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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은 1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20억 원을 기탁했다(사진). LS는 2012년 7억 원에 이어 지난해 10억 원, 올해 20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성금 규모를 늘려왔다. LS그룹은 앞서 15일에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하이즈엉 성 밍득A 초등학교에 ‘LS 드림스쿨’을 준공했다. LS 드림스쿨은 저개발국 가운데 교실이 부족하거나 노후화된 지역을 선정해 매년 신축 학교 건물을 지어주는 LS그룹의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왜 하필 내가 지원할 때 서류전형이 부활한 거냐’ ‘삼성 취업문이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 ‘전문성으로 평가한다는데 뭘 준비해야 하나’…. 삼성그룹이 20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시키며 채용제도를 개편하자 취업준비생들이 충격에 빠졌다. 16일 주요 대학 자유게시판과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 등에서는 삼성 채용에 관한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서류전형 때 계열사나 직무 관련 전문성을 보겠다는 부분에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렸다. 삼성그룹은 15일 “서류전형의 경우 직무 전문성과 인재상 중심으로 평가한다”며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등을, 인문계는 직무 관련 활동과 경험을 보겠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은 “대졸자에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교양 과목 수준에 불과한 한국 대학 교육과정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마치 신인드래프트에서 커리어를 보겠다는 말과 같다”고 했다. 서울 K대 졸업생인 윤모 씨(29)는 “대학도 성적순으로 가는 마당에 대학 입학할 때부터 자기 적성을 찾아서 그와 관련된 공부와 활동만 하다가 졸업하는 학생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했다.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대학 총장과 학장에게 ‘인재추천권’을 준 것에 대해서는 지방대가 크게 반기고 있다. 한 지방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방에 숨어 있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라며 “총장추천제가 다른 대기업으로도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삼성 채용제도 개편에 대해 취업 준비생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은 심한 취업난에 주눅이 든 청년층의 불안한 자화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교육 업체들은 이 불안감을 발 빠르게 활용하고 있다. 취업 학원과 이른바 ‘취업 코치’로 불리는 취업 과외 강사들은 ‘삼성 자기소개서, 이렇게 쓰면 합격한다’는 제목을 달아 검증되지 않은 요령들을 인터넷상에 올리고 있다. 직무적성검사(SSAT)에 역사 항목이 늘어난다는 소식에 한국사 자격증 학원에 대학생들이 몰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정진봉 서울지역대학교취업협의회 회장(경희대 취업진로지원처 팀장)은 “입사 경쟁의 과열로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상반기 공채부터 적용된다 하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선호 인턴기자 경희대 영미어학부 4학년}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에 생산, 판매,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갖추고 12억4000만 명 규모의 거대한 인도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인도 현지의 문화와 관습을 면밀히 파악해 인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고 현지 특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F5100’ 발광다이오드(LED) TV다. 이 제품은 파티와 음악, 영화를 함께 즐기기 좋아하는 인도 소비자들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제품이다. ‘커넥트 셰어 트랜스퍼(Connect Share Transfer)’ 기능으로 친구, 가족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USB 메모리 등을 연결하는 PC의 허브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PC 보급률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도 시장에서 더 유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인도 평판 TV 시장에서 30.8%(매출액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덥고 습한 인도 지역 생활환경에 특화한 가전제품들도 인도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얼음을 만들 수 있도록 자동 얼음 제조기가 달린 고급 양문형 냉장고와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10년간 품질을 보증해 주는 ‘탑 마운티드 냉장고’ 등이 인기다. 탑 마운티드 냉장고는 전력이 불안정한 일부 지역의 환경을 감안해 일정 시간 동안 정전이 되더라도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쿨팩 기능’을 제품에 넣었다. 인도 시장 전용 ‘이조식’ 세탁기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초벌 빨래를 하는 인도인들의 생활습관을 반영해 뚜껑을 이동식 빨래판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인도인들이 평소 세탁기를 보관하는 장소와 실제 사용하는 장소가 다른 점도 고려해 세탁기에 바퀴와 손잡이도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역시 인도 시장에서 2011년 말 이후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인도 휴대전화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적 신흥시장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의 강점이 인도 시장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갤럭시 S4’ ‘갤럭시 그랜드’ ‘갤럭시 스타’ 등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힌디어를 포함한 10여 종의 로컬 언어를 제공해 영어를 쓰지 않는 대다수의 인도 사용자도 자신들의 로컬 언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가정용 콘솔 게임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처럼 내놓은 신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모바일 게임을 콘솔 게임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들도 출시되고 있다. 과거 엄마 몰래 닌텐도 게임을 하며 자란 이른바 ‘닌텐도 키즈’가 성인이 돼 시장에서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용 패드를 15일 출시했다. 화면 터치만으로는 다소 아쉽고 부족하게 느껴졌던 모바일 게임을 게임 패드와 연결하면 어디서든 가정용 콘솔 게임처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삼성 게임 패드는 기기 내부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있어 스마트폰과 원터치로 연결된다. ‘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전용 게임을 모아놓은 모바일 콘솔 서비스로 연결돼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 가격은 8만5000원이다. 소니가 7년 만에 출시한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PS4)도 출시 한 달여 만에 판매량이 420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판매를 시작한 PS4는 첫날 1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며 당초 연말까지의 판매 목표였던 300만 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MS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콘솔게임 ‘X박스 원’도 연말을 기준으로 판매량이 300만 대를 넘어섰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계 게임업체들에 비디오 게임 시장을 개방한 것도 게임 업계에는 호재다. 2000년 젊은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막겠다며 게임 산업의 빗장을 걸어 잠갔던 중국 정부는 최근 14년 만에 외국계 기업이 중국 내에서 비디오 게임 콘솔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그룹이 15일 발표한 ‘신입사원 채용 제도 개편’의 핵심은 서류전형이 새로 생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누구나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서류전형을 통과해야만 SSAT를 볼 수 있다. 서류전형에 지원하려면 삼성이 이달 말 개설할 채용 사이트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삼성은 4월(상반기)과 10월(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공채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입사 지원서는 미리 내도 된다. 이 시기에만 입사 지원서를 받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연중 수시로 지원서를 받을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원서를 토대로 해당 지원자에게 SSAT 응시 자격을 줄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가령 이달 말 지원하는 사람 중 SSAT 응시가 가능한 이들에겐 ‘4월 공채에 SSAT를 보라’는 식의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말했다. ‘총장 추천’과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통해 선발된 지원자들은 별도의 서류전형 없이 SSAT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 신입사원 채용 관련 내용 중 꼭 알고 있어야 할 사항들을 문답 형태로 정리한다. Q. 서류전형은 어떻게 접수하며 어떤 항목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나. A. 서류전형을 위한 입사지원서는 삼성그룹 온라인 채용 사이트에서 수시로 접수한다. 입사지원서에는 기존 학점 및 영어점수 입력란 외에 세부 학업 내용 및 전문 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 과정과 성과, 가치관 등을 서술형으로 쓰는 에세이 항목이 추가된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은 “본인이 지원한 계열사 및 직무와 관련해 평상시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가 주요 평가 대상”이라며 “불필요한 자격증이나 해외 연수 경험 등 이른바 ‘스펙’이라 통칭되는 항목을 나열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공계는 직무 관련 전공 과목 성취도를 주로 평가하며, 마케팅이나 영업 등 전공 불문 직무의 경우 직무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 및 교외 경진대회 참가 기록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서류전형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사전면담(Pre-interview)도 이뤄진다. Q. 총장 추천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나. A. 전국 200여 개 4년제 대학의 총장에게 삼성에 입사할 인재를 추천받는 것이다. 총 5000여 명의 인재를 추천받을 예정인데 대학별, 전공별로 다른 인원이 적용될 것이다. 구체적인 인원은 현재까지 삼성 입사 실적, 사내 평판도, 전공자에 대한 수요 등을 통해 정해진다. 향후에는 총장 추천제를 통해 최종 입사한 신입사원 수와 이들의 업무 성과 등을 토대로 대학별, 전공별 인원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추천 방식은 대학에서 자율로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총장 추천을 받으면 서류전형을 거치지 않고 SSAT 시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SSAT에서 탈락하면 별도의 입사 기회나 혜택은 없다. Q. 찾아가는 열린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나. A. 이 제도는 우수한 인재를 삼성이 직접 찾아가서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전국 30개 정도 대학을 매년 수차례 방문해 인재를 발굴하게 된다. 방문 시기와 횟수는 학교 측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인데 학교마다 연간 3회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찾아가는 열린 채용은 대학을 방문한 임직원들이 학생들을 인터뷰한 뒤 SSAT 응시 기회를 부여할지를 결정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Q. SSAT는 어떻게 달라지나. A. 기존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영역에 ‘공간지각능력’ 영역이 추가된다. 문항도 전면 개편해 단순한 지식이나 암기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없애고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로 대체한다. 상식 영역에는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늘려 역사에 대한 이해를 지닌 인재가 선발되도록 추진한다. 삼성 측은 “어렸을 때부터 해 온 독서나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종합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라면 정상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Q. 지방대와 저소득층 출신에 대한 지원은 유지되나. A. 삼성은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선발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 중 지방대 출신을 35%, 저소득층 출신은 5% 채용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이 원칙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20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하고 대학총장추천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을 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서류전형 등을 통과해야만 SSAT에 응시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연간 20여만 명에 달했던 SSAT 응시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15일 △서류전형 부활 △대학총장에 대한 인재 추천권 부여(총장추천제) △찾아가는 열린 채용제도(열린 채용) 등의 내용을 담은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발표했다. 앞으로 삼성에 지원하려면 이달 말 개설 예정인 온라인 신입사원 채용사이트에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4월(상반기)과 10월(하반기) 공채 기간에만 지원서를 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연중 수시로 지원할 수 있다. 지원서를 낸 뒤 삼성 측으로부터 ‘SSAT에 응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서류전형이 통과된 것이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은 “출신학교, 자격증, 해외연수 같은 이른바 ‘스펙’ 항목을 나열해서는 서류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며 “자신이 일할 분야에 관심이 많고 준비가 잘돼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장추천제는 전국 4년제 대학에 각각 할당된 인원만큼 인재를 추천받아 SSAT 응시 자격을 주는 제도다. 매년 약 5000명이 총장 추천으로 서류전형을 면제받는다. 열린 채용은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30여 개 대학을 삼성 임·직원들이 방문해 인터뷰 등을 거쳐 지원자를 발굴하는 제도. 열린 채용으로 선발된 이들도 서류전형 없이 SSAT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 측은 “SSAT는 오직 시험 점수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총장추천제와 열린 채용 출신이라고 해서 더 유리하지 않다”며 “최종 합격자 중 총장추천제와 열린 채용 출신의 비중이 얼마나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지현 기자}

《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대한민국에서 새해 벽두부터 여성 은행장, 여성 검사장 등 여성 진출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었던 유리천장 깨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습니다. 본보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총 6부 34회에 걸친 장기 시리즈 ‘신 여성시대’ 기획을 통해 대한민국 일하는 여성들의 현주소를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보았습니다. 새해에도 바통을 이어받아 ‘여성 1호를 만나다’라는 간판으로 여풍(女風)의 현주소를 소개하려 합니다. 그동안 인사 소식으로만 짧게 접했던 사람들을 포함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여성 1호’들을 발굴해 심층 인터뷰한 뒤 매주 오피니언면 기획란을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이 시대를 열심히 살고 있는 생활인들의 이야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 1호를 만나다’ 첫 회 주인공은 삼성전자에서 여상 출신으로 최초로 상무가 된 양향자 씨(사진)입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삼성그룹 임원 승진 인사에서 유독 빛나는 이름이 있었다. 양향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리 출신으로 광주여상을 졸업해 삼성그룹 설립 이래 최초로 여상 출신 임원이 된 인물이다. 세간의 관심에도 나서기를 꺼렸던 양 상무가 14일 오후 대전 충남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상무는 이날 ‘삼성 드림클래스’ 겨울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만난 양 상무는 “강연 요청을 받고 이틀 밤을 지새우며 인생을 되돌아봤다”고 했다. 남들에겐 평범한 강연일지 몰라도 자신에겐 누구보다 절실했고, 그래서 치열하게 살았던 날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초대된 중학생들은 모두 지방 중소도시나 산골, 섬 등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 그는 30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더 고민했다고 했다. “제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제 고향은 전남 화순군 쌍봉리예요. 혹시 아세요?” 양 상무는 그렇게 산골소녀 시절의 향자로 돌아가 자신의 지나온 이야기를 꺼냈다.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리는 봉우리가 두 개인 산자락에 양씨와 정씨 200여 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누나, 아부지가 얼른 안방으로 건너오란다.” 남동생이 불렀다. 폐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는 평생을 안방 이부자리에 누워만 계셨다. “향자야, 이제 나는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어제보다 더 기력이 없었다. 퀭한 눈 때문에 별명이 ‘소 눈’이었던 아버지는 큰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동생들 잘 부탁한다.” 농사짓는 할아버지, 할머니, 광주 시내에서 장사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두 명의 오빠와 두 명의 남동생을 챙기는 건 어릴 적부터 나의 몫이었다. “아부지. 제가 알아서 할게.” 1982년 겨울 어느 날, 아버지와 했던 나의 첫 번째 약속이었다. 열다섯 살 때 일이다. 아버지를 떠올린 양 상무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따 무대 위에서 이러면 안 되는데…. 기자님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말 해본 적 있죠? 보통 사춘기 때는 선생님 잔소리 피하려고, 부모님한테 짜증이 날 때 하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이 말이 내 인생, 그리고 우리 가족을 책임지겠다는 무거운 약속이었어요.” 한때 대학교수가 돼 강단에 오르는 꿈을 꿨던 소녀 향자는 곧장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말없이 일주일 전 꼬박꼬박 눌러쓴 인문계고 입학 원서를 반으로 접어 서랍 깊숙한 곳에 넣었다. 다음 날 광주여상 입학원서를 새로 썼다. 특별할 것 없었던 여상 시절이 지나갔고 1985년 겨울 또 한 번의 갈림길에 섰다. 대학을 갈 것인가, 취업을 할 것인가. 사실 대학에 정말 가고 싶었다. 가서 제대로 영어도 공부하고 싶었고 그토록 되고 싶었던 교수라는 사람들도 직접 보고 싶었다. 현실은 취업뿐이었다.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겠다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다.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경기 기흥 삼성반도체통신(현 삼성전자) 메모리설계팀에 입사했다. 대졸 연구원들의 업무를 돕는 보조, 이른바 ‘시다바리’였다. 매일 오전 7시 출근해 복사 일부터 연구원이 던져주는 반도체 회로를 도면에 그려내는 단순 업무를 반복했다. 손은 주어진 대로 움직였지만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욕망했다. ‘회로를 왜 저렇게 그리는지 알아야겠다. 더 배워야겠다, 더 공부해야겠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이 반도체 업계 1위였다. 회사에는 일본 선진업체들이 일본어로 출판한 기술서적이 많았다. 기술을 알려면 일본어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세 말단 직원은 겁도 없이 사내(社內) 일본어 학습반에 들어갔다. “고졸인 네가 공부를 할 수 있겠느냐”는 강사의 비아냥거림과 대졸 연구원들의 텃세를 견뎌가며 매일 3시간씩 공부했다. 주말에도 기숙사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공부했다. 그리고 3개월 만에 가장 먼저 일본어 자격증을 땄다. ‘일본어를 기가 막히게 하는 여사원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연구원들이 번역이 필요한 일본 서적을 들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기술 자료를 밤새워 번역하다 보니 반도체 설계 업무에 대한 이해는 덤으로 따라왔다. 어느덧 반도체 설계 업무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 됐다. 1990년 결혼을 하고 첫아이를 임신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첫 임신부였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회사 관두지 않느냐’는 말도 수시로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 그리고 나 스스로와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내가 알아서 잘하자.’ 아이를 낳고 나니 바람은 더 커졌다. 부산 시댁에 맡겨놓고 한 달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훗날 부끄럽지 않을 엄마가 돼야 했다. 1993년 인사팀에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사내 기술대학 반도체공학과 입학원서였다. 여상을 졸업할 때 그토록 써보고 싶었던 대학 원서였다. “여사원은 사규상 뽑을 수 없다”는 인사팀 과장에게 ‘시험이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그렇게 들어간 대학이었기에 매일 오후 4시 퇴근 직후부터 오후 9시까지 수업을 들으면서도 피곤한 줄 몰랐다. 3년 뒤엔 함께 입학한 남자 직원들을 제치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입사 22년 만인 2007년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 수석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성균관대에서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도 땄다. 대학도 못 갈 줄 알았던 내가 석사라니…. 양 상무는 조직의 일부를 책임지는 수석 자리에 오른 후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을 본격적으로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후배들 사이 그의 별명은 ‘이모’. 든든한 이모처럼 후배들의 뒤를 지켜준다는 의미에서다. ‘열혈 부장’ 시절 그의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결혼하는 중국인 직원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휴가를 내고 비행기에 오른 것. “중국 사람이니 당연히 외동아들일 거 아녜요. 이왕 간 김에 돌아가신 직원 아버님을 대신해서 축사도 직접 읽었어요. 축사 준비하면서 덤으로 중국어 자격증도 땄으니 일석이조죠.” 그리고 부장 6년차이던 지난해 12월 5일, 아버지 30주기 제삿날이었던 그날 아침 그는 당시 상사였던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양 상무, 축하해.” 30년 전 아버지가 하늘의 별이 됐던 그날, 그는 삼성의 별이 됐다. 그는 삼성그룹 역사상 최초의 여상 출신 임원이다. 별을 달던 순간 아버지 얼굴부터 떠올랐다고 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약속을 지키려고 열심히 살았으니까, 그 세월을 보상받은 거겠죠?” 아버지가 당부했던 대로 양 상무는 두 동생도 자랑스럽게 잘 키워냈다. 막냇동생은 누나를 따라 입사해 삼성맨이 됐다. 가족은 양 상무가 ‘지키기 위해’ 애써 온 존재이자, 입사 후 28년간 그의 삶에서 필요한 순간 가장 먼저 손길을 내어 준 은인들이다. “승진하고 나서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드렸어요. 이미 양씨 문중에서 고향에 플래카드를 걸었더라고요. 열혈 시부모님 생각도 났어요. 아이 둘 대신 키워 주시느라 부산에서 결국 제 회사 옆인 수원으로 짐 싸들고 올라와 주셨거든요.” 떨리는 목소리로 무대에 올랐던 양 상무는 이날 강연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었다. “제가 여러분의 30년 후 미래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미리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의 30년 후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저는 여러분 모두 훌륭하게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2000명의 학생이 보내는 박수 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우자 양 상무 눈에서는 끝내 참았던 눈물이 또 한 번 터져 버렸다.▼ 양향자 상무가 걸어온 길 ▼―1967년 출생―1983년 인문계 진학 포기 후 광주여상 입학―1985년 대학 진학 포기 후 삼성반도체통신 입사―1990년 결혼 후 일과 가정일 병행―1991년 출산 전날까지 근무하고 첫딸 출산―1993년 메모리사업부 S램 설계팀 과장 승진―1995년 삼성전자기술대 반도체공학 학사 취득―2005년 한국디지털대 인문학 학사 취득―2007년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 부장 승진―2008년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 취득―2013년 입사 28년 만에 상무 승진대전=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저는 언제나 갈구하고 싸우고 그리고 스스로를 더욱 연구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창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SONY’라는 네 글자의 가치에 부응할 만한 제품을 만들 것입니다.”(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 CES 기조연설에서·사진) 일본 소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때 전자업계 최강자로 군림하다가 추락의 쓴맛을 본 소니는 최근 조직문화 개편과 함께 특유의 개성이 살아있는 제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달라졌다’는 평을 듣는다. CES 현장에서도 소니는 가장 눈에 띄는 업체 중 한 곳이었다. 전시장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목 좋은 곳’에 대형 부스를 차린 소니는 TV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엔화 약세 바람’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올해가 ‘소니 제국’ 부활의 원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개막식 당일인 7일(현지 시간) 히라이 사장은 “미국,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해 스마트폰 연간 판매대수를 현재의 두 배인 8000만 대까지 늘리겠다. 그리고 2년 이내 세계 3위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7위이지만 LG전자와 중국 화웨이, ZTE 등을 끌어내리고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서겠다는 의미다. 실제 소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시리즈로 지난해 2분기(4∼6월) 처음으로 자국 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1위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초고화질(UHD) TV 부문에서도 소니는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점유율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TV 1위 탈환을 위해 일찌감치 UHD TV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특히 소니픽쳐스 등 주요 콘텐츠 배급사를 갖고 있는 데다 UHD 방송장비 분야에서도 압도적 1위인 업체라 콘텐츠 확보에 유리한 입지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도 시장에서 ‘대박’을 쳤다. 앤드루 하우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CES 기조연설에서 “PS4가 지금까지 북미 등에서 420만 대 팔렸다”고 밝혔다. 출시 이후 하루에 8만 대 안팎씩 팔려나간 것으로 올해 3월까지 500만 대 이상 팔겠다던 목표를 이달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 관계자는 “히라이 사장이 지난해 경영설명회에서 핵심 사업 분야로 꼽은 모바일과 게임 분야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당분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가 정상을 탈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진)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냉장고, 세탁기 등 이미 경쟁력을 갖춘 상품에 더해 주방가전과 청소기 분야의 역량을 끌어올려 지난해 선언했던 대로 2015년까지 가전 분야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 분야는 프리미엄 키친가전 브랜드인 ‘LG스튜디오’를 통해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청소기도 주력 사업으로 키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제품들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터로 작동되는 청소기는 세탁기 사업 조직으로, 정수기 조직은 냉장고 사업 담당으로 각각 이관했다. 조 사장은 “이번 CES에서 LG스튜디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미국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네이트 버커스와 협업했듯이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ES에서 처음 공개한 ‘홈챗’(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가전제품과 대화하는 서비스)의 경우 연동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를 ‘라인’뿐 아니라 ‘카카오톡’, ‘왓츠앱’ 등으로 확대해 잠재 소비자층을 늘리기로 했다.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올해 ‘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가장 두드러진 TV 트렌드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75인치를 넘는 초대형 사이즈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곡면 초고화질(UHD) TV 중에서는 세계 최대 크기인 105인치 TV를 나란히 선보였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TCL 하이얼 등도 75인치 이상 거대 패널들을 전시했다. TV 사이즈의 변화는 TV 디자인에 ‘나비 효과’를 불러왔다. 이전까지 벽걸이형 또는 짧은 다리가 달린 디자인이 많았다면 초대형 TV가 보편화되면서 바닥에 세워두는 스탠드형 디자인이 대세가 됐다. 벽에 걸어놨을 때보다 바닥에 세워놨을 때 시각적으로 더 안정된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보편화된 UHD 화질도 TV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기존 풀HD보다 4배 이상 화질이 뛰어나다는 UHD는 인간의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이른바 ‘궁극의 화질’이다. 다만 음질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실제보다 화질이 나쁘게 인식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는 화질뿐 아니라 음질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주로 TV 하단 또는 뒷면에 달려있던 스피커를 앞면으로 꺼내온 것이 대표적이다. 베젤(TV 테두리)은 최소화하면서 스피커는 정방향으로 배치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스탠드형 디자인이 늘어나게 됐다. LG전자는 105인치 곡면 UHD TV 스탠드를 스피커로 채웠다. TV의 절반 크기에 이르는 대형 스탠드에는 스피커 7개와 우퍼 2개가 들어있어 홈시어터 수준의 7.2채널 음향을 제공한다. LG전자가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CES 부스에 마련한 ‘울트라 사운드 극장’은 CES 기간 내내 화제였다. 직접 TV 앞에 서보니 때마침 화면 속 호랑이가 울부짖는 소리가 마치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들려왔다. LG전자 관계자는 “곡면 TV는 시각뿐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TV 디스플레이가 휘어진 모양 그대로 스탠드를 디자인한 뒤 그 안에 스피커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소니도 이번 CES에서 새로 선보인 UHD TV에 화면 양옆으로 우퍼와 스피커를 노출시켰다. 그 덕분에 옆에서 보면 삼각형 모양이 되는 웨지(wedge)형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유지하고 있는 이젤 모양의 ‘타임리스 갤러리’ 디자인 역시 스탠드 부분 하단에 스피커가 달려 있다. 베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질긴 줄다리기는 올해 CES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중국 TCL은 지난해 9월 독일 가전전시회(IFA)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전자 타임리스 갤러리를 그대로 베낀 TV 제품을 선보였다. 하이얼 역시 LG전자 ‘손연재 에어컨’과 거의 동일한 디자인의 에어컨을 전시했다. 한국 업체들도 이제 더이상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8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베끼려는 자들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며 “디자인 특허를 더 포괄적으로 등록해 함부로 디자인을 변형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가전전시회(CES)에선 여러 ‘스타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조연설을 했다. 이들은 업계를 이끌어 가는 수장들답게 스마트카와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미래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미래의 모습은 CES 현장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아우디 자동차의 뇌에 전자업체의 기술을 통합해 장기적으로 자동차 기술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6일 오후 개막에 앞서 기조연설을 한 루퍼트 스테들러 아우디 회장의 말이다. IT와 자동차의 융합에 대해 강조한 스테들러 회장은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주행 시스템’ 등 스마트카 기술을 소개했다. 예컨대 교통 체증으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앞차와의 거리가 자동으로 조절돼 편리하다. 교차로에서는 자동차에 탑재된 컴퓨터가 주변에 다른 차량이 오고 있는지를 판단해 알려준다.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스마트카의 모습은 전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도요타, 기아자동차 등 9개 자동차 업체들이 역대 가장 넓은 전시장을 꾸리고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올해로 4회째 참석하는 기아차는 차 안에서 일정 확인과 음악 감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전방 차량 및 도로 인프라와 통신해 사고, 교통정보 등을 미리 알려주는가 하면 도로 상황과 운전자의 감정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스마트 라디오 기술도 공개했다. 벤츠는 운전자의 평소 이동 지역과 습관 등을 데이터로 구축한 뒤 이를 날씨, 요일과 조합해 운전자가 말하기 전에 원하는 서비스를 예측해 제공하는 기술도 이르면 내년 신차부터 적용한다. BMW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갤럭시 기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기차 ‘i3’의 문 잠금 장치와 온도 등을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웨어러블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크르자니크 CEO는 “인텔은 웨어러블 기기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과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피트니스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이어폰과 스마트 헤드셋 등을 선보였다. 그의 지적처럼 CES 2014에 출품된 웨어러블 제품들 중에서도 크게 혁신적인 제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CES를 운영하는 미국가전협회(CEA)는 올해 처음으로 웨어러블 제품들만 모아놓은 별도 전시장도 마련했지만 출품된 제품 대부분이 손목시계 타입의 스마트 워치로 간단한 메시지와 통화 수신 여부만 체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삼성과 소니 역시 세간의 기대와 달리 ‘갤럭시 기어’와 ‘스마트 워치2’의 차기작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이동 거리와 걸음 수, 차량 탑승 시간, 영화 감상 시간 등 하루 일과를 일기 형태로 기록해 주는 칩인 ‘코어’를 공개했다. ‘스마트밴드’에 부착하거나 목걸이처럼 매달면 된다. LG전자는 첫 웨어러블 제품으로 신체활동량을 측정해 주는 손목밴드 형태의 ‘라이프밴드터치’를 공개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 수신 정보를 확인하거나 스마트폰 속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 세계적 요리사들을 석달간 삼고초려… 주방 家電에 ‘셰프의 영혼’ 불어넣다 ▼삼성 ‘셰프 컬렉션’ 개발 뒷얘기세계적 레스토랑 평가 전문매체인 미슐랭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식당의 셰프인 미셸 트루아그로는 프랑스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요리사다. 역시 스리스타 셰프인 크리스토퍼 코스토프가 미국 내파밸리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외진 곳이지만 할리우드 배우 등 유명 인사들이 단골처럼 드나든다. 에리크 트로숑 셰프는 프랑스 최우수 기능장으로 명문 요리학교인 페랑디의 교수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이들 세 명의 요리사가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서 냉장고와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로 구성된 최고급 프리미엄 주방 가전라인인 ‘셰프 컬렉션’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이들과 협업해 가전제품에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하는 ‘클럽 드 셰프’ 프로젝트를 벌여왔다. 그 첫 결과물이 CES에서 데뷔한 것이다. 7일(현지 시간) CES 현장에서 만난 박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 전무는 “워낙 바쁘고 식당에 대한 애정이 강한 요리사들이라, 한자리에 모으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박 전무가 직접 3개월에 걸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들의 식당을 찾아다니며 삼고초려를 했다. 유럽의 명문 가전업체에 비해 역사가 짧고 이름이 낯선 아시아 업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였다. 박 전무는 이들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초대해 최신 가전기술과 디자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전무는 “아무리 좋은 기능의 제품을 내놓아도 그에 맞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가 없으면 결코 선진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며 “그동안 삼성전자 가전이 ‘머리(기능)’에 비해 ‘얼굴(브랜드)’이 약했다는 판단 끝에 유명 셰프들의 입을 빌려 제품의 우수성을 전달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셰프 컬렉션을 내놓기 위해 요리사들은 삼성전자 상품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들과 함께 여러 차례 워크숍을 열고 수년간 쌓아온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자신들의 ‘시크릿 노하우’를 전수한 셈이다. 셰프들의 아이디어들은 제품 곳곳에 녹아 있다. 냉장고 속에 마련한 ‘셰프 시크릿 존’은 생선과 육류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식재료로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시키는 공간이다. 셰프들은 “냉장고 내부에 플라스틱 대신 메탈 소재를 쓸 것”도 조언했다. 메탈 소재가 박테리아 예방에 좋고, 세척이 쉬우며 견고해, 고급 레스토랑 주방에서는 반드시 메탈 냉장고를 쓴다는 것. 이 밖에 식기세척기는 기존 방식이 접시 구석구석까지 제대로 닦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워터월’ 기술을 채용, 마치 폭포처럼 물이 위아래를 오가며 구석구석을 닦아 내도록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1∼6월) 중 미국과 국내 시장에 셰프 컬렉션을 선보이고 추후 이들 셰프들과 협업으로 추가 제품들도 낼 계획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윤부근 사장과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은 국내 TV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윤 사장은 2006년 이후 삼성전자 TV를 세계 1위에 올려놓은 승부사. 안 사장은 LG전자 TV 선행연구를 도맡아 차세대 TV를 연구해 온 전문가다. 국내 TV 업계 양대 수장인 이들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전전시회(CES) 개막에 앞서 각각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번 CES와 2014년을 장식할 자사의 차세대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두 회사의 업계 위상을 반영하듯 각 행사에는 입장 시작 1시간 전부터 1000여 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두 사장이 제시한 차세대 TV의 비전은 서로 달랐다. 윤 사장은 9월 베를린 가전전시회에 이어 올해도 초고화질(UHD) TV로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을 이어갔다. 올해는 ‘커브드’(곡면형) UHD가 핵심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무대에 가로 30m 크기의 초대형 커브드 스크린을 설치하고 무대 중앙과 양 옆에 105인치와 78인치의 커브드 UHD TV를 등장시켰다. 105인치 커브드 UHD TV는 이번 CES에 공개된 세계 최대 커브드 TV다. 리모콘을 이용해 원하는 대로 평면 또는 곡면으로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가변형 UHD TV도 선보였다. 윤 사장은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 아니라 정말 팔기 위해 만든 제품”이라며 연내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UHD 콘텐츠 부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들고 나온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삼성 무대에는 영화감독 마이클 베이가 깜짝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올 여름 개봉할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트랜스포머 4’의 편집본을 삼성 UHD TV로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안 사장은 미래형 TV로 ‘웹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 TV를 집중 소개했다. LG전자가 지난해 3월 HP로부터 인수한 웹 OS는 멀티태스킹 기능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보고 있던 TV 화면을 끄지 않고도 리모콘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이 TV OS 사업부를 없애고 모바일 쪽으로 주력함에 따라 LG전자로서는 웹 OS를 자체 플랫폼으로 안정화시킬 필요도 있는 상황이다. 안 사장은 “시중에 1억6000만 대의 스마트 TV가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스마트 TV를 어렵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웹 OS를 TV에 처음으로 적용해봤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도 무대에 깜짝 등장해 LG전자의 웹 OS 스마트 TV를 통한 콘텐츠 스트리밍 계획을 소개했다. 삼성이 UHD TV로 차세대 시장을 노린다면 LG는 지난해 초부터 유지해 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투자를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새로운 한 해의 전자·정보기술(IT) 산업 동향을 미리 들여다볼 소비자 가전전시회(CES)가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다. 10일까지 이어지는 CES 2014에는 150개국에서 3200여 개 전자업체가 참가해 TV와 가전제품, 모바일, 자동차 등 신제품 2만여 개를 선보인다. 이 기간에 CES를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관람객만 15만3000여 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C레벨’급 인원도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IFA)는 제품 판매가 목적이지만 CES는 기업들이 숨겨온 신기술을 공개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업들은 혁신 기술을 몽땅 라스베이거스로 들고 와 경쟁사들과 ‘눈치작전’ 끝에 깜짝 공개를 하곤 한다. CES의 가장 큰 묘미다. 매년 CES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차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CES의 대표주자로 나선다. 삼성전자는 2600m²(약 79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의 기록을 세운 만큼 이번 CES에서도 TV에 역량을 집중했다. 세계 최초 가변형 초고화질(UHD) TV를 내세운 삼성전자는 ‘커브드 UHD TV’ 시대를 여는 데 주력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가 UHD TV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폭넓은 제품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43m²(약 618평) 규모의 부스에서 700여 개 제품을 전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OS)인 ‘웹 OS’를 장착한 첫 번째 스마트TV다. 지난해 2월 스마트TV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미국 HP로부터 웹 OS를 인수한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웹 OS가 장착된 LG 스마트 TV의 특징은 연결과 전환, 탐색 등 스마트 TV의 주요 기능이 더 간편해진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올해 선보일 스마트 TV 라인업의 70%에 웹 OS를 장착할 것”이라고 했다.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라이프밴드 터치’도 눈에 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칼로리 소모량, 걸음 수, 거리 등을 체크해주고 스마트폰과도 연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에 대응하기 위한 기기라는 평이다.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도 주요 관전 포인트. 소니는 지난해 CES에서 UHD 화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최근 파나소닉과 함께 진행한 OLED TV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 바 있어, 올해 CES에서는 OLED가 아닌 UHD TV 기술에 역량을 집중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소니 부활’을 외치며 2012년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 사장의 기조연설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CES에는 아우디, BMW, 크라이슬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기아차, 마즈다,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9개 자동차 업체가 참가한다. 역대 최대다. 업계에서는 스마트카 시장을 두고 구글과 애플이 또 한번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아우디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시스템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며, 애플도 BMW, 혼다, GM 등과 스마트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가전협회(CEA)의 개리 샤피로 회장은 “모바일 기기와 자가용을 연동시키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CES 참가 자동차 업체도 늘고 있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앞으로 TV 화면을 원하는 만큼 구부려서 보는 시대가 열린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세계 최초로 가변(可變)형 초고화질(UHD) TV를 선보인다. 6일 CES 2014 개막에 앞서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85인치 제품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가변형 TV는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평면 TV의 곡률(휘어짐)을 조절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한 커브드(곡선형) TV가 화면이 휘어진 채 고정돼 있다면 가변형 TV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제품이다. 가변형 TV는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많은 전자업체가 개발을 시도해온 제품으로, CES 2014 출품 여부가 꾸준히 관심을 끌어왔다. 올해는 다음 달 소치 겨울올림픽에 이어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는 해라 TV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가변형 TV를 앞세워 일본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에서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는 일본 업체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에 있지만 TV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UHD TV에선 소니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세계 UHD TV 시장 점유율 1위는 소니(23.4%)였고 삼성전자는 10.1%로 4위에 그쳤다. 삼성이 선보이는 가변형 TV는 리모컨을 이용해 곡률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방의 크기나 TV를 함께 시청하는 인원수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패널을 구부리거나 완전 평면형으로 바꿀 수 있다. 콘텐츠 종류에 따라서도 평면이나 곡면 여부를 선택해도 된다. 예컨대 뉴스는 일반 평면 TV 화면으로 보고, 자연 다큐멘터리나 ‘반지와 제왕’ ‘아바타’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는 화면을 오목하게 구부려 보면 된다. 곡면 TV는 시청자의 눈에서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가 동일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특허청에 리모컨을 이용한 TV 곡률 조절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중국 등 후발 업체들이 쉽게 베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화면이 휘어질 때 생길 수 있는 화면 왜곡 현상을 방지하는 특허도 함께 등록했다. 삼성전자 가변형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아닌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OLED 패널은 화면 속 소자가 각각 빛을 내는 구조라 구부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덜 어렵지만 LED 패널은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 등 주요 부품까지 휘도록 만들어야 하므로 기술적으로 더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에서 세계 최초로 커브드 LED UHD TV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은 아직 시제품 단계로 일반에 판매할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양산하고 있는 85인치 패널을 이용했으므로 조만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3년 연간 기준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2006년부터 8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퇴근 후 불빛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집에 들어가는 건 누구에게나 싫은 일이다. 가끔은 집에 가면 어제 미처 못 한 빨래나 청소가 다 돼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이런 기대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과 TV, 스마트폰, 웨어러블(옷처럼 몸에 걸칠 수 있는) 기기를 통합 플랫폼으로 연동시키는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상반기 중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스마트한 삶, 그 이상의 가치(Smart living and beyond)’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공표하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도 가전제품과 직접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며 작동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홈챗’ 서비스의 출시를 예고했다. CES 2014를 기점으로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스마트가전 시장에서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집안 기기 관리하는 스마트홈 삼성 스마트홈은 생활가전과 스마트TV, 스마트폰·태블릿PC는 물론이고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기어’까지 통합플랫폼과 전용서버로 묶어 하나의 통합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다. 퇴근할 때 집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기어로 에어컨, 조명을 미리 켜놓을 수 있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리모컨에 대고 ‘굿나잇’이라고 말하면 TV와 에어컨은 꺼지고 조명도 서서히 어두워진다. 해외에 나가 있을 때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집안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홈 뷰’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 안의 디지털카메라나 가전제품에 내장된 카메라가 집 안 모습을 찍어 보내주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형 가전제품과 TV,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대상 품목과 기능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특히 삼성 스마트홈은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전자업체의 기기들도 연동시킬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 역시 CES 2014에서 처음 공개될 LG 홈챗 서비스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각 가전제품을 친구로 등록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홈챗에 접속해 영어 또는 한국어로 로봇청소기 ‘로보킹’에게 “청소는 언제 했어?”라고 물으면 “오늘 아침 10시부터 11시까지 지그재그 모드로 청소를 완료했어요”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 LG, TV라인업 통해 ‘화질 기술’ 강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CES에서 나란히 2014년형 초고화질(UHD) TV 라인업을 공개해 ‘화질은 LG’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105인치 커브드(곡면) UHD TV를 비롯해 98인치부터 49인치까지 다양한 크기의 UHD TV 라인업을 전시한다. 곡면 액정표시장치(LCD) TV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105인치 UHD TV는 영화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21 대 9 화면비율을 구현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LG디스플레이도 전시 기간에 부스를 차리고 LG전자에 납품한 105인치 곡면 UHD 패널을 비롯해 7가지 UHD 신규 모델을 선보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그룹이 2007년 이후 7년 만에 이건희 회장(사진)의 신년사 전문을 공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팀 수사를 받은 2008년부터 3년간 신년사를 내지 않다가 2011년부터 신년사 요약본만 공개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거나 안전사고를 낸 계열사에 대한 매서운 질책이 담긴 게 특징이다. 이 회장은 “열과 성을 다해 준 임직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격려한 직후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걸음인 사업도 있습니다. (중략)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실적이 좋지 못했던 건설, 금융 계열사를 향한 메시지다. 삼성전자 불산 누출 사고, 삼성엔지니어링 물탱크 폭발 사고 등 지난해 잇달아 발생한 사고들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한 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과거 신년사가 사회와 업계 전반을 향한 조언 위주로 구성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신년사에서 “창조와 혁신, 동반성장으로 새로운 10년을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에도 “기존 사업은 성장이 정체되고, 신사업은 생존의 주기가 빠르게 단축될 것”이라며 특유의 위기론을 설파했다. 지난해에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해 국민경제에 힘이 되자”,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지원하자”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신년사는 이 회장이 지난 1년간 강조했던 메시지 등을 모아 작성하는데 지난해 사고도 많았고 계열사 간 실적 차이도 커 강한 메시지가 나온 것 같다”며 “전문을 공개해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지만 삼성, LG 로고가 없는 업체들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외 IT 전시회장을 갔을 때 작지만 알뜰살뜰하게 부스를 차린 국내 업체들을 보면 더 반갑다. 꼭 큰 별만 반짝이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모뉴엘, 아이리버 등 탄탄한 기술력으로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국내 업체들은 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에서 기발한 신제품들을 선보인다. 대기업들이 손대지 않는 아기자기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지난해 매출 8351억 원을 올린 종합가전업체 모뉴엘은 CES에서 로봇청소기와 아트 컬래버레이션 올인원PC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다. 모뉴엘은 2007년 CES 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기조연설 도중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고 지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도 이 회사는 ‘CES 2014 혁신상’ 5개를 거머쥐었다. ‘능동형 스마트 로봇청소기’는 실내공간의 먼지 축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용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청소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자가 진단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장 및 부품 교체 시기 등 이상이 발생하면 알아서 애프터서비스(AS)를 요청하거나 관련 내용을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똑똑한’ 제품이다. ‘배블’은 청각장애인 엄마가 아기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아기 옆에 오뚝이 모양의 본체를 두면 아기의 울음소리와 옹알이 소리의 음역대를 분석해 엄마가 찬 손목시계에 진동으로 알려준다. 최근 세계 최소형 고음질 음원 재생 플레이어 ‘아스텔 앤 컨’의 성공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아이리버도 CES 혁신상을 받게 됐다. 아스텔 앤 컨은 CD보다 음을 500∼1000배 잘게 쪼개 원음에 가장 가깝게 재생되는 마스터링 퀄리티 사운드(MQS) 플레이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그룹은 2011년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어야 했다.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은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의 뷔페식당 출입을 막은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기 때문. 당시 공식 트위터 계정이 없어 삼성그룹의 트위터를 빌려 급한 불부터 끈 신라호텔은 1주일 뒤 부랴부랴 트위터 계정을 신설하고 거듭 사과했다. 크게 ‘데인’ 삼성그룹은 이후 전 계열사에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주요 SNS상에 계정을 만들고 소셜마케팅을 대폭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삼성전기 등 B2B 업체들도 공식 캐릭터를 만들고 페이스북에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벌였다. 계열사 가운데 소비자 접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대규모 소셜마케팅에 나섰다. 그 결과 삼성은 2013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팬’을 확보한 브랜드로 올라섰다. 미국 소셜미디어 랭킹업체 ‘스타카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삼성모바일)는 월트디즈니와 코카콜라, 구글 등을 제치고 지난해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스타카운트는 매년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 연예인 등의 소셜 미디어 순위를 조사해 발표한다. 스타카운트는 “삼성모바일은 2013년 한 해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SNS 세상에서 소비자 참여형 소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냈다”며 “그 결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각각 1400만 명의 친구와 400만 명의 팔로어를 새로 확보했고, 유튜브에서는 8600만 건 이상의 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삼성모바일에 이어 월트디즈니가 2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각각 3위에 올랐다. 이어 나이키, 구글, 코카콜라, MTV,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뒤를 이었다. 월트디즈니는 신작 ‘몬스터 대학’의 성공과 더불어 중국 웨이보와 페이스북에서 각각 100만 명과 200만 명의 신규 팬을 확보한 점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25주년을 맞아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꼽힌 점을 인정받았다. 삼성모바일은 이번에 선정된 10대 브랜드 가운데 유일한 전자 제조업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셜미디어를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나 전통적으로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소비자 생활용품업체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삼성모바일은 올 한 해 전 세계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고객들과 다양한 소통방식을 시도해왔다. 구매자가 직접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는 ‘브랜드 보이스’, 사전에 연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자가 직접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의 강점을 설명한 ‘소비자 보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방식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며 “소비자의 목소리로 제품을 직접 소개해 입소문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편 이번 순위에서 5위에 그친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한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의 등장을 진즉에 눈치 채지 못한 것이 최대 실수”라고 했다. 구글은 2004년 페이스북이 등장한 후에도 소셜미디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다가 2011년이 돼서야 SNS 채널인 ‘구글플러스’를 만들었는데 이 점이 자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책이라는 것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아우디 회장이 가전전시회(CES)에는 무슨 일일까?’ 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4’ 기조 연설자 명단을 보다 보니 눈에 띄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자동차업체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이었다. 슈타들러 회장은 올해로 47회를 맞는 CES에서 자동차산업의 혁신과 정보기술(IT)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설한다고 한다. 그동안 생활가전 중심이었던 CES가 올해를 계기로 ‘스마트 카’라는 새로운 혁신 분야로 발길을 넓힌다는 의미로 들렸다. 슈타들러 회장뿐 아니라 이번 CES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머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등 글로벌 IT업계를 주름잡는 거물들도 모두 모인다. 9일로 예정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생일 만찬과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때문에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 부회장은 당일 행사를 마친 직후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해 폐막식 직전에 현장을 둘러본다고 한다. 업계 최대 행사인 만큼 ‘본게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업체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국 국가대표급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치열한 신제품 공개전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1년 동안 몰래 개발해 숨겨왔던 비밀 병기들을 하나둘 꺼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은 부속품부터 대형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쓰기 편하고 다루기 쉬운 ‘스마트 디자인’을 적용한다. 삼성전자가 1일 공개한 조약돌 모양의 차세대 TV리모컨 ‘삼성 스마트 컨트롤’이 대표적이다. 1950년대에 처음 등장한 TV리모컨은 TV와 연결된 유선(有線) 형태였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선형, 액정표시장치(LCD) 장착형, 쿼티형, 터치형 등으로 무한 진화를 거듭해온 리모컨이 이제는 사람의 동작과 말까지 알아듣는 단계에 왔다. 스마트 컨트롤은 기존 직육면체 모양에서 벗어난 길쭉한 조약돌 모양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마트TV 고객들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많이 본다는 점에 착안해 동작인식 기술을 터치패드나 버튼과 결합시켰다. 리모컨을 쥔 채 손을 움직이면 화면 속 커서를 이동시킬 수 있다. 터치패드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면 책장을 넘기듯 화면을 바꿀 수 있다. 대화형 음성인식 기술을 갖춘 리모컨의 경우 입에 가까이 대고 말하면 더 쉽게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LG전자는 시간, 에너지, 공간을 줄여주는 ‘고효율성 신제품’들에 사활을 걸었다. 대용량 드럼세탁기는 ‘터보 워시’ 기능을 통해 세탁시간을 표준세탁 시간보다 20분 줄였다.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의류건조기 신제품 라인업도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기존 건조기에서는 버려지던 배기구의 열에너지를 재활용해 전력소비량을 줄여주는 게 특징이다. 2012년 ‘3도어 프렌치도어 냉장고’에 처음 도입해 인기를 얻은 수납공간 ‘매직스페이스’는 ‘4도어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양문형 냉장고’에도 새롭게 적용된다. 자주 꺼내 먹는 음료나 소스 등을 매직스페이스에 담아 두면 냉장고 문 전체를 열어야 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사각형태의 로봇청소기 ‘홈봇 스퀘어’도 미국에 처음 공개한다. 기존 원형 디자인보다 1.5cm 더 길어진 솔로 벽면 및 모서리 구석 청소 효율을 84%에서 94%로 높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9월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에서 주요 경쟁사 부스를 돌아보던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경영진은 독일 가전업체 밀레의 ‘빌트인(built-in)’ 코너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벽 속에 넣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만든 빌트인 커피메이커를 면밀히 관찰하던 윤부근 사장은 “유럽은 대체적으로 집의 면적이 좁다 보니 커피메이커까지 빌트인 제품으로 나온다”며 “앞으로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빌트인 산업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경기 침체로 성장 정체의 늪에 빠진 가전업계가 빌트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빌트인은 건설 및 가구업체 등과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한꺼번에 여러 제품을 납품하기 때문에 제품별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되살아나는 추세라 빌트인 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위주로 사업을 해 온 국내 가전업계도 B2B 빌트인 사업을 강화해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26일 HA사업본부 산하에 ‘키친패키지 사업담당’을 신설하고 빌트인 주방가전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키친패키지 사업담당은 최근 미국 시장에 론칭한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브랜드인 ‘LG 스튜디오(STUDIO)’의 운영을 맡게 된다. LG 스튜디오의 주요 제품은 빌트인 타입의 오븐레인지와 냉장고, 월 오븐, 식기세척기 등으로 주요 제품을 패키지로 구입하면 1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가 제품군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에서 LG 스튜디오 주요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삼성전자도 최근 유럽 주요 도시들에 잇달아 빌트인 전문 가전 매장을 내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9월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에 실제 주방처럼 꾸민 빌트인 매장을 입점시킨 데 이어 10월에는 프랑스 최대 가전 유통사인 다르티와 손잡고 빌트인 체험 매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가구 업체 비앤비이탈리아(B&B Italia), 아크리니아(Arclinea) 등과도 제휴하고 협업 중이다. 한국은 자주 이사를 다니는 전세 거주자가 많은 탓에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직까지 빌트인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최근 들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신규 입주 아파트 가운데 옵션으로 빌트인 가전을 제공하는 곳이 늘면서 국내 빌트인 시장 규모는 연간 70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주요 가전업체들은 최근 서울 강남 논현동 가구거리 등을 중심으로 전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도 기존 LG베스트샵 강남본점, 반포점에 이어 빌트인 전문 매장을 부산, 대구, 경기 수원시에 내고 내년 초엔 분당 서현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빌트인 제품을 들여온 밀레는 “냉장고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기본 제품뿐 아니라 커피메이커와 스팀오븐, 쿠커후드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