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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선거 때는 특정 정당과 인물을 사실상 지원하면서, 불의한 일에는 정교분리를 앞세워 침묵하면 되겠습니까.”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에 아쉬움이 많았다. NCCK는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오전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회원 교단 내 의견이 다양하다”며 따로 성명서를 밝히지 않았다.김 총무는 “정교분리는 정치권력이 종교를 이용하지 말고, 종교도 정치권력에 편승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불의를 보고도 눈 감는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엄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법과 원칙을 훼손했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직무 유기라는 설명이다.그는 “성서에는 예언자·성직자들이 부패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 정치권력자에게 날 선 목소리로 비판하는 일화가 많이 나온다”며 “정치권력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종교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소에는 정치적 발언을 하면서 나라가 어지럽고 정의가 훼손된 상황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말하는 건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마태복음(5:13~16)에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이 오염돼 곁길로 가면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세상이 어두워 갈 바를 찾지 못하면 빛이 되어 길을 밝히라는 가르침이지요. 불의에 침묵하는 건 예수의 뜻을 외면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김 총무는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 비상계엄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20대였던 그는 한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가 ‘국가전복 음모(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가담자로 몰려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당시 신군부는 계엄군을 동원해 대학가는 물론 시민 모임도 통제했고, 민주화 운동 세력은 모두 반국가 단체로 몰아가던 시절이었다.김 총무는 “운동권 단체도 아니고 순수한 성경 공부 모임이었다”며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당시 전두환 정권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정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차례 조사 뒤 모임 회비는 국가전복(내란) 단체의 기금으로, 자신은 서열 2위의 수괴가 돼버렸다고 한다.그는 “진정한 정교분리를 위해 빠른 시간에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규탄하는 성명도 낼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전 씨가 교회와 목사 호칭 등을 쓰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다보니, 잘 모르는 이들은 그의 발언과 행동이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이다.김 총무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종교와 결합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행동을 종교적 자기 확신으로 연결하고, 결국 이들에게 정치는 종교가 된다”며 “전 씨가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 등 근거 없이 폭력을 부추기는 막말로 선동하고 자극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라고 비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21년 1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찬성 232명, 반대 197명으로 통과시켰다. 혐의는 ‘내란 선동’.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의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방해하려고 지지자들이 의회를 공격하도록 선동했고, 이는 미국의 안보와 민주주의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는 이유였다. 며칠 전인 6일 국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인하고 공식 인증할 예정이었는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국회를 점거하고 무산시키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 직전에 백악관 남쪽 공원에서 열린 ‘미국을 구하라(Save America)’ 집회에 참석해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고, 압승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다”라며 선동했다. 결국 난동으로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탄핵안 토론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무장 반란을 선동했다. 그는 물러나야 한다. 이 나라의 명백한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1월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대한민국에선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내전과 정치적 폭력, 테러리즘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사례에서 보듯 ‘민주주의는 최고의 시스템이고, 확고한 안정성을 지녔기에 위기가 닥쳐도 금방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근거 없는 오판인지를 책에서 신랄하게 지적했다.저자는 현재 많은 국가들이 내전의 가능성이 가장 큰 정치 체제인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아노크라시는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거나 민주주의에서 독재로 하강하는 중간 상태를 말한다. 독재 정권은 반란 세력을 누를 힘이 있고,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폭력(내전)이 벌어지기 전에 불만을 해소할 능력이 있어 내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반면 아노크라시 체제는 당근과 채찍 어느 쪽도 제대로 내놓을 능력이 없다. 인종, 종족, 종교, 이념 등을 앞세우는 파벌주의의 물결을 막지 못한다. 가짜뉴스 등을 통해 분노와 혐오를 증폭시켜 내전을 부추기는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등 ‘촉매’도 제어하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민주주의 국가가 독재 국가로 변신하는 것은 … 선출된 지도자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무시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안전장치에는 대통령에 대한 제약과 입법, 사법, 행정의 견제와 균형, 책임성을 요구하는 자유로운 언론, 공정하고 개방된 정치적 경쟁 등이 있다.’(1장 ‘아노크라시의 위협’ 에서)작금의 우리 현실과 얼마나 똑같은지, 소름이 끼친다. 원제 ‘How Civil Wars Start: How To Stop The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연탄 후원에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 20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사무실에서 만난 허기복 목사(68)는 “23년 동안 연탄은행을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부터 연탄 나누기 운동을 시작한 그는 2002년 강원 원주에 연탄은행 1호점을 세우며 본격적인 연탄 나눔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전국 31곳으로 늘었다. 허 목사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평균 450만 장 정도를 기부받았는데 올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300만 장도 안 된다”고 했다. 12월 한 달만 쳐도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8%가 줄었다고 한다.“보통 연말연시에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훈훈한 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이 소개되잖아요. 정기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크든 작든 그런 사연을 접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두 달 가까이 언론은 물론이고 인터넷, 유튜브까지 온통 계엄 이야기뿐이고 기부 관련 뉴스는 거의 사라진 탓이 큰 것 같습니다.” 그는 “형식적으로라도 와서 사진 찍고 후원하고 가던 정치인들도 정쟁 때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지 거의 안 온다. 정부 부처 기부도 많이 준 상태”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서인지 기업 후원도 급감하고 자원봉사자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연탄 후원의 특성상 기부하며 배달 봉사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부 자체가 주니 자원봉사자도 함께 줄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섬 지역에는 지원을 못 하고, 다른 곳도 평소 지원하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허 목사에 따르면 여전히 연탄 난방을 하는 집들은 전국에 약 7만4000가구가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탄 한 장 가격은 평균 900원. 허 목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거개선 사업으로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주지만 기름값은 주지 않는다”며 “최저생계비와 폐지 수거 등으로 한 달 수입이 50만 원 정도인 사람들에게 한 달 기름값 50만 원 정도 드는 기름보일러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대신 연탄은 150∼200장(13만∼18만 원) 정도면 한 달을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기껏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줘도 중고 연탄난로를 놓고 겨울을 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어떤 사람들은 연탄보다 싼 도시가스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해요. 도시가스가 연탄보다 싼 건 맞지요. 그런데 배달차도 못 들어가 손으로 연탄을 날라야 하는 낙후된 곳에 도시가스 관이 설치돼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답답하지요.” 허 목사는 “흔히 연탄은 겨울에만 쓰는 줄 알지만 워낙 오래된 집이 많아 여름에도 곰팡이가 피지 않게 난방을 해야 한다. 봄가을 역시 온수가 필요하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새해에는 조금만 더 없는 사람,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연탄 후원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20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사무실에서 만난 허기복 목사(68)는 “23년 동안 연탄은행을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부터 연탄 나누기 운동을 시작한 그는 2002년 강원 원주에 연탄은행 1호점을 세우며 본격적인 연탄 나눔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전국 31곳으로 늘었다.허 목사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평균 450만 장 정도를 기부받았는데 올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300만 장도 안 된다”고 했다. 12월 한 달만 쳐도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8%가 줄었다고 한다.“보통 연말연시에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훈훈한 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이 소개되잖아요. 정기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크든 작든 그런 사연을 접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두 달 가까이 언론은 물론이고 인터넷, 유튜브까지 온통 계엄 이야기뿐이고 기부 관련 뉴스는 거의 사라진 탓이 큰 것 같습니다.”그는 “형식적으로라도 와서 사진 찍고 후원하고 가던 정치인들도 정쟁 때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지 거의 안 온다. 정부 부처 기부도 많이 준 상태”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서인지 기업 후원도 급감하고 자원봉사자도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연탄 후원의 특성상 기부하며 배달 봉사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부 자체가 주니 자원봉사자도 함께 줄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섬 지역에는 지원을 못 하고, 다른 곳도 평소 지원하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허 목사에 따르면 여전히 연탄 난방을 하는 집들은 전국에 약 7만4000가구가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탄 한 장 가격은 평균 900원. 허 목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거개선 사업으로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주지만 기름값은 주지 않는다”며 “최저생계비와 폐지 수거 등으로 한 달 수입이 50만 원 정도인 사람들에게 한 달 기름값 50만 원 정도 드는 기름보일러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대신 연탄은 150~200장(13만~18만 원) 정도면 한 달을 쓸 수 있다. 때문에 기껏 기름보일러를 설치해줘도 중고 연탄난로를 놓고 겨울을 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연탄보다 싼 도시가스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해요. 도시가스가 연탄보다 싼 건 맞지요. 그런데 배달차도 못 들어가 손으로 연탄을 날라야 하는 낙후된 곳에 도시가스 관이 설치돼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답답하지요.”허 목사는 “흔히 연탄은 겨울에만 쓰는 줄 알지만 워낙 오래된 집이 많아 여름에도 곰팡이가 피지 않게 난방을 해야 한다. 봄, 가을 역시 온수가 필요하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새해에는 조금만 더 없는 사람,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금 대한민국은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합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삼계화택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인 삼계화택은 번뇌가 그치지 않는 중생의 세계가 마치 불타는 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진우 스님은 특히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난입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양심(良心)이며, 누구든 주장을 펴고 싶으면 양심에 따라 표현해야 한다”며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욕심이 양심을 덮고 과격한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잘못된 생각이나 말, 행동은 결국 업보를 받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잘못을 다 벌받게 됩니다. 모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합니다.” 다만 진우 스님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온다”며 “고통을 이겨내야 성취가 오고, 혼란을 이겨내야 평화가 온다”고도 설파했다. “지난겨울, 상처받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도록 한국불교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올해부터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활동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바닥에 코가 닿을 듯 쓰러져 있는 경주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입불(入佛)’을 위해서 5월 중 모의실험을 실시하고 하반기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개신교계 단체들이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난입 사태와 관련해 폭력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의 교적을 박탈하는 출교 및 제명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19일 성명을 통해 “소위 목사라는 전광훈이 가짜 뉴스에 근거해 사람들을 선동하고, 사법부의 법 집행을 방해하고, 공개적으로 폭동을 주문하며, 소요와 난동의 배후 노릇을 하며 한국 기독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기장은 또 “전광훈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분신한 50대 남성 사건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는 메시지가 수백 통 왔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니 언제든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죽음을 사주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근간인 법질서를 파괴하는 전광훈은 국민과 한국 기독교 앞에 참회하고 사법 난동에 책임지라”고도 촉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김종미 남오성 임왕성)도 20일 성명에서 “한국 교회는 초법적 폭력 사태를 주동하는 전광훈을 당장 출교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실천연대는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는 법치와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들고 사회적 혼란을 조장하는 위험하고 위법적인 행동”이라며 “폭력행위와 이를 조장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실천연대는 또 “‘목사’라고 지칭되는 전광훈은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라는 등 폭력을 부추기며 근거도 없는 막말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선동 및 자극하고 있다”라며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반신앙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20일 전 목사를 내란 선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전 목사는 12·3 비상계엄 이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결탁한 반국가 세력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며 혁명적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국민을 선동했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 역시 전 목사의 선동에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금 대한민국은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합니다.”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삼계화택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인 삼계화택은 번뇌가 그치지 않는 중생의 세계가 마치 불타는 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진우 스님은 특히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폭력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양심(良心)이며, 누구든 주장을 펴고 싶으면 양심에 따라 표현해야 한다”며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욕심이 양심을 덮고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잘못된 생각이나 말, 행동은 결국 업보를 받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잘못을 다 벌 받게 됩니다. 모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합니다.”다만 진우 스님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온다”며 “고통을 이겨내야 성취가 오고, 혼란을 이겨내야 평화가 온다”고도 설파했다. “지난겨울, 상처받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도록 한국불교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올해부터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활동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국민 정신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바닥에 코가 닿을 듯 쓰려져 있는 경주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입불(入佛)’을 위해서 5월 중 모의실험을 실시하고 하반기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설교라고 부르는 건 가당치도 않아요. 지금은 설교할 때가 아니라, 함께 있고 함께 울어줄 시간이니까요.” 5일 전남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한 예배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뒤 첫 주일 예배다. 이날 설교를 맡았던 무안 대중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김준영 목사(67)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 어떤 성경 구절로도 유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는 없다”며 “함께 예배를 드렸지만 목사로서 설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옆에 있어 주고 아픔을 함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참사로 경황이 없어 교회에 갈 수 없는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해 마련됐다. 그 때문에 예배 시간도 일요일이지만 평소 교회 예배 시간과 다르게 오후 3시로 늦게 잡았다.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유가족을 위한 배려였다. 김 목사는 “밤새 한잠도 못 잤거나 새벽에나 잠깐 눈을 붙였을 텐데, 평소 교회 예배처럼 아침 예배를 드릴 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하는 설교였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참사 규모가 클수록 희생자, 피해자는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에 섣부른 위로가 자칫 또 다른 형태로 피해자, 유가족을 공격하는 언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설교를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참사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유가족들이 상처받거나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며 “혹시나 본의 아니게 말실수라도 하면 유가족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기에 부담도 컸다”고 떠올렸다. 무엇보다 자신이 비록 목사지만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말할 순 없었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는데,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원망도 못 하고 속으로 품고만 있으면 더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거꾸로 왜 내게 이런 일을 겪게 하는지 하나님께 묻고, 원망하고, 너무하신다고, 이렇게 독하신 분인지 몰랐다고 얼마든지 따지라고 했지요.” 그 대신 김 목사는 “아픔은 크지만 그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다면 그건 먼저 떠난 분들이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얼마든지 하나님을 원망하고, 대신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먼저 간 자식 부모 형제 친구가 속상해하지 않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힘을 내 살자고 했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설교라고 부르는 건 가당치도 않아요. 지금은 설교할 때가 아니라, 함께 있고 함께 울어줄 시간이니까요.”5일 전남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한 예배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뒤 첫 주일 예배다. 이날 설교를 맡았던 무안 대중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김준영 목사(67)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 어떤 성경 구절로도 유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는 없다”며 “함께 예배를 드렸지만, 목사로서 설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옆에 있어 주고 아픔을 함께하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이날 예배는 참사로 경황이 없어 교회에 갈 수 없는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해 마련됐다. 때문에 예배 시간도 일요일이지만 평소 교회 예배 시간과 다르게 오후 3시로 늦게 잡았다.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유가족을 위한 배려였다. 김 목사는 “밤새 한잠도 못 잤거나 새벽에나 잠깐 눈을 붙였을 텐데, 평소 교회 예배처럼 아침 예배를 드릴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늘 하는 설교였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참사 규모가 클수록 희생자, 피해자는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에 섣부른 위로가 자칫 또 다른 형태로 피해자, 유가족을 공격하는 언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설교를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참사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유가족들이 상처받거나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며 “혹시나 본의 아니게 말실수라도 하면 유가족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기에 부담도 컸다”라고 떠올렸다. 무엇보다 자신이 비록 목사지만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는데,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원망도 못하고 속으로 품고만 있으면 더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거꾸로 왜 내게 이런 일을 겪게 하는지 하나님께 묻고, 원망하고, 너무하신다고, 이렇게 독하신 분인지 몰랐다고 얼마든지 따지라고 했지요.”대신 김 목사는 “아픔은 크지만, 그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다면 그건 먼저 떠난 분들이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얼마든지 하나님을 원망하고, 대신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먼저 간 자식 부모 형제 친구가 속상해하지 않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힘을 내 살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작금의 어지러운 나라 상황을 보며 대한민국이 대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인 이들이 많다. 광복을 맞은 지 불과 70여 년 만에 이룩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세계 7번째로 독자적 우주발사체 기술을 개발한 나라, 군사력은 세계 6위, K팝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 강국…. 그런데, 요즘 위정자들이란 사람들의 해괴한 행태를 보면 신라까진 바라지도 않고 100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태풍 속을 지나면서도 선장과 선원들이 싸움만 하는 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난파 외에 뭐가 있을까.이 책은 영국 역사학자이자 전쟁사학자인 저자가 고대의 두 패권국인 로마와 페르시아(정확히는 파르티아와 그 뒤를 이은 페르시아)의 700년간의 갈등과 대립을 서술했다. 얼핏 보면,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진 전쟁과 정치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나열한 것 같지만,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어떻게 두 나라가 700여 년을 지속해 생존할 수 있었는지’다. 허구한 날 안에서는 정쟁, 밖에서는 전쟁만 하는 나라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권력과 패권을 놓고 경쟁한다고 해서 로마나 파르티아가 상대방을 폐쇄적으로 대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서로 경계하고 모욕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공존하는 것을 만족스럽게 여겼다. 황제와 왕중왕들은 이렇게 평화 공존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알았다.”(8장 ‘상업에 능숙한 사람들’에서)저자는 고대 세계의 두 패권 국가가 그 오랜 세월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양쪽 지도자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무엇이 가장 큰 관심사인지 판단하며 그것을 성취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늘 그런 지도자로 가득 차 있던 것도 아니고, 항상 잘한 선택만 한 것도 아니지만 근본적인 흐름은 그랬다는 것이다.벌써 한 달 넘게 위정자라는 이들이 ‘나라와 국민은 모르겠고 너만 쓰러뜨리면 소원이 없겠다’며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읽는 것은 로마와 페르시아 이야기인데, 머릿속에서는 우리나라 걱정에 한숨만 나오게 만드는 책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으로 대한민국은 극렬한 정쟁 속에 빠져있다”라며 “법적·정치적으로 빠른 해결을 통해 더 이상의 국민적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김 대표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1월 중순으로 설날을 향해 가고 있지만, 새해의 기대와 소망보다는 정리되지 않는 일들이 우리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교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 평화와 화해의 길을 여는 데 기여 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한교총은 어떠한 정치적 진영에도 치우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믿음에 따라 정의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한교총은 올해 한국 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 역사를 재조명하고, 종교문화자원 보존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원제 Spera·사진)이 14일(현지 시간) 세계 8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300여 쪽의 ‘희망’은 1936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교황의 인생을 담고 있다. 원래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은총의 해인 희년을 맞아 올해 출간했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으로 직접 교황직을 인수·인계받는 유례없는 일을 겪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로마 남부 교황 여름 별장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베네딕토 16세를 만났던 일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가 커다란 흰색 상자를 건네며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나는 여기까지 했고, 이런 조처를 했으며, 이런 사람들을 해임했으니, 이제는 당신 차례”라고 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자 안에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과 관련된 문서들과 학대, 부패, 어두운 거래, 잘못된 행위들에 대한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황이 흰 상자의 비밀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89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이상설과 자진 퇴임설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교황은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을, 2년 뒤엔 탈장 치료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나는 건강하다. 간단하게 말해 늙었을 뿐”이라며 “수술받는 동안에도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희망’ 한국어판은 다음 달 말쯤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원제 Spera)이 14일(현지 시간) 세계 8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300여 쪽의 ‘희망’은 1936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교황의 인생을 담고 있다. 원래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은총의 해인 희년을 맞아 올해 출간했다.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으로 직접 교황직을 인수·인계받는 유례없는 일을 겪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로마 남부 교황 여름 별장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베네딕토 16세를 만났던 일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가 커다란 흰색 상자를 건네며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나는 여기까지 했고, 이런 조처를 했으며, 이런 사람들을 해임했으니, 이제는 당신 차례”라고 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자 안에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과 관련된 문서들과 학대, 부패, 어두운 거래, 잘못된 행위들에 대한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흰 상자의 비밀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89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이상설과 자진 퇴임설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교황은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을, 2년 뒤엔 탈장 치료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나는 건강하다. 간단하게 말해 늙었을 뿐”이라며 “수술받는 동안에도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희망’ 한국어판은 다음 달 말쯤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어른인 저도 처음 성경을 읽을 때는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이나 책장을 덮게 되더라고요. 처음 성경을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썼지요.” 9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방송인 조혜련 씨는 최근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 이야기’(오제이엔터스컴·사진)를 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초등학생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신·구약 이야기를 이정준 작가가 그린 1300여 장의 그림과 함께 책에 담았다. 속량(贖良) 등 어려운 단어는 ‘돈 등으로 값을 지급해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풀어 썼다. 문장도 성경의 원뜻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여기에 제사장들이 입는 세마포 겉옷 위에 걸치는 소매 없는 조끼인 ‘에봇’, 제사장들이 손발을 씻는 데 사용했던 ‘물두멍’, 제물을 태워 올리는 단인 ‘번제단’ 등은 그림과 함께 소개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내용의 오류를 막는 것이었다고 한다. 조 씨는 “그림을 중심으로 성경 구절을 설명하려다 보니 내용을 압축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과정에서 성경의 의미와 어긋나는 부분이 생기면 안 되기에 해석상 논란이 있는 부분은 빼고 전문가들의 감수도 받았다”고 했다. 감수는 백석대 신학과 김병국 교수와 이해원 목사가 맡았다. 개그우먼답게 초심자들이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과하지 않은 선에서 그만의 위트도 넣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쌍둥이 형제 에서와 야곱을 설명할 때, 에서는 MBTI가 ‘E’고 야곱은 심한 ‘I’라고 묘사하는 식이다. 지난해 평택대 피어선 신학전문대학원 역사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매일 3시간씩 7개월간 책을 썼다고 한다. 조 씨는 자신의 책이 “성경 입문을 돕는 바람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성경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배경이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시대 문화나 용어, 시대적 상황 등을 설명한 관련 서적이나 주석을 계속 찾아가며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교회를 오래 다녀도 성경 구절만 알지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이해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초벌구이 된 고기가 먹기 편한 것처럼, 성경의 기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을 먼저 본다면 성경에 더 흥미를 느끼고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 씨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경은 읽으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성경을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누구나 책을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소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어른인 저도 처음 성경을 읽을 때는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이나 책장을 덮게 되더라고요. 처음 성경을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썼지요.”9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방송인 조혜련 씨는 최근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 이야기’(오제이엔터스컴)를 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초등학생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신·구약 이야기를 이정준 작가가 그린 1300여 장의 그림과 함께 책에 담았다. 속량(贖良) 등 어려운 단어는 ‘돈 등으로 값을 지급해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풀어 썼다. 문장도 성경의 원뜻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여기에 제사장들이 입는 세마포 겉옷 위에 걸치는 소매 없는 조끼인 ‘에봇’, 제사장들이 손발을 씻는 데 사용했던 ‘물두멍’, 제물을 태워 올리는 단인 ‘번제단’ 등은 그림과 함께 소개했다.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내용의 오류를 막는 것이었다고 한다. 조 씨는 “그림을 중심으로 성경 구절을 설명하려다 보니 내용을 압축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과정에서 성경의 의미와 어긋나는 부분이 생기면 안 되기에 해석상 논란이 있는 부분은 빼고 전문가들의 감수도 받았다”라고 했다. 감수는 백석대 신학과 김병국 교수와 이해원 목사가 맡았다.개그우먼답게 초심자들이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과하지 않은 선에서 그 만의 위트도 넣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쌍둥이 형제 에서와 야곱을 설명할 때, 에서는 MBTI가 ‘E’고 야곱은 심한 ‘I’라고 묘사하는 식이다. 지난해 평택대 피어선 신학전문대학원 역사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매일 3시간씩 7개월간 책을 썼다고 한다.조 씨는 자신의 책이 “성경 입문을 돕는 바람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성경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배경이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시대 문화나 용어, 시대적 상황 등을 설명한 관련 서적이나 주석을 계속 찾아가며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때문에 교회를 오래 다녀도 성경 구절만 알지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이해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초벌구이 된 고기가 먹기 편한 것처럼, 성경의 기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을 먼저 본다면 성경에 더 흥미를 느끼고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조 씨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경은 읽으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성경을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누구나 책을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소유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중장년층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다. 뭔가 하고 싶어서 부모님께 말하면 “그거 한때의 재미야” 또는 “네가 아직 세상을 몰라서 그래”라며 하면 안 되는 이유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대화는 기승전 ‘네가 지금 해야 할 것은 공부고, 그런 것은 대학 가서 하면 된다’로 끝나고, 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더 이상 뭔가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를 안 하게 된다. ‘아직 어려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에 하는 말이겠지만, 듣는 입장에선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얼마나 하고 싶은지 서로 이야기하고 상황이 허락하는 안에서 아이가 바라는 것을 접하게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세계적인 발달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청소년의 뇌는 미성숙하기에 이성적으로 판단해 행동하기 어렵다’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학교, 가정, 직장에서 젊은 세대에 대한 어른들의 조언과 피드백이 실패하는 이유는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충동적이어서가 아니다. 어른들이 청소년의 뇌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누구와 친하게 지내라거나, 어떤 농담을 하라거나, 어떤 옷차림을 하라고 지시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많은 사람이 무시당하거나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다. 청소년에게 어른의 뜻을 강요하는 것은, 자신들의 문화 속에서 의미 있고 존중받을 만한 역할을 할 방법을 찾아내는 주체적인 학습자가 되려는 욕구를 그들에게서 빼앗는 셈이 된다.”(6장 ‘질문: 지시하지 않는다’에서) 오래전, 지금은 돌아가신 96세인 증조할머니와 집에서 한 아침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였다. 70세쯤 된 노인 세 분이 출연해 요즘 젊은이들의 개념 없는 행태를 개탄하고 있는데, 할머니 말에 ‘빵’ 터졌다. “니들은….” 책을 읽다 보니, 드럼을 갖고 싶다는 증손자의 철모름을 탓하지 않고, 나중에 보태라며 허리춤에서 당신의 용돈을 꺼내 주신 그 마음이 그리워진다. 원제 ‘10 to 25 The Science of Motivating Young People.’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사(袈裟)를 수(垂·드리우다)하고만 있어도 공덕이 있다고 하지요. 그러나 불제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옷이기도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가사 명장 무상 대종사는 6일 “가사에 담긴 정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가사는 승려가 장삼 위,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를 일컫는다. 펼쳐 놓으면 평범한 직사각형 천처럼 보이지만, ‘바느질 세 땀만 떠도 공덕을 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정성이 들어간다. 속리산 정이품송이 고즈넉하게 서 있는 충북 보은 법주사에서 만난 무상 대종사는 “예전에는 가사에 침이 튀지 않게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중간에 해우소를 가려면 헌 옷으로 갈아입고 다녀올 정도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종단 내 통일된 가사를 보급하는 가사원 도편수를 40년간 맡아온 그는 지난해 9월 조계종 첫 가사 명장에 위촉됐다. 여러 조각의 천을 이어 만드는 가사는 조각의 수에 따라 하품 9·11·13조, 중품 15·17·19조, 상품 21·23·25조의 9품으로 나뉜다. 극락세계 9품을 상징하는데, 25조는 법계가 가장 높은 종정과 대종사에게 수여된다. 무상 대종사는 “조금이라도 구겨진 채 바느질하면 모양이 흐트러지기에 한 장을 이을 때마다 다림질하고 다시 바느질해야 한다”며 “개인 실력과 몇 조를 만드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가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60여 년을 천착해 온 일이지만 시작은 참 단순했다. 1960년대 중반 가사 한 벌 얻어볼 요량으로 한 절의 가사불사에 참여해 심부름하다가 당시 최고의 편수인 법장 스님 눈에 들었다고 한다. 많게는 100여 명이 모여 한쪽에선 천을 재단하고, 또 다른 한쪽에선 바느질과 다림질을 하던 시절이었다. 제법 일머리가 있었는지 법장 스님은 이후 가사불사가 있을 때마다 그를 데리고 다녔다. 어느 해인가 가사불사 요청이 왔을 때 그에게 자신이 재단할 때 쓰던 대나무 자(가사 자)를 건네며 맥을 잇게 했다. “그 누구도 가사를 입으면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지요. 설사 싸우더라도 가사를 입고 싸우는 중은 없으니까요. 하하하.” 무상 대종사는 “가사를 가리켜 해탈복, 청정의, 복전의(福田衣)라고 부르지만 동시에 인욕(忍慾)과 계율을 상징하는 옷”이라며 “아무리 공덕이 큰 가사를 입었어도 계율을 지키지 못하거나 출가자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지옥행이니 수행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옷”이라고 말했다.보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사(袈裟)를 수(垂·드리우다)하고만 있어도 공덕이 있다고 하지요. 그러나 불제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옷이기도 합니다.”대한불교조계종 가사 명장 무상 대종사는 6일 “가사에 담긴 정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가사는 승려가 장삼 위,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를 일컫는다. 펼쳐 놓으면 평범한 직사각형 천처럼 보이지만, ‘바느질 세 뜸만 떠도 공덕을 쌓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정성이 들어간다.속리산 정이품송이 고즈넉하게 서 있는 충북 보은 법주사에서 만난 무상 대종사는 “예전에는 가사에 침이 튀지 않게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중간에 해우소를 가려면 헌 옷으로 갈아입고 다녀올 정도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종단 내 통일된 가사를 보급하는 가사원 도편수를 40년간 맡아온 그는 지난해 9월 조계종 첫 가사 명장에 위촉됐다. 여러 조각의 천을 이어 만드는 가사는 조각의 수에 따라 하품 9·11·13조, 중품 15·17·19조, 상품 21·23·25조의 9품으로 나뉜다. 극락세계 9품을 상징하는데, 25조는 법계가 가장 높은 종정과 대종사에게 수여된다. 무상 대종사는 “조금이라도 구겨진 채 바느질하면 모양이 흐트러지기에 한 장을 이을 때마다 다림질하고 다시 바느질해야 한다”며 “개인 실력과 몇조를 만드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가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말했다.60여 년을 천착해 온 일이지만 시작은 참 단순했다. 1960년대 중반 가사 한 벌 얻어볼 요량으로 한 절의 가사불사에 참여해 심부름하다가 당시 최고의 편수인 법장 스님 눈에 들었다고 한다. 많게는 100여 명이 모여 한쪽에선 천을 재단하고, 또 다른 한쪽에선 바느질과 다림질을 하던 시절이었다. 제법 일머리가 있었는지 법장 스님은 이후 가사불사가 있을 때마다 그를 데리고 다녔다. 어느 해인가 가사불사 요청이 왔을 때 그에게 자신이 재단할 때 쓰던 대나무 자(가사 자)를 건네며 맥을 잇게 했다.“그 누구도 가사를 입으면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지요. 설사 싸우더라도 가사를 입고 싸우는 중은 없으니까요. 하하하.”무상 대종사는 “가사를 가리켜 해탈복, 청정의, 복전의(福田衣)라고 부르지만 동시에 인욕(忍慾)과 계율을 상징하는 옷”이라며 “아무리 공덕이 큰 가사를 입었어도 계율을 지키지 못하거나 출가자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지옥행이니 수행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옷”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2주 앞둔 6일(현지 시간) 로버트 매컬로이 추기경(71)을 미국 워싱턴의 차기 대주교로 임명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비판하고 이민자 인권을 옹호해 온 매컬로이 추기경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화된 반(反)이민 정책에 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톨릭 전문매체 CNA는 이날 교황청 발표를 인용하며 매컬로이 추기경은 미국 추기경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고 보도했다. 매컬로이 추기경은 트럼프의 첫 임기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토에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트럼프 반이민 정책의 방해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봉헌생활회·사도생활단성(수도회성) 장관에 이탈리아 출신인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60·사진)를 임명했다. 교황청 장관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수도회성은 교황청의 중앙 행정기구인 9개 성(省) 중 하나로, 세계 가톨릭교회 안 모든 수녀와 수사의 입회부터 퇴회까지 종교 생활을 책임지는 곳이다. 브람빌라 장관 임명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가 변화하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교황은 여성의 교회 참여를 늘리기 위해 2021년 교회법을 개정해 가톨릭교회의 공적 예배인 전례 참여에 성별 구분을 없앴다. 2022년에는 여성을 포함한 평신도들이 바티칸시국의 여러 부서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바티칸 헌법을 승인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회는 기도하러 온다면, 그 어떤 사람도 받는 곳이니까요.” 7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서 만난 유상진 담임목사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교회 방문으로 난처한 일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1 때부터 중1 때까지 다닌 곳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첫해인 2022년 성탄절 예배와 2023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를 이곳에서 드렸다. 이 때문에 정치 성향이 다른 신도들로부터 상당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유 목사는 대통령실에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 요청이 왔을 때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는 게 옳은 것 아니냐”라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영암교회가 이태원 참사와 아무 관계가 없는 데다, 정치적 상황이 어떻든지 희생자 추도는 참사 현장에서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 유 목사는 “의견은 말했지만 ‘꼭 이곳에서 하고 싶다’고 해 방문을 거절하지는 않았다”라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교회가 기도드리러 오는 사람을 거절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설교에서 그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 15절)라는 구절을 인용했다고 했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라면 희생자와 유가족 옆에 있어야 한다는 뜻을 성경을 빌려 말한 것. 유 목사는 “부목사와 교회 관계자들은 뜨끔하며 놀란 눈치였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지러운 시국 탓에 교회 안에서도 세대 간, 이념 간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을 걱정했다. 유 목사는 “지금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갈등을 겪는 원인은 내가 사랑하는 방식만이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며 “서로 다른 생각으로 불편하더라도 서로 가르는 것을 넘어 더 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