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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꿈이 많아요.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야 되고요, 25세에는 스포츠심리학 박사가 될 거예요. 그리고 더 나이 들면 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될 겁니다.” 내년 성균관대 입학을 앞둔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 김세진 군(15)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성균관대는 김 군이 스포츠학과 체육특기자 수시모집에 합격해 대학 사상 최연소 합격자가 됐다고 24일 밝혔다. 김 군은 2009년 런던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접영 50m, 자유형 150m, 개인혼영 200m)을 차지한 한국 장애인 수영의 기대주다. 김 군은 오른쪽 다리는 무릎 아래가, 왼쪽 다리는 발목 아래가 없다. 두 팔은 있지만 오른손은 손가락이 엄지와 약지 두 개뿐이다. 김 군은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선천성 사지무형성 장애를 앓았다. 이런 김 군을 세계 장애인 수영의 1인자로 만든 이는 어머니 양정숙 씨(44)다. 양 씨는 보육도우미, 대리운전, 심리상담사 등을 하며 아들을 키웠다. 김 군은 양 씨의 친아들이 아니다. 양 씨는 1998년 대전의 한 보육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생후 6개월이 된 김 군을 만났다. 그날엔 김 군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양 씨는 김 군의 눈동자가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생후 18개월이 되던 이듬해 김 군을 입양했다. 김 군이 처음 수영을 접한 것은 5세 때다. 양 씨는 김 군이 걸을 수 있도록 의족을 맞춰 줬다. 하지만 의족은 김 군의 등뼈를 휘게 만들었다. 몸의 균형도 점점 비틀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수영이다. 이때 처음 물속에 들어간 김 군은 엄마에게 “의족을 떼고 수영을 하니 너무 자유롭고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영에 소질을 보인 김 군은 2006년 9세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영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김 군은 한국에서 열린 장애인 수영대회를 석권했다.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대회에서 자유형 50m 5위를 차지했다. 김 군은 중학을 중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러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김 군을 체육특기자로 받아주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군은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넬디 타이 마란자(13)라는 소년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군처럼 다리가 없는 넬디는 김 군이 지원해주는 돈으로 생활비와 교육비를 대고 다리를 치료하고 있다. 그 덕분에 넬디는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꾼다. 김 군은 “나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으니 내가 또 다른 희망이 돼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되면 봉사활동 말고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군은 “가장 하고 싶은 거요? 그래도 대학생이니까 미팅을 제일 하고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저 축의금이면 오랜만에 가장 노릇할 수 있어.’ 축의금 1억 원이 담긴 가방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모 씨(53)의 머릿속에선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한 예식장 주차장에서 축의금 가방 두 개를 노리고 있었다. 혼주 고모 씨(58)가 가방을 차량 뒷좌석에 넣고 예식장 안으로 들어가자 한 씨는 미리 준비한 목장갑을 끼고 맥가이버 칼을 꺼내들었다. 그는 뒷좌석 문틈으로 칼을 밀어넣고 유리를 떼어 내는 수법으로 돈 가방을 챙겼다. 한 씨는 훔친 돈으로 마포구 합정동 전처의 집에 3000여만 원 상당의 가구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태블릿PC 등을 장만해 줬다.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인 한 씨는 빚쟁이에게 시달리다 2008년 아내와 서류상 이혼한 상태였다. 4400여만 원은 고등학생 아들 명의의 통장으로 다시 주식에 투자했다. 축의금 1억 원 중 남은 돈은 1294만 원뿐. 서울 용산경찰서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을 토대로 한 달여 동안 추적해 한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한 씨의 집에서 부의금 봉투 10장이 추가로 발견돼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朴-52.5 vs 文-47.5’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대선 하루 전 18일. 검색창을 향하는 누리꾼의 손길은 이미 누가 승자일지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다. 특정 검색어의 기간별 검색량을 분석해주는 서비스인 ‘구글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이날 하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선후보의 키워드 검색량은 이처럼 대선 실제 결과와 비슷했다. 대선 전 한 달 사이 최대 검색량(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8일 박-문을 검색한 빈도는 각각 93 대 84였다. 이 수치를 합산해 백분율로 환산하니 실제 득표율 51.6%와 48.0%에 근접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로 예상한 박 당선인 50.1%, 문 후보 48.9%보다 실제 득표율에 더 가까웠다. 동아일보는 구글트렌드를 이용해 지난 3개월간 누리꾼이 구글 검색창에 ‘박근혜’ ‘문재인’이라는 키워드를 넣은 빈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단일화 토론이 열린 지난달 22일 전후를 제외하곤 박 당선인이 내내 근소하게 앞서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문 후보를 줄곧 앞서왔다. 구글트렌드의 이 같은 분석은 2008년과 올해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와도 일치했다. ‘빅데이터’ 및 복잡계(Complex Network) 전문가들은 구글트렌드가 당선을 예측한 이 같은 결과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한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소프트웨어연구실장은 “한국 국민 상당수가 인터넷을 할 줄 알기 때문에 검색량을 분석하는 구글 빅데이터 분석은 대중의 관심도를 유의미하게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박-문을 검색하면 나오는 웹페이지 수 역시 선거 결과를 예측했다. 18일 박 당선인으로 검색해 나온 웹페이지는 7840만 건, 문 후보는 5160만 건이었다. 웹페이지 수 선거 결과는 지난달 미국 대선과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도 맞혔다. 미국 대선 투표일 직전 구글에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와 ‘밋 롬니(Mitt Romney)’로 검색된 웹페이지 수가 각각 13억5000만 건(51.1%), 12억9000만 건(48.8%)으로 실제 개표 결과인 50% vs 48%에 근접했다. 김준일·조건희 기자 jikim@donga.com}
‘지금 무효표 처리된 게 800만 표라는 것 알고 있나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 안 돼요?’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대인답게 선거 패배를 인정한 것과 대조적으로 일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부정선거가 자행됐다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승만 정부 당시 ‘3·15부정선거’에 비유하며 유엔의 개입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인터넷 루머들은 대부분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 충분히 거짓임이 확인될 정도로 허술하다. 먼저 트위터에 떠도는 ‘800만 무효표’ 논란을 보자. 이는 선관위가 19일 오후 11시 20분경 집계한 기권표 807만 표에서 나온 수치다. 투표장에 아예 가지 않은 사람과 투표함에 빈 투표지를 넣은 사람을 포함한 수치인데 이를 무효표로 잘못 알고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누리꾼들은 한 언론사가 보도한 사진을 근거로 ‘문 후보의 표가 (득표로 인정되지 않고) 미분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지는 사진에 나오지 않은 부분에 인주가 중복으로 묻는 등의 이유로 분류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미분류’에 포함됐을 것”이라며 “이런 미분류 표는 사무원이 눈으로 직접 검사해 유효 또는 무효를 판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언론사도 잘못된 기사를 내린 상태다.의혹을 믿는 일부 누리꾼은 유엔 정치국의 트위터 공식계정(@UN_DPA)에 개입을 촉구하는 글을 보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유엔이 개입해 다시 공정선거를 한 적이 있다’는 글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를 ‘인지부조화’ 현상으로 분석했다. 낙선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자신의 믿음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이를 극복하고자 결과를 ‘부정’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이 옳다고 주장한 바가 있으면 다양한 정보 중 그것을 뒷받침한 정보만 찾거나 왜곡한다”며 “심하면 거짓 내용을 사실로 믿기도 한다”고 말했다.박훈상·김준일 기자 tigermask@donga.com}

“기업 경영은 자전거 타는 원리와 비슷해요. 기획은 운전대, 인사는 축을 잡는 안장이라고 보면 되겠죠. 재무는 페달, 홍보와 마케팅은 디자인이겠죠.” 삼성그룹 사회봉사단 최석진 부장의 말을 받아 적는 시민들의 필기속도가 빨라졌다.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대학동 관악문화도서관 1층 청년드림 관악캠프. 평소 청년들이 취업 멘토링을 받기 위해 찾던 이 공간에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시민 23명이 모였다. 이날 삼성그룹 사회봉사단이 사회적 기업을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20대 청년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사회적 기업 특강’은 삼성그룹 사회봉사단의 재능기부 프로그램의 하나로 사회적 기업을 주제로 처음 시도되는 강연이다. 강연은 사회적 기업의 정의, 사회적 기업 성공 사례와 이익을 낼 수 있는 노하우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 사회봉사단을 4년째 이끌고 있는 최 부장이 직접 자료를 준비해 강연했다. “지금의 사회적 기업을 차리려는 많은 분들이 기업의 마인드는 없고 사회적 공헌에만 관심을 두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자리도 만들고 지역경제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최우선 목표여야 합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최 부장은 사회적 기업도 결국은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부장은 저소득층 아동 교육을 지원하는 ‘희망네트워크’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글로벌투게더’를 예로 제시했다. 그는 “이주여성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글로벌투게더는 고기를 낚아 주는 것이 아닌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1억3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며 “기획 인사관리 재무 홍보 마케팅 등을 기업의 관점에서 운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청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 부장은 일류 인재가 일류 상품을 만든다는 삼성의 기업철학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그룹 핵심인재는 사장보다 연봉이 높다”며 “기업의 주인인 인재를 끊임없이 교육시키고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강연을 경청한 에스이엔티소프트 김기도 대표(30)는 “탈북청년과 사회적 기업을 세우려는데 어떻게 해야 이들을 자립시키면서 수익도 올릴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며 “삼성의 노하우를 듣고 나니 어느 정도 답을 구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구민근 씨(33)는 “배우기 어려웠던 재무 인사 홍보 분야의 실제 기법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첫 일가족 회원이 탄생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51)의 아내 강수진 씨(41·주부)와 아들 성준 군(16·고등학생)이 1억 원씩을 기부 약정했다고 18일 밝혔다. 11호 회원인 원 회장은 2007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억5000만 원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강 씨와 성준 군은 각각 193, 194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록됐다. 원 회장은 2003년 차상위계층 정기후원을 시작으로 치매 노인 제주도 여행, 서울 중구 노인을 위한 경로잔치 등을 베풀며 9년간 7억1400여만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 건물 옥상 132m²(40평)에서 영화제가 열렸다. 서울 환경영화제에 출품됐던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땅콩’ 등 독립영화 2편. 영화제 출품 후 버려지는 필름을 모아 지역주민을 위한 소규모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 것이다. 입장료를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필름도 무료였지만 상영공간을 기부받은 덕분이었다. 건물을 쓰고 있는 사단법인 ‘씨즈’에서 행사 취지를 높게 평가해 영화 상영 시간 동안 무상으로 쓰도록 허락했다. 씨즈 측은 지난달 30일부터 6층 옥상을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4, 5층은 업무로 사용해야 하지만 버려진 공간이나 다름없는 옥상을 방치하는 것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근처 ‘세상과 연애하기’라는 북카페도 평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카페 공간을 미리 신청한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내준다. 영업에 지장을 받으면서 공간을 기부하는 건 아니다.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공간이 필요한 주민에게 내주는 것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정영우 씨(38)는 “25명이 들어와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아무도 없이 놀리는 건 분명히 낭비”라며 “세미나가 필요한 대학원생, 시험공부 도서관 자리가 부족한 대학생이 이 카페를 사용하면 죽은 공간에서 산 공간으로 바뀌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했다. 공간 기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소유의 공간에서 공유의 공간으로’라는 생각이 확산됐다는 증거다. 마땅히 활용할 용도가 없거나 이용하지 않는 특정한 시간대에 공간을 개방하는 것이다. 이 공간 기부는 버려진 옥상이나 한가한 시간대의 카페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사진관은 저예산 영화 제작을 원하거나 인터넷 방송을 원하는 사람에게 스튜디오를 빌려준다. 강남구 역삼동의 S결혼식장도 예식이 없는 평일에 홀 전체를 빌려줘 전시회나 대학생 졸업파티에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공간 기부 캠페인을 벌이는 단체도 등장했다. ‘페어스페이스(Fair space)’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이용해 기부된 공간의 정보를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해 준다. 이 단체 구민근 대표(33)는 “자기 집 평상을 이웃에게 내놓듯 주변의 남는 공간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공간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대학생이나 노인 계층에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스페이스는 현재 치과, 펜션 등 15개 업체와 함께 공간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기부문화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나눔문화 유형이 다양화되면서 등장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기부는 돈과 물질 같은 자원에 한정돼 베푸는 범위도 한정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공간 기부 같은 새로운 방식이 나타나 상시적인 기부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6일 낮 12시 50분경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S건물 12층에 있는 통합진보당사. 3일 전 경북 청도군에서 상경한 박모 씨(63·건축업)가 이정희 전 대선후보를 비난하며 소주병 크기의 화염병 2개를 사무실과 벽에 던졌다. 이어 박 씨는 역시 통진당이 사용하는 8층으로 내려가다 붙잡힐 것 같자 10층 비상구 계단에 화염병 안의 인화물질을 벽에 뿌리고 불을 붙이려다 대선 경호팀에 붙잡혔다. 당직자들이 서둘러 소화기로 진화해 불은 번지지 않았다. 이 전 후보는 8층 사무실에 있었다. 박 씨는 붙잡힐 당시 ‘이정희 후보 사퇴’ ‘이정희-문재인 후보 단일화 반대’ ‘통합진보당 해체’ 등을 자필로 적은 유인물 200여 장을 가지고 있었다. 박 씨는 전날 현장 답사를 마칠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전 후보는 박 씨의 범행 1시간여 후인 이날 오후 2시경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박 씨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박 씨는 경찰에서 “국회의원감도 안 되는 이정희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TV토론에 나온 게 화가 났다”고 말했지만 이 전 후보 사퇴에 대해서는 “어쨌든 다행이다”고만 하고 입을 다물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박 씨를 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박 씨는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지는 않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5일 오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김소연 후보 폭행’ 등의 제목으로 무소속 김소연 대통령 후보의 왼쪽 뺨이 멍든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경찰이 김 후보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내리쳤다’는 설명이 붙어 급속히 퍼졌다. 김 후보 측은 고의적인 폭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본보가 사건 당시 경찰 채증반이 촬영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경찰의 폭력이 아닌 우발적 사건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15일 오후 2시 20분부터 3시 45분까지 지지자 300여 명과 함께 광화문광장에서 유세한 뒤 두 번째 유세 장소인 청와대로 향했다. 이에 경찰은 ‘5인을 초과한 무리가 거리 행진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105조를 들어 청와대로 향하는 김 후보 측과 대치했다. 거리 행진인 데다 도로 2개 차로를 차지하고 행진하는 건 유세가 아니라 거리집회라고 본 것. 동영상에 따르면 행진을 막던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노모 경위(42)는 여성 지지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등진 채 막고 있었다. 김 후보 지지자들이 팔을 끌어당기자 노 경위는 이를 뿌리치려다 손에 쥐고 있던 모자챙으로 김 후보의 얼굴을 쳤다. 이 일이 벌어진 직후 노 경위는 다른 남성 지지자에게 붙잡혀 인파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노 경위를 붙잡던 다른 경찰도 함께 붙들려 들어갔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병원 진찰 결과 노 경위가 집단폭행을 당해 눈 밑 뼈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김 후보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후보 측도 15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대 법과대학이 2018년 2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대 법대는 “2017학년도를 마지막으로 법과대학 조직과 명칭을 폐기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대 법대는 이 방침을 6일부터 재학생에게 인터넷 홈페이지와 e메일 우편으로 공지했다. 서울대 법대 폐지는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를 인가받을 때부터 예정된 절차였다. 당초 교육과학기술부는 법대의 운영시한을 2012년 2월로 통보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로스쿨 협의회가 법대 명칭과 조직을 2017년까지 유지해달라는 건의문을 교과부에 보냈고 서울대 법대를 포함한 전국 20개 대학 법대 학생회도 법대 존치를 주장하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후 교과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폐지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2008년 마지막 입학식을 치른 서울대 법대는 2015학년도까지는 학부 전공 교과목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그 이후부터는 졸업하지 못한 학생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영화 ‘남영동 1985’를 관람하면서 참으로 괴로웠다. 저렇게 잔인할 수 있었을까? 내가 보아도 내가 미웠다. 그때는 사상범을 잡는 게 애국이고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했다.” 군사정권 시절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던 이근안 씨(74)는 13일 발간한 자칭 회고록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에서 ‘남영동 1985’를 본 소감을 밝히며 서문을 시작했다. 이 씨는 영화가 개봉한 22일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고 한다. 책에는 이 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그동안 알려졌던 내용과 다른, 진위를 알기 어려운 주장도 적지 않다. 이 씨는 고 김근태 민주당 전 상임고문을 전기 고문했던 내용을 자세히 서술했다. “김O태를 칠성판(피의자 고문 용도로 사용되는 나무판)에 묶으면서도 자신이 없다. 12일간 묵비권으로 버텼는데 이걸로 될까. 눈을 가리고 소금물을 발가락에 붓고 배터리를 대는데 1시간 전부터 ‘전기로 지져버리겠다’고 겁을 준 뒤 시행하니 효과적이었다.” 이 씨는 “영화에선 220V 정도의 자동차 배터리로 고문한 것처럼 나오는데 내가 사용한 것은 면도기에 들어가는 (소형) 1.5V 건전지였다. 진한 소금물에 담근 붕대를 발에 묶어 전류를 통하게 하면 손이 떨릴 정도로 강해진다”라고 밝혔다. 이 씨는 고문죄로 수감생활을 하던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김 전 고문을 감옥에서 재회한 일화도 기술했다. “변호사 접견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김근태 장관만 불쑥 들어왔다. 내가 ‘오랜만입니다. 그간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장관은 ‘시대가 만든 죄악이지’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이 양반 그릇이 큰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이 씨는 경기경찰청 대공분실장이던 1988년 12월 고문 경찰관의 표본이 돼 경찰의 추적 대상이 되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썼다. “사상범은 민주화 인사로 탈바꿈해 보상금까지 받는데 나는 죽도록 충성을 다했건만 토사구팽이라니…. 애국도 시대를 잘 만나야 한다. 공산당 잡는 일은 영원한 애국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일할 때만 애국이니 국가보위나 하지 이제는 씹다 버린 껌의 신세가 아닌가”라는 등 과연 이 씨가 자신의 죄과를 뉘우치고 있는가 의심이 드는 대목도 적지 않다. 이 씨는 14일 서울 성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김준일·박희창 기자 jikim@donga.com, 예술vs정치}

“당장 내년 전반기에는 취업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보다는 일단 학점 관리에 집중하고 싶어요.” 연세대생 송모 씨(25)는 10일 도서관을 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그는 “대선에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다”라고 했다.○ 취업 전쟁에 눌린 대선 열기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시험기간과 대선 투표일이 겹친 2012년 12월 현재 대학가의 대선 열기는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식었다. 연세대는 기말고사가 17일 시작해 24일 끝난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 동국대 등 다른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의 기말고사 기간도 대선일과 겹친다. 서울대생 김모 씨(25·여)는 부재자 투표 안내를 여러 번 받았지만 결국 신청하지 않았다. 김 씨는 “시험공부로 바쁜 와중에 지지 후보도 없는 대선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1총선 때는 전국의 대학 29곳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지만 이번에는 5곳 줄어든 24곳에 설치됐다. ‘노빠’(노무현 열성 지지자)라는 표현으로 상징되는 열렬 지지층이 줄어든 것도 이번 대선을 맞는 2030 세대의 특성이다. 10년 전 이맘때 ‘노사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박모 씨(36·여)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만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친노 세력에 대한 실망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행동해도 결국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흥이 안 난다”라고 했다.○ 줄어든 ‘적극 투표층’ 서울 구로구에 사는 유치원 교사 김모 씨(27·여)는 대선 때 투표 대신 휴가를 내 남편과 2박 3일 국내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다. 지난 대선 때는 후보들의 정책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TV 토론도 모두 챙겨 봤지만 이번엔 와 닿지 않는 공약에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 실망해 투표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했다. 김 씨는 “이미지만으로 싸우는 후보들을 보면서 대선은 잊었다”라고 말했다. 2030 세대의 대선 열기가 예년보다 식은 데는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안 전 후보 사퇴 전인 지난달 20∼22일과 사퇴 후인 이달 1∼3일 각각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라고 밝힌 30대가 82.9%에서 75%로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대도 75.4%에서 72.5%로 감소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통 여론조사에서 투표 의향은 10% 이상 더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도 이렇게 줄어든 것은 안 후보 사퇴 이후 무당파 지지자들도 함께 투표층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지금은 2030 세대에게도 취업과 결혼 육아 등 당장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이미지나 정치성 구호만으로 그들을 움직일 수 없다”라며 “누가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느냐의 상황에서 뚜렷한 정책이 없는 후보를 모두 멀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준일·이새샘 기자 jikim@donga.com}

안철수 전 후보가 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를 선언한 뒤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일부가 추가로 문 후보 쪽으로 지지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7∼9일 박근혜, 문재인 후보와 안 전 후보 지지자 50명씩 총 150명을 대상으로 3차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부동층에 머물던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일부가 문 후보 지지층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났다.안 전 후보 사퇴 직후인 지난달 26일 같은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본보 2차 면접조사 때 안 전 후보 지지자 50명의 절반(25명)이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 3차 조사에서는 4명이 더 그를 지지했다. 비율로 따지면 안 전 후보 지지층의 58%가 이제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다. 안 전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인 10월 25일 1차 심층면접 때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33명(66%)이 “문 후보로 단일화되면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한 것을 감안하면 이른바 ‘안철수 부동층’이 추가로 문 후보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전체 응답자의 81%가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 선언이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기권 또는 결정 유보’ 응답자는 2차 조사 때 16명(32%)에서 13명(26%)으로 줄었고 박 후보 지지자는 9명(18%)에서 8명(16%)으로 줄었다. 2차 조사 때 “안철수가 아니면 기권하겠다”고 했던 경기 용인시의 이모 씨(34)는 이번 조사에서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문 후보에게 적극 힘을 실어주기로 한 만큼 그 뜻에 동참하기 위해 문 후보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후보를 정하지 못한 과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로는 정치개혁이 어렵지만 박 후보를 지지할 수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 중 58명(39%)이 “공동정부 구성 등 문 후보와 모종의 정치적 거래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진정성 있는 결단”으로 본 응답자는 40명(27%)이었다. “대선 이후 문 후보와 정부 구성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5명(17%)이었다. “대선 이후 나름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포석”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23명(15%)이었다.▼ 文지지 42% “安의 文지지는 진심”… 朴지지 60% “정치적 거래 했을것” ▼안 전 후보 지지자의 시각도 엇갈렸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홍모 씨(37)는 “안 전 후보가 며칠 만에 나와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을 보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진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동작구의 한모 씨(41)는 “문 후보를 안 밀어주고 선거에 패배하면 안철수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면 향후 정치행보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마지못해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에게 실망했다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전모 씨(63)는 “민주당이 안 전 후보가 주장했던 정치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고 나서는 걸 보면 그 사람도 결국 정치인 중 한 명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후보 지지자는 안 전 후보의 지지 표명을 “순수한 진심”이라고 본 비율이 42%(21명)로 많은 편이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문 후보 지지자 박모 씨(42)는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자고 했던 사람이 자신이 사퇴했다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지 않았겠느냐. 통 크게 도와주기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박 후보 지지자의 60%(30명)는 ‘이면 합의를 통한 정치적 거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기 수원시의 이덕희 씨(61)는 “정치적 합의에 진심이란 게 어디 있나.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낙선하면 안 전 후보가 자기중심으로 민주당을 재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선 “정권 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란 답변이 51.3%(77명)로 가장 많았다. “야권의 비난을 피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31.3%(47명), “단일화를 통해 새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가 15.3%(23명) 순이었다.김준일·서동일·김태웅 기자 jikim@donga.com}
9월 30일은 추석 명절이었지만 쉴 수 없었다. 치킨집 주인 김모 씨(51)에게는 놓칠 수 없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에 125cc 오토바이를 몰고 직접 배달에 나섰다. 가게를 나선 지 5분 뒤 인천 중구 항동 7가의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김 씨는 3일 만에 숨졌다. 사고를 낸 김모 씨(36)는 경찰에서 “소주 2병을 마신 뒤 여자친구가 밤바다를 보러가자고 해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흔히 만취상태라고 표현하는 0.125%(면허 취소 수준)였다. 1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지 8개월, 가게를 연 지 25일 만에 사고를 당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4번이나 부도를 맞고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그는 전국을 떠돌며 일했다. 선원부터 택배기사까지 일을 가리지 않은 그는 빚 5000만 원이 남긴 했지만 채무불이행자란 멍에에서 벗어났고 1월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고 뒤 가족은 가게를 급하게 처분하느라 2000만 원을 손해봤다. 음주운전자 김 씨와는 아직 피해금 합의도 되지 않았다. 아내 이모 씨(49)는 “이제 겨우 집에 웃음이 든 것 같았는데 행복은 잠시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음주운전을 한 김 씨는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음주운전 피해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도 발생한다. 2006년 3월 광주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던 박모 씨(당시 31세)는 회식 후 술이 과해 주차장에 세워둔 선배 차량 조수석에서 잠들었다. 하지만 만취한 차 주인은 박 씨를 태운 채 운전하다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박 씨는 전두엽이 손상돼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박 씨의 어머니 김 씨(58)는 졸지에 ‘초등학교 1학년’ 수준으로 돌아간 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합의금 3억 원을 받았지만 아들의 치료비로 이미 4억 원 넘게 썼다. 음주운전자 차량의 조수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자기과실 40%가 인정돼 원하는 합의금을 받지 못했다. 운전자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다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공무원인 남편이 은퇴하면 연금만으로 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김 씨는 “음주운전으로 파탄 난 우리 가정은 이제 어쩔 수 없겠지만 내가 죽으면 누가 아들을 거둬줄지 그게 걱정”이라고 했다. 인천=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입 준비 학원이 한 곳도 없는 인구 3만2000여 명의 충남 청양군에서 34년 만에 서울대 합격자가 나왔다. 서울대는 9일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선발 결과 청양고 최영진 군(18)과 성정현 군(18)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날 정원 내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으로 2478명,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202명 등 총 2680명을 선발했다. 청양군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나온 것은 1979년 청양농고(청양고 전신)에서 1명이 합격한 이후로 처음이다. 최 군과 성 군은 각각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와 농경제사회학부에 합격했다. 최 군 등의 합격이 눈길을 끄는 것은 사교육 열풍 속에서 두 사람 모두 입시학원을 다니지 않고 합격했기 때문. 청양군에는 중학생을 위한 학원은 있지만 고교생을 위한 입시학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군 등은 학교 수업만으로 공부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이날 입시발표에서 고교 유형별로 일반고가 전체 1863명(69.5%), 외국어고가 196명(7.3%), 과학고 385명(14.5%)이 합격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06명(34.2%)으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냈으며 시 902명(34.0%), 광역시 628명(23.7%), 군 215명(8.1%) 순이었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에는 2만1136명이 지원해 7.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7 대 1)보다 높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대 강수경 수의대 교수(46·여)의 논문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의혹이 제기된 논문 14편뿐 아니라 추가로 3편까지 모두 위조 및 변조됐다”고 5일 밝혔다. 모두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논문이다. 위원회는 강 교수가 2006년부터 최근까지 ‘항산화 및 산화화원신호전달(ARS)지’ 등 10종의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줄기세포 관련 논문 14편의 사진이 중복 게재됐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이 위원회는 “강 교수가 다른 논문의 사진을 오려붙이거나 다른 연구에 쓰인 샘플 사진을 180도 회전시켜 사용하는 방법으로 직접 논문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 주목받던 연구자였으며, 2005년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 때 진실 규명에 앞장선 소장파 교수 중 한 명이다. 이번 의혹은 5월 익명의 제보자가 ARS지 등 국제학술지 편집의원에게 강 교수 논문의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는 내용의 영문 e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제보자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강 교수가 교신저자로 발표한 논문 14편 각각에 대한 의혹을 70장 분량의 슬라이드 자료로 정리해 중복 사용된 사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중 22개 슬라이드는 강 교수가 스스로 조작행위를 인정했고 5개 슬라이드만 조작행위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나머지는 뚜렷한 물증이 없어 조작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다. 강 교수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대학원생과 연구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리한 진술을 막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노현 서울대 연구처장은 “강 교수가 조작의 개념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규정에 따라 강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학교에 건의했다”고 밝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술 마시고 진통제 먹으면 괜찮아. 이거 한 대면 몇천만 원은 벌 수 있어. 조금만 참아.” 2008년 1월 빨랫방망이를 쥔 김모 씨(41·무직)가 침대 위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연녀 박모 씨(54·여)에게 말했다. 박 씨는 눈을 감고 술기운을 빌려 김 씨에게 자신의 왼팔을 맡겼다. 김 씨는 박 씨의 팔목을 빨랫방망이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이들이 모의하고 있던 것은 보험사기. 김 씨는 2007년 7월 실내 경마오락실에서 만난 최모 씨(57·구속)로부터 둔기를 이용한 교통사고 보험사기 수법을 배웠다. 최 씨는 김 씨에게 “빨랫방망이로 팔을 때리면 차 백미러에 부딪친 것과 비슷한 상처가 생긴다. 새끼발가락을 망치로 내리치면 오토바이에 밟힌 상처를 만들 수 있다”는 등의 ‘비법’을 전수했다. 김 씨는 이렇게 배운 보험사기 수법으로 2007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회에 걸쳐 1억4000만 원을 타냈다. 양천경찰서는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보험금 6500만원을 타낸 내연녀 박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메세나폴리스에서 열린 ‘B-boy 500-6’ 행사에서 한국 비보이들이 군무로 ‘가장 많은 비보이가 최장 시간 같은 춤을 추는’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비보이 528명은 5분 20초 동안 같은 춤을 추어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당초 목표는 576명이 6분간 비보이 댄스를 추는 것이었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작성된 일본 비보이 244명의 5분 16초.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만남을 거부하면 죽음을 요구하는 잔혹한 ‘이별 살인’이 또 일어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헤어지자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 및 시체은닉)로 박모 씨(29)를 15일 검거해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박 씨는 12일 오후 7시 반경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 부근 골목에서 7개월 동안 사귀던 이모 씨(24·여·공기업 인턴)를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한 뒤 머리와 목 가슴 등을 당일 구입한 22cm 길이의 흉기로 28차례나 찔러 살해했다.박 씨는 차 안에서 자신의 목에 흉기를 겨누고 “헤어지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씨가 말리자 박 씨는 이 씨의 목과 가슴 어깨를 1회씩 찌르고 이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에도 25차례 더 흉기를 휘둘렀다. 숨진 이 씨를 자신의 코트로 덮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옮겨 방치한 박 씨는 다음 날 이민용 가방 2개를 구입해 시신과 흉기 등을 담고 지하주차장 개인용 창고에 이틀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직후 집 근처에서 우동을 먹고 검거 당일에는 회사 출장도 다녀왔다.지난해 10월 이혼한 박 씨는 올해 4월 자신이 다니는 모 취업컨설팅회사에 상담하러 온 이 씨를 처음 만났다. 박 씨는 미모의 이 씨가 11일 카카오톡 메신저로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범행을 저질렀다.노성훈 경찰대 교수는 “이별 살인은 집착욕이 결부된 왜곡된 애정이 극심한 증오심으로 바뀌면서 생긴다”며 “이혼 뒤 또다시 이별을 통보받자 애정에 대한 분노를 잔혹한 범죄로 풀려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남자친구와 함께 여관에 투숙한 10대 여성을 전기충격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흥업소 종업원 김모 씨(24·특수절도 2범)는 15일 오전 5시경 전기충격기를 갖고 경기 수원역 앞을 서성이다 인근 고깃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A 양(18·재수생)을 발견했다. A 양은 오전 7시경 친구들과 헤어진 뒤 남자친구를 불러내 수원 팔달구 매산로의 한 여인숙에 투숙했다. 김 씨는 A 양의 남자친구가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A 양 방으로 들어가 전기충격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했다. 경찰은 16일 김 씨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