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조승연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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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회부 조승연 기자입니다.

cho@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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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3%
검찰-법원판결3%
  • “전자발찌 스토킹 살해범은 45세 김훈” 신상 공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훈(45·사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오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훈의 얼굴 사진,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개 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훈이 범행 뒤 약물을 복용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개 사진은 머그샷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대체됐다. 김훈은 1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퇴근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피해자의 회사 인근에서 기다리다 피해자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훈은 범행 전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두 차례 설치하고,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직장 인근을 사전 답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훈은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29년 7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 법원은 17일 김훈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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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양주 스토킹 살해범 신상정보 공개…45세 김훈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훈(45)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오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훈의 얼굴 사진,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개 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훈이 범행 뒤 약물을 복용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개 사진은 머그샷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대체됐다. 김훈은 14일 오전 남양주 오남읍에서 퇴근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피해자의 회사 인근에서 기다리다 피해자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훈은 범행 전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두 차례 설치하고,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직장 인근을 사전 답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훈은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29년 7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 법원은 17일 김훈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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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서 막힌 스토커 유치장 격리…인용률 작년 31%, 매년 감소세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을 계기로 피의자의 위험 신호가 여러 차례 포착됐는데도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잠정조치 4호’의 법원 인용률이 지난해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잠정조치를 신청해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피의자를 피해자로부터 신속히 분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법원에 신청한 잠정조치 가운데 4호가 포함된 건수는 1864건이었고, 이 중 인용된 건수는 587건으로 인용률은 31.5%였다. 2023년 50.9%, 2024년 40.9%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잠정조치 3호의 2’ 인용률도 낮았다. 지난해 3호의 2가 포함된 신청은 858건이었고, 이 가운데 318건만 인용돼 인용률은 37.1%였다.반면 같은 기간 전체 잠정조치(1∼4호) 신청 6160건 가운데 5014건이 인용돼 인용률은 81.4%였다.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3호의 2와 4호 인용률이 유독 낮은 셈이다. 강도가 높은 조치일수록 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서면경고(1호), 100m 이내 접근금지(2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3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호의 2),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4호)로 나뉜다. 이 중 3호의 2와 4호는 가해자의 신체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가장 강한 조치다.경찰이 잠정조치를 신청하면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이 인용 여부를 판단한다. 인용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할 수 있지만, 기각될 경우 경찰이 강제로 분리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제한된다. 긴급체포나 구속영장 등 별도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현장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김모 씨에 대해 잠정조치 4호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 인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김 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신청이 늦어졌고, 그 사이 범행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잠정조치를 신청해도 법원 인용률이 낮아 현장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피의자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의 보다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김 씨는 1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범행 직후 약물을 복용해 의식을 잃었던 김 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경기북부경찰청의 1차 감찰 결과를 넘겨받아 사건 대응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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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전자발찌 스토킹’ 살인범, 범행전 이틀에 걸쳐 사전답사했다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김모 씨(45)가 과거에도 수 차례 전자발찌를 찬 채로 무단 외출과 음주,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의 이런 전력을 파악하고도 1월 스토킹으로 재차 신고된 김 씨의 구속영장 신청을 미뤘고, 결국 참극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하며 책임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 전자발찌 부착 뒤에도 반복된 위반16일 김 씨의 판결문 등에 따르면 그는 2013년 11월 강간치상과 유사강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이 명령됐다. 그는 2016년 7월 출소해 전자발찌를 달았고, 이후 수감과 주거지 이동 등의 사유로 부착 기한이 2029년 7월로 늘어났다. 그러나 김 씨는 상습적으로 법과 보호관찰 조치를 어겼다. 그는 2018년 전자발찌 부착 지침을 어겨 처벌받았다. 2019년 6월 16일에도 금주 조치를 어기고 서울 송파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양주 2병을 마시다가 적발됐다. 당시 유흥업소 직원들이 성매매한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27일엔 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사람을 친 뒤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두 사건으로 김 씨는 2021년 4월 징역 6개월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됐다. 풀려난 그는 2023년 6월에도 야간 외출 제한 조치를 어겨 적발됐고, 두 달 뒤에는 술에 취한 채 식당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검거돼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법원이 야간 외출 제한 조치의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영업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문제는 경찰이 김 씨의 이 같은 상습적인 위반 전력과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게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 등으로 신고돼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28일에는 피해자의 차량 하부에서 김 씨가 몰래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까지 발견됐다. 그러나 이를 떼어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달 21일 또다시 피해자의 차에서 위치추적기가 나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 구리경찰서에 “김 씨를 유치장에 가두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지휘했다. 하지만 구리서는 김 씨가 변호사를 구한다며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사이, 위치추적기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영장 신청을 늦췄다. 지난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에 따른 준수 사항을 밥 먹듯 어겨 온 김 씨의 전력만으로도 ‘재범 위험성’을 입증할 수 있었는데도 격리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범행 이틀 전부터 여성 회사 주변 배회 경찰 출석을 미룬 사이 김 씨는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김 씨가 이달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남양주시에 있는 피해 여성의 회사 주변을 오간 사실을 파악했다. 범행 당일인 14일에는 여성의 회사에서 약 3분 거리인 도로에서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은 이를 계획 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경찰 등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을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방지 대책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스토킹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며 전자발찌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할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곧바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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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책감 없는 존재” 유전적 취약성-유년기 고통이 만든 사이코패스

    21세.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나이다. 검찰이 10일 재판에 넘긴 ‘모텔 약물 연쇄살인범’ 김소영의 범행 방식은 한국 사회가 익숙하게 접해 온 살인범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흉기 대신 치명적인 약물을 택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인 척 연기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이를 숙취해소제에 타 먹이는 방식으로 상대의 경계심을 무너뜨렸다. 의식을 잃은 피해자에게 “잠들어서 먼저 갈게. 택시비 고마워”라는 알리바이용 메시지를 보내는 냉담함도 보였다.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범행 수법을 정교화한 점도 새로운 방식이다. 검찰이 밝힌 김소영의 성향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다. 검찰은 그가 자신의 소비 욕구와 경제적 만족을 위해 남성을 이용했고, 남성과 갈등 상황을 회피하고 제압하기 위해 약물을 이용했으며, 죄책감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정서 조절이 어렵고 충동성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단 평가 도구인 PCL-R에서 25점을 받아 사이코패스로 판정됐다.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국내 사례만 놓고 보면 김소영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은 연쇄살인범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동시에 AI 같은 디지털 도구를 범행 준비에 활용한 첫 세대의 연쇄살인범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수법과 도구가 달라졌다고 해서, 그 밑에 놓인 심리까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범죄심리학자들의 조언을 얻어 사이코패스의 실체와 그들을 감별하는 과학적 잣대를 들여다봤다.● 유영철부터 김소영까지… 한국의 사이코패스들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의학적으로 처음 등장한 건 1801년 프랑스 의사 필리프 피넬에 의해서였다. 그는 인지적 결함은 없는데도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 상태를 ‘망상 없는 광기’로 이름 지었다. 이후 1941년 미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허비 클레클리가 저서 ‘정상성의 가면’을 통해 현대적인 사이코패스의 정의를 확립했다. 한국 사회에서 사이코패스의 존재가 대중에 각인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유영철(56)과 정남규(사망 당시 40세), 강호순(57) 같은 연쇄살인범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모자라고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알려졌다. 로버트 헤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사이코패스를 “매혹과 조종으로 타인을 이용하고, 죄책감이나 후회를 보이지 않는 사회적 포식자”라고 묘사했다. 영화 ‘추격자’(2008년)의 모티브가 된 유영철이 전형적이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부유층 노인과 여성 안마사 등 20명을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기 위해 지문을 훼손하고 시신을 토막 내 암매장하거나 불태우는 등 극단적으로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 조사에서는 “붙잡히지 않았다면 100명도 더 죽였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정남규는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서울 서남부 일대 등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13명을 살해했다. 범행을 위해 체력을 단련하고 수사 기법까지 학습했다. 재판에서는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고 말했고, 수감 중에도 ‘사람을 죽이지 못해 답답하다’는 취지의 편지까지 남겼다고 한다. 아내와 장모를 포함해 여성 8명을 살해한 강호순은 개 농장을 운영하며 가축을 잔혹하게 학대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연습했고, 경찰 조사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사람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 사이코패스 범죄자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 정유정(27)은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살해 대상을 물색한 뒤 또래 20대 여성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시신을 유기하면서도 시신을 담았던 여행용 가방은 챙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조사에선 “평소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2019년 ‘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36)는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익사시키기 전에도 복어 독을 먹이거나 낚시터에 빠뜨리는 등 살해 시도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대전에서 초등학생 제자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교사 명재완(50)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지 않았다. 1차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기준치를 충족하지 않았는데, 경찰은 명재완의 범행 이유를 누적된 스트레스의 폭발과 분노가 전이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사이코패스는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사이코패스 성향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인지에 관한 논쟁은 오래된 문제다. 최근 학계는 이 둘을 대립적으로 보기보다 여러 취약성이 일정 수준 이상 겹칠 때 위험성이 커진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뇌 과학자였던 제임스 팰런 교수가 제시한 ‘세 다리 의자’ 이론이 대표적인데 이 이론은 유전적 취약성, 뇌 기능의 저하, 유년 시절의 경험까지 세 가지 문제가 겹칠 때 사이코패스가 탄생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유전적 취약성이다. 모노아민 산화효소(MAOA)가 결핍된 유전자 변이는 충동 조절의 취약성과 관련한 요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뇌 안에 신경전달 물질이 쌓여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뇌 기능의 차이다. 충동을 누르고 판단을 내리는 전전두피질, 공포와 감정 신호를 처리하는 편도체의 기능 저하다. 세 번째는 유년기의 학대와 방임 경험이다. 잠재한 취약성을 더 강한 공격성과 반사회성으로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영철과 정남규, 강호순은 ‘불우한 유년 시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영철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신체적 학대와 방임을 겪었고, 정남규는 어린 시절과 군 복무 시절 반복된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 강호순 역시 부친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목격하며 자랐다. 김소영도 잦은 음주를 한 부친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가정불화 속에서 정서적으로 고립돼 있었다고 검찰이 밝혔다. 물론 이런 설명이 불우한 성장 환경을 사이코패스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이코패스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물’로만 바라볼 경우, 사회는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더 복잡한 경로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사이코패스 판정, 조작 어렵고 법정선 불리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다 구체적인 평가 도구를 통해 들여다본다. 김소영이 25점을 기록한 PCL-R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반사회적 성향과 재범 위험성을 평가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 도구다.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가 개발한 이 평가지표는 전문가가 심층 면담과 수사 기록 분석을 토대로 20개 항목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점은 40점인데 국내에서는 25점 이상인 경우 고위험군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역대 주요 범죄자들의 점수를 보면 유영철(38점), 이은해(31점), 정유정(28점), 강호순(27점) 등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PCL-R을 수행하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은 피의자의 말뿐 아니라 표정과 태도, 주변인 진술, 생활기록부, 전과 기록 등 방대한 자료를 함께 검토한다. 검사자를 속이려 하는지까지도 검토 대상이다. 즉 한 번의 설문으로 ‘사이코패스’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행적과 면담을 통해 반사회적 성향과 재범 위험성을 가늠하는 것이다. 함혜현 부경대 경찰범죄심리학전공 교수는 “PCL-R은 총점만 보는 검사가 아니라 대인관계, 정서, 생활방식, 반사회적 행동 등 어떤 요인에서 점수가 높게 나타났는지를 함께 해석하는 진단 도구”라고 설명했다. 흔히 법정에 가면 사이코패스 판정을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처벌이 가벼워질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 판단은 다르다. 오히려 높은 PCL-R 점수는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의 근거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유정은 경찰의 PCL-R 평가에서 28점을 받았지만, 1심 재판부는 그가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점 등을 들어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3년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을 일으킨 조선(36)에 대해서도 법원은 사이코패스 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사이코패스 성향은 현재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보다, 오히려 잔인성과 공감 결여가 부각되면서 불리한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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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발유값 평균 35원 내려 1864원… ‘기름값 잡기’에 줄줄이 인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다. 전날까지 L당 휘발유를 1959원, 경유를 1999원에 판매했지만, 이날부터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1895원으로 가격을 인하한 것. 이날 충북 청주에서 서울로 운전해 올라와 주유소를 찾은 이민형 씨(42)는 “올라오는 길에 주유소들을 들렀는데 기름값이 내려 다행스럽더라”라고 말했다. 주유소 업자들은 기름값을 내리느라 바빴다. 경기 광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40)는 “오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모두 50원가량 내려 L당 1815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3월 초 1900원대에 들여온 물량인데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이날 하루 만에 L당 35원 가까이 떨어지며 2021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경유 가격은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자 정유업계와 주유소가 기존 재고가 소진되지 않았어도 상한선을 고려해 가격을 적극 내린 것으로 보인다.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4.07원으로 전일(1898.78원) 대비 34.71원(1.83%)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1월 12일(―2.34%)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경유 가격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72.67원으로 전날(1918.97원)보다 46.30원(2.41%) 낮아졌다. 하락 폭과 하락률 모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4월 이후 최대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1만646곳 중 휘발유 값을 전일 종가보다 내린 곳은 43.5%(4633곳)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 시장 점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정유사 공급가가)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지만 이번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주유소·정유업계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첫 최고가격 상한은 12일 정유사 공급가격 대비 휘발유가 109원, 경유는 218원 저렴하게 설정됐다. 이번 상한선이 유지되는 2주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 직전(L당 1898.78원)보다 100원가량 하락한 1800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관계 부처는 전방위적인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사례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13일부터 정유사가 적정 반출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주유소가 최고가격제를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관세청도 이날 석유제품 수입업체들이 보세구역(물품을 관세 없이 보관하는 구역)에 물품을 반입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입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세 가격의 최대 2% 가산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제도 정착을 위해 실효성 있는 손실 보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신설 규정에 손실 보전 방안이 담겨 있지만 최고가격 산출식 등 다른 조항에 비해 손실액 산정 방법과 보전 기준 등 관련 내용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자’는 수요 쏠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 장기화할 때 팬데믹 때 시행된 마스크 요일제와 유사하게 주유 요일제를 시행하는 등 수요를 조절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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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괴물의 뇌를 닮았다”… 뇌과학자를 구한 건 ‘따뜻한 양육’

    “나는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유전자와 뇌 패턴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런데도 내가 다른 길로 가지 않은 건 행복한 어린 시절 덕분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제임스 팰런의 말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에서 연쇄살인범들의 뇌 스캔 이미지를 분석하던 중, 충동 조절과 공감에 관여하는 부위의 활동이 떨어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형 뇌 패턴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뇌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이후 가족력과 유전자까지 살펴본 그는 본인이 저활성형 MAOA 변이 같은 위험 요인도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팰런은 자신이 선천적으로 사이코패스 특질을 갖고 태어났음에도 어긋나지 않은 이유로 안정적이고 사랑받은 어린 시절을 꼽는다. 같은 취약성을 지녔다고 해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케빈 더턴은 선천적으로 냉담한 특질을 갖고 태어났어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이코패스’로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더턴은 냉정함, 결단성 같은 성향을 사회에 공헌하는 데 사용하는 이들을 성공한 사이코패스로 부른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해 이라크군에게 생포돼 6주간 잔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군사 기밀을 끝까지 지켜낸 전직 영국 특수부대원 앤디 맥냅을 ‘좋은 사이코패스’의 사례로 제시했다. 사이코패스적 기질이 언제나 범죄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계는 ‘범죄자 사이코패스’와 ‘성공한 사이코패스’를 나누는 구간이 상당 부분 유년기와 청소년기라고 본다. 특히 이 시기 동안 공감력이 부족하고 죄책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냉담·무정서(CU) 성향’이 강화되면 이후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부모나 교사 등 주변의 개입을 통해 완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최근 연구 결과다. 2019년 숙명여대 연구팀이 학교폭력으로 상담센터를 찾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414명을 분석한 결과 CU 성향이 강할수록 공격 행동도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런 성향은 곧바로 폭력으로 이어지기보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 관계와 일상을 얼마나 알고 챙기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 관계와 일상을 꾸준히 살피고 관여할수록 아이의 반사회적 성향은 완화되고 공격행동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2017년 한 해외 연구진은 7∼9세 아동 304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교사와 함께 학교 기반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CU 성향 수준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본인 정서 인식과 자기 통제 같은 교육만으로도 이 성향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개월에 걸친 추적조사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아무 조치도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CU 성향이 더 낮았고, 품행장애 증상도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두 연구는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소년기의 CU 성향이 가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학교의 조기 개입이 함께할 때 완화될 여지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인 정신건강과 연결돼 있다”며 “가정에만 맡길 게 아니라 사회가 경제적·정서적 위기를 조기에 포착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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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발유 1800원대 진입…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현장 가보니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인데 기름값이 내려서 반갑네요.”정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시행한 첫날인 1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종원 씨(52)는 “예전에는 차에 가득 주유해도 8만 원 정도를 냈는데 요즘은 10만 원까지 든다”며 기름값 하락 소식에 기뻐했다. 이날 오전 충북 청주에서 서울로 운전해 올라왔다는 이민형 씨(42)도 “올라오는 길에 기름값이 많이 내려 다행스럽더라”고 했다. 이 주유소에선 전날 L당 휘발유 가격이 1959원, 경유가 1999원이었지만 이날 모두 1895원으로 내렸다.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30원 가까이 떨어지며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경유는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자 정유업계와 주유소가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첫날부터 가격을 적극 내린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4.07원으로 전일(1898.78원) 대비 34.71원(1.83%)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1월 12일(―2.34%)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경유 가격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72.67원으로 전날(1918.97원)보다 46.30원(―2.41%) 낮아졌다. 하락 폭과 하락률 모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4월 이후 최대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정유사 공급가가)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지만 이번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주유소·정유업계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국 주유소에서 팔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L당 1800원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정한 첫 최고가격 상한이 12일 정유사 공급가격에 비해 휘발유는 109원, 경유는 218원 저렴하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0원대였으니 앞으로 100원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여러 부처가 전방위적으로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사례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13일부터 정유사가 적정 반출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주유소가 최고가격제를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관세청도 이날 석유제품 수입업체들이 보세구역(물품을 관세 없이 보관하는 구역)에 물품을 반입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세 가격의 최대 2% 가산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제도 정착을 위해 실효성 있는 손실 보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신설 규정에 손실 보전 방안이 담겨 있지만 최고가격 산출식 등 다른 조항에 비해 손실액 산정 방법과 보전 기준 등 관련 내용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더 오르기 전 주유하자’라는 수요 쏠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 장기화할 때 팬데믹 때 시행된 마스크 요일제와 유사하게 주유 요일제를 시행하는 등 수요를 조절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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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실련 “쿠팡, 6년간 72명 넘는 전관 영입해 로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6년간 쿠팡이 청와대 출신 등 전관을 전방위로 영입했고 정부와 국회가 이를 방조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11일 기자회견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쿠팡이 입법과 사법, 행정 등 분야에서 최소 72명의 전관을 영입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사법 분야에선 판사 출신인 강한승 전 대통령법무비서관과 검사 출신인 이영상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행정 분야에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근무 이력이 있는 정찬묵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경실련은 이들의 쿠팡 이직이 가능했던 배경과 관련해 “‘면죄부 발급처’로 전락한 정부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의 느슨한 심사 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회 윤리위는 취업 심사 438건을 전부 승인했고, 정부 윤리위도 5226건 중 4727건(90.5%)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쿠팡이 정·관계 출신 임직원을 실제 로비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쿠팡 노동자 연쇄 사망 사고 당시 쿠팡은 고용노동부 조사 범위 등 수사 기밀을 실시간으로 입수한 정황이 확인됐고, 쿠팡의 위기관리 지침에도 행정 방해 시도 정황이 담겼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쿠팡의 전관 영입을 “국가 사정 시스템의 마비를 목적으로 한 인적 결합”이라고 비판하며 감사원에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팡은 “쿠팡의 퇴직 공직자 채용 규모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차별적인 발표에 유감”이라고 밝혔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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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텔살인 김소영, 가정학대로 사회단절…이상 동기 범행”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남성 2명에게 약물을 먹여 연쇄 살인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이 재판에 넘겨졌다. 김소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것처럼 가장해 수면제를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어린 시절 가정 내 학대로 사회와 단절된 김소영이 자기 욕망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도구화한 ‘이상 동기 범죄’로 결론 내렸다.서울북부지검은 10일 살인,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김소영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 수사 결과 김소영은 어린 시절부터 잦은 음주를 한 부친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가정불화 속에서 정서적으로 고립돼 있었던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같은 성장 환경 속에서 그가 강력한 자기중심적 성향을 갖게 됐다고 봤다. 또 전문가 분석 결과 김소영에게 죄책감과 공감 능력의 결여, 불안정한 대인관계에 따른 정서 조절의 어려움, 충동적 성향 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러한 성향이 이상 동기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또 검찰은 김소영이 PTSD를 앓는 것처럼 가장해 벤조디아제핀 계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소영이 별건의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이 필요해지자, 실제로는 PTSD가 아닌데도 해당 병명으로 약을 처방받아 소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소영이 이렇게 확보한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 숙취 해소제에 타는 방식으로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고, 앞선 피해자가 의식을 잃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투약량을 점차 늘려 결국 2명을 숨지게 했다고 설명했다.김소영은 금전적 필요를 위해 남성들을 이용했다가, 관계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경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뒤 그에 대한 심리 분석과 정신의학·법의학 자문, 주거지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 보완 수사를 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상 동기 강력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한편 앞서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에서 김소영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아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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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만원 주유권 6만원대 중고거래 내놓자 ‘불티’

    국내 유가 상승으로 주유비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액보다 저렴한 주유권 거래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은 추가 인상을 우려해 주말 동안 미리 주유에 나서기도 했다. 8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7만 원 상당의 주유권을 6만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1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글을 올린 여모 씨(28)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차량 이용을 줄이게 돼 미리 사둔 주유권을 팔게 됐다”고 했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권을 사 모으는 이들도 있었다. 5일 번개장터에 장거리 출퇴근용 주유권 구매 희망 글을 올린 김모 씨(26)는 3일 만에 판매자 2명으로부터 주유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유비가 많이 올라 조금이라도 아껴 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주유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권인 ‘주유보관증’ 거래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주유에 나서는 시민도 늘고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유예주 씨(37)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으니 주말에 미리 주유하라는 글을 보고 오늘 가득 채워 왔다”며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몰려 대기줄이 길어 2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이준수 씨(32)도 “다음 주에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기름을 미리 채워뒀다”며 “보통 7만 원이면 가득 차는데 이번엔 같은 가격에 80%만 차길래 기름값 인상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출퇴근에 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카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요금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무서운데 회사 위치가 비슷한 동생과 카풀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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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유권 사요” “카풀해요”…기름값 상승에 허리띠 졸라매는 시민들

    국내 유가 상승으로 주유비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액보다 저렴한 주유권 거래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추가 인상을 우려해 주말 동안 미리 주유에 나서기도 했다.8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7만 원 상당의 주유권을 6만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1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글을 올린 여모 씨(28)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차량 이용을 줄이게 돼 미리 사둔 주유권을 팔게 됐다”고 했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권을 사 모으는 이들도 있었다. 5일 번개장터에 장거리 출퇴근용 주유권 구매 희망 글을 올린 김모 씨(26)는 3일 만에 판매자 2명으로부터 주유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유비가 많이 올라 조금이라도 아껴 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주유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권인 ‘주유보관증’ 거래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주유에 나서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유예주 씨(37)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으니 주말에 미리 주유하라는 글을 보고 오늘 가득 채워왔다”며 “주유 하려는 차량들이 몰려 대기줄이 길어 2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이준수 씨(32)도 “다음주에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서 기름을 미리 채워뒀다”며 “보통 7만 원이면 가득 차는데 이번엔 같은 가격에 80%만 차길래 기름값 인상을 실감했다”고 전했다.출퇴근에 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카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요금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무서운데 회사 위치가 비슷한 동생과 카풀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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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시 이후 금주령’ 어긴 대통령 경호 경찰들 강제 전출

    대통령 근접 경호 업무를 맡는 서울경찰청 직할 22경찰경호대 소속 경찰관 3명이 내부 지침을 어기고 야간 음주를 하다 적발돼 강제 전출됐다. 특히 이들은 음주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삼일절 기념행사 경호 현장에 그대로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8일 경찰에 따르면 22경찰경호대는 소속 직원 3명을 음주 비위로 4일 전출 조치했다. 적발된 이들은 경사 2명과 순경 1명으로, 지난달 28일 외근을 마친 뒤 한 식당에서 오후 8시경부터 10시 반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경호대는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이전한 이후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이달 31일까지 특별경보기간을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는 ‘오후 9시 이후 음주 금지’와 ‘2차 금지’ 등의 지침이 내려졌고 관련 내부 교육도 진행했지만 이를 어긴 것이다.이들은 술자리를 한 다음 날인 이달 1일 오전 10시, 이 대통령이 참석한 삼일절 기념행사 경호 업무에도 투입됐다. 서울경찰청은 대통령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즉각적인 전출을 결정했으며, 정확한 음주량과 경위에 대해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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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개교 120주년 기념 ‘기부자 감사의 밤’ 개최

    고려대가 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개교 120주년 기념 기부자 감사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당신의 헌신으로 밝혀온 배움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고액 기부자와 교우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고려대 교훈인 ‘자유·정의·진리’를 축으로 꾸려졌다. 개교 120주년 연혁 전시와 기부자 스토리 영상 상영이 진행됐고, 누적 기부금 3200억 원 달성을 기념하는 ‘라이트 볼’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고려대는 이번 누적 기부금이 역대 총장 재임 기간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총장은 “고려대가 120년간 시대를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기부자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며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선도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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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격에도 돈 거는 폴리마켓… 한국어 지원에 ‘불법 도박’ 판 커져

    “이란 침공으로 730% 벌었네요.”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란을 침공한 후 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수익 인증’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미국의 사설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지를 두고 돈을 건 이용자들이 남긴 것이다.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전쟁 상황을 도박거리로 삼은 것. 이 사이트는 사설 도박에 해당해 국내에서 불법이지만, 6·3 지방선거 판세를 대상으로 한 베팅까지 등장해 수십억 원이 몰리는 등 한국 이용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쟁과 선거마저 도박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법 사이트가 규제 사각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전쟁에도 판돈… 국내 수만 명 이용폴리마켓은 정치와 사회, 스포츠 등 다양한 현안을 주제로 가상자산(코인)을 걸어 결과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는 해외 사이트로 2020년 만들어졌다. 베팅 주제는 운영진이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선정하는데, 최근엔 한국 내 이슈도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열린 베팅에는 4일까지 약 48억 원이 몰렸고, 지방선거 승리 정당을 예측하는 베팅에도 약 7억 원이 쏠려 있다. 트래픽 분석업체에 따르면 폴리마켓에 접속하는 한국인 방문자는 10만 명을 넘나든다. 올 1월엔 7만3000명이 방문해 지난해 9월(2만3000명) 대비 3.2배로 늘었다. 지난해 3월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두고 판돈이 오가면서 한국인 방문자 수가 12만3000명까지 치솟았다. 이 사이트는 이를 의식한 듯 올 1월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이용자 상당수는 이곳을 사실상 도박 사이트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 이용자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 탄핵 기각에 1000만 원을 걸었다가 절반을 잃었지만 이후 다른 베팅에 성공해 만회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둘러싼 베팅으로 수익을 거뒀다”면서도 “다만 일부 소규모 시장은 적은 금액으로도 가격을 움직일 수 있어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망 비웃는데 규제 당국은 뒷짐 이는 사설 도박 사이트와 다를 바 없어 국내 형법상 도박죄에 해당한다. 스포츠토토처럼 특별법으로 허용한 사례를 제외하면, 온라인에서 돈을 걸고 결과를 맞히는 행위는 불법 도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폴리마켓은 판돈 제한도 없어 1인당 구매액 등을 제한하는 스포츠토토보다 사행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공직 선거와 관련한 베팅의 경우 거액을 가진 특정 참가자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어 여론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데도 규제 당국은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박 등 불법 사이트 차단을 담당하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그동안 폴리마켓 관련해 신고 등이 접수된 바 없어 심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피해나 신고가 아직 접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이 사이트가 기밀을 쥔 계층의 ‘사기 도박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란 공습 직전 내부자가 거액을 베팅해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스라엘에선 군사 기밀로 베팅한 이들이 기소됐다. 프랑스와 벨기에, 대만, 싱가포르 등은 폴리마켓을 불법 도박 사이트로 보고 접속을 차단했다. 벨기에는 폴리마켓을 불법 도박 사이트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싱가포르는 불법 도박 제공을 이유로 사이트 접속을 막았다. 태국 역시 암호화폐 기반 온라인 베팅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차단을 추진 중이다. 대만에서는 2023년 말 접속이 차단된 데 이어, 대선 관련 베팅 이용자들이 잇따라 검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병국 변호사는 “향후 국내 이용자가 늘고 베팅 규모가 커질수록 부작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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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모텔 약물 연쇄살인’ 20대女, 사이코패스 해당”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일대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먹여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 김모 씨(21)가 사이코패스로 판명됐다.4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로 20문항 4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김 씨는 이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도 이 검사를 통해 사이코패스로 분류됐다. 경찰은 해당 결과를 서울북부지검에 보냈다.김 씨는 지난달 19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 씨가 피해 남성으로부터 고급 식사 등을 제공받는 등 본인의 경제력으로는 불가능한 경험을 할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 외에도 피해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김 씨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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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女 성폭행한 세 남자…“합의하면 되나” 현장서 AI에 물었다[더뎁스]

    더뎁스(The Depth)는 사건과 사고 뒤에 숨겨진 입체적인 맥락을 파헤치는 시리즈입니다. 현장의 소음에 가려진 핵심 쟁점을 파고들어 ‘왜’와 ‘어떻게’를 선보이겠습니다.20세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현장. 지난해 6월 25일 경기 가평군의 한 수상레저업체 숙소에서 남성들은 여성을 방치한 채 태연하게 스마트폰을 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입력한 질문은 ‘집단 강간 초범이면 징역 갈까’, ‘성관련 범죄 후 합의하면 형량이 얼마나 줄어드나’였다.이들 20, 30대 남성 3명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약 3시간가량 술에 취한 여성 손님을 성폭행한 직후 챗GPT에 처벌 가능성과 형량 등을 검색했다. 피해자에 대한 참회 대신 처벌을 피하기 위한 계산만 한 것이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이들의 챗GPT 대화 기록을 확보했고, 이는 특수강간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AI 대화 기록은 이들 성폭행범이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가해자 중 한 명이 범행 보름 전 챗GPT에 “이번 시즌에 몇 명 쪼인(합류)할지 알려줘” “빠지(수상레저 사이트)에서 여자 몇 명과 원나잇을 할 수 있나 알려줘” 등을 검색한 기록이 증거로 제출된 것.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피고인이 고객과 성관계를 갖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챗GPT 기록이 단순히 범행 직후의 인식이나 처벌 우려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범행 이전 피고인의 성적 관심과 내면의 욕구를 보여주는 정황 자료로도 활용된 셈이다. 1심 법원은 1월 20일 이들 남성 3명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단순 검색 넘어 ‘범죄 시뮬레이션’ 도구로이처럼 AI 대화 기록이 수사와 재판의 핵심 증거로 떠오른 이유는 단편적인 검색어보다 범죄자의 ‘사고 흐름’을 훨씬 선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단순 구글링이 정보 조각을 모으는 수준이라면, 생성형 AI와의 대화로는 범행의 동기와 준비 과정, 범행 직후의 심리 상태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 정두원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AI 챗봇과의 대화에는 작성자의 의도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며 “일반 검색 기록보다 수사에 더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이른바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 씨(21)가 범행 전후 챗GPT에 남긴 질문도 살인의 고의를 가늠하는 ‘스모킹 건’이 됐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전후 챗GPT에 남긴 ‘술과 섞으면 죽나’, ‘치사량은 얼마인가’ 등 질문을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찾아냈고, 이는 김 씨의 혐의를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바꾸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지능 범죄 수사에서도 AI 사용 내역 확인은 사실상 당연한 절차가 됐다. 지난해 6월에는 한 기업 임원이 새 회사를 차리기 전 업무상 비밀을 유출한 사실을 챗GPT 대화 기록으로 밝혀냈다. 이민형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최근 수사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AI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관행이 됐다”며 “겉으로 드러난 행위뿐 아니라 그 이면의 의도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챗봇과의 대화는 고인의 심리를 부검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변사한 채 발견된 한 망자의 사건에서도 경찰은 AI 사용 기록 등을 분석해 우울증 정황을 확인했다.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한 여성이 챗GPT를 이용해 독극물과 약물 조합을 검색한 뒤 남편의 음료에 약물을 넣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고, 캘리포니아 팰리세이즈 대형 산불 사건에서도 용의자가 범행 전후 챗GPT에 불길과 관련한 이미지를 생성해 달라고 요청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질문을 남긴 정황이 수사자료에 포함됐다. AI와의 대화 기록이 범행 준비 과정이나 범행 뒤 인식을 보여주는 새로운 디지털 흔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 “삭제해도 소용없다”… 수 년 전 범의(犯意)도 증명범죄자들은 흔적을 지우기 위해 AI챗봇과의 대화창을 닫거나 앱을 삭제하지만, 디지털 세계에 ‘완전한 삭제’는 없다. 영상, 이미지와 달리 텍스트 데이터는 손상되더라도 복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개된 해외 논문 ‘챗GPT 윈도우 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따르면, 챗GPT 앱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가 대화 기록이나 앱을 삭제했더라도 컴퓨터 내 메모리, 디스크, 각종 로그 기록 등에서 흔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지난해 한 국내 연구진도 제미나이와 코파일럿, 클로드 등 주요 AI 챗봇을 비교 분석한 뒤, 각각의 서비스마다 복구 가능한 자료의 종류에는 일부 차이가 있으나 모바일과 데스크톱 앱 모두 전반적으로 포렌식 복구가 가능하다고 결론냈다. 디지털 포렌식 업체인 플레이비트의 이준형 센터장은 “AI 대화 내역 같은 텍스트 데이터는 영상, 이미지에 비해 복구율이 높다. 수년 전 기록도 복구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경찰, AI 포렌식 역량 강화 착수이에 따라 경찰도 최근 AI 포렌식 역량 강화에 나섰다. 경찰청은 최근 ‘로컬환경 AI 모델 대상 포렌식 기술개발 사업’ 신규 과제를 공고하고, 스마트폰 등 포렌식을 통해 법적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단순히 범죄자가 AI와 주고받은 기록을 추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조작하거나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할 수사 역량까지 높이겠다는 취지다.최성진 법무법인 세종 디지털포렌식센터장은 “앞으로는 삭제된 자료 복구를 넘어, 삭제 행위 자체를 입증할 수 있는 정황과 메타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권양섭 국립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네이버·구글 검색어가 증거로 활용돼 온 것처럼 AI 대화 기록도 유사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휴대전화 사용 정황 등과 결합될 경우 증거 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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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류 코인 ‘비번’ 흘린 국세청… 하루만에 거액 유출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의 자산을 압류한 성과를 보도자료로 홍보하다가 가상자산(코인)의 인출용 비밀문구를 통째로 노출했다. 이로 인해 압류한 코인 약 69억 원어치가 하루 만에 유출됐다. 최근 검찰과 경찰에 이어 국세청까지 관리하던 코인을 털리면서 정부의 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인 ‘보안카드’까지 배포한 국세청1일 경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국세청의 코인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고액 체납자 124명으로부터 81억 원을 징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한 양도소득세 체납자로부터 코인 지갑(USB)을 압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해당 코인의 인출용 비밀번호인 ‘니모닉 코드’가 적힌 종이까지 모자이크 없이 사진에 포함한 것이다. 해당 자료는 국세청 홈페이지에서는 삭제됐지만 정부 공식 정책 홍보 창구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는 그대로 남아 있다.니모닉 코드는 코인 지갑을 분실했을 때 자산을 복구하는 24개의 영어 단어 조합으로, 은행이나 증권 계좌용 보안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실제로 국세청이 보도자료를 공개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7일 해당 코인 지갑에 보관돼 있던 ‘PRTG 코인’ 400만 개가 신원 미상의 지갑으로 전량 이체돼 유출됐다. 유출 시점 기준으로 480만 달러(약 69억 원) 상당이다. 다만 PRTG 코인은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 자산이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해당 사진은 해상도가 낮아 맨눈으로는 글자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하면 내용을 판독할 수 있다. 니모닉 코드는 2048개의 고정된 단어 목록을 사용하는 표준 규격 ‘BIP-39’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부 철자만 판독해도 나머지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해상도가 높은 원본 사진을 따로 보관하고 있고, 이를 일부 언론에도 제공했기 때문에 해커가 이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있다.국세청이 지난달 2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한 누리꾼이 ‘노출된 니모닉 코드를 보고 내가 호기심에 탈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주장의 진위를 조사하는 등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터질 게 터졌다” 허술한 관리 실태국세청은 이달 1일 “가상자산 관련 체납자의 정보가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 없이 국세청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관련 부처와 함께 정부와 공공기관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보안 관리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정부 부처의 코인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검은 2023년 1월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보관해온 압수품인 비트코인 320개를 분실한 사실을 올 1월 확인했고, 서울 강남경찰서도 최근 압수해 보관하던 비트코인 22개를 해킹당했다. 두 사건 모두 니모닉 코드를 통한 유출이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공공기관이 보유한 코인의 관리 실태를 외부 전문가 참여하에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압수와 보관, 폐기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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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질 게 터졌다”…70억 코인 증발시킨 국세청 사진 한 장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의 자산을 압류한 성과를 보도자료로 홍보하다가 가상자산(코인)의 인출용 비밀문구를 통째로 노출했다. 이로 인해 압류한 코인 약 69억 원어치가 하루 만에 유출됐다. 최근 검찰과 경찰에 이어 국세청까지 관리하던 코인을 털리면서 정부의 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0억 원 ‘보안카드’를 배포한 국세청1일 경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국세청의 코인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26일 고액 체납자 124명으로부터 81억 원을 징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한 양도소득세 체납자로부터 코인 지갑(USB)을 압수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해당 코인의 인출용 비밀번호인 ‘니모닉 코드’가 적힌 종이까지 모자이크 없이 사진에 포함한 것이다.니모닉 코드는 코인 지갑을 분실했을 때 자산을 복구하는 24개의 영어 단어 조합으로, 은행이나 증권 계좌용 보안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실제로 국세청이 보도자료를 공개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7일 해당 코인 지갑에 보관돼 있던 ‘PRTG 코인’ 400만 개가 신원 미상의 지갑으로 전량 이체돼 유출됐다. 유출 시점 기준으로 480만 달러(약 69억 원) 상당의 가치에 해당한다. 다만 PRTG 코인은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 자산이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해당 사진은 해상도가 낮아 맨눈으로는 글자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하면 내용을 판독할 수 있다. 니모닉 코드는 2048개의 고정된 단어 목록을 사용하는 표준 규격 ‘BIP-39’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부 철자만 판독해도 나머지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해상도가 높은 원본 사진을 따로 보관하고 있고 이를 일부 언론에도 제공했기 때문에 해커가 이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있다.국세청이 지난달 2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한 누리꾼이 ‘노출된 니모닉 코드를 보고 내가 호기심에 탈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주장의 진위를 조사하는 등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터질 게 터졌다” 허술한 관리 실태국세청은 이달 1일 “가상자산 관련 체납자의 정보가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 없이 국세청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소셜 미디어에 “관련 부처와 함께 정부와 공공기관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보안 관리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정부 부처의 코인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검은 2023년 1월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보관해 온 압수품인 비트코인 320개를 분실한 사실을 올 1월 확인했고, 서울 강남경찰서도 최근 압수해 보관하던 비트코인 22개를 해킹당했다. 두 사건 모두 니모닉 코드를 통한 유출이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공공기관이 보유한 코인의 관리 실태를 외부 전문가 참여하에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압수와 보관, 폐기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세종=이상환}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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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모킹건 된 챗GPT… 약물 살인-기밀유출 ‘질문’에 꼬리 밟혔다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죽을 수도 있나.’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약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 씨가 범행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에 남긴 질문이다. 최소 4명에게 약물을 먹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 14일 1차 범행 당시 피해 남성이 약물 복용 후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하자, 마치 치사량을 가늠하듯 이런 질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차 범행부터는 약물 투여량을 늘렸고, 결국 남성 2명이 숨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확인한 챗GPT 검색·대화 기록을 토대로 김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이처럼 범죄 전후 AI와 나눈 대화 내역이 수사의 핵심 단서로 이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수사 당국 역시 ‘AI 포렌식’에 집중하고 있다.● 공범이 된 AI… 범행 동기까지 털어놔이번 ‘모텔 약물 연쇄살인’ 같은 강력 범죄뿐 아니라 일반 형사 사건과 변사 사건에서도 AI 기록은 의미 있는 단서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변사 사건에서도 경찰은 사망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메신저와 AI 사용 기록을 분석했고, 이를 통해 우울증 정황을 확인해 사망 경위를 파악했다. 이민형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디지털포렌식계 분석관)은 “최근 수사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AI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 절차가 됐다”며 “겉으로 드러난 행위뿐 아니라 그 이면의 의도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기업 범죄 수사에서도 AI 기록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 업체 임원이 퇴사 전 업무상 비밀을 유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설 회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챗GPT를 사용한 정황이 확인돼 혐의 입증의 단서가 됐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한 여성이 챗GPT에 독극물 정보를 검색한 뒤 남편을 독살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대형 산불 사건의 용의자가 범행 전 챗GPT에 산불 이미지를 생성해 달라고 요청하고, 화재 직후 책임 회피성 질문을 남긴 사실이 드러나 입건됐다. 모두 AI 대화 기록이 범행 준비나 동기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활용된 사례다. 수사 당국은 AI 대화 기록이 기존 포털 검색 기록과는 다른 차원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검색어가 단편적 흔적에 그친다면, AI와의 대화는 질문과 응답이 축적돼 이용자의 사고 흐름과 목적성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정두원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챗GPT 대화에는 작성자의 의도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며 “일반 검색 기록보다 수사상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삭제해도 복구”… AI 포렌식 고도화 특히 AI 대화 기록은 삭제하더라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상당 부분 복구가 가능하다. 영상·이미지와 달리 텍스트 데이터는 손상돼도 복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지털 포렌식 업체인 플레이비트의 이준형 센터장은 “AI 대화 내역 같은 텍스트 데이터는 복구율이 높아 수년 전 기록도 되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 대화 기록이 재판에서 실질적인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리적으로는 기존 검색 기록과 본질적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권양섭 국립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네이버·구글 검색어가 증거로 활용돼 온 것처럼 AI 대화 기록도 유사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휴대전화 사용 정황 등과 결합될 경우 증거 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이 생성형 AI 관련 범죄 증가에 대비해 ‘로컬 환경 인공지능 모델 대상 포렌식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AI 포렌식 역량 확대에 착수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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