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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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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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60만원짜리 장난감을 3만원으로 ‘바코드 바꿔치기’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이브. 서울 도봉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강모 씨(35)는 폐쇄회로(CC)TV가 닿지 않는 구석에서 은밀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온 1만∼3만 원대 장난감 바코드를 40만∼60만 원대 고가 제품에 붙이는 이른바 ‘바코드 바꿔치기’ 작업이었다. 양면테이프가 부착된 바코드를 붙이는 간단한 바꿔치기인 만큼 직원들의 눈을 속이기도 쉬웠다. 강 씨는 평소 대형마트 계산원들이 바코드와 상품을 세밀하게 비교해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 정가의 10%도 채 되지 않는 돈을 내고 그는 유유히 계산대를 빠져나왔다. 결제 금액에 대한 포인트를 적립할 정도로 여유까지 부렸다. 강 씨의 범행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경기 의정부시 일대의 대형마트 네 곳을 돌며 총 12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다. 훔친 장난감은 32점에 1032만 원어치나 됐다. 훔친 장난감을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며 정가의 90%를 받고 되팔아 생활비로 사용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강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구매한 제품의 바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는 대형마트 결제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범행”이라며 “결제 시스템 보완 및 계산원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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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판 “댓글수색영장, 경찰청장 반대로 보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7·사진)이 제18대 대통령선거 직전 불거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축소 은폐 의혹을 반박하는 책을 발간했다. 그는 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정면 비판했다. 김 전 청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는 왜 청문회 선서를 거부했는가’ 출판기념회를 열고 “편견에 가득 찬 (권 전 과장의) 증언이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아 힘을 얻는 모습을 보고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가 1월 29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 전 청장은 증거 은폐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약 180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서술했다. 그는 “국정원 여직원이 신고당한 다음 날인 12일 수서경찰서장으로부터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고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에게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경찰청장이 반대해 영장 신청이 보류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전화를 걸어 영장 보류 등 외압을 행사했다는 권 전 과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김 전 청장은 또 “내가 외압 전화를 걸었다는 권 전 과장의 주장은 ‘소가 웃고도 남을 일’”이라며 “당시 ‘신중하고 당당하게 잘하라’고 격려 전화를 했을 뿐인데 그게 외압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현직 경찰 등 330여 명이 참석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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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서 상습절도 30대, ‘바코드 바꿔치기’ 후 포인트 적립도?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이브. 서울 도봉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강모 씨(35)는 폐쇄회로(CC)TV가 닿지 않는 구석에서 은밀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온 1만~3만 원 대 장난감 바코드를 40만~60만 원 대 고가 제품에 붙이는 이른바 ‘바코드 바꿔치기’ 작업이었다. 양면테이프가 부착된 바코드를 붙이는 간단한 바꿔치기인 만큼 직원들의 눈을 속이기도 쉬웠다. 강 씨는 평소 대형마트 계산원들이 바코드와 상품을 세밀하게 비교해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 정가의 10%도 채 되지 않는 돈을 내고 그는 유유히 계산대를 빠져나왔다. 결제 내역에 대한 포인트를 적립할 정도로 여유까지 부렸다. 강 씨의 범행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경기 의정부시 일대의 대형마트 네 곳을 돌며 총 12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다. 훔친 장남감은 32점에 가격만 1032만 원어치나 됐다. 훔친 장난감은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에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며 정가의 90%를 받고 되팔아 생활비로 사용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강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이미 구매한 제품의 바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는 대형마트 결제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범행”이라며 “결제 시스템 보완 및 계산원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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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관계 엿보려 했는데 잠만 자서…” 모텔에 방화시도한 男

    지난해 10월 26일 새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 이모 씨(31)는 모텔 주차장을 지나 건물 뒤편으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지날법한 좁은 계단을 올라 그는 건물 2층 난간에 도착했다. 야심한 시간에 이 곳을 찾은 건 모텔 투숙객들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훔쳐보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약 2시간 전 모텔에 들어가 객실마다 방문에 귀를 기울여 투숙객 여부를 확인했다. 2층의 한 객실에서 인기척이 나자 이곳을 목표로 삼고는 건물 밖으로 돌아갔다. 새벽 추위를 버티며 30여분 동안 난간에 서서 창문을 기웃거렸지만 그가 원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해당 객실에 투숙하던 A 씨 커플이 그대로 잠들어버렸기 때문. 화가 난 이 씨는 오전 6시30분경 피우던 담배를 창문 안으로 던졌다. 순간 연기에 놀라 잠에서 깬 투숙객과 이 씨의 눈이 마주쳤고 그는 부리나케 도망쳤다. 담배꽁초가 침대 이불 위에 떨어지며 생긴 불씨는 A 씨 커플이 화장실에서 물을 떠와 크게 번지지 않았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이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2007년에도 한 모텔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와 주거침입 혐의로 이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여자친구가 없어서 (성관계 장면을) 엿보려 했다. 투숙객들이 (성관계) 안 하고 바로 자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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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드라 켈리 씨 “한국어요? 하숙집서 배웠어요”

    두 번째 방한(訪韓). 열아홉 살이던 2013년 그는 고시생이 모여 산다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하숙집을 구했다. 한국어를 배우려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돌아간 지 1년여 만에 다시 짐을 꾸려 돌아온 터였다. 신림동 하숙방에는 책상, 침대, 옷걸이가 전부. 화장실, 부엌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했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라는 미국 뉴욕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그에게는 낯선 환경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하숙집에서 본 대학생들은 시험공부 하느라 늘 조용했다”며 “각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나에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그 후로 2년이 지났고 신림동 하숙집에서 공부하던 미국인 오드라 켈리 씨(21·여·사진)는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2015학번 새내기가 됐다. 2008년 학과가 생긴 이래 첫 미국인 학생이다. 입학 사흘째인 4일, 서울 캠퍼스에서 만난 켈리 씨는 “1991년 경기 의정부시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아버지(숀 켈리·44) 덕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군복무 시절 썼던 것이라며 아버지가 꺼낸 러브레터 맨 앞줄에는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등의 한국어가 쓰여 있었다. 아버지가 자주 강조하던 ‘한국인의 정’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2011년 미국 정부의 도움으로 해외 유학 기회를 얻은 그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을 선택했다.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한국에 금세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켈리 씨의 도전은 한국어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가 꿈인 그는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겠다는 생각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에 지원했다. ‘세계적인 CEO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글로벌 경영을 배우기 위해선 글로벌 시민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성공한 CEO가 돼 테드(TED)같은 강연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이의 성공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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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실련, 고객정보 유출 홈플러스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추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홈플러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추진한다. 경실련은 9일 진보넷과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가 2406만 여 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 보험회사에 판매해 232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에 대해 집단분쟁조정 신청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고객 81명이 참여한 가운데 홈플러스와 보험회사 2곳 등을 상대로 신속한 피해배상, 유출 통지 등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냈다. 손해배상소송의 경우 이달 31일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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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종, 8차례 방북… 日대사엔 시멘트 덩어리 던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의 범인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55)는 과거에도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슈가 됐던 인물이다. 2010년 7월 한일미래포럼 주최로 열린 행사 중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에는 ‘우리마당 습격사건’(1988년 괴한들이 사무실에 침입해 여성 회원을 성폭행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전신 화상을 입었다. 지난해 2월 신촌 창천교회에서 열린 대중교통전용지구 관련 설명회에서는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다른 참가자를 폭행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1984년 진보성향 문화운동단체인 우리마당을 공식 출범시킨 김 씨는 우리마당 산하에 통일문화연구소, 독도지킴이를 조직했다. 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행사에 참석한 것은 1997년 출범한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의장 자격에서다. 김 씨가 맡은 자리는 단체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그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1인 조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를 두고 이념, 가치관이 아니라 ‘투쟁을 위해 투쟁하는 극단적 민족주의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우리마당이 30년이 다 돼가는데 회원도 없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6∼2007년 총 여덟 차례 방북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그는 ‘민족화합운동연합’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나무 심기를 위해 개성지역을 찾았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통일부가 임명한 통일교육위원을 지냈다. 통일부는 “김 씨가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강연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2007년 두 차례 민주평통 지역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11년 12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분향소를 설치하려는 한 단체를 지원하다 이에 반대하는 또 다른 단체회원들로부터 폭행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1984년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5년 통일정책대학원에서 ‘남한사회 통일문화운동의 과제’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쓰기도 했다. 1997∼2007년에는 성공회대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우리마당 블로그 운영자 프로필에는 싫어하는(dislikes) 항목으로 ‘미국, 일본 놈들 때문에 둘로 나뉜 3·8선’이라 쓰며 양국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강홍구 windup@donga.com·김정안 기자}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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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당한 美대사]“초청명단에 없어… 주최측 허락으로 입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 씨(55)는 5일 범행을 저지른 강연회의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주최 측 직원의 허락으로 행사장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씨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개최한 리퍼트 대사 초청 강연회에 초대 받았지만 회신을 보내지 않아 참석자 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종로서 정보관은 다른 참석자와 달리 개량한복을 입은 그를 수상하게 보고 민화협 안모 씨에게 김 씨가 참석 예정자인지 확인했다. 안 씨는 “명단에는 없지만 참여단체 임원이라 괜찮다”며 김 씨의 이름표를 만들어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출입구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 33분경 수행원과 정문 출입구로 입장했고, 김 씨는 3분 뒤 들어온 다음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무전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 씨를 오전 7시 57분경 종로서로 연행했다. 김 씨는 “(체포 과정에서) 발목이 골절됐다”며 바닥에 드러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변호사를 불러 달라. 치료를 받은 뒤 조사받겠다”고 주장해 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은 혼자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당시 과도 외에도 빨간색 커터칼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변호인은 “커터칼은 전단을 자르기 위해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라며 “대사 개인에게는 감정이 없다고 한다. 상처가 그렇게 깊을 줄 몰랐다며 미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김 씨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휴대전화 통화기록 및 문자 송수신에 대한 통신 감청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6일경 김 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혐의 적용 법조를 정하기로 했다.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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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있는 아침” 전업맘 활짝 vs 직장맘 훌쩍 “아이들 못챙겨”

    2일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 1299곳 중 35.6%인 462곳에서 9시 등교제가 시행됐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부터 9시 등교제를 시행한 데 이어 서울도 초등학교 598곳 중 447곳(74.7%), 중학교 383곳 중 14곳(3.7%), 고등학교 318곳 중 1곳(0.3%)이 9시 등교제에 동참했다. 서울의 중고교 대부분은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9시 등교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49곳(12.8%)과 고등학교 48곳(15.1%)은 등교 시간을 10∼30분 늦췄다. 제도 시행 첫날인 2일 전업주부와 학생 상당수는 ‘여유 있는 아침’에 만족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 씨(39)는 “8시 반까지 학교에 보낼 때는 아이들을 일찍 깨워야 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아도 됐다.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방서현 양(11)은 “아침에 쫓기듯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서 좋다”며 “평소보다 30분 늦게 학교에 가면 되니, 등교 준비도 좀 더 천천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됐다며 울상이었다. 맞벌이 학부모 최모 씨(48·여)는 “예전에는 바빠도 아이의 등교를 챙긴 뒤 출근하면 됐다. 하지만 엄마가 출근한 뒤에 아이들이 등교를 하게 돼 제대로 신경 써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이진호 씨(50)는 “외벌이면 몰라도, 맞벌이하는 집에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에게 한창 신경을 써줘야 할 시기에 아침에 제대로 신경을 못 써준다”고 말했다. 아침시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키우는 고모 씨(33·여)는 “아이의 기상시간엔 변화가 없는데, 아이가 밥을 먹고 빈둥거리면서 의미 없게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했다. 하교 시간이 늦춰진 것도 불만이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키우는 이모 씨(38·여)는 “하교 시간이 30∼40분 늦춰지면서 학원 시간을 모두 조정해야 한다. 학교 끝난 후 집에 들러서 간식도 먹지 못하고, 집에 오는 시간도 늦어져서 싫다”고 말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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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취했다 착각말라, 이제 시작이다” 돌직구 대학입학 축사

    “무엇인가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뼈 있는 한마디에 체육관을 가득 메운 신입생과 학부모 6000여 명의 표정은 엄숙해졌다. 대학생활의 첫걸음을 축하하는 입학식과 어울리지 않는 비장한 분위기였다.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5학년도 입학식’에서 염재호 총장은 신입생들에게 축하 대신 따끔한 충고가 담긴 ‘축사’를 했다. 지난달 취임한 그는 “여러분은 항구에 도착해 짐을 푸는 선원이 아닌 기나긴 항해를 앞둔 선원”이라며 “불확실한 미래를 한탄하고 풀죽어 있는 청춘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개척하는 지성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축하와 희망 등을 강조하던 입학식 축사가 바뀌고 있다. 총장은 물론이고 축사에 나선 교내외 인사들까지 “힘든 현실을 직시하라”는 등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난에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자처하는 젊은이들의 불우한 처지가 입학식 축사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고려대와 같은 날 열린 서울대 입학식 분위기도 비슷했다. 이날 축사를 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는 “성장의 시대에서 침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 인구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그 많았던 기회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냉정하게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좋은 날에 답답한 이야기를 꺼내 미안하다”며 “젊은 세대가 교착상태에 빠진 나라에 새로운 모멘텀을 부여할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립대 입학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요즘 ‘오포세대’(연애 결혼 출산뿐 아니라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세대)라는 말이 유행한다”며 “젊은이들이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사는지 비추는 거울 같아 깊은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입학식에서 “우리가 사는 시대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렵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세상을 이끌어가는 리더”라며 건투를 빌었다. 이처럼 달라진 축사는 취업의 전초기지로 전락해버린 캠퍼스의 불안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계적 키워드인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입학식 축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취업난, 삼포세대 등 부정적인 시대 조류에 (신입생들이) 침몰되지 말라는 당부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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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만에 또… 엽총으로 3명 살해

    사흘 새 2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져 경찰관을 포함한 6명이 살해됐다. 자살한 총기 살해범 2명을 포함하면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기 안전국가’를 자부하던 한국의 총기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오전 9시 30분경 경기 화성시 남양시장로의 한 2층 주택에서 전모 씨(75)가 재산 분할에 불만을 품고 엽총을 쏴 자신의 형(86)과 형수 백모 씨(84), 출동한 관할 파출소장 이강석 경감(43) 등 3명을 살해했다. 경찰과 대치하던 전 씨는 엽총으로 자살했다. 25일에도 세종시에서 강모 씨(50)가 옛 동거 여성의 가족 3명을 엽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했다. 두 사건의 범인은 2월이 수렵 허가 기간이란 점을 악용해 “야생동물을 잡겠다”며 경찰에 보관해 오던 엽총을 찾아 살인을 저질렀다. 수렵용으로 등록된 엽총은 전국적으로 3만7424정에 이른다. 경찰은 전 씨가 폭력 등 전과 6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폭력 전과자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총기 보관 경찰관서를 한정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뒷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화성=박성민 min@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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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아버지 진정하세요…” 설득하다 참변

    동료들은 그를 ‘사명감 뛰어난 모범 경찰’로 기억했다. 27일 경기 화성시 총기 살인 사건으로 숨진 이강석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경감·사진)은 이날 신고가 들어오자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파출소에서 조사 중인 부하 직원들을 대신해 이 소장은 이모 순경과 함께 신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 경감은 1996년 경찰에 입문해 19년 동안 16차례 경찰 표창을 받았을 정도로 모범적으로 근무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 경감이 피의자에게 ‘작은아버지 진정하시죠’라고 말한 점을 보면 숨진 전 씨 형제와 아는 사이라 더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경찰위로복지기금, 맞춤형 복지보험, 유족보상금 등 약 7억 원을 유족 측에 전달하고 국립현충원 안장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그동안 근무 중인 경찰이 총기 사고(교전, 오발 사고 제외)로 숨진 사례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모두 여섯 차례 있었다. 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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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억 토지보상 兄 찾아와 자주 소란”… 70대, 계획적 범행

    재산 문제로 형과 불화를 겪던 전모 씨(75)는 27일 오전 8시 41분 경기 화성시 남양시장로에 있는 형(86)의 집에 도착했다. 전 씨는 형수 백모 씨(84)와 집 앞 마당에서 50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다. 언성이 높아지면서 다투는 소리가 이웃집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 집 근처에서 공사를 하던 조모 씨(55)는 “말다툼이 끝나자 남성이 한 손에 엽총을 든 채 할머니를 부축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집에 들어간 지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 2층 단독주택에서 “탕” 하는 총성 두 발이 울렸다. 이어 이 집 며느리 성모 씨(51)가 2층 베란다로 황급히 뛰어나와 “도와 달라”고 외쳤다. 조 씨가 119에 신고하는 사이, 성 씨는 112에 전화해 “작은아버지가 시부모님을 총으로 쐈다”고 신고하고 1층으로 뛰어내렸다. 전 씨의 형과 형수 백 씨는 가슴에 총을 1발씩 맞고 거실에 쓰러져 그 자리서 숨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파출소에는 방탄복이 지급되지 않아 출동한 남양파출소장 이강석 경감(43)과 이모 순경은 무방비 상태였다. 급하게 출동하느라 권총 대신 전기충격기인 테이저건만 챙겼다. 전 씨의 위협사격에 한 차례 물러선 이 경감은 다시 현관문을 열고 설득하려다가 쇄골에 전 씨의 총을 맞아 숨졌다. 이 경감은 마지막까지 테이저건을 쥐고 있었다. 범인 전 씨가 화성서부경찰서 강력팀이 도착하기 직전인 오전 9시 40분경 엽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화성 엽총 총기 난사’ 사건이 막을 내렸다.○ 수십억 원 보상받은 형과 재산 갈등 경찰은 전 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 25분쯤 경기 남양파출소에서 이탈리아제 12구경 엽총(총기명 Fabarm, 모델명 AL48) 한 정을 출고했다. 경찰에게는 “법정 수렵 기간이 내일까지니 총기를 원래 등록지인 강원 원주경찰서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원주가 주소지인 전 씨가 남양파출소에 처음 총을 맡긴 건 9일. 전 씨는 이날까지 12차례 입출고를 반복했다. 화성시를 포함한 경기도 내에는 수렵장이 없는 데다, 전과 6범인 전 씨가 이 같은 반복 입출고를 계속해도 경찰은 아무런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 살해된 전 씨의 형은 인근 지역이 개발되면서 수십억 원대의 토지보상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돈으로 3년 전 집과 바로 옆의 3층 원룸을 지어 임대료로 노후 생활을 꾸렸다. 젊은 시절 광산업을 하다가 실패한 동생도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해 큰돈을 번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백모 씨(76)는 “동생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승용차에 기사를 대동하고 골프를 치러 다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년 전 식당을 접은 이후 동생 전 씨는 형에게 의존했다. 살해된 전 씨 부부와 오래 알고 지낸 한 주민은 “평소에도 동생이 술만 먹으면 형 집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곤 했다. 동생과 오랫동안 사이가 나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 씨 차에서 발견된 편지지 5장, 수첩 한 장 분량의 유서에는 형에 대한 오랜 원망이 담겼다. 유서에는 “이날을 위해 내가 만든 완벽한 범행이다. 세상 누구도 전혀 알 수 없고 눈치챈 사람도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렵 기간-명절 겹친 시기 위험 이번 사건과 25일 발생한 세종시 총기 사건은 재산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종시에서 옛 동거녀의 아버지와 오빠, 현재 동거남에게 엽총을 쏜 강모 씨(50)는 옛 동거녀 김모 씨(48)가 운영하는 편의점에 투자했던 지분을 돌려받는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평소 감정 다툼이나 경제적 갈등이 있는 가족 간에는 명절 전후에 분노가 터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남궁기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가족 간 이해관계는 남보다 더 복잡해 애증의 진폭이 더 크다”며 “1년에 한두 번 가족과 만날 때 내재된 갈등이 증폭되면 폭력으로 번질 위험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수렵 기간(11월∼2월·지자체별 기간 내 결정)과 겹치는 설 전후에는 가족 불화가 총기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2000년 이후 발생한 민간인 총기 살인사건 10건 중 8건(6건은 가족 간 갈등)이 이 기간에 발생했다. 2005년엔 경기 파주에서 유산 상속 문제로 형제들과 갈등을 겪던 이모 씨(66)가 설을 쇠기 위해 셋째 동생 집에 모여 있던 제수와 조카 등 3명을 엽총으로 살해한 뒤 자살했다. 화성=박성민 min@donga.com·강홍구 / 강은지 기자}

    • 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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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흠집도 전체 도색…회사차로 억대 보험금 챙긴 일당 적발

    수리 내역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억대의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010년 5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총 24차례에 걸쳐 3개 보험사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차량 수리비 1억여 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한 중소기업 차량관리자 이모 씨(41), 자동차공업사 대표 최모 씨(4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사 임원 등이 주로 타는 고급차량 관리를 맡았던 이 씨는 작은 흠집이 나 일부분만 수리하면 차량 전체 외관이 어색해지는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카센터 대표 임모 씨(43)를 통해 최 씨를 알게 된 그는 회사 차량에 사소한 흠집만 나도 이를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가 난 것처럼 신고해 수리를 받았다. 최 씨는 작은 흠집에도 차량 전체를 도색하는 방법으로 100만~600만 원 규모로 수리비를 부풀렸다.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차량에 고의로 흠집을 내기도 했다. 이 씨는 그 대가로 공업사 측으로부터 엔진오일 교체, 세차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받았다. 브로커 역할을 한 임 씨도 고객의 차를 공업사에 맡길 때 그 수리비를 절반으로 할인받는 혜택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비록 수리 내역을 부풀려 보험사에 접수를 했지만 실제로 차량 수리를 받았기 때문에 죄가 되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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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세 할아버지가 오늘도 산 오르는 이유

    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4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21일 부인 박영옥 여사를 떠나보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아내와 마지막 순간 작별의 입맞춤을 나눠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혼율이 높아져 가는 현 세태를 꼬집기라도 하듯 백년해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월 한 달간 ‘약속’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연중기획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취재팀은 올해로 결혼생활 67년째를 맞은 송성섭(102), 이분녀 씨(85·여) 부부를 만났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백년해로의 비결과 약속의 의미가 녹아들어 있었다. 19일 강원 홍천군 자택에서 만난 송 씨는 처마 밑 평상에 앉아 쏟아지는 비를 원망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왼손에 나무지팡이를 쥔 그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가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02세가 된 송 씨에게 나무를 하는 것은 반평생 이상 지켜온 약속. 일반인에게는 채 3분도 걸리지 않을 가까운 거리지만 거동이 불편한 송 씨에게 오가는 길은 까마득하기만 하다. 기자가 집에 가스보일러를 두고도 왜 나무를 때느냐고 묻자 “저 사람(아내)이 오가는 창고 건물은 아직도 나무로 불을 땐다”는 답이 돌아왔다. 송 씨는 허리가 굽은 이 씨가 집 밖으로 나오자 익숙하다는 듯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아내의 발 앞에 내려놓았다. “애정표현은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송 씨가 이 약속을 거르지 않는 것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결혼경험이 있던 송 씨와 열아홉의 나이에 인연을 맺은 아내 이 씨에게 결혼생활은 ‘고생길’의 연속이었다. 7남매 중 맏이인 남편과 나이차가 큰 탓에 자신보다 나이 많은 시동생도 여럿 있었지만 모두 자식처럼 뒷바라지를 했다. 6·25전쟁 때는 군에 징집된 남편을 대신해 피란길을 이끄는 집안의 기둥 역할을 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세대임에도 송 씨 부부가 동네에서 ‘서로 알뜰살뜰히 챙기는 부부’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탓하지 말자’는 부부간의 약속 덕택. 이 씨는 “잘하네, 못하네 하는 것 없이 그냥 봐줬던 것이 큰 부침 없이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송 씨는 “자기 할 일 묵묵히 자기가 알아서 하면 (부부가) 서로 잔소리 할 일 없다”며 요즘 늘어나는 이혼 부부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부자리가 펴진 방에 놓인 낡은 재봉틀은 송 씨 부부가 함께한 삶의 상징이다. 이 씨는 “시동생에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수도 없이 길쌈을 했더니 셋째 아들이 태어나던 해(1960년)에 남편이 재봉틀을 선물했다”며 “선물로 받은 금반지보다 재봉틀이 소중해서, 쓰지도 않는데 내다버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홍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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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몸노인 서러움 덜어준 ‘420인분 포차 떡국’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일찍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수십 곳에 ‘2015 설날맞이 떡국 나눔행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노숙인 쪽방주민 독거노인 초대’ ‘일시: 2월 16일(월) 10:30∼13:30’ ‘장소: 피맛골 종로포차’라는 몇 줄만 적혀 있었다. 행사를 준비한 사람이나 단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설을 앞두고 쪽방촌을 찾은 구청 관계자조차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내문을 붙인 사람은 종로구 인사동에서 종로포차를 운영하는 전해윤 씨(60·여). 그는 3년 전 이곳에 포장마차를 낸 뒤 매년 설마다 자비를 들여 어려운 이웃에게 떡국을 대접해왔다. 어릴 때 꿈꿨던 양로원 운영 대신 그가 선택한 봉사의 길이다. 전 씨는 음식 준비는 물론이고 안내문 붙이기, 현수막 제작 등 모든 일을 혼자서 하고 있다. 이날 전 씨가 무료로 대접한 떡국은 약 420그릇. 평소보다 넉넉히 준비했는데도 전 씨는 “너무 부족하다”며 미안해했다. 떡국 대접에 든 비용도 한사코 밝히기를 꺼렸다. 그 대신 “올해부터는 추석에도 비슷한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돈의동 쪽방촌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박동기 씨(60)는 합동차례 때 주민 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손수 차례상에 음식을 올렸다. 벌써 8년째다. 박 씨는 평소에도 쪽방촌 주민들의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위문품이 오면 그는 배달 도우미로 변신한다. 쪽방촌의 특성상 해당 집주인이 누군지 찾기 어렵기 때문에 동네 사정에 밝은 박 씨가 일일이 수레를 끌고 김치며 쌀 등을 직접 배달한다. 겨울을 앞두고 집집마다 문풍지를 새로 붙여주는 것도 박 씨의 일이다. 차례상 차리기가 끝난 뒤 주민 50여 명이 돌아가며 절하는 모습을 보며 박 씨는 “한 평 남짓한 방에서 사는 쪽방촌 이웃들이 이렇게 모여 차례를 지내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건강도 잘 챙겨서 앞으로도 합동차례상을 직접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이서현 newstart@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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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갑 前민주당 대표, ‘긴급조치 9호 국가 상대 손배소’에서 패소

    유신 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살이를 했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76)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4민사부(부장판사 이종언)는 한 전 대표가 국가를 상대로 낸 2억7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1978년 긴급조치 해제, 국민기본권 보장, 구속 중인 정치범 즉각 석방 등을 요구하는 ‘김대중 신민당 총재 출감성명서’를 배포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이듬해 징역 1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긴급조치 9호는 집회·시위나 신문·방송 등으로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전 대표는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가 입법 목적이 정당성 등을 갖추지 못했고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무효 결정을 내리자 “불법 감금으로 인한 나와 가족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배소를 냈다. 그는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된 1979년 대법원이 “현 시점에서는 유무죄를 따질 수 없다”며 그에게 면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면소 판결이 아니었다면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라며 형사보상 청구를 제기해 지난해 5600만 원의 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형사보상금과 별개로 국가의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에게 형벌을 가한 법령이 헌재와 법원의 결정으로 위헌·무효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복역으로 인한 손해를 국가기관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라 볼 수 없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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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유학 간 딸이…” 中유학생, 임신 중절 수술 후 의식불명

    중국 난징(南京)에 사는 중국인 오모 씨(55) 부부는 현재 한 달 가까이 서울 종로구 한 대학병원 환자대기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다. 지난달 임신 중절 수술을 받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외동딸(25·여) 때문이다. 한 달 새 쌓인 병원비만 6000여만 원. 그러나 오 씨 부부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건 병원비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딸의 미래였다. 오 씨 부부의 딸이 한국에 유학온 건 2011년. 애초 지방 소재 한 대학에서 1년간 한국어를 배웠던 그는 이듬해 서울의 한 대학으로 옮겼다. 오 씨 부부에게 그는 ‘늘 착하고 노력하는 딸’이었다. 딸이 같은 대학 동갑내기인 한국인 남자친구를 만난 건 지난해. 교제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임신 사실을 안 그는 지난달 19일 중절수술을 받으러 서울 종로구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 임신 3개월 째였다. 수술을 마치고 약 1시간 뒤 회복실에 있던 오 씨 딸의 호흡이 멈추고 뇌압이 상승했다. 급하게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한 달 가까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타국에서 전해진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오 씨 부부는 나흘 뒤 한국으로 들어왔다. 해당 산부인과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책임이 없다며 치료비를 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오 씨는 아는 선교사 등의 소개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이달 3일 수술을 집도한 병원 원장과 간호사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고소했다. 오 씨 부부와 병원 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 씨 측은 의료진이 수술 과정에서 포도당을 너무 빨리 투여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은 “포도당 투여가 빨랐다고 문제가 되는 건 의학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과실을 부인하고 있다. 병원 측은 “수술 자체도 중절이 아닌 ‘계류 유산’(배 속의 태아가 이미 사망한 뒤 자궁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경우)이었으며 해당 내용을 미리 오 씨의 딸과 남자친구에게 알렸다”고 해명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달 7일 병원을 압수수색해 진료기록과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 명절이 지나고 병원 원장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병원에서 만난 오 씨의 아내 서모 씨(48·여)는 “딸이 지난달 방학을 맞아 집으로 잠시 돌아올 계획이었다”며 “시점 상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려 했던 모양”이라며 오열했다.윤수민 기자 soom@donga.com·강홍구 기자}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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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에티켓’ 사람이 서고 짐이 앉아가서야…

    북적거리는 버스 내부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그는 시종일관 여유로웠다. 13일 출근 전쟁이 한창인 오전 9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를 오가는 한 시내버스 안. 승객 10여 명이 손잡이를 잡고 선 가운데 한 2인용 좌석에 2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홀로 앉아 있었다. 숄더백과 쇼핑백 2개가 옆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주변 승객들의 매서운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이어폰을 꽂은 채 내내 창밖만 내다봤다. 가끔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볼 뿐 옆자리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10여 분 뒤 한 40대 여성이 “저기요, 학생”이라고 말을 붙이자 그제야 허둥지둥 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옆자리를 비웠다. 버스를 이용하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침 출근길 등 많은 사람으로 내부가 붐비는 시간대에는 조금이라도 편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승객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곤 한다. ‘모두가 함께 타는 대중교통’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잊지 않도록 취재팀이 버스 안에서 저지르는 작은 실수들을 짚어봤다. 버스 안 대표적인 갈등 유발 공간은 카드 환승 단말기가 설치된 뒤쪽 출입문 공간이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고 버스에서 내리려는 승객들과 출입문 앞에 선 승객들이 얽히다 보니 그 과정에서 서로 밀치는 등 적지 않은 갈등이 발생한다. 13일 오전 9시 40분경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으로 가는 한 시내버스 안에서는 60대 여성이 출입문 앞에서 기둥을 잡고 서 있다가 하차하려는 한 여성과 부딪혀 말다툼을 벌였다. 가급적 출입문 앞 공간에 서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여러 사람이 함께 앉는 2인 또는 4, 5인용 좌석에서도 에티켓은 필수다. 부피가 큰 외투를 주로 입는 겨울철에는 옆자리 승객의 자세에 따라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팔의 위치, 다리 사이의 폭 등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12월 ‘쩍벌남(다리를 쩍 벌려 다른 승객의 공간까지 차지하는 승객을 이르는 말) 퇴치 캠페인’을 시작한 미국 뉴욕 교통당국은 기존 쩍벌남 문제가 자주 발생했던 지하철 외에 버스 등에서도 해당 캠페인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2인용 좌석에서 안쪽 자리부터 순서대로 채워 앉는 것도 보다 많은 승객들이 기분 좋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손잡이 두 개 잡지 않기, 백팩 앞으로 메기 등도 작지만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약속들이다. 지난해 버스에서 옆에 선 남학생의 백팩 지퍼에 머리카락이 끼이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는 회사원 이주연 씨(33·여)는 “커다란 백팩을 뒤로 멘 학생이 타면 마치 두 사람이 타는 것처럼 통로가 좁아져 불편하다”며 “홍익대, 신촌 등 대학생들이 많은 버스 노선은 타기가 걱정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시설 속 에티켓은 사회를 구성하는 에티켓의 기본”이라며 “버스운전사에게 인사하기 등 버스를 편하고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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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단 한사람만 빛나게… ‘외모 몰아주기’

    손가락을 콧구멍에 밀어 넣는 건 애교에 불과합니다. 게슴츠레 뜬 눈에 우악스럽게 입을 벌리는 표정도 이젠 흔합니다. 최대한 턱을 몸쪽으로 끌어당겨 턱살이라도 접히게끔 연출해야 그나마 곁에 둘 만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나, 둘, 셋’ 하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가 눌릴 때까지 주인공(?)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절대 일그러진 얼굴 표정을 원상 복구해서는 안 됩니다. 카메라 앞에서 최대한 못난 모습을 연출해야 본인의 차례 때 몇 배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번지는 ‘외모 몰아주기’ 놀이에 대한 설명입니다. ‘몰아주기’ 또는 ‘얼굴 몰아주기’로도 불리는 이 놀이는 단체 셀프카메라에서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이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려 그 사람이 돋보이도록 하는 식입니다. 사진 속 주인공이 최대한 예쁘고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들러리 역할을 자처하는 겁니다. 물론 본인의 차례가 돌아오면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12일 오후 3시 현재 인스타그램에서만 ‘몰아주기’라는 해시태그(단어 앞에 ‘#’을 붙여 특정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로 총 5042개의 게시물이 검색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몰아주기를 주제로 한 코너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처음에 단순 재미로 시작했던 이 놀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일 취업 등을 기념하는 소소한 이벤트로 한 걸음 나아갔습니다. 그저 한 명씩 ‘돌아가며 멋져 보이기 위해’ 하던 얼굴 몰아주기가 상대방을 멋지게 만들어주기 위한 놀이가 됐습니다. 다만 SNS상에서 제 살을 좀 깎아먹는 건 감수해야 할 부분이겠죠. 삐친 여자친구 달래주기, 직업실습에 지친 친구 응원하기 등 각각 다양한 몰아주기가 SNS를 뒤덮었습니다. 졸업시즌이 몰린 이번 달에는 졸업식에서 기꺼이 얼굴을 구긴 고등학생들의 단체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습니다. 전망이 좋은 바다 앞에서도, 축구 응원 중에도 몰아주기는 이어졌습니다. 어머니의 생일을 맞아 기꺼이 어머니 옆에서 인상을 찌푸리며 효녀 노릇을 자처한 한 여성의 사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구들은 “어머니가 점점 미인이 되어 간다”, “나도 몰아주기를 해야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친구의 게시물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남성 아이돌 그룹은 새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 멤버를 응원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망가진 표정을 연출해 화제가 됐습니다. 굴욕사진에 민감한 아이돌 멤버마저도 기꺼이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에 그룹 이름도 채 모르는 저마저도 그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득 ‘얼짱 각도’(얼굴이 가장 예쁘고 작게 비치는 카메라의 촬영 각도), ‘사기샷’(사진 속 인물의 생김새가 실물과 달라 마치 사기 같다는 의미)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던 과거의 SNS 사진 문화가 떠올랐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자신을 빛나 보이게끔 과도하게 연출하는 이 문화는 기대와는 달리 우울한 이슈를 여럿 만들어 냈습니다. 최근 국제적인 이슈가 됐던 한 중국 남성의 이야기도 그중 한 사례일 겁니다. 이 남성은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성의 사진만 믿고 그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로 다섯 시간 거리를 날아갔다가 사진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여성을 때려 이슈가 됐습니다. 현실과 온라인 세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사람들의 바람이 만들어낸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외모 몰아주기는 SNS가 점차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뿌리 내리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사진 속 모습이 제 성에는 덜 찬다 할지라도 좀 더 자연스럽게 웃고 서로를 위할 수 있는 일. 제가 SNS 세계에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오늘 여러분도 기꺼이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함께 얼굴 몰아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얼굴을 잔뜩 찡그린 만큼 미소가 돌아온다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을 겁니다.강홍구 사회부 기자 windup@donga.com}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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