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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21년 12월 2일 자정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직장폐쇄 기간에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 선수 이동도 멈춘다. 텍사스는 직장폐쇄를 24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마커스 시미언(33), 코리 시거(29)와 FA 계약을 맺었다고 연이어 발표했다. 그해 102패(60승)를 당했던 텍사스는 그만큼 두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시미언과 시거는 1일 애리조나 방문경기로 열린 월드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텍사스가 자신들을 그렇게 원했던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시미언은 팀이 1-0으로 앞서 가던 2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3-0을 만드는 2타점 3루타를 쳤다. 이어 시거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친 뒤 3루에 있던 시미언과 차례로 홈을 밟았다. 시미언 역시 7-0으로 앞서 가던 3회초 2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에 10-0 리드를 안겼다. 텍사스는 결국 애리조나의 추격을 11-7로 뿌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갔다. 이제 남은 3경기 중 1경기만 더 이기면 텍사스는 1961년 워싱턴 세너터스로 창단한 뒤 62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텍사스는 이날 승리로 MLB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인 방문경기 10연승 기록도 이어갔다. 조나 하임(28)도 8회초에 솔로포를 터뜨린 텍사스는 이날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15경기)도 새로 썼다. 올해 마지막 MLB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월드시리즈 5차전은 2일 오전 9시 역시 애리조나 안방 체이스필드에서 열린다. 텍사스는 네이선 이발디(33), 애리조나는 잭 갤런(28)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가 개막 후 연승 기록을 ‘5’까지 늘렸다. 우리카드는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방문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0(25-18, 25-21, 25-23) 완승을 거뒀다. 2013∼2014시즌 창단한 우리카드는 이전까지 개막 후 3연승도 없던 팀이다.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2년 차 세터 한태준(19)이다. 한태준은 수원 수성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V리그 무대에 진출한 ‘고졸 세터’다. 지난 시즌 전체 세트(토스) 횟수가 170번밖에 되지 않았던 한태준은 이번 시즌에는 팀 주전을 맡아 특정 선수에게 쏠리지 않는 공격 조율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도 마테이(27·오퍼짓 스파이커·15점), 김지한(24), 한성정(27·이상 아웃사이드 히터·이상 11점) 삼각편대를 고루 활용하면서 1시간 27분 만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중앙에서도 박진우(33)가 8점, 잇세이(28·일본)가 6점을 보탰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미들 블로커가 늘 고민이었는데 아시아 쿼터로 잇세이를 뽑으면서 고민을 덜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잔실수가 없는 선수다. 잇세이 덕분에 팀이 더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여자부 대전 경기에서는 안방팀 정관장(옛 KGC인삼공사)이 현대건설을 3-0(25-22, 25-21, 25-16)으로 제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에군(結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 선수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그 시절 키 크고 ‘예쁘다’는 말을 곧잘 듣던 소녀라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서수연(37)도 ‘슈퍼모델’을 꿈꿨다.대학 새내기가 된 2004년 자세를 교정하려고 찾은 병원에서 ‘일자목이 심하다’면서 주사 치료를 권했다.서수연은 “주사액이 들어오는 순간 왼팔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튕겨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 의료사고로 서수연은 척수에 문제가 생겨 ‘런웨이’를 걸을 수 없게 됐다.서수연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찾아온 상실감과 절망감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그러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죽어야 할까’를 매일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때 탁구가 서수연을 찾아왔다.서수연은 “라켓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 그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서수연은 척수 장애 때문에 악력이 떨어져 물건을 오래 쥐고 있지 못한다.이 때문에 손과 라켓을 붕대로 묶은 채 2.75g짜리 탁구공을 때려야 한다.서수연은 “라켓이 묶여 있으면 공에 스핀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연습을 통해 많이 극복한 상태”라고 말했다.‘많이 극복한’ 정도가 아니다.서수연은 28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막을 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탁구 TT2 부문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서수연의 개인 첫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서수연은 계속해 이미규(35)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박진철(41)과 함께 혼합 복식 금메달도 합작했다.한국 탁구 선수가 장애인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건 서수연이 처음이다.비장애인 탁구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탁구에서도 중국이 강세다.서수연의 여자 단식 결승 상대였던 류징(劉靜·35)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東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두 대회에서 모두 류징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서수연은 다른 곳도 아닌 ‘적진’에서 기어이 류징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서수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립을 바꿨다. 적응하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돌아보니 옳은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단식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단식에서 우승한 뒤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웃었다.한국은 서수연이 따낸 금메달 3개를 포함해 금 30개, 은 33개, 동메달 40개로 중국, 이란, 일본에 이어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다.한국은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때는 종합 순위 2위였지만 당시 금메달 12개를 땄던 볼링이 이번 대회 정식 종목에서 빠지면서 순위가 내려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 6개, 은 6개, 동메달 10개를 가지고 돌아왔다. 금메달 수는 물론이고 전체 메달 숫자(22개)도 역대 최고 성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불교에서는 ‘직접 원인’ 인(因)과 ‘간접 원인’ 연(緣)이 모두 있어야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우유는 특정한 온도와 습도가 맞을 때만 치즈로 변한다. 우유(인)만 있거나 발효 조건(연)만 있을 때는 치즈를 얻을 수 없다. 스포츠 역시 저변과 엘리트 시스템이라는 인과 연이 모두 갖춰졌을 때만 국제대회 성적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초등부 수영 등록 선수는 1596명이었다. 올해는 1.6배에 가까운 2484명으로 늘었다. 반면 수영과 함께 대표적인 기초 종목으로 꼽히는 육상은 10년 전 2167명에서 올해 2430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수영처럼 ‘돈이 되지 않는’ 종목 선수가 이 정도 늘어났을 때는 어떤 ‘사건’이 있었다고 보는 게 옳다. 초등부 수영 선수가 늘어난 건 세월호 참사(2014년) 이후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생존 수영’을 가르치는 학교가 늘었고, 그러면서 수영에 재능이 있는 선수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게 된 거다. 때마침 대한수영연맹 집행부도 바뀌었다. 2021년부터 연맹을 이끌게 된 새 집행부는 엘리트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이전까지 한국 수영 대표 선수들은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해 아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이번 대회 때는 이런 말을 듣기가 쉽지 않았다. 정부에서 2019년 ‘풀뿌리 체육’ 담당인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 스포츠’를 관장하던 대한체육회를 통합한 것도 스포츠에 인과 연이 모두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 체육회 초대 수장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맡고 있던 이기흥 회장(68)이 뽑힌 건 기막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추월당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흔히 부카쓰(部活)라고 부르는 학교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남녀 학생 가리지 않고 운동하는 나라가 됐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 체육이 흔들리면 여학생이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남학생은 뛰지 말라고 해도 어떻게든 뛰어노는 존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여학생 비율(97.2%)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러니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부 경기에서 한국이 금메달 13개를 따는 동안 일본이 1.7배 많은 22개를 가져간 건 우연이 아니다. 남자부 금메달 숫자는 한국과 일본이 26개로 똑같았다. 생활 체육 없는 ‘엘리트 스포츠 타령’은 그저 공염불일 뿐이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지에군(结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전을 기원합니다.마지막까지 누가 1위가 될지 알 수 없었다. 레이스 후반부터 선수 5명이 무리를 이뤄 달렸기에 사진 정밀 판독으로나 순위를 가릴 수 있을 상황. 10m 정도를 남겨놓고 한 명이 튀어나왔다. 다른 선수들이 추월하려 애썼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마지막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 선수는 그밖에 없었다. ‘마스터스 사이클의 왕자’가 돌아왔다. 윤중헌(28·팀 수티스미스펠트)이 27일 강원 인제군 스피디움에서 열린 ‘투르 드 코리아(TDK) 2019 스페셜’ 첫날 56분 29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2019년 9월 28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이렇게 등장했던 윤중헌은 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 소속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이다. 그렇다고 4년 사이에 장애를 얻은 건 아니다. 윤중헌은 시각장애인 선수 김정빈(31·하이브시스템)과 짝을 이뤄 이번 대회 ‘탠덤 사이클’ 부문에 참가했다. 탠덤 사이클은 비장애인 ‘파일럿’이 앞에 시각장애인 선수가 뒤에 타는 2인승 자전거다.김정빈-윤중헌 조는 대회 개막 이튿날인 23일 4000m 개인 추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었다. 이어 26일에는 18.5km 도로독주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회 사이클 마지막 경주일인 27일 69km 개인도로에서 1시간35분27초로 우승하면서 한국 사이클 선수로는 처음으로 장애인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했다.윤중헌은 “첫 번째 시상식 때는 벅차기만 했는데 세 번째 애국가를 들으니 훈련하며 고생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같이 땀 흘리며 고생한 정빈 님에게 고맙다. 저를 파일럿으로 선택해주시고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윤중헌은 동호회 동료 박찬종(33)이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탠덤 사이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9월 왼쪽 다리를 절단한 뒤 장애인 전업 선수가 된 박찬종은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재활 일기’를 남겨 사이클 동호인들 심금을 울린 인물이다. 윤중헌은 “(박)찬종이 형 소개로 정빈 님을 만났다”라며 “탠덤 사이클을 알게 된 뒤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윤중헌은 “(트랙보다) 도로는 변수가 많다. 짧은 코너가 있는가 하면 깊게 꺾이는 구간이 있고,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거나 오르막에서 같이 댄싱(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밟는 것)을 해야 할 때도 있다”면서 “정빈 님이 몸으로 느끼기 전에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정빈은 “저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윤중헌의 말을) 들으면서 탄다. 그렇게 서로 맞춘다”라고 했다.윤중헌은 경기 남양주소방서에서 일하는 소방관이다. 원래는 자전거 숍 직원이었는데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며 소방관이 됐다. 윤중헌은 장애인 국가대표가 되면서 비번인 날을 쪼개 훈련하고 공가를 내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윤중헌은 김정빈과 호흡을 맞춰 6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도로독주에서 우승하며 국제대회 금메달을 처음 따낸 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장애인 사이클 역사를 새로 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텍사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정상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텍사스는 24일 휴스턴 방문경기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최종 7차전에서 11-4로 승리했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따낸 건 2010,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적은 없다. 텍사스는 이번 ALCS 때 휴스턴에서 열린 1, 2, 6, 7차전을 모두 따낸 반면 안방에서 열린 3∼5차전은 모두 내줬다. 7전 4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방문경기 4승으로 마무리한 건 텍사스가 MLB 역사상 두 번째다. 2019년 월드시리즈 때 워싱턴이 첫 사례를 남겼다. 당시 상대팀 역시 휴스턴이었다. 휴스턴은 올해 정규시즌 때도 안방경기 승률(0.481)이 방문경기(0.630) 때보다 떨어지는 팀이었다. ALCS 최우수선수(MVP)는 아돌리스 가르시아(30)에게 돌아갔다. 가르시아는 챔피언십시리즈 7경기에서 타율 0.357(28타수 10안타), 5홈런, 15타점을 올렸다. 가르시아는 5차전 6회말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나서 방망이를 내던지는 세리머니를 했다가 8회말 다음 타석에서 빈볼을 맞았다.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진 뒤 분위기가 휴스턴 쪽으로 넘어가면서 텍사스는 결국 4-5로 재역전패했다. 이후 이를 갈고 경기에 나선 가르시아는 6차전 9회초에 쐐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7차전 때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는 애리조나가 필라델피아를 5-1로 꺾으면서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갔다. 한국프로야구 SK(현 SSG)에서 4년간 활약했던 메릴 켈리(35)가 애리조나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25일 역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7차전 승자가 27일부터 텍사스와 7전 4승제로 월드시리즈를 치른다. MLB 양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모두 7차전까지 열리는 건 2003, 2004, 2020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에군(结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전을 기원합니다.비장애인 육상 선수가 올림픽 100m와 마라톤에 동시 도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장애인 육상 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 육상 대표 유병훈(51·경북장애인체육회)은 2021년 열린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100m와 마라톤은 물론 400m, 800m까지 출전했다. 유병훈은 당시 “장애인 스포츠에서도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젊은 선수들은 육상이 힘든 종목이라고 생각해 도전하는 친구가 별로 없다”면서 “내가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유병훈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때는 100m와 800m만 참가한다. 대신 이번 대회가 끝나면 마라톤에 집중할 계획이다. 23일 선수촌에서 만난 유병훈은 “내려놓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도로만 달릴 거다. 내년 파리 패럴림픽 때도 트랙 종목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유병훈은 2002년 부산 대회 때부터 이번 대회까지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6회 연속 출전해 은 7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패럴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병훈은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은메달”이라며 “좋은 기억, 좋은 추억, 좋은 경험을 갖고 대표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그러면서 “나도 운동을 통해 거듭났다”며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유병훈은 “나는 원래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운동하면서 성격이 달라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했다”며 “장애는 선택할 수 없어도 장애 이후는 선택할 수 있다. 운동에는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그리고 계속해 “국제 대회에 가보면 외국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게 참 부러웠다. 쉰 살이 넘어서도 계속 국가대표로 뛰는 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육상에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마라톤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국내에서 휠체어 마라톤 국제대회에 나설 만한 선수는 문자 그대로 ‘극소수’다. 유병훈은 “뉴욕 도쿄 런던 베를린 보스턴 시카고 등 세계 6대 메이저 대회에는 모두 휠체어 부문이 있다”면서 휠체어 마라톤 대회가 부족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유병훈은 “현재는 휠체어 장애인이 단거리를 할지, 마라톤을 할지 선택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마라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휠체어 장애인이 뛰고 싶은 종목을 찾아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공동 취재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정빈(32·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경기 파트너인 윤중헌(31)과 함께 한국 선수단에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안겼다.김정빈은 23일 중국 항저우 CSC 벨로드롬에서 열린 대회 사이클 남자 4000m 개인추발 시각장애(MB) 경주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선수를 제치고 우승했다. 김정빈은 예선에서 4분32초549로 대회 신기록을 새로 쓰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다.김정빈이 출전한 탠덤 사이클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조를 이루는 종목이다. 앞쪽에는 비장애인이 핸들을 조작하면서 페달도 밟고 뒤에 타는 장애인 선수는 페달만 밟는다.김정빈은 24일 주 종목인 1000m 도로 독주에서 개인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황타스틱’ 황대헌(24·강원도청)과 ‘제2의 안현수’ 린샤오쥔(임효준·27)이 드디어 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1일 시작하는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 각각 한국과 중국 대표로 출전한다. 황대헌과 린샤오쥔이 국제대회에 같이 참가하는 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던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년 만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황대헌과 린샤오쥔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 ‘투톱’으로 통했다. 그러다 2019년 황대헌이 ‘진천선수촌 훈련 도중 린샤오쥔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린샤오쥔은 2020년 5월 7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해 6월 3일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이듬해 5월 27일 대법원은 린샤오쥔의 무죄를 확정했다. 린샤오쥔은 귀화 후 3년이 지나야 새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황대헌은 이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샤오쥔이 중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건 지난 시즌부터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황대헌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해 두 선수가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황대헌은 지난해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도중 기권했다. 선발전을 한 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이번 시즌에는 ‘얼음공주’ 최민정(25·성남시청)이 한국 여자 대표팀에서 빠졌다. 최민정은 ‘2023∼2024시즌은 재도약 기회로 삼고 싶다’면서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5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감독이 탄생할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얼리사 내컨 수석코치(33·사진)와 감독 면접을 봤다”고 16일 보도했다. 구단도 이 사실을 즉시 인정했다. MLB.com은 “MLB 감독 면접을 본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여성은 내컨 코치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뒤 게이브 캐플러 감독(48)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찾고 있다. 학창 시절 소프트볼 선수로 이름을 떨친 내컨 코치는 2014년 프런트 직원으로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입사했으며 2020년 캐플러 감독 취임과 함께 수석코치가 됐다. 여성이 MLB 정규직 코치가 된 것도 내컨 코치가 처음이었다. 내컨 코치는 캐플러 감독을 도와 주로 대타 작전을 담당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대타 홈런 18개로 MLB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내컨 코치는 지난해 4월 13일 안방 경기 도중 앤토안 리처드슨 1루 코치(40)가 퇴장당하자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MLB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코치가 그라운드를 밟는 기록도 남겼다. 다만 내컨 코치가 내년 2월 10일 출산 예정인 임신부라 감독 취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컨 코치는 입덧이 심해 올 시즌 후반기에 2주간 휴가를 내기도 했다. 내컨 코치는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시즌 중에 아이가 태어나 휴가를 내는 (남성) 코치도 적지 않다. 출산 후에도 몸 상태 때문에 일을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컨 코치 외에도 기존 코칭스태프 3명과 감독 면접을 본 상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제시카 페굴라(29·미국·세계랭킹 4위·사진)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 오픈 정상을 차지했다. 1번 시드를 받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페굴라는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단식 결승에서 위안웨이(25·중국·128위)를 상대로 1시간 12분 만에 2-0(6-2, 6-3) 완승을 거두고 WTA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페굴라가 코리아 오픈에 출전한 건 201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페굴라는 우승 직후 ‘온 코트 인터뷰’에서 “나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입양된 하프 코리안이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아주 특별하게 느껴진다”면서 “한국말을 할 줄 몰라서 미안하다. 그래도 삼겹살과 김치를 아주 좋아한다”며 웃었다. 어머니 킴 페굴라 씨(54)는 1974년 서울 노량진 파출소 앞에 버려졌다. 이후 보육원에서 생활하면서 ‘1969년 6월 7일생 김숙희’가 됐다. 실제 생일이 언제인지 본명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해 12월 미국에 입양되면서 보육원에서 얻은 성(姓)이 이름이 됐다. 1993년 남편 테리 씨(72)와 결혼한 킴 씨는 천연가스, 부동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2021년 기준 부부 합산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았다. 킴 씨는 2019년 딸의 코리아 오픈 출전에 맞춰 입양 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심장병과 싸우고 있어 이번에는 동행하지 못했다. 그 대신 한국 팬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페굴라는 “한국 팬들이 이 정도로 응원을 보내주실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못해 놀랐다”면서 “어머니가 잘 회복하셔서 내년에는 함께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굴라가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자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 7121명이 박수갈채로 화답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게임-체스… 스포츠 인정 여부 논란 e스포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종합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e스포츠 같은 마인드스포츠도 스포츠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마인드스포츠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살펴봤다.》 “부상의 위험과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고 신체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과 앉아서 키보드, 마우스만 잘 움직이면 되는 종목을 똑같이 취급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40대 스포츠 팬 J 씨의 이야기다. 종합국제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e스포츠가 정식종목 지위를 얻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이와 비슷하게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다. 바둑이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도 ‘바둑이 정말 스포츠가 맞느냐’는 논란이 있었다. 특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한국 남자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군 복무를 사실상 면제받기 때문에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병역 혜택을 주는 게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리그오브레전드’(롤) 금메달을 따면서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은 ‘쵸비’ 정지훈(22)이 “시대를 잘 타고났다”고 인터뷰하면서 논란이 더욱 불타올랐다.● 몸을 얼마나 써야 스포츠일까 아시안게임, 올림픽 같은 종합국제대회는 경기(sport), 종목(discipline), 세부종목(event) 순서로 대회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예로 들면 ‘마인드스포츠’라는 경기 아래 바둑과 e스포츠를 비롯해 브리지(카드 게임), 샹치(象棋·중국식 장기), 체스 등 5개 종목이 있는 구조다. 육상 종목에 남자 100m, 여자 200m 같은 세부종목이 있는 것처럼 e스포츠에서는 롤, 스트리트파이터V 등이 세부종목이다. 마인드스포츠에 걸려 있던 금메달은 총 20개로 이번 대회 40개 경기 가운데 5번째로 많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한국 대표로 참가한 15명은 모두 남자였지만 e스포츠는 사실 성별에 관계없이 참가할 수 있는 종목이다. 성별에 따라 세부종목을 나누지 않는 아시안게임 종목은 e스포츠와 승마뿐이다. 공교롭게도 승마 역시 ‘말이 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라다니는 종목이다. 일본 승마 대표 호케쓰 히로시(82)는 71세였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호케쓰가 역대 최고령 올림픽 출전 기록 보유자는 아니다. 오스카르 스반(1847∼1927)이 1920년 안트베르펜 대회 때 73세에 스웨덴 사격 대표로 출전한 게 기록이다. 사격도 ‘몸을 많이 쓰는 종목’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 운동선수 사이에서도 ‘몸을 그렇게 안 쓰는데 그 종목이 스포츠냐’라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축구 선수 상당수는 ‘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60)는 “격투기를 했던 사람에게 축구는 일종의 레크리에이션”이라고 말한다. 물론 야구 선수들도 “야구는 경기장에서가 아니라 경기 전에 땀 흘리는 종목”이라면서 ‘우리도 몸을 쓴다’고 주장하기 바쁘다. 반면 마인드스포츠는 경기 전에도, 경기 중에도 땀 흘릴 일이 거의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마인드스포츠도 스포츠일까 김진환 명지대 교수(바둑학)는 “극히 일부 예외가 있지만 이창호(48), 이세돌(40) 사범 같은 기사도 30대 이후에는 국제대회 우승이 거의 없다. 바둑에서 2시간 넘게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며 “대근육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인드스포츠를 스포츠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은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산업학과장은 “1인칭 총쏘기게임(FPS)의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동체시력도 요구된다. 마인드스포츠가 신체 활동과 관련성이 없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신체 활동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더 우위다. 김홍식 한국체대 교수(스포츠청소년지도학)는 “활동량이 적은 편인 양궁, 사격도 시위를 당기고 격발을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근력 훈련을 필요로 한다. 신체 활동이 수반되지 않는 마인드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용배 단국대 교수(스포츠경영학)는 “신체 활동이 있어야만 스포츠로 인정한다는 과거의 정의(定義)를 고집하기보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정의란 없다”며 “마인드스포츠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승부를 벌이는 구조가 다른 스포츠와 똑같기 때문에 스포츠로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해외에서도 ‘그때그때 달라요’다. 2015년 잉글랜드브리지협회와 잉글랜드체육회는 ‘브리지는 스포츠인가 아니면 그저 카드 게임인가’를 놓고 법정 싸움을 벌였다. 브리지협회에서 ‘체육회가 가맹 단체에 나눠주는 체육진흥복표(스포츠토토) 수익금을 우리에게도 줘야 한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영국 법원은 “브리지는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이로부터 4년이 지나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당시 세계브리지연맹(WBF) 남자부 랭킹 1위였던 게이르 헬게모(53·모나코)에게 1년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국제대회 기간 채취한 샘플에서 합성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나왔다는 이유였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WADA에서 금지하고 있는 물질이다. 모나코브리지연맹은 “이번 징계는 마인드스포츠의 특징을 무사한 처사다. 테스토스테론이 정말 지적 능력을 끌어올린다고 믿는 것이냐”고 항변했지만 징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WADA에서 브리지 선수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건 WBF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인 단체이기 때문이다. 세계체스연맹(WCF)도 IOC 공인을 받았다. 이론적으로는 브리지와 체스 모두 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자격을 갖추고 있다. 두 단체는 마작, 바둑, 샹치, 체커(드래프트), 카드 게임, e스포츠 등 6개 종목 국제기구와 함께 국제마인드스포츠협회(IMSA)를 만들어 운영 중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도 올림픽에 꼭 몸을 쓰는 종목만 있었던 건 아니다. 1912년 스톡홀름 대회 때부터 1948년 런던 대회 때까지는 올림픽에 건축, 음악, 문학, 조각, 회화를 종목으로 거느린 ‘예술’ 경기가 있었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심사한 뒤 금, 은, 동메달을 주던 이 경기가 올림픽에서 빠진 건 몸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프로 선수’가 참가한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 대회 이전까지는 아마추어 선수만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 e스포츠는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브리지나 체스보다 올림픽 종목이 될 확률이 더 낮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70)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e스포츠는 폭력적이라 올림픽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칼 싸움에서 유래한) 펜싱 선수 출신인 바흐 위원장이 가상 세계에서 벌어지는 폭력성을 이유로 e스포츠를 반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반론도 나오지만 바흐 위원장이 IOC에 끼치는 영향력이 워낙 커 대세를 바꿀 정도는 못 된다. IOC는 대신 사이클, 야구, 양궁, 요트, 태권도 등 기존 스포츠 형식은 유지하면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접목한 ‘버추얼 스포츠(virtual sports)’ 보급에 힘쓰고 있다. 태권도를 예로 들면 선수가 몸에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를 붙인 채 가상 공간에서 상대 선수와 겨루기를 벌이는 식이다. IOC는 이미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버추얼 스포츠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제는 버추얼 스포츠가 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 온라인 시청자 수는 ‘최다’ 접속 순간을 기준으로 2만2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은 ‘평균’ 시청자가 82만6000명을 넘었다. 롤이 가장 인기가 높고 인구도 많은 아시아권 시청자는 시간대가 맞지 않아 ‘본방 사수’에 애를 먹었는데도 그랬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올림픽도 e스포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온라인 배틀 게임 ‘도타’ 선수로 함께 뛰는 ‘팀 스피릿’ 이야기를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로를 ‘진정한 친구’라고 부르는 이들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리는 모든 전쟁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e스포츠야말로 탁월함(excellence), 우정(friendship) 그리고 존중(respect)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2021년 연임에 성공한 바흐 위원장은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고 쓰던 올림픽 표어에 ‘다 함께’를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그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IOC 총회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127년 만에 올림픽 표어가 바뀌었다. e스포츠는 ‘다 함께’에도 잘 맞는다는 의견도 들렸다. 이유찬 전남과학대 e스포츠융합학과장은 “장애인들에게 e스포츠는 장벽이 없는 스포츠”라며 “비장애인과 달리기로 경쟁할 수는 없어도, 게임 안에서는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텍사스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고 승률을 기록한 볼티모어를 꺾고 챔피언결정전(ALCS)에 진출했다. 텍사스는 11일 안방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AL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승제) 3차전에서 볼티모어를 7-1로 꺾고 3전 전승으로 ALCS에 선착했다. 텍사스가 ALCS 무대를 밟는 건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텍사스는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가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를 세 차례(2010, 2012, 2014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브루스 보치 감독(68)에게 지휘봉을 맡긴 텍사스는 정규시즌을 90승 72패(승률 0.556)로 마치면서 AL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텍사스는 탬파베이와 맞붙은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S)에서 2전 전승을 거뒀고, ALDS에서도 싹쓸이 승리를 거두면서 ‘가을 야구’ 무대 5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볼티모어는 정규시즌에 101승 61패(승률 0.623)를 기록하면서 1980년(100승) 이후 43년 만에 100승 이상을 거뒀지만 3경기 만에 포스트시즌 일정을 접었다. 볼티모어가 포스트시즌에 오른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었다. 이날 미네소타에서 열린 반대편 ALDS에서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이 미네소타를 9-1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휴스턴이 ALCS에 진출하면 ‘지역 라이벌’ 텍사스와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휴스턴도 올해 정규시즌 때 텍사스와 똑같이 90승 72패를 기록했지만 맞대결에서 9승 4패로 앞서면서 AL 서부지구 우승팀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늘은 제580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영어 ‘baseball’을 ‘야구’로 쓰게 된 걸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베이스볼’이라고 쓸 수 있게 된 걸 축하하는 날이다. 한글이 없었더라도 baseball은 野球(야구), 奉球(봉구) 또는 영어 그대로 壘球(누구)가 되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을지 모른다. 글과 말은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순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합시다’가 목적인 기념일이 따로 없다 보니,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토박이말을 씁시다’ 캠페인이 벌어진다. 올해도 분명 ‘세종대왕께서 요즘 아파트 이름을 보면 울고 가실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사가 나올 것이다. 한글날 사회면 단골 아이템이 아파트 이름이라면 스포츠면은 ‘파이팅’이다. 파이팅 대신 ‘힘내자’, ‘아자’ 같은 순우리말을 써야 한다는 거다. 몇 해 전 한 스포츠 매체 논설위원은 “파이팅은 일본에서 유래한 국적 불명 용어”라며 “외국인에게는 주먹을 쥐고 ‘한번 붙어볼래?’라는 식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메달’도 일본에서 한자 ‘金’과 영어 낱말 ‘medal’을 합쳐 만든 국적 불명 낱말 아닌가. 게다가 파이팅은 이제 엄연히 한국어 낱말이다. 파이팅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등재어라는 게 가장 ‘공식적인 증거’다. 이 사전은 이름 그대로 한국어 표준 낱말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애플(apple)’처럼 간단한 외국어 낱말도 이 사전에 없다. 또 구글에 ‘oppa fighting(오빠 파이팅)’이라고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438만 개도 넘게 나온다. 위키피디아에는 한국어 감탄사 ‘paiting(파이팅)’을 설명하는 페이지도 따로 있다. 이 페이지는 ‘hwaiting(화이팅)’도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파이팅이 격려와 응원이 필요할 때 쓰는 한국어 낱말이라는 걸 전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영어가 전 세계에서 가장 힘센 언어가 된 제일 큰 이유는 물론 이 말이 모국어인 나라(들)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전 세계 언어로부터 어휘와 문법을 적극적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ketchup(케첩)’은 중국어(鮭汁), ‘shampoo(샴푸)’는 힌디어, ‘tatoo(타투)’는 폴리네시아어에서 왔다. ‘chaebol(재벌)’도 영어 낱말이다. ‘오랜만이야’라는 뜻인 ‘Long time no see’도 중국어(好久不見)가 뿌리다. 그런데 우리는 ‘순수한 한국어’라는 게 원래 따로 있었던 것처럼 자꾸 반대로 가려고 한다. 낱말은 언중(言衆) 선택을 받으면 살아남고 아니면 사라진다. 동아일보에 ‘파이팅’이라는 낱말이 처음 등장한 건 1926년 9월 5일이었다. ‘4개 구락부(俱樂部) 야구 연맹전’에서 3위에 그친 중앙 구락부 서상구 감독이 ‘파이팅 부족’을 패인으로 꼽은 것. ‘클럽’을 뜻하는 일본식 조어 ‘구락부’가 우리 언어생활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동안 ‘파이팅’이 계속 살아남은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러니 한글날을 맞아 ‘한글 파이팅!’이라고 외칠 수 있는 자유를 허(許)하라!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부 동반 ‘노메달’에 그친 한국 배구가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대한배구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임기가 끝난 임도헌 남자 대표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그러면서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여자 대표팀 감독과도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덧붙였다.협회는 이와 함께 “남녀 경기력향상위원장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현재 남자경기력향상위원장은 최천식 인하대 감독, 여자경기력향상위원장은 김철용 중앙여중·고 총감독이 맡고 있다.협회는 “뼈를 깍는 쇄신을 통해 한국 배구가 성장통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실행하겠다”고 했다.협회는 다음 달 중 언론, 전문가, 팬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문혜경(26·NH농협은행)이 ‘소프트테니스(정구) 여왕’에 등극했다.문혜경은 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다카하시 노아(髙橋乃陵·27·일본)를 4-0(4-2, 4-2, 4-0, 4-0)으로 완파했다.다카하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이 종목 정상을 차지했던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과 혼합복식에 이어 3관왕에 도전하던 상태였다.한국 소프트테니스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박영희(45), 2014년 인천 대회 김보미(33) 이후 문혜경이 세 번째다.문혜경은 “이번에 대표팀 성적이 부진해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소프트테니스는 한국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까지 금 25개, 은 15개, 동메달 16개를 따낸 ‘메달밭’이다.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94년 이후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더 많이 안긴 종목도 양궁(26개) 하나뿐이다.그러나 이번 대회 소프트테니스 5개 세부 종목 가운데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른 것도 여자 단식뿐이었다.나머지 4개 종목에서는 전부 준결승에서 패해 동메달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문혜경마저 다카하시에게 패한다면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문혜경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여자 단식 정상을 두 번(2019, 2020년) 자치하는 등 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 간판으로 통하는 선수다.그러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문혜경은 “그때는 너무 아쉽게 져서 많이 울었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서 더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이 안 나고 그냥 멍하다”고 말했다.이어 “3년 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운동하면서 아시안게임에 두 번 출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내년 (안성) 세계선수권대회를 잘 준비해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한국 소프트테니스는 금 1개, 동메달 4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한국이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패한 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운영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혜경이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문혜경은 “(유영동) 감독님, 동료 선수들, 트레이너를 비롯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따낸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윤복 선생(1923~2017)이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1947 보스톤’이 27일 개봉했다.이 영화에서 손기정(하정우 분), 남승룡(배성우 분), 서윤복(임시완 분)은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러닝 복을 받은 뒤 분노한다.태극기 대신 성조기(미국 국기)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는 옷이었기 때문이다.손기정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면서 대회 출전을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밝힌다.“저희는 조선의 독립을 알리려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국기가 아닌 성조기가 달린 유니폼을 받았습니다. 그 유니폼을 입고 뛰라는 것이 여러분이 말하는 보스턴의 독립 정신이며 죽을힘을 다해 달려 승전보를 전하는 마라톤 정신이라면 저희는 이곳에 잘못 왔습니다.“결론은 물론 해피엔딩이다. 서윤복은 앞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린다.(원하시는 부사를 넣으시오) 역사적 사실은 조금 달랐다.실제로 서 선생은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붙어 있는 옷을 입고 달렸다.당시는 아직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인 미군정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게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대신 가슴 한복판에 ‘KOREA’라고 써넣어 조선의 독립을 알렸다.이 영화만 ‘성조기 말소 사건’에 앞장선 게 아니다.대한육상연맹에서 2013년 펴낸 ‘한국육상경기 100년사’에는 서 선생이 당시 세계 최고 기록(2시간25분39초)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사진이 들어 있다.이 사진에서도 성조기 문장(紋章)을 찾기가 쉽지 않다.얼핏 보면 정말 태극기만 달고 달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원본 사진을 찾아보면 성조기 부분에 ‘터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누가 어떤 의도로 손을 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니면 그 부분만 우연히 사라졌을 수도 있지만 다른 부분과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난다.물론 내기를 하라면 누군가 성조기를 지우고 싶어서 일부러 손을 댔다는 데 베팅하는 게 옳은 일일 확률이 높다.그렇다고 ‘1947 보스톤‘이 고증에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다.서 선생은 시상식 때는 태극기만 있는 옷을 입고 월계관을 썼다.1897년 시작한 보스턴 마라톤에서 아시아 선수가 우승한 건 서 선생이 처음이었다.이 영화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은 ‘국뽕’ 때문에 비판받은 일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그러나 러시아 시인 니콜라이 네크라소프(1921~1878)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고 있다”고 썼다.일장기 말소 사건 주인공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1899~?)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누군가 슬픔과 노여움으로 ‘성조기 말소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선두 LG가 80승 고지에 선착하면서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LG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 연속경기(더블헤더)에서 2위 KT를 연파했다.1차전에서 4-0으로 이긴 LG는 2차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두고 시즌 전적 80승 2무 48패(승률 0.625)를 기록했다. LG가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즌 80승을 기록한 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프로야구 역사상 시즌 80승에 제일 먼저 도달하고도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한 팀은 2019년 SK(현 SSG) 딱 한 팀뿐이다.당시 SK는 5월 30일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시즌 최종일에 두산이 88승 1무 55패(승률 0.615)로 동률을 이루면서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내줘야 했다.공교롭게도 당시 SK 사령탑이 현재 LG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이었다. 단, 염 감독이 올해 LG에서 같은 실수를 할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당시 SK는 80승(1무 45패)을 기록한 8월 31일 기준으로 남은 18경기 중 16경기(88.9%)에서 이겨야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반면 올해는 LG가 남은 14경기 가운데 6경기(42.9%)만 이기면 KT(10경기)와 NC(16경기)가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고 해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실제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즌 최종 순위를 예측하는 psodds.com은 이날 LG의 올해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을 100%로 업데이트했다.2019년에는 SK가 시즌 80번째 승리를 기록했을 때도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이 81.8%에 머물러 있었다.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가장 중요한 두 경기였는데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문학, 창원, 대전에서도 더블헤더가 열렸다.5위 SSG와 4위 두산이 맞붙은 문학에서는 1차전이 7-7 무승부로 끝난 뒤 2차전은 SSG의 6-3 승리로 마무리됐다.SSG는 1차전 9회말 2아웃까지 6-7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한유섬(34)이 동점 1점 홈런을 치면서 결국 무패로 이날 일정을 끝낼 수 있었다.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은 2차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프로야구 역대 1만 번째 세이브 주인공이 됐다.창원에서는 안방 팀 NC가 1차전에서 먼저 7-0 승리를 거둔 뒤 2차전에서는 KIA가 6-1로 이겼다.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NC 구창모(27)는 1차전에서 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8회초 투구 도중 통증을 느껴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결국 부상 재발 진단을 받았다.반면 물집 때문에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가지 못하게 된 KIA 이의리(21)는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11번째 승리를 챙겼다.대전에서는 거꾸로 방문 팀 삼성이 1차전에서 먼저 11-3으로 이긴 뒤 2차전에서는 한화가 4-0 승리를 기록했다.▽28일 선발투수△잠실: 삼성 최채흥-LG 이정용 △사직: 한화 산체스-롯데 반즈 △창원: KIA 파노니-NC 최성영 △고척: SSG 오원석-키움 후라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그래도 체면치레는 했습니다.한국은 26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7, 8위 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2(29-27, 19-25, 25-19, 21-25, 15-8) 진땀승을 거뒀습니다.한국 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면서 베테랑 세터 한선수(38·대한항공)를 긴급 수혈하고 항저우로 떠났습니다.그러나 개회식을 치르기도 전에 메달 경쟁에서 탈락했고 결국 61년 만에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한국 남자 배구 문제가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는 황택의(27·상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황택의가 그저 자기보다 11살이나 많은 한선수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한국 배구 관계자가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황택의이기 때문입니다.황택의를 ‘좋은 세터’라고 평가하는 그 관점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 남자 배구는 앞으로도 안 될 겁니다.황택의는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6~2017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세터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건 황택의가 처음이었습니다. 데뷔 시즌 신인상을 차지한 황택의는 2017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통해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소속팀 KB손해보험 역시 황택의를 엘리트로 대우했습니다.KB손해보험은 2020~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황택의와 연봉 7억300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황택의는 그러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 최고 세터라는 평을 듣는 황택의를 제치고 프로배구 ‘연봉 킹’이 됐습니다.프로 데뷔 후 네 시즌 동안 한 번도 팀을 ‘봄 배구’로 이끈 적이 없는 세터인데도 그랬습니다.이에 대해 배구계에서는 KB손해보험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1년 앞두고 있던 황택의와 미리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실제로 KB손해보험은 2020~2021시즌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주전 세터였던 황택의의 연봉은 7억3000만 원에서 1원도 오르지 않았습니다.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연봉으로 이렇게 ‘보호막’을 쳐뒀다는 건 KB손해보험에서 그만큼 황택의를 아낀다는 뜻이고 동시에 그를 노리는 구단이 따로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실제로 ‘너희 팀에 지금 필요한 선수를 줄 테니 황택의를 달라’는 제안을 받을 때마다 KB손해보험은 ‘노 생큐’를 외쳤습니다.황택의가 ‘엘리트 세터’라는 평을 듣는 제일 큰 이유는 ‘운동을 잘하기 때문’입니다.황택의는 세터치고는 키(189cm)가 큰 데다 데뷔 시즌부터 원포인트 서버로 나설 만큼 서브도 좋습니다.또 이번 아시안게임 프로필에 따르면 황택의는 키가 똑같은 한선수(300cm)보다 블로킹 높이(310cm)가 10cm 더 좋습니다.이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가 막힌 세트(토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그런데 운동을 잘하면 반드시 꼭 좋은 선수가 되는 걸까요?사실 야구에서 포수가 그런 것처럼 배구에서 세터도 결국 팀 성적으로 이야기하는 포지션에 가깝습니다.황택의가 프로 무대에서 일곱 시즌을 뛰는 동안 팀을 봄 배구 무대로 이끈 건 2020~2021시즌(3위)과 2021~2022시즌(2위) 두 번뿐입니다.이 두 시즌 동안 황택의는 전체 세트 가운데 52.4%를 ‘말리 특급’ 케이타(22·현 베로나)에게 띄웠습니다.이럴 때 배구 팬들은 몰방(沒放)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립니다.몰방 세트에 능한 세터 역시 물론 좋은 세터입니다.팀 주 공격수에게 잘 맞춰서 공을 띄울 줄 아는 세터라는 뜻이니 말입니다.다만 원래 잘하는 선수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선수가 더 좋은 세터 아닌가요?지난 시즌 KB손해보험 선수들이 황택의가 띄운 공을 스파이크로 연결했을 때 남긴 기록을 합치면 공격 효율 0.349가 나옵니다.지난 시즌 프로배구에서 세트 횟수가 가장 많았던 14명(=7개 팀 × 2명)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데뷔 시즌부터 10위 - 6위 - 6위 - 9위 - 6위 - 1위 - 9위니까 지난 시즌만 유독 나쁜 것도 아닙니다.좋은 공격수와 같이 뛸 때만 이 기록이 올라가는 선수를 좋은 세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황택의가 이 기록이 낮은 건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을 배급하는 데 애를 먹기 때문입니다.황택의는 동료 선수가 상대 서브를 정확하게 받았을 때는 이 기록이 5위 - 2위 - 1위 - 7위 - 4위 - 1위 - 4위로 평균 3.4위였습니다.리시브가 흔들렸을 때는 평균 7.3위(9위 - 9위 - 8위 - 10위 - 4위 - 1위 - 10위)로 순위가 떨어집니다.보통 리시브가 흔들려도 동료 선수가 득점하기 쉽도록 공을 띄워주는 세터를 좋은 세터라고 평하지 않나요?황택의는 본인 세팅이 흔들려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 그러니까 케이타가 있을 때만 좋은 세터였습니다.또 일반적으로는 상대 블로킹 벽을 잘 여는 세터를 좋은 세터라고 평합니다.국제배구연맹(FIVB)은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한 명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러닝 세트’, 두 명 이상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스틸 세트’로 구분합니다.황택의는 프로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러닝 세트 비율 30.4%를 기록했습니다.이는 황택의가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누적 세트 횟수가 가장 많은 14명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같은 기간 이 부문 1위는 한선수(39.0%)였습니다. 이어서 김명관(26·현대캐피탈)이 35.3%로 2위, 유광우(38·대한항공)이 34.9%로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거꾸로 김형진(28·대한항공)과 이호건(27·삼성화재)이 23.1%로 공동 최하위였고 남자부 7개 팀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한 황동일(37)이 27.7%로 그다음이었습니다.이 기록이 세터 평가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말씀은 물론 아닙니다.다만 세터 세 명으로 팀을 꾸린다고 할 때 여러분은 한선수, 김명관, 유광우를 고르시겠습니까? 아니면 김형진, 이호건, 황동일을 선택하시겠습니까?황택의는 지난 시즌 러닝 세트 비율 29.5%를 기록했습니다.KB손해보험에서 두 번째로 세트가 많았던 신승훈(23)은 31.2%로 러닝 세트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또 신승훈이 띄운 공을 때렸을 때 KB손해보험 선수들이 남긴 공격 효율은 0.376이었습니다. 잊은 분이 계실지 몰라서 다시 말씀드리면 황택의는 이 기록이 0.349였습니다.그렇다고 신승훈이 황택의보다 더 좋은 세터라는 이야기도 물론 아닙니다.같은 팀에서 같은 동료와 선수 생활을 해도 기록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다만 이런 기록이 쌓이고 쌓여서 차이를 만들면 언젠가는 신승훈이 더 좋은 세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세상에 좋은 세터, 나쁜 세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세터처럼 플레이하는 세터가 좋은 세터니까 말입니다.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건 니콜라 요키치(28·덴버)였습니다.요키치는 NBA에서 운동 능력이 ‘없는’ 대표적인 선수로 손꼽힙니다.구글에서 요키치가 서전트(제자리) 점프를 얼마나 뛸 수 있는지 찾아보면 ‘5인치(약 12.7cm)가 되지 않는다’는 (유머) 게시물이 뜰 정도입니다.요키치는 점프력만 부족한 게 아니라 느려도 정말 느립니다.그래서 무려 ‘하이라이트 필름’에 겨우(?) 이 정도 장면이 들어갈 정도입니다.NBA 선수라면 이런 상황에서 ‘인 유어 페이스(상대 면전에 내리꽂는 덩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요키치도 자기가 NBA에서 뛰기에는 운동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세르비아 출신인 요키치는 “여기(NBA)는 선수들이 정말 너무 빠르고 정말 너무 높다. 나는 어차피 그렇게 못할 걸 알기에 그냥 ‘농구’를 하기로 했다”고 인터뷰했습니다.그리고 요키치는 농구를 잘해도 정말 너무너무 너무 잘합니다.농구 통계 사이트 바스켓볼레퍼런스(www.basketball-reference.com))에 따르면 요키치는 2021~2022시즌 PER(Player Efficiency Rating) 32.85를 남겼습니다.윌트 체임벌린(1936~1999)이나 마이클 조던(60) 같은 NBA 전설도 이보다 PER가 높았던 시즌이 없습니다.요키치와 반대로 체임벌린이나 조던은 운동 능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입니다.2000년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뒤흔든 ‘세이버메트릭스 혁명’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좋은 선수는, 체형이 모델 같지 않다거나, 발이 못 봐줄 정도로 느리다거나, 다른 좋은 선수와 그 무엇이 어떻게 다르든, 다른 좋은 선수와 비슷한 기록을 남긴다는 겁니다.배구에서도 당연히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기는 세터가 좋은 세터입니다.그리고 명제가 참이면 대우(對偶)도 늘 참이기에 좋지 않은 세터는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기지 못합니다.그렇다면 케이타와 함께 할 때를 빼고는 좋은 세터와 비슷한 기록을 남긴 적이 없는 황택의를 좋은 세터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황택의는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나선 올해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대회(3위),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5위)에서도 전부 좋은 세터와 비슷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프로 무대에서도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본 적이 없는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그러니까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경험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큰 무대에서 성공하라는 게 정상적인 요구일까요?KB손해보험이 황택의를 지명하기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황택의를 믿었던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역시 케이타를 데려오기 전에는 아시안게임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던 운명이었던 겁니다.요컨대 한국 배구는 적어도 남자 배구는 여전히 ‘운동을 잘하는 것’과 ‘플레이를 잘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플레이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니 그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경영학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1909~2005)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고 말했지만 한국 배구는 제대로 측정할 줄 모릅니다.아니라면 ‘특급’ 외국인 선수 없이는 실패밖에 해본 적이 없는 선수를 이렇게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p.s. 한국 배구가 측정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는 아시안게임 선수 프로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한국은 모든 선수 점프 높이가 10cm 단위로 끝납니다일본이나 중국 선수 끝자리에는 물론 다양한 숫자가 나타납니다.이런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걸 세상 사람들은 ‘성실’이라고 부릅니다.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성실한 사람에게 운까지 따를 때 성공이 찾아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페이커’ 이상혁(27·T1)이 중국 항저우에 도착한 22일 샤오산 국제공항 입국 게이트 앞에는 말 그대로 ‘인(人)의 장벽’이 들어섰다. 이상혁이 문을 열고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진 팬도 있었다. 팬들이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제대로 인터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상혁은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짧게 전한 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e스포츠가 주요 국제대회에서 정식종목이 된 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시범종목으로 아시안게임 신고식을 치른 e스포츠는 24일 열린 FC 온라인(옛 FIFA 온라인 4), 펜타스톰 예선전을 통해 정식종목으로 데뷔했다. 이번 대회 e스포츠에는 금메달이 총 7개 걸려 있다. 한국은 이상혁 등이 출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초대 챔피언에 도전한다. 브레이킹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다. 브레이킹은 가로세로 각 8m 정사각형 무대에서 댄서 두 명이 무작위로 선택한 음악에 맞춰 60초 동안 번갈아 가며 춤 기술 등을 선보인 뒤 심사위원 평가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 한국은 ‘윙’ 김헌우(36·진조크루)와 ‘프레시 벨라’ 전지예(24)가 남녀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e스포츠와 달리 브레이킹은 내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하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한국과 일본의 대회 2위 싸움에 이 두 신흥 종목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e스포츠와 브레이킹 모두 일본은 약세이고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라고 소개했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한국 바둑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 때도 바둑 금메달 3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또 카드 게임 콘트랙트 브리지와 인도가 종주국인 체스 그리고 중국식 장기인 샹치(象棋)도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용(龍) 모양 배를 타고 경주를 벌이는 드래건보트(용선)도 2010년 광저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구와 족구를 합친 세팍타크로, 실내 라켓 스포츠 스쿼시, ‘오징어 놀이’와 비슷한 인도 전통 스포츠 카바디, 야구와 먼 친척뻘인 크리켓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가라테, 주짓수, 쿠라시를 한데 묶은 마셜아츠도 올림픽 때는 볼 수 없는 아시안게임 종목이다.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에는 금메달 15개가 걸려 있다. 또 테니스 하위 종목인 소프트테니스(정구)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종목이다. 올림픽에서는 스케이트보딩만 정식종목인 반면 아시안게임에서는 롤러스케이팅도 정식종목이다. 볼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빠졌다. 볼링은 한국이 금메달 33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종목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종목이다. 서핑은 2021년 도쿄 대회 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서핑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여름올림픽 정식종목이 아시안게임에서 빠진 건 서핑이 처음이다.항저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