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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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49%
국제일반13%
인사일반13%
국제정치7%
유럽/EU3%
국제사고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방3%
선거3%
  • 두테르테 필리핀 前대통령, ICC 구금중 ‘옥중 시장 당선’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시설에 구금돼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실시된 필리핀 중간선거에서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됐다. 다바오시 부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된 아들 세바스티안이 옥중에 있는 아버지 대신 시장직을 대행할 것으로 관측된다.로이터통신은 비공식 집계에서 개표율 80%가 넘은 상황에서 두테르테가 경쟁자보다 8배 많은 표를 얻어 다바오 시장 선거에서 ‘옥중 승리’를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딸이자 부통령인 사라는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공무는 차남이자 부시장 당선자인 세바스티안이 대신할 전망이다. 필리핀 민다뉴스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에 대항해 출마한 2위 후보는 이날 패배를 인정해 세바스티안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필리핀 민다나오섬 남동부에 있는 다바오시는 필리핀 제2의 도시이자 두테르테의 정치적 고향이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전 22년 동안 다바오시 시장직을 역임했다. 여전히 두테르테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며, 지지자들은 두테르테가 수감된 것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현 대통령의 정치적 박해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두테르테 체포 직후 마르코스 대통령 지지율은 42%에 25%로 급락했고,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두테르테 석방을 외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두테르테는 앞서 3월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로 이송됐다. 두테르테 측 변호인단은 필리핀이 2019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범죄 관할권이 없으며, 그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월 기소를 확정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테르테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이번 다바오시 선거에서 두테르테 부자가 당선되면서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고, 필리핀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인 파올로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직 부통령인 딸 사라는 2월 하원에서 탄핵 돼 최종 심판을 앞두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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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서 5600억짜리 항공기 받는 트럼프… 美민주 “노골적 뇌물”

    “전용기를 선물 받는 게 ‘미국 우선주의’냐.”(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loser)’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대당 4억 달러(약 5600억 원)인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했다. 역대 미 대통령이 외국에서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불리는 이 비행기를 2029년 1월 퇴임 전까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으로 넘겨 사실상 자신이 보유할 뜻도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외국과 결탁해 노골적인 뇌물을 받았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을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공짜 선물을 왜 마다하느냐고 맞섰다. 논란이 고조되자 카타르 측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 정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5년 된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 11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방문에 맞춰 보잉 항공기를 미 국방부에 기증하기로 했다. 카타르 측은 당초 이 비행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곧바로 기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도중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방부 기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 제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가까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측은 올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만족을 표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과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 수석은 국방부가 항공기를 기증받은 뒤 대통령의 퇴임 전 트럼프 도서관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 ‘L3해리스 테크놀로지’에 이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쓰이는 에어포스원 두 대는 1990년 도입된 보잉 ‘747-200’. 노후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불가피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으로부터 두 대의 ‘747-8’을 에어포스원으로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2024년 인도받기로 했던 한 대는 코로나19, 보잉 하청업체의 부도 여파 등으로 인도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나머지 한 대는 아예 그의 퇴임 이후 납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선물을 제안하자 덥석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골적 뇌물 수수” 비판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세 나라로부터 대규모 투자 협약 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고가의 비행기 선물을 받는다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해당 국가에 선물을 안겨줘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해외 최대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가 있다. 미국이 카타르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헌법이 정한 외국 수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노골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미 헌법은 공직자가 의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 돈, 직위 등 어떤 선물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 및 보안 우려도 크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외국 정부가 준 비행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CNN에 “에어포스원은 미사일 공격, 핵폭발 충격파 등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며 감청 장비 등을 탐지하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사실상 분해하는 수준으로 개조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게 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민주당은 세계적 수준의 패배자”라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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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카타르서 선물한 5600억원짜리 전용기 사용 논란

    “전용기를 선물받는 게 ‘미국 우선주의’냐.”(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loser)’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대당 4억 달러(약 5600억 원)인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받기로 했다. 역대 미 대통령이 외국에서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불리는 이 비행기를 2029년 1월 퇴임 전까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으로 넘겨 사실상 자신이 보유할 뜻도 밝혔다.야당인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외국과 결탁해 노골적인 뇌물을 받았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을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공짜 선물을 왜 마다하느냐고 맞섰다. 논란이 고조되자 카타르 측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 정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5년 된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11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방문에 맞춰 보잉 항공기를 미 국방부에 기증하기로 했다. 카타르 측은 당초 이 비행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곧바로 기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방부 기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선물 제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가까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측은 올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만족을 표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팸 본디 법무장관과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 수석은 국방부가 항공기를 기증받은 뒤 대통령의 퇴임 전 트럼프 도서관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 ‘L3해리스 테크놀로지’에 이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겼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쓰이는 에어포스원 두 대는 1990년 도입된 보잉 ‘747-200’. 노후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불가피하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으로부터 두 대의 ‘747-8’을 에어포스원으로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2024년 인도받기로 했던 한 대는 코로나19, 보잉 하청업체의 부도 여파 등으로 인도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나머지 한 대는 아예 그의 퇴임 후 납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선물을 제안하자 덥석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골적 뇌물수수” 비판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세 나라로부터 대규모 투자 협약 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천문학적 고가의 비행기 선물을 받는다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해당 국가에 선물을 안겨줘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해외 최대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가 있다. 미국이 카타르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헌법이 정한 외국 수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 노골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미 헌법은 공직자가 의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 돈, 직위 등 어떤 선물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안전 및 보안 우려도 크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외국 정부가 준 비행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CNN에 “에어포스원은 미사일 공격, 핵폭발 충격파 등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며 감청 장비 등을 탐지하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사실상 분해하는 수준으로 개조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게 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민주당은 세계적 수준의 패배자”라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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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4국 “제재 강화”에… 푸틴 “우크라 15일 만나자” 직접 제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전날 프랑스 영국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5개국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론하며 휴전을 압박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직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휴전 먼저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중재에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젤렌스키 “러, 당장 휴전 응하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 정부)에 2022년 중단된 회담을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체 없이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다.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전날 프랑스 등 5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만나 공동으로 러시아를 압박한 직후에 나왔다. 5개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12일부터 공중, 해상, 육지에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및 은행에 대규모 새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개국 정상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제안과 제재안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은 휴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고 응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에 응하기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X에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의 대화 제안은)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 휴전이 협상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푸틴 우크라 전부를 원한다” 비판 휴전 논의에 소극적이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종전을 종용했다. 앞서 3월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독대한 뒤 대(對)러 2차 제재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협정을 체결하며 관계 회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30일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중재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태세 전환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타협을 거부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임에서 후원자들과 대화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기가 특히 어렵다며 “그(푸틴)가 우크라이나의 전부(the whole thing)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그 이상 중재에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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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린 푸틴, 우크라에 “15일 이스탄불서 직접 만나자” 제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전날 프랑스 영국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5개국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론하며 휴전을 압박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직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휴전 먼저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중재에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젤렌스키 “러, 당장 휴전 응하라”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 정부)에 2022년 중단된 회담을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체 없이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다.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전날 프랑스 등 5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만나 공동으로 러시아를 압박한 직후에 나왔다. 5개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12일부터 공중, 해상, 육지에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및 은행에 대규모 새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개국 정상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제안과 제재안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은 휴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고 응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에 응하기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X에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의 대화 제안은)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 휴전이 협상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푸틴 우크라 전부를 원한다” 비판휴전 논의에 소극적이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종전을 종용했다. 앞서 3월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독대한 뒤 대(對)러 2차 제재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협정을 체결하며 관계 회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30일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중재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태세 전환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타협을 거부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임에서 후원자들과 대화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기가 특히 어렵다며 “그(푸틴)가 우크라이나의 전부(the whole thing)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그 이상 중재에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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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클라베 두차례 ‘검은 연기’… 교황선출 기다리며 탄식과 기도

    8일(현지 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가톨릭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는 이날 오전까지 세 번의 투표를 마쳤지만 새 교황을 선출하지 못했다. 새 교황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바티칸 안팎에선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뚜렷한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갈 진보파 교황이 나올지, 가톨릭 전통을 강조하는 보수파 교황이 탄생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르면 8일 ‘흰 연기’ 피어오를 수도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시스티나 대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자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던 1만5000여 명의 인파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전날 첫 투표에 이어 콘클라베 둘째 날 오전 두 번의 투표를 했지만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인 89표 이상을 얻은 추기경이 없었다는 뜻이다. 통상 새 교황 후보군은 둘째 날부터 윤곽이 드러난다. 둘째 날부터는 투표가 하루에 총 4번 이뤄진다. 오전에 두 차례 투표를 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5시 30분, 오후 7시경 두 차례 더 투표를 진행한다. 둘째 날에도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면 두 번째, 네 번째 투표 후 검은 연기를 피워 올린다. 교황이 선출되면 즉시 흰 연기를 피워 올린다. 셋째 날까지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면 추기경단은 하루 투표를 쉬고 기도와 토론을 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에도 추기경단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를 유지하고, 이들이 먹는 음식조차 엄격한 감시하에 만들어진다.가톨릭교회에선 최근 진행됐던 콘클라베를 감안할 때 8일 또는 9일에는 새 교황이 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두 번의 콘클라베도 모두 이틀째 결론이 났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섯 차례 투표 끝에,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네 차례 투표 끝에 선출됐다. NBC뉴스에 따르면 1900년 이래 콘클라베는 평균 3일 동안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추기경단 사이에 큰 이견이 없으면 2, 3일째 새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역대 최대 규모에 국적도 가장 다양한 만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뉴욕타임스(NYT)에 “지난번 콘클라베보다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새 교황, 가톨릭 개혁 이어갈까 바티칸 안팎에선 차기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했던 가톨릭교회 변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시국 행정장관에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여성이 바티칸시국 행정부 최고 직책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여성 사제 임명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가톨릭계에서 시급한 개혁 과제로 꼽혀 왔지만 반대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성 고위직 확대 노력으로 과거보다 ‘여성 사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는 확산된 상태. 이에 차기 교황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동성애와 낙태, 성소수자 등에 새 교황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도 바티칸의 뜨거운 감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와 낙태, 이혼, 재혼 등에 관해 포용적인 입장이었지만 동성혼과 낙태를 허용하진 않았다. 중국과의 수교도 차기 교황이 중요하게 다룰 업무로 꼽힌다. 바티칸은 현재까지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고 있으며, 대신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다. 바티칸으로선 중국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초대형 선교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정부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중국어 기도문이 처음 낭독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란 평가가 많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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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트랜스젠더 군인 강제전역 위기…대법, 트럼프 손 들어줘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명령 집행을 허용했다. 미군 내 트랜스젠더는 약 4200명으로, 이들은 이번 판결로 강제 퇴역될 위기에 놓였다.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날인 1월 21일 서명한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행정 명령 집행을 사실상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의 성별과 일치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채택하는 것은 명예롭고 진실하며 규율 있는 생활 방식에 대한 군인의 헌신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군인들의 샤워실 및 화장실 사용, 성별 지칭 등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 국방부는 2월 트랜스젠더 군인들을 전역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 내 트랜스젠더는 약 4200명으로, 전체의 0.2%에 해당한다고 NYT는 전했다.이 같은 행정 명령에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 7명과 옹호 단체 등이 소송을 걸었다. “(행정 명령이)군사적 준비태세를 약화하고, 트랜스젠더 군인의 안전을 위협하며 미국 헌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다. 워싱턴주 타코마 지방 법원은 “이들이 현재 또는 과거에 소속 부대의 단결력이나 군의 치명성 또는 전투 준비 태세를 저해하거나,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복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주장이나 증거는 없다”며 트랜스젠더 군인들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에서 제동을 건 것이다. 향후 다른 하급심 판결이 진행되기까지 행정 명령은 유효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법원의 또 다른 큰 승리”라고 환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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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포프모빌’, 가자 어린이 진료소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카퍼레이드에서 사용한 전용차 ‘포프모빌’이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병상에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염려했던 교황의 뜻에 따른 것이다. 가톨릭 주교회의 국제개발협력기구인 카리타스 예루살렘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방문 시 사용한 미쓰비시 포프모빌을 어린이용 이동식 진료소로 개조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차량엔 감염 신속검사 장비, 봉합 키트, 산소 공급장치, 백신 등 의료용품을 실을 수 있고, 의료진이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방문 후 포프모빌을 카리타스에 기증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이 차량 개조 아이디어를 전하자 교황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가자지구 전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이 시작된 뒤 거의 매일 저녁 현지에 전화를 걸어 전황을 묻고 위로를 전했다. 선종 이틀 전인 지난달 19일에도 통화를 했고, 이어 20일 마지막 부활절 미사에선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죽자 “잔학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페테르 브루네 스웨덴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단순한 의료 차량이 아니라 세계가 가자의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라며 “부상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고통을 헤아렸음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상징”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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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가자지구 어린이 진료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카퍼레이드에서 사용한 전용차 ‘포프모빌’이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병상에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염려했던 교황의 뜻에 따른 것이다.가톨릭 주교회의 국제개발협력기구인 카리타스 예루살렘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방문 시 사용한 ‘포프모빌’을 어린이용 이동식 진료소로 개조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차량엔 감염 신속검사 장비, 봉합 키트, 산소 공급장치, 백신 등 의료용품을 실을 수 있고, 의료진이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방문 후 포프모빌을 카리타스에 기증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이 차량 개조 아이디어를 전하자, 교황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가자지구 전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이 시작된 뒤 거의 매일 저녁 현지에 전화를 걸어 전황을 묻고 위로를 전했다. 선종 이틀 전인 지난 달 19일에도 통화를 했고, 이어 20일 마지막 부활절 미사에선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죽자 “잔학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피터 브룬 스웨덴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단순한 의료 차량이 아니라 세계가 가자의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라며 “부상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고통을 헤아렸음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상징”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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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부처 사후 불교 더 강해져”

    “정부효율부(DOGE) 업무의 60, 70%는 재밌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테슬라) 차가 불타는 걸 보는 건 유쾌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 DOGE에서 물러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털어놨다. 앞서 미국에선 DOGE를 이끌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한 머스크에 대해 월권 논란이 일면서 테슬라 차량과 판매점에 대한 방화 테러 사건이 줄을 이었다. 그는 자신의 DOGE 업무가 “사실상 스타트업 같았다”고 했다. 그는 DOGE 활동을 통해 16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절감했다며 당초 목표로 내건 1조 달러 절감엔 미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갈 길이 멀다. 내각과 의회가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친구’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여기(백악관)서 묵겠냐’고 하면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며 “어린 시절 친구 집에서 자고 가는 것과 비슷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내 링컨 침실에서 한 번 이상 묵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수 공무원 신분으로 일했던 머스크는 향후 2주마다 백악관을 방문해 DOGE 업무를 도울 예정이다. 그는 “DOGE는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며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가 세상을 떠난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는 말을 남겼다. 자신이 물러나도 DOGE가 정부 구조조정 업무를 완수할 거라는 희망을 내비친 것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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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재밌었지만 안티 공격은 유쾌하지 않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물러난 뒤 백악관에서 주요 언론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머스크는 DOGE 업무가 즐거웠지만 ‘안티 머스크’ 사태로 테슬라가 불에 탄 것은 유쾌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친구(good friends)’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어포스원이나 마린원을 같이 타고 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여기서(백악관) 묵을래?’라고 말하면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면서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놀다가 친구 집에서 자고 가는 것과 비슷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내어준 백악관 링컨 침실에서 한 번 이상 묵었고, 대통령이 밤늦게 전화를 걸어 “주방에서 아이스크림 가져다 먹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 말을 듣고 캐러멜 맛 하겐다즈 1통을 가져다가 밤새 다 비워 다음날 1.4kg이 쪘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백악관 참모진 중 가장 큰 모니터를 갖고 있었으며, 때로 디아블로나 패스파인더 같은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다.머스크는 DOGE의 성과에 대해서는 애초 목표로 삼았던 연방 정부 예산 1조 달러 절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1600억 달러 절감에 만족해야 했다”며 “갈 길이 멀고 정말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다면서 “내각과 의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DOGE 업무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DOGE 내)상황이 매우 격렬했다. 사실상 스타트업 같았다”며 “때에 따라 달랐지만 (일하는 동안)6, 70%는 재밌었다”고 회고했다. 다만 “끊임없이 공격당하는 건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차가 불타는 걸 보는 것도 유쾌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정부 예산 축소 칼을 휘두른 머스크는 ‘안티 머스크’ 역풍을 맞아 정부 내외부에서 모두 공격받았다. 특히 머스크에 대한 반발심으로 테슬라 차량에 방화를 저지르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머스크는 향후 일주일에 1, 2번 DOGE 업무를 하고 2주마다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는 “DOGE는 마치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면서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없어도 DOGE가 제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관측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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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전 ‘이매진’ 노래에, 보수파 공격 받는 교황 후보[지금, 이 사람]

    아시아권 출신 추기경 중 차기 교황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받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사진)이 6년 전 한 행사장에서 부른 노래 때문에 가톨릭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타글레 추기경이 2019년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영상이 도마에 올랐다고 지난달 29일 전했다. WP는 “일부 가톨릭 내 보수주의자들이 타글레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될 자격이 없다는 증거로 이 영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매진’의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Imagine there‘s no Heaven)” 등의 내용이 가톨릭 신앙과 배치된다는 것. 그런데 6년 전 영상이 최근 소환돼 화제가 된 건 캐나다의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 보도가 한몫했다. 라이프사이트뉴스는 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충격이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반기독교적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교황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타글레 추기경이 당시 무대에서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의 가사는 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톨릭 교계 일각에선 이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된 건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시작될 예정인 콘클라베를 앞두고 가톨릭 보수파들이 타글레 추기경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상을 활용했다는 얘기다. 타글레 추기경은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쾌하고 겸손한 성품과 진보적 성향을 닮았단 평가가 많다. 그가 자주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타글레 추기경은 교황청 내에선 ‘아웃사이더’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경험이 전무했던 그를 교황청 인류복음화부 장관에 임명했다. 이 자리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비가톨릭 지역의 주교 임명을 관장하는 중요한 성직이다. 또 아시아권의 대표적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 출신이라 첫 아시아계 교황이 나온다면 타글레 추기경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95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타글레 추기경은 외할머니가 필리핀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이다. 이전 콘클라베 때도 교황 후보로 거론됐었다. 7일 시작되는 콘클라베는 80세 미만 추기경 134명에게 투표권이 있다. 역사상 가장 국제적이고 젊은 추기경단이라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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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대정전 경제손실 7조원 넘을 듯…원인은 안갯속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정전이 29일(현지 시간) 대부분 복구된 가운데 피해규모가 최대 45억 유로(약 7조3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에선 정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집계됐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 당국은 이번 정전으로 인해 마드리드에서 촛불 화재로 1명이 사망했고, 갈리시아 타보아델라 지역에서 노부부와 아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정전이 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발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주요 기업 연합회인 CEOE는 이번 정전 사고로 약 16억 유로(약 2조6000억 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1%에 해당하는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은행 RBC는 그보다 큰 22억5000만 유로∼45억 유로(3조6000억∼7조3000억 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정확한 정전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가디언, 로이터, CNN 등 외신은 28일 포르투갈 전력회사인 REN을 인용해 “스페인 내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유도 대기 진동 현상이 정전 사태의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REN 대변인은 29일 “해당 성명을 발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핵발전 부족과 재생 에너지 발전 과잉이 정전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산체스 총리는 “정전과 원자력 발전 부족, 재생 에너지 발전을 연결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 데이터에 따르면 정전 당시 스페인이 사용하던 에너지의 75% 이상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나왔다. 다만 이번 정전이 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에두아르도 프리에토 REE 시스템 운영 담당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기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사법 당국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정전이 테러 공격의 결과라는 결정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했다.안토니우 레이타우 아마루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은 CNN포르투갈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이나 적대적 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력 전송망 문제”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전 사고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에너지 규제기관 협력기구(ACER)에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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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적’과 인터뷰한 트럼프 “韓, 우리 해운-車 빼앗아”

    “다른 나라에 미안해할 필요 없다. 그들은 우리의 희생 덕분에 번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동맹국 홀대 탓에 한국, 일본, 대만 등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반응이다. 디애틀랜틱은 6월호에 실릴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기사 요약본을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인터뷰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됐고, 이 매체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진행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당시 서로 언성을 높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그런 모습이 대만이나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을 놀라게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심한 대우를 받아 왔다”면서 한국 사례를 콕 집어 거론했다. 이어 “(집권 1기 당시) 미군 4만2000명이 주둔 중인 한국에 30억 달러를 내라고 했는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막았다”며 “(한국은) 해운업과 자동차를 빼앗고 우리 사업과 기술을 많이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실제 주한미군 수는 2만8000명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한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10억 달러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2기의 차이점에 대해 “과거(집권 1기)에는 부패한 집단 속에서 생존과 국정 운영을 동시에 해야 했지만, 이제는 국가와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혼란 때문에 상호 관세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 때문에 시장에)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을 변경할 특정 임계점에 따른 정책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건 아니고,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논의하던 메신저 앱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실수로 초대된 뒤, 대화 내용을 폭로한 인물. 트럼프 대통령은 디애틀랜틱을 “급진 좌파 매체”로 부르는 등 관계가 안 좋았지만 취임 100일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 화제가 됐다.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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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기후 탓?… ‘대정전’ 스페인 교통-통신-금융 다 멈췄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교통, 통신, 금융 인프라가 한때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리스본 등 양국 주요 도시의 시민들이 한동안 촛불에 의지하는 등 19세기로 돌아간 듯한 대혼란을 겪으면서 스페인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양국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전의 원인을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대형 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수도 마드리드·리스본 아수라장 “19세기 방불”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대규모 정전은 28일 낮 12시 33분(스페인 시간 기준) 스페인 전역, 포르투갈 및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시작됐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선 지하철이 갑자기 운행을 멈추면서 약 3만5000명의 시민들이 구조됐다. 지상에선 교통 신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주요 건물 주변에 경찰이 배치돼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해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어 교차로마다 차량들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정차하면서 시내 교통은 큰 혼란을 겪었다. 컴퓨터 작동이 어려워져 업무를 할 수 없게 된 직장인들은 낮부터 회사에서 나와 대거 귀갓길에 올랐다. 부모들은 정전이 된 학교에서 자녀들을 데리고 나오는 등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BBC는 전했다. 또 상점에선 카드 결제기가 작동하지 않아 큰 불편이 초래됐다.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 대회 등 주요 스포츠 경기도 중단됐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정전으로 스페인이 19세기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포르투갈도 리스본과 주변 지역, 북부 및 남부 지역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시스템 먹통으로 리스본 국제공항에선 비행기 200여 편이 결항됐고, 일부 주유소는 영업을 중단했다.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앞두고 예정돼 있던 총리와 야당 대표 간 TV 토론도 연기됐다. 이날 스페인 내무부는 마드리드, 안달루시아, 엑스트레마두라 등 일부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에 3만 명의 경찰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8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신속한 전력 복구를 위해 휴대전화 사용과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스페인은 29일 오전까지 전력의 92%를 복구했다. 중장거리 열차 노선 일부에선 아직 전력을 복구 중이며, 취소 및 지연된 항공편이 많아 일주일가량 공항 이용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스페인 교통부는 예상했다. 포르투갈 역시 국가 에너지 위기를 선포하고 전력망 복구에 돌입했다. 포르투갈 전력공사인 REN에 따르면 리스본 등을 중심으로 28일 밤부터 전력 공급이 재개돼 29일 오전에는 포르투갈 전역의 복구율이 95%로 집계됐다.● 포르투갈 “대정전 스페인서 시작”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가 정전의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포르투갈은 스페인 내부 원인으로 인해 정전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루이스 몬테네그루 포르투갈 총리는 “(정전의) 원인이 포르투갈은 아니다. 스페인에서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포르투갈은 전력망을 스페인과 공유하고 있는데, 정전이 발생한 오전 시간대 전력을 스페인에서 들여와 피해를 입었다고 CNN은 분석했다. 산체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15GW 규모의 전력 생산이 단 5초 만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전 당시 스페인 전체 전력 수요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페인 전력공급 공기업인 레드엘렉트리카의 호르헤 파브라 전 사장은 “40년 동안 업계에 종사했지만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고 엘파이스에 말했다. 정확한 정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REN은 “스페인 내륙의 극심한 기온 변화로 인해 초고압선에 이상 진동이 발생하는 ‘유도 대기 진동’ 현상에 의해 시스템 간 동기화 장애가 생겨 전력망이 교란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사이버보안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정전이 “(전력망의) 케이블 결함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발전 과잉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이 최근 몇 달간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을 확대하면서 전기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 송배전이 이에 맞춰 확충되지 않아 전력망이 불안정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이버 공격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엘파이스는 스페인 시민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테레사 리베라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의적인 행위로 정전이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사이버 공격이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했다. 스페인 일간 ABC는 “만약 이번 사태가 사이버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유럽 전체 전력망의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산체스 총리는 “모든 가정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잠재적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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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다른 나라에 미안해할 필요 없어…우리 희생 덕분에 잘 살아”

    “다른 나라에 미안해할 필요 없다. 그들은 우리의 희생 덕분에 번영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의 동맹국 홀대 탓에 한국, 일본, 대만 등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반응이다. 디애틀랜틱은 6월호에 실릴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기사 요약본을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인터뷰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됐고, 이 매체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진행했다.골드버그 편집장은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당시 서로 언성을 높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그런 모습이 대만이나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을 놀라게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심한 대우를 받아 왔다”라면서 한국 사례를 콕 집어 거론했다. 이어 “(집권 1기 당시) 미군 4만2000명이 주둔중인 한국에 30억 달러를 내라고 했는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막았다”며 “(한국은) 해운업과 자동차를 빼앗고 우리 사업과 기술을 많이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실제 주한미군 수는 2만8000명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한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10억 달러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2기의 차이점에 대해 “과거(집권 1기)에는 부패한 집단 속에서 생존과 국정 운영을 동시에 해야 했지만, 이제는 국가와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혼란 때문에 상호 관세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 때문에 시장에)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을 변경할 특정 임계점에 따른 정책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건 아니고,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골드버그 편집장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인사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논의하던 메신저 앱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실수로 초대된 뒤, 대화 내용을 폭로한 인물. 트럼프 대통령은 디애틀랜틱을 “급진 좌파 매체”로 부르는 등 관계가 안좋았지만 취임 100일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 화제가 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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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가 국가와 세계 질서 이끌어…꽤 즐기고 있다”

    “나는 이 나라와 세계를 이끌고 있다(I Run the Country and the World).”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집권 2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28일(현지 시간) 디 애틀랜틱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와 2기의 차이점에 대해 “과거(집권 1기)에는 부패한 집단 속에서 생존과 국정 운영을 동시에 해야 했지만, 이제는 국가와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임기 때에는 파괴적인 행보를 과시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즐기며 체제를 개편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 심각하고 중대한 일들인데도 꽤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금융 시장 혼란으로 인해 상호 관세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에 따라 시장에)항상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을 변경할 특정 임계점에 따른 정책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과정에서 합법적인 거주자 등 무고한 시민들이 추방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은 (규범에 대한) 큰 파열(a big shattering)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규범을 깨려고 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아니고,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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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北에 ‘군사 원조’ 재확인 밀착… 美는 ‘北과 대화 재개’ 물밑 검토

    28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하며 지난해 체결한 북-러조약에 따라 유사시 군사 원조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그간 파병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파병 결정을 이날 처음 공표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조선인 동지들은 연대감, 정의감 그리고 진정한 동지애를 바탕으로 행동했다”며 “이를 높이 평가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 및 인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 파병은) 2024년 6월 19일 러시아와 북한 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에 따른 것”이라며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북-러)는 유효한 조약을 발효시켰으며, 이 조약에 따라 당사자들은 필요할 경우 서로에게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며 유사시 북한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훈련하는 영상도 타스통신 등을 통해 공개됐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서면 입장문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로씨야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결정으로 러시아 파병이 이뤄졌음을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음 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 80주년 행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두 정상이 만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북-러 밀착이 심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과 물밑 논의를 진행해왔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7일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이익 대표국으로 북한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스웨덴의 주북한 대사도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측 관계자들과 북-미 대화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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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대화 메신저?…주북 스웨덴대사 워싱턴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외부 전문가들이 물밑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 또한 처음으로 자국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파병 결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액시오스에 “지난 4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소집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상황을) 평가하고 진단하면서 관여(engagement)를 포함한 잠재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미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의 ‘화려한 편지’ 한 통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바로 대화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계획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이익대표국으로서 북한과의 외교 가교 역할을 하는 스웨덴의 주북한 대사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협의했다. 평양과의 관여 가능성에 대한 워싱턴 분위기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화 가능성 여부는 대화의 성격에 달려있다”며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 인정이나 군비 통제로 논의가 전환된다면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한국과 일본을 자극해 자체 핵무장 논의를 가속할 수 있고,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한 데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과 같은 지렛대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관측했다.북한은 28일 러시아 파병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노동신문 등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북러 조약)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로씨야 측에 통보했다”며 파병이 김 위원장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로써 검증된 두 나라 사이의 불패의 전투적 우의는 조로 친선 협조 관계의 모든 방면에서의 확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며 양측이 혈맹 관계임을 재차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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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의 마지막 선물 ‘조문 외교’… 트럼프, 젤렌스키 독대후 “러 제재 필요”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에선 ‘조문 외교의 장’이 펼쳐졌다. 이날 장례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 세계 정상급 인사 81명이 참석했다. 이들을 포함해 대표단을 파견한 나라는 총 170여 개에 이른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장례 미사에 앞서 15분간 독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올 2월 말 이른바 ‘백악관 충돌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두 정상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좋은 회동이었다”라고 썼다. 백악관 관계자도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멈추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은행 (관련 제재) 또는 ‘2차 제재’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러시아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일각에선 이런 메시지가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두 정상과 마크롱 대통령, 스타머 총리 등 4명이 함께 만나는 사진도 공개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후(戰後) 안보를 위한 비공식 협의체 ‘의지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관세 문제 등으로 갈등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악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복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바티칸 복장 규정에 따르면 장례 미사 때 남성은 어두운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푸른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검은색이 아닌 다리가 비치는 살구색 스타킹을 신어 입방아에 올랐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책 등을 둘러싸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여러 차례 맞부딪쳤지만, 이날 미사에선 귀빈석 맨 앞줄에서 교황의 관이 운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평소 “부동산에서도, 정치에서도 자리가 전부”라는 지론을 펼치며 공식 행사의 자리 배치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바티칸 의전 관례상 프랑스어 알파벳 표기순으로 자리를 배치해야 하지만, 교황청은 전통을 깨고 막판에 자리 배치를 바꿨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한편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지각하는 바람에 조문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는 25일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이 존경하는 스페인 경제학자의 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느라 출발이 2시간 연기돼 교황의 관이 닫힌 후에야 이탈리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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