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택

정성택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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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성택 기자입니다.

neon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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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딸 격려 의미’ 노래 튼 김어준의 뉴스공장…또 법정제재

    TBS 교통방송의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앞서 올해 3월 법정제재를 받은 뒤 두 달 만에 또다시 법정제재를 받는 등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심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김어준 씨가 지난해 8월 방송 오프닝에서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정경심 교수의 문서위조 혐의를 부인한 과거 인터뷰를 들려준 뒤 격려하는 의미로 노래를 틀어 준 점,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조 씨 표창장 위조에 대해 “지방대 봉사상 하나로 (조 씨의) 의사 면허를 다 취소한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한 점을 등을 지적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김 씨가 마치 봉사상 위조 하나만으로 법원의 판결 및 그에 따른 입학취소가 결정된 것처럼 언급해 공정성 등 방송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심위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올해 3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주의’보다 무거운 법정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올해 들어 2번의 법정제재를 받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해엔 총 8건의 법정제재(주의 4회, 경고 4회)를 받았다.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이 법정제재를 받았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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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심의 규제, 디지털 시대 맞게 완화해야”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맞춰 방송심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매체별 자율 심의 도입,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온라인 매체의 규제 형평성 고려 등의 대안도 거론됐다. 20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충남 공주대에서 열린 ‘디지털 대전환 시대, 방송 콘텐츠 심의 규제 개편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OTT와 유튜브 등의 온라인 매체에서 기존 방송매체의 콘텐츠를 그대로 서비스하고 있다”며 “(서비스 플랫폼만 다를 뿐) 같은 콘텐츠는 동일한 심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출신의 심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고 있는 콘텐츠를 현 심의 기관인 방심위에서 모두 다룰 수 없다”며 “방심위의 심의 권한 일부를 위임해 방송 및 온라인 매체에서 1차적으로 자율적인 심의 규제를 하고, 여기서 조율되지 않는 부분은 2차적으로 방심위에서 심의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송 매체는 온라인 매체보다 심의 규제가 많다. 이를테면 방송에선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OTT와 유튜브에선 관련 규제가 없다. 광고 규제도 방송과 온라인 매체 간 차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제를 맡은 김숙 컬처미디어랩 대표는 “방송 안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간접광고의 경우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광고가 사전에 고지만 하면 된다. 간접광고는 노출시간과 노출방법 등 규제를 따라야 한다”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게 매체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의 규정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건전성이나 품위 유지 같은 심의 기준은 모호하기 때문에 방심위 심의 과정에서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갈 여지가 많다”며 “심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심위원도 성별의 균형을 맞추고 다양한 연령대를 반영할 수 있게 구성을 갖춰 심의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공주=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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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다르게 보기’로 시작하는 혁신적 생각

    이탈리아 볼차노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5300년 전의 미라 ‘외치’는 발견 당시 허리 주머니에 검은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말굽버섯의 껍질을 벗기고 속살을 말린 것으로, 불을 붙일 때 부싯깃(부싯돌을 때려 생긴 불똥을 받는 마른 물건)으로 쓰였다. 불을 발견한 인류는 불을 붙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물과 재를 섞은 액체에 버섯 살을 넣어 끓여낸 다음 소변에 3주간 담가두면 더 쉽게 불이 붙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현재의 인류는 이 같은 창의성을 토대로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발전을 이뤄냈다. 창의적인 사고는 모차르트나 피카소,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소변까지 활용한 불붙이기는 ‘집단의 뇌’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혼자 목욕하다가 넘치는 목욕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친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도 축적된 집단의 뇌 덕분에 부력의 원리를 알아냈다고 말한다. 아르키메데스가 살았던 기원전 3세기 후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엔 50만 권의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있었고 그는 당대 이름 있는 천문학자, 수학자들과 교류했다. 1450년경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활자판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인류의 창조성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코페르니쿠스도 좋은 천문학 장비가 아니라 천문학 책 덕분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중세 스페인 천문학자들이 별과 행성의 위치를 기록한 ‘알폰신 테이블’과 콜럼버스가 1492년 대서양 항해를 나설 때 가져갔던 레기오몬타누스의 ‘천체위치추산표’가 인쇄본으로 나오면서 코페르니쿠스는 이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이를 토대로 1543년 ‘천체의 회전에 대하여’를 펴내며 지동설을 주창했다. 인공지능(AI)의 시대에도 기계가 인간의 창조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기계가 축적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어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창조적 사고는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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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영 기자 60주기 기념 화보집 출간

    관훈클럽정신영기금은 고 정신영 동아일보 기자(1931∼1962)의 60주기를 맞아 고인의 생전 활동과 발자취를 담은 기념 화보집 ‘기자 정신영’(사진)을 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인은 서울대 법대 졸업 후 1956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1961년 유럽특파원으로 근무할 당시 독일 동베를린 잠입 취재를 통해 냉전 현실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이듬해 독일에서 장폐색증으로 31세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화보집에는 시대별 고인의 모습과 함께 동료 기자들이 고인을 회상하는 글을 담았다. 사진 대부분은 유가족과 지인이 기증했다. 고인은 1957년 언론 연구를 위해 만든 관훈클럽 회원으로 활동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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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전 허문 ‘붓질 육십년’ 개인전

    동양화가 임전(林田) 허문 화백(82)의 개인전 ‘붓질 육십년’이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허 화백은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표 화가로 평가받는 소치(小痴) 허련(1808~1893) 선생의 후손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허 화백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80여 점을 선보인다. 허 화백의 그림은 주로 구름과 안개의 움직임을 동양적인 여백의 미로 표현한 ‘운무산수(雲霧山水)’로, 그는 ‘안개작가’로도 불린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허 화백의 그림은 생략과 절제, 단순화를 통해 운해(안개 낀 바다)와 안개에 잠겨 있는 선계(仙界)와 같은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6일까지. 무료.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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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유신독재에 저항… “행동한 참여시인”

    시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으로 잘 알려진 시인 김지하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날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던 김 시인이 8일 오후 4시경 강원 원주시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고인과 함께 살던 차남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부부가 임종을 지켰다. 고인의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김지하는 지하에서 활동한다는 뜻의 필명이다. 이름처럼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에 맹렬하게 저항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1941년 전남 목포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한 이듬해 4·19혁명에 참여했다. 당시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 남쪽 대표로 활동했다.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한 ‘서울대 6·3 한일 굴욕회담 반대 학생총연합회’ 소속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4개월간 수감됐다. 한때 수배를 피해 항만 인부나 광부로 일하며 도피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고인은 참여시인이자 민중시인이었다. 1969년 시 ‘황톳길’과 ‘비’를 발표하며 등단한 후 1970년 월간지 ‘사상계’에 ‘오적(五賊)’을 발표해 구속됐다. ‘오적’은 300줄 남짓한 풍자시로 독재시대 부정하게 부를 축적한 재벌, 국회의원, 고급 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을사오적에 빗댔다. 고인을 비롯해 사상계 대표와 편집장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그해 구속됐다. 이어 고인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후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1980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민주화 이후 2013년 민청학련 사건 재심에서 3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2014년 법원은 고인이 민청학련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며 15억 원의 국가배상 판결을 내렸다. 1987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시 ‘한라산’을 발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된 이산하 시인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오적’을 읽고 이것이 진짜 시이고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꽁꽁 얼어붙은 유신시대에 뜨거운 피를 가진 문학청년들에겐 충격적인 영향력을 준 시를 쓴 분이다. 책상에 앉아서 글만 쓰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준 참여 시인”이라고 평했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학문하는 사람들이 지식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고인은 1970년대 저항운동을 하며 언행이 일치하는 삶을 산 분”이라며 “자신이 터득한 사상을 글로 표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1980년대 이후 생명사상을 정립하는 데 몰두했다. 옥중 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서적을 탐독하면서 생명사상을 깨쳤다. 고인은 “처음에는 생태학을 파고들었는데 그것만 가지고서는 세계와 삶의 진화를 이해하기에 인간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심오했다”며 “선(禪)과 불교에 관한 깊은 내면적 지식과 무의식적 지혜를 갈구하게 됐다”고 했다. 1990년대에는 절제의 분위기가 배어나는 내면의 시 세계를 보여줬다. ‘중심의 괴로움’(1994년), ‘비단길’(2006년), ‘새벽강’(2006년), ‘못난 시들’(2009년), ‘시김새’(2012년) 등 시집을 꾸준히 펴냈다. 2018년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했다. 고인은 많은 지인들과 후배들로부터 “데모대 선두에 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마다 “이제 정치가 아닌 다른 일을 찾고 있다. 더 이상 데모는 안 한다”고 거절했다. 변절, 배신, 반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고인은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씨가 경찰에 맞아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이 잇따르자 한 일간지에 ‘죽음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고인은 “민중을 지도하겠다는 사람들이 목숨을 경박하게 버리는 반민중적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으며 자기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환상으로 민중을 선동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고인은 10년 뒤 ‘실천문학’ 여름호 대담에서 이 칼럼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진보 진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계속 견지했다. 고인은 2008년 한 언론사 기고문 ‘좌익에 묻는다’에서 “마르크스 자본론은 아예 읽은 일도 없고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자들이 정권을 틀어쥐고 앉아 왔다갔다 나라 경제를 몽땅 망쳤다”고 지적했다. 진보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근배 시인(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1970년대 시인뿐 아니라 논객조차도 군부세력을 비판하는 글과 시를 못 쓰던 시절, 고인은 시 쓰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박정희가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오적’을 발표한 고인은 유신 시대의 지성이다. 정치적으로든 사상적으로든 당시 고인만큼 폭발적인 문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은 “대시인이자 세계적인 시인이 떠나갔다”고 애도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김원보 작가와 차남 세희 이사장이 있다. 고인의 부인으로 대하소설 ‘토지’를 쓴 고 박경리 선생의 외동딸 김영주 씨는 2019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9시. 김지하, 박경리 딸과 결혼… 朴 “글 잘쓰는 젊은이에 호감”朴, 金 민청학련 구속때 옥바라지고 김지하 시인은 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1926∼2008)의 사위로, 그가 걸어온 길뿐만 아니라 가족사 역시 한국 근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70년 ‘오적’을 사상계에 발표한 김 시인은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1972년 10월 유신 선포 후 경찰과 중앙정보부로부터 몸을 피하기 위해 평소 종종 들렀던 서울 정릉 인근의 박경리 선생 집을 찾아 숨겨 달라고 청했다. 선생은 그의 부탁을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외동딸 김영주(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1946∼2019)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김영주는 “어머니가 혼자 살다 보니 성격이 그렇다. 이해해 달라”며 사과했다. 이후 김 시인이 숨어 있던 강원 원주시 집에 선생과 김영주가 찾아와 그를 돌려보낸 것을 미안해했다. 생전 선생은 김 시인과의 첫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현대문학’ 김국태 씨(편집장)가 지하와 함께 왔어요. ‘오적’을 읽고 싶었는데 구하질 못해 읽어보지는 못했던 때였죠. (글을 쓰는 내가) 글 잘 쓰는 젊은이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처음 만났을 때 마음이 통한 김 시인과 김영주는 1973년 4월 서울 명동대성당 반지하 묘역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김 추기경은 부부간의 예절과 함께 김 시인의 앞길을 예감한 듯 비상한 결심과 각오를 강조했다. 부부는 두 아들 김원보(작가), 김세희(토지문화재단 이사장)를 낳았다. 결혼 이듬해 김 시인이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수감되자 선생은 직접 면회를 가며 그를 챙겼다. 6·25전쟁 때 부역자로 몰린 남편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자 추위가 매서운 겨울 날마다 옷 보따리를 들고 흑석동 집에서 서대문까지 걸어 면회를 다닌 선생이 사위의 옥바라지까지 하게 된 것이다. 선생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 시인을 살리기 위해 정권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조용히 백방으로 뛰었다. 김영주는 “남편은 어떤 의미에서는 장모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암 투병을 하다 2019년 눈감은 김영주는 김 시인이 20년간 12번이나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두 아들 양육부터 집안 살림, 간호까지 모든 것을 책임졌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맞서 홀로 딸을 키운 선생의 삶과 겹쳐지는 부분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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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버이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 지도자들 존중-화합을”

    8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기념 법회가 일제히 봉행됐다.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대규모 법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란 표어를 내건 불기 2566년 봉축법요식에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과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오세훈 서울시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어버이날이기도 한 이날 원행 스님은 봉축사에서 “어버이의 마음은 사랑과 연민, 기쁨과 평온인데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인 자비희사(慈悲喜捨)”라며 “지도자들은 상호 존중과 화합을 통해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성파 스님도 봉축법어를 통해 “(지도자들이) 삼독(탐욕, 분노, 어리석음)에 갇혀 자기를 잃지 말고 본래부터 지닌 여래의 덕성으로 세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황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부처님의 가피(중생을 이롭게 하는 힘)와 함께 삶이 연꽃처럼 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국 불교는 늘 국민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국난 극복을 위해 앞장서 왔다”며 “국민이 함께 잘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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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입장벽 낮춘다” vs “최소 제한마저 없애”…민주당 언론관련 입법 발의 논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끝낸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관련 입법 논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12일 의원총회에서 언론 관련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같은 달 27일 관련 법안 6건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일부 법안에 대해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해 언론미디어 환경 개선이 아닌 개악의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언론미디어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회의를 5월에는 최소 주 1회 열어 언론 관련 입법 논의를 진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포털사이트의 자체 기사 편집 및 추천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거나 언론사를 구독할 때만 뉴스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의총에서 당론으로 추인돼 민주당 소속 의원 171명 전체 명의로 발의됐다. 논란이 큰 부분은 포털사이트의 ‘입점 제한’ 금지 조항이다. 해당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언론사)는 누구든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포털)에 뉴스를 공급할 수 있으며 포털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어 어느 언론사나 포털에 뉴스를 직접 제공하도록 했다.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심사를 통과한 언론사와 뉴스 제휴를 맺어 왔는데 이 같은 심사 절차 자체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보다 자유롭게 포털에 들어오게 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법안에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언론계에선 최소한의 제한마저 없애 언론 생태계를 도리어 혼탁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성겸 전 한국언론학회장(충남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은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선별 절차 없이 모든 매체가 포털에 들어올 수 있게 하면 품질 중심의 뉴스 경쟁이 되지 못하고 뉴스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지난달 29일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도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게시물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피해자가 게시판 운영 일시 정지를 요청할 수 있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온라인 커뮤니티 폐쇄법’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입법 예고된 해당 법안엔 4일까지 4000건 넘는 의견이 달렸고 대부분이 반대 입장이다. 이 의원 측은 “피해 사실이 소명됐을 경우 게시판을 일시 정지하는 ‘동결’ 조치”라며 “대형 커뮤니티가 아닌 특정인을 비방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명예훼손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온 커뮤니티도 운영을 정지하게 해 ‘다수’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종상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법은 최소한의 규제여야 하는데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내용이 있는 글만 삭제하지 않고 게시판 자체를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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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균 “일왕 생일 축하연, 초청장 없이 그냥 갔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친일 논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2일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2013년 12월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는데, 축하연은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어떻게 갔나”라고 물었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였던 박 후보자는 “초청장은 받지 않았고 그냥 갔다. 취재 기자가 못 갈 데가 어디 있나”라고 답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숭배하는 요시다 쇼인이라는 인물을 조명하고 일본 역사 왜곡의 뿌리를 찾아서 한국 언론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다른 기자는 못 들어오게 막았다는데 일왕을 비판하는 칼럼을 쓰는 기자를 들여보내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가 미국 등 세계를 지배해 본 선진국처럼 아시아를 지배해 본 일본이 준법정신이 강하다고 말한 2014년 대학 강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인의 질서의식은 한국의 언론이 높이 평가했다”며 “남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 책임의식을 가지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가 2019년 중앙일보 칼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전두환식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임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며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족에게 사과할 뜻이 있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일부의) 무조건적인 충성을 조롱조로 비판한 것”이라며 “칼럼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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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서 뉴스 클릭하면 언론사 홈피로 연결되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일 포털 사이트의 뉴스 이용 방식을 ‘인링크’(포털 사이트 내에서 보는 방식)에서 ‘아웃링크’(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넘어가 보는 방식)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통해 과도한 수익을 얻고,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는 상황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이날 “새 정부 국정과제로 포털 뉴스 서비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간사는 “(포털 사이트가) 언론사 노력의 산물인 기사로 소비자를 유인해서 돈을 버는 구조는 논란이 많은 방식”이라면서 “언론과 포털은 뉴스 생산에 기여한 만큼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뉴스 제목을 클릭하면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넘어가는 아웃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우선은 언론사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자발적 아웃링크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며 “아웃링크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해 전면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면 아웃링크를 도입한 후에도 문제가 계속되면 포털 편집권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포털의 시작화면에 단순 검색창만 남기는 구글의 사례도 제시했다. 또 포털의 뉴스 추천이나 배열 등에 대한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적 기구인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가칭)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정부가 검증에 직접 개입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전문가 중심으로 뉴스 등의 배열, 노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그 결과를 국민께 공개하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중립적인 외부 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현재 각 포털에서 운영 중인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옥상옥이 되지 않으려면 세심한 후속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수위는 유튜브의 ‘노란 딱지’ 제재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노란 딱지는 부적절한 콘텐츠라는 신고가 많이 접수된 영상에 광고 등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유튜브의 제도다. 제재 조치를 받을 때 최소한 사유는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에서 이를 다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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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균, 친일 지적에 “일왕 생일 축하파티, 초청장 없이 그냥 갔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친일 논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2일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2013년 12월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는데 축하연은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 어떻게 갔나”라고 물었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였던 박 후보자는 “초청장은 받지 않았고 그냥 갔다. 취재 기자가 못 갈 데가 어디 있나”라고 답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숭배하는 요시다 쇼인이라는 인물을 조명하고 일본 역사 왜곡의 뿌리를 찾아서 한국 언론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다른 기자는 못 들어오게 막았다는데 일왕을 비판하는 칼럼을 쓰는 기자를 들여보내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가 미국 등 세계를 지배해본 선진국처럼 아시아를 지배해본 일본이 준법정신이 강하다고 말한 2014년 대학 강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일본의 아시아를 침략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인의 질서의식은 한국의 언론이 높이 평가했다”며 “남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 책임의식을 가지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가 2019년 중앙일보 칼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전두환식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임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며 “5·18광주민주화운동 영령과 유족에게 사과할 뜻이 있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일부의) 무조건적인 충성을 조롱조로 비판한 것”이라며 “칼럼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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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배양육이 보여주는 육식의 새로운 길

    가격이 무려 30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에 달하는 햄버거가 있다. 2013년 마크 포스트 생리학과 교수가 선보인 이 햄버거는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가 아닌 인공고기(배양고기)로 만들었다. 배양고기는 동물의 근육세포를 배양액에서 키워 만든다.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하고 있다. 저자는 배양고기가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고기는 현대 인류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식단이 됐다. 하지만 갈수록 고기 소비가 늘면서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문제도 심각해졌다. 고기 공급망이 무너지면 사회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인간의 육식 시스템은 사회의 필수요소다. 2020년 미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타이슨푸드 등 대형 육가공 공장들이 문을 닫자 미국 전체 고기 공급망이 무너진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큰 혼란이 생기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육류, 가금류 공장은 필수적인 국가 기반시설”이라며 대형 육가공 공장을 재가동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세계의 고기 소비 증가 속도는 인구 증가 속도보다 빠를 정도로 급격히 늘고 있다. 1960년부터 201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고기 소비는 2배로 늘어났고, 2050년엔 지금보다 고기 소비가 5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늘어나는 고기 소비를 맞추기 위해 축산공장이 많아질수록 비용도 늘어난다. 가축을 키울 많은 토지가 필요하고 축산공장엔 막대한 양의 물이 들어간다.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매년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주요 산업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배양고기는 가축을 죽이지 않고 고기를 만들 수 있다. 먹기 위해 동물을 키워서 죽이는 ‘학살’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배양고기는 비싼 가격과 함께 아직 기존 고기와는 맛이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 기술과 시장의 주도로 대량생산했을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비용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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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투자 막는 종편 재승인 규제 개선해야”

    종합편성 방송채널 사용사업자의 재승인 제도를 글로벌 콘텐츠 경쟁 시대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22일 제주대에서 열린 ‘콘텐츠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편성채널 규제 합리화’ 세미나에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종편 재승인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과감한 콘텐츠 사업 투자를 위해 3∼5년 단위의 종편사업자 사업 재승인 기간을 최대 7년으로 늘리고 재승인 조건도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사업자 재승인 심사를 통해 1000점 만점에서 700점 이상은 사업을 5년 재승인한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15개 재승인 심사 항목 중 3분의 2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정성적인 평가”라며 “조건부 재승인의 경우 당국이 재량으로 부과하는 조건의 수가 과도해지면 상위 법률과 충돌할 수 있고 방송사업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에서는 방송사업자가 최초 사업 승인을 받으면 이후 재승인 기간을 처음보다 길게 해준다”며 “안정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려면 아날로그 미디어 환경에 머물러 있는 법체계에서 벗어나 재승인 기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종편 사업자의 규제 개선으로 콘텐츠 투자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산업 효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방송영상 산업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창작과 개발을 담당하기에 매출 대비 고용 창출 효과가 통신 산업의 3배, 반도체 산업의 1.5배다. 특히 종편 사업자와 같은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는 직접고용계수(매출 10억 원당 창출되는 고용)가 1.51명으로 영화 사업(0.6명)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가 2배가 넘는다. 노 연구위원은 “종편 사업자 등 레거시 방송(전통 방송)에서도 보다 자유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접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OTT 사업자에 비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방송 사업자의 규제 개선 문제를 새 정부에서 사회적 공론 기구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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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책 만드는 마지막 단계, 종이에 자부심 찍는 사람들

    일본 도요즈미인쇄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우라모토 마나부는 영업부 직원이다. 이번에도 거래처 출판사의 뒤늦은 주문 사항을 인쇄제조부 노즈에 마사요시 계장에게 밀어 넣느라 쩔쩔맨다. 계획에 없던 인쇄는 ‘별색’ 작업. 일반적으로 인쇄에 들어가는 색은 자주 파랑 검정 노랑 등 4가지 색 잉크를 섞어 표현한다. 이들 잉크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색을 별색이라고 한다. 별색은 기술자가 수작업으로 금, 은 같은 금속가루를 섞어 만든다. 저자는 3년간 인쇄소를 취재해 책 제작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 사양 산업으로 불리지만 자부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이들은 출판계의 ‘엔딩 크레딧’이다. 영업부에서 일감을 갖고 오니 인쇄기도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라모토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노즈에 계장은 시큰둥하다. 도매상에 책을 넣는 입고일을 조금 늦추면 되는데 왜 무리하게 요구를 하냐는 식의 불만도 비춘다. 통상 도매상 입고일은 발매 5일 전인데 이를 늦추라는 것. 한데 이미 영업부에서 입고일은 발매일 하루 전으로 늦춰 놓았다. 책 제작에 필요한 아트지의 국내 재고가 부족해 해외에 주문을 넣었고, 들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라모토는 직접 인쇄기가 있는 공장에 가서 부탁하고 인쇄제조부에서 별색 작업을 맡기로 하지만 일은 순탄치 않다. 별색 인쇄를 해야 하는 인쇄기 5호기가 갑자기 고장이 난 것. 책은 무사히 나올 수 있을까. 책을 만드는 일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다. 원고가 나오고 책 디자인이 끝나면 그걸로 책이 완성되는 게 아니다. 디지털 조판기로 초판을 만들고 인쇄기에 46전지라는 일반 사무용 책상보다 큰 종이를 인쇄기 피더(급지부)에 잘 쌓아야 한다. 같은 잉크라도 온도와 습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져 인쇄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특별단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책은 바이러스를 없애지 못한다. 책은 역병을 고치지 못한다. 그래도, 이 기나긴 비상사태 세상에도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그렇다. 우리는 책이라는 필수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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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노동조합, ‘임명제청 업무 방해’ 혐의로 김의철 사장 고발

    KBS노동조합(1노조)과 언론시민단체 ‘공영언론 미래비전 100년 위원회’는 13일 김의철 KBS 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BS노조와 공영언론 미래비전 100년 위원회는 김 사장이 지난해 KBS 사장 후보로 지원하면서 본인의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사실을 KBS 이사회에 밝히지 않고 심사를 받아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KBS 이사회에 경영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등 고위 공직후보자의 공직 배제 기준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사장은 1993년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던 누나의 집에 위장 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2004년엔 해당 아파트를 팔면서 실제 거래액보다 낮게 다운계약서를 쓴 사실도 드러났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KBS노조와 공영언론 미래비전 100년 위원회는 “김 사장이 이 같은 사실을 후보 지원 시에 기재했다면 KBS 이사회는 심사 과정에서 김 사장이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장으로 임명제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사장이 사실을 속여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 업무 공정성과 공정성을 방해했다”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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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민심 읽어주는 언론의 쓴소리 경청할것”… 신문협회 “언론중재법 개정안 언론자유 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열린 제66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에 참석해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과 쓴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의 날 기념대회는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언론 3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유일한 연례행사다. 신문의 날(4월 7일)은 1896년 독립신문이 창간된 날을 기념해 정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축사에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성장과 발전은 신문의 탄생과 보편화를 빼놓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큰 원동력”이라며 “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국가와 사회의 중요한 자산인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신문을 통해 여러 목소리를 접하고 그 속에서 다양성이 형성돼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며 “세계의 정보와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을 높이고 연대를 강화하는 데도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언론의 자유 중심에는 언제나 신문이 있었다”며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침해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롯해 언론을 규제하는 각종 법안 수십 건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회장은 “신뢰성과 타당성에 논란이 많은 정부 주도의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집행의 지표로 삼는 것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ABC협회에서 인증하는 신문부수 대신 정부가 올해 도입한 열독률 중심의 정부광고 지표는 신문 시장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 회장은 “민주주의 공론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선진국이 신문산업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특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신문의 날 표어 대상작인 ‘신문 읽기 사이에는 생각하는 자리가 있습니다’를 보며 크게 공감했다”면서 “저 역시 매일 2∼3시간 이상 신문 기사, 논평, 사설을 읽는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대회에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김경희 한국여성기자협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고문, 홍준호 전 한국신문협회장,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등이 참석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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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과 쓴소리 경청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열린 제66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에 참석해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과 쓴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의 날 기념대회는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신문의 날은 독립신문 창간일인 4월 7일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축사에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성장과 발전은 신문의 탄생과 보편화를 빼놓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큰 원동력”이라며 “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국가와 사회의 중요한 자산인 다양성을 확보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신문을 통해 여러 목소리를 접하고 그 속에서 다양성이 형성돼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며 “전 세계의 정보와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을 높이고 연대를 강화하는데도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언론의 자유 중심에는 언제나 신문이 있었다”며 “신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침해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롯해 언론을 규제하는 각종 법안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뢰성과 타당성에 논란이 많은 정부 주도의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집행의 지표로 삼는 것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 공론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선진국이 신문 산업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특히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기념대회에 참석해 “매일 2~3시간 이상 신문 기사, 논평, 사설을 읽는다. 서울의 미래가 하나하나 영글어가는 귀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대회에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김경희 한국여성기자협회장, 홍준호 전 한국신문협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고문,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한국ABC협회에서 인증하는 신문부수 대신 열독률 조사를 중심으로 한 정부광고 지표를 도입했다. 열독률은 일정 기간(보통 최근 일주일) 읽은 특정 매체의 비율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열독률 조사를 한 결과 발행이 확인된 1676개 신문 중 조사에 반영된 매체는 302개로 18%에 불과했다. 특히 사무실 학교 상점 등 영업장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지만 영업장에 대해 직접적인 조사를 할 수 없어 열독률은 광고 지표로 활용하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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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수의사가 40년간 지켜본 홋카이도의 사계절

    일본 북부 홋카이도는 이맘때쯤 노란 꽃잎의 복수초가 핀다. 이 지역 소수민족 아이누족은 복수초 꽃이 피는 4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홋카이도 동부 고시미즈의 작은 숲속 마을에 사는 저자는 수의사로, 그의 한 해는 해안에 밀려온 바다표범 새끼를 키우는 일로 시작한다. 바다표범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유빙 위에서도 새끼를 낳는데 이 시기 대만에서 발생한 저기압 영향으로 풍랑이 일면 바다표범 새끼가 어미와 떨어져 해변으로 밀려오는 일이 종종 있다. 새끼를 키워 바다로 내보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유리구슬 같은 눈을 가진 생명체는 경이롭다. 4월이지만 홋카이도 바다엔 아직 유빙이 있다. 파도에 크고 작은 얼음덩어리가 ‘꺼꺼꺼껑’ 소리를 내며 해안으로 쏟아지면 어느새 바닷가 모래사장은 청자색의 유빙으로 가득 찬 ‘사파이어의 바닷가’가 된다. 숲속에선 고로쇠나무에 찻집을 차린 오색딱따구리가 영업을 끝낼 시기다. 2월부터 나오는 고로쇠나무 수액을 오색딱따구리가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어 먹기 시작하면 동고비, 북방쇠박새까지 고객이 된다. 어릴 때부터 관찰하는 재미를 알아버린 저자에게 자연은 ‘보는 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는 놀이터다. 40여 년 동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고시미즈 자연을 계절의 흐름 따라 월별로 꼼꼼한 일기처럼 적었다. 저자는 지인들과 이 지역에 재단을 만들어 숲을 조성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자연과 인간의 교감도 담았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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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직원 172명 “김의철 사장 거취 밝혀라” 성명

    김의철 KBS 사장(사진)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KBS 내부에서 나왔다. 1일 KBS에 따르면 사내 게시판에 ‘김의철 사장 결단을 촉구하는 KBS 157인 연대 서명, 우리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올라왔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이 성명서에 172명이 서명했다. 성명서는 “지난 5년간 편파 방송을 바로잡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2노조) 중심의 인사를 청산해야 한다”며 “정치적 압력에 대한 내부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이어 “이달 중에 편파 방송 사과 및 2노조 출신 간부들을 보직 해임하지 않는다면 사장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명제가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앞서 KBS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당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고 사장은 KBS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해임됐다. 한편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제25대 회장에 김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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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일부 직원, 김의철 사장에 거취 표명 요구

    김의철 KBS 사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KBS 내부에서 나왔다. 1일 KBS에 따르면 사내 게시판에 ‘김의철 사장 결단을 촉구하는 KBS 157인 연대 서명, 우리의 요구’ 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올라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 성명서에 171명이 서명했다. 성명서는 “지난 5년간 편파 방송을 바로잡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2노조) 중심의 인사를 청산해야 한다”며 “정치적 압력에 대한 내부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이어 “이달 중에 편파 방송 사과 및 2노조 출신 간부들을 보직해임하지 않는다면 사장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명제가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앞서 KBS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당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고 사장은 KBS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해임됐다. 한편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제25대 회장에 김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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