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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왕발’ 하형주 “부산에선 등산, 서울에선 걷기”

    ‘왕발’의 유도 스타 하형주(62)는 살면서 많은 것을 이뤘다. 22세이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5세에 대학교수가 됐다. 모교 동아대에서 4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작년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꼽은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도, 대학교수가 됐을 때도 아니다. 중학교 때 누나한테서 신발을 선물 받았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한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유독 발이 컸다. 현재 310mm짜리 신발을 신는 그는 어릴 때 맞는 신발이 없었다. 그래서 온 학교를 맨발로 다녔다. 친구들과 공을 찰 때도 맨발로 찼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 국제시장을 다녀온 열 살 위 큰 누나가 미군들이 신던 운동화를 사 왔다. 하형주는 “발에 맞는 신발을 태어나서 처음 신어봤다. 얼마나 좋던지 한동안 밥 먹을 때도 운동화를 안고 먹고, 잘 때도 안고 잤다”고 했다. 그는 원래 씨름 선수였다. ‘씨름의 고장’ 진주에서도 불과 6개월 만에 알아주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는 부산체고로 전학해 유도로 전향한다. “이왕 운동을 할 거면 올림픽 종목을 해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전국체전에는 레슬링 선수로도 출전했다. 중량급 체급에 나갈 선수가 없자 그가 대신 출전한 것이다. 경기 규칙 정도만 익힌 채 출전했는데 그레코로만과 자유형 두 종목에서 모두 우승했다. 동아대에 입학해서는 학교 뒤편 구덕산 편백나무를 훈련 파트너 삼아 하루 1000번씩 밭다리 후리기를 연마했다. 인근 사찰의 스님이 “덩치가 큰 어떤 학생이 나무를 못 살게 군다”는 민원을 대학 총장실에 넣기도 했다. LA 올림픽 금메달은 이 모든 과정이 잘 어우러진 결과다. 그는 씨름과 레슬링에서 배운 기술들을 골고루 써가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의환향한 그는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 입학 때부터 꿈이던 교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25세에 교수가 됐지만 배움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1990년대 중반 성균관대 박사 과정에 다시 입학해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했다. 동아대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서울 성균관대에선 학생으로 공부한 끝에 3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8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로 취임한 그는 “국가로부터 많은 은혜를 입었으니 언젠가는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 살 때 그는 등산으로 건강을 지켰다. 그는 “틈만 나면 산에 올랐다. 친구들도 함께 산을 올랐다가 내려온 뒤 막걸리도 한 잔씩 마시곤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직장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있는 올림픽공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었다. 그 덕분에 수시로 올림픽공원 이곳저곳을 걷는다. 그는 “올림픽공원은 세계적으로도 훌륭한 공원이다. 이곳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잘 관리한다면 세계적인 명품 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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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로 다니던 ‘왕발’ 하형주, 올림픽 金보다 더 기뻤던 순간은…[이헌재의 인생홈런]

    ‘왕발’이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도 스타 하형주(62)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이뤘다. 22살의 나이에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5살의 이른 나이에 대학교수가 됐다. 모교 동아대에서 4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난해부터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감사로 일하고 있다.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그의 꿈은 육사에 진학해 군인이 되는 것이었다. 운동 선수의 길로 접어들면서 포기해야 했던 꿈은 아들과 딸이 직업군인이 돼 대신 이뤘다. 특히 딸 하늘 씨는 육사를 졸업한 뒤 ‘한미연합사단’에서 만난 미 육군 장교 마일스 가브리엘슨 씨와 결혼했다. 역대 1호 한미 현역 장교 커플이었다. 하지만 그가 꼽은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올림픽 금메달도, 대학교수도 아니었다. 중학교 때 큰 누나에게서 신발 선물을 받았을 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그는 유독 발이 컸다. 현재 310mm짜리 신발을 신는 그는 대아중에 다닐 때부터 ‘왕발’로 유명했다. 당시 학생들은 실내에서 학생화를 신어야 했는데 문제는 그의 발에 맞는 신발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온 학교를 맨발로 다녔다. 운동화도 접어서 신어야 했기에 친구들과 공을 찰 때도 맨발로 찼다. 선도부도 그만은 예외로 봐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 국제시장을 다녀온 10살 위 큰 누나가 미군들이 신던 세무 운동화를 사 왔다. 하형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봤다. 얼마나 좋았던지 한동안 밥 먹을 때도 운동화를 안고 먹고, 잘 때도 안고 잤다”며 “큰 누나는 내게는 하늘과 같은 존재였다. 운동을 할 때도 메달에 대한 욕심보다는 올바른 정신과 가치관을 심어주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중학생 때까지 그는 발은 컸지만 빼빼 마른 체형이었다고 한다. 몸이 커지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말 씨름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진주상고에 진학해 씨름을 본격적으로 익히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진주는 예전부터 씨름으로 유명했는데 고 최욱진 장사(1960~2011년)가 그의 진주상고 동기였다. 그는 “동기들에 비해 늦게 씨름을 시작했지만 몇 개월 만에 다 이기게 됐다. 단 한 명 욱진이만 꺾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욱진이는 정말 뛰어난 장사였다”고 회상했다. 몇 달 뒤 그는 부산체고로 전학해 유도로 전향한다. “이왕 운동을 할 거라면 올림픽 종목을 해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씨름 기술을 결합한 유도로 그는 단숨에 유도계의 강자로 올라섰다. 2학년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하더니 3학년 때는 그를 상대할 선수가 없었다. 만약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았다면 그는 1984년이 아닌 1980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전국체전 레슬링 종목에 출전한 적도 있다. 당시 부산체고는 유도부와 레슬링부가 같이 운동을 했는데 레슬링 고중량 종목에 선수가 없다는 이유로 덩치가 큰 그가 대신 출전하게 된 것이다. 간단한 규칙을 익히고 출전한 전국체전 레슬링에서 그는 그레코로만과 자유형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큰 덩치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는 동아대에 다닐 때에도 있다. 함께 연습할 파트너를 찾기 힘들었던 그는 학교 뒤편 구덕산에 있는 편백나무를 연습 파트너로 삼았다. 하루 1000번 이상 편백나무를 상대로 밭다리 후리기 기술을 연마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 총장실로 항의 전화가 걸려 왔더란다. 인근 사찰의 스님이 “덩치가 산만한 어떤 학생이 나무를 못살게 군다”는 것이었다. 총장은 스님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하형주를 불러서는 오히려 용돈을 줬다. 그는 나중에 태릉선수촌에 들어와서도 나무에 대고 밭다리 후리기 연습을 이어갔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그가 금메달을 딴 것은 이 모든 과정이 모두 잘 어우러진 결과다. 특히 운동을 시작할 때 배웠던 씨름 기술이 결정적이었다. LA 올림픽에서 가장 큰 고비는 8강에서 만난 당시 세계 랭킹 1위 미하라 마사토(일본)과의 대결이었다. 하형주는 씨름에서 익힌 들어메치기 기술을 응용해 미하라를 매트 위에 내리 꽂았다. ‘한판’이 명백했지만 심판진은 ‘절반’을 선언했다. 그러자 하형주는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다시 한 번 들어메치기를 성공시켰다. 또 다시 절반 판정을 받았지만 승리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그를 향한 유혹은 엄청났다. LA 올림픽 선수단 기수를 맡았을 정도로 대표팀의 얼굴이었던 그가 금메달까지 땄으니 그를 데려가려는 실업팀도 많았고, 광고를 찍자는 회사도 많았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대학원 진학이었다. 그는 “동아대에 입학한 순간부터 막연히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유혹이 있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금메달리스트인 그가 1984년 대학원 조교로 들어가서 받은 첫 월급 명세서엔 13만 5000원이 찍혀 있었다. 그렇게 준비한 끝에 그는 25살의 어린 나이에 ‘교수님’이 됐다. 교수의 꿈은 이뤘지만 그에게 여전히 배움이 고팠다. 막상 강단에 섰지만 학생들에게 가르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유도라면 자신 있었지만 이론이나 다른 종목을 가르치기엔 역량이 부족했다.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면서 월급을 받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90년대에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입학해 스포츠심리학을 다시 배웠다. 부산 동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서울 성균관대에 와서서 학생으로 공부를 하는 나날이 계속됐다. 3년 반 만에 박사 학위를 딴 그는 “당시 3시간을 가르치려면 사흘 밤낮을 준비해야 했다”며 “오랜 시간을 들여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는 3시간 수업 정도는 가볍게 할 정도가 됐다”며 웃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한국 체육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언젠가는 한국 체육을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선수 시절 경험을 살려 진천선수촌장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다 기회가 닿아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로 일하게 됐다. 그는 “온 국민이 체육을 즐기면서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태어난 조직인 만큼 서울 올림픽 정신에 부합되는 정책들을 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살 때 그는 가벼운 등산으로 건강을 지켰다. 부산에는 구덕산을 비롯해 금정산 등 그리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산들이 많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 편백나무와 씨름을 하던 구덕산 바로 아래 집이 있었다”며 “틈만 나면 산을 올랐다. 친구들도 주변에 많이 있어서 함께 산을 올랐다가 하산한 뒤 막걸리도 한 잔씩 마시곤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직장이 있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었다. 덕분에 수시로 올림픽공원 이곳저곳을 걷고 또 걷는다. 점심 식사 후 20~30분 산책도 하고, 아침 저녁으로 혼자 걷기도 한다. 그는 “올림픽공원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보기 힘든 훌륭한 공원”이라며 “이곳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흥미로운 국제 대회까지 개최한다면 더 세계적인 명품 공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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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골프 황제’… 마스터스 3R 82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가 마스터스 역대 최다인 24회 연속 컷통과 기록을 세운 지 하루 만에 자신의 메이저대회 역대 최악 스코어로 무너졌다. 우즈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10오버파 82타를 쳤다. 티샷, 아이언샷, 퍼트 모두 난조를 보인 우즈는 버디 2개를 잡는 동안 더블보기 2개와 보기 8개를 쏟아냈다. 우즈는 전반 9개 홀에서만 42타를 쳤는데 이는 자신의 역대 마스터스 9개 홀 최악의 기록이었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한 우즈가 18홀에서 80대 타수를 적어 낸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메이저대회만 따지면 2002년 디오픈 3라운드 81타, 2015년 US오픈 1라운드 80타에 이어 세 번째다. 모든 대회를 포함한 역대 최악 스코어는 2015년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남긴 85타다. 우즈는 2021년 교통사고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이 발목을 잡았다. 악천후로 인해 1라운드에서 13개 홀밖에 마치지 못한 우즈는 13일에 1라운드 잔여 홀을 합쳐 23개 홀을 돌아야 했다. 우즈는 3라운드를 마친 후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았다. 원하는 곳으로 샷을 보내지 못했고, 쉬운 퍼트도 여러 번 놓쳤다”고 말했다. 2라운드를 공동 22위로 마쳤던 우즈는 3라운드 후 공동 52위로 밀려났다. 우즈는 “내 팀과 함께 마지막 라운드를 준비하겠다”며 대회 완주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부상 후유증으로 3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중간 합계 7언더파 209타 단독 선두로 15일 최종라운드를 맞는다. 2022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그는 생애 두 번째 그린재킷에 도전한다. 안병훈은 공동 9위(1언더파 215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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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 465-466호 연타석 아치… 이승엽 홈런기록 1개 차 맹추격

    SSG 중심 타자 최정이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갖고 있는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최정은 14일 KT와의 수원 방문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7회와 9회 연타석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466호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2개의 홈런만 더하면 이 감독을 넘어선다. 시즌 7, 8호포를 기록한 최정은 로하스(KT)와 한유섬(SSG·이상 7개)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가 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홈런 타자인 최정은 개막전이던 지난달 23일 롯데전 홈런을 시작으로 홈런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 시즌 출전한 18경기에서 8개 홈런으로 경기당 0.44개를 기록 중이다.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 좌익수 뜬공, 삼진으로 물러났던 최정은 4-1로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 박시영의 3구째 슬라이더(시속 129km)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으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한 방이었다. 최정은 6-1로 앞선 9회초 1사 1루에서는 조이현의 한가운데 슬라이더(시속 130km)를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비거리는 130m. SSG는 최정의 연타석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KT를 8-1로 꺾고 2연승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부터 “어차피 최정이 내가 가진 모든 기록을 깰 것”이라고 말해 왔다. 지난해 이 감독의 통산 최다 득점(1355개)을 넘어선 최정은 이날 현재 1383득점을 기록 중이다. 개인 통산 27번째 연타석 홈런을 날린 최정은 이 감독이 보유한 통산 최다 연타석 홈런 기록(28개)에도 1개 차로 다가섰다. 경기 후 최정은 “통산 최다 홈런을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홈런이 아닌 안타를 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생각보다 빨리 목표에 다가서니 긴장감이 다소 있다. 냉철한 마음으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해 기록 달성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선 4차례의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 1홀드만 기록했던 SSG 선발 투수 오원석은 5와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두 KIA는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를 5-2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KIA는 2-2 동점이던 7회초 2사 1루에서 이우성의 중월 2루타 때 결승점을 뽑았다. 소크라테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난 KIA는 9회초 김호령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하위 롯데는 이날도 키움에 5-7로 무릎을 꿇으며 최근 6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2-7로 끌려가던 롯데는 8회 2점을 따라붙었고, 9회에도 최항의 2루타로 1점을 뽑았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 손호영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객사하면서 최근 6연패의 늪에 빠졌다. 키움은 4연승. 삼성은 대구 안방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앞세워 NC를 12-5로 대파했고,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를 9-5로 꺾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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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비 전문? 방망이도 화끈…LG ‘복덩이’ 구본혁, 라이벌 두산 격파 선봉[어제의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는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충격적인 3연패를 당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의 대결은 그래서 더욱 중요했다. 하루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 LG를 연패의 늪에서 구해낸 것 ‘수비 전문’ 내야수로 알려진 구본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구본혁은 방망이로 끝내 주는 남자가 됐다. LG는 경기 초반 두산 선발 곽빈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0-1로 뒤졌다. LG는 7회초 1사후 문보경의 우전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박동원이 곽빈에게 삼진을 당하며 찬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왼손 타자 문성주 타석 때 두산 벤치는 투구 수가 108개에 이른 곽빈을 내리고 왼손 투수 이병헌을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렇지만 두산 벤치의 결정은 결과적으로는 LG에는 좋은 기회가 됐다. 문성주는 이병헌의 초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적시타를 때렸고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이번엔 LG 벤치가 승부수를 띄웠다. 왼손 타자 신민재 타석 때 오른손 타자 구본혁을 대타로 기용한 것. 구본혁은 벤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구본혁은 이병헌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소중한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본혁은 수비만 잘하는 선수였다. 입단 첫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3년 연속 1할 대 타율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무에 입대한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36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상무에서 3할에 육박하는 0.295를 쳤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다시 LG에 와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대타로 출전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NC전에서는 연장 11회 1사 2,3루 기회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렸고, 6일 KT전에서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까지 터뜨렸다. 그리고 이날도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작렬시켰다. 올 시즌 LG가 거둔 9승 가운데 3승이 구본혁의 결승타로 만들어졌다. 구본혁은 경기 후 “수비가 좋아서 경기 후반 주로 대수비로 출장했는데 요즘은 대타도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매일 (선발로) 나가도 잘 쳐야죠”라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구본혁은 이날까지 타율 0.450(20타수 9안타)에 1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700, OPS는 무려 1.126에 이른다. LG 선발 투수 켈리는 7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 불펜진 역시 한 점차 승리를 잘 지켜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두산 3~5번 타순을 상대로 삼진 2개를 포함해 퍼펙트 피칭을 하며 시즌 2세이브 째를 따냈다. KIA는 대전 원정경기에서 한화를 8-4로 꺾고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KIA는 0-1로 뒤지던 2회 최형우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뒤 3회 김도영의 좌중월 솔로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4회에는 공격형 포수로 거듭난 한준수가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김도영은 3-2로 쫓긴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준수 역시 3타점 경기를 했다. 대구에서는 2위 NC가 5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8-3으로 물리쳤다. NC 외국인 선발 대니얼 카스타노가 6이닝 2실점으로 3승째를 수확한 가운데 중심 타자 박건우가 1회와 5회 홈런을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키움은 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헤이수스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돌아온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9-4로 완파하고 3위로 뛰어올랐다. 헤이수스는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내주는 동안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이용규는 올해 첫 1군 출장에서 3타수 3안타 1볼넷 1몸에맞는볼로 5번이나 출루했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롯데는 최근 4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KT는 수원 안방에서 SSG 랜더스를 8-3으로 물리쳤다. SSG 최정은 1회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로 통산 464번째 홈런을 때렸으나 팀 승리로 빛이 바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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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충돌한 황대헌… 11위 마쳐 국가대표 ‘탈락’

    잇단 반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황대헌(강원도청)이 다음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황대헌은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1000m 준준결선 2조에서 1분26초217의 기록으로 4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랭킹포인트 추가에 실패한 황대헌은 11위로 선발전을 마쳤다. 국가대표 명단에 포함되려면 8위 안에 들어야 한다. 황대헌은 이날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추월을 시도하다 서이라(화성시청)와 가볍게 부딪친 뒤 뒤로 밀려났다. 황대헌은 골인 후 두 손을 들며 ‘상대 선수에게 밀렸다’고 항의했지만 주심은 ‘정상적인 플레이였다’며 모든 선수의 기록을 그대로 인정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로 활약했던 황대헌은 이번 시즌 반칙이 유독 잦아 구설에 올랐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과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서울시청)에게 반칙을 3차례나 범했다. 이어 1차 선발전 1000m 예선에서는 박노원(화성시청)에게 반칙을 범해 실격당했고, 2차 선발전 500m 결선에서도 박장혁(스포츠토토)을 제치려 인코스를 파고들다가 반칙 판정을 받았다. 황대헌에게 페널티가 선언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2023∼2024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고도 황대헌의 반칙 때문에 대표팀 자동 선발 기회를 놓쳤던 박지원은 이날 남자 1000m 결선 파이널 B에서 1위를 차지했다. 랭킹포인트 3점을 추가한 박지원은 1, 2차 선발전에서 총 92점을 받아 남자부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차지했다. 박지원은 “어려운 길이었지만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직 선발전에만 집중했다”며 “오늘로 선발전이 끝났으니 그간 쌓였던 일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대헌이 사과하면 받아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문제도 앞으로 충분하게 생각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여자부에서는 최민정(성남시청)이 1000m 결선 1위로 심석희(서울시청)를 제치고 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월드컵 랭킹 1위 김길리가 세계선수권 1500m 금메달로 자동 선발된 가운데 김길리, 최민정, 심석희가 다음 시즌 여자부 개인전 우선 출전 자격을 얻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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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검찰 “통역이 220억 인출… 오타니는 이번 사건 피해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빼돌린 돈이 1600만 달러(약 220억 원)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ESPN 등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450만 달러(약 62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매체 MLB.com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연방검찰이 미즈하라를 은행 사기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이다. 미즈하라는 조만간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도박에 빠진 미즈하라는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은행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e메일 주소로 바꾸거나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이는 방식으로 계좌에 접근했다. 미즈하라의 이 기간 베팅 건수는 총 1만9000건으로 하루 평균 약 25건에 달한다. 미즈하라와 연락이 닿지 않자 오타니의 주거지를 찾은 도박업자가 “오타니가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당신이 연락을 받지 않으니 오타니에게 어떻게 연락할 수 있을지 물어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오타니가 자기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의 돈이 도박업자에게 넘어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오타니는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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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첫 출전 3총사, ‘女양궁 단체전 10연패’ 정조준

    ‘샛별’ 임시현(21·한국체대)이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를 이끈다. 임시현은 11일 경북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끝난 양궁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 배점 합계 17.6점으로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에 단체전이 처음 생긴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직전 2021년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여자 양궁 ‘신궁’ 계보를 잇는 선수로 떠올랐다. 고교 시절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임시현은 한국체대에 입학한 뒤 ‘원조 신궁’ 김진호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임시현은 지난해부터 한국 여자 양궁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국제무대 데뷔전이던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월드컵 2차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이어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도 개인전 1위를 했다. 임시현은 세 차례에 걸친 국가대표 선발전과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1위로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에 출전하는 임시현은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한다. 임시현과 함께 ‘무명(無名)’이던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이 여자 양궁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올림픽뿐 아니라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 적이 없던 전훈영은 2위(배점 합계 12)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남수현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3위(배점 10)로 올림픽 멤버 막차 티켓을 얻었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로 뽑히는 게 더 어렵다’는 말처럼 이번 여자 대표팀엔 직전 도쿄 올림픽 멤버 3명이 모두 탈락했다. 한국 양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관왕에 올랐던 안산도 탈락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3명 중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많은 임시현은 “오늘부터 단체전을 겨냥해 호흡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뽑은 만큼 열심히 한다면 올림픽 10연패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기보배 광주여대 교수는 “우리 선수들은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치기 때문에 한 발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10연패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서로 믿고 소통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해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최근 두 번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김우진은 “세 번째인 파리 올림픽에선 개인전 금메달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자 양궁 대표팀 맏형 오진혁(41·현대제철)은 8위로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관왕이자 2021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은 “국가대표 선수로 활을 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 마지막 화살로 10점이 아닌 9점을 쏴 아쉽다”고 했다. 홍승진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 등 이뤄야 할 게 많다”며 “잘 준비해서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따내겠다”고 말했다. 예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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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 2경기 연속 멀티히트… “불운 날렸다”

    MLB.com은 10일 경기에 앞서 ‘스탯캐스트 지표로 본 주목해야 할 선수 10명’을 선정하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를 포함했다. “지금까지 이정후는 불운했지만 곧 행운이 따를 것”이라는 게 요지였다.전날까지 이정후는 타율 0.238(42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 출루율 0.306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이 매체는 ‘클래식 기록’과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이 매체는 “이정후의 강한 타구 비율은 54.1%, 타구 속도는 93.4마일(시속 150km))이나 된다. 반면 헛스윙 비율은 8.8%에 불과하다”며 “(눈에 보이는 기록과 달리) 타석에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이 기사가 게재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정후는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터뜨리며 불운을 날려버렸다. 이정후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과의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때렸다. 3경기 연속 무안타 이후 최근 3경기에서 5개의 안타를 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55(47타수 12안타)로 끌어 올렸다.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범타에 그쳤던 이정후는 1-3으로 뒤진 5회말 바뀐 왼손 투수 로버트 가르시아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뻗어가는 안타를 쳤다. 이정후가 왼손 투수에게 뽑아낸 시즌 4번째 안타다.이정후는 3-5로 뒤진 9회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워싱턴 오른손 강속구 투수 카일 피네건의 높은 속구(시속 156㎞)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윌머 플로레스의 안타와 호르헤 솔레르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마이클 콘포토의 투수 앞 땅볼 때 이정후가 홈에서 포스아웃됐고, 후속 맷 채프먼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2연패를 당한 샌프란시스코는 4승 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처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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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네일에게서 페디의 향기가…김도영 쐐기포, KIA 선두 복귀[어제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에게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향기가 난다. 네일이 타자 앞에서 춤추는 듯한 스위퍼를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LG 강타선을 잠재웠다. 네일은 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팀의 7-2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한 KIA는 사흘 만에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네일은 이날까지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세 번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3연승을 거뒀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광주 롯데전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고, 두 번째 등판이던 3일 수원 KT전에서는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2승째를 거뒀다. 이날마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네일은 3연승과 함께 평균자책점을 0.47까지 떨어뜨렸다. 3경기에서 잡아낸 삼진만 무려 23개다. 네일의 이 같은 투구는 지난해 KBO리그를 제패했던 페디를 연상케 한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페디는 현란한 스위퍼를 주무기로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페디는 이 같은 활약을 발판삼아 올해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네일은 이날 최고 시속 150km의 투심패스트볼과 스위퍼 조합으로 LG 타선을 막아냈다. 첫 실점 위기였던 4회 무사 1, 2루에서 문보경을 상대한 페디는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가는 스위퍼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됐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도 후속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낸 구종 역시 스위퍼였다. 네일은 6회초에는 박해민의 기습번트 때 1루로 악송구를 하며 2루를 허용했다. 박해민은 곧바로 3루 도루까지 성공해 1사 3루 위기가 됐다. 네일은 이때도 김현수를 상대로 스위퍼로 2루 땅볼을 유도했고, 전진 수비를 펼친 2루수 김선빈이 정확한 홈송구로 3루 주자 박해민을 잡아냈다. LG 선발 손주영의 호투에 막혀 5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하던 KIA 타선도 6회부터 네일에게 힘을 보탰다. KIA가 6회말 LG 두 번째 투수 이지강을 상대로 1사 만루를 만들자 LG는 박명근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대타 고종욱이 친 타구는 짧은 좌익수 플라이로 보였다. 하지만 LG 유격수 오지환이 후진하며 이를 잡으려다 떨어뜨린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기록상 안타였지만 LG로서는 아쉬운 플레이였다. KIA는 곧바로 서건창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여기서 김도영이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치면서 승부의 추는 단숨에 KIA쪽으로 기울었다. 7회에는 최원준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8회와 9회에 상대 실책으로 1점씩 뽑았으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두산은 잠실 경기에서 김재환의 3점 홈런을 앞세워 한화에 5-3으로 역전승했다. 김재환은 2-3으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에서 한화 4번째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10홈런에 그쳤던 김재환은 벌써 4호 홈런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연승 행진과 함께 단독 선두에도 올랐던 한화는 최근 4연패를 당하며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SSG는 인천 홈경기에서 키움의 연승 행진을 ‘7’에서 저지했다. SSG는 4-5로 뒤진 7회말 박성한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8회말 2사 1,2루에서는 최지훈의 땅볼을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2루에 악송구하는 사이 6-5로 역전했고, 곧바로 박성한의 적시타와 최정의 2루타가 이어지며 8-5로 승리했다. 창원에서는 KT가 전날까지 1위였던 NC를 6-1로 꺾었고, 삼성은 롯데를 8-1로 제압했다. KBO리그 최단신 선수인 김지찬은 0-1로 뒤지던 6회 1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서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KBO리그 1호 대타 홈런이자 자신의 통산 1호 대타 홈런이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5개 구장에는 6만4877명의 관중이 입장해 개막 7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101만 2624명)했다. 이는 65경기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2012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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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 빅리그 첫 2루타 등 멀티히트… 수비도 ‘깜짝’

    이정후(샌프란시스코·사진)가 시즌 첫 2루타와 함께 세 번째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이정후는 9일 워싱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0.205였던 시즌 타율은 0.238(42타수 10안타)로 올랐다. 이정후는 1회부터 상대 선발 투수 트레버 윌리엄스의 5구째 체인지업(시속 130km)을 밀어 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1사 후에는 러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2루타 때 3루에 안착한 뒤 좌익수 제시 윙커의 송구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았다. 이정후는 1-3으로 뒤진 3회에도 윌리엄스의 바깥쪽 패스트볼(시속 143km)을 공략해 좌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직선 타구를 날렸다. 윙커가 몸을 던졌지만 공은 글러브 앞에 떨어졌고 이정후는 2루까지 내달렸다. 이정후의 MLB 첫 2루타였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홈런을 쳤다. 5회 볼넷으로 걸어 나간 이정후는 1일 샌디에이고전(2타수 무안타 3볼넷)에 이어 시즌 두 번째 3출루 경기를 했다. 수비에서 이정후는 강한 어깨를 뽐냈다. 이정후는 8회초 1사 1루에서 트레이 립스컴의 중전 안타 때 정확한 송구로 1루 주자 일데마로 바르가스를 3루에서 잡아냈다. MLB 데뷔 첫 보살이었다. 이정후의 공수에 걸친 활약에도 샌프란시스코는 1-8로 패했다. LA 다저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5경기 연속 멀티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오타니는 미네소타 방문경기에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1개(시즌 3호)와 2루타 2개로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3-2로 앞선 7회초 상대 오른손 불펜 투수 제이 잭슨을 상대로 좌월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절도 혐의로 해고된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부재 속에 시즌을 치르고 있는 오타니는 “동료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아내가 함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345(55타수 19안타)로 올랐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시즌 첫 3루타를 때렸다. 앞선 12경기에서 모두 5번 타자로 출전하다 이날 처음 6번으로 내려온 김하성은 2-8로 뒤진 6회말 2타점 3루타를 치면서 추격의 물꼬를 텄다. 6회초까지 0-8로 뒤지던 샌디에이고는 6회말 7점, 8회말 2점을 뽑으며 9-8로 역전승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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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르다, 16년만에 LPGA 4개 대회 연속 우승 ‘V12’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4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 코르다는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섀도 크리크(파72)에서 열린 T-모바일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3개 홀을 남기고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에게 4홀을 앞서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우승 상금으로 30만 달러(약 4억 원)를 받은 코르다는 통산 상금(1016만1489달러·약 138억 원) 1000만 달러를 넘겼다. 이번 대회는 1∼3라운드를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한 뒤 상위 8명이 주말 동안 매치플레이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4강에서 한국의 안나린을 꺾고 결승에 오른 코르다는 전반 9개 홀에서 세 홀 차로 앞서며 기선을 잡았다. 후반에도 페이스를 유지한 코르다는 15번홀(파4)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코르다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포드 챔피언십에 이어 자신이 출전한 최근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16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18일부터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도 코르다가 우승하면 LPGA투어 역대 최다 타이인 5연속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낸시 로페즈(미국)가 LPGA투어 데뷔 시즌이었던 1978년 첫 기록을 남겼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4, 2005년에 걸쳐 타이기록을 세웠다. 코르다가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우승 후 아시아 지역 3개 대회를 건너뛴 것처럼 로페즈와 소렌스탐도 중간에 출전하지 않은 대회가 있다. 대회를 한 번도 건너뛰지 않은 경우에는 4회 연속 우승이 최다 기록이다. 코르다가 셰브론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면 이 부문에서도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다. 미키 라이트(미국)가 1962년과 1963년 두 차례 걸쳐 4연승을 거둔 다음 1969년 캐시 휘트워스(미국)가 뒤를 이었다. 이로부터 32년이 지난 2001년 소렌스탐이 기록을 남겼다. 2008년 오초아가 이 기록 마지막 주인공이 됐다. LPGA투어 통산 12번째 우승을 한 코르다는 “전설적인 선수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돼 영광이다.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팀원들과 함께 햄버거 가게에 가서 탄수화물로 배를 채우며 축하 파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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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LG 신바람’ 주역 류지현 “동안 비결? 소식과 휴식”

    류지현 전 LG 감독(53)은 원조 ‘신바람 LG’의 주역이다. 프로 데뷔 해이던 1994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2004년 은퇴할 때까지 LG 유니폼만 입었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코치 생활도 LG에서만 했다. 2021, 2022년에는 LG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충암고를 졸업한 1990년 OB 베어스(두산의 전신)가 좋은 조건을 내세워 그에게 입단을 제안했지만 그는 한양대 진학을 선택했다. 이유는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한양대 졸업 후 그는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고, 그해 타율 0.305, 15홈런, 51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류 전 감독은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대화 선배님이 홈런을 치는 걸 본 뒤 ‘언젠가는 나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태극마크의 꿈을 금방 이뤘다. 고교 1학년부터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혔고, 고3 때는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그는 여전히 ‘국가대표’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코치로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참가해 세 번 모두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류 전 감독은 “태극마크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꿈이 이뤄지고 있으니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LG 유니폼을 입고 있진 않지만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바쁘게 살아간다. 지난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위원을 맡아 틈날 때마다 지방을 돌며 유망주들을 지도한다. 올해부터는 KBO 전력강화위원도 맡았다. 또 지난해부터는 KBSN의 야구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느덧 50대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동안(童顔)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선수 시절부터 소식(小食)을 했다. 항상 적당한 양을 먹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50세가 넘어서야 커피를 처음 마셨다고 한다. 카페인 성분이 운동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커피를 처음 입에 댄 계기 역시 승부와 관련이 있다. 그는 “LG 감독 시절 손님이 커피를 들고 와 무슨 맛인지도 모른 채 마셨다. 그런데 그날부터 팀이 연승을 했다. 이후 커피를 배워 요즘도 가끔 마시고 있다”고 했다. 야구에만 맞춰 살았던 그는 요즘 넓은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지난해 그는 생전 처음으로 본격적인 등산을 해 봤다. 서울 청계산, 북한산 등을 다니며 복잡했던 머리를 식혔다. 그는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다양한 직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류지현만의 색깔 있는 방송을 하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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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마크 꿈은 현재진행형”…‘신바람 야구’ 류지현의 영원한 청춘[이헌재의 인생홈런]

    류지현 전 LG 트윈스 감독(53)은 LG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람이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 충암초-충암중-충암고-한양대를 나온 그는 1994년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LG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줄곧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뒤 2004년 LG에서 은퇴했다. 이듬해 그는 LG 수비·주루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까지 LG에서 작전 코치, 주루 코치, 수비 코치, 수석 코치 등을 역임한 뒤 2021년과 2022년 2년간은 LG 감독을 지냈다. 처음 LG에 입단한 1994년 이래 잠시나마 다른 유니폼을 입은 건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 연수를 했던 2007~2008년뿐이다. 그냥 단순히 오랫동안 LG와 인연을 맺었다는 설명 정도로는 부족하다. 신인이던 1994년 그는 입단 동기 서용빈-김재현 등과 함께 ‘신바람 야구’의 주역이었다. 얼굴도 잘생기고, 야구도 잘했던 신인 3인방 덕분에 LG는 단숨에 한국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이 됐다. LG가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직전 마지막 우승이 이들이 함께 했던 1994년이었다. 그가 LG 시절 달았던 등번호 6번은 한동안 LG 유격수의 상징 같은 번호였다. 그의 별자리가 ‘쌍둥이 자리’라는 말도 있다. 류 전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하면서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든 야구인이 꿈꾸는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는 영광도 맛봤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LG 트윈스의 상징 같은 존재인 그는 어쩌면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한 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의 류지현이 될 뻔 했다. 고교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던 그는 충암고를 졸업한 1990년 한양대에 진학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의 기량을 눈여겨본 OB(두산의 전신)가 그에게 입단을 제안했다. 뿌리치기 힘들 정도로 조건도 좋았다. 실제로 그의 부모 역시 대학 진학보다는 OB 입단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대학 진학이었다. 이유는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류 전 감독은 “프로의 유혹을 느끼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만약 그때 OB에 입단했다면 LG의 류지현이 아닌 OB의 류지현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양대를 졸업한 1994년 그는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고, 그해 타율 0.305, 15홈런, 52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단숨에 큰돈을 벌 수 있는 프로의 유혹을 뿌리칠 만큼 국가대표는 그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의 목표가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류 전 감독은 “개인적으로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대화 선배님이 홈런을 치는 것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한 세대”라며 “그때부터 ‘언젠가는 나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의 꿈은 빨리 이뤄졌다. 고교 1학년부터 청소년 국가대표에 뽑혔고, 고3 때는 벌써 성인 국가대표로도 발탁됐다. 한양대 재학시절에도 줄곧 태극마크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프로에 와서도 1995년과 1999년 한일 슈퍼게임 멤버로 출전했다.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그는 여전히 꿈을 이루고 있다. 코치 2년차이던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그는 젊은 코치로는 유일하게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의 경험은 그가 2007년과 2008년 시애틀에 자비 연수를 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국가대표를 오래 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뛰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을 제대로 볼 기회는 없었다”며 “더 많은 걸 배우기 위해 미국 연수를 결심했다. 2년간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3번 연속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참가해 세 번 모두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류 전 감독은 “태극마크의 꿈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꿈이 이뤄지고 있으니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도 아쉬워하는 게 있다. 2022시즌 그가 지휘봉을 잡은 LG는 정규시즌에서 팀 역대 최다승(87승)을 거뒀다. 다승왕(케이시 켈리)과 세이브왕(고우석), 홀드왕(정우영) 등을 모두 배출했고, 야수진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내며 정규시즌 2위를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3위 키움에 1승 3패로 밀려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 결과 유력해 보였던 LG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LG는 이듬해인 2023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류 전 감독은 “1994년 우승 후 팬들에게 매년 약속드렸던 우승을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후배들이 우승을 이뤄져 뿌듯하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더이상 LG 유니폼을 입고 있진 않지만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바쁘고 활기차게 살아간다. 그는 올해도 한국 야구대표팀 코치로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에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위원을 맡아 틈날 때마다 지방을 돌며 유망주들을 지도한다. 올해부터는 KBO 전력강화위원도 맡았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살면서 아마추어와 학생 야구에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눈높이를 어린 학생들에게 맞추면서 내가 가진 노하우를 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을 그만둔 지난해부터는 KBSN의 야구 해설위원으로 보다 넓은 시선으로 야구를 보고 있다. 그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류 전 감독은 “새로운 일이다 보니 준비를 열심히 하는 편이다. 지방 경기가 있으면 하루 전에 먼저 내려가 미리 자료 등을 준비한다”며 “현장이 아니 또 다른 시선으로 야구를 관찰하고 있다. 중계석에서 팬들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해설자’ 류지현에게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는 김재박 전 LG 감독과 류중일 대표팀 감독, 박진만 삼성 감독의 수비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그는 “김 감독님은 시대를 앞서간 플레이를 했던 분이다. 류중일 감독님은 포구와 송구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유격수였다. 박진만 감독은 타자 성향에 따라 미리 타구의 방향을 머리 속에 그리고 수비를 했다”며 “만약 이 세 분의 장점을 모두 합치면 김하성이 될 것”이라는 현답을 내놨다. 선수 시절 ‘꾀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도 어느덧 5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선 나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50대 중년 남성을 중 ‘최고 동안’을 자랑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선수 시절부터 소식(小食)을 하는 편이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은데 옆으로까지 퍼지면 좋아 보일 것 같지 않아서였다”고 농담을 한 후 “많이 먹기보다는 적당한 양을 먹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는 스타일이었다. 1번 타자 유격수를 하면서 활동량이 많았기에 제대로 쉬어 주는 것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물을 잘 먹지 않는 습관도 있었다. 그는 50살이 넘어서 커피를 처음 마셨다고 한다. 커피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서가 아니라 운동 선수에게 카페인 성분이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커피에 처음 입에 댄 계기 역시 승부 때문이었다. 그는 “LG 감독을 할 때 손님이 찾아온 적이 있다. 직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와서 무슨 맛인지도 모른 채 마셨는데 그날부터 팀이 연승을 했다. 그 이후 커피를 배워 요즘도 가끔 마시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그의 모든 인생은 ‘야구’에만 맞춰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지난 50년에 대해 “내겐 오직 승부만 있었다. 이기는 재미로만 살았다. 술도, 골프의 재미도 모르고 살았으니 밖에서 보면 참 재미없는 인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요즘에서야 그는 좀 더 넓은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감독을 그만둔 지난해 그는 생전 처음으로 본격적인 등산을 해 봤다. 서울 인근 청계산, 북한산 등을 다니며 복잡했던 머리를 식혔다. 아내 이미선 씨와 함께 산을 오르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많은 대화도 했다. 평생 야구장 내 설치된 웨이트트레이닝 실에서 운동을 했던 그는 난생 처음 스포츠센터 회원권을 끊어보기도 했다. 그는 “낸 돈이 아까워서 하루라도 더 운동을 갔다”며 웃었다. 그는 “현장 밖에 정말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다양한 직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늦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방송도 더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류지현만의 색깔 있는 방송을 하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또 “한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았다. 아이들이 좀더 크고 여유가 생기면 제주도나 외국 어딘가에서 한달살이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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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킬 논란’ 황대헌, 이번엔 박노원에 반칙

    황대헌(강원도청)이 또 반칙을 저질렀다. 황대헌은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예선에서 반칙을 범해 준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황대헌은 이날 남자 예선 7조에서 김건우(스포츠토토), 박노원(화성시청), 신다운(경기일반), 홍인규(한국체대) 등과 함께 레이스에 나섰다. 황대헌은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다가 경기 중반 김건우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곧이어 박노원에게 인코스 추월을 허용하려던 순간 팔을 뻗었다. 안쪽으로 파고들던 박노원은 황대헌과 충돌한 뒤 뒤로 밀렸다. 황대헌은 김건우에 이어 2위로 골인했으나 주심은 황대헌을 실격 처리했다. 황대헌은 2023∼2024시즌 내내 반칙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과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에게 3차례나 반칙을 범했다.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땄으면 이번 시즌 자동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던 박지원은 황대헌의 잇단 반칙에 ‘노 골드’에 그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자체 조사 결과 “고의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황대헌은 6일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선에서도 박지원과 충돌했다. 세 번째 곡선 주로에서 박지원을 추월하다가 서로 몸이 부딪친 것. 충돌 충격에 펜스까지 밀린 박지원은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주심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주진 않았지만 두 선수의 잇단 충돌에 팬들은 의심 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황대헌이 일찌감치 반칙으로 탈락한 남자 1000m 결선에서 박지원은 1분24초86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경기에서 랭킹포인트 34점을 얻은 박지원은 총점 55점으로 1차 선발전을 1위로 마쳤다. 황대헌은 랭킹포인트 5점으로 9위에 올라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2차 선발전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 국가대표 8명은 11, 12일 열리는 2차 선발전까지의 종목 점수를 합산해 결정한다. 상위 3명은 다음 시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을 받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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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L 안양,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8번째 챔피언 등극

    HL 안양이 두 시즌 연속이자 통산 8번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HL 안양은 6일 경기 안양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파이널(5전 3승제) 4차전에서 2골을 터뜨린 안진휘의 활약 등을 앞세워 레드이글스 홋카이도(일본)을 5-1로 꺾었다.정규시즌에서 23승 9패(승점 71)로 1위를 차지한 HL 안양은 파이널 시리즈도 3승 1패로 마무리하며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산 8번째 정상에 등극했다.HL 안양은 1피리어드부터 안진휘와 신상훈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다. 2피리어드 17분 48초에 1골을 허용했지만 3피리어드 파워플레이 기회에서 송형철의 추가골로 승리를 굳혔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안진휘와 이총민이 상대 골리가 없는 틈을 타 연속으로 골을 추가했다.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공격수 신상우는 개인 통산 8번째 파이널 우승과 함께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신상우는 파이널 4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로 HL 안양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귀화 선수 위주로 막강 전력을 구축하며 3년 연속 우승(2016~2018년)을 차지했던 HL 안양은 최근엔 국내 선수들의 신구 조화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평창 올림픽 한국 대표팀 멤버였던 이돈구, 김상욱, 신상우 등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송형철과 이총민, 이주형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주전으로 활약했다. 김창범 HL 안양 부단장은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 냈다”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쌓은 젊은 선수들이 향후 HL 안양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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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저스 옷 입은 오타니, 9경기 41타석만에 첫 홈런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4일 샌프란시스코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마지막 4번째 타석에서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4개)을 차지한 지난해 평균 13.6타석마다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전날까지 8경기 37타석에서 홈런을 하나도 쏘아 올리지 못했다. 이날도 앞선 세 타석에선 삼진-내야안타-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무홈런 기록이 40타석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4-3으로 앞선 7회말 샌프란시스코의 왼손 불펜 투수 테일러 로저스의 5구째 바깥쪽 싱커(시속 150km)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홈런 가뭄에서 탈출했다. 131m를 날아간 큰 홈런이었다. 오타니가 9경기 41타석 만에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날린 건 2018년 MLB 데뷔 이후 가장 늦은 기록이다.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1년 8경기 31타석 만에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한 적이 있다. 경기 후 오타니는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며 나만의 스윙을 하려고 애썼다. 드디어 첫 홈런이 나와 다행”이라고 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쐐기 홈런에 힘입어 샌프란스시코의 추격을 5-4로 뿌리치고 안방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7승 2패가 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를 달렸다. 이날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MLB 데뷔 후 7경기 만에 처음으로 출루에 실패했다. 시즌 타율은 0.250(28타수 7안타)으로 떨어졌다. 2022년 62홈런으로 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던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도 이날 애리조나와의 인터리그 방문경기에서 개막 후 7경기 30타석 만에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저지는 4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메릴 켈리를 상대로 우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켈리는 2015∼2018년 한국프로야구 SK(현 SSG)에서 뛰었던 선수다. 양키스는 11회 연장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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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데이골프그룹, 주중 1만원 식사 메뉴 출시

    임페리얼레이크CC와 로얄포레CC, 올데이CC(이상 충북 충주), 옥스필드CC(강원 횡성) 등 4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올데이골프그룹은 주중 내장객들을 대상으로 1만 원짜리 식사 메뉴를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계열사 골프장에서 시범 운영해오던 ‘Just 1만 원의 행복+알파’ 식사 메뉴를 올 시즌 내내 시행한다. 이 메뉴는 계절에 맞는 메인 식사와 4찬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알파는 계란후라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서향기 올데이골프그룹 전략기획부문장은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과 만족도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해 합리적인 가격 추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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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적생’ 손호영 결승타+9회 두 차례 만루작전, 한화 7연승 행진 끊었다[어제의 프로야구]

    단독 선두 한화의 연승 행진이 ‘7’에서 멈췄다. 질 것 같지 않던 한화의 돌풍을 잠재운 건 불과 사흘 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 손호영(30)이었다. 롯데는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8회에 터진 손호영의 결승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LG 소속이던 손호영은 지난달 30일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내야 수비 및 공격력 강화가 시급했던 롯데가 먼저 손호영을 요청했고, LG가 우강훈을 받기로 하면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2루와 3루 수비가 모든 가능한 손호영은 트레이드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부산 NC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6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그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김태형 감독은 2일 한화전에 앞서 “수비에서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배트야 워낙 힘이 좋으니 계속 치다 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날 한화전에 6번 타자 2루수 선발 출전한 손호영은 8회 결정적인 한 방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2사 1, 3루에서 손호영은 한화 4번째 투수 박상원을 상대로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뚫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승부가 그대로 끝나면서 손호영의 시즌 첫 타점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한화 역시 쉽게 승리를 내주진 않았다. 0-1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선두 타자 하주석이 볼넷을 걸어나갔고, 대타 최인호가 왼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쳐내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롯데 벤치는 9번 타자 이재원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만루 작전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사 만루에서 김원중은 1번 타자 문현빈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고, 롯데 수비진은 2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4-2-3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2번 타자 페라자 앞에서 롯데는 다시 한 번 고의사구로 만루 작전을 썼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김원중은 3번 타자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7회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롯데 1라운드 신인 전미르는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개막 4연패 후 지난달 29일 NC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2승(6패)째를 수확했다. 한화는 7승 2패가 됐다. 불과 두 번째 경기 출장 만에 승리의 주역이 된 손호영은 경기 후 “첫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자칫 조급해질 뻔 했는데 오늘 경기로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포지션에 관계 없이 더 전투력 있게, 더욱 열심히 많이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필드에는 평일인 화요임에도 불구하고 1만2000석의 좌석이 모두 팔렸다. 한화는 지난달 29~31일 KT와의 홈 3연전 만원 관중에 이어 4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했다. 종전 대전 구장에서 화요일에 홈경기가 매진된 것은 14년 전인 2010년 3월30일 롯데전이었다. NC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LG를 7-4로 꺾었다. NC 선발 카일 하트는 5이닝 7피안타 5볼넷으로 4실점했으나 타선 지원 덕에 한국 무대 첫 승리를 거뒀다. NC는 2-4로 뒤지던 6회초 서호철, 김성욱의 연속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얻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7회초 1사 1, 2루에서선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를 쳤고, 곧이어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며 2점을 더 보탰다. 하트와 LG 선발 최원태는 나란히 10개씩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양 팀 선발 투수가 나란히 탈삼진 10개 이상씩 잡아낸 건 이번이 14번째다. SSG는 홈런 5방을 앞세워 두산을 13-6으로 꺾었다. 최정은 1회말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시즌 5호이자 통산 463번째 홈런을 때렸다. 최정은 5개의 홈런만 더하면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를 넘어선다. 한유섬은 4회 3점 홈런에 이어 8회에는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한 경기 7타점을 주워 담았다. 키움은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8-3으로 꺾으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KT는 수원 안방에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포수 장성우의 3점 홈런을 앞세워 KIA를 10-6으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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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 또 멀티히트… 개막 5경기 연속 출루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시즌 개막 이후 두 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다. 이정후는 2일 LA 다저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316(19타수 6안타)으로 올랐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상대 팀 왼손 선발 투수 제임스 팩스턴의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시속 152km)을 밀어 쳐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아웃된 이정후는 5회 무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팩스턴을 상대로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렸다. 이정후는 지난 달 30일 샌디에이고 전에서도 멀티히트(5타수 2안타)를 남겼다. 봅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왼손 타자인) 이정후가 시범경기 때부터 처음 상대하는 왼손 투수들한테서 안타를 치고 있다. 특히 어느 방향으로든 안타를 날릴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MLB 데뷔 첫 홈런을 날렸는데 당시 상대 팀 마운드를 지키던 톰 코스그로브도 왼손 투수였다.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2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3회말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쳤다.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8-3으로 이겼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이날 세인트루이스전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회말 2루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2-6으로 패했다. 휴스턴의 오른손 투수 로넬 블랑코는 올 시즌 MLB 첫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블랑코는 이날 토론토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탈삼진 7개, 볼넷 2개를 기록하면서 팀의 10-0 대승을 이끌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한 블랑코는 지난 시즌까지 24경기에서 2승(1패)에 그쳤던 투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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