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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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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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4~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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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세브란스병원, ‘디지털·AI’로 환자 안전 골든타임 사수한다

    2020년 개원과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거대한 벽에 직면했던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오히려 이 위기를 ‘디지털 혁신’의 증명 기회로 삼았다. 과거 환자의 기억이나 폐쇄회로(CC)TV에 의존하던 역학조사 방식을 탈피해, 국내 최초로 구축된 병원 내 5G 통신망과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을 가동했다. 그 결과 확진자 동선 파악 시간을 기존 대비 96% 단축하는 효율성을 보여주며 ‘스마트 병원’의 표준을 제시했다. 이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AI)을 병원 운영 전반에 이식하며 ‘AI 병원’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통합반응상황실, 입원환자 사망률 낮춰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디지털 심장 역할을 하는 곳은 ‘통합반응상황실(IRS)’이다. 비행기 관제탑을 연상시키는 이곳에는 생체신호 모니터 결과, 응급실과 수술실 현황, 의료 서비스 로봇 관제 프로그램 등 병원 내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집결된다.단순 모니터링에만 그치지 않는다. AI 알고리즘은 환자의 활력 징후와 의무기록(EMR)을 분석해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지능형 신속대응시스템(AI-RRS)’이 즉각 주치의와 간호사에게 알림을 보내 조기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시스템 도입 후 일반병동 환자의 순사망률(병원 도착 후 48시간 지나 사망한 환자 비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안전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DX서비스어워드’ 종합병원 부문에서 5년 연속 수상하며 디지털 전환 역량을 입증받았다.●AI 진단 활용해 ‘골든타임’ 사수디지털 인프라는 진료 현장에서 AI와 결합해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영상진단 분야에서 AI는 의료진의 든든한 ‘제2의 눈’ 역할을 한다. 흉부 엑스레이, 유방 촬영,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에서 AI가 미세한 병변이나 비정상 소견을 우선적으로 탐지해 판독의 정확도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효과는 응급 현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응급진료센터 내 AI 솔루션은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영상을 분석해 즉시 시술해야 할지 판단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용인세브란스병원 뇌혈관중재시술팀은 뇌졸중 환자의 70%를 내원 90분 이내에 시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 평균(30%)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로, AI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 사수의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치매부터 희귀병까지…‘맞춤형 정밀 의료’ 특화진료의 질적 측면에서도 3차 병원을 압도하는 전문성을 갖췄다. 퇴행성 뇌질환센터는 치매와 파킨슨병은 물론 희귀 난치성 질환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특성화 센터다. 최근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처방과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보행 재활 등 개인 맞춤형 정밀 치료를 선도하며 유전체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소아 희귀 질환 분야의 성과도 주목 받고 있다. 2022년 척수성 근위축증(SMA) 영아에게 국내 세 번째(교차 투여 미해당 사례 기준 최초)로 유전자 대체 치료제 ‘졸겐스마’ 투여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총 6명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이는 국내 최다 기록으로, 고난도 희귀 질환 치료에서도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라며 “기술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디지털과 AI 기술 통해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미래 의료의 기준을 제시하겠다”라고 밝혔다.<의료기관평가인증원 한마디>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먼저 ‘질 향상·환자 안전 아카데미’를 운영해 관련 전문가와 환자 안전 파트너를 양성하는 데 주력했다. 또 환자 안전 문화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진이 ‘괜찮아, 말해도 돼!’ 릴레이 영상에 참여하고, 환자 안전사고 보고 체계도 개선했다. 실제 일어날법한 일을 가상으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전산장애와 방사선 피폭 사고 대응 모의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 관리시스템을 통해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신축한 지 2년이 채 안 돼 치료 과정과 결과, 환자 안전 등의 지표들을 모니터링한 ‘2021 Outcomes Book’을 발간했다. 이는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체계적인 의료 질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의료 투명성을 높이고 의료서비스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를 형성하고, 다른 의료기관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도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 측면에서 다른 의료기관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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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발 위험 높은 난소암, 초기부터 맞춤 표적치료 중요”

    난소암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1.2%(2022년 기준)로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등 다른 부인암만큼 흔한 암은 아니다. 그러나 부인암 중 사망률은 1위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난소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환자들의 약 70%는 3, 4기로 진단된다. 재발이 잦은 것도 치명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기존 1차 치료 후 환자 대부분이 평균 1년∼1년 6개월 사이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난소암을 잘 일으키는 유전자(BRCA) 변이가 있거나 HRD 양성(암을 복구하는 시스템이 고장)일 때 재발이 잦다. 이유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재발이 반복될수록 치료 선택지는 제한되고 예후도 점점 나빠진다”며 “과거엔 증상 완화를 위한 항암 화학치료가 유일한 선택지였고 재발 후 질병이 빠르게 진행돼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난소암은 진단 초기 치료부터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게 BRCA 변이 또는 HRD 양성 난소암의 특징과 최신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난소암의 원인은 무엇이며 조기 진단이 어렵다면 예방이 가능한가.“초경이 빨랐거나 폐경이 느렸던 여성,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난소암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뚜렷한 예방 방법은 없다. 다만 난소암을 잘 생기게 하는 유전자(BRCA) 변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 35∼45세에 예방적 절제술을 통해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기도 한다. 그러나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진단 뒤 초기 치료에서 효과적인 치료 전략 고려가 중요하다.” ―최근 난소암 치료에서도 바이오마커(질병의 발생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물질)를 활용한다는데.“재발과 사망 위험이 큰 암인 만큼 난소암은 1차 치료 이후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유지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유지 치료를 위해 표적치료제(PARP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BRCA 변이나 HRD는 표적치료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이 때문에 난소암에서는 BRCA 변이 검사와 HRD 유무 검사를 진행한다.” ―BRCA 변이가 확인된 난소암 환자의 치료는.“표적치료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부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치료받았지만 1년∼1년 6개월 뒤 재발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PAR 억제제가 도입된 후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연구 결과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 후 PAR 억제제(올라파립)를 2년간 복용한 환자군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13.8개월에서 56개월로 약 4배로 늘었다. 또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지표인 전체 생존율(OS)도 7년 장기 추적 연구 결과 67%로 확인됐다. 위약군(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투약한 비교 집단) 46.5% 대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는 1차 치료 후 바이오마커만 부합한다면 PARP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제들을 통해 난소암 역시 충분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최근에는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들이 PARP 억제제를 1차 표준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HRD 양성인 환자에서는 어떠한가.“HRD 역시 PARP 억제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다. 이런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실제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히 있다. 다만 BRCA 변이는 없고 HRD 양성인 환자에게서는 단독 요법만으로는 효과가 낮을 수 있어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베바시주맙이라는 표적치료제를 병용한다. 특히 BRCA 변이는 없지만 수술 이후 잔존 병소가 많이 남아 있거나 처음 진단받았을 때 폐에 전이가 많아 4기로 진단된 경우 베바시주맙의 사용을 고려한다. 연구에 따르면 PARP 억제제(올라파립)와 베바시주맙을 같이 투여했을 때 재발 기간을 3배가량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됐고 생존율도 높아져 표준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접근성이 중요할 것 같은데.“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ARP 억제제와 베바시주맙의 병용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베바시주맙에 부분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이 조금 줄었다.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 약제 모두 급여가 적용돼야 하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PARP 억제제에 대한 급여 적용도 예상돼 난소암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난소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진단 당시 3, 4기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어떤 환자는 절망적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검진을 통해 치료 조건이 적합하다면 이제 난소암도 처음부터 완치를 목표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BRCA 변이나 HRD 양성인 난소암 환자들은 표준치료를 통해 치료가 잘되고 있고 바이오마커가 없는 환자들을 위한 신약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난소암으로 진단받더라도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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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렴 NIP 체계, 단백접합백신으로 전환해야[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폐렴은 초기 증상이 기침과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해 조기 인지와 대처가 어렵고 위험 신호를 체감하기 힘들다. 특히 고령층에서 폐렴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중증으로 진행되고 환자 본인이 이후 위험성을 주변에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폐렴은 2024년 기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단독 사망 원인으로 거의 집계되지 않는 독감과 비교해서도 훨씬 치명적이다. 특히 50대 이후부터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10만 명당 폐렴 사망률은 50대 5.9명에서 80대 953.5명으로 급격히 오른다. 80대엔 10명 중 1명 이상이 폐렴으로 사망할 정도다. 폐렴의 주요 원인균은 최대 69%를 차지하는 폐렴구균으로 감염 시 폐렴뿐만 아니라 뇌수막염 등 침습성 질환을 유발해 생존 후에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대상포진과 같이 통증이 뚜렷한 질환은 통증 자체가 위험 신호로 작용해 환자 경험이 자연스럽게 경각심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급성 통증은 주의를 강하게 끌고 위협을 인지하게 만들어 보호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폐렴은 초기 통증이 두드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질환이 빠르게 중증으로 진행돼 환자의 경험이 사회적으로 공유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위험도에 대한 인식이 실제 위험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감염병에서 위험 인식은 본인 또는 주변의 경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체감 경험의 부족’이 인식 격차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 소통을 “위험에 직면한 사람들과 전문가, 당국 간의 실시간 정보·조언 교환”으로 정의한다. 이는 국민이 위험을 줄이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폐렴은 환자 경험의 사회적 공유가 구조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공중보건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인식 형성’ 과정이 자연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 감염병에서는 위험 인식이 낮을수록 예방 접종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폐렴처럼 위험을 체감하기 어려운 질환일수록 국가가 먼저 위험을 인지하고 예방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국가예방접종(NIP)은 이러한 인식 격차를 보완해 국민에게 실제 예방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공공 정책 수단이 된다. 고령층에서 폐렴구균 감염은 단순한 질병 부담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건강 위협이다. 이러한 질환 특성을 반영해 대한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넓은 혈청형 범위와 우수한 면역원성(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을 갖춘 단백접합백신(PCV)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연구에서도 PCV 기반 접종이 높은 우선순위로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현행 성인 NIP에서는 1983년에 도입된 다당질 백신(PPSV23)만 제공되고 있어 예방 효과가 일정하지 않고 보호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PPSV23의 경우 면역 지속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 쉽게 말해 백신을 맞아도 시간이 지나면 몸이 폐렴구균을 잊어버리기 쉬워 보호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다시 균에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특성은 면역 반응이 약한 고령층에서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PCV는 폐렴구균 항원을 단백질과 결합하는 최신 방식의 백신이다. 그간 연구에서 면역 반응이 강하고 오래 지속될 뿐 아니라 혈청형 범위도 넓어 예방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단백질 결합이 일종의 ‘기억 자극 장치’ 역할을 하면서 면역이 오래가고 재접종 시 더 강하게 반응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PCV는 아직 성인 NIP에 포함되지 않아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소득 수준에 따른 접종률 차이가 발생해 예방 효과의 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다. 오래된 방식의 백신만 제공되는 현재 NIP 체계로는 고령층의 폐렴을 충분히 예방하기 어렵다. 더 효과적인 백신이 존재하는데도 제도적인 한계 탓에 필요한 이들이 제때 보호받지 못하는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질환’인 폐렴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로 효과가 입증된 PCV 중심의 공공 예방 정책을 확대해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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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약, 전립선암 원인 아냐… 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사”

    최근 국내 남성 암 발생 지형도가 바뀌었다.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하던 폐암을 제치고 전립샘(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 1위로 올라섰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암 환자는 2020년 약 13만2000명에서 2023년 약 15만1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전립선암은 2021년 4위, 2022년 2위를 거쳐 2023년 사상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암센터 정재영 비뇨기암센터장은 “전립선암의 최대 위험 요인은 고령화인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다. 예방이 어려운 암인 만큼 조기 진단과 관리를 위한 국가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의 도움말로 전립선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Q. 피 검사만으로 전립선암 진단이 가능한가. 아니다. 혈액 내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암을 의심하는 지표일 뿐이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 시에도 수치가 오를 수 있다. 다만 염증 치료 후에도 PSA 수치가 mL당 4ng(나노그램) 이상이면 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과 최종적인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Q. 젊은층은 안심해도 되나. 아니다. 환자의 75% 이상이 60, 70대인 고령 암인 것은 맞지만 40대 이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부터 주의해야 한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50세 미만의 젊은 전립선암 환자도 116명에 달했다.Q. 전립선암은 예방할 수 없나. 아니다. 완벽한 예방은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식단은 있다. 전립선암은 수명 연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측면이 커서 피 검사, 직장수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한 조기 진단이 최선이다. 또 고지방식을 피하고 리코펜 성분이 풍부한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Q. 치료는 수술이 답인가. 아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대세다. 초기에는 경과를 지켜보는 ‘대기 관찰 요법’을 쓰기도 하고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호르몬,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BRCA 변이와 같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립선암의 경우 표적치료제(린파자 등)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 밖에 항암 치료에 국소 방사선 치료와 전신 방사선 리간드(플루빅토) 같은 강력한 병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Q. 로봇수술이나 양성자·중입자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 아니다. 로봇수술은 정밀도가 높고 부작용이 적어 선호되지만 1000만 원 이상의 수술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양성자 치료(약 2500만 원)와 최근 도입된 중입자 치료(약 5500만 원) 역시 전립선암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Q. 탈모약이나 남성호르몬제가 암을 유발하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탈모약(5ARI 계통)이 암을 유발한다는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탈모약은 PSA 수치를 낮춰 암 진단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판독 시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초기 암을 진행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보충 요법 전에 반드시 PSA 검사로 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Q. 치료 후 예전과 같은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나. 현실적으로 과거와 100% 같기는 어렵다. 수술 후 요실금이나 성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방사선 치료 후에는 장운동 이상이나 혈변, 배뇨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회복률이 높아졌지만 일정 부분 삶의 질 변화는 감수해야 한다.Q. 가족력이 있다면 아들이나 형제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그렇다. 반드시 권장한다. 가족 중 환자가 2명 이상이거나 60세 이전에 발생한 경우, 혹은 BRCA 변이가 있는 가계라면 50세 이전부터 정기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Q. 완치 후 식단 관리만 잘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나. 진료하면 이런 질문이 많다. 그런데 식이요법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 토마토의 리코펜 등은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이미 발생한 암의 재발을 막는 마법의 식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지방식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유지와 사후 관리에 필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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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암 1위로 올라선 ‘전립선암’의 오해와 진실

    최근 국내 남성암 발생 지형도가 바뀌었다.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하던 폐암을 제치고 전립선(샘)암이 남성암 발생 1위로 올라섰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암 환자는 2020년 약 13만2000명에서 2023년 약 15만1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전립선암은 2021년 4위, 2022년 2위를 거쳐 2023년 사상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암센터 정재영 비뇨기암센터장은 “전립선암의 최대 위험 요인은 고령화인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다. 예방이 어려운 암인 만큼 조기 진단과 관리를 위한 국가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의 도움말로 전립선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Q. 피 검사만으로 전립선암 진단이 가능한가.A. 아니다. 혈액 내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암을 의심하는 지표일 뿐이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 시에도 수치가 오를 수 있다. 다만 염증 치료 후에도 PSA 수치가 4 ng/ml 이상이면 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과 최종적인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Q. 젊은 층은 안심해도 되나.A. 아니다. 환자의 75% 이상이 60~70대인 고령 암인 것은 맞지만 40대 이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부터 주의해야 한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50세 미만의 젊은 전립선암 환자도 116명에 달했다. Q.전립선암은 예방할 수 없나. A. 아니다. 완벽한 예방은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식단은 있다. 전립선암은 수명 연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측면이 커서 피 검사, 직장수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한 조기 진단이 최선이다. 또 고지방식을 피하고 리코펜 성분이 풍부한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치료는 수술이 답인가.A. 아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대세다. 초기에는 경과를 지켜보는 ‘대기 관찰 요법’을 쓰기도 하고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호르몬,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브로카 변이와 같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립선암의 경우 표적치료제(린파자 등)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밖에 항암 치료에 국소 방사선 치료와 전신방사선리간드(플루빅토) 같은 강력한 병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Q.로봇수술이나 양성자·중입자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A. 아니다. 로봇수술은 정밀도가 높고 부작용이 적어 선호되지만 1000만 원 이상의 수술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양성자 치료(약 2500만 원)와 최근 도입된 중입자 치료(약 5500만 원) 역시 전립선암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Q.탈모약이나 남성호르몬제가 암을 유발하나.A.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탈모약(5ARI 계통)이 암을 유발한다는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탈모약은 PSA 수치를 낮춰 암 진단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판독 시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초기 암을 진행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보충 요법 전에 반드시 PSA 검사로 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Q.치료 후 예전과 같은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나.A. 현실적으로 과거와 100% 같기는 어렵다. 수술 후 요실금이나 성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방사선 치료 후에는 장 운동 이상이나 혈변, 배뇨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회복률이 높아졌지만 일정 부분 삶의 질 변화는 감수해야 한다.Q.가족력이 있다면 아들이나 형제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A. 그렇다. 반드시 권장한다. 가족 중 환자가 2명 이상이거나 60세 이전에 발생한 경우, 혹은 유전자 변이(BRCA)가 있는 가계라면 50세 이전부터 정기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Q.완치 후 식단 관리만 잘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나.A.진료하면 이런 질문이 많다. 그런데 식이요법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 토마토의 리코펜 등은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이미 발생한 암의 재발을 막는 마법의 식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지방식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유지와 사후 관리에 필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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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중증 COPD, ‘조기 검진’ 넘어 ‘치료 접근성’ 확대 절실

    겨울철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폐와 기관지 손상이 발병 원인이다. 기관지가 점차 좁아지며 호흡이 고통스러워지는 이 질환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 폐질환이다. 흔히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은 서둘러 걷거나 비탈길을 오를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65세 이상 유병률이 25.6%에 달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56세와 66세를 대상으로 폐 기능 검사를 국가검진 항목에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 진단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조기 진단 체계는 마련됐을지언정,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COPD가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는 만큼,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사회경제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COPD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급격히 심해지는 ‘급성 악화’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환자의 약 3%는 이런 반복적인 악화 현상이 나타나는 중증 COPD로 진행된다. 급성 악화가 발생하면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이 불가피하고, 환자의 삶의 질은 곤두박질친다. 실제로 급성 악화는 폐 기능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2배가량 더 손상시키며, 3회 이상 급성 악화를 경험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4.3배나 높다. 박혜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증 COPD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을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위협한다”면서 “정기적으로 내원하던 환자가 보이지 않으면 혹시 급성 악화로 위독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환자와 가족들은 늘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COPD 치료는 당장의 호흡곤란을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약 56%는 가장 강력한 흡입제 복합 요법을 사용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 일상적인 숨쉬기조차 힘겨워한다. 다행히 지난해 3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급성 악화를 억제할 신약이 10년 만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COPD 치료 영역에 최초이자 유일한 ‘생물의약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적인 치료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비급여’라는 장벽이 환자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 중증 COPD 환자 대다수는 이미 은퇴하여 수입이 제한적인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이들에게 신약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생명을 이어갈 마지막 희망이지만, 높은 비용 탓에 치료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1년간 꾸준히 흡입기를 사용했음에도 입퇴원을 반복하던 70대 김모 씨는 최근 도입된 생물의약품 치료를 통해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치료비를 지원해준 자녀의 도움이 컸다. 가래와 호흡곤란이 뚜렷하게 줄어들어 비로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비급여 항목인 고가의 치료비를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환자와 가족을 다시 괴롭히고 있다. COPD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침과 가래를 단순 감기나 노화 현상으로 치부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2023년 폐질환 관련 국민인식도 조사에서 국민 68.4%가 COPD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질환의 인식도가 매우 낮다. 여성 응답자는 COPD를 모른다는 응답이 86.4%로 더 높았다. 국가검진에 폐 기능 검사가 도입된 만큼, 조기 진단을 위한 적극적인 진단 및 인식을 알리는 캠페인이 병행돼야 한다. 나아가 중증 COPD 환자와 가족들이 질병 이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등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 조기 검진으로 환자를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찾아낸 환자들이 ‘제대로 숨 쉴 권리’를 보장받게 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진정한 복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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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한 유방암’도 유전자 변이-전이 발생하면 돌변한다

    최근 발표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한 해 2만9715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여성에게 가장 유병률이 높은 암이다. 유방암은 가정의 중심이고 사회 활동이 활발한 40, 5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 환자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미치고 있다.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0%를 넘어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린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유방암의 여러 모습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 전이’ 단계에 접어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이성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50.4%로 급격히 떨어진다. 유방암은 병의 진행 단계와 환자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생존율 90%’에서 ‘생존율 절반’까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착한 암’도 유전자 변이-전이 발생하면 위험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과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HER2-) 유형이다. 이 유형은 그동안 호르몬 치료와 표적 항암제를 함께 쓰면 예후가 좋아 ‘관리 가능한 암’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유형 환자의 절반에서 ‘PIK3CA’ ‘AKT1’ ‘PTEN’이라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이들이 나타나는 순간 순하던 암세포는 전혀 다른 성질로 변한다. 정상적인 세포는 성장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PIK3CA와 AKT1 변이는 암세포의 성장 가속 페달을 급격히 밟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 PTEN 변이는 암의 증식을 막아야 할 브레이크 기능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이 같은 전이와 유전자 변이가 겹치면 유방암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채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맞춤형 2차 치료’가 생존율 높이는 열쇠 현재 이런 유형의 전이성 유방암은 일차적으로 표적 항암제나 호르몬 요법을 표준 치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많은 환자가 내성 때문에 치료에 실패하고, 전이된 환자의 약 50%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의료계에서는 2차 치료 단계에서 유전자 변이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찾는 데 주목하고 있다. PIK3CA, AKT1, PTEN 변이에서 나타나는 고장 난 브레이크 시스템을 직접 억제하는 새로운 2차 치료 옵션인 ‘카피바설팁’ 등이 등장하면서 치료 기술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환자 절반에서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는 암세포의 생존 조절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와 같다”며 “겉으로는 예후가 좋아 보이는 유형이라도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실제로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내성 위험이 큰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치료 후 내성이 생겼을 때 유전자 변이에 맞춘 치료로 신속히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율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최신 치료법이 나온 만큼 건강보험 급여화 등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 사회의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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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SV 감염증은 치료제 없어… 백신 접종으로 예방해야

    겨울철 매서운 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호흡기 감염병이다. 이 중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만큼이나 주의가 필요한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이다. RSV 감염증은 독감, 코로나19와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RSV 감염증에 걸리면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RSV 감염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Q1. RSV 감염증은 주로 영유아에게 위험하다. RSV 감염증은 영유아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위험성이 크다. 고령층은 노화에 따라 호흡기의 방어 능력과 항바이러스 면역력이 저하돼 RSV에 대한 대처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폐와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은 더 주의해야 한다. RSV 감염으로 입원한 6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심부전 환자는 38.6%,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35.4%, 천식 환자는 28.6%였다. 입원 기간 중 기존 질환이 악화된 비율은 각각 38%, 80%, 50%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RSV 감염증이 삶의 질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50세 이상 환자의 경우 RSV 감염으로 인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3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고령 환자의 26.6%는 퇴원 후 3개월 이내 재입원을 경험했고 8%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등 예후가 나빴다.Q2. RSV 감염증은 가벼운 감기와 비슷하다.RSV 감염증에 걸리면 발열, 두통, 기침, 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한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만으로는 감기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고령층에서는 RSV 감염이 하기도까지 침범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고령층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RSV 감염은 겨울철 폐렴으로 인한 고령층 입원의 최대 15%를 차지한다. 실제로 국내 연구 결과 65세 이상 RSV 감염증 환자의 56.8%가 폐렴으로 확인됐고, 25%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10.6%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고령층에서는 RSV 감염 시 급성기관지염,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과 같은 중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군 환자가 RSV 감염증에 걸리면 10∼30%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급성호흡부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Q3. RSV 감염증은 치료법이 없다.성인의 경우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달리 RSV 감염증은 바이러스에 특화된 항바이러스제 등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해열제나 진통제 등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이 거의 전부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Q4. 60세 이상 성인은 RSV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60세 이상 및 50∼59세 고위험군 성인은 RSV 백신인 아렉스비 접종이 가능하다. 임상 연구 결과 RSV 백신을 1회 접종하면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 관련 하기도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가 82.6%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기저질환자는 예방 효과가 94.6%로 더 높았다. 5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도 60세 이상 성인과 비교했을 때 면역력과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RSV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75세 이상 고령자와 50∼74세 고위험군에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COPD 관련 국제 가이드라인과 천식 관련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Q5. RSV 백신은 매년 접종한다.RSV 백신은 현재 1회 접종이 권고된다. 지난해 도입된 RSV 백신은 임상 연구를 통해 1회 접종 이후 약 3년 동안 유의미한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RSV 감염률은 독감을 비롯한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와 거의 동등한 수준”이라며 “RSV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심한 경우 중환자실 입원 및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RSV 감염증은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달리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며 “RSV 백신을 접종하면 질환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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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급 간-담도-췌장 수술 역량으로 지방 의료 살린다

    “30년간 병원과 주변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매주 등산을 다니면서 병원 운영 방향을 고민하고요.” 14일 경남 창원한마음병원에서 만난 병원 설립자 하충식 의장은 자신을 낮추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소형차를 직접 운전하고, 골프보다는 배드민턴을 즐긴다. 하 의장은 “외제차에서 골프가방을 꺼내면서 직원들한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할 수 없다”며 “지방대 출신도 열심히 노력하면 대형병원 못지않은 병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꿈은 이미 실현됐다. 지방에선 드물게 1008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다. 2031년에 500병상 규모의 암병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의대를 만들고 싶었던 그는 한양대와 교육·수련 협력 관계를 맺고 전임교수를 30명 이상 지원받았다. 2010년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이 탄생한 계기다. ● 국내 최초 ‘간담도췌장병원’ 운영창원한마음병원은 간·담도·췌장 등 고난도 수술로 지역 내에서 수도권 병원 못지않은 임상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는 간·담도·췌장 분야 국내 최고 의료진으로 꼽히는 김명환 전 서울아산병원 교수, 주종우 전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 등이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부터는 원장을 맡은 김 교수를 주축으로 국내 최초 간담도췌장병원을 운영 중이다. 우수한 의료진의 영입은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는 하 의장의 열정이 바탕이 되었다. 명의 영입을 통해 창원한마음병원은 창원을 넘어 다른 지역 환자들도 찾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환자 보호자 정영애 씨(72)는 “아들이 췌장 쪽 암이 진단돼 서울의 큰 병원을 찾고 있었다”며 “췌장 분야 명의인 김명환 교수가 이곳에서 근무한다길래 서울에서 내려와 치료받고 있다”고 했다.● 2031년 암병원 개원 “3차 병원 역할 수행” 창원한마음병원은 최근 중증환자 치료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병원의 성인 중환자실 병상 수는 63개다. 이는 경남 지역 2차 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다. 중환자의학과 상주 전문의만 7명으로 여느 3차 병원 못지않다. 이는 중증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2022∼2024년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전국 순위에서도 2022년 8위, 2023년 11위, 2024년 8위를 기록했다. 신속한 전원 조치와 진료과별 협력으로 환자 대응 역량을 높여 왔다. 행정기관 및 인근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해 지역 응급의료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원한마음병원의 목표는 2031년 암병원을 개원하는 것이다. 연면적 약 3만5000평, 약 500병상 규모로 계획 중이다. 이는 경기 지역의 국립암센터 못지않은 규모다. 암병원은 많은 인력과 시설 투자가 필요해 2차 병원 중엔 운영하는 곳이 드물다. 암병원이 문을 열면 부산과 경남 등 지역 암 환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기’ 도입도 앞두고 있다. 정밀 진단, 수술, 방사선·항암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통합 암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에 첨단 암 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하 의장은 “암병원 건립과 양성자 치료기 도입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 요구와 고령화 사회의 의료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로 3차 병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영남권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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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이진한]약가제도 유연화로 환자 접근성 높여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은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측면에서 큰 진전을 보였다.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를 위해 오랫동안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약가 유연계약제’와 ‘적응증별 약가제도(IBP·Indication Based Price)’가 포함된 것이다. 약가 유연계약제는 제약회사와 정부 또는 보험자 간에 약품 가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다. 약가 유연계약제의 대상 범위와 약가 산정 기준이 이번에 명시돼 빠른 속도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환자 입장에서는 신약이 가격 문제로 급여 문턱에서 대기하거나 등재가 좌절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약 하나가 외국에선 다양한 질환에 사용 ‘IBP’는 같은 약이라도 질환별 치료 가치와 효과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기는 방식이다. 정부가 약가를 참고하는 해외 8개국 중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IBP에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효과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나 방법이 명시돼 있지 않아 IBP 도입이 또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약가제도에서는 치료제에 새로운 적응증(해당 약의 효능, 효과)이 추가돼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넓히려면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약값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 비용효과 평가는 적응증별로 실시하면서도 약값은 전체 적응증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약이 가진 가장 낮은 임상적 가치가 약값이 되기 때문에 제약사는 급여 확대를 꺼릴 수밖에 없고, 결국 절박한 환자에게는 약이 닿지 못한다. 다수 암에서 효과를 보이는 암 표적 치료제 상당수가 여기에 포함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국에서 허가받은 약의 급여 적용 기간은 평균 4년에 달한다. 다양한 적응증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항암제 3개(키트루다, 옵디보, 엔허투)의 평균 급여 적응증 수 역시 IBP 도입 국가는 평균 10.7개인 반면 한국은 6개에 그친다. 쉽게 말해 이들 약이 외국에서는 위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되는 반면 한국에선 위암 치료에만 사용된다는 뜻이다. 절실한 환자 위해 유연한 약가 정책 필요 이 같은 문제는 항암제만의 얘기가 아니다.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에 적응증을 가진 생물학적 제제나 표적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하나의 약제에 두 가지 이상의 값을 매기는 것은 같은 약을 사용하는 환자들 간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하나의 약제에 본인부담률을 다르게 적용하는 ‘선별 급여’ 제도를 10년 넘게 운영해 왔다. 치료 효과나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적응증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부담률을 높여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전립샘비대증 치료제는 동일 성분이 탈모 치료제에도 사용되고 있는데, 적응증별 허가 용량 차이에 따라 제품별 가격도 달라진다. 결국 IBP는 환자 형평성을 해치는 제도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차이를 공식화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제도적 진화라는 의미다. 건강보험의 정책 목표는 단순한 재정 절감이 아니다. 환자가 가장 필요할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다. 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안을 내놓은 지금이 IBP 도입의 골든타임이다. ‘효과성 검토’라는 애매한 표현을 넘어 구체적인 시행 계획과 일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 기회를 최우선에 둔 유연한 약가정책으로의 전환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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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 불때 귓속 찌르는 듯 아프다면 ‘편도염’ 의심을

    추운 겨울철 밖에서 귀가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귀 안의 모세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귀는 지방이 거의 없고 뼈 위를 얇은 피부로만 감싸고 있어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추위에 더 민감하다. 그러나 귀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찬바람이 불 때마다 시린 수준을 넘어 귀 안쪽에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단순히 추위 때문에 생기는 통각이 아니라 ‘연관이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연관이통이란 귀에는 이상이 없지만 다른 부위의 이상으로 인해 귀에 통증이 오는 증상을 말한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연관이통은 귀에서 발생하는 전체 통증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증상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부터 경미하게 지속되는 아릿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귀의 감각은 뇌신경 5, 7, 9, 10번과 두 곳의 경추신경(C2, C3) 등 총 6개나 되는 신경이 담당하고 있다. 각 신경은 귀 외에 다른 부위의 감각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이상이 있다면 귀에도 연관통을 느낄 수 있다. 가령 9번 뇌신경은 귀 외에도 인두 및 편도의 감각을 함께 담당한다. 따라서 편도염, 편도농양, 인두의 궤양성 질환 등이 있다면 9번 뇌신경이 자극받아 연관이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후두나 식도에 염증 혹은 이물질이 있다면 그 감각을 담당하는 10번 뇌신경에 의해 이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랑니가 나거나 안면마비 및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는 5번 뇌신경을 통해 연관이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연관이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인후염과 후두염, 편도선염 등으로 흔히 감기와 함께 나타나기 쉬운 질환들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철에 연관이통이 특히 잘 발생한다. 연관이통은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귀가 유난히 아프다면 단순히 추위 탓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영찬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통은 가벼운 원인으로 생길 수도 있지만 귀, 코, 목 등 얼굴 전체에서 발생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쉰 소리, 사레 걸림 등 이통 외에 다른 동반 증상이 있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수형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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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플러스, 한인석 부회장 겸 총괄대표 영입…바이오의약품·재생의료 사업 확장

    바이오플러스㈜는 14일 필러와 화장품 중심의 기존 사업을 넘어 바이오의약품과 재생의료 부문 확장을 위해 한인석 박사(사진)를 부회장 겸 총괄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바이오플러스는 최근 바이오의약품 원료, 재생의료, 세포 기반 응용 기술 등 차세대 바이오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영입을 통해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 전략과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연결하는 실행형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생화학 박사인 한 부회장은 기초 연구부터 기술 사업화, 세계 시장 진출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바이오산업 전문가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시간대 의대와 약대 연구원, 유타대 교수, 한양대 특훈 교수로 30여년간 재직했다. 연구자로서 단백질 화학, 약물 전달, 하이드로젤, 바이오센서, 의약·진단 기술 분야의 실용 연구를 수행했다. 다수의 기술 이전과 사업화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연구 성과를 산업화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특히 유타대 재직 시절 해외 정규 캠퍼스 설립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 2014년 인천 송도에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를 설립하고 초대 총장을 역임했다. 제도와 행정 장벽을 극복하고 한미 간 교육·연구 협력이 지속 가능하도록 기여했다. 또 최근까지 K-바이오랩허브 사업추진단 단장을 맡아 연구와 창업, 글로벌 협력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이끌었다.바이오플러스는 한 부회장의 합류를 통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휴그로 펩타이드, 국내 최초로 개발한 Type Ⅲ 콜라겐 등 자체 원료 및 특허 기술을 중심으로 바이오 원료와 바이오의약품, 재생 의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한 부회장은 “바이오플러스는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드문 기업”이라며 “그동안의 연구와 사업화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바이오플러스가 K-바이오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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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워서 그런줄 알았는데…귀 안쪽 쿡쿡 통증의 ‘정체’

    추운 겨울철 밖에서 귀가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귀 안의 모세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귀는 지방이 거의 없고 뼈 위를 얇은 피부로만 감싸고 있어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추위에 더 민감하다.그러나 귀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찬 바람이 불 때마다 시린 수준을 넘어 귀 안쪽에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단순히 추위 때문에 생기는 통각이 아니라 ‘연관이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연관이통이란 귀에는 이상이 없지만 다른 부위의 이상으로 인해 귀에 통증이 오는 증상을 말한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연관이통은 귀에서 발생하는 전체 통증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증상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부터 경미하게 지속되는 아릿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귀의 감각은 뇌신경 5, 7, 9, 10번과 두 곳의 경추신경(C2, C3) 등 총 6개나 되는 신경이 담당하고 있다. 각 신경은 귀 외에 다른 부위의 감각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이상이 있다면 귀에도 연관통을 느낄 수 있다. 가령 9번 뇌신경은 귀 외에도 인두 및 편도의 감각을 함께 담당한다. 따라서 편도염, 편도농양, 인두의 궤양성 질환 등이 있다면 9번 뇌신경이 자극받아 연관이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후두나 식도에 염증 혹은 이물질이 있다면 그 감각을 담당하는 10번 뇌신경에 의해 이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랑니가 나거나 안면마비 및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는 5번 뇌신경을 통해 연관이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연관이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인후염과 후두염, 편도선염 등으로 흔히 감기와 함께 나타나기 쉬운 질환들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철에 연관이통이 특히 잘 발생한다. 연관이통은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귀가 유난히 아프다면 단순히 추위 탓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영찬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통은 가벼운 원인으로 생길 수도 있지만 귀, 코, 목 등 얼굴 전체에서 발생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쉰 소리, 사레 걸림 등 이통 외에 다른 동반 증상이 있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수형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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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으로 간편하게 암 진단… 조기 발견 문턱 낮추는 효과”

    흔히 병원에서 생체검사(생검)라고 하면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날카로운 바늘을 찔러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생검이 갑상선에 암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조직 검사다. 그런데 최근에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생검 대신 간단히 피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알아보는 액체생검 방법이 뜨고 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건강센터장은 “기존 조직생검이 암 조직 자체를 떼어내는 침습적인 방식인 것과 달리 액체생검은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암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인 순환 종양유전자(DNA), 순환 종양세포, 엑소좀 등 암의 특정 부위를 검출하고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암의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진행성 암의 치료 모니터링,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미세 잔존 질환(MRD) 감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센터장을 만나 액체생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알아봤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액체생검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암 조기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 때문이다. 즉 정기적인 혈액 검사는 조직 채취에 대한 부담 탓에 암의 발생 여부를 체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극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간단하고 반복 가능한 액체생검의 가치가 매우 높다. 검사 시 종양 이질성을 반영하고 미세 잔존 질환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액체생검은 암이 신체 여러 부위에 퍼져 있더라도 유전적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고 수술 후 혈액 속에 남아 있는 극소량의 암세포 잔재물까지 체크할 수 있다. 재발 위험을 조기에 예측해 선제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제 채혈 한 번으로 암 검사가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액체생검을 통해 알 수 있는 지표들은 무엇인가. “액체생검은 순환종양핵산(ctDNA) 분석을 통해 암의 분자적 특성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암 특이적 유전자 변이(EGFR, KRAS, TP53) 등 암의 발생 및 성장에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 또는 구조적 변이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본인에게 맞는 암 표적 치료제 선택에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암 억제 유전자 발현 시작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를 DNA 메틸화 변화라고 한다. DNA 메틸화 변화는 암 발생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ctDNA에서 이러한 암 특이적 메틸화 패턴을 분석하면 조기암 선별검사에 유용할 수 있다. 즉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분석해서 암의 초기 발병 단계부터 치료제 선택까지 검사 결과가 지표로 활용되는 셈이다.” -액체생검 결과 신뢰도는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나. “액체생검의 신뢰도는 임상적 목표에 따라 다르다. 진행성 암의 유전자 변이 분석 및 초기 암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미세 잔존 질환 모니터링에서는 혈액 내 ctDNA 양이 비교적 충분하므로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이미 임상에서 표준 검사법으로 자리 잡은 상태로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되고 있다. 조기암 진단 영역에서도 액체생검은 대장암의 조기 검진에서 분변잠혈검사 등 기존 암 검진을 뛰어넘는 임상적 성능을 입증해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위암 분야에서도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승인받은 상태다. 유방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에서도 높은 임상적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장암 등을 제외한 기타 암의 검진에서는 미승인 상태이나 수년 내에는 이들 암에서도 FDA 등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액체생검의 한계는 무엇인가. “지금은 암세포가 아주 미미한 수준이거나 혹은 정상 세포의 변화인데도 암세포로 오해할 수 있다. 즉 암이 아닌데 암으로, 암을 암이 아닌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단계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런 문제도 곧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생검은 기존 암 검진을 대체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액체생검은 기존 검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조기 발견의 문턱을 낮추는 검사법이다. 특히 진행성 암의 유전체 분석 및 미세 잔존 질환 감시에서는 기존 조직생검보다 우위에 있지만 현재로서는 액체생검 양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종 확진을 위해서는 영상 진단이나 조직생검 같은 표준검사를 연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안전하다. 비용도 다양하다. 개별 암 검사는 40만 원대에서 100만 원대까지, 다양한 질병의 발병 위험도 검사까지 포함한 경우는 200만 원대에 이른다. 가급적 병원급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검사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향후 액체생검의 발전 방향은…. “액체생검 기술은 암 진단과 치료 등 모든 단계에서 정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MRD 감시에 특화된 초고감도 개인 맞춤형 검사 기술이 표준화돼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선제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 진단을 통해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반응 및 내성 발현 시점을 더욱 정교하게 예측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생검 기술을 암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진단 및 모니터링에 확장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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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전도로 환자 상태 신속 파악… 응급실 의료진 파트너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초 단위의 시간 차이가 생과 사를 가르는 응급실에선 환자의 증상을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응급 현장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심전도를 기반으로 응급실 중증도 분류를 돕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만든 스타트업이 있다. 2021년 창업한 의료 AI 기업 알피(ARPI)다. 전국 80여 개 병원에 자리 잡은 알피의 ‘ECG Buddy’가 응급실 현장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창업자 김중희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알피(ARPI)는 어떤 기업인가. “알피는 정확한(Accurate), 강건한(Robust), 실용적인(Practical), 혁신적인(Innovative) 의료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21년 출발한 기업이다. 바쁜 진료 흐름 속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는 목표가 출발점이었고 지금도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ECG Buddy는 어떤 솔루션인가. 왜 만들었나. “ECG Buddy는 응급실에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는 ‘12유도 심전도’를 인공지능이 읽고 환자가 어떤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높은지 제시해 주는 솔루션이다. 응급실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돕는 파트너인 셈이다. 심전도는 기본 검사이지만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해석하는 것을 배우는 게 어려운 영역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오랫동안 임상 현장에서 심전도를 접하고 공부했지만 늘 어렵고 답답했다. 그 답답함이 개발의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ECG Buddy는 심전도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정보를 한눈에 이해 가능한 형태로,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부터 병원 전산 연동까지 여러 방식으로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 119 구급 현장이나 보건소 같은 1차 현장부터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떤 상황에서 가장 유용한가. “가장 큰 역할은 응급실 내원 초기의 트리아지 단계다. 응급 환자는 초기 평가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먼저 선별돼 모니터링과 치료를 받는다. 혈압과 맥박을 재고 간단한 문진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중증환자를 충분히 가려내기 어려워 심전도 검사가 자주 시행된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시행된 심전도 검사 결과 모두를 전문의가 면밀히 검토하기에는 응급실의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현장이 기계 판독에 의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심전도에서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응급 소견을 놓칠 위험도 커진다. ECG Buddy는 그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도구다.” ―한 장의 심전도로 어디까지 알 수 있나. “심근경색, 폐부종, 고칼륨혈증 같은 대표적 응급 상황을 포함한다. 쇼크나 심정지 위험 같은 기본 중증도 평가, 좌심실·우심실 기능 및 폐고혈압 등 심장 기능 평가, 즉각 처치가 필요한 부정맥 탐지까지 한 번에 지원한다. 즉 응급실 초기 심전도 단계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을 돕는 안전장치이자 나침반 역할을 한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ECG Buddy 덕분에 진단과 시술까지 8분을 단축했다. 고칼륨혈증 응급 처치 투여 시간도 기존보다 약 50분 단축했다.” ―반응은 어떤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성공적인 운영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ECG Buddy는 80여 개 병원 전산 시스템에 연동돼 응급실을 포함한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119 구급대의 구급 지도 목적에서도 시범 사용이 시작됐다. 해외에서도 앱 사용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고 전체적으로 한 달에 약 20만 건의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최근 ECG Buddy Clinic(EB Clinic)을 출시했다. ECG Buddy가 응급 중심이라면 EB Clinic은 검진과 외래 진료를 위해 설계된 서비스다. 건강검진에서 심전도 검사가 늘고 있는데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5가지 심혈관 이상을 한 번에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급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비후성 심근병증(HCM) 위험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검진·외래 영역의 수요도 충분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ECG Buddy가 응급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적용된 의료기관 범위가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의원’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응급실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도구는 오히려 모든 응급실에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이런 규제가 완화돼 국내 어디서든 환자 안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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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암 예방에 더 중요한 것은 절제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건강 계획을 다시 짜는 분들이 많다. 특히 새해에 가장 많이 물어보는 내용이 암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거다. 암은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암 환자가 28만 명가량 발생한다. 20년 전 해마다 10만 명 발생하던 것에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꾸준히 늘어나는 암을 피할 수 있는 특효법은 뭐가 있을까. 필자도 수많은 암 전문가들을 만나고 취재해 봤지만 먹을거리를 통해 암을 막을 중요한 비법은 없어 보인다. 물론 특정 몇 개 암종은 예방할 수 있다고 의학적으로 증명된 게 있다. 2018년 국립암센터에서 발간한 ‘간세포암전가이드라인’에는 적당한 커피가 간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커피를 하루 1∼3잔 마시는 경우 간질환과 간암 발생률이 낮아졌다. 고혈압이 심하거나 심부전,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방광염,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커피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암 예방이 가능한 백신이다. 최근엔 여성만 맞는 백신이 아니라 12세 남아도 백신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간암과 위암은 각각 원인이 되는 B형 간염을 예방하거나 헬리코박터균을 관리함으로써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암 예방을 위해 멀리서 찾기보다 이미 알려진 데서 찾아 이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인체 발암물질을 주목해 보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HO는 인체발암성과 관련한 충분한 근거 자료가 있는 인체발암물질(1군)과 인체 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 실험으로는 근거 자료가 충분한 인체발암추정물질(2A군)을 분류했다. 2년 전에는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해 음식물 섭취에 고민이 하나 늘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2B군은 실험 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물질이다. 2B군엔 아스파탐 외에도 야채 절임이나 전자파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인체발암물질(1군)과 인체발암추정물질(2A군)에 속하는 것들은 아스파탐보다 일상생활에서 더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물질들이다. 인체발암물질(1군)의 대표적인 것이 담배, 술, 가공육,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등이다. 이들은 이미 논문 등으로 충분히 검증된 발암물질이지만 이를 간과하거나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금연하고 절주하는 것이 암 예방의 가장 기본이라는 얘기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을 발생시키는 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균도 혈액 검사와 제균 치료를 통해 질환의 악화를 막고 위암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절반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다는 분석도 나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위·십이지장궤양 환자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조기 위암 환자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은 항생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인체발암추정물질(2A군)에는 고온의 튀김, 적색육,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 섭취 등이 해당된다. 이 또한 일상생활에서 흔히 식탁에 오르지만 애써 피하려 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즉 이미 알려진 1급 발암물질과 2급 발암물질만 피하는 것만으로 암은 상당히 예방이 되는 셈이다. 국내 발생률이 여전히 높은 위암은 탄 것과 짠 것을 피해야 된다. 특히 고기를 태우는 것이 위험한데 고기를 태우면 그 안에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탄 고기는 아예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 특히 소고기, 돼지고지 같은 붉은 고기와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육을 피해야 된다. 그 대신 채소와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올해는 위에서 열거한 인체발암물질을 줄이는 생활습관부터 실천하기를 추천한다. 전체 암 발생의 3분의 1은 암 유발 물질들을 피하는 생활습관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 WHO의 제언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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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만하고 건망증 심한 여자아이, ‘조용한 ADHD’일 수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아동’이라고 하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어른 말을 듣지 않는 남자아이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 지난해 20세 미만 남성 ADHD 환자 수는 여성 환자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연령대가 2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양상은 달라진다. 성인기 이후에는 여성 ADHD 환자 수가 남성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여성은 ADHD가 늦게 발병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후천적 질환이라기보다는 선천적인 특성에 가깝다. 성인 여성 ADHD 진단율이 높은 건 상당수의 여성이 아동·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돼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같은 ADHD라도 성별에 따라 증상이 발현되는 양상이 다르다. ADHD는 크게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충동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주의력 결핍형, 과잉행동·충동성형, 혼합형으로 나뉜다. 남아는 과잉행동과 충동성이 두드러진다. 이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문제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교사나 보호자의 주목을 받기 쉽다. 반면 여아는 산만함, 건망증 등 비교적 조용한 증상이 중심이 되는 주의력 결핍형 ADHD가 많다. 흔히 ‘조용한 ADHD’라고 부른다. 수업 중 멍하니 앉아 있거나 과제를 자주 잊어버리는 여학생은 질환이 아닌 개인 성향의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10대 여성의 ADHD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다. 흔히 여성에게는 차분한 태도가 요구되다 보니, ADHD를 겪는 많은 여학생은 스스로 증상을 숨기거나 보완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 결과 진단 시점이 늦어지고 우울, 불안 등 정서적인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정적인 교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주위 낙인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여학생들의 ADHD 조기 진단을 위해선 부모가 ADHD 증상과 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문수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튜브 등 상업적인 목적이 가미된 콘텐츠에는 부정확한 정보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 운영하는 ADHD 홈페이지(www.adhd.or.kr)를 참고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같은 ADHD라도 성별에 따라 증상의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여아가 과제에 오래 집중하기 어려워하고 딴생각을 하느라 다른 사람의 말을 놓치는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수형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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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박깜박 건망증인 줄… 여성 ADHD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이라고 하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어른 말을 듣지 않는 남자아이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 지난해 20세 미만 남성 ADHD 환자 수는 여성 환자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연령대가 2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양상은 달라진다. 성인기 이후에는 여성 ADHD 환자 수가 남성을 앞지르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여성은 ADHD가 늦게 발병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후천적 질환이라기보다는 선천적인 특성에 가깝다. 성인 여성 ADHD 진단율이 높은 건 상당수의 여성이 아동·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돼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같은 ADHD라도 성별에 따라 증상이 발현되는 양상이 다르다. ADHD는 크게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충동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주의력 결핍형, 과잉행동·충동성형, 혼합형으로 나뉜다. 남아는 과잉행동과 충동성이 두드러진다. 이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문제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교사나 보호자의 주목을 받기 쉽다.반면 여아는 산만함, 건망증 등 비교적 조용한 증상이 중심이 되는 주의력 결핍형 ADHD가 많다. 흔히 ‘조용한 ADHD’라고 부른다. 수업 중 멍하니 앉아 있거나 과제를 자주 잊어버리는 여학생은 질환이 아닌 개인 성향의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10대 여성의 ADHD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다. 흔히 여성에게는 차분한 태도가 요구되다 보니, ADHD를 겪는 많은 여학생은 스스로 증상을 숨기거나 보완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 결과 진단 시점이 늦어지고 우울, 불안 등 정서적인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정적인 교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주위 낙인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여학생들의 ADHD 조기 진단을 위해선 부모가 ADHD 증상과 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문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튜브 등 상업적인 목적이 가미된 콘텐츠에는 부정확한 정보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 운영하는 ADHD 홈페이지(www.adhd.or.kr)를 참고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같은 ADHD라도 성별에 따라 증상의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여아가 과제에 오래 집중하기 어려워하고 딴생각하느라 다른 사람의 말을 놓치는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수형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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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차트, 환자가 약물 정보 관리…복용 약 목록 주치의에게 전달도[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고령 환자나 여러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복용하는 약이 많다. 이때 약물 간 충돌로 부작용 위험이 커지지만 이를 의료 현장에서 모두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상호작용과 약물 안전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인드림헬스케어다. 강병주 인드림헬스케어 대표를 만나 ‘마이차트(MyChart)’와 ‘메디서포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인드림헬스케어는 어떤 기업인가. “인드림헬스케어는 더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특히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환자들의 상호작용 위험을 쉽게 확인하도록 지원하고 임신이나 수유 중 안전성, 고령자 주의 약물 정보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마이차트(MyChart)’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인가. “마이차트는 환자가 자신의 약물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상호작용 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다. 휴대폰 인증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복용 이력을 불러오면 약물 충돌 여부, 부작용, 임신·수유 중 복용 가능성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복용 약 목록을 클릭 한 번으로 주치의에게 전달할 수 있어 약을 많이 복용하는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마이차트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자체 구축한 약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제 간 상호작용과 안전성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환자용 앱과 의사용 프로그램이 연동돼 환자가 입력한 약 정보를 의료진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대병원에서는 의사용 시스템 ‘메디서포트’가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돼 실제 진료에 활용되고 있으며 다른 의료기관으로도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약물 정보를 어떻게 불러오는가. “마이차트는 민감한 의료 정보를 자동 수집하지 않는다. 환자 개인이 동의하면 의료 정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사용자가 본인 인증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자신의 약물 복용 이력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가져온다. 이후 새로운 처방이 있을 때도 같은 인증 절차를 거쳐 업데이트한다. 이 정보는 약물 상호작용, 임신·수유 안전성, 고령자 주의 약물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되며 환자가 다른 병원의 처방 정보를 직접 전달할 수 있어 의료진의 안전한 처방에 도움이 된다.” ―다제약물 솔루션을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 “류마티스 내과 진료 과정에서 다양한 약을 처방하며 약물 상호작용을 모두 점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다. 진료 시간은 짧고 기존 약물 리뷰 시스템은 진료 현실에 맞지 않아 사용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의사도 편하고 환자에게도 안전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접 개발에 나섰다. 이 솔루션은 ‘의료용 안전벨트’다.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병원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제주대병원에서는 메디서포트가 EMR에 연동돼 약물 부작용과 상호작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한 의료진은 진료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령층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다제약물 캠페인’과 지역사회 돌봄 사업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다. 다제약물 관리가 정착되면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인드림헬스케어의 목표는 무엇인가. “의료진이 더욱 안전하게 처방하고, 환자들이 안심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 어디서든 약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한다. 서울바이오허브의 지원 덕분에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나라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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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병… 폐 이식서 신약 치료 중심 전환”

    특발성 폐섬유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폐 조직 섬유화가 진행되며 폐가 점차 딱딱해지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인구 10만 명당 10명 정도 생기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마른기침과 호흡곤란, 피로감이 대표적 증상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산소 공급이 어려워져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 장기간 ‘시간 관리’와 ‘진행 억제’에 집중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이어오고 있는 김신용 환우와 주치의인 정만표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함께 만났다.―특발성 폐섬유증은 어떤 질환인가. 정만표 교수=“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점차 딱딱하게 굳어가는 병이다. 폐는 호흡을 통해 고무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탄력성이 있어야 하는데 섬유화가 진행되면 잘 늘어나지 않게 된다. 초기엔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면 마른기침이 생기고, 더 심해지면 숨이 차서 일상생활이 어렵다. 상태가 악화되면 산소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발성’이라는 말처럼 원인을 전혀 모르는 것이 문제다.”―환우 분의 진단 과정은 어땠나. 김신용 환우=“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3년 전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했는데 폐 질환 소견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냥 넘어갔고 1년 뒤에 다시 건강검진에서 같은 소견이 나와 2차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혈액검사 등 추가 검사를 했다. 거기서 폐섬유화증 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잘 믿기지 않지만 진단을 받고 나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60세에 퇴직하고 시골에서 부부가 함께 지내는 은퇴 생활을 꿈꿨는데 치료 때문에 그런 계획이 모두 바뀌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김 환우=“감기나 폐렴,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이 폐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만나는 자리나 외출을 스스로 많이 줄였다. 생활 환경도 많이 바꿨다. 캠핑을 가면 모닥불을 피우기도 하는데 그 연기가 폐에 좋지 않아 피한다. 집 가스레인지도 인덕션으로 바꾸고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도 마련했다.” ―진단은 어떤 검사로 진행되나. 정 교수=“초기엔 흉부 X선 촬영으로는 발견이 쉽지 않다. 병변이 폐 아래쪽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간이나 심장에 가려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보면 X선에서도 짐작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없거나 초기라면 CT가 더 유용하다. 또 폐 기능 검사를 통해 기능 저하 정도를 확인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진단하려면 다른 원인으로 폐가 딱딱해지는 질환이 아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혈액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원인을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신마취하에 폐 조직 검사도 진행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정 교수=“과거에는 치료제가 없어 호흡기 질환 중에서도 치료가 가장 어려운 질환으로 꼽혔다. 폐 이식을 고려하거나 기침을 줄이고 산소 치료를 하는 등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약 10년 전부터 닌테다닙, 퍼페니돈 같은 항섬유화 효과가 있는 약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환경이 달라졌다. 이 약들은 굳어진 폐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지만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경우에 따라 최대한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치료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김 환우=“치료 과정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과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 또 해외에서 승인된 약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치료 옵션들이 국내에도 더 빨리 들어와 환자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 상황은 어떠한가. 정 교수=“현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약제는 퍼페니돈 한 가지다.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닌테다닙은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약값이 한 달에 200만 원 내외로 부담이 큰 편인데 이 질환은 희귀난치성 질환에 해당돼 급여가 되면 환자 본인 부담은 10%로 줄어든다. 아직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같은 질환을 겪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환우=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있는 잘못된 의료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보가 많지만 잘못된 내용도 많아 오히려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 병도 관리하면서 오래 지내는 분들도 많다. 너무 낙심하지 말고 주치의와 잘 상의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정 교수=“폐 건강을 위해서는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집 안에서는 공기청정기 등을 활용해 공기질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건조한 계절에는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폐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독감 예방접종, 폐렴구균 예방접종 같은 백신 접종을 권한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외출 후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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