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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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77%
칼럼17%
인사일반3%
보건3%
  • 당뇨병 전 단계 탈출, 몸무게 10% 줄이기

    항목현상태정상범위체질량지수25.8 kg/m225미만허리둘레92cm90미만체지방율25.3%12~22%공복혈당116 mg/dL100미만당화혈색소5.8%5.6이하새해 결심 중 으뜸은 건강일 것이다. 기자도 올해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자의 몸은 ‘당뇨병 전 단계’ 상태가 됐다. 매일 아침 수영장을 다녔었는데 코로나 이후 이를 중단하면서부터다. ‘당뇨병 전 단계’는 사실 전 국민의 문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전 단계의 국내 인구는 900만 명에 이른다. 최근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 공복혈당이 116(당뇨병 전 단계 100~125)이었고 당화혈색소는 2019년 5.6에서 5.8로 높아졌다.‘당뇨병 전 단계’는 방치하면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수치를 조절하면 다시 정상이 될 수 있는 가역적인 상태다. 몸이 건강관리를 하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당뇨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을 만나 상담을 받아 봤다. 박 원장은 가정의학전문의로 대한비만미용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기자는 어떤 상태인 건가 “이 기자는 현재 키 165.8㎝, 몸무게 71㎏, 체질량지수 25.8 kg/㎡으로 비만과 더불어 공복혈당장애인 당뇨병 전 단계다. 이 수치로만 보면 추후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는 대사증후군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체성분 분석에서는 허리둘레가 92cm로 복부비만에 체지방율도 25.3%로 적정수준(12~22%)보다 높았다. 체지방비만의 해결책은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두 달 동안 체중 10%를 빼야 한다.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빼는 것이 건강한 감량이다.”―체중의 10%를 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알려 달라.“요즘 유튜브를 검색하면 원푸드, 커피, 간헐적 단식 등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나온다. 이런 다이어트는 비교적 간단해 마음만 먹으면 며칠은 할 수 있다. 또 몸에 수분이 빠지면서 체중 감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속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오래 꾸준히 실천하기 쉬운 방법을 추천하겠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절반 거꾸로 식사’를 하길 권한다. 평소 먹는 밥의 절반 정도를 먹되 그 부족한 양을 채소로 대처하는 것이다. 거꾸로 방법은 ‘밥→반찬’ 순으로 수저가 가는 대신 ‘채소→비채소(고기, 생선, 국거리 등)→밥’으로 수저가 가도록 순서를 바꾸어 먹는 방법이다. 식사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도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 아침은 거르지 말고 꼭 챙겨먹어야 한다. 과식이나 폭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아침 식사는 당뇨병 전 단계 환자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중요하다. 꼭 실천하시길 바란다.” ―직장인은 아무래도 회식 자리가 부담된다.“회식자리에서도 마시는 술의 양을 절반으로 줄인다. 나머지 절반은 물로 대처하는 것이다. 그리고 안주의 경우는 되도록 채소류를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채소류 안주를 고르기 어렵다면 집에서 준비한 오이, 양배추 등을 들고 다니면 도움이 된다. 채소류는 먹으면 배를 채울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안주를 덜 먹게 된다.” ―운동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맞다. 근력운동도 해야 된다. 지방을 태우고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순서가 중요하다. 운동을 잘못할 경우 자칫 우리 몸의 지방을 태우지 못하고 근육에 있는 에너지를 사용해 오히려 근력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근력 운동을 먼저하고 이어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몸의 지방을 먼저 태우는데 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은 본인의 몸 상태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기본적인 스쿼트, 팔굽혀펴기 등을 꼭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걷기, 러닝머신, 조깅 등을 30분 정도 하고 5분 정도의 스트레칭이 포함 되어야 한다. 운동 전에 간단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계란, 통곡 비스켓 등을 먹고 운동 중에는 충분하게 수분 섭취를 한다. 운동 이후에도 수분 및 동물성,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를 해주는 것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비만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무엇보다도 건강과 면역력이 중요하다. 다이어트도 체중계를 만족시키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과 면역을 유지시키는 다이어트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굶거나 조금 먹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칼로리는 줄지만 필수 영양소는 챙기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평소 자신에게 맞는 비타민, 미네랄, 유산균 등의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몸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다이어트하길 바란다. 급하게 뺀 살은 요요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작은 목표를 차근차근 달성해가며 성취감을 만끽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음식일기와 운동일기를 매일 쓰면 마음을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 박 원장의 조언을 두달 동안 실천한 기자의 다이어트 일기는 두달 뒤 공개할 예정이다. 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

    •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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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도 잘 모르는 질병… 고가의 치료제 부담 줄었으면”

    우리나라에는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 희귀질환자가 있다. 매년 5만여 명씩 희귀질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희귀질환은 질환당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이다. 희귀질환은 세계적으로 8000여 종이 등록돼 있고, 국내에 등록된 희귀질환은 1000여 종이다. 이 중에서 선천녹내장, 마이어증후군 등 20개 질환은 환자가 200명 이하인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은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도 있고, 아예 치료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료제가 있더라도 가격이 비싸 치료할 엄두조차 못 내기도 한다.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급적 치료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이에 동아일보는 2회에 걸쳐 용기를 내어 얼굴을 공개하고 그 치료 경험을 공유하고자 나선 희귀질환자의 사연을 소개한다. 최근 희귀질환 단체는 ‘어느 날 뜬구름’이라는 환자에 대한 사회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해 질환과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있다. 질환을 널리 알려야 원인도, 질환도 몰라 고통 받는 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의사도 잘 몰라 진단까지 3∼5년 걸려요” 김동현 씨(60)는 2013년 캐나다에 거주할 당시 갑작스럽게 숨이 턱까지 차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에는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는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가 조직검사, 혈액검사 등을 다시 받고서야 유전성 심장병인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지 일년이 지난 뒤였다. ATTR-CM은 울혈성심부전, 부종, 호흡 곤란, 피로감 등을 주로 겪게 된다. 다른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심근증, 심부전, 부정맥이 악화된 뒤 뒤늦게 ATTR-CM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니 생존기간도 진단 뒤 2∼3.5년밖에 되지 않을 만큼 짧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환자 수는 100여 명으로 추정된다. 그는 해외서도 치료방법을 찾지 못하다 삼성서울병원에 ‘아밀로이드 전담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6년 귀국해 치료를 시작했으나 ATTR-CM의 국내 유병 현황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전무했다. 정확한 환자 현황도 알 수 없고 환우들과의 교류도 부족해 2019년 아밀로이드증환우회라는 이름의 환자단체를 직접 만들게 됐다.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은 확진을 받을 때까지 평균 3곳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3∼5년 이상 진료를 받는다. 다행히 2020년 8월, 유일한 ATTR-CM 치료제인 빈다맥스가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았다. 빈다맥스 복용이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 지원이 되지 않아 사실상 복용이 어렵다. 치료제가 눈앞에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희망고문’을 받을 뿐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은 일단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 씨는 “올해는 약값이 비싸 치료받지 못하는 희귀질환 환자들이 더 이상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운동신경 나쁜 줄 알아… 조기진단 중요해요” 최하영 씨(31)가 ‘폼페병’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건 7년 전인 24세 때였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달리기를 못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체육시간에 자신이 없어졌다. 최 씨는 “달리기를 하면, 내가 남들하고 다르다는 걸 알고 싫어하게 됐다”며 “한참 예민한 사춘기엔 체육시간이 죽기보다 싫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유독 남보다 운동신경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나, 앉았다 일어설 때,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오르거나 뛰어야 하는 순간에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다. 2016년 대학병원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입사검진을 받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그때 근육병이 아닌 폼페병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 폼페병은 근육을 약화시켜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심장 비대증이나 피로감, 호흡 곤란, 수면무호흡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영아라면 호흡 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성인의 경우도 빠른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최 씨는 오랜 기간 몸이 고생한 원인이 희귀질환이었다고 생각하니 마음까지 무너졌다.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픈 사람을 좋아하는 직장도 없지만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하루 반나절은 치료에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새로운 폼페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 씨는 “병이 조금이라도 낫고 병원 방문 횟수가 줄어 일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폼페병환우회에 따르면 국내 추정 환자 수는 1000여 명이다. 하지만 등록된 환자 수는 40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조기에 진단돼 치료한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저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심을 해보고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검사해보라”라고 권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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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도 생소한 희귀질환…환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조언은?

    우리나라에는 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 희귀질환자들이 있다. 매년 5만여 명씩 희귀질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희귀질환은 질환 당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이다. 희귀질환은 세계적으로 8000여종이 등록됐고, 국내에 등록된 희귀질환은 1000여종 정도다. 이 중에서 선천녹내장, 마이어 증후군 등 20개 질환은 환자가 200명 이하인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은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도 있고, 아예 치료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료제가 있더라도 가격이 비싸 치료할 엄두조차 못 내기도 한다.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급적 치료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이에 동아일보는 2회에 걸쳐 용기를 내어 얼굴을 공개하고 그 치료 경험을 공유하고자 나선 희귀질환자의 사연을 소개한다. 최근 희귀질환단체는 ‘어느 날 뜬구름’이라는 환자에 대한 사회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해 질환과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있다. 질환을 널리 알려야 원인도, 질환도 몰라 고통 받는 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의사도 잘 모르는 질환, 진단까지 평균 3~5년 걸려요” 김동현 씨(60)는 2013년 캐나다에 거주할 당시 갑작스럽게 숨이 턱까지 차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에는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는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가 조직검사, 혈액검사 등을 다시 받고서야 유전성 심장병인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지 일년이 지난 뒤였다. ATTR-CM은 울혈성심부전, 부종, 호흡곤란, 피로감 등을 주로 겪게 된다. 다른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많아 조기진단이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심근증, 심부전, 부정맥이 악화된 뒤 뒤늦게 ATTR-CM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니 생존기간도 진단 뒤 2~3.5년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짧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환자 수는 약 100여명으로 추정된다. 그는 해외서도 치료방법을 찾지 못 하다가 삼성서울병원에 ‘아밀로이드 전담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6년 귀국해 치료를 시작했으나 ATTR-CM의 국내 유병 현황에 대한 연구, 조사가 전무했다. 정확한 환자 현황도 알 수 없고 환우들과의 교류도 부족해 2019년 아밀로이드증환우회라는 이름의 환자단체를 직접 만들게 됐다.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은 확진을 받을 때까지 평균 3곳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3~5년 이상 진료를 받는다. 다행히 2020년 8월, 유일한 ATTR-CM 치료제인 빈다맥스가 우리나라에 허가를 받았다. 빈다맥스 복용이 실 날 같은 희망이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 지원이 되지 않아 사실상 복용이 어렵다. 치료제가 눈앞에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희망고문’을 받을 뿐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은 일단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 씨는 “올해는 약값이 비싸 치료받지 못하는 희귀 질환 환자들이 더 이상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운동신경이 나쁜 줄 알아… 조기진단 중요해요” 최하영 씨(31)가 ‘폼페병’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건 7년 전인 24살 때였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달리기를 못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체육시간에 자신이 없어졌다. 최 씨는 “달리기를 하면, 내가 남들하고 다르다는 걸 알고 싫어하게 됐다”며 “한참 예민한 사춘기 시절엔 체육시간이 죽기보다 싫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유독 남보다 운동신경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나, 앉았다 일어설 때,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오르거나 뛰어야 하는 순간에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다. 2016년 대학병원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입사검진을 받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그때 근육병이 아닌 폼페병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 폼페병은 근육을 약화시켜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심장 비대증이나 피로감, 호흡곤란, 수면무호흡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영아라면 호흡 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성인의 경우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최 씨는 오랜 기간 몸이 고생한 원인이 희귀질환이었다고 생각하니 마음까지 무너졌다.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픈 사람을 좋아하는 직장도 없지만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하루 반나절은 치료에 써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새로운 폼페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최 씨는 “병이 조금이라도 낫고 병원 방문횟수가 줄어 일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폼페병 환우회에 따르면 국내 추정 환자 수는 1000여명이다. 하지만 등록된 환자 수는 40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조기에 진단돼 치료한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저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심을 해보고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검사 해보라”고 권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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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대 몸신]누룩으로 발효한 커피, 카페인 줄고 폴리페놀 늘어

    한 분야만 오랜 기간 연구해 그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우리 시대 몸신’을 소개한다. 이번에 소개할 전문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물성 천연 효모 ‘누룩’을 활용해 커피를 발효시키는 데 성공한 제주 커피수목원의 김영한 원장이다. 그는 제주도에 내려와 10년 동안 커피 발효에만 집중해서 연구해온 전문가다.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커피에 몰두하게 된 계기는… “삼성 등 대기업에 다녔고 교수 생활도 했다. 그리고 정년을 했다. 사실 64세까지는 커피를 잘 몰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를 즐겨 마셨다. 커피를 알게 된 것은 제주도에 내려와서 도전한 첫 번째 사업이 망하게 되면서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곳에서 포토 스튜디오 사업을 했는데 3개월 만에 망했다. 그때 옆집에 사는 제주도 사람이 여기는 풍경이 좋으니 카페를 해보라고 했다. 바리스타 학원에 가서 본격적으로 커피를 배우기 시작해 카페를 열게 됐다.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도전을 좋아하다보니 커피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늦은 나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발효 커피는 보통 커피와 어떻게 다른가. “발효 커피라고 하면 흔히 루왁 커피를 떠올릴 것이다. 사향고향이가 커피를 먹는데 이 커피가 고양이의 장을 거치면서 장속에서 발효가 된다. 고양이가 변을 보면 여기서 나온 커피가 발효 커피다. 발효 커피가 보통 커피보다 건강에 좋은데 커피 성분 중에 몸에 좋은 성분은 늘고 몸에 나쁜 성분은 줄기 때문이다.” ―커피 속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은 무엇인가. “커피에는 대표적인 세 가지 성분이 있다. ‘미녀와 야수’에 빗대서 설명하면 미녀에 해당되는 성분이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다. 야수는 카페인과 카페스톨(커피기름) 성분이다. 특히 카페인은 각성제 작용을 하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카페인 중독 등을 유발하는 야수적인 측면이 있다. 또 카페스톨은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범이기도 하다. 발효를 하면 카페인 성분이 줄고 여기에 한 차례 더 커피와인으로 숙성시키면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진다. 다만 카페스톨은 종이필터를 써서 내려 마시면 95% 감소한다.” ―누룩으로 커피를 발효시킨다고 하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인가. “식물성 천연 효모인 누룩으로 1차 발효를 한다. 이때 누룩이 커피 원두의 수분을 빨아들이는데 수용성이 강한 카페인도 함께 빠져나온다. 이 과정에서 카페인 함량이 50% 이상 줄게 된다. 1차 발효된 생두를 커피로 만든 와인인 그린빈와인에 담가 2차 숙성을 한다. 그린빈와인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이 생두에 침투하고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을 높여 준다. 발효 과정은 제주대 약대와 한국기능식품연구소 등에서 검증을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최근에는 발효 커피를 이용해 디카페인 커피와 같은 수준으로 카페인을 줄인 꿀잠 커피를 만들었다. 또 폴리페놀 함량을 높인 커피빈과 그린빈와인을 브랜딩 한 제품도 만들었다. 이렇게 건강한 K커피를 아마존, 이베이, 큐텐 등 해외 플랫폼에 올려 K커피빈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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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다가 벌떡… 아동기 ‘몽유병’은 저절로 사라져

    잠을 자는 동안 의식하지 못한 채 걸어 다니는 수면보행증은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는 수면장애 질환이다. 흔히 ‘몽유병’이라 불린다. 아동기 수면보행증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성인기까지 수면보행증이 호전 없이 지속되거나, 성인기에 갑자기 시작된다면 다른 수면 질환으로 인해 유발된 것일 수 있다. 수면보행증이 아닌 다른 수면 질환을 오인한 것이 아닌지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수면보행증의 핵심 증상은 수면 중 몽롱한 상태에서 일어나 걷거나 달리는 것이다. 이때 부적절하게 흥분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돌아다니면서 말은 할 수 있으나 다소 느리고 둔해 보인다. 물체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위험도 있다. 증상이 있는 동안은 시간과 장소를 인지할 수 없고 잠에서 깨면 증상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보행증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낯선 환경에서의 수면, 발열 등이 수면보행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성인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수면보행증을 유발 및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보행증과 함께 코를 곯거나 낮 동안 졸린 증상이 있을 때, 특히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이 동반된 경우라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반드시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보행증은 수면 중 꿈의 내용을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와 혼동될 수 있다. 두 질환의 감별 역시 수면다원검사로 가능하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꿈꾸는 수면) 때 발생하는 반면, 수면보행증은 비렘수면 중 뇌파가 느린 서파수면 단계에서 시작된다. 문혜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보행증은 서파수면이 길게 나타나는 수면의 전반부(깊은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이 자주, 길게 나타나는 수면의 후반부(새벽녘)에 잘 나타난다”며 “수면보행증은 다음 날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나,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의 내용을 종종 기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동기에 나타난 수면보행증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 낮잠 피하기, 어둡고 조용한 수면 환경 조성 등 일반적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너무 잦아 수면을 방해할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면 예상되는 시간대에 알람을 설정해 잠깐 깨웠다가 다시 재우는 방법도 활용해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으므로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침대를 사용하고, 침대 주위에 깨질 만한 물건이나 위험한 물건은 치워두는 것이 좋다. 문 교수는 “수면보행증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동반되거나 발달과 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에 대한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면서 “다만 특별한 이유 없이 수면보행증이 지속되면 수면 부족이나 심리적 스트레스 등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는지, 다른 수면 질환이 동반된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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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낮은 사망률, 美와 비교해도 ‘상위 1%’

    미국 외과학회가 국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낮은 사망률이 미국 외상센터와 비교해 봐도 ‘상위 1%’에 해당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미국외과학회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2022년 외상질관리프로그램(ACS-TQIP)’에서 레벨 1-2(상위 급) 외상센터 523개 중 6위를 차지하며 미국 외상센터와 비교해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냈다. ACS-TQIP는 2009년 미국외과학회가 미국 전역에 위치한 외상센터들의 질 향상을 위해 개발한 질관리 프로그램이다. 매년 참여 기관의 중증도 보정 사망률을 산정 및 비교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과 한국 등 총 523개 외상센터가 참여했다. 아주대병원은 국내 외상센터로는 처음으로 2020년 ACS-TQIP에 가입해 외상센터 환자의 진료 관련 데이터를 등록하고 매년 치료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받고 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국내보다 40년 이상 앞서 있는 선진 국가의 외상 시스템과 외상진료의 질 향상 프로그램을 경험하기 위해 ACS-TQIP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진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인 ‘중증도 보정 사망률’이 미국 외상센터 평균보다 크게 앞섰다. 이는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지표다. 미국 외상센터는 통상 1000명의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하면 92명 정도가 사망한다. 미국 내 최상위 센터는 이보다 11명의 환자를 더 구해 81명 정도가 사망한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8명의 환자를 더 살려 64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센터장은 “낮에는 응급의료전용헬기, 밤에는 소방헬기 출동 체계를 갖추고 365일 24시간 출동하고 있다”며 “여기에 외상질향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환자를 데리고 오는 119 구급대원과 긴밀한 소통을 한 점 등이 좋은 성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외상센터의 역사는 10년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40년 이상 먼저 시작한 선진 국가의 상위권 외상센터들과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중증 외상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및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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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풍 피하려면 고기-내장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최근 연말 술자리가 늘면서 유독 엄지발가락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엄지발가락이 붉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있다면 통풍(痛風)을 의심해 봐야 된다.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환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통풍은 식습관과도 적지 않은 관련성이 있다. 평소 먹는 음식만 조심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중경 교수를 만나 통풍 질환의 특성과 함께 통풍에 좋은 음식 및 나쁜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요산이 관절에 쌓여 통증 유발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병이다.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요산이 쌓이고, 이것이 불씨가 되어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 등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골절이나 분만 때 통증과 비견될 정도로 매우 극심하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지나면 말끔하게 사라진다. 그래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결국 관절 부위가 손상돼 장애가 발생한다. 통풍은 대표적인 류머티즘 질환 중 하나다. 요산은 체내에 존재하거나 음식물로 섭취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요산이 많이 생성되거나, 신장으로 적절하게 배설되지 않으면 관절 등의 조직에 결정 형태로 쌓이고 통풍 증상이 나타난다. 통풍은 모든 연령에서 생길 수 있지만 40, 50대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1년 기준 약 50만 명의 통풍 환자가 있다. 최근엔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의 영향으로 20, 30대 젊은층에서도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여성에게선 드물게 발생하고, 폐경 이후 중장년 여성은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발생한다.○ 술, 고기 내장, 과당음료 피해야통풍은 식습관과 관계가 있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유럽류마티스학회 등에서는 요산 상승의 원인이 되는 고단백, 고퓨린 음식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한다. 고퓨린 음식은 △고기 내장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류 △고등어, 꽁치, 참치, 삼치 같은 등 푸른 생선류 △멸치, 오징어, 조개 등 어패류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 △맥주를 비롯한 술 등이 있다. 술의 에탄올 성분은 신체 내 요산 배설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맥주뿐만 아니라 다른 술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닭튀김에 맥주를 먹는 이른바 ‘치맥’을 많이 하면 통풍이 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속설이다. 맥주에는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고, 치킨은 고단백 음식이므로 실제로 치맥은 통풍에 좋지 않다. 안 교수는 “통풍 환자들과 식습관 관리 이야기를 하면 ‘풀만 먹고 살라는 거냐’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다”며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 고기의 내장류, 콜라 사이다 등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와 과일 주스 등 ‘통풍 금지 3종 세트’라도 꼭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 교수는 “등 푸른 생선은 요산을 상승시키지만 건강상의 이점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음식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저지방 유제품, 커피, 사과는 통풍에 좋아반면 통풍에 좋은 음식으로는 퓨린 함량이 적은 우유, 치즈 등의 저지방 유제품과 커피, 사과, 바나나 등이 있다. 저지방 요거트에 함유돼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춰 준다. 시럽이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블랙커피 역시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요산 배출을 도와 통풍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과와 바나나도 요산 중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계란, 두부, 콩 등의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 달리 요산을 올리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먹어도 된다. 하지만 통풍은 식습관 개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관절이 심하게 붓고 아픈 급성 통풍 발작 시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소염진통제, 콜히친,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그 이후 염증이 줄어들고 통증이 사라져 안정기가 되면 요산 수치를 낮추는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안 교수는 “통풍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증상이 조금 좋아졌다고 해서 약물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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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낮은 사망률, 美와 비교해도 ‘상위 1%’

    미국 외과학회가 국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낮은 사망률이 미국 외상센터와 비교해 봐도 ‘상위 1%’에 해당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미국외과학회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2022년 외상질관리프로그램(ACS-TQIP)’에서 레벨 1-2(상위 급) 외상센터 523개 중 6위를 차지하며 미국 외상센터와 비교해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냈다.ACS-TQIP는 2009년 미국외과학회가 미국 전역에 위치한 외상센터들의 질 향상을 위해 개발한 질관리 프로그램이다. 매년 참여 기관의 중증도 보정 사망률을 산정 및 비교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과 한국 등 총 523개 외상센터가 참여했다.아주대병원은 국내 외상센터로는 처음으로 2020년 ACS-TQIP에 가입해 외상센터 환자의 진료 관련 데이터를 등록하고 매년 치료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받고 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국내보다 40년 이상 앞서 있는 선진 국가의 외상 시스템과 외상진료의 질 향상 프로그램을 경험하기 위해 ACS-TQIP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진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인 ‘중증도 보정 사망률’이 미국 외상센터 평균보다 크게 앞섰다. 이는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지표다. 미국 외상센터는 통상 1000명의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하면 92명 정도가 사망한다. 미국 내 최상위 센터는 이보다 11명의 환자를 더 구해 81명 정도가 사망한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8명의 환자를 더 살려 64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 센터장은 “낮에는 응급의료전용헬기, 밤에는 소방헬기 출동 체계를 갖추고 365일 24시간 출동하고 있다”며 “여기에 외상질향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환자를 데리고 오는 119 구급대원과 긴밀한 소통을 한 점 등이 좋은 성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외상센터의 역사는 10년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40년 이상 먼저 시작한 선진 국가의 상위권 외상센터들과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중증 외상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및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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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풍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연말 술자리 주의하세요

    최근 연말 술자리가 늘면서 유독 엄지발가락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엄지발가락이 붉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있다면 통풍(痛風)을 의심해 봐야 된다.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환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통풍은 식습관과도 적지 않은 관련성이 있다. 평소 먹는 음식만 조심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중경 교수를 만나 통풍 질환의 특성과 함께 통풍에 좋은 음식 및 나쁜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요산이 관절에 쌓여 통증 유발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병이다.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요산이 쌓이고, 이것이 불씨가 되어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 등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골절이나 분만 때 통증과 비견될 정도로 매우 극심하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지나면 말끔하게 사라진다. 그래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결국 관절 부위가 손상돼 장애가 발생한다. 통풍은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다. 요산은 체내에 존재하거나 음식물로 섭취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며 생긴다. 요산이 많이 생성되거나, 신장으로 적절하게 배설되지 않게 되면 관절 등의 조직에 결정 형태로 쌓이고 통풍 증상이 나타난다. 통풍은 어떤 연령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40, 50대 남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1년 기준 약 50만 명의 통풍 환자들이 있다. 최근엔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 영향으로 20, 30대 젊은층에서도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여성에게선 드물게 발생하고, 폐경 이후 중장년 여성은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발생한다.● 술, 고기 내장, 과당음료 피해야통풍은 식습관과 관계가 있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유럽류마티스학회 등에서는 요산 상승의 원인이 되는 고단백, 고퓨린 음식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한다. 고퓨린 음식은 △고기 내장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류 △고등어, 꽁치, 참치, 삼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류 △멸치, 오징어, 조개 등 어패류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 △맥주를 비롯한 술 등이 있다. 술의 에탄올 성분은 신체 내 요산 배설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맥주 뿐만 아니라 다른 술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닭튀김에 맥주를 먹는 이른바 ‘치맥’을 많이 하면 통풍이 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속설이다. 맥주에는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고, 치킨은 고단백 음식이므로 실제로 치맥은 통풍에 좋지 않다. 안 교수는 “통풍 환자들과 식습관 관리 이야기를 하면 ‘풀만 먹고 살라는 거냐’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다”며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 고기의 내장류, 콜라 사이다 등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와 과일주스 등 ‘통풍 금지 3종 세트’라도 꼭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또 “등푸른 생선은 요산을 상승시키지만 건강상의 이점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음식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저지방 유제품, 커피, 사과는 통풍에 좋아반면 통풍에 좋은 음식으로는 퓨린 함량이 적은 우유, 치즈 등의 저지방 유제품과 커피, 사과, 바나나 등이 있다. 저지방 요거트에 함유돼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춰 준다. 시럽이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블랙커피 역시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요산 배출을 도와 통풍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과와 바나나도 요산 중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계란, 두부, 콩 등의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 달리 요산을 올리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먹어도 된다. 하지만 통풍은 식습관 개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관절이 심하게 붓고 아픈 급성 통풍 발작 시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소염진통제, 콜히친,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그 이후 염증이 줄어들고 통증이 사라져 안정기가 되면 요산 수치를 낮추는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안 교수는 “통풍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증상이 조금 좋아졌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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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집에 술을 치워야 되는 이유

    최근 뇌혈관 질환 취재를 위해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한 병원에 간 적이 있다. 그 동네엔 ‘폭탄주 이모’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고 했다. 몇 년 전 소주와 맥주를 눈길이 가게 섞어 이른바 폭탄주를 만드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진 사람이다. 요즘도 그 식당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한다. 폭탄주를 잘 만드는 사람은 술자리에서 인기와 박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치사율이 낮아지고, 연말연시가 되면서 술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술은 송년 분위기를 높여주고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드는 효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술은 양면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 술은 국가가 공인한 ‘중독물질’이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전반적으로 음주가 줄었지만 20대와 여성의 음주는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일주일에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이며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20대가 2020년 11.4%에서 2021년 12.9%로 증가했다. 고위험 여성 음주율도 같은 시기 6.3%에서 6.9%로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혼자 마시는 ‘혼술’, 집에서 마시는 ‘홈술’ 등이 유행하면서 술자리 대신 술 자체를 즐기는 음주 형태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잦은 음주로 인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알코올 의존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알코올 의존과 남용을 포함한 알코올 사용 장애는 2021년 기준 평생 유병률(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이 11.6%나 됐다. 음주 폐해는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2020년 기준 성폭행, 방화,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의 26.1%를 주취자가 일으켰다. 전체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 사고 비율도 2019년 6.8%에서 2020년 8.2%로 증가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처음으로 10만 명당 10명을 넘겼다. 이와 관련된 경제 손실만 2013년 9조4524억 원에서 2019년 15조806억 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는 소비자가 술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혼술족’ ‘홈술’ 등의 용어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술을 일상적으로 즐기도록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주류업계의 관련 마케팅 비용만 연간 2000억 원이 넘는다. 심지어 온라인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통해 술 판매도 가능하다. 또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술을 마시면서 방송을 하는 이른바 ‘술방’도 인기다. 넷플릭스,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서는 음주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마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이 음주폐해 예방을 위해 1년에 사용하는 비용은 14억 원에 불과하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주류광고에 자주 노출되며, 특히 청소년에게 아무런 장벽 없이 주류 정보가 전달된다. 보건당국은 적은 예산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TV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음주 미화 장면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재를 요청한다. 그러나 실제 제재 조치가 이뤄진 것은 3%에 불과했다. 무분별한 음주 문화 확산을 막기 위해 우선 일반인이 술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술은 건강뿐만 아니라 타인을 해칠 수 있으며, 각종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현실 자각’ 말이다. 연예인들은 인기가 높아지면 한 번쯤은 술 광고에 출연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 역시 부끄러워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경우 야구와 농구 선수 등 청소년에게 지명도 높은 사람은 주류광고 출연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독일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명인의 주류광고 모델은 금지다. 이스라엘은 2010년 이후 주류광고에 연예인 출연을 금지시켰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이는 그만큼 술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은 “주류 제조-유통-판매-소비 전반에 걸쳐 규제 정책이 강화되고, 이를 위한 정책적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술을 가장 처음 접하는 나이가 13세 정도라고 한다. 술을 접하는 장소가 집인 경우도 60%에 달한다. 집에 있는 술을 아이들이 보지 않도록 숨기거나 없애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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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품뇨’는 건강 이상의 신호?… “배뇨 시간-수분 양 따라 달라요”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는데 평소 보지 못했던 거품이 뽀글뽀글 생긴다면…. 이런 거품뇨 때문에 ‘혹시 내 몸에 이상이 있나’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거품뇨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거품뇨도 있다. 이상이 있는 거품뇨는 어떤 것인지, 또 이 경우 어떤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지를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 정상인도 단백질이 나와 거품뇨 발생소변에서 거품은 단백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긴다. 단백질이 많은 달걀흰자를 휘저으면 거품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변에는 일반적으로 소량의 단백질이 있다. 정상인은 하루 150g 이하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설된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감기에 걸리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하루 300g까지 배설될 수 있다. 하지만 신장 내 소변의 정수기 필터인 ‘사구체’가 손상되면 하루 300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에서 배출되면서 눈에 띄게 거품이 많이 생긴다. 이 교수는 “당뇨병이 생기면 소변에 거품이 생긴다고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소변의 거품은 당분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뇨병이 오래되거나 조절되지 않아서 신장에 손상이 생기는 당뇨병성 신장병이 발생해 사구체가 손상될 경우 단백질이 많이 빠져나온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거품이 잘 보인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물론 정상인도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길 수 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는 경우가 그 예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설사와 구토로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오면 소변에 수분은 감소하지만 단백질은 정상으로 배설된다. 이때 단백질 농도가 높아져 거품이 생긴다. 아침 첫 소변 또한 밤새 신장이 소변을 농축시켰기 때문에 거품이 더 잘 관찰된다.○ 단백뇨는 소변 스틱으로 파악 가능 문제가 되는 소변 거품은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전에 보이지 않던 소변 거품이 매번 보이거나 점차 시간이 갈수록 많아진다면 소변에 단백질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아침 소변에 나오는 거품은 정상이지만 오후 소변에도 많은 거품이 보인다면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했는데도 거품이 지속될 경우 단백뇨일 가능성이 있다. 가정에서 단백뇨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육안보다는 약국에서 ‘소변 스틱’을 구입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소변 스틱을 통해 단백뇨뿐 아니라 백혈구, 적혈구, 지방 분해 관련 부산물인 케톤 등 신장 건강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틱에 소변을 살짝 묻히면 되는 등 사용법도 간단하다. 하지만 소변의 농축 유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백뇨가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소변에서 단백질의 양을 직접 검사하므로 가장 정확하다. 병원에서는 소변 내 단백질뿐 아니라 소변을 통해 일정한 양이 배설되는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을 같이 검사한다. 소변이 농축되거나 희석되어도 크레아티닌을 기준으로 단백뇨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거품이 많이 나올 때 의심되는 질환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면 단백뇨가 증가했는지를 꼭 확인해야 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신장에도 문제를 일으켜 단백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단백뇨 치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혈당, 혈압 관리’가 우선이다. 당뇨병, 고혈압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일시적으로 소변에서 거품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증가한 거품뇨, 없던 부종이 동반되는 거품이 관찰되는 경우 사구체신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사구체신장염의 경우는 먼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뇨, 혈뇨와 함께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의 종류는 수십 가지인 탓이다. 각 질환별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단백뇨를 예방하려면 신장을 오랜 기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우리 신장은 점차 기능이 떨어진다”며 “신장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중을 적당히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채소 섭취 등 건강한 식습관을 지켜야 건강한 신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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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윈데믹 막으려면 면역력 강화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7차 유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환자수가 증가하는 ‘트윈데믹(코로나19+독감)’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700만 명, 누적 사망자는 3만 명이 넘었다.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0.11%이다. 3년 만에 처음으로 독감유행주의보도 발령됐다. 질병관리청 집계를 보면 지난달 27일부터 12월 3일까지(2022년 49주차) 일주일간 인플루엔자로 추정된 외래 환자 수는 1000명당 17.3명이다. 직전 주 15.0명보다 2.3명(16.3%)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인 1000명당 4.9명의 3.5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성 질환은 전염성이 강하고 일단 감염되면 면역이 억제되거나 와해된다”며 “특히 폐렴으로 발전될 위험이 매우 높아지므로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면역이 약해지면 가장 먼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활동량에도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생길 수 있다. 피로가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혓바늘과 같은 구강 내 염증성 질환이 생긴다. 잠복상태에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평상시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춰야 한다. 우선 손을 통해 바이러스, 세균 등이 입이나 다른 기관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출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도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해야 체내 호르몬이 잘 분비되고 체내 항상성이 유지돼 면역력이 높아진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균형적인 영양섭취를 해야 신체 내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유지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홍삼, 인삼, 상황버섯 추출물 등 대략 20여 종이 있다. 이동권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특히 홍삼은 다양한 면역세포들을 균형 있게 조절하고, 선천면역세포(NK cell 등)와 후천면역세포(T세포, B세포 등)의 활성을 조절해 폐렴구균 등 유해균과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준다”고 밝혔다. 또 홍삼은 폐렴구균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ROS) 생성과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염증을 감소시킨다. 이 교수는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은 스스로 개인위생 관리와 면역력을 키우는 노력을 더욱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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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팽이관 없어도 가능… 인공와우 수술, 다양한 환자의 삶의 질 높여줘

    인공와우 수술은 보청기로도 충분히 도움을 받지 못하는 심한 난청 환자들이 안전하고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청각재활방법이다.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을 대신해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청신경과 뇌를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장치다. 인공와우는 1980대부터 세계적으로 시술이 시작됐다. 시술 초기에는 양쪽 귀 모두 전혀 듣지 못해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 그러면서도 달팽이관 기형은 없는 경우가 주요 대상이었다. 하지만 인공와우의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확신이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되면서 갈수록 많은 난청 환자들이 이 수술을 받고 있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인공와우 수술과 적용 환자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인공와우 수술 대상에 포함되는 돌발성 난청 환자 최 교수는 “예전엔 인공와우 수술을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환자들이 현재 수술 대상에 포함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이명과 소리에 대한 방향감각 저하로 힘들어하는 일측성 돌발성 난청 환자, 청신경이 매우 작거나 달팽이관 기형이 너무 심한 아이, 저주파 잔청(남아 있는 청력)이 많은 고주파 난청 환자 등이다. 최 교수에 따르면 갑자기 생기는 ‘돌발성 난청’을 겪는 성인들이 적지 않다. 특히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일측성 난청’이 많다. 일측성 돌발성 난청 환자 중 난청이 회복 되지 않고 통상 6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이 지나고 나서도 △의사소통 불편 △소리에 대한 방향감각 저하 △일측성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 등이 심하면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 교수는 “다만 모든 일측성 난청 환자들이 인공와우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청신경과 듣는 뇌가 퇴화되기 전에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일측성 돌발성 난청으로 일측성 전농(완전 듣지 못함)이 된 지 2년 이내가 수술을 받기 적합하다. 일측성 난청의 재활에는 필연적으로 블루투스 등을 활용한 재활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장치들의 사용이 어렵지 않은 연령층에게 인공와우 수술 효과가 가장 크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최 교수는 “무엇보다 더 잘 듣고 싶은 의지가 충만하고 절실한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심한 달팽이관 기형 환자에게도 적용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을 통해 전극을 삽입해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려면 이론적으로 달팽이관이 존재해야 한다. 청신경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청신경이 자기공명영상(MRI)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는 청신경(저)무형성증 환아들이나 달팽이관이 존재하지 않는 달팽이관 기형 환아도 최근엔 적극적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있다. 청신경(저)무형성증 환아의 경우는 청신경이 거의 없더라도 전극을 최대한 근접시키는 수술법을 활용한다. 달팽이관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전극을 삽입해 전정기관 내에서 가장 많은 신경을 자극할 수 있도록 전극 위치를 정하는 수술법을 쓴다. 최 교수는 “청신경이 없거나 달팽이관 기형이 너무 심하다고 수술을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소리를 듣는 해부학적 구조의 잔여 여부를 확인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청력 남아 있어도 일찍 인공와우 수술하기도 잔청이 상당부분 남아 있는데도 더 잘 듣기 위해서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난청 환자도 늘고 있다. 흔히 청력 검사에서 저주파는 주로 모음 쪽, 고주파는 주로 자음 쪽을 체크한다. 저주파 쪽에 잔청이 많이 남아 있고 고주파 쪽이 심한 난청을 가진 환자가 인공와우 수술을 일찍 받을 경우 효과가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저주파 쪽 모음은 비교적 원활히 듣기에 언뜻 보면 전체 소리를 잘 듣는 것처럼 보인다. 또 실제로 문장의 대부분을 어느 정도는 알아듣기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음을 잘 듣지 못하다 보니 단어 변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말뜻을 잘못 알아듣고 오해를 하거나 되묻는 빈도가 매우 높아 의사소통과 직장 생활에서 불편을 겪는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평소에 듣지 못한 고주파 쪽의 자음을 들을 수 있어 단어 변별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 전극의 굵기도 갈수록 가늘어지는 등 기술적으로 계속 발전하면서 수술 뒤 환자들이 느끼게 되는 효과도 커지고 있다. 수술을 받은 후 저주파의 잔청이 유지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하지 못하고 불편한 상태로 지냈던 환자 중 상당수가 요즘은 수술을 받고 삶의 질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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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10%가 ‘과민성 방광’… 소변 빈도 잦으면 일단 의심을

    외출하면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고, 대중교통 이용 중에 소변이 마려울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그런 사람은 더 늘어난다. 방광은 소변이 다 채워지면 팽창감을 느껴 뇌에 배출 신호를 전달한다. 요즘처럼 기온이 내려가면 배출 신호가 늘어 소변이 더 자주 마렵게 된다.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흔히 과민성 방광에 대해 ‘화장실에 자주 가는 불편한 증상’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다른 질환이 우리 몸에 주는 신호일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 이정기 비뇨의학과 전문의(중앙보훈병원 산하 서울요양병원장)의 도움말로 과민성 방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성인 10명 중 1명이 과민성 방광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가운데 약 12.2%가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다. 여성의 발생률이 14.3%로 남성(약 10%)에 비해 높다.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아 65세 이상은 10명 중 3명이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는 질병이다.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 있다.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참기 어려운 배뇨감이 나타나는 ‘절박뇨’,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가 대표적이다. 소변을 참지 못해 흐르는 ‘절박성 요실금’과 웃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병원장은 “과민성 방광 증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당뇨병보다 더 크다”며 “잦은 배뇨감으로 인한 불안감은 대인 기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고령 환자는 잦은 배뇨 욕구가 걸음걸이와 움직임을 변화시켜 낙상 또는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민성 방광은 질환이 아니라 배뇨장애 증상 중 하나이므로, 환자의 증상이 필수적인 진단 기준이다. 과민성 방광이 의심되면 병원에선 병력 청취, 신체검사, 소변검사, 배뇨일지 작성 등을 통해 진단한다. 배뇨일지는 환자가 3일에 걸쳐 본 소변 횟수, 소변량, 요실금 및 절박뇨 여부 등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방광 부위 체온 유지가 중요과민성 방광 환자에게는 먼저 행동요법을 추천한다. 겨울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아랫배에 핫팩을 붙이거나 좌욕을 하는 등 방광 부위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변이 어느 정도 모일 때까지 참는 연습을 하며,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 번 소변을 볼 때는 200∼300cc 정도가 나올 수 있게 하고, 야간뇨가 심하면 잠자기 2시간 전까지만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숙면과 체중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카페인, 탄산음료, 매운 음식 등을 제한하는 등 식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케겔운동을 통해 방광을 받치고 있는 근육을 단련하고, 하체 운동으로 방광 쪽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도 좋다. 케겔운동은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요도와 항문에 힘을 줘 5∼10초간 수축했다가 이완하기를 반복하면 된다. 매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병원장은 “과민성 방광은 그 증상 자체로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비뇨기암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배뇨 횟수가 늘어나면 지체하지 않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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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8번 이상 화장실 들락날락…추운 날씨 방광 건강 지키려면

    외출하면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고, 대중교통 이용 중에 소변이 마려울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그런 사람은 더 늘어난다. 방광은 소변이 다 채워지면 팽창감을 느껴 뇌에 배출 신호를 전달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내려가면 배출 신호가 늘어 소변이 더 자주 마렵게 된다.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흔히 과민성 방광에 대해 ‘화장실에 자주 가는 불편한 증상’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다른 질환이 우리 몸에 주는 신호일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 이정기 비뇨의학과 전문의(서울요양병원장)의 도움말로 과민성 방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성인 10명 중 1명이 과민성 방광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가운데 약 12.2%가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다. 여성의 발생률이 14.3%로 남성(약 10%)에 비해 높다. 특히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아 65세 이상은 10명 중 3명이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는 질병으로 꼽힌다.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 있다. 흔히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참기 어려운 배뇨감이 나타나는 ‘절박뇨’, 자다가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가 대표적이다. 많은 경우엔 소변을 참지 못하고 흐르는 ‘절박성 요실금’과 웃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병원장은 “과민성 방광 증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당뇨병보다 더 크다”며 “잦은 배뇨감으로 인한 불안감은 대인 기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고령 환자는 갖은 배뇨욕구가 걸음걸이와 움직임을 변화시켜 낙상 또는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민성 방광은 질환이 아니라 배뇨장애 증상 중 하나이므로, 환자의 증상이 필수적인 진단기준이다. 과민성방광이 의심되면 병원에선 병력 청취, 신체검사, 소변검사, 배뇨일지 작성 등을 통해 진단한다. 배뇨일지는 환자가 3일에 걸쳐 본 소변 횟수, 소변량, 요실금 및 절박뇨 여부 등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다른 질환이 과민성 방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은 골반장기탈출증과 요실금, 남성은 전립샘(전립선) 비대증 등이 과민성 방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으면 이러한 비뇨기질환 검사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이외에 만성 방광염, 당뇨병, 방광암 등 질환이 있을 때도 과민성 방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방광 부위 체온 유지가 중요과민성 방광 환자에게는 먼저 행동요법을 추천한다. 요즘처럼 날이 추워진 겨울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아랫배에 핫팩을 붙이거나 좌욕을 하는 등 방광부위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변이 어느 정도 모일 때까지 참는 연습을 하며,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번 소변을 볼 때는 200~300cc 정도가 나올 수 있게 하고, 야간뇨가 심한 환자는 잠자기 2시간 전까지만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숙면과 체중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카페인, 탄산음료, 매운 음식 등을 제한하는 등 식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케겔운동을 통해 방광을 받치고 있는 근육을 단련하고, 하체 운동으로 방광 쪽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도 좋다. 케겔운동은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요도와 항문에 힘을 줘 5~10초 간 수축했다가 이완하기를 반복하면 된다. 매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행동요법과 병행할 때 효과가 크다. 이 때는 방광 수축력을 감소시키는 약이 사용된다. 하지만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방광 근육의 수축력을 저하해 소변을 전혀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한 뒤 적절한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보톡스 요법이나 수술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요실금과 전립선비대증 등 다른 비뇨질환이 함께 올 경우엔 해당 질환에 대한 수술이 이루어져야 과민성방광이 호전될 수 있다. 이 병원장은 “증상을 가볍게 여기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해 내원을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과민성방광은 그 증상 자체로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비뇨기암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배뇨 횟수가 늘어나면 지체하지 않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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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포진 90% 이상 예방할 수 있는 백신 나왔다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을 2회 접종으로 90% 이상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재조합 백신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상포진은 신경절 내에 잠복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피부 병변과 극심한 신경통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50대 이상 중년이나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20, 3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 GSK가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백신인 ‘싱그릭스’는 이미 미국, 독일, 캐나다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이다. 한국에는 12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싱그릭스는 1회 접종했던 기존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와 달리 2∼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는 60세 이상에서 51% 정도이며, 접종 후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히 감소했다. 반면 싱그릭스의 예방 효과는 50세 이상에서 97.2%, 70세 이상에서 91.3%로 기존 백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싱그릭스의 효능은 접종 후 4년이 지난 시점에 90%, 10년 지난 시점에 73.2%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 효과 역시 기존 백신은 60세 이상에서 효과가 67%였으나, 최근 개발된 백신은 50세 이상 91.2%, 70세 이상 88.8%의 효능이 확인됐다. 새로 개발된 싱그릭스는 사백신의 일종인 유전자재조합 백신이다. 이 때문에 면역저하자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대상포진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으로 면역저하자의 경우 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사용이 제한됐다. 사백신은 배양된 병원체를 열이나 약품 처리해 비활성화한 백신이며, 약독화 생백신은 병원체를 인위적으로 약화시켜 만든 백신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박성희 교수는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데다 일부 환자는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에도 통증이 지속돼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대상포진이 눈이나 귀, 신경계 등을 침범하면 시력 청력 저하와 신경학적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새롭게 개발된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1회 접종하던 기존 백신에 비해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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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하다” 응답 높지만 운영병원-인계점 인지는 낮아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의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지역과 병원 등 구체적인 정보에 대한 인식은 낮아 추가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동아일보가 국립중앙의료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4∼10일 전국 17개 시도 20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닥터헬기 인식도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번 설문은 닥터헬기의 중요성을 알리고 응급 상황 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맡았다. ○ 닥터헬기 인계점 인지도, 여전히 낮아 조사 결과 국내 닥터헬기의 운영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92.0%에 달했다. ‘모른다’는 응답은 8.0%에 그쳤다. ‘닥터헬기’는 의료 여건이 취약하거나 육로 이송이 어려운 섬과 산간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2011년 9월 도입됐다. 도입 11년 만에 닥터헬기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반면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지역이나 병원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64.7%에 그쳤다. 운영 지역과 병원을 둘 다 아는 응답자는 4.2%에 불과했다. 닥터헬기 운영 병원별 인지도는 아주대병원(경기)이 8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천대길병원(인천) 28.7%,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강원) 19.6% 목포한국병원(전남) 13.9% 등의 순으로 병원 간 인지도 편차가 컸다. 닥터헬기는 2011년 인천, 전남 지역에 처음으로 배치된 후 2013년 경북과 강원, 2016년 충남과 전북, 2019년 경기, 올해 12월 제주 등 8개 지역(총 12대)에 배치됐다. 닥터헬기의 환자 이송거리는 50km로 제한된다. 전국의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닥터헬기 운영 범위에서 벗어나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닥터헬기 인계점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6.1%에 그쳤다. ‘인계점’이란 닥터헬기가 병원에서 출발해 응급 환자를 실은 구급차를 만나 환자를 태우는 헬기 착륙 장소다. 중증 응급환자를 구급차에서 헬기로 옮기는 중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이 인계점에 대해 모르고 있는 셈이다. 김성중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인계점은 전국에 약 950개가 있지만, 더 많이 확보해야 닥터헬기가 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최소화될 수 있다”며 “초중고 운동장, 공원, 광장 등을 임계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교육청에서 협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소음 피해 있더라도 닥터헬기 필요’ 응답 많아닥터헬기가 거주 지역에 배치돼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점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내가 사는 지역에 닥터헬기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1.8%에 달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다. 특히 대도시(58.7%)보다는 중소도시(63.8%)에서의 필요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닥터헬기가 필요한 이유를 물은 결과 ‘긴급 상황에 신속한 대비’(응급환자 신속 이송)이 5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로 교통 혼잡 시 유용’(11.8%), ‘산간 지역 신속 이송’(6.6%) 순이었다. ‘닥터헬기가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 95.5%는 “소음 피해가 발생해도 닥터헬기가 배치돼야 한다”고 답했다. 닥터헬기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이륙 시 소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으로 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닥터헬기 운영에 대한 문제점이나 개선방안으로는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9.1%)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생명을 중시하도록 국민 인식 개선 필요’(8.4%), ‘홍보 강화’(8.0%) 등의 순이었다. 닥터헬기 운영 지역을 확대하고 대외 홍보를 통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센터장은 “국민 10명 중 9명이 닥터헬기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인계점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닥터헬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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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저로 피부에 약물 주입… 바늘 주사기보다 통증 덜해[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최근 ‘바늘 없는 주사기’가 속속 나오고 있다. 통증이 상대적으로 작고 바늘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피부 미용 분야에서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것이 레이저를 이용한 바늘 없는 주사기인 ‘미라젯’이다. 미라젯은 의료기기업체인 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가 서울대의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한 레이저 유도 방식의 바늘 없는 약물 주입 기구다. 2020년 8월 유럽 의료기기 품목허가인 ‘CE-MDD(Medical Devices Directive)’를 처음 획득한 데 이어 2021년 초엔 미국 의료기술 전문매체인 메드테크 아웃룩이 선정한 ‘APAC(아시아태평양지역) 2020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통상 점을 빼는 의료기기로 알려진 레이저가 어떻게 바늘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는 것일까. 레이저는 물과 만나면 순간적으로 폭발해 강한 압력을 만들어 낸다. 노즐에서 강한 압력이 분사될 때 약물을 함께 태우는 방식이다. 강한 압력은 노즐에서 약물과 함께 나오게 되는데 이때 환자의 피부층에 액상 형태의 약물을 정확하게 균일한 양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늘 없는 레이저 주사기의 약물 주입 시 통증은 어느 정도일까. 본보 기자가 직접 체험한 결과 피부를 약간 톡톡 치는 듯한 정도에 불과했다. 바늘로 찌르는 통증과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전진우 제이에스케이바이오메드 대표는 “미라젯은 매우 소량의 약물을 빠르게 반복 주입하는 특성이 있어 현재 여드름 흉터, 기타 흉터, 모공, 탈모, 리주베네이션(피부회춘) 등 미용 목적의 피부질환에 주로 사용된다”며 “바늘 없이도 피부에 약물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약물 전달 시스템과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다 보니 한 번의 시술로도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이창균 청담고운세상피부과 원장은 “얼굴 피부 미용 이외에 최근엔 탄력섬유나 콜라겐 성분이 점차 떨어져 생기는 튼살과 같은 몸 부위의 피부 미용에도 미라젯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섬세하게 내가 원하는 양을 맞춰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라젯은 단순히 약물을 전달할 뿐 아니라 콜라겐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 분사 약물이 피부 속에 있는 섬유아세포 등 유효인자들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이러한 시너지 효과로 인해 한 번의 시술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임상과 SCI급 논문을 통해 최근 증명됐다”고 말했다. 바늘 없는 레이저 주사기를 사용하는 박준홍 오월의아침피부과 원장은 “피부에 관련된 시술을 받고 싶지만, 바늘 통증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경우에 도움이 된다”면서 “의사 입장에서도 주입이 간편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환자에게 사용하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미라젯은 특별한 부작용은 없다. 다만 다른 의료기기처럼 여드름 흉터나 튼살처럼 강한 시술을 할 경우 약간의 멍이 들고 붉은 자국이 생길 수 있다”면서 “멍은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사라지고 붉은 자국은 2, 3주 뒤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미라젯은 앞으로 미용 목적뿐 아니라 주사기를 사용하는 다른 치료에도 응용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앞으로 백신, 인슐린 투여, 항암제 국소 전달 등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응용 분야로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차세대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표준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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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신약 도입 장벽에 커지는 ‘코리아패싱’ 우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외국계 제약사의 항암제 신약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의 최신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온 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이용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정답은 ‘평균 2년’이다. 한시가 급한 환자에게는 매우 긴 시간이다. 그런데 환자단체와 다국적 제약사 중심으로 앞으로는 해외 신약 등의 국내 이용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1일 외국 약가 참조기준 개정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기존 A7 약가 참조국(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캐나다와 호주를 추가해 A9 참조국으로 확대한다는 행정예고 내용이다. ‘약가 참조국’이란 해외 신약이나 치료제를 국내에서 평가할 때 참고로 활용하는 국가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캐나다와 호주가 추가되면서 신약 도입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슨 상관이 있을까? 먼저 항암제와 희귀 및 난치성 신약의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외국 신약의 경우 국내에서 가격을 책정할 때 A7 약가 참조국의 신약 가격 중 최저가인 국가의 가격을 참조한다. 국내 신약 가격은 이 나라들 중 최저가에서 30%가량 낮춰서 책정한다. 만약 A7 약가 참조국에 비해 신약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외국계 제약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즉각 환영하며 빠른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용이 높아지고 환자에게도 그 비용이 전가된다. 따라서 현재까지 A7 약가 참조국보다 신약 가격을 높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와는 반대로 신약 가격이 너무 낮게 측정되면 어떻게 될까? 외국계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에 신약을 도입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신약 가격은 우리나라에 비해 비슷하거나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한국이 신약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중국이나 일본에 가격 인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에 보건 당국이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한 이유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신약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특히 호주 약가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5분의 1에서 많게는 10분의 1 수준으로 낮다. 그렇다 보니 호주는 기존 A7 국가 대비 신약 도입률이 현저히 낮아 A7 국가는 물론이고 한국과 비교해서도 제약산업 규모 및 구조가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의 가격 기준으로 국내 신약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자칫 외국계 제약사가 국내에 신약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소위 말해 ‘신약의 코리아 패싱’이라고 한다. 코리아 패싱이 발생하면 국내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돼 사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현재 평균 2년에서 두 배 이상 많은 평균 4,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외국계 신약도 많다. 2021년 미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개발 및 허가된 혁신 의약품 408개 중 국내 급여된 치료제는 35%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계의 경우 제네릭(카피약)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카피약 가격도 A9 국가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이런 고육지책 정책이 충분히 이해된다.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의 신약 ‘졸겐스마’는 1회 투여에 드는 비용만 20억 원에 이른다. 이 외에 각종 고가 신약들도 수억 원대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약가 참조국 확대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 중”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현재는 평균 2년이지만 과거에는 3, 4년에 달했다. 그나마 2017년을 기점으로 환자 접근성 정책이 강화되면서 줄어든 것이다. 예를 들어 2018년에는 항암제 신약의 급여율이 70% 정도까지 확대됐다. 그 이전엔 항암신약 급여율이 30%에 불과했다. 현 정부는 중증, 희귀질환 환자의 보장성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대체 의약품이 없는 항암제, 중증질환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과정을 단축해 환자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약가 참조국 확대가 오히려 신약의 접근성을 낮추는 ‘역주행’이 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ikeday@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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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 뇌중풍’ 주의보… 증상 금세 사라졌다고 방심은 금물

    요즘처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뇌중풍(뇌졸중)이다. 그런데 뇌중풍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미니 뇌중풍’으로 부르는 일과성허혈발작이다. 대개 뇌중풍 증상이 몇 분이나 몇 시간 나타났다가 호전된다. 이는 뇌중풍의 전조 증상으로 48시간 이내에 50%가 재발한다. 재발하면 마비에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미니 뇌중풍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한쪽 얼굴의 마비 △한쪽 팔의 감각이 마비되거나 힘이 없어짐 △말이 생각대로 안 나오는 언어 장애 △술 취한 듯한 혹은 평소보다 느려진 말투 등의 발음 장애 △한쪽 다리에 힘이 없어져 중심 잡기가 힘든 보행 장애 △갑자기 발생한 심한 두통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한쪽 눈이 갑자기 잘 보이지 않거나 어지럼증과 더불어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미니 뇌중풍을 의심할 수 있다. 잠시 의식이 소실됐다가 돌아오거나, 한쪽 팔다리가 동시에 마비된 경우도 의심 증상에 해당된다.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뒤 마비가 심해 걷는 게 어렵거나 언어 장애가 매우 심해지면 119 등의 도움을 받아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된다. 하지만 미니 뇌중풍은 보통 1, 2시간 내에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태규 신경과의원 원장은 “이런 증상이 회복됐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빨리 신경과를 찾아가 외래 진료 및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이런 증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뇌중풍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라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평소에 뇌중풍 위험 요인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주요 뇌중풍 위험 요인으로는 고혈압, 흡연, 당뇨병, 심장부정맥, 고지혈증, 비만, 과음, 수면 무호흡증, 혈중 호모시스테인 증가, 경동맥협착 등이 꼽힌다. 이 원장은 “겨울 추위가 닥칠 때 내복과 모자 등을 착용하고 과음, 과로를 피하는 것이 뇌중풍 예방에 좋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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