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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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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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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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수’ 이어 ‘타자 오타니’도 시즌 아웃… 팔꿈치 수술 예정

    투타를 겸업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에 이어 오른쪽 옆구리 근육 부상이 겹쳐서다. 에인절스 구단은 17일 오타니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리면서 “오타니가 공식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남은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 이상을 호소했고 정밀 진단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투수로는 등판하지 않고 타자로만 출전하던 오타니는 5일 타격 훈련 도중 오른쪽 옆구리를 다치면서 벤치만 지켜 왔다. 시즌을 조기 마감한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부터 받을 계획이다. 페리 미내시언 에인절스 단장은 “팔꿈치 수술이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이 될지, 아니면 다른 수술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떤 수술을 받든 내년 시즌 투수로 정상 출전하기는 힘들다. 팔꿈치 수술은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타니의 몸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MLB 최고 몸값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만 5억 달러(약 6655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미 존 수술을 받는다면 재활에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팔꿈치 수술을 받더라도 지명타자로는 내년 시즌 풀타임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오타니는 부상 전까지 MLB에서도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MVP급 활약을 펼쳤다. ‘타자’ 오타니는 17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44개), 타격 4위(0.304), 타점 공동 5위(95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수’ 오타니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남겼다. MLB.com은 “MLB 역사에 손꼽힐 만한 위대한 시즌이 서둘러 막을 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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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깝다, 2경기 연속 사이클링 히트’… 강승호 맹타 두산, 6연승 4위 점프

    두산이 가을이면 강해지는 ‘미러클 두산’을 재현할 태세다. 두산은 1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8-3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공동 5위이던 두산은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KIA를 끌어내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반면 KIA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IA전에서 생애 첫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달성했던 두산 내야수 강승호(사진)는 우천으로 하루를 쉬고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2회 좌월 선제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4회에는 중전 안타, 8회에는 좌익선상 2루타를 쳤다. 3루타만 치면 프로야구 역사상 첫 두 경기 연속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강승호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종 성적은 5타수 3안타 1타점이었다. 두산은 또 2-1로 앞선 5회에 박준영이 솔로 홈런을 때렸고, 9회에는 양의지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3번 타자 양석환도 3회 결승 적시타에 이어 5회에도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두산 선발 투수 알칸타라는 6이닝 8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13승(6패)째를 따냈다. 롯데는 대구 방문경기에서 안치홍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삼성을 7-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3번 타자로 출전한 안치홍은 3회 삼성 선발 투수 와이드너를 상대로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데 이어 4회에는 바뀐 투수 최지광으로부터 좌월 3점 홈런을 빼앗으면서 5타점 경기를 펼쳤다.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7승(7패)째를 수확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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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유도 ‘악바리’ 김재엽 “암 수술 후유증 축구로 극복”

    “‘악바리’가 멋진 한가위 선물.” 동아일보는 1988년 추석 당일이던 9월 25일 서울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0)의 쾌거를 1면 톱기사로 이렇게 전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그는 4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서울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추석에 맞춰 한복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던 그는 1년 전 이맘때 전립샘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그가 꼽은 원인은 45년 넘게 입에 달고 살아 온 담배였다. 그는 “당시엔 코치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담배를 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창 많이 먹을 나이의 선수들이 군것질을 하다가 체중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였다”고 했다. 천하의 악바리도 담배의 유혹은 이기기 힘들었다. 이번에 단칼에 담배를 잘라낸 그는 “막상 끊어보니 백해무익한 담배를 그동안 왜 그렇게 피웠나 하는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내 인생에서 올림픽 금메달도 잘했지만 금연이야말로 더욱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죽을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지만 유도계 파벌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유도계 주류에서 밀려났다. 진로를 사업으로 틀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고 큰 사기까지 당하면서 그동안 벌어놓은 돈까지 모두 잃었다. 그는 “정말 막막했다. 대인기피증에 걸렸고 나쁜 마음을 먹기도 했다”고 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당시로는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경호학’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너무 졸릴 때는 반창고를 눈꺼풀에 붙여서 억지로 눈을 뜬 채 공부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2006년 동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그동안 배출한 제자들 중 경찰이나 경호실에 간 학생들도 있고,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너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암 수술 후 한동안 기력이 약해졌던 그는 좋아하던 축구까지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조기축구 마니아인 그는 몇 해 전 한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현란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구 남산초등학교에 다닐 때 축구 선수를 했다. 그런데 축구부가 갑자기 해체돼 유도로 종목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축구는 이후에도 인생의 동반자나 마찬가지다. 그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이덕화와 최수종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일레븐FC에서 공을 찬다. 그는 “수술 후 축구를 통해 많이 건강해졌고, 지금도 축구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도 잘 친다. 일반 주말 골퍼들이 사용하는 화이트티를 기준으로 70대 타수를 기본으로 치고 가끔 3, 4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한다. ‘티칭 프로’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그는 윈드서핑 자격증과 수상스키 자격증, 보트조종면허 등도 보유 중이다. 그는 “아파 보니까 돈과 명예 등이 전혀 중요하지 않더라. 무조건 건강이 최고다. 지금처럼 꾸준히 즐겁게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게 남은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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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민, KPGA 유일 ‘야간’ 골프대회 머스코 문라이트 챔피언스오픈서 시즌 첫 승

    김경민(52)이 한국프로골프(KPGA) 유일의 야간 프로골프대회 ‘제3회 머스코 문라이트 KPGA 챔피언스 오픈(총상금 1억 원)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김경민은 14일 대구 군위 칼레이트CC 사파이어, 루비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 최종합계 5언더파 139타로 2위 이영기(56)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600만 원. 김경민은 “KPGA 챔피언스투어도 시즌 후반에 돌입했는데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위기 순간에 파세이브에 성공할 수 있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안정적인 티샷이 우승의 원동력”이고 밝혔다.야간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야간 대회는 색다르고 신선하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공이 조명 덕분에 오히려 잘 보이기도 한다”며 “야간 대회 특성상 공이 날라가는 것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머스코코리아 조명 덕분에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대회 개최를 위해 힘써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1998년 KPGA 코리안투어에 입성한 뒤 2006년까지 활동했던 김경민은 ‘KPGA 챔피언스투어 QT’를 통해 2022년 시니어 무대에 입성했다. 데뷔 첫 해 ‘제12회 그랜드CC배 KPGA 시니어골프대회’와 ‘KPGA 챔피언스투어 2회 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시즌 2승을 달성했고 올해도 우승을 추가해 시니어무대에서만 3승을 기록했다. 최종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어낸 이영기가 2위, 오세의(56)과 오준석(52)이 최종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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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金보다 더 잘한 게 금연”… 유도 ‘악바리’ 김재엽, 담배와의 전쟁[이헌재의 인생홈런]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0)는 1988년 추석 당일이던 9월 25일 서울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상대 선수에게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승승장구하던 김재엽은 결승전에서 미국의 신예 케빈 아사노를 꺾고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추석에 맞춰 한복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쾌거를 “‘악바리’가 멋진 한가위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1면 톱기사로 내보냈다. ‘악바리’는 김 교수의 선수 시절 별명이었다. 남들보다 훈련량이 훨씬 많았고, 매트 위에서는 포기라는 단어를 몰랐다. 그가 다녔던 대구계성고는 국내대회단체전 16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는데 김 교수 개인적으로는 100연승 이상을 거뒀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곳에는 그는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맛보게 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그는 결승전에서 호소카와 신지(일본)에게 누르기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은메달의 기쁨보다는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더 컸다. 그 대회에서 선배 하형주는 남자 95kg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가 천양지차였다. 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뒤 은퇴하겠다고 공언을 했다”고 했다. 4년 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것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이뤄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에 금메달을 딴 경우는 단 두 번 있었다. 그가 첫 번째였고, 그로부터 30년 후인 2018년 2월 15일 ‘아이언맨’ 윤성빈(29)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딴 게 두 번째였다. 두 사람 모두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그이지만 1년 전 이맘때 큰 수술을 받았다. 전립선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다행히 골수암으로 전이가 되기 전 발견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사람 일은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수술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다행이었다”고 했다. 그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병마가 찾아온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45년 넘게 입에 달고 살아온 담배가 문제였다. 그는 “어릴 적 유도를 할 때만 해도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담배를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나쁜 마음으로 그랬던 게 아니라 한창 클 나이의 선수들이 군것질을 하다가 체중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였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 그도 그동안 금연을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혹에 번번이 무너졌다. 세계에서 가장 유도를 잘했던 악바리도 이겨내기 힘든 게 담배의 유혹이었다. 하지만 수술을 앞두고 담당 의사로부터 그는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게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라는 말을 들은 후 단칼에 담배를 잘라냈다. 그는 “막상 끊어보니 백해무익한 담배를 그동안 왜 그렇게 피웠나 하는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내 인생에서 올림픽 금메달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금연이야말로 더욱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지만 이후 유도계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편파 판정에 대한 항의와 유도계 파벌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주류 유도계에서 밀려난 것. 사업으로 진로를 틀었지만 처음 해 본 사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때마침 외환위기가 터지고 큰 사기까지 당하면서 그는 그동안 벌어놓은 돈까지 모두 잃었다. 그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절감했다. 정말 막막한 시절이었다. 대인기피증이 걸렸고 자해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다. 인생의 마지막을 공부에 걸어보기로 하고 당시로는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경호학’ 공부에 몰두했다. 그는 “이대로 무너질 수가 없어 책과 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다”며 “너무 졸릴 때는 반창고를 눈꺼풀에 붙여서 억지로 눈을 뜬 채 공부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 운동 선배였는데 정말 혹독하게 나를 다뤘다. 언젠가 하루는 너무 화가 나 욕을 하면서 싸운 적도 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너무 감사한 일이다”라고 했다. 2004년부터 동서울대에서 강의를 맡아 2006년 교수로 임용된 그는 “어느덧 이 학교에 20년가량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 제자들 중 경찰이나 경호실에 간 학생들도 있고, 병원 관련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너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암 수술 후 한동안 기력이 약해졌던 그는 현재는 좋아하던 축구까지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그는 몇 해 전 한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현란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선보이기도 한 ‘조기축구 마니아’다. 그는 “사실 대구 남산초등학교에 다닐 때 축구 선수를 했다. 그런데 축구부가 갑자기 해체되면서 유도로 종목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축구는 이후에도 그의 인생의 동반자나 마찬가지다. 유도 지도자를 할 때도 축구를 했고, 오랫동안 이덕화와 최수종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일레븐FC에서 뛰고 있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일레븐FC에서 공을 찬다. 그는 “부상 위험이 있는 축구가 다소 과격한 운동이기 하지만 격투기를 한 사람들에게는 공을 갖고 하는 일종의 레크레이션같은 종목”이라며 “하지만 엄청난 유산소 운동이자 심폐지구력이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수술 후에도 축구를 통해 많이 건강해졌고, 지금도 축구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공 하나로 전국을 다니며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을 수 있는 소중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 뿐 아니라 골프에서도 ‘프로’다. 화이트 티를 기준으로 70대 타수를 기본으로 치고 가끔씩은 3, 4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한다. 말로만 프로가 아니라 ‘티칭 프로’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지금은 ‘경호스포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처음 왔을 때는 그냥 ‘레저학과’였다. 경호를 전공한 내가 딱히 가르칠 게 없어 평소 잘하던 골프를 가르쳤는데 ‘왜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골프를 가르치느냐’라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몇 달간 죽기살기로 골프에 집중해서 연습해 몇 달 만에 프로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윈드 서핑 자격증과 수상 스키 자격증, 보트 조정 면허 등을 틈나는 대로 땄다. 그는 “한 번 아파 보니까 돈과 권력 등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건강이 최고다. 앞으로는 몸에 나쁜 것은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걸 인생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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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6이닝 3실점… QS에도 시즌 3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480일 만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지만 팀 타선 침묵으로 4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13일 텍사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MLB에서 최고 연봉(약 576억 원)을 받는 상대 선발투수 맥스 셔저에게 고전하며 3-6으로 패했고, 류현진은 3패(3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65에서 2.93으로 높아졌다. 이전까지 올 시즌 7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하만 소화했던 류현진은 이날 82개의 공으로 시즌 최다인 6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이 QS를 기록한 것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기 전인 지난해 5월 21일 신시내티전 이후 480일 만이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3.1km로 시즌 평균(142.2km)보다 1km가량 빨랐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였다. 패스트볼(25개) 이외에도 체인지업(18개), 커터(18개), 커브(16개), 싱커(5개)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안정적으로 공을 던졌다. 3회까지 무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코리 시거에게 안타를 내준 뒤 3번 타자 로비 그로스먼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6회 1사 1, 3루에서는 조나 하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텍사스에 내주고 시애틀과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류현진은 “내일은 또 다른 경기가 열린다. 우리는 내일 경기에 더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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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실책’ 삼성, 만루포 2방+이재현 결승포로 호랑이 사냥[어제의 프로야구]

    ‘한 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범하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 격언이 있다. 삼성은 하루에 4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런데도 경기에서 이겼다. 실책으로 내준 점수 이상 홈런으로 뽑아낸 덕분이다. 삼성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경기에서 3개씩의 홈런을 주고받는 홈런 공방전 끝에 10-9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탈출한 삼성(52승 1무 69패)은 9위를 유지했고, 4연승에 실패한 KIA도 60승 2무 53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은 1회부터 오재일이 KIA 선발 투수 파노니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리드를 잡았다. 6회에는 김현준이 박준표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9-4를 만들었다. 9월 들어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7회 김도영과 나성범이 각각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8회 오선우가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삼성은 8회부터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오승환은 1사 1, 2루에서 소크라테스를 삼진 처리한 뒤 나성범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이 공을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뒤로 빠뜨리면서 2사 만루가 됐다. 하지만 오승환은 2사 만루에서 대타 고종욱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8회말 다시 삼성의 리드를 이끌어 낸 건 역전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재현이었다. 1회와 8회 등 이날 두 차례나 실책을 범했던 이재현은 선두 타자로 나서 KIA 6번째 투수 임기영을 상대로 좌월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수비 실책이 계속 나오면서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동점을 허용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 결과적으로 승리한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KT는 같은 날 문학 경기에서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의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발판삼아 SSG에 3-0으로 승리했다. 벤자민은 이날 7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로 내보내지 않는 페펙트 투구를 펼치며 KBO리그 첫 퍼펙트피칭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2사후 최정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말았다. 벤자민은 이날 8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의 쾌투로 시즌 15승(5패)째를 수확했다. 66승 3무 53패가 된 KT는 단독 2위 자리를 지키며 이날 경기가 없던 선두 LG에 5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원맨쇼를 펼쳤다. 박병호는 6회 2사 1, 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친 데 이어 9회에는 SSG 구원 투수 이로운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375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이대호(은퇴·374홈런)를 제치고 통산 홈런 부문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잠실 경기에서 한화를 8-3으로 꺾고 5위 탈환을 발판을 마련했다. 3연승을 달린 두산은 5위 SSG에 2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두산은 3-3 동점이던 4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폭투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5-3으로 달아났다. 6회에는 정수빈의 우중간 3루타에 이어 상대 폭투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8회 김재호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정수빈은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했고, 김재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한화의 연승 행진은 ‘6’에서 끝났다. NC는 사직경기에서 롯데에 4-3,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NC 박건우는 8회초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고,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은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6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한 손아섭은 KBO리그 역대 3번째 1300득점과 함께 올 시즌 타격 선두(0.341)로 올라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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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교포 이민지, 연장 끝 시즌 첫 승… LPGA 통산 9승

    호주 교포 이민지(2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켄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더블보기 하나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이민지는 찰리 헐(잉글랜드)과 동 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길었던 승부를 끝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 원)다. 지난해 6월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챔피언 이민지는 한동안 우승이 없다가 올해 15번째 출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9번째 우승이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지는 전반 9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무난히 우승하는 듯했다. 하지만 12번홀(파5) 더블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헐이 추격해 왔다. 헐은 14∼16번홀 3연속 버디로 이민지와 동 타를 만들었다. 17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선 두 선수 모두 파를 지켜내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헐이 1차 연장전에서 승리할 뻔했다. 프린지에서 친 버디 퍼팅이 홀 바로 앞에서 멈춰선 것. LPGA투어는 “공이 한 바퀴만 더 돌았으면 헐이 우승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기를 넘긴 이민지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환상적인 웨지샷으로 승부를 갈랐다. 러프에서 친 웨지샷으로 공을 홀 50c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이민지는 “경기 도중 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가 보자’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10월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들에 출전하기 전까지 호주 집에서 휴식할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 우승이 더 달콤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예 인뤄닝(21)은 3위(14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치며 이번 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를 예약했다. 투어 2년 차인 인뤄닝은 디오 임플란트 LA오픈(4월)과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6월) 우승을 포함해 이번 시즌 7차례 톱10에 들었다. 중국 선수가 세계 1위에 오르는 건 2017∼2018년 23주간 1위에 머물렀던 펑산산(34)에 이어 인뤄닝이 두 번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미향(30)이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미향의 시즌 첫 톱10 진입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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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루 8개 ‘발 야구’ KIA, 선두 LG에 3연승

    시즌 막판 KIA의 기세가 무섭다. KIA는 10일 LG와의 안방경기에서 2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전날 LG와의 더블헤더(1차전 7-6 승, 2차전 12-7 승)를 독식한 KIA는 선두 LG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9연승 이후 2연패로 주춤했던 KIA는 LG를 제물로 다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60승 2무 52패(승률 0.536)가 된 4위 KIA는 이날 SSG에 5-6으로 패한 2위 KT(65승 3무 53패)에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3위 NC(63승 2무 52패)와는 1.5경기 차다. KIA는 전날까지 팀 도루 1위(137개)를 기록 중이던 LG를 상대로 ‘뛰는 야구’를 선보이며 전 구단을 통틀어 이번 시즌 최다인 8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1번 타자 박찬호와 2번 타자 김도영이 도루 2개씩 기록했고, 3번 타자 나성범을 대신해 3회부터 대타로 출전한 최원준이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도 도루 1개를 보탰다. 3회까지 7-2로 넉넉하게 앞선 KIA는 LG의 추격에 6회초 7-7 동점을 허용했다. 팽팽하던 승부를 가른 건 최원준이었다. 7회말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최원준은 LG 베테랑 불펜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시 리드를 잡은 KIA는 8회 전상현, 9회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려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4위 NC는 창원 안방경기에서 외국인 에이스 페디의 호투를 발판 삼아 롯데를 3-1로 꺾었다. 8회까지 무실점 투구로 완봉승까지 노렸던 페디는 9회 1사 1루에서 윤동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하지만 8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시즌 18승(6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2.21로 낮춘 페디는 탈삼진 9개를 더해 시즌 169탈삼진으로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에 한발 더 다가섰다. 5위 SSG는 4-5로 뒤진 9회초 터진 박성한의 역전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KT에 6-5로 역전승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키움을 9-8로 따돌리고 6연승을 달렸다. 최하위 키움은 7연패에 빠졌다. 6위 두산은 삼성을 8-2로 눌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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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감독 꿈 이룬 ‘농구여제’ 박찬숙 “걷기-산행으로 무릎 지켜요”

    한국 여자농구의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자 1980년대 최고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었던 박찬숙(64)은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올해 초 창단한 여자 실업농구 서대문구청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16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일궜던 그는 6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코트로 돌아와 한국 여자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지난달 평가전에서 서울시농구협회를 95-56으로 대파하고 서울 대표로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한다. 충북 청주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 감독은 “창단 후 첫 경기에서 20점 차 이상 졌던 우리 팀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이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내달 전국체전에서도 서대문구청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을 정열적으로 지도한다. 훈련이나 경기 때 의자에 앉는 법이 없다.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함께 뛰며 선수들과 호흡한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경기를 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다. 40년 전 수술을 받았던 무릎은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붓고 쑤신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운동할 때 나도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몸무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살이 찌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스쾃과 윗몸일으키기도 빼놓지 않고 한다. 유산소운동은 뛰기 대신 걷기와 가벼운 산행으로 한다. 쉬는 날 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서울 청계산 등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아한다. 서대문구청을 맡기 전인 지난해엔 10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축구 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아들 서수원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면서다. 약 1년 동안 하루 3시간씩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댄스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워킹을 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워킹 자체만으로도 땀이 많이 났다. 동시에 자세가 교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로 런웨이(무대)에 두 번 올랐다. 그는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던 모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왔다. 나이를 떠나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고 했다.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는 ‘워킹맘’으로 딸(서효명)과 아들을 키웠다.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딸 서효명은 이달 초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서수원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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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니어 모델로 10kg 감량→농구 감독…‘농구여제’ 박찬숙의 무한도전[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여자 농구에서 가장 눈부신 시절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한 수 위로 평가받던 캐나다와 유고슬라비아, 호주를 차례대로 꺾었다. 그리고 준결승에서 중공(현 중국)과 만났다. 전력상 한국은 중공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올림픽 전에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장신 센터가 즐비한 중공에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37-72로 패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 수비진이 중공의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며 앞서나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던진 슛은 속속 림을 통과했다. 69-56의 완승. 경기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조승연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기적 같은 은메달의 주역은 여자 농구의 레전드 박찬숙 서대문구청 감독(64)이었다. 사실 박 감독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올림픽 한 해 전인 1983년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 예선에서도 제대로 뛰지 못했고, 한국은 예선전에서 6위까지 밀며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하늘은 한국의 기적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올림픽 예선 4, 5위 팀인 헝가리와 쿠바가 불참을 선언하며 한국이 막차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박 감독도 마지막 순간 대표팀에 복귀하기로 했다. 그는 “주변에선 ‘어차피 꼴찌인데 거길 왜 가나’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수들이 모두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정작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서니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내 실력의 120%를 발휘한 것 같다”고 했다. 1975년 숭의여고 1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박 감독은 그렇게 태극마크를 단 지 10년째에 한국 농구 역사에 새 페이지를 썼다. 이후에도 그의 농구 인생은 계속 이어졌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1985년 은퇴했지만 1988년 대만으로 진출해 선수 겸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대만에서 뛸 때 그는 ‘최초의 주부선수’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그는 1992년 다시 국내 무대로 복귀한 뒤 1994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그는 친정팀 태평양 코치와 국가대표 감독,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과 육성본부장 등을 거치며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왔다.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 승승장구해온 그이지만 단 하나 못 이룬 꿈이 있다. 바로 프로 팀 감독이다. 그는 여러 번 감독 공채에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한 번은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으나 구단주는 같은 학교를 나온 남자 지도자를 선택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여자가 감히~’라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나뿐 아니라 여자 후배들을 위해서 내가 싸워야 했다”고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최근에는 WKBL에서도 여자 지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옥자 감독이 2012년 처음 KDB생명 감독을 맡았고, 유영주 감독이 2019년 BNK썸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1년부터는 박정은 감독이 BNK썸을 지휘하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가 여자농구 최초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박 감독 역시 올해 코트로 돌아왔다. 3월 창단한 실업농구 서대문구청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다. 창단 첫해부터 서대문구청은 침체 됐던 한국 여자 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창단 첫 승을 거둔 뒤 지난 달 열린 평가전에서는 서울시농구협회를 95-56으로 대파하고 서울 대표로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됐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청주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 감독은 “창단 후 첫 경기에서 20점 이상 졌던 우리 팀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이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내달 전국체전에서도 서대문구청의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을 맡아보겠다는 오랜 꿈이 현실이 돼 너무 행복하다.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이 모였지만 이 팀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 선수들도 훌륭하게 키워 프로에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열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오전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서 체력 훈련을 위주로 하고, 오후에는 서대문문화체육센터로 장소를 옮겨 기술 훈련을 한다. 선수들을 지도할 때나 경기를 할 때 그는 의자에 앉는 법이 없다.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함께 뛰며 선수들과 호흡한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경기 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그는 “내 나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믿고 불러주신 구단주(이성헌 서대문구청장)와 구민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기 위해선 체력이 필수다. 40년 전 수술을 받았던 무릎 부위는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는 “연골이 닳아 없어져 오래 서 있거나 하면 무릎이 붓고 쑤신다”며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운동할 때 나도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한다”며 “특히 몸무게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살이 찌면 무릎에 훨씬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스쾃과 윗몸일으키기도 빼놓지 않고 한다. 유산소 운동은 뛰기 대신 걷기와 가벼운 산행으로 한다. 쉬는 날 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서울 청계산 등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아한다. 그는 “예전엔 높은 산도 많이 올랐다. 그런데 올라갈 때 좋은데 내려올 때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요즘에는 낮은 산을 오르는 편”이라고 했다. 서대문구청을 맡기 전인 지난해엔 10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축구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아들 서수원의 권유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면서다. 약 1년 동안 하루 3시간씩 모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댄스로 가볍게 몸을 푼 뒤, 모델 워킹을 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워킹 자체만으로도 땀이 많이 났다. 동시에 자세가 교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시니어 모델로 두 번 런웨이(무대)에 올랐다. 그는 “처음 취미로 시작했던 모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오는 게 신기했다.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고 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항상 가족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산다. 그는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딸(서효명)과 아들(서수원)이 잘 채워줬다. 나도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하면서 살았다”고 했다.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딸 서효명은 이달 초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축구선수를 거쳐 모델로 활동했던 서수원은 한 모델 에이전시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내가 주중에는 숙소 생활을 해 주말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하곤 했다. 이제 효명이가 결혼을 해 아들과 둘이 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늦게나마 내가 단일 농구팀 감독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앞으로도 한국 농구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내가면서 살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금처럼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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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10연승 막은 2승 투수 최원준, 두산 5강 불씨 살렸다[어제의 프로야구]

    전혀 질 것 같지 않던 KIA 타이거즈의 연승 행진이 ‘9’에서 멈춰 섰다. 14년만의 10연승에 도전한 KIA의 질주를 막아 세운 건 올 시즌 불과 2승(9패)을 거두고 있던 두산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이었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 경기에서 최원준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양석환의 결승 홈런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난 두산은 56승 1무 56패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면서 5강 싸움에 불씨를 지폈다. 6위 두산은 5위 KIA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지난 3년간 두산의 든든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최원준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승 9패, 평균자책점 5.57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끝에 불펜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또 다른 선발 자원들인 최승용과 김동주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날 약 한 달 만에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최원준은 이날 최고 시속 143km의 힘 있는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던지며 KIA 타자들을 제압했다. 전날까지 9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팀 타율 0.351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KIA 타선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우익수 조수행의 호수비도 최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조수행은 1-0으로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장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담장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5회 2사 1, 2루에서도 KIA 9번 타자 최원준의 타구를 아웃시켰다.최원준은 5회까지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59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른손 중지 물집이 벗겨지면서 6회부터 구원 투수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두산은 김명신을 필두로 김강률(7회), 박치국(8회), 정철원(8회) 등이 이어던지며 최근 무섭게 타올랐던 KIA에 영봉패를 안겼다. 최원준이 승리 투수가 되며 3승째를 따냈고, 8회 2사 1, 2루에서 등판해 1과 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정철원이 7세이브째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6번 지명타자 양석환이 2회말 KIA 선발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4회 1사 1, 3루에서 정수빈의 1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허경민이 홈인하며 추가점을 뽑았고, 7회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았다. KIA 선발 양현종은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양현종은 시즌 103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3번째로 9년 연속 100탈삼진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날 KT에 9회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선두 LG는 이날 KT에 11-4로 대승을 거두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2위 KT와의 승차는 다시 6.5경기가 됐다. LG는 0-2로 끌려가던 3회 홍창기의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2-3으로 다시 뒤진 4회 1사 2루에서는 오지환의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문성주의 내야 땅볼 때 역전에 성공했다. 주장 오지환은 4-3으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KT 선발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지환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LG 선발투수 이정용은 6이닝 동안 9안타를 내주면서도 실점을 3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7승째(1패)를 따냈다. 창원에서는 NC가 키움을 6-1로 꺾고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린 NC는 이날 패한 SSG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NC는 1회말 키움 선발 장재영의 제구 불안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오영수가 2타점 중전안타를 때려 2-0으로 앞섰다.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는 김형준이 우전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4-0으로 달아났다. 2회 1사 만루에서 천재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NC는 4회에도 박건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6-0으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NC 선발 태너가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반면 키움 선발 투수 장재영은 2이닝 동안 4사구를 7개나 남발하며 5실점으로 시즌 4패째를 당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4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채은성의 방망이에 힘입어 SSG에 4-3으로 재역전승했다. 채은성은 3-3 동점이던 7회 2사 1, 2루에서 좌전안타로 결승타를 때려냈다. 울산에서는 롯데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유강남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삼성을 2-1로 꺾었다. 유강남은 11회말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2사 1, 2루에서 좌익선상을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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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차피 최정이 내 기록 다 깰 것”… 이승엽의 말, 현실이 된다

    ‘국민 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두산 감독(47·사진)은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 최다 홈런(467개), 최다 타점(1498개), 최다 득점(1355개) 기록을 모두 갖고 있었다. 이 기록들에 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이렇게 답하곤 했다. “언젠가는 후배들이 나를 넘어설 것이다. 어차피 최정(36·SSG)이 내 기록을 모두 깨지 않을까 싶다.” 주인이 가장 먼저 바뀐 건 최다 타점이었다. 기록을 깬 건 KIA 최형우(40)였다. 6월 20일 한화전에서 1500번째 타점을 기록하며 이 감독을 넘어선 최형우는 6일 현재 통산 1535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다 득점 기록은 6일 주인이 바뀌었다. 이 감독이 후계자로 꼽은 최정이 새 주인이 됐다. 전날까지 이 감독과 나란히 1355득점을 기록 중이던 최정은 이날 한화와의 경기 3회초에 2루타로 출루한 뒤 에레디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새 기록을 썼다. 최정은 7회초에도 득점을 추가해 시즌 83번째이자 통산 1357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최정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득점은 나 혼자만 잘해서 쌓을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좋은 선후배 동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을 누리게 된 것 같다”며 “득점이 많을수록 팀 승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5년 SK(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그해 6득점을 시작으로 데뷔 19년 차에 새 역사를 썼다. 최정은 그동안 득점왕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19년 동안 8번이나 득점 상위 10위 이내에 들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끝에 이 감독을 넘어섰다. 최정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80득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최정은 통산 홈런에서도 역대 1위를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25홈런을 포함해 통산 454홈런을 기록 중인 그는 이 감독의 통산 홈런 기록에 13개만 남겨두고 있다. 6일 현재 30경기가 남아있는 올 시즌엔 기록 경신이 쉽지 않지만 내년이면 통산 홈런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통산 최다 타점도 결국엔 최정의 타이틀이 될 게 유력하다. 최정은 현재 1444타점으로 최형우에게 91개 뒤진 통산 3위다. 하지만 최정은 최형우보다 네 살 어리다. 최형우도 “지금 내가 기록을 갖고 있다고 해도 결국엔 (최)정이가 다 깰 것”이라고 말한다. 최정은 몸에 맞는 공에서는 독보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6일 경기에서도 몸에 맞는 공 1개를 추가한 최정은 통산 몸에 맞는 공 327개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NC 박석민이 212개로 통산 2위인데 최정과는 1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최정은 내년이면 통산 최다 타석에서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통산 8805타석으로 3위인 최정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내년 시즌 중에 박용택(9138타석·은퇴)을 넘어서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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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승-평균자책-탈삼진, 페디의 싹쓸이 멈출 자가 없다

    올 시즌 프로야구 NC 선수들은 홈런을 치면 더그아웃에서 ‘사진관 세리머리’를 한다. 사진사는 올해 NC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 페디(30)다. 페디는 즉석카메라로 홈런을 친 선수를 찍은 뒤 포토 보드에 사진을 붙인다. 장비를 사비로 구매한 페디는 방문경기 때도 카메라와 보드를 손수 들고 다닌다. NC 관계자는 “페디의 에너지가 팀 케미스트리(융합)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마운드 위의 페디는 팀에 더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페디는 외국인 투수 첫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향해 전진하며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페디는 5일 키움과의 창원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17승(6패)째를 거둔 페디는 다승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평균자책점도 2.28로 끌어내리며 이 부문 선두로 도약했다. 또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 탈삼진 160개로 이 부문 선두 안우진(키움·164개)을 4개 차로 추격했다. 안우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터라 페디는 사실상 탈삼진 1위 자리를 예약했다. 한국 프로야구 투수 중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3명밖에 없다. 선동열이 4차례(1986, 1989, 1990, 1991년) 달성했고, 류현진(2006년)과 윤석민(2011년)이 각각 한 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때 워싱턴으로부터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페디는 작년까지 워싱턴의 5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한 뒤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어깨와 손목 등 내구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그 틈을 NC가 파고들었다. 워싱턴 구단이 연장 계약 불가 방침을 발표한 지 몇 분 되지 않아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페디는 한국행을 결심한 뒤 원래 살던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이사해 피칭아카데미의 도움을 받았다. 그곳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어깨와 손목을 강화했고, 투구 메커니즘도 새롭게 가다듬었다. 원래부터 잘 던졌던 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에 스위퍼(옆으로 많이 휘는 변형 슬라이더)를 새롭게 장착했다. 구사율이 높지 않았던 체인지업도 보강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가 던지는 4개의 구종은 모두 결정구로 손색이 없다. 마운드에서의 투쟁심 역시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고”라고 칭찬했다. MLB에서 한 시즌 133과 3분의 1이닝(2021년) 투구가 최고였던 그는 올해는 벌써 14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제 페디가 등판할 때마다 MLB와 일본 프로야구 3∼5개 구단 스카우트가 항상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선수 이적 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페디처럼 많은 구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사례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4일 페디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유력 일간지가 시즌이 한창일 때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를 조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페디는 아직 ‘스토브리그’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자만하지 않고 해왔던 대로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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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챔피언의 자격 증명한 LG… ‘우중혈투’서 KT 제압, 선두 굳히기[어제의 프로야구]

    1시간 44분간의 갑작스러운 경기 중단도 LG의 앞길을 막진 못했다. 선두 LG가 2위 KT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1위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LG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6회에 터진 김현수의 결승타를 잘 지켜내며 5-4,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LG와 KT의 경기는 정규시즌 1위를 향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중요한 3연전이었다. 전날까지 LG는 KT를 5.5경기 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KT가 이번 3연전을 싹쓸이할 경우 양 팀의 승차는 2.5경기차로 줄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LG가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아내면서 승차를 6.5경기로 벌렸다. 이날 경기는 경기 중 내린 갑작스러운 폭우로 1시간 44분간이나 중단됐다 재개됐다. LG가 4-2로 앞선 3회말 경기가 중단됐는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양 팀 선발 투수(LG 최원태, KT 쿠에바스)는 모두 3이닝씩 밖에 던지지 못했다. 재개된 4회말 LG는 KT 배정대에게 솔로홈런,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맞아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6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로 다시 5-4로 앞섰다. LG는 8회말 구원투수 박명근이 장성우에게 2루타에 허용한 데 이어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 순간 LG는 마무리 고우석 카드를 뽑아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고우석은 이호연을 상대로 바운드가 큰 땅볼을 유도했는데 LG 유격수 오지환이 이 공을 병살타로 만들어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오지환은 공을 잡은 뒤 오른 발끝으로 가볍게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1루로 송구했다. 고우석은 9회말에도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최근 4연패에 빠진 KT는 3위 SSG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NC는 창원에서 에이스 페디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박건우의 결승 2점 홈런을 앞세워 키움을 2-1로 꺾고 4위에 복귀했다. 박건우는 0의 행진이 이어지던 6회말 1사 1루에서 키움 선발 맥키니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월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키움은 9회초 임병욱의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따라붙었으나 경기를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NC 선발 페디는 7이닝 2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17승(6패)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도 2.28로 낮추며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단독 1위로 나섰다. 대전에서는 한유섬이 4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SSG가 한화를 11-6으로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7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한 한유섬은 2회 우중간 안타를 시작으로 4회 홈런, 6회 볼넷, 7회와 8회에는 우전 안타를 기록하는 등 5번 모두 출루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울산에서는 유강남이 3점 홈런을 터뜨린 롯데가 삼성을 10-3으로 크게 이겼다. 롯데는 1회말 1사 만루에서 니코 구드럼의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뽑은 뒤 유강남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롯데는 5회초 3-5로 쫒겼으나 곧이은 5회말 윤동희와 정훈의 적시타로 2점을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같은 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두산 경기는 경기 직전 쏟아진 국지성 폭우로 인해 취소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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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더CJ컵, 내년부터 10년간 ‘더CJ컵 바이런 넬슨’으로 개최

    CJ그룹이 개최해 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이 내년부터 5월에 ‘더CJ컵 바이런 넬슨’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열린다. CJ그룹(회장 이재현)은 내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2017년부터 3년간 제주도에서 개최되며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PGA투어 대회였던 더CJ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은 미국에서 치러졌다. 내년에는 더CJ컵 바이런 넬슨이라는 이름으로 5월 2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매킨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개최된다. 총상금은 950만 달러(약 126억원)다. 작년까지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이 끝난 뒤 가을 시리즈로 열렸던 더CJ컵은 올해는 가을 시리즈에서 빠졌고, 내년부터 정규투어 대회로 변신했다. 내년부터 단년제 시즌으로 복귀하는 PGA투어는 1월부터 8월까지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9월부터 12월까지는 이듬해 PGA 투어 출전 자격을 확정하는 가을 시즌을 진행한다. 정규 시즌은 메이저대회, 시그니처 대회, 풀 필드(Full-field)대회로 구성되는데 더CJ컵 바이런 넬슨은 풀 필드 대회 중 하나다. 1944년 창설돼 79년 역사를 지닌 이 대회는 선수 이름이 들어간 최초의 PGA투어 대회다. 바이런 넬슨은 PGA투어 1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미국 골프의 전설이다. 텍사스에서 태어나 텍사스를 떠나지 않았던 넬슨은 이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이 대회는 그동안 버라이즌, HP, EDS, AT&T 등 텍사스에 기반을 둔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왔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배상문(2013년)을 시작으로 2019년 강성훈이 우승했고, 이경훈은 2021년과 2022년 이 대회를 2연패했다. CJ 관계자는 “CJ가 미국에서 대회를 연 지난 3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매출 신장과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높아졌기에 미국 현지 마케팅 활동 강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앞으로 한국프로골프 선수의 출전 기회를 배려하는 등 방안을 논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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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경 거닐며 전략적 공략… 잊지못할 라운딩

    강원 홍천에 있는 27홀 대중제 골프장 클럽모우 골프&라이프스타일(사진)이 통산 4번째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 에 도전한다. 국내 최대 골프 부킹 플랫폼 XGOLF(대표 조성준)와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공동 주최하는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은 올해 말까지 골퍼들의 라운드 후기를 반영하는 2차례의 평가 과정을 거쳐 선정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에 선정된 이 골프장은 1차 평가에서는 캐디(9.1점), 코스(8.9점), 그린피(9.1점), 식음(9.7점) 등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3년 9월 문을 연 이 골프장은 친환경 코스 설계자로 유명한 마이클 허잔이 한국에 만든 처음이자 유일한 작품이다. 마운틴 코스는 잠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을 정도로 모험적이고 난도가 높은 홀들로 구성됐다. 코스를 감싸는 장락산 능선을 따라 걸으며 드라마틱한 경관 속에 긴장과 이완이 교차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오아시스 코스는 흥미로운 계곡과 크고 작은 연못들이 어우러져 있다. 와일드 코스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살려 나만의 공간에서 골프를 치는 느낌을 준다. 이 골프장은 자연 환경을 살린 설계로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플레이를 할 때는 어렵지만 집에 돌아갈 때쯤에는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이용자는 “재미있고 도전적인 코스였다. 그래도 퀄리티 있게 만들어져 억지로 어렵게 코스를 만든 다른 골프장과는 달랐다”는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페어웨이 상태와 그린 스피드가 좋았다. 전체적인 코스는 어려웠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하니 스코어도 꽤 잘 나왔다”고 평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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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저우AG 대표’ 이우석, 정몽구배 양궁 우승

    이우석이 이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양궁 국가대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이우석은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3회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구대한을 슛오프 끝에 세트스코어 6-5(30-28, 28-29, 30-30, 29-27, 27-29<10X-10>)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슛오프에서 두 선수 모두 10점을 쐈는데 이우석은 지름 6.1cm 과녁 한가운데 원에 화살을 꽂는 ‘엑스(X) 10’을 기록했다. ‘양궁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을 재확인한 대회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녀 총 8명의 국가대표 중 이날 열린 4강전에 오른 선수는 이우석뿐이었다. 남자 세계랭킹 2위 김우진과 맏형 오진혁은 64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2관왕 김제덕은 8강전에서 이우석에게 패했다. 여자 대표팀 4명도 준결승 진출에 모두 실패했다. 도쿄 올림픽 3관왕 안산은 64강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임시현은 32강에서 탈락했다. 최미선은 16강, 강채영은 8강에서 짐을 쌌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은 이우석은 “한국 양궁 수준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라며 “1등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남은 기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아시안게임에서는 팬들께 편안한 경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정다소미가 챔피언에 올라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정다소미는 유수정을 상대로 7-3(30-28, 28-27, 27-29, 29-29, 29-27) 완승을 거뒀다. 컴파운드 남자부에서는 최용희, 여자부에서는 오유현이 각각 우승하며 상금 2000만 원씩을 받았다. 이날 스페셜 이벤트에서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부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레전드’ 서향순과 김진호가 모처럼 후배 선수들과 함께 활시위를 당겼다. 김진호는 첫 발에 7점, 두 번째 발에 8점을 쐈다. 서향순은 각각 5점과 9점을 기록했다. 서향순 팀이 승리하면서 적립된 860만 원은 대한체육회에 유소년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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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육아휴직’ 중인 송진우 “캠핑-골프-낚시로 힐링”

    한국 프로야구 투수 최다승(210승)에 빛나는 송진우 전 독립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57)은 요즘 ‘육아휴직’ 중이다. 선수와 지도자, 해설위원 등으로 50년 가까이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 늦둥이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재혼한 그는 2018년에 셋째 아들을 낳았다. 한창 뛰어놀 나이인 다섯 살 아들과 함께 그는 캠핑을 많이 다닌다.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 수 없으니 조용하게 다닐 곳을 찾다가 캠핑을 접하게 됐다. 첫해에는 캠핑카를 몰고 이곳저곳을 다녔다. 요즘에는 차와 하우스가 분리된 트레일러를 갖고 다닌다. 그는 “설치하고 정리하는 게 정말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자연과 함께하는 매력이 크다. 막상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은 중독성이 있다”며 웃었다. 5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그는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체력운동을 따로 하진 않지만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는 덕분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이닝(3003이닝)을 소화했고, 가장 많은 타자(1만2708명)를 상대했으며, 가장 많은 공(4만9024개)을 던졌던 그는 선수 시절 ‘자기 관리’의 화신이었다. 그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던 운동 중 하나는 ‘쌀 씻기’였다. 작은 양동이에 쌀을 3분의 2가량 채우고 팔뚝에 힘이 빠질 때까지 쌀을 쥐었다 폈다 하는 단순한 운동이다. 이를 3세트 정도 반복하면 손목 강화는 물론이고 아래팔 근육에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일반인들도 TV를 보면서 이 운동을 하면 팔심이 좋아질 수 있다. 나중에 밥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골프와 낚시도 즐긴다. 그는 야구계를 대표하는 ‘골프 고수’ 중 한 명이다. 30대 중반에 골프를 시작한 그는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스윙을 한다. 아마추어 선수 시절 그는 뛰어난 투수이면서 좋은 타자이기도 했다. 핸디캡이 8인 그는 종종 싱글을 친다. 드라이버샷을 마음먹고 때리면 300야드를 날리지만 안정적으로 250야드 안팎을 보낸다. 특히 송곳같이 꽂히는 아이언샷이 일품이다. 2008년 야구인 골프대회에서는 이븐파인 72타를 쳐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캠핑을 함께 하면서 만난 아들 친구 아빠들과 골프를 치기도 한다”고 했다. 선수 시절 혼자 낚시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곤 했던 그는 틈틈이 낚시도 다닌다. 붕어 낚시, 배스 낚시, 루어 낚시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우럭이나 광어를 잡으러 서해 바닷가도 간다.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는 그는 지금처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재능기부를 하면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잡아 보려 한다. 야구계를 위해 그가 가진 노하우를 전해 주려는 의지는 확고하다. 선수 생활 초반 강속구 투수였던 그는 30대 중반 무렵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30대 중반 이후 많은 승리를 올리면서 중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젊은 사람들과 베테랑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팀이 정말 좋은 팀이다. 그런 모습을 위해 나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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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둥이 아들과 캠핑을”…210승 레전드 송진우의 ‘브라보, 육아휴직 라이프’[이헌재의 인생홈런]

    한국 프로야구 최초이자 유일한 200승 투수인 송진우 전 독립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57)은 숫자 ‘21’과 인연이 깊다. 그는 1989년 프로야구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21년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프로 2년차부터 등번호 21번을 달았던 그가 승수는 정확히 210승. 그를 상징하는 번호 21번은 한화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가 세운 210승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보통 수준급 투수의 기준을 한 시즌 10승으로 본다. 210승을 하려면 한 해도 쉬지 않고 21년간 10승씩을 거둬야 한다. 그는 210승 투수임과 동시에 103개의 세이브를 달성한 투수이기도 하다. 200승-100세이브 기록은 더더욱 나오기 힘들다. 이 밖에 그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이닝(3003이닝)을 소화했고, 가장 많은 타자(1만2708명)를 상대했으며, 가장 많은 공(4만9024개)을 던졌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일한 2000탈삼진(2048개) 투수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부끄러움 없이 몸관리를 했다”며 “다른 무엇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행동하려 했다”고 했다. 선수 시절 그는 손톱깎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손톱깎이를 쓰다가 깊게 잘리기라도 하면 손가락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신 사포를 이용해 손톱을 정리했다. 그는 사포를 포함해 각종 손톱 관리 도구가 담긴 필통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사우나에서는 공을 던지는 왼쪽 검지와 중지는 물 밖에 내놨다. 욕탕에 몸은 담근 그는 의도치 않게 항상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었다. 찬바람이 뼛속까지 들어올까 봐 한여름에도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지 않았다. 대신 시원한 물을 마시고 선풍기 바람으로 천천히 열을 식혔다. 그는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 나온 행동들이었다. 그런 것들이 효과가 있었다기보다는 그런 마음가짐 덕분에 야구를 잘할 수 있는 행운이 내게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선수 시절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던 운동 중 하나는 ‘쌀 씻기’였다. 작은 양동이에 쌀을 3분의2가량 채우고 팔뚝에 힘이 빠질 때까지 쌀을 쥐었다 폈다 하면 된다. 이 같은 과정을 3세트 정도 반복했다. 단순한 동작이지만 손목 강화는 물론 전완근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많은 투수들이 제구가 잘 되지 않는 이유를 어깨가 안 좋거나 체력이 달려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악력이 떨어지면 공을 잡아주는 힘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공이 뜨게 된다. 포크볼 같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에게 특히 좋은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도 TV를 보면서 이 운동을 하면 팔 힘이 좋아질 수 있다. 매일 쌀을 씻다 보면 나중에 밥을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농담을 했다. 50년 가까이 쉼 없이 야구 인생을 달려온 그는 요즘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다. 2020년까지 한화 코치를 지냈고, 2021년에는 독립구단 스코어본을 이끌며 경기도 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부터는 재능기부를 주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KBO리그 재능기부위원을 맡았다. 요즘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늦둥이를 보살피는 것이다.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뒤 재혼한 그는 2018년에 셋째 아들을 낳았다. 그는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종의 육아휴직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한창 뛰어놀 나이인 다섯 살짜리 아들과 함께 캠핑을 많이 다닌다.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이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갈 수 없으니 조용하게 다닐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캠핑을 접하게 됐다. 첫해에는 캠핑카를 몰고 이곳저곳을 다녔다. 요즘에는 차와 하우스가 분리된 트레일러를 갖고 다닌다. 그는 “설치하고 정리하는 게 정말 힘들다. 노동이나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래도 자연과 함께 하는 매력이 크다. 공기와 느낌이 도시와는 너무 다르다. 막상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캠핑은 집이 있는 대전 근교와 충청도 일대를 주로 다닌다. 그는 “금요일에 아이의 어린이집이 끝나면 바로 출발해 2박을 하고 다시 일요일에 돌아오곤 한다”고 했다. 그는 캠핑 말고도 골프와 낚시도 즐긴다. 그는 야구계의 대표적인 ‘골프 고수’ 중 한 명이다. 30대 중반인 2000년 정도에 골프를 시작했다. 따로 레슨을 받거나 제대로 배우진 않았지만 아마추어 시절 좋은 타자이기도 했던 그는 좋은 스윙폼을 갖고 있다. 핸디캡이 8인 그는 종종 싱글을 친다. 드라이버 샷은 마음 먹고 때리면 300야드를 날리지만 안정적으로 250야드 안팎을 보낸다. 투수로 제구력이 좋았던 그는 송곳같이 꽂히는 아이언샷이 일품이다. 2008년 충북 센테리움CC에서 열린 제27회 야구인골프대회에서는 이븐파인 72타를 쳐 메달리스트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캠핑을 함께 하면서 만난 아들 친구 학부모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골프를 치기도 한다”고 했다. 혼자 시간이 있을 때는 장비를 챙겨 낚시를 가곤 한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혼자 낚시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곤 했다. 붕어 낚시, 배스 낚시, 루어 낚시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우럭이나 광어를 잡으러 서해 바닷가로 갈 때도 있다. 선수 시절부터 그는 몸을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뭔가라도 하면서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살이 찔 일이 없다. 선수 때와 비교해 먹는 것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몸무게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않아도 그는 여전히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육아휴직’ 중인 그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딱히 정해놓은 것은 없다. 지금처럼 그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재능기부를 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보려 한다. 다만 야구계를 위해 그가 가진 노하우를 전해주려는 의지는 확고하다. 그게 프로일 수도, 아마추어일 수도, 대표팀일 수도 있다. 선수 생활 초반 강속구 투수였던 그는 30대 중반 즈음인 2000년을 전후해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30대 중반 이후 많은 승리를 올리면서 중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그렇게 관심을 받다 보니 자기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었고, 스스로를 발전시켜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사회는 젊은 사람들 위주로 돌아간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 베테랑들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젊은 사람들과 베테랑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팀이 정말 좋은 팀이다. 사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위해 나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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