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이동훈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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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동훈 기자입니다.

dh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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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급등, 48일만에 9만 달러 탈환

    가상자산 대표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 달 보름여 만에 9만 달러를 탈환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51% 오른 9만3498달러(약 1억3309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를 웃돈 건 지난달 6일 이후 48일 만이다. 글로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1억3384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미중 무역 갈등과 경기 침체 위기로 인해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강화되면서 한동안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7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미국의 주식과 채권, 달러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자 오히려 반등했다. 비트코인이 달러화의 대체 자산 취급을 받으면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인 것도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부추긴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21일 하루 동안 미국 상장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3억81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월 30일 이후 일간 기준 최대치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폴 앳킨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공식 취임한 것도 중장기적으로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앳킨스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가상자산을 위한 확고한 규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2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행사에 참석해 “앳킨스 위원장은 가상자산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거들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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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공무원에 안정실 제공… 심신회복 도와

    KB손해보험이 소방공무원의 심신 회복부터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자녀의 돌봄 사업까지 진행하는 등 보험업과 연계된 사회공헌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소방공무원을 위한 심신 안정실을 마련하는 ‘힐링의 기적’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2006년부터 전국에 총 91개소의 심신 안정실을 설치했고 올해 9개소를 추가 설치해 총 100개소를 달성할 예정이다. 2023년 소방청에서 진행한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10명 중 4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소방 활동을 하면서 외상 사건(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노출된 평균 횟수는 약 5.9회에 달했다. 일반인은 접하기 힘든 참혹한 현장에 꾸준히 노출되는 만큼 소방공무원을 위한 심신 회복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KB손해보험은 힐링의 기적 캠페인을 통해서 119안전센터에서 사용할 수 없거나 활용도가 낮은 공간을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으로 리모델링하고 소방공무원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안마의자, 침대형 안마기, 소파, 공기정화식물 등을 지원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과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대학생 봉사자와 함께하는 학습 돌봄 프로그램 ‘스타 히어로챔프’도 새롭게 시작했다. 이 사업은 소방공무원 자녀 5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습 멘토링을 제공하며 교육 기회 확대와 정서적 지원을 목표로 한다. 스타 히어로 챔프는 영웅의 DNA를 가진 미래의 챔피언이라는 의미로 대학생 봉사자와 소방공무원 자녀를 1대1로 매칭해서 온라인 화상 학습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습 지도뿐만 아니라 정서적 교류로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과 심리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 중에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겪을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을 경우 가족들은 경제적·정서적 어려움에 직면한다. 특히 자녀들은 학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KB손해보험은 소방공무원 자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과 정서적 돌봄을 함께 제공하는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과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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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전시 등 콘텐츠로 문화예술경험 확대

    우리카드가 문화를 통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휴식과 영감을 전해줄 ‘인:우리컬처’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 이름인 ‘인:우리컬처’는 ‘우리 안에서 시작되는 문화적 영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카드는 공연과 영화, 전시 등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서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우리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인이나 캐시백 서비스 혜택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현대인들의 만족감 넘치는 문화생활을 돕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인:우리컬처 프로젝트에서 첫 번째로 선정한 콘텐츠는 국립극단의 연극 ‘헤다 가블러’다. 이 작품은 사회적 억압과 갈등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대 연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간한 희곡으로 국내에서는 2012년에 처음 선보였다. 주인공인 ‘헤다’ 역에는 초연 당시 강렬한 몰입감과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보였던 이혜영 배우가 다시 캐스팅됐다. 이혜영 배우는 헤다 가블러를 통해서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5월 8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우리카드 고객들을 위한 단독 할인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국립극단 공식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경우 즉시 할인에 더해 우수 회원은 추가 캐시백까지 받을 수 있다. 할인과 캐시백을 합산할 경우 할인폭은 최대 30%에 달한다. 할인 혜택 이벤트는 공연이 끝나는 6월 1일까지 진행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고객께 깊이 있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인:우리 컬처를 통해 시대성과 감성을 아우를 수 있는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가 실시하는 이번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우리카드 홈페이지를 비롯해서 우리WON카드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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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문화 보존해 지역 경제에 활력… 전주 한지산업 생태계 구축

    상생·공감·동행의 금융 철학은 담은 ‘어부바 금융’을 내세워 온 신협중앙회가 전통산업과 지역 금융까지 아우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전북 전주시와의 6년 동행을 통해 지역 전통산업인 한지 사업을 보존하고 산업화에 이바지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협은 서로 다른 영역처럼 여겨지는 전통·산업·금융을 한데 엮어서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며,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해내는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밝혔다. 전주한지협동조합 설립, 산업 생태계 구축 신협은 2019년 전주 한지산업 활성화의 핵심 거점을 만들기 위해 전주한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전주 한지는 국내 대표적인 전통산업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왕실의 진상품으로 인정받았다.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 간 친서 복본에 활용되며 국제적으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전통 한지 산업은 위기에 몰렸다. 전주 한지의 산지인 전주 흑설골에 한때 300여 곳 됐던 한지 공방은 경우 6곳만 남게 됐다. 이에 신협은 전주시와 손잡고 민관 협력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신협과 전주시가 만든 협동조합은 한지 제품의 연구개발(R&D)부터 시장 진입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이후 KF94 한지 방역 마스크를 비롯한 친환경 한지 침구 세트, 한지 비누와 물티슈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제품들을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신협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서 판로를 개척한 것도 효과를 봤다. 협동조합은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33억 원을 달성하며 전통산업의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기관이 자금 지원뿐 아니라 전통산업의 구조를 재구성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닥나무 식재 및 후계자 양성으로 지속가능성 높여 신협은 단순히 상품 개발과 유통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한지 생산을 위한 원자재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전통 한지의 핵심 원료인 닥나무의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선 것. 신협은 전북 익산에 있던 옛 축사 용지를 활용해서 닥나무 식재 및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60만 ㎡ 규모의 부지에 닥나무를 대규모로 식재하고 관리함으로써 전통 한지 원료를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한지의 원가 안정화를 실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전통 한지 제조의 후계자 양성에도 이바지했다. 신협은 전주시와 협력해서 ‘전주 한지장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조성했고 이후 국내 최초의 전주 한지장 후계자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신협은 매년 5명의 후계자 추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통 한지 제조후계자들이 안정적으로 전통 기술을 계승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협 행복한 집 프로젝트’를 통해 전주 한지 벽지와 장판지로 510가구의 취약계층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 조선 4대 궁과 종묘의 창호지를 전주한지로 교체해 문화유산 보존에도 기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민관협력 성과 공유회, 어부바 금융 2막의 출발 2월 27일 전북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주한지 민관협력 성과공유회’는 신협의 민관협력의 성과를 공식적으로 조명한 자리였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신협과 전주시의 협력으로 전주 한지가 부흥 단계를 넘어 산업화의 단계로 확장되는 모범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전주 한지를 국제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문화 메카로 키워 글로벌 시장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협은 성과공유회를 계기로 전통산업 활성화 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기반 금융기관이 전통문화 보전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신협이 전통산업 금융 모델의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도 신협은 ‘평생 어부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과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금융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 회장은 “지역의 대표 상품을 특화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전통문화를 어부바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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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루저 파월” 연일 때리자 ‘셀 USA’가속… 美국채-달러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연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을 공격하고 나서자 미국 자산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뉴욕 3대 증시가 21일(현지 시간) 일제히 2% 내림세를 나타냈고 미국 장기 국채 가격도 내려갔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들에도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부은 데 이어 연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등 기존의 경제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치솟은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서 미국의 금융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 속에 ‘셀(Sell) USA’가 가속화되고 있다. ● 연일 파월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결정이) 너무 늦은 사람’(Mr. Too Late)이자 ‘엄청난 패배자’(a major loser)”라고 비판했다.그는 “에너지 비용과 식료품 가격이 상당히 낮아졌고, 다른 대부분의 ‘물가’도 하락 추세”라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월이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둔화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금리를 잇달아 동결한 파월 의장이 “언제나 너무 늦다”고 비판을 거듭했다.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금리 하락을 유도하길 바라던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경계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자 공격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파월 의장이 이달 16일 “관세가 올해 내내 우리를 물가와 실업률 안정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등 관세 정책의 부작용을 거론하자 이에 크게 분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앞선 17일에는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파월 의장의 해임을 “더 미룰 수 없다”라고 썼고,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내가 그(파월 의장)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흔들리는 미국에 대한 신뢰, 美 증시와 국채 가격·달러 가치도 떨어져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미국 자산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에 나설 경우 미국의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주식 투매 등 강한 시장 반응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 자산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24.50포인트(2.36%) 떨어진 5,158.20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2.55%)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48%)도 미끄러져 내렸다.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도 추락했다. 테슬라가 5.75%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도 4.51% 하락했다. 미국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기축 통화인 달러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미 채권 가격도 추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달 초까지 3.85%였지만, 최근 4.58%까지 치솟은 뒤 현재 4.4%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97.9까지 떨어지는 등 3년 만에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금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금 현물가격은 사상 최초로 온스(oz)당 340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가격도 전일 대비 2.9% 오른 3425.3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벤 파월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담당 최고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전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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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관세폭탄·파월 해임 요구에 ‘셀 아메리카’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이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요구 등에 미국 자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기존의 경제 질서를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셈이다. 간밤에 뉴욕 3대 증시가 일제히 2%대 내림세를 보인 데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도 급락하는 등 ‘셀(sell) 아메리카’가 가속화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24.50포인트(2.36%) 떨어진 5,158.20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2.55%)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48%)도 2%대 급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도 대거 급락했다. 테슬라가 5.75%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 역시 4.51% 하락했다. 메타(―3.35%), 아마존(―3.06%), 알파벳(―2.28%), 마이크로소프트(―2.35%), 애플(―1.94%) 주가 역시 흘러내렸다. 미국 국채금리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 넘게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면서 4.4%를 다시 넘어섰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의 차이는 0.6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 차이가 0.6%포인트를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주요 6개국의 통화 가치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한 때 98선이 무너지는 등 미국 관련 자산들이 모두 추락했다. 미국 자산 시장이 급락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든 게 큰 영향을 줬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파월 의장을 가리켜 “‘메이저 루저’(Major loser)인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가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은 둔화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선제적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럽은 이미 7번이나 금리를 인하했다”면서 “파월은 항상 늦게 금리를 인하했지만 선거 기간에 ‘졸린 바이든(이후엔 카말라)’의 당선을 돕기 위해선 예외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라고 썼다. 앞선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의 해임을 종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후 미 증시 하락 폭이 커졌다. 관세 폭탄에 이어, 연준의 독립성을 흔들고 나서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 참여자들이 움츠러들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압박하고 나선 것에 대해 최근 미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정한 트럼프 트레이드는 ‘셀 아메리카’였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 담당은 “보호무역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미국 자산시장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갔다”며 “이는 미국 자산 가격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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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8대 비관세 부정행위’ 열거하며 “환율조작” 첫번째 적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환율 조작’을 세계 각국이 미국에 취한 ‘비관세 부정행위(NON-TARIFF CHEATING)’ 중 첫 번째로 거론했다. 상대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작이 미 달러 강세를 불렀고, 이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단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며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1985년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가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간에 인위적 달러 약세 등 환율 의제를 비중 있게 거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G20 회의 기간에는 한미 재무·통상장관이 참여하는 ‘2+2’ 고위급 통상 협의도 열린다.● 관세 이어 ‘환율’ 공격 나설 듯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 덤핑, 정부 보조금, 수입 농산물에 적용되는 기준, 안전에 관한 각종 기준, 지식재산권 침해, 환적(관세 회피를 위한 우회 수출) 등 총 8가지의 비관세 부정행위를 적시했다. 이 중 환율을 가장 먼저 거론한 건 통상 협상에서 이 의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면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제 무역체제 재편을 위한 가이드’ 보고서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통상 전쟁 행보가 이 보고서의 내용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런은 보고서에서 기축통화(국제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돈) 보유 국가인 미국이 무역적자와 제조업 붕괴를 해소하려면 환율 압박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1985년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일 것을 일본에 압박한 ‘플라자 합의’가 다시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또한 주요 통상국들이 미국의 통화 합의를 수용하도록 고율의 징벌적 관세로 압박하고, 안보 위협도 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격’ 수위를 올리더니 최근엔 방위비 분담 등 안보 사안까지 ‘패키지’로 묶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 카드까지 협상에 들이밀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비중이 커진 것도 환율 공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환율통’으로 꼽힌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와 한미 ‘2+2’ 고위급 통상협의에 모두 참석한다.● 韓, 美 통화 압박 타깃 될 수도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통상협의를 눈앞에 두고 환율과 부가가치세, 보조금 등을 비관세 부정행위로 거론한 게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자동차에 10% 부가세를 매기고 있다. 특히 외환 보유액이 4000억 달러가 넘는 데다 최근 정치 불안으로 원화 가치가 낮은 한국이 환율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은 “일본처럼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갖고도 자국의 통화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가가 (마러라고 합의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관세 전쟁 등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가 이날 98대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 넘게 빠졌다. 원-달러 환율도 이달 초 1480원대에 육박했지만 최근 1410원대로 떨어졌다. 한편 21일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협상 중인 상대국에 중국과의 무역 제한 등을 압박할 경우 ‘대등한’ 반격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관세 폭격을 집중적으로 맞는 등 통상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떤 국가가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미국과의) 거래를 달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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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관세협상 돌입, 결과는?…韓 1분기 GDP 공개·테슬라 등 美빅테크 실적 발표도 주목[D’s 위클리 픽]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폭탄에 맞서 한미 관세 협상이 본격화합니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의 경제 성적표와 테슬라와 인텔 등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도 예고돼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서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격인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대출 우대금리(LPR)를 인하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한미 관세 협상 개시미국의 관세 인상안이 발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증시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서학개미들은 미 증시 지수와 채권가격 등락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출렁이고 있는 만큼 한미 관세 협상 개시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협상에 나서기로 한 만큼 한국에 매겨진 25% 관세 인상안을 얼마나 깎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미일 관세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도 이번 주부터 개시됩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상 시작일은 미국 현지시각 기준으로 24일 혹은 25일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미일 관세 협상에서 미국 협상단이 일본 측에 농산물과 자동차 교역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 협상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이에 더해 한미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도 관건입니다. 한미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원-달러 환율 안정과 국내 증시 상승세로 이어지겠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韓 1분기 성장률 주목한국은행은 오는 24일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합니다. 한은은 당초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을 0.2%로 예상했지만,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거나 역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인해 경제 심리가 꺾였습니다. 여기에 역대 최대 산불 등 천재지변까지 겹치면서 겹악재를 맞이했습니다. 다만, 정치 불안이 다소 해결되고,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편성 등을 예고한 만큼 2분기(4~6월)에는 GDP 성장률의 반등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집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런민은행이 LPR을 낮출지도 관건입니다. 미국의 고관세로 인한 수출 부진을 내수 경기 회복으로 풀 수 있다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1년물 LPR은 3.1%, 5년물은 3.6%입니다. 현재까지 5개월 연속 동결인데, 중국 정부가 LPR을 인하할 경우 중국 증시 등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테슬라(22일)와 인텔(24일)의 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테슬라의 경우 유럽 실적이 악화한 만큼 이번 분기 실적 결과보다는 앞으로 실적 전망치가 중요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인텔의 경우 TSMC와의 협력설 등에 대한 입장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산업 확대를 위해 인텔과 TSMC의 기술협력을 압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앞서 TSMC는 이에 대해 사실상 부인하는 메시지를 냈습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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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조원대 자금 묶일라” 전전긍긍… 금융권에 ‘MBK 주의보’

    홈플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MBK파트너스를 믿고 투자했다가 ‘조’ 단위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한 금융회사들이 ‘돈맥경화’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가 CJ바이오를 인수할 경우 익스포저가 3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과 NH투자증권 등의 MBK파트너스에 대한 익스포저가 1조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홈플러스에 1조3000억 원을 빌려줬다. NH투자증권도 고려아연, 골프존카운티 등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대출해 줬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해 CJ그룹의 CJ바이오 매각에 앞서 매도자 인수금융으로 2조 원 안팎의 금액을 대출해 주기로 했는데, MBK파트너스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CJ바이오 거래 성사 시 MBK파트너스의 익스포저가 3조 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총액(7조8000억 원)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게다가 홈플러스 사태로 사실상 MBK파트너스에 투자된 자금이 묶여 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영업 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는 대출 이자를 통해 돈을 버는 은행과 달리 금융 거래를 주선하면서 받는 ‘수수료’가 수익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1조 원 규모의 대출 거래가 있을 경우,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활용해서 대출금을 인수하면서 거래를 따낸다. 이후 증권사는 은행, 보험사 등에 대출 거래를 주선하면서 3∼4% 안팎의 수수료를 챙긴다. 결국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MBK파트너스 투자 건과 관련한 대출에 나서지 않으면, 증권사 자금이 묶이게 되고 수수료 수익도 올릴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이에 NH투자증권 등은 일단 여유자금 확보를 위해 다른 자산들을 경쟁사 등에 넘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서는 당분간 MBK파트너스가 국내 시장에서 인수합병(M&A) 거래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MBK파트너스가 관련된 투자 건을 기피할 경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특유의 차입거래(LBO) 전략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까지 10조 원 안팎의 펀드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투자가 막힐 경우 일본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MBK 내부적으로도 인력들의 동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핵심 인력들의 이탈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최근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의 파산 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4년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VC)이 보유한 기업의 파산신청 건수는 총 11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투자금 회수 전략이 기업 신용위험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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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판 플라자 합의, 弱달러로 적자 해결 ‘마러라고 합의’ 노릴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결국 그 종착지가 인위적인 ‘환율 조정’, 일명 ‘마러라고 합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채 금리 급등 등 시장의 역풍이 만만치 않자 상호관세를 유예한 미국이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 해소 카드로 ‘환율’을 들이밀 수 있다는 얘기다. 달러화 가치를 낮추기 위한 제2의 플라자 합의, ‘마러라고 합의’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지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강행 여파로 인해 미 국채 금리는 역사적인 상승(국채 가격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이 흔들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도입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향후 채권시장 혼란이 심화할 경우 취할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쓸 수 있는 ‘큰 도구(big tool kit)’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교역국과의 환율 협상,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베선트 장관은 답을 피했지만 시장에선 ‘미 국채 가격 변동’이라는 약점을 노출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서 관세 폭탄 대신 환율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나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위해 마러라고 합의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러라고 합의는 스티븐 미런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작년 11월 발표한 보고서 ‘세계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한 가이드(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에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미국이 관세와 안보를 무기 삼아 달러화 약세에 대한 다자간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미런 위원장은 100년물 미국 국채를 무이자에 가까운 금리로 동맹국에 강매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로써 국채 금리 안정과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백악관이 지금 당장은 ‘마러라고 합의’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향후 환율 협정 체결을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미국 제조업 부활은 단순한 관세 인하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본은 16일(현지 시간) 미국과의 양자 협의에서 엔화 가치를 높이는 등의 협상 카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관세와 환율을 분리한다는 방침”이라며 “각각 별도의 담당 각료가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마러라고 합의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동맹국에 떠넘기는 발상으로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설사 달러화 가치 하락과 주요국 화폐 가치 상승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 등 글로벌 증시 악재가 펼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화 가치 하락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을 유발하고, 결국 미 국채 금리도 폭등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와 국채 금리 하락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발상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식(式) 협상 강행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저리의 미국 국채를 매수할 경우 실질적인 외환 보유액 하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외화 자산 운용 등에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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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채 값 폭락에… 서학개미들, 美 장기채 ETF 투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에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폭등(국채 가격 하락)하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미 장기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코스콤의 ETF 체크에 따르면 11일 개인투자자들은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총 163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ODEX레버지리(277억 원), TIGER미국S&P500(259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매수 규모로, 미국의 장기 채권 관련 ETF가 이같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TIGER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도 114억 원가량의 순매수가 몰리면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ETF는 만기가 30년가량 되는 미국채에 투자하는 ETF다. 최근 미국채 금리 폭등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관련 레버리지 상품 투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장기채 가격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MF)를 2247만 달러(약 32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1일에만 1704만 달러를 순매수했는데, 전체 순매수 3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의 장기 채권 금리는 이례적으로 치솟았다. 7일까지 3.8%대였던 미국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한 주 만에 4.492%까지 올랐다. 30년물 국채 금리(4.875%)도 한 주간 0.463% 올랐는데, 주간 기준으로 1984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채권 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상무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 실현을 위해 미국 채권 상품을 매도했으나, 최근 저점 매수 심리가 강화하면서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전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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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세자릿수 관세율, 무역 종식 수준… 지속 어려울 것”

    미국과 중국의 ‘세 자릿수’ 관세율 치킨게임에 경제학자들은 사실상 미중 무역 종식 수준이라며 우려를 높이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 무역 규모는 약 7000억 달러(약 1001조 원)에 달한다. 다만 미중 무역의 완전한 종식이 양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고조된 갈등이 지속 가능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결정에 영향을 준 미국 국채 투매 현상이 또다시 벌어지고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10일(현지 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세금 싱크탱크 택스폴리시센터는 “현행 대중 관세 145%는 양국의 교역 대부분을 단절시킬 것”이라며 세 자릿수 관세율은 미중 무역의 종말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나 중국 수입업자나 판매업자, 소비자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이 올라, 결국 무역을 할수록 양국 모두 손해가 쌓이는 구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5대 수출품은 스마트폰, 컴퓨터, 배터리, 자동차부품, 장난감 등이다. 아마존이나 월마트, 타깃에서 중산층이 주로 사는 ‘메이드 인 차이나’ 장난감, 조명, 가구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미 언론들은 아마존 물건의 70%가 중국산이라 판매업자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1위 수출품은 대두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국이 관세율을 끝없이 올려 무역 관계는 사실상 ‘단절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일부 생필품을 중국에 절대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입장이다. 관세 장벽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스마트폰을 470억 달러(약 67조 원)어치 수출한다. 단일 품목 1위 수출품인데, 사실상 대부분 애플 아이폰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스마트폰 중 중국산 비율은 70% 이상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은 중국과 미국이 디커플링(분리)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라며 미중 무역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중국도 내수 경기 둔화 속에 과잉 생산이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미국 수출길이 끊기면 대체 판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중 갈등 고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를 이끌어낸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감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의 세계 경제 리더십을 의미하는 ‘달러 파워’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99.3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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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채 금리 하루 만에 반등…“채권 자경단 출현 전조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에 안정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무위험 자산’이자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채가 신흥국 국채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는 셈이다. 외신들은 국채를 팔아 금리 상승을 유도하며 각국 정부의 경제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의 전조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84% 오른(국채 가격 하락) 4.427%에 거래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는 발표 이후 4.2%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급등했다. 앞서 7일까지 3.8%대였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이틀 만에 4.5%대까지 오르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채권 금리가 문제가 있는 신흥국 채권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최우선 안전 자산으로 꼽히던 미 채권 금리가 널뛰기하는 데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전쟁에 대한 반발로 미 채권을 투매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채권 자경단 출현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채권 자경단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투자자인 에드 야데니가 1980년대에 처음 만들어낸 용어로, 국채 금리를 급등(채권 가치 하락)시켜 주로 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흔드는 시도를 막는 시장의 움직임을 뜻한다.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도 이른바 채권 자경단의 출현으로 광범위한 미 국채 투매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정책이 저지된 바 있다. 2022년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자, 영국 국채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트러스 총리는 영국 국채 매도세에 따른 금리 급등과 영국 파운드화 급락을 견디지 못한 채 정책 철회와 더불어 49일 만에 ‘최단기’ 낙마하기도 했다.일각에서는 미 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이 미 채권 투매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미 경기 침체를 우려한 헤지펀드 등이 포지션을 줄여 미 국채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미국 증시, 국채에 이어 달러화마저 2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미국 자산 예외주의’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날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99.7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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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등 하루만에 하락장…미중 관세갈등 격화에 美-亞 증시 내림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약발이 하루에 그쳤다. 미국 증시를 비롯해서 아시아 증시도 하루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6% 내린 5,268.05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31%,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0% 각각 하락했다.지난 9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역사적인 폭등장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로 전해지면서 미 증시가 하루만에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중국산 펜타닐 원료를 문제 삼아 중국에 부과키로 한 20% 관세까지 더해진다는 설명이다. 미·중 관세 전쟁 장기화 우려에 달러화 가치와 미 채권 가격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의 통화가치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99.7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2%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관세 유예 발표 이후 4.26%까지 내려갔지만, 또다시 4.40% 수준까지 올라왔다. 조만간 의약품이나 반도체 등에 대한 개별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전날 반등했던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하루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코스피는 오후 2시50분 기준 전일 대비 0.71% 내린 2,427.82에 거래 중이다. 장초반 1% 하락하다가 오후들어 낙폭을 줄였다. 삼성전자(―2.13%), SK하이닉스(―1.86%), LG에너지솔루션(―4.15%), 현대차(―5.40%)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7%), HD중공업(6.01%), 한화오션(6.29%) 등 방산·조선주는 강세를 보인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3.47%% 내린 채 거래 중이다. 다만,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지수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달러화 약세에 힘 입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4원 내린 1,449.1원에 거래 중이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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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한마디에… 2300 깨졌던 코스피 하루만에 2440선 회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무너졌던 시장이 그의 말 한마디에 되살아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언에 9일(현지 시간) 미국의 나스닥지수가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등했다.한국 증시도 급반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제한)가 발동하면서 6% 안팎의 상승 폭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완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했고 대표적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가격도 올랐다. 하지만 보편관세 인상안은 기존과 같은 10%로 유지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시장을 뒤흔드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韓 증시 3일 만에 매도→매수 사이드카 발동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60% 오른 2,445.06에 거래를 마감했다. 간밤에 미 증시 급등의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자금이 몰리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할 정도였다. 두 시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아시아 블랙먼데이’ 다음 날 주가가 반등했던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특히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3244억 원, 6762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피는 앞서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관련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에 5% 넘게 빠지면서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도 5.97%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선 상호관세 도입을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억눌렸던 증시가 뛰어오른 것이다. 각국의 항의와 미국 현지의 반대 시위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지만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상호관세 인상 발표 이후 급락하던 미 증시는 수직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9.52% 오른 5,456.90에 마감했는데, 상승 폭 기준 역대 3위에 올랐다. 나스닥지수도 12.16% 오르면서 2001년 1월 13일(14.17%)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복잡한 글로벌 부품 공급망으로 트럼프발 관세 폭격의 직격탄이 예상됐던 빅테크의 주가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애플이 15.33%, 엔비디아가 18.72% 급등한 데 이어 테슬라는 22.69% 뛰었다. 미국 빅테크 공급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아시아 증시도 반등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일제히 9% 이상 급등했고,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증시도 1∼3%가량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27.7원 내린(원화 가치 상승) 1456.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골드만삭스 “올해 미 경기 침체 없다”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방침에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65%까지 올렸던 바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들자 국제 유가도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77달러(4.65%) 오른 62.35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물도 전일 대비 4.23%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유예로 인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상호관세 유예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이번 달 말 미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자산 가격에 거품이 끼어 변동성이 더 심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려 있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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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 대 84%’ 美中 관세 핵전쟁

    미국과 중국의 관세 및 환율 전쟁이 격화하면서 ‘경제 핵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대(對)중국 추가 상호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 9일 0시(한국 시간 9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됐다. 올 2월 마약 펜타닐 유통 등을 문제 삼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20%의 관세를 포함하면 총 104%의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미국은 이날 한국을 비롯한 57개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 역시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도 9일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사실상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57개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9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다. 원화 가치 또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두 패권국의 대립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시장에 안긴 것이다. 특히 시장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관세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 하락한 2,293.7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2,300 선이 무너졌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3.93%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4%(10.9원) 오른 1484.1원에 마쳤다.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화가 약세를 보일것이란 우려도 나온다.트럼프 “우리가 갈취할 차례”… 中, 美 추가 관세에 똑같이 보복[트럼프 관세 폭풍]트럼프 “中에 104% 관세 부과 정당… 中 제외 70개국과는 ‘맞춤복’ 협상”베선트 “美증시 中기업 퇴출 배제안해”中 “美 WTO제소” 기술기업 추가 제재… 시진핑 “주변국과 운명공동체” 세 규합EU, 美 철강 등에 25% 보복 관세“중국 등 많은 나라가 미국을 ‘갈취(ripping)’했지만 이제 우리가 갈취할 차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맹목적 압박과 횡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의 권익을 보호하겠다.”(중국 상무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對)중국 관세를 총 104%로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또한 9일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관세를 총 84%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두 나라의 ‘강 대 강’ 대치를 두고 “양국 모두 통상 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일시적이지만 두 나라의 교역이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철저히 맞춤화된(highly tailored) 거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 및 안보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엔 ‘관세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갈라치기’ 전략을 강조했다.● 美中 관세 난타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 부과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104%를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많은 미국 상품에 100%, 125% 관세를 부과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의 정당성도 강조하면서 “최근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하며 (각국에) 평화와 부(富)를 안겼지만 서울(한국), 도쿄(일본), 베를린(독일)에서 미국 차를 찾을 수 없다”고 동맹국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조만간 의약품 관세도 발표하겠다”며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9일 거세게 반발하며 역시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웃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겠다며 “주변국과의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실드AI’ 등 미국 기술기업 6곳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없다. 미국 레이더 플랫폼 기업 ‘에코다인’ 등 12개 기업에는 중국산 이중 용도 품목(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수출을 금하기로 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미국의 ‘보수 거두’로 경제 부흥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美, 韓·日에는 협상 의사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받은) 모든 국가들이 내게 굽신거리고 있다(kissing my ass)”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입으로만 하루에 거의 20억 달러(약 2조9700억 원)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무역 협상에서 관세 외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 원조, (해당 국가의) 미군 주둔 및 비용 부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의미라면 그런 요소도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 협상들은 나라별로 ‘원스톱 쇼핑’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상대국에 요구하고 싶은 사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관세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담배, 요트, 아몬드, 가금류 등에 대한 25%의 관세 조치 부과안에 대해 회원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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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넘어 美-中 환율전쟁 확전 공포… 亞 금융시장 패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글로벌 ‘경제핵전쟁’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코스피는 1년 5개월 만에 2,300 선이 무너졌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 표적이 됐던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역시 줄줄이 급락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절하를 두고 ‘환율 조작’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 美 관세 발표 후 코스피 8.47% 하락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 내린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8.47%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가는 7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2,300 선이 깨진 것은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29% 내린 643.3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선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발효 시기(이날 오후 1시)가 다가오면서 낙폭을 키우더니 오후 한때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미국의 104% 관세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서는 등 양국의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6%대 반등이 나왔지만 이날 3.93%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만 5.79%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 관세 인상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화폐가치도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과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84.1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날 7.42위안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 인상을 환율 조작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의 가치를 낮춰,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품 가격 상승분을 흡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의 화폐가치도 3일 미국 관세 인상 발표 이후 달러화 대비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관세 전쟁이 장기화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 높일 수 있다.● 경기 풍향계 유가·구리 등 원자재 내리막길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16% 하락한 62.82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계속되던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2.22% 하락한 59.1달러로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를 밑돌았다.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글로벌 생산망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뒤 급락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일까지만 해도 t당 9646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뒤 연일 하락해 8일(8760달러)까지 9.2%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수요가 위축된 탓에 니켈(―9.7%), 알루미늄(―4.6%), 아연(―5.8%) 등 다른 산업용 광물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며 “글로벌 평균 23%의 관세가 부과됐는데,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충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넘어설 수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이탈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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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에 무너진 亞증시…코스피 8.47%↓, 日 3.93%↓, 대만 5.7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글로벌 관세전쟁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코스피는 1년5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졌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의 표적이 됐던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역시 줄줄이 급락하는 가운데,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美 관세 발표 후 코스피 8.47% 하락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4% 내린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8.47%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7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2,3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29% 내린 643.3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선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발효시기(이날 오후 1시 1분)이 다가오면서 낙폭을 키우더니 오후 한 때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미국의 104% 관세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서는 등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6%대 반등이 나왔지만, 이날 3.93%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만 5.79%하락했다.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 관세 인상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화폐가치도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과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84.1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날 7.42위안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의 화폐가치도 지난 3일 미국 관세 인상 발표이후 달러화 대비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풍향계 유가·구리 등 원자재 내리막길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16% 하락한 62.82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계속되던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2.22% 하락한 59.1달러로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를 밑돌았다.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글로벌 생산망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경기 변동에 민감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뒤 급락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일까지만 해도 t 당 9646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뒤 연일 하락해 8일(8760달러)까지 9.2%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수요가 위축된 탓에 니켈(―9.7%), 알루미늄(―4.6%), 아연(―5.8%) 등 다른 산업용 광물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지역 국가의 외환 시장과 증시가 다른 지역보다 더 충격이 클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대를 넘어설 수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이탈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디”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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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인구 141만명 감소에 GDP 3.3% 하락”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이 3% 넘게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고령층을 노동 공급 인력으로 흡수할 경우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률 하락을 3분의 1가량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제기되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청년 고용 위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퇴직 후 재고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노동 공급 감소에 10년간 GDP 3.3% 하락 8일 한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초고령화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4년까지 약 10년간 임금 근로자 기준 노동 공급 규모가 총 141만 명 줄어든다. 이는 현재 노동공급량의 6.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노동력 감소로 인해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3.3%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고령층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빈곤율이 높아지는 겹악재를 맞고 있다. 실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치(13.9%)보다도 3배가량 높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고령층이 더 오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퇴자들이 65세까지 계속근로가 가능할 경우 향후 10년간 GDP 성장률을 0.9∼1.4%포인트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연간 약 0.1%포인트로,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률 하락의 3분의 1 정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1.6%로 예상했는데, 노동 공급 감소로 이 수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고령층의 계속 근로를 장려해야 성장률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정년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제도 확대해야” 한은은 고령층의 계속 근로 방안 안착을 위해서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 후 재고용은 기업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와 기존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이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해 다시 고용하는 제도다. 연공서열에 따른 경직된 임금 체계를 벗어나고, 근로 시간 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크다면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은 보고서에서 “2016년 법적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이후 정년 연장 대상인 55∼59세 임금 근로자가 약 8만 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11만 명 줄었다”며 “정년 연장 이후 권고사직 등 조기 퇴직이 늘어나는 등 고령층 고용 증가 효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했다”고 했다. 한은의 이 같은 보고서는 최근 노동계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만 65세로의 정년 연장 논의에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은 법정 정년 연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정년 연장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는 등 정년 연장 논의에 돌입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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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증시 -5%, 日 -7%, 홍콩 -13%… 코인-금값까지 동반 추락

    미국발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덮치면서 투자들이 최악의 월요일을 보냈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중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는 등 주요국 간 대립이 격화되자 투자자들은 “바닥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를 둘러싼 강대국의 ‘치킨 게임’이 증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코스피에서만 2조 원 넘게 팔아 7일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만 약 2조949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2조 원 이상 주식을 팔아 치운 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8월 13일(2조6900억 원)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도 역대 5위에 해당한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07조5910억 원으로 올 초 이후 3개월여 만에 2000조 원이 깨졌다. 장 개장 직후 외국인의 ‘패닉셀’(공포 매도)이 몰리면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후 잠깐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최종적으로 5.57% 내린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에 대형주를 비롯해 방산, 조선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수혜주도 줄줄이 무너졌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9.55%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미 관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자동차(―6.62%)와 기아(―5.69%)는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5.17%)를 비롯해 그간 고공 행진을 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8.55%), HD현대중공업(―8.17%) 등 방산이나 조선주들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모처럼 1430원대에 진입했던 원-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33.7원 오른 1467.8원에 마감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2020년 3월 19일(40원) 이후 최근 5년 만에 가장 컸다. 외환·금융 당국도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당국은 비상대응체제를 갖추고, 필요할 경우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 “트럼프 취임 후 美 시총 1경6000조 원 증발”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부과에도 내심 협상을 기대했건만 각국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확전 양상이 이어지자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도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에 대해 34%의 추가 보복 관세를 내세우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측되자 중국이나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7.34% 내린 3,096.58에 거래를 마쳤고, 홍콩H지수는 13.75% 하락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과 대만 역시 자국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증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7.83% 빠졌다. 개장 이후 8% 넘게 빠지는 등 지수가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이날 9.7% 밀리면서 8개월 만에 2만 선이 붕괴됐다. 이번 증시 폭락의 피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이 11조1000억 달러(약 1경6000조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전쟁이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45%로 올려 잡았다.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2.9% 하락하는 등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까지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도 오후 8시 기준 전장보다 7%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자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국들이 본격적인 관세 협상에 돌입한다든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변화가 나올 때까지는 약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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