수술에서 로봇 수술 표준 술기(수술 기법)를 개발해 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뛰어난 술기를 보유한 명의들이 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하고 있다. 2018년에 출시된 다빈치SP(단일공)는 비뇨의학과, 부인과, 외과 수술 등 다양한 진료과에 활용되며, 하나의 절개를 통해 최소 침습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의사들의 최소 침습 수술에 대한 의지와 헌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튜이티브의 노력이 지난 20년의 역사를 만들었다.” ―국내 로봇 보조 수술 접근성은 어떤가. “국내 47개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다수 의료기관에 약 200대의 다빈치가 설치됐다. 다빈치를 도입한 병원, 의료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2000명 이상의 의료진이 관련 교육을 받았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다빈치에 필요한 장비의 내구성을 향상해 기기 수명을 연장했다. 초기에는 2, 3회 사용 후 기기를 교체했는데 현재는 기기에 따라 10∼20번 사용이 가능하다. 치료비 절감 효과도 있다. 전 세계 390만 건 이상 암 수술을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 논문에 따르면 로봇 수술은 정교한 최소 침습 수술로 개복, 개흉술 대비 수술 중 수혈 비율 75%, 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44%, 사망률 46%가량을 감소시켰다. 수술 후 30일 이내 재수술과 재입원도 줄었다. 최근 한 학회에서 한 교수가 ‘수술 다음 날 아침 회진을 하면 한 환자는 이를 닦고 있고 다른 환자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를 닦고 있는 환자가 다빈치로 수술한 환자다. 의사 입장에서 어떤 수술을 할 것인가. 다음 날 아침에 이를 닦을 수 있게 환자가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의사의 역할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빈치의 가치를 잘 설명하는 이야기다.” ―한국이 주도하는 로봇 수술 분야는…. “대장암과 유방암, 여성 질환 등 산부인과 수술 분야에서 해외 의료진이 국내 의료진 술기를 배우는 사례가 많다. SP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은 세계적이다. 다빈치SP가 미국과 동시에 국내에 도입돼 다양한 사례를 축적했다. 국내 환자들도 성향상 흉터를 남기지 않는 것을 원해 이런 부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미용상의 측면과 아울러 출혈 및 통증, 회복과도 연관이 있다. 출혈과 통증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회복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5세대 수술 로봇인 ‘다빈치 5’에서 특별히 개선된 부분은…. “로봇 수술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수술의 표준화가 쉽다는 점이다. 다빈치 5는 ‘케이스 인사이트’가 적용돼 모든 수술 과정이 데이터로 수치화된다. 객관적인 평가와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의료진이 얼마나 일관되게 수술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개인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다빈치 5’부터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술이 적용돼 기구 끝의 밀고 당기는 힘을 정밀하게 감지해 집도의가 실제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느끼며 수술을 할 수 있다. 그만큼 부드러운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 인튜이티브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포스 피드백으로 인해 조직에 가하는 힘이 최대 43% 감소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국내 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의 핵심 미션은 ‘최소 침습 수술이 환자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인튜이티브의 독창적인 기술이 의료진에게 더 나은 수술을 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시스템(제품), 교육, 서비스 등 3가지를 중심으로 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봇 수술 생태계가 디지털 기술과 융합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로봇 수술은 단순한 방법론을 넘어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로봇 수술은 환자의 일상 복귀를 앞당기고 생명을 구하며 의료진이 보다 우수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 침습 수술 도구다. 기존 어떤 수술 방법보다도 이 기술은 지속해서 발전할 것이며 의료진은 보다 완벽하게 수술하고 환자는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앞으로도 환자 우선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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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난임시술 비용 병원마다 천차만별… 환자 피해 막아야

    “난임 치료 지원이 저출생 대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난임시술 지원을 통해 태어난 출생아 비율은 약 11%다. 출생아 10명 중 1명 이상이 난임 시술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저출생 대책에서 난임 치료 지원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다. 현재 정부는 난임 시술에 대해 체외수정 20회, 인공수정 5회로 출산당 최대 25회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원 횟수만 놓고 보면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 정책 덕분에 난임 시술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난임 시술을 하려면 사전에 난자 동결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생기는데 이때 국가 지원이 시술 비용의 50%로 상한액이 2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50% 한도 지원 정책으로 인해 시술 비용이 적을수록 지원도 적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저비용 책정 병원이 지원을 덜 받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구나 병원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비급여 의료 행위가 추가로 붙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공공 의료기관인 서울의료원의 경우 난자 동결 총비용이 250만∼300만 원(진료, 주사, 투약, 채취 시술 등을 포함한 사이클 기준)으로 저렴한 반면 모 민간 의료기관엔 약 500만 원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차이 나기도 한다. 현장에선 난임시술 관련된 비급여 비용이 너무 많아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다. 난임 시술 수요 증가에 따라 난임 시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약제인 생식샘 자극 호르몬(고나도트로핀) 제제의 공급 중단 및 부족 현상이 최근 몇 년간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공급 중단 또는 부족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생식샘 자극 호르몬 제제는 10개에 달한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함께 해야 할 초저출생 극복 방안―미해결 과제와 골든타임 살리기’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국가적 재난을 야기하는 저출생이라는 위기 앞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행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한 서울대 의대 이정렬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에 난임 치료제가 공급되지 않아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며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많다”며 “난임 치료제 생산량은 일정한데 수요는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전 세계적으로 난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국도 다른 국가들과 (난임 치료제를 공급받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패널로 참여한 홍성규 한국난임가족연합회 사무국장도 “난임 치료는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누구나 원할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요 난임 치료제들은 7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사용량-약가 연동제(PVA)’ 협상 대상 의약품에 포함돼 추가적인 약가 인하 문제까지 마주하게 됐다. 약의 사용량이 늘면 약가를 추가로 내리라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 글로벌 평균 가격 대비 국내의 낮은 약가로 인해 국내에 신약 출시를 하지 않거나 이미 출시된 의약품의 공급을 중단하는 일명 ‘코리아 패싱’에 대해서는 필자가 지난해에도 다룬 적이 있다. 저출생이라는 전 세계 공통의 위기 앞에 글로벌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는 난임 치료제 역시 ‘코리아 패싱’의 예외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약가 인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한국에 대한 공급 우선순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치료제 공급의 제한으로 이어져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저출생 극복의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 난임 치료에는 시간적 한계, 즉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받을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 공급 문제도 안정적인 치료 환경 마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자 필수 해결 과제로 꼽힌다. 난임 치료 지원은 난임 당사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치료 혜택을 받고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질 때 진정 빛을 발한다. 수많은 난임 당사자들이 출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난임 해결의 환경 및 난임 치료제의 안정적 공급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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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동병원, 골프레전드 임진한 프로 홍보대사로 위촉

    광동병원은 23일 국내 대표 골퍼이자 유튜브 채널 구독자 5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 임진한 프로를 병원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임 프로는 국내 골프 발전에 기여해왔으며 최근에는 유튜브 ‘임진한클라스’를 통해 골프뿐 아니라 건강한 삶과 밸런스를 강조하는 콘텐츠로 공감을 얻고 있다.임프로는 위촉식에서 “건강이 무너지면 스윙도 인생도 흔들린다”며 “광동병원의 진정성 있는 의료철학을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상헌 광동병원 원장은 “임 프로는 단순한 스포츠인을 넘어 건강과 인생의 균형을 이야기하는 멘토이자 동반자”라며 “그와 함께하는 이번 행보가 병원의 새로운 도약과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광동병원은 1994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역 5번 출구에 위치해 지역 핵심 의료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뇌건강치매예방센터, 정형통증재활센터, 천식알레르기면역센터, 어지럼증센터 등 특화센터를 통한 통합 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글로벌검진센터에서는 맞춤형 프리미엄 검진을 제공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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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ADM바이오,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 비임상시험서 가짜내성 극복 효과 입증

    현대ADM바이오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모회사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암 병용치료제인 페니트리움(Penetrium™)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험 등 비임상자료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험은 환자에게서 유래된 암세포뿐 아니라 암 주변 조직까지 실험실에서 3차원으로 배양해, 사실상 인체 조직을 그대로 옮겨 실험하는 방식이다.4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었던 2025년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학계가 임상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해온 가짜내성(pseudo-resistance) 현상을 실험쥐와 반려 환자견 등 동물 비임상모델에서 입증한 데 이어 후속 연구 결과를 밝힌 것이다. 가짜내성이란 약에 대한 실제 내성이 생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를 둘러싼 주변 환경으로 인해 약이 암세포로 침투를 못해 약효가 떨어진 것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이번에 발표된 비임상시험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앞서 페니트리움의 치료기전과 효능을 보다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임상 직전 단계로 인정할 정도로 실제 인체 반응과 가장 유사한 실험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김수정 현대ADM 연구소장은 “이번 시험은 췌장암을 우선으로 했는데 췌장암은 암세포 주변의 세포외기질, 즉 방어벽이 가장 두꺼운 암종 중 하나로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최적의 모델”이라며 “실험 결과, 페니트리움과 기존 항암제 병용요법을 통해 암 주변의 방어벽을 형성하는 CAF(Cancer-Associated Fibroblasts)와 암세포가 함께 완전히 소멸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효과는 개인적으로도 기대 이상이었다”고 밝혔다.또 다른 비임상자료로 발표된 실험은 췌장암과 함께 5대 난치성 암종 중 하나인 삼중음성유방암(TNBC)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을 수행한 임상 전문기관 노드큐어(NodCure)의 박종환 대표(전남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세포외기질이 매우 두껍고 전이가 활발한 암종으로 페니트리움의 미세환경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이 억제 효과까지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이었다”고 밝혔다.현대ADM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를 대표해 조원동 현대ADM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늘 발표된 비임상시험 결과는 이제 본격적인 임상에 진입할 수 있는 과학적·전략적 기반이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임상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현대ADM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유럽암학회(EACR) 공동주관 국제암학술대회에 참가해 4월 AACR에서 발표했던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기전과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실험 및 전이 억제 비임상 데이터를 종합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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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 슬로베니아 Fotona와 글로벌 유통 파트너십 체결

    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의료용 레이저 기업 Fotona d.o.o와 글로벌 유통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이날 행사에는 Fotona의 마티야즈 루카츠 회장, KOL(Key Opinion Leader) 얀 보가타이 박사 등이 참석해 협업 배경과 미래 청사진을 공유했다.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는 자사 개발 제품인 ‘미라젯’을 Fotona에 독점 공급하고, Fotona는 자사의 Er:YAG 레이저 장비와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판매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규 구매 고객은 물론 기존 Fotona 장비 보유 병의원에 대한 판매 확장성도 확보돼 빠른 시장 진입이 기대된다.Fotona는 1964년 슬로베니아에서 설립된 뒤 고출력 듀얼파장 기술 기반의 장비를 앞세워 글로벌 에스테틱·의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전 세계적으로 약 2만 대 이상의 장비가 운용되고 있다. 특히 Er:YAG 및 Nd:YAG 기반 기술에서 전문성을 보였고 전 세계 KOL과의 임상 협업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공고히 해왔다.제이에스케이바이오 전진우 대표는 “이번 협업은 단순한 장비 번들링을 넘어, Fotona의 일회성 판매 중심 구조에 소모성 제품 매출을 더하는 구조적 혁신을 가능하게 했다”며 “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는 Fotona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더불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는 이번 계약을 통해 향후 5년 간 약 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Fotona와의 공동 기술 개발, 임상데이터 확보, 글로벌 학술시장 진출 등 다양한 후속 전략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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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조숙증 진단은 타이밍 싸움… 여아 7∼8세, 남아 8∼9세가 ‘골든타임’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이인데 요즘 머리에서 체취가 나요. 혹시 성조숙증일까요.” “성조숙증 치료제 맞으면 키가 안 큰다는데 괜찮을까요.” 아이들의 키 성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온라인 카페에 흔히 올라오는 질문들이다. 성조숙증이란 2차 성징이 이르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성조숙증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문제가 ‘작은 키’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어린이는 성장판이 일찍 열리고 닫혀 성인이 된 시점에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부모들은 자녀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오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살피지만 부모가 맨눈으로 성조숙증을 판단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조숙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울 송파구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 윤종서 원장을 만나 성조숙증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지 들어봤다. ―성조숙증과 조기 사춘기는 어떻게 구분하나.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건 진성(중추성) 성조숙증이다. 여아는 8세 전에 가슴 발달이 시작된 경우, 남아라면 9세 전에 고환 크기가 커지기 시작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 해당하면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 자극검사 △골연령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검사 결과 여아는 9세 이전, 남아는 10세 이전에 △황체형성호르몬(LH) 수치가 5mlU/mL 이상이고 △골연령이 역연령보다 앞서 있을 경우 성조숙증으로 진단해 건강보험 대상이 된다. 여아가 7∼8세 사이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남아가 8∼9세 사이에 고환이 커지는 것은 성조숙증이 아니라 ‘조기 사춘기’에 해당한다.”―성조숙증 치료제를 맞으면 키가 잘 크지 않을 거라고 걱정하는 부모님이 있다. “성조숙증 치료제란 진성 성조숙증 치료제로 사용하는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 작용제를 말한다. 사춘기를 유발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성장 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다. 즉 키가 원래 자랄 수 있는 만큼 자라도록 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환자와 보호자가 키를 더욱 성장시키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의사 진단에 따라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는 주사제를 병행해서 사용할 수 있다.”―남아보다 여아가 성조숙증에 잘 진단된다는 분석이 있다. “성조숙증 진단율 자체만 놓고 보면 여아가 더 높다. 하지만 남아가 성조숙증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08∼2020년 성조숙증 치료제를 투여한 여아는 16배 늘고, 남아는 무려 83배 늘었다. 남아의 성조숙증 진단율이 낮은 건 성조숙증인 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여아는 가슴이 발달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2차 성징에 수반되는 통증도 느끼지만 남아는 고환 크기를 객관적으로 살피기 어렵기에 성조숙증 여부를 의심하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 시기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성조숙증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여아는 초1, 2학년 사이(7세 11개월 이전), 남아는 초2, 3학년 사이(8세 11개월 이전)에 성장클리닉에 방문해 사춘기 징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을 진단받은 어린이는 최근 5년 새 약 72%나 급증했다. “성조숙증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부모가 사춘기를 일찍 경험한 경우), 환경호르몬 등이 언급되지만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에 따른 체지방 증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만하다. 요즘 어린이들은 설탕, 밀가루 등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과 운동 및 수면 부족으로 사춘기가 빨리 오는 환경이 됐다.”―비타민 D 수치가 낮으면 성조숙증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 스마트폰이나 게임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가. “성조숙증을 겪는 어린이가 낮은 비타민 D 수치를 보인다는 경향성이 보고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건 비타민 D 결핍 자체보다는 그를 유발한 환경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비만, 실내 생활, 적은 활동량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적절하다.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성조숙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이 또한 전자기기 자체보다는 늘어난 전자기기 사용량만큼 줄어든 활동량에 주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성조숙증 치료 시 꼭 지켜야 할 점은…. “성조숙증 치료 주사는 사춘기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성장 속도와 사춘기 진행 속도를 조절한다. 효과가 일시적으로 유지되므로 4주 간격으로 일정하게 맞는 것이 중요하다. 횟수가 부담된다면 3개월(12주)에 한 번 맞는 주사제도 사용할 수 있다.”이른 사춘기 예방을 위한 생활 가이드● 멀리해야 할 것 - 치킨, 라면, 과자, 피자, 햄버거 등 가공식품 -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 - 늦은 취침 ● 가까이해야 할 것 - 채소 중심의 식습관과 적절한 식사량 - 주 3회 이상, 1시간 이상 신체 활동 - 충분한 수면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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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률 2위 간암… ‘이중면역항암요법’으로 장기생존 문 열었다

    간암은 국내 주요 암 중 발생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사망률은 높아서 치명적이다. 2022년 기준 간암 발생자는 1만4913명으로 전체 암 중 7위를 차지했으나 사망률은 2위로 예후가 좋지 못하다. 이는 간암이 조기 발견이 어려워 환자 상당수가 암이 전이된 뒤 진단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은 진단 후 5년 이내 사망한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간세포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고 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도 체중 감소, 피로감,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율이 40∼5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B형 간염, C형 간염, 대사이상 간질환 등 기저 간 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치료가 어렵다. 또 다양한 간 질환을 앓다 간암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간암을 흔히 ‘간 질환의 종착역’이라 부르기도 한다.재발률 높은 간암, 치료 핵심은 간 기능 유지 기저 간 질환은 암과 함께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 문제는 간 기능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간암 환자는 주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기에 완치를 위한 수술보다는 항암 치료 비중이 높다”며 “이때 간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게 치료 효과를 높여 장기 생존할 수 있게 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발률이 높다는 점도 간암 치료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도 암 원인이 되는 기저 간 질환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 이후에도 절반에 가까운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따라서 간암 치료에는 1차 치료뿐 아니라 2차 치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간 기능을 저하시키지 않는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1차 치료에서 간 기능이 손상될 경우 이후 치료가 제한될 수 있다. 처음부터 간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간 기능 유지-장기 생존 가능 ‘이중면역항암요법’ 강 교수는 “과거 간암 치료에서는 주로 표적치료제를 사용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간 기능이 악화해 주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를 통해 치료 성과가 개선되긴 했지만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표적치료제는 심혈관 부작용, 단백뇨, 출혈 위험 등 이상 반응이 문제였다. 특히 간 기능 저하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환자들도 발생했다. 강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으로 ‘이중면역항암요법’을 강조했다.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이라는 두 가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이 치료법은 표적치료제 병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발생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강 교수는 “이중면역항암요법은 2024년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된 논문(HIMALAYA 임상 3상)에 따르면 현재까지 허가된 치료제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5년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5년 전체 생존율도 약 20%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대부분 암이 상당히 발전한 진행성 간암 환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 중에서도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기저질환으로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많은 만큼 후속 치료까지 고려했을 때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적절한 옵션”이라고 말했다.정기검진-운동-식습관 관리로 간암 예방을 가장 중요한 것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에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간암 예방을 위해 정기검진과 간 기능 유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간경변 등 간암 위험 인자를 보유한 환자들은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권하며 특히 술은 종류와 섭취량에 관계없이 간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이 있다. 간 기능을 유지하며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온 만큼 간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희망을 갖고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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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단서만 찍어 올리면 AI가 맞춤 의학 정보 알려줘”[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진단서 등을 받지만 의학 용어는 매우 낯설다. 환자가 진단서를 읽고 질환 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진료 기록지를 촬영해 업로드하면 AI가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애플리케이션 ‘온톨’이다. 온톨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테서(TESSER)’는 이런 방식으로 자가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이수현 테서 대표를 만나 온톨이 어떻게 환자 중심의 의료 경험을 바꾸고 있는지 들어봤다.―테서는 어떤 기업인가.“테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술과 AI 에이전트 기술을 활용해 어렵고 복잡했던 의료를 더 쉽고, 더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병원 진료 기록이나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와 병원이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게 목표다.”―‘온톨’은 어떤 서비스인가.“병원에서 받은 검사결과지나 수술 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내용을 분석한 뒤 환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서비스다.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정상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환자는 복잡한 용어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건강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 상태를 정확히 이해한 AI가 딱 맞는 의학 정보를 알려주는 경험을 제공한다.”―기존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이나 웨어러블 서비스와의 차별점은….“온톨은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환자의 진료 기록을 기반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특히 중증 질환처럼 섬세한 해석이 필요할 때 진단서 등을 정확히 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데 강점이 있다. 온톨은 LLM 기반 분석 기술과 여러 단계의 검증 레이어를 통해 잘못된 정보 제공 가능성을 줄였다. 건강 앱이 식단이나 혈당 위주의 일반 관리에 초점을 뒀다면 온톨은 환자의 질환 특성과 동반 질환까지 고려해 더 정밀하고 전문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챗GPT처럼 익숙한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설계돼 누구나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현재 어떤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나. “온톨 사용자의 약 70%는 암 환자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능은 검사 결과 해석 기능으로 환자들이 혈액검사 결과지를 찍어 애플리케이션에 전송하면 AI가 수치를 분석하고 여러 검사 기록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특히 여러 시기의 검사를 모아 비교할 수 있다. 전보다 증세가 나아졌는지 악화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병원 연계도 진행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현재는 건강검진센터 중심으로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온톨 리포트’는 검진 리포트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보기 쉽게 재구성해 주는 서비스이고 ‘온톨 스크라이브’는 AI가 소견문 작성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올해 초부터는 연간 30만 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통해 결과를 확인하고 있으며 향후엔 병원 예약까지 연동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향후 계획은….“온톨은 단순한 건강 앱이 아니라 의료 데이터 기반의 정밀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앞으로는 유전자 검사 결과나 종합검진 기록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동해 더욱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영미권과 인도 지역에서 약 5만 명이 사용 중이며 일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서울바이오허브와의 연결을 계기로 제약사와의 협업도 확대해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넓히고 있다. ‘아플 때 가장 먼저 찾는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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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후 혈당 상승은 당연… 무작정 낮춘다고 체중감량 안 돼”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도는 다이어트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 이른바 ‘혈당 다이어트’다. 식사를 마친 뒤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가 체중 증가의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하며 식단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뇨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 스파이크가 높은 식품을 줄이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비만은 혈당뿐 아니라 식습관과 운동습관 등 여러 요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혈당 스파이크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특정 음식이 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것인가. “어떤 음식을 먹어도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이상 식후에 혈당은 올라간다. 과일 주스, 사탕 등 단순당을 먹으면 빠르게 혈당이 올라간다. 고기, 지방 식품, 섬유소를 포함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은 다소 천천히 오르거나 몇 시간 뒤에 오른다. 식후 혈당 상승은 당연하다. 최근 ‘혈당 스파이크’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전 당지수(glycemic index)의 개념을 더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음식을 섭취하고 한두 시간 이내에 빠르게 혈당이 올랐다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음식을 피하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확산한 것 같다. 의학적으로는 ‘혈당 변동성’이라고 표현하며, 당뇨병 환자가 혈당 변동성이 높으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과 관련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도 ‘혈당 스파이크’를 걱정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식후 혈당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 건강한 사람의 혈당은 대부분 공복에서 70∼100mg/dL, 식후 2시간 뒤엔 140mg/dL 이하에서 움직인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잦으면 당뇨병 전단계나 당뇨병으로 의심할 수 있어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혈당이 정상 범위 안에 있는 사람에게 ‘혈당 스파이크’ 자체가 직접적으로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 어떤 음식은 식후 당이 95mg/dL이고 어떤 음식은 식후 당이 125mg/dL까지 올라 너무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 범위 안에서 나타난 식후 혈당 수치를 보고 ‘혈당 스파이크’라고 지칭하거나, 특정 음식을 무조건 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예민한 분의 경우 건강염려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건강검진에서는 당화혈색소라는 수치를 보면서 전체적인 혈당 평균치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혈당 변화를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시도도 많아졌다. 효과가 있나. “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음식을 주의해서 먹으면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조절 등 많은 인자가 체중 증감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상인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면 무조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원래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을 하루에 여러 번 맞는 환자를 위해 개발된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제는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 범위 내에서 혈당이 오르는 것을 스파이크라고 지칭하며 일일이 음식 하나하나에 스트레스를 받고 먹는 것은 현재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는 권장할 수 없다. 다만 비만도가 심하거나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가족력이 심한 경우,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동반된 경우라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평소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떤 생활 습관이 필요한가. “매번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거나 섭취하는 음식마다 모두 혈당 스파이크에 집착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정상인이라면 평소 식사를 조절하고 장기간 실천할 수 있는 식단으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식사할 때 채소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먼저 먹고 기름기 적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고칼로리 음식을 줄이며, 통곡물 위주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 일일이 혈당을 재지 않아도 사탕, 과자, 주스류, 당 첨가 음료수, 케이크 등은 급속히 혈당을 올리니 되도록 피해야 한다. 과일이나 곡류, 우유, 유제품 등은 많이 먹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의 작용을 상승시키고 간, 근육, 지방조직에서 혈당 흡수와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체중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식사 후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결국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지만 일반인의 경우 지나치게 수치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건강한 식사,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나름의 건강 관리 방법을 터득하고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결국은 혈당과 체중을 관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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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당 스파이크’ 식품 줄이면 체중 감량? 의학적 근거 부족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도는 다이어트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 이른바 ‘혈당 다이어트’다. 식사를 마친 뒤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가 체중 증가의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하며 식단을 바꾸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뇨 질환을 앓지 않은 사람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 스파이크가 높은 식품을 줄이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비만은 혈당뿐 아니라 식습관과 운동습관 등 여러 요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혈당 스파이크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특정 음식이 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것인가.“어떤 음식을 먹어도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이상 식후에 혈당은 올라간다. 과일 주스, 사탕 등 단순당을 먹으면 빠르게 혈당이 올라간다. 고기, 지방 식품, 섬유소를 포함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은 다소 천천히 오르거나 몇 시간 뒤에 오른다. 식후 혈당 상승은 당연하다. 최근 ‘혈당 스파이크’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전 당지수(glycemic index)의 개념을 더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음식을 섭취하고 한 두시 간 이내에 빠르게 혈당이 올랐다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음식을 피하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확산한 것 같다. 의학적으로는 ‘혈당 변동성’이라고 표현하며, 당뇨병 환자가 혈당 변동성이 높으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과 관련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건강한 사람도 ‘혈당 스파이크’를 걱정해야 하나.“그렇지 않다. 식후 혈당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 건강한 사람 혈당은 대부분 공복에서 70∼100mg/dL, 식후 2시간 뒤엔 140mg/dL 이하에서 움직인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잦으면 당뇨병 전단계나 당뇨병으로 의심할 수 있어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혈당이 정상 범위 안에 있는 사람에게 ‘혈당 스파이크’ 자체가 직접적으로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 어떤 음식은 식후 당이 95mg/dL이고 어떤 음식은 식후 당이 125mg/dL까지 올라 너무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범위 안에서 나타난 식후 혈당 수치를 보고 ‘혈당 스파이크’라고 지칭하거나, 특정 음식을 무조건 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예민한 분의 경우 건강염려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건강검진에서는 당화혈색소라는 수치를 보면서 전체적인 혈당 평균치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혈당 변화를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시도도 많아졌다. 효과가 있나.“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음식을 주의해서 먹으면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조절 등 많은 인자가 체중 증감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상인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면 무조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원래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을 하루에 여러 번 맞는 환자를 위해 개발된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제는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범위 내에서 혈당이 오르는 것을 스파이크라고 지칭하며 일일이 음식 하나하나에 스트레스를 받고 먹는 것은 현재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는 권장할 수 없다. 다만 비만도가 심하거나,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가족력이 심한 경우,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동반된 경우라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평소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떤 생활 습관이 필요한가.“매번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거나 섭취하는 음식마다 모두 혈당 스파이크에 집착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정상인이라면 평소 식사를 조절하고 장기간 실천할 수 있는 식단으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식사할 때 채소나 식이섬유 풍부한 음식을 먼저 먹고 기름기 적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고칼로리 음식을 줄이며, 통곡물 위주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 일일이 혈당을 재지 않아도 사탕, 과자, 주스류, 당 첨가 음료수, 케이크 등은 급속히 혈당을 올리니 되도록 피해야 한다. 과일이나 곡류, 우유, 유제품 등은 많이 먹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의 작용을 상승시키고, 간, 근육, 지방조직에서 혈당 흡수와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체중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식사 후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결국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지만 일반인의 경우 지나치게 수치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건강한 식사,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나름의 건강 관리 방법을 터득하고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결국은 혈당과 체중을 관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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