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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경기를 치르고 온 팀이 몸이 가볍네.” 한국시리즈 파트너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팀 SSG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연습 중인 키움 선수단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키움이 정규시즌 종료 후 12일간 경기가 없었던 LG보다 연습 분위기가 활기차다는 뜻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런데 경기 전에 컨디션이 너무 좋은 게 경기에 들어가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 키움 선수들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고비 때마다 실책 4개에 포일(捕逸), 야수 선택 등 실수를 연거푸 저지르면서 결국 LG에 3-6으로 무릎을 꿇었다. 키움 투수 7명이 내준 6점 가운데 절반인 3점이 비자책점이었다. 실수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면 키움도 경기 내내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과 의욕이 너무 앞서서 이런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키움은 2회말 1사 1, 2루 수비 상황에서 병살타를 처리하던 2루수 김혜성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상대 3번 타자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0-2로 뒤지던 3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도 유격수 김휘집의 포구 실책에 이어 중견수 이정후의 송구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0-4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키움은 6회초 공격에서 푸이그가 2점 홈런을 날리며 2-4로 추격했지만 6회말 수비 때 곧바로 포수 이지영이 공을 뒤로 빠뜨려 무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후 1사 3루에서 1루수 김태진의 야수 선택으로 점수를 내주면서 경기 분위기는 LG 쪽으로 더욱 기울었다. 반면 LG 야수진은 키움 타자들의 타구를 잡아 차곡차곡 아웃 카운트로 연결했다. 그 덕에 LG 선발 켈리는 탈삼진 하나 없이도 6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이 경기 승리 투수이자 최우수선수(MVP)로 이름을 올렸다. 류지현 LG 감독은 “베이스러닝과 수비를 잘 준비해 상대를 압박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특히 중견수 박해민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고 평했다. LG는 만원 관중(2만3750명) 앞에서 거둔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 8분 능선을 넘었다. 플레이오프를 5전 3승제로 진행한 31년간 25번(80.6%)은 1차전 승리 팀이 결국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25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열리는 2차전 선발로 키움은 요키시를, LG는 플럿코를 예고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샌디에이고는 결국 ‘홈’으로 생환(生還)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거듭난 김하성(27)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두 번째 시즌도 막을 내렸다. 샌디에이고는 24일 필라델피아 방문경기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7전 4승제) 5차전에서 3-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한 샌디에이고는 안방구장에서 예정돼 있던 6,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오지 못한 채 시즌 일정을 전부 마감했다. 김하성은 이번 ‘가을 야구’ 무대에서 팀의 ‘득점 머신’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 총 14번 출루해 그중 8번(57.1%) 득점에 성공했다. 8득점은 1984년 토니 그윈(1960∼2014)이 남긴 7득점을 넘어선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정규시즌 때도 김하성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지난해에는 출전한 117경기 중 63경기(53.8%)에 선발로 나섰지만 올해는 출전 150경기 중 142경기(94.7%)에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초만 해도 손목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복귀하면 김하성이 벤치로 물러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릴 만큼 빼어난 수비 실력을 보여주면서 ‘타티스 주니어가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게 맞다’는 평가가 나오게 만들어 놨다. 김하성은 또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뛰면서도 팀 내 4위에 해당하는 OPS(출루율+장타력) 0.708을 남겼다. ‘구장 효과’를 반영해 계산하는 OPS+는 107로 리그 평균(100)보다 높다. 다음 달 열리는 MLB 월드투어 올스타 멤버로 금의환향하는 김하성은 “내년에는 맨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준우승팀 휴스턴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휴스턴은 이날 끝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에서 뉴욕 양키스를 6-5로 꺾고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필라델피아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휴스턴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김하성(27·샌디에이고)의 강렬했던 가을이 끝났다.샌디에이고는 2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NLCS) 5차전에서 3-4로 졌다. 7전 4승제인 NLCS에서 4패(1승)로 시리즈 탈락이 확정됐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PS) 무대를 처음 밟았던 김하성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도전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빅리그 2년차인 김하성은 이번 시즌 팀 주전을 꿰찼다. 대타 출전이 잦았던 지난해 김하성은 정규리그 117경기 298타석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과 금지약물 논란에 휩싸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결장한 가운데 주전 유격수로 뛰며 지난해 두 배에 가까운 582타석(150경기)을 소화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 덕만 본 건 아니었다. 지난해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로 타격이 부진했던 김하성은 이번 시즌 0.251(517타수 130안타)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팀 내 타율 선두(0.298) 매니 마차도(30)에 이은 2위 기록이다. OPS(출루율+장타력)도 지난해 0.622에서 올해 0.708로 높이면서 팀 4위에 올랐다. 김하성의 활약과 함께 샌디에이고도 2년 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올해 지구 2위(89승 73패·승률 0.549)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 오른 샌디에이고는 뉴욕 메츠를 2승 1패로 꺾은 뒤 NL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정규시즌 리그 1위 LA 다저스(111승 51패·승률 0.685)를 3승 1패로 무너뜨렸다. 1998년 이후 24년 만에 WS 진출을 노리던 샌디에이고의 희망은 브라이스 하퍼(30·필라델피아)의 방망이에 부서졌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3-2로 앞서던 8회말 무사 1루에 중간계투 로베르토 수아레스(31)가 하퍼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승리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WS에 올랐다. 경기 후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우리는 타순과 상관없이 팀 전체가 서로를 도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길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오늘은 살짝 부족했다”며 “우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의 가을 야구는 멈췄지만 김하성은 큰 무대에서도 강한 면모를 입증했다. 이번 PS 12경기에서 김하성의 타율은 0.186(43타수 8안타)에 그쳤지만 득점은 8개를 기록하며 1984년 토니 그윈(1960~2014·7득점)을 넘어 구단 최다 기록을 작성했다. 김하성은 21일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수비력도 인정받았다. MLB 골드글러브는 수비 실력으로만 수상자를 정한다. 아직까지 골드글러브 한국인 수상자는 없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마이클 잭슨에서 007로 변신한 ‘피겨 왕자’ 차준환(21·고려대)이 시즌 첫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2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우드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 맞춰 연기를 펼치며 총점 169.61점(3위)을 받았다. 마이클 잭슨 댄스 메들리에 맞춰 연기한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94.44점(2위)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64.05점(3위)을 기록하면서 개인 통산 5번째 그랑프리 동메달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다음 달 1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제5차 그랑프리 ‘NHK 트로피’를 통해 4년 만의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도전한다.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는 총 6번 열리며 그중 2개 대회 성적을 토대로 상위 6명이 파이널 티켓을 받는다. 차준환은 2018∼2019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한 적이 있다. 한편 대회 금메달은 일리아 말리닌(18·미국)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86.08점)에 그쳤던 말리닌은 프리스케이팅 시작부터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 점프)을 성공시키면서 194.29점(1위)을 더해 총점 280.37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US 인터내셔널 클래식’에서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 악셀 성공 기록을 남긴 말리닌은 이날 4회전 점프를 5개 시도해 그중 4개를 성공시켰다. 은메달은 미우라 가오(17·일본·273.19점)가 차지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샌디에이고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7전 4승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샌디에이고는 2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NLCS 방문 4차전에서 6-10으로 지면서 시리즈 3패(1승)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NL 5위 팀 샌디에이고(89승 73패·승률 0.549)는 6위 팀 필라델피아(87승 75패·승률 0.537)에 1패만 더 당하면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된다. 승부처에서 불펜 교체가 늦어지면서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다. 중간계투 션 마네아(30)가 6-4로 앞선 5회말 1사 1루 리스 호스킨스(29)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으며 6-6 동점을 허용했지만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61)은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마네아는 후속 타자 J T 리얼무토(31)에게 볼넷을 내주고 4번 지명타자 브라이스 하퍼(30)에게 좌중간 1타점 역전 적시타까지 얻어맞은 뒤에야 마운드에서 내려왔다.멜빈 감독은 “오늘 밤 누군가 내게 ‘우린 6득점을 할 것’이라고 말해줬다면 난 아마 기분이 꽤 좋았을 것”이라며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팀 패배에 김하성(27·샌디에이고)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이날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이 안타를 2개 이상 기록한 건 8일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3타수 2안타) 이후 15일이다. 3-0으로 앞선 1회초 2사 2루에서는 코너 브로그던의 4구째 체인지업을 1타점 적시타로 연결시키면서 전날에 이어 연속 경기 타점도 기록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타선에서 승리의 일등공신은 2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호스킨스였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호스킨스는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내며 4타점을 기록했다. 0-4로 뒤진 1회말 1사에서 2점 홈런으로 추격 불씨를 당긴 게 이어 5회말에는 동점 2점 홈런도 쏘아올렸다. 필라델피아는 카일 슈워버(29)와 리얼무토도 각각 1점 홈런을 날리며 4홈런 경기를 펼쳤다. 한편 휴스턴은 이날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ALCS) 3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 놓게 됐다. 선발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25)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며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9번 타자 중견수 채스 맥코믹(27)이 2점 홈런을 때려냈다. NLCS 5차전은 24일 오전 3시 37분, ALCS 4차전은 8시 7분에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66)과 김민제 스포츠 전문 사진작가(69)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쿠베르탱 메달)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윤 원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 기간인 21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쿠베르탱 메달을 받는다. 김 작가는 19일 ANOC 총회 중 바흐 위원장으로부터 메달을 수상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의 이름을 따 만든 쿠베르탱 메달은 올림픽운동 발전 공로자들에게 주어지는 IOC 3대 상훈(賞勳) 중 하나다.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들이 받는 금은동메달과 올림픽 훈장, 그리고 쿠베르탱 메달이 있다. 한국인이 메달을 수상한 건 2008년 최만립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원로 고문(88) 이후 처음이다. 윤 원장은 각종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스포츠 외교를 뒷받침한 인물이다. 1982년부터 대한체육회 국제부에서 26년간 근무하며 쌓은 IOC 위원들과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종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도왔다. 1999년 강원 겨울아시아경기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뿐만 아니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다. 윤 원장은 올림픽 문화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섰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IOC 식음료 담당관을 설득해 선수촌 음식 메뉴에 쌀밥과 김치를 포함시켰다. 서양 선수 위주로 나오던 식단에 한국 음식을 추가한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 메뉴의 세계화에 앞장서면서 ‘올림픽 김치 전도사’란 별명도 얻었다. 윤 원장은 “스포츠계의 영예인 쿠베르탱 메달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도 세계 속 한국 스포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983년 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를 시작으로 26년간 공보실의 사진작가로 일하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시작으로 여름올림픽 7차례와 겨울올림픽 4차례의 명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중고교 시절 야구와 사진 촬영이 취미였던 그는 “어느 날 스포츠 사진작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문체부를 떠난 뒤에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으로 OCA와 IOC의 다양한 행사 사진을 담았다. 김 작가의 메달 수상은 2018년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시상이 4년 미뤄졌다. 김 작가는 “열심히 세계무대를 다니다 보니 이렇게 영예로운 상을 받게 됐다. IOC 위원들이 ‘사진이 정말 멋있다’는 칭찬을 많이 해줬는데 앞으로도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진을 많이 찍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T 4번 타자 박병호가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202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는 최종 5차전에서야 승부를 가리게 됐다. 정규시즌 4위 KT는 20일 수원에서 열린 준PO 4차전에서 3위 키움에 9-6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결승타 주인공은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뛰던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2-2 동점이던 5회말 2사 1, 2루에 타석에 들어서 바뀐 투수 최원태가 던진 시속 143km 투심을 받아쳐 2루 주자 강백호를 불러들이는 역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친정팀과 맞붙은 이번 시리즈에서 KT가 이긴 두 경기 모두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이후에도 박병호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7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쳤고, 8회말에도 왼쪽 담장으로 향한 큼지막한 타구가 키움 좌익수 김준완에게 잡혔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먼저 담장에 맞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로 인정받았다. 이날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전 “오늘은 내가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KT 2번 타자 강백호도 3회말 1-2로 추격하는 1점 홈런을 날리면서 개인 첫 PS 홈런을 신고했고, 5-4로 쫓긴 7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황재균이 싹쓸이 2루타를 치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KT 선발 소형준도 ‘큰 경기’에 강한 ‘대형준’ 면모를 자랑했다. 특히 0-2로 뒤진 3회초 1사 2, 3루 위기에서 상대 5, 6번 타자 푸이그, 송성문을 연속해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아 역전승 발판을 놓았다. 소형준은 이날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경기를 잘 만들어줬다. 그 덕에 경기 초반 끌려가면서도 (팀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고 잘 갈 수 있었다”고 평했다. 소형준은 “1년을 잘해왔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몰입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준PO 1차전 선발 안우진 투입 가능성까지 밝히며 총력전을 예고했던 키움은 선발 정찬헌을 2이닝 만에 내리는 강수를 두고도 시리즈를 끝내지 못한 채 다시 안방으로 돌아가 최종전을 준비하게 됐다. 키움 2번 타자 이용규는 3회초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성공하며 준PO 최다 희생타 타이기록(4개)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22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5차전에 KT는 벤자민, 키움은 안우진을 각각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신(神)은 존재한다. 그의 이름은 김하성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김하성(27·샌디에이고·사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연일 맹활약을 이어가자 이렇게 평했다. 김하성은 20일 안방 펫코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7전 4승제) 두 번째 경기에서도 이 찬사에 걸맞은 베이스러닝 솜씨를 자랑하며 팀의 8-5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샌디에이고는 2-4로 끌려가는 상태로 5회말 공격을 시작했다. 이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 에런 놀라(29)로부터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내 1루를 밟았다. 이어 치고 달리기 작전이 걸린 1사 1루 상황에서 오스틴 놀라(33)의 우중간 안타에 홈까지 쇄도하며 3-4로 쫓아가는 점수를 올렸다. 김하성은 올해 포스트시즌 8번째 득점을 기록하면서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득점 주인공이 됐다. 에런과 오스틴 놀라는 친형제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 따르면 MLB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형제가 투타 맞대결을 벌인 건 이 둘이 처음이었다. 2회말 첫 맞대결에서는 형 오스틴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 동생 에런이 판정승을 거뒀지만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진 5회말에는 형이 동생을 코너로 몰았다. 이후 후안 소토(24)가 4-4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에런을 다운시켰고 브랜던 드루리(30)가 바뀐 투수 브래드 핸드(32)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쳐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조시 벨(30)의 안타로 샌디에이고는 5회말에만 5번째 점수를 올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볼넷을 얻어 1루를 밟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가 된 두 팀은 필라델피아로 장소를 옮겨 22일 오전 8시 37분 NLCS 3차전을 치른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 첫 경기에서는 안방 팀 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4-2로 물리쳤다. 휴스턴 선발 저스틴 벌랜더(39)는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막고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삼진 11개를 잡아낸 벌랜더는 MLB 포스트시즌 최다 탈삼진(219개) 기록 보유자가 됐다. 또 포스트시즌 통산 15승 11패를 기록하면서 다승에서도 존 스몰츠(55)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스몰츠는 포스트시즌 통산 15승 4패 4세이브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2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샌디에이고는 20일 안방 펫코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NLCS 2차전에서 8-5로 이기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1차전에서 안타 1개를 내는 데 그치며 0-2로 무너졌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홈런 3개를 포함한 안타 13개를 쏟아냈다. 2회초 0-4로 끌려가던 샌디에이고는 2회말 2점을 만회한 뒤 5회 빅이닝(5점)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처에서 공격의 물꼬를 튼 건 이날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27)이었다. 2-4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 에런 놀라(29)를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며 1루에 안착했다. 1사 이후 김하성은 어스틴 놀라(33)의 우중간 안타에 2,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하며 득점했다. 김하성의 득점 이후 샌디에이고 타선에 불이 붙었다. 3-4로 뒤진 5회말 1사 1루 주릭슨 프로파(29)와 후안 소토(24)가 연속 안타를 내며 4-4 동점을 만들었고, 제이크 크로넨워스(28)의 몸에 맞는 공과 브랜든 드루리(30), 조시 벨(30)이 다시 연속 안타를 내며 7-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샌디에이고는 7회말 1점을 더했고, 8회초 1점을 내는 데 그친 필라델피아는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한 김하성은 포스트시즌(PS) 총 8득점으로 구단 PS 역사상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종전 최다 기록은 1984년 10월 13일 토니 그윈(62·은퇴)이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만들어낸 7득점이었다. 김하성은 16일 LA 다저스와의 NL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1득점하며 최다 타이 기록(7득점)을 세운 상태였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 PS 득점 경쟁에서도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을 낸 필라델피아의 브라이스 하퍼(30)가 김하성과 함께 PS 8득점을 기록 중이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에서는 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4-2로 꺾었다. 5회까지 1-1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휴스턴은 6회말 율리 구리엘(38)과 채스 맥코믹(27)의 각 1점 홈런으로 리드를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휴스턴은 2019년에도 ALCS에서 양키스를 만나 4승 2패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준우승 팀 보스턴이 새 시즌 개막일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보스턴은 19일 안방인 미국 매사추세츠 TD가든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2022~2023시즌 개막전에서 126-117로 첫 승을 거뒀다. 전반까지는 일곱 차례 양 팀의 리드가 바뀌며 63-63 동점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보스턴은 3쿼터에 98-88 두 자릿수 점수차를 만든 뒤 4쿼터까지 우위를 지켜 승리를 굳혔다. 보스턴의 에이스 제이슨 테이텀(24·포워드)과 팀의 삼각편대 중 한 축인 제일런 브라운(26·포워드)이 70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테이텀은 이날 35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브라운도 3점슛 4개를 포함해 35점을 쏟아냈다. 마커스 스마트(28·가드)는 팀 내 최다 어시스트(7개)로 힘을 보탰다.승부처에서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보인 건 테이텀이었다. 테이텀은 63-63 동점으로 시작한 3쿼터에 이날 자신의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17점을 쓸어담으며 필라델피아의 추격을 뿌리쳤다. 2번의 3점슛 시도 중 1개를 성공시켰고, 야투 성공률도 77.8%로 높았다. 보스턴은 이날 공격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지켜내는 데서 필라델피아를 압도했다. 보스턴은 이날 필라델피아(31리바운드)보다 5개가 많은 36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턴오버도 10개로 보스턴(14개)보다 4개가 적었다. 이적생 말콤 브로그던(30·가드)도 식스맨 역할을 다했다. 이날 벤치에서 교체 투입되며 23분52초를 뛴 브로그던은 16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뛴 테이텀과 브라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 기록이다. 보스턴은 인디애나 선수였던 브로그던을 올 7월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유망주 5명으로 트레이드해 데려왔다. 이날 패배한 필라델피아에도 희소식은 있었다. 팀 에이스 제임스 하든(33·가드)이 새 시즌 개막전부터 살아난 공격력을 보여준 것. 하든은 지난해 경기 당 평균 22점 7.7리바운드 10.3어시스트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홀로 35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책임지며 보스턴과 점수차를 좁혀냈다. 한편 승부가 갈린 3쿼터에는 양 팀 선수들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후반전 시작 18초에 테이텀이 시도한 슛이 실패하자 필라델피아의 조엘 엠비드(28·센터)가 이 공을 따냈는데 이때 리바운드 싸움에서 진 스마트가 엠비드와 엉킨 팔을 놔주지 않았다. 결국 엠비드가 등으로 스마트를 밀쳐 넘어뜨리면서 양 팀 선수들간 몸싸움이 이어졌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국민 유격수’ 박진만 감독대행(46·사진)을 제16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했다. 삼성은 “박 신임 감독과 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 연도별 옵션 5000만 원 등 3년간 최대 12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고 18일 발표했다. 삼성은 7월 31일 허삼영 전 감독(50)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자 퓨처스리그(2군) 지휘봉을 잡고 있던 박 감독에게 1군 사령탑을 맡겼다. 허 전 감독 사퇴 시점까지 승률 0.413(38승 2무 54패)으로 리그 9위였던 삼성은 박 감독 대행 체제 이후 승률 0.560(28승 22패·리그 4위)을 기록하면서 최종 7위(66승 2무 76패)로 시즌을 마쳤다. 9월 이후에는 18승 11패(승률 0.621)로 리그 1위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은 “박 감독이 위기에 빠진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에 입단한 박 감독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 2005년 삼성으로 옮겨 6년간 두 차례의 팀 통합 우승(2005, 2006년)을 함께 했다. 2015시즌 고향 팀 SK(현 SSG)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박 감독은 이듬해 SK에서 1년간 수비코치로 활동한 뒤 2017년부터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상태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야신’ 김성근 전 감독(80·사진)이 53년에 걸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김 전 감독은 2018년 한화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코치 어드바이저(고문)’로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건너갔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감독 고문’이 되면서 정식 코칭스태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김 전 감독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오 사다하루(왕정치·82)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에게 ‘그동안 일본시리즈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구단에 남아 있었다.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2017∼2020년 일본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소프트뱅크는 올 시즌 오릭스와 나란히 76승 2무 65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10승 15패로 밀려 퍼시픽리그 2위로 처졌고 전날 파이널 스테이지(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이 확정되면서 일본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김 전 감독은 “오 회장이 ‘내년에도 (고문을) 맡아주면 안 되냐’고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 때 떠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 귀국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의 비시즌 일정도 바뀌었다. 김 전 감독은 원래 소프트뱅크 3군을 이끌고 18일부터 열리는 KBO 교육리그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는 “직을 내려놨으니 적절치 않다”면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김 전 감독은 1961년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 입단하면서 한국 야구계로 건너왔다. 이후 1969년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1982년 KBO리그 출범과 함께 OB(현 두산)에 투수코치로 합류한 그는 2년 뒤 OB에서 프로 팀 지휘봉을 처음 잡았고 이후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현 SSG) 한화를 이끌었다. 김 전 감독은 “매일 집에서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 꼭 소풍 같았다. 참 행복했다”면서 “내가 야구를 잘 몰라 잠재력을 제대로 계발시켜 주지 못한 선수가 많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킹’ 르브론 제임스(38·LA 레이커스)가 19일 막을 올리는 2022∼20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통산 득점 1위 등극에 시동을 건다. 이날 제임스는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와의 개막전으로 이번 시즌을 출발한다. 2003∼2004시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NBA에 데뷔한 제임스는 올해 20번째 시즌을 맞는다. 19시즌 동안 1366경기에 출전해 3만7062점(경기당 평균 27.1점)을 쌓았다. 통산 득점 역대 2위다. NBA에서 제임스보다 득점을 많이 한 선수는 ‘스카이 훅슛’으로 유명했던 카림 압둘자바(75·은퇴) 한 명뿐이다. 1989년까지 20시즌을 뛴 압둘자바는 1560경기에서 3만8387점(평균 24.6점)을 넣었다. 제임스보다 1325점이 많다. 이번 시즌에도 제임스가 그동안 보여준 평균 득점력을 유지한다면 49경기 정도를 뛰면 압둘자바를 넘어설 수 있다. NBA는 한 시즌에 팀당 82번의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다. 데뷔 이후 제임스가 한 시즌에 1325점 이상 기록하지 못했던 건 2020∼2021시즌(1126점) 한 차례뿐이다. 이 시즌에 제임스는 부상 여파로 데뷔 후 가장 적은 4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제임스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뒤에도 꺾이지 않는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엔 56경기에 나서 평균 30.3점을 넣었다. NBA에서 한 시즌 평균 3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최고령이었다. 제임스가 한 시즌 평균 30점 이상을 기록한 건 2007∼2008시즌 이후 14년 만이었다. 이번 시즌 제임스가 부상 없이 경기에 꾸준히 나선다면 압둘자바의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팬들이 기대하는 이유다. 제임스는 최근 구단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압둘자바의 득점 기록은 경외감이 든다. NBA에서 가장 많이 찾아보는 기록 가까이에 내가 와 있다는 사실은 나를 겸허하게 만든다”고 했다. 또 자신의 에이징 커브를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건강하다. NBA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 식단을 약간 조절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통산 도움(1만45개·7위)과 가로채기(2136개·10위)에서도 역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도움 1만141개로 역대 6위인 ‘코트의 마술사’ 매직 존슨(63·은퇴)을 이번 시즌에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NBA에서 통산 득점 도움 가로채기 모두 톱10에 든 선수는 제임스가 유일하다. 206cm의 포워드인 제임스는 양손잡이인 데다 팔이 길고 상대 수비가 없는 곳을 찾는 좋은 눈까지 가져 가로채기와 도움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스타 부문에서도 제임스는 새 기록 작성을 노린다. 제임스가 이번 시즌에도 올스타로 뽑히면 데뷔 2년 차부터 19시즌 연속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세운다.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가 18회 연속 올스타에 선정돼 이 부문 공동 1위다. 제임스가 이번 시즌 올스타가 되면 NBA 역대 최다(19회)인 압둘자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시아버지의 고향 경북 경주에서 다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16일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여자부에서 2시간45분32초로 우승한 이숙정(31·K-WATER)은 지난해 11월 경보 국가대표 최병광(31·삼성전자)과 결혼한 새댁이다. 이숙정은 “결혼 후 처음 참가한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시아버님께 우승이란 선물을 드릴 수 있어 뿌듯하다. 더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15년 경주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첫 풀코스 우승을 경험했고 2017년과 2018년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경주의 여왕’으로 불리는 그가 또 우승 메달을 추가한 것이다. 이숙정은 4차례 ‘경주 레이스’ 중 이날 기록이 가장 나빴지만 “의미 있는 선물을 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했다. 1월 동계훈련 당시 오른쪽 아킬레스건과 정강이 부상을 입었던 이숙정은 4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같은 부위 부상이 악화돼 8월에서야 훈련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숙정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1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지 못했다. 앞으로 부상 관리를 잘해 내년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남자부에선 이영욱(30·국민체육진흥공단)이 2시간23분5초를 기록해 2016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자신의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남자부 두 번째 우승이다. 이영욱은 지난해 8월 전역 후 첫 마라톤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는 “날이 너무 더웠고 컨디션도 나빠 기록이 만족스럽진 않다. 2시간23분 안에 들어오고 싶었는데 몇 초 늦어 아쉽다”면서도 “앞으로 기록을 단축해서 한국 마라톤에 힘이 되고 싶다. 2011년 데뷔하고 한 번도 국가대표를 못 해 봤는데 언젠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경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케냐의 에번스 킵코에치 코리르(35·사진)가 2022 경주국제마라톤(경북도 경주시 대한육상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에서 처음 우승했다. 코리르는 16일 신라의 ‘천년 고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42.195km 풀코스 레이스 국제 남자부에서 2시간9분5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코리르의 한국 무대 첫 우승이다. 코리르는 춘천마라톤(2016년)과 대구마라톤(2017∼2019년), 중앙마라톤(2018년) 등 한국 대회에 5차례 출전했지만 2018년 대구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6분35초)으로 2위를 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코리르로선 2019년 멕시코 몬테레이 마라톤 이후 3년 만에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국제대회로 바뀐 2007년 대회 때부터 총 14차례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케냐 선수는 12차례 우승했다. 2011년 대회부터는 10회 연속 우승을 이어가고 있다. 코리르는 10km, 15km, 25km, 32km, 35km에서 선두가 모두 바뀌는 각축전에서 35km부터 선두로 나선 뒤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코리르는 “먼저 치고 나간 선수들이 확신이 없는 게 보였다. 시계를 보며 내 페이스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이렇게 더운 날씨에서는 뛰어본 적이 없었다. 5km 때부터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될 게 느껴져 체력 조절에 신경 썼다.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출발시간 오전 9시 기온은 섭씨 15도였지만 레이스 종반인 11시에는 체감온도가 20도를 넘었다. 2019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6분00초)으로 우승했던 토머스 키플라갓 로노(35·케냐)는 한때 선두로 나섰다 선두그룹 하위권까지 처졌지만 마지막 5km에서 스퍼트하며 2위(2시간10분7초)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이날 레이스엔 9000여 명의 마스터스 러너들이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5km에 출전해 가을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주낙영 경주시장,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 여준기 경주시체육회 회장,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T가 ‘정규시즌 4위=와일드카드(WC) 결정전 승리’ 공식을 지켰다. 정규시즌 4위 KT는 13일 안방 수원에서 열린 5위 KIA와의 WC 결정 1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역대 8번의 WC 결정전에서 4위 팀이 100%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2승제인 WC 결정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했던 KT는 16일부터 3위 키움과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T는 정규시즌에서 키움과 같은 80승 2무 62패를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8패로 밀려 4위가 됐다. 이날 8회초까지 이어진 3-2 한 점 차 리드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KT의 ‘끝내주는 남자’ 배정대였다. KIA는 8회말 선발투수 자원인 이의리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볼넷 3개를 내주면서 2사 만루를 허용했다. 장현식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배정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구째를 받아쳐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3타점 2루타를 날려 6-2로 차이를 벌렸다. 배정대는 2020년 끝내기 안타 4개로 단일 시즌 최다 끝내기 안타 공동 1위가 되면서 ‘끝내 주는 남자’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KT 첫 득점의 주인공도 배정대였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배정대는 볼넷으로 1루를 밟았다. 이날 KT의 첫 출루였다. 후속타자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배정대를 2루로 보낸 KT는 심우준이 KIA 유격수 박찬호의 머리 위를 살짝 넘기는 안타로 주자를 늘렸고 이어 1사 1, 2루에서 조용호가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치면서 2-0을 만들었다.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한 배정대는 WC 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배정대는 “(8회말 타석에 들어서기 전) 타격코치가 슬라이더를 노리라고 해서 슬라이더만 생각했다. 2구째는 패스트볼이 낮게 와서 다음은 무조건 슬라이더가 들어오겠다 생각하고 노려 쳤다. 승부를 굳히는 중요한 상황이었던 만큼 정규시즌 경기 끝내기보다 더 짜릿했다”고 말했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은 5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는데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리드를 지키기 위해 10일 경기(NC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을 책임진 벤자민을 8회초에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벤자민은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 완벽투를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만원 관중(1만7600명)이 입장했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살아 나가기만 하면 점수를 올리는 선수라면 ‘톱타자’를 맡는 게 맞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1번 타자로 나선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2차전에서도 홈을 밟으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 샌디에이고는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NLDS 2차전에서 안방팀 LA 다저스를 5-3으로 물리쳤다 전날 1차전을 내줬던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샌디에이고 안방 구장 펫코파크로 장소를 옮겨 열리는 NLDS 3차전은 15일 오전 9시 37분에 막을 올린다.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줄곧 7번 타자로 나섰던 김하성은 이날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선발 톱타자를 맡아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1회초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1-2로 뒤진 3회초에 역시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로 1루를 발았다. 김하성은 이후 매니 마차도(30)의 좌전 안타 때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3경기 연속으로 홈을 밟은 김하성은 올 ‘가을 야구’ 5경기에서 6점을 올리면서 포스트시즌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이후 김하성은 출루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팀이 4-3으로 앞선 6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다저스 7번 타자 가빈 럭스(25)가 샌디에이고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8) 앞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땅볼을 쳤다. 크로넨워스가 이 공을 잡아 전달하자 2루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하성은 대포알 같은 어깨를 자랑하면서 1루에 공을 던져 병살타를 완성했다. 김하성은 올해 정규시즌 때 평균 송구 시속 87마일(약 140km)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 주전 유격수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애틀랜타는 이날 안방에서 열린 NLDS 2차전에서 필라델피아에 3-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에 21승(5패)을 거두면서 양대 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20승 투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애틀란타 선발 카일 라이트(27)가 6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애틀랜타가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애틀랜타는 13일 안방구장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NLDS 2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3-0으로 꺾었다. 전날 1차전에서 6-7로 패했던 애틀랜타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1 동률로 만들었다. NL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세인트루이스를 2연승으로 꺾고 NLDS에 올라온 필라델피아에게는 포스트시즌(PS) 첫 패배가 됐다. 승리의 발판을 만든 건 시즌 다승왕 카일 라이트(27·애틀랜타)였다. 정규시즌 21승(5패)으로 양대리그에서 유일하게 20승 이상을 기록한 라이트는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날 2루타 5개를 포함해 안타 12개를 뽑아낼 정도로 강력했던 필라델피아 타선도 이날 라이트에게는 안타 2개로 부진했고, 구원진으로부터도 안타 1개를 더하는 데 그쳤다. 브라이언 스니트커 애틀랜타 감독은 “라이트는 모든 경기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며 매 순간 성장하고 있다. 그게 라이트가 가진 무기고, 그는 오랫동안 우리의 힘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물론 라이트 혼자 만든 무실점 경기는 아니었다.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라이트는 상대 3번 타자 J T 리얼무토(31)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좌우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먹힌 타구라 안타 가능성이 작지 않았지만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28)이 자신의 키를 넘어간 공을 끝까지 따라달리다 넘어짐과 동시에 잡아냈다. 경기 후 라이트는 “나처럼 수비 의존도가 높은 투수에게는 야수들의 도움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정규시즌 때도 나는 많은 걸 이뤘지만 그건 팀 동료들의 수비 덕분이었다”며 공을 돌렸다. 라이트의 호투에 애틀랜타 타선도 화답했다. 5회까지 상대 선발 잭 휠러(32)에게 막혀 점수를 내지 못하던 애틀랜타 타선은 0-0으로 맞선 6회말 2사에 1번 타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5)가 휠러의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고 출루했고, 후속 타자 댄스비 스완슨(28)이 볼넷을 골라냈다. 2사 1, 2루 기회에 맷 올슨(28)이 우전 안타로 선취점(1점)을 냈고, 4번 오스틴 라일리와 5번 트래비스 다노가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점수차를 3-0까지 벌렸다. 한편 이날 김하성(27)이 속한 샌디에이고도 LA 다저스와의 NLDS 2차전을 5-3 승리로 장식하며 전날 3-5 패배를 되갚아줬다. PS 첫 1번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전날 4타수 1안타 1득점에 이어 이날도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T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 마지막 이닝, 마지막 공 하나에 준플레이오프(준PO)행 직행 티켓을 날려버렸다. KT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올해 프로야구 720번째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방팀 LG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 시작 때만 해도 5-4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1사 만루 상황에서 채은성의 희생 뜬공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다음 타자 오지환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KT는 이날 패배로 80승 2무 62패(승률 0.563)가 되면서 전날까지 4위였던 키움과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8패로 밀린 탓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따라 KT는 13일 오후 6시 30분 수원에서 시작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5위 KIA를 뿌리쳐야 준PO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WC는 4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KT는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PO에 오를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WC부터 ‘가을 야구’를 시작하는 게 꼭 나쁜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WC 제도를 도입한 2015년 이후 7차례 WC에서 4위 팀이 ‘업셋’을 허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제는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24)는 시즌 중간에 쉼표를 찍는 올스타전 당시 휘문고와 팀 1년 후배인 안우진(23)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가장 오래 지켜본 동료가 안우진이다. 어릴 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투수가 될 거라고 믿었다”면서 “안우진이 더 성장하려고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1일 KT-LG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2 KBO리그가 마침표를 찍는 동안 이정후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안우진은 이번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시즌 최다인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공동 2위) 8패, 평균자책점 2.11(1위), 224탈삼진(1위)을 기록했다. 비록 LG 켈리(16승)보다 1승이 부족해 2011년 윤석민(KIA) 이후 11년 만의 ‘트리플 크라운’에는 실패했지만 탈삼진에서는 1984년 최동원(223개)을 넘어 역대 KBO리그 한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또 공식 시상 기록은 아니지만 선발로 나와 6이닝 이상 던지면서 상대 타선을 3자책점 이하로 막은 퀄리티스타트(QS) 횟수(24회)에서도 안우진이 1위다. 그러면서 안우진은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113점)에서 5관왕에 오른 이정후의 가장 강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 후보로 떠올랐다. KBO리그에서 타격 5관왕이 나온 건 이대호(롯데)가 2010년 7관왕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타격왕을 받으면서 “내년에는 홈런왕을 타겠다”고 했던 이정후는 23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데뷔 이후 처음으로 홈런 20개를 넘겼다. 2루타 이상 장타 개수(69개)도 이정후가 가장 많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는 득점권 타율(0.387)이 가장 높은 것도 이정후다. 이정후가 포스트시즌 첫날 진행하는 MVP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 1994년 MVP 출신인 아버지 이종범 LG 퓨처스리그(2군) 감독과 함께 리그 최초 ‘부자(父子) MVP’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당시 이 감독도 올해 이정후처럼 24세였으며 역시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안타 도루 득점)에 올라 MVP로 뽑혔다. 정규시즌 우승팀 SSG의 에이스 김광현(34)도 이들과 함께 유력 MVP 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4실점하며 1.99였던 평균자책점이 2.13(2위)으로 올라가면서 MVP 레이스에서 한 걸음 비켜나게 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