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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를 풍미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 가이’ 버트 레이놀즈가 6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2세. CNN에 따르면 레이놀즈의 대리인 토드 아이즈너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심장마비로 미국 플로리다의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진한 콧수염과 근육질 몸매가 트레이드마크인 레이놀즈는 60년에 걸쳐 배우로 활동하며 ‘서바이벌 게임’ ‘스모키 밴디트’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청룽과 함께 출연한 ‘캐논볼’은 한국에도 개봉돼 인기를 얻었다. 1997년 개봉한 영화 ‘부기 나이트’로 골든글로브상 남우조연상을 받고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고교 시절 미식축구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레이놀즈는 부상을 계기로 1950년대 후반 배우로 전향했다. 데뷔 초 TV시리즈 ‘건 스모크’ 등으로 이름을 알렸고 특히 1972년 패션지 코스모폴리탄에 누드 사진이 실리며 섹스심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해당 잡지는 미국에서 150만 부가 팔릴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큰 인기를 얻었지만 놓친 것도 있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 첫 번째 ‘스타워즈’에서 해리슨 포드가 맡았던 ‘한 솔로’ 역, ‘대부’에서 알 파치노가 맡았던 마이클 코를레오네 역 등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전 CNN과 인터뷰에서 “가장 재미있는 역할을 맡았지만 가장 도전적일 수 있는 역할은 맡진 않았다”며 배우 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은퇴 연령을 둘러싼 정부와 국민들 사이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20일)를 앞두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65세까지로 돼 있는 고용 지속 연령을 더 올려 평생 현역시대를 열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 정년을 70세까지 늘리려는 안을 4년 만에 포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요국 정부들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정년을 최대한 늦추려고 애쓰는 중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정년이 늘어나면 연금 수급 시기도 늦춰져 연금 기금 고갈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고령자들이 일을 할수록 구매력이 유지되고 세수가 늘어난다. 건강한 고령자를 늘리면 의료보장 등 복지 부담도 줄어든다.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일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반기는 국민도 있지만 “정부가 세금 아끼려고 일 시킨다”는 국민의 반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정년은 남자 64.3세, 여자 63.7세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선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정년을 66∼70세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이 주요국들 중 가장 높은 70세 정년을 추진하려는 것에는 일손 확보 목적도 있다. 2040년에 생산연령인구가 60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고령자들도 노동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부터 고령자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을 지원하면서 내년 이후에 법 개정을 통해 고용 지속 연령을 서서히 70세까지로 연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고령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고령자 인건비가 부담일 뿐 아니라 고령자의 정년을 연장하면 그만큼 청년 고용이나 임금 인상도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佛 “남편 사망후 아내에 연금 승계制 없앨것” ▼ 고령자 복지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서방 선진국들은 고민이 더 깊다. 은퇴 이후 여유로운 삶을 꿈꾸던 국민들은 정부의 정년 연장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호주가 최근 ‘2035년까지 정년을 70세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포기한 것도 국민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토니 애벗 총리는 “국방 예산보다 연금 예산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2025년 7월부터 10년 동안 70세까지 정년을 올리는 방안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이후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표류해 ‘좀비안’으로 불리며 사회 갈등만 키워 왔다. 지지율 80%를 자랑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정년 연장 개혁안 발표 하나로 지지율이 60%대로 주저앉았다. 결국 63세까지 올리려던 여성 정년을 60세로 낮추며 후퇴했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평균 수명이 66세인 러시아 남성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정부 계획에 대해 “죽을 때까지 일하란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대선 때에도 정년 연장이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62세인 정년을 손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인 연금 개혁안에 정년 연장이 포함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년 연장은 남성보다 여성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영국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그동안 여성의 은퇴 연령이 남성보다 낮았던 나라 대부분이 이를 동일하게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들은 대체로 평균 수명은 남성보다 높지만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은퇴 연령이 낮았다. 남편이 죽을 경우 남은 연금 혜택을 배우자에게 받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인 프랑스는 남편이 죽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연금 혜택을 아내가 이어받는 제도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금을 낸 만큼 돌려주겠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 경우 400만 명이 혜택을 잃게 되는데 그 피해자의 89%가 여성이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구가인 기자}
최근 미국과의 갈등으로 경제 위기에 처한 터키의 구원투수로 카타르가 나섰다. 터키는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아랍권 주요국의 ‘카타르 단교’에도 등 돌리지 않고 카타르와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더 페닌슐라 카타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흐마드 빈 자심 알 사니 카타르 상무장관과 루흐사르 펙잔 터키 무역장관은 4일(현지 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포괄적인 무역·경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양국은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정보통신, 금융서비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날 합의는 지난달 터키 리라화 폭락 때 카타르 정부가 터키에 150억 달러(약 16조80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지난달 15일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군주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터키 중앙은행은 카타르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 또는 달러와 단기 교환) 협정을 체결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카타르의 지원이 리라화 폭락세를 진정시키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카타르는 아랍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터키를 지원하는 나라로 꼽힌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 견제를 위해, 터키는 투자 유치·안보 협력 등 실리적 이유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해 6월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카타르와 단교하고 물류를 봉쇄했을 때 터키는 신속하게 물자 지원에 나섰고 군사 교류를 강화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안합니다. 저는 이걸(인터뷰를) 할 수 없겠네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성추문에 휩싸였던 모니카 르윈스키(45)는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서 생방송에 출연하던 중 급작스레 자리를 떴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직후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집단 괴롭힘 방지’(anti-bullying)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르윈스키는 이날 이스라엘 뉴스매체 채널2가 생중계한 행사에서 ‘인터넷의 위험성과 긍정적 측면’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 후 진행자와의 대화에서 이스라엘 유명 앵커 요니트 레비는 “여전히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과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르윈스키는 답변 대신 방송을 중단했다. 태도 논란이 일자 르윈스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비가 전날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선을 넘은(off limits)”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이 자신을 옹호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이 조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게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를 떠났다”면서 “관객들에게는 대화가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사 측은 “질문들은 정당했고, 가치가 있었으며, 르윈스키의 요구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르윈스키와의 계약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공개적으로 반복해 사과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1998년 22세 백악관 인턴이던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까지 몰렸었다. 르윈스키는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올 초 미투 운동과 관련한 매체 기고에서 “엄청난 권력 남용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추방됐던 가해자 남성(루이 CK)은 돌아왔고, 피해자 여성(아시아 아르젠토)은 가해자가 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에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이 폭로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시작된 지 약 1년. 현재 상황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미투 운동이 원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미투 운동이 비로소 본질을 찾아 가고 있다는 긍정론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추방됐다가 돌아온 가해자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루이 CK(51)다.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NYT)는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돼 코미디 극장에서 하차한 루이 CK가 다시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루이 CK는 코미디언 등 여성 5명으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폭로 당한 뒤 잘못을 시인하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루이 CK는 9개월 만에 사전 예고도 없이 지난달 26일 뉴욕에 있는 극장 ‘코미디 셀러’의 무대에 등장했다. 대다수 관중은 슬그머니 무대로 돌아온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일부 관람객들만이 “만약 그가 나오는 줄 알았다면 티켓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극장 측에 항의했다. 그런가 하면 와인스틴의 성폭력 폭로에 앞장섰던 피해자 아르젠토(43)는 1년 만에 가해자 위치에 서게 됐다. 미국의 배우이자 뮤지션인 지미 베넷(22)은 지난달 19일 이탈리아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아르젠토가 2013년 당시 17세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성폭행하고 입막음용 돈을 줬다고 폭로했다. 아르젠토는 지난해 10월 와인스틴의 성추행을 폭로한 배우들 중 하나다. 아르젠토는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하지만 베넷이 미성년자라는 것을 몰랐고 이후 베넷이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준 것”이라고 변명했다. 지난달 13일엔 유명 철학자인 아비털 로넬 뉴욕대 교수(66·여)가 남성 제자 님로드 라이트먼(34)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라이트먼은 자신이 거절 의사를 보이면 로넬 교수가 함께 연구하기를 거부하는 등 불이익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교내 성평등법 위반 혐의로 로넬 교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자 미투 운동이 원동력을 상실하고 대중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배리 와이스 NYT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아르젠토 사건’과 같은 일들에 침묵으로 일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피해자만이 아니라 베넷과 같은 남성 피해자들의 목소리에도 힘을 실어줘야만 미투 운동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투 운동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그동안의 미투 운동이 ‘가해자 남성과 피해자 여성’이라는 구도에서 성별 간 대결 양상을 띠었다면, 이제는 성별 장벽을 넘어 ‘권력형 성범죄 고발’이라는 본질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는 지난달 23일 칼럼을 통해 “미투 운동의 핵심은 부패한 권력과 강자에게 유리한 시스템을 폭로하는 것”이라며 “아르젠토 사건이 바로 그 사례”라고 밝혔다. 권력형 성범죄에서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위계의 존재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위기관리 컨설팅업체 테민이 올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 혐의가 제기된 인물들 중에서 해고나 보직이동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진 비율은 지난해 10월 20%대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5월 38%까지 상승했다. 보고서는 “권력형 성폭력이 폭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가해자 처벌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채은 chan2@donga.com·구가인 기자}

#1 영국인 크리스 미들턴 씨의 결혼 전 이름은 크리스 다이어였다. 그는 결혼 후 아내의 성을 바꾸는 대신 자신의 성을 바꿨다. 그는 “아내와 함께 양쪽 성을 다 쓸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발음이 편한 미들턴으로 합의를 봤다. 아내가 외동이라는 고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2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리베카 로즌클라인 씨 역시 최근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성을 쓰게 됐다. 결혼 전 리베카 로즌솔이었던 그는 남편의 성인 클라인과 합쳐 지금의 새로운 가족성을 만들었다. 남편과 자신 모두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그는 “처음엔 남편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서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 된 가족성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미권에서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는 부계 성(姓) 중심 문화는 오랫동안 페미니즘의 숙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대안이 속속 등장하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미권에서 ‘성(姓) 평등’ 운동은 ‘성(性) 평등’의 역사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20년대부터 여성에게 성을 남편과 다르게 쓸 수 있게 하자는 집단적 주장이 제기됐다. 1970년대 들어선 모든 주에서 여성이 원하면 결혼 후에도 자신의 성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획득했지만 여전히 주류의 문화는 결혼 후 남편 성을 따라 쓰는 게 일반적이었다. 로리 스커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애틀랜틱지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조사 당시 결혼한 여성 중 90% 정도는 여전히 남편의 성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문화는 급격히 균열을 겪는 중이다. 여성의 전문직 진출 확대나 동성 결혼의 증가 등 달라진 사회 환경은 새로운 ‘성(姓) 대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동성 커플의 경우 결혼 후에도 자신의 성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입양한 자녀가 생길 경우 고민이 생기게 된다. 최근에는 남편이 아내를 따라 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성을 만드는 대안 외에도 ‘큰아이는 아버지의 성’ ‘둘째는 어머니 성’ 식으로 두 자녀에게 각각 다른 부모의 성을 물려주는 사례도 있다. 이와 함께 결혼 전 자신의 성을 유지하는 ‘양성 쓰기’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나 미국의 대법관이었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처럼 양성 쓰기는 새로운 경향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법적으로 남편의 성을 쓰더라도 비공식적으로 결혼 전 성을 유지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애틀랜틱지는 최근 법적으로는 남편의 성을 쓰면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결혼 전 성을 함께 쓰는 영미권 여성들의 ‘선택적 양성 쓰기’ 트렌드를 소개하며 “구글 검색에서 인지도가 사회적 명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제도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영국의 경우 아이와 어머니의 성이 다를 경우 출입국 시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 온라인 지원서에 하이픈 없이 두 개의 성을 띄어 쓰는 게 불가능한 미국 대학도 여럿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저는 민주당원입니다. 그리고 존 매케인을 사랑합니다.” 30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교회에서 치러진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추도식에서 연단에 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추도사 중 자주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은 2008년 대선 당시 각각 공화당 대통령 후보(매케인)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바이든)로 출마해 경쟁을 벌였지만 동시에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매케인을 ‘형제’로 지칭한 바이든은 둘의 우정이 “서로의 정치적 차이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제게 존(매케인)은 형제 같습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가족 싸움을 벌였죠(웃음). 우린 오랜 지기입니다.” 1936년생인 매케인 의원과 1942년생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70년대 각각 의회 담당 해군 연락책과 외교위 소속 상원의원으로 만나 인연을 시작했다. 바이든은 이날 추도사에서 “정치는 개인적인 것”이라면서 “나는 존의 삶을 믿었고 나는 그가 나를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2009년 사망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2015년 사망한 자신의 아들 죽음도 언급했다. 이들은 모두 매케인 의원과 같은 뇌종양으로 고통 받았다. 그는 “인생은 너무 잔인하고 고통스러워서 다른 것을 보기가 어렵다.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추도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고인이 누구보다 당파를 초월했던 인물임을 강조하며 현재 미국 정치의 당파 대립에 대해 지적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7월 뇌종양 수술 직후 의회에 복귀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당론으로 밀던 ‘오바마 케어 폐지’ 법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람들은 (매케인이 추구한) 명예 용기 단합 의무와 같은 가치를 과거의 것으로 치부했지만 그의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케인을 행동에 나서게 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품위와 존경과 같은 우리를 좀더 위대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가치였다”며 “그는 이러한 가치가 결여된 자들과 거리를 두었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 상원의원 30여 명과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도사에 대해 “지금의 미국 정치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날 추도식 후 매케인 의원의 유해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장례식을 위해 워싱턴 DC로 옮겨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한 장례식이 엄수된 다음 날 고인의 유해는 해군사관학교 묘지에 안장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코로나 맥주 등을 소유한 미국의 콘스털레이션브랜즈는 최근 캐나다의 ‘이것’ 기업에 40억 달러(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캐나다 BNN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니워커와 기네스 맥주 등을 생산하는 디아지오 역시 ‘이것’ 관련 업체를 접촉 중이다. 이들은 무알코올 ‘이것’ 음료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주류회사들을 사로잡은 ‘이것’은 마리화나(대마)다. 우루과이에 이어 캐나다가 10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등에서 기호용 마리화나가 허가되는 등 합법화가 대세다. 업계에서는 음주·흡연율의 감소 흐름에서 합법화된 마리화나가 그 대체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미주를 중심으로 마리화나 산업은 급성장세다. 시장분석업체들은 2020년까지 미국 내 합법화된 시장 규모를 200억∼400억 달러(약 22조∼44조 원)로 내다보고 있다. 사탕부터 화장품까지 제품이 다양해지는 한편 과거 담배 기업처럼 대대적인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특히 업체들은 ‘힐링’ 같은 긍정적 이미지를 입히는 데 주력한다. 마리화나 판매 체인 메드멘의 ‘앤티 스토너(anti-stoner·약쟁이 반대)’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백발 할머니부터 경찰, 간호사 등의 직업을 가진 모델들은 편두통·불안 치유부터 환각 상태를 즐기려고 마리화나를 이용한다고 밝힌다. 또 다른 회사인 ‘릿.클럽’은 세련된 모양의 주입기에 잠언을 새겨 넣는 등 마치 위스키 브랜드 같은 고급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충분한 검증 없이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는 것을 걱정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임산부의 마리화나 이용이 문제가 될 정도다. 시사지 애틀랜틱은 최근 미 국립보건원의 2007∼2014년 통계를 인용해 “입법화와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사이 마리화나를 매일 이용하는 수가 50% 가까이 뛰었다”고 지적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 정부가 중단했던 한미 연합훈련 재개 의사를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알렸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대한) 신뢰 조치의 하나로 몇몇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었다”며 “이제 더 이상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적대적(beligerent) 비밀 편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된 것은 김 부장이 보낸 ‘적대적 비밀 편지’ 때문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24일 오전 김 부장의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어 방북이 전격 취소됐다는 것이다. CNN은 편지에 대해 “‘비핵화 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 초기 협상이 무너지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계속되는 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같은 달 19일 한미 양국은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UFG 연습은 내년부터 ‘을지태극연습’이란 명칭의 한국 단독 민관군 합동훈련으로 바뀌어 실시될 예정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의 구체적인 재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한미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1차적인 비핵화 목표가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의 60%가량을 없애는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돌연 취소되면서 비핵화 논의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게 북한이 ‘보유 핵탄두 최소 60% 폐기’ 요구 등을 거부한 채 조기 종전선언과 해제에 가까운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한미 외교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서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비핵화 목표와 관련해 “(핵탄두) 100개가 있으면 100개를 다 처리하는 것”이라면서도 “비핵화 1단계가 핵무기 100개 중 60개 정도 폐기하는 수준인가”라는 질의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서 원장은 이어 “북한은 선(先)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하고, 미국은 선 비핵화를 선언하라는 것으로 충돌이 됐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못 가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장관석·신나리 기자}

“멕시코와의 멋진 빅 딜(A big deal looking good with Mexico)!” 27일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에 타결을 본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같은 트윗을 남겼다. 대선 후보 시절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무역협정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양국은 재협상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합의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하는 모습도 언론에 공개하며 “양국 모두에 정말 좋은 거래다. 훨씬 더 공정해진 거래”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나프타가 개정되려면 남은 회원국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 간에 타결된 잠정안에 합의해야 한다. ○ 미국의 판정승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 온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관련 규정이 대표적이다. 양국은 무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의 북미 역내 부품 생산 비율을 현행 62.5%에서 75%로 높였다. 미국 정부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결과로 자동차부품의 수입이 줄고 북미 지역 생산이 늘게 된다. 또 자동차부품의 40∼45%는 시급 16달러 이상의 노동자가 생산해야 한다는 규정도 생겼다. 이는 시급이 낮은 멕시코로 일감이 몰리는 것을 견제하고 미국이 자국의 고임금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새 합의는 또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미국이 강세를 보이는 농업 부문 무관세를 유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이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는 전체 수출량의 약 80%를 미국이 차지한다. 그러나 일몰 조항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한발 양보했다. 당초 미국은 5년마다 협정을 재검토하고 당사국이 서명하지 않으면 협정이 해지되는 일몰 조항을 요구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는 물론이고 미국 산업계의 반대에도 부닥쳤다. 이번 합의에서 양국은 16년간 나프타를 유지하되 6년마다 협정 재연장을 검토하기로 하는 절충안을 선택했다. 다만 양국이 재검토 사항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협정 폐기 가능성도 열어 놨다. ○ 이제 남은 건 캐나다 백악관은 멕시코와 합의한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무역 문제를 논의했으며 두 정상이 생산적인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 역시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이 28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가운데 캐나다 외교부는 “나프타 재협상을 계속할 방침이지만 캐나다에 이익이 될 경우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를 언급하며 캐나다를 압박하면서 “나프타라는 이름을 없애고 ‘미국-멕시코 무역협정’이라고 부르겠다”는 발언으로 캐나다를 제외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장관도 27일 “나프타 명칭 개정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캐나다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멕시코 간 양자 합의는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주 중 의회에 협상 결과를 통보하고 비준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 나라의 협상 타결이 이뤄지더라도 의회 비준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나프타 개정안) 비준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멕시코와의 협상 타결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유럽연합(EU) 등과 진행 중인 무역협상을 가능한 한 신속히 마무리한 뒤 9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는 등 중국 옥죄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니에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다른 나라들과도 협상하고 있다”며 “그중 중국이 협상을 원하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세월, 수십 년 동안 일방적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재임 중 출산으로 화제를 모았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8·사진)가 자신을 포함한 국회의원 급여 3%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AP는 아던 총리가 20일 “정치인 같은 고소득자와 중저소득자 간 소득 격차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의원 임금 동결 계획을 발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아던 총리는 “이 계획으로 많은 돈을 아낄 순 없다. 하지만 뉴질랜드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 즉 경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동결은 국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총리가 속한 노동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 제일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국민당도 총리의 계획에 지지 의사를 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던 총리의 연봉은 47만1000뉴질랜드달러(약 3억5000만 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지도자 중 다섯 번째로 많다. 총리·부총리를 제외한 뉴질랜드 국회의원은 직위·직책에 따라 16만4000∼29만6000뉴질랜드달러(약 1억2000만∼2억2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에 따르면 뉴질랜드인 10명 중 6명가량은 총리가 너무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 급여 인상이 철회된 데는 최근 뉴질랜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며 잇달아 벌인 파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달 간호사와 보건 분야 종사자 약 3만 명이 급여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30년 만에 파업을 벌였고, 지난주에는 약 2만9000명의 교사가 큰 폭의 급여 인상과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 아던 총리는 6월 말 사실혼 관계인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 씨와의 사이에서 첫딸을 낳았고 6주간의 출산휴가를 보낸 뒤 이달 2일 업무에 복귀했다. 총리 재임 중 출산은 1990년 베나지르 부토 당시 파키스탄 총리 이후 두 번째였다. 아던 총리는 복귀 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를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데려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 해운 관련 기업 2곳과 선박 6척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21일(현지 시간) 보도자료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제제 사실을 밝히면서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해 제재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제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해 미국이 독자 제재를 발표하기는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이자 15일 이후 6일 만이다. 미국 재무부는 3일과 15일에도 러시아 은행과 중국의 해운 관련 기업 등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이나 개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재무부는 21일 발표한 제재에 대해 “지난해 9월 20일 발효된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른 것으로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선박 대 선박 간의 석유 환적에 연루된 사람들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 기업 2곳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해운 기업 프리모레 해양물류 주식회사, 구존 해운주식회사이다. 러시아 선적 상선인 패트리엇 소유주와 매니저들, 패트리엇과 구존 소유 선박 5척 등 6척의 선박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초 패트리엇이 북한 인공기를 단 두 대의 대형 선박에 석유 제품을 불법 환적했고 이후 석유 제품은 북한 대성은행으로 전달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우리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병원에 때아닌 베이비붐이 불어닥쳤다. 임신부 환자가 이 병원에 몰린 게 아니다. 간호사들 때문이다. 19일 AP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외곽 메사시에 있는 배너데저트 병원의 중환자실 간호사 16명이 9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차례로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 병원 중환자실 전체 간호사의 10%가량이 비슷한 시기에 2세를 가진 것이다. 17일 기자회견을 가진 간호사들은 “(우리가 병원에서 함께 마신) 수돗물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 크리스마스에 휴가를 갖기 위해 정교하게 계획을 짠 것이다” 등의 농담을 던졌지만 사실 이번 ‘단체 임신’은 순전히 우연의 결과다. 임신 8개월째인 간호사 로셸 셔먼은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 때까지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임신을 했는지 몰랐었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먼저 상당수 간호사가 동시에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전했다. 동료 간호사들은 임신 중인 간호사들을 배려했다. 결핵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를 돌보는 일에서 임신 중인 간호사들을 제외해 준 것이다. 임신 간호사들은 동료들의 이런 배려에 다들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6명의 간호사들은 올가을부터 차례로 12주간 출산 휴가에 들어간다. 병원 측은 출산 휴가자를 대체할 간호 인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병원 동료들은 이번 주 이들을 위한 ‘베이비 샤워’(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를 위한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려면 건강 혹은 기술 관련 직업을 찾는 게 좋을 듯하다. 미국의 직장 평가 및 리쿠르팅 사이트인 ‘글라스도어’가 직업별 중간 연봉을 조사한 결과 연봉 상위 25개 직종 중 13개가 기술 관련 직종이었고, 5개는 헬스케어 관련이었다. 글라스도어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미국 기업 고용인들이 해당 사이트에 공유한 급여 정보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이나 프로 스포츠 선수 등 특수 직종은 제외했다. 전체 순위에서 의사는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돼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약국 관리자(14만6412달러)와 약사(12만7120달러)가 뒤를 이었고, 간호사(9위)도 10만 달러가 넘는 연봉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기술 직종의 상위 포진이 눈에 띄었다.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상위 25개 직업 중 11개가 기술 직종이었는데 올해는 13개로 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10만8879달러)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10만7479달러) 등 연봉 10만 달러대 직업 중에는 정보기술(IT)과 디지털 기술 분야가 많았고,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11만5944달러)처럼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며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직종 역시 높은 연봉을 받았다. 글라스도어의 경제 조사 분석가 어맨다 스탠셀은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수년간 기술 직종이 고액 연봉 리스트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 직종의 연봉이 더 많아지는 경향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93)는 자신의 중국 방문 나흘 전인 13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탄선언을 내놓았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주요 사업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동해안 철도 및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 건설 사업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다. 시 주석은 6월 4년 만에 개최한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자신의 10대 외교 사상 중 하나에 일대일로를 포함시켰다. 시 주석으로선 5월 총선에서 친중 성향의 전 정권을 꺾고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가 일대일로 사업 중단을 거론한 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17∼21일 중국을 방문하는 마하티르 총리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사업 취소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342억 달러(약 38조6000억 원) 규모의 기초 인프라 건설 사업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마하티르 총리가 방중 직전 말레이시아 전체 일대일로 사업의 약 65%에 육박하는 2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들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힌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일대일로 사업 등으로 국가채무가 이미 1조 링깃(약 275조6600억 원)을 초과했다”며 대규모 국가채무를 사업 취소 이유로 내세웠다. 지난달 총선 승리로 파키스탄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임란 칸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총재도 중국이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시절 파키스탄에서 벌여왔던 대형 일대일로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구상의 불투명성과 부패 연루 의혹을 공개적으로 조사하겠다고 최근 천명했다. 파키스탄 새 정부는 이 사업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에 자금을 지급하기 위한 1억7900만 달러 규모의 기금 설립 과정이 불투명했으며 국가채무를 가중시켰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CPEC 사업으로 620억 달러(약 70조300억 원) 이상의 채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외화 부족 탓에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관영 중국중앙(CC)TV는 올해 일대일로 사업 시작 5주년을 맞아 매일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시 주석 집권 초기인 2014년에 시작한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들과 중국 간 화물무역 수출입량이 6050억2000만 달러에 달했고, 일대일로 국가들에 80여 곳의 경제무역협력구를 설립해 현지에서 일자리 24만4000여 개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로의 핵심 파트너인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등이 공개적으로 일대일로에 제동을 걸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일대일로가 (참여국들을) 채무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몬테네그로 등 일대일로 참여국이 잇따라 국가채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대일로 참여국 정부들이 잇따라 사업 연기, 재검토, 중단 등을 제기하고 있다. 채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일대일로 엑소더스’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얀마 정부는 채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 73억 달러 규모의 차우퓨 항구 개발을 대폭 축소하고 사업 일정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일대일로 건설 사업을 위한 자본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로 늘어났다. 중국 내에서도 채무 위험을 외면한 무리한 일대일로 확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시진핑 지도부가 중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지나치게 과장, 과신한 나머지 미중 무역전쟁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대일로도 비판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고위 관료는 FT에 “일대일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너무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투자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신규 투자 속도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중국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들에 대규모 인프라·산업 투자를 쏟아부어 중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프로젝트. ‘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로도 불린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

“이 계정은 영구 사용 금지됩니다. 악성 루머를 퍼뜨려 규정을 위반했습니다.” 중국인 차오모 씨(60)의 위챗(카카오톡과 유사한 중국 모바일 메신저) 계정은 최근 짧은 안내와 함께 폐쇄됐다. 차오 씨는 정치운동가나 반체제 인사가 아니다. 그는 계정 폐쇄 이틀 전 사회 이슈를 토론하는 채팅방에서 누군가 올린 ‘시진핑 초상화 먹물 투척’ 기사에 대해 “그래서 히틀러 사진에 먹물을 투척할 수 있냐?”고 답한 것을 떠올렸다. 지인과의 채팅은 물론이고 음식 배달과 결제까지 모두 위챗을 사용해 온 그에게 계정 폐쇄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만 폐쇄의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모른다. 차오 씨는 “법을 어기지 않았지만 위챗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주변에 알리는 게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오 씨를 비롯한 위챗 이용자들의 사례를 전하며 중국 정부가 개인 간 채팅까지 검열하는 실태를 비판했다. 기술 진화로 위챗처럼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도 늘었지만 중국의 검열은 더 확대되며 치밀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출판물부터 온라인 댓글까지 최근 중국 정부의 검열 및 삭제 대상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모니터링해 온 홍콩대 언론·미디어 연구센터 푸징화(傅景華)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사회를 뒤흔든 ‘가짜 백신 사태’가 확대되기 시작하던 지난달 22, 23일 백신 관련 댓글 1만 개당 평균 63개의 글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중국에서 비슷한 백신 문제가 벌어져 4명이 사망했을 당시(1만 개당 53개 삭제)보다 늘어난 수치다. 문화 콘텐츠 검열도 강화되고 있다. 얼마 전 곰돌이 푸가 등장하는 디즈니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은 중국에서 상영 금지됐다. 중국의 방송 미디어 감독기구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푸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와 관련한 패러디물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많다. 2일 중국판 유튜브 ‘유쿠’에서는 18억 뷰를 기록한 SF 드라마 ‘진혼’이 갑작스레 삭제돼 논란이 됐다. 애초 이 작품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원작 소설에 있는 동성애와 귀신 등의 소재를 없애고, 남성의 우정을 내세운 SF로 장르를 바꿨다. 중국 드라마 팬들 역시 검열을 피해 동성애라는 말을 쓰지 않고 ‘사회주의자 형제애’로 바꿔 불렀지만 결국 삭제됐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모두 중국중앙(CC)TV 뉴스만 보자”는 등 비꼬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정부 검열에 맞서 일부 시민은 그 나름의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미투를 검열하자 발음상 미투와 유사한 쌀(米)과 토끼(兎) 이미지나 이모티콘 등을 통해 미투운동을 벌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이 새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 예로 미투나 백신 스캔들 고발자들은 암호화폐 이더리움 플랫폼에 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광전총국은 지난달 31일 블록체인 기술 등과 관련한 암호학 연구기술전문가 등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꾀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 통제 도구’로서 검열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구글은 중국 검열 정책을 수용한 검색 엔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검열에 익숙한 다수의 중국 젊은 세대는 이에 맞서기보단 자기 검열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중국 베이징대 학자들이 베이징 거주 대학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도구를 조사자 측에게 제공받았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았고, 이용한 학생들의 경우도 차단된 해외 뉴스 사이트는 검색조차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23세 백인 청년 조이의 원룸 아파트에는 매트리스와 노트북컴퓨터만 있다. 고교 졸업 후 별다른 직업이 없는 그는 방에서 하루 종일 온라인 채팅을 한다. 그는 “컴퓨터 앞에 있을 때 더 진짜라는 느낌이 든다(I feel more real here)”라고 말했다. 조이가 자주 접속하는 루키즘넷(Lookism.net) 사이트에는 남성다운 외모로 바꾸려고 성형을 고민하는 이들의 문답과 함께 여성혐오 발언이 가득하다. 조이는 “여자들은 잘나가는 소수의 남자와만 성관계를 해 나머지 남자들을 좌절하게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HBO 프로그램 ‘바이스 뉴스 투나이트’에 소개된 조이는 인셀(incel)이다. 인셀은 ‘비자발적 순결주의자(involuntary celibate)’를 뜻한다.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남성, 나아가 여성혐오주의자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여성혐오가 세계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인셀에 쏠리는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셀은 최근 일부 분노범죄 범인들이 스스로 인셀임을 밝히면서 언론의 주목을 더욱 받게 됐다. 4월 캐니다 토론토에서 밴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10명을 숨지게 한 알렉 미나시안이 대표적이다. 그는 범행 전 페이스북에 “인셀들의 반란이 사작됐다”며 “채드와 스테이시들을 타도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채드와 스테이시는 잘생긴 남성과 여성을 뜻하는 인셀의 은어. 인셀 다수는 온라인에 몰두하는 젊은 백인 남성들로 알려져 있다. 인셀들이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묘사한 이미지에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유약한 모습의 남성이 많다. 이들 사이에선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총기 난사로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엘리엣 로저가 영웅처럼 받아들여진다. 기존 남성우월주의자가 여성의 사회적 권익 확대를 반대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인셀의 담론은 주로 성적(性的)인 면에 집중돼 있다. 인셀들은 소득 불평등을 논할 때 자주 거론되는 ‘파레토의 법칙’을 인용해 “20%의 잘생긴 남자가 80%의 여자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영미권에서는 인셀 범죄를 계기로 일부 사이트가 폐쇄됐지만 온라인 속 여성혐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인셀 커뮤니티를 포함한 남성 온라인 사이트를 연구해온 언론인 데이비드 푸트렐은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셀 등은) 과거에는 없었던 극렬한 여성혐오”라고 전했다. 유대인 최대 단체인 ADL은 인셀 등의 일부 남성 집단을 소개하며 백인우월주의와 여성혐오가 이들과 같은 맥락에 있다며 ‘인종차별 등 극우의 확대’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인셀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성의 재분배(The Redistribution of Sex)’ 논쟁도 불거졌다. 경제학자인 로빈 핸슨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블로그에 4월 토론토 밴 살해 사건을 언급하면서 “성관계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이 저소득층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며 이들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섹스로봇이나 매춘이 그 대안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댓이 최근 ‘성의 재분배’라는 칼럼을 통해 핸슨 교수의 주장을 소개했다. 미 주류 언론까지 ‘성의 재분배’ 논쟁에 불을 지핀 셈이다. 그러나 여성 인권 신장과 양성 평등을 역설해온 상당수 평론가들은 “이런(‘성의 재분배’) 주장이야말로 성을 상품처럼 소비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7일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도 이란 사회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재개되기 전부터 이란에서는 리알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 사재기가 횡행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생필품 가격도 급등해 최근 이란 시민들은 마트에서 물건 사재기를 하느라 분주했다. 벌써부터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이란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중동 언론에 따르면 시민들은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집세는커녕 당장 먹을 음식을 걱정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민생고 시위는 전국으로 번지며 반정부 시위로 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이란 옥죄기가 본격화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이란이 핵합의 이행에 나서면서 완화 및 중단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제재는 7일 0시(미국 동부 시간·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 다시 시작됐다. 이날 발효된 1단계 제재는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금지 및 이란 리알화를 통한 거래 금지 △이란 국채 매입 금지 △흑연 및 금속 자동차 소프트웨어 거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조이면서 글로벌 달러 체제에서 이란을 ‘퇴출’하는 게 목적인 셈이다. 특히 미국 업체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한 제3국의 기업이나 개인도 제재를 받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성명을 낸 데 이어 7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번 제재는 그동안 부과된 것 중 가장 가혹한 제재다. 그리고 11월엔 (제재 수준이) 더 높아진다. 이란과 비즈니스를 하는 그 누구라도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2015년 7월 핵합의 타결 후 이란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이른바 ‘테헤란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동차 회사 푸조와 르노 등 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이란과 거래 중단 의사를 밝혔다. 이란에서 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프랑스 에너지업체 토탈은 이미 5월 사업 철수를 예고했고 독일 전자기업 지멘스도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에 항공기 100여 대를 공급하기로 했던 에어버스도 대부분의 계약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 전까지 시장에서 달러당 5만 리알 안팎이었던 리알화 가치는 제재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으로 지난달 30일 달러당 11만8000리알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이란 정부가 일반인도 달러화 예금 계좌를 열 수 있게 해 ‘장롱 속 달러’를 끌어들이는 등 리알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9만 리알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리알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이란 시민들이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최근 이란에서는 금값이 폭등했다. 더 큰 문제는 11월 5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 제재다. 이란 원유, 에너지 사업 관련 거래 제재가 담긴 2단계가 적용되면 이란 경제의 ‘생명줄’인 원유 수출까지 틀어 막히게 된다. 이란의 연간 원유 수출 규모는 257억 달러(약 28조9000억 원)로 전체 수출의 63%(2016년 기준·경제 통계 사이트 OEC 자료)를 차지한다. 전체 수입 원유의 13%를 이란에서 들여오는 한국도 고민에 빠졌다. 특히 한국과 이란의 교역에서 이용되는 원화 결제 시스템이 중단되면 이란에 자동차, 냉장고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입을 타격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유 수입량 상당 부분을 감축하되 원화 결제 시스템에 대한 예외적 지위 인정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비상이다. 6일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3.75달러로 전일 대비 0.7%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69.01달러로 0.8% 상승했다. 11월 2단계 제재가 적용되면 원유 공급이 줄어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애스펙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CNBC 인터뷰에서 “(4분기가 되면) 가격이 80달러를 넘을 위험이 크며 심지어 90달러대까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단계 제재가 시행되면 내년 이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6일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당신이 칼로 누군가를 찌르고 난 뒤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칼부터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이란 제재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단결하여 극복할 것이다”고 밝혔다.구가인 comedy9@donga.com /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 세종=김준일 기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 내 북한 비핵화’ 시간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한을 제안했다는 것은 처음 나온 얘기다.볼턴 보좌관은 5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김정은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안에 그렇게(비핵화)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이는) 김정은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끝까지 이행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1년 안에 끝내는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그 말은 김정은에게서 비롯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만일 그들이(북한)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면 1년 안에 (비핵화) 할 수 있다”며 “우리는 그 결정이 내려졌다는 증거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앞서 지난달 1일 미국 CBS에 출연해 “물리적으로 1년 안에 엄청난 양의 (북핵)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1년 시간표’를 처음 꺼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무부 등은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바 있다. 1년 시간표가 북한이 먼저 꺼낸 약속임을 밝힌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발언을 두고 미국이 단기적 비핵화 압박에서 한 발 물러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 방송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누구도 북한 비핵화 전망에 대해 몽상적(starry eyed)인 사람은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마스터 클래스(고급 강좌)를 해주며 누군가를 위해 문을 열어 놓는 법을 전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북한이 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지 못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맹렬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그(트럼프)가 문을 충분히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하자 미국이 강경 메시지를 퍼부었다. 특히 지난달 우리 외교안보 수뇌부들이 줄줄이 워싱턴으로 가 대북제재 완화 등을 요청한 뒤여서 한국 정부에도 대북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신경전 사이에 한국이 샌드위치처럼 낀 상황인 셈이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공화당)은 2일 미국의소리(VOA)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 정부가 한국의 제재 유예 요청을 몇 가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로서 바뀐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제재 완화는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가 실질적인 진전을 보였을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의 한국어(한글)본을 이날 공개했다. 북한 정부 및 노동당과 교신이나 거래할 경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사실상 남북한 정부를 동시 겨냥했다. 미 국무부가 대북제재 주의보를 우리말로 번역해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을 하려면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상당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새 친서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서신은 6·12 싱가포르 회담 공동성명의 후속 조치와 북-미 정상 간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참전용사 유해 봉환 직후 트위터를 통해 “좋은 서한에 감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황인찬 hic@donga.com·구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